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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하정숙(서울 선일여상 교사 / 미국연수중) 미디어 교육이란 미디어 교육(미국에서는 대체로 media literacy로 표현되고 있음)이란 언어, 동영상, 음악, 효과음 등으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미디어를 분석하고 평가하며, 또 이러한 미디어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을 의미한다(Renee Hobbs, 1997년). 다시 말하면 미디어 교육은 미디어, 즉 텔레비전, 영화, 비디오, 라디오, 사진, 대중음악, 인쇄물,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어린이들의 비판적인 이해능력을 향상시켜 주고자 하는 것이다(은혜정, 1998년). 이러한 미디어 교육은 캐나다,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등을 중심으로 발전되어져 왔으며 국제적으로 볼 때 1970년대 유네스코에서 이미 미디어 교육의 중요성을 천명한 바 있다. 우리 나라의 미디어 교육은 1980년대 시민단체의 텔레비전 비평 운동으로부터 시작하여 미디어 교육을 하나의 교과과정으로 제도화하여야 한다는 주장에 이르렀으나 아직도 그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초보적으로 교실 안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미디어 교육 현황 세계적으로 볼 때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은 미디어 교육이 매우 발달한 나라라고 볼 수 있다. 영국 미디어 교육 사례를 소개한 교사들의 사례 발표에서 보듯이 영국은 중고등학교에서 미디어 교과목이 따로 설정되어 있고 대학 입시 과목에도 포함될 만큼 학교마다 다양한 형태로 미디어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와 달리 미디어 교육의 역사가 짧을 뿐만 아니라 교사들의 인식도 부족하여 대부분의 주에서 체계적인 미디어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1990년대 초반까지 매사추세츠 주, 노스캐롤라이나 주를 비롯한 많은 주의 미디어 교육은 기존의 커리큘럼과 결합된 형태로 이루어져 왔으며 수업의 방식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교사 개개인의 노력의 산물이었다. 즉, 넓은 지역 단위별로 미디어 교육이 이루어지는 주는 매사추세츠 주, 미네소타 주, 미시간 주, 뉴멕시코 주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였으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교사 개인의 관심에 미디어 교육이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여러 가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 다시 말해 교사들의 미디어 교육 수업이 지역 단위별 행정가, 교장 등의 지원을 받지 못함으로써 일회성 행사로 끝나거나, 미디어 교육의 핵심인 시의 적절하고 다양한 미디어 수업 자료를 체계적으로 제공받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1993년 하버드 대학 교육대학원 내 하버드 미디어 교육연구소(Harvard Institute on iaMedia Education)는 학교 스태프들을 위한 1주일간의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는데 이는 미국 내 최초의 스태프들을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지역 교육행정가들도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차츰 지역 단위별로 미디어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특히 메사추세츠 주는 미국 내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의 미디어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보스턴 일대의 학교들은 지역 단위별 체계적인 지원 및 대학 교수들의 연구 및 미디어 자료 공급 등을 통하여 미디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 중 하버드 대학 및 MIT가 위치하고 있는 캠브리지 시의 마리아 볼드윈(Maria Baldwin) 학교 수업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PAGE BREAK] 마리아 볼드윈 학교(Maria Baldwin School)- 낸시 라이얼(Nancy Rial)의 수업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구분이 따로 없는 캠브리지 시 마리아 볼드윈 공립학교는 유치원부터 8학년(우리 나라 초등학교 5학년-중학교 정도의 수준)까지 매 학년 2개 학급(학급당 학생 수 20명 내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학교의 미디어 교육 수업은 미디어 교육 전문가인 낸시 라이얼(Nancy Rial)에 의해서 가르쳐지고 있다. 미디어 교육 수업은 5학년부터 시작하여 8학년까지 주 1시간씩 6주의 기간으로 짜여져 있는데, 학년별로 수업 내용이 매우 체계적이어서 학생들이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난 후 각종 미디어를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구성되어져 있다. 낸시는 미디어 교육의 도입 단계 및 초보적인 제작 과정을 담당하고 있으며, 7·8학년의 수준높은 미디어 제작 과정은 미디어 제작 전문가가 맡아서 가르치고 있다. 여기에서는 낸시의 미디어 수업 내용을 각 주별로 나누어서 설명하고자 한다. 미디어 교육의 목적 - 미디어를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현명한 시민이 되도록 한다 -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구분하여 판단할 수 있는능력을 기른다. - 학생들이 스스로 미디어를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도록 한다. 1주째-효과적인 텔레비전 광고를 수업의 도입 부분에서 사용 ① 자기 소개 ② 미디어(media) 및 리터러시(literacy),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정의 내리기 미디어 리터러시는 우리들의 매스미디어 문화를 구성하는 강력한 이미지, 단어, 소리들을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여러 가지 형태의 미디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가르친다. ③ 학생들을 위한 2가지 종류의 숙제 부과 - 미디어와 당신(Media and You) - 미디어 접속표(Media Log) 기록 ④ 학생들과 논의-우리가 매일 접하는 모든 정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러한 정보로 인하여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가? 우리는 매일의 정보에 대해 의식하고 있는지? 또는 무의식적으로 여러 정보를 접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논의 ⑤ 미디어 수업 학습목표 및 수업 내용 소개(텔레비전에 초점을 맞추어서 수업 진행) 2주째 ① 지난 주 과제인 미디어 접속을 주제로 토의(매일 접하는 미디어의 종류, 가장 적게 접하는 미디어와 가장 많이 접속하는 미디어, 왜 우리가 접하는 모든 미디어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우리가 매일 접하는 정보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는가?. ② 가장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대한 투표 ③ 텔레비전이 나오기 이전에 사람들은 무엇을 했을까요?