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7,18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최근 대법원이 7년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통보가 적법하다는 1‧2심 판결이 잘못됐다며 서울고법으로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이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 처분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을 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전교조가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즉 대법원이 본안 소송 1·2심에서는 모두 패소한 전교조 손을 들어주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교조는 2013년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받은 지 7년 만에 합법화 길이 열리게 됐다. 물론 법외노조 위법 판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실업자·해고자를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는 없다는 법조계의 지적이다. 관련 법률의 개정이 선결 요소이다. 다만 현재 국회의 여야 의석수를 감안하면 절차상 과정은 남았지만, 이제 법외노조 철회, 합법화는 기정사실화됐다. 이번 파기 환송에서 대법원은 다수 의견으로 법외노조 통보의 근거인 시행령은 헌법상 보장된 노동 3권을 본질적으로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하기에 무효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재판의 핵심 쟁점인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2항이 '행정권의 발동은 법률에 근거를 둬야 한다'는 법률 유보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당 시행령은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면 고용부 장관은 시정 요구를 하고 이행하지 않은 노동조합에 대해선 법외노조를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실상 노조 해산이나 다름없는 법외노조 통보를 법률이 아닌 시행령으로 정한 것은 위헌이라는 판단이다. 이는 해직자 등 원칙적으로 조합원 자격이 없는 사람을 조합원에 가입할 수 잇도록 길을 터 준 것으로 추후 지속적으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정치적 판결을 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앞서 헌법재판소가 2015년 해직교사를 노조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교원노조법 2조를 합헌으로 판단했다. 이번 판결이 진보 성향 우위의 대법관 구성에 따른 ‘코드판결’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만에 하나 대법관들의 이념·진영 성향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진다면 법치의 안정성이 흔들리고 나아가 국가가 흔들릴 수 있는 중차대한 일이다.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결한다는 재판·판결의 본령과도 배치된다. 사실 2015년 헌재가 '교원이 아닌 사람이 전교조에 가입해 활동하면 노조의 자주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해직교사의 조합원 가입을 막은 교원노조법에 합헌 결정을 내린 것과도 배치된다. 다만 이날 대법원이 전교조가 낸 법외노조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해 당분간 법외노조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이번 파기 환송으로 최고심인 상고심에서 사법부가 전교조 합법화 길을 열어주면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의 사전 포석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정부는 ILO 협약 비준을 위해 노조법, 공무원노조법, 교원노조법 등 노조3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한 상태다. 개정안에는 실업자뿐 아니라 해직 교원의 노조 가입과 활동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번 대법의 파기 환송으로 노조법 개정에 앞서 해고자의 노조 가입을 인정해준 셈이어서 추후 교육계는 물론 산업계 현장에서 상당힌 논란이 야기될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작년 서울 인헌고 정치편향 수업처럼 교육 현장에서는 교실의 정치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실제로 지난 4.13 총선의 선거권 연령 하향, 서울 인헌고 정치 편향 교육 사태, 일부 시도의 민주시민교육으로 코스프레한 정치교육 등이 더욱 가중될 우려가 농후하다. 1989년 태동한 전교조는 31년 전 소위 참교육을 기치로 출발해 꾸민적 반향과 지지를 받았지만, 그 후 정치 편향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교육의 정치화라는 비판이 커지면서 합법, 위법 사이를 오갔던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특히 5만명 조합원 중 9명의 해직교사를 조합원으로 둔 결과 법외노조 판결을 받은 함의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저촉 조합원의 과다를 불문하고 실정법 위반이라는 점도 숙고해야 할 것이다. 산업계에서는 코로나19 위기인 데다 힘의 균형이 노조에 치우쳐 있는 상황에서 해고자 노조 가입이 허용되면 노사 관계가 더 악화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정부는 교육계 내지 산업계의 혼란을 해소하고 안정을 도모시킬 혜안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물론 전교조도 이제 합법화라는 숙원을 이룬 만큼 교원노조로서의 본분을 되찾고 무너진 교육현장을 바로 세우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인타까운 판결이지만, 대법 판결은 현실이다. 이제 법내 노조의 길이 열린 만큼 법과 원칙을 지키는 가운데 코로나19 극복과 교육격차 해소, 학교 살리기 등 교육발전을 위에 진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국내 최대 전문직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의 상생·협력을 모색해야 한다. 반드시 국난과 교육 난국 극복의 동반자 의식.활동에 충실해야 한다. 전교조는 이번 대법 판결을 계기로 이념·정치 편향의 구태에서 벗어나 31년 조합 연력을 갖는 진정한 참 교육을 선도하는 조합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다. 다만, 진정으로 이번 대법원의 전교조 합법화 판결이 교단 ‘이념·정치화’ 가속화가 반드시 통제돼 국민 들이 안심하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기를기대한다.
‘교육부 잘났다. 긴급돌봄교실에 어쩔 수 없이 보내는 부모 심정은 모르는 거냐.’ 지난달 25일 전면 원격수업 결정 후 올라온 어느 글의 요지이다. 코로나19의 위급한 상황과 관련해 교육과 정부 당국에게 교육 제도와 사회 기반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래의 중요한 갈림길 앞에 선 고3은 사면초가다. 전면 원격수업에도 고3만은 매일 등교하며 기숙사 학교는 기숙사 생활을 한다. 수시 및 수능 등 준비된 일정이 즐비하다. 생명의 문제에도 예외를 둘만큼 중요하고 절박한 문제라고 위로할 뿐이다. 수험생 추가 지원 방안 유무에 대한 교육부와 대교협 간의 해프닝은 대입 일정 진행에 대한 어려움과 예민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갑작스러운 전면 원격수업 시행처럼 불가피한 상황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필요 인력 및 적절한 운영, 갑작스러운 격리 시험 대상자의 출현 등에 대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준비해야 한다. 안전만이 아니라 일정 진행의 적절성과 공정함 등까지 고려해야 한다. 현 상황의 준비도 어렵지만 돌발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미리 준비해서 발생과 동시에, 혹은 한 발 빠르게 대처하고 결정해야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대입과 무관한 고3들이 있다. 이들에 대한 언급과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미안한 말이지만 사회가 무관심해도 교육부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육부니까.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이런 상황에 대한 대비는 더욱 중요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은 임시방편적이거나 단절되어 운영되기 쉽다. 중복된 콘텐츠가 지역이나 모임별로 개발되고 있다. 학습의 책임은 이전보다 더욱 학생의 책임으로 맡겨져 가정 환경 영역으로 더욱 부가되고 학습 위기가 거론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 방안, 학생 주도학습과 학교의 역량 강화를 위한 통합적 플랫폼 개발과 제공, 가정의 배움 지원을 위한 환경 등을 위한 시스템과 제도가 절실하다. 대입은 교육 결과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내부형 무자격 교장공모제의 후유증이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정노조 출신 편향성, 교육감 측근 인사 임명, 원직 복귀 무시 등의 문제가 교육계 비판을 사고 있다. 인천교총은 1일 인천시교육청 내부형 무자격 교장공모제 2학기 결과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특정노조 출신 인사 편향성, 원직 복귀를 무시하고 교육청 간부로 발탁한 사례 등을 비판했다. 인천교총은 “내부형 무자격 공모제 교장은 특정 노조 출신 교사들만을 위한 등용문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도 거의 대부분의 내부형 무자격 공모제 교장은 특정 노동조합 출신의 인사들로 선발됐다”며 “내부형 무자격 교장공모제는 코드에 맞는 무자격 인사들에게 더 큰 혜택을 부여하는 ‘교육청판 음서제’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교총에 따르면 내부형 무자격 교장공모제 4곳 중 3곳이 특정단체 출신의 인사가 임명됐다. 또한 지난 8월 무자격 교장공모제 임기가 끝난 일부 인사가 교육청 간부로 발탁됐다. 이들은 “내부형 무자격 공모제 교장의 임기를 마친 교사가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경우는 거의 전무하다. 자격도 없는 교장의 직을 수행했다는 이유 하나로 전문직인 장학관 대우의 보직으로 교육청에 입성했다. 내부형 무자격 공모제 교장은 전문직 입성의 통로로 전락했다. 시교육청의 올해 2학기 내부형 무자격 교장공모제에서 그 폐해가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측근으로 알려진 인사가 해밀초 공모교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서도 특혜인사 의혹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모과정에서 지원자 서류를 마감한 다음 날 인터넷에 탑재하기로 했던 원칙을 무시하고 5일이나 지연되는 절차상 하자가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 그 의혹은 더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지연 탑재가 이미 지원한 지원자의 이익을 무시하고 새로이 공모절차를 진행할 정도로 절차적 하자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려웠다”며 “서류 탑재 지연은 모든 지원자에게 공통적으로 발생해 특정인에 대한 공정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다른 지원자 A씨가 이에 대한 부당성을 시교육청은 물론 교육부, 국민신문고, 국민권익위원회 등 여러 경로로 제기한 사실 또한 밝혀졌다. 이는 지연탑재에 대해 A씨가 자신의 이익에 침해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교육청은 재공고 없이 강행한 것이다. 복수의 지역 교사들은 “임명된 인사는 최교진 교육감 선거 때 휴직해서 도왔다는 말이 나오고, 당선 후에도 사적인 자리에서 동석하는 등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측근 중의 측근으로 꼽힌 인사의 내정설은 워낙 유력했다”고 말했다. 