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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민교육의 근본은 인문학 교육이라 생각한다. 인문학은 물질적인 욕구를 채울 수 없어도 건강한 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 덕목과 정신 자세 그리고 행동 원칙을 바로 세우고 기르도록 도와주는 학문이다. 작년에 안전행정부, 한국교총, 각종 언론사에서 한국근현대사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설문 내용에서 ‘6.25전쟁이 북침이다’, ‘6.25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모른다.’ ‘안중근․윤봉길의사가 무엇을 한 사람인지 모른다.’ ‘야스쿠니 신사는 야스쿠니 젠틀맨이다.’ ‘5.18민주화 운동은 강남에서 일어났다.’ 등의 대답을 한 학생 숫자가 많든 적든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역사관과 국가관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학생들의 한국사에 대한 무관심으로 인한 교육 현장에서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기성세대에서는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일제강점기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광복 후 우익과 좌익, 산업화와 민주화, 보수와 진보 등 일련의 용어는 정치와 관련된 것이었으나 지금에 와서는 교육계에서도 보수와 진보가 대립을 하고 있다. 한 예가 한국사 교과서 집필 내용으로 학자들끼리 보수니 진보니 하면서 서로 좌우편향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다. 어쩌다가 청소년들이 배우는 교과서 내용에서 단어나 문구를 가지고 역사학계에서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다투는 일이 벌어졌는지 안타까운 현실이다. 또 학교의 고유 권한인 교과서 채택 문제까지도 사회 및 학부모 단체가 간섭 해 뒤집는 일 벌어진 것은 참으로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러한 한국사 교과서의 편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는 확실한 집필기준과 편수 용어를 만들어 집필진의 혼란을 줄여 주어야 한다. 또 교과서 집필진으로 활동하며 보수와 진보라 자처하는 학자들이 자기들끼리 상대 교과서가 잘못됐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한자리에 만나 허심탄회하게 소통해 집필하는 용어에 대한 개념 설정을 정리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진행하고 최종적으로 교과서 검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교과서는 편향성 문제가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 청소년들의 역사관 및 민족의식에 대한 우려와 한국사 교과서의 편향성 문제가 아직까지 뚜렷이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청소년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각 시․도 교육의 수장들이 이번 6․4선거에서 보수 성향보다는 진보 성향 인사가 많이 당선돼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도 학교에서 직접 느낄 수 있는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 지에 대해 우려와 관심이 공존하고 있다. 정책 변화가 예상되는 것 중 하나가 한국사 편향성에 따른 교과서 채택 문제이기도 하다. 예부터 ‘敎育은 百年之 大計’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중요한 교육 문제를 정권과 교육감이 바뀐다 하여 수시로 교육과정 차수를 변경해 역사 교육의 본질을 흐리는 문제가 발생돼서는 안 될 일이다. 이 중차대한 ‘敎育’이라는 ‘百年之大計’를 각 시․도의 교육 수장이 보수냐 진보냐에 따라 변화한다면 과연 이에 따른 학교 현장과 교사, 학생, 학부모들의 혼란은 누가 어떻게 수습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과연 이러한 급진적인 교육정책이 자라나는 청소년을 위한 것일까? 한국사 교과서 편향성 문제도 집필 기준과 편수 용어만 교육부에서 제대로 정비를 한 후 보수학자든 진보학자든 관계없이 집필을 한 교과서가 검정위원회의 공정한 심의를 거쳐 통과하였다면 학교 현장에서 어떤 교과서를 채택하든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는 내용의 편향성 문제보다 가르치는 교사의 편향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우편향 교과서를 진보적인 교사가 가르치고, 좌편향 교과서 보수적인 교사가 가르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생각해 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물론 교과서에 사용하는 단어와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확고한 민족의식이다.
이번 6․4 전국 교육감 선거는 진보진영의 압승이라고 한다. 교육감 후보를 진보와 보수로 나눠 정당의 대표까지 나서는 것을 보면 헌법에 있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 존재하나 의심이 들었다. 교육감 선거가 주민 자치제를 표방한다고 해도 단일화 때문 당선되었다는 분석은 대표성이 문제다. 어떤 시도는 11.5%가 무효표에 이르고 17개 시도교육청 교육감 당선 후보 가운데 10명이 30%대의 득표율을 받은 것만 보아도 주민자치 정신이 의심된다. 교육은 표를 위한 정치적 도구가 아니다. 정치적 논리로 교육을 다스리면 국가백년지대계의 희망이 물거품 될 수 있다.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아도 ‘무상’이나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표심을 위한 정책이 너무 많다. 하지만 우리 교육은 화려한 실적에 사라지는 공동체 의식, 국가 정체성이 문제다. 행복지수, 자살률, 이혼율도 그렇다. 앞으로 당선자들은 공약을 실현하려고 들 것이다. 그러나 공약 때문 바꾸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 교육 정책은 모르모트 실험처럼 금방 바꿀 수 있는 성질은 아니다. 교육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진보로 대변하는 혁신학교 정책이 문제다. 선거과정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었지만 혁신학교는 일반학교에 들어갈 세금을 불균형적으로 밀어주는 정책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학교는 교육비가 부족해 천정이 새고 안전시설이 문제되며 화장실이 비위생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교육 경쟁력을 높이는 우선순위는 절대 다수인 일반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는 일이다. 공약 때문 일반고가 우선순위에서 멀어지면 안 된다. 교육 정책의 일관성도 문제다. 매년 바꾸는 교육정책의 피해는 학부모와 아이들이 본다. 우리 아이 공동체 의식, 역사관 등 많은 문제가 교육감 선거 때문 생겨서는 안 된다.
