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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1880년대부터 미 공립학교의 연간 평균 수업 일수는 약 180일로 정해져 내려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 미국 교육학자들은 21세기 교육을 받고 있는 이 시대의 학생들에게 이 기간은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기에는 매우 불충분한 시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현재의 180일간의 수업을 240일로 늘리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한, 일부의 학교가 여름 방학을 줄이고 겨울 방학을 연장하기도 하며 연중스쿨(year-round school)시스템을 채택하기도 한다. 여름방학 줄이는 학교 늘어나 실제로 많은 학군의 2008년 여름방학이 예년의 12주에서 11주로 일주일 정도 짧아졌음을 볼 수 있으며 수업일수를 210일로 늘이고, 대신 늦은 10월에 1주일을 더 쉬기도 하고 1주일간의 봄방학을 2주일로 늘리는 등 가능하면 여름 방학 기간이 8주 이상이 되지 않도록 서서히 방학 기간을 조정하는 학교가 점차 늘고 있다. 여름 방학이 되면 썸머 캠프에 참여하고 가족과 시간을 공유하면서 박물관과 국립공원을 여행하고 라이브러리에서 책을 읽으면서 아주 자유롭고 편안하게 행복한 시간을 즐기는 것이 어린 시절의 특권인양 추억을 가지고 있는 미국 학부모들이지만 자녀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좀 더 제공하기위해 긴 여름 방학의 즐거움을 줄이려는 부모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연중스쿨(year-round school)이란 기존의 공립학교 시스템인 9개월 수업에 3개월 방학의 개념이 아닌 9주 수업에 3주 방학(혹은 6주 수업에 2주 방학) 제도를 도입하여 일 년에 이것을 4번 반복하는 것이다. 이것을 ‘45/15 Schedule’이라고도 하는데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실제 수업일수가 45일이고 쉬는 기간이 15일이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총 4개의 수업 트랙으로 나누어 그 중 3개 트랙군의 학생들이 7월 초에 먼저 일찍 개학을 시작하고 15일 후 나머지 1개 트랙군의 학생들이 늦게 개학을 함으로써 1개 트랙군의 학생들이 순차적으로 방학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어서 학교에는 총 4개 트랙의 학생 군이 있지만 실제로는 3개 트랙군만 수업을 받는 환경이 된다. 이것은 해당 학교로 하여금 토,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연중 수업기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며, 긴 여름 방학을 4개의 짧은 방학으로 분산시킨 것인데 실제 학생이 받는 수업일수는 기존의 학교와 비슷한 약 180일 전후로 같다. 이 교육시스템 하에서는 긴 여름 방학이 없기 때문에 가족은 주말을 포함한 3주간의 기간에 맞추어 휴가를 보내거나 필요한 학습을 만회하기 위한 추가적인 교육 기회를 갖기도 한다. 단기 방학으로 분산하는 연중스쿨 부각돼 이러한 멀티 트랙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동일한 학교시설 내에 학생을 33% 정도 더 수용할 수 있어 과밀학급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부족한 학교 건물과 교육 자재 부족 현상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되기도 한다. 즉, 현재 시스템으로 750명이 정원인 학교가 이 시스템으로 전환할 경우 1000명까지 학생을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멀티 트랙 시스템이 점차 부각되고 있는 가장 주된 이유는 현재의 긴 여름방학을 마음껏 즐기는 동안 학생들이 지난해에 배웠던 수업 중, 많은 학습량을 잊어버리게 되므로 새 학기 초에 실시되는 시험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이게 되고 이로 인해 전년도 학습 과정을 재복습해야 하는 과정이 발생되고, 또 장기간의 학교생활 부재는 교사와 학생들로 하여금 향학열에서 멀어지게 하는 원인이 된다는 발표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있는 연중스쿨협회의 이사인 찰리 베링거는 별도의 교육기회 없이 긴 방학을 보내는 학생의 경우 학습 감각이 떨어지며, 습득한 지식마저도 쉽게 잊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주장하며, 미국 듀크대학에서도 연중스쿨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긴 여름 방학 기간을 지내는 기존 학교 학생들보다 공부한 내용을 덜 잊고 있다는 조사 자료도 내놓았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연중스쿨에 1학년과 7학년짜리 두 자녀를 보내는 가정주부는 방학이 길지 않아 이전의 긴 여름 방학 중, 아이들이 지루함을 느껴 서로 다투고 소리치는 현상이 많이 줄어 아이들과 가족 모두 만족해한다고 한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웨이크 카운티(Wake County) 중학교 교사인 메리 브라운( Mary Brown)은 “학생들은 휴식이 필요할 때 쉴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아 항상 새로 충전된 활기찬 의욕으로 학교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이 연중스쿨의 장점이다”라고 말한다. 미국 전역에는 약 3000개의 연중스쿨이 있으며 그중에 1300여 개의 스쿨이 캘리포니아 지역에 있는데, 이 연중스쿨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여름방학 기간만 되면 뜨거운 논쟁이 일어나며 또 ‘연중스쿨 폐지 시민 연대(STOP YEAR-ROUND SCHOOL CITIZENS GROUP)’도 생겨나고 있지만 여전히 미 전역에서 이 시스템에 참여하는 학교는 줄지 않고 있다. 학습 감각 잃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 긴 여름 방학 동안 특별한 교육 활동 프로그램을 접하지 않고 보내는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똑같은 시험을 여름 방학 시작 무렵과 끝날 무렵 두 차례 치룬 결과, 후자의 시험점수가 훨씬 낮다는 것을 ‘학습 성취도에 여름 방학이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Research spanning 100 years가 발표하였다. 보고서에 의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긴 여름 방학 기간 동안 전 학년과정에서 습득한 학습 중 약 2개월간 습득한 양을 상실하게 되고 특히 방학기간 내 별다른 학습의 기회가 없는 저소득층 자녀는 2달 동안 습득한 양의 읽기 능력을 추가로 상실하게 된다고 한다. 여름 방학 기간을 교육과 함께 보낸 고소득층 자녀와 이러한 교육기회를 갖지 못한 채 긴 방학을 보낸 저소득층 자녀의 경우 이렇게 점점 벌어지는 학력격차로 인해 고등학교 졸업률과 대학 진학률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연중스쿨시스템에 따른 문제점 또한 많아 논란의 소지가 되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 학교들은 긴 여름 방학 동안 학교 건물 개보수에 들어가곤 하는데, 일을 서둘러 처리하지 않는 미국인들의 습성상 짧은 휴가 기간에 공사를 마무리 짓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더운 여름기간 수업을 위해 냉방시설을 가동해야 하는데 이것은 학교 예산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연중 수업으로 인한 추가 고용 비용이 들기도 한다. 또한 기상이변으로 인한 휴교 등을 위한 보충 수업을 토요일에 실시해야 하는 등 추가 유지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미국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을 두고 있는 대다수의 가족이 학교 달력 스케줄에 따라 가족 스케줄을 정하고 휴가계획을 세우며 베이비시터를 고용하는 등 쉬는 날을 미리 정하고 기타 집안일을 한다는 것이다. 이때 만 12세 이하의 아이들은 혼자 집에 있어서는 안 되는 규정 때문에 맞벌이 가정의 경우는 베이비시터를 고용해야 하나 잦은 방학기간 동안 베이비시터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자녀들을 맡길 지역 스포츠프로그램 스케줄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약간의 건물 유지비와 건물 활용도가 높을 뿐이며 학습 성취도에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론에 대해 캘리포니아 교육국은 3학년 학생의 경우 2005년도 표준 학력 테스트에서 평균 9.5%가 상승했으며 특히 읽기의 경우 13.3%의 상승률을 나타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나 휴스턴 그리고 버지니아의 윌리엄 카운티와 같은 규모가 큰 연중스쿨 학군의 경우 지난 수년간 괄목할 만큼 증가한 학습 성취도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캘리포니아의 로디, 플로리다의 오렌지카운티의 경우 다소 성취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보이기도 하는 등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교육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서로 다른 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둔 부모의 경우 상당한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초등학생이 연중 학교에 다니고 고등학생이 기존 학교에 다니는 가정의 경우 방학 기간이 서로 겹치는 시기가 넉넉지 않아 가족휴가를 보낼 시간이 충분치 않게 되고 같이 연중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의 경우도 수업 트랙이 서로 다를 경우엔 가족단위 휴가나 여행을 할 수가 없게 되기 때문이다. 기존의 학교 시스템과 일정 맞추기 어려워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연중 학교 시스템을 실시하고 중·고등학교에는 채택하지 못하는 학군도 많은데 이것은 미국 학교 학생 활동 중 절대 빠질 수 없는 스포츠 활동 스케줄 때문이다. 스포츠 활동은 학교별 지역별로 각종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서로 다른 스쿨시스템을 지닌 팀과의 스케줄을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고등학생들은 가정에서 용돈을 거의 주지 않기에 자동차 유지비와 용돈을 해결하기 위해 긴 방학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요즘 미국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지금까지 자신들이 자라온 것처럼 놀면서 마냥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여름 방학을 보내는 것보다는 좀 더 학습적인 활동을 하며 방학을 보내기를 바라고 있으며, 현재의 10주 혹은 12주의 여름 방학은 너무 길다는 생각과 더불어 방학기간이 3주 혹은 5주가 좋은지, 아니면 자녀들에게 진정으로 방학기간이 몇 주가 필요한가를 스스로 자문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학부모들의 자문에 발맞춰 우수한 양질의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여름 방학 프로그램이 미국 전역에 걸쳐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공공 기관도 저소득층의 자녀들에게 아이를 돌봐주기 위한 단순프로그램만이 아닌 학습 실력도 함께 높여주는 아카데믹 방학 프로그램에도 예산을 늘려가고 있다. 잦은 방학이 특성인 멀티 스케줄은 연중스쿨시스템의 주된 핵심내용이지만 이 시스템이 모든 학생에게 효과적으로 적용되는 프로그램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버지니아에서 6주 수업에 2주간의 방학 시스템이 있는 학군에서 학교를 다녔던 패트리시아 맥그래캔(Patricia McCracken)은 다음과 같이 연중 스쿨시스템에서의 학교생활을 회상한다. “시계 톱니바퀴가 다 돌아가고 나면 다시 원위치로 감아 놓고 또 돌아가야만 하는, 항상 공부에 얽매어 있는 생활이 너무 힘들었다.”
제시카(14)는 숲 속에 빌라가 모여 있는 프로나우라는 베를린 외곽에 산다. 비교적 부유한 계층이 지역이다. 아버지는 야채 도매상을 한다. 제시카는 이번 여름 방학 때 아버지와 함께 런던으로 관광을 갈 계획이다. 이번 런던 관광은 아버지가 제시카에게 주는 생일 선물이다. 런던은 제시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다. 그녀는 현재 베를린 근교 포츠담에 소재한 영국계 사립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영어가 유창하다. 런던에서 좋아하는 뮤지컬을 보고, 쇼핑할 생각에 벌써 신이 났다. 여행길 교통 혼잡으로 방학일 조정도 로빈(15)과 로잔나(18)는 홀어머니와 함께 산다. 어머니 로라(42)는 평범한 사무원이다. 이들 3인가족은 비교적 임대료가 저렴한 베를린 베딩(Wedding)지역에 산다. 하지만 방학 때 다른 것은 몰라도 셋이 함께하는 여행은 포기하지 않는다. 지난 부활절 방학 때는 모두 함께 에스토니아에 다녀왔다. 이번 여름방학엔 오스트리아 빈에 가볼 예정이다. 어머니 로라는 “여행 중 배우는 것이 많다. 일상을 떠나 다른 나라의 풍습과 새로운 것을 접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방학 때면 짧은 기간이라도 꼭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한다”고 말한다. 이 두 예처럼 유럽 학생들에게 방학에 여행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방학이라 하면 유럽 사람들은 으레 여행을 떠올린다. 아이들이 우선 방학을 하면 길든, 짧든 가족들이 휴가를 내어 함께 여행을 떠난다. 가령 독일의 16개 주는 교통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여름 방학이 시작하는 날짜에 조금씩 차이를 둔다. 이는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도 마찬가지다. 학교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떠난다. 그래서 휴가 차량으로 복잡한 도로 때문에 각 주들이 서로 합의를 하여 방학 시작일이 겹치지 않게 한다. 프랑스의 경우 전국을 세 지역으로 나누어 방학 기간이 조금씩 다르다. 영국만이 예외로 전국의 방학 기간이 동일하다. 숙제, 보충수업 없는 6주간의 여름방학 독일의 경우, 1년 중 방학 일수는 총 75일이다. 그런데 이 날들은 가장 긴 여름 방학 6주를 제외하곤 가을 방학, 크리스마스, 겨울(에너지) 방학, 부활절, 성령강림절에 1~2주씩 나뉘어져 있다. 보통 가을인 9월에 새 학년을 시작하는 독일에선 10월 중순부터 하는 가을 방학이 처음 맞는 방학이다. 원래 가을 방학은 일명 ‘감자방학’이라고도 부른다. 감자가 주식인 독일에서는 19세기 말 학생들이 집에서 감자추수를 돕게 하기 위해 방학을 했다. 또 겨울 방학은 에너지 방학이라고도 하는데, 가장 추운 겨울에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1~2주간 단기 방학에 들어간다. 한편 교사에겐 학생들의 방학은 꼭 휴가만이 아니라, 수업을 하지 않는 근무시간이다. 학생들의 방학 동안 교사들은 연수를 받거나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그 밖에도 교사가 학기 중 정규 수업보다 더 많은 시간의 수업을 한 경우, 초과 수업시간을 휴가로 쓸 수 있다. 또 이들은 방학기간만 휴가를 낼 수 있다. 보통 방학 숙제나 보충 수업은 없으므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하지만 피사 학력 테스트 논란과 경쟁을 부추기는 분위기 때문에 독일 학생들도 학업과 성적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00년대 초 OECD회원국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력 테스트인 피사 테스트에서 중하위권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독일 교육계는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시인과 사상가의 나라’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학부모와 학교 측은 학생들의 학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의 부모의 소득 수준과 학생들의 성적 간의 관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더욱 밀접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독일의 교육 시스템이 교육의 기회균등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독일도 방학 때 사교육 열풍 이와 더불어 독일에서 과거에 비해 점차 과외가 성행하고 있다. 중산층 이상 계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과외가 일부 저소득층 가정 사이에도 퍼지고 있다. 