최 교육감의 2014년 선거과정에서 해당 인사가 휴직했다는 부분에 대해 시교육청은 “개인정보이므로 동의 과정 없이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전국 대형학원 20일까지 대면수업 금지…수도권서는 10인 이상 학원도 13일까지 금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수도권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전면 원격 수업이 20일까지로 연장된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대입을 앞둔 고3은 원격 수업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연장됨에 따라 비수도권 지역의 유·초·중 밀집도 3분의 1 이하 제한(고교는 3분의 2 이하) 조치도 20일까지 연장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현재 수도권에 적용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오는 13일까지 일주일 더 연장하고,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도 이달 20일까지 2주 연장한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애초 오는 11일까지이던 서울·경기·인천 지역 유·초·중·고교의 전면 원격 수업 기간을 20일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자 서울·경기·인천 지역 유·초·중·고교의 등교 수업을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전면 원격 수업으로 전환했다. 진로와 진학이 시급한 고3은 제외됐다. 수도권의 전면 원격 수업 기간은 실제 수업일을 고려하면 일주일 연장되는 셈이다. 같은 기간 수도권 고등학교는 등교 인원이 3분의 1 이하로 제한된다. 사실상 고3만 매일 등교하고 고1∼2는 원격 수업하는 방식이 지속할 전망이다. 1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가 있는 데다 같은 날 대입 수시모집을 위한 학생부 마감도 예정돼 있어 고3들은 당분간 대면 수업이 필요하다고 교육부는 보고 있다. 수도권 이외 지역은 유·초·중학교의 등교 인원을 전체 학생의 3분의 1 이하로 제한하는 밀집도 제한 조치를 역시 20일까지 연장해 시행한다. 이 지역의 고등학교는 밀집도를 3분의 2 이하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선제 원격 수업 전환과 밀집도 최소화 조치가 시행된 8월 중순 이후 학생과 교직원 코로나19 확진자는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확진자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깊은 주의와 예방적 조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원의 경우 오는 20일까지 전국의 300인 이상 대형학원은 모두 대면 수업을 할 수 없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에 따라 10인 이상 학원도 13일까지 대면 수업이 금지됐다. 비수도권 지역의 중·소형 학원은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선에서 대면 수업을 할 수 있다. 학원과 유사하게 산업 현장에 필요한 기술·기능 인력 양성 훈련을 시행하는 직업훈련기관도 이번에 집합 금지 대상에 추가돼 원격 수업만 허용된다. 다만 교육부는 16일로 예정된 9월 모의평가 때는 학원에서도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재수생, n수생들이 대부분 학원에서 모의평가를 치른다는 점을 고려한 조처다. 박 차관은 "방역 준비를 철저하게 점검해 9월 모의평가를 학원에서 시행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김명교 기자]코로나19가 갑작스레 열어젖힌 2020년.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버텼던 1학기에 이어 2학기가 시작됐지만 달라진 건 없다. 코로나19가 재확산으로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면서 교사들의 고충과 피로감은 날로 누적되고 있다. 온라인 출석 점검, 수업 동영상 제작, 등교 학생 발열 체크부터 거리 두기, 급식관리, 위생 점검 등 수시로 변경돼 내려오는 지침과 요구사항들로 혼란스러운 일상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교사들은 여전히 ‘뒷북 공문’에 신음한다. 뉴스나 ‘맘 카페’를 통해 소식을 접한 학부모들이 문의를 하면 ‘아직 공문이 내려오지 않았다’고 답변할 수 밖에 없어 불신은 커져만 간다. 교사들은 궁금하다. 현장의 어려움과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교육당국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돌봄과 방역. 교사들에게는 무한한 책임만 지어질 뿐 울타리가 돼 줄 교육부와 교육청은 교사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생각에 허탈해진다. 이에 본지가 2일 현장 교원 9명을 초청해 교사들의 애환을 나누고 학교현장의 요구사항을 교육당국에 전달하기 위한 ‘긴급 화상 좌담회’를 개최했다.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줌(Zoom)’으로진행했으며 한국교총 유튜브 채널 ‘샘TV’에서 생중계 됐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했으며 유치원 교원을 대표해 신영진(경기 파주 천현초병설유치원) 교사가, 초등을 대표해 오준영(전북 설천초)·김민중(대구 서재초)·주우철(인천 원당초) 교사가 참여했다. 중학교에서는 박정현(한국교육정책연구소 부소장)·정수진(인천 만수북중) 교사가, 고교에서는 윤성호(충북상업정보고)·이민우(경기 안양여상) 교사가 참여했고 보건교사를 대표해 차미향(서울 신남중) 전국보건교사회 회장이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했다. 돌봄·원격·보육까지 ‘삼중고’ 하윤수=선생님들도 가르치는 교사이면서 동시에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다. 학생, 학부모, 선생님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교사이자 학부모로서 지금 상황의 방역, 돌봄, 원격학습 등 정부 대책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을 듯하다. 특히, 초등 선생님들은 돌봄교실, 원격수업, 자녀 보육까지 교사들의 ‘삼중고’라는 말이 나온다. 신영진=현재도 원격수업 기간 동안 돌봄 등교 유아가 가장 많은데도 불구하고 원격수업을 위한 지원이 전무한 상황이다. 열화상 카메라 지원, 원격수업을 위한 기자재 대여 지원, 돌봄을 위한 별도 인력이나 방역 인력 확보 등에서 유치원은 열외였다. 놀이꾸러미 준비나 원격수업 활동 준비를 하느라 집에 가서까지 일을 하고 있다. 교과서 없이 교육과정을 만들어 나가야 해서 본인 자녀들까지 어린 선생님들의 고초와 마음고생이 너무나 크다. 오준영=초등 1학년 자녀가 있는데 교사의 재택근무가 허용되지 않아 아이 홀로 원격수업 및 과제를 수행하며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절반의 학생을 등교수업, 절반의 학생을 온라인 수업을 하며 일 평균 8~10시간 씩 평상시 두 배의 수업량을 맡고 있으며 7월 방역전문 인력 지원사업의 종료로 교과전담교사 대부분이 방역업무에 배정돼 담임교사의 수업 부담이 가중되는 현실이다. 김민중=교육청은 일방적으로 지시만 내릴 뿐 현장의 의견 수렴과 소통이 많이 부족하다. 실제로 원격수업을 하면 출석 확인 이후로는 집중이 어렵고 학습이 잘 안 되는 상황인데 가정에서 할 것은 아무런 안내나 협조 없이 학교가 다 책임지고 학력을 올려놓으라고 하니 사실 실현이 어렵다. 교사 자녀 대부분이 가정에서 돌봄 없이 혼자 있는 경우가 많다. 남의 아이 돌보기 위해 정작 내 애는 버려두는 형편이 원망스러울 때가 많다. 대구는 하루에 학급당 8~9명 정도 오는데 두 반을 한 교사가 관리하고 교대로 재택근무하면 교사도 자녀를 돌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스크 수업 호흡곤란·두통 호소 하윤수=오랜 시간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하는 데 많은 불편함을 겪고 있다. 수업 중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곤란, 가슴 통증까지 호소하는 교사가 늘어나고 있다. 천식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세균성호흡기 질환에 노출될 위험성도 커져 있다. 실제 마스크를 착용하고 하루 종일 수업했을 때 심신의 피로도나 체력에도 많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박정현=한 마디로 너무 힘들다. 우선,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소리가 나가기 어렵고, 선생님의 표정이 전달되기 어렵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표정을 살피기 어려운데, 수업에서 학생과의 호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하게 된다. 마치 벽에다 대고 수업을 하는 기분이다. 건강에도 많은 문제가 생겨 걱정이다. 정수진=초기 마스크가 품귀를 겪었던 때에 비하면 수급 상황은 원활해진 것 같다. 학교와 교육청에서 80~90장의 마스크를 지급 받기도 했고, 교사들이 자부담으로라도 마스크를 구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는 어려움은 여전하다. 빈혈, 저혈압인 경우가 많아 큰 숨을 필요로하는 수업에서 두통, 속 메스꺼움 등의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화장에 의한 접촉성 피부염을 겪는 경우도 많다. 기자재 부족, 고3 혼란 ‘여전’ 하윤수=원격수업 초기 교실에 와이파이도 없고, 비축해둔 태블릿 PC를 학생들에게 나눠주다 보니, 막상 교사들은 구할 수 없어 자비로 부담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지금은 어떠한가. 상반기에 비해 원격수업 제반 여건은 나아졌는지와 고3 학생들의 상황도 알고 싶다. 주우철=초기에는 마스크 못지않게 원격수업 장비 가격은 폭등하고 교사조차도 원격수업 장비를 구입하기 힘든 상황이었고 학교예산을 탄력적으로 전용해 쓸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교사들이 자부담으로 장비를 구입했다. 현재는 차근차근 구색이 갖춰지고 있지만,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는 선생님들이 늘어나면서 사진이나 영상 등 저작권이 문제가 될 상황이 염려된다. 무료 배포 콘텐츠 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앞으로 사진이나 영상 자료 등의 저작물을 정당한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수업 자료의 허브를 구축해 교육청이나 단위학교에서 저작권료를 일괄 정산할 수 있는 선진화된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윤성호=기자재가 부족하며 예산을 맞춰서 구매하다 보니 저가의 물품을 구입하게 돼 쉽게 고장 나고 성능에 문제가 있어 활용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전문계고교에서는 소프트웨어의 활용도 많은데 기본적인 것만 지원돼 실습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실습수업은 온라인 쌍방향 수업이 거의 불가능하다.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플랫폼에 나이스를 연동해 출결관리 시스템을 간소화하는 등 중복되는 일을 줄여야 한다. 이민우=취업지도 중 면접지도는 대면 지도가 효율성이 높다. 학생의 표정과 태도의 교육이 필요한데, 이런 지도가 매우 어렵다. 최근 대기업들이 AI 면접을 도입했다. 지도 방법에 대한 정보가 없고 생소하다보니 여러 애로사항이 있다. 고3 학생들은 계속 등교수업을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불만이 많으며 학업 능률과 의지가 많이 저하돼 있는 상태다. ‘학력저하’ 체감… 교사역할 중요 하윤수=말씀을 들어보니 많이 안타깝다. 최근 초유의 상황으로 학력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지난 모의평가에서도 예년에 비해 성적이 저조하게 나온 것도 사실이다. 현장에서 학력저하를 느끼고 있는지. 뾰족한 수가 없지만 어떤 방식으로 지금의 부족한 학습량을 보충해야 할지 모르겠다. 주우철=초등에서는 학력저하를 확인할 수 있는 정량화된 데이터가 없다. 학생의 학업 성취도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원격수업 진도나 출석률을 체크하고 과제를 점검하지만 학급 당 학생 수가 많고 온라인에서는 소통의 어려움도 크기에 개별화된 피드백을 제공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기초학력 보장 방안을 봐도 과거 재탕, 삼탕 정책들이고, 학습안전망도 앞으로 도입 예정이라는 계획만 발표되었을 뿐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 정수진=중학교에서는 학력저하를 체감한다. 정확히는 학력 편차의 쌍봉 분포다. 자기주도학습능력을 갖춘 학생들은 오히려 원격수업을 선호하고 성적이 높아졌다. 반면 중간층의 많은 아이들이 무너졌다. 학력저하는 자기 효능감, 자기 조절 능력을 갖추지 않은 학생들에게서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대면 교육과 학습 조력자로서의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2학기에 기초학습부진 학생의 방과 후 등교수업을 추진하는 학교를 보며 이런 노력이 학력저하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해본다. 윤성호=수업의 질도 많이 떨어졌지만 보충수업 및 방과 후 교육의 부재 또한 학업능력 저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학습시간 자체가 줄어들게 됐다. 