전교조 법외노조, 한국사 교과서, 시국선언 교사 징계 등 교육부와 충돌현안 줄이어 ‘다수’ 교육감 된 이상 교육에 대한 책무성도 커져야 6․4지방선거 결과 이른바 진보교육감이 대거 당선됨에 따라 이들의 정치적 성향에 따른 시도 교육정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보수 정권의 교육정책과의 충돌로 인해 학교 현장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는 교육경력 없이도 출마가 가능했던데다 정당 경력 배제요건도 2년에서 1년으로 완화돼 1기 직선교육감 때보다 정치성향이 더 짙어졌다. 당선자의 면면을 봐도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은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출신으로 노무현정부 시절 통일부장관을 지냈다. 김석준 부산교육감 당선자 역시 민주노동당 후보로 부산시장에 출마한 바 있으며,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활동한 바 있다. 이 당선자의 경우 인사청문회 당시 6․25남침 질문에 즉답을 회피하고, 북한인권 유린에 대한 증거가 없다는 식의 발언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밖에 진보교육감 당선자의 상당 수는 전교조 또는 민교협 출신으로 현 정부와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당선자 신분인 상태인 7일 대전 모처에서 7명의 당선자가 모여 ‘공동공약을 반드시 실천하자’는 내용으로 회동을 한데 이어 12일에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인, 이청연 인천시교육감 당선인,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당선인,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당선인, 김병우 충북도교육감 당선인 등이 모여 ‘혁신학교 확대’등을 내용으로 한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이들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벌써부터 편가르기식으로 진보교육감끼리 모이는 것은 보기에 좋지 않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결국 진보교육감 당선인들은 19일 전교조의 합법성을 가리는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전교조의 법적지위를 상실하기 않게 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데 이어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 후에도 이들은 전교조를 교원단체로 인정해 대화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공언해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을 드려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교육정책의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는 것. 1기 직선교육감 시절에는 진보교육감이 소수였음에도 불구하고 교원평가, 학업성취도평가 등 민감한 정책 사안마다 충돌하며 교육계를 긴장시킨바 있는 이들 진보교육감들은 다수가 된 2기에서는 정부 교육정책과 갈등의 빈도나 정도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7월로 예고된 교육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발표의 경우 그 내용에 따라 ‘친일독재미화교과서 반대’를 공동공약으로 한 이들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진보교육감들은 역사교과서가 국정화 될 경우 대안 교과서를 발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역사교과서의 문제는 그간의 전례를 볼 때 이념 논쟁으로 정치권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아 교육계가 혼란에 빠질 수도 있는 사안이다. 또 교육부가 지난달 13일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린 교사와 15일 전교조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에 대한 징계방침을 정하고 교육청별로 명단을 파악하라고 지시한 상황에서 이들 교육감 당선자 지역에서는 이를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정치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사안과 그 관리 여부에 따라 올 하반기에만 3~5차례 큰 갈등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학교 현장에서는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간의 긴밀한 소통을 당부하고 있다. 진보, 보수의 이념을 떠나 교육과 학생만 생각하는 교육당국과 교육감이 돼 주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충남의 한 초등 교장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정책적으로 이견을 보이면 결국 학교와 학생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며 “이념을 버리고 상호 존중과 소통으로 통해 협력적 관계로 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의 한 초등 교감도 “교육감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해 혼선을 최소화 해야 한다”며 “진보교육감들도 이제 다수 교육감이 된 이상 그 시스템 안에서 교육을 안정시키는데 책무성을 갖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총 “4년 전부터 문제 지적…위헌 따져봐야” 교육감 직선제 폐지에 대한 논의가 국회와 여당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6․4 지방선거 직후 논의에 불을 지폈던 한국교총은 헌법소원을 통해 교육감직선제의 위헌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20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서울 송파갑)은“고도의 정치적 행위인 선거를 통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실현하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며 “비정치 기관장인 교육감을 정치적 방식으로 선출함으로써 헌법에서 명시한 교육의 전문성․자주성․정치적 중립성이 크게 훼손되고 교육의 정치 예속화를 초래했다”고 교육감 직선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같은 당 황인자 의원(비례대표)도 서남수 교육부장관에게 “교총이 추진 중인 교육감 직선제 헌법소원을 알고 있느냐”고 물은 뒤 “교육감 직선제 폐지는 이미 지난 정부 때부터 논의 돼 온 것으로 최근 선거와는 무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교육감 직선제 이후 교단이 분열되고, 정치화 되는 문제 등을 포함해 제도 개선 사항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 발족을 준비하는 등 교육감 직선제 폐지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교총은 5일 논평을 통해 “가장 교육적이어야 할 교육선거가 공작정치, 진흙탕 선거, 과열․혼탁, 흑색선전, 무고 난무로 얼룩져 정치선거보다 더 비교육적 선거가 돼 버렸다”며 제도 폐지를 주장을 편 바 있다. 한편 6․4지방선거 이후 부각 교육감 직선제의 대안으로 대통령 또는 시·도지사 임명제와 러닝메이트제 등이이 거론되고 있다. 16일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는 국회에 보고한 방안에서 일반자치와 교육자치를 통합하고 교육감을 임명직으로 선출하는 내용을 제시했다. 다만 교육의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교육경력을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강화하고, 인사청문회와 시․도의회 동의절차 도입 등을 제시했다. 또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의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문위원실 검토의견에서도 임명제의 장점으로 덕망있는 교육전문가의 임명을 교육행정의 발전, 교육자치와 행정자치 간의 갈등 최소화 등을 꼽았다. 다만 교육감 임명제 도입 여부는 관련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민주주의, 지방자치, 교육자주라는 교육자치의 헌법적 가치를 만족하는 방향으로 마련돼야 한다며 교육감 임명제 도입 시 교육자치가 일반행정과 정치권력에 예속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총은 고도의 정치행위인 선거로 인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유지는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며 법리적으로 교육선거의 헌법적 부합성에 대해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일각에서는 선거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자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주장한다고 하지만 이미 교총은 2010년부터 이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교육감 직선제의 위헌성으로 인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훼손될 소지가 다분하므로 헌법소원 등을 통해 이를 자세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총리 인준 문제, 장관 추천 등 인사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지금 대한민국은 급변하는 세계사의 물결을 헤치고 나갈 각 분야의 훌륭한 지도자를 그리워 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기록을 살펴보면 임금이 좋은 정치를 이룩할 때는 반드시 뛰어난 재상이 보필했음을 알 수 있다. 