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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코로나19로 강사와 청중이 직접 만나지 못한다. 대신 온라인에서 만난다. 공부도 할 겸 도서관 프로그램을 수강했다. 소설 토지에 배경이 된 역사적 사건을 엮는 강의가 재밌다. 강사가 일방적으로 강의만 하지 않는다. 줌(Zoom, 클라우드 기반의 화상회의 서비스) 프로그램을 활용해 채팅방에 질문을 주고받으며 생각을 나눈다. 책을 읽고 토론하는 독서 모임도 참여했다. 여기서도 줌으로 만났지만, 색다른 느낌이다. 줌에서 토론도 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 모둠별 토론을 하는 것이 가능하겠냐며 의구심도 품었는데, 성공적으로 했다. 비대면 교육 방식은 처음이 아니다. 원격 연수라고 해서 언제 어디서든지 컴퓨터 등으로 수강이 가능한 학습법이다. 아이들도 교육 방송 강의 등을 수강한 경험이 있다. 줌 프로그램을 활용한 비대면 교육은 다르다. 원격 연수는 일방적으로 하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수강할 수 있다. 줌은 정해진 시간에 접속한다. 교수자와 수강생이 쌍방향 소통을 하며 학습이 이루어진다. 얼굴도 보면서 하니까 같은 공간에 있는 느낌도 있어 학습 효과도 크다. 학생들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등교 학습을 못 하고 있다. 원격수업을 했는데,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했다. 온라인쌍방향 수업 외에도 과제 제시형, 콘텐츠 제시형 등으로도 했다. 그런데 2학기 들어서면서 아예 원격수업 방식을 쌍방향으로만 하라는 공문을 보냈나 보다. 무엇보다도 학부모들은 쌍방향 수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 방법이 효과가 클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학교 관리자도 선생님들이 이렇게 하기를 원한다는 조사도 나왔다. 쌍방향 수업은 온라인에서 교실 수업을 똑같이 하는 것처럼 보인다. 교사와 학생이 서로 소통을 하면서 수업하기 때문에 학습 효과도 높다. 자신의 의견도 개진하고 더 나은 의견이나 정보를 들으면서 역동적인 수업이 가능하다. 줌으로 소그룹별로 토론도 하고, 그 내용을 발표하며 공유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대면 수업의 느낌도 난다. 하지만 여기에는 학생을 생각하는 마음이 하나도 없다. 쌍방향 수업을 하면 6~7시간 동안 꼼짝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야 한다. 내가 줌으로 참여한 강의는 길어야 2시간이었다. 그런데도 2시간 동안 모니터를 보기가 쉽지 않다. 눈도 아프고 어깨도 뻐근하다. 솔직히 강의실에서는 그럭저럭 버티겠는데, 모니터 앞에서는 30분 정도 지나니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런 데 어린 학생들이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수업에 참여할 수 있을까. 그것은 학습의 영역을 벗어난 노동이다. 재직 때 충분히 연구와 검토를 거쳐 수업하는데, 관리자가 지엽적인 문제를 지적하면 반골 기질이 동하곤 했다. 나만이 아니다. 선생님들도 수업과 관련하여 일방적인 지시를 받으면 전문가로서의 반감이 인다. 실제로 우리 교육에서 상급 기관의 지시로 교실 수업이 성공한 예는 드물다. 위에서 간섭하는 순간 교실 수업은 흔들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보고 수업하지만, 관리자나 교육청은 선생님의 수업을 보고 지적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래 교육 운운하며 교실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모둠학습, 토론 수업, 거꾸로 수업, 블렌디드 러닝, 딥러닝, 백워드 등 다양한 수업 형태를 쏟아내며 따라 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측면이 있다. 이런 것은 수업목표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마찬가지로 쌍방향 수업도 지금 교육을 변화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뿐이다. 선생님들은 학생들과 함께 있다. 누구보다도 학생들의 성향을 잘 안다. 그리고 그들을 사랑한다. 학생들의 성향에 맞는 수업을 알아서 한다. 쌍방향 수업의 장점이 있다면 선생님들이 먼저 나선다. 굳이 100%가 해야 한다는 강압적인 지시를 할 필요가 없다. 교육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교사와 학생이 수업 준비부터 학습 과정, 그리고 평가까지 전 과정에서 배우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 시기에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교과 지식보다는 마음의 다독거림이 필요하다. 선생님 얼굴도 못 보고, 친구들하고도 못 놀고 있다. 이런 상황에 지식의 습득이라는 강박에 사로잡히면 중요한 문제를 놓치게 된다. 스트레스 없이 편안하게 지내는 것이 먼저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정서에 공감하고 위로의 시간을 갖도록 도와야 한다. 퇴직하고 한가롭게 지내니, 예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에 눈길이 간다. 아침에 창가에 찾아오는 새소리도 정겹다. 계절 따라 피는 꽃, 날이 갈수록 우거지는 나무, 그들과 노는 바람이 보인다. 아침 햇살을 맞으며 학교에 가는 아이들의 얼굴이 예쁘다. 저 장면들을 보면서 교육이란 무엇일까 생각을 담아봤다. 그것은 거창한 이론이 아니다. 사람을 위해 교육하는 것이다. 그들이 평범한 하루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게 해야 한다. 그들을 존중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수원 태장초등학교 자치회는 9월 29일(화) 등굣길 맞이 행사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손소독 티슈 배부 캠페인’을 실시했다. 태장초 자치회에서 학생들의 개인위생을 강화하고 코로나가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캠페인을 기획한 후 비대면으로 실시한 ‘온라인 자치회 회의’를 통해 안건을 발의했다. 또한 중요한 개인위생수칙 및 등교하는 학생들을 응원하는 문구를 라벨지에 작성해 손소독 티슈 뒷면에 하나하나 정성껏 부착했다. 캠페인은 8시 20분부터 9시까지 진행되었으며, 이날 등교하는 학생들은 현관 입구에서 발열 체크 후 응원 메시지와 개인위생수칙이 들어간 손소독 티슈를 배부받았다. 캠페인을 기획한 태장초 자치회 구성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과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학교와 학생들을 생각하는 저희의 진심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서 종식돼 모든 학생이 안전하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는 날이 하루 빨리 다시 찾아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태장초 이윤수 교장은 “학생 자치회에서 자체적으로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한 점이 무척 대견스러우며, 학생도 학교를 이끌어나가는 구성원임을 스스로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태장초 자치회는 밴드를 구성하여 비대면으로 활동을 운영하고 있으며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한 행사뿐만 아니라 행복하고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OECD 평균 넘는 우리 기준 마련 미래형 직무 분석, 업무 효율화도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교육부가 앞으로 신규 교사 채용 시 적정 학급당 학생 수를 감안한 교원수급계획을 세운다는 방침을 내놨다. 코로나19에 대비한 안전한 수업과 미래교육을 선도해 나가기 위한 새로운 교원수급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 이후 미래교육 전환을 위한 10대 정책과제(안)’을 공개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10대 과제 중 하나로 ‘새로운 교원제도 마련’을 내걸고 교원 양성체제 개편 논의와 미래 수요에 대응한 적정규모의 교원수급 정책, 학교 현장의 변화를 뒷받침하는 교원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학급당 학생 수를 감안한 교원수급에 대해 유 부총리는 “현재 국회에서도 학급당 학생 수 문제가 많이 제기되고 있고 특히 서울·경기 등 수도권은 학급당 학생 수가 밀집돼 있다”며 “앞으로는 OECD 평균에 도달하는 기준을 넘어 우리의 기준을 마련하고 이에 따른 교원수급 체계를 새롭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학급당 학생 수 몇 명이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말까지 국가교육회의 협의를 통해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며 “밀집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학급당 학생 수를 낮추는 방안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예측 가능한 안정적 교원수급을 위해 통계청 인구추계와 연동해 2년 단위로 향후 5년의 수급 전망을 실시하고 정원 내에서 결원 대체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기간제교원 제도를 교육수요 변화에 따른 탄력적 교원수급을 위한 제도로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학교장 역량 강화, 미래형 교사 직무분석, 교무 업무의 효율화 등 학교 현장의 변화를 뒷받침하는 교원정책 추진 계획도 내놨다. 학교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관리자 임용을 위해 교장자격 취득 관련 역량평가를 도입하고 교장 임용 및 중임평가 강화 등 학교장의 책무성을 강화한다. 또 미래형 교사의 직무를 분석하고 재구조화 해 교원인사제도 및 수급정책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미래형 교사 직무로는 AI 교육, 콘텐츠 개발 담당교원, 고교학점제 학습상담교원, 기초학력 담당교원 등이다. 새로운 교원 양성체제 개편 논의도 추진한다. 국가교육회의를 통해 사회적 협의를 추진하고 대국민 의견수렴, 핵심당사자 집중 숙의, 온라인 숙의 등을 병행해 12월 중 종합계획을 발표한다. 교원양성 교육과정 개편의 기본 방향은 △수업전문성-복수전공 활성화, 표시과목 광역화 △현장성-현장 교원의 대학 교직강의 참여, 실습 강화 △미래 역량-미래교육센터 설치, AI 등 교육강화, 표시과목 신설 △인성·교직적성-예비교원의 성인지 감수성 강화 등이다. 교육부는 이날 10대 정책과제로 유·초·중등교육에서는 △미래형 교육과정 마련 △새로운 교원제도 △학생이 주인이 되는 미래형 학교 △학생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안전망 구축을 4대 과제로 제시했다. 고등·평생교육에서는 △협업·공유를 통학 대학·지역의 성장 지원 △미래사회 핵심 인재 양성 △고등 직업교육 내실화 △전 국민의 전 생애 학습권 보장을, 미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반 구축 차원에서는 △디지털 전환에 대응한 교육기반 마련 △미래형 교육 협력 거버넌스 개편을 제시했다. 