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544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우리 교육이 왜 이 모양인가?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려면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적정 수의 교원을 확보하며 교실도 마련하여야 한다. 그런데 그 방법이 문제다. 교원과 교실이 확보되지 못한 상태에서 무작정 학생 수를 줄이면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천여 개의 고등학교에 당장 교실을 신축하라는 명령(?)이 하달된 모양이다. 그 가운데에는 2, 3년 안에 남아돌 교실이 태반이라고 한다. 무작정 숫자 채우기에 급급하지 말고, 누구를 위한 교육인가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OECD가 무서워서인가, 공약(公約)에 대한 책임감 때문인가? 이제 더 이상 숫자놀음에 목을 맬 때가 아니지 않은가? 하나의 교육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려면 적어도 관계자들을 망라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연후에 실태 파악을 제대로 하고 나서 해야 한다는 초보적인 원칙이 지켜지기를 바랄 뿐이다. 교육은 교육전문가의 손에 맡겨야 한다. 예로부터 국가를 제대로 경영하려면 치산치수(治山治水)에 힘쓰라고 했다. 사회가 격변할수록 기본은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과학 문명이 발달한 오늘날이라고 해서 교육을 교육 논리가 아닌 시장 논리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교육 정책을 탁상머리에 앉아 손바닥 뒤집듯이 세우고 바꾸는 사람들이 과연 교육의 교(敎)자라도 생각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이제 교육이 행정만능주의자들의 의해 더 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교육 전문가들의 손에 맡겨져야 한다. 확정·발표된 교육 발전 5개년 계획을 보면 분명 교육이 국가 발전의 만능 처방처럼 생각된다. 그런데 과연 실현 가능성은 있는 것인지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국민의 정부에 들어서서 교육 행정을 담당한 책임자들은 어떤 일을 했는가. 몇 십 일에서 몇 달 동안 자리에 머 물면서 국민을 현혹시키는 아이디어 내기와 바꾸기를 일삼지 않았던가. 그들의 입에서 나온 말대로 업무 파악도 채 끝나기 전에 자리를 바꾸면서 무슨 일이 잘 되기를 바라는지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손쉬운 것이 숫자놀음이라, 속은 곪아도 좋으니 숫자만 올리라는 식이 되었다. 이름하여 시장 논리가 교육을 지배하게 되었다. 교육 평가가 그렇고, 성과급이 그렇다. 계약제 교원 채용 또한 다르지 않다. 교대와 사대에서 사범 교육을 받은 교사들조차도 무능하네, 자격이 없네 하면서 자르고 쫓아내고서, 이제는 가르칠 사람이 모자라니 교육은 생각지도 않는 비전문가들이라도 몰아다 쓰겠다니 정말 걱정스럽다. 원로 교사 한 사람의 인건비면 신임 교사 두 사람을 쓸 수 있다더니 이제는 정규 교사 하나에 계약제 교원 둘을 쓸 수 있다는 계산법으로 세상을 사는 행정가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세계 속의 한국을 건설할 일꾼을 길러낸다는 말인지 안타깝다. 파트타임 교사제는 교육을 보따리장수의 손에 맡기자는 어리석은 발상일 뿐이다. 학교는 사설 학원이 아니다. 따라서 교원은 정규 교육을 통하여 사명감을 키우고, 자질을 갖춘 교원에 의해 수행돼야 한다. 계약제 교원을 채용하는 수단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국민의 권리를 기만하는 처사다. 이는 또한 교육의 정체성, 안정성, 전문성 차원에서 보아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초등의 경우 정년 환원 조치(年 2316명)와 교대의 조기 졸업생(5355명/2002년 8월) 및 편입학 제도를 활용하는 쪽이 안정적인 교원 수급 방안이 될 것이다. 아울러 교·사대 입학 인원을 적정하게 배정한다면 또 다시 임시 방편으로 교단이 얼룩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확신한다. 군대의 사기는 국민을 보호하는 힘이 되지만, 교원의 사기는 국가 발전의 원동력임을 상기하기 바란다. 교육은 교육의 논리로 풀어야 한다.
날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학교 환경교육과 관련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6일 평가원 대회의실에서 `환경교육 교수-학습 및 평가방법의 개선'을 주제로 국제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각국의 대표들은 자국 학교의 환경교육 동향을 발표했다. ◇일본=1993년부터 초등학교 1, 2학년은 `생활환경 학습'이라는 별도의 과목을 배운다. 자연과 사회과목을 통합한 교과과정으로 구성된 이 교과는 수업시수도 주당 3시간(연간 103∼105시간)이나 돼 환경 관련 정보나 주제를 충분히 다루도록 하고 있다. 3학년 이상 중등학교까지는 일반교과 시간이나 `통합학습시간'(연간 70∼130시간)에 환경교육이 부분적으로 시도됐고 2002년부터는 환경교육을 통합학습시간을 통해 채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사를 지원하기 위해 문부성은 `환경교육 교수 안내서'(全 3권)를 발간하고 대학, 민간기구와 공동으로 교사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동경 Gakugei 대학은 94년부터 환경 세미나 과정을 시작하고 교사를 위한 환경교육 야간강좌도 운영중이다. 또한 전국환경조사연구소는 교사를 위한 교재를 개발하고 환경교육학의 모델 설정에 노력하고 있다. 이밖에 일본 생태계 보존학회, 야생조류학회 등과 NACS-J 등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교사를 대상으로 한 훈련과정이 늘고 있다. 학생들이 참여하는 환경활동 프로그램도 많다. 학교를 컴퓨터 네트워크로 연결해 다양한 폐기물처리방법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100개 학교 프로젝트'와 전국적인 녹색클럽 활동인 `Junior Eco-Club' 프로그램이 좋은 예다. 각 학교 환경클럽의 활동을 환경부가 지원하고 있으며 그들의 경험과 사례는 격월간으로 발간되는 뉴스레터와 전국적, 지역적 교환프로그램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 ◇중국=심각한 환경오염을 겪고 있는 중국은 `활동교과과정'과 `포괄적 실습 교과과정'을 도입해 학교-가정-사회가 연계된 환경교육에 치중하고 있다. 범국가적으로 추진중인 `녹색학교'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예다. 현재 3000개 이상의 녹색학교가 다양한 수준의 정부 기구에 의해 지정 운영되고 있다. 이들 학교 중에는 학교 내에 `환경교육센터'를 설치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북경 Baiyyunlu에 설치된 녹색교육센터는 활동실, 보고실, 실험실, 소규모 도서실, 녹색 생태학 복도, 수족관 등 9개 부분으로 구성돼 환경 관련 강의나 활동이 있을 때 이용하고 있다. 인근 10여 개 학교의 환경수업에도 개방되며 일반인도 찾고 있다. 농촌학교인 Zoulu 중학교는 학교 내에 생태-농업 단지로서 5헥타르의 과수원, 1헥타르의 양어장을 조성해 물고기와 돼지를 유기 폐기물을 이용해 기르고 있으며 양어장 바닥의 진흙은 과일 나무의 비료로 활용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은 식물원을 만들어 수백 여종의 녹색야채, 약초, 화초를 심고 재배하면서 환경보호와 생태농학의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있다. 또 북경 Liangxiang 제3 초등교는 학급회의를 환경교육 시간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매 시간 `쓰레기' 등 토론주제를 정해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는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 문교성은 이들 녹색학교를 평가해 매년 시상하고 있다.