교육투자가 자녀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는 부모는 어려운 재정상황에서도 과외에 투자하고 있다. 지몬(10)은 베를린에 고층아파트가 모여 있는 메르키셰피어텔(Markischer Viertel)에 산다. 유럽에서는 고층아파트가 슬럼화 되어 있어 주로 저소득층이 거주하고 있다. 건축자재도매상의 판매원인 아버지와 주부인 어머니는 형편이 어려워 방학마다 지몬과 함께 여행을 떠나지 못한다. 이들은 주로 방학 때도 집에 있거나, 베를린 베딩 지역에 사는 할머니께 가는 게 고작이다. 그런데도 지몬의 부모님은 방학 때도 지몬에게 과외를 시킨다. 지몬은 학교성적이 저조하기 때문에 방학 때라도 뒤떨어진 학업을 보충해야 한다는 게 부모님의 생각이다. 쿠르드 출신 터키 이주민 가족인 우누어(13)의 부모님도 ‘교육만이 살 길’이라는 생각으로 과외에 투자하는 경우다. 우누어는 인문계 학교를 다닌다. 2년마다 한 번씩 온 가족이 터키에 계신 우누어의 할머니 할아버지와 친지들을 방문하는 것을 빼놓고는 여행을 갈 형편이 못 된다. 우누어의 아버지(42)는 주택의 바닥 시공 기술자로 자영업자다. 하지만 넉넉하진 못하다. 어머니(38)는 쿠르드 지역의 열악한 교육 환경 탓에 초등학교 밖에 못 다녔다. 그래서 자식들에게만은 교육의 수혜를 받게 하고 싶었고 방학 동안에도 일주일에 두 번씩 독일어 과외를 받도록 하고 있다. 다른 곳의 지출을 줄여서라도 교육에 투자하는 전형적 예다. 독일 교육부의 통계에 의하면 현재 전체 독일 학생 중 8명 중 하나에서 10명 중 하나가 방과 후 과외를 받고 있으며, 중·고등학교 학생의 경우 네 명 중 하나가 과외를 받고 있다. 그리고 동독(11~16%)보다는 서독지역(25~30%)에 학생들이 과외 받는 빈도가 더 높다. 또 과외를 받는 대다수가 15세에서 16세 사이다. 과외과목은 수학, 영어, 제2외국어, 독일어 위주다. 독일어 과외는 남학생이, 수학 과외는 여학생이 더 많이 받는다. 전체 학생의 50%~70%가 과외를 받거나 학원에 다니는 한국이나 일본에 비할 바 아니지만 독일도 점점 과외가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클럽 활동으로 건전한 방학 보내기 한편 또 다른 방식으로 건전하게 방학생활을 하는 청소년들도 있다. 독일의 소도시 괴팅엔에 자진하여 책을 읽고 토론하는 유부크루(Jugendbuch~Crew)라는 동아리가 있다. 13세에서 16세까지의 학생들이 모여 만든 이 동아리는 보통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함께 정해 놓고 읽은 책들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눈다. 대부분 부모가 대졸 이상인 이들은 집에 텔레비전이 없다. 학기 중에 학업 때문에 바빴던 이들은 방학을 이용해 더 많은 양의 책을 읽고 만나 토론한다. 이 동아리엔 규칙이 있다. 어른은 낄 수 없다. 예전에 이 동아리 회원이었더라도 여기에 참석하지 못한다. 함께 읽는 책은 보통 청소년들이 지루하게 여기는 고전문학만이 아니다. 이들이 생각하기에 좋은 책은 새롭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들어있어야 한다. 특히 이들은 청소년 독자의 감각에 맞는 책을 선호한다. 독서토론 동아리 ‘유부’의 회원인 마이크(15)는 “행간에 일상에서의 느낌이 잘 드러나는 책을 좋아한다. 부모님이나 형 누나가 읽었던 책들도 나쁘지 않지만 이 책들의 내용을 우리가 처한 현실을 바탕으로 공감하긴 어렵다”고 말한다. 가령 독일 제 3제국 이야기를 다루고, 1971년에 출판되었던 유디트 케르(Judith Kerr)의 히틀러가 분홍 토끼를 훔쳤을 때는 현재 학교에서도 항상 다뤄지는 유명한 청소년 소설이다. 좋은 소설이지만 너무 먼 옛날이야기다. “학교에서 단골로 읽는 텍스트는 주로 사회문제 즉, 실업, 폭력, 임신 등에 관한 이야기다. 그렇지만 이런 것은 더 이상 읽고 싶지 않다. 물론 사회현실을 그대로 서술한 것이지만 이를 통해 우리의 감정, 언어에 대한 느낌 같은 것을 전달받긴 어렵다”고 모리아(14)는 말한다. 이 동아리의 잠재력을 눈치 챈 큰 출판사들은 앞을 다투어 이 유부크루에게 새로 출간된 청소년 도서를 정기적으로 보낸다. 그리고 이들은 비평을 써서 출판사, 학교, 개인적으로 보낸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는 유부크루의 회원들은 독일 청소년문학상의 심사위원으로 참석하고 있다. 방학일수 축소는 열띤 논쟁 중 한편, 지난해 여름부터 바이에른 주에서는 방학일수 축소 논쟁이 있었다. 보수성향의 기사련(CSU·기독교 사회연합당)의 원내 총무인 요아힘 헤르만은 방학이 너무 길다고 지적하며 방학일수를 줄일 것을 제안했다. 그는 “14주의 방학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다. 지나치게 긴 6주간의 여름 방학은 원래 학생들이 농번기에 농사일을 돕기 위해 생긴 것이다. 휴식을 위해서 4주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많은 학부형, 특히 혼자서 자녀를 양육하거나 맞벌이 하는 부모에게는 방학이 오히려 고역이라고 말한다. 부활절, 크리스마스와 같은 단기간의 방학은 부모가 휴가를 내서 아이들과 함께 있을 수 있지만, 6주간의 여름 방학에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을 방치할 수만은 없어서 문제다.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여름학교나 여름캠프 등의 방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주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리고 민영기관의 방학 프로그램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교원노조 반발로 유야무야 돼 이 방학 축소 제안은 독일 교원 노조를 비롯한 교사의 반발의 목소리가 더 커서 거의 유야무야됐다. “학생들은 고된 학교생활에서 휴식이 필요하다. 현재 방학 기간은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독일 교사연합 의장 요세프 크라우스는 방학 축소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잠들어 있는 뇌를 깨우면 아이들이 달라져요” 아침 10분 뇌체조로 집중력과 기억력 쑥쑥 서울 신학초 6학년 2반 학생들의 수업 준비는 남다르다. 명상 음악이 흐르는 교실에서 담임인 김진희 교사(37)의 지도에 따라 ‘뇌체조’를 하며 활기차게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손 털기, 어깨 돌리기, 단전 두드리기, 뇌파 느끼기 등 김 교사가 ‘뇌체조’를 시작하자 시끌벅적했던 교실이안정을 찾았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 이현 군(12)은 “다른 선생님들과는 해보지 않았던 거라서 신기해요. 아침에는 힘이 없었는데 에너지가 생기는 느낌이에요”라고 말했다. 정수민 양(12)은 “뇌체조는 재미있고, 몸이 찌뿌드드할 때 잘 풀어줘서 기분이 좋아져요”라고 했다. 김 교사는 “평소에 잘 쓰지 않는 신체부위를 운동으로 자극해주면 뇌 기능이 활성화 돼요. 그래서 아이들의 몸을 구석구석 움직여주는 뇌체조가 뇌교육에서 중요하죠. 수업 시작 전 뇌체조를 하면 집중력이 높아집니다”라고 강조했다. 뇌교육은 말 그대로 ‘뇌를 잘 쓰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을 말한다. 교육법도 뇌가 좋아하는 체험적인 방법을 바탕으로 한다. 우리의 뇌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보다 경험으로 얻는 체험적인 정보를 더 오래, 깊이 기억하기 때문이다. “정서, 학습 등 아이들의 모든 문제는 ‘뇌’와 관련돼 있어요. 뇌교육은 아이들이 뇌의 잠재력을 믿고 스스로 뇌를 잘 쓰는 방법을 체득할 수 있게 지도하는 것이죠. 실제적이고 체험위주의 교육프로그램이어서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아이들의 뇌 상태를 교육을 통해 어떻게 개선시킬 수 있는가, 구체적인 훈련을 통해서 일반 아이들의 영재와 같은 잠재능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가가 뇌교육의 중요 포인트다. 나를 긍정하는 씨앗 키우는 뇌교육 “뇌교육의 최종 목표는 ‘뇌를 잘 쓰는 아이’입니다. 공부 잘하는 영재를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뇌를 다루는 법, 감정을 다루는 법, 자신을 긍정하는 법을 배우게 해 잠재력을 이끌어 내죠. 공부보다 그런 가치관을 가르치는 것이 진짜 교육의 방향 아닐까요?” 뇌교육을 해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는 이제는 중학생이 된 김준호 군(13)이다. 김 군은 심한 욕설 때문에 왕따였는데 김 교사가 웃음 프로그램과 명상을 통해 집중 교육 시킨 후 ‘5총사’라고 불리는 친구가 생겼다. 초등학교 6년 동안 친구를 집에 데리고 온 것은 처음이라며 학부모가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흔히 말하는 자신감은 남과 비교하면서 얻는 상대적 자신감이에요. 그렇지만 뇌교육에서 얻는 자신감은 자신을 믿음으로서 생기는 자신감이죠.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근본적으로 바뀌게 합니다. 내 뇌를 들여다보는 ‘뇌교육 성찰 놀이’, 감정 다스리는 법을 배우는 ‘웃음프로그램’, 나의 한계를 넘어서게 하는 ‘한계체험프로그램’ 등을 통해 긍정적으로 자신을 믿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되죠. 그 단계에 이르면 학습, 인성 모든 면에서 아이들의 태도가 달라집니다.” “뇌교육 9년, 새로운 교육에서 희망 찾았어요” 김 교사가 뇌교육 공부를 시작한 것은 9년 전부터. 뜻이 맞는 교사들과 공부하다 2005년에는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에서 전문적으로 뇌교육에 대해 배웠다. 뇌교육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교사로서 무기력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들에게 자기 자신을 긍정하게 하고 믿게 하는 뇌교육을 하면서 잃었던 희망을 찾았다고 했다. “요즘 아이들의 인성문제는 심각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바로 잡으려는 ‘선생님 말’조차 안 듣죠. 아무리 열정을 가지고 교육을 해도 점점 더 인성적으로 황폐해져 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절망에 빠졌어요. 하지만 뇌교육을 한 후부터는 우선 제가 먼저 달라졌어요. 달라지는 아이들의 모습에 교사로서의 자신감을 찾았습니다.” 올해 김 교사는 뇌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행복한 학교 만들기를 지원하는 ‘해피스쿨 캠페인’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해피스쿨 캠페인’은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과 사단법인 국학원이 주관하는 것으로 학교와 연계해 뇌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강사교육을 한다. “뇌교육이 어렵고 딱딱한 것 같지만 사실 선생님들이 교실에서 해왔던 활동들을 ‘뇌’에 맞춰 체계화시킨 것이에요. ‘뇌교육’을 몰라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뇌교육에 대해서 알고,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워낙 글로벌 시대, 정보화 시대가 되다 보니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행을 떠나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게 됐습니다. 금전적, 시간적 여유만 허락한다면 내일 당장에라도 떠나고 싶다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만큼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설렘과 재충전의 기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언제나 여행을 꿈꾸고 동경하게 됩니다. 저 역시 고비마다 지치고 힘들던 순간이면 여행에서의 추억을 곱씹으며 슬쩍 웃기도 하고, 바쁜 일정을 쪼개 여행일정을 짜며 설레어 하기도 하지요. 여행을 꿈꾸고 동경하는 가장 큰 이유는 쳇바퀴 돌듯 커다란 변화 없는 일상으로부터의 탈출 때문이 아닐는지요. 물론 새로운 문화나 아름다운 대자연을 접하고 감탄하는 일도 여행을 떠나게 하는 요인 중 하나겠지만, 어느 곳을 방문하던 여행을 떠난다는 자체가 우리를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이 여행을 더욱 값지고 즐겁게 만들 수 있을까요? 추억의 장소를 원 모어 타임 블로그나 미니홈페이지 검색을 통해 접속하게 되는 온라인시대의 다양한 콘텐츠들을 통해 여행이 얼마나 보편화되었는지 쉽게 체감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장소를, 새로운 명소를 여행하고 싶은 로망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추억의 장소를 다시 한 번 여행해 보는 것도 새로운 방법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지인에게 얻은 팁이긴 하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던 추억의 여행지를 다시 여행하는 일만큼 가슴 떨리는 일도 없다고 합니다. 같은 지역을 두 번 여행하게 되면 첫 번째 방문했을 때 보지 못했던 더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되는 장점도 있거니와, 추억의 장소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현실을 잠시 잊는 것. 스트레스로 점철된 매일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정신건강에 아주 이로운 ‘멘탈테라피’라며 강력 추천하더군요. 물론 거리가 먼 지역은 금전의 부담 때문에 쉽게 시도하긴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생활자 스타일의 신개념 여행 쉽게 얘기하면 여행 중 하루를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겁니다. ‘누가 봐도 여행자’의 콘셉트를 버리고 쉬는 날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말입니다. 물론 커뮤니케이션이 쉽지 않은 외국에서라면 약간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막상 시도해보면 아주 재미있습니다. 세탁소에 세탁 하러 가기, 숙소 인근의 마트나 시장에서 장보기, 서점이나 근처 도서관에 들러 이런저런 잡지와 책들 훑어보기, 동네주민들이 자주 찾는 카페 겸 선술집 같은 곳에서 햇볕 쬐며 차 한 잔 마시기 등등. 이런 날은 과감히 카메라는 숙소의 트렁크에 넣어두고 여유롭게 하루를 즐기면 일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발견해 가는 재미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가까운 곳 당일치기로 리프레시 일단 여행을 떠난다고 하면 길게, 멀리 다녀와야 그게 제대로 된 여행이라는 편견을 가진 분들도 의외로 많은 듯합니다만, 주변을 둘러보면 가까운 곳에 은근히 숨어 있는 보석과 같은 여행지들을 간과하고 있었던 사실을 깨닫게 되지요. 차는 집에 두고 오랜만에 시외버스나 기차를 타고 떠나는 여행. 혼자도 좋고, 오래된 친구와의 동행도 좋을 것 같네요. 얼마 전 인천행 지하철을 타고 종점까지 가서 서해바다를 보고 왔노라 배시시 웃으며 자랑하던 동료의 얼굴이 떠오르네요. 그녀의 여행친구는 MP3 플레이어 그리고 잡지 한 권이었습니다. 여행을 잘하는 사람과 여행을 많이 하는 사람은 다릅니다. 물론 여행을 많이 다닌 사람들의 여행 노하우가 더 많겠지요. 하지만 그 노하우가 모든 여행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어찌됐든 깨지고 실수하며 자기만의 방식으로터득해 가는 여행 노하우가 곧 가장 좋은 여행법이 아닐까요? 여행의 기술의 저자 알랭 드 보통이 남긴 이런 얘기가 있죠. ‘행복을 얻고 싶다면 길을 아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여행을 떠나야 한다.’| 자유기고가
