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7,397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 경남지부는 2일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추진하는 교원평가제와 관련, 성명을 내고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교원평가를 제대로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부적격 교사에 대한 제재와 좋은 평가를 받은 교사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다면 (교사들이) 노력할 이유가 없다"며 "교육부는 교원평가를 승진.인사에 연계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교육부는 형식적인 평가제로 생색만 내면서 부적격 교사까지 법으로 감싸주고 있다"면서 "평가 결과에 따른 부적격 교사에 대한 규제와 처벌 기준을 포함시키고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평가자에 학부모와 학생을 포함시키지 않고서는 학교 현장의 불신을 제거할 수 없다"며 "교원 평가의 평가자에 실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도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선린인터넷고와 단국공고, 덕수정보산업고, 고명정보산업고, 미래산업과학고 등 5곳을 학교기업으로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학교기업이란 실업고 학생들의 현장 실습과 효과적인 사회진출을 돕기 위해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교내 기업인데 수익이 날 경우에는 학생들에게 배분된다. 선린인터넷고는 학교기업을 통해 생활용품 공동구매 쇼핑몰을 운영하는 한편 기업형 홈페이지를 제작할 계획이며 덕수정보산업고의 학교기업은 마케팅 홍보물 제작, 판매 사업에 진출한다. 고명정보산업고는 디지털영상 및 쇼핑몰 운영사업을 벌일 방침이며 단국공고는 연구용역ㆍ가공제작 판매 사업에 손을 댈 계획이고 미래산업과학고의 학교기업은 차량정비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이들 학교기업 5곳에 1년 동안 모두 3억5천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대전 교육재정이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2일 시 교육청과 교육재정살리기 대전운동본부에 따르면 시 교육청이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발행한 지방채는 모두 2천597억원에 앞으로 갚아야 할 원금은 880억원이며 하루 이자부담만도 1천280만원에 이른다. 시 교육청은 또 올해 명예퇴직수당과 재정결함을 위해 351억원의 지방채 발생을 승인해 놓고 있는 상태다. 지방채 발생 금액을 원인별로 보면 학교 신설이 발생 전체의 절반 가량인 1천269억원이며 나머지는 교원정년 단축에 따른 명예퇴직 수당과 부담금, 지방교육 양여금 결손, 법정전입금 계상차액 등이다. 이에 따라 시 교육위원회와 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교조대전지부 등 대전지역 25개 교육 및 사회단체로 이뤄진 교육재정살리기 대전운동본부는 시 교육청의 강도높은 자구노력과 지자체의 협조체제 등 특단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정부는 최소한 내국세 교부율을 20.7% 이상으로 올리고, 유성구청을 제외한 4개 구청은 조속히 교육경비보조 조례를 제정해 교육재정 확충에 함께 나서는 동시에 시는 학교용지부담금 미전입액 435억원을 시 교육청에 조속히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재정난 극복을 위한 T/F팀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활용도가 낮은 잡종지 매각과 결산 잉여금 부채상환 등을 적극 추진하고, 예산 절감 등 긴축재정 등을 통해 지방채 상환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정강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12~13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회의실에서 '환경교육'지속가능교육' 국제 세미나를 개최한다.
사교육비 경감대책의 일환으로 각 시.도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사이버 가정학습'이 가입자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용률은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 소속 안민석(安敏錫.열린우리당) 의원이 2일 연합뉴스에 공개한 교육부의 '2006 학년도 시도교육청 사이버가정학습 이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8월말 현재까지 94만7천여명이 사이버 가정학습에 신규 가입, 총 가입자 수가 160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8개월간의 신규 가입자 수는 서비스 시행 초기인 2004년의 3961명 보다 239배 증가할 정도로 서비스 가입률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 반면 8월말 현재 일일 평균 이용자 수는 전체 가입자의 4.7%인 7만5천여명에 머물러 가입자들이 서비스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사교육 수요가 몰리는 주말과 방학중 이용률이 많아야 서비스의 취지에 맞지만, 실제는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고 안 의원은 지적했다. 가입자 1인당 월별 로그인 횟수를 보면 방학중인 8월이 1.5회로 평균 2.4회 수준을 유지한 학기중보다 적었다. 요일별로도 휴일인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4.6% 가량의 이용률을 보여 7%대를 보인 주중 보다 낮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안 의원은 "사이버 가정학습 사이트는 자율학습 도구이기 보다 학기중에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용하는 여러 사이트중 하나로 전락한 게 아닌 지 점검이 필요하다"며 "각종 관련 통계를 정확히 파악해 사업목적을 달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ADHD가 의심되는 아동, 혹은 ADHD 아동을 위해 교사는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가. 일선교육 현장을 외국과 비교해 보자. 미국은 ADHD 아동을 비롯해 다양한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동을 위한 특수학급이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학급 당 학생 수도 미국에 비해 많고, 보조교사 또한 없는 실정이다. 잡무 처리 등 업무부담도 한국교사가 상대적으로 많다. 때문에 반에서 1,2명의 ADHD 아동을 위해 과연 교사 입장에서 얼마나 신경을 써 줄 수 있을지는 회의감마저 든다. 그러나 교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으며, 이는 전체 수업분위기 등에서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교사의 역할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학기 초에 ADHD가 의심되는 아동을 조기 발견해 부모로 하여금 소아청소년정신과 검진을 받게 하는 ‘발견자’로서의 역할이 그 첫 번째다. 교사의 말은 학부모에게 절대적 영향을 끼쳐 실제 많은 아동들이 교사의 권유로 진료를 받으러 오는 것이 현실이다. 둘째, 의학적 치료효과의 ‘판정자’로서의 역할이다. 아이가 복용중인 약물효과의 판정은 교사가 제일 잘 할 수 있다. 셋째, 학교현장에서 행동치료나 학습치료를 하는 ‘치료자’로서의 역할이다. 이를 위해 교사는 의사, 학부모와 함께 혼연일체 치료팀을 이뤄야 한다. 이 치료팀이 서로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일관성 있게 아이의 행동을 수정해야만 좋은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 서로 전화, 편지, 알림장과 같은 방법을 통해 아이의 행동에 대한 활발하게 의사소통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사가 아이에 해줄 수 있는 구체적 사항으로는 첫째, 꾸준한 인내심과 ADHD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중도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잘 넘길 수 있을 것이다. 미성숙 혹은 부적절한 아이의 행동은 심리적이기보다는 신경학적 원인에 기인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둘째, ADHD 아동의 학습을 도와주기 위해서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아동의 자리는 시선을 밖으로 빼앗기는 창가보다 교사의 눈에 잘 띄는 교탁 앞이 좋다. 짝으로 차분한 아이를 앉히도록 한다. 셋째, 특별 수업은 다양한 교재를 이용해 지루하지 않게 진행하고, 그룹 학습을 할 때는 큰 집단보다 소집단 학습이 아이의 집중을 돕는다. 넷째, 가능한 한 격려와 칭찬, 애정을 표현한 말을 많이 하는 것도 필수다. 다섯째, 지시사항은 간단명료하게 하고 아이가 정확히 전달받았는지를 되물어 확인해야 한다. 아래 네 가지 방법은 ADHD 아동의 행동교정에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니 참고하기 바란다. ■긍정적 강화(Positive Reinforcement): 바람직한 행동에 대한 보상과 이득을 제공함 (☞ 과제를 마친 후에 보상으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하게 한다) ■타임아웃(Time-Out):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한 경우, 일정시간 동안 벌을 세움 (☞아동이 친구를 때린 경우, 따로 불러 ‘생각하는 의자’ 등에 가서 5분 동안 정해진 앉아 있게 한다) ■값 치르기(Response cost):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한 경우, 보상 혹은 이득을 받지 못하도록 함 (☞과제를 마치지 못하면 쉬는 시간 혹은 방과 후에 남게 한다) ■토큰 시스템(Token economy): 보상과 손해를 합친 것. 바람직한 행동을 하면 보상을 누리고 그렇지 못하면 보상과 특권을 잃게 함 (☞과제를 다 하면 별표 스티커를 얻고, 자리에서 자꾸 움직이면 스티커를 잃는다. 정해진 수의 스티커가 모이면 정해진 보상을 지급한다)
대학은 강의의 선택 등, 모든 것을 자신이 결정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 4년전에 카나가와현내의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후쿠오카시에 사는 무직의 카와가미 씨(28세)는 이 자기 결정이 무거운 짐이었다. 「고교까지는 담임이나 클래스 등 얽매임이 있어서, 인간관계와 학교 생활이 성립되었지만, 대학에서는 그것이 없어서 괴로웠다.」 담임이 없기 때문에 제출물을 잊어버려도, 학교를 쉬어도 누구도 아무런 말을 해 주지 않았다. 같은 멤버가 전부 모이는 수업은 주에 한 시간 밖에 없어서, 친구도 좀처럼 사귈 수 없었다. 서클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어디에도 익숙해지지 못했다. 생각해 보면 캠퍼스에서 혼자가 되어 2학년이 되면서부터 대학에 거의 안 가게 되었다. 세이난카쿠인 대학(후쿠오카 시) 학생 상담실은, 연간 약 3백명의 학생으로부터 상담을 받고 있다. 상근 카운슬러 야마모토씨는 「편차치와 규칙 등 외적인 기준에 맞추면 되었던 고교시절과 달라 대학에서는 자신이 기준을 만들어 환경을 만들어 가지 않으면 안되게 된다. 그것이 요즈음의 학생들에게는 장벽이 되고 있다.」라고 지적한다. 시켜서 움직이는 것에 마음 편안함을 느끼고 있어서, 갑자기 주어진 자유를 관리하지 못하는 젊은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대학이 괴롭다고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큐슈대학 이공대 3학년 히로다씨(20세)는 꿈꾸었던 대학의 이미지와 현실과의 차이에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대학에만 들어가면 모든 것이 해결 될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지금은 무엇 때문에 대학에 왔는지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입학한 즉시 수업을 따라 나갈 수 없게 되었다. 자신에게는 이것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공부에서 따라가지 못한 것이 큰 충격이었다. 기력이 안 나고 몸이 안 움직이게 되어, 1학년의 6월부터 점점 학교에 안 가게 되었다. 방안에서 하루 종일 자고 지내면서 한 발자국도 밖에 나가지 않는 날이 계속되었다. 「대학은 자유로워서 즐거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나 자신은 왜 이렇게 괴로워하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모습이 오늘날 일본 대학생들의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라고 거의 다를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보다 자립심을 강조하는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이렇게 행동하는 모습을 볼때 부모에 의하여 조종당하며 중, 고등학교를 다녀온 우리 학생들의 대학 생활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서울시 교육위원회 2명이 선거 전에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로 본인만 주민등록을 임시로 옮겨놓고 당선 후에는 이 주소지에 실제 거주하지 않거나 혼자만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당선을 위한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들의 행태가 법적으로는 아무런 하자가 없지만 교육위원이 서울시의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예산 편성 및 집행 등을 감시하는 '교육계의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교육자 출신으로서나 도덕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연합뉴스가 자체 조사한 결과 제5대 서울시 교육위원 총 15명 가운데 서울 제1선거구(종로.중구.용산.강북.성북)에 출마해 당선된 A 교육위원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입후보 등록을 할 때에는 주소지를 서울시 성북구의 한 아파트로 기재했다. 이 교육위원은 제1선거구의 초등학교 교장과 지역교육청 교육장까지 지내 이 선거구에서는 지명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 교육위원은 주민등록을 옮겼으나 전체가족이 성북구 주소지로 이사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실제 거주지는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아파트인 것으로 밝혀졌다. 영등포구는 제1선거구가 아니라 제6선거구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A씨는 여의도 아파트에서 오래 살아왔으며 이번 교육위원 선거 전에 이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 서울시 교육위원 선거에는 서울지역에만 거주하면 어떤 지역구에라도 출마할 수 있기 때문에 A 교육위원은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지명도를 이용, 표를 많이 얻기 위해 선거 전에 주소지를 임시로 옮겨놓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육당국은 인기가 많은 특정 학군 및 학교로 학생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년 위장전입 조사를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서울지역 다른 학군에서 세대를 새로 구성, 전체 가족이 주민등록을 옮기지 않았을 경우 위장전입으로 간주하고 실제 거주지 학교로 전학 및 배정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A 교육위원은 "선거 전 성북구의 한 아파트를 전세로 얻어 나 혼자만 살며 지역 선거구에서 선거운동을 했다"며 "당선 후에는 여러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아 이 전셋집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여의도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교원단체 수장까지 지냈던 B 교육위원은 실제 주거지가 경기도 북부지역인데도 서울지역 출마를 위해 서울 노원구로 주민등록을 옮긴 후 서울 제4선거구(도봉.노원.중랑)에서 당선됐다. B 교육위원은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 나 혼자 노원구의 한 오피스텔로 이사해 생활하고 있다"며 "다만 가족들은 경기 지역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한재갑 대변인은 "교육위원선거에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원들이 출마하게 된다"며 "따라서 교육자 출신인 이들 교육위원이 정치인들처럼 선거에서 많은 표를 얻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유리한 지역구에 주민등록을 옮겨놓은 것은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7월21일 후보자 등록을 거쳐 21∼30일 선거운동이 벌어졌던 제5대 서울시 교육위원 선거는 7월31일 실시됐으며 9월1일부터 당선자의 임기가 시작됐다. '교육계의 국회'로 불리는 교육위원은 임기 4년으로 교육위원은 시ㆍ도 교육청의 교육정책 수립, 예산 편성 및 집행 등을 감시ㆍ견제하며 연간 5천만원 내외의 의정비를 받는다.