교육부는 이날 발표한 10대 정책과제에 대해 교원, 학생, 학부모, 시·도교육청,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연말까지 내용을 확정하고 내년 교육부 업무보고에 반영할 계획이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올해까지 전국 학교와 교실에 구축중인 무선공유기(AP)를 감안하더라도 무선공유기가 설치된 교실은 34%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인 48%는 내용연수가 경과된 노후화된 장비로 드러났다.AP는 학내망과 모바일 단말 등을 무선 신호로 연결하는 핵심장비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찬민 국회의원(국민의힘, 용인갑)이 교육부로 제출받은 ‘시도별 무선AP 구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1만1856개교 23만9487 교실(19년도 기준)가운데 34%인 8만1625 교실에만 무선AP가 설치되어 있었고, 그 중 절반(48%)인 3만9094 교실은 2015년 이전 설치돼노후화로 인한 교체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 학교와 교실의 절반이 위치한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설치율이 전국적으로 가장 낮았다. 경기는 14.4%만이 설치돼전국에서 가장 낮은 설치율을 보였고, 서울 23.8%, 인천 20.8%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대구는 86.7%, 전남이 85.7%로 가장 높은 설치율을 보였다. 한편 2015년 이전 설치되어 노후화로 인한 교체 대상을 뜻하는 내용연수 경과 비율이 높은 지역은 제주(76.9%), 경남(62.2%), 부산(60.4%) 순이었다. 교육부는 지난 21일부터 전국 학교 2만여 곳의 약 40%인 수도권 학교 7000여개교의 등교수업을 재개했고,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실시간 화상수업을 의무화했다. 또한 원격 수업을 해도 모든 학급에서 실시간 조례와 종례를 하게 했다. 하지만 교사들은 통신 속도 제약과 접속 불안정으로 실시간 쌍방향 수업과 다양한 콘텐츠 전송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교육부는 총 3700억원을 투입해2021년 상반기까지 전국 초·중·고·특수학교 일반교실에 무선망(Wi-fi)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장 2학기 원격수업을 앞둔 상황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는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고, 특히 수도권 지역은 가장 낮은 수준의 설치율로 인해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정찬민 의원은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교육부에서 무리하게 원격수업을 추진하다보니 현장의 교사들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 모두 피해를 겪고 있다”면서 “3700억원이라는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인만큼 신속하고, 투명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교육부와 교육청의 철저히 관리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을),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이 교육부 산하 한국교육학술정보원과 유관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각각 실시한 코로나19 대응 1학기 원격수업의 경험과 실태연구를 비교분석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하 KERIS)의 조사에서 중·고등학생의 68%가 “지난 1학기 원격수업이 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반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교사의 약 70%가 “원격 수업이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응답해1학기 원격수업에 대한 현장의 반응이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수업의 효과에 대한 교사의 인식에서도 두 연구는 차이를 보였다.평가원 조사에서 교사들은 원격수업이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답변한 이유(복수응답)로 ‘학생들과의 상호작용 부족(72.5%)’을 가장 크게 꼽았다. 이외에도 ‘학생들의 집중력 저하(55.2%)’, ‘학생들의 수업 참여관리 어려움(52.6%)’, ‘학생들의 학습 과정 및 결과 확인 어려움(56.8%)’ 이라고 대답한 비율이 모두 50% 이상으로, 교사들은 사실상 거의 모든 항목에 대해어려움을 느꼈음을 알 수 있고, 이로 인해 현장에서는 원격수업의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또등교 수업 대비 원격 수업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를 물어본 질문에서 초·중·고 세 학급 모두 ‘등교 수업의 20~50%’를 선택한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해당 항목을 선택한 비율이 43.9%로, 세 학교급 중에 가장 높았다. 반면 ‘등교 수업과 거의 동일’ 또는 ‘등교 수업 이상’을 선택한 비율이 2~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결과적으로 교사들이 생각한 등교 수업과 비교한 원격수업의 효과는 50% 내외인 것으로 보인다. 원격 수업에서 국정교과서와 검인정교과서를 포함해서 디지털 교과서의 활용도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초‧중‧고 모두 원격 수업에서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활용한다는 비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교육과정을 개정할 때마다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보급해 오고 있지만, 실제 원격 수업에서는 그 활용도가 미미하다는 것으로 향후 디지털 교과서 활용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KERIS조사에 따르면, 원격교육 효과인식을 묻는 질문에 과반수 이상의 교사가 ‘원격수업이 향후 온오프라인 융합수업 등을 통한 수업혁신에 긍정적 기여할 것(56%)’이라고 응답했다. 또코로나19 종료 이후에도 필요시 원격수업을 지속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서 긍정적 답변을 한 교사의 비율이 54%, 부정적인 답변을 한 교사는 24%인 것으로 나타나, 보고서는 원격수업에 대한 교사들의 긍정적 인식을 바탕으로 교사가 자율적으로 면대면 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는 등의 수업 혁신을 위한 학교 자율권 강화, 미래지향적 교수학습 체제 전환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원격수업 실시에 따른 교육격차 인식은 두 연구 모두 비슷했다. KERIS조사에서는 교사들의 약 79%가 학생 간 학습 격차가 커진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 실제 학습 격차 발생 여부에 대한 평가 등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파악할 필요가 있음을 제언하였고, 평가원의 조사에서는 원격 수업 중 학습부진아에 대한 지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대답한 비율이 74.6%로, 역시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가 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끝으로 원격수업의 개선 사항으로 KERIS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사 지원사항으로 ‘교사가 재구성할 수 있는 자료 제작, 공유 플랫폼 제공(24.75%)’을, 학생은 ‘이해하기 쉬운 설명과 흥미로운 수업 자료 제공(32.61%)’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평가원은 원격수업의 안착을 위한 제도적 개선사항을 교육과정 편성·운영, 교과서 및 교수학습자료, 원격 수업 인프라 등으로 각각 나누어 주관식으로 조사하였으며, 대표적으로 ‘학교 교육과정의 탄력적 운영’, ‘수업시간 및 시수 조정’, ‘학습내용 감축 ’등 원격수업에 적합한 새로운 교육과정 마련이 필요하다는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원격교육 실태를 파악하고 개선점을 도출하기 위해 실시된 두 연구를 종합해본 결과, 1학기 원격수업 경험에 대한 교사의 인식이 조사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 간에도 인식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두 연구 모두 원격수업의 전반적인 개선사항에 대해서는 큰 이견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동용 의원은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해서, 필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고중요한 것은 실태파악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정확한 진단과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는 사실"이라며 "교사입장에서는 학생소통, 관리의 어려움 때문에 원격수업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학생들이 응답한 원격수업의 장점은 무엇이었는지 떠올려 보면, 중고등학생의 경우 조용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학습 가능, 반복학습가능을 가장 큰 장점으로이라고 응답한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코로나19로 지금까지 새로운 형태의 수업과 학습이 시작되었고, 교사-학생-학부모의 노력이 더해 한국의 원격교육이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며다만 “연구 결과에서 나타나듯이 교육당국은 앞으로 교육 주체들의 다양한 인식 양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학기 때는 1학기때 발생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보완하며 원격수업이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교육부와 KERIS는지난 7월 29일~8월 1일까지 전국 초·중·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 85만7389명(교원 5만1021명, 학생 초등 21만3012명, 중고등 21만2434명, 학부모 초등 21만3012명, 중고등 16만791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19에 대응해 실시된 1학기 원격교육의 경험 및 인식조사 분석 결과를 지난 9월 21일에 발표했다.평가원은 그보다 앞선 6월 26일~7월 10일까지 전국 초·중·고 교사 2100명을 대상으로 원격수업의 실태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현재 연구보고가 진행중이다.