'분단 50년의 이질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학교교육이었다면, 향후 통일작업의 중심기능도 역시 학교교육일 수밖에 없다'. 7일 한국교육개발원이 개최한 `북한 교육의 현실과 변화 전망' 세미나는 이런 논점에서 최근 북한 교육의 현실, 변화 동향, 개혁과제를 짚어보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현실=`북한의 교육환경과 교육활동'을 발표한 윤종혁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탈북자들과의 면담 및 설문조사를 통해 북한 초·중등학교의 교육환경과 열악한 학교생활의 단면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유치원(1년)-인민학교(4년)-고등중학교(6년)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교사가 바뀌지 않는 중임제를 원칙으로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과목은 국어, 수학, 혁명역사 등 필수과목과 사상교양과목으로 나뉘는데 특히, 1990년 이후 개설된 영어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북한은 각 지방 단위 군 소재지 별로 인민학교 1개교, 고등중학교 1개교를 원칙으로 설립·배치하는데 98년부터는 각 시·군마다 제1고등중학교를 별도로 설치해 가장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교육하고 대부분 이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상황이다. 나머지 학생들은 고등중학교를 졸업한 후 직장에 배치되거나 군인이 된다. 학교의 양적 체계를 갖춘 북한이지만 그 질적 수준은 붕괴상태다. 1990년대 이후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교실에서는 물리, 화학 실험이 진행되지 않는다. 교실당 1, 2개의 온열전구만 설치돼 있어 수업은 주간에 모두 끝내야 할 형편이며 냉방시설은 전무한 실정이다. 심지어 겨울철 난방을 위해 책걸상을 장작으로 사용하거나 학부모에게 손을 벌려 연료를 해결하는 일이 다반사다. 교과서와 참고서, 학습장 등 학용품도 절대 부족해 국가의 무상교육체계가 사실상 붕괴되고 있다. 모든 과목의 교과서를 보유한 학생은 30% 정도여서 3, 4명의 학생이 함께 보도록 학습반을 조직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평양과 도 소재지 일부 학교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들 학교는 스팀 난방을 실시할 정도로 교육자원이 풍족해 지역간 교육 편차가 심하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교원들도 최근에는 식량배급이 충분치 못해 30∼50%는 음식을 만들어 팔거나 농사일, 과외 등 부업에 나서고 있어 교육의 질이 낮아지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학부모가 교원에게 선물이나 뇌물을 제공하는 일이 일반적이며 최근에는 교원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식량이나 의복을 선물하는 추세다. 윤 박사는 "평양 등 대도시 지역은 최첨단 컴퓨터 혁명까지 구상하는 교육개혁이 추진되는 반면 농어촌 지역은 전기조차 공급이 안 되는 교실붕괴 상태에 직면해 있고 교사는 부업에 내몰리는 상황"이라며 "북한의 교육개혁은 교육재정 등 물적 기반에 대한 발상 전환과 고통해소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화=신효숙 서강대 교수는 `최근 북한 교육의 변화 동향' 발표에서 `주체형 인간'의 정치사상교육을 강조하면서도 `실력'을 갖춘 전문인력을 양성하려는 교육 법·제도의 변화를 포착하고 있다. 경제 회복을 위해 개혁·개방이 불가피한 북한이 과학기술개발에 힘을 쏟기 위해 교육의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초중등 `수재학교'와 대학내 `수재반'을 편성하는 `수재교육체계'의 확립이 대표적 예다. 또한 세계화·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학교에서의 교육과정 변화가 실용적 교과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제1고등중학교와 대학을 중심으로 컴퓨터 교육, 영어·일어·중국어를 중심으로 한 외국어 교육이 강화되고 있으며 일부 대학과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한 시장경제 교육도 실시되고 있다. 한편 일반 고등중학교에서는 농촌, 어촌, 도시공장지대 등 지역적 특색과 요구를 반영한 선택과목 교육을 실시해 기초 기술·지식을 습득시키고 있다. 이러한 학교교육의 변화에 있어 주목할 점은 학생의 `실력'에 기초한 `효율성'을 강조하는데 있다. 지금까지 북한은 개인의 `실력'보다는 `출신성분'과 `당성'을 더 중시함으로써 우수 인재의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1996년 김정일 서한에서 "대학생 선발과 배치에 있어 실력본위의 원칙을 철저히 지킬 것"이라든지 1999년 교육법에서 "고등교육 또는 수재교육 부문의 학생모집은 `실력'을 기본으로 할 것"을 제시함으로써 성취주의, 경쟁주의로의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력에 기초한 선발의 전형은 `수재교육체계'의 수립에서 보여진다. 물론 아직도 당성과 출신성분이 좋은 가정의 자녀들이 노동자·농민의 자녀보다 수재학교에 들어가 확률이 훨씬 높다. 하지만 최근 일반 주민들 사이에서 수재학교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들어가는 학교로 인지되어 가고 있다. 이미 일반 인민학교에 다니는 학생 중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거나, 경시대회에서 순위 안에 들어간 학생들을 뽑아 수재학교로 편입시키거나, 또는 군·구역 단위 제1고등중학교 학생들 가운데 우수한 학생을 별도로 선발해 도·시 단위의 제1고등중학교로 보내는 것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또한 주목할 점은 `효율성'을 준거로 한 전향적인 교육의 변화가 수재교육과 일류대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수재학교와 대학을 중심으로 컴퓨터 학부나 컴퓨터 교육과정이 신설되고 금년에는 컴퓨터 수재교육기관까지 신설됐다. 북한은 체제의 발전을 지탱해 줄 정치사상성과 과학기술을 겸비한 핵심 엘리트를 양성하기 위해 제1고등중학교를 중심으로 한 수재학교를 급속히 확대하고 일류대학에 대한 집중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과제=`북한교육의 현실과 개혁과제'를 발표한 김동규 고려대 교수는 북한의 △교육제도 △교육내용 △교육방법을 평가하고 개혁과제를 제시했다. 북한은 교육내용에 있어 유치원 과정부터 `혁명전통교양'이니 `주체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 교육을 실시해 학생들의 사고를 획일화 하고 있다. 한국사를 비롯한 역사가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유물사관에 기초해서 전면 재구성되고, 한국 현대사가 김일성 가계사로 변질된 것도 큰 문제다. 김 교수는 "각급학교 교과내용에서 왜곡된 민족사의 내용을 수정해야 하고 모든 교과목에 걸쳐 있는 김일성 주체사상을 삭제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육제도와 행정체계는 완벽하게 중앙집권화, 일원화 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자 문제다. 