충북도 내 교육시설 사용료 수입이 매년 증가, 열악한 교육재정 확충에 기여하고 있다. 2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올 들어 각급 학교와 교육기관 등에서 교육시설을 개방하면서 받은 사용료 수입은 9월 말 현재 11억7천여만원에 이르고 있다. 이는 2004년 3억7천800만원에서 2년여 사이 무려 2배 이상인 7억9천200여만원이 늘어난 것이며 작년 한 해 동안 수입액 12억4천100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연말이면 작년 수입액을 초과할 전망이다. 이 같은 수입액 급증은 최근 들어 학교시설을 생활체육 공간과 평생학습장으로 이용하는 지역주민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데다 충북학생수영장과 충북학생 외국어교육원 등 교육기관이 잇따라 신설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교육청은 교육재정 확충은 물론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생활체육 활성화, 평생교육 정착 등을 위해 앞으로도 교육시설을 적극 개방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2006/09/29 15:27) 교육인적자원부는 저출산 등으로 학생수가 감소됨에도 불구하고 오는 2020년까지 해마다 평균 2,232명의 초·중·고 교사를 증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문화일보의 기사를 인용한 것으로 밝히고 있는데, (문화일보)기사에 따르면 오는 2020년에는 현재 79만여명인 초·중·고 학생수는 30% 줄어든 53만여명이 되는 반면, 교사수는 지금보다 3만여명이 늘어난 40만여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런데 이 기사에서 한국일보는 다음과 같은 결정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다. '2020년에는 현재79만여명인 초·중·고 학생수는 30% 줄어든 53만여명이 되는 반면, 교사수는 지금보다 3만여명이 늘어난 40만여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기사의 내용대로라면 학생수 79만여명에 교사수 40여만명이면 교사 1인당 학생수가 2명정도 된다는 것이다. 2020년에는 1.5명선이 된다. 우리 학교(서울 대방중학교 교장, 이선희)만 하더라도 학생수가 1,000여명이다. 교사수는 교장, 교감 포함하여 48명이다. 그렇다면 교사 1인당(교장, 교감을 포함하더라도) 학생수는 20.8명이다. 기사에서 제시한 수치가 완전히 잘못된 수치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기사를 보고 문화일보기사를 찾아 보았다. 문화일보 기사는 이렇게 되어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저출산 등으로 학생수가 감소됨에도 불구하고 오는 2020년까지 해마다 평균 2232명의 초·중·고 교사를 증원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오는 2020년에는 현재790만여명인 초·중·고 학생수는 30% 줄어든 530만여명이 되는 반면, 교사수는 지금보다 3만여명이 늘어난 40만여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에서 문화일보의 기사를 인용하면서 790만여명을 79만여명으로 잘못 표기한 것이다. 기사가 잘못된 것도 문제지만 지금까지 기사의 내용을 정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불특정 다수인이 언제든지 검색해서 볼 수 있는 인터넷판 신문에 결정적인 오류가 있는데도 그대로 두고 있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교사라면 누구나 그 수치가 잘못된 것을 쉽게 알 수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들이 볼 때는 교사 1인당 학생수가 2명도 채 안되는데 또다시 증원한다는 비난을 할 것이다. 언론의 사소한 실수 때문에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게 되는 것이다. 기사를 인용함에 있어서 790만이 79만으로 어떻게 둔갑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렇게 쉽게 실수를 할 정도로 한국일보의 수준이 낮았다는 이야기 인가. 한국일보는 지금 당장 오류가 발생한 기사를 수정하고 이 사실을 독자들에게 알려야 한다. 독자들은 확실한 정보를 원한다. 신중한 기사작성을 해 주길 바란다. 한국일보기사 원문보기 문화일보기사 원문보기
오늘은 10월 첫날입니다. 아침에는 비가 내려 쓸데없는 비가 농심을 아프게 하지 않나 싶었는데 다행히 비는 조금 내려 먼지만 깨끗이 씻어내고 그쳤습니다. 그러니 10월 첫날은 더 깨끗합니다. 더 맑습니다. 더 시원합니다. 가을이 점점 익어 감을 보여줍니다. 10월의 출발을 산뜻하게 해 주어 정말 좋습니다. 조금 전에는 ‘언어’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서는 ‘교육은 언어이구나'’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꿈과 비전을 가지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꿈과 비전을 가슴 속에 품은 것을 언어로 표현하라고는 잘 가르치지 않습니다. 언어를 잘 선택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자주 입으로 말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표현된 언어가 미래를 선택하는데도 말입니다. 우리는 종종 학생들에게 꿈과 비전을 언어로 표현하도록 해야 합니다. 생각만 가지고는 안 됩니다. 생각한 것을 언어로 표현해야 합니다. 말도 좋습니다. 글도 좋습니다. 말글이든 입글이든 표해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학생들의 꿈과 비전을 향해 달려갈 수 있습니다. 우리학교 출신인 유명한 탤런트 김태희씨는 인물도 예쁘고 공부도 잘했습니다. 무엇보다 꿈과 비전이 1학년 때부터 있었고 그것이 언어로 표현되었습니다. 1학년 때부터 서울대 의류학과를 꿈꿔 왔고 담임선생님에게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대로 성취되었음을 보게 됩니다. 오늘 읽은 글 속에는 이런 글들이 있습니다. “비전과 언어는 함께 간다. 비전이 있는 사람은 그 비전을 언어로 표현한다. 또한 표현하는 언어를 보면 그 사람의 비전을 알 수 있다. 그 사람의 생각과 인격을 알 수 있다. 사람은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하기 때문이다. 비전이 있는지 없는지는 그 사람의 언어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렇습니다. 분명 비전이 있는 학생은 언어로 자주 나타내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선생님은 그 학생에 대한 비전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학생이 품고 있는 비전이 옳은 것인지 어떤지, 가능성이 있는지 불가능한지, 구체적인지 추상적인지, 분명한지 불분명한지 알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의 말을 들어야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미래를 창조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그 학생의 생각이 건전한지 그러하지 못한지도 알게 됩니다. “말을 들으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언어는 미래를 창조하는 씨앗이다. 꿈이 미래를 창조하는 재료인 것처럼, 언어도 미래를 창조하는 씨앗이다. 그 생각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 언어다.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는 순간, 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 그렇습니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언어로 표현한 비전을 듣고 보아 격려하고 칭찬해야 합니다. 힘을 실어줘야 합니다. 말이 부정적이면 긍정적으로 바꿔 주어야 합니다. 말이 소극적이면 적극적으로 바꿔 주어야 합니다. 말이 과거지향적이면 미래지향적으로 바꿔 주어야 합니다. 학생들의 말은 고스란히 자기들의 생각이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쉽게 진단할 수 있고 바르게 고쳐줄 수가 있는 것입니다. 교육은 언어입니다. 학생들은 언어로 미래를 말하고 언어로 비전을 말합니다. 학생들은 언어로 방향을 잡습니다. 언어로 꿈을 키웁니다. 선생님은 언어로 미래를 독려합니다. 언어로 비전을 구체화시킵니다. 선생님은 언어로 잘못된 생각을 고칩니다. 선생님은 언어로 인격을 변화시킵니다. 언어로 학생들을 감동시킵니다. 행동을 변화시킵니다. 선생님들은 언제나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합니다. 학생들도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합니다. 그러기에 말이 곧 그 사람입니다. 말이 곧 그 사람의 인격입니다. 말이 곧 그 사람을 사람되게 만듭니다. 말이 곧 그 사람은 능력있는 사람으로 만듭니다. 그래서 언어는 신중해야 합니다. 언어는 갈고 닦아야 합니다. 언어는 조심해야 합니다. 언어는 환경을 변화시키고 사람을 변화시키고 학교를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언어가 거칠면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거칠게 만듭니다. 학교 공동체를 거칠게 만듭니다. 병들게 만듭니다. 언어가 순하면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순하게 만듭니다. 학교 공동체를 부드럽게 만듭니다. 건강하게 만듭니다. 교육은 언어입니다.
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교육계의 부조리와 부패문화를 청산하겠다고 1일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날 전국 16개 시ㆍ도 교육감과 총ㆍ학장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교육계에서는 사회 그 어떤 분야보다도 가장 정직하고 강한 윤리성이 요구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에 발생한 교직원들의 금품수수ㆍ상납, 성추행 등과 같은 일련의 불미스런 사건들은 교육계에 대한 신뢰감을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이라며 "앞으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교육계의 부조리를 척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교원의 부패행위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 조치할 것"이라며 "실제로 최근 부조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한 교육청에 대해서는 강력한 경고와 함께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감과 총ㆍ학장들은 강력한 의지를 갖고 교육계의 부패문화와 잔존 부조리를 발본색원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경영전문대학원(MBA)을 신청한 8개 대학을 심사한 결과 동국대, 숙명여대, 전남대, 중앙대, 한국정보통신대 등 5개대가 예비인가를 받았다고 1일 밝혔다. 예비인가는 대학이 제출한 교원확보계획 등의 교원 및 시설 등 준비상태의 이행을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교육부는 12월까지 이행실적을 확인한 뒤 최종 인가할 계획이다. 이들 5개대 경영전문대학원(박사 10명 포함해 총정원 470명)은 내년 3월 개교 예정이다. 학교별 경영전문대학원 정원은 동국대 170명, 숙명여대 40명, 중앙대 120명, 전남대 100명, 한국정보통신대 40명이다. 특히 동국대는 이벤트 및 컨벤션 분야, 숙명여대는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 분야, 중앙대는 BRICs(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분야, 한국정보통신대는 IT(정보기술)-경영 융합 분야를 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특화프로그램으로 제공하며 전남대는 지역(광주, 대전)에도 한국형 MBA 프로그램으로 질 높은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새로 예비 인가된 경영전문대학원의 등록금은 학기당 500만∼800만원 정도이고 수업연한은 2년이다. 교육부는 전문대학원의 학생정원의 경우 MBA 과정의 질 관리와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 기조를 고려, 기존의 특수대학원 폐지에 따른 정원과 일반대학원 정원 감축분 범위내에서만 인가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경영분야 대학원 정원은 오히려 514명에서 470명으로 44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설치인가 심사에서는 교원 및 시설, 관련 특수대학원 폐지 등의 기준을 충족시켰는지 여부는 물론 영어강의와 교수진 구성, 특화된 프로그램 타당성 등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올 9월에는 고려대ㆍ서강대ㆍ서울대ㆍ연세대ㆍ이화여대ㆍ한양대ㆍ인하대(물류분야) 등 7곳이 경영전문대학원을 개설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는 모두 12곳(총 정원 박사 60명 등 2천92명)에 경영전문대학원이 설치되게 된다.