-활동의 리스트를 작성해 본다(텔레비전을 보는 매우 수동적인 행위와 비교해 보도록 한다). ◆ 숙제-인터뷰(자기 주위의 사람들 중에서 텔레비전이 널리 보급됨으로써 어떤 변화를 가지고 왔는지에 대하여 인터뷰 한다.) [PAGE BREAK]3주째 ① 선입견, 편견 등을 가지게 하는 미디어의 내용에 대한 집중적인 분석 ② 여성과 남성, 소년과 소녀, 다른 문화와 계층에 대한 선입견을 강화시키는 광고를 분석하면서 이러한 미디어 내용이 비판적 사고를 제한시킨다는 것을 강조한다. ◆ 숙제-광고 가져오기:잡지를 복사해 오거나 텔레비전 광고 문안을 써 가지고 올 것 4주째 ① 광고의 경제학:광고의 개념 규정, 광고는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논의한다 ② 3주째의 숙제(어떤 광고를 가지고)를 통한 토의-어떤 의도를 가진 광고인가? 이 광고는 사회 전체를 위해 어떤 긍정적인 점이 있는지, 또는 오직 물건을 제작한 회사만을 위한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하는 것인지 등에 대해 그룹 토론을 통한 수업 진행 ③ 사람들을 잘 설득하기 위해서 갖가지의 테크닉을 사용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zooming in, zooming out 비교, 편집의 효과, long shot과 close up shot과의 비교 등을 실제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5주째 ① 그룹 별로 광고를 제작하기 위해 콘티를 짜는 작업을 한다. ② 무엇을 주제로 할 것인가? 각 장면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광고를 효과적으로 만들기 위해 특별한 소리, 이미지 등이 필요한가? 배경 음악은 무엇으로 할 것인가? 등을 논의하면서 6주째 숙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한다. 6주째 각 그룹이 제작한 광고를 시연하면서 평가한다. 학생들이 제작한 광고를 학교 아침 방송을 통하여 전교생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맺는 말 마리아 볼드윈 학교의 미디어 교육 수업 사례는 우리 나라 일부 교사들이 시도하고 있는 수업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미디어 교육 전문가인 낸시 역시 기존 미디어 관련 단체가 제공하는 다양한 자료를 충분히 구입할 수 있는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노력을 통하여 알찬 수업을 꾸리고 있다. 또한 각 학교의 교장 등 교육행정가가 미디어 교육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서 일선 학교의 미디어 교육은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여진다. 위의 학교와 같이 학교장이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는 큰 차이가 있으며, 실제 캠브리지 시 13개 학교(초·중학교 결합 형태) 중 4개 학교만이 미디어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캠브리지 시 차원에서 미디어 교육 커리큘럼을 지원하는 파트가 있으나 많은 경우 일선 학교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캠브리지 시의 경우, 캠브리지 시 지역 텔레비전이 미디어 제작 전문가를 학교 강사로 파견하고 각종 장비를 대여하는 등 미디어 제작 교육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미디어 교육은 자국의 문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볼 때, 체계적인 미디어 교육을 위해서는 학교 내에서의 교사의 노력과 학교 바깥의 지원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정선(광주교대 교수·교육인류학) I. 들어가며 학교는 단순히 교사가 가르치고 학습자가 배우는 장소만은 아니다. 특정한 구조와 그 구조가 발견되는 지역사회와 연관된 장소이다. 시겔(Siegel, 1955)의 주장처럼, “학교는 고립된 조직이 아니다. 학교의 기능적 구조는 지속적으로 외부의 환경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다. 학교는 지역사회의 다른 기관과 완전히 독립적으로 그 자체 목표를 수립하거나 그 목표를 실행할 수 없다(Eggleston, 1967: 3 재인용).” 때로는 학교 밖의 문제들이 오히려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일보다 더 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지배하는데 영향력을 발휘한다(Sadler, 1900. Boocock, 1980 재인용). 여기서 학교 밖의 일들이란,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들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교육은 학교와 주변 환경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학교교육의 목적과 과정 그리고 학교교육의 결과가 달라진다.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가장 핵심적이고 직접적인 환경은 지역사회이며, 그렇기 때문에 학교와 지역사회 간 관계는 학교와 주변환경 간 관계의 핵심을 이룬다.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서 가장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제도적으로 학교와 가정관계이며 인적 구성원으로는 교사와 학부모와의 관계이다. 그 외 지역사회의 물리적·사회적 조건들도 양자간의 관계를 규정한다. 따라서 학교교육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학교가 처한 지역사회의 속성과 학교와 지역사회 간의 관계를 보다 명확히 이해하는 일은 필수적이다. 제한된 본문에서는 학교를 하나의 사회문화 체제로 보고, 이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환경과 학교와의 관계를 개략적으로 살펴보고 특히 지식정보화 시대에는 학교와 지역사회간 관계가 어떻게 설정되어야 하는가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II. 학교와 지역사회간 관계 현실적으로 학교와 지역사회의 관계는 크게 학교와 가정간의 관계와 교사와 학부모와의 관계 그리고 학부모의 학교참여 및 이를 위한 학교의 노력 등으로 구체화된다. 그 외 학교와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환경들과의 관계로도 포함될 수 있다. 1. 학부모-교사 관계 공교육의 규범은 학부모와 교사간 동반자적 관계를 기대하고 있으나, 실제적으로 양자간 관계는 그렇게 무난한 사이가 아니다.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양자간 관계는 소위 월러(Waller)가 이야기한 것처럼 ‘자연적인 적(natural enemies)’으로 인식되었고 영토의 한계를 설정하는 문제를 가지고 상호 지속적으로 갈등하는 관계였다(Lareau, 1987: 714 재인용). 그러다가 교사들이 정보나 조언을 학부모들에게 일방적으로 전수하는 수준의 접촉이 있었고, 학부모들도 자신의 자녀가 주로 문제가 있을 경우에만 교사와 접촉을 시도하였다. 1970`∼`80년대 이래 학교에 대한 학부모의 참여가 확대되고 교사와의 교류도 비교적 활발하게 일어났다. 주로 자녀의 학습에 대한 형식적인 대화나 비숙련적인 조력에 불과했던 학부모들에게도 교실의 학습 활동에 있어서 보다 건설적이고 책임있는 역할이 부여된 것이다. [PAGE BREAK]그리고 자녀교육에 대해서 교사와 비형식적이고 우호적인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소위 가정과 학교와의 파트너십으로 발전한 것이다. 학부모의 교사간 관계가 이처럼 활발하게 확대된 것은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의 개입, 특히 교사들과 우호적 관계가 자녀의 학습동기와 성적향상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된 때문이기도 하고, 부모의 적극적인 개입에 대한 법령의 제정, 그리고 지역사회 내 교육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증대된 탓이다(Gestwicki, 1996). 