각급학교 행정체계에는 부기관장의 직함이 있는데 이들은 노동당 소속 당원으로서 학교 구성원의 사상적 동태를 지도 감독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교사들은 국정교과서를 중심으로 수업안을 작성해 사전에 결재를 맡아야 하며 자발적인 창의수업은 불가능하다. 교육제도면에서는 일반교육-특수(영재)교육-사회교육의 단선제적 체계를 도입하면서 사상교육을 위해 조기교육을 강화한 점과 각급학교 이름을 김일성의 일가친척 명으로 한 것들이 문제다. 하지만 김 교수는 "탁아소나 유치원과 같은 조기교육 기관의 발달은 협동심과 질서의식 함양에 긍정적인 부분이 있고, 거주이전의 자유가 없어서이긴 하지만 자연부락(협동농장 단위)에 근거한 소규모 인민학교가 많아 교육적으로 매우 좋은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또 "고등교육정책 가운데 일찍부터 산업분야별 각종 전문학교 교육이 발달돼 숙련공과 기능공 양성에 커다란 역할을 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교육방법에서 특징적인 것은 `이론과 실천의 결합'이라는 교육원리와 `대비교양법'이라는 학습법이다. 교실에서의 이론학습과 현장에서의 노동을 연계시키는 `이론과 실천의 결합' 원리는 교과목의 성격에 따라 매우 효과적이고, 특히 경제난으로 충분한 실험실습용 기자재가 부족한 여건에서는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학생에게 현장실습이라는 명목으로 과도한 노동을 부과하는 문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대학생들을 `모내기 전투'라는 이름으로 들판에 보내는 것은 문제다. 사상교육에 매우 효과적인 `대비교양법'은 계급, 집단, 체제 등 모든 형태의 사상교육에서 사회주의의 우월성과 자본주의의 부패성을 인식시키는 방법이다. 자연 학생들의 사고가 흑백론적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다. 김 교수는 이 같은 북한 교육의 개선 과제로 △주체사상이라는 특수 이데올로기를 삭제하고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보편가치 지향 △평등·집단주의 원칙보다는 자유주의, 개성을 우선하는 교육지표 설정 △대비교양법적 단원구성이나 학습법의 지양 △국제화, 개방화의 정치혁명과 그에 걸맞은 교육 개편을 제시했다.
경기캠퍼스 안양시에 건립 인천교대 교명이 `경인교대'로 바뀌고 경인교대 경기캠퍼스가 빠르면 2005년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에 건립된다. 교육부는 4일 경기도가 제출한 경기교대 설립계획안에 대한 답 신을 통해 "신설 교대설립은 어렵지만 일정 요건을 충족했을 때, 기존 인천교대 경기캠퍼스 형식으로 설립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기도 관계자는 "현재 인천교대 신입생 정원 640명 중 430명이 `경기반'이므로 경인교대 경기캠퍼스가 생기면 이들 을 수용하고 추가로 도내 초등교원 수급을 감안해 모집 규모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학교시설 건립이 마무리 되는 2005년부터 매년 500명씩 신입생을 설발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이를 위해 현재의 인천교대 명칭을 경인교대로 바꾸 고 도유지인 안양시 석수동 소재 9만 3000여평을 캠퍼스 부지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학교 설립비용 397억원을 내년부터 4년간 매년 100 억씩 지원키로 했다. 경기도의회도 4일 경인교대 경기캠퍼스 설립안을 동의하고 곧 설립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기로 했다. 경기도내 초등교사 양성대학을 설립하자는 안은 십여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인제 전 도지사(현 민주당 최고위원)와 현 임창렬지사는 선거공약으로 이를 제시했었으며 도의회와 교육 위원회도 교대설립을 숙원사업으로 추진해 왔었다. 그러나 정부는 예산부족과 수도권 대학설립 불가 방침, 그리고 여타 교원양성대학의 반발 등을 고려해 지금까지 교대 신설을 반 대해 왔었다.
오는 2003년이면 2만여 명의 초등교사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국회 교육위 황우여 의원(한나라)이 10일 주장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국회 교육위 황우여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2003년까지 9790명의 교사를 충원할 계획이지만 법정정원에 못미치는 교원현황과 학급증설 계획 등을 감안할 경우 같은 기간 총 3만154명의 교원이 충원돼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황 의원은 "교육부 발표에 따라 2003년까지 전국 초등학교에 1만2990개 학급을 증설될 경우 최소한 증설 학급수 만큼의 담임교사와 2100명의 교과 전담교사가 필요하다"며 "올해 담임교사와 교과 전담교사의 수가 법정정원에 비해 각각 6120명, 8944명 부족한 상태"라고 밝혔다. 황 의원은 이어 "결국 오는 2003년에는 2만364명의 교원이 부족하게 될 것"이라며 "부족한 교원 2만여 명을 충원하기 위해서는 교육부 계산법에 따라 1인당 연봉을 2000만원으로 계산할 경우 4072억여원의 예산이 추가 편성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을 빚어온 교원 성과상여금이 추석전 지급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대회의실에서 성과상여금제도개선위원회(위원장 최희선 차관) 5차 회의를 열고 지급이 미뤄져 왔던 교원성과상여금을 추석전에 전교원에게 차등 지급하는 방안에 의견접근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교육부, 중앙인사위, 한국교총 대표 등 대부분 참석자들은 ▲교직의 특수성을 살려 전교원에게 지급하되 ▲성과급제도를 인정하기 위해 차등 지급하며 ▲타공무원과의 형평성을 위해 성과급 예산 2000억중 일정부분을 절감해 교원 복리후생비로 별도 사용한다는데 합의했다. 그 동안 `하위 30% 공무원에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정부 입장을 고수해온 중앙인사위원회 대표 역시 교육부와 교총이 제시한 전체교원에게 성과급을 지원한다는 개선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참석한 14명 위원중 교원노조 대표들은 모든 교원에게 균등 배분하자는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회의 직후 "곧 중앙인사위와 성과급 차등지급 방안에 대한 구체적 협의를 거쳐 추석전인 이달중에 성과급을 해당 교원들에게 통장 입금방식으로 지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타공무원과의 형평성을 감안해 성과급 예산안의 일정 부분을 예산 전용해 교원복지후생비로 사용하자는데는 원칙적인 합의를 했지만 그 액수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원 성과상여금 지급별 기준액은 교장(과장급 장학관·연구관) 35호봉의 경우 137만원이며 교감(무보직 장학관·연구관) 30호봉은 118만원, 교사(장학사·연구사) 26호봉은 103만원이며 1인당 평균 환산시 지급기준액의 55%를 지급하게 된다.