지난 9월 11일 우리 학교에서는 「학교 폭력 추방의 날」 행사를 가졌다. 최근 학교 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교육부가 학기 초에 학교 폭력이 많은 점을 감안해 매년 3월과 9월 셋째 주 월요일을 학교폭력 추방의 날로 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정 운동이나 캠페인이 지나치게 구호만 앞세운 ‘실적위주 전시행정’으로 치우쳐 오히려 그 본질이 퇴색될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 지방교육청에서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홍보대사로 영화배우 정준호 씨가 위촉된 것을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홍보대사’는 그 인물이 지닌 상징적인 이미지가 특정 단체를 위해 꼭 필요한 사람을 위촉해서 홍보 목적을 달성하는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무조건 아무 사명감이 없는 유명인사나 인기연예인들을 홍보대사로 삼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홍보대사는 당연히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폭력의 심각성을 일깨워 ‘폭력은 나쁜 것’ 이라는 홍보 캠페인을 벌임으로써 궁극적으로 학교 폭력 근절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당연히 그가 우리 교육계의 특성에 비추어 학교폭력 근절의 역할에 어울리는 인물인지는 신중히 생각해 볼 일이다. 그는 청소년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영화 ‘두사부일체’에서 타고난 카리스마로 폭력조직의 중간보스 역을 맡았던 인물이다. 이 영화는 중간보스가 고등학교 졸업장을 따오라는 보스의 명령에 따라 고등학교에 기부금 입학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조폭 코미디물이다. 한 마디로 ‘두목과 스승 그리고 아버지는 동격’이라는 내용으로 극 중에서조차 “조폭생활 10년, 이런 학교는 처음이다”라고 했을 정도다. 영화 ‘공공의 적’에서도 비리 사학재단의 이사장으로 출연하여 ‘돈이 법보다 세다’라는 논리로 법을 집행하는 현직 검사와 대결하는 역을 맡았는가 하면 최근 개봉한 청소년 영화 ‘거룩한 계보’에서는 조직폭력 세계를 주름잡는 전설의 칼잡이로서 친구들과의 배신과 복수의 킬러로 열연했다. 이 외에도 ‘가문의 영광’, ‘역전의 명수’, ‘나두야 간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투사부일체’ 등 폭력과 욕설, 외설 등이 난무하는 조폭코드 영화의 단골 주인공으로 돈과 주먹, 폭력의 상징으로서 명실상부하게 우리나라 폭력영화를 평정한 스타다. ‘영화는 어디까지나 영화다’, ‘폭력영화 주인공이어서 오히려 더 적합하다’라고 생각하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학교를 무대로 다룬 ‘학원영화’가 봇물을 이루면서 ‘창작의 자유’ 차원을 넘어 학교를 변태와 부정이 난무하는 집단으로 표현하고 있는 터다. 특히 학생과 교사의 비정함, 우정이 말살된 교우관계, 나아가 잔인한 학교폭력 등을 소재로 다루면서 조폭도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행동’할 만 하다는 정당성을 부여하는 등 교직을 심각하게 왜곡시키고 있다. 따라서 그가 아무리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은 스타라 할지라도 학교폭력 근절을 외쳐야 할 홍보대사로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다. 더구나 그의 인기도나 상징성으로 미루어 앞으로도 계속 ‘폭력영화’의 주인공으로 활약할 것이 분명하다. 한편에서 ‘폭력은 나쁜 것’이라고 외치면서 다른 편에선 폭력을 미화하는 역할을 한다면 이는 어불성설,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 이다. 부디 의협심은 강한 반면 가치관 정립은 덜된 청소년들이 자칫 주먹세계를 우상시하고 폭력을 정당화, 희화화하는 역효과를 가져옴으로써 결과적으로 학생 교육에 악영향을 주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일요일 아침 산책길에 아파트 가까이에 있는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환경플랜트를 들렸습니다. 학교에서 나오는 오수를 정화하여 깨끗한 물로 배출하는 것을 보니 학교이미지가 달라집니다. 기업이윤만을 고집하지 않고 사회와 국가의 미래,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잘 꾸며놓은 야생화 단지, 연못 분수대, 물레방아를 둘러보니 정서가 순화되고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습니다. 그런데 어느 나무를 보니 꽃이 만발하였네요. 자연히 나무 표찰로 눈이 갑니다. '병꽃나무' "아니, 이건 병꽃나무 꽃이 아닌데?" 자세히 보니 환삼덩굴이 병꽃나무를 완전히 뒤덮었습니다. 그대로 두다간 병꽃나무는 광합성 작용을 못하여 말라 줄을 것 같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학교 선생님의 근성이 나온 것이지요. 주위에서 나뭇가지를 가져다가 환삼덩굴을 걷어냅니다. 팔뚝이 가시에 긁히고 손에 가시가 박힙니다. 얼마나 덩굴줄기가 센지 나뭇가지가 꺾어집니다. 다시 쇠막대를 주워 작업을 계속합니다. 환삼덩굴로서는 날벼락이지요.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한참을 하다보니 병꽃나무를 괴롭히는 것이 또 있네요. 바로 며느리배꼽. 이것은 벌써 열매를 다 맺고 잎이 시들어져 있습니다. 이것도 마저 걷어내야 직성이 풀립니다. 병꽃나무 살리기 작전에는 봐주기가 없습니다. 지나가는 직원이 "무엇을 하냐?"고 묻습니다. "보시다시피 덩굴을 걷어내고 있다"고 답하니 "나무가 필요하면 한 쪽 뿌리를 캐어가라"고 합니다. 나무에 욕심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죠. 나무를 살리려고 하는 것입니다. 한 30여분 간 하니 작업이 다 끝났습니다. 함께 동행을 한 아내가 사진을 찍고 거들어줍니다. 병꽃나무 한 쪽 가지를 보니 수줍게 연분홍꽃이 피어 고맙다고 인사를 합니다. 덩굴을 걷어낸 병꽃나무는 이제 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자연의 모습입니다. 선생님이란 직업, 참 이상하죠. 속일 수 없습니다. 언제 어느 곳에서나 그 본성을 드러냅니다. 그냥 지나쳐도 되건만 그냥 가지 않습니다. 그냥 못 갑니다. 잘못된 것은 바로 잡고 갑니다. 그래야 직성이 풀립니다. 오늘, 一日一善을 실천했습니다. 일요일 아침, 출발이 가쁜합니다.
온 나라가 학력위조 신드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혜성같이 나타나서, 거칠 것 없이 잘 나가던 젊은 큐레이터. 그런데 알고 보니 학력과 학위는 물론이고 이름조차도 진짜인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왜 아니 그렇겠습니까. 여기에 신정아 씨의 학력 위조가 알려진 이후에 경향(京鄕) 각지에서 오랫동안 고민하던 남녀들의 커밍아웃까지 이어지지 않았습니까. ‘굿모닝 팝스’를 진행하던 이지영 씨, 공포의 외인구단의 만화가 이현세 씨가 사실은 고졸이라고 학력 위조를 커밍아웃했습니다. 여기에 심형래 감독의 학력 논란, ‘러브하우스’ 이창하 디자이너의 학력위조까지…. 그네들의 거짓말에 혀를 내두르게 됨은 뭐 더 말할 필요도 없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미대를 다니지 않아도 만화만 잘 그리고, 언어학 석사학위가 없어도 영어 강의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낸 것 또한 사실입니다. 옛 문학작품에서도 진짜보다 더 진짜처럼 인정받는 사례들은 종종 발견이 되는데요. 옹고집전에서 욕심꾸러기 진(眞)고집은 원님에게 아무리 자신이 진짜라는 걸 증명하려고 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초기 소설 분신의 주인공인 골랴드킨의 직장 동료들도 진짜보다 가짜를 더 선호하지요. 이런 아이러니는 ‘나의 나다움’을 묻는 날카로운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가(假)고집이 진(眞)고집의 어리석음을 일깨우고 허수아비로 변하든, 가짜 골랴드킨이 끝까지 진짜 골랴드킨을 궁지로 내몰든, 지금까지 나를 규정했던 요소들을 반성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나다움. ‘나’라는 것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나의 외모, 학력, 부모의 배경…. 이런 것 없이 진정한 나를 나 자신으로 보는 것은, 적어도 이 땅에서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 중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되어버린 ‘학력’은 언제인가부터 우리사회에서 그 사람의 품격과 동일시되어 버렸습니다. 일찍이 영화 타짜(2006)의 정 마담(김혜수 분)도 외치지 않았습니까. 학벌이 얼마나 쓸 만한 무기면, 경찰에 연행될 위기에 놓이자 정 마담 입에서 나온 마지막 한마디가 “나 이대 나온 여자야!”였겠습니까. 그녀가 도박판의 꽃이 되는 데는 ‘학벌’이 필요조건이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신정아 씨가 리플리 병(자신이 바라는 세계만을 진짜라고 믿고, 자신이 발을 딛고 사는 현실을 오히려 허구라고 믿는 병) 환자라고, 너무 뻔뻔하다고, 대단한 사기꾼이라고 비난할 자격 우리에겐 없지 않을까요. 이지영 씨나 이현세 씨의 커밍아웃을 두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입에 거품을 물 자격 역시 없지 않을까요. 잘못은 밉지만 사람은 가련한 경우가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이현세 씨는 20년 동안 목에 있던 것을 빼낸 것 같은 후련한 기분이라고 했고, 이지영 씨는 남들을 속여 온 세월을 친딸 행세를 하는 가짜 딸의 죄책감에 비유했습니다. 단 한번도 학벌을 이용하지 않거나 학벌에 주눅 들지 않은 자, 그들만이 저들에게 돌을 던질 자격이 있으니까요! | 한국교육신문 기자
고재학 | 저자 #사례 1. 얼마 전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교사 가 올린 사진 한 장이 화제가 됐다. 공부하는 책상 바닥에 작은 구멍이 하나씩 뚫린 두 개의 책상을 담은 사진이었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교사의 감시를 피해 문자메시지를 보내려고 조각칼로 뚫은 구멍이었다. 교무실에 불려온 학생은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책상에 구멍을 파고 음료수를 먹는 사진을 우연히 본 기억을 되살려 구멍을 팠어요”라고 고백했다. #사례 2. 초등학교 6학년 수정(12)이는 잠을 잘 때도 휴대폰을 안고 잔다. 잠에서 깨면 가장 먼저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답장을 하거나, 친한 친구들에게 오늘 스케줄과 관련된 문자를 ‘날리기’ 시작한다. 만일 답(答) 문자가 금방 오지 않으면 ‘씹혔다’면서 안절부절 못한다. 수업시간에도 휴대폰에서 손을 떼지 않는다. 쉼 없이 친구와 문자를 주고받는다. 하루 이용하는 문자메시지는 보통 200~300통. 웬만한 어른들이 한 달 동안 보내는 문자를 하루에 보내는 셈이다. 수정이는 “문자를 보내지 않으면 무료하기도 하고 왠지 불안해요. 선생님에게 들키면 1주일 동안 압수당하기 때문에 구형 휴대폰을 여분으로 갖고 다녀요”라고 말한다. 초·중·고생 휴대폰 가입자 478만명 ‘휴대폰 가입자 4000만 명 시대’를 맞은 우리의 현주소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국내 이동통신 3사의 휴대폰 가입자 수는 3938만 명. 휴대폰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나라 10~69세 인구는 4002만 명이다. 단순 계산으로 9세 이하 어린이와 70세 이상 노인을 제외한 전체 인구의 98.2%가 휴대폰을 갖고 있는 셈이다. 전국의 초등학생과 중·고교생은 모두 779만 명. 이 중 휴대폰 가입자는 478만 명이다. 10명 중 6명 이상이 휴대폰을 사용하는 셈이다. 그러나 엄마 아빠 명의로 가입한 경우가 30~4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그 비율은 훨씬 늘어난다. 90%가 넘는다고 보면 된다. 오늘날 휴대폰은 모 이동통신업체의 광고 문구처럼 ‘생활의 중심’이다. 단순한 이동전화 기능을 넘어 문자메시지, 카메라, MP3, 모바일 게임, 인터넷 동영상, 위성TV 등의 기능을 갖춘 만능 전자제품이자 생활필수품인 것이다. 특히 아이들에겐 ‘세상과 나를 연결해주는 끈’이요, 자신만의 ‘분신’이고 ‘비밀 공간’이며, 뗄레야 뗄 수 없는 신체 ‘옵션’이다. 그래서 24시간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교실에서도 학원에서도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집에 두고 온 휴대폰을 가져오기 위해 조퇴를 불사하고 날렵한 맵시의 최신 휴대폰을 사기 위해 원조교제까지 하는 상황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아이들의 휴대폰 몰입이 중독 수준에 이른데다, 정서적·교육적 악영향이 어른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점이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지난해 청소년 1100명을 대상으로 휴대폰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청소년 3명 중 1명은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하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40%는 “수업 중에도 몰래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다”고 답했다. 올해 4월 광고회사 대홍기획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10대 청소년들의 문자 발송건수는 하루 평균 100건이며, 심지어 하루 1000통 이상을 보내는 경우도 3%에 육박했다. 휴대폰 중독은 단순한 중독을 넘어 폐해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수업 시간에도 모바일 동영상을 통해 음란물을 보고, 게임이나 드라마를 즐긴다. 휴대폰이 곁에 없으면 불안하기 때문에 늘 옆에 두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거나 문자를 보내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휴대폰을 집에 두고 오거나 수업 중에 압수당하면 우울·불안 증세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고교생 10명 중 1명은 쉴 새 없이 휴대폰 버튼을 누르는 바람에 혈액순환장애가 생겨 어깨 통증으로 이어지는 ‘단순반복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휴대폰은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에 비해 중독에 빠질 위험성이 훨씬 크다. 