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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 아기사슴 섬 강화도에 이어 이제 남해의 작은 섬 소록도를 찾아갑니다. 저로서는 세 번째 소록도 방문입니다. 소록도를 향해 달리고 있는 제 차에는 저 말고 두 사람이 더 타고 있습니다. 모두 저보다 더 소록도를 잘 아는 사람들일 듯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내게 말을 걸지는 않고 일방적으로 내게 이야기하려고만 합니다. 한 사람은 한하운이란 이름을 가졌고 다른 사람은 이청준이란 이름을 가졌습니다. 이쯤이면 독자 여러분들은 ‘자네, 그게 뭔 소린가? 이미 작고한 사람들 아닌가? 놀리는 건가?’하고 나무라실지 모르겠네요. 그렇습니다. 두 분은 모두 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남긴 책이 남아 있어 소록도로 향하는 내게 자꾸만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이들이 남긴 책은 내내 차 뒷좌석을 지키며 한센병을 앓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고흥읍 아래 녹동까지 오는 데는 도로가 시원스럽게 확장되었음에도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10여 년 전 폐차 직전 친구 차에 동승해서 이곳까지 왔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소록도(小鹿島). 얼마나 예쁜 이름을 가진 섬인지 모릅니다. 작은 사슴, 아기 사슴의 섬! 하늘에서 볼 때 섬의 모양새가 사슴을 닮았다고 이름 붙여졌다고 합니다. 이름만큼 예쁜 소록도는 섬 전체가 병원입니다. 병원의 정식명칭은 국립 소록도병원. 섬 전체 넓이가 113만 평이니까 아마 단위 병원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아니 지구상에서도 가장 큰 병원이 아닐까요? 섬은 중앙공원을 중심으로 해서 환우들이 거주하는 병사지대(病舍地帶)와 직원들이 거주하는 관사지대로 나뉩니다. 이곳에서는 병원 측 허가 없이는 병사지대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또 일반인들을 위한 숙박시설이 없기 때문에 당일 육지로 나와야 하므로 이 섬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마지막 배가 언제 떠나는지를 알아둬야 합니다.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지역은 중앙공원과 해수욕장입니다. 소록도에도 그동안 변화가 있었네요. 가장 두드러진 변화라면 연륙교 개통을 들 수 있습니다. 3월 2일 임시 개통됐고 오는 5월 정식 개통될 예정입니다. 예전처럼 도선에 몸을 맡겨 섬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느꼈던 흥분은 이제 많이 쇄감할 듯싶습니다. 지난 설날에도 5일간 임시로 연륙교를 개통시켜 많은 가족들이 차를 타고 소록도의 부모를 찾아왔다고 하네요. 참, 소록도에서 거금도까지는 연도교가 건설 중에 있습니다. 앞으로 소록도는 물론이고 거금도까지 육지와 연결된다면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소록도를 쉽게 찾을 것 같습니다. 소록도 내의 건물은 그리 큰 변화가 없는 듯합니다. 다만 여러 건물들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받아 문화재를 중심으로 답사를 즐기는 저는 어느 때보다 흥분되어 있습니다. + 순록탑과 신사 녹동항을 떠난 도선은 이내 소록도에 도착했습니다. 이 섬은 100년 가까이 오랫동안 외부에 제한적으로 공개되어 왔고 스스로 원했거나 강제로 끌려왔거나 한센병 환우들이 지켜왔다는 사실만으로도 특별한 섬입니다. 이곳에 나병 환자, 문둥병 환자들로 불리던 한센병 환우들이 정착하게 된 것은 1916년부터입니다. 당시 한센병 환우들은 대부분 다리 밑이나 움막에서 살거나 유랑으로 살아가던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제가 어릴 적만 해도 어른들이 혼자 돌아다니면 “보리밭에서 문둥이들이 나타나 너희들을 해친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그 당시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었을까요? 당시 조선총독부는 이들을 격리시키기로 하고 그 대상지로 바로 소록도를 주목했습니다. 섬이라서 육지와 격리되어 있으면서도 육지와 가까워 물자 수송이 용이한 데다 물이 풍부하고 날씨가 온화했기 때문이죠. 1916년 2월 24일 조선총독부령 제7호로 ‘소록도자혜의원’을 건립하기로 결정하고 섬 전체의 20%에 해당하는 30여만 평에 대한 매수작업을 거쳐 5월 17일 문을 열었습니다. 전국에 있는 환우들을 계속적으로 모집해가면서 확장세를 이어나가 1933년에는 섬 전체를 매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렇게 해서 소록도는 섬 전체가 한센병 환우들의 나라가 되었던 것입니다. 소록도 선착장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순록탑(殉鹿塔)이 보입니다. 6 • 25 전쟁 중 6000여 원생들을 보호하다가 인민군에 끌려 학살된 10명의 직원과 1명의 목사를 추모하기 위한 탑입니다. 가운데 두 기둥은 순직한 11명을 상징하는 아라비아 숫자를 의미하며 윗부분의 둥근 폭탄 모양 조형물은 전쟁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사슴섬을 지키다 순직한 사람들을 기리는 탑이란 의미로 ‘순록탑’이라 이름 붙여 1978년 5월 17일 세웠습니다. 노천명 시인은 사슴을 일컬어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라고 했습니다. 이 시는 소록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지 몰라도 소록도라는 아름다운 이름 뒤에는 시의 내용만큼 사슴섬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슬픈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이제 비탈길을 올라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성당이 나타나고 곧 로타리가 보입니다. 그 로타리 주변에 교회, 원불교당이 자리하고 있는데 여기서 놓치기 쉬운 곳이 바로 신사(神社)입니다. ‘있다, 없다’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이끌어내던 모 TV 프로그램에 제보해도 채택될 만한 소스일 것입니다. ‘아니, 우리나라에 신사가 아직 있다는 말입니까?’하고 놀라실 분이 계실 테지요? 예, 그렇습니다. 있습니다. 신사에 예를 갖추는 사람은 없을 테지만 신사 건물은 남아 있습니다. 그것도 등록문화재로 당당히 지정받았습니다. 바로 소록도에 남아 있습니다. 1935년에 세워진 소록도 신사는 일제의 잔재라고 해서 철거 논란이 많았으나 가슴 아픈 흔적이지만 두고두고 가슴에 새기자는 의미로 그대로 보존하기로 했답니다. 사실 일제 잔재를 청산하자면 소록도 전체가 철거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문화재적인 가치를 지닌 건물 모두가 일제강점기에 조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신사는 목조 건축양식을 모방하여 철근콘크리트와 벽돌로 건축했습니다. 원래 신사는 일본 황실의 조상이나 일본의 신 또는 국가에 공로가 큰 사람을 신으로 모신 사당인데 이곳에는 천조대신(天照大神)을 모셔놓고 참배하도록 했답니다. 소록도에는 이곳 관사지대 외에 병사지대에도 같은 시기에 분사(分社)를 두었습니다. 특히 부부동거를 허가할 경우 부부병사에 입사하기 전에 신사참배를 강요했다고 합니다. [PAGE BREAK] + 수탄장과 추모비 신사를 지나면 차량 통제를 하는 곳이 나타납니다. 연륙교에서 내려오는 차들이 이곳으로 통하게 되어 있고 여기에 차를 세워 두고 걸어서 중앙공원까지 가게 됩니다. 수탄장이 이곳에 있습니다. 수탄장(愁嘆場)은 ‘탄식의 장소’라는 뜻입니다. 자녀들이 전염될까 봐 미감아 보육소에 격리되어 생활하던 환우들이 자녀들을 한 달에 한 번씩 면회를 했던 곳입니다. 이때 미감아동과 부모는 도로 양 옆으로 갈라선 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만났으며 만나더라도 직접적인 접촉이 허락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 전염을 우려해 자녀들은 바람을 등지고 부모는 바람을 안고 면회를 했다고 하는데 보호인원이 많았을 때는 장사진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길옆 소나무들은 당시 풍경을 그대로 기억하고 있을 텐데 물어봐도 말을 해주지 않네요. 수탄장을 지나서 치료본관 건물에 다다랐을 쯤 바닷가 쪽으로 추모비가 보입니다. 애한(哀恨)의 추모비라고 합니다. 소록도에도 광복의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원생들은 병사지대에 있는 신사를 불태우고 교도소의 죄수들과 감금실에 갇혀 있던 사람들을 모두 석방시켰습니다. 이제 일본인들이 떠나자 병원 운영권을 두고 환우들과 의사, 직원들 간에 미묘한 갈등이 찾아왔고 급기야 직원들과 환우들 간에 무력 충돌까지 발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의 희생이 동반됐으며 특히, 환우들은 84명이나 희생되는 참사를 빚었습니다. 이때 환우들이 집단적으로 매몰된 곳으로 짐작되는 곳을 2001년 발굴한 결과 다수의 유골이 나왔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 자리에 한센 가족에 대한 이해와 온전한 인권회복을 소원하는 의미로 기념비를 세우게 된 것입니다. 한센병 환우들이 곳곳에 정착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빚은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사천 비토리(飛兎里)에서 있었던 일도 그렇습니다. 소록도 절반 크기의 섬인 비토리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빚었고 그 결과 26명이 희생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학교에서는 일반인 자녀들이 취학을 거부하는 일들이 빈발했으며 이것이 이른바 공학(共學) 반대 사건이었습니다. + 검시실과 감금실 치료 본관 건물을 지나 중앙공원으로 갈 무렵 오른편에 붉은색 벽돌로 지은 건물들이 시선을 끕니다.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검시실과 감금실입니다. 두 건물 다 등록문화재로 지정받은 1935년 건물입니다. 검시실(檢屍室)은 해부실로 불리기도 합니다. 두 칸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앞쪽 방은 주로 사망환우의 검시를 위한 해부실로 사용되었으며, 뒤쪽 방은 정관절제를 집행했던 곳입니다. 모든 사망환우는 본인 및 가족의 뜻과는 전혀 관계없이 이곳에서 사망원인에 대한 해부절차를 마친 뒤 간단한 장례식을 거쳐 섬 내 화장장에서 화장 후 납골당에 유골로 안치되었다고 합니다. 일제는 1936년부터 정관절제를 할 경우 부부 동거를 허용했다고 하는데 감금실에 수용되었다가 출감하는 환자들에 대해서도 그 벌칙의 하나로 행해졌다고 합니다. 일본인 병원장의 명을 거역한 벌로 감금실에 갇혔다 풀려나면서 단종수술을 받은 환우의 시는 이곳을 찾을 때마다 제게 묵직한 그 무엇을 부담 지웁니다. 감금실(監禁室)은 인권탄압의 상징물입니다. 두 건물이 회랑으로 연결되어 전체적으로 H자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1935년 제정된 조선나예방령에 의하여 한센환자는 직업의 자유와 거주이전의 자유, 이동권을 박탈당했으며 수용환자들은 원장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변론의 기회조차 없이 감금, 감식, 금식, 체벌 등의 징벌을 받아야 했습니다. 한쪽 벽에 걸려 있는 시 한 편이 당시 인권탄압의 현장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감금실 - 김정균 아무 죄가 없어도 불문 곡직하고 가두어 놓고 왜 말까지 못하게 하고 어째서 밥도 안 주느냐 억울한 호소는 들을 자가 없으니 무릎을 꿇고 주께 호소하기를 주의 말씀에 따라 내가 참아야 될 줄 아옵니다. …(중략)… 저희들은 반성문을 쓰라고 날마다 요구받았어도 양심을 속이는 반성문을 쓸 수가 없었노라 다음 호도 소록도에서 만나겠습니다