이러한 다양한 이점을 학부모들이 인식함에도 불구하고 교사와의 관계가 원활해진 것은 아니다. (제한된 본문에서는 논의할 수 없으나) 이를 방해하는 장애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사-학부모간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장애를 극복하고 건설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사-학부모 관계에 대한 인식전환, 양자간 대화 구축, 교육적 정보 교환, 함께 하는 생활체험활동 등의 프로그램의 개발을 포함하여 다각적인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2. 가정-학교 관계 가정과 학교의 관계에 대하여 콜맨(Coleman, 1987)은 두 가지 서로 다른 입장을 제시한다. 첫째, 학교는 특정 학생이 우연히 특정 가정에 출생함으로써 부과되는 차단막으로부터 학생을 해방시켜 주는 사회적 도구라는 시각이다. 즉, 학교는 가정에서 부모의 제한을 뛰어 넘어 학생들에게 보다 광범위한 세계를 열어주기 위하여 고안된 장치이다. 협소한 문화적 벽지로부터 탈출시켜 전체 사회의 보편적 문화를 접하게 한다. 둘째, 학교를 가정의 확대로 보려는 시각이다. 학교는 가정에 대한 조력자이자 가정의 가치를 강화한다. 학교는 따라서 학부모의 의지를 실현시키기 위하여 학부모의 권위를 교사에게 위임한 장소이다. 콜맨은 이러한 양 입장의 차이를 사회구조의 일관성 유지를 통해 통합할 수 있다고 보았다. 여기서 구조적 일관성이란 사회구조가 가정의 연장으로서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 내 구성원간의 밀접한 유대망을 구심점으로 하는 기능적 사회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구성원간에 긴밀한 사회적 유대망을 가진 사회를 말하는데, 그러한 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이 다양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고 구성원간 유대를 통하여 자녀의 행동에 대한 상호 피드백이 가능하다. 일상 대화나 가십을 통하여 자녀의 활동과 행위들에 대한 일관성을 의논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규범을 설정할 수 있으며 성공과 실패에 대한 보상과 사회적 제재가 결정된다. 결국 학생들이 처한 가정의 맥락과 가정의 교육과정(curriculum of home)에 대한 이해는 학교의 교육과정과 상호 연결되어 학습의 효과를 신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하겠다. 3. 학교와 지역사회 관계 성공적인 학교교육을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필요와 관심을 이해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학교에 대한 지역 주민의 문화적 의미에 따라 학교에 대한 태도와 행동차이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학교와 지역사회 양자간 전체 사회의 문화에서부터 사회·언어적 형태가 상호 이질적이거나, 상호 다른 가치·신념·관행을 견지할 때 학생들의 긍정적인 교육결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학습결과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규범과 학교가 일치했을 때 가능하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는 학교의 가치와 일치하는 적응 전략을 개발하는 일이 필요하다(Lancey, 1993). [PAGE BREAK]그 외 학교가 지역사회의 규범과 관심을 수용하여 제도화하는 경우도 가능하다. 오늘날 학부모의 학교 참여 기회의 확대와 지역사회 공동학교와 같은 새로운 학교의 등장이 그것이다. 전자는 가령, 미국의 경우 차터 스쿨(charter school), 마그넷 학교(magnet school), 그리고 바우처 제도(voucher plan) 등이 대표적이며, 후자는 지역사회공동학교의 형태로서 지역사회 주민과 관공서 등이 함께 참여하여 학교를 개선하고 지원하는 방안이다. 특히 1940년 이후 올센(Olsen)에 의하여 제기된 지역사회학교(community school)는 지역사회의 필요를 반영하여 생생한 교육적 경험과 생활경험을 교육내용으로 활용하는 학교이다. III. 학교와 지역사회간 관계 정립의 방향 1. 교육적 사회자본의 구축 아프리카의 속담에 “아이는 전체 마을이 기른다”는 말이 있다. 자녀 양육이 복잡하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관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학습은 가정이나 학교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외 지역사회의 사회적 유대망, 규범, 그리고 신뢰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다(Braatz & Putnam, 1996). 콜맨(Coleman)은 이러한 사회적 유대망, 규범, 그리고 신뢰를 통틀어 ‘사회자본’이라고 칭하고 그러한 사회자본이 학교교육과 밀접하게 연관됨을 밝혔다. 교육적 사회자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첫째, 지역사회 구성원간 사회적 유대망을 형성하는 일이다. 여기서 유대망이란 일련의 사물, 대상, 사건으로 규정되는 관계의 구체적인 연결 형태를 말한다(Knoke & Kuklinski, 1982. Blanchard & Horan, 1998 재인용). 콜맨(Coleman, 1988)이 이야기한 것처럼 지역사회 내의 사회자본은 지역사회 거주 부모들간의 사회적 관계, 관계 구조의 긴밀성, 그리고 부모와 지역 사회 내에 있는 제도들간의 네트워크에서 발견된다. 사회자본은 특정 가정이 타 가정이나 지역사회 제도와 사회적 관계를 가짐으로써 생성된다. 만약 부모가 촘촘한 사회적 연결망과 공동의 가치를 지닌 지역사회의 일원이 된다면, 그들은 보다 더 큰 사회자본을 얻게 된다. 부모가 그러한 체제의 일부가 된다면 지역사회 내 타인의 지원과 지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녀 교육이 지역사회에 의하여 공유될 때 자녀들은 보다 성공적인 학습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커진다(Furnsteinberg & Hughes, 1995: 582). 가정간 유대망이 기대와 규범과 제재를 공유할 때 관계의 긴밀성, 특히 세대간 긴밀성은 더욱 강화된다. 그 역(逆)도 성립한다. 가령, 부모가 자기 자녀 친구의 부모와 친구라면 자녀교육에 관한 정보교환을 증진할 수 있는 사회적 유대망이 존재하는 셈이다. 즉 공고한 유대망이 형성될 때, 구성원들은 더 많은 규범, 기대, 제재 등을 공유하게 된다. 공고한 유대망을 갖지 못한다면 행동은 불확실해지고 제재 사용은 일관성을 잃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 내에 이러한 사회적 관계를 설정하려는 노력이다. 관계는 무의식적으로 형성되기도 하지만, 다수 구성원들의 의도적 노력을 통하여 형성되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위하여 시간을 투자하여야 하고, 형성된 관계를 상호 유용한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하며, 상호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PAGE BREAK]오늘날 정보화 시대에는 특별히 컴퓨터를 통한 의사소통, 예컨대 이메일, 채팅방, 컴퓨터 회합, 전자게시판을 통하여 가상사회(virtual community)를 구축함으로써 지역사회 구성원간 유대관계를 촉진시킬 수 있다. 활용하기에 따라 가상사회는 면대면의 참여를 저해했던 문제들을 제거하고 지역사회와의 유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인터넷은 다른 네트워크와 연결함으로써 보다 큰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고 유대망의 형성 속도도 매우 빠르다. 그러나 구성원간 상호의존관계와 사회적 신뢰 규범을 촉진시키는 것은 촘촘한 유대망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일부 가상 사회는 오히려 사회적 네트워크의 분산으로 인하여 사회자본을 감소시킬 우려도 없지 않다. 