언제 어디서나 24시간 갖고 다니며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와 게임기를 합쳐 놓은 것처럼 기능이 다양해 중독 현상도 문자메시지, 모바일 게임, 음란 콘텐츠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휴대폰은 돈 잡아먹는 하마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별나게 신기술에 민감하다. 지난해 각국에서 팔린 휴대폰 중 카메라 기능을 갖춘 휴대폰 비율은 한국이 89%로 미국(14%), 유럽(44%), 중국(39%)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휴대폰을 신형으로 교체하는 속도도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빠르다. 한국의 휴대폰 교체 주기는 평균 12개월로 미국(21개월) 캐나다(30개월)의 절반 수준이다. 10대 청소년들에게 휴대폰은 전화라기보다 패션 소품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더 강하다. SK텔레텍의 조사에 따르면 10대 후반의 휴대폰 구매 고객 중 36.7%는 “디자인을 가장 먼저 고려한다”고 답해 “기능을 먼저 따진다”는 응답(11.7%)보다 훨씬 많았다. 반면 30대 후반 고객은 기능(25%)을 디자인(19.2%)보다 중시했다. 휴대폰 사용료는 저소득층의 허리를 휘게 하는 주원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하위 20% 소득계층의 가계지출 항목 중 통신비 비중은 1995년 2.6%(1만 9040원)에서 2005년 8.2%(9만 7538원)로 급증했다. 식비와 교육비에 이어 3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가계지출 중 평균 통신비 비중(2.0%)에 비해 4배 이상 많다. 이 같은 통신비 과소비에는 국내의 불합리한 요금체계도 한몫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휴대폰으로 20분간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곡 당 500원의 정보이용료를 내고 3곡의 벨소리를 전송 받으면 요금이 얼마나 나올까? 소비자들은 1500원의 요금이 나올 것으로 여기기 쉽지만, 실은 2만 원가량의 데이터요금이 부과된다. 휴대폰의 데이터요금은 건당 고정 요금이 나오는 ‘정보이용료’와 데이터 크기에 따라 부과되는 ‘데이터 통화료’로 나뉜다. 콘텐츠 제공업체(CP)가 가져가는 정보이용료는 몇백 원 수준이지만, 이동통신사의 몫인 데이터 통화료는 사용 시간과 데이터 용량에 따라 금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이동통신사들은 정보이용료는 명확한 금액을 밝히면서 데이터 통화료는 용량 크기만 알려줄 뿐, 어느 정도의 요금이 부과된다는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용자는 정보이용료만 내면 되는 줄 알고 있다가 엄청난 요금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라 소비자보호원 등에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PAGE BREAK]손안의 움직이는 포르노 채널 서울 M중 1학년 김모(13)군은 지난겨울 음란물 이용사실을 알게 된 아빠에게 휴대폰을 빼앗겼다. 휴대폰 사용료가 70만 원 이상 나와 요금내역을 알아봤더니 김 군이 무선인터넷으로 연예인 누드사진과 음란 동영상을 수시로 다운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는 음란물을 이용하지 않을 테니 용서해 달라’고 빌었지만, 아빠의 태도는 단호했다. 외아들인 김 군은 크게 절망해 가출을 단행했다. 친구 집에서 머물다 이틀 만에 아빠에게 붙잡혀 돌아왔지만, 예전의 다정했던 아빠와의 관계가 회복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청소년위원회가 2005년 10월 ‘19세 미만 구독 불가’라는 경고 문구를 붙여 국회에 제출한 ‘휴대폰 콘텐츠 모니터링 보고서’를 보면 쩍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모니터링 중에 만난 한 학생은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내가 휴대폰으로 보는 성인물을 실제로 보면 아마 기절할 것”이라고 말했고, 의원들도 “이럴 수가 있나,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실제 휴대폰을 열면 언제 어디서나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에, 적나라한 성행위를 묘사한 사진과 동영상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인터넷에서 접할 수 있는 음란 콘텐츠가 고스란히 모바일로 옮겨왔다고 보면 된다. 휴대폰에 범람하는 유해 콘텐츠는 우리 아이들을 포르노의 노예로 만들고 있다. 실제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2005년 7월 휴대폰을 갖고 있는 수도권지역 중·고교생 1088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10명 중 1명꼴로 성(性)비행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포르노 사이트에 접속(16.3%)하거나 심야시간에 번개팅(즉석 미팅·14.9%)을 해본 학생이 6~6.7명 중 1명꼴이었다. 번개팅을 통해 만난 이성과 성적 행동(키스, 애무, 성관계 등)을 해본 경험은 11.1%, 휴대폰을 이용해 원조교제를 한 비율이 10.4%, 휴대폰으로 성인용품을 구입해본 학생이 10.2%, 휴대폰으로 음란물을 웹에 올린 경험도 10.8%나 됐다. 10대 언어파괴·성적 저하의 주범 ‘츄릅’(음식 사진 등을 보고 침 흘린다는 표현), ‘훈남’(마음이 훈훈해지는 미남), ‘급질’(급한 질문), ‘미자’(중·고등학생들이 미성년자인 자신들을 가리키는 말), ‘취뽀하다’(취직하다)’ ‘ㄱㄱㅁ’(개그맨이라는 단어의 자음만 사용한 것으로 어이없다는 뜻), ‘OTL’(O는 머리를, T는 팔을, L은 꿇은 다리를 나타내는 것으로 좌절을 의미), ‘려차’(영어 욕설 fuck이라는 영어단어를 한글로 치면 ‘려차’가 된다), ‘KIN’(즐기다·짜증난다는 의미), ‘간지’(일본말 ‘칸지(感)’에서 온 것으로 느낌이 온다는 뜻), ‘갈비’(갈수록 비호감), ‘안습’(안구에 습기 차다의 줄임말로 슬퍼서 눈물이 난다는 의미). 요즘 학생들끼리 주고받는 문자를 제대로 해독하기란 쉽지 않다. 이상한 기호들을 활용한 이모티콘이나 축약어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풍토가 언어 파괴와 한글 변용에 따른 의사소통의 장애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아이들의 잘못된 언어활동은 교실에서도 나타나고 글쓰기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실제 국어 교사들 사이에선 아이들의 글쓰기 방식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다. 7차 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독창적인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강조되고 있지만, 자기감정을 즉흥적으로 풀어내는 단문 형태의 문자메시지에 길들여져 글쓰기 능력이 오히려 퇴보하기 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요구하는 논술의 주제는 갈수록 깊이를 더하고 있지만, 아이들은 자기 생각을 표현할 줄도 모르고 감정만 토로하는 글쓰기를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문자 중독이 수업의 집중력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수업 중에 칠판을 보거나 교사의 눈을 응시하면서도 책상 밑으로 문자를 날린다. 교사들은 수업 중에 휴대폰을 반드시 끄도록 지도하고 있지만, 문자 연락이 올까 봐 진동음이나 무음으로 바꿔놓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무음으로 해둬도, 문자가 오면 궁금해서 선생님 눈치 봐서 잽싸게 확인한다”고 말한다. 진동음 역시 수업 분위기를 해치기는 마찬가지이다. 진동음이 울리면 모든 아이들이 시선이 그쪽으로 몰리고, 또 한바탕 실랑이가 벌어지기 때문에 수업 흐름이 끊길 수밖에 없다. 휴대폰이 사라지면 교실이 살아난다 최근 몇 년 새 10대 청소년들에게 폭발적으로 확산된 휴대폰이 요즘 학교에서 쫓겨나고 있다. 왜 그럴까? 휴대폰이 사라진 뒤 학교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보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경기도 안양시 귀인중학교는 2005년 3월 학생들이 교내에서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교칙을 바꿨다. 휴대폰 사용을 금지한 것은 물론, 학교에 가져와서도 안 된다. 이후 어느 교실에서나 흔히 들을 수 있던 휴대폰 벨 소리가 완전히 사라졌다. 만일 휴대폰을 가져 왔다가 들키면 2주 동안 압수되고 벌점 1점이 부과된다. 한 학기 동안 벌점 20점을 넘으면 각종 시상에서 제외된다. 시험 때 규정은 더 가혹하다. 1교시 시작 전에 담임교사에게 휴대폰을 내놓지 않았다가 도중에 들킬 경우 무조건 부정행위로 간주된다. 학교는 대신 학생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수신자부담 전화 두 대를 설치했고, 학생들이 교무실 전화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휴대폰 퇴출운동을 주도한 교사는 이렇게 말한다. “사실 휴대폰은 공동체 의식의 마지막 보루인 학교까지 위협하는 존재였어요. 한 아이가 최신 휴대폰을 가져오면 교실 분위기가 금방 술렁거립니다. 힘이 약한 아이들의 전화를 빌려서 유료 인터넷서비스를 이용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지금은 어떻게 변했느냐고요? 남학생들은 먼지를 휘날리며 우당탕 뛰어다니고, 여학생들은 팔짱을 끼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수다를 떨어요. 교내 곳곳이 부쩍 시끄러워졌습니다. 학교다워진 거죠.” 처음엔 불만을 토로하던 학생들도 지금은 학교 방침을 적극 환영하고 있다. 기계에 종속돼 메말랐던 학교생활이 달라지면서 휴대폰이 애물단지였음을 실감하게 됐기 때문이다. 수업 중에 문자를 보내던 풍경이 사라지고, 친구들과 격의 없이 어울려 대화와 토론을 하는 등 수업 분위기가 훨씬 화기애애하게 변했다. 아예 휴대폰을 없애버린 학생도 여러 명이다. 충남 공주 한일고는 공주 외곽 농촌 마을에서도 1㎞가량 산길로 접어들어야 찾을 수 있는 농어촌 지역 자율학교다. 전교생 500여 명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시골학교라고 만만하게 봤다간 큰 코 다친다. 2005학년 대학입시에서 전체 수험생(167명)의 62%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 등 이른바 ‘명문대학’에 합격했다. 시골 학교의 놀라운 학업성취의 비결은 뭘까? 이 학교 교사들이 학업 측면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학생들의 ‘집중력’이다. 집중력을 키우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학생들의 집중력을 방해하는 원인을 제거해주는 것이다. 이 학교는 1999년부터 학생들의 정신집중을 방해하는 휴대폰의 소지를 일절 금지하는 학칙을 운영하고 있다. 휴대폰이 수업 분위기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정신건강도 해친다는 이유에서다. 학생들이 휴대폰을 갖고 있다 적발되면 ‘1차 경고, 2차 학부모 통보’ 등 엄한 학칙이 적용된다. 대신 기숙사와 교내에 설치된 공중전화를 이용할 수 있지만, 공중전화 이용시간도 자유 시간 및 휴식시간, 새벽 1시까지로 엄격히 제한된다. 통화도 3분 이내로 용건만 간단히 해야 한다. 컴퓨터 이용 역시 일주일에 두 시간 이내로 제한되며, 교과과정 이외의 인터넷 사용은 금지된다. 학생들은 “휴대폰이 없으니 절대적인 학습량이 늘어날뿐더러 생각하는 훈련이 절로 된다”고 입을 모은다. 전북 부안여고는 고3 수험생을 중심으로 휴대폰 사용에 대한 자율 규정을 만들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가정 방문을 실시, 학부모에게 휴대폰 교육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학급회의를 통해 휴대폰 에티켓 교육도 실시했다. 그 결과 수업 중 휴대폰을 사용하는 학생이 급격히 줄었고 수업 집중도와 학습 분위기도 매우 좋아졌다. 학생들의 자제력이 높아지고 학생 간 대화시간도 크게 늘어났다. ‘휴대폰 안 가지고 다니기’ 운동을 벌이는 학교들의 공통점은 휴대폰 소지를 허용할 때보다 학교가 더 소란스러워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만 소란스러울 뿐, 수업 분위기는 훨씬 더 진지해졌다는 게 교사와 학생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수업 중에도 휴대폰으로 소통하던 아이들이 휴대폰이 사라지자 자연스럽게 수업에 집중하게 됐고, 반대로 쉬는 시간엔 친구들과 격의 없이 어울려 10대 나름의 건강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연락이 잘 안 돼 고립감을 느끼던 학생들도 집중력이 향상되고 수업 분위기가 호전되자 휴대폰 없는 학교 정착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 학교는 휴대폰 소지에 대해 엄격한 벌칙을 적용하는 대신, 공중전화 설치를 늘리고 교장실이나 교무실 전화도 학생들에게 개방하는 등 전화사용의 편의를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휴대폰 정화 활동 벌여야 고정된 공간에 배치돼 있는 TV나 컴퓨터는 휴대가 쉽지 않다. 가정에서 아이가 TV나 컴퓨터에 빠져 있으면, 금세 눈에 띄고 학부모가 잔소리를 함으로써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휴대폰은 개인적으로 은밀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정보화 기기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하며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으면 아이들이 언제 어디서나 음란물과 게임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 실제 마음만 먹으면 학교나 도서관에서도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동영상을 볼 수 있고, 몰래 음란 동영상을 보다가도 휴대폰을 닫아버리면 어떤 콘텐츠를 이용했는지 확인이 불가능하다. 