2009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 4월 24일부터 5월 20일까지 태안군 안면도 꽃지 • 수목원 일원에서 꽃, 바다 그리고 꿈(Flower, Ocean 자원봉사자의 뜻을 기린 ''기적의 손'' Dream)을 주제로 ‘2009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가 열린다. 이번 박람회는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의 공인을 받아 명실상부한 국제공인 꽃박람회로 열리며, 21개 나라 1억 송이의 꽃들이 전시된다. 2009 안면도 국제 꽃 박람회는 지난 2007년 12월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 당시 전 세계인들을 감탄시킨 120만 피해복구 자원봉사자들의 기적을 기념하고 자연의 소중함을 되새기자는 취지를 담고 있어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생태 • 환경학습의 장의로서의 의미가 크다. 자원봉사자의 뜻을 기린 ‘기적의 손’ 7개의 전시관과 15개의 테마정원으로 꾸며지는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무엇보다 주제관이다. 주제관에는 태안 유류유출사고 자원봉사자 활동사진과 영상자료 등이 연출되는 ‘기적의 손’, ‘백만송이 꽃 터널’이 전시된다. 또한 소프라노 같은 여성의 고음을 접하면 춤추듯 움직이는 ‘무초(舞草)’, 지름 35㎝에 무게가 5㎏에 달해 세상에서 가장 큰 씨앗으로 불리는 ‘쌍둥이 야자씨’, 공룡이 먹고 살았다는 ‘올레미아노빌리스’ 등 희귀식물을 볼 수 있다. 실내열대정원이 마련되어 있어 이국의 정취를 느껴 볼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꽃의 교류관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가져온 종자에서 핀 ‘우주꽃’을 비롯해 국내외 77개 업체의 다양한 신품종 꽃들이 전시되고, 꽃의 미래관에서는 우리나라 전국에 있는 다양한 꽃을 관람할 수 있다. 다양한 꽃음식을 경험할 기회 이번 박람회에서 하나 더 주목해야 할 것은 꽃음식관이다. 국 • 내외의 전통 꽃음식이 전시되는 꽃음식관에서는 꽃음식을 시식할 수도 있고, 직접 꽃음식을 만들어 볼 수도 있어서 좋은 체험학습의 기회가 될 것이다. 주행사장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부행사장에는 양치류 전시관을 비롯해 식용수원, 약용수원, 생태습지원 등이 마련되어 있어 보다 다양한 식물들을 접해볼 수 있다. 주행사장과 부행사장을 잇는 1.7㎞가량의 길에는 터널을 연상케 할 정도의 많은 꽃이 심어질 예정이어서 관람객들에게 멋진 산책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불에 타야 꽃을 피우는 나무로 불리는 ‘그래스트리’, 400년 된 ‘회양목’, 여행자의 나무로 알려진 ‘큰파초’, 코알라가 먹고 사는 ‘유칼립투스’ 등 20여 종의 희귀식물은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의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한편, 박람회장의 입지조건은 관람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꽃지해수욕장이 바로 옆에 있어 바다의 정취를 함께 느낄 수 있고, 태안팔경의 하나인 할미•할아비 바위 너머로 볼 수 있는 일몰은 이미 절경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외에 태안팔경으로 꼽히는 백화산, 안흥진성, 안면송림, 만리포, 신두사구, 가의도, 몽산해변 등도 좋은 관광코스이다. 태안관광의 또 다른 즐거움은 바로 풍부한 해산물이다. 여름의 우럭과 낙지, 가을의 전어와 전복, 겨울의 굴과 개불 등 계절별로 싱싱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이번 꽃박람회가 열리는 봄에는 바지락, 실치회, 쭈구미, 갑오징어, 꽃게, 아귀 등이 제철이다. 입장권으로 받는 다양한 할인 혜택 특히, 이번 박람회 기간 동안 유료입장권을 소지할 경우 충청남도 내 많은 관광시설에 다양한 할인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충남의 여러 관광지를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각종 박물관, 공원, 수목원은 물론 스파캐슬이나 오션캐슬 같은 레저시설도 많게는 50%이상의 할인혜택이 주어지므로 미리 계획을 세워 간다면 매우 알찬 여행이 될 것이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고양국제꽃박람회 공동입장권(성인용만 발매. 1만 5000원)을 구입하면 하나의 입장권으로 두 곳을 모두 관람할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 1만 5000원, 청소년 1만 1000원, 어린이 8000원이며 예매나 20인 이상 단체관람시 2000~4000원까지 할인된다. 또한 태안자원봉사자들에게는 별도로 50%가량의 할인혜택이 있으며 단체관람객 유치자나 인솔교사는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보다 자세한 연계관광코스나 할인혜택 정보는 안면도국제꽃박람회 홈페이지(www.floritopia.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단체관람문의는 관람객유치팀(041-670-6403)으로 하면 된다. 제11회 함평나비 대축제 생태체험학습장으로 거듭난 함평엑스포공원 지난해 세계함평나비•곤충엑스포가 열렸던 함평엑스포공원이 동계휴관기간을 거쳐 지난 3월 1일 재개장했다. 세계나비곤충엑스포를 개최한 함평엑스포공원은 기존의 시설을 개선 • 확충해 생태체험학습장으로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은 갖췄다. 야외 나비 곤충학교, 벌 생태원, 나비 생태원, 야생화 학습장 등 신규시설을 도입했고 습지학습장을 대대적으로 정비해 나비와 곤충 이외에도 다양한 관찰 • 탐구를 할 수 있게 했다. 이미 올 초에 8차에 걸쳐 청소년환경과학캠프를 개최해 1800여명의 학생이 다녀갔으며, 참가학생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었다. 귀여운 미니어처 곤충 캐릭터 모형과 영상매체 등을 통해 곤충의 다양한 생태를 만날 수 있는 숲속의 곤충마을. 실감나는 풀 3D로 제작되어 환경과 인간, 곤충의 관계를 재미있게 가르쳐주는 ‘아하! 나비구조대’가 상영되는 주제영상관을 비롯해 40여 종의 살아있는 나비와 곤충이 전시되어 있는 나비•곤충 생태관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몰포나비와 가장 큰 헤라클레스 왕장수풍뎅이 등 국내외 454종 7000여 마리의 나비•곤충이 전시되어있는 나비 • 곤충표본과 화석전시관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좋은 학습의 장을 제공한다. 162㎏의 순금으로 제작된 황금박쥐상으로 이미 함평엑스포공원의 명물이 된 동굴 모양의 황금박쥐 전시관은 또 다른 볼거리이고, 바이킹, 범퍼카, 대관람차 등 13종의 놀이시설이 있는 나비랜드 놀이동산은 자칫 실증을 내거나 지치기 쉬운 어린이들에게 재미와 휴식을 제공한다. ‘나비=희망’ 주제로 열리는 함평나비대축제 상설공원으로 이미 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함평엑스포공원에서는 4월 24일부터 5월 10일까지 17일간 이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한 함평나비대축제가 열린다. ‘나비=희망’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동물사랑체험, 미꾸라지 잡기, 보리완두그스름, 전통민속놀이, 나비채집 • 표본만들기, 개미이동로 관찰체험 등 많은 체험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 이 기간에 함평엑스포공원을 방문한 관람객에게 알찬 보너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입장료는 성인 7000원, 청소년 5000원, 초등생 3000원이다. 30인 이상 단체관람객은 1000원씩 할인되며, 인터넷예매시 10%할인 받을 수 있다. 함평에는 나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연생태고장을 표방하고 있는 함평에는 이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매년 10월말 국향대전이 열리는 함평자연생태공원은 함평엑스포공원 못지않은 생태공원이다. 한국춘란분류관, 나비 • 곤충표본전시관, 풍란 및 새우란관, 동양란관, 자생란전시관 등 7개 전시관과 수서곤충관찰학습장, 장미원, 반달가슴곰관찰원 등 16개 관람시설은 내로라하는 여느 생태공원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KBS 아동극 후토스촬영지는 이곳을 방문한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다. 장수풍뎅이 체험학습 축제나 명품난 대제전 등 이벤트와 곤충표본만들기, 퍼즐만들기, 종이접기, 나비 • 곤충 및 목걸이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또한 이곳에는 300명 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야영시설이 있어 청소련 수련회를 겸한 체험학습활동도 가능하다. 한편, 돌머리해수욕장에는 갯벌생태 체험학습장이 조성되어 있어 앞의 두 공원과 함께 좋은 생태체험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게르마늄 해수찜 시설이 있다. 게르마늄 해수찜은 소나무 장작불에 구운 유황과 약초를 해수가 든 탕에 넣고 찜질하는 민간요법으로 세종실록에도 그 기록이 남아있다. 신경통, 관절염, 피부병, 산후통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신라시대에 창건된 천년고찰 용천사와 대동 상수원 억새숲, 가을이면 붉은 빛으로 물드는 꽃무릇길 등도 좋은 관광코스이다. 맛깔나는 먹거리 함평의 또 다른 매력은 먹거리이다.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명품한우를 이용한 생고기와 육회 비빔밥, 함평만의 갯벌낙지, 일명 오도리라고 불리는 보리새우는 이 지역 여행에 큰 즐거움을 더해준다. 함평군청 홈페이지(www.hampyeong.jeonnam.kr)를 통해 관광책자를 신청하면 무료로 받아볼 수 있으며, 10인 이상 단체관광 시 1주일 전에 신청하면 무료로 문화관광해설가를 지원받을 수도 있다. 함평지역 관광에 관한 전화문의는 함평군청 문화관광과(061-320-3364)로 하면 된다.
