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교사 면책 강화와 보조인력 확대 등을 담은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했지만, 한국교총은 “현장의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추가 입법과 제도 보완을 촉구했다.
교총은 28일 입장을 내고 “교육부가 ‘학교안전법’ 개정안 제시와 교육청 전담팀 운영, 전담 변호사 지원, 보조인력 배치 등 일부 교총 요구를 반영했지만 현장 요구를 충족하기에는 아쉽다”고 밝혔다. 특히 교총은 교사 면책 범위 강화 방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교총은 “교육부 방안은 교원이 민·형사상 책임을 면하기 위해 학교안전사고관리 지침을 지켜야 할 뿐 아니라 고의·중과실이 없었음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구조”라며 “실질적 판단은 결국 수사기관과 법원의 몫이라는 점에서 현재와 크게 달라질 바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교총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과 유사한 수준의 ‘학교안전사고 특례법’ 제정을 요구했다. 교총은 “교사의 명백한 귀책 사유가 아닌 경우에는 공소 자체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사전 예방 안전교육 미실시, 음주·약물 상태 지도, 사고 후 구호조치 미이행 등만 형사 면책 제외 요건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사 책임과 관련해서도 “학교안전공제회 보상 범위를 확대해 금액 제한 없이 배상하도록 학교안전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총은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도입 필요성도 강조했다. “안전사고 소송뿐 아니라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등 정당한 교육활동 전반으로 법적 지원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며 “분쟁 발생 시 관할청이 소송 주체가 되는 형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행정업무 경감 대책에 대해서도 실효성 우려를 나타냈다. 교총은 “교육부 방안은 시·도교육청 협조와 예산 투입 여부에 따라 실효성이 좌우될 수밖에 없다”며 “단기 대책에 그치지 않도록 입법을 통한 지속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계약 등 행정업무는 교육청이나 외부기관으로 이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악성 민원 대응과 관련해서도 추가 입법 필요성을 제기했다. 교총은 “기존 대책 반복 수준으로는 실질적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교육감의 악성 민원 맞고소제 의무화, 모호한 정서적 아동학대 조항 명확화, 경찰 무혐의 아동학대 사건의 검찰 불송치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안전교육 미이수 학생에 대한 보충교육, 위험행동 반복 학생에 대한 활동 제한 또는 보호자 인계, 응급상황 시 병원 이송·응급처치 사전동의, 학부모 건강정보 제공 의무 등을 법령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무엇보다 제도 완비 전까지 학교 자율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교총은 “숙박형·당일형 체험학습, 소규모 분산형 체험학습, 교내 대체 프로그램 등은 학교 여건과 학생 안전을 고려해 학교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교육청과 교육부가 행정지도를 명분으로 학교 밖 체험학습을 직·간접적으로 강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사고 발생 시 모든 사법적 혐의와 비본질적 행정 서류 처리를 개별 교사에게 책임지우는 현재 구조가 해소되지 않고서는 현장체험학습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교원들이 안전사고 불안 없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법적 보호망 구축을 정부와 국회에 지속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같은날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고의·중과실이 아닌 경우 교사의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하는 방향의 ‘학교안전법’ 개정 추진 계획을 밝혔다. 또 사고 발생 시 교육청 전담팀과 전담변호사가 초기 대응부터 소송까지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교원보호공제사업을 통한 소송비·배상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보조인력 배치 기준을 기존 ‘학생 50명당 1명’에서 ‘학급당 1명’으로 확대하고, 교육지원청 중심의 현장체험학습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장체험학습 매뉴얼 간소화, 안전관리까지 포함한 민간 패키지 상품 확대, AI 기반 체험학습 플랫폼 고도화 등을 통해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겠다는 방침도 함께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