그런 만큼 학부모와 교사들이 특별한 관심을 갖고 지도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의 휴대폰 중독을 막는 방법은 간단하다. 학부모와 교사부터 휴대폰 사용에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자신의 휴대폰 요금은 월 수십만 원씩 나오면서 아이들에겐 월 3만 원 이내로 쓰라고 닦달하는 부모들이 있다. 수업 중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은 엄격히 통제하면서 정작 본인 휴대폰은 마음대로 사용하는 교사도 있다. 이런 부모와 교사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휴대폰을 무절제하게 사용하고 중독에 빠질 위험이 그만큼 높아진다. 부모와 교사는 아이들이 행동을 그대로 모방하는 ‘역할 모델’이기 때문이다. 학부모는 자녀가 책임감 있게 휴대폰을 쓰도록 구입 때부터 사용목적을 분명히 가르쳐야 한다. 자녀에게 지나치게 비싼 휴대폰을 사줘서는 안 되며 정액형 요금제를 택해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녀가 주로 사용하는 휴대폰 콘텐츠와 사용시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사들도 학생들의 휴대폰 중독만 우려할 게 아니라, ‘수업 중에 휴대폰 안 받기’ 등 자체 정화활동을 동시에 펼쳐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가능하면 학교에서는 휴대폰 전원을 끄고 공중전화나 사무실 전화를 이용하는 등 모범을 보여야 한다. 학생들의 휴대폰 소지 금지가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학부모와 교사들의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김혜수 | 한국정보문화진흥원 미디어중독대응팀장 2006년 상반기 정보화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6년 6월 현재 만 6세 이상 인터넷 이용 인구는 약 3358만 명으로 약 73.5%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인터넷 이용률을 살펴보면 6~19세가 98.1%, 20대 98.1%, 30대 91.6%로 6세부터 40세 미만 연령층의 90% 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인터넷진흥원, 2006). 특히 20대 이하의 인터넷 이용률이 95%를 상회하고 있다는 실태조사 결과는 이제 우리나라가 인터넷이 상용화됨에 따라 사이버 공간이 일상생활의 중요한 맥락(context)으로 자리매김하였음을 시사하고 있다. 인터넷 중독은 행동 장애 인터넷 이용이 확산됨에 따라 인터넷의 오·남용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하였으며, 청소년층의 가장 심각한 역기능 사례 중 하나로 인터넷중독을 꼽을 수 있다. 인터넷중독은 알코올 중독과 마찬가지로 실재하는 행동 장애로서 Young(1996)이 규정한 지 10년이 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학문적인 논의가 최근 5년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인터넷중독의 개념은 학자마다 다양하며, 아직 학문적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는 아니나, 일반적으로 인용되고 있는 인터넷중독의 정의를 두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김청택, 박중규, 이수진(2003)에 의하면, 인터넷 중독이란 ‘인터넷 사용에 대한 금단과 내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상생활의 장애가 유발되는 것’으로 정의되며, 박성길과 김창대(2003)에 의하면, ‘인터넷의 사용이 지나쳐 이용자의 일상생활에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직업적, 사회 적응적 기능 손상을 초래하는 상태’라 정의된다. 전문가 상담 필요한 위험 사용자 많아져 2005년도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서 전국 만 9세 이상 39세 이하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인터넷중독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약 2.4% 정도가 시급히 전문가의 상담과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 사용자 군으로 조사되었으며, 방치할 경우 고위험 사용자 군으로 발전할 우려가 있는 잠재적 위험 사용자 군이 10.2%로 나타났다. 2005년 인터넷중독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청소년 인터넷 중독 현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청소년 응답자의 경우 전체 응답자보다 인터넷중독률이 다소 높은 경향을 보이며, 고위험 사용자 군은 전체의 2.6%, 잠재적 위험 사용자 군은 12.7%를 차지하고 있다. 학력별로 살펴보면 고등학생의 인터넷중독률은 고위험 사용자 군이 3.9%, 잠재적 위험 사용자 군이 13.6%를 차지하여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보다 인터넷 중독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인터넷 주이용 목적을 복수 응답하도록 하여 분석한 결과 전체 대상자 중에서 인터넷 주이용 목적이 1순위 기준으로 게임(34.7%)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연령별 인터넷 주이용 목적을 1순위 기준으로 살펴보면, 만 9세~12세의 경우 게임이 57.4%, 만 13세~15세의 경우 게임이 46.8%, 만 16세~19세의 경우 31.8%를 차지하였으며, 저연령층 집단으로 갈수록 게임을 인터넷의 주이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청소년의 주된 인터넷 이용 장소는 대부분 집(95.4%)이었으며, 그 외에는 PC방(4%), 학교(0.6%) 순으로 나타났다. 넷째, 청소년의 경우 인터넷중독 시 누구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1순위 응답 기준으로 부모(67.9%)를 가장 먼저 떠올렸으며, 친구(17.4%), 학교(8.4%), 전문상담원(4.6%), 기타(1.7%) 순으로 응답하였다. 다섯째, 청소년의 경우 인터넷 이용에 대한 부모의 태도를 살펴 본 결과 아버지의 경우 상관하지 않는다(53.0%)가 가장 높았으며, 잔소리를 한다(27.9%), 싫어하지만 묵인해준다(12.0%), 심한 잔소리나 질책을 한다(7.5%), 격려하고 지원한다(2.9%), 절대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0.9%)의 순으로 나타났다. 어머니의 경우 잔소리를 한다(37.7%)가 가장 높았으며, 근소한 차이로 상관하지 않는다(36.0%)가 세 번째, 싫어하지만 묵인해준다(14.3%), 심한 잔소리나 질책을 한다(7.5%), 격려하고 지원한다(3.9%), 절대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0.4%)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섯째, 인터넷 이용을 통제할 때 청소년층에서 나타내는 정서적 반응으로는 분노(44.7%)가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아쉬움(24.8%), 무감정(20.6%), 좌절(5.2%), 만족감(4.5%), 기타(0.2%)의 순으로 나타났다. 일곱째, 청소년의 경우 인터넷 이용의 통제에 대한 행동적 반응으로는 소극적 반항이 43.2%로 가장 많았으며, 순응하는 경우가 40.1%로 그다음으로 많았다. 여덟째, 인터넷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으로는 건강 악화(49.5%)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학교생활 등에 지장을 주는 생활파괴(29.9%), 스트레스(7.3%), 성격변화(4.7%), 현실과 가상공간과의 혼동(3.1%), 사회생활 위축(2.1%), 경제적 궁핍(1.8%), 기타(0.7%)의 순으로 나타났다. 나이 어릴수록 정보검색보다는 오락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2005년 하반기 정보화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5년 12월 현재 만 6~19세가 97.8%이며, 만 3~5세의 이용률은 47.9%에 이르는 등 유아, 아동 및 청소년의 인터넷 이용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한국인터넷진흥원, 2005). 그러나 아동 및 청소년 인터넷이용은 급증한 반면, 인터넷 사용 실태를 분석해보면 저연령층으로 갈수록 자료나 정보검색 및 학습활동보다는 게임 등과 같은 오락 위주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 및 중독의 우려가 있는 청소년의 비율이 약 15.3% 정도로 추정되나, 인터넷중독에 관한 내용은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다루고 있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초·중등학교에서 창의적 재량학습시간 또는 특강을 활용하여 인터넷중독 예방교육이 일부 보급되고 있으나 사실 상당히 미흡한 실정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전산시간 또는 컴퓨터시간에 활용되고 있는 교재 3종을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분석해 보았으나1), 한 종의 초등학교 1학년 교재에 게임중독 예방에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므로 초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전산(컴퓨터) 수업에서 인터넷중독 예방에 관한 내용을 교육받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직은 부족함이 있다. 또한 인터넷중독 예방특강은 학교에서 신청을 하는 경우에만 학생들이 특강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교육혜택이 한정적이다. 그러므로 향후 초등 정규교과과정 또는 재량학습 교재에 인터넷중독예방교육 내용이 편성되어야 할 것이다. [PAGE BREAK] 교사, ‘인터넷 사용 요일제’ 활용해라 특히 학생들의 경우 방학이나 주말과 같이 여유 시간이 많은 경우 인터넷 사용이 과다하게 늘어나 인터넷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교사들의 경우 현재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www.iapc.or.kr) 프로그램에서 활용하고 있는 인터넷 사용(또는 게임사용) 요일제 등을 활용하여 일주일 중 하루는 자율적으로 인터넷 사용을 절제하는 계획성 있는 생활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둘째, 부모를 대상으로 인터넷중독 예방, 나아가 올바른 미디어 사용을 위한 부모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넷중독 실태조사 결과 청소년의 95% 이상이 가정에서 주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바, 가정에서 부모의 적절한 인터넷 사용지도가 요구된다. 또 자녀들의 경우 인터넷중독 시 부모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가장 많이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데 비해(67.9%), 일반적으로 부모의 경우 자녀의 인터넷 중독 문제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도움을 주어야 할지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자녀가 인터넷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경우 금단과 내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자녀의 일상생활에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사회 적응적 기능 손상을 초래하게 되므로 부모교육을 통해 가정에서 올바른 컴퓨터 사용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부모와 담임교사 그리고 상담교사 간에 원활한 정보 교환과 협력이 필요하며, 이 외에도 교육청의 학교보건원이나 청소년 상담기관,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등과 긴밀한 상호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인터넷을 과다 사용하여 전문적인 도움을 받기 원할 때 부모와 학생들이 상담 등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해 주거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부모, 시간관리 능력 키워줘라 인터넷중독 예방의 경우 부모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청소년의 대부분이 가정(95.4%)에서 컴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부모가 담당해야 할 가정교육의 영역이 인터넷중독 예방교육으로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부모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인터넷중독 예방교육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환경적인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년들은 핵가족화, 맞벌이 부부의 증가, 외동 아이의 증가 등 가족구조의 변화와 여성의 사회적 참여의 증가 등의 사회적 변화로 인터넷을 과다 사용할 수 있는 환경적 유혹 하에 매일 생활하고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컴퓨터 매체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컴퓨터라는 매체의 사용 목적이 게임을 하기 위한 오락기가 아니라 정보의 도서관, 생활도구, 문화도구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김현수, 2005). 따라서 부모는 컴퓨터와 인터넷의 정확한 사용 용도를 자녀에게 바르게 인식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청소년의 게임 주 이용시간대를 파악해야 한다. 