○생태계에서 1차 생산자인 ‘식물’ 하면, 광합성작용, 엽록소, 녹색 등이 떠오릅니다. 광합성에 의해 만들어지는 녹말은 녹색을 띠는 엽록소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식물 하면 연상되는 대표색이 녹색인 것입니다. 그러나 녹색이 전혀 없는 식물들도 존재하는데 산림청에서 희귀특산물로 지정했으며, 환경부에서 국외반출승인 대상 식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기생식물 중 한 종인 ‘초종용’이 있습니다. ○초종용은 워낙 생김새가 독특해 처음 보면 무엇이 잎이고, 꽃인지 잘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줄기에 갈색 빛의 비늘 조각 같은 길쭉한 잎이 어긋나게 달려있고 보라색 꽃을 피우는데 키는 한 뼘쯤 크기로 자라지만 상태가 좋으면 30㎝ 정도까지 자라기도 하며, 꽃이 달리는 부분은 식물 전체 길이의 1/3, 심지어는 1/2이 되기도 합니다. ○개화기는 5~6월경인데 필자가 처음 대청도에서 초종용을 만난 것은 10월경이었습니다. 이때 초종용 한 개체를 만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에 사람의 발길이 뜸한 곳에서 더 많은 개체수를 발견하고 너무 황홀해했던 그때의 그 기분을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뛰곤 합니다. 초종용은 주로 바닷가에 살고 있으며 땅 위에서 보면 따로 자라는 듯 보이지만 땅속에서는 초종용 육질의 뿌리줄기에서 자란 잔뿌리가 기주 식물인 사철쑥의 뿌리에서 양분을 수탈합니다. ○심신을 튼튼하게 하고 기력 보충에 효과가 있고 방광염, 위장염에 쓰이는 귀한 약재로 알려져 있습니다
1 지난 해 대중문화계에서 선풍적인 유행을 몰고 온 노래를 들라면, 아마도 모델 출신 가수 손담비가 춤추며 노래한 ‘미쳤어’라는 노래일 것이다. 박자나 멜로디가 단순하면서 반복적인데다가, 의자에 거꾸로 앉아서 한쪽 다리를 돌려 옮기는 기묘한 다리 동작을 곁들인 춤이 얼마간의 파격을 수반한다. 가사도 그렇다. 가벼운 후회의 마음을, 스스로에게 투정하듯 나무라듯, 조금은 나른할 정도로 단조로움을 반복한다. 앞부분 한 대목만 옮겨보면 이렇다. 내가 미쳤어 정말 미쳤어 너무 미워서 떠나버렸어 너무 쉽게 끝난 사랑 다시 돌아오지 않는단 걸 알면서도 미쳤어 내가 미쳤어 그땐 미쳐 널 잡지 못 했어 나를 떠떠떠떠떠 떠나 버버버버버 버려 이 노래는 ‘미쳤어, 내가 미쳤어’를 후렴구처럼 되뇌면서 전개되는데, 허술한 감정 따라 사랑을 만들고 사랑을 정리하는 대중사회의 감정 풍속도를 보여 준다. 헤어짐에 대한 후회를 담고 있지만, 그걸 술에 취해 토로하고 있을 뿐, 그렇게 심각한 감정을 토로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그냥 ‘미쳤어, 내가 미쳤어’를 반복하는데, 그게 대중의 마음을 끌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쳤어 내가 미쳤어’라는 말의 현실적 쓰임에 있다. 미치게 된다는 것은 말 그대로는 상당히 심각한 상태이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미쳤어, 내가 미쳤어’를 그저 상투적인 자책의 언어로 쓴다. 사람에 따라서는 이 말을 노상 입에 달고 사는 사람도 있다. 요컨대 ‘미쳤어, 내가 미쳤어’는 일상의 상투어로 더 많이 쓰인다. 그래서 이 노래 제목을 보고서, 상실과 이별이 주는 깊은 상처를 입고, 막막한 회한의 마음으로 존재의 심연에서 번뇌하는 고통으로 받아들이도록 연결되지는 않는다. 현대인들은 사랑이든 그 무엇이든 부담을 심각하게 주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낀다. 그러면서 동시에 너무 부담을 느끼려 하지 않는 데에 대한 부담을 안으로 지니고 있는 듯하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크든 작든 그런 정도의 자기분열을 너나 할 것 없이 안으로 감추며 살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니까 시시때때로 우리들은 마음 안에서 ‘미쳤어, 내가 미쳤어’를 중얼거리면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저런 대중들 감수성의 리얼리티를 이해하고서 보면, ‘미쳤어’라는 노래제목은 성공한 것 같다. 2 ‘미쳤어, 내가 미쳤어’는 잘못을 저질렀을 때, 자기 자신을 나무라는, 이른바 자책(自責)의 말이다. 사람의 말 중에 가장 진지한 말이 바로 자책의 언어일 것이다. 자책이란 반성의 일종이다. 철학이 만들어 준 용어 가운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바로 ‘반성(reflection)’이다. 반성은 인간의 인간다움을 보여주는, 인간 정신 작용의 가장 고매한 영역이다. 영화나 소설에서 깊은 감동의 모멘트를 만들어내는 것은 뼈아픈 자책의 장면들이다. 삼국지에 나오는 오나라의 장수 주유(周瑜)의 자책은 비장미를 느끼게 한다. 중원 천하를 도모하는 계책을 두고 촉나라의 제갈공명과 지략과 다투었던 그는 공명에 대해서 운명적 라이벌의식을 가진다. 여러 고비에서 공명을 꺾으려 하나, 이를 미리 간파하는 공명을 끝내 깨트리지 못한다. 일찍 죽음을 맞게 된 주유는 공명을 이기지 못한 자책의 마음을 하늘에 고하는 방식으로 다음과 같이 한다. “하늘이여! 이 주유를 내시고 다시 공명을 내시었나이까?” 자존의 감정을 유지하면서 자책을 인정하되 그것을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이려는 주유의 마음을 읽노라면 비장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주유만이겠는가. 누구든 자신을 탓하는 자책의 마음이 간절하면 간절할수록 하늘의 섭리를 생각하기에 이르게 되는 것 같다. 자책의 언어가 한량없이 비감하고 참담하게 다가오기로는 오이디푸스의 토로를 따라 잡을 것이 없다. 운명의 예언을 피해서 살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러나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아내로 취해 살아 온 오이디푸스가 마침내 그 사실을 알 게 되었을 때, 그는 그야말로 미친 듯이 자책한다. 진정한 자책은 그 어떤 형벌보다도 더 고통스러운 것임을 느끼게 한다. ‘미쳤어, 내가 미쳤어’의 진경이 여기에 있다. 내가 한 일이 잘한 일이 아니라고 가르치지도 말고 충고하지도 마시오. 이 나라도, 이곳에 있는 성벽도, 신전도 다시는 보지 않겠소. 아니오, 아니오, 그럴 수 없소. 할 수만 있다면 귀까지 먹어 보지도 듣지도 않을 것이오. 침묵과 암흑 속에 나를 가두면 더 이상의 슬픔은 없을 테니까. 아, 키타이론 산이여, 어쩌자고 너는 나를 살려냈는가? 오, 결혼이여, 어찌하여 너는 아버지와 형제와 아들을 뒤섞어 놓고 신부와 아내와 어머니를 구별하지 못하였는가? 입에도 담지 못할 더러운 말을 이제는 더 이상하지 않겠소. 그대들은 어서 나를 나라 밖에 숨겨주오. 나를 죽여주오. 나를 바다 속에 던져주오. 다시는 아무도 나를 볼 수 없도록. 자, 가까이 다가와 불쌍한 나를 데려가 주오. 두려워 말고 나를 붙잡아 주오. 나의 죄 짊어질 자 오직 나뿐이니. 소포클레스 ‘오이디푸스’ 중에서 [PAGE BREAK] 3 자책하는 오이디푸스의 마음이란 어떤 것일까. 말 그대로 ‘미칠 지경의 마음’일 것이다. 그것은 너무 무겁고 고통스러워서 듣는 이조차도 힘들게 한다. 스스로를 나무라는 일이라면 그 본질이 마땅히 그러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그런 엄중한 자책의 극단은 자결을 불러온다. 나라를 빼앗기던 백 년 전 이 땅의 의식 있는 엘리트들의 자결이 바로 그러하다. 오늘 우리들의 자책은 내가 나를 준열하게 나무라는 자책이라기보다는 그저 남 들으라고 하는 자책 같기도 하다. 핑계를 전달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인 것 같기도 하다. 짐짓 혼잣말처럼 자책인 듯 말하지만 사실은 주변에 들으라고 하는 혼잣말이 되기도 한다. 얄밉다. 자책의 언어를 상투적으로 달고 다니면서 자신의 욕구를 자책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많다. ‘내가 그 명품을 놓치다니 미쳤어 정말 미쳤어’ 하는 식이 바로 그렇다. 자책의 본질이 반성에 있고 반성은 인간 정신의 고매한 경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했는데, 이처럼 자책의 말에 진정성이 사라진다면 그 자책은 거짓 반성일 것이다. 거짓 반성은 위폐보다도 더 사악한 것이다. 거짓 반성은 인간정신의 치부이다. 그래서 자책은 쉽사리 말로 튀어나오지 말고, 마음 그 깊숙한 곳에서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자책과 반성을 억지로 여러 사람 앞에 요구하는 것도 민망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자책을 강제로 요구하거나 그래서 억지로 하는 반성은 그저 정치적 술수에 동원되기 쉽다. 미쳤어, 미치겠다, 등등의 말이 자책의 감정을 대변하는 것처럼 쓰이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이다. 말이 그렇게 되면 정신도 말 따라 미치게 된다. 정상적인 욕망과 후회도 모두 광기 상태로 표현해야 성에 차는 것은 아닌지. 무슨 미칠 일들이 그렇게 일상에 너부러져 있단 말인가. 아무래도 우리는 속도 때문에 ‘미쳤어!’를 남발하는지도 모르겠다. 주문하거나 검색하여 금방 대령시켜야 하는 상태가 아니면 미칠 것 같아 한다. 이런 식의 감정들을 대중문화가 풍선에 바람 불어 넣듯 증폭하여 소통시키는 사이에 ‘미쳤어, 내가 미쳤어’에 이르게 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4 오늘의 시대는 대중들에게 너무 자책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인터넷 검색창에 ‘자책의 말’이라는 말을 확인해 보면 그런 경향이 쉽사리 확인된다. 아마도 심하게 자책하여 삶의 의욕을 잃고 절망과 좌절의 나락에 떨어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지도 모르겠다. 보이지 않는 숱한 경쟁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는 경쟁에 밀릴 때마다 자책보다는 기운 내라는 격려가 더 필요할지 모른다. 현대인이 살아가는 삶의 환경과 조건이 너무 복잡하고 피곤하게 되어 있는 세상이니 자책으로는 헤쳐 나갈 길이 없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을 탓하는 것이 너무 없어져 가는 세태가 되었다. 자책이 사라진 자리에 핑계의 잡초들이 무성히 자라고, 남 탓만 즐비하다. 무엇보다도 인정이 메말라 각박해진 사람들 자신이 스스로 공해가 된다. ‘자책하지 말라’는 말은 최선을 다하고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합당한 것이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부족한 점을 찾아 자책할 수 있다면, 그것은 성공의 자산이 된다. 어찌 보면 자책의 지혜에 이미 도달한 사람들은 행운을 얻은 사람이다. 자신의 과오에서 성공의 열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오에서 성공의 열쇠를 찾는 법 그것이 바로 내 탓을 인정하는 ‘자책’이다. 자신의 실수로 꼬이고 안 풀리는 와중에서도 “내가 뭘 잘못했는데!”를 연발하는 경우는 딱하기만 하다. 넘치고 모자라는 것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면 좋으련만, 세상일이란 것이 꼭 그렇게만 굴러가는 것 같지는 않다. 반성이 필요 없는 사람들에게는 ‘내 탓하기의 자책’이 넘치고, 반성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아예 ‘내 탓하기의 자책’이 실종되어 버린 것 같다.