온라인 수업 일지라도 보충수업 및 방과 후 교육 등을 실시해 학습시간 자체를 늘리는 방법이 있다. 여전히 계속되는 관치행정들 하윤수=학생들이 자택에서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을 입력하고 등교를 하고 있다. 실효성이나 운영상의 문제점은 없는가. 주우철=원칙적으로 모든 학생이 자택에서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을 입력하고 등교해야 하지만, 현실은 아니다. 매일 정해진 시각에 일일 상황 보고를 해야 한다. 미응답 학부모들에게 개별 연락을 취해야 하는데, 등교 시간, 학생 맞이 시간과 겹쳐 수업 준비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 보고 이후 교육청에서 조치하는 경우는 없다. 이상 응답이 있으면 행정 처리는 결국 교사의 몫이다. 교육청에서 자가진단 시스템을 통해 입력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이상 응답이나 미응답 학생에게 일괄 안내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교사가 수업 준비와 등교 학생 안전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하윤수=중학교 상황은 어떤가. 업무를 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박정현=불필요한 행정업무를 내려보내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 말이 무색하다. 단적인 예가 교복 만족도 조사다. 1학기 때 신입생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하라는 건데, 실제 교복 입은 날은 일주일이 채 안 되는데, 등교도 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만족도를 조사하라고 한다. 교육청에 항의했지만, 늘 하던 일이라 해야 한다고 하더라. 관치행정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감염병 관리 전문인력배치 필요 하윤수=보건교사들이 상당한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든가. 차미향=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긴장감이 느슨해진 점이 힘들다. 혹시라도 건강상태 자가진단에서 구멍이 뚫릴까, 늘 긴장 상태다. 장기적으로 보면 불필요한 행정업무에 힘을 소모하지 않아야 한다. 가령 마스크 개수를 보고할 때 KF 수치·크기별로, 덴탈, 비말 등을 구분해 보고하는데, 불필요하다고 본다. 방역물품을 지원할 때도 공문으로 학생 수와 교사 수를 묻는다. 정보공시를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말이다. 교육지원청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선별진료소 확인서가 없으면 병결 처리해야 한다고 안내해 증상이 있어도 속이고 학교에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하윤수= 정부의 방역지침이 교육현장의 인력, 행정적 구조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건 전문가로서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차미향=지침에 따라 학생에게 선별진료소에 가도록 안내하면, ‘선별진료소에 갔다가 감염되면 어떻게 하느냐’며 항의하는 학부모도 있다. 학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게 ‘학교 전용 콜센터’를 마련하고, ‘학생 전용 안심 선별진료소’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학교보건 관련 조직 개선도 필요하다. 감염병이 5년 주기로 발생하는 것을 볼 때,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지역교육청, 교육부에 보건교사나 보건전문직을 포함한 감염병 대응 전문인력배치가 필요하다. 뒷북 공문·지침에 학교 불신만 커져 하윤수=상반기에 이어 지금까지도 소위 ‘뒷북 공문’이 여전하다고 한다. 각종 지침을 언론이나 학부모들을 통해 먼저 알게 된다는데. 주우철=소식 빠른 학부모나 방송을 통해 먼저 듣고 추후 공문으로 접할 때 교사들이 느끼는 허탈감은 상당하다. 학부모의 질문에 적절하게 대답하지 못하고 ‘아직 공문으로 시행되지 않아 결정된 바가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하게 된다. 뉴스 보도로 관련 정보를 접하고도 교육청에서 공문을 시행할 때까지 기다리는 소극 행정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학부모들이 교사를 신뢰하지 않게 된다. 박정현=실제로 그렇다. 언론으로 보고 2~3일 지나면 공문으로 시행된다. 교육청이 주도적으로 무엇인가를 한다기보다 언론으로 발표된 정책을 전달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학교와 교사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긴급돌봄 확대로 각종 민원 증가 하윤수=초등 긴급돌봄 확대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의미가 퇴색한다는 지적이 많다. 현장에서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신영진=등교 개학 초기에는 유아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잘 지키는 것을 보면서 기특했다. 반면 학부모는 ‘종일 마스크 착용하는 건 아동학대가 아니냐’고 한다. 3분의 1만 등교하라는 지침이 내려왔을 땐 역차별이 아니냐, 우리 아이도 매일 보내고 싶다는 민원이 들어오기도 했다. 출석체크, 놀이꾸러미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가장 어려운 건, 등교도 못 할 바에야 가정 양육하고 양육수당을 받겠다고 아예 유치원을 떠나는 경우다. 민원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고 다양하다. 김민중=현재 긴급돌봄은 거리두기로 인해 제대로 된 프로그램 구현이 어렵다. 그냥 안전하게 관리하는 수준이다. 공간에 제약이 있고 거리두기 지도도 지속적으로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감염에 취약한 건 사실이다. 코로나19 안전지역은 없다 하윤수=지난 상반기, 대구지역이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에 있었다. 당시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궁금하다. 2차 확산을 겪고 있는 수도권 소재 학교에 도움이 될 듯하다. 김민중=당시의 상황은 말 그대로 비상 상태였다. 모두 공포를 느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시민들의 단결력이 대단했다. 무엇보다 약속을 잘 지켰다. 책임감으로 손 씻기, 외출자제, 마스크 착용을 철저하게 했다. 그때는 이 어둠이 빨리 지나가기를 간절히 빌었다. 온 시민이 한마음, 한 뜻이었다. 해가 지면 거리에 아무도 없었다. 학교 방역은 필수 인원만 빼고 학교를 닫아걸었다. 학교를 닫는 것이 제일 안전했다. 그게 최선이었다. 출근하는 날은 매일 교실과 동선을 따라 소독하고 학생들의 책상을 일일이 닦았다. 등교 시작하고 하루 두 번 체온 재고, 쉬는 시간에는 손 씻기를 필수로 하는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켰다. 하윤수=농촌 소규모학교의 상황은 어떤가. 오준영=전북 무주에서 근무한다. 이곳을 두고 코로나19 청정지역이라고 표현하더라. 사실 코로나19 안전지역은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그 청정함을 지키기 위해 처절하게 방역하고 사투를 벌이고 있다. 최근 인근 학교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자가격리 지침을 받은 이후 13일 동안 단 한 명의 접촉자도 없었고,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소에 입소해 지역사회에서 귀감이 됐다. 도내 농어촌 지역 학교 중에 학생 수가 200명이 안 되는 곳은 정상 등교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 수 200명이면 학년 당 학생 수가 30명 내외이고, 학급에 따라 25명 이상의 과밀 학습이 있을 수 있다. 우리 학교는 전교생이 90명이라 등교수업 실시한다. 방역활동에 민원처리, 행정업무까지 동시에 하느라 교사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교사다 하윤수=지금과 같은 역경에도 우리 50만 교사는 교육 강국, 대한민국의 미래교육을 이끌어갈 책무가 있다. 국가 차원의 표준 플랫폼인 K-클래스와 교사의 교육콘텐츠 제작 지원 등 시스템을 구축하고 학교보건 안전 시스템도 재정비해야 할 때다. 우리 교육, 어떻게 변화해야 하나. 신영진=유아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우리 사회나 교육계 인식은 유아교육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교육 행정적인 측면에서 유·초·중등을 나란히 놓고, 유치원을 학교 시스템 안에서 지원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공·사립 할 것 없이 유치원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도와줬으면 한다. 오준영=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교사의 역할, 지도 방법 등 모든 게 바뀌고 있다. 학교 안전교육도 실효성 있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 김민중=교사에게 원격수업을 요구하기 전에 국가 차원의 플랫폼, 시스템이 먼저 구축돼야 한다. 교사의 역량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업이 이뤄질 수 있게 K-온라인 학습 시스템이 필요하다. 학교와 교사들의 노력을 알아줬으면 한다. 학교가 무너지지 않는 것은 교사, 교직원들의 피, 땀, 눈물이 있기 때문임을 알아주면 좋겠다. 주우철=현재 원격수업의 혼란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온전하게 정착하지 않은 상황에서 과거의 교과목과 교육과정이 그대로 적용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K-클래스에 활용할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 원격수업에 맞게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것이 미래 교사의 역량이다. 차미향=코로나19 발생 이후, 등교수업 이후 많은 일을 해왔다. 많은 부분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문제점은 많다. 학교 현장의 효율적인 감염병 관리를 위해 조직을 개선하고 교육부, 교육청에 보건 전문 인력을 배치해 협업 체제가 구축되길 바란다. 박정현=교육 당국의 고생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 같다. 탁상행정 때문이다. 학교 현장에서 고3은 이미 성적 입력이 마감돼 등교가 의미 없다고 말한다. 고2 학생들을 등교하게 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해도 묵살된다. 이 점이 가장 안타깝다. 정수진=코로나19를 겪는 동안 학생들과 함께 지지고 볶던 시간의 소중함을 새삼 느낀다.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교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기존의 교육 시스템이 가진 장점이 조화를 이뤄 운영될 수 있길 기대한다. 윤성호=배움과 교과의 본질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사는 지식의 전달보다 학생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 조력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새로운 교사상을 정립하고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이민우=주변에서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아 교사들이 편하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학생들이 안 나오는데, 월급을 받느냐면서. 교사들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방식의 비대면 수업과 등교수업 준비, 방역까지 하고 있다. 책임은 더 막중해졌다. 열심히 하는 교사들이 기운 나게 응원 부탁한다. 하윤수=소중한 말씀 감사하다. 교육 당국은 교사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 학교 현장이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는 건 상상 이상의 고충이다. 한 시간 수업에도 땀과 침으로 젖어 마스크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교사들의 애환을 누가 알아주겠나. 교사들이 수업할 때만이라도 마스크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게 학교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지방교육재정 악화를 이유로 교수·학습과 교육활동 등에 필요한 예산을 감축하고 학교 교육력이 저하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학교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교사들을 위해 교육재정 확충을 요구하겠다.