이 때 중요한 것은 특정 주제에 대한 관심을 중심으로 관심사회(virtual community of interest)를 형성함으로써 구성원간에 긴밀한 유대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밀접한 네트워크와 정보의 확산을 촉진시키는 컴퓨터에 의한 가상사회 구축은 사회자본의 증진에 기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학교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둘째 지역사회 내에 학교교육에 유용한 사회적 규범을 형성하는 일이다. 즉, 규범과 기대 일탈자에 대한 사회적 제재를 마련하는 일이다. 지역사회 내의 규범이 어떻게 설정되는가에 따라 학교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지원과 자녀교육에 개입하는 방법은 달라진다. 모범적이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모델이 되고 비행학생이 제재를 받는 사회와 그와 반대로 학교교육에 무관심한 지역사회는 학습결과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 발전에도 큰 차이를 가져온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각종 사회문제가 가정, 학교, 그리고 지역사회내 사회자본의 약화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은 이런 점에서 설득력을 갖는다. “사회자본이 결핍되면, 아동들은 성인 및 그들의 가치, 그리고 성인사회 조직과 동떨어져서 성장한다. 그 결과 무목적적이고 규범이 결핍되기 때문에 범죄에 쉽게 노출된다”(Wehlage, 1993: 5). 물론 이러한 사회적 규범과 제재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내에 촘촘한 사회적 연결망과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려는 성향이 존재하여야 한다. 즉, 공고한 유대망을 가진 지역사회 내에서 자녀교육에 대한 상호 의무감이나 적절한 규범을 설정하고, 사회적 제재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Lee, 1995). 지역사회 내 상호의존성과 같은 사회적 규범은 정보화 시대의 가상사회에서는 ‘정보의 교환’이라는 활동을 통하여 상대방을 도와줌으로써 형성된다. 가상공간과 장소를 통하여 구성원간 상호 사회적 지지를 보다 쉽고 폭넓게 교환할 수 있고 이러한 상호지원은 가상사회 내 상호의존관계의 규범을 더욱 촉진함으로써 학교교육에 기여할 수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셋째, 구성원간 신뢰를 구축하는 일이다. 후쿠야마(Fukuyama, 1995)는 『Trust(신뢰)』라는 저서에서 사회자본을 ‘사람들이 상호신뢰 아래 협력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신용과 도덕성을 경제활동에서뿐만 아니라 학교교육에서도 중요한 자원으로 강조하였다. 그는 학교교육에 있어서 사회자본의 한 형태인 ‘신뢰’가 교육결과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 외 많은 학자들도 선진국에서 사회문제의 증가와 학교의 효율성 저하는 신뢰라는 사회자본의 약화와 연관이 있으며 또한 아동의 인지적․INSERT INTO imsi4 VALUES 사회적․INSERT INTO imsi4 VALUES 도덕적 발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Lee & Croninger, 1996;INSERT INTO imsi4 VALUES Teachman, Paasch, & Carver, 1996;INSERT INTO imsi4 VALUES 1997;INSERT INTO imsi4 VALUES Fursteinberg & Hughes, 1995;INSERT INTO imsi4 VALUES Braatz & Putnam, 1996).[PAGE BREAK]불신으로 인한 학교교육의 효율성 저하는 우리 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예컨대, 일련의 교육개혁을 통하여 교원을 개혁의 대상으로 삼았거나 교육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여 교육부가 교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 점, 체벌금지와 관련된 정책의 표류로 인하여 학생에 대한 교사의 적절한 제재수단의 상실, 사회 전체의 공교육에 대한 기대와 의무 저하, 교사의 권위 추락, 언론매체 등의 교직사회에 대한 불신 조장, 사제지간의 관계 약화, 그리고 학교와 학부모간 우호적인 관계 설정의 실패 등 교육 관련 사회자본들이 오히려 교육개혁을 통하여 점점 소멸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구성원간 신뢰의 구축과 관계의 회복이 교육개혁의 시작이자 종착점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이다. 학교와 지역사회간 관계에 있어서도 이 점은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구성원간 신뢰 구축은 정보화 시대에 있어서는 더욱 정교화되어야 한다. 익명성으로 인하여 특정 구성원이 자신의 주장이나 인식을 과장하기도 하고, 상대방에 대한 기만을 통해서 상호 신뢰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정 구성원이 보다 더 많이 가상사회에 알려질수록, 그리고 다른 구성원과 친밀해질수록 집단 내에서 상대방에 대한 신뢰관계는 가상사회에서도 가능하다. 예컨대, 특정 구성원의 의견에 대하여 가상사회에서도 토론이 가능하고 이를 통하여 진위가 가려짐으로써 더욱 폭넓은 신뢰가 구축될 수 있다. 또한 구성원간의 쉽고 빠른 의사소통을 통하여 구성원간 친밀도가 증진됨으로써 촘촘한 유대망이 형성되고 결과적으로 신뢰 구축도 가능해진다. 급선무는 가상사회에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이를 저해하는 요소를 방지하는 ‘네티켓’을 보다 명확히 설정하여야 한다. 결과적으로 신뢰와 상호의존성을 확보하는 한 사회자본은 더욱 진작될 것이다. 그러한 방안을 강구하는 일이 학교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남겨진 과제이다. 2. 학교와 지역사회간 파트너십 형성 바람직한 학교와 지역사회 관계는 학교와 지역사회간 파트너십에서 찾아질 수 있다. 이를 위해 자녀의 학교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개입과 학교의 학부모 교육에 대한 관심은 중요하다. 학교-가정 파트너십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가령, 학교는 학부모들에게 자녀교육에 대한 기초적 책임이 무엇인지를 제공한다. 지역사회에서 이용 가능한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학교 행사나 프로그램 등을 메모, 전화, 소식지, 통신표, 그리고 회합 등을 통해서 알려준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교에 도우미로 참여하거나, 각종 학교모임에 참석하고, 가정에서는 학교의 학습을 도와주기 위하여 자녀의 학습 활동을 모니터링 한다. 숙제 점검 및 학습 환경을 조성하고, 학교 정책 및 프로그램의 의사결정 과정에도 참여한다(Payne, 1997). 위와 같이 가정을 포함한 지역사회와 학교간 파트너십은 학생들의 인지적 발달, 태도,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의 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 자녀교육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 그도 그럴 것이, 부모들이 학교참여를 통하여 자녀에 관한 교육적 정보를 더 많이 갖게 됨으로써 자녀교육을 진작시킬 수 있고, 교육을 전적으로 교사의 책임으로만 맡겨두지 않고 공동으로 협력하기 때문이다. 또 부모가 학교 교육에 자원 봉사하는 과정에서 자녀의 학습 상황에 대한 정보를 앎으로서 적절한 조치(가령, 개인 지도, 숙제에 대한 점검, 학습활동에 대한 부모-자식간 대화 등)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Epstein & Sanders, 2000).