첫 실시되는 교원장기 해외유학제의 내년도 파견교원 선발계획이 확정됐다. 파견교사는 유치원 4, 초등 17, 중등 28명 등 49명이며 전원 학위 과정으로 2년간 파견된다. 44명은 영어권 국가에 5명은 비영어권 국가에 파견된다. 분야별 배정인원은 교수·학습방법 37, 교육과정 2, 생활지도 4, 영재교육 3명 등이며 실업교육·유아교육·특수교육 분야는 각 1명씩이다. 시·도별 배정인원은 경기 7, 서울 6, 부산·대구·인천·전북·전남·경북·경남 각 3, 광주·대전·강원·충남 각 2, 제주 1명 등이다. 울산과 충북은 배정인원이 없다. 교원장기 해외유학에 지원할 수 있는 교원은 공통적으로 45세 이하이며 교육경력 10년 이상인 자 중에서 연수계획이나 수학능력, 교직 공헌도 등을 감안해 시·도별로 마련한 자체 세부기준에 따라 3배수 인원을 이달 28일까지 1차 선정해 교육부에 추천토록 했다. 3배수 추천된 교사들은 10월중 서울대 어학연구소에서 어학검정을 받아야 하는데 합격기준은 백점 만점에 60점 이상이면 된다. 어학검정 합격자를 대상으로 교육청이 근무경력, 연구·연수실적, 농어촌 근무경력 등 정량평가(70%)와 면접 및 연수계획 등 정성평가(30%)를 통해 연수분야별로 2배수 인원을 순위별로 추천한다. 교육부는 2배수 추천자를 대상으로 추천순위 등을 감안, 최종 인원을 선발한다. 학위과정에 최종 선발된 연수자는 유학기관이나 입학허가 등에 관한 교섭을 본인이 직접 추진하며 시·도교육감은 최종 승인업무만 맡도록 했다. 2년간의 유학기간 동안 학자금과 체제비, 의료 보험비, 이전비, 항공료 등을 포함해 1인당 1억원 내외의 경비 전액을 국고나 지방비로 지급한다. 또한 파견 형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본봉과 기본급 수당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지급되며 4명 이내의 가족을 동반할 수 있다. 해외유학을 다녀온 교원은 유학기간에 해당하는 시간을 의무 복무해야 한다. 교육부는 올 49명을 시작으로 해외유학 교원숫자를 매년 늘여 2005년까지 260명을 참여시키기로 했다. 문의=(02)720-3440 교육부 교원양성연수과
새학기를 맞으며 각급학교 교장들이 연수 집회등을 통해 구체적인 현장의 애로사항과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 중에서 시·도 교육청과 교원노조간에 체결되는 단체협약이 학교현장의 현실에 맞지 않는 사항이나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견은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생각된다. 지난 3월초 새학년도가 시작된 후 시·도 교육감 명의의 단체 협약서가 각급 학교에 보내짐으로써 일선 학교에서는 협약 내용을 시행하기 위해 이미 수립된 교육계획을 뜯어 고쳐야 하는 사태까지 발생한 바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새로운 학년도나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단체협약이 이루어짐으로써 단위학교에서 충분한 검토와 사전준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교육청과 노조 간에 새로운 법령에 따른 단체교섭이 처음 이루어지다보니 약간의 혼선이나 준비 미흡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학교장의 고유권한이거나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정할 사항까지도 단체협약에 포함시켜 일방적으로 시행시키려는 데 있었다. 그 대표적인 예는 교원의 업무부담경감이라는 구실 아래 주번교사, 당번교사제도를 없애고 학급일지를 무조건 폐지하며, 폐휴지 수합과 교과서 주문업무 등을 교사가 담당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주번교사나 당번교사는 학급담임이 수행하도록 했으나 이는 학급담임 기피현상을 부추기고 생활지도에 어려움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학급일지는 출석부와 각종 장부의 보조 자료로서 필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없앰으로써 분실시의 혼란을 가 져왔다. 폐휴지 수합이나 장학적금 등이 가지는 교육적 의미를 생각할 때 '필요한 경우 교원 전체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한다'고 하면 학교현장에서 교사들의 편의성만 부각돼 결국에는 좋은 교육프로그램들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교육감과의 단체협약은 공립학교에만 적용하도록 되어 있고 사립학교는 학교별로 협약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원노조측은 사립 학교에서의 이행 여부를 체크하면서 학교 당국과 상당한 갈등을 일으키기도 했다. 우리는 최근 일선 학교에서 사용자의 대리인 역할을 맡고 있는 학교장들이 교원노조 등과 의 단체 협약시 반드시 학교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단체교섭시 그 대표자들이 참여하도록 건의한 데 대해 동감하면서 관계당국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조치를 촉구하는 바이다.