성폭력 예방교육 실시 및 참여 여부 추가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임오경(여성가족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폭력 예방교육 실시 관련 사항을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안’(이하 교육기관정보공개법)을 발의했다고 3일 밝혔다. 현재 정부는 성폭력 예방을 위해 ‘성폭력방지법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대학교의 장 등에게 연 1회 이상의 성폭력 예방교육 실시 의무를 두고 있지만, 성폭력 범죄는 지속적으로 발생해 국민들의 불안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한편, 현행 교육기관정보공개법에서는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교육행정의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와 대학 등의 장에게 정보통신망 등을 활용해 해당 기관의 시설, 교원 현황, 회계에 관한 사항 등을 매년 1회 이상 공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성폭력 예방교육 등에 관한 사항은 법이 아닌 시행령에만 담겨있는 상황이다. 이에 개정안에서는 성폭력 예방교육의 실시 여부 및 구성원들의 참여율에 관한 사항도 공시하도록 법률에 근거를 마련해 교육관련 기관의 장이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도록 했다. 임오경 의원은 “성폭력 범죄는 애초에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행법에 근거해 실시하고 있는 예방교육으로는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그리고 대학이 공시해야 하는 정보 항목에 성폭력 예방교육의 실시 여부 및 각 학교의 참여율을 추가한다면 참여율 및 교육내용의 질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윤영벌(사진) 경기 신천고 교장이 1일부터 한국국·공립고교장회 23대 회장 임기를 시작했다. 윤 신임회장은 지난 7월 30일 비대면 화상회의로 열린 한국국·공립고교장회 대의원회의에서 회장에 선출됐다. 윤 회장은 “코로나19 확산의 어려운 상황속에서 본회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겠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무엇보다 각 시도지회 활성화와 각 지회간 협력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언택트 시대에 어울리는 효율적인 활동 기반을 구축하고 본회의 목적인 전문적인 교육연구와 발전적인 교육정책 대안을 제시하도록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 회장은 공주대 사범대 외국어교육과(독일어 전공, 영어 부전공)를 졸업하고 한국교원대 대학원 영어교육과 석·박사를 수료했다. BYU(미국 브리검영대) 대학원 IPT(Instructional Psychology Technology) 졸업해 MS(이학석사)도 보유하고 있다. 경기도광명교육지원청 장학사, 경기도교육청 교육연구사를 지냈으며, 교육부1종도서 외국어계 고교 영어독해 교과서 1·2와 일반계고 영어교과서 High School English(교학사) 등 집필진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전병식 전 서울교총 회장은 자신의 교육철학을 담은 ‘교육 좀 냅둬유!’를 출간했다. 40년 넘게 교단을 지켜온 전 전 회장은 교육의 입지(立志)가 바로 우리 생활 속에 있음을 책을 통해 밝히고 있다. 특히 그는 교학상장(敎學相長, 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함)의 한 글자씩에 담긴 의미를 주제별로 풀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통찰력을 전달해준다. 교육의 바른 제도와 정책을 위한 고민과 우리교육이 나아갈 정책방향,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교육, 교원의 전문성과 세계교육의 흐름, 학교장의 위상과 역할,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해 필요한 요소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전 전 회장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무색하게 우리 교육현실은 급변하고 있다. 정치이념과 경제논리에 매몰되는 교육정책에 대해 준비와 대비로 차근차근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전 회장은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에서 장학관을 거쳐 서울전곡초와 서울교대부설초에서 교장을 지냈다. 2017년 5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서울교총 회장을 역임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대법원이 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처분이 위법하다며 원심을 파기 환송한 판단에 대해 한국교총은 “정치적 상황에 따라 판결이 달라지고, 법치주의마저 흔드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7년 만에 합법노조의 길이 열린 전교조에 대해 “교육과 교직 발전을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관 12명 중 8명이 다수의견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이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이 같이 결정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법외노조 통보 시행령 조항은 노동3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해 무효이기 때문에 법외노조 통보는 법적 근거를 상실해 위법”이라고 밝혔다. 이에 교총은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인 만큼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하지만, 기존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1‧2심 법원 판결과 배치되는 선고라는 점에서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전 1‧2심 판결과 헌재의 결정은 현행법상 현직 교원만 노조원으로 인정하고 있고, 교원 아닌 자의 가입으로 노조의 자주성과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어 정부 처분이 정당하다고 일관되게 봐왔다”고 지적했다. 실제 헌법재판소는 2015년 결정문에서 ‘교원이 아닌 사람을 조합원 자격에서 배제하는 것이 단결권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 아니며, 교원이 아닌 자가 조합원 자격을 가질 경우 교원노조의 자주성에 대한 침해는 중대하다’고 밝혔다. 또한 1‧2심 법원은 ‘근로자가 아닌 사람이 조합원일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한 노조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는 정당한 집행명령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교총은 “그럼에도 대법원이 같은 사안을 놓고 다른 선고를 내린 데 대해 상식과 국민 법 감정 상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법리적 판단보다 ILO 협약 비준, 한-EU FTA 체결 등 다른 정치·사회적 상황을 고려한 결과로 보여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판결로 법내 노조의 길이 열린 전교조에 대해 교총은 교육과 교직 발전을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당부했다. 교총은 “그간 우리 사회와 국민 일각에서는 전교조의 정치성‧편향성에 대해 비판과 우려를 제기해왔다”며 “이제 법과 원칙을 지키는 가운데 코로나19 극복과 교육격차 해소, 학교 살리기 등 교육발전을 위에 협력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 전략)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민준이가 친구가 생기면서 욕을 안 하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지금 이 마음이 전학 가서도 쭉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민준이는 ‘욕’이라는 무기를 버렸다. 더 이상 필요 없기 때문이다. 사랑으로 채워준 마음에서 아름다운 언어가 태어난 것처럼 민준이도 그렇게 다시 태어났다. 오늘따라 수줍게 웃던 하얀 얼굴 민준이가 문득 생각난다. 수기 ‘욕! 강해 보이고 싶은 무기, 이제는 내려놓으세요’ 중에서 ‘2020 학생 언어문화개선 공모전’에서 권진경 경기 시흥장현초 교사가 수기 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권 교사는 수기 작품 ‘욕! 강해 보이고 싶은 무기, 이제는 내려놓으세요’를 통해 학생의 언어습관 개선을 위해 노력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 한국교총이 공동 주최한 이번 공모전은 수기·포스터·영상광고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다. 올해는 총 18팀이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수기 부문 대상을 받은 권진경 교사는 욕을 입에 달고 사는 5학년 민준이와의 일화를 글로 풀어냈다. 민준이는 가정에서 품은 불만을 욕으로 표출했다. 그 모습에 거부감을 느낀 친구들은 민준이를 따돌렸고, 친구들에게 강하게 보이고 싶었던 민준이는 더 심한 욕설로 응수했다. 권 교사는 이런 민준이를 위해 동화책 읽기, 친구들과 떡볶이 파티하기 등 또래 관계회복에 집중했다. 한글날을 기념해 진행했던 포스터 그리기 활동을 통해 민준이의 작품을 접하고 권 교사는 ‘유레카’를 외친다. 작품 속 표어는 ‘욕, 강해 보이고 싶은 무기, 이제는 내려놓으세요’. 민준이의 속마음이 담긴 이 문구는 수기 작품의 제목이 됐다. 수기 심사위원들은 “학생 지도 과정을 진솔하게 담아내면서도 문학성이 뛰어나다”라고 평가했다. 포스터부문 대상은 세명컴퓨터고 최하영 학생에게 돌아갔다. 작품 ‘말도 거르세요!’는 체망에 비속어와 욕설이 걸러지고 ‘사랑해’, ‘도와줄까?’, ‘수고했어’라는 말만 통과하는 모습을 시각화했다. 최하영 학생은 “말로 인해 서로 쉽게 상처 주고 상처받는다. 말하기 전에 딱 한 번만 더 생각한다면 그 횟수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불순물을 걸러주는 체망처럼, 말을 하기 전에 딱 한 번의 생각으로 말의 불순물을 걸러내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메시지 전달력이 강하고, 학교급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영상광고 부문 대상은 전영표 서울숭신초 교사 팀이 받았다. 이들의 작품은 면접 상황에서 시작된다. 면접관은 한글 초성을 보고 떠오르는 말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ㅂㅅ’, ‘ㅈㄹ’, ‘ㅅㅂ’이 연이어 제시되지만, 답변할 기회를 놓친 면접응시자는 결국 평소 자신의 언어습관을 드러낸다. “여러분의 언어생활은 어떠신가요?” 아이들이 묻는다. 올바른 언어습관의 중요성을 짧지만, 강렬하게 전한다. 한편, 학생 언어문화개선 사업은 학생 주도적인 활동을 통해 건전하고 올바른 언어 사용 습관과 가치관을 형성하고 언어폭력, 학교폭력을 예방해 모두가 행복한 학교 문화를 만들기 위한 캠페인이다. 공모전은 학생 언어문화개선 사업의 하나로 진행된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만 원과 교육부장관상이 주어진다. 포스터 대상 작품은 학생 언어문화개선 교육 주간 포스터로 활용하고, 전국 학교에 배포된다. 또 영상광고 대상작은 수도권과 광역시 지하철 영상광고로 송출할 예정이다.