[PAGE BREAK] 결국 부모의 자녀교육에 대한 개입과 학교참여를 통한 교사와의 상호작용은 앞에서 말한 자녀교육을 위한 사회자본이 되기 때문에 자녀의 학습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부모가 학교 내 학업성공과 관련된 규범과 가치를 많이 공유할수록 자녀의 학업 성공을 조장하는 환경과 조건을 보다 효과적으로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보다 중요한 것은 가정과 학교 간에 존재하는 사회자본을 활성화하는 일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성공적인 자녀교육을 위하여 학부모와 학교간의 파트너십을 성공시킬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학교는 주기적으로 학교와 가정간 관계에 대한 유형, 수준, 양과 질에 대하여 세심하게 점검해 보아야 한다. 그래서 학부모들로 하여금 학교에 기꺼이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가령, 매력적이고 우호적인 회합장 마련, 부모-교직원간 비공식적 의논 기회 마련, 학교 관계자들에 대한 대인관계 훈련 등). 그리고 학부모들로 하여금 그들이 학교에서 하는 일이 가치 있는 일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해 주어야 한다. 또한 학교는 학부모들로 하여금 그들에게 부과된 영역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하고 체계적인 절차를 알려주어야 하고, 학부모들이 자신 있고 지속적으로 자신들에게 부과된 임무를 수행하도록 적절한 학부모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하여야 한다(Payne, 1997). 정보화 시대에 있어서 학교와 지역사회간 파트너십은 특별히 인터넷이나 전자 통신방법을 통하여 가상사회를 형성함으로써 보다 용이하고 쉽게 형성할 수 있다. 가령, 학교의 온라인 상(학교마다 구축된 홈페이지)에 정보를 탑재하거나 이메일, 전자 게시판, 인터넷 등을 활용하여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학교에 보다 쉽게 접근하도록 하는 공동체를 형성하고, 지역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공유된 관심에 의하여 형성된 가상의 공동체를 구성하는 일은 여기에 속한다(Blanchard & Horan, 1998). IV. 나오며 지금은 의도한 교육목적을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학교와 지역사회간의 관계 형태로 존재하는 사회자본을 재점검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무엇보다도 학교와 지역사회간의 관계를 올바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반사회자본적인 요소들을 제거해야 하고 구성원간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가령, 교원들이 주체가 되는 교육개혁, 교육정책의 일관성 유지, 학생들에 대한 적절한 제재수단의 강구, 공교육에 대한 기대와 의무감 향상, 교사의 권위에 대한 존중, 교직사회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 그리고 학교 구성원간 신뢰관계 회복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한 가정-학교-지역사회간 ‘사랑의 삼각띠(love triangulation)’를 형성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지역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자녀교육에 관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정에서 부모들은 자녀와 부단한 상호작용을 통하여 세대간 공고한 유대망을 형성하고,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자녀 교육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야 한다. 학교는 보다 효과적인 ‘기능적 학교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야 한다. 지역사회는 모범적인 규범을 만들고, 교육적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그리고 규범과 기대 일탈자에 대한 지역사회의 의식적 노력과 무의식적 기대, 압력, 사회적 제재를 통하여 학교교육의 공리성을 사회구성원들에게 보다 널리 인식시켜야 한다. 특히 정보화 시대에 있어서 인터넷, 이메일, 전자 게시판 등을 통하여 형성되는 가상사회를 통하여 학교와 지역사회간 상호 유대망을 더욱 공고히 하고, 보다 광범위한 의사소통방법을 통하여 그러한 작업은 보다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오늘날 컴퓨터를 통한 상호작용의 긍정적인 측면까지 고려하여 학교와 지역사회가 혼연일체가 되어 학교교육에 보다 많은 관심을 경주할 때 그리고 양자가 상호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형성하여 공동체 의식을 갖는다면 학교와 지역사회는 더불어 발전하는 새로운 관계를 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호신(경기 포천여중 교사) 올 봄에 나는 이 학교에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전출을 명 받아 와 낯설고 어색하기도해 물끄러미 뒷산만 바라보았습니다. 산에는 진달래를 비롯해 벚꽃이 어찌나 자기들의 웃는 모습을 봐 달라고 조르는지 귀찮을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나를 성가시게 한 꽃들이 밤사이에 갑자기 지고 온산이 파란색으로 뒤덮였습니다. 친구가 들려 준 말이 생각납니다. 우연히 길을 걷다가 가로수를 가리키며 친구가 나에게 물었습니다. 나무가 파란색 잎을 지니고 있는데 그 이유를 알고 있느냐고. 나는 뜬 금 없는 그의 질문에 당황하면서 이렇게 답변을 했습니다. 사람의 눈이 파란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나뭇잎이 파란색일거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친구가 내 말을 듣고 설명해 주길 나무는 원래 여러 가지 색소를 가지고 있는데 누군가가 나무를 세밀히 분석해 보니 나무가 가장 싫어하는 색이 파란색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나무가 가장 거부하는 색이 파란색인데 그 색과 더불어 나무는 일생을 같이 해야 할 운명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그 친구의 말을 듣고 너무 놀라워 내 작은 가슴에 커다란 파문이 일었습니다. 약 15년 전의 일입니다. 장교로 제대한 나는 교사가 되었지만 지역예비군으로 편성되어 동원 훈련을 받았습니다. 그 때만 해도 나는 어디에 가서든 기죽지 않고 자신 있게 행동을 하였습니다. 점심시간에 우린 훈련장을 빠져나가 그 근처 허름한 식당에서 닭도리탕을 시켜 식사도 했습니다. 해 질 무렵 훈련이 끝나면 비릿한 현실을 안주 삼아 밤을 패가며 술잔을 기울였습니다. 며칠 훈련을 받다 보니까 누가 무슨 일을 하는 지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한 후배가 말수를 죽이고 그저 먼 산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가 군에서 제대를 하고 사회에 적응이 안돼 세상 물결에 부딪혀 표류하는 듯 보였습니다. 무슨 말을 물어도 시큰둥하였고 그저 책임감 없이 떠도는 회색구름 같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자기를 나타내려고 무던히 말을 많이 늘어놨지만 그만은 유독 병이 든 중닭처럼 머리를 떨구고 다녔습니다. 어느 날 나는 그에게 제대한 후 무엇을 하였느냐고 다그쳐 물었습니다. 그가 나에게 대답하기를 그저 산에서 놀고 지냈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내 나름대로 생각하기를 세상에 ROTC 장교 출신으로서 저렇게 무책임할 수가 있나 하였습니다. 며칠 뒤에 나는 그를 세워놓고 처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 되느냐고 나무랐습니다. 그래도 그는 나를 의식하지 않고 훈련이 끝나는 그날까지 히쭉거리며 잘 따라주었습니다. 세상물정 모르는 어떤 후배는 철이 없어서인지 자기가 한 달 뒤에 결혼을 할텐데 선배님들이 참석할거냐 안 할거냐 확답을 받겠다며 때를 썼습니다. 