‘일억총참회’의 진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쇼와천황이 옥음(玉音)방송을 통해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다고 일컬어지는 대동아전쟁 종결에 관한 조서(大東亞戰爭終結ノ詔書)는 간략하게 종전의 조서라 부르는데, 여기에서도 전쟁이 끝났다는 상황을 강조하는 ‘종결’과 ‘종전’이라는 말이 자리 잡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전쟁이 끝난 직후 일본에서는 일본 국민 모두가 전쟁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잘못을 빌어야 한다는 뜻의 ‘일억총참회’라는 말이 크게 유행했다. ‘일억총참회’는 그야말로 ‘참회’를 호소하는 구호이기에 진정 과오를 시인하고 머리 숙여 잘못을 비는 뜻이라고 넘겨듣기 쉽지만, 실은 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는 말이다. 전쟁 책임의 소재를 모호하게 만드는 ‘종전’의 개념과 마찬가지로, ‘총참회’는 책임의 주체나 소재를 얼버무린다는 혐의가 짙다. 스스로의 책임을 명확하게 밝혀야 할 일본 제국의 최고 통치권자가 일본 국민이라는 집단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결국은 모두의 잘못’이라고 한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더욱 꺼림칙한 것은 ‘1억’이라는 숫자다. 어째서 1억이란 말인가? 1억은 당시 일본의 인구 7천만에 식민지 조선 및 대만의 인구를 대략 합한 숫자였으며 제국 신민을 상징적으로 가리키는 용어였다. ‘패전’을 시인하고 제국의 해체를 선언하는 천황의 기념비적 발언에서 1억이란 숫자가 튀어나왔다는 정황은 어쩐지 아시아를 넘보던 침략주의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여전히 제국주의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는 일본의 모습을 내비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식민지의 해방이라는 현실을 철저히 의식했던들 1억이란 숫자가 절로 튀어 나오지는 못했을 것이다. 물론 넓은 시야에서 역사를 되짚어볼 때 아시아에서 무력 침략을 자행한 일본만 참회를 해야 하고 식민지로 전락한 나라들은 피해자일 뿐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독단적인 발상이다. 그들 또한 복잡한 역사적 문제를 떠안고 있으며 개중에는 참회를 해야 할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일억총참회’는 성질이 다른 문제다. 일본의 천황이 자신이 침략한 나라들의 참회까지 운운한다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어불성설일 테니 말이다. 전쟁 책임과 천황제 일본의 어떤 학자가 한 페이지도 안 되는 종전조서를 한 권의 책으로 분석해 내놓은 적이 있다(고모리 요이치[小森陽一], 1945년 8월 15일, 천황 히로히토는 이렇게 말하였다(天皇の玉音放送), 뿌리와 이파리, 2004). 이 책에 따르면 천황이 읽어 내려간 종전조서 어디에서도 ‘패전’이나 ‘전쟁 책임’ 같은 말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이러한 불철저한 역사인식의 태도가 비판받거나 불식되기는커녕 오늘날까지 일본 사회를 지배하고 있게 된 것은 미국의 탓이 크다. 2차 대전 이후 세계가 냉전체제로 돌입하면서 미국이 일본을 아시아에서 공산주의 세력을 방어하는 ‘장벽’으로서 삼으면서 일본에서는 전쟁 책임을 비롯한 민주화의 추진보다 경제부흥에 역점을 두게 되었다. 일본이 미국의 파트너로 당첨되었기에 유럽에서는 패전국인 독일이 분단의 시련을 맞이한 반면,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아닌 한반도가 분단의 운명을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일본의 천황제를 그대로 두기로 결정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전후 일본의 질서 회복과 안정을 위해 천황제 및 천황의 존속이 필요하다고 여겼던 미국은 일본의 신헌법을 제정하면서 천황제의 성격을 바꾸어 온존시키기로 한다. 이로써 일본은 1946년 1월, 현인신(現人神)으로 신격화되었던 천황에 대해 ‘인간선언’을 하고 민주주의 체제의 출범을 서둘렀다. 결국 천황제를 온존시키면서 일본을 근대국가로서 새롭게 건설하고자 한 미국과 그에 동조한 일본의 지배층 덕분에 천황은 마치 식민지 침략전쟁에 책임이 없는 것처럼 꾸며졌다. 이렇게 하여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전후 처리가 미일합작에 의해 완성을 보았던 것이다. 오늘날 해마다 되풀이되는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둘러싼 소동을 비롯하여 평화헌법 제9조 개정 문제, 일본의 교과서 문제 등 일본이 마치 전쟁의 망령을 다시 불러들이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원인을 이러한 전후 처리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천황제를 문제 삼는 일을 금기로 여기는 정치적 풍토와 사상적 배경은 여전히 일본의 지성을 속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일본의 학자나 시민들 가운데는 지배계층에 의한 부조리한 전쟁 책임 및 과거 청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사람들이 적지 않다. 침략전쟁의 길을 막지 못하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죽어가는 동안 총력전체제에 협력하면서 하루하루 목숨을 연장해 온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고백과 증언, 연구와 모색이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아시아 나라들이 전쟁 책임 문제를 함께 풀어가기 위해서는 일본의 비판세력과 연대를 강화하는 일을 소홀히 여기지 않을 뿐 아니라 천황제를 둘러싼 일본의 정신구조를 파악하는 일이 필요하다. ‘종식’, 그러나 끝나지 않은 전쟁 최근 한국의 소위 뉴라이트가 내놓은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교과서포럼 지음, 기파랑, 2008)가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과연 이 책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시점에 관해 어떻게 서술하고 있을까. 그런데 한국의 조기 독립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었던 미국은 전쟁이 종식된 이후 한국에 대한 국제적 신탁통치를 실시한다는 방침을 이미 내부적으로 결정해 놓고 있었다. (두 줄 중략) 이로써 8년간 지속된 중일·태평양전쟁이 종식되었을 뿐 아니라, 35년 가까이 일제 식민지였던 한국이 마침내 해방되었다. 위의 인용문에서 ‘종식’이라는 단어가 연거푸 쓰인 것이 눈에 띈다. 끝 또는 끝남/끝냄을 나타내는 말에는 ‘종결(終結)’, ‘종말(終末)’, ‘종언(終焉)’도 있고 ‘끝났다’는 무난한 동사도 있는데, 어째서 굳이 ‘종식’이란 말을 두 번이나 쓴 것일까. ‘종식’은 사전적으로 “(어떤 현상이나 일이) 끝나거나 없어지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종식’의 뉘앙스에 결정적인 요소는 ‘끝, 끝나다, 끝내다, 마치다, 마침내’의 의미를 담고 있는 ‘종(終)’보다는 ‘불이 꺼지다, 사라지다’를 뜻하는 ‘식(熄)’인 듯하다. 요컨대 그냥 끝난다기보다는 불씨마저 제거하여 ‘끝(장)을 낸다’는 느낌이 강하다. 민족주의적인 감정에 기대어 보자면 해방이란 식민지 통치에서 벗어나 민족의 ‘빛’을 다시 찾은(광복) 기쁜 사건이긴 하지만, ‘우리’ 손으로 쟁취한 해방은 못 된다는 점에서 마음이 개운하지 못하다. 여기서 좌파적이고 민족 중심적인 역사관의 극복을 내세우는 뉴라이트의 ‘중립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 민족’이 어떻게 생각하든 해방은 단지 전쟁의 ‘종식’이 가져다준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친일인명사전을 둘러싼 소동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한국의 식민잔재 청산 역시 일본의 전후 처리와 마찬가지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해방 후 한국에서는 미군정이 들어서면서 소위 친일파였던 관료나 경찰이 다시 기용되는가 하면 국회의 반민특위가 좌절되었다. 친일파라는 식민잔재의 청산이 이루어지기는커녕 그들이 대한민국 체제의 기득권자로 재등장한 역사를 돌이켜볼 때, 안타깝게도 ‘종식’이라는 말은 전쟁의 후유증이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는 반어적인 뜻을 뿜어내는 듯하다. ‘패전’과 ‘종전’의 부단한 갈등은 단순한 말싸움도, 과거에만 얽매이는 태도도 아니다. 과거는 단순한 과거로 끝나지 않으며, 오히려 현재를 ‘살아 있는 과거’라 불러야 할 것이다. 그래서 바람직한 미래의 건설을 위해서는 과거를 올바르게 정리하는 일이 개인이나 집단을 막론하고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종군위안부를 둘러싼 일본 정부의 자세에서도 분명히 드러나듯이 아시아를 침략한 과거를 제대로 청산하지 않은 결과는 오늘날 중국, 한국 등 이웃나라의 불신으로 나타나고 있다. 역사적 사실마저도 부인하는 일본의 극우 내셔널리즘이 목소리를 높이면 중국과 한국의 편협한 내셔널리즘이 맞불을 놓는다. 이러한 불행한 순환구조를 벗어나려면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는 ‘지구사적 역사인식’이 요구된다.
출산휴가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날이다. 불러온 배를 쓰다듬으며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이제 새로운 선생님이 잠깐 오셔서 가르쳐주실 것이라고, 선생님은 아기 낳고 오겠다고. “선생님 배 나왔어요.” 배로 손을 뻗는 우진이 녀석. “응. 그래, 선생님 배가 많이 나왔지?” 나는 우진이의 손을 잡아 내 배 위로 올려놓았다. 내 손이 이끄는 대로 자신의 손바닥을 내 배 위에 살짝 얹어놓은 우진이의 표정이 묘하다. 신기한 듯, 신나는 듯, 신통한 듯…. 위 아래로 쓸어보기도 하고 노크하듯 배를 통통 두들겨보는 우진이. “애기 나와, 이제?” “응, 이제 조금 있으면 아가가 나와요. 우진이랑 태희도 이렇게 엄마 뱃속에 있다가 나온 거야.” “아기가 나와. 아기가 나올꺼야.” 내가 하는 말을 외우듯이 따라 해보는 우진이. 몰입하다보면 존댓말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잊는 우진이는 어느새 또 아기에 몰입했나보다. “그럼 선생님 다른 학교로 가?” “아니, 선생님은 병원에 가서 애기 낳아야지.” “병원에 가서 애기 낳아?” “응. 병원에 가서 애기 낳아요.” 우진이의 끊임없는 질문공세가 시작되었다. 우진이는 우리 반 귀염둥이다. 아스퍼거증후군이란 진단명을 가지고 있지만 나름대로 사회성이 있고, 항상 싱글싱글 웃는 얼굴이라 선생님들도 아이들도 우진이를 귀여워하며 챙겨주는 편이다. 엉뚱하면서도 기발하고, 아이 같은 천진함을 가진 우진이 덕분에 웃는 일이 많았었는데, 가장 기억나는 일은 우진이네 반에서 통합지원 수업을 할 때 일어난 일이었다. 특수교사인 내가 통합학급에서 하고 있는 ‘통합지원 수업’은, 장애학생들이 통합학급에서 반 친구들과 잘 적응할 수 있도록 1주 1회씩 하는 친구 관계 향상 프로그램으로, 반 아이들이 장애학생뿐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상대의 감정이나 의사표현에 민감성을 가지고 대하기, 다름을 차이가 아닌 다양성으로 받아들이기, 서로를 도와주기, 갈등이 일어났을 때 평화롭게 해결하고, 친구나 약한 사람을 감싸주기, 내게 있는 것을 나누기 등을 활동을 통해 경험해보도록 하는 수업들로 이루어져있다. ‘서로 다른 아이들이 함께 만드는 우정(이하 서·다·우)’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프로그램은 2003년에 ‘서울경인특수학급교사연구회’라는 특수학급교사들의 자율조직 연구회 선생님들이 만들었고, 그 후 2년여 간의 수정· 보완 과정을 거쳐 책으로 출판되기도 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합학급에서 6년간 해오면서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고, 올해 역시 나에게 이 수업은 생각거리를 잔뜩 안겨주었다. 올해, 4학년 6반에서의 ‘서다우’수업은 담임선생님과 나, 아이들이 참 많이 웃었던 수업이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수업을 1학기밖에 할 수 없어서 프로그램을 반 정도의 분량으로 재구성해서 진행했었는데 압축된 만큼 진행이 빨라 유달리 활동적인 수업이 되었었다. 프로그램의 초반부에, 서로에 대해 탐색하고 알아 가보는 시간이 있었다. 반 친구들의 모습을 잘 관찰해보고 친구들의 특징적인 점을 놀림거리가 아닌 ‘개성’으로 생각하게 되었으면, 그래서 장애를 가진 친구의 행동이나 언어특성도 그 친구만의 독특한 개성으로 받아들여주었으면 하는 목표가 담긴 수업이었다. 우리 반에서 머리가 제일 긴 친구, 얼굴이 까무잡잡한 친구, 잘 웃는 친구, 손이 제일 부드러운 친구…. 아이들은 과제를 받자마자 주위를 둘러보며 친구들의 얼굴이며 손을 바라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드디어 발표하는 시간. 머리가 제일 긴 친구로 뽑힌 여자 친구들을 나오게 하여 머리 길이도 재어보고, 잘 웃는 친구들이 살인미소를 보여주어 반 아이들을 쓰러지게 만들기도 했다. 그런데 찾아야 하는 친구 중에 ‘남의 흉내를 잘 내는 친구’가 있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민철이와 동규를 지목했다. 민철이는 개그맨 흉내를 내어 아이들을 웃겼고, 동규가 할아버지 흉내를 냈는데, 동규가 자기의 장기를 보여주고 나더니 갑자기 우진이를 지목했다. “선생님! 근데요, 우진이는 맨날 저 따라 해요. 우진이도 흉내 잘 내는 거 맞지요? 우진아, 너 일어나서 나랑 똑같이 해봐.” 순간 약간 당황했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따라하는 언어 특성을 가진 우진이의 장애가 부각되는 것이 아닌가, 이 순간 이후로 아이들이 우진이에게 말을 따라 해보라고 시키는 장난이 심해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등등의 많은 고민들이 스쳐갔다. 그러나 아이들을 믿기로 했다. “그래, 우진아, 일어나서 한 번 해봐.” 우진이는 싱글싱글 웃기만 할 뿐 일어나지 않는다. 우진이의 말을 이끌어내는 특정한 지시가 아닌가보다. 그 때 동규가, “우진아. 내가 민규 부를 때 ‘민규야리야아~’하고 부르잖아. 그거 해봐”라고 큐를 주었다. 순간 우진이의 얼굴에 신나는 표정이 가득 하더니 벌떡 일어나 동규의 억양과 똑같이 아니, 그것보다 더 크고 구성지게, “민규야리야아~~~!”라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그 목소리와 표정이 어찌나 천진하고 능청스러운지 나도 모르게 “풉~”하고 웃음을 터뜨렸고, 담임선생님도 깔깔깔 마음껏 웃으셨다. 아이들은 책상을 치며 폭소를 해댔고, 우진이도 아이들이 웃는 것을 신기한 듯 둘러보면서 싱글싱글 웃었다. 수업 정리를 하고 6반을 나와 내 교실에 들어와서도 내 얼굴에는 내내 우진이의 웃음이 묻어와 있었다. 이 수업으로, 그리고 앞으로의 관심으로 우진이를 잘 몰랐던 아이들도 우진이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될 것이고, 우진이의 특성들이 우진이의 긍정적인 면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도록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처음의 걱정이 줄어들었다. 장애로 인한 특성을 숨기려고 하고, 다른 아이들과 비슷하게 맞추려고 하는 것보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웃는 분위기 속에서 인정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 어쩌면 우진이와 반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가지의 에피소드가 있었다. 얼마 전 통합지원수업 마지막 날, 내가 가진 것을 반 친구들에게 나누어주는 ‘까치밥활동’을 했다. 친구에게 내가 가진 것들 중 주고 싶은 것을 감모양의 종이에 적어보는 활동이었다. 물건뿐 아니라 ‘청소 도와주기’, ‘수학숙제 같이하기’ 등의 도움과 내가 가진 능력, 노력들도 친구와 나누어보도록 하였다. 우진이가 어려운지 연필을 입에 물고 짝궁 동규만 쳐다보고 있기에 우진이에게 다가갔다. 내가 다가가자 동규가 나에게 작게 속삭였다. “선생님, 저 전학가요. 7월에 이사가요.” “정말?” 우진이를 가장 잘 이해해주고 챙겨주던 동규가 이사를 간다니 정말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친한 내 친구가 전학 가는 듯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드니, 나도 그동안 동규에게 꽤나 반해 있었나보다. 그도 그럴 것이 동규는 활동할 때마다 우진이를 참여시키려고 이런저런 방법을 써보고, 학습지도 자기 것을 제쳐놓고 우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주고, 우진이가 직접 써보도록 해주기도 했다. 그야말로 적절한 도움을 주면서 우진이랑 사이좋게 지내는 ‘친구’였던 것이다. 장애학생이 친구를 사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생각해볼 때 이렇게 먼저 다가서고, 교사보다 더 오랜 관찰로 장애학생을 잘 이해하고 반 수업에 같이 참여하려고 시도하는 친구는 참 드문데, 내가 본 동규는 우진이에게 참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었다. 아쉬운 마음에 우진이에게 제안했다. “우진아, 알고 있었어? 동규가 이사를 간대. 동규에게 까치밥 하나 쓰자. 뭐라고 쓸까? 우진이, 동규에게 뭐 주고 싶어?” 우진이는 동규의 얼굴에 자기 얼굴을 들이밀고 가깝게 바라보며 “동규 이사 가? 하고 묻는다. “그래. 이사 간대. 동규에게 뭐 줄까? 써보자, ‘동,규,에,게’” 내가 불러주자 또박또박 받아쓰더니 이내 연필을 입에 문다. 뭘 주어야 할지, 뭐라고 써야 할지 잘 모르겠나보다. “이제 다른 학교 가니까 못 만나는 거야. 동규에게 하고 싶은 말 써볼래?” 우진이는 한참을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을 하더니 도움을 요청하듯 나를 올려다본다. “동규가 가는 거 좋아, 싫어?” “싫어, 동규 가는 거 싫어. 동규 가지마.” “그래, 그렇게 써.” “동규 가지 마? 동규 가지 마 써?” 하더니 또박또박 글씨를 눌러 쓴다. ‘가.지.마’. 글자를 한 자씩 쓸 때마다 글자 언저리에 점을 찍는 습관이 있는 우진이가 그 세 글자를 소중히 쓴다. 동규는 그걸 힐끗 보더니 말없이 우진이에게 가위를 건네주었다. 우진이는 선에서 빗나갈 새라 조바심 내며 감 모양으로 오린 다음 칠판에 있는 감나무에 붙였다. 칠판의 감나무에는 이미 30명의 아이들이 친구들에게 주려는 까치밥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파리도 열매도 하나도 없던 감나무 그림에 아이들의 나눔이 담긴 까치밥들로 가득 메워지니 감나무뿐 아니라 감나무 주변의 하늘, 땅까지도 감천지다. 꾸며놓고 나니 아이들은 벌써 다 주고 다 받은 듯 뿌듯한가보다. 꼭 쓴 것을 나누어보라는 말을 하며 통합지원 수업을 끝냈다. 이렇게 또 한 번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1년이 끝나버린 느낌이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반에서 조금 더 제 자리를 찾고 아이들과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했던 통합지원수업, ‘서로 다른 아이들이 함께 만드는 우정’. 