1000원 미만의 자투리 동전 모으기에서 시작한 제주도교육청의 '작은 사랑의 씨앗' 운동이 지난 7월말 현재 성금 2억2667만원을 모으는 커다란 결실을 맺었다. '작은 사랑의 씨앗' 운동은 98년 1월 도교육청 관내 교직원들이 매달 봉급에서 1000원 미만의 자투리 동전을 모아 불우이웃을 돕기로 한데서 출발, 학생·학부모가 모금 대열에 동참했고 어어 기업체·금융기관·독지가 등 지역사회로 번져 범 도민운동이 됐다. 지난해 10월에 성금 1억원을 넘어섰고 이 운동이 시작된 이후 3년 5개월만인 지난 5월 마침내 2억원을 돌파, '티끌 모아 태산'을 이루는 성과를 얻었다. 성금 기탁자도 연 인원 1만8778여명에 달하고 도교육청을 비롯해 15개 교육행정기관, 170개 학교, 29개 단체, 17개 기업, 15개 금융기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성금은 봉급 자투리의 정기 기탁분 외에 학교 어머니회의 일일찻집 수익금, 학생들의 폐·휴지 매각대금, 일선 교사의 교육활동 우수사례 포상금 등이 '사랑의 씨앗'이 돼 수시로 들어온다. 작지만 큰 사랑으로 모인 성금은 심장병이나 백혈병 등 난치병을 앓는 학생, 소년소녀 가장, 보육원·양로원·장애인 복지시설 등에 전달되고 있다. 지난 7월까지 투병학생, 소년소녀가장, 일반인 등 668명과 9개 기관·단체에 1억600만1680원이 전해졌다. 서귀중앙초 강승자 교사는 "우리 학교의 경우 99년부터 40여명의 교직원 전원이 뜻을 모아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며 "비록 몇 백원씩의 기탁이지만 이 돈이 어려운 사람과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쓰여진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작은 사랑의 씨앗' 운동본부를 이끌고 있는 김태혁 교육감은 "이 운동은 IMF로 어려운 가정이 급증함에 따라 교육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불우한 이웃을 돕고 학생들의 인성 교육에도 모범을 보이자는 뜻에서 자연스레 시작됐다"며 "동참해준 모든 교육가족과 도민의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충북교련(회장 민병윤)과 충북도교육청(교육감 김영세)은 지난달 27일 도교육청 상황실에서 2001년 상반기 정기 교섭·협의를 갖고 기간제 교사 운영방법을 개선하고 그 수를 점차 줄여나가기로 하는 등 10개항에 합의했다. 이날 양측의 합의 내용은 ▲교수-학습 지도안 활용방법 개선 ▲소풍·수련활동·야영·수학여행 등의 출장비 적정 지급 ▲제7차 교육과정 시행에 따른 교원 증원 및 시설확충 등 교육여건 개선 ▲교원 연수기회 확대 ▲교무실·행정실 업무 조정 ▲사립학교 과원교사 공립특채 확대 ▲일선학교 교과교육 연구실 확보 ▲교과교육연구회 합리적 운영 ▲유치원 교육여건 개선 등이다.
지난 93년부터 사제간의 정을 되찾아 준다는 취지로 운영되기 시작한 시·도교육청의 '스승 찾아주기 창구'가 개인정보를 빼내 악용하려는 사람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스승 찾아주기 창구'로 걸려오는 전화 가운데 상당수가 채권·채무 관계 해결이나 애정공세 등의 '부적절한 목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도교육청의 관계자는 "지난 한 달 동안 스승 찾기 문의전화 30여통 가운데 20여통이 채무 및 애정 문제와 관련, 교사들의 주소나 연락처 등을 빼내기 위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같은 폐해를 막기 위해 지난 4월 교육청 홈페이지의 개인정보 프로그램을 삭제한데 이어 지난달부터는 지역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걸려온 전화를 선별 접수토록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부 교사들이 학교나 집으로 수시로 걸려오는 채무변제 독촉 전화에 시달리기도 하고 몇몇 여교사들은 스토킹으로 고충을 겪는 사례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한 달 평균 50여통의 스승 찾기 문의전화를 받고 있는 서울시교육청도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상대방의 신원을 철저히 확인한 후 연락처를 알려주지만 은사 찾는 전화를 박대할 수 없어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말라빠진 `죄와 벌'이 다 뭐야. 몇 백년 전에 우리나라도 아닌, 서양 어느 노인네가 쓴 소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이야. 제 아무리 광나게 재미있는 이야기도 책이라면 지겨운데, 러시아 고전? 세계명작? 그게 어쨌게? 인간의 진정한 가치와 품위가 무엇인지 차제에 진지하게 한 번 생각해 보라구? 웃기셔. 주인공 이름 읽는 것조차 혀가 잘 돌아가지 않는데, 그런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서 내? 하품 나오는군. 저것 봐. 승진이네들, 저렇게 죽 쑤고 있잖아. 여태껏 동화책 한 권 제대로 읽은 적이 없는 아이들이 `죄와 벌'을 읽고 독후감을 써내? 서당개한테 그런 일을 시켰으면 또 몰라. 서당개는 폼이라도 잡는 척 했겠지. 그러나 승진이네는 아니야, 걔네들, 곰팡이 냄새 풀풀 나는 저 책을 안고 끝나는 날까지 한 페이지도 넘기지 못하고 저렇게 썩고만 있을걸. 하긴 승진이네가 저렇게 골탕 먹고 있으니 걔들한테 내리는 벌로서는 그야 말로 안성맞춤이겠구만. 책표지만 넘겨 놓고 얼굴 처박은 채로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어. 승진이, 메주가 다 됐드라. 누렇게 떴어. 하필 메주가 뭐니. 이왕이면 털 뜯긴 공작이라 할 것이지. 승진이네가 벌받고 있는 교무실 복도에 정찰 나갔던 애들이 돌아와 제각기 한 마디씩 주고 받고 있었거든. 