오십견이란 말 그대로 50세가 되어 어깨관절이 쑤시고 아프고 해서 움직일 수 없어 붙여진 병명이다. 하지만 평균수명이 70대를 웃도는 요즘 오십견을 단지 노화현상으로 넘겨버리고 체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요즘은 ‘삼십견, 사십견’이라는 말이 새로 생겨나듯 30, 40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한 오십견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오십견은 항상 같은 움직임을 반복하는 주부나 컴퓨터 작업이 많은 직장인들에게 흔히 나타날 수 있으며 평소 칠판이나 화이트보드 등을 많이 사용하는 교사에게서도 자주 나타난다. 즉, 규칙적으로 어깨를 장시간 무리하게 사용한다면 오십견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오십견 왜 발생하나? 오십견은 50대에 온다고 해서 붙여진 동결견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런 동결견, 즉 오십견이란 어깨가 통증과 함께 굳어서 팔을 마음대로 들거나 움직일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어깨가 돌처럼 굳어 움직이기가 매우 불편하며 통증이 심한 것이 특징인데 아픈 어깨 쪽으로 누워 잠을 잘 수도 없으며 머리를 빗는 등 일상생활의 가벼운 동작에서도 심한 통증을 느낀다. 오십견은 어깨의 관절낭이 염증을 일으켜 유착되고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다. 염증이 심하면 관절낭이 섬유성 변화를 일으키고 굳게 되어 잘 움직일 수 없고, 굳은 관절 자체가 다시 통증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로 인해 만성적으로 어깨 관절에 통증을 느끼게 되고 팔이 올라가지 않는 등 평소에 가능했던 동작을 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칠판에 글씨를 쓰거나 장시간 책을 들고 있는 교사의 경우 관절에 무리가 많을 수밖에 없어 오십견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오십견은 1) 당뇨병, 갑상선 질환, 부신 질환과 같은 전신 질환, 2) 심폐질환, 목 디스크, 뇌출혈, 상지 골절, 파킨스씨병과 같은 외인성 질환, 3) 회전근개 건염, 회전근개 파열, 상완 이두건 건염, 석회성 건염, 견봉쇄골관절 관절염과 같은 내인성 질환 때문에 이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고 이와 같은 선행 원인 없이 원인 미상으로도 발생할 수도 있다. 왜 어깨에 생기나? 오십견은 많은 경우 어깨를 움직이는 회전근개라는 근육의 질환 때문에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회전근개 질환은 대부분 어깨관절 주위 연부조직의 퇴행성변화 때문에 발생된다. 만약 어깨를 무리하게 사용하게 된다면 노화현상이 급속히 이루어지고 이 때문에 오십견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교사들이 젊은 나이에 어깨 통증을 호소하고 오십견 진단을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직까지 분명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오십견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무리한 어깨 사용이다. 일반적으로 오랫동안 어깨 관절을 사용하게 되면 마찰로 인해 주변 조직이 점차적으로 손상되고 이 때문에 퇴행성 변화를 보이는 것이다. 어깨 관절이 바늘로 콕콕 쑤시는 듯한 통증과 함께 팔을 올리기 어려워지는 것이 가장 주된 증상이다. 또한 팔을 뒤로 젖힐 때 어깨 부위에 심한 통증이 수반되며 통증이 없어졌다가 재발하기를 반복하면서 점점 심해진다. 보통 어깨는 우리 몸의 관절 중에서 운동범위가 가장 넓다. 두 팔이 없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면 평소에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 알 수 있다. 두 팔을 쓰지 않고 제대로 된 수업을 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라. 옷을 입거나 머리를 빗을 때 어깨가 아프면 오십견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40~60대 사이의 여성과 당뇨병이나 갑상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그리고 어깨 관절에 다른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잘 발생한다. [PAGE BREAK] 목디스크와 다른 오십견 사람들은 50대에 들어서, 어깨가 아프거나 움직이기 힘들게 되면 오십견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확한 진단을 받지 않고 섣부른 진단으로 치료를 하게 된다면 다른 병을 키울 수 있다. 오십견과 자주 혼동되는 증상이 바로 목디스크다. 목디스크 증상이 단순히 목 주위의 통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목 주위의 통증이 어깨의 움직임을 제한하기 때문에 오십견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오십견과 같은 퇴행성 변화에 의한 통증인 경우 방사선 사진으로 구분이 가능하며 근육통증인 경우 의사의 판단으로도 진단할 수 있다. 이 같은 검사를 받았는데 정상이라면 목디스크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수술이 필요한 중증 디스크인 경우, 신경이 눌리는 위치에 따라 목이 아프면서 어깨까지 저리거나 쑤시는 느낌을 받게 되고 저리는 증상이 손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디스크의 증상 중 두드러진 것은 감각 이상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단순 오십견인 경우 통증은 있을 수 있지만, 저린 느낌이라든지 감각의 저하는 없는 경우가 많다. 잘못 진단하면 병 키운다 목디스크 뿐만 아니라 오십견은 회전근개 질환과 혼동되기 쉽다. 하지만 두 질병은 증상만 유사하고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주의 역시 필요하다. 오십견은 관절막에 염증성 변화가 발생해 신축성이 없어지고 운동제한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회전근개 질환과 오십견과는 증상은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여러 차이점이 있다. 가장 특징적인 차이는 운동 범위 감소의 정도이다. 오십견에서는 어깨 관절막 전반이 지속적으로 오그라들어 있어 모든 운동범위가 감소하지만 회전근개 질환에서는 주로 후방 관절막만 제한적으로 오그라들어 있기 때문에 주로 팔을 등 뒤로 올리기가 어렵다. 또한 회전근개 질환은 어깨의 전방부나 외측부에 통증을 주는 데 비해 오십견은 어깨 전반에 걸쳐 통증이 나타난다. 회전근개 질환에서는 팔을 어느 정도 올리면 어깨 위에 있는 견봉이라는 뼈에 힘줄이 부딪히는데 이것을 의학적으로는 ‘충돌’이라고 한다. 어떤 경우에서는 팔을 올릴 때 통증을 호소하다가 팔을 완전히 올리면 통증이 소실되기도 한다. 오십견에서는 운동범위 제한으로 인해서 팔을 올리기가 어렵기 때문에 회전근개 질환에서 나타나는 충돌 같은 현상은 나타날 수 없다. 하지만 오십견 환자들은 어깨가 많이 굳는 시기에 매우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심지어는 옷깃만 스쳐도 아프다고 한다. 이 시기가 지나면 통증은 어느 정도 줄어들지만 운동범위 제한은 여전히 남아있다. 회전근개 질환 중 회전근개 파열을 오십견으로 알고 수술을 받지 않게 되면 파열이 점점 커지고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증상에 따른 치료 받아야 크게 운동치료와 약물 • 주사치료로 나눌 수 있는데 많은 경우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치료의 경우 어깨 결림과 통증이 느껴질 때는 의식적으로 어깨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물론 3개월 정도 운동을 꾸준히 해야 증상이 좋아진다. 그러나 좋아졌다고 해서 완전히 나은 것은 아니므로 통증이 사라지고 정상적인 팔 운동이 가능해진 후에도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어깨에 무리가 가는 동작이나 스트레스를 피하고 자주 스트레칭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약해진 힘줄을 보강하기 위해서 근력강화 운동을 실시하는 것 역시 좋다. 통증이 심한경우는 진통소염제, 스테로이드제, 근육이완제 등으로 약물 • 주사치료를 한다. 요즘은 초음파를 이용해 어깨의 염증부분을 직접 관찰하면서 시술하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이 방법은 의사가 직접 환자의 염증부위를 모니터상에서 확인하면서 통증부위에 정확히 주사할 수 있기 때문에 성공률이 높다. 