요즘 월드컵 축구 경기에도 그러하듯이 정치에도 콤비 플레이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우리 정치 시스템에서는 대통령을 보필하는 국무총리는 재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중국사에 나온 당 태종은 치열한 골육상쟁 끝에 황제의 자리를 차지한 야심가였다. 위징은 그의 라이벌 편에 서서 한때는 태종을 제거하는 데 앞장섰던 사람이었지만 투항한 후에 당태종의 현명한 신하가 된다. 그가 하도 직언을 자주하여 태종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 덕분에 중국 역사상 태평성대로 기록되는 ‘정관의 치’를 이룩한 것이다. 위징이 죽은 뒤에 고구려 정벌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후에는 생전의 충실하게 간언한 그를 못내 그리워했다고 한다. 위징과 비슷한 인물로 춘추 5패 중 한 사람인 제환공의 재상 관중이 있다. 관중이 더 전설적인 명성을 지닌 사람이다. 관중 역시 처음에는 왕위 쟁탈전에서 제환공의 반대편 왕자를 지지했다. 심지어 그는 제환공을 겨냥하고 활을 쏘았는데 혁대를 맞추기도 했다. 그런 관중을 포용해 재상으로 삼았기에 제환공은 패업을 성취할 수 있었다. 관중은 뛰어난 전략가임과 동시에 경제통이어서 제나라를 부강국으로 만들었다. 사치스러운데다 개인적 결함도 많았지만 공자는 “관중이 없었다면 우리는 모두 야만인이 됐을 것이다라고 논어 헌문 편에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관중·위징 같은 현신이 없었는가이다. 조선 500년을 통해 최고의 재상으로 손꼽히는 황희 정승이 바로 그다. 황희 역시 처음에 세종이 형인 양녕대군을 제치고 임금이 되는 것을 반대했다는 점에서 앞의 두 사람과 묘하게 닮았다. 만화 '조선왕조실록'은 균형을 잃지 않은 논평이 일품이다. 박시백 작가에 의하면 황희의 의견은 항상 원칙과 현실 사이의 적절한 지점에 있어서 세종이 신뢰했다고 한다. 그 결과 그는 24년간 영의정 자리에 있었다. 재상은 정확한 판단과 실무 능력도 중요하지만 비범한 정신적 자질도 요구됐다. 소론의 명재상인 남구만이 그런 사람이었다. 친구가 평안감사로 갔다가 두옥이라는 기생을 총애했는데 서울로 승진해 가면서 그녀를 버렸다. 배신감에 임진강 물에 빠져 죽은 두옥의 귀신이 친구 아들을 괴롭혔더니 남구만이 한눈에 알아보고 퇴치했다는 야담이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 ‘두옥이 귀신’에서 ‘두억시니’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지도력을 지니기로는 남인의 영수였던 허목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초야의 선비로서 과거를 거치지 않고 재상에 선임되었던 허목은 예학의 대가였지만 아버지로부터 단학파 도인의 수련 전통도 이어받은 인물이었다. 그가 삼척부사 재직시 해일 피해가 심한 것을 보고 비문을 지어 신비한 전서체 글씨의 비석을 세웠더니 바다가 잠잠해졌다는 일화가 전한다. 일명 ‘퇴조비’라는 그 비석은 지금도 남아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일국의 재상이 되려면 무언가 완벽해야 한다는 여망에서 비롯된 설화들이 아닌가 싶다. 문득 ‘집이 가난하니 좋은 아내가 그리워지고, 나라가 어려우니 어진 재상을 생각하게 된다’는 구절이 떠오른다. 과연 이 나라를 이끌 어진 재상은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인물 찾기가 쉽지 않다. 고위 공직자 중에 능력이 있다고 판단하여 추천했는데 찾아보면 법을 어긴다거나 생각이 합당한 인사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지금 우리나라 각계각층, 내일의 지도자들이 제각기 드높은 꿈과 비전, 그 꿈에 대한 투철한 이해와 설득력, 믿음직한 신조와 도덕성, 넓은 도량, 그리고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자상한 인간적 배려가 스며들게끔 하는 그러한 지도자를 그리워하고 있다. 이것이 일반 민심이라 여겨진다. 지금과 같은 한국의 ‘지도층의 위기’는 극복되어야 한다. 지도층의 위기는 곧 국가의 위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우리의 ‘지도층)’과 지도자 ‘후보층’들은 늘 자신을 갈고 닦는 자세가 필요하며, 지도자의 길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성찰해야 할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는데 역사상에 나온 인격도 겸비한 인물을 찾아 재상에 임명하여야 나라가 조용해 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주변에 은퇴를 하거나 거의 은퇴를 가까이 둔 지인들과의 만남이 많아지면서 은퇴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들려오고 있다. 은퇴 후 갖게 되는 여유를 시간으로 따지면 7만 시간 정도라고 한다. 이는 60세에 은퇴해 하루 8~9시간씩 여유시간을 가지고 평균수명 84세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 그런 계산이 나온다. 그런가 하면 100세 인생은 꿈이 아니다. 고려대 박유성 교수 연구에 의하면 1958년생은 97세를 돌파할 확률이 남자는 43.6%, 여자는 48.0%임을 볼 때, 그냥 편히 쉬는 것으로 삼기엔 너무도 긴 시간이다. 버킷 리스트는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을 적은 목록을 말한다. 이 단어는 죽다라는 뜻의 속어인 ‘킥 더 버킷(kick the bucket)’에서 만들어졌다. 중세시대 교수형을 집행할 때 뒤집어 놓은 양동이 위에 죄수를 올려놓고 올가미를 씌운 뒤 그 양동이를 걷어찼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이 말은 2007년 잭 니컬슨·모건 프리먼 주연의 영화 ‘버킷 리스트’가 상영된 후부터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영화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 한 병실을 쓰게 된 두 주인공이 자신들에게 남은 시간 동안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고, 병실을 뛰쳐나가 이를 하나씩 실행해 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는 ‘인생에서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은 살면서 한 일이 아니라, 하지 않은 일’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그러고 보면 버킷 리스트는 죽음에 임박해서만 유효한 게 아니다. 은퇴 전에 미리 작성해 놓으면 길고 지루한 은퇴기간을 보람되고 행복한 순간으로 만들 수 있다. 한 대기업에서 직원들에게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보라고 했더니 혼자서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세계일주 떠나기, 다른 나라 언어 하나 이상 마스터하기, 열정적인 사랑과 행복한 결혼, 국가가 인증하는 자격증 따기, 국내여행 완전정복, 나보다 어려운 누군가의 후원자 되기, 우리 가족을 위해 내 손으로 집 짓기, 나 혼자만 떠나는 한 달 동안 자유여행, 생활 속 봉사활동과 재능 나눔, 1년에 책 100권 읽기 등으로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났다. 문제는 앞으로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나는 많은 시간이다. 퇴직 후의 20년은 느낌상으로 현역시절 38년에 해당한다. 지금과는 또다른 고령화 사회를 살아가면서 꼭 만들어야 할 버킷 리스트는 무엇인가.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고 미루지 말고 당장 은퇴 후 꼭 하고 싶은 일의 목록을 작성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러면 은퇴란 말이 불안과 외로움이 아닌 설렘으로 다가올 것이다. 물론 버킷 리스트는 은퇴 후 재정 형편에 맞는 현실적인 내용이 될 수 있도록 곰곰히 생각하면서 작성하여야 할 것 같다.
제2기 직선제교육감 17명이 당선되었는데 그중 13명이 진보성향이라며 불필요한 진영논리 앞세워 정치권과 교육계는 요즘 교육감직선제 선출방법에 따른 부작용 놓고 교육계와 정치권은 어느 때 보다 대안 찾기에 분주하다. 어떤 방법이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단점을 보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진보든 보수든 그들의 교육철학을 보고 국민들과 학부모들은 교육감으로 선출했으므로 현재 진행 중인 각종 교육정책 중에서도 황폐화된 교육환경을 원위치로 복귀시키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 1기 교육감 중에서 6명의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펼친 교육시책 중에서 잘 된 점도 많지만 특히 학생인권조례는 학교현장을 돌이킬 수 없는 교권이 무너진 무법천지로 변화시켰다. 본래 우리민족의 성품은 예의와 도덕성을 앞세우고 온건한 성품인 것으로 알려진 우리의 국민성인데 급작스런 산업화ㆍ민주화 과정을 밟으면서 인권(人權)이 무시되는 사례는 한국사회의 꾸준한 성장과 발전을 반영하는 지표로 보고 싶다. 다시 말해서 인권은“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 권리” 로 초중등 학생의 불필요한 고통을 덜고 나이에 걸맞은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문제는 한국사회의 당면 과제이며, 높은 국제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비해 아주 낮은 학생 행복지수는 한국 교육의 문제다. 정기오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인권이란? 헌법과 법률의 문제인가, 아니면 조례와 규칙의 문제인가. 답은 분명하다. 인권을 포함한 모든 법적 권리는 조례와 규칙으로 좌우될 사항이 아니다. 교장 교감 교사의 교육권은 법률이 정하고 있다. 조례로 정하는 학생인권이 과연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와 규칙은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다루지 않고 주민의 복리 문제에 관한 사항을 다룬다. 인권이란 학생의 인권인 경우조차 지방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한 나라의 질서 문제이자 중요한 법률적 정치적 문제이다. 학생인권조례는 순수한 교육 문제를 정치화하는 예상치 않은 커다란 부작용을 낳고 있다. 교육계나 지방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법률가와 정치인이 밤새워 고민할 국가적 문제이다. 이들이 직무를 유기하는 동안 정치중립인 교육감들이 직권을 남용하고 있다. 정치인과 법률가의 맹성을 촉구한다.