매일매일 사력 다해 일하지만 기약 없는 대응에 지쳐만 가 "마스크 수업 너무 힘들어… 불필요한 행정 낭비 줄여야” 하윤수 교총 회장 “교육당국에 전달, 관철시킬 것”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언제까지 뒷북 공문에 허탈감을 느껴야 하나요”, “마스크 쓰고 한 시간만 수업해도 푹 젖고 호흡이 힘듭니다”, “학교와 교사에게는 책임만 있고 보상이 없는 것 같아요” 2학기에는 좀 나아질 줄 알았건만…. 코로나19 재확산과 원격수업 장기화로 교사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원격수업과 등교수업, 발열 체크, 거리 두기 급식, 위생 점검에 긴급돌봄까지 종일 사력을 다해 묵묵히 일해보지만 이런 노고를 알아주는 곳은 많지 않다. 교육 당국은 언제까지 학교현장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교사들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할 것인가…. 한국교총은 2일 학교현장의 고충과 애환을 나누는 ‘긴급 화상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좌담은 교사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교육당국에 전달하고 코로나19 대응정책에 반영해 줄 것을 요구하기 위해 마련했다.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줌(Zoom)’을 통해 진행된 이번 좌담에는 유·초·중·고·보건교사 9명이 참여했다. 교사들은 마스크 수업의 어려움, 원격수업 장비 부족, 학력 격차, 긴급돌봄, 고3 학생들의 당면 문제,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 보건 업무의 과부하, 학부모 민원 등 코로나19를 둘러싼 다양한 학교현장의 문제들에 대해 여과 없는 직언들을 쏟아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2학기 때는 상황이 나아져 면대면 수업이 가능할 줄 알았는데 계속되는 상황에 선생님들의 피로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으로 안다”며 “수업과 방역, 생활지도 등 고군분투의 연속이지만 과연 교육부가 선생님들의 심리적·신체적 고통에 대해 얼마나 관심 갖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좌담을 통해 그동안의 문제들을 진단하고 대책 마련을 위한 의견을 모아 교육부에 전달하고자 한다”며 “교육당국이 선생님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솔직한 이야기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치원을 대표해 참석한 신영진 경기 파주천현초병설유치원 교사는 “열화상 카메라 지원, 원격수업을 위한 기자재 대여, 돌봄이나 방역 인력 확보 등에서 유치원은 예외라 모든 것을 직접 해결하는 상황에서 교사들의 고초와 마음고생이 너무나 크다”며 “유아교육도 학교 체제 안에서 함께 고민하고 지원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오랜 시간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하는 데도 많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호흡곤란, 가슴 통증은 물론 천식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세균성 호흡기 질환에 대한 위험성도 크다.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박정현 한국교육정책연구소 부소장은 “한 마디로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쓰면 소리가 나가기 어렵고 교사의 표정이 전달되지 않아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상호 간의 교류작용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벽에다 대고 수업하는 기분”이라며 “건강상에 많은 문제가 생기는 것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민중 대구 서재초 교사는 “원격수업을 교사 역량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업이 이뤄질 수 있게 K-온라인 학습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학교가 무너지지 않는 것은 교사, 교직원들의 피, 땀, 눈물이 있기 때문임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차미향 보건교사회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긴장감이 느슨해진 점이 힘들고 혹시라도 건강상태 자가진단에 구멍이 뚫릴까 늘 긴장상태”라며 “감염병이 5년 주기로 발생하는 것을 볼 때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보건교사, 보건전문직 인력배치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회장은 “전국 선생님들을 대표해 전해준 소중한 말씀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선생님들을 위해 교수·학습 지원, 방역 예산 등 관련 행·재정 지원을 대폭 확충해 달라는 현장의 요구사항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이밖에도 오준영 전북 설천초 교사, 주우철 인천원당초 교사, 정수진 인천 만수북중 교사, 윤성호 충북상업정보고 교사, 이민우 경기 안양여상 교사가 참여했다. 좌담은 한국교총 유튜브 채널 ‘샘TV’로 생중계 됐다.
“선생님, 학교폭력으로 책을 쓰면 어떠세요?” 처음 책을 냈던 출판사에서 전화를 받았어요. 함께 작업하던 편집자님께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바람에 새로운 출판사와 계약을 하고 책을 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원래 책을 내던 출판사에는 ‘제가 책을 쓸 시간이 없어서요'라는 말로 새로운 책의 계약을 에둘러서 거절했었어요. 자꾸 거절하다 보니 이번에는 학교폭력은 업무를 담당하니까 학교 업무도 하면서 책도 쓸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해주더군요. 사실, 출판사 입장에서 학교폭력은 별로인 주제에요. 소구점이 없거든요. 힘들기는 한데 굳이 그걸 책으로까지 읽고 싶지는 않은 이야기니까요.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출판사에서 먼저 제안해주는 바람에 고민이 생겨요. ‘한 번 써볼까?’ 하고요. 어차피 학교폭력 업무를 하고 있으니까 학부모님들께 할 말이 많거든요. ‘학교폭력 사안이 있으면 합리적으로 감정을 표현해주세요.’ ‘학교에 전화해서 선생님에게 소리 지르지 말아 주세요.’ ‘학교폭력 담당 선생님에게 화내지 말아 주세요.’ ‘감정싸움은 학부모님들끼리 해주세요.’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다 보면 별일이 다 있어요. 대뜸 전화해서 소리부터 지르시는 학부모님. 사안 때문에 상담하다 보면 책상에 있는 물건을 던지면서 “이런 개XX" 욕을 하시는 학부모님. 진짜 별일 아닌데 소송까지 거시는 학부모님. 학부모님이라고 정중하게 표현해드리고 싶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님’자를 지워버렸어요. 똑같이 욕만 안 해도 다행이지요. 학교폭력 책임교사는 어쩌면 학교의 공식 ‘욕받이’가 아닌가 싶어요. 온갖 욕을 앞에서 받아내야 하니까요. 학교폭력 업무를 하면서 ‘이렇게 좀 안 했으면 좋겠다’하는 것들이 보여요. ‘내가 만약 학부모라면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고민도 하게 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학부모님들의 인식이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 싶기도 해요. 심각한 사안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별 것 아닌 일로도 부모끼리 감정싸움을 하게 되니까요. 그런 감정싸움의 놀이터가 학교라는 사실은 우리 교사들에게도 굉장한 부담이에요. 마음속 이야기를 책으로 풀어놓고 싶은 마음에 통화가 길어졌어요. 거의 한 시간을 학교폭력 이야기만 했으니까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책을 한 권 쓸 만큼 할 말이 많다는 것을 느껴요. 힘들고 짜증 나고, 새벽까지 술을 마셔도 풀리지 않을 만큼 스트레스를 받던 날들. 그리고 지금도 계속 지속하고 있는 슬기로운(?) 학교폭력 생활. 학교폭력 뿐만은 아니지요. 담임이라서 만나게 되는 생활지도의 여러 난관. 거기에 요즘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서로 받게 되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 우리의 스트레스는 한 권의 책을 위한 소중한 씨앗이 돼요. 요즘 교단에서도 책을 쓰고 계신 선생님이 많으세요. 자녀 교육서의 반 정도는 선생님들이 작가일 만큼 말이지요. 그만큼 교사들이 교육전문가로서 대접받고 있어요. 한편으로는 교사 개개인의 일상과 업무가 책이라는 콘텐츠로 내놓아도 경쟁력이 있다는 방증이기도 해요. 쉽지 않은 교사의 일상. 몸속에 사리가 쌓이는 것 같은 흔들리는 순간들은 자신도 모르게 콘텐츠가 쌓이는 순간이에요. 혹시 요즘 업무 때문에, 생활지도 때문에 힘드신가요? 그럼, ‘다행이다’ 생각하세요. 선생님도 모르게 콘텐츠를 쌓고 계시는 거니까요. 그런 일을 글로 풀어 보세요. 한 권의 훌륭한 책이 될 테니까요.
올해 1학기 종업식은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개인 건강을 잘 지켜 준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영상으로 전하며 여느 때보다 아쉽고 그저 미안한 마음으로 여름 방학에 들어갔다. 힘들더라도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고,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가급적 가지 않도록 하고, 손을 자주 씻으라는 당부를 하며 그렇게 방학식을 했다. 방학에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학년 부장님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1학기에는 3분의 1 학생이 등교해 수업을 받았는데 2학기에는 3분의 2 학생이 학교로 나와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은 매일 등교를 권장한다고 하니 우리 학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의견을 달라는 것이었다.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몇 년 전 연구부장을 하고 있을 때 함께 근무했던 교감 선생님 말씀이 떠올랐다. 학교에서 결정하기 힘든 일이 생길 때 첫 번째로 고려할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이 학생에게 유익한가를 보라는 것이었다. 그래도 판단이 서지 않으면 교사에게는 어떤가를 고민해 보는 것이 두 번째 할 일이라고 하셨다. 그런 해결책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은 제대로 된 판단을 내기에 역부족임을 느꼈다. 그러고 얼마 후, 그렇게 고민했던 일이 여러 번 수정돼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다. 쉽게 결정하기도 힘들고, 최선의 결정을 내린다 해도 코로나19의 사태는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첫째, 배려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다. 지난 1학기에도 여러 가지 변수가 있었고 거기에 맞추어 다각적인 노력을 해 본 ‘경험’이라는 자산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2학기에는 좀 더 좋은 선택을 기대할 수 있다. 예상컨대, 원격수업에서도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고, 등교수업에도 적절한 수업 방법을 적용해 봤으니 2학기에는 좀 더 만족할 만한 수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학력 격차가 벌어질 수 있는 학생에게는 별도의 배려를 시행하고, 건강이 취약한 학생에게는 그에게 필요한 조치를 취하면서 말이다. 그 범위를 넓혀서, 또는 그 내용을 보완해서 실행한다면 학력저하 우려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배려’라는 측면에서의 탄탄한 정책을 기대해 본다. 둘째,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로하면서 나아가자는 것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마음이 상하고 힘들어지는 사람이 많아진다. 서로의 잘못을 비난하기 쉬운 상황이 펼쳐질 때 위로는 항상 그 상황을 넘어선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서로에게 위로가 돼줬으면 좋겠다.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를 위로해 주고, 국민은 교사를 위로해 힘을 내어 최선의 길을 걸어갔으면 좋겠다. 