꼭 와달라고 하는 그 후배가 딱해 보여 나는 속으로 지금 서로 바쁜 세상에서 훈련을 받으러 와 이 곳에서 처음 대면한 후배의 결혼식에 참석할 선배가 과연 있겠는가 하며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습니다. 우리가 모이면 그만큼 허물이 없다는 겁니다. 일주일간 동원 훈련을 한가하게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었습니다. 그 부초 같은 후배가 나에게만 특별히 드리니 집에 가서 조용히 보아달라며 누런 색 봉투를 슬며시 건넸습니다. 저녁 무렵 집에 도착한 나는 그의 피곤한 간청을 회상하며 무심히 봉투를 뜯어보았습니다. 조금 작고 얇게 생긴 책이었습니다. 조심스럽게 몇 장 넘기면서 나는 뒤통수를 되게 얻어맞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는 의외로 이름 있는 화가였고 얼마 전에 전시회를 한 팜플렛을 제게 선물을 한 것입니다. 그가 여러 각도로 세상살이를 그려 인쇄한 하나의 그림책이었습니다. 그가 혼신의 힘 기울여 그린 그림을 나는 자세히 보았습니다. 그 순간 나는 바로 이거다. 인생이 허무해 내가 그토록 방황한 것은 채울수록 목마른 강 같은 갈증의 욕구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가 먼 산을 넋 놓고 바라본 것도 어쩌면 자기가 걸어야 하는 길 위에 고통을 잠시 잊으려 기도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걸 그제야 알았습니다. 나는 서둘러 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이 선배가 무지해 자네가 힘들어하는 줄도 모르고 나무란 것에 대해 서운해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그 후배는 나를 만나기 전까지 미술교사를 하였답니다. 얼마 전 그는 이 세상에 태어나 화가로서 불후의 명화 한 작품이라도 남겨야 하겠다는 일념으로 교직을 포기했다고 했습니다. 가정은 아내가 대학 강사를 하면서 근근히 꾸려 나간다고 하였습니다. [PAGE BREAK]요즈음은 틈틈이 그림을 그리지만 아기 보는 일이 하루의 일상이 되었다며 멋 적게 웃었습니다. 그날 밤 나는 인생이 무엇인가에 대해 골몰히 생각하며 밤을 지새웠습니다. 그 결과 이 세상에 그가 그림을 그려 흔적을 남기 듯 나도 무엇인가 남겨야 한다는 각오를 화인처럼 새겼습니다. 얼마동안 나는 그 후배와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시골 풍경을 사진기로 찍어야 한다고 했을 때 나는 내 차에 그를 태워 험한 산골짜기까지 들어가 그를 도와 사진을 찍기도 하였습니다. 겨울 방학이었습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살얼음 낀 빙판 언덕길을 그와 함께 오르다 미끄러져 낭떠러지로 떨어질 뻔했습니다. 그렇듯 아찔한 순간을 몇 번이나 경험해 가며 그와 함께 동행했습니다. 한 번은 눈오는 날이었습니다. 나는 윗도리를 벗고 맨 몸으로 추운 산등성이에서 어설픈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어 그의 그림의 한 모델이 되어 주기도 했습니다. 그에게 있어 특이한 점은 예술가임에도 불구하고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까 그가 대답하길 깨끗하게 살고 싶었고 담배는 몸에 해를 끼치며 술은 손이 떨려 그림을 그리는데 지장을 줄 수도 있기에 금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을 그가 숨넘어갈 듯 전화를 했습니다. 월간 미술에 자기의 그림과 기사가 실렸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서 책방으로 가 나보고 직접 사서 읽으라는 것이었습니다. 늦은 저녁에 나는 잠을 밀치고 일어나 서점을 찾아가 그의 그림과 기사를 보았습니다. 내 소년의 시절 아브라함 링컨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네 지금의 모습을 나이 40이 되었을 때 책임 질 수 있느냐’고 어떤 책인지는 지금은 기억할 수 없지만 분명 내게 들려주었습니다. 나는 나의 삶에 어둠의 그늘이 드리워 질 때마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흑인을 노예에서 해방시킨 링컨을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성난 돌풍으로 하여 나의 삶이 피폐해졌을 때 나는 성경에서 역경을 딛고 일어난 기적의 사람들을 떠올리며 새벽을 맞이했습니다. 그날 후배에게 흔적이라는 단어를 미친 듯이 배우고 나는 시를 써야겠다는 각오를 하였습니다. 얼마 간 시를 짓다 보니까 세상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조금은 망가진 세상이기에 고칠 것이 너무 많아 나는 격렬하게 글을 썼습니다. 그 때마다 사람들은 낚시 바늘에 걸려 퍼들적거리는 물고기처럼 실성한 듯 날뛰었습니다. 나는 정의사회 구현, 범죄와의 전쟁이라는 언어에 속은 세월과 함께 살아온 교사입니다. 그와 헤어져 세월은 흐르고 몇 년 전 나는 우연히 한 신문을 읽은 듯합니다. 그 신문지면에 그의 얼굴과 이름이 선명하게 나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어느 비중 있는 미술관에서 그를 올해 최고의 화가로 선정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그때 그가 화가로서 자기가 바라고 원하는 경지까지 올라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그의 그림이 아름다워 그 충격으로 인하여 시를 쓰기 시작한 나는 지금까지 시집을 6집 내었고 제2건국위원회가 선정한 ‘신지식인’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내 의지로는 근접하기도 힘든 ‘한하운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요즈음 교사들은 몇 명만 모이면 승진 점수 얘기가 주를 이룹니다. 아직 파랗게 젊은 교사들도 승진 점수에 매우 민감합니다. 관리자는 전출 온 교사의 낯을 익히기도 전에 먼저 하는 질문이 승진을 할거냐 아니면 포기를 한 거냐를 묻고 눈치를 살펴 업무를 부여합니다. 승진을 목적으로 교직에 발을 들여 놓은 교사는 그 질문의 취지를 알고 있는지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겠지만 지각있는 교사는 자존심이 상해 머리를 반쯤 돌리고 관리자의 말을 건성으로 들을 것입니다. 며칠 전에 세상을 등진 친구가 불현듯 떠오릅니다. 그는 나와 같이 고등학교 때 운동 실력을 겨루고 같은 대학을 특기생으로 같이 들어가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 운동부가 해체되고 그와 나는 ROTC에 입단하여 훈련을 같이 받았습니다. 피 눈물나는 과정을 거쳐 대학을 졸업함과 동시에 육군소위로 임관하였습니다. 임관과 동시에 보병학교에 가서 힘겨운 훈련을 함께 거치고 그는 공수부대로 나는 보병부대로 전출 받아 군 생활을 하였습니다. 어느 덧 약속된 시간은 어김없이 흐르고 그와 나는 무사히 군 복무를 마쳤습니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어 약속이라도 한 듯 앞다투어 교사가 되었습니다. 결혼도 비슷하게 하여 그의 아들과 내 아들이 같은 학교에 다녔습니다. 그는 모교에서 교사를 하여 누구보다 학생들을 위해 솔선수범 했을 겁니다. [PAGE BREAK]교사는 2년마다 한 번씩 건강진단을 받습니다. 그의 간에 이상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설마 하고 지나쳤습니다. 교사로서의 책임의식과 가장으로서의 본분 때문에 아마 쉬지도 못했을 겁니다. 어느 날 그 친구가 간암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동기생들은 병원 비용에 보태라고 조금씩 성의를 보였습니다. 몇 년 전 망년회에서 나는 그를 만났습니다. 술잔을 기울이지 못하고 씁쓸해 하는 그에게 나는 다가갔습니다. 먼저 건강은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괜찮다고 하는 그의 눈가에 이미 검은 기운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나 역시 간에 이상이 있다고 말하자 그는 나의 손을 힘없이 펼쳐 보더니 아직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자신의 투병과정을 목소리 낮춰 나에게 들려주었습니다. 