주사의 양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합병증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오십견, 예방이 가장 중요 오십견은 미리 주의를 기울이면 발병을 예방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귀에서부터 다리 쪽으로 수직선을 그린다고 가정할 때 귀를 지나 어깨관절의 중앙을 거쳐 무릎과 발목뼈를 통과하는 선을 그리는 게 좋은 자세다. 이때 턱을 당기고 등을 펴며 좌우 어깨는 같은 높이가 되도록 하고 목은 수직이 되게 하는 게 좋다. 등을 너무 젖혀 차렷 자세를 취하는 것은 오히려 어깨근육의 긴장을 유발한다. 의자도 푹신한 쿠션보다는 다소 딱딱한 것으로 팔걸이가 있는 의자가 좋다. 특히 운전을 할 때는 무거운 팔을 올린 채 핸들을 조작하므로 어깨에 부담이 많이 간다. 따라서 운전 시에는 상체와 목을 펴주어야 한다. 1시간 이상 같은 자세를 취해야 할 때는 가능한 10분 정도 어깨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가벼운 체조를 해주는 것이 좋다. 수면 시에는 부드러운 침대나 이불은 자연경사를 흐트러뜨려 좋지 않다. 엎드려 자는 자세도 목이 앞으로 또는 측면으로 구부러지므로 어깨근육에 부담이 된다. 높은 베개도 목을 앞으로 숙이게 해 어깨근육에 부담을 준다. 운동 역시 오십견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특히 수영은 오십견을 예방하는데 좋은 운동이며, 팔을 앞뒤로 크게 휘저으며 빠른 속도로 걷는 것 역시 도움이 된다. 도움말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박정호 교수 오십견에 대한 잘못된 의학상식 나이들어 아프면 무조건 오십견? - 흔히 어깨가 아프면 오십견이라고 한다. 하지만 오십견으로 알고 한방치료(침, 뜸)나 물리치료로 상당기간 치료한 후 병원에 오는 환자 중 약 70%가 다른 병으로 진단된다. 이때 가장 흔한 것이 어깨의 회전근개(힘줄) 파열이다. 어깨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심하게 아프고 팔을 마음대로 들 수 없다. 이밖에 어깨 힘줄에 돌이 생기는 병(석회화건염), 류마티스 관절염, 목디스크, 심장병, 스트레스, 특히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도 어깨가 굳게 된다. 골절 등으로 어깨를 다치거나 수술 후 필요 이상으로 장기간 팔을 고정해도 오십견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오십견은 잘 낫는다? - 오십견은 1~2년 내에 저절로 회복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5년 후에도 어깨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50%, 운동장애가 남는 경우가 45%에 달한다. 쉽게 낫지 않는 오십견은 다른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
독일은 각 주가 교육행정방안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베를린은 시이자 독립된 주로 지난 2006년 윤리를 매주 두 시간 의무과목으로 도입할 것을 결정했다. 그리고 종교는 선택과목으로 남겼다. 기독교 국가 독일, ‘종교’가 의무과목 독일의 다른 주는 보통 ‘종교’가 의무과목이다. 종교과목이라고 세계의 종교에 관해 두루 배우는 것도 아니다. 일반 교회에 다니는 것처럼 보통 가톨릭이나 개신교를 신앙으로 받아들이며 교리로 배운다. 전통적으로 기독교 국가인 독일은 종교과목이 시험과 성적을 동반하는 의무과목이다. 하지만 독일의 다른 대도시보다 더욱 다문화 도시인 베를린에서는 1년 반 전부터 종교과목은 시험도 성적도 필요 없는 선택과목이 되었다. 그 대신 독일인들에게는 생소한 윤리과목이 도입됐다. 베를린은 인구의 20% 이상이 이주민이다. 특히 그 중 무슬림인 터키 출신의 이주민이 대부분이다. 베를린 교육 당국이 윤리를 의무과목으로 정하게 된 것은 2005년 2월에 일어난 충격적인 명예살인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 쿠르드 출신 청년이 대낮 길에서 자신의 여동생을 총격으로 살해한 것이다. 여동생이 이슬람 방식대로 살지 않은 것이 그 이유였다. 강제결혼을 했다가 이혼을 당한 이 여성은 스스로 직업을 가지고 자립하려고 직업교육을 받고 있었다. 사건도 충격적이었지만 한 설문조사 결과가 베를린시 정부에게 위기의식을 느끼게 했다. 무슬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학생들이 이러한 명예살인을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로써 이주민 통합이 어린 세대에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났고 베를린 시 정부는 서둘러 ‘윤리’의 의무과목 도입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베를린 시의회는 일 년 반 동안 윤리과목 의무화에 대해 토론했다. 그리고 결국 문화, 종교, 세계관이 다양한 학생들이 모여 있는 베를린에서는 종교 수업보다는 윤리수업으로 서로 공통된 가치를 배우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합의했다. 윤리수업은 청소년의 ‘정체성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윤리수업 의무화 도입 찬성자들의 입장이다. 그래서 지난 2006년 3월 마침내 시의원의 대다수가 윤리과목을 의무로 하는 학교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베를린 시 정부는 사민당과 과거 동독 공산당의 후신인 좌파당의 연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윤리수업 의무화에 찬성하는 세력은 사민당(SPD), 녹색당, 좌파당이고, 반대세력은 보수적 입장을 대표하는 기민련(CDU)과 자민당(FDP)이다. 베를린시 종교 대신 윤리과목 의무화해 마찰 이에 윤리 의무과목 폐지를 요구하는 세력이 손을 잡고 ‘프로 렐리(Pro-Reli)’라는 시민단체를 꾸렸다. 지난 1년 반 동안 ‘가치는 신을 필요로 한다’라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윤리과목 의무화 폐지를 외치며 베를린 중앙역,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등 학부모회와 개신교 단체가 모여 시위와 서명운동을 벌였다. 또 시 정부에 윤리수업 의무화 폐지를 요구하는 진정서도 쇄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베를린시 교육담당관은 “수학이나 독일어 수업이 필수인 것과 마찬가지로 윤리수업도 필수다”라고 윤리수업에 등록하지 않겠다는 학부모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베를린의 12세 학생과 학부모는 윤리수업 의무화가 헌법에 저촉된다며 독일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걸었으나, 패소한 바 있다. 그럼에도 윤리수업의무화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개신교 측도 윤리교육 의무화에 반대하는 진정서 제출했다. 베를린 행정담당관이 윤리과목이 세계관, 종교적으로 가치중립적이라고 아무리 강조해도 베를린 학부모위원회 의장 안드레 쉰들러는 “이 과목은 정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는 좌익세력의 순전한 정치적 결정이다”라고 주장한다. 또 베를린-브란덴부르크의 개신교회 대변인인 마르쿠스 브로이어는 “윤리교육 의무화에 반대하는 수많은 진정서는 국가가 선전하는 가치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개인의 의지를 보여준다. 정치인들은 종교 없는 윤리를 우선시 할 권리가 없다”고 비난했다. 프로 렐리는 서명운동을 통해 국민 청원을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베를린 시민 17만 명의 서명을 받으면 이 문제를 시민 투표에 부칠 수 있는데 이미 20만 명이 넘는 서명을 확보해 6월에는 베를린 시민 투표가 실시될 전망이다. 윤리과목 의무화 전 독일에 뜨거운 찬반논쟁 이런 움직임을 보면 베를린 시민이 매우 종교적일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미국 종교 사회학자 피터 L. 버거(Peter L. Berger)가 ‘베를린은 현대 무교를 대표하는 세계도시’라고 평한 바 있을 정도다. 실제 베를린은 전체 340만 명의 인구 중 약 60%가 종교가 없다. 오히려 신자수로 따지면 기독교보다 무슬림이 더 강세를 보일 정도다. 베를린 교육 당국에서 종교, 윤리과목 기본 내용 콘셉트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만프레드 침머만은 “개신교와 가톨릭계에서는 윤리과목에서 무신교적 가치전달이 이뤄진다고 믿는다. 또 이들은 윤리과목이 국가 윤리를 주입한다고 생각한다. 종교적 신앙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 올바른 가치관이 형성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그러나 결국 도덕은 종교나 형이상학 없이도 설명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새로 도입된 윤리수업에서는 출신, 습관, 관습, 사람의 성격, 행동의 목표 등에 관한 문제에 대해 함께 토론하며 고민한다. 또 종교의 다양성과 가치관도 다룬다. 즉, ‘나는 누구인가?’, ‘거울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친구가 잘못하고 있는데도 도와줘야 하나?’, ‘우정은 눈을 멀게 하는가?’, ‘행복이 지속될 수 있는가?’ 등의 내용이 윤리과목의 주제다. 베를린 교육행정담당관 클라우스 뵈거는 “사회의 기본 동의에 저촉되지 않으면 다른 의견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리수업은 세계관, 종교적으로 중립적이지만, 가치중립적인 과목은 아니다.”라고 했다. 침머만은 “종교과목은 신앙 중심으로 전달된다. 기독교면 기독교만, 이슬람이면 이슬람에 관한 가치관만을 배운다. 하지만 윤리과목에서는 한 가지 종교에만 치중하지 않는다. 이 수업에서는 공통된 가치관을 찾는 것이 주된 관심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과목이라 할 수 있다”라며 윤리과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문제는 전 베를린을 넘어 전 독일에 논쟁을 일으킬 정도로 화두가 되고 있다. 수많은 유명인들이 윤리과목에 관한 성명서를 내놓았다. 이로써 윤리과목을 둘러싼 이주민 통합과 교육을 주제로 한 논쟁과 토론이 진행될 것이다. 힘겹지만 민주적 합의 과정의 한 단면이다.