부모가 자녀들의 실력을 위해 애쓰듯 학교 현장에서 교사는 자기 반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불태우고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건강과 실력을 동시에 추구하고 고민하는 이 땅의 교사들이 지금도 의연하게 코로나19와 맞서 싸우고 있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우리에게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매일 등교를 선택하든, 격주 등교를 선택하든, 원격수업을 하든 중요한 것은 그 현장에서 어떤 마음으로 대처하는가에 교육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본다. 서로를 향해 배려해 주고 위로해 주면서 이 어려운 시기를 삼위일체가 되어 힘차게 걸어나갔으면 좋겠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대구시교육청(교육감 강은희)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1수업 2교사제’, ‘기초·기본학력 지도 우수 사례집 발간’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현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초·중학교 ‘1수업 2교사제’가 2학기 들어 확대 운영에 돌입했다. 원격수업에 따른 학력 격차 해소에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1수업 2교사제는 수업을 진행하는 정교사와 별도로 보조교사가 수업시간에 기초학력 미달, 정서 부적응 등의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 맞춤 지원을 하는 사업으로 강은희 교육감의 주요공약이다. 초교는 수업협력교사, 중학교는 수학교과 학습지원강사를 활용하고 있다. 교원 자격증이 있는 임용대기자와 명예퇴직자, 강사 등이 주를 이룬다. 2018년 시범사업 당시 초·중학교 50개교에서 호응을 얻자 지난해 초·중 95개교, 올해 165개교로 늘렸다. 초교 현장으로부터 ‘학력 방역’ 지원 요구가 잇따르자 추가 희망신청을 받은 것이다. 실제 지난해 관련 설문조사에서 학부모 97.5%, 교사 90.0%, 학생 91.3%가 이 사업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교에서는 이 제도 외 학습보조강사제도를 도입해 이달부터 집중 운영된다. 대구교대 2학년생 400명이 매주 금요일 정규 수업시간에 직접 참가해 3시간 동안 기초·기본학습을 집중 지원하는 사업이다. 학생은 학력을 높일 수 있고, 예비교사들은 수업 경험을 쌓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시교육청은 중등 기초·기본학력 지도 우수 사례집 ‘하마터면 놓칠 뻔한 초·기본학력’을 제작·보급했다. 원격학습으로 인한 학력 격차와 학습 소외 위기 속에서 ‘QA 학습방’(포산중 석지혜 교사), ‘자기주도 학습 형성’(중리중 소미나 교사), ‘AI 학습앱 활용’ 등 학력 방역을 실천한 선생님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이 담겼다. 사례집은 책자 및 전자파일 형식으로 모든 중·고교에 배부돼 2학기 수업과 교육활동 계획에 참고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강은희 교육감은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그늘을 없애기 위해 1수업 2교사제 우수사례 공유와 운영 모델을 제시해 더 많은 학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한다. 앞으로도 학력격차 해소와 방역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피엔스를 읽고, 코로나 이후를 생각한다 코로나가 다시 확산세가 되니 우리는 그냥 '위드 코로나(with CORONA)'로 살아야 하는 모양이라고 다들 자조해요. 분명한 것은 코로나 이전으로는 돌아가기 힘들겠다,라고 다들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그까짓 바이러스 하나에 전 세계 인간이 이리도 전전긍긍하고 있으니, 우리는 그동안 참 허세 떨면서 살았어요. 인간 위에 신이 있다면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어떤 신이, 어쩌면 우리 인간을 아주 호되게 혼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발 빠르게 관련 책들도 참 많이 쏟아졌어요. 저는 여기에서 코로나 사피엔스를 소개하려고 해요. 시중에 나온 코로나 관련 책을 대부분 읽었으나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평소 많이 고민했던 자기 분야에 대한 담론이라 두루 읽으면 좋겠다는 사심을 담았어요. 코로나 사피엔스 CBS 정관용의 시사자키 기획 방송물 책으로 엮어 문명의 대전환, 대한민국 석학 6인들이 신인류의 미래를 말한다 코로나 사피엔스는 애초 책보다 방송으로 먼저 나온 기획물이었어요. CBS 정관용의 시사자키에서 '문명의 대전환, 대한민국 석학 6인들이 신인류의 미래를 말한다'라는 부제를 달고 방송을 했었어요. 각 분야마다 각각 고유의 주장들이 있었으나 공통분모도 있었지요. 자연에 대한 예의, 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자각, 결국은 인간이 교만해진 그 환경 안에 바이러스는 침투했다. 이제는 환경과 경제, 우리들 일상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공통된 의견에 차리리 숙연했어요. 때로는 메모도 하면서, 때로는 유튜브에 댓글도 달아가면서 참 진지하게 들었던 방송이었지요. 최재천, 장하준, 최재붕, 홍기빈, 김누리, 김경일 6인의 석학들의 답변과 시사자키 정관용의 질문으로 이어지는 기획 방송이었어요. 그러다 책이 나왔다는 것을 알았어요. 엄청 반가웠어요. 방송에서 못다 들은 이야기들을 책으로 다시 재편집했을 것이니, 저 책은 소장이 각이다,라는 주문을 하면서 정말 주문했어요. 아, 그런데 세상에, 이 책은 문어체로 재편성된 글이 아니라 방송에서 했던 구어체 말투 그대로 되어 있는 거예요, 책이라서 더 내용이 보충된 것이 아니라 그냥 방송에서 했던 내용을 그대로 편집해 두어서 1초간 실망했어요. 그럼에도 다시 정독했어요. 방송 들으면서 놓쳤던 부분을 다시 정리하는 의미도 있었고, 그렇지, 그렇구나,로 다시 고개 끄덕이는 그런 힘을 문장에서 다시 느꼈어요. 최재천교수는 진짜 자연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라고 이화여대 에코학부 석좌 교수 평생 자연을 관찰해 온 생태학자인 최재천(이화여대 에코학부 석좌 교수) 교수님은역시나 환경 문제를 심각하게 이야기하죠. 바이러스 주기가 5년, 3년으로 짧아지고 있는데 어쩌면 앞으로는 1면 단위로 신종 바이러스가 창궐할 수 있다는 말에 간담이 서늘해졌어요. "생태 백신, 행동 백신이 궁극적인 답이라"라고 강조해요. "코로나 바이러스 원인은 결국 인간"이라고. "진짜 자연을 건드리지 않는 게 더 좋다"라고 최재천 교수는 강조해요. 저는 정말 공감 되었어요. 정말 자연을 건드리지 않고, 인간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대재앙에 휘둘릴 수는 없어요"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하는 그 방점을 책에서 다시 또 보게 되었을 때, 차라리 슬펐어요. 장하준 교수, 2008년 금융위기 보다 더 큰 위기 올 수 있다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저에게는 경제학자의 교수 면면보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저자로 더 기억하고 있는 장하준(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교수의 경제론은 "1929년 대공황과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라고 하는데요, 요즘의 2차 확산을 보면서 2008년 보다 더 한 위기인 것은 사실이겠다 싶어요. 사실 2008년 금융 위기는 미국의 모기지론을 중심으로 한 금융 위기라 저는 그렇게 큰 위험지수를 못 느꼈어거든 요. 그런데 지금의 경제 위기론은 피부에 착착 감기지요. 이러다 정말 굶어 죽을 수도 있겠다, 하는 그런 압박감이 와요. 여러 경제적인 담론은 여기 제 글 읽는 분들이 직접 책으로 접하시라고 여백을 남기고요, 실제로 산업 구조가 바뀔 것이다는 것, 정말 또 공감해요. 최근에 100년 비즈니스가 무너질 것이다,라고 하는데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그만큼 산업이 통째로 위치 이동하고 있다 거죠. 교육, 유통이 제일 크게 바뀌는 산업구조인데 그 덕분에 배달 앱과 집에서 영화 보기 플랫폼이 연일 대박을 치고 있어요. 어느 한 쪽에서는 죽는다, 죽는다 하고. 어느 한 쪽에서는 잘 살고 있거나 더 큰 기회를 보고 있는 것이죠. 이 역시도 무섭게 변하고 있지요. 최재붕 교수, 새로운 문명을 통하여 새로운 일자리 만들어야 성균관대학교 서비스 융합디자인학과 교수 '문명을 읽는 공학자'로 알려진 최재붕(성균관대학교 서비스 융합디자인학과 교수) 교수도 역시 유통의 변화를 이야기하지만 "새로운 문명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라고 이야기해요. 그 사례로 아마존은 직원을 더 뽑아서 교육하고 있다. 인공지능이니 4차 산업으로 일자리가 자꾸 없어진다고 하는데"없어지는 일자리를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새로운 문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야 수급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거죠"라고 강조해요. 그렇지요. 언제나 일자리는 또 그 사회 변화에 맞추어서 만들어지기 마련이겠지요. 다만 그 환경의 변화 속에서 무엇을 준비하고 챙겨야 하느냐, 그것이 숙제라고 저도 생각했어요. 홍기빈 소장, 어떤 가치를 중시할 것인가, 어떤 미래를 만들어야 하는가 칼 폴라니 사회경제 연구소 소장 칼 폴라니 사회경제 연구소 홍기빈 소장이 전하는 메시지는 가치예요. "불확실한 상황에서 우리가 미래를 대하는 방식은 '결단'이라" 말해요."어떤 가치를 중시할 것인가, 어떤 미래를 만들어야 하는가,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꿈꾸던 대안적 질서와 체제를 제대로 구현할 기회인지도 모른"라고 해요. 참 의미 있는 이야기들이지요. 우리가 그동안 너무 정신없이 살아왔는데, 이제는 제대로 돌아보고 둘러보아야 할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지요. "무한 경제 성장이 아닌 인간과 자연과 사회 모두가 좋은 삶. 이러한 방향으로 경제를 전환하자는 거"라고 조목조목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저는 울컥했어요. 제가 이런 삶의 방향이나 가치에 유달리 마음을 담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김누리 교수, 야수 자본주의에 안녕을 고하라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요즘 독일통 교육으로 각광받는 김누리(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교수도 "야수 자본주의에 안녕을 고하라"라고이야기해요. 야수 자본주의, 참 섬찟한 단어예요. "이번에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가장 충격적으로 생각하는 게 미국에 대한 생각입니다. 한국에서는 사실상 미국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랬지요, 그러나 이 또한 또 바뀌고 있어요. 선진국이든 어디든 부의 편중으로 바이러스가 이름표 달고 다니지 않는다는 반증이지요. 김누리 교수는 "우리의 저력이 대단하다는 것, 상황은 희망적이라는 요지에는 변함 없다"라고 이야기합니다. "한국은 전환적 사고의 계기를 맞았"고, "그만큼 세계관과 사고가 넓고 깊어졌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해요. 희망적인 메시지이지요. 김경일, 혼자만의 시간이 주는 힘. BTS와 기생충의 힘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분노가 아니라 불안이다"라고 김경일(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 사태의 감정을 이야기해요. "코로나 때문에 '불안'한 거"라고 이야기해요. 어, 그런데요 교수님, 저는 불안보다는 분노가 요즘은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는데 어쩌죠?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우리는 이것도 가져야지, 저것도 가져야지 하면서 끝없는 만족감의 사이클을 돌았어요. 그러다 이번 사태로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된 사람들이 자기만의 라이크가 생긴 거예요"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벌떡 기립 박수를 보낼 뻔했어요. 분명한 것은 혼자 시간을 가지면서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부자가 된 것은 사실이지요. 덕분에 저는 미친 듯이 책만 읽었어요. 덕분에 다시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여백이 생긴 것은 사실이에요. 코로나 사피엔스 6인 석학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시 책으로 읽으면서 정말 우리는 코로나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구나를 다시 실감하고 인정해야 하는구나를 느껴요. 그 실감과 인정을 누가 빨리, 누가 건강하게 하느냐에 따라서 우리들 미래는 또 달라지겠다 생각해요. 사는 것은 언제나 종이 한 장 차이인데 그 차이 안에 자신이 느끼는 체감의 변화를 잘 버티고 뛰어넘느냐가 관건이다는 진부한 논리를 또 쓰게 되네요. 아무리 'with 코로나'라고 해도 이제는 확진자 문자가 그만 오면 좋겠어요. 조금씩 추이가 내려가서 완전한 예전 같은 날들은 아니더라도 숨 쉬고, 호흡할 수 있는 일상 가까이에 가고 싶네요. 모두들 같은 마음 일 것입니다. 저는 이 코로나 정국에 열심히 읽고 메모로 남기려 합니다. 다음에는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어떤지 '제이슨 성 커'의 미래예측으로 또 봬요. 글쓴이 / 나우리 읽고, 쓰고, 보는 일로 강의를 만들고, 문화를 만드는 기획자입니다. 세상에 태어나 싫증을 내지 않고, 꾸준히 지속이 행하고 있는 유일한 것은, 책 읽기입니다. 코로나 정국 6개월 동안 180여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읽은 책을 정리하고 요약하면서 미래와 문화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대신 읽었습니다