이제 출산과 휴직으로 이 수업, ‘서다우’를 잠시 멈추면서 지금까지 만나왔던 아이들의 얼굴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본다. 아이들은 이 수업에서 무엇을 배웠을까? 무엇을 느꼈을까? 아이들이랑 함께 했던 이 시간들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기억되어 앞으로의 삶에서 어떻게 쓰이게 될까? 5년간 매주 이 수업을 해왔다는 뿌듯함과 함께, 매 수업에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지며 수업에 임했더라면 더 좋은 수업을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다시 이 자리에 왔을 때에는 지금과 같은 마음, 끝에서 처음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하게 되기를. 내일도 또 올 것처럼 늘어놓고 교실을 떠난다. 다시 왔을 때 아이들은 또 얼마나 자라있을까. 아이들이 자란 키만큼 나도 아이들과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더 자라 지금보다 돌돌이 색연필의 한 마디만큼은 더 성숙한 선생님이 되어있기를 바란다. ---------------------------------------------------------------------------------------------- 교원들이 참여하는 독자와 함께하는 새교육은 수필, 동화 등의 문학작품, 교단일기, 교육정책 제언, 색다른 수업 등 주제의 구분 없이 모두 소개 하는 코너입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선생님께서는 새교육 이메일 sae@kfta.or.kr로 원고를 보내주십시오. 관심 있는 선생님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아이들에게 토론의 사회를 맡겨 놓으면 때때로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결론 나 버리기도 합니다. 선생님이 중간에 끼어들어 교통정리를 해서 수업의 목표도달 쪽으로 유도해도 되는 것인지, 어떻게 요약하고 정리를 해주어야 하는 것인지 선생님들은 걱정이 많으십니다. TV 토론 프로그램을 보면 노련한 아나운서들이 진행을 맡아 사회자가 토론 전체를 주도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과연 교사가 그렇게 할 수 있는지,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도 토론 수업을 할 수 있는지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이때까지 우리가 함께 생각해 온 이 토론 방법은 사회자의 역할이 좀 다르지요? 아주 기계적으로, 정해진 순서대로 진행하기만 하면 최고로 좋은 사회자가 되는 토론입니다. 노련하지도 유능하지도 않을수록 더 좋은. 그래서 우리 반에서는 가장 말이 없거나 부끄럼 많이 타는 아이, 발표를 하지 않는 아이 중에서 한두 사람을 정해 사회를 맡겼습니다. 원고를 보고 읽기만 해도 되고 또 시간만 재도 되는 일이니 학급의 모든 아이들을 토론에 참여하게 한다는 의미에서도 괜찮은 방법이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교실에서 절대로 발표하지 않거나 수업에 소극적인 아이들이 사회 역할을 몇 번 하고 나면 발언자나 질문자로 토론에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회자로서의 역할수행이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하는데 도움이 된 것일까요? 혹시 이 글을 읽으시고 처음 토론을 적용해 보고자 하는 선생님이 계시다면 금방 활용해 볼 수 있게 사회자 원고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토론 사회자 원고의 예]------------------------------------------------------------------------ 안녕하세요? 사회를 맡은 O O O입니다. 지금부터 O O학교 O학년 O반 학급 토론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토론할 안건은 ( )입니다. 안내한 대로 토론 준비를 해 주시고 먼저 토론자 소개가 있겠습니다. 찬성 팀부터 소개해 주십시오.(자리에서 일어나 이름과 간단한 소개를 합니다) 다음 반대 팀 소개해 주십시오.(예를 들면 안녕하세요? 찬성 팀/반대 팀 O번 토론자 O O O 입니다) 다음은 판정인으로부터 심사 기준과 규칙에 대한 안내를 듣도록 하겠습니다.(판정인은 앞으로 나와 발언 순서와 심사 기준, 규칙 발표) 그럼 지금부터 시간을 안내하겠습니다. 양 팀 발언 시간과 작전 시간은 각각 O분과 O분씩입니다.(어느 정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습니다)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도 심사에 들어간다는 것을 기억해 주시고 잘 지켜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토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찬성 1번 연사 발언해 주십시오. [발언] 다음 반대 1번 연사 발언해 주십시오. [발언] 작전 시간을 2분 갖도록 하겠습니다. [작전 시간]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자리를 정돈해 주시기 바랍니다. (질문이 있는 토론에서는) 먼저 찬성 팀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잘 들었습니다. 다음 반대 팀 질문 해주시시 바랍니다. 잘 들었습니다. 지금부터 2분 동안 작전 시간을 가지고 답변을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작전 시간]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자리를 정돈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찬성 2번 연사 발언해 주십시오. [발언] 잘 들었습니다. 다음 반대 2번 연사 발언해 주십시오. [발언] 잘 들었습니다. 역시 작전 시간 2분 갖도록 하겠습니다. [작전 시간]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자리를 정돈해 주시기 바랍니다. (질문이 있는 토론에서는) 먼저 찬성 팀 2번 질문자,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잘 들었습니다. 다음 반대 팀 2번 질문자, 질문 해주시시 바랍니다. 잘 들었습니다. 역시 작전 시간 2분 갖도록 하겠습니다. [작전 시간]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자리를 정돈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최종 발언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반대 팀 3번 연사 발언해 주십시오. [발언] 찬성 팀 3번 연사 발언해 주십시오. [발언] 잘 들었습니다. 다음은 판정인 으로부터 판정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 부심사관의 판정 결과를 듣거나 보기 - 판정인의 심사평과 종합 판정(판정 기준은 새교육 3월호에 있습니다) 이상 토론을 마치겠습니다. 마무리는 선생님께서 해주시겠습니다. [박수] ---------------------------------------------------------------------------------------------- 유의할 점 두 가지 이 사회자 원고로 토론을 진행하실 때는 두 가지를 유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하나는 마지막 발언할 때 1, 2 회전과는 달리 반드시 반대 팀 연사가 먼저 발언하고 찬성 팀 연사가 마무리한다는 것, 나머지 하나는 상대팀의 질문에 대해 답은 누가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작전 시간에 팀원들의 의견을 모아서 그 다음 발언자가 답을 하는데, 먼저 질문에 답하고 난 뒤 남은 시간 동안 자신의 주장을 펴는 것입니다. 보통 토론에서 상대방으로부터 질문을 받으면 그것이 자칫 공격을 받고 있다거나 자신의 주장을 부정당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그것을 어느 정도 줄여 주는 것 같아 저는 좋았습니다. 이때 발언자는 시간 계산을 잘 해서 질문에도 답하고 자신의 주장에도 충분히 시간을 쓸 수 있도록 순발력과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겠지요. 하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질의응답 시간을 일정하게 주고 질문과 답변이 즉석에서 격렬하게 오가는 것을 활발한 수업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방식의 토론 대회가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우리가 교실에서 하는 토론 수업의 목적이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그것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상대를 배려한 의사 전달과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펴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 방법도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업 마무리는 어떻게 할까? 정치가들이 중요한 정책 결정을 위해 여론을 주도할 목적으로 벌이는 토론과는 달리 학습 방법의 하나로 선택하는 토론은 원칙적으로 찬성과 반대 입장의 결정이 토론 참여자들의 개인적인 생각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참가자들은 모든 발언을 할 때 자신의 주장과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 있는 정보를 중심으로 하되, 거짓이나 상대에 대한 인신공격은 하지 않아야 하며 내용은 현실 문제 해결이나 정책 결정을 위한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토론을 위한 토론’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토론의 승패는 토론 내용의 옳고 그름이나 안건에 대한 개인의 견해나 행동과 얼마나 일치하는가의 여부와는 관계가 없어야 합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많은 어른들이 혼란스러워 하시는 것 같아 충분히 이해시키지 못하는 제가 안타까운 적이 많았습니다. 토론 승패의 결정은 누가 더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주장을 폈는가에 따라 결정됩니다. 즉, 타당한 이유를 찾고 그 이유를 뒷받침할 설명을 얼마나 충실히 하는 가에 따라 승패가 정해진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안건에 대한 토론의 결과가 실제 아이들의 가치관 형성 지도와는 다를 수도 있으므로 그런 경우에는 그 차이를 분명히 밝혀서 학생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꼭 토론에 이겼다고 해서 그 주장이 옳다는 의미는 아니며 토론에 졌으므로 틀린 논리는 아니고 단지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할 것입니다. 오히려 이런 생각의 차이를 분명하게 경험해 보는 것이 토론 수업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평소 생각과 다른 입장에서 토론에 참여함으로써 저절로 자신을 객관화시켜 보게 되지요. 저도 처음에는 이것을 어떻게 이해시킬까 고민이었는데 의외로 아이들은 아주 쉽게 수긍해 주었습니다. 몇 번의 토론을 경험하고 나면 수업 마무리 단계에서 제가, “토론에 이겼다고 해서 그 팀의 의견이 옳은 의견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하고 물으면 아이들은 웃습니다. 그런 말도 되지 않는 질문 왜 자꾸 하냐면서.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찬성과 반대를 정할 때 이런 말을 하며 뒤통수치는 녀석도 나옵니다. “선생님, 이 안건에 대해서는 평소 저의 신념과 철학대로라면 찬성이지만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엔 반대 팀에서 토론해 볼래요.”
우리와는 달리 중국에는 국경일로 인한 휴가가 별로 없다. 중국인들이 쉴 수 있는 연휴는 우리의 설날에 해당하는 춘지에(春節), 5월 1일 노동절 연휴, 10월 1일 국경절 연휴가 고작이다. 때문에 여름과 겨울에 때맞추어 시작되는 방학은 학생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다. 중국의 방학 역시 크게 겨울방학과 여름방학으로 나누어지는데, 일반적으로 겨울방학은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 1개월 남짓, 여름방학은 7월 초에서 8월말까지 약 50일 동안 실시된다. 방학을 이용한 사교육 열풍 거세 일반적으로 기말시험이 끝나고 7월 초부터 시작되는 여름방학은 중국학생들이 정말로 홀가분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시간이다. 매년 이 시기가 다가오면 학생들은 방학 동안에 하고 싶은 일들을 생각하고 이에 대한 계획을 세우느라 여념이 없다. 하지만 중국 학생들이 생각하는 이 같은 방학에 대한 환상은 실제로 방학이 시작되면서 깨어지기 마련이고, 오히려 평소보다 더 바쁜 생활을 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이른바 ‘제3학기’라고 불리는 엄청난 양의 보충수업 및 예습을 위한 학원 수업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평상시에는 중국 학생들이 과외를 받거나 보충수업을 하기는 시간적으로 부족하다. 때문에 수업이 없는 토요일과 일요일만 되면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데리고 이곳저곳 다니며, 영어, 바이올린, 서예, 태권도, 수영 등을 배우도록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중국 학부모들에게 방학은 자신의 자녀들에게 그동안 못했던 보충학습을 시키기 위한 좋은 시기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 학부모들의 방학 중 보충학습에 대한 열의는 표면적으로는 중국 사회에 만연된 과도한 학습열이 그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중국 사회의 현실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방학동안 학생들이 여가 즐길 곳 없어 첫째, 중국에서는 방학이 되면 학교 시설을 이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학교를 방문하면서 종종 느끼게 되는 것은 중국인들은 정말로 근무시간을 잘 지키는구나 하는 것으로, 초·중·고·대학 어느 곳을 가서 보더라도 이들은 규정된 시간 외의 근무를 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대부분 학교의 경우 공식 점심시간인 12시부터 2시까지는 어떤 일이 있어도 업무를 하지 않으며, 심지어는 11시 30분 쯤 일을 마치고, 2시 30분이나 되어야 업무를 시작하는 곳도 있을 정도이다. 이 같은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은 방학 중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중국에서는 방학이 되면 교사만 쉬는 게 아니라 중요한 업무를 해야 하는 극소수의 인원을 제외하고 모든 교직원들도 같이 쉰다. 때문에 방학 중에는 도서관도, 교실도, 운동장도 개방이 되지 않는다. 특히 초·중·고의 경우 평소에도 우리나라와는 달리 학교를 쉽게 드나들 수 없는 현실에서 방학 중에는 학교가 완전히 폐쇄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된다. 이 같은 사정으로 인해 마땅히 갈 곳이 없는 학생들이 방학 중에 학교에 가려고 해도 갈 수가 없고, 설령 학교에 간다고 하더라도 학교 시설물들을 이용할 수가 없다. 따라서 학생들은 학원 수업을 듣는 것 외에는 마땅히 공부할 장소가 없고 이는 학원으로 학생들을 이끄는 원인이 된다. 둘째, 방학동안 학생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마땅한 오락시설이 없다. 중국 학생들이 방학이 되면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막상 방학이 되고 학생들이 여가생활을 하려고 해도 마땅히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중국에는 아직까지도 학생들이 쉽게 찾아가서 휴식하고 쉴 수 있는 장소들이 많이 부족하다. 역사가 있는 지역이나 대도시의 경우 공원이나 동물원, 식물원 등이 사계절 개방이 되고는 있으나 학생들이 이를 이용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물론 방학이 되면 다양한 캠프가 꾸려져 학생들의 방학생활을 도우려는 시도가 있지만 아직은 학생들의 안전이라는 문제 때문에 많은 학부모들이 이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학생들은 방학이 되면 집에서 컴퓨터와 하루 종일 씨름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이는 중국 학부모들의 걱정거리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 학부모들은 이러한 걱정을 떨치기 위해 자녀들을 학원으로 돌리고 있다. 새 학년 준비에 바쁜 여름방학 셋째, 대부분의 중국 학부모들이 맞벌이라는 또 다른 중요한 원인이 있다. 중국의 경우 대부분이 맞벌이를 해야만 생활할 수 있다. 