부모는 자녀의 연령대별 게임이용시간의 분포를 잘 고려하여 자녀에게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부모는 자녀가 인터넷을 사용함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다섯째, 부모의 정보화능력과 부모 효능감이 요구된다. 부모가 컴퓨터와 인터넷을 사용할 줄 아는 한 자녀의 인터넷 중독이 예방될 수 있으며, 각종 음란물 등으로부터 차단이 가능하다. 이는 나아가 전반적인 부모가 가정에서 부모-자녀 관계를 바람직하게 형성하고 건전하게 유지하면서 부모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확신인 부모 효능감(parent efficacy)을 향상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수반할 수 있다(신용주, 김혜수, 2003). 여섯째, 컴퓨터 사용에 대해 일관적인 양육태도가 중요하다. 특히 인터넷 사용에 대한 부모의 비일관적인 양육 방식은 자녀의 인터넷 통제에 대한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을뿐더러 자녀가 인터넷을 좀 더 사용하고 싶을 경우 유혹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을 과다 사용하는 데 영향을 주기 쉽다. 일곱째, 시간관리 능력과 자기조절력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인터넷중독의 경우 인터넷 사용에 대한 내성이 생기게 되고, 인터넷 사용에 강박적인 집착을 보이게 되며, 또 자신이 사용했던 인터넷 시간을 왜곡되게 지각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부모와 잦은 마찰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가 자녀가 인터넷게임 이용 시 부모가 통제할 경우 ‘시간에 대한 지각의 왜곡’으로 말미암아 게임을 조금밖에 하지 않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터넷중독인 자녀나 중독의 위험이 있는 자녀들에게 시간관리 능력을 키워주면 컴퓨터 사용조절능력이 향상된다. 여덟째, 자녀들이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스트레스에 강한 사람들은 시카고 대학의 Kobasa와 Maddi(구광현 외, 2002 재인용)가 제창한 3C가 강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3C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건을 통제할 수 있는 통제력(control), 스트레스를 개인의 성장과 발달의 기회로 변화시키는 도전력(challenge), 그리고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자신과 가족, 일에 대한 확고한 책임감 및 수행능력(commitment)을 의미한다. 더욱 주목할 만한 사실은 스트레스 극복에 반드시 필요한 이 세 가지 능력은 어린 시절에 스트레스를 다루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회피하기보다는 부모나 교사의 도움으로 스트레스를 성공적으로 극복하였던 경험을 토대로 길러진다는 것이다. 대부분 청소년 자녀의 경우 스트레스 해소방안이 인터넷이 유일한 경우 문제가 생긴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녀의 취미, 성향 등을 고려하여, 자녀에게 맞는 스트레스를 극복 방법을 개발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아홉째, 자녀의 연령이 낮을수록 보다 쉽고도 구체적인 인터넷 사용지침을 제시해 주고 실천을 격려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부모가 자녀의 게임 행위에 대해 무조건 거부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통제하는 것보다는 자녀 연령에 적합한 게임을 잘 선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아울러 자녀와 함께 적절한 기준을 마련해놓고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사실 위와 같은 인터넷중독 예방을 위한 부모교육이 학교에서 실시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나, 최근에는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인해 부모교육에 참가하는 부모의 참여율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므로 인터넷중독 예방을 위한 부모활용지침을 가정통신문을 통해 각 가정에 배포하는 것도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예방과 조기 개입이 최선 이제 인터넷이 상용화되어 인터넷 오·남용으로 인한 인터넷중독이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인터넷중독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많은 전문가가 ‘예방과 조기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학교에서의 인터넷중독 예방교육이 필요하며, 부모, 담당교사 및 상담교사 간에 원활한 정보 교환과 협력이 필요하다. 그뿐 아니라, 일선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고 있는 진로상담부, 교육정보부 교사들을 위한 상담 모델 보급과 교원직무연수를 실시해야 한다. 나아가 인터넷중독 예방 및 해소라는 거시적 차원에서 청소년의 사회화를 담당하고 있는 학교와 가정의 기능을 보다 활성화하고 교사와 부모 및 전문가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Usher와 Bryant(1989)의 주장과 같이 이론(theory)과 실제(practice), 그리고 연구(research)를 하나의 통합된 단위(unit)로 고려하여 전문성과 실천력이 함께 강화될 필요가 있다.
원일석 | 광운대 정보통신대학원 교수․교육용게임 쉽게 빠질 수 있는 게임의 유혹 A군은 고향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그가 온라인 게임을 하게 된 것은 주변 친구들의 자연스러운 권유에 의해서였는데, 그 별 의미 없는 권유가 A군 인생을 완전히 변화시켜 버릴 것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오래 지나지 않아 온라인 게임의 전투와 커뮤니티의 재미에 푹 빠져버린 A군은 강의가 없는 낮에는 대학가의 PC방에서, 밤에는 자취방에서 게임에 몰두하게 되었다. 점차 온라인 게임에 접속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것에 비례해 학업에 쏟는 시간은 줄어들었다. 과제물도 제출하지 않고, 강의에도 잘 나가지 않던 A군은 더 이상 출석점수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휴학을 해버렸다. 그리고는 자취방에 틀어박혀 온라인 게임의 무한한 세계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상당한 시간이 지난 어느 날, A군의 말에 의하면 어느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한다. 자취방에서 일 년 동안 온라인 게임만 하다가 초췌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현실에 눈을 뜬 것이다. 현실은 더 참혹했다. 휴학상태로 두 학기를 허송세월하고, 등록금은 게임 아이템을 사는데 모두 탕진해 버렸다. A군은 더 늦기 전에 다시 복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고 한다. 후배들과 함께 재수강하기도 창피하고, 무엇보다도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일 년 동안 게임만 하며 시간을 보냈으며 등록금을 더 달라고 말할 면목이 없었던 것이다. A군으로부터 필자가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다행이도 A군은 복학하여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간 뒤였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대학생활에서 잃어버린 일 년이 넘는 시간을 어떻게 만회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 빠져 있었고, 자신을 이런 상태로 몰고 간 온라인 게임은 다시는 보기 싫다고 몸서리를 치고 있었다. A군이 이런 일을 겪기 전에 필자나 다른 전문가들이 상황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대학생인) A군이 어느 순간 자신이 스스로 정신을 차렸다는 점, 그리고 빨리 잘못된 상황을 회복시키려고 노력했으며 그 노력이 성과를 보였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게임중독 상황에서 스스로 정신을 차리는 행운은 정말 찾아오기 힘들다. 특히 혼자서 살며 주변 사람과 격리된 상태에서는 더욱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학생들의 주변에 이런 친구가 있다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 빨리 알리도록 당부해두는 것이 좋다. 집에서는 밤새고, 학교에서는 자고 초등학교 고학년인 B군은 활발하고 성적도 비교적 좋은 아이다. B군의 부모와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어 자주 만나게 되었는데, 어느 날 B군의 부모가 B군이 게임 때문에 성적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하며 필자에게 상담을 요청해왔다. B군의 부모는 가게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침에 나가서 밤늦게 들어와 잠시 눈을 붙이고 다시 아침에 나가는 사이클이 반복되어 B군이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B군과도 구면이고 집에도 방문한 적이 있어 B군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는데,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B군은 집에 와서 잠을 거의 자지 않았다. B군은 집에 오면 곧장 게임을 시작한다. 그리고 부모가 올 때쯤 되어 컴퓨터를 끄고 자는 척하다가 부모가 잠자리에 들면 다시 게임을 시작한다. 외아들인 B군은 자기 공부방 안에 컴퓨터를 가지고 있었는데, 방문을 닫으면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 전혀 모르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상태로 게임을 하다가 새벽에 잠들고, 아침에 엄마의 성화에 깨어나 등교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쉬는 시간에 자고, 수업시간에는 조는 등 학교에서 수업이 잘될 리가 없었다. 물론 이렇게 되면 생체리듬이 고정되어 밤에는 정신이 또렷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므로, 성적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이러한 경우 중독적 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한 조치가 우선되어야 하고, 폭력적이거나 강제적 방법보다는 스스로의 조절력을 높이는 방법을 유도하여 B군의 현실 생활 복귀를 찾아야만 했다. 일단 B군의 컴퓨터는 방 안에 있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 부모님도 써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컴퓨터를 거실의 공개된 장소로 내놓았고, 또한 담임선생님과 B군의 학습문제에 대해 상의하도록 하였다. B군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시간조절을 하게 되었으며, 지면에 다 쓸 수 없을 정도의 크고 작은 마찰이 있었지만 이제는 일상생활과 학업에 있어 큰 문제없이 적응하고 있다. 그러나 B군의 경우는 가정환경 때문에 지속적으로 지켜봐야만 한다. 맞벌이나 부모의 갈등 문제 등으로 자녀에게 관심을 덜 기울이는 가정의 경우 게임중독문제는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고, 일단 일어나면 심각한 수준으로 빠져버려 회복에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가정환경을 살펴보자. 가족이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는 환경의 아이들은 일단 게임중독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그만큼이나 게임은 아이들의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고, 새로운 도피처이자 안식처가 되었다. B군이 게임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발견한 또 다른 문제도 있다. 게임에 몰입하자 B군도 모르게 다리 한쪽이 의자로 올라가더니 화면을 향해 목을 쭉 뺀 자세가 게임 끝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성인에게서나 볼 수 있는 컴퓨터 직업병 자세를 초등학생에게서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문제는 아이들의 게임중독과 함께 반드시 확인해보도록 당부하고 싶다. 청소년 10명에 3명이 게임중독 21세기형 지식산업이며 정서서비스산업 및 감성산업인 게임산업.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할 중요한 국가전략산업이며, 종합예술산업이며, 멀티미디어 데이터의 보고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는 신규산업이다. 국내 규모는 4조 이상, 세계적 규모는 1200억 불(약 140조 원) 이상에 달하는 대규모의 시장이며 매년 30% 이상의 경이적인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화려한 게임시장에서 파생되는 게임중독 문제는 그냥 지나칠 때가 있다. 모든 사람들이 달의 밝은 앞면을 보면서 달의 어두운 뒷면은 상상하기 힘든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달의 뒷면이 실재하는 것처럼 청소년 10명 가운데 3명이 게임중독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추산되는 현실도 존재하고 있음을 알아야만 한다. 과연 청소년들은 얼마나 게임을 할까? 청소년들이 한 달에 얼마나 온라인게임을 하는지에 대한 조사에서 거의 전 연령의 30% 정도가 하루에 한 번 이상 온라인게임을 한다고 대답했다. 이것은 거의 ‘일상’이라고 해도 될 정도이다. 