교과위 2008국감 보고서 주요 내용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위원장 김부겸 • 이하 교과위)의 가장 핵심 업무 중 하나가 바로 국정감사다. 국회가 국정 운영 전반을 살펴보는 감사의 목적은 ‘「헌법」제61조,「국회법」제127조 및「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과위 소관에 대한 전반적인 국정감사를 실시함으로써 국정운영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시정이 필요한 사항 및 기타 입법활동에 필요한 자료와 정보를 획득하기 위한 것’으로 규정돼 있다. 이번 국감은 정권교체 후 처음으로 실시돼 여•야간 팽팽한 신경전으로 시작했다. 한나라당은 “진보정권 10년의 ‘좌편향’ 정책 실정을 시정, 폭로하겠다”고 나섰고, 이에 맞서 민주당은 경제위기와 ‘언론장악 음모’ 등 정권초기 국정 난맥상을 추궁하겠다고 선언했다. 교과위에서 이철우 한나라당 의원은 ‘교과서 좌편향’ 논란과 관련 “금성교과서 등이 좌편향이라는 것은 이미 제기된 문제임에도 좌파 정권에서 무시했다”며 “학생들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준 교과서를 바로잡자”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반해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교과부는 현 정부 들어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가 좌편향됐다며 수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역사편찬위원회가 현 교과서는 중립적이라고 밝힌 만큼 정부는 결국 우편향 교과서를 발간하겠다는 것”이라고 맞서기도 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부에서 교과위는 전국 중등교원 확보율이 80% 수준으로 법정정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므로, 중등교원 충원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적했다. 수준별 이동 수업의 내실화를 위해 정부 예산을 계속 지원하고, 기간제 교사로의 대체방안 • 분반 모델 개발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하라고 했다. 또 ▲교장 공모제 다양화 ▲무상의무교육 실현을 위한 학교운영지원비에 대한 대책 ▲‘학원 체육 정상화 결의’의 이행방안 ▲특수교육지원센터 내실화를 위한 방안 등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영어교육과 관련해서는 영어 교육의 지역간 불균형 해소 방안, 제대로 된 원어민 강사 확보 방안을 강구하라고 했다. 교과위는 또 보건교사 수급 계획 수립, 학교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실태 조사 및 노수시설에 대한 예산 지원, 학교폭력전담기구의 상설화 방안 등 학교보건 • 안전에 대한 내용도 지적했다. 고등교육에 대한 내용에는 ▲4년제 대학의 교원확보율을 높이고 ▲등록금 부담 경감을 위한 대책 마련 ▲국립대학 통폐합 이후 질적 관리 미흡 시정 ▲입학사정관제 안착화를 위한 법률적 근거 마련 등이 포함됐다. 이밖에도 영유아 보육과 교육의 통합문제를 연구 • 추진하고 ▲수도권 3개 지자체의 학원교습 제한시간을 동일하게 조정 ▲교원평가제와 성과상여금 지급 기준을 명확하게 할 것 ▲NEIS 등 컴퓨터에 입력된 자료를 최대한 활용하고, 정보를 DB화 해 교원들의 국감자료준비에 대한 업무부담을 경감할 것을 요구했다. 교육계의 높은 관심을 끈 교육세에 대해서는 교육재정 GDP 6% 확보를 위한 실질적 추진과 교육세 폐지에 따른 구체적이고 안정적인 교육예산 확보 대책을 촉구했다. 서울시교육청 국제중 근본 취지 살리도록 대책 수립 서울시교육청 국감은 지난해 서울교육감 선거 이후 불거진 공정택교육감과 주경복 건국대 교수에 대한 선거자금 문제와 서울 국제중 개교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특히 공 교육감의 국감증인 불출석으로 인해 한때 파행을 겪기도 했다. 교과위는 서울교육청에 비리교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부패의 고리를 근절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토록 요구했다. 또 국제중이 특목고와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초빙교장제도가 정착되지 않아 학교의 다양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으므로, 개방형공모제를 다양하게 확대하라고 했다. 아울러 고교선택제 실시와 관련해 비선호학교 배정에 따른 보완책을 마련하고, 통학거리 등을 고려해 배치토록 노력하라고 주문했으며 수준별 이동수업 강사비 현실화도 촉구했다. 이밖에도 ▲서울에서 학교안전사고가 4년간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대비책 마련 ▲사교육비 부담 가중을 막기 위해 학원 과열 억제 및 고액 과외행위 근절 ▲유학이나 이민을 가는 초등생 방지 ▲인터넷 강의 콘텐츠의 질 개선 ▲유아교육기관에 대한 지원책 ▲영어교사의 영어연수 강화 등에 대한 것을 주문했다. 부산시교육청 동 • 서간 교육격차 해소방안 강구해야 부산시 교육청 국감에서는 동 • 서간 교육격차가 가장 큰 논란이 됐다. 김세연 한나라당 의원은 “2008학년도 동부산 지역 고교 졸업생수가 서부산 지역의 1.4배에 불과하지만 서울대 합격자수는 2.5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교과위는 이에 대해 지역간 학력격차 해소방안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또 공 • 사립 유치원 교사 인건비 격차 해소방안,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내실 있는 심의를 위해 해당 지자체와의 효율적인 협조체제 방안, 교원 음주운전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토록 했다. [PAGE BREAK] 대구시교육청 성폭력 사건 재발 방지 및 관련 교육 강화 대구시 교육청 국감에서는 신상철 교육감이 “교사 인사권을 교장에게 줘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신 교육감은 교과위원들에게 “교육감이 독립적인 예산을 쓸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뒤 “교장이 독립적이며 창의적인 현장 교육행정을 구현하기 위해서 교사의 채용과 배치 등에 관한 권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교과위는 대구교육청에 대해 방과후학교가 보충수업화될 우려가 있으므로, 야간자율학습으로 인한 학생인권침해 대책을 마련토록 했다. 또 여성교육장 비율이 낮으므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특히 지난해 초 대구 지역 초등학교에서 발생했던 성폭력 사건에 대해 보다 확실한 대처방안을 세우고, 성문화관련 교육을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이밖에도 ▲학교폭력 가해학생 증가에 대한 대책 마련 ▲원어민 영어교사 배치율 제고 ▲사설학원 단속 강화 ▲게임을 활용한 교육효과 개선 등을 지적했다. 인천시교육청 교실 공기오염도 전국 두 배, 개선책 마련 인천시 교육청 국감에서는 인천 지역 학교교실의 공기 오염도가 전국 평균의 두 배 수준에 달해 교실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권영진 한나라당 의원은 “올해 상반기에 실시한 교실내 공기질 측정결과 조사대상 학교 중 95개교(55.2%)에서 교실 내 미세먼지의 양이 기준치(100㎍/㎥)를 초과했고, 이중 57개교에서는 총 부유세균이 기준치(800CFU/㎥)를 넘었다”며 “신축학교에서조차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은 시교육청의 관리소홀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교과위는 공기질 측정회수를 늘리고 환기시설 등을 지원해 교실 미세먼지 기준량 초과 등 교실 내 공기질에 대한 개선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다. 교과위는 특히 교사의 복무기강 확립을 요구했는데 교사에 대한 학생 성추행, 성폭력이 줄지 않고 음주운전 교원이 늘어나는 것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근절 대책을 강구토록 했다. 이밖에도 ▲사립유치원 교원의 보수 및 복무를 국 • 공립유치원 수준으로 제고하기 위한 방안 마련 ▲슈퍼영재에 대한 집중적인 영재교육 실시 ▲교육경비보조금의 지역별 격차 해소 ▲여성교육공무원 및 장애인공무원 고용비율 확대 등을 촉구했다. 광주시교육청 방과후학교 만족도 전국 최하위 교과위는 광주시 교육청에 대해 학원수강료 초과 징수 적발 건수가 저조하고, 처벌이 미약하므로 기준위반 학원에 대한 행정처분기준을 강화하는 등 불법학원에 대한 단속을 요구했다. 또 방과후학교에 대한 학생 • 학부모 만족도가 전국 최하위 수준이므로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만들도록 촉구했다. 교원 처우 개선에 대해서는 ▲보건교사 확보를 위한 장 • 단기 계획 ▲영재교육교사 1인당 학생수가 가장 많은 것에 대한 대비책 ▲남녀교사 비율 편중에 대한 대책 등을 마련토록 했다. 