중국의 학교가 하교시간을 저녁까지 늦추고 있는 이유도 알고 보면 이러한 맞벌이 부부가 많은 중국의 현실을 감안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들이 방학을 하여 집에 있게 되면 학부모들은 이들의 안전문제 때문에 많은 걱정을 하게 된다. 아이들만 홀로 집에 두고 부모는 직장에 나가야 되는 상황에서 집에 홀로 있는 아이들의 안전이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이다. 물론 일부 가정에서는 학생들의 친할아버지, 할머니 또는 외할아버지, 할머니 등이 이들을 돌보아주고는 있으나 대부분은 이러한 형편이 되지 못하여 이들을 집에 홀로 놔둘 수밖에 없고, 이러한 이유로 학부모들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중요한 원인으로는 여름방학이 새로운 학년을 준비해야하는 시점이라는 데 있다. 우리와는 달리 9월부터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는 중국에서는 여름방학이 중요한 시기이다. 특히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올라가거나,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가는 경우 학생들에게는 필수적으로 다음 과정에 대한 예습을 필요로 하게 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평상시에는 주말밖에는 시간이 없어 과외에 시간을 많이 할애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여름방학이라는 2개월의 긴 시간은 이들에게 새로운 공부를 준비하기에 적당한 시간인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아예 여름방학을 반납하고 다음과정을 위한 예습에 전념하고 있다. 우리나라 못지않게 중국에서도 이러한 시기를 노린 학원들의 광고가 길에 즐비하고, 유명한 학원들은 이미 한 달 전부터 예약를 해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다음 과정 예비반의 수강 열기는 매우 뜨겁다. 엄청난 방학 과제에 시달리는 학생들 중국 여름방학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방학 과제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으로 그 이유는 앞에서 언급한 바대로 학교 과제 등을 통한 공부 외에는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마땅히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각 급 학교는 평소에도 과제를 많이 내기로 유명하다. 학교에서 매일같이 배운 것을 복습하는 것을 과제로 내주는데, 평소에도 적게는 1~2시간씩 해야 완성할 수 있는 과제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아직까지도 교수·학습방법에 있어 학생들의 창의력 및 경험을 중시하는 교육방법보다는 전통적인 암기를 위주로 하는 교수방법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과제 역시, 문제를 풀고, 문장을 암기하는 것을 위주로 낸다. 이러한 현실의 연장선상에서 방학이 되면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많은 과제를 내준다. 그림 그리기, 붓글씨 쓰기부터 시작하여 중국의 전통 시 외우기, 영어 외우기, 수학문제 풀기 등 여러 가지 과제들이 학생들에게 주어지고 학생들은 이러한 과중한 과제 해결을 위해 방학을 꼬박 보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중국 방학숙제의 문제점은 단지 과제를 위한 과제라는데 문제가 있다. 방학이 끝나면서 간혹 언론에 보도되는 기사에서 학생들은 방학을 맞아 쉬지도 못하고 엄청난 양의 과제를 해가는 데 반해 교사들은 그 과제를 제대로 검사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심지어는 과제물을 폐휴지로 파는 등의 행위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서 볼 수 있듯이 학교에서는 그저 과제를 위한 많은 방학과제를 부여하고, 학생들은 방학과제와 더불어 학원 수업으로 방학을 모두 소진하고 있는 것이다. 방학의 새로운 풍속도, 해외연수 하지만 중국의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이러한 전통적인 방학 보내기의 흐름에도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해외연수 열풍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일부 부유층 자녀들이 방학을 보내는 모습이긴 하지만, 이는 점차 전국적으로 확대되어가고 있으며, 중국 초중고의 새로운 방학 풍속도로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이른바 출국열(出國熱)로 불리는학생들의 방학 중 해외연수는 최근에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작년의 경우 그 전해보다 3배가량 늘어난 학생들이 해외연수를 다녀왔다는 비공식적인 통계가 있을 정도로 이제 중국에서는 초·중·고생들의 방학 중 해외연수가 보편화되어가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해외로 나가는 이유는 자립심과 타인과의 교제 능력 향상과 더불어 교육방식에 있어서의 다원화 경향 때문이다. 여름방학에는 고입시험과 대입시험이 끝나는 시점으로 부유한 학부모들은 이들에게 휴식과 더불어 새로운 세상에 대한 안목을 키워주기 위해 해외여행을 다녀오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 전통적으로 방학 동안에 해왔던 과외나 기타 학원교습의 교육방식에 대한 불만족도 이들을 해외로 보내는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특히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자녀들을 해외에 유학시키기 위한 예비단계로 방학 중 해외연수를 추진하고 이를 통해 영어감각과 외국에 대한 문화를 익히는 수단으로 삼으려는 중국 학부모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이처럼 중국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방학을 보내는 방법 외에 해외로 나가 견문을 넓히고, 언어를 학습하는 일이 초등학교까지 내려오고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상황은 점점 더해갈 것으로 보인다. 이제 몇 년 후에는 매년 방학이 되면 유럽의 명승지나, 미국의 학교에는 한국 학생들과 더불어 중국 학생들로 넘쳐날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고 이용자가 될 수 있다." 이 말은 일반 국민 모두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저작권의 영향을 피할 수 없으며 문화사회를 사는 시민이라며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지식이 저작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가 농업사회, 산업사회, 정보사회, 지식사회로 발전하면서 새로운 생각, 독창적인 표현 등이 강조되면서 저작권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대외무역협상에 있어서도 저작권이 국가 간 우선협상과제로 대두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디지털 기술을 포함한 인터넷 기술의 발전으로 콘텐츠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되면서 일반 국민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도 많이 확산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저작권위원회가 지난 2004년 12월 발표한 ‘국민 저작권 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조사 결과를 요약하면 조사대상자의 96.7%가 저작권을 보호할 필요가 있으며, 84.3%는 우리나라의 저작권 보호수준이 낮다고 답한 반면 인터넷상에서 복제파일을 다운로드 받거나 다른 사람의 글 등을 허락 없이 이용해본 경우가 각각 60.4%와 39.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들 스스로가 저작권 보호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실제 행동은 생각과 다르게 하고 있는 것을 반영한다. 즉 국민들이 저작권에 대한 인식은 하고 있으나 저작권 보호 의식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래사회의 주역인 청소년들은 인터넷 공간의 주 활동자로서 다양한 콘텐츠를 향유하고 생산해 내고 있으나, 올바른 저작권 지식 및 의식을 갖추고 있지 못해 저작권 침해 위험에 상시 노출되어 있으며 분쟁 발생시 적절한 대응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 문제가 되었던 영화파일 및 음악파일 불법 공유 건으로부터 최근 발생하고 있는 법무법인의 고소남발로 인한 학생 자살 건 등으로 입증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청소년 저작권 교육의 필요성을 먼저 살펴보고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저작권 교육 현황을 저작권위원회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청소년 저작권 교육 방향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Ⅰ. 청소년 저작권 교육의 필요성 저작권은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것으로 저작권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사회적 생활을 시작하는 청소년기부터 저작권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고, 교육내용 또한 단순히 청소년에게 법과 제도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활동 보호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청소년들에게 저작권 교육이 실시되어야 하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 청소년의 일상생활이 저작권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을 흔히 N세대, 사이버 세대 등으로 명명하는데 이는 네티즌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청소년들이 인터넷에서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청소년들이 올바른 저작물 이용절차를 숙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별한 죄의식 없이 타인의 저작물을 복제, 배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는 처벌 위주의 대처보다는 저작권 교육을 통해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다른 사람의 저작권을 지켜주는 것이 나의 미래를 지키는 것이라는 것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즉 미래사회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향후 문화콘텐츠 산업 분야의 창작인력으로 활동이 가능하나, 만약 저작권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아 산업성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청소년들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것이다. 저작권 교육은 청소년들에게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있다. 육체적 노동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듯이 창작자의 정신적 노동도 이러한 가치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청소년들의 불법 공유와 무단 복제로 인해 경제적 가치를 앗아간다면 이는 권리자의 재산을 훔치는 행위와 다름없는 것이며 창작자의 경제적, 시간적 비용이 투입된 저작물을 허락 없이 사용하는 것은 권리자의 경제적 손해를 심각하게 발생시키는 것이라는 것을 청소년들에게 교육할 필요성이 있다. 다음으로 청소년들에게 다른 사람의 저작물도 내 것과 마찬가지로 소중하고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존중해 주는 태도를 훈육할 필요성이 있다. 이는 청소년들에게 사회에서의 기본적인 예절을 가르치는 것으로 저작권 교육도 이러한 측면에서 강조할 필요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청소년 대상 저작권 교육은 올바른 저작물 이용절차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저작권을 지키는 방안을 전달하는 것으로 청소년들이 스스로 저작물을 지킬 수 있도록 필수적으로 습득해야 할 기술을 전달하는 것이다. Ⅱ. 청소년 대상 저작권 교육 청소년 대상 저작권 교육과 관련하여 2005년 이전에 청소년들에게 저작권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적은 없다. 다만 구 정보통신부 산하 여러 단체에서 인터넷 예절 또는 인터넷 에티켓 지키기 등의 활동의 일환으로 저작권 교육이 미미하게 시행된 사실은 있으나 전면적으로 청소년 저작권 교육이 이루어진 적은 없다. 이에 저작권위원회는 청소년들에게 저작권 의식을 확산시키고 올바른 저작물 이용질서를 확립하고자 ‘청소년 저작권 교실’ 사업을 2006년도 전면적으로 실시하였다. 동 사업은 2005년 중반 이후 인터넷상에서 급증한 영파라치 사건 등 저작권 침해 사건이 네티즌에 의해 자행되었고 이들 대부분인 청소년들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기획된 건이다. 이와 관련하여 저작권위원회는 청소년들이 자칫 딱딱하고 어렵게 생각할 수 있는 저작권 관련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교재 및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으며, 특히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학교를 중심으로 한 저작권 교육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1. 온라인 교육체계 구축 1) 청소년 대상 사이버 교육사이트 구축 및 운영 이는 청소년들의 주 활동 무대가 인터넷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온라인상에서 쉽고 재미있게 저작권 관련 내용을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된 사업이다. 즉 청소년들이 학교 및 일상생활에서 평소 궁금해 왔던 저작권 관련 사항을 인터넷상에서 답을 찾고 이를 실제 생활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청소년 대상 사이버 교육 사이트(1318.copyright.or.kr)를 구축·운영 중이다. ‘우비소년의 신나는 저작권 여행’으로 명명된 동 과정은 총 5개 영역의 30차시로 구성되어 있으며 청소년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학습관리시스템(LMS)를 탑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청소년들이 일상생활에서 접하기 쉬운 저작권 문제를 애니메이션 형태로 제공하여 지루하지 않게 청소년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하였다. 주요 내용은 잘못된 저작물 이용행태, 학교와 관련된 저작권 사례, 저작권 기본 개념과 분야별 저작권 내용, 디지털 기술과 관련된 저작권 사례, 올바른 저작물 이용방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 사이트는 저작권 교육 내용 이외에 저작권 교육 애니메이션, 저작권 교육 만화교재(e-book), 저작권 교육프로그램 매뉴얼 등이 탑재되어 있으며 앞으로 위원회에서 제작하는 저작권 교육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로드 하여 서비스할 예정이다. 그리고 저작권위원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저작권 연구학교의 홈페이지를 모두 링크하여 이용자의 편의성을 도모하였으며 실전 저작물 등록 체험, 내 저작물 뽐내기 등의 란을 통해 권리자 체험도 가능하도록 하였으며 동호회란을 구성하여 방문자들의 적극적 활동을 유도하고 있다. 2) 원격교원직무연수 운영 청소년 대상 저작권 교육이 소기의 성과를 얻으려면 청소년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에 대한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교원을 대상으로 한 저작권 교육은 뒤에서 언급할 특수분야 교사 연수 이외에는 전무한 실정이었고 동 연수 또한 지역적 한계로 인해 연간 교육인원이 많지 않았고 주요 참가 인원이 수도권으로 제한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저작권위원회는 지방 소재 학교 교사들의 저작권 교육 참여를 높이고 시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교사 대상 온라인 교육콘텐츠 제작 사업을 진행하였다. 주요 교육 내용은 교사가 알아야 할 저작권 지식과 학교 관련 주요 저작권 분쟁 사례, 수업시간에 활용 가능한 저작권 교육프로그램 활용법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15차시, 30시간 분량으로 제작 완료하였다. 