인간의 삶과 관련하여 심리학적으로 관계를 따지려는 연구 노력이 지속되어 왔다. 그래서 교육에서 심리학의 연구 결과들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 노력을 많이 한 사람이 바로 파블로프이다. 파블로프는 개에게 먹이를 줄 때 종소리를 울려주면 어느 순간부터 종소리만 울려도 침을 흘리게 된 것이다. 이처럼 어느 정도 지능을 가진 동물은 자극에 반응하는 것이다. 파블로프는 그 개를 가지고 좀더 복잡한 실험을 시도했다. 이번에는 종소리가 아니라 원을 보여주면서 먹이를 줬다. 어느 순간부터 개는 원 모양만 보면 침을 흘리게 되었다. 이제는 훈련의 강도를 더 높여, 개가 원과 타원을 구별하도록 훈련시켰다. 원 모양을 보면 침을 흘리도록 먹이를 주고, 타원 모양을 보면 먹이를 주지 않았다. 이제 개는 원과 타원을 아주 정확하게 구별하게 되었다. 문제는 바로 그다음부터 생겼다. 짓궂은 파블로프가 타원 모양을 점점 원에 가깝게 했다. 어느 순간부터 개의 행동이 이상해졌다. 원과 타원의 구별이 어려워지자 아무 때나 침을 흘렸다. 그래도 실험이 계속되자, 개는 낑낑거리기 시작했고, 우리 안을 빙빙 돌아다니며 오줌을 흘렸다. 주변에 있는 물건을 물어뜯는 등 전에는 전혀 보이지 않던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를 파블로프는 신경증 환자가 보여주는 행동과 유사하다고 하여 ‘실험적 신경증’이라 불렀다. 개도 똥오줌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 지속되면 정신병에 걸린다는 이야기다. 미국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은 개를 가지고 파블로프보다 더 못된(?) 실험을 한 것이다. 우리에 갇힌 개에게 전기고문을 가하는 실험이다. 개를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의 개는 코로 지렛대를 누르면 전기고문을 멈출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다른 집단의 개는 몸을 꽁꽁 묶어 꼼짝 못하게 했다. 한동안 전기고문을 가하니, 첫번째 집단은 고문이 시작되면 바로 코로 지렛대를 눌러 고문을 멈추게 했다. 두번째 집단은 그저 전기고문을 당해야만 했다. 문제는 그다음에 일어났다. 이번에는 두 집단의 개 모두 우리 문을 열어놓고 전기고문을 가했다. 고문이 시작되자 첫번째 집단의 개는 바로 문밖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두번째 집단의 개는 도망갈 수 있는데도 그 자리에서 꼼짝 않고 전기 고문을 당했다. 이 현상을 셀리그먼은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라 불렀다. 이처럼 무기력도 학습된다는 이야기다. ‘실험적 신경증’과 ‘학습된 무기력’은 개의 정신 질환이 아니다. 인간의 상황을 개에게 적용한 것이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상황에 오랜 기간 처하게 되면 누구나 이 병에 걸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스스로 차를 운전하면 절대 멀미를 하지 않지만, 남이 운전하는 차를 타면 멀미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다. 차가 언제 가고 언제 서는지 도무지 예측할 수 없이 그저 앉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운전 개같이 한다!’고 투덜대는 것 인지도 모른다. 한국 남자라면 누구나 약한 정도의 ‘신경증’과 ‘학습된 무기력’에 사로잡혀 있다. 상당수의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한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서는 더하다. 집안 문제든 사회문제든 도무지 내가 어떤 결정에 주체적으로 관여해 본 경험이 전혀 없다. 어떻게 밀려 살다 보니 여기까지 온 거다. 요즈음엔 TV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다. 그 이유는 시청자들이 더이상 무기력하게 ‘바보상자’를 바라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계속 듣고 싶은 노래, 계속 보고 싶은 사람을 결정할 수 있는 까닭에 즐거운 것이다. 그깟 TV출연자를 결정하는 버튼 누르기도 그렇게 즐거운데, 내 삶을 내가 결정하는 일은 얼마나 설레고 흥분되는 일인가? 앞의 실험 결과를 보더라도 시키는 일만 하면 개도 미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이제라도 뭐든 스스로 결정하며 살자는 거다! 내 삶을 주체적으로 사는 일에 관심을 갖도록 하자. 아이들에게도 기회를 더 많이 주자는 것이다. 요즘 학교에서 아이들을 보면 아무런 의욕도 없이 관심도 보이지 않으며 그저 책상에 앉아 있는 아이들이 가끔 눈에 띈다. 상당수의 아이들이 엄마가 그려놓은 그림을 따라 살면서 남다른 꿈은 생각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이들은 아무것도 자기 스스로 하고자 하는 것이 거의 없다. 이같은 무기력한 아이들을 자극하기가 쉽지 않다. 이들은 오랜시간 동안 남의 눈치를 보면서 산 시간이 많다. 그래서 모든 것이 시켜서 하는 일로만 느껴진다. 이런 아이들에게 특별한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 오늘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하고 싶을 것을 계획하여 보게하는 기회를 주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조금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 그런 노력이 요즘 학교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대안교실 프로그램으로 적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국가이다. 그 안의 구성원을 양성하는 학교조직은 민주적인가에 대하여 많은 교사들이 아직도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의견도 많다. 왜 민주국가에서 민주시민을 기르기 위한 학교 민주주의 수준에 이처럼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것일까? 그러면서도 우리는 학교의 민주적인 학교문화 조성을 희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를 중심으로 경기도 호평중 강범식 교장은 학교가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첫째, 시대의 변화이다. 둘째, 학생들의 변화이다. 셋째, 학교의 변화이다. 넷째, 리더십의 변화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가부장적인 유교문화에서 부터 시작하여 식민지 일제시대를 거쳐 군사문화에 이르기까지 긴세월 동안 획일적으로 전달되는 하향식 교육행정 속에서 구성원들의 민주주의 경험이 부족한 연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민주적인 학교운영이 교사들의 자발성을 살아나게 하는 이유이다. 그 동안은 교육의 상당부문에서 top-down 방식에 익숙하여 학교공동체가 당면한 문제와 대안을 숙의하는 과정에서 교사들의 주체적인 참여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교사를 교육의 한 주체로 인정하였을 때 교사의 자발성은 학교의 교육력을 훨씬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교육 성공의 핵심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열악한 교육환경, 정부의 통폐합 정책으로 고사 위기인 소규모학교를 살리는데 전국 교장들이 나선다. 