최근 새로운 유형의 영리업무가 생기면서 교원의 겸직허가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기준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지난 7월 교원에 대한 징계령 등도 개정돼 이에 대한 세준 적용 규정이 필요해졌다. 이에 따라 8월 13일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 이 같은 사항이 추가되거나 수정 반영됐다. 겸직허가업무에 모바일 관련 업종 추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새롭게 부각되는 영리행위에 대한 심사기준이 제시됐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이모티콘을 계속적으로 제작하거나 관리하여 수익을 얻는 경우에는 겸직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그 내용이 공무원으로서 품위를 훼손하거나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겸직허가가 되지 않는다. 외부강의 신고기간 변경 이전에는 모든 외부강의에 대해 사전 신고를 하고, 사전 신고가 곤란한 경우에는 강의 등을 마친 날부터 2일 이내에 신고토록 했다. 그러나 청탁금지법 및 공무원행동강령 개정으로 사례금을 받는 외부강의에 한해 신고토록 했다. 또한 강의 전에 신고하거나 강의를 마칠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신고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예규에서도 이와 동일하게 개정이 이뤄졌다. 정부 포상 부적격자에 대한 징계 감경 제한 비위사실로 인해 감사·조사·수사 등이 진행되는 경우에는 포상에 대한 추천이 제한되거나 철회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권자가 이를 제한하거나 철회하지 않아 정부 포상이 수여되고, 이 포상을 근거로 징계 감경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포상 추천제한이나 철회 사유에 해당하는데도 부적절하게 포상이 이뤄진 경우에는 해당 공적을 근거로 한 징계 감경을 제한하도록 하는 지침이 신설됐다. 이미 추천돼 정부 포상 절차가 진행 중이더라도 감사·조사·수사·형사사건 기소 등으로 인해 추천제한 사유가 발생하면 해당 추천을 철회하도록 했다. 또한 징계의결요구기관에서는 해당 공무원에게 징계 감경 사유에 해당하는 포상 등 공적이 있는 경우에 포상의 추천시기를 확인하고 부적절하게 수여된 경우 징계위원회에 통보하도록 규정했다. 퇴직 희망 공무원에 대한 퇴직 제한 조항 신설 공무원이 퇴직을 희망하는 경우 임용권자나 임용제청권자는 조사 및 수사기관의 장에게 퇴직 제한 사유를 확인토록 하고 있다. 예규에서는 이 같은 퇴직 제한 사유 통보 의무를 성실히 이행토록 규정을 신설했다. 임용권자나 임용제청권자는 공무원이 퇴직 희망 시 지체 없이 서면으로 조사 및 수사기관의 장에게 퇴직 제한 사유 확인을 요청하고, 조사 및 수사기관의 장은 확인 요청을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확인 결과를 서면으로 통보하도록 했다. 퇴직 제한 사유가 통보된 경우 소속기관장은 지체 없이 징계의결 등을 요구해야 하며 퇴직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교육공무원징계령 등 개정 사항 반영 징계의결 시 참작사유에 근무성적이 삭제되고 직급, 비위행위가 공직 내외에 미치는 영향이 추가됐다. 부정청탁 및 금품비위 신고·고발의무 불이행 등에 대해서 징계감경이 제한되는 내용이 추가됐다. 또한 중징계사건 시 징계사유 입증을 위해 징계요구기관의 출석이 의무화되면서 필요시에는 사건 조사 공무원도 함께 출석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다만 중징계 사건이라도 단순 음주운전 등 사실관계가 명확한 경우에는 출석하지 않을 수 있도록 안내됐다. 이 외에 징계위원회가 영상회의나 서면의결로 가능해지면서 이에 대한 세부운영절차가 규정됐고, 성폭력이나 성희롱사건 관련한 징계위원회 구성 시에는 피해자와 같은 성별의 위원이 1/3 이상 포함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도 예규에 포함됐다.
2019년은 교원의 유튜브 활동과 관련하여 참 많이도 설왕설래했던 해였다. 겸직허가가 되느냐 마느냐, 권장한다 제한한다 말도 많고 뉴스도 많았다. 2018년에는 초등교사가 랩을 하는 영상으로 수익 창출을 하고 있으므로 징계를 요청한다는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교사의 유튜브 활동은 공무원이라는 특성과 교사에게 특히 더 요구되는 도덕성 등 직업적 책무성 때문에 늘 논란이 따라다녔다. 결국 교육부는 2019년 7월에 교원의 유튜브 활동 복무지침을 발표하며 쌤튜버(선생님+유튜버)의 존재를 인정하고 교사의 교육적 유튜브 활동을 장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쌤튜버, 얼마나 많을까 그로부터 일 년이 지난 지금, 유튜브를 하는 교사들에 대한 시선은 다양하다. 특히 유튜브를 하는 교사 중에는 2030 교사들이 많은 만큼 ‘변화에 잘 적응하고 기술을 활용할 줄 안다’는 시선이 있는 반면, 정작 영상제작에 신경 쓰느라 교사로서 해야 할 일은 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코로나로 인해 사상 초유의 온라인개학이 이뤄지면서 유튜브를 에듀테크 환경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늘었고, 그에 따라 교원의 유튜브 활동에 대한 시선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여전히 유튜브를 하지 않거나 유튜브라는 문화적 현상에 익숙하지 않은 교사와 학부모도 많아, 쌤튜버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교육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4월 기준, 유튜브를 하는 교사의 수는 국·공·사립, 초·중·고교 교사를 통틀어 934명이었다. 구독자 1,000명, 재생시간 4,000시간이 넘으면 영상에 광고를 삽입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고, 교사 유튜버는 광고게시 조건 달성 시점부터 겸직허가를 받아야 한다. 1,000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수는 초등 55개 채널, 중등 40개 채널이었다. 그중 1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수는 초등 9개, 중등 6개였다. 올해 온라인개학으로 유튜브 활동을 시작한 교사들이 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훨씬 더 많은 수가 현재 활동 중이리라 예상된다. 쌤튜버로 살아보니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구독자 3,600여 명의 유튜브 채널 운영자이다. 유튜브를 처음 시작했던 건 2011년이었다. 학급 학생들과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영상제작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 채널을 개설하였고, 그 후 거꾸로수업을 위해 학생들에게 보여줄 영상게시용으로 유튜브를 활용했다. 유튜브 영상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영상, 링크주소를 아는 사람들만 볼 수 있는 미등록영상과 아무도 볼 수 없는 비공개영상으로 구분하여 게시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반 학생들에게만 보여줄 영상을 업로드하고 학급밴드에 링크를 공유하여 수업에 활용하기 편리했다. 유튜브는 별도의 회원가입이나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영상시청을 할 수 있어 학부모나 학생들이 영상시청을 위해 넘어야 할 장벽도 낮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적합한 영상을 취사선택하는 판단능력뿐만 아니라 직접 영상을 제작하여 표현과 소통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능력도 포함한다. 교사가 영상을 기획하고 편집하고 업로드할 수 있으며 그 영상을 오픈하여 다수의 사람과 온라인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은 학생들에게 모델의 역할뿐만 아니라 경험의 폭을 넓혀주는 자원이 된다는 점에서 교육적 효과가 있다. 유튜브는 이제 단순한 영상플랫폼이 아니다. 하나의 문화가 되었고, 문화를 창조해내는 크리에이터들의 판이 되었다. 크리에이터 교사에게서 아이들은 크리에이터로 사는 모습을 배운다. 요즘은 기획·촬영·편집·업로드까지 모든 과정이 스마트폰 하나로 다 가능하다. 프리미어프로(PremierePro) 같은 PC용 영상편집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배워서 활용하는 사람도 많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동영상편집앱을 사용한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편집하고 바로 유튜브에 업로드한다. 자막과 배경음악까지 넣어 몇 분짜리 영상 하나를 만드는 데는 실제로 5분도 안 걸릴 때도 있다. 이런 기술적 변화도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세대 교사들이 유튜브를 쉽게 시작하는 바탕이 되고 있다. 동영상편집앱들은 작은 화면 안에서 손가락으로만 해야 하는 만큼 매우 직관적으로 만들어져 있어 쉽게 배우고 적응할 수 있다. 학생들과 함께 쓰기도 편하다는 뜻이다. 그들이 유튜브를 하는 이유 2030 교사들이 유튜브를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단순히 수업을 위한 영상게시용으로 유튜브를 하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브랜드구축을 위해 유튜브를 의도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유튜브는 채널만의 특성과 영상 업로드의 연속성이 있어야 구독자를 모을 수 있다. 교사 유튜버가 운영하는 채널은 교직 관련 전문성을 담은 정보 채널이 많다. 