대전시교육청 사립학교 결원 94%가 기간제, 정교사로 채용해야 대전시 교육청은 사립학교 결원을 정교사로 채용해야 하지만, 실제로 결원의 94%가 기간제 교사로 채용된 것을 지적받았다. 교과위는 이를 시정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토록 요구했다. 또 ▲고교 학업 중단 학생 수가 전국 평균보다 높고 ▲과학전담 교사가 7명으로 전국 최하위인 것 ▲사립보육교사 인건비 수준이 국•공립에 미치지 못하는 것 등을 수정토록 했다. 울산시교육청 학생 정신건강 및 비만 예방책 마련 교과위는 울산시 학생에 대한 건강문제를 지적했다. 이를 위해 학생 정신건강 실시계획 및 학생비만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또 예 • 체능교육을 학교에서 흡수하고, 교복 공동구매율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토록 했다. 경기도교육청 다문화가정 학생에 대한 지원 방안 요구 경기도 교육청 국감에서는 초등학생 방과후학교와 특기적성 프로그램 참여율이 전국 최저로 방과후학교의 활성화 방안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교과위는 또 증가 추세에 있는 다문화가정 학생들에 대한 지원방안, 교육경비보조금의 지역별 격차 해소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외에도 ▲오산지역 주민들의 학교용지 관련 불만 해소 방안 ▲도내 6대 신도시의 초등학교 평균 학급당 학생수 과다 해소 ▲BTL 사업관련 건설업체 부도 시 대책 마련 ▲영어마을 적자 해소 ▲여성교육공무원 및 장애인 공무원 고용비율 상향 조정 등을 촉구했다. 강원도교육청 정규직 사서교사 배치비율 전국 14위 교과위는 강원도 태백시가 농어촌 특별전형에서 제외되는 것에 대한 개선 방안과 수준별 이동수업에 대한 예산지원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또 정규직 사서교사 배치비율이 전국에서 14번째로 낮고, 사서교사 자격증을 가진 계약직 사서의 수도 전국 최하위인 것을 지적하고 사서교사 확보 계획을 마련토록 했다. 충청북도교육청 여성교장 • 교감 비율 9.8%로 미흡 충북도교육청은 여성교장 • 교감 비율을 2010년까지 20%, 2015년까지 30%까지 높여야 함에도 현재 9.8%에 불과한 것을 지적받았다. 또 대전교육청과 마찬가지로 사립학교 결원 교원에 대한 충원 비율이 80%가 넘는 것을 시정토록 했다. 이외에도 ▲농산어촌 학생수 감소로 인한 폐교 증가 대책 ▲미인가 대안학교에 대한 재정지원 방안 ▲학교 발주공사 수도세 • 전기세 수납의 의무화로 학교 재정을 확보하고, 미수납 사례에 대한 철저한 조사 등을 촉구했다. 충청남도교육청 주말 • 계절학교 관리수당 5200만 원 환수 교과위는 충남도내 14개 학교에서 운영하는 주말 • 계절학교에 대해 출근하지 않은 교장 • 교감에게 관리수당 명목으로 총 5200만 원이 지급된 것에 대해 환수조치하라고 지시했다. 또 학원단속 결과 전국 151건 중 천안에서 76건, 수강료 초과 징수 52건인 데 반해 천안의 담당인력이 4명에 불과하고 또 등록말소가 1건에 불과한 것에 대해 단속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장애인 관련 시설이 부족한 교육청에도 관련 시설을 설치토록 했다. 전라북도교육청 수준별 이동수업 부실, 강사를 기간제교사로 전북도교육청은 농협에서 차입하는 금리가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수준별이동수업이 부실하다는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용교실을 확충하고, 강사를 기간제교사로 대체할 것을 요구했다. 이외에도 ▲저소득층 자녀 자율수강권제도 확대 ▲학업중단 학생에 대한 대책 마련 ▲학원수강료조정위원회 위원 중 학부모 참여 비중을 확대할 것 등을 촉구했다. 경상북도교육청 학교시설 관리 소홀, 냉 • 난방 시설 확충해야 교과위는 경북도교육청 감사에서 학교시설 확충에 대한 것을 강조했다. 미활용 폐교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강구하고, 학교 안전사고 경감 대책을 수립토록 했다. 또 냉 • 난방 설치율이 가장 낮은 것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특수학급이 설치된 일반학교의 장애인 편의시설, 특수학교 시설 확충 등도 감사 결과에 포함됐다. 경상남도교육청 전 학생 무상급식 계획 수정할 것 경남도교육청이 57만 전 학생 무상급식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 교과위는 한정적인 예산으로 무상급식에 너무 많은 예산을 투입하면 본질적인 교육사업이 부실하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계획을 수정하라고 권고했다. 또 농어촌지역 통 • 폐합 소규모 학교 중 통학버스를 운행하는 비율을 높이도록 했다. 특히 일부 교직단체가 국정감사 자료제출 요구에 불응한 것에 대해 특정단체가 국정감사를 방해하는 행위가 없도록 조치하라고 했다. 제주도교육청 학원 단속 결과 미흡, 처벌 강화하라 교과위는 제주도교육청의 학원에 대한 단속 결과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교과위는 학원수강료 추가징수에 대한 단속률이 낮고, 적발 시 행정처분이 미약하므로 처벌을 강화하라고 했다. 이 외에도 ▲보건교사 확충을 위한 장 • 단기 대책 마련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장애인 고용 촉진 ▲교원성과급 지급 시 학교평가결과 반영 등을 포함했다. ※전라남도교육청은 전국체전 실시로 감사 대상에서 제외
얼마 전 영화 적벽대전이 관심거리였다. 이 영화는 위나라 조조의 80만 대군과 유비, 손권의 연합군 사이의 거대한 전쟁을 다룬 것이다. 적벽대전까지는 연전연승하던 조조가 80만 대군이라는 군사력의 절대적 우위를 가지고도 적벽대전에서 패하고 만다. 손자병법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마지막 순간에 ‘욱’하는 결정을 내리고 패전하면서 그의 시대를 마무리하게 된다. 패장(敗將), 교육정책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까지 기록으로 전해지는 손자병법은 바로 조조(曹操)가 정리한 것이다. 조조는 그 이전의 책에서 중복된 내용과 잡다한 내용을 빼고 핵심을 13편으로 정리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전해지고 있는 손자병법이다. 전투 상황을 여섯 가지로 분류해 각 계책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것이 승전계, 적전계, 공전계, 혼전계, 병전계, 패전계이다. 각 상황에 대한 계책을 각각 6개씩 적고 있어 총 36계가 된다. 흔히 쓰는 ‘36계 줄행랑’이라는 말은 마지막을 구성하고 있는 패전계의 마지막 계책이 주위상(走爲上)이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이 계책은 ‘때로는 후퇴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란 뜻을 담고 있다. 필자가 손자병법에 대해 별로 아는 바는 없지만, 우리 국민의 교육열과 정부의 교육정책을 바라보면서 손자병법에 비유해서 설명하면 적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손자병법을 들먹이는 이 글을 쓴다. 싸워서 지면 패장(敗將)이요, 싸워서 이기면 명장(名將)이고, 싸우지 않고서도 이기면 지장(智將)이라는 말이 있다. 내가 보기에 막강한 힘을 가졌음에도 정부의 교육정책은 교육열과 싸워 번번이 진 패장신세이다. 과연 정부정책이 지장(智將)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데, 정부의 교육정책은 교육열을 적으로만 생각할 줄 알았지 교육열의 참모습을 제대로 알려고도 하지 않았고, 나아가 힘겨운 상대를 맞아 죽도록 싸울 줄만 알았지 친구로 삼거나 상대의 힘을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은 해보지도 않았다. 또한 정부정책의 한계나 문제점에 대한 검토나 반성도 별로 없다. 지피지기(知彼知己) 못한 교육정책 이런 상황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아직도 싸우려고만(물리치려고만) 한다. 화해하는 방법도 있고, 타협하는 방법도 있고, 상호 활용하는(정부도 좋고 교육열도 좋고) 방법은 아예 찾아볼 생각조차 못하는 고정관념의 틀 속에 갇혀 버린 듯하다. 이리하여 대(對)교육열 임전태세의 위세는 곳곳에서 등등하게 나타난다. 사교육 관련 대책에서 가장 강력하게 나타나고, 대학입시정책에서, 고교입시정책에서, 고교유형에 대한 정책 등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주례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 시험점수위주의 대학입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하면서 대학의 자율을 강조했다. 그 뒤에 사교육을 조장하는 자율은 안 되고 공교육을 강화하는 자율이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뒤에 단 단서는 거의 국민적 정답으로 통용되는 것의 반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사교육이 워낙 공교육과 연동성이 높아 공교육은 강화하되 사교육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감소시키는 정책이 있을 것인지는 의심스럽다. 