교총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소규모학교 학생들의 교육권 보호와 나아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소규모학교 살리기 교장협의회’를 창립한다고 17일 밝혔다. 전국 8학급 이하 소규모 학교 교장들의 자발적 참여로 구성되는 협의회는 소규모학교 교원 고충 해소, 학생 교육환경 개선에서부터 학교 통폐합, 지역센터로서의 발전방안 등 현안을 논의하고 대안 마련, 여론 형성, 관철 활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창립 취지문에서 안양옥 교총회장은 “교육은 효율성이나 학급, 학생 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단 한명의 아이라도 교육받을 권리를 제대로 누리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정부의 국가 균형발전은 농산어촌 등의 학교를 살리지 않는 한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소규모학교는 학생 수가 적다는 이유로 지원이 줄고 통폐합이 논의되면서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며 “이제 소규모학교 살리기에 학교장들이 나서 대안을 마련하고 정부와 사회에 요구함으로써 학교를 살리고 국가 발전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동참을 호소했다. 소규모학교의 열악한 교육현실은 교총이 협의회 창립과 관련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전국 8학급 이하 학교 교원 1470명이 응답한 결과(95% 신뢰수준에 ±2,56%p)에 따르면 △과도한 교원 업무 △열악한 시설환경 △학생 수 감소 △일방적 학교 통폐합 △교사 부족으로 인한 학생 학습권 침해 등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토로했다. 정부의 소규모학교 정책 중 가장 큰 문제에 대해서는 ‘경제논리에 따른 일방적 통폐합’(70.5%)을 꼽았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응답 교장의 80% 가까이는 소규모학교장회 참여에 찬성했다. 실제로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이 추진된 1982년 이래, 2013년 8월까지 통폐합된 학교 수는 5828교에 달하고 2000년~2013.8월에만 1047개 학교가 사라졌다. 또한 농어촌 소규모 초등교 1073개교 중 통학버스가 없는 학교가 304개교, 학생 수는 1만 여명에 달하는 형편이다. 교총은 그간 소규모학교를 통폐합 대상이 아닌 지역평생교육센터로서 기능하는 통합형학교모델로 발전시키는 방안 등을 제시하며 이에 걸맞은 특화된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프로그램 마련, 우수 교원 및 재정 지원 등을 요구해왔다. 지난 6·4선거에서도 소규모학교 살리기가 교육계를 넘어 지자체의 발전과제라는 측면에서 교육감 후보는 물론 전국 시도지사, 기초자치단체장 후보에게도 ‘10대 핵심과제’로 전달, 당선 후 추진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300명 운집…유·초·중·고 교원만으로 발제·토론 누리과정·자유학기제·고교선택과정 등 대안 봇물 교원주체 ‘보텀업’ 설계로 현장 괴리 좁힌다 “정치적 개입 이제 그만…학교에 자율권 줘야” “현재의 교육과정은 겉으로는 자율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각종 규제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학교와 교사에게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의 자율권을 돌려줘야 합니다.” 교총 한국교육정책연구소의 ‘새교육개혁포럼’(상임대표 안양옥)이 18일 한국교총 컨벤션홀에서 개최한 ‘국가교육과정’ 1차 현장포럼에서 교원들이 한 목소리로 학교에 교육과정 자율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럼에 참여한 교원들은 39개에 달하는 범교과 학습주제 과다와 시·도교육청의 과도한 교육과정 지침 등 학교 자율권 침해, 유·초 교육과정 연계 미흡, 불합리한 누리과정 시수 개선, 창의적 체험학습과 학교스포츠클럽 정상화, 고교 선택교과 운영의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활발히 제시했다. ▶관련기사 4, 5면 이런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번 포럼이 전적으로 현장교원 중심으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학자 중심의 기존 교육과정 논의를 극복하기 위해 발제자부터 토론자까지 모두 유·초·중·고 교원으로 구성됐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까지 참여해 그야말로 ‘보텀업(bottom-up)’ 방식으로 교육과정 개정이 논의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포럼의 캐치프레이즈를 ‘현장으로부터(Bottom up), 교육과정 개정에 바란다’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포럼연구 총괄책임을 맡은 주명덕 한국교원대 교수는 개회사에서 “그동안 교육학자들의 주도로 교육과정 개정이 이뤄져 문제점을 양산해 왔다”면서 “특히 잦은 개정으로 교원들의 혼란과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 전문가들로부터 도출된 실태를 바탕으로 ‘현장에 의한, 현장을 위한, 현장이 원하는’ 교육과정 개정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안양옥 상임대표는 “톱다운 식 교육과정 개정 역사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현장과 연구자들의 괴리를 극복하고 현장 착근 가능한 교육과정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현장의 교원 연구자들이 교육과정 개정과 수업 변화에 노력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정치적으로 변질된 대한민국 교육의 흐름을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김성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도 “학교교육의 책임자인 교사들이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 주변에 밀려나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오늘 이 자리는 교사가 다시 학교와 수업의 주인이 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현장교원 중심 포럼과는 별도로 전문가중심 포럼도 운영된다. 전문가 포럼 연구 총책을 맡은 김두정 충남대 교수는 “현장교원들과 연구자들의 관심이나 전문성이 서로 달라 투 트랙으로 운영하게 됐다”며 “현장교원 포럼에서 나온 생생한 목소리를 연구의 기초자료로 삼아 정책으로 승화시키겠다”고 말했다.