자신의 특기와 전문성이 담긴 영상이 쌓이면 쌓일수록 유튜브 채널이 교사의 브랜드가 된다. 영상을 업로드하면 구독자에게 새로운 영상 업로드 알림이 간다. 알림을 받은 구독자들은 즉시 또는 이후에 그 유튜버의 영상을 연속시청할 확률이 높다. 이는 자신의 채널을 구독하는 사람들에게 인플루언서가 됨을 의미한다. 이렇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자기만의 브랜드와 영향력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유튜브 광고를 통해 수익 창출을 하려고 활동하는 교사 유튜버들도 있다. 구독자 2,000여 명을 보유한 교사 유튜버 C는 광고수익으로 소득 파이프라인을 만들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고 광고 게시 최소 요건에 도달하자마자 겸직허가를 받아 광고수익을 얻고 있다. 유튜브는 구독자 3만 명 이상인 유튜버에게 채널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할 권한을 준다. 실제로 많은 유튜버가 구독자를 대상으로 채널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한다. 채널 멤버십은 후원금 차원으로 구독자가 일정 요금을 내면 유튜버가 제공하는 그 채널만의 배지와 콘텐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이는 해당 유튜버를 중심으로 결성된 커뮤니티가 더 단단해지게 하고, 유튜버에게는 수익 창출을 더 쉽게 하는 인프라를 구축해준다. 2030 교사 중에는 경제적 자유와 조기퇴직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블로그와 유튜브를 운영하는 교사들이 있다. 그들에게는 유튜버로서 겸직허가를 당당하게 받고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한다는 일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이 생산해낸 콘텐츠에 대해 정당하게 받는 경제적 대가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게 하므로 선순환 작용을 한다는 인식이 젊은 교사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브랜딩과 수익 창출과 상관없이 영상으로 학생·학부모와 소통하기 위해 유튜브를 활용하는 교사들도 당연히 있다. 교사가 도대체 브이로그를 왜 찍느냐고 물으신다면 교사의 유튜브 활동 중에서 특히 우려를 낳는 것은 바로 브이로그이다. 브이로그(Vlog, 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의 합성어)는 일상생활을 영상으로 남기는 기록을 말한다. 공무원 브이로그, 직장인 브이로그 등 직업관련 브이로그가 많다. 교사 브이로그 역시 유튜브 검색창에 쳐보면 검색 결과가 끝도 없이 나온다. 교실 브이로그 영상에 학생 얼굴이 노출된다, 업무환경이 노출된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조회수를 몇만 단위까지 달성한 교사 브이로그도 많은 현실을 보면 교사의 학교생활, 일상생활에 대한 관심도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댓글 중에는 교사가 업무시간에 브이로그 찍고 있다며 비난하는 내용도 종종 보인다. 그럼에도 브이로그를 찍어 올리는 교사들에게 브이로그란 무슨 의미일까? 브이로그를 정기적으로 업로드하고 있는 교사 N은 개인적인 일상을 공유하며 댓글과 좋아요를 통해 구독자들의 공감을 얻는 과정을 좋아한다. 또 교사로서 자신의 일과를 찍은 영상이 누군가에게는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규교사 H도 브이로그를 하고 있다. 그러나 H는 교사라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는 브이로그를 업로드한다. 자신이 교사라는 사실이 공개되면 그로 인해 따라올 시선과 기준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라고. H는 잔잔한 편집기술로 담아내는 영상이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또 다른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영상으로 찍은 것을 개인적으로 보관하면 되지, 왜 유튜브에 올리느냐는 질문이 따라올 수 있다. 이에 대해 H는 주변 사람들이 자기를 기억하고 싶을 때 볼 수 있는 영상을 남기고 싶어 유튜브에 올린다고 답했다. 필자는 브이로그를 올리지 않는데 종종 구독자에게 브이로그 업로드 요청을 받는다. 일상을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하다는 요청을 받다 보면 구독자의 입장에서는 채널 운영자의 일상을 엿보며 더 가까워지고 소통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있다. 실제로 많은 유튜버가 구독자와 소통하는 채널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브이로그를 적극 활용한다. 한 심리학 전문가는 브이로그를 찍어 올리고 남의 브이로그를 보는 행위가 관계의 결핍에서 오는 외로움을 채우기 위한 행동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구독자에게 브이로그 요청을 받은 필자의 경험이나, 브이로그를 하는 교사들의 입장을 보면 브이로그가 시청자와 유튜버 사이에 정서적 만족감을 제공하는 측면이 있음은 확실하다. 브이로그든 교육 전문 콘텐츠 영상이든, 유튜브를 하는 교사들의 생각과 행동에는 사회의 변화가 담겨있다.
갑자기 시작된 코로나19 시대는 세상의 모든 것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학교에 결석하면 세상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알았던 세대를 살았던 부모세대는 집에서 온라인수업을 받는 자녀의 모습이 아직도 낯설기만 하다.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온라인회의를 할 때는 양복을 차려입어야 마음이 편한 부모세대도, 온라인수업에 올라 온 영상자료의 진도율을 자동으로 올려주는 방법을 공유하는 자녀세대도 모두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천태만상의 모습일 것이다. 어쩌면 코로나19가 미래사회로의 진입을 더 빠르게 당겨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사실 2020년 교육계의 새로운 이슈는 바로 ‘인공지능교육’이었다. 2020년 교육부 주요 업무계획을 살펴보면 올해 모든 초·중학교에 소프트웨어 교육의무화가 완료되며, 이와 동시에 AI교육으로의 전환을 준비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초·중·고 단계별 AI교육내용 기준(안)을 마련하고, 고등학교 AI 기초·융합선택과목(’21년 적용) 신설, 시범학교 운영, 전문 교육인력(’20년 약 1,000명, 교사 재교육) 양성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AI교육 도입을 추진한단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시작된 코로나19로 이 모든 것이 멈추는 것처럼 보였다. 현실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온라인수업’을 어떻게 내실 있게 운영할 것인가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뼈저리게 느낀 ICT 활용능력 정책도, 학교도 모든 시선이 ‘온라인수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지난 5월. 그러나 교육부는 다시 한번 정보교육 종합계획 발표를 통해 온라인수업뿐만 아니라 SW교육, 인공지능교육과 같은 미래사회의 변화에 대한 준비로서 정보교육의 중요성을 알렸다. 종합계획의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모든 학교급에 ‘정보’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체계적이고 연속적인 정보기초교육을 실시하겠다는 부분이다. 코로나19를 겪고 보니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정보통신기기에 대한 기본적인 ICT 활용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게 된 것이다. 이런 ICT 활용능력은 지능정보사회에 꼭 갖춰야 할 리터러시로서 나아가 SW교육, 인공지능교육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지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이전 학년에서 그 어떤 정보교육도 없이 5~6학년군에서 바로 SW교육을 시작하도록 된 부분은 학교현장에서 직접 아이들과 교육을 해나가는 교사 입장에서 볼 때 매우 난감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정보교육을 조금씩 접해 기본적인 정보소양을 갖춘 아이들을 데리고 5~6학년군에서 SW교육뿐 아니라 인공지능교육까지 확장할 수 있다니 반가운 마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은 여전히 혼란스럽긴 하다. SW교육이 처음 시작될 때 한 번도 이런 교육을 접해보지 못했던 많은 선생님이 SW교육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6학년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자조 섞인 말을 하였더랬다. 그만큼 SW교육이라는 새로운 교육이 주는 두려움과 걱정이 컸을 거라 생각된다. 그렇게 지난 몇 년 동안 학교에서는 이 새로운 교육을 맞이하기 위한 각종 공문이 쏟아졌고, SW교육이 가능한 교사양성을 위한 교사연수 역시 많이 개설되었다. 실제로 필자가 강의를 다니며 만났던 교사 중에는 SW교육연수를 100시간 이상 들었다는 경우도 꽤 많았다. 그런데 그렇게 조금씩 준비하며 이제 좀 SW교육에 적응이 될 만하니 인공지능교육을 하란다. 인공지능교육도 놀이에서부터 시작 처음 SW교육이 시작될 때 느꼈던 막막함과 두려움이 다시 이 인공지능교육에서도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디에서 시작하면 좋을까? 여기서 그 모든 것을 다 다룰 수는 없겠지만, 인공지능교육이 무엇인지,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에 대해 한번 이야기 나눠보고자 한다. 