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0년대부터 미 공립학교의 연간 평균 수업 일수는 약 180일로 정해져 내려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 미국 교육학자들은 21세기 교육을 받고 있는 이 시대의 학생들에게 이 기간은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기에는 매우 불충분한 시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현재의 180일간의 수업을 240일로 늘리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한, 일부의 학교가 여름 방학을 줄이고 겨울 방학을 연장하기도 하며 연중스쿨(year-round school)시스템을 채택하기도 한다.
여름방학 줄이는 학교 늘어나 실제로 많은 학군의 2008년 여름방학이 예년의 12주에서 11주로 일주일 정도 짧아졌음을 볼 수 있으며 수업일수를 210일로 늘이고, 대신 늦은 10월에 1주일을 더 쉬기도 하고 1주일간의 봄방학을 2주일로 늘리는 등 가능하면 여름 방학 기간이 8주 이상이 되지 않도록 서서히 방학 기간을 조정하는 학교가 점차 늘고 있다.
여름 방학이 되면 썸머 캠프에 참여하고 가족과 시간을 공유하면서 박물관과 국립공원을 여행하고 라이브러리에서 책을 읽으면서 아주 자유롭고 편안하게 행복한 시간을 즐기는 것이 어린 시절의 특권인양 추억을 가지고 있는 미국 학부모들이지만 자녀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좀 더 제공하기위해 긴 여름 방학의 즐거움을 줄이려는 부모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연중스쿨(year-round school)이란 기존의 공립학교 시스템인 9개월 수업에 3개월 방학의 개념이 아닌 9주 수업에 3주 방학(혹은 6주 수업에 2주 방학) 제도를 도입하여 일 년에 이것을 4번 반복하는 것이다. 이것을 ‘45/15 Schedule’이라고도 하는데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실제 수업일수가 45일이고 쉬는 기간이 15일이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총 4개의 수업 트랙으로 나누어 그 중 3개 트랙군의 학생들이 7월 초에 먼저 일찍 개학을 시작하고 15일 후 나머지 1개 트랙군의 학생들이 늦게 개학을 함으로써 1개 트랙군의 학생들이 순차적으로 방학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어서 학교에는 총 4개 트랙의 학생 군이 있지만 실제로는 3개 트랙군만 수업을 받는 환경이 된다.
이것은 해당 학교로 하여금 토,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연중 수업기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며, 긴 여름 방학을 4개의 짧은 방학으로 분산시킨 것인데 실제 학생이 받는 수업일수는 기존의 학교와 비슷한 약 180일 전후로 같다. 이 교육시스템 하에서는 긴 여름 방학이 없기 때문에 가족은 주말을 포함한 3주간의 기간에 맞추어 휴가를 보내거나 필요한 학습을 만회하기 위한 추가적인 교육 기회를 갖기도 한다.
단기 방학으로 분산하는 연중스쿨 부각돼 이러한 멀티 트랙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동일한 학교시설 내에 학생을 33% 정도 더 수용할 수 있어 과밀학급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부족한 학교 건물과 교육 자재 부족 현상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되기도 한다. 즉, 현재 시스템으로 750명이 정원인 학교가 이 시스템으로 전환할 경우 1000명까지 학생을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멀티 트랙 시스템이 점차 부각되고 있는 가장 주된 이유는 현재의 긴 여름방학을 마음껏 즐기는 동안 학생들이 지난해에 배웠던 수업 중, 많은 학습량을 잊어버리게 되므로 새 학기 초에 실시되는 시험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이게 되고 이로 인해 전년도 학습 과정을 재복습해야 하는 과정이 발생되고, 또 장기간의 학교생활 부재는 교사와 학생들로 하여금 향학열에서 멀어지게 하는 원인이 된다는 발표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있는 연중스쿨협회의 이사인 찰리 베링거는 별도의 교육기회 없이 긴 방학을 보내는 학생의 경우 학습 감각이 떨어지며, 습득한 지식마저도 쉽게 잊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주장하며, 미국 듀크대학에서도 연중스쿨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긴 여름 방학 기간을 지내는 기존 학교 학생들보다 공부한 내용을 덜 잊고 있다는 조사 자료도 내놓았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연중스쿨에 1학년과 7학년짜리 두 자녀를 보내는 가정주부는 방학이 길지 않아 이전의 긴 여름 방학 중, 아이들이 지루함을 느껴 서로 다투고 소리치는 현상이 많이 줄어 아이들과 가족 모두 만족해한다고 한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웨이크 카운티(Wake County) 중학교 교사인 메리 브라운( Mary Brown)은 “학생들은 휴식이 필요할 때 쉴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아 항상 새로 충전된 활기찬 의욕으로 학교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이 연중스쿨의 장점이다”라고 말한다.
미국 전역에는 약 3000개의 연중스쿨이 있으며 그중에 1300여 개의 스쿨이 캘리포니아 지역에 있는데, 이 연중스쿨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여름방학 기간만 되면 뜨거운 논쟁이 일어나며 또 ‘연중스쿨 폐지 시민 연대(STOP YEAR-ROUND SCHOOL CITIZENS GROUP)’도 생겨나고 있지만 여전히 미 전역에서 이 시스템에 참여하는 학교는 줄지 않고 있다.