교육부에서 시․도, 지원청까지 지침…지침…지침 시‧도교육청 교육과정 편성운영지침 폐지 제안도 창체 시간 75%이상 범교과 학습에 할애 “기존 교과 녹여내고 학교자율권 부여를” “2009 개정교육과정 초기에는 재량활동, 특별활동을 합쳐 만든 창의적 체험활동 영역에 교사들의 권한을 완전히 다 준 것처럼 말하더라고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 인성교육, 역사교육, 진로교육 등 하나씩 규제가 들어와요. 이젠 차라리 창체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18일 열린 ‘현장교원중심 국가교육과정포럼’ 유·초등 세션에서 토론자로 나선 김선영 서울천동초 교사가 전한 현장 교사의 증언이다. 이처럼 학교는 사실상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빼앗긴 상태라는 것이 포럼에 참석한 초·중·고 교원들의 공통적인 지적이었다. 조영종 천안부성중 교장은 “범교과 학습주제가 꾸준히 늘어 39개나 된 현실을 설명할 수 있는 논리를 찾기 어렵다”며 지침으로 내려온 범교과 학습주제들을 나열했다. ▲민주시민교육 ▲인성교육 ▲경제교육 ▲환경교육 ▲안전교육 ▲성교육 ▲통일교육 ▲진로교육 ▲국제이해교육 ▲미디어교육 등 대부분 교과교육과정에 포함된다. 정보화 및 정보윤리교육·미디어교육·지적재산권교육, 국제이해교육·다문화교육, 녹색교육·환경교육·에너지교육 등과 같이 상당 부분의 내용이 겹치는 주제들이나 진로교육이나 보건교육처럼 선택과목인 경우도 있다. 게다가 시․도교육청별 지침을 통해 학습주제 당 교육시간을 정해놔 사실상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구성할 여지가 없는 것도 현실이다. 시·도마다 차이는 있지만 ▲각종 안전교육 44시간 ▲보건수업 17시간 ▲독도교육 10시간 ▲진로체험 6시간 등 주제별로 많은 시간이 정해져 있어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 중 상당 부분이 여기에 할당되고 있다. 학교에 따라서는 스포츠클럽도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이용하고 있어 더 여유가 없다. 박재준 강원 둔내중 교사는 “창의적 체험활동의 자율영역은 교육청 공문으로 지시하는 교육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조 교장의 지적에 공감했다. 고교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서준형 서울 신목고 교감은 “법에 명시된 필수 단위를 채우는 것만으로도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이 부족할 지경”이라며 “명시된 시간만 계산해도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의 50~75%를 범교과 학습에 할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드시 운영하라고 지시한 시간까지 하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범교과 학습의 범람 원인에 대해 김선영 교사는 “사회적 사건이 발생하면 사건의 원인이 되는 사회적 병폐를 고치지 않고 특정 주제 교육을 강화해 해결하려는 편의주의 때문”이라며 “교육이 교육 이외의 논리에 침식당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학교폭력이 문제가 되자 학교스포츠클럽을 도입하고, 수학여행 사고가 나자 안전교육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서 교감도 “사회적 중요성이 갑자기 부각됐다고 해 무조건 교과목화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존의 관련 교과 교육과정에 포함해 교육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범교과의 3분의 1 정도가 일반사회 교과서에 다 들어가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교과에서 대부분 소화 가능하다”며 “범교과 학습주제는 축소하고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을 내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범교과 학습주제 사례처럼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시·도교육청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과 교육지원청의 장학지침을 폐지하고 단위학교에 자율성을 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호제 서울버들초 수석교사는 “지침들이 지역적 특성을 잘 살리기보다는 학교현장에 국가교육과정을 세분화하는 각종 업무 관련 공문으로 환산된다”며 “관련법을 개정해서라도 학교현장에 교육과정에 대한 자율성과 책무성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박명갑 서울 은평메디텍고 교사도 “개정 교육과정이 학교에 자율권을 준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는 시·도 지침에 따라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며 지침에 매여 현실적으로 자율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학교현실을 토로했다.
1차 포럼 연구책임 박인규 서울 경일고 교장 “이번 포럼은 그동안 교육과정 개정에 반영되지 못했던 실제 학교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모으는 것이 목적입니다.” 1차 포럼 연구책임을 맡은 박인규(사진) 서울 경일고 교장은 ‘현장교원중심 국가교육과정포럼’의 초점이 ‘현장 적합성’이 높은 교육과정 개정 논의를 이끌어내는 데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교육과정 개정 논의에서 현장교원은 토론자 중에도 일부로만 참석했다”며 “학자들이 제시한 담론에 대한 소회를 밝히는 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현장에서 비현실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이번에는 교사끼리 담론을 제시하고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상세하게 나눌 수 있게 됐다”며 주제발표자부터 토론자까지 모두 교원으로 구성된 5차에 걸친 포럼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특히 ‘또 들러리만 서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교육과정을 금년 내로 바꾸기 위한 정부의 요식 절차라는 오해가 있는데 이번 포럼은 단기간의 성과를 목적으로 한 게 아니고 현장의 문제점에 대한 의견을 모아 교육과정 연구의 바탕이 되는 정보로 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회성 공청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어 “오늘 포럼에만 해도 주제발표자와 지정토론자, 플로어 토론자까지 의견이 상당히 다양했다”며 “이런 다양한 현장의 의견을 녹여내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앞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첫 포럼인 만큼 운영에 대한 한계도 있었다. 특히 현장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목표에 비해 자유토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박 교장은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포럼 운영방법 개선을 논의하겠다”며 “현장에서 모든 사람이 의견을 말하기 어려운 만큼 인터넷이나 서면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성취기준 모호, 구성체계 달라 연계 안 돼 유·초 교원 참여한 통합교육과정 개발 필요 포럼 유·초등 세션에서는 주로 누리과정과 초등교육과정의 연계 미흡 문제가 지적됐다. 병설유치원 원감을 겸임하고 있는 민태일 서울 도봉초 교감은 기존의 관련 연구 사례를 들며 “누리과정의 수학적 탐구하기 영역과 초등 1학년 수학교육과정의 연계성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전상훈 서울 대치초 교사가 이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초등 1~2학년군 쓰기 영역의 경우, 한글 낱자의 복잡성 정도를 고려해 처음에는 받침이 없는 간단한 글자부터 시작해 차차 받침이 있는 복잡한 글자를 쓸 수 있도록 체계적인 성취기준이 제시돼 있다. 반면 5세 누리과정 의사소통 영역 쓰기 범주의 경우 ‘주변의 친숙한 글자를 써 본다’는 등 기준이 모호한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수학도 상황이 비슷하다. 누리과정 자연탐구영역의 수와 연산 관련 세부내용은 ‘생활 속에서 사용되는 수의 여러 가지 의미를 안다’고 돼 있어 구체성이 떨어진다. 민 교감은 “누리과정은 각론의 역할을 해설서와 교사용 지침서가 대신하고 있고 편성과 운영, 평가 지침이 상세하지 못하다”며 유·초 교육과정의 구성체계가 다른 점을 연계 미흡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포럼에 참여한 다른 교원들도 기존에 양분돼 있던 유치원교육과정과 표준보육과정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누리과정이 교육과정으로서의 체제를 충분히 갖추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유청옥 서울새싹유치원 원장은 “누리과정이 되면서 교육과정이라는 용어를 삭제했고 추구하는 인간상도 함께 삭제해 교육의 방향성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김하진 서울세명병설유치원 교사도 “교육과정을 교육과정이라 부르지 못하니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유 원장은 또 “성취수준을 제시하지 않고 모호한 서술을 해 교사마다 해석이 다르다”며 “이는 결국 출발점을 평등하게 하기 위해 누리과정을 도입한 취지에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 교감은 누리과정과 초등교육과정을 연계한 통합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때 자문, 집필, 심의진에는 유치원, 어린이집, 초등교원이 공히 참여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통합교육과정 개발과 함께 유아교육을 기본 학제에 포함시키는 학제 개편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조호제 서울버들초 수석교사는 이에 더해 취학 전 3년과 초등학교 저학년 3년을 합한 6년제 마을학교 도입을 소규모학교 통폐합 논란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교 연계를 통해 소규모학교 교과전담 등의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방안도 함께 내놨다.