이렇게 조금씩 알아가다 보면 이 문제 또한 SW교육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잘 해결해 갈 수 있지 않을까. 인공지능교육이란 인공지능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능을 배우고,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가치와 삶의 방식을 배우는 교육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아이들과 함께 인공지능이란 무엇인지,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부터 살펴보아야겠다. 특히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컴퓨터(기계)가 마치 사람의 지능을 가진 것처럼 구현한 것이라고 봤을 때 그 작동원리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할 것 같다. 하지만 어른들에게도 어려운 인공지능의 원리를 말로써 아이들에게 전달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SW교육을 처음 시작할 때 그랬던 것처럼 인공지능교육도 놀이에서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가볍게 아이들과 함께 시작해 볼 수 있는 언플러그드 놀이를 통해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기계가 어떻게 학습해 가는지 그 방법과 원리도 더 쉽게, 더욱 재미있게 한발 다가가려 하는 것이다. 이는 정보교육 종합계획(그림 1 참조)에 제시된 것처럼 초등학교단계에서는 놀이와 체험중심으로 AI 소양을 습득하는데 중점을 두라는 지침과도 맞물린다. 인공지능교육은 소수를 위한 엘리트 교육이 아닌 모두를 위한 교육 또한 인공지능교육이 소수의 엘리트를 위한 교육이 아닌 모두를 위한 교육이라는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교육격차는 빈부격차를 야기한다. 특히 지능정보사회에서 지능정보의 격차는 심각한 빈부격차, 계층 간 격차를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초등단계에서의 인공지능교육은 모든 학생을 위한 교육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놀이로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 한 가지 사례를 통해 들여다보자. ● 데이터가 필요해라는 인공지능교육을 위한 언플러그드 놀이활동 다음은 데이터가 필요해라는 인공지능교육을 위한 언플러그드 놀이활동이다. 이 놀이는 일상생활 속 데이터를 활용해 작동하는 인공지능 가전기기들이 있음을 알고, 각각의 인공지능 가전기기들에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 연결해 봄으로써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고, 더 똑똑하게 작동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이다. 놀이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인공지능 가전기기 퍼즐판의 내용을 읽는다. 퍼즐판에는 인공지능 가전기기가 작동하는 원리가 적혀있다. 예를 들어 AI 냉장고는 냉장고를 사용하는 시간 패턴 데이터, 냉장고가 설치된 곳의 온도 데이터, 습도 데이터 등을 필요로 한다. 이를 통해 냉장고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대에는 자동으로 절전 운행하고, 계절에 따라 음식물 보관 온도를 조절한다. 이와 같은 내용을 읽고 나서 ○○이네 생활카드 속 각종 데이터 중 AI 냉장고에 필요한 데이터를 찾는다. 생활카드 속에는 ○○이네 식구들의 생활 중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에 대한 내용이 적혀있다. 이처럼 놀이를 진행하는 과정 속에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인공지능 가전기기들이 생활 속 빅데이터를 스스로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여 학습함으로써 또한 스스로 최적화하여 작동함을 알게 되는 것이다. 간단한 놀이활동이지만 아주 쉽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놀이라 하겠다. 이처럼 인공지능의 개념이나 원리, 기계가 학습하는 방법 등 많은 부분을 재미있는 놀이와 함께 배울 수 있다. 시작하라! 그 자체가 천재성이고, 힘이며, 마력이다 시작은 언제나 어렵고 두렵다. 무엇이 있는지 그 실체가 보이지 않기에 막연한 공포심을 안겨준다. 인공지능교육의 시작을 앞두고 많은 분들이 그와 같은 심정일거라 생각된다. 하지만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은 시작되었고, 지능정보사회로 이미 진입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그렇게 빠르게 인공지능을 받아들이고,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큰 성장을 이루어내고 있다. 아이들이 그러한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서 우리 어른들이 좀 더 용기를 내어보면 어떨까. 괴테는 ‘용기 속에는 천부적인 재능과 힘, 마법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 당장 그 일을 시작하라! 그 자체가 천재성이고, 힘이며, 마력이다.’ 부모는 부모로서 해야 할 일을, 교사는 교사로서 해야 할 일을 어렵지만 하나씩, 그러나 용기 내어 시작해보면 좋겠다.
2018년 6월 28일,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에 따라서 아동학대관련범죄로 형을 선고받으면 일률적으로 10년간 취업제한을 규정한 구 「아동복지법」 제29조의3이 2018년 12월 11일 개정되었고, 2019년 6월 12일부터 시행되었다. 개정된 「아동복지법」 제29조의3에 따르면 법원이 형을 선고하면서 취업제한기간(최대 10년)을 정해서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하고, 다만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취업제한기간을 면제하도록 하였다. 교사가 취업제한명령을 선고받으면 학교에 근무할 수 없으므로(휴직도 허용되지 않는다) 사립은 직권면직처리가 되기도 하고, 공립은 시·도에 따라서 연수원 등으로 전보를 하여 취업제한기간 동안 학교에서 근무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준다. 기소된 혐의로 파면이나 해임과 같은 배제 징계를 받지 않더라도 취업제한명령을 받으면 학교에서 근무하지 못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직에서 물러나야 할 수도 있으므로, 교사는 아동학대관련범죄로 기소가 되면 유죄냐 무죄냐도 중요하지만 취업제한명령의 유무도 매우 중요하다. 이에 최근 선고된 판결을 통해 취업제한명령을 받는 사례를 알아보자. 사례 1 _ 특수학교 담임교사의 아동학대 ● 사실관계 특수학교 담임교사가 초등학교 6학년 학생에게 다음과 같은 행위를 함(피해자는 지적장애 1급으로 3세 미만의 지능을 가지고 있고, 키가 170cm 상당, 몸무게 90kg 상당임) ● 판결 원심에서는 징역 1년 6개월, 3년간의 취업제한이 선고되었으나 항소심에서 5,00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한 사정 등이 고려되어 징역 1년 6개월의 3년간 집행유예, 3년간 취업제한명령이 선고됨(이미 파면 징계를 받은 점도 고려가 됨). 사례 2 _ 어린이집 만 1세반 담당교사의 아동학대 ● 사실관계 피고인은 어린이집의 만 1세반 담당교사로 피해아동에게 미술활동에 참여할 것을 권유하였음에도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피해아동을 구석으로 데리고 간 다음 피해아동의 팔과 다리를 붙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손으로 피해아동의 다리를 2회 때리고, 계속하여 피해아동을 안고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 손으로 피해아동의 등을 2회 때리고, 손으로 피해아동의 등을 부여잡음. ● 판결 징역 4개월의 2년간 집행유예, 2년간 취업제한이 선고됨. 사례 3 _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30차례 이상 아동학대 ● 사실관계 피고인은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과실로 아동에게 약 5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심재성 2도 화상을 입히기도 하고, 수개월 동안 만 0세~만 1세에 불과한 피해아동들을 상대로 30차례 이상 지속적으로 정신적·신체적 학대를 함. ● 판결 1심에서는 징역 8개월, 3년간의 취업제한이 선고되었으나 2심에서 합의를 한 점이 고려되어 징역 8개월의 2년간 집행유예, 3년간의 취업제한이 선고됨. 사례 4 _ 취업제한 면제 사안 ● 사실관계 피고인은 초등학교 과학과목 교사로 과학실에서 학생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주었음에도 피해자(12세)가 의자를 발로 차는 등 반항하였다는 이유로 한 손으로 피해자의 어깨를 잡아 밀쳐 피해자를 넘어뜨림 ● 판결 벌금 200만 원, 취업제한은 면제됨. 사례 5 _ 2세 여학생에 대한 과잉 훈육 ● 사실관계 피고인들은 어린이집 담임교사, 보육교사로 2세의 여학생이 또래 아동들보다 대근육 운동의 발달이 빠르고 매우 활발하여 행동반경이 넓고 종종 산만한 모습을 보이거나 또래 아동들과 불화가 있었고, 이로 인하여 반 학생들의 지도 및 통솔에 어려움을 겪자 업무 편의를 위하여 피해아동을 아기식탁의자(일명:부스터)에 앉혀놓기로 하고, 약 36분간 다른 아동과 달리 피해아동만 아기식탁의자에 강제로 앉힌 채 움직일 수 없게 하는 행위를 26회에 걸쳐서 함. ● 판결 피고인들에게 징역 8개월의 2년간 집행유예, 징역 6개월의 2년간 집행유예, 징역 4개월의 1년간 집행유예 및 1년간의 취업제한명령이 선고됨. 