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이란 말 그대로 50세가 되어 어깨관절이 쑤시고 아프고 해서 움직일 수 없어 붙여진 병명이다. 하지만 평균수명이 70대를 웃도는 요즘 오십견을 단지 노화현상으로 넘겨버리고 체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요즘은 ‘삼십견, 사십견’이라는 말이 새로 생겨나듯 30, 40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한 오십견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오십견은 항상 같은 움직임을 반복하는 주부나 컴퓨터 작업이 많은 직장인들에게 흔히 나타날 수 있으며 평소 칠판이나 화이트보드 등을 많이 사용하는 교사에게서도 자주 나타난다. 즉, 규칙적으로 어깨를 장시간 무리하게 사용한다면 오십견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오십견 왜 발생하나?
오십견은 50대에 온다고 해서 붙여진 동결견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런 동결견, 즉 오십견이란 어깨가 통증과 함께 굳어서 팔을 마음대로 들거나 움직일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어깨가 돌처럼 굳어 움직이기가 매우 불편하며 통증이 심한 것이 특징인데 아픈 어깨 쪽으로 누워 잠을 잘 수도 없으며 머리를 빗는 등 일상생활의 가벼운 동작에서도 심한 통증을 느낀다.
오십견은 어깨의 관절낭이 염증을 일으켜 유착되고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다. 염증이 심하면 관절낭이 섬유성 변화를 일으키고 굳게 되어 잘 움직일 수 없고, 굳은 관절 자체가 다시 통증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로 인해 만성적으로 어깨 관절에 통증을 느끼게 되고 팔이 올라가지 않는 등 평소에 가능했던 동작을 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칠판에 글씨를 쓰거나 장시간 책을 들고 있는 교사의 경우 관절에 무리가 많을 수밖에 없어 오십견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오십견은
1) 당뇨병, 갑상선 질환, 부신 질환과 같은 전신 질환, 2) 심폐질환, 목 디스크, 뇌출혈, 상지 골절, 파킨스씨병과 같은 외인성 질환, 3) 회전근개 건염, 회전근개 파열, 상완 이두건 건염, 석회성 건염, 견봉쇄골관절 관절염과 같은 내인성 질환 때문에 이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고 이와 같은 선행 원인 없이 원인 미상으로도 발생할 수도 있다.

왜 어깨에 생기나?
오십견은 많은 경우 어깨를 움직이는 회전근개라는 근육의 질환 때문에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회전근개 질환은 대부분 어깨관절 주위 연부조직의 퇴행성변화 때문에 발생된다. 만약 어깨를 무리하게 사용하게 된다면 노화현상이 급속히 이루어지고 이 때문에 오십견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교사들이 젊은 나이에 어깨 통증을 호소하고 오십견 진단을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직까지 분명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오십견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무리한 어깨 사용이다. 일반적으로 오랫동안 어깨 관절을 사용하게 되면 마찰로 인해 주변 조직이 점차적으로 손상되고 이 때문에 퇴행성 변화를 보이는 것이다.
어깨 관절이 바늘로 콕콕 쑤시는 듯한 통증과 함께 팔을 올리기 어려워지는 것이 가장 주된 증상이다. 또한 팔을 뒤로 젖힐 때 어깨 부위에 심한 통증이 수반되며 통증이 없어졌다가 재발하기를 반복하면서 점점 심해진다.
보통 어깨는 우리 몸의 관절 중에서 운동범위가 가장 넓다. 두 팔이 없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면 평소에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 알 수 있다. 두 팔을 쓰지 않고 제대로 된 수업을 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라. 옷을 입거나 머리를 빗을 때 어깨가 아프면 오십견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40~60대 사이의 여성과 당뇨병이나 갑상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그리고 어깨 관절에 다른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잘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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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디스크와 다른 오십견
사람들은 50대에 들어서, 어깨가 아프거나 움직이기 힘들게 되면 오십견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확한 진단을 받지 않고 섣부른 진단으로 치료를 하게 된다면 다른 병을 키울 수 있다. 오십견과 자주 혼동되는 증상이 바로 목디스크다. 목디스크 증상이 단순히 목 주위의 통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목 주위의 통증이 어깨의 움직임을 제한하기 때문에 오십견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오십견과 같은 퇴행성 변화에 의한 통증인 경우 방사선 사진으로 구분이 가능하며 근육통증인 경우 의사의 판단으로도 진단할 수 있다. 이 같은 검사를 받았는데 정상이라면 목디스크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수술이 필요한 중증 디스크인 경우, 신경이 눌리는 위치에 따라 목이 아프면서 어깨까지 저리거나 쑤시는 느낌을 받게 되고 저리는 증상이 손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디스크의 증상 중 두드러진 것은 감각 이상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단순 오십견인 경우 통증은 있을 수 있지만, 저린 느낌이라든지 감각의 저하는 없는 경우가 많다.
잘못 진단하면 병 키운다
목디스크 뿐만 아니라 오십견은 회전근개 질환과 혼동되기 쉽다. 하지만 두 질병은 증상만 유사하고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주의 역시 필요하다. 오십견은 관절막에 염증성 변화가 발생해 신축성이 없어지고 운동제한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회전근개 질환과 오십견과는 증상은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여러 차이점이 있다.