수능이 교육과정 ‘좌지우지’…점수따기 과목만 쏠려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으로 ‘흥미‧적성’ 살려 줘야 18일 한국교총 다산홀에서 열린 1차 국가교육과정포럼 ‘현장으로부터(Bottom up), 교육과정 개정에 바란다!’ 고등학교 세션에서는 △선택형 교육과정의 문제점 △졸업 가능한 최소학력기준 설정 △진로·진학교육을 위한 자유학기제 도입 △범교과 학습 주제 축소와 운영 내실화 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서준형 서울 신목고 교감은 “학생들의 흥미와 적성을 살려주기 위해 도입한 ‘선택형 교육과정’이 본래의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흥미나 진로를 고려하지 않고 대학 입시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는 학생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자신이 담당하는 과목을 선택하지 않은 학생을 제대로 지도할 수조차 없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대학 진학 후 발생한다. 서 교감은 “인문계 학생은 기본 과학지식이, 자연계 학생은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해 대학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면서 “특히 수학·물리·화학 등 특정 과목에 대한 기피현상은 심각한 학력 부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두 번째 주제 발표자 이성권 서울 대진고 교사도 “2009 개정교육과정은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고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도록 돼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영어·수학의 비중이 높고 선택 가능한 탐구 과목수가 3과목에서 2과목으로 축소되면서 수업 파행이 반복되고 있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또 “새로 도입될 통합형 교육과정에서는 문·이과 경계를 없애고 여러 교과목을 골고루 이수하도록 하는 것이 고교 교육을 정상화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체육시수 과도해져…비전문 교사 부담 가중, 창체 위축” 무늬만 스포츠? 게임, 스포츠영화 감상 등 변칙 운영도 중학교 세션에서는 학교스포츠클럽의 졸속 도입, 범교과 학습주제 ‘범람’ 등으로 인해 창의적 체험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현실을 토로하며 현장의 자율성을 높여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조영종 충남 천안부성중 교장과 안연순 서울 행당중 교사를 비롯해 토론자로 참여한 박제준 강원 둔내중 교사, 배연옥 경기 하탑중 교감, 공석철 인천 산곡중 교사 등 모든 토론자들이 한 목소리로 토로한 말이다. 조 교장은 “2009 개정교육과정의 생명과도 같았던 창의적 체험활동이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인성교육이라는 미명으로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에 교육과정 자율성은 물론 일상적 운영도 어렵게 됐다”며 “대부분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은 담임교사 등체육을 전공하지 않은 교사들이 지도를 맡고 있는데, 전문성을 중요시하는 교육활동에서 전문성을 무시해 버리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교육 관료가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은 비전공 교사가 직접 지도하라는 게 아니라 학생들의 신체적 활동을 옆에서 도와주라는 것’이 기본 취지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그런 과정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등은 누가 책임질 것인지를 포함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반박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안연순 서울 행당중 교사도 학교스포츠클럽의 갑작스러운 도입에 따른 혼란이 적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안 교사는 “학교스포츠클럽 도입으로 교육과정에서 가장 시수가 많은 국어와 같거나 다음으로 체육시간이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스포츠클럽 시간을 선택교육과정에 포함시켜 학교 여건이 되는 범위에서 음악클럽, 미술클럽 등과 함께 편성하면 더욱 내실 있는 교육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토론에 참여한 배연옥 경기 하탑중 교감도 “체육기본교과와 구별해 진로탐색 및 재능을 키우는 예·체능동아리를 자율과정으로 개설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인천 산곡중 공석철 교사 역시 “체육을 싫어하는 학생들을 위해 예술교과를 포함하여 학생선택제로 운영해보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 외에도 집중이수제, 교과교실제 등을 일관성 있게 운영해 교육과정과 평가를 통해 수업을 바꿔나가야 한다는 요구도 따랐다.
2016년부터 중학교에 전면 시행하는 자유학기제가 이번 교육과정 개정에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연착륙할 경우, 교육당국과 학교 현장이 각자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큰 만큼 이 문제를 신중하게 다뤄 잘 적용토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 “한 학년 한 학기 보다, 매 학년 매 학기 시행을” 포럼에 참여한 중학교 교사들은 당국과 학교가 동시에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기위해 자유학기제를 매 학년 매 학기 시행하는 것을 제안했다. 사실 교육부가 내놓은 ‘한 학년 한 학기 시행’의 경우 많은 부담이 따른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우선 교과 시수를 줄여야 하고, 지필시험 미 실시로 인한 학력저하 문제, 또 한 학기 동안 다양한 장소이동에 대한 비용부담과 안전, 교사 업무 가중 등 부담을 안게 된다. 특히 소규모학교는 한 학년만 운영할 경우 다양한 교육활동을 할 수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유학기제를 중학교 전 학년에 나누는 것이 좋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의견이다. 중학교 세션 주제발표자 조영종 충남 천안부성중 교장은 “매 학기에 학년별, 계절별,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진로교육프로그램을 수립해 운영한다면 그렇게 유난스럽지 않게 진로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 교장에 이어 주제발표에 나선 안연순 서울 행당중 교사도 “집중이수제를 살리면서 기본교과와 중복되지 않도록 선택교육과정을 3년 동안 연계성 있게 편성하는 방안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고3 수능 이후 수업 파행 문제 해결 가능” 고등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도입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고등학교 세션에서 서준형 서울 신목고 교감은 “교과 교육과정이 대학 입시 일정과 일치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중학교에서 시범 운영 중인 자유학기제를 고등학교에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능 이후 약 한 달 동안 파행 문제를 풀기 위해 자유학기제가 필요하다는 것. 3학년 1학기까지 모든 교육과정을 마무리하고 3학년 2학기를 자유학기제로 풀어 수능 준비와 진로·진학교육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달라는 이야기다. ◇ “자유학기제, 교수·학습 획기적 변화 가져올 것” 이번 포럼에서 많은 중·고교 교사들이 2016년부터 전면 시행하는 자유학기제에 대해 적지않은 기대감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물론 자유학기제로 인한 혼란을 우려하는 눈빛도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은 학교 자율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장점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안 교사는 “집중이수제나 블록타임제, 교과교실제가 수업방법 개선에 많은 영향을 줬으나 학교여건에 따라 어려운 경우도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자유학기제의 경우 학교의 환경적 요인, 학교 규모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대부분의 학교가 적용할 수 있어 앞으로 교수·학습 방법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배연옥 경기 하탑중 교감 역시 “자유학기제 교육과정 편성에 초점을 맞춰 교육과정이 개정되면 교과교육과정의 개선 방향, 집중이수제 개선,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 개선, 학교스포츠클럽 보완, 개인별 교육과정으로 적용할 수 있는 등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출석만 하면 졸업 가능…하루 종일 ‘잠자는 교실’ 성취기준 충족 못하는 학생 졸업연기·유급 제안 졸업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도 초·중·고 교원이 한 목소리를 냈다. 