최근 각 시·도교육청별로 올해 9월 1일자 교장·교육전문직 인사가 단행됐다. 그런데 각 지역에서 인사 비리 의문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를 풍미하는 교장 공모제 비리에 대한 논란과 비난이 많다. 차제에 교장 공모제 특히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과감히 폐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여론도 많다. 무자격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교육청판 음서제’라고 비난하는 여론이 주류인 실정이다. 이번 인사 비리 의혹은 인천, 세종, 충남을 비롯한 전국 각 시·도에서 다발적으로 발생했다. 특정노조 출신 인사 편향성, 원직 복귀를 무시하고 교육청 간부로 발탁했고, 교사 경력 15년 평교사가 교육전문성을 인정받는 현직 교장을 따돌렸다. 인사 내정설이 공공연히 떠돌던 인사도 교장으로 임용됐다. 근본 문제는 대부분의 시·도에서 내부형 공모제에 의한 교장 임용자들이 특정노조 경력자들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다른 교육적 전문성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공통성이다.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를 맞아 이른바 무자격 교장 공모제가 특정노조 출신의 교장 진입로로 전락한 것이다. 오죽하면 일선 학교 교원들은 내부형 교장에 임용되려면 특정 노조부터 가입해야 한다는 개탄스런 자조를 보이고 있겠는가. 현행 교장 공모제 인사 제도에는 초빙형, 개방형, 내부형 등 세 유형이 있다. 초빙형은 교장 자격 소지자가 대상이고, 개방형은 3년 이상 해당 관련 기관 종사자로 한정돼 있다. 흔히 무자격 교장 공모제라 일컫는 내부형은 15년 이상 교육경력만 있으면 응모할 수 있다. 이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부터 시범 운영되다가 2012년 법제화된 후 지속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진보 교육감들이 선거 공신들에게 보은인사·코드인사를 남발하여 빈축을 사왔다. 얼마 전 교육부는 내부형 교장 공모 학교 비율을 이전 15%에서 100%까지 확대하려다가 한국교총과 일선 교원들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해 결국 현행 50%로 절충된 바 있다. 한국교총과 회원들의 노력으로 특정 노조 출신자들의 교장 독식을 막아낸 것이다. 현재 교육계에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가 특정노조 간부들의 출세 코스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비도덕적, 비윤리적으로 숭고한 학교의 교장직이 매도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교원의 꽃인 교장직을 오염물로 뒤집어 씌워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지속적으로 진보 교감 재직 교육청에서는 내부형 공모 교장을 임기 후 과장, 장학관, 교육연구관, 교육장 등으로 앉혔다. ‘평교사 출신의 교육전문직 5년 경력 시 일반 교장 임용 가능’ 조항을 악용해 일반 교장으로 발령 내는 꼼수를 부리는 것이다. 모름지기 자고로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그 만사가 망사로 전락하고 있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의 취지는 젊은 교원들을 임용해 학교를 혁신하고 교육에 새바람을 불어넣어 교육행정의 공정성, 투명성을 제고하는데 있다. 교육 혁신의 기제인 교장 공모제가 교육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이다. 애당초의 이러한 좋은 취지가 전혀 구실을 못하고 진보 교육감들의 ‘선거 빚 갚기’ 인사 전횡으로 전락했다. 정말로 내부형 교장 공모제가 앞으로도 ‘눈 가리고 아웅’하면서 진보 교육감들의 선거 공신 출세의 길로 오도된다면 과감히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 안타까운 점은 신성한 교직에서 인사 비리가 남발되고 보은인사·코드인사·진영인사가 횡행하는 현실에서 진보 교육감들의 자성과 제도 개혁이 절실하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가 진보 교육감들의 논공행상 도구로 전락한 현실에서 오히려 이제 ‘내부형 교장 공모제 혁신’이 급선무 과제라는 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내부형 교장 공모 비율 감축, 응모 자격 교감 이상으로 개정하는 내용이 골자인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고려해야 한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가 교육 혁신이라는 본래의 취지에 충실하려면 우선임용 과정이 오롯이 명하고 공정하게 바로 서야 한다. 그래야 국민적 성원도 받고 정당성을 담보받을 수 있다. 그런데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한편, 친정부 성향의 교사조직을 교육기본법 시행령상의 교원단체로 만들기 위해 교육부, 친노조 교육감, 그리고 관련 교사조직이 야합하고 있는 교원단체 관련 규정 개정도 중단돼야 한다. 소위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우리 교육을 흔들면 안 된다. 적어도 교육을 이념진영으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 미래 교육은 공정과 정의의 초석 아래 함께 가는 포용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지록위마(指鹿爲馬)같은 술수로 교육을 오도하고 꾸민들을 속이려고 해서는 절대 안된다.
생각해보니 그 아이 때문에 내가 지난 1년 동안 힘들었거나 교사로서 아이들 지도에 부담을 느꼈었던 기억은 전혀 없다. 누가 보더라도 그 아이로 인해서 뭔가 힘들었어야 당연할 것인데 너무나 자연스럽게 1년이 지나갔던 것 때문일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 그 아이는 물론 그해 우리 반 모든 아이들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3월 2일 새 학기가 시작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온 6학년 교실. 2년 전에 지도했던 아이들이 군데군데 보이고 처음 만나는 아이들도 여럿 있었다. 이 아이들이 4학년 때 나도 4학년 담임이었고 6학년 때 다시 6학년 담임으로 만난 것이다. 그런데 한 아이가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 왠지 편안해 보이지 않았다. 그 아이에게 조금 더 눈길이 갔을 때 나는 그 아이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의자에 앉아 있기는 한데 다리가 바닥에 닿지 않고 앞으로 쭉 뻗어 있었다. 그런데 다리 길이가 워낙 짧아 의자보다 약간 나와 있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마치 유치원생이 초등학교 6학년 언니 의자에 앉아 있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예전 4학년을 지도할 때 복도에서 종종 마주친 적은 있지만, 여느 아이와 마찬가지로 같은 반에서 만나게 될 줄은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우리 반 3번 김진수.(가명) 진수로 인해 우리 반은 6학년 학급이면서도 5층에 위치하지 않고 2층에 위치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 3~4일 정도? 진수는 그 의자에 그렇게 앉아 수업을 들었던 것 같다. 한 주가 채 얼마 지나지 않아 진수 어머니께서 전화를 주셨다. 진수에 대한 이런저런 대화가 끝나갈 즈음 진수 어머니는 진수 의자가 따로 있을 거라고 그 의자를 가져다 앉게 해달라고 하셨다. 다음 날 나는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진수 의자 따로 있니?”, “네. 선생님 진수 의자 따로 있어요.” “아니 그럼 선생님한테 얘길 해주지 그랬어?”, “그리고 진수야! 불편하면 선생님한테 먼저 얘길 하지 그랬니?” 나는 진수 의자가 따로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는 사실에 아이들에게 원망 반 부끄러움 반이 섞인 마음으로 얼른 학생을 보내 진수 의자를 가져오게 했다. 마침 진수가 있던 전 교실에서 빼놓으려고 바깥에 내어놓은 상태였다. 가져온 의자를 보니 정말 진수에게 맞춤식으로 만들어진 의자였다. 의자 다리 부분 반 정도의 높이에 발판을 하나 덧댄 의자였다. 진수에게 의자를 바꾸어 앉게 했더니 혼자 씩씩하게 발판을 밟고 올라가 앉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진수는 자기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해 보였다. 그리고 교과서를 펴고 공부할 준비를 했다. 또래 아이들 키에서 대략 반 정도 올라오는 키에 걸음걸이도 휘청휘청 걷는 것처럼 신체적인 조건이 분명 정상적이지는 않은 아이. 말을 할 때에도 진수 어머니 말씀대로 구강 구조가 조금 문제가 있어 새는 듯한 발음에 어눌한 느낌마저 줄 수 있는 아이. 하지만 진수는 다른 정상적인 아이와 다를 바 없이축구도 하고 피구도 하고 무엇을 하든지 열심히 몸을 움직였다. 청소할 때에도 진수가 지나간 자리는 항상 깨끗했다. 읽기 시간에도 자신이 책을 읽을 차례가 되면 또박또박 읽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히 보였다. 무엇보다 학습 태도가 매우 우수했다. 진수는 여느 아이 못지않은 모범생이었다. 친구들과의 사이에도 필요하지 않은 말은 전혀 하는 법이 없었고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과묵했다. 그 나이 친구들보다 분명 성숙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친구들도 진수를 함부로 대하거나 무시하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 무슨 일을 함께 해야 할 때에도 먼저 진수에게 의견을 물어보았다. ‘장애’라는 단어. 진수는 이미 장애인이 아니었다. 봄빛 가득한 5월의 첫째 날, 우리 학교에서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운동회가 있었는데 5인 1조 달리기에 진수도 참여하게 되었다. 정상적인 다른 아이들조차 서로 먼저 결승점을 통과하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여 임하는 이 달리기에 진수의 의사를 물어보니 진수도 흔쾌히 뛸 수 있다고 했다. 운동회 당일, 나는 운동회를 총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조회대 앞에 나와 질서를 유지하고 운동장 이곳, 저곳을 살펴보며 경기를 진행하고 있는데 어느새 진수가 저만치 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보는 사람마저도 안쓰럽게 느껴질 만큼 뒤뚱뒤뚱 뛰는 모습. 하지만 멀리서 보더라도 진수의 얼굴에서는 행복한 미소가 피어나고 운동회를 나름대로 즐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과 맞추어 뛰고 싶다는 듯 열심히 뛰고 있었다. 운동장에 모인 모든 사람 역시 진수에게 연신 환호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 주었다. 이날 진수는 분명 다른 친구들보다는 늦게 결승점을 통과했지만 불리한 신체 조건을 가지고도 끝까지 운동장 한 바퀴를 완주한 진수는 그 누구보다도 오늘 달리기 부문에서 1등이었고 운동회의 MVP였다. 이와 같이 크고 작은 일들을 거치며 그렇게 1년의 세월이 지나갈 즈음 학교에서는 6학년 담임 교사들을 대상으로 졸업 사정회를 실시하였다. 졸업생들에게 주는 상을 정하고 대상자를 선별하는 회의였다. 나는 지체 없이 진수를 지역교육지원청 극기 부문상에 추천하였고 마침 다른 부문에서 적절한 대상자가 나타나지 않았던 터라 졸업 사정회에서는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지역교육지원청 학생상은 효행, 봉사, 선행, 환경, 극기의 5가지 부문 중 학교당 1명을 선정하여 부문을 정해 추천하게 되어 있다. 