그날 그가 나에게 한 말이 너무 의미가 있어 나는 그 친구가 생각날 때마다 그 말을 떠올립니다. 가족과 함께 병원을 들렸답니다. 가슴 조리는 시간을 넘기고 의사로부터 간암이라는 최종 통보를 받았답니다.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파 와 차를 길 가장자리에 세워 놓고 하나밖에 없는 처와 자식을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돌아 와 많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지금 호흡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죽음에 직면하는데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그와 같은 슬픔을 맞이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그의 죽음과의 이별을 가장 슬프게 흐느끼는 사람이 그의 곁에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누구일지는 모르지만 그의 숨이 멈추는 그 순간까지 같이 살을 말리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서글픈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몇 달 전 나는 여섯 번째 시집이 출판되어 종로에 나와 있었습니다. 핸드폰이 울려 받아보니 대학동기생의 전화였습니다. 그 아픈 친구가 지금 병원에 입원하고 있으니 시간 나는 대로 면회를 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더니 신촌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중단하고 그가 있는 병원으로 급히 달려갔습니다. 그는 곤한 잠을 자고 있었고 그의 아내는 침대 아래 의자에 기대어 잠시 눈을 붙이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를 차마 깨울 수가 없어 문 앞에서 서성거렸습니다. 내가 온 것을 꿈에서 보았는지 그가 눈을 떠 내 이름을 부르며 낯선 웃음을 띄웠습니다. 그의 얼굴은 몹시 수척해 있었고 목과 어깨부문은 노란색으로 물들인 듯 하였습니다. 그가 나를 보더니 오히려 나를 걱정하며 건강을 물어 오기에 나는 작년에 농촌학교로 내신을 내어 전근을 가 그곳 산과 들에서 나오는 두릅나물, 민들레, 익모초 등 보이는 대로 뜯어다가 주전자에 넣고 한참을 끓여 차처럼 마신다고 하였습니다. 내 말을 듣고 있던 그의 아내가 저이는 그런 것을 싫어한다고 옆에서 거들었습니다. 그날 그가 나에게 너무 뜻있는 조언을 했습니다. 자기가 몇 년 전부터 간암으로 고생을 하여 식이요법도 해 보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휴직을 하고 쉬었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학교의 업무도 잠시 뒷전에 묶어 놓고 몸을 회복시켰어야 했는데 그게 불찰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그날 나에게 누군가를 조금은 원망하는 듯한 말을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오히려 그것이 그를 다시 회복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실낱 같은 종교적 소망을 갖고 그와 헤어졌습니다. 몇 달은 정말 유속같이 흐르고 해질 무렵 그의 죽음을 전달받고 나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습니다. 이미 내 마음에 예견된 일이었기에 오히려 차분했습니다. 그 다음날 나는 장례식장에 갔습니다. 그의 아내와 차마 눈을 마주칠 수가 없었습니다. 금새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은 서러운 절망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상국 시인의 시가 저절로 생각났습니다. ‘세상은 큰 잔치 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라는 중간 구절이 떠올라 나는 나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습니다. 서러운 눈물을 애써 감추면서 나는 이렇게 되뇌였습니다. 내가 이렇듯 가슴 아프게 흐느끼는 것은 꼭 친구의 죽음이 안타까워서가 아니라 나의 슬픔이 너무도 겨워 이 곳에 스스로 무너져 울고 있다고 남 모르게 읊조렸습니다. 그래서 부모가 죽어 세상 떠나면 속 썩인 아들이 자기 설움을 못 이겨 가장 많이 애통한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그 말을 이 나이 돼서야 조금 이해를 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 바로 나입니다. 그의 상이 나가는 날은 다행히도 하늘이 맑은 일요일이었습니다. 영구차는 그 친구가 근무한 모교를 들러 장지로 향했습니다.아카시아 나무가 우리의 슬픔을 먼저 알았는지 모두 상복을 입고 고개 숙이고 서있어 산들마저 그새 늙어 보였습니다. 사람들은 매몰차게 그를 땅속 깊이 묻고 그것도 모자라 발로 꾹꾹 밟았습니다. 이 세상에 들었던 깊은 정들을 때기 위해 그를 밟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한 사람을 가슴에 묻고 모두 눈을 씻으며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몇 년 동안 병 수발하느라 고생한 그의 아내를 보았습니다. 그의 몸의 피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창백한 얼굴이 너무 안쓰러워 나는 살아 있음에 죄인이 되어 애를 써 눈을 돌렸습니다. 하늘이 무너져 신음하는 아내에게 천만 가지 말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날 나는 사람들과 헤어져 홀로 강가에 갔습니다. 강물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런 강물이 먼저 나를 보더니 바위가 자기를 때렸다고 일렀습니다. 저 아래에서 그 말을 듣고 있던 바위가 나를 올려다보며 대꾸하길 강물이 달려와 스스로 부딪혀 놓고 저런다며 껄껄거렸습니다. 강물도 나도 모처럼 그를 따라 크게 웃었습니다. 웃고 있는데 눈물이 맺힌 이유를 당신은 아십니까.
한복영(한국교총 교권옹호국) Q) 교원(국가공무원)의 징계사유는 무엇입니까? A) 교원(국가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 제78조에 의거, 다음과 같은 사유로 징계를 받을 수 있습니다. ① 국가공무원법과 국가공무원법에 의한 명령에 위반하였을 때, ② 직무상의 의무(다른 법령에서 공무원의 신분으로 인하여 부과된 의무를 포함한다)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한 때, ③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 Q) 임용전의 행위라도 그로 인하여 현재 공무원의 체면 또는 위신이 손상될 때에는 징계사유가 될 수 있습니까? A) 사립학교 교원이 그 임용 이전에 한 행위는 원칙적으로 재직중의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할 것이나, 임용과 관련된 비위행위와 같이 비록 임용 전의 행위라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임용 후의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게 된 경우에는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습니다(대판 95누 18536, ’96. 3. 