그런데 며칠만에 학교에 나와 핼쑥하게 한 쪽 구석에 쳐 박혀 있던 민정이가 갑자기 고함을 지르는 거야. 그만들 좀 해. 그게 그렇게 재미있는 구경거리니? 우리는 너무도 깜짝 놀라 돌아보았지. 다들 잠깐 얼이 나간 상태로 민정이년을 바라보았어. 항상 기운 없이 입을 다문 채 축 늘어져 다니던 애가 독기 오른 표정으로 우리들을 노려보고 서 있는 거야. 참으로 황당한 상황이었지. 고 계집애 얼굴에는 핏기라곤 찾아 볼 수 없었어. 어찌나 창백한 모습이었든지 금방 고꾸라져 버릴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지. 한순간 침묵이 끝나자 팔뚝 굵기로 소문난 윤정이란 애가 팔목을 걷어 부치며 민정이 앞으로 나갔어. 그래, 서방님 독후감 대신 못써줘서 안달이 난 게로구나? 내가 너한테도 `죄와 벌' 빌려다 줄까? 서방님하고 동고 동락 해야지? 여기저기서 키득키득 웃음소리가 쏟아졌어. 집어삼킬 듯이 노려보던 민정이는 울면서 교실 밖으로 뛰어 나가 버리더군. 그래, 짐작한대로야. 얼마 전에 우리학교 인기 캡 승진이가 민정이를 자기 두 똘마니들에게 하사해버린 사건이 있었어. 두 녀석들이 한꺼번에 민정이를 봐 버린거지. 그래서 지금 승진이네가 교무실 복도에서 벌을 받고 있는거란다. 도스토예프스킨가, 토스트스킨가 하는 서양 영감님이 쓴 소설, `죄와 벌'을 읽고 독후감을 써내는 거야. 승진이란 애가 누구냐구? 아까도 말했지만 갠 우리학교 킹카야. 학교 축제 때 승진이가 무대 위에서 환상적인 춤을 추면, 아, 그 황홀한 모습이라니. 글쎄 일학년 여학생 그 애숭이들도 뭐래는 줄 알아? 오빠, 정말 멋져, 만지고 싶어. 이러는 거야. 감히 만지긴 뭘 만져? 버르장머리 없이. 일학년 걔들만이 아냐. 선배, 후배 가릴 것 없이 승진이한테 침발라 놓은 계집애들이 한둘이 아니라구. 승진이는 외모도 받쳐주지만, 무엇보다도 춤 솜씨가 끝내주는 애야.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백댄서들? 승진이한테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춤에 관한 한 승진이는 타고난 천재라고나 할까. 우리 학교 댄스부에 서로 들어갈려고 박터지는 이유도 전적으로 승진이 때문이지. 어중이떠중이들도 승진이 주변에서 얼씬거리다보면 그런대로 폼이 잡히기 마련이니까. 승진이만의 마력이 주위 애들까지 변화시키는 거야. 세련되게. 이웃 학교에 축제가 있으면 우리 학교 댄스부는 단골 손님으로 초대받아 공연을 한단다. 우리 고향 십대 치고 승진이의 이름을 모르는 애들이 있을까. 춤을 출 때 승진이의 모습. 이마 위에 흩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얼핏얼핏 드러나는 몽롱한 눈빛. 그 홀린듯한 눈빛에 빨려들지 않는 애들은 아무도 없어. 춤추는 승진이를 한 번이라도 본 아이는 그 자리에서 반해 버리는 거지. 승진이가 춤 솜씨만으로 사람을 그렇게 죽여줄 수 있겠어? 롱다리, 승진이는 우리 학교에서 가장 키가 커. 멋대가리 없이 콩나물처럼 키만 뽑아 올려진게 아니고 제대로 균형잡힌 몸매야. 춤추는 동작이 그렇게 매혹적일 수 있는 이유는 승진이의 롱다리가 확실하게 받쳐주기 때문이지. 다리 짧은 통나무들이 제 아무리 굴러봤자 풍뎅이 버르락거리는 것과 뭐가 다르겠어. 사지육신 늘씬늘씬 하게 타고난 승진이가 폼을 잡으니까 사람 미치게 만드는 거지. 하여간 승진이 한테는 사람을 사로잡는 카리스마가 있는데 틀림없어. 승진이는 학교 공부는 젬병이거든. 수업시간에는 내내 엎드려서 잠만 자는 게 보통이야. 그런 승진이를 선생님들도 함부로 하질 못해. 다른 애들이 엎드려 있으면 불호령을 내리는 선생님들도 승진이는 내버려두는 거야. 언젠가 한 번 여우같은 가정선생이 엎드려 있는 승진이를 건드렸다가 봉변당한 적이 있었지. 승진이 이 녀석. 일어나지 못해? 엊저녁에는 뭘 했길래 수업시간에 이렇게 병 걸린 닭새끼처럼 비실비실이야. 썩 일이나. 라고 가정선생이 호통을 쳤지. 가정선생의 말이 끝나자마자 승진이는 가정선생 말대로 썩 일어났어. 벌떡 자리에 박차고 일어난 승진이는 "씨팔!"하면서 책상 위에 놓인 책을 교실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나가버린 거야. 삽시간에 교실은 냉동창고로 변하고 말았지. 가정선생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가지고 그 자리에 못박인 듯이 서있고. 그 뿐이야. 가정선생도 더 이상 뭐라고 말을 못하더라고. 왜 있잖아. 선생들, 좀 만만하게 뵈는 애들만 가지고 닥달을 하지 승진이 같이 앞뒤를 재지 않는 애들한테는 쪽을 못쓰는 거 말야. 결국 가정선생만 못쓰게 되고 말았지뭐. 다른 애들이 승진이처럼 학교 성적이 엉망이면 어땠을까. 글쎄. 무시당하기도 했겠지. 그러나 승진이는 아니야. 오히려 그게 더 매력이라니까. 승진이는 학교만 졸업하면, 아니, 졸업 시험만 끝나면 답답한 이 촌구석을 벗어나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어. 승진이의 장래 희망이 백댄서야. 그렇게 훌륭한 외모에 빼어난 춤 솜씨를 타고났으니 우리나라에서 제일 가는 댄서가 되겠지. 승진이는 진즉에 큰 곳으로 가서 재능을 발휘했어야 했어. 우리 고장? 그저 숨막히는 곳이야. 코 흘리게 시절부터 마주 대하는 맨날 맨날 같은 얼굴. 어딜 둘러봐도 밋밋한 들판, 그리고 나날이 이마에 주름이 하나씩 늘어가는 아저씨, 아줌마들. 골목길을 어슬렁거리는 똥개 몇 마리. 이게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것이야. 변화? 굳이 찾는다면 계절에 따라 더 들렸다, 덜 들렸다 하는 경운기 소리의 차이말고 다른 것이 또 있을까? 정지. 모든 것이 정지. 숨이 콱콱 막히는 곳이야. 이런 곳에서 재주를 주체하지 못하는 승진이가 머물면 머물수록 손해일 것으로 판단돼. 승진이두 역시 같은 생각이고. 단지 가정 형편이 안됐기 때문에 지금까지 쑤셔 박혀 있었던 거지. 언젠가 승진이가 그러더군. 사람 숨구멍을 턱턱 막는 이 놈의 학교를 당장에 집어 치워버리고 싶지만, 서태지 선배님도 중학교는 졸업했기 때문에 자기 역시 당분간만 나는 죽었네하고 썩기로 했다고 말아야. 