게임 시간대를 조사한 것에서는 초등학생 연령대는 반수 이상이 정오부터 저녁 6시 사이의 시간에 게임을 한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집이나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인원수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저녁 6시 이후에는 집에서 부모님들과 함께 있으므로 게임을 하기에는 다소 곤란해지고, 수면시간이 시작되는 10시 이후에는 게임이 더욱 곤란해진다.이에 비해서 중학생 이상 연령대를 보면 학교가 끝난 뒤부터 새벽 2시까지의 분포가 고른 편이다. 이 연령대는 비교적 시간에 자유롭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0.7%(새벽 2시부터 아침 6시까지)의 초등학생이다. 과연 이들은 어떤 일상을 보내는 것일까?[PAGE BREAK] 아직도 해결은 가정 내에서만 게임중독 문제가 맨 처음 발견되는 장소는 대부분 가정이다. 자녀의 게임중독 증상을 인지한 뒤 부모들의 대응방법을 보면 자녀의 게임중독 문제는 부모가 스스로 해결하거나 강제적인 방법을 사용한다는 답변이 상당히 많다. 전문 상담기관이나 교사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답변은 상대적으로 적다. 만약 자녀의 게임중독이 심각한 상황이라면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자칫 놓칠 수도 있다. 교사와 부모와의 긴밀한 교류는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믿음직한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경험에 의하면, 컴퓨터를 없애버린다거나 전원케이블을 숨긴다거나 하는 강제적인 방법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게임에 일단 빠진 사람은 게임이 가능한 곳을 찾아 이동한다. 더구나 지금 우리나라는 온라인 게임 최적의 환경이다. 학교와 공공시설의 컴퓨터는 개방되어 있으며 PC방 사용요금은 초등학생의 용돈으로도 충분히 밤을 샐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해졌다. 게임중독 알고, 대처하자 그렇다면 교사는 어떻게 학생들의 게임중독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인가. 물론 학부모와의 연락이 제일 효율적인 방법이겠지만, 몇 가지 요령을 통해 학생들을 살펴보면 게임중독의 전조 또는 심화증세를 눈치 챌 수 있다. 첫 번째로 학생 생활의 급격한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다. 만성적 피로, 수면부족, 교우관계의 변화, 언어의 변화, 잦은 지각 등이 있다면 게임몰입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쉬는 시간에 책상에 팔을 포개고 자는 학생을 살펴보라. 두 번째로 학급의 유행 게임을 주시하는 것이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학급 내 친구들이 게임에서도 다시 모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단 학급 내 일정 비율 이상의 인원이 하는 게임은 유행이 되어 버린다. 이때, 몇몇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중독 상태에 빠져 오랜 시간 게임을 하는 학생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특히 해당 게임의 ‘고렙(높은 레벨의 게이머)’은 그만큼 투자한 시간이 많다는 뜻이므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 가정환경을 살펴보는 것이다. B군의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게임에 중독되기 쉬운 환경을 가지고 있는 학생은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다. 상담기법에 대해 배우고 싶어 하는 교사라면 국내 여러 기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인터넷 게임 중독관련 상담교육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서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인터넷 중독 전문상담사 교육과정’의 경우 인터넷과 청소년의 디지털 문화 및 신체건강, 그리고 온라인 게임중독에 대한 개인 및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소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한국 청소년상담원의 ‘청소년 온라인게임중독 예방프로그램 지도자 양성교육’ 또한 각 급 학교 교사들이 온라인 게임중독에 대한 강의와 실습을 통해 학교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한국교총 원격교육연수원(www.educa-tion.or.kr)에서 운영하는 ‘학생지도를 위한 인터넷 중독 상담과정’은 6주간의 온라인 강의 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 게임, 채팅, 사이버섹스 등의 다양한 문제와 실제 사례와 상담내용을 중심으로 36강좌가 구성되어 있으므로 시간적, 공간적으로 여유가 없는 경우 상담에 대한 정보 습득이 가능하다. ‘직무연수’ 메뉴를 선택하면 손쉽게 찾아갈 수 있다. 학교에서 지도할 수 있는 중독 예방법 그렇다면 교사가 지금 당장 시행할 수 있는 간단한 게임중독 예방법은 무엇일까? 첫 번째, 컴퓨터는 게임기가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컴퓨터는 최소한 한대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는 생활필수품이 되어버렸다. 성인은 그 컴퓨터를 이용하여 문서를 작성하고 정보를 검색하거나 프로그램을 만들겠지만 그런 작업을 할 필요가 없는 청소년들에게는 컴퓨터는 단지 게임기 아니면 채팅용 단말기일 뿐이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우선적으로 알려주어야 할 것은 바로 컴퓨터와 인터넷의 용도인 것이다. 정보검색과 자료작성이라는 컴퓨터의 기본적인 용도를 이해하고 학습에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인터넷과 게임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하고 싶다. 두 번째, 학생 스스로가 인터넷과 게임 사용규칙을 만들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지도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이 컴퓨터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 규칙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신이 스스로 정한 시간에 게임을 끝낼 수 있다면 최소한 게임 중독을 예방하는 기본적인 한 단계를 성공한 것이다. 이러한 인터넷과 게임 사용규칙에는 최소한 다음과 같은 항목이 들어가도록 한다. * 하루 중 (집과 학교, 게임방에서도) 언제부터 몇 시간 동안 인터넷과 게임을 한다. * 부모님의 허락 없이 나와 가족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를 공개하지 않는다. * 부모님의 허락 없이 휴대폰/카드 결제하지 않는다. * 부모님의 허락 없이 게임에서 친하게 된 사람을 현실에서 만나지 않는다. 이것은 최소한의 목록이며, 여러 중독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참고하면 다양한 규칙 목록을 연령대에 맞게 만들 수 있다. 세 번째, 자녀에 의해서 가정의 분위기가 변화되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자면 컴퓨터를 가족들이 모두 볼 수 있는 거실로 꺼내도록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일부 가정은 부모가 사용하기 위해 골방에 컴퓨터를 넣은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부모의 채팅과 게임 등 바람직하지 않은 습관을 자녀가 지켜보면서 따라하게 된다. 교사와 학생의 주도로 부모로 하여금 은밀한 작업을 하던 컴퓨터를 가족 공동 소유물로 만들게 하자. 그것이 안 된다면 최소한 컴퓨터를 쓰는 동안에는 문을 활짝 열어놓도록 지도하자. 게임중독 문제는 모두의 책임 게임중독 예방과 치료의 최일선은 가정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의 대화와 관심이 게임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인 것이다. 여기에 교사의 도움이 함께 한다면 더욱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교사가 자녀의 게임사용량에 대해 학부모와 의견을 나누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의 사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온라인게임개발업체가 이 문제에서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 태국의 온라인 게임에는 ‘셧다운 제도’라는 것이 있다. 오후 10시가 넘으면 모든 온라인게임에 경고메시지가 출력된 뒤 미성년자의 계정은 모두 접속을 끊어버리는 제도이다. 게임 산업의 위축 가능성이나 실행 방법 자체를 고려해 볼 때 다소 심함이 느껴지지만, 청소년들의 수면시간 보장을 위해서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한 제도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활동과 제도들은 청소년들이 건강하고 훌륭히 자랄 수 있도록 그들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 어른들에게 주어진 시급한 과제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장근영 | 한국청소년개발원 부연구위원 나에게 축구는 생활이 아니라 ‘밀리면 끝나는 전투’였던 것 같다. 그런데 아들 두리는 확실히 다르다. … 본인도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축구선수이면서 베컴의 자서전을 머리맡에 놓고 잠들거나 지단에게 가서 공에 사인을 받고는 즐거워하는 것은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나는 그러지 않았다. 상대가 아무리 대단한 선수였어도 나에게는 한번 붙어 보고 싶은 경쟁자일 뿐이었다. 우리 시대의 삶은 ‘성공’에 모든 것을 두었다. 그러나 두리가 살고 있는 지금은 ‘행복과 즐거움’이 그들의 중심에 있는 것 같다… 이 글은 2006년 6월 차범근 감독이 자기 아들과 함께 월드컵 해설을 하면서 느낀 바를 담백하게 적은 칼럼이다. 그는 이 글에서 아들과 자신의 서로 다른 사고방식을 명확히 지적한다. 차범근과 차두리는 같은 축구를 하지만 그 둘에게 축구의 의미는 달랐다.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나라의 부모세대와 자녀세대는 같은 단어를 말하지만 그 의미는 다르다. 이것은 모두 새로운 정보화 시대의 도래와 그 속에서 일어난 새로운 사회화 과정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은 처음에는 우리에게 시공간의 제약을 적게 받는, 저렴하고 즉각적인 의사소통 수단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즉, 인터넷은 새로운 매체(media)로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간격을 좁혀주는 역할을 가진 것으로 인식되었다. 실제로 전자우편(e-mail)이나 MSN 채팅 서비스와 같은 인터넷의 의사소통 기능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삶의 방식을 크게 변화시켰다. 예전에는 오고 가는데 최소한 2~3일은 걸렸어야 할 공식적인 의사소통조차도 전자우편으로 대체함으로써 거의 실시간으로 교환이 가능해졌고, 채팅이나 네트워크를 통한 의사소통은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심리적으로 가까운 사람들과는 언제든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해 준다. 더구나 무선 인터넷 혹은 모바일 인터넷과 같은 서비스는 우리들로 하여금 언제 어디서든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인터넷 서비스는 이제 어디에나 존재함으로써 그 존재의 특이성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까지 이르고 있다. 그 결과 N 세대라고 불리는 새로운 청소년문화가 등장했다. 차범근 감독이 아들의 행동을 보며 느낀 생경함은 지금 우리나라 기성세대 모두의 경험이다. 그렇다면 실제 인터넷의 어떤 특성이 청소년들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청소년들은 이 공간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배우고 발달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청소년기 심리적 특성이 ‘몰입’ 배경 분명히 우리나라에서 인터넷과 컴퓨터와 게임은 청소년들이 주류를 이루는 영역이다. 인터넷 통계정보 시스템(isis.nic.or.kr)에 의하면 2006년 1월 현재 6세에서 19세 사이의 청소년들은 97% 이상이 최근 한 달간 한번 이상 인터넷을 사용했으나, 이용률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줄어들어서 50세 이후부터는 60% 이하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시간은 중학생일 때 보다 고등학생 시기에 더 높아졌으며, 이메일은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여자청소년들은 모바일 통신의 문자메시지를 더 많이 의존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들이 이렇게 인터넷에 적극적으로 몰입하는 배경에는 청소년기의 심리적인 특성이 있다. 발달심리학자 에릭슨(Erikson)에 의하면, 자아정체감의 문제는 청소년기에 이르러 차츰 의식적 수준으로 떠오른다. 청소년기를 심리적 유예기(psycholog-ical moratorium)라고 부르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심리적인 특성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청년기의 신체성숙과 성적 발달은 신체에 대한 강한 자의식을 불러 일으켜서 신체적 변화로 달라진 자신의 모습으로 인한 자아개념의 혼란이 일어난다. 둘째, 청년기의 인지 능력의 성숙은 추상적 개념을 사고할 수 있게 하는데, 이는 자신의 내면세계까지 바라볼 수 있게 하여 개인의 역할, 성격, 능력, 그리고 가능성 등을 탐색하고 가치관이나 도덕, 신념 등에 대한 탐색을 가능하게 하여 현실적인 자신과 이상 간의 괴리를 발견하고 고민하게 된다. 셋째, 사회적 관계망이 확대되어 이전보다 훨씬 넓어진 세상과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게 되는데, 이는 동시에 청년들에게 요구되는 역할의 확대를 의미한다. 