최근 어린이집 교사들이 아동학대로 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어린이집의 경우 CCTV가 있어 증거가 명확하고, 장기간 반복적으로 학대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대부분 집행유예 및 취업제한명령이 선고되었다. 반면 초등학교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학대의 경우에는 벌금만 선고되고 취업제한명령은 면제된 사례가 있었다. 이와 달리 특수학교 교사가 지속적으로 장애학생을 학대한 경우에는 1심에서는 실형이 선고되었으나 2심에서 합의가 되어 집행유예 및 3년의 취업제한이 선고되었다. 교사가 아동학대관련범죄로 전과가 있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초범이라는 점은 양형에 있어서 유리한 요소이다. 따라서 아동학대 행위가 지속적이지 않은 우발적 행위라면 취업제한명령이 면제될 확률이 높고, 이와 달리 지속성이 있는 경우에는 1~3년의 취업제한명령이 선고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 몰래카메라였습니다 (강정연 지음, 바람의아이들 펴냄, 128쪽, 1만1000원) 초등학교 고학년을 위한 단편 동화집. 아주 평범하고 일상적인 순간, 아이들이 부쩍 자라는 특별한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좁은 집에 커다란 피아노를 들여놓은 엄마가 들떠 보이는 이유, 우리 동네 떠돌이 개 누렁이가 옥상에서 떨어진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물이야 (이정모 지음, 김진혁 그림, 아이들은자연이다 펴냄, 48쪽, 1만5000원) 국립과천과학관 관장인 저자가 초등학생들을 위해 쉽게 풀어쓴 물 이야기. 생명 탄생과 유지의 핵심이며, 가장 익숙하고 중요한 물질인 물을 있는 그대로 설명한다. 책 후반부에 물과 화학에 대해 초등학생들이 궁금할 만한 내용을 저자와의 문답으로 풀었다.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 (인티 차베즈 페레즈 지음, 이세진 옮김, 노하연 감수, 문예출판사 펴냄, 268쪽, 1만4800원) 스웨덴의 언론인 출신 작가이자 성교육 전문가인 저자는 “상호존중이 모든 관계의 토대가 되어야 한다”며 ‘존중’과 ‘동의’를 바탕으로 한 성교육을 강조한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뜬구름 잡는 성교육이나 ‘하지 마라’, ‘보지 마라’, ‘조심하라’ 같은 예방에만 그친 성교육이 아닌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인 성 이야기를 담았다.
청소년을 위한 사회평등 에세이 (구정화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292쪽, 1만5800원) 한국사회와 한국인들이 취약한 차별과 불평등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책. 불평등, 편견과 고정관념, 혐오의 개념부터 우리 가까이에 있는 다양한 불평등의 양상과 여기에 개입된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했다.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도, 나와 이웃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인식을 제공해준다.
넥스트 티처 (김택환 지음, 에듀니티 펴냄, 244쪽, 1만5000원) 4차 산업혁명과 국가전략 전문가인 저자가 ‘코로나19’라는 위기 앞에서 우리의 미래교육전략을 제시한다. 포스트 코로나시대는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 이 시기의 선생님들은 나라의 미래를 책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새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선생님 상으로 ‘크리에이터’를 강조하며 선생님을 응원한다.
유대인 교육의 오래된 비밀 (김태윤 지음, 북카라반 펴냄, 318쪽, 1만5000원) 우리나라 입시 위주의 교육현실에 대한 대안으로 오천 년을 이어온 유대인 교육을 제시한다. 유대인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대화와 토론식 ‘하브루타’를 바탕으로 아이들을 사랑으로 가르친다는 것. 저자는 유대인 교육을 가정과 학교에 도입하여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바꾸자고 주장한다.
그림책, 교사의 삶으로 다가오다 (김준호 지음, 교육과실천 펴냄, 252쪽, 1만5500원) 현직 교사인 저자는 그림책으로 수업하며, 학생들에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줄 뿐만 아니라, 학급을 운영하는데도 그림책을 활용하고 있다. 학교와 교실, 학생과 동료 교사와의 관계 등 필요할 때마다 공감과 위로, 지혜와 성찰을 준 그림책이 자신에게 가져온 변화를 나누고자 한다.
우유보다 뇌과학 (만프레드 슈피처, 노르베르트 헤르슈코비츠 지음, 박종대 옮김, 더난출판사 펴냄, 224쪽, 1만4000원) 독일 뇌과학자와 스위스 소아과의사가 영유아 및 초등교육 시기 아이들의 뇌 발달 과정을 최신 뇌과학으로 상세히 밝힌 책. 어려운 뇌과학 지식을 아이의 시각과 뇌 발달 관점에서 구체화시켜 설명한다. 수동적인 존재로 인식하기 쉬운 아기가 어떻게 세상을 인식하고, 흡수하고, 판단하고, 조정하는지 풀었다.
여행을 좋아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기차여행을 좋아한다. 어쩌다 러시아와 인연이 되어 세계에서 가장 긴 기차를 자주 타고 있다. 처음에는 무작정 대륙을 횡단하고자 이용했었다. 그리고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시베리아 풍경이 궁금해 기차표를 끊었다. 기차여행을 하면서 러시아어가 이리 유용할 줄 몰랐다. 언어 덕분에 기차 안에서 사람들과 어울림이 즐거웠다. 제한된 공간에서 나의 얘기를 하고 남의 얘기를 들어주는 일은 국경을 넘어 사람이라서 즐거운 일이었다. 그렇게 기차 탑승 횟수가 점점 늘어갔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시베리아 횡단열차(Trans Siberia Railway)는 일주일을 달려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 닿는다. 객실은 1·2·3등칸으로 나뉘는데 재미난 일은 대부분 삼등칸에서 일어났다. 지금은 법적으로 객실에서 술을 마실 수 없다. 예전에는 술이 있어 더 가까워지기도 했고 도중에 기차에서 내려 그들 집에 함께 가기도 했다. 지금은 술이 아니어도 대화를 나누긴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점점 대화도 줄어드는 듯하다. 한국에서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를 타면 세 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그 거리도 멀다고 말한다. 러시아에서는 부모님을 만나거나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도 3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요즘은 저비용 항공사가 생겨서 기차 요금만큼이나 저렴한 비행기로 이동이 가능해졌음에도 많은 러시아 사람들은 기차를 이용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승객 구성이 외국인 여행자나 중앙아시아 노동자 그리고 북한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러시아 사람들에게도 여전히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인기 있는 교통수단이다. 삼등칸 사람들은 모두가 한 편의 다큐멘터리 소재를 담고 있다. 식사시간을 제외하면 책을 읽거나 오락을 하거나 잠을 잔다. 슬쩍 어디를 가는지, 누구를 만나러 가느냐고 질문을 던지면 기찻길 닮은 긴 이야기가 마구 쏟아진다. 맞은편 자리에 할머니는 남편과 사별하고 자식들이 있는 도시로 이사하는 길이라고 했다. 보드카에 취해 살던 남편이 미웠고 이제 남은 인생은 꽃길을 걷고 싶다며 책 사이에서 리즈 시절 사진을 꺼내셨다. 사진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지인의 소개로 먼 거리 연애를 하던 여자는 처음 남자를 보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수개월 온라인 연애 끝에 그가 사는 도시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린 그녀가 손을 흔드는 곳에는 휠체어에 앉은 남자가 있었다.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한국에만 일하러 오는 줄 알았던 중앙아시아 노동자들. 하바롭스크나 블라디보스토크 건설현장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만 악덕업자들이 임금체불을 밥 먹듯이 하는 바람에 빈털터리로 고향에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고향에서는 10만 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면 러시아에서는 40만 원 이상은 보장이 된다고 하니 많은 젊은이가 길 위에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고 먼 길을 오고 있다. 가장 잊을 수 없었던 승객은 모스크바 건설현장으로 가는 북한사람들이었다. 몇 날 며칠 말을 섞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가까운 곳에 있었던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을 나누었다. 중간에 우리가 먼저 내렸을 때 좁은 창틈으로 그들은 ‘다시 만나요’를 불러주었다. 땅거미가 내린 시간이라 자세히 볼 수 없었지만, 서로의 뺨에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마냥 기차가 좋아서 타기 시작한 시베리아 횡단열차. 어쩌다 보니 그곳에서 나는 단순한 기차여행보다 더 큰 여행을 했던 것 같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사진을 찍어주고 그들이 잘 되길 빌어주었다. 다소 차가워 보이는 러시아 사람들도 대화를 하다 보니 가슴 속에는 후끈한 것 하나쯤 품고 사는 사람들이었다.