이미 여러 해 6학년을 맡아 졸업을 시켜본 경험이 많았던 나는 지역교육지원청 학생상 극기 부문에 진수만큼 우리 학교에서 적합한 학생은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추천할 기회가 되면 꼭 추천해서 진수가 그 상을 받게 해주고 싶었다. 비정상적으로 작은 키에 작은 다리마저 활처럼 바깥쪽으로 휘어진 아이. 말하는 것조차 발음이 새는 아이. 자신의 신체 조건을 평생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가야만 하는 아이. 1년 동안 진수와 함께 같은 교실에서 생활하면서 특별한 도움을 제대로 못 준 것 같아 미안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특별한 도움을 주어야만 한다는 생각 자체가 비장애인의 편견일 수 있고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한 예의는 아닌 것 같다. 스스로 이미 장애를 극복하고 정상인과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행동하려는 사람에게 장애인이라는 편견을 갖고 안쓰럽게 바라본다든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뭔가 도움이 필요할 거라는 생각에 부산함을 떠는 행동 등은 어쩌면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을 오히려 불쾌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덧 11월이 되어 중입 배정원서를 쓰는 기간이 다가오자 진수 어머니께서 연락을 주셨다. 집 가까운 데에서 다닐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말씀이셨다. 중입 배정원서를 작성할 때에는 진수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학생은 사전에 근거리 배정 신청을 하여 미리 원하는 중학교를 배정받을 수 있다. 진수의 경우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원하는 중학교가 집 가까이에 있어서 그 학교에 배정받는 것은 거의 확실하지만 학부모님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한 미리 안전하게 조치를 취하고 싶으셨던 모양이다. 만에 하나 그 학교에 배정이 안 된다면 길 건너편에 있는 이웃 중학교에 가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진수가 작은 키와 불편한 다리로 유난히 교통량이 많은 대교 북단 사거리 횡단보도를 매일 아침저녁으로 건너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다행히 진수는 근거리 배정 신청이 바로 접수되어 집 앞에 있는 원하던 중학교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진수처럼 신체가 정상적인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유난히 작거나 신체의 일부분이 불편한 것만이 장애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 맡고 있는 우리 반의 영리한 어느 아이가 서로 다름을 존중하는 것을 배우는 수업 시간에 했던 “안경 쓴 사람들도 장애인이라고 할 수 있어. 너도 될 수 있고 나도 될 수 있어.” 하는 말처럼 생각하기에 따라서 어딘가 불편한 점이 있다면 누구나 장애를 갖고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는 신체가 정상적이어도 생각과 마음이 정상적이지 않고 건강하지 않으면 그 또한 장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기가 가진 신체적인 불편, 정신적인 불편 등을 이미 극복한 사람에게 “저 사람은 장애가 있는 사람이야.”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장애를 극복하고 이미 정상인이 되어 있다는 것을 말이 필요 없이 생활로써 보여준 진수에게 담임으로써 함께 지낸 1년 동안 너무나 잘 생활해 주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진수를 다른 아이들과 다르지 않게 대하고 잘 지내주었던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수가 앞으로도 학교에서 그랬던 것처럼 꿋꿋하고 자신 있게 잘 살아나갔으면 한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전국의 유·초·중·고등학교 등굣길이 또다시 막혔다. 25일 교육부는 고3을 제외한 수도권 모든 학교를 9월 11일까지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키로 했다. 수도권 집단 감염이 시작된 이후 27일기준, 해당 지역 학생 239명, 교직원 6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국적으로 보면 셧다운 한 학교가 27일 기준 12개 시·도에서 7000여 개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할 경우, 사실상 2학기 등교수업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지난 1학기를 겪으며 나타난 학력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6월 실시한 수능 모의평가에서 중위권이 줄고 상위권과 하위권이 늘어나는 등 학력 양극화가 크게 나타났다. 전국 단위 진단평가를 실시하지 않는 초·중학교의 경우는 아예 깜깜이 상황이 됐다. 자녀의 기초학력 수준이 얼마만큼 도달했는지, 어떤 학습 내용을 더 필요로 하는지 사실상 ‘블랙박스’ 상황에 방치되고 있다. 가뜩이나 빈부차가 학력 격차의 주요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그 격차를 더 벌려 놓고 있다.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AI 기반 학습, 교·사대 학생 및 퇴직 교원 학습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으나 근본적이지 못한 건 자명하다. 실제 학교현장에서는 등교수업과 원격수업 간에 학생들의 이해도와 성취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사들도 사상 초유의 원격수업 사태를 겪으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준비되지 못한 원격수업 환경에 역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일을 계기로 기초학력 진단평가가 다시 시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무작위 표본을 통해 학년별 국가성취수준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학력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등교 숫자에만 매달리고 있는 사이, 우리 아이의 학력 격차는 되돌리기 어려울 만큼 커지고 있고, 직접적 피해는 저소득층 아이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교육 당국의 책임이 과거 어느 때보다 무겁다.
온라인 교육 지원 확대 필요 한국판 뉴딜 계획 실현 위해 디지털교과서 사업 연계해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원격교육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저소득층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교육급여를 더 늘리고 디지털교과서 개발정책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저가 발간한 교육위원회 소관 ‘2019회계연도 결산’에 따르면 교육급여가 현재 저소득층의 교육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교육급여는 빈곤층 교육비 부담을 경감하고 실질적인 교육기회 보장을 위한 기초생활 보장제도로 소득인정액이 기준중위소득 50% 이하인 초·중·고교 학생에게 부교재비, 학용품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이 사업의 2019년도 예산액 1317억 원 중 1243억 원을 집행하고 74억 원을 불용했다. 교육급여 지원 인원은 2016년~2019년 동안 15.7% 감소했으며 지출 규모는 2.7% 증가했다. 또 단가는 46.7% 인상됐으나 연 지원 단가는 2020년 기준 초등학생 20만원, 중학생 29만원, 고등학생 42만원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포함 항목이 학용품비 및 부교재비로 한정돼 있는데다 최저교육비에 포함되는 초등 가정학습지, 중학 인터넷강의 교재비, 수련회 등의 보충교육비 등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교육비 지원 사업은 교육급여와 저소득층 교육비 지원이 있으며 교육급여에는 온라인 교육 관련 지원이 빠져 있다. 교육정보화지원의 경우 시도교육청 저소득층 교육비 지원을 통해 컴퓨터와 인터넷통신비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나 지원대상 소득 수준이 교육청별로 다르고 서울·경북·경남 등 일부 시·도는 컴퓨터 지원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원격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저소득층의 교육격차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교육급여를 확대해 교육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8년부터 시작된 디지털교과서 개발 또한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학생, 학부모, 교사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서책형교과서를 보완하는 수준의 정책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등 코로나19에 따른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2017~2019년 동안 국정교과서 개발에 국고 20억 원이 투입됐으며 검정교과서 개발에는 특별교부금과 시도교육청 자체수입 311억 원이 투입됐다. 또 선도학교 운영을 위해 2018~2020년 동안 143억 원의 특별교부금을 시도교육청에 교부했다. 그러나 실제 교사의 디지털교과서 활용 경험은 28.2%에 그쳤으며 이 중 지속적인 사용 비율은 14.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활용하지 않는 이유는 주로 환경이 충분히 구축되지 않거나 내용이 서책형교과서 등 타 자료와 차별성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최근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모든 초중고교 교육인프라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2022년까지 특수교실을 포함한 전체 교실에 무선망을 구축하고 온라인 교과서 선도학교 1200곳에 교육용 태블릿PC 24만대를 지원하며 다양한 교육콘텐츠·빅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 통합플랫폼’ 구축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보고서는 향후 스마트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기존 디지털교과서 개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교육부가 디지털 인프라 구축 및 교육콘텐츠 확충을 효율적으로 연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교육신문김예람 기자]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이 1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20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전문대교협은 이날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중앙선관위 참관하에 전국 전문대 총장들의 온라인 투표로 회장 선거를 진행했다. 남 신임 회장은 이기우 전 회장의 국회의원 출마로 공석이 된 전문대교협 회장직을 이어받아 지난 2월부터 제19대 회장으로 활동했으며 이번 20대 회장 선거에서 투표로 당선됐다. 남 회장은 1978년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KBS 아나운서로 근무했고 계명대 신문방송학 석사, 영남대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남 총장은 2002년 대구보건대 총장을 시작으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국무총리실 정부업무평가위원회 위원,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또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회장을 맡았고 한국전문대학법인협의회 회장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수석부회장을 맡았다. 남 신임회장의 임기는 2022년 9월 4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