졸업기준이 있어야 ‘잠자는 교실’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강인환 서울 배명고 교사는 “학년별 수업 일수 중 3분의 2 이상만 출석하면 학년진급과 3년간의 졸업에 아무런 제약이 없다”며 “이렇게 졸업한 학생의 7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게 돼 부실한 교육의 악순환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은 일반고 역량강화 방안의 교육과정 다양화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며 “교육과정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에게도 책무성이 요구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졸업시험이나 졸업평가위원회의 심의 결과 자격을 갖추지 못한 학생의 졸업을 연장하는 방안과 유급제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서준형 서울 신목고 교감은 졸업을 위한 최소학력기준 설정, 학점제와의 연계, 과목별 유급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박지만 경기 대평고 교사는 “일반고는 종합고의 성격을 띠는 만큼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을 위한 맞춤형 직업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돼야 한다”고 의견을 보탰다. ‘잠자는 교실’ 문제는 고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안연순 서울 행당중 교사는 “등교하고 하루 종일 잠만 자거나 점심때만 나타나서 밥만 먹고 가는 학생들에게도 졸업장이 수여된다”며 “일부는 담임의 지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맘대로 등하교를 즐기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학습결과 중심의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학생 개인별 질적 수준이 어느 정도 이상 되는 경우에만 진급하고 졸업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호제 서울버들초 수석교사도 “아무리 뒤처지더라도 4학년을 마칠 때까지 자연수의 4칙 연산을 제대로 시키고, 초등졸업 전에는 적어도 4학년 수학은 마치도록 책임 지도해야 한다”며 “최소교육 성취기준을 설정하고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졸업기준 마련 주장만 일색으로 제기된 것은 아니다. 공석철 인천 산곡중 교사는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수업참여도는 좋아지겠지만 대도시학교는 학생들의 포화현상 나타나 엄청난 행·재정적 지원 없이는 제도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교총 및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은 16일 경찰대학(학장 안재경)과 업무교류협약을 체결하고 경찰대 인성교육과정 및 교육서비스 품질 강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협약서에는 △양 기관의 주요 사업에 대한 교류‧협력 및 상호 홍보체제 구축 △인성교육 활성화를 위한 지도교수 연수프로그램 협조 △학생 스스로가 가르치며 깨닫는 ‘敎學相長’ 인프라 구축 △상호 연대‧협력강화 및 발전을 위한 연구, 정규과목 편성, 프로그램 개발, 정보‧자료 교환, 세미나 개최 △인성교육 확산을 위해 필요한 사항 협조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안재경 학장은 “이번 협약으로 경찰대생들의 인성문제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희망을 발견했다”며 “경찰대생들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조직 내‧외적으로 신뢰받는 경찰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양옥 회장은 “교육의 미래는 학생 인성에 있다”며 “경찰대가 인성교육 활성화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찰대는 지난해 10월 개소한 인성교육센터를 필두로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 경찰대생들의 초‧중‧고생 대상 안전교육 실시 지원, 인성교육 관련 학술 정보 및 자료 공유 등 실질적인 교류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경기 연천의 A초. 이 학교는 전교생 10명에 교사 2명이 근무하는 소규모학교다. 3․5학년 5명과 2․6학년 5명이 복식학급을 이루고 있다. 19일 오전. 4교시가 되자 2‧6학년 담임인 B교사는 2학년에게 지점토와 도화지를 나눠주며 통합교과수업을 진행하는 한편 6학년에게는 사회교과서를 펴게 했다. 6학년이 학습목표를 읽는 동안 2학년에게 오늘 해야 할 활동을 설명하고, 아이들이 활동을 시작하면 다시 6학년 수업을 진행하는 형태다. “복식학급, 솔직히 아이들에게 미안하죠. 어쩔 수 없이 시간을 양분해서 수업을 진행하는데 이 학년에 집중하는 동안 다른 학년은 소외되고…. 골고루 관심을 쏟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서 마음 한켠에는 늘 죄책감이 있어요.” 이 학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교생이 30명 가까이 있었지만 지난해 한탄강댐 건설로 지역주민들이 이동하면서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 사실상 폐교가 기정사실화 됐었다. 그럼에도 ‘작은 학교’의 이점을 알아본 학부모들이 타 학구에서 조금씩 모여들어 겨우 폐교 위기는 넘겼지만 이마저도 이 학구 소속인 6학년생 2명이 졸업하고 나면 불확실해진다. B교사는 “복식학급은 단식학급에 비해 집중도가 떨어지고 진도나 평가 등을 일률적인 교육과정에 맞추기 어렵다”며 “교사 증원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면 복식학급에 한해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권을 대폭 확대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학교 특성에 맞게 독서, 텃밭 가꾸기, 목공 등 주제통합식의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주면 교사들이 훨씬 다양하고 효율성 높은 수업을 기획할 수 있어 학교 살리기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보건교사와 상담교사 수급도 어렵다. 이 학교의 경우 올해 상담교사는 배치되지 않았고 보건교사는 월 2회 순회 방문하고 있다. B교사는 “지난해 한 학생이 운동장에서 놀다 팔이 부러졌는데 보건교사가 없어 응급처치를 제대로 못했다”며 “수업시간에 복통을 호소하거나 열이 나는 등 이상증세를 보여도 판단할 방법이 없어 일단 학부모와 통화한 후 귀가조치 시키거나 병원에 보내는 것 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다”고 털어놨다. 2013년 현재 전국의 복식학급은 1088개로 대도시와 중소도시는 57개에 불과하지만 읍‧면‧도서벽지는 98, 418, 515개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도서벽지 지역에 상대적으로 복식학급이 많은 가장 큰 이유는 교원 수 부족이다. 이 같은 현상은 2010년 정부가 교원정원 배정기준을 ‘학급 수’가 아닌 ‘학생 수’로 바꾸면서 소규모학교가 몰려있는 전남, 충남, 경북 등에 교원정원이 수백 명씩 감축되면서 심화됐다. 소규모 초등학교들은 이처럼 복식학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부분의 소규모 중‧고교 들은 상치‧순회교사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경북 봉화의 C고는 전교생 78명에 3학급인 소규모학교다. 이 학교는 교사 16명 중 10명이 상치교사다. D교감은 “교사가 부족하니 어쩔 수 없이 진로진학 교사가 음악을, 사회교사가 한문을 가르치기도 한다”며 “18시간 수업시수를 채우려면 여러 학년을 맡게 되는데 수행평가나 시험 때 출제해야 할 시험지와 작성해야 할 학습지도안도 여러 개가 돼 몇 배로 일이 많아 진다”고 토로했다. 순회교사도 마찬가지다. 경기 고양 E중 F교사는 “순회교사는 주요과목에는 배치되지 않지만 일주일에 한번 오기 때문에 숙제검사나 지속적인 지도에 차질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담임이 순회를 나가면 반 아이가 아프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면담을 못하는 상황도 발생한다”며 “다른 교사가 대신 처리해 주지만 학부모 연락도 바로 취하기 어려워 아무래도 처리가 늦어진다”고 말했다. 전북 남원 G중‧고교 H교감은 “중‧고교 통합 소규모학교를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학교 간 교사는 서로 교류하면서 예산이나 교육과정은 따로 편성하기 때문에 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된다”며 “고교는 도교육청, 중학교는 시교육청의 지휘를 받는데 통합학교는 공문이나 행정업무 등을 한꺼번에 수행할 수 있도록 도교육청에서 중학교까지 한꺼번에 관리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임연기(공주대 교수) 농어촌교육연구센터장은 “소규모학교는 사회발전의 센터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육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소규모학교 교사 특별 채용제나 전문교사제 도입, 통합운영학교 교원인사 및 연수제도 개선 등 전문 인력을 확충할 수 있는 인사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