집값이 오르면서 집을 사야겠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주택 거래량이 급증합니다.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높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다수가 집을 사야겠다고 판단했으니 지금 집을 사는 게 현명해보입니다. 그런데 거래량이 늘었다는 것은, 사실 집을 파는 사람도 그만큼 많다는 뜻입니다. 집을 사거나 파는 것은 우리 일생에 가장 중요한 시장 참여 결정입니다. 우리는 여러 합리적 이유를 조합해 이 중대한 결정을 합니다. 그런데 그 결정은 합리적일까? 우리는 어떤 사회현상에 대중들의 수요가 결합하면 그것을 옳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저 ‘우연’일 경우가 많습니다. 데런 브라운(Derren Brown)은 마인드 컨트롤, 러시아 룰렛 등의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영국 출신의 심리학자이면서 작가 마술사다. 그는 어떤 조작도 없이 TV에서 동전을 던져 10번 연속 앞면이 나오는 마술을 선보였다. 10번 연속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올 확률은 1/1024, 0.1%도 되지 않는다. 그는 어떻게 이 마술을 선보였을까? 간단합니다. 미리 녹화하면서 10번 연속 앞면이 나올 때까지 계속 동전을 던졌습니다. 9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이 마술(?)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그의 마법 같은 능력을 믿거나 아니면 특별한 눈속임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틀렸습니다. 그는 단지 우연을 위해 계속 동전을 던졌을 뿐입니다. 우리는 우연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배 A가 2번 집을 팔았는데 그때마다 집값이 올랐다면 그가 어리석은 판단을 했다고 믿습니다. 심지어 그가 어리석다고 판단하기도 합니다. 친구 B가 집을 사서 집값이 크게 올랐다면, 그때 그의 판단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합니다. 회식자리에서 집을 사라는 그의 충고에 솔깃해집니다. 과연 그럴까? 우리는 생각보다 합리적이지 않다 6연발 리볼버로 러시안룰렛 게임을 할 경우, 한번 방아쇠를 당겨 죽을 확률은 1/6입니다. 하지만 5번, 10번, 20번, 할수록 죽을 확률은 100%에 수렴합니다. 그런데 만약 드미트리 야프센코가 러시안룰렛 게임을 30번 해서 살아남았다면 대중들은 이를 우연이라고 평가할까? 그는 어쩌면 종교지도자가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과학적인 주장을 하는 전문가는 진짜일까. 그가 서울의 집값이 오른다고 예측한 뒤에 서울의 집값이 오르는 걸까? 서울의 집값이 계속 오르니, 서울의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전망하는 걸까? 또 다른 사례 하나. 어느 날 한 주식브로커가 나에게 메일로 A기업의 주식을 사라고 권한다. 그 주식은 다음날 주가가 오른다. 다음날도 메일이 왔다. K기업의 주식매입을 권한다. 실제 다음날 K기업의 주가가 오른다. 이렇게 10일 연속 볼티모어 주식중개인이 나에게 추천한 10개의 종목이 모두 다음날 주가가 올랐다. 통계적으로 1/1024의 확률이다. 다음날 그는 자신을 믿고 돈을 맡기라고 권한다. 나는 이제야 그를 온전히 믿고 전 재산을 그에게 맡긴다. - 틀리지 않는 법 중에서. 조던 앨런버그 어떻게 가능했을까? 볼티모어 주식중개인은 모두 10,240명에게 이메일을 보냅니다. 절반의 전망이 맞고, 다음날 5,120명에게 메일을 보냅니다. 이런 식으로 열흘이 지나면 통계적으로 10명에게는 10번 모두 정확한 예측이 전달됩니다. 제약회사의 실험도, 펀드상품의 안전성도 모두 대규모 표본을 통해 검증됩니다. 몇 개의 한정된 표본은 우리에게 언제든지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전문가’의 시장 예측이 두어 번 맞았다면 우리는 그를 신뢰합니다. 대중은 서둘러 공신력을 부여합니다. 그의 예측을 쉽게 믿습니다. 합리적 판단을 위해서는 수많은 과학적 요소가 투입돼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매일 매일 제한된 몇 가지 요소의 조합으로 판단을 합니다. 게다가 그 판단의 상당부분은 내 마음의 ‘선호’입니다(오징어 먹물파스타를 고를 때 우리는 얼마나 과학적인가?). 류현진이 수학을 계산하며 공을 던지지 않고, 이치로가 물리학을 이용해 타격하지도 않습니다. 사실은 합리적 사고가 아니고, 남들이 하니까, 내 마음도 끌리는 겁니다. 우리의 합리적 판단을 방해하는 것들 경제가 복잡해지면서 우리가 시장에 합리적으로 참여하기는 갈수록 더 어려워집니다. 경제학은 이를 ‘제한적 합리성’이라는 말로 설명합니다. 제한된 합리성 속에서 우리는 어떤 판단을 할까? 사실은 어림짐작합니다. 휴리스틱(Heuristics)이 동원됩니다. 류현진이 공을 던질 때 매번 과학적인 동작을 계획하고 던지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훈련된 휴리스틱으로 슬라이더를 던집니다. 우리 일상에서 그 휴리스틱이 매번 적중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류현진이 수천만 달러를 받는 이유다). 우리의 휴리스틱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알 수 있는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의 아주 간단한 실험입니다. 다음 값은 얼마인가? 즉시 어림짐작으로 답하시오. 1) 8*7*6*5*4*3*2*1 = 2) 1*2*3*4*5*6*7*8 = 학생들은 1)의 경우 평균 2,250이라고 답했지만, 2)번으로 질문하자 같은 학생들은 평균 512로 답했습니다(정답은 물론 40,320이다). 이런 우리가 강남 아파트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통계를 서너 개씩 해석하며 합리적 판단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우리 주변 사람들 다수가 요즘 그런 판단을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아무도 연초에 토정비결을 보지 않는다면 당신은 설날 연휴에 토정비결을 보러 갈까? 우리의 제한적 합리성에는 수많은 바이어스(Bias)가 끼어듭니다. 휴리스틱이 ‘어림짐작’이었다면 바이어스는 편견입니다. 하루에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이 더 많을까, 자살로 죽는 사람이 더 많을까? 대부분 교통사고 사망자가 많을 거라고 답합니다. 참고로 2019년 교통사고 사망자는 3,349명, 반면 우리나라는 해마다 만2천여 명이 자살하는(신고된 통계만) 나라입니다. 하지만 언론은 주로 큰 교통사고를 보도하고 우리는 교통사고가 더 흔하다는 바이어스에 빠져듭니다. 이 결합오류(conjunction bias)가 또 우리의 합리적 판단을 방해합니다. 블랙 스완이 일상화가 된 지금, 누가 맞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게다가 시장엔 늘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 터집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그것, 경제학은 블랙 스완(Black swan)이라고 합니다. 실제 1969년 호주에서는 검은 백조가 발견됐습니다. 설마 그런 일이? 그런데 그런 일은 늘 터집니다. 전염병이 번져 국경이 막히고, 병실이 부족해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선진국의 모든 학교가 문을 닫고…. 이 영화 같은 일은 지금 우리 곁에서 현실이 됐습니다. 그러니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증권사의 펀드매니저와 앵무새가 주식시장에 참여해 올리는 수익률은 통계적으로 비슷합니다. 그러니 수많은 전문가도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고, 미래가 현실이 된 이후에 그것을 설명할 뿐입니다. 그러니 전문적이지 않은 우리가 시장에 참여해 수억 원이 넘는 집을 사는 결정이 합리적이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주변에 어떤 친구(전문가)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지금 왜 집을 사야 하는지 설명한다면, 저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지금 왜 집을 팔아야 하는지 설명할 수 있습니다. 누가 맞을까?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잘 모른다는 겁니다. 우리는 제한적으로 합리적일 뿐입니다.