공교육에 큰 힘을 실어 줄 것으로 기대되었던 내신성적 반영 강화조차도 내신 잘 받기 위한 사교육을 강화시켜 온 것을 보면, 문제를 원천부터 다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손자병법을 들여다보면서 말이다. 애초부터 싸워 물리치려는 작전계획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는 물리치려고 할 때마다 오히려 역전패 당하는 이유를 설명할 방법이 없지 않은가? [PAGE BREAK] 개미같이 부지런한 학부모들도 또 다른 패장 그럼 학부모는 승리했다고 볼 수 있는가? 그렇지 못하다. 학부모도 상처투성이인 패장이다. 학교는 어떠한가? 공교육 안정화와 살리기를 늘 부르짖듯이 공교육 역시 패장이다. 왜 이렇게 모두가 패장들인가? 그런데 공공의 적으로 지목된 사교육은 어떤가? 규모면에서 엄청나게 성장했고, 여러 설문조사에서 학교보다 학원을 더 신뢰한다는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면 사교육은 분명히 승자이다. 도대체 공공의 적이 유일한 승자라니, 이 어찌된 일인가? 혹시 공공의 적을 잘못 지적한 것인가? 아니면 공공의 적을 너무 우습게 알았나? 불손한 비교라고 탓하지 말고 우리 학부모의 모습과 개미의 모습을 비교해 보자. 개미를 관찰해 보면 분주하면서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곤충학자의 발견에 의하면 그게 아니란다. 사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분주하게 우왕좌왕하는 것이란다. 즉, 먹잇감이 어디에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먹잇감을 발견하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것이다. 결국 아주 열심히 우왕좌왕하다가 보면 먹잇감을 발견하게 되는 형국이란다. 아마도 하늘에서 누군가가 한국 학부모들의 교육열 분출행동을 본다면, 개미들의 분주한 우왕좌왕과 비슷하게 보이지 않을까? 엄마들의 바쁜 모습들, 집에서 공부하라고 닦달하기 바쁘고, 학원 몇 개씩 보내느라 바쁘고, 로드매니저 하느라 바쁘고, 우수 학교 찾아다니느라 바쁘고, 방학 중 국내외 영어 연수시키느라 바쁘기 등등. 어떻게 보면 개미가 먹이를 찾아 분주하게 헤매듯이, 우리 학부모들은 더 좋은 자녀교육을 찾아 한반도를 넘어 전 지구를 들썩거리면서 바쁘게 헤집고 다니는 것처럼 보일 것 같다. 이것이 한국 학부모들의 교육열 분출 방식의 현주소이다. 만약 하느님이 이런 모습을 쳐다본다면, 하느님은 무슨 발견을 할까? 곤충학자가 개미행동을 발견하듯이, 학부모교육열행동을 발견할까? 우리 학부모들의 이런 모습 개미와 얼마나 다를까? 아이들 학원에 ‘좍~’ 보내고, 학교 끝날 때쯤이면 교문 앞에 각종 차량들이 장사진을 치고, 방학 되면 영어 연수를 ‘좍~’ 떠나는 등의 행동은 일사불란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알고 보면 학부모들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여기저기 우왕좌왕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불안하니까 뭔가 하나라도 더 시키려고 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비난 ⇢ 소통단절 ⇢ 엇나간 교육열 무찌르기 정책 이런 학부모의 모습에 대해 대부분의 경우 비난한다. 그 비난은 교육열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학부모의 교육열을 비난할 때, 2가지 핵심축이 있다. 하나는 ‘욕심’ 혹은 ‘이기심’의 축이다. 다른 한 축은 ‘무지’의 축이다. 무지에는 부도덕성까지 포함해 말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욕심과 무지로 가득한 우리 학부모들이 저리도 분주하게 한반도를 때로는 세계를 누비고 다닌다고 비난한다. 교육열에 대한 이런 비난성 인식은 당연히 교육열 무찌르기 정책으로 이어지게 된다. 고교평준화 정책, 과외금지조치, 3불 정책 등에는 교육열 무찌르기 정신이 배어 있다. 교육열은 욕심이기 때문에 무찔러야 하고, 무지의 소치이기 때문에 강제로라도 깨우쳐 주어야 한다는 정신이 깔려있다. 필자가 애석하게 생각하며 꼭 지적하고 싶은 사항은 교육열에 대한 부정적 비판 자체보다도 국민의 교육열과 정부 정책의 엇나감 그리고 그 결과이다. 즉, 국민들의 상태는 ‘교육열’ 상황인데, 정부나 교원집단, 학자들은 ‘교육열 비난’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국민과 교육관계자들 사이의 소통불능 상태를 만든 결과를 가져왔다. 그리하여 국민과 교육정책과 교육담론은 서로 엇나가기 경쟁을 벌이기라도 하는듯 이런 상태가 대강 반세기 정도 전개되어 왔다. 나는 이 엇나감을 참으로 애석하게 생각한다. 엇나간 정책이 국민들에게 잘 먹혀들어갈 리가 없다. 그래서 정부의 교육정책은 번번이 실패하거나 효율성이 떨어진 정책으로 남거나 했다. 장수로 치면 패장이라고 해야 할 정책이다. 그러면서 그 상대인 국민의 교육열을 한 번 더 비난할 근거를 찾는다. 즉, 정책은 좋은 것인데, 국민들이 협조를 안 해서 정책집행이 안되며, 국민의 협조가 안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욕심이나 이기심으로 가득 찬 교육열 때문이라는 것이다. 필자가 교육열에 대해 관심이 많은 이유가 여럿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주객이 전도된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즉, 잘못된 교육열 때문에 정책이 안 먹히는 것이 아니라 교육열을 무시하거나 잘못 알고 세운 정책에 더 큰 죄가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 죄에는 교육열의 힘을 너무 얕본 죄도 들어 있고, 교육열이라는 우리 교육문화의 기본교재를 제대로 읽지 못한 죄도 들어 있고, 교육열을 단칼에 때려잡겠다고 세운 ‘욱~’하며 만든 정책의 죄도 포함된다. 그 결과 교육열을 점점 못된 놈으로 만들어 버린 죄까지도 추가된다. 태초에는 선했을지도 모르고, 최소한 중립성은 있었을 법한 교육열을 이렇게 악한 것으로 지목되게 만든 것은 그동안의 교육정책과 제도의 영향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교육열 깔보면 되치기 당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교육열을 깔본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교육열의 힘을 무시하게 되고 교육열을 깔보는 정책을 남발해 왔다. 더욱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깔본 대상으로부터 계속 역전패를 하는 당한다는 점이다. 더욱 우스꽝스런 것은 패전할 때마다 도덕적 재무장을 한다. 공교육은 성스럽고 사교육은 사악하다고. 이제라도 우리 교육계와 학부모들을 이렇게 만든 데에는 국가의 교육정책이 큰 몫을 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학부모들을 바로 이끌고 그들의 교육적 필요를 만족시켜 줘야 할 정부가 국민들을 더 어렵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학부모 입장에서 보면 이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인정하는 데 정부도 교육계도 매우 인색하다. 오히려 학부모의 이기심과 무지를 탓하는 데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정부는 학부모의 욕심과 무지를 탓하기 전에 학부모들에게 갈 길을 열어주지 않고 닫은 죄와 수시로 길을 변경시키면서 키워온 불안조성죄를 먼저 반성해야 한다. 정보를 차단해 혼란에 빠뜨린 죄도 함께 반성해야 한다. 교육열은 생각보다 엄청 세다. 국가보다 강한 것이다. 왜냐하면, 교육열에 어긋나는 교육정책은 반드시 실패하니까. 또한 교육열은 시장의 힘보다도 강한 것이다. 왜냐하면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는 힘이 교육열이니까. 교육열은 정책이나 법으로 막으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피해 가서 그 열을 발휘한다. 막지도 못할 것을 ‘욱~’하며 막는 정책을 세운다면 되치기 당하는 수모를 겪는다. 교육정책, 수립할 때도 추진할 때도 ‘욱’ 하지 말자 손자병법에 능한 동양철학자 박재희 박사의 ‘욱하는 마음 다스리는 법’ 강의가 교육정책 수립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필자의 생각에는 ‘욱~’하며 만든 교육정책들이 다수 있는 것 같다. 중학무시험진학, 고교평준화, 과외금지조치를 비롯한 여러 사교육 대책들, 3불정책, 논술고사가이드라인 등등이 그런 것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학무시험진학제도 외에는 머지않아 무효화되던지 끊임없는 쟁점으로 부각되어 우리 교육계가 하루라도 조용할 날이 없게 만든 정책들이다. 현 정부의 교육정책은 지난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욱하고 시작하는 것이 없는가를 허심탄회하게 검토해봐야 한다. 고교다양화300정책을 ‘욱~’하며 학교의 모습이나 300이라는 숫자를 고집하며 추진하고 있지는 않은지, 영어공교육완성 정책은 ‘확~’하며 추진하고 있지는 않은지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