8.). Q) 교원징계재심위원회란 무엇입니까? A) 교원징계재심위원회는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을 근거로 교육부에 설치되어 교원징계재심업무와 교원들의 고충처리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교원징계재심위원회는 교원을 징계하는 곳이 아니라 징계 받은 교원을 구제하는 기관으로 징계처분 및 기타 그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을 받은 경우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국·공·사립을 막론하고 유치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교육법 제75조에 명시된 교원이면 누구나 재심청구가 가능하나 반드시 처분이 있은 것을 안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며 이 기간이 경과하면 심사대상에서 제외됩니다(우편을 이용할 경우 기일 내에 도달되어야 합니다). Q)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비위(음주운전)를 범한 경우, 서면경고 후 징계사유에 해당함을 발견하여 징계의결을 요구한다면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저촉되는지요? A) 기관장이 서면에 의한 경고장을 발부하는 것은 공무원의 신분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공무원법상 징계의 종류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경고는 혐의자에 대하여 앞으로 근무에 충실하라는 내용의 권고행위 내지 지도행위에 지나지 않고 공무원으로서 신분에 불이익이 초래되는 법률상 효과가 나타나는 행정처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서면 경고한 내용과 동일한 사유로 징계의결요구를 하여도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저촉되지 않습니다(복무 12152-595, ’97.12.1.)
앞으로 문제학생이 사회봉사나 특별교육 이수 등의 징계를 받을 경우, 결석으로 처리된다. 또 학생의 교외생활에서 심각한 이상이 있을 때, 보호자는 학생의 외출 및 귀가시간, 교우관계, 평소와 다른 이상행동 등을 즉시 학교에 알릴 의무가 부여된다. 그리고 교사의 `임의적 징계'를 방지하기 위해 상벌점제를 도입하고 벌점이 30점을 넘을 경우 생활지도교사가 `생활평가위원회' 소집을 요구해 징계회부 등을 결정하게 된다. 교육부는 지난달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학생생활규정'예시안을 마련, 이를 일선 학교에 통보했다. `예시안'에 따르면 교사가 학생들에게 `사랑의 회초리'를 들 경우 지름 1㎝ 내외, 길이 50㎝ 내외의 나무로 된 회초리만 사용토록 했다. 체벌 장소 역시 다른 학생이 없는 별도의 장소에서 교감이나 생활지도부장 등 다른 교원의 배석하에 실시토록 했으며 회수 역시 10회 이내로 제한토록 했다. `예시안'은 또 이성교재와 동아리활동, 여가활동, 용의사항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폭력예방을 위한 구체적 사항을 열거하고 있다. 특히 사이버문화의 급속한 확산과 관련한 사이버문화 예절, 통신기기 관리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벌의 종류 역시 체벌(體罰) 뿐 아니라 지벌(智罰), 덕벌(德罰) 등 다양화했다. 이밖에 학생이 타인이나 학교에 피해를 입혔을 경우, 학생의 보호자는 피해자에게 경제적, 정신적 피해보상은 물론 도덕적 사죄까지 하도록 명문화했다. 또 학생에 대한 상벌점제를 신설했으며 징계항목과 운영방법을 세분화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존의 학칙을 시의적절하게 개선할 수 있는 생활규정 예시안을 마련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며 일선학교는 예시안을 근거로 학교실정에 알맞는 자율적 생활기준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선 초·중등학교의 상당수가 수질이 불량한 지하수를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어 여름철 학생보건을 위협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초·중등학교 중 21.4%인 2331개교가 상수도 미설치로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이중 8.6%에 해당하는 200여개교가 수질 불량학교로 밝혀져 여름철 집단 식중독 발생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이들 학교의 상당수가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어 지하수 오염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 교육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상수도 교내 인입을 적극 추진하되 이것이 불가능할 때만 지하수를 먹는물로 사용하도록 했다. 이 경우에도 지하 암반층까지 굴착해 양질의 지하수를 확보토록 하고 연 4회 이상 수실검사를 실시하되 그 중 한번은 먹는물 관리법상 전항목에 대한 수질검사를 시·도보건환경연구원 등에 의뢰토록 했다. 또 온수시설을 확충해 끓인 물을 식수로 제공하고 저수조가 식중독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청소 및 위생점검을 강화하도록 했다.
국무회의는 최근 교육부가 제출한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대통령 재가과정을 거쳐 공포되면 곧바로 효력을 발생하게 된다. 개정안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교과용도서의 분류체계와 용어가 정비되었으며 동시에 전자교과서의 도입 근거가 마련되었다. 또한 국정교과서를 최소화하는 대신 검정도서를 확대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으며 아울러 합리적으로 검정제도가 개선되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교과서 공급체계가 현재의 `공급대행자 지정제'에서 `발행자 자율책임 공급제'로 전환되었으며 교과서 가격산정 방법 역시 합리적으로 개선되었다. 이와 같은 교과서제도의 개선은 한마디로 시의적절하다고 보여진다. 7차 교육과정 도입 시행과 함께 교과서정책 역시 `닫힌 기준'에서 `열린 기준'으로 개선되었다는 사실이다. 세계 각국은 국가가 교과서를 장악하는 국정시대에서 검·인정, 혹은 `탈교과서 시대'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정보화, 개방화시대에 부응하는 사이버 전자교과서의 출현과 활용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추세다. `교과용도서 규정'이 개정된 후 일선학교나 학부모, 저자나 출판사 모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승복하는 것을 보면 개정안이 상당히 합리적이고 타당하다는 반증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남아있는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국정을 최소화하고 검인정을 늘여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물론 국책과목에 대한 정책적 기준이 담보되어야 하나 이 역시 성숙한 시장경제논리에 맡겨야 한다. 그 만큼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이나 판단기준이 세련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교과서에 대한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뜨려야 한다는 점이다. 음악, 체육, 미술, 컴퓨터 교과 등은 교과서가 서책으로만 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오디오, 비디오, 멀티미디어 형태의 교과서가 보다 현실적이고 효과적이다. 특히 학습면에서 교과서 의존도가 낮은 교과의 경우 1학생 1책보다 초등 저학년용, 초등 고학년용 하는 식의 다학년 개념의 교과서를 개발, 보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은 경제적 측면에서도 효과가 클 것이다. 교사용지도서를 검정 대상으로 삼는 것도 재고되어야 한다. 발행사들이 교과서별로 학생용이나 교사용 참고자료집을 개발해 인정받는 형식으로 지도서를 공급하는 방안이 보다 합리적이다. 이밖에 교과서 발행사의 전문화 유도, `교과용도서'란 용어의 적절정 문제 등도 차제에 면밀히 검토되어야 할 사안들이다. 이번에 개정된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은 분명히 진일보한 내용을 담고 있다. 새로운 개념의 교과서 정책이 일선학교 교실의 친근한 동반자가 되길 바라며 이와 함께 부단한 교과서정책의 개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