승진이는 얼마 있지 않아 우리 곁을 떠날거야. 앞으로는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서나 만나게 되겠지. 승진이는 그런 애야. 민정이가 승진이를 그렇게 쫓아다닌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우리는 믿을 수 없었어. 민정이는 말 그대로 모범생, 어느 것 하나 흠 잡을 데라곤 없는 아이였거든. 우리는 그애가 학교에서 단 한번이라도 선생님들로부터 꾸중듣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 언제나 조용하고, 선생님들의 칭찬은 도맡는 아이, 불우한 환경도 상처 입히지 못하는 아이 ― 그래서 아이들한테 더욱 따돌림 받았지만 ― 로만 생각해 왔거든. 한 길 사람 속을 모른다더니 그런 애가 승진이로부터 헤어나지를 못했던 거야. 민정이는 의붓할아버지가 남의 집일을 해주고 벌어오는 돈으로 살고 있거든. 소문에 의하면 민정이네 엄마는 민정이를 낳자마자 핏덩이 민정이를 할머니에게 던져놓고 가버렸대. 민정이 아빠랑 결혼도 하지 않고서 민정이를 낳은 건데, 얼마 후 민정이 엄마는 다른 남자한테 시집을 갔다는 거야. 태어나자마자 웃목에 던져진 민정이를 민정이 할머니가 밥을 끓여서 키웠다고 해. 민정이 아빠? 모르겠어. 민정이 엄마가 그렇게 떠난 후 민정이 아빠한테도 연락이 없대. 다른 여자 만나서 사는 민정이 아빠를 보았다는 사람이 있었대. 민정이 할머니가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찾아가 보았지만 허사였다는 구만. 민정이 아빠, 어딘가에 살고 있긴 하는 모양이지만, 민정이한테도, 걔 할머니한테도 연락이 없다니까. 민정이 할머니는 민정이 데리고 개가했다더군. 그러니까 민정이는 의붓할아버지랑 함께 사는 거지. 민정이네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남의 집일을 해서 끼니 굶지 않고 사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면서 살아가나 봐. 그런데도 민정이는 초등학교 때까지는 공부를 잘했어. 졸업식 때는 민정이가 대표로 나가서 상을 받았으니까. 민정이가 일등으로 졸업한 거지. 민정이 때문에 내가 우리 집에서 구박 당한 걸 생각하면 어휴! 그러데 걔가 중학교에 와서 변한 거야. 승진이가 오가는 길목을 지켰다가 승진이의 모습을 넋을 놓고 멍하니 바라보다가 돌아가는가 하면, 한밤중에도 승진이네 집 주위를 소리 없이 배회하다가 사라지곤 했다는 군. 승진이는 그런 민정이를 끔찍스러워 했어. 꼭 유령과도 같다는 거야. 심부름을 가려고 자기 집 문을 나서는데 대문 께에서 화다닥 몸을 숨기는 민정이 그림자를 보고 등골이 서늘해지더라는 군. 저것이 저러다가 한순간 헷가닥해서 자기 집에 불이라도 질러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공포심이 들더라는 거야. 승진이는 어떻게 하든 민정이를 쫓아버리고 싶었던 거야. 확실하게. 유령같은 애가 허구헌날 자기 주위를 흐느적거리면서 맴돌고 있다고 생각하면 골이 아프기도 했겠지. 그래서 승진이는 걔 똘마니를 동원한거구. 승진이는 민정이가 지겨웠다지만 민정이는 승진이를 정말 좋아했던게 사실이야. 우리도 승진이가 민정이를 꼭 그런 식으로 따돌려야만 했을까, 너무했구나 라고들 이야기해. 남자애들은 어떤가하면, 승진이네들을 엄청 부러워 한다구. 눈치를 보아하니 그 동안 남자애들은 승진이한테 성교육을 받아왔던가 봐. 승진이가 남자애들 사이에서도 캡인 이유는 춤 잘추고, 잘생기고 하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애. 승진이는 남자애들이 얼뜨기 촌놈들이라고 은근히 무시하거든. 승진이는 명성에 걸맞게 여자관계도 복잡하다는 소문이야. 왜 안 그렇겠어.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못견디겠다고 아우성인 여자애들이 줄을 서는데. 승진이는 여자애들이랑 잠도 많이 자봤대. 그리고 남자애들을 따로 불러모아다 놓고 그 시시콜콜한 얘기들을 들려주는 눈치야. 점심 시간이면 남자애들이 모이는 곳이 있거든. 하루는 개들이 날마다 그곳에 모여 무얼하는지 궁금해서 살금살금 가봤었지. 우리 반 남자애들이 거의 그곳에 모여있더군. 우리 반 남자애들래야 고작 열 명 남짓이지만. 거의 모두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어. 창고 뒷편인데 그곳에 가면 항상 담배꽁초들이 널려 있어. 남자애들이 그곳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진즉 안 사실이야. 우리 반 맹꽁이 같은 녀석조차 이마에 주름을 잔뜩 잡으면서 담배를 빨아대는 모습이 너무 우스워 우리는 그만 키득키득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지. 우리들이 웃는 소리를 듣고 남자애들이 막 화를 내더군. 지금이 막 중요한 순간인데 재수없이 계집애들이 판을 깬다고 고함을 쳤어. 그때 우리는 직감적으로 알았지. 승진이가 여자랑 잠잔 얘길하고 있구나, 하고 말야. 우리는 무안해서 얼른 돌아와 버리고 말았지. 말로만 듣던 내용을 두 똘마니 녀석이 승진이 덕택에 실습하게 되었으니 남학생들은 무지 부러운 거지. 이번 사건의 녀석들은 돈깨지고 여기저기서 얻어터지긴 했지만 어부지리 한 셈이라는 거야.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묻고 싶은게로군. 우리 반에는 자타가 공인하는 승진이의 심복이 있어. 걔들도 댄스부거든. 춤에 소질이 있는 애들이냐, 그게 아니야. 단지 승진이 수발 드는 영광을 위해서 기를 쓰고 댄스부에 들어간 애들이지. 그러나 아니올시다야. 걔들은 첫째 다리가 짧아. 승진이가 안무해 온 것을 연습하기 위해 아무리 공을 들여 가르쳐도 걔들은 안된다는 거야. 녀석들도 승진이가 시키는대로 땀을 뻘뻘 흘리며 얼굴이 벌개가지고 따라 하고자해도 신체조건이 받쳐 주지 않는 데는 속수무책이지. 