그들을 ‘주변인(marginal man)’ 이라고 하듯이 상충된 역할 요구에 직면하고 자신에 대한 모호성에 빠진다. 넷째,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해야 할 일들이 많아지고 자신의 판단기준에 참조가 되어왔던 아동기 때의 동일시 대상의 가치가 그 효용성을 상실하면서 자신에 대해 심각하게 고뇌하게 된다. 다섯째, 현대사회는 예전과는 달리 다양한 삶의 방법을 보여주며, 유한한 기회를 가진 우리는 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정체감의 위기가 심화된다. 특히 자신이 앞으로 어른이 되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가 분명하지 않다는 두려움, 다시 말해 ‘역할전망’에 대한 두려움은 청소년들로 하여금 필사적으로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게 만든다. 일단 현재 자기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앞으로 뭘 할 수 있을지도 판단할 수 있지 않겠는가. 또한 정체감의 위기는 인생살이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부각되는데, 현대사회는 너무나도 다양한 인생들을 보여주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많아지고 그래서 갈등도 더 심해진다. 이런 이유로 청소년들은 어떻게든 현재 자신의 모습을 확인해야 한다. 자신들만의 세계 만드는 집단정체성 정체감을 확립하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은 바로 ‘집단정체성’(Group identity)을 형성하는 것이다. 집단정체성이란 심리 / 사회적 정체감(psychoso-cial identity)으로 개인이 속한 집단에 대한 소속감 또는 일체감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나는 연대생이다’, ‘나는 한국 사람이다’ 등과 같이 집단 단위로 유지되는 ‘집단적 정체의식’이다. 언제나 청소년들은 부모세대와는 분리된 공간에서 자기들만의 집단정체성을 형성하고자 한다. 이때 기성세대가 잘 모르거나 불온시하거나 금지하려고 하는 대상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왜냐하면 기성세대가 이런 거부감을 보이는 대상은 바로 청소년들에게는 자신들의 집단정체성을 경계 지을 수 있는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헤비메탈, 록음악이 이런 집단정체성의 경계선 역할을 했다. 청소년들이 즐기는 음악이 갈수록 험악하고 선정적이 되어갔던 이유는 그렇게 해야만 기성세대가 거부반응을 보이기 때문이었다(Lull, 1987). 그리고 21세기인 현재 우리나라에서 청소년들의 집단정체성을 경계 짓는 역할은 인터넷과 컴퓨터게임이 담당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인터넷에 접속해 들어가 부모세대가 이해하지 못하는 공간에서 기성세대가 알아듣지 못하는 통신어나 외계어를 이용하는 이유는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들만의 집단정체성을 형성하고 유지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이 사이버 공간 집단정체성의 세계에서도 다양한 갈등과 공격행동이 나타난다. 특히 사이버공간은 물리적인 위협이 없는 상상의 공간이기 때문에 현실공간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극단적인 행동이 부각되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아직까지도 이 사이버 공간의 공동체를 무차별적으로 일어나는 타인 비방이나 공격 행동, 음란물의 유통, 그리고 자살 사이트와 폭탄 사이트 등으로 대표되는 위험한 무엇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같은 이유로 일부에서는 청소년들의 가상공동체 형성과 자기들만의 사이버 문화 형성을 어떻게든 규제하거나 금지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단지 인터넷이나 컴퓨터게임이 청소년들과 기성세대 간의 세대격차를 뚜렷하게 드러내고, 기성세대로 하여금 청소년들의 행동과 심리에 대해서 새로운 걱정을 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그 걱정은 보통 인터넷 중독, 혹은 게임중독으로 불린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새로운 기술 시대를 따라잡지 못해 전문가의 위치와 통제력을 상실한 기성세대와 오히려 이 새로운 세계에서 주도권을 잡은 청소년들의 역할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어, 이제 부모는 자녀가 켜고 들여다보고 있는 컴퓨터의 모니터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해서 두렵다. 비명과 선혈이 낭자한 화면 앞에서 격렬하게 게임에 몰입하던 자녀 때문에 걱정하는 부모도 많다. 게임하면서는 화를 내던 자녀가 다음 순간에 누군가와 채팅을 하면서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볼 때는 안심이 되다가도 더욱더 불안해진다. 도대체 그 안에 뭐가 있기에 정신 나간 사람처럼 화내다가 웃기도 하는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다가 정말로 내 자녀가 잘못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된다. 그리고 이런 걱정은 자녀가 지금 당장 완수해야 하는 학업 문제와 만나면서 냉엄한 현실이 된다. 컴퓨터로 무엇인가를 하느라고 공부를 못하게 된 자녀들을 데리고 인터넷 중독 상담센터에 찾아오는 부모들은 지금도 끊이지 않는다.[PAGE BREAK] 충분한 이해 없는 개입은 부작용 낳아 좀 더 구체적으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평범한 청소년들이 인터넷과 컴퓨터게임에 몰입하는 이유를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또래 문화 : 모든 인간에게는 남이 한 일을 따라하려는 동조경향이 있다. 그런데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이 경향이 특히나 더 심하다. 주변 친구들이 하는 활동에 함께 참여하려는 욕구는 결국 또래문화에 동조하려는 경향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또래 문화가 바뀌면 놀이도 바뀐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2) 역할놀이의 본능 : 고프만 등에 의하면 우리는 일종의 배우들이다. 우리가 일하거나 공부하는 배경은 심리적으로는 연극 무대에 가깝다. 현재 나의 무대와 무대, 대본과 대본을 구분하는 능력은 기본이고 말이다. N 세대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역할놀이를 통해서 이런 무대와 대본, 그리고 각자의 역할을 숙지한다. 3) 암묵적인 사회적 암시 : 해리스(Harris)의 연구에 의하면 청소년들은 언제나 자기가 접하는 것들 중에서 첨단의 활동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그런 활동일수록 앞으로 자신이 성인이 되었을 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임을 본능적으로 인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활동일수록 기성세대가 잘 모르거나 두려워할 가능성이 높으며 청년들에게는 집단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게 만드는 뚜렷한 표지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청소년들이 기성세대와 다른 사고 다른 행동을 하고 다른 문화를 형성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있었던 정상적인 발달과정임을 알 수 있다. 단지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이 인터넷과 게임이라는 최첨단 기술영역을 배경으로 일어나면서 더 눈에 많이 띄고 있을 뿐이다. 사이버 공간의 청소년문화를 충분히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개입은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 게시판에서의 욕설사용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만들어진 욕설 금지장치를 피하기 위해서 청소년들은 욕설의 철자를 변형했고, 결과적으로 새로운 유형의 통신어를 만들게 되었다. 즉, 사이버 공간을 정화하기 위한 개입이 오히려 사이버 공간을 예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변화시킨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인터넷, 게임은 청소년 이해의 열쇠 내가 두리에게 배우는 게 하나 있다. 언젠가 자전적인 글에도 썼던 적이 있지만 ‘남의 행복이 커진다고 내 행복이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선지 이 녀석은 항상 여유가 있다. 늘 최고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남을 인정하는 여유가 없는 나에 비해 두리는 동료를 인정하는 여유가 있다. 부럽다. 그리고 이런 세상을 그들에게 물려준 우리 세대가 자랑스럽다. - 앞의 칼럼에서 인류역사가 시작된 이래 언제나 청소년들은 부모세대와 다른 사고방식과 행동을 해왔다. 부모가 자녀의 마음과 행동을 통제하고 원하는 대로 길러낼 수 있다는 생각은 사실상 환상이었다. 부모는 언제나 자녀가 자신의 일부이며 어느 누구보다도 자기 자녀를 가장 잘 알고 통제한다고 오해해왔고, 뒤늦게 달라진 자녀의 몸과 마음을 발견하고는 놀라곤 했다. 컴퓨터가 없던 필자의 청소년 시절에도 우리 또래 친구들은 독서실 간다고 하고는 오락실에 가는 것처럼 언제나 부모나 선생님 몰래 자기들만의 활동을 해왔다. 발달심리학자 해리스(J.R. Harris)는 이러한 또래 문화야 말로 새로운 세대가 변화하는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만약에 일반적으로 부모가 꿈꾸는 것처럼 친구들보다는 자기 부모와 더 말이 잘 통하고 자기 부모와 일치하는 가치와 행동방식을 습득한 자녀가 있다고 치자. 그 아이가 과연 어른이 되어서도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대답은 부정적이다. 왜냐하면 그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마주친 세계는 부모가 살았던 세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의 가치와 행동방식은 그들이 살아야 했던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서 형성된 것이다. 그러나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자녀들이 살아야 하는 세계가 기성세대의 그것과 같지 않다면, 자녀들은 부모보다는 자기들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자기 또래에 더 주목을 하고 그들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사이버 공간은 청소년들을 더 안전한 곳에서 더 쉽게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일 수 있다. 예전에 청소년들은 자기들만의 문화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서 분리된 공간을 필요로 했다. 그것은 으슥한 공터나 폐건물이거나 산 속이 되기도 했다. 이런 공간에서 이들은 실제 자신의 몸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꿈을 검증했고 그 결과 매우 많은 사고 위험에 노출되어야 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중요한 타인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연결된 지금, 청소년들은 자기들만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으슥한 공터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 인터넷 속의 게시판이나 온라인 게임이 바로 그 공간이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안전한 자기 방에 앉아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자기들만의 문화를 만들고 자기 신체를 사용할 필요 없이 아바타를 통해서 안전하게 자신의 꿈을 실험할 수 있다. 그 결과 인터넷을 통해서 청소년들은 안전해졌지만 부모가 체감하는 자녀의 위험은 더 커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예전에 부모가 자녀의 활동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그들만의 공간을 찾아가야 했다. 실제로 자기 자녀가 자기들만의 공간에서 무슨 일을 하는 지를 볼 수 있었던 부모는 극소수에 불과했으며, 그 결과 부모들은 자기 자녀가 어디서든 집에서와 똑같이 조용하고 얌전할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오해에 기반을 둔 안심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인터넷을 통해서 앉은 자리에서 자기들의 공간을 경험하는 청소년들은 부모에게 예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부모는 자기 자녀가 자기가 아는 익숙한 모습뿐만 아니라 더 다양하고 극단적인 모습까지도 가지고 있음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이 모습은 컴퓨터와 인터넷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이제 드러난 것일 뿐, 예전부터 있어왔던 것이다. 청소년들의 행동방식은 기성세대와 다르고 그들이 활동하는 공간도 다르다. 그러나 이것은 예전부터 그래왔던 것이다. 변하지 않은 것은 또 있다. 기성세대와 다른 자기를 만들고자 하면서도 기성세대로부터 충고와 조언을 필요로 하고, 기성세대가 제공하는 언제든 돌아갈 곳을 믿고서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는 청소년의 심리는 변하지 않았다. 차이가 드러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분명하게 서로의 다름을 확인할 수 있고 그 결과 소통의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고 할 수도 있다. 부모의 입장에서 청소년 자녀가 무슨 게임을 좋아하는지 주로 어떤 사이트에서 활동하는지만 알면 자녀와 소통할 수 있는 확고한 통로를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