완성된 저작권 교육 콘텐츠는 교사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교원 전문 원격교육연수원에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2,500여명의 교사들이 본 강좌에 참여하고 있다. 2. 저작권 교육 교보재 개발 위원회는 학교 현장에서 청소년들에게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보재 개발을 통해 청소년 대상 저작권 교육의 효과를 높이고 있으며 개발 내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갈 예정이다. 1) 저작권 교육프로그램 제작·배포 위원회는 2006년에 학교 현장에서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저작권 교육을 확대시키고 정규 수업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저작권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하였다. 본 교재는 교사용 메뉴얼 형태로 제작하였고, 창작체험, 등록체험 등 활동 중심으로 구성하여 학생들이 저작권의 기본개념과 저작권 보호의 필요성, 올바른 저작물 이용방법 등을 체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하도록 하였다. 본 프로그램은 초등저학년용, 초등고학년용 및 중등용 등 3종, 16차시를 기본으로 개발하였으나, 초등저학년용의 경우 학습의 집중도, 용어표현의 어려움 등을 감안하여 4차시로 제한하여 개발하였다. 배포에 있어 2006년판은 저작권 체험학교와 저작권 연구학교에 한정하여 배포하였으며, 2007년 6월 29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저작권법 내용에 맞추어 리뉴얼한 2007년판 교재는 전국 초․중․고등학교 1만 1403곳에 배포 완료하였다. 2) 저작권 교육 애니메이션 개발·보급 학교 수업시간 등에 활용할 저작권 교육 애니메이션 4종을 개발 완료하였다. 동 애니메이션은 위원회 교육 사업을 진행하면서 각급 학교교사들로부터 학생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시청각 교재가 필요하다는 요구사항을 수용하여 진행된 사업으로서 직접적으로 학생들에게 저작권 지식을 전달하기 보다는 저작권 보호의 필요성 내지 저작권 침해의 심각성 등을 알리기 위해 사례 위주로 4분 내지 5분의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내용은 다른 사람의 글을 베껴서 생긴 일, 인터넷에서의 저작권 문제, 고소로 인해 벌어지는 형사절차 이야기, 저작권 보호가 나의 미래를 지킨다 등이다. 내용 수준은 저작권에 대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에 맞추어 개발 완료하였으며 문화체육관광부와 위원회 사이트에 탑재하여 운영 중이다. 3) 저작권 교육 만화 교재 개발 저작권위원회는 학생들이 어디든 갖고 다니면서 쉽게 저작권 관련 내용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핸드북 형태의 저작권 교육교재를 개발 완료하였다. 이 교육교재는 초등용 ‘현이네는 저작권 가족’과 중등용 ‘삼총사의 저작권 도장 수련기’ 등 2종으로 제작하였다. 먼저 초등용은 만화로, 중등용은 만화를 기본으로 하고 원고를 가미하는 형태로 구성되었으며, 동 교재도 애니메이션과 마찬가지로 개발 완료 후 문화체육관광부와 위원회 사이트에 탑재하여 e-book 형태로 서비스 중이다. 3. 학교에서의 저작권 교육 적용 1) 저작권 연구학교 운영 지원 저작권 연구학교는 학교현장에서의 저작권 교육방법 및 교육 자료의 연구 개발을 통해 학교를 중심으로 한 체계적인 청소년 저작권 교육 방안을 도출함을 목적으로 한다. 2007년 수도권 지역의 15개 초․중․고등학교에서 시작한 저작권 연구학교는 2008년 수도권 지역 이외에 전남 지역을 포함하여 23개교에서 운영 중이다. 저작권위원회는 소정의 운영비를 지원함과 동시에 사전 연수과정을 통해 교사들에게 저작권에 대한 기본 개념을 전달하고 학교 수업시 활용할 저작권 교육프로그램을 시연하여 교사들이 추후 학생들에게 교육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학교 교육시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저작권 지식을 전달함에 한계가 있을 경우 학교별로 요청을 받아 위원회의 교육프로그램인 ‘찾아가는 저작권 교육’ 과정을 통해 강사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참가학교별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부분 교사 및 학생 연수, 수업시간을 활용한 저작권 교육 프로그램 운영, Copyright Day 또는 저작권 캠프와 같은 이벤트 행사, 학교 홈페이지에 저작권 전용란 설치 등을 통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2) 저작권 체험학교 운영 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 연구학교 이외에 저작권 체험학교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 사업의 목적은 청소년들이 알아야 할 저작권 상식을 교사를 통해 학생들에게 전달함으로써 저작권 의식을 제고하고 저작권 교육 프로그램 메뉴얼을 학교 현장에 보급함에 있다. 저작권 연구학교가 학교를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동 사업은 교사를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그리고 저작권 체험학교는 연구학교와 마찬가지로 사전 연수를 통해 저작권의 기본 개념과 프로그램 활용법 등을 전달한다. 운영단위는 주로 학급이 중심이 되며 교사들이 재량활동 시간 등을 이용하여 실시하고 있다. 2006년에 시작한 저작권 체험학교는 기존에 수도권 중심으로 20개교에서 운영되었으나 2008년에는 전국 80개교를 확대하여 저작권 교육의 확산을 도모하고 있다. 4. 특수 분야 교사연수 실시 2006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특수분야 교사연수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매년 지정을 받고 있으며 전국의 초․중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하․동절기 방학기간 중에 각 1회씩 실시하고 있다. 이 과정은 저작권의 기본 개념, 올바른 저작물 이용방법, 교육 부문 저작권 실무 등의 저작권 지식을 전달함으로써 교사의 직무능력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기존에는 지역적 한계로 인해 대부분의 참가자가 수도권 지역으로 한정되어 있었으나 2007년 하반기부터는 참가자 범위가 부산 등 전국 단위로 확대되고 있다. 5. 교과내용 연구 저작권 교육이 학교현장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과서 내에 저작권 관련 내용이 편입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에 저작권위원회는 교과내용 연구 사업을 통해 저작권 교육이 정규 교과목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교과분석을 실시하고 해당 과목에 적용할 수 있는 제안을 결과물로 만들었다. 이 연구는 2006년에 사회과, 도덕과, 실과과, 미술과, 2007년에는 국어과, 음악과에 대한 연구를 완료하였으며, 결과물은 교과서 발행 출판사의 집필진과 편집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여 관련 내용을 전달하였다. 6. 찾아가는 저작권 교육 2003년부터 저작권위원회가 실시하고 있는 ‘찾아가는 저작권 교육’은 관련 기관 및 단체 또는 업계에서 교육 요청이 있을 경우 교육 수요자를 방문하여 강의하는 맞춤형 교육과정이다. 청소년 교육과 관련하여 본 교육은 각 시도 교육연수원의 교원연수, 청소년위원회의 청소년지도자 연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예술강사 연수 과정 중에 저작권 교육과정을 개설하는 경우 위원회의 저작권 전문 강사를 파견하여 교육을 진행하는 과정이다. 교육 내용은 저작권에 관한 기초 지식 전달이 주가 되며 관련 분야의 분쟁사례 소개 및 질의․응답 등을 진행하고 있다. Ⅲ. 앞으로 남겨진 과제 저작권위원회에서 청소년 저작권 교실 사업을 진행한 결과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첫째, 다양한 청소년 대상 저작권 교육콘텐츠를 개발 및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작권 분야 중 교육 분야는 선행 연구가 많지 않고 신기술의 대한 새로운 개념 정립 등이 미흡하여 콘텐츠 확보가 쉽지 않다. 또한 탑재 대상이 되는 콘텐츠의 권리 처리도 규모가 큰 단체 및 업체를 제외하고는 정형화되어 있지 않아 진행시 시간비용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저작권 신탁관리단체 및 방송사 등과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둘째, 학생들의 눈높이 수준을 맞는 저작권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저작권 교육시 사용하는 표현들은 성인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아 실제 교육시 학생들로부터 표현에 대한 질의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학교에서의 저작권 교육이 초기단계에 있으므로 교사 및 학생들로부터 해당 교육의 피드백 과정을 통해 교육 수준을 맞추어 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청소년에 대한 저작권 교육은 정확한 저작권 개념 전달보다는 ‘저작권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느낌 내지 보호의 필요성 등에 초점을 맞추어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 생각된다. 셋째, 학교에서의 저작권 교육시간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저작권 체험학교를 진행하다 보면 교사들로부터 교육시간 확보의 어려움을 많이 듣는다. 저작권 교육이 정규 교과과정에 편입되어 있지 않다보니 교사들로서는 재량활동 시간을 활용하게 되는데 재량활동 시간 자체도 교육청 지침 등으로 인해 필수적으로 교육을 진행해야 하는 내용이 있어 시간을 배정하기가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저작권 교육의 교과내용 편입 등을 통해 수업시간 중 저작권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고, 더 나아가 교육과학기술부와 각급 시도 교육청의 협조를 얻어 저작권 교육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참고적으로 일본의 경우에는 별도의 수업시간을 배정하여 저작권 교육을 진행하기 보다는 창작 및 저작권과 관련된 내용으로 수업을 하는 경우 종료 5분 전 간단한 저작권 상식을 전달하여 마무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넷째, 학교에서 저작권 교육을 진행할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현재 학교 현장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저작권에 대한 식견이 풍부한 인사가 그리 많지 않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교사들이 최고의 전문가이나 교사들의 경우 소수를 제외하고는 저작권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학교 현장에서의 저작권 전문가 육성을 위해서는 교사 연수시 저작권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즉 현재 위원회에서 진행하는 특수 분야 교사연수와 온라인 교사연수 확대 이외에 각급 시도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직무연수 과정 등에 저작권 교육 내용을 필수적으로 삽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일선 학교에서 저작권 교육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관리자의 인식 전환이 필수적인 바, 교장, 교감 연수시 저작권 교육을 강조하여 진행되어야 한다. 다섯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저작권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기관간의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유지되어야 한다. 학교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저작권 교육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기관 단체가 독점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 관련 기관들이 상호 역할을 분담 및 협력하여 교육을 진행할 때 시너지 효과를 발생할 것이다. Ⅳ. 늦출 수 없는 학교저작권 교육 위원회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저작권 교육을 본격화한지 이제 3년째이다. 그동안 현장을 이해하지 못해 여러 시행착오도 있었고 사업 진행시 어려움도 느꼈다. 그리고 최근 급증하고 있는 청소년 대상 저작권 문제는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사회, 전 국민의 과제가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따라서 청소년과 학교를 대상으로 한 저작권 교육을 더 이상은 늦출 수 없는 상황이고 오히려 저작권 의식을 제고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저작권 교육 내용이 정규 교과내용에 반영되어 학교에서 아무런 부담 없이 저작권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고 청소년 저작권 교육 관련 기관․단체 간에 유기적인 협력관계가 유지되어야만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더 나아가 저작권 교육 활동은 미래사회 주역인 청소년들이 저작권에 관한 올바른 지식을 습득하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작 활동을 활성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여 향후 우리나라가 문화콘텐츠강국 내지 문화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사진2-1 저작권위원회 홈페이지. 사진2-2 청소년대상 사이버 교육사이트(1318.copyright.or.kr). 사진2-3 e-book 형태로 서비스 중인 저작권교육 만화교재.
저작권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06년 가을, 저작권위원회에서 개발한 ‘청소년 저작권교실’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시범적으로 운영해 보는 ‘체험교실’에 참여를 하면서부터이다. 우리 생활에 매우 유익함과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학생들의 정신과 마음을 건강하지 못하게 하는 인터넷을 비롯한 대중매체의 비판적 교육에 관심을 두고 있어서인지 그 당시 내가 맡고 있던 특별활동 부서 학생들과 교사인 나 스스로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감 때문에 첫 번째 체험교실에 참여를 하게 되었다. 인터넷 강국…희박한 윤리의식 매우 빠른 인터넷 기반 구축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이 되기는 하였지만 그에 발맞춰 누리꾼들의 바른 정보 활용에 대한 교육이 전무하였고, ‘내 것’을 강조하는 서양과는 달리 ‘우리’의 개념이 강해서 좋은 것은 서로 나누어 갖는 ‘정(情)과 나눔’의 문화이다 보니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매우 희박한 현실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미국의 모 영화가 미처 개봉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나라 누리꾼들이 불법다운로드를 받아 영화를 보게 되었고 급기야 저작권을 침해한 사람들을 고소하게 되었는데 상당수의 가해자(?)가 중고등학생이라서 불구속기소로 마무리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 처벌을 면하기는 하였지만 얼마나 국가적으로 부끄럽기도 하고 그 학생들은 잘 모르는 상태에서 ‘범법자’가 되었으니 얼마나 당황스러웠겠는가! 이에 국가에서도 어른들만이 아닌 미래 창작의 주역으로 우리의 문화산업을 이끌어갈 청소년들에게 저작권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고 그래서 새롭게 생겨난 분야인 ‘저작권’관련 연구학교 운영에 도전을 하게 되었다. 생소한 주제의 연구학교 운영이어서인지 경쟁(?)하는 학교가 없었고 그래서 부족함이 많은 나에게도 연구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하여 내가 먼저 알아야 하겠기에 토요휴업일에 집에서는 다소 먼 ‘저작권위원회’를 찾아가 연수를 받고, 겨울방학 때에는 ‘저작권위원회’에서 주최하는 ‘저작권아카데미’라는 이름의 교사연수를 30시간 받았다. 어른들에게도 다소 어려운 ‘저작권’이라는 단어를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알게 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었다. 인성조회를 하던 날, 커다랗게 쓴 저작권이라는 낱말을 전교생에게 보여주며 아기공룡 둘리를 ‘뚤리’로 무단복제하여 만든 이야기를 꾸며내어 들려주면서 저작권 교육은 시작되었다. 