박상률의 봄바람은 열세 살 섬 소년의 생활과 방황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동네 여자아이와 풋사랑, 서울에서 전학 온 여자아이에 대한 관심 그리고 성공을 꿈꾸며 시도한 첫 가출 등이 주요 이야기다. 1997년 첫 출간 이후 개정판이 거듭나오며 이제 ‘성장기를 거친 모든 이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현대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출판사 설명이다. 성장기를 거친 모든 이들을 위한 소설 봄바람 주인공은 진도 농촌마을에 사는 열세 살 소년 훈필이다. 마을 아이들은 뭍으로 나가 성공해 돌아오는 것이 꿈이다. 훈필이 역시 넓은 세계를 동경하고 있다. 그러나 궁색한 가정형편에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하다. 어느 날 아버지는 훈필이 몫으로 염소 한 마리를 사 온다. 새끼를 늘려 중·고교에 갈 학비를 마련해보라는 것이다. 훈필이는 염소를 열심히 돌본다. 염소 새끼를 늘려 푸른 목장을 세우고, 같은 동네 여자아이 은주와 결혼해 푸른 목장을 경영하는 꿈에도 부푼다. 그런데 서울에서 전학 온 여자아이에게 마음이 끌리는 와중에 애지중지 키운 염소가 허망하게 죽는다. 상심한 훈필이는 하루라도 빨리 도시로 나가 성공하겠다며 가출을 시도한다. 그러나 뭍으로 나가자마자 집에서 갖고 나온 돈을 모두 털리고, 사흘 만에 섬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봄바람이 불면 어김없는 시골 청소년들의 가출 행렬, 품앗이와 은밀한 입소문 같은 어른들의 행태, 지루한 교장과 담임선생님의 훈화, 동네 이장의 마이크 공지 등 어릴 적 겪어본 일들이 많았다. 그래서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진한 남도 사투리도 정겹다. 좋은 소설이다. 이 소설이 특히 필자 관심을 끈 것은 망태기에 늘 꽃을 꽂고 다니는 동냥치 ‘꽃치’가 나오기 때문이다. 꽃치는 말은 전혀 하지 않고, 망태기에 가득 담은 꽃과 노랫가락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동냥치다. 꽃치가 꽂고 다니는 꽃은 당연히 ‘그 계절에 피는 꽃’이었다. 봄에는 찔레꽃, 여름엔 칡꽃, 가을엔 들국화, 겨울엔 동백꽃을 꽂고 다니는 식이다. 칡꽃에서 동백꽃까지 꽃이 나오는 장면을 보자. 망태기엔 어김없이 꽃이 가득 꽂혀 있었다. 이번에 꽂고 온 꽃은 불그스름한 칡꽃이다. 칡덩굴이 망태기를 친친 감고 있었고, 칡꽃과 잎사귀가 온통 망태기를 뒤덮고 있었다. 추석을 앞뒤로 해서 거의 달포 가량 보이지 않던 꽃치가 들국화가 피어남과 동시에 고개를 넘어왔다. 그의 망태기엔 노란 들국화와 하얀 들국화가 잔뜩 피어 있었다. 꽃치는 고갯마루에 군락을 이룬 동백 숲의 한쪽 언덕에 비스듬히 기대어 이를 잡고 있었다. 이를 잡는 걸로 보아 꽃치의 몸에도 분명 따뜻한 피가 흐르리라. (중략) 꽃치의 망태기엔 동백꽃 수십 송이가 꽂혀 있었다. 마치 망태기에 처음부터 동백꽃이 피어 있던 것처럼 보였다. 어김없이 꽃치의 망태기를 뒤덮고 있던 계절꽃 칡은 알면서도 칡꽃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눈여겨보면 7~8월 한여름에 자주색 꽃잎에 노란 무늬가 아주 인상적인 꽃이다. 칡꽃은 참 향기가 좋다. 향기가 진하고 멀리 가 10여㎞ 떨어진 곳에서도 주변에 칡꽃이 핀 것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칡꽃 향기는 어떻게 표현할지 난감하지만, 아주 싱그러운 향이다. ‘와인향처럼 좋은 향’이라고 표현한 사람도 있다. 꽃치 망태기에 ‘노란 들국화와 하얀 들국화’가 잔뜩 피어 있었다고 했다. 사람들은 흔히 들국화라고 하는데, 들국화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은 따로 없다. 들국화는 야생의 국화를 통칭하는 말인데, 보라색 계통의 들국화는 벌개미취와 쑥부쟁이, 꽃이 흰색인 것은 구절초, 노란색인 것은 산국과 감국이 대표적이다. 그러니까 꽃치의 망태기에는 산국이나 감국, 그리고 구절초가 가득했을 것이다. 찔레꽃은 좋아하는 동네 여자아이 은주를 생각할 때 나오고 있다. 산으로 가는 길옆 밭둑의 울타리를 이룬 찔레나무에 하얀 찔레꽃이 하나둘 피어나기 시작했다. 누가 일부러 심은 적도 없는데 밭둑의 울타리로 스스로 자라 있는 찔레나무. 찔레나무는 그 자리가 아주 잘 어울렸다. 나는 찔레나무의 가시를 피하며 여린 찔레순을 꺾어 입에 물고 걸어갔다. 배에서 쪼르륵 소리가 났다. 갑자기 은주 생각이 났다. ‘은주헌티도 찔레순을 꺾어다 줄까? 아녀, 은주헌틴 물병에 꽂아 놓으라고 찔레꽃 줄기를 몇 가닥 꺾어 주는 게 좋것어. 근디 가시가 있은께 조심해서 다뤄야 될 틴디. 어려서 뽑아먹은 삐비가, 삘기가 아니라 당당하게 ‘삐비’가 나오는 소설을 처음 보았다. 삘기는 여러해살이풀인 띠의 어린 꽃이삭이 밖으로 나오기 전에 연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 삐비는 삘기의 사투리인데, 우리 동네에선 삐비라고 불렀다. 언덕이나 밭가에 많은 삘기를 까서 먹으면 향긋하고 달짝지근했다. 그러나 삘기는 쇠면 먹지 못하기 때문에 먹을 수 있는 기간이 잠깐이었다. 삐비도 은주를 생각하는 대목에서 나오고 있다. 동생을 돌보고 염소를 기르는 일만으로도 꽤 바빴지만, 머릿속은 온통 은주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염소를 데리고 산에 오르내릴 때마다 산으로 가는 밭둑이나 산언덕에 삐비가 있으면 뽑아 모았다. 그것도 될 수 있으면 씹기에 부드러운 여린 순만 모았다. 기회를 보아 은주에게 주고 싶어서였다. 남도가 배경인 소설답게 배롱나무집이 나온다. 배롱나무는 요즘엔 서울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예전엔 남부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나무였다. 이 나무 표피를 긁으면 간지럼 타듯 나무가 흔들린다고 해서 ‘간지럼 나무’라고도 부른다. 실제로 간지럼을 타는 것일까. 사람이 나무에 다가갈 때 이는 바람에 나무가 흔들린다는 설명이 더 설득력 있다. 배롱나무 수피는 반질반질하다. 표면이 너무 매끈해 나무 잘 타는 원숭이도 미끄러진다고 일본에서는 ‘원숭이 미끄럼나무’라 부른다. 아래 배롱나무집이 나오는 대목에 이런 내용이 잘 나와 있다. 월남 갔던 배롱나무집 셋째 아들이 돌아온 것이다. 그 집 마당엔 오래전부터 나뭇가지가 미끌미끌해서 원숭이도 미끄러져 내린다는 배롱나무가 있어서 배롱나무집이라고 불린다. 배롱나무는 또 간지럼을 잘 탄다고 하여 아이들은 어쩌다 그 집에 들어가면 매끌매끌한 나뭇가지를 만지며 간지럼부터 태우곤 했다. 아이들은 저녁이면 배롱나무집으로 몰려들었다. 월남에서 당당하게 돌아온 셋째 아들의 무용담을 듣기 위해서였다. 그는 월남에서 베트콩 잡은 이야기를 신나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