학습 감각 잃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 긴 여름 방학 동안 특별한 교육 활동 프로그램을 접하지 않고 보내는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똑같은 시험을 여름 방학 시작 무렵과 끝날 무렵 두 차례 치룬 결과, 후자의 시험점수가 훨씬 낮다는 것을 ‘학습 성취도에 여름 방학이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Research spanning 100 years가 발표하였다. 보고서에 의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긴 여름 방학 기간 동안 전 학년과정에서 습득한 학습 중 약 2개월간 습득한 양을 상실하게 되고 특히 방학기간 내 별다른 학습의 기회가 없는 저소득층 자녀는 2달 동안 습득한 양의 읽기 능력을 추가로 상실하게 된다고 한다.
여름 방학 기간을 교육과 함께 보낸 고소득층 자녀와 이러한 교육기회를 갖지 못한 채 긴 방학을 보낸 저소득층 자녀의 경우 이렇게 점점 벌어지는 학력격차로 인해 고등학교 졸업률과 대학 진학률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연중스쿨시스템에 따른 문제점 또한 많아 논란의 소지가 되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 학교들은 긴 여름 방학 동안 학교 건물 개보수에 들어가곤 하는데, 일을 서둘러 처리하지 않는 미국인들의 습성상 짧은 휴가 기간에 공사를 마무리 짓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더운 여름기간 수업을 위해 냉방시설을 가동해야 하는데 이것은 학교 예산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연중 수업으로 인한 추가 고용 비용이 들기도 한다. 또한 기상이변으로 인한 휴교 등을 위한 보충 수업을 토요일에 실시해야 하는 등 추가 유지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미국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을 두고 있는 대다수의 가족이 학교 달력 스케줄에 따라 가족 스케줄을 정하고 휴가계획을 세우며 베이비시터를 고용하는 등 쉬는 날을 미리 정하고 기타 집안일을 한다는 것이다. 이때 만 12세 이하의 아이들은 혼자 집에 있어서는 안 되는 규정 때문에 맞벌이 가정의 경우는 베이비시터를 고용해야 하나 잦은 방학기간 동안 베이비시터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자녀들을 맡길 지역 스포츠프로그램 스케줄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약간의 건물 유지비와 건물 활용도가 높을 뿐이며 학습 성취도에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론에 대해 캘리포니아 교육국은 3학년 학생의 경우 2005년도 표준 학력 테스트에서 평균 9.5%가 상승했으며 특히 읽기의 경우 13.3%의 상승률을 나타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나 휴스턴 그리고 버지니아의 윌리엄 카운티와 같은 규모가 큰 연중스쿨 학군의 경우 지난 수년간 괄목할 만큼 증가한 학습 성취도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캘리포니아의 로디, 플로리다의 오렌지카운티의 경우 다소 성취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보이기도 하는 등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교육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서로 다른 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둔 부모의 경우 상당한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초등학생이 연중 학교에 다니고 고등학생이 기존 학교에 다니는 가정의 경우 방학 기간이 서로 겹치는 시기가 넉넉지 않아 가족휴가를 보낼 시간이 충분치 않게 되고 같이 연중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의 경우도 수업 트랙이 서로 다를 경우엔 가족단위 휴가나 여행을 할 수가 없게 되기 때문이다.
기존의 학교 시스템과 일정 맞추기 어려워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연중 학교 시스템을 실시하고 중·고등학교에는 채택하지 못하는 학군도 많은데 이것은 미국 학교 학생 활동 중 절대 빠질 수 없는 스포츠 활동 스케줄 때문이다. 스포츠 활동은 학교별 지역별로 각종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서로 다른 스쿨시스템을 지닌 팀과의 스케줄을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고등학생들은 가정에서 용돈을 거의 주지 않기에 자동차 유지비와 용돈을 해결하기 위해 긴 방학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요즘 미국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지금까지 자신들이 자라온 것처럼 놀면서 마냥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여름 방학을 보내는 것보다는 좀 더 학습적인 활동을 하며 방학을 보내기를 바라고 있으며, 현재의 10주 혹은 12주의 여름 방학은 너무 길다는 생각과 더불어 방학기간이 3주 혹은 5주가 좋은지, 아니면 자녀들에게 진정으로 방학기간이 몇 주가 필요한가를 스스로 자문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학부모들의 자문에 발맞춰 우수한 양질의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여름 방학 프로그램이 미국 전역에 걸쳐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공공 기관도 저소득층의 자녀들에게 아이를 돌봐주기 위한 단순프로그램만이 아닌 학습 실력도 함께 높여주는 아카데믹 방학 프로그램에도 예산을 늘려가고 있다.
잦은 방학이 특성인 멀티 스케줄은 연중스쿨시스템의 주된 핵심내용이지만 이 시스템이 모든 학생에게 효과적으로 적용되는 프로그램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버지니아에서 6주 수업에 2주간의 방학 시스템이 있는 학군에서 학교를 다녔던 패트리시아 맥그래캔(Patricia McCracken)은 다음과 같이 연중 스쿨시스템에서의 학교생활을 회상한다. “시계 톱니바퀴가 다 돌아가고 나면 다시 원위치로 감아 놓고 또 돌아가야만 하는, 항상 공부에 얽매어 있는 생활이 너무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