연구주제 중에 나오는 ‘클린펌킨(Clean+펌+Kin)’이라는 낱말은 ‘인터넷 상에서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즐겁게 정보를 퍼온다’라는 뜻을 지닌 저작권위원회의 캠페인성 신조어였는데 학생들이나 교사, 학부모들은 ‘깨끗한 호박?’이라며 갸우뚱거리기도 하고, ‘침해’라는 낱말은 또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기껏 설명을 해 주고 나서 그 당시 내가 담임을 하였던 3학년 학생들에게 일기를 써오라고 했더니 ‘나는 오늘 선생님께 저작권이 참 중요하다는 -중략- 앞으로 나는 절대로 저작권을 치매해야 하겠다’라고 써놓아 정말 한편으론 기가 막히고 한편으론 웃음이 나오기도 하였다. 선생님들 또한 처음에는 ‘저작권 교육’에 무척 부담감을 갖고 있었다. 왜냐 하면, 우리들 스스로가 저작권을 많이 침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선생님들에게 저작권 교육의 중요성을 먼저 차근차근 알려드리고, 임원선의 ‘교사를 위한 저작권’이라는 책을 한 권 공부하자는 의미로 주제를 나누어서 1인 1연수를 하면서 점점 전문가가 되어 갔다. 교사․학부모부터 연수 실시 학부모 교육을 위해서는, 월 1회 저작권에 대한 기초적인 상식들을 담아 가정통신문을 발송하고 학교 홈페이지의 가족이 참여하는 메뉴를 활용하여 피드백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5월 초에 저작권법의 전문가인 변호사를 초청하여 실시한 학부모 연수는 매우 큰 호응을 얻었다. ‘왕의 남자’나 ‘교과서에 실린 글’의 저작권 침해 소송 등 실제적인 판례들의 예를 들어 알기 쉽게 강연을 해 준 덕분에 학부모의 저작권 의식은 매우 높아졌고 강연 후에는 운동회 날 실시될 ‘부모님과 함께 하는 저작권 OX 퀴즈대회’의 예습을 위한 열기로 뜨거웠다. 또한 여름방학 중에도 저작권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갖게 하기 위하여 ‘저작권 가족신문’을 만들어 보는 과제를 내 주었는데, 온 가족이 참여하여 저작권 홍보대사가 된 듯 저작권위원회 사이트와 청소년저작권 교실 사이트 등을 이용하여 저작권 관련 소식들을 수집하여 신문으로 만들어 가족끼리 좋은 추억도 쌓을 수 있었다. 교내 행사로는 깊이있는 저작권 학습을 하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는 1~2학년 학생들까지도 참여시켜서 ‘저작권 보호를 위한 노래가사 바꾸어 부르기 대회’를 실시하였다. 물론 부모님의 도움을 얻었겠지만 행사의 의미를 잘 깨닫고 귀여운 율동까지 곁들여 ‘우리 집에 왜 왔니!’의 가사를 바꾸어서 ‘남의 노래 복사하면 안돼요, 안돼요. 주인이 알면 화내요, 화내요. 노래 만든 사람이 주인이래요…’라고 부르던 1학년 학생들의 노래는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학년별 최우수작품의 가사를 한 장에 정리해서 전교생들이 학교 방송으로 시청하며 함께 불러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어서 학생들이 한동안 그 노래들을 흥얼거리고 다니기도 하였다. 학습내용이 무엇이든지 간에 늘 하게 되는 글짓기 대회나 포스터 대회, 표어 대회 등도 학년을 고려하여 실시하였고 저작권을 보호하자는 내용으로 만화 그리기 대회를 한 것은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대부분 저작권을 침해하면 벌을 받기 때문에 보호하자는 내용이라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이 행사를 통해 학생들의 저작권 의식이 많이 향상되고 관심이 고조되었다. 또한 저작권에 대한 상식이나 캠페인 표어 등을 넣어 학생들 스스로 책갈피를 만들었는데 직접 코팅도 하고 구멍도 뚫어서 리본도 매어 그럴듯하게 책갈피가 완성되자 학생들이 참 뿌듯해 하였다. 특히 이 책갈피를 만드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1~2학년 학생들과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 책갈피를 나누어 주면서 저작권을 보호하자는 캠페인 활동에 활용하여 1석 2조의 효과를 거두었다. 그리고 4~6학년 학생들로 하여금 ‘저작권’에 대해 더 능동적인 태도로 조사하고 발표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 결과물 발표대회’를 실시하였다. 2~3명 친구끼리 팀을 이루어 우리학교 학생들의 저작권 침해지수를 조사하기도 하고, 인터넷 불법복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찾아보기도 하는 등의 프로젝트 학습을 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해 봄으로써 자신감을 얻는 등의 부수적인 교육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저작권 보호에 앞장 설 수 있도록 4~6학년이 격주로 실시하는 계발활동 부서에 ‘저작권지킴이’ 부서를 상설로 마련, 20여명의 학생들이 활동하였다. 앞에서 언급한 저학년 동생들에게 책갈피를 나누어 주며 저작권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 주고 서명을 받거나 커다란 종이에 포스터물감을 찍어서 발 모양을 만든 후 ‘나는 저작권지킴이가 되겠습니다’라고 다짐을 해 보는 활동을 통해 적극적인 저작권 보호 의식을 형성하게 되었다. 또한 저작권을 침해하는 사례 등을 극본으로 꾸민 후 사이버 경찰, 저작권을 침해한 사람, 피해를 입은 사람 등으로 역할을 나누어 역할극을 하고 그 장면을 비디오카메라로 녹화한 후 교내 방송을 통해 한 달에 한 번씩 방영하였다. 이 활동은 저작권지킴이단 학생들에게는 저작권 보호의식 고취는 물론 탤런트처럼 연기를 해 볼 수 있는 기회와 녹화 및 방송 등의 새로운 경험을 해 보면서 스스로 많은 성장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방송을 지켜보는 학생들 역시 자신들의 선배나 후배 등이 TV 화면에 나오는 걸 보고 더 흥미있게 시청하여 저작권 학습의 효과가 높았다. 좀 더 방송 기기나 마이크 등의 기자재가 더 갖추어져 있었다면 보다 더 좋은 교내방송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재량활동․정규교과 시간도 활용 역할극 준비만 해도 바빴을 저작권지킴이단 학생들은 꾸준히 ‘저작권 보호와 침해’등에 대한 인터넷 기사 등을 모니터링하고 그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정리하는 활동을 통해 이론적인 저작권 학습에서 머물지 않고 요즘 현실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저작권 관련 이야기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뭐니뭐니 해도 저작권 학습의 결정체는 바로 각 담임 선생님들께서 아침시간이나 재량활동시간, 각 교과활동을 통해 구현한 수업들이었다. 선생님들의 교육활동을 돕기 위해 ‘저작권위원회’에서 제작하여 배포한 ‘청소년저작권교실’의 프로그램 및 ‘1318.copyright'의 청소년 저작권교실 인터넷 사이트의 자료들을 활용하여 60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워크북을 만들었다. 예산 절감 차원으로 제본 등을 직접 학교에서 하다 보니 칼라 인쇄도 할 수 없었고 표지도 예쁘게 할 수 없었지만, 제본 등을 도와주신 각 학급의 어머님들도 간접적으로 저작권 교육에 보다 더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우선 재량활동 시간에 40분 동안저작권의 의미나 보호의 필요성과 간단한 저작권 관련 용어들과 상식들을 빙고 게임이나 골든 벨 퀴즈 형식으로 학습할 수 있는 10차시 분량의 학습지를 수록하였고, 저작권지킴이단 학생들의 방송을 시청하고 학습할 수 있는 활동지와 아침 활동 시간 등에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한 컷 한 컷 보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만화로 된 저작권 학습 자료를 PPT 형태로 제작하였다. 뒷부분에는 담임선생님과 교과 학습시간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저작권 학습 내용을 정리하는 간단한 활동지와 토요휴업일 등에 가족과 함께 학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지 그리고 여러 가지 교내 대회를 준비할 수 있는 활동지를 수록하여 대회 중심의 반짝 수업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스스로 저작권 학습에 관심을 갖도록 하였다. 우리 반의 경우, 미술 시간에 피카소의 ‘우는 여인’을 새롭게 색칠을 해 보는 수업을 하면서 우리가 이런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 조건 중에 ‘교육적인 목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임을 지도하였고 음악 시간에 리듬이나 가락 짓기 활동을 할 때 이렇게 2~4마디를 창작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는데 노래 한 곡을 새롭게 창작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일깨워주었다. 4학년 동료장학을 위한 수업을 참관하였을 때, 친구의 얼굴을 그린 자기의 작품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선물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 경우에 다소 어렵긴 하지만 작품의 대상이 된 친구에게는 ‘초상권’이, 그린 사람에게는 ‘저작권’이 있음을 알려주고 선물을 통해 그림의 소유권이 옮겨 갔으므로 ‘저작재산권’은 선물받은 친구에게로 그러나 작품을 그린 사람의 이름을 바꾼다거나 그림을 훼손시키는 행위는 ‘저작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임을 유기적으로 이해시킬 수 있는 수업이라 인상적이었다. 또한 도덕과의 경우 ‘준법성’이라는 덕목을 가르칠 때 ‘저작권법’과 연관지어 수업을 하고, 민주사회에서 다양한 의견들 때문에 충돌이 생기는 상황에 대한 수업은 ‘저작권을 보호받으려는 창작자’와 ‘그 정보들을 쉽게 무료로 이용하려는 누리꾼’등 서로 다른 입장을 설정하여 토론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니 매우 실감나고 학습효과도 높았다. 생활화된 저작권 지키기 학교의 홈페이지에 청소년저작권교실 사이트의 배너를 연결하여 손쉽게 새로운 정보들을 얻을 수 있도록 하였는데, 홈페이지에 자주 들어오도록 ‘저작권보호’의 주제로 5행시를 지어 올리게 하거나 ‘저작권 퀴즈’를 서로 내고 맞혀 보게끔 하였다. 그리고 만화로 된 PPT 자료들과 각종 저작권 관련 대회의 우수작품들을 홈페이지 내에 공개하여 참여의욕을 높였다. 인상적인 5행시(2008년 병점초 3-4반 안철민 학생 가족의 글)를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저 : 저기여기서 좋기만 하면 무조건 작 : 작품, 영화, 음악 등 닥치는 대로 권 : 권리도 없으면서 보 : 보고 듣고 다운받은 우리 가족 호 : 호사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불법이네’ 또 1학년 김민재 학생의 어머니께서, 가족끼리 친척 댁을 가던 중 ‘이마트’마크를 보더니 “엄마, 수지에도 수원에 있는 거랑 똑같은 게 있어요. 저거 수지에 있는 곳이 따라한 거 니까 저작권 침해한 거지요?”라고 해서 가족끼리 한참 웃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주신 것이 기억에 남는다. 1학년 학생이라서 정확히 저작권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했겠지만 그렇게라도 관심을 갖고 실제 생활에서 응용을 한다는 사실이 참 귀엽게 느껴지고 한편으로 저작권 교육의 보람도 느꼈다. 처음엔 낱말이 어려워 차마 바르게 적을 수도 없었던 ‘저작권 침해’라는 것을, 2~3달이 지나자 미술 시간에도 여기저기에서 “선생님, 짝꿍이 제 그림이랑 비슷하게 그려요. 이거 저작권 침해 맞죠?”라고 이야기하느라 바쁘고, 저작권(COPYRIGHT)과 반대되는 개념인 정보의 공유운동(카피레프트, COPYLEFT)에 대해서도 알려 주고 어느 날 먼저 해 온 숙제를 모둠친구들에게 보여주라고 하니 대뜸 “아! 선생님께서 우리 보고 카피레프트를 하라고 하시는 거군요” 하고 눈을 반짝거리며 3학년 아이가 이야기할 때 역시 교육의 힘은 대단하구나 하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문화강국의 전제조건 교육 많은 어려움과 보람 속에서 보냈던 최초(?)의 저작권 연구학교인 병점초등학교를 떠나 지금은 정남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하고 있다. 이곳의 아이들에게도 ‘저작권 학습’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데, 특히 6학년 사회 과목과 국어 등에 유난히 ‘일제강점기’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세계화 시대에 일본에 대한 나쁜 감정들을 학생들에게 전이시켜서는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 대목에만 가면 옛날의 수모를 갚아주어야 한다면서 핏대를 올리게 된다. 그 때마다 어김없이 “얘들아, 우리가 일본을 이길 수 있는 건 우리나라 사람들의 뛰어난 아이디어로 많은 문화 콘텐츠를 창작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우리나라의 음악이나 영화, 만화, 게임 등의 저작권을 보호해 주어야 하는 거란다”라고 저작권 보호 의지를 거의 세뇌(?)시키곤 한다. 저작권 학습의 목표는 단지 저작권을 보호하지 않으면 벌금을 물고 고소를 당하기 때문에 불법으로 다운로드를 받고 남의 저작물을 내 것인 양 표절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많은 가수들이 새로운 노래를 창작하여 부르기보다 옛날 선배 가수들의 인기곡을 리메이크하여 부르는 것이 유행이 된 지금의 현실에 대해 사실 가수들을 욕할 수는 없다. 그들에게 위험성이 없는 쉬운 길을 가도록 만든 건 바로 500원이 아까운 우리들의 클릭(Click)인 것이다. 많은 아이들이 중국의 캐릭터라고 생각한 ‘뿌까’ 캐릭터가 일본의 유명한 캐릭터인 ‘키티’보다 5~7%의 로얄티를 더 받고 수출된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고, 우리 겨레의 혼이 담긴 음악과 영화 등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창작되어져 한류의 열풍을 전 세계에 일으킬 수 있는 저력이 바로 ‘저작권 보호’에 있음을 깨닫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저작권 교육의 핵심이 아닐까?
학교에서 풍금이 사라진 빈자리를 디지털피아노나 디지털 파일이 대신하고 있고,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학습에 필요한 각종 자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저작물을 활용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선생님이 내 주신 숙제를 하기 위해, 때론 블러그(blog)나 미니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만의 공간이나 타인과의 정보나 취미와 같은 공유의 장을 만들어 나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이 때 타인의 저작물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건전한 사이버공간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는 아닐까?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교육정보화는 학교교육에 필요한 교수․학습자료를 필요한 사람에게, 시간과 장소에 구분 없이 제공하게 되어 교육의 양과 질을 풍성하게 하는 등 교육의 새로운 모습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과 같이 이와 같은 문명의 이기가 늘 정의의 편에만 서 있는 것은 아니다. 즉, 컴퓨터 모니터에 집중하는 것은 청소년들의 신체적 성장과 발달에 저해될 수 있고, 교우관계나 대인관계에 영향을 주는 등 정신적 성장과 발달에도 부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또한 인터넷중독, 게임중독, 명예훼손, 사이버범죄 등과 같은 정보화의 역기능 문제뿐아니라 불법다운로드나 전송과 같은 저작권을 둘러싼 법적인 문제는 자라나는 세대들을 범법자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따라서 저작권법의 목적이나 핵심내용에 대한 상식을 가져야 하며, 특히 초․중등학교 교육활동에서 타인의 저작물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아 두어야 한다. Ⅰ. 알아두어야 할 저작권 상식들 1. 저작권법은 저작권자의 권리보호와 저작물이용에 관한 법이다. 흔히 저작권법은 저작권자의 권리 보호만을 목적으로 하는 법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저작권법은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그러나 저작물을 타인에게 활용되면서 가치를 더해간다는 측면에서 저작권법은 또 다른 목적으로 저작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올바르게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함으로써 저작활동을 장려하고 국가의 저작문화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목적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라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UCC와 같이 누구나 저작권자가 될 수 있으며,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만든 저작물을 이용하는 이용자의 입장에 설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저작권법이 저작권자의 권리 보호만을 위한 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2. 