가장 특징적인 차이는 운동 범위 감소의 정도이다. 오십견에서는 어깨 관절막 전반이 지속적으로 오그라들어 있어 모든 운동범위가 감소하지만 회전근개 질환에서는 주로 후방 관절막만 제한적으로 오그라들어 있기 때문에 주로 팔을 등 뒤로 올리기가 어렵다. 또한 회전근개 질환은 어깨의 전방부나 외측부에 통증을 주는 데 비해 오십견은 어깨 전반에 걸쳐 통증이 나타난다.
회전근개 질환에서는 팔을 어느 정도 올리면 어깨 위에 있는 견봉이라는 뼈에 힘줄이 부딪히는데 이것을 의학적으로는 ‘충돌’이라고 한다. 어떤 경우에서는 팔을 올릴 때 통증을 호소하다가 팔을 완전히 올리면 통증이 소실되기도 한다. 오십견에서는 운동범위 제한으로 인해서 팔을 올리기가 어렵기 때문에 회전근개 질환에서 나타나는 충돌 같은 현상은 나타날 수 없다. 하지만 오십견 환자들은 어깨가 많이 굳는 시기에 매우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심지어는 옷깃만 스쳐도 아프다고 한다. 이 시기가 지나면 통증은 어느 정도 줄어들지만 운동범위 제한은 여전히 남아있다.
회전근개 질환 중 회전근개 파열을 오십견으로 알고 수술을 받지 않게 되면 파열이 점점 커지고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증상에 따른 치료 받아야 크게 운동치료와 약물 • 주사치료로 나눌 수 있는데 많은 경우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치료의 경우 어깨 결림과 통증이 느껴질 때는 의식적으로 어깨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물론 3개월 정도 운동을 꾸준히 해야 증상이 좋아진다. 그러나 좋아졌다고 해서 완전히 나은 것은 아니므로 통증이 사라지고 정상적인 팔 운동이 가능해진 후에도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어깨에 무리가 가는 동작이나 스트레스를 피하고 자주 스트레칭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약해진 힘줄을 보강하기 위해서 근력강화 운동을 실시하는 것 역시 좋다.
통증이 심한경우는 진통소염제, 스테로이드제, 근육이완제 등으로 약물 • 주사치료를 한다. 요즘은 초음파를 이용해 어깨의 염증부분을 직접 관찰하면서 시술하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이 방법은 의사가 직접 환자의 염증부위를 모니터상에서 확인하면서 통증부위에 정확히 주사할 수 있기 때문에 성공률이 높다. 주사의 양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합병증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오십견, 예방이 가장 중요
오십견은 미리 주의를 기울이면 발병을 예방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귀에서부터 다리 쪽으로 수직선을 그린다고 가정할 때 귀를 지나 어깨관절의 중앙을 거쳐 무릎과 발목뼈를 통과하는 선을 그리는 게 좋은 자세다. 이때 턱을 당기고 등을 펴며 좌우 어깨는 같은 높이가 되도록 하고 목은 수직이 되게 하는 게 좋다. 등을 너무 젖혀 차렷 자세를 취하는 것은 오히려 어깨근육의 긴장을 유발한다. 의자도 푹신한 쿠션보다는 다소 딱딱한 것으로 팔걸이가 있는 의자가 좋다.
특히 운전을 할 때는 무거운 팔을 올린 채 핸들을 조작하므로 어깨에 부담이 많이 간다. 따라서 운전 시에는 상체와 목을 펴주어야 한다. 1시간 이상 같은 자세를 취해야 할 때는 가능한 10분 정도 어깨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가벼운 체조를 해주는 것이 좋다. 수면 시에는 부드러운 침대나 이불은 자연경사를 흐트러뜨려 좋지 않다. 엎드려 자는 자세도 목이 앞으로 또는 측면으로 구부러지므로 어깨근육에 부담이 된다. 높은 베개도 목을 앞으로 숙이게 해 어깨근육에 부담을 준다. 운동 역시 오십견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특히 수영은 오십견을 예방하는데 좋은 운동이며, 팔을 앞뒤로 크게 휘저으며 빠른 속도로 걷는 것 역시 도움이 된다.
<도움말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박정호 교수> 오십견에 대한 잘못된 의학상식 나이들어 아프면 무조건 오십견? - 흔히 어깨가 아프면 오십견이라고 한다. 하지만 오십견으로 알고 한방치료(침, 뜸)나 물리치료로 상당기간 치료한 후 병원에 오는 환자 중 약 70%가 다른 병으로 진단된다. 이때 가장 흔한 것이 어깨의 회전근개(힘줄) 파열이다. 어깨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심하게 아프고 팔을 마음대로 들 수 없다. 이밖에 어깨 힘줄에 돌이 생기는 병(석회화건염), 류마티스 관절염, 목디스크, 심장병, 스트레스, 특히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도 어깨가 굳게 된다. 골절 등으로 어깨를 다치거나 수술 후 필요 이상으로 장기간 팔을 고정해도 오십견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오십견은 잘 낫는다? - 오십견은 1~2년 내에 저절로 회복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5년 후에도 어깨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50%, 운동장애가 남는 경우가 45%에 달한다. 쉽게 낫지 않는 오십견은 다른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