저작권을 지칭하는 용어는 다양하다. 저작권자는 자신이 창작하여 공표한 저작물에 대해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용어로 저작권을 지칭하기도 한다. 예컨대 저작소유권, 지적재산권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저작소유권이나 지적재산권의 개념에는 저작권 뿐 아니라 상표에 대한 권리나 특허, 초상권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므로 저작권보다는 더 포괄적인 용어로 구분된다. 저작권이란 권리의 내용으로 저작인격권, 저작재산권, 저작인접권으로 구분되는데, 저작인격권에는 공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 등을 말하며, 저작재산권에는 복제권, 전시권, 공연권, 공중송신권, 배포권 등을 말한다. 3.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 등을 표현한 창작물이다.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 등을 표현한 것으로 창작물이며, 표현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예컨대, 시, 그림, 사진, 조각, 영화, 비디오 등의 형태로 자신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저작물이 존재하게 된다. 그러나 표현하지 않고 자신의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는 저작물로서 인정되기 어렵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모두 알 수 없으며, 만약 아이디어를 저작물로 인정하게 되어 다툼이 생긴다면,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4. 누구나 저작권자가 될 수 있다. 저작물을 창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저작권자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성별, 연령, 사회적 지위 등과 관계없이 자신이 창작한 저작물에 대해서는 저작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물론 여러명이 하나의 창작물을 만들었다면 참여한 사람들 모두가 저작권자이다. 이 때 만들어진 창작물을 공동저작물이라 한다. 여기에서 공동으로 저작권을 갖는다는 의미는 특별히 정한 바가 없으면 저작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하는데 공동으로 행사할 수 있으며, 이 중 하나라도 권리 행사에 반대하는 경우 권리행사를 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저작물은 공표를 통해 저작물로서 인정받으며, 다른 특별한 행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5.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도 있다. 저작권법은 저작권자에 의해 표현된 창작물에 대해 권리를 보호하고 있지만, 특정 저작물에 대해서는 보호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예컨대, 헌법, 법률, 고시 등, 법원의 재판이나 판결문, 사실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 등이다. 이와 같은 저작물은 누구나 이용하고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당하기 때문에 법으로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보도 자료라고 하여 모두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기자 등에 의해 사상과 감정이 들어간 저작물(사설, 사진 등)은 보호받는 저작물에 해당되기 때문에, 신문이나 잡지 등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6. 대개의 경우 저작권은 생존하는 동안과 사후 50년간 보호된다. 저작권자가 갖는 권리는 영원히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저작권자가 자신의 저작물은 공표한 때로부터 생존하는 동안과 사후 50년간 저작권을 보호받는다. 따라서 사후 50년이 경과된 저작물은 누구나 이용허락 없이 정당한 관행에 합치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한글은 만들어진지 50년이 경과되었기 때문에 저작권을 주장해도 보호받지 못하나, 안익태 선생의 애국가는 아직 안익태 선생 사망 후(1965년 9월) 50년이 경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작권자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최근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는 자유이용이 가능한 저작물을 DB로 구축하고 이를 일반인에게 공개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사이트(freeuse.copyright.or.kr)를 운영 중에 있다. 7. 잘못된 저작권 상식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저작권에 대해 교사나 학생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그 대표적인 예로 교육용으로 그리고 비영리를 목적으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믿는 경우이다. 또 다른 하나는 영상저작물과 음악저작물을 아주 단시간 사용하는 경우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작권법은 어떤 조항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을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막연히 이와 같은 잘못된 지식들에서 벗어나야 한다. 8. 프리웨어란 “무료”란 의미와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사용 가능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저작물에는 특정 방법으로 저작권자가 자신에게 권리가 있음을 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 ‘All Rights Reserved’ 혹은 ‘Some Rights Reserved’ 라고 표현한다. 그 중 소프트웨어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운받기 위해 자료를 검색해 보면 ‘프리웨어(freeware)’와 ‘쉐어웨어(shareware)’란 표시를 종종 볼 수 있다. 여기에서 ‘프리웨어’에서 ‘프리(free)’라는 의미는 ‘무료’ 혹은 ‘공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정보화 사회에서 ‘free’란 무료 이외에도 저작권자의 이용허락을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특정 소프트웨어나 컴퓨터 프로그램에 ‘프리웨어’라고 표시된 경우에는 무료이며 저작권자의 이용허락 없이도 이용가능하다. Ⅱ. 수업목적을 위한 저작물 이용방법 1. 초․중․고등학교에서 수업에 활용하기 위한 자료를 이용하는 경우여야 한다. 타인의 저작물을 저작권자의 허락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경우라면 초, 중, 고등학교의 수업시간에 활용할 목적으로 이용하여야 한다. 물론 대학의 경우에도 수업목적을 위해 필요한 경우 미리 저작권자의 허락없이 이용할 수 있지만, 문화관광부장관이 지정하는 보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또한 초중등학교 교과용도서를 만들기 위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학교나 교실의 게시판을 꾸미거나, 학교 환경 개선 등을 위해 타인의 저작물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법상 저작권자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 2. 복제, 방송, 공연, 전송하는 방법으로 이용하여야 한다. 초․중․고등학교에서 수업시간에 활용할 목적으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라도 특정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만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즉, 복제, 방송, 공연, 전송하는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다. 여기서 전송이라 함은 인터넷상에서 교사나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자료를 탑재하거나 다운로드 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자료를 주고받는 것은 전송이라는 방법이 아니라 사적인 복제에 해당된다고 보며, 이 경우에는 반드시 수업시간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일정한 경우 저작권자의 사전 이용허락이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초중등학교 교사가 수업목적에 필요한 경우 복제, 공연, 방송, 전송하는 방법으로 이용하는 경우라도 공정한 방법으로 이용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공정한 방법이란 예컨대, 학습지에 유명작가의 사진을 활용하도록 만들어 학생들에게 복사하여 나눠 주는 경우라도 1인 1부를 원칙으로 복사하여 나누어 준다거나 출처를 표시하는 것 등을 의미이다. 3. 학생들도 수업목적상 필요한 경우 복제와 전송의 방법으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 학생들도 수업시간에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라도 복제와 전송하는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고, 선생님이 내 주신 숙제를 하기 위해서도 이것이 가능하다. 즉, 선생님이 내 주신 숙제를 하기 위해 타인의 저작물을 다운받거나 복사하여 사용하는 정도는 저작권자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 외에 학생들이 자신의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을 꾸미기 위해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방법과 동일하게 이용해야 한다. 즉, 자신의 창작물이 아니라면, 타인의 저작물에 대한 이용허락 등을 얻고 이용해야 한다. 4. 학교에서 수업목적상 이용하는 경우라도 전송하는 경우에는 저작권 보호조치를 해야 한다. 타인의 저작물이더라도 복제, 공연, 방송하는 방법으로 이용하는 경우 이외에 특히, 전송의 방법으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저작권 보호를 위한 기술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저작권법에는 이를 “복제방지조치”라고 명시하고 있으나 “기술적 보호조치”로 광의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인터넷상의 탑재된 자료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무한히 복사할 수 있기 때문에, 수업목적으로 활용한다고 해도 저작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를 취해지 않는 경우 저작권자의 권리가 쉽게 침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기술적 보호조치란 크게 2가지를 의미한다. 즉, 불법사용을 방지하는 보호조치와 경고문구를 표시하도록 하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라면 이 자료는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활용하기 위해 제작한 자료이며, 이 자료 중 일부자료에 대해 별도의 저작권자가 있으니, 함부로 사용하면 법에 의해 처벌을 받는다거나, 무단복제나 전송을 금지합니다”는 문구를 표시하라는 의미이다. 전자의 불법사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해당 자료에 학생이나 교사 등 특정인만 접근할 있도록 로그인이나 인증키 등으로 통제해야 하며, 수업을 받는 자만이 복제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은 복제할 수 없도록 통제하라는 의미이다. 흔히 복제할 수 없도록 통제하라는 의미는 기술적으로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오른쪽 마우스를 통한 복사 금지조치, 드레그앤 복사를 못하도록 하는 조치로도 복제방지조치로 해석된다. 결국, 학교가 전송의 방법으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특별히 수업받는 자 이외의 자가 이용하지 못하도록 기술적 조치를 해야 한다. 5. 학교행사목적으로 음악이나 영화를 공연하거나 방송하는 경우도 가능하다. 아침방송으로 음악을 틀어주거나, 비디오를 사서 영화 감상을 하는 경우에도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도 가능하다. 즉,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방송과 공연은 저작권자의 허락을 얻지 않고 사용가능하다. 이 경우에는 반드시 수업시간에 이용하는 경우만이 아니라 운동회, 뒤뜰야영 등에 사용하는 경우라도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물론 비영리라도 연주자에게 연주에 상당한 비용을 제공하는 경우라면 그렇지 않다. 6. 학교시험문제에 대한 저작권은 학교나 교사에게 있다. 학교에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수행평가 등을 위해 교사들은 문제를 출제할 수 있다. 이 때 교사의 독창적인 방법에 의해 문제를 만들었다면 이는 교사나 학교의 저작물로서 인정받는다. 이를 학교주변 서점이나 인터넷상에서 유료로 판매하거나 하는 행위는 교사나 학교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사가 문제를 모두 출제하기 어려운 경우 출판사의 문제집을 보고 문제를 변형하여 출제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런데 문제집의 한두 쪽을 그대로 복사하여 사용하는 것은 출판사의 경제적 이익에 손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책 읽는 일이 아이들에게나 어른들에게나 힘들기는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가 학교에서 내어준 권장도서 목록을 들여다보고는 한숨을 내쉽니다. 이걸 언제 다 읽느냐고. 그뿐인가요. 요즘 엄마들 논술이다 해서 교육청은 물론 각종 단체가 선정한 권장도서 목록도 들이밉니다, 정보력이 뛰어나다는 주위 학부모가 전해주는 목록까지 추가시키니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밖에서 뛰어노는 것밖에 특별한 소일거리가 없던 시절, 누렇게 변색된 책이라도 닳을 때까지 읽던 옛날 아이들과는 너무나 다른 풍경입니다. 질문을 돌려봅니다. 권장도서 목록을 나눠주는 선생님은 과연 얼마나 책을 읽으시나요? 여느 직장인처럼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손 내저으실 분들이 많을 것 같네요. 그러고보니 선생님들이 읽어야 할 권장도서(?)는 왜 없는 걸까요? 지적 책읽기에 목말라 하실 분들을 위한 책을 소개합니다. 교사와 책 미래의 힘은 앞으로 한국 교육을 담당할 미래의 선생님들에게 추천하는 100편의 책과 그 서평을 담고 있습니다. 교육 분야 전공 교수님들이 의미가 있는 작품을 선정하고, 저자 및 작품세계, 그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담아 놓았습니다. 교사의 입장에서 짚어봐야 할 문제나 교실 속에서 가지게 될 만한 문제의식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을 살피다보면 "가르치는 기술의 기능적 아이디어는 넘쳐나도 그에 관여되는 지식과 문화의 풍성한 맥락은 간과"되기 일쑤입니다. "교사의 자리가 관료주의적 구조 기능으로 녹아져서 분주해지기는 하지만, 교사의 역할 철학을 지탱하는 지적 뿌리는 갈수록 약해져간다"는 위기의식, 혹은 문제의식이 이 책의 기획의도입니다. 교사는 지식을 전수하는 전문가이기도 하고, 어린 학생들과 인간적 소통을 하는 상담자이기도 하며, 한 학급을 경영하는 경영자이기도 합니다. 이 책이 추천하고 있는 100편의 책은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고전 작품들과 문학 작품, 예술서, 교육 에세이, 교수법까지 아우르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자신의 전문 분야 외에 다양한 교양적·지적 경험을 얻고 싶은 교사라면 목록을 진지하게 들여다볼 만합니다. 공교육이 위협받고 있다지만, 분명히 공교육만이 할 수 있는 지점이 있지 않을까요? 인성과 지식 면에서 준비된 교사가 늘어난다면 공교육은 결국 제자리를 찾지 않을까요? 현장에서 아이들과 부딪히며 한계를 느낀 교사, 그리고 그것을 넘으려고 노력하는 모든 교사라면 한 번쯤 들춰보며 음미하시기를 권해봅니다. 이번 방학에는 느긋하게,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미래를 향한 지적 과업'에 참여하시지 않으시렵니까. "항상 가장 훌륭한 교육을 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교육"위해서 말입니다. 솔․경인교대출판부. 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