느이들은 도대체 왜 그런다니, 탄식을 하며 승진이가 혀을 차면 그 녀석들은 더욱 당황을 해서 춤의 호흡을 망쳐놓기 일쑤이고, 그런만큼 걔들은 승진이한테 더 몸바쳐 충성하는 거지. 승진이가 실외에 나가면 실내화들고 따라다니고, 남몰래 담배 사다가 바치고, 때로는 숙제도 대신 해주고. 승진이는 민정이로 그 녀석들에게 신세갚음 한거야. 그렇게 해서 민정이의 스토커도 끝내게 되었고. 하루는 승진이가 민정이한테 만나자고 제안을 했대. 민정이는 꿈인가 생시인가 했겠지. 우리 마을에도 폐교가 있어. 옛날에는 초등학교였던 건물이지. 마을에서는 좀 떨어져있고, 뒤로는 산이 있는 곳이야. 가을에 산으로 밤따러 가는 사람들말고는 사람들의 내왕이 거의 없는 곳이지. 참, 그곳은 남몰래 볼일이 있는 사람들이 가끔씩 이용하는 장소이기도 한다더구만. 어느 일요일 오후에 승진이도 민정이를 그곳으로 불러냈다는 거야. 그런데 승진이와 민정이가 단둘이 만났느냐, 그게 아니야. 승진이 각본대로 똘마니 두 녀석과도 함께였던 거지. 그 다음날부터 학교에서 두 녀석들은 이런 이야기를 떠벌리고 다녔어. 민정이는 그때부터 결석하기 시작했고, 민정이의 빈자리를 보면서 그 녀석들은 연신 히죽히죽 웃는 거야. 우리는 이유를 몰랐지.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남학생들한테서부터 이상한 소문이 떠도는 거야. 그 날, 폐교에서 만났던 날. 그 두 녀석들이 민정이를 봐 버렸다는 거야. 그래, 맛이 어떻든? 정말로 홍콩 간 기분이든? 남학생 녀석들은 민정이의 빈자리에 음흉한 시선을 던지면서 소리죽여 물었어.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긴가민가했지. 설마 했던 거야. 그런데 며칠만에 퀭한 눈동자를 한 채 학교에 나온 민정이가 쓴 편지가 수업시간에 도덕 선생님한테 발각되면서 자초지종이 밝혀지게 되었어. 죽고 싶다는 하소연이었어. 그 날의 일로도 미치도록 괴로운데, 계속해서 두 녀석들이 찧고 까불어대니, 이제 제발 그만 좀 입다물게 해 달랬다는 거야. 자신의 심정이 얼마나 괴로운지, 더 이상 살고 싶은 의욕이 없다는 하소연을 구구절절이 써 내려간 만리 장성이었어.. 편지를 읽고 있던 도덕선생님의 표정, 가관이었어. 붉으락푸르락. 수업을 중단해버리더군. 편지를 강제로 빼앗긴 민정이의 얼굴도 사색이 되어버렸구. 도덕 선생님께 불려가서 민정이는 갖은 추궁을 당한 끝에 모든 것을 다 불었어.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대잖아. 남자애들의 학부형들이 학교로 불려오고 난리가 났지. 그런데 정말 난리를 친 사람은 민정이의 의붓할아버지였어. 민정이를 평소에 눈에 가시처럼 구박한다고 소문난 민정이 할아버지가 그 사실을 알고 코를 씩씩 불며 학교 문을 열기도 전에 달려 나왔다는 거야. 그리고는 출근하는 우리 담임선생님의 멱살을 들어잡을 기세로 달려들며 어떤 놈이냐고, 그놈들을 파출소로 끌고 가 영창에 처 넣을테니 빨리 잡아오라고 길길이 뛰었다는 거야. 학교가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던 거지. 얼굴이 흙빛으로 질린 교장선생님이 뛰어나와 진정하시라며, 민정이 할아버지의 손을 잡아 이끌어 교장실로 모셔들여 놓고 손이 발되게 빌었다더군. 고소하겠다고, 파출소로 금방이라도 뛰쳐나갈 기세의 민정이 할아버지를 교장선생님이 겨우 진정시켰다는 거야. 민정이 할아버지는 그 아이들을 고소하지 않는 조건으로 백만 원씩, 그러니까 삼백만 원을 챙겼지. 우리 동네 어른들은 민정이 할아버지가 의붓손녀딸 팔아 몇 달 놀고 먹을 돈을 챙겼다고 수근거린단다. 돈주고 모든 일이 다 끝났냐구? 아니지. 그 문제아들의 처벌이 남아있지. 그 사실을 두고 선생님들은 입을 모아 천인공노할 짓이다더군. 그러면서 개과천선해야 한다는 거야. 해가 중천에 있는 백주에 한때는 학교였던 장소에서 같은 교실에서 함께 공부하는 급우를 남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꺼번에 두 명이서 번갈아가며 욕을 보이는게 인두껍을 쓰고 나온 사람이 한 짓이냐. 더욱이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는 녀석들이 하늘 무서운 줄도 모르느냐. 수업에 들어온 선생들마다 입에 침을 튀겼어. 지겹더군. 흥! 그러는 자기네들은 우리들 귀에는 그러니까 자기네 어른들처럼 폐교가 아닌, 러브호텔에서 일을 치루란 말이냐. 우리는 우리 또래들끼리 어울렸지만, 천인공노를 부르짖는 자기네들은 자기네 딸 뻘, 아니 손녀딸 뻘하고도 그 짓을 하지 않느냐. 우리는 쉬는 시간마다 입을 삐죽거렸다. 흥분하는 우리 학교 선생님들한테도 영계갖다 바치면 싫어할 사람 한 명도 없을 거라며 우리는 웃었지. 승진이와 그 일당에서 내린 벌은 일주일 근신이었어. 자신들의 행위를 참회하고, 속죄하는 의미에서 일주일 노력봉사 하라는 처분이 떨어진 거야. 초여름으로 접어들면서부터 우리 학교 운동장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기 시작한단다. 우리는 거의 빼지 않고 체육시간마다 풀뽑기를 해야만 해. 우리 학교도 전성기에는 학생수가 천 명에 육박한 적도 있었대. 수백 명을 위한 운동장을 지금은 백 명이 될까 말까한 학생들이 쓰고 있으니 운동장 풀뽑기도 그만큼 힘이 들 수밖에 없지. 뽑아도뽑아도 없어지지 않는 잡초와의 전쟁. 승진이네에게 주어진 소탕 명령이었어. 그런데 문제는 그 작업 명령이 승진이네에게는 벌이 아닌 축복이었다는 사실이야. 숨막히다 못해 속이 다 울렁거리는 교실에서 하루에 꼬박 여섯 시간씩, 도무지 귀에 들어오지 않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들어야만 하는 고역에서 벗어난 거지. 그 지겨운 교실을 탈출할 수 있는 공식적인 허가를 얻었으니 얼마나 신났겠어. 승진이네는 휘파람을 불며 리어커를 끌며 달려다녔지. 마침 초여름의 시원한 바람도 선들선들 불어오겠다, 거기에다 심심치 않게끔 죽이 잘맞는 녀석들끼리 세트로 뭉쳤겠다, 금상첨화란 이런 때 쓰는 말이 아니겠어? 툭 트인 평야를 달려온 바람을 온 몸으로 받으며 드넓은 운동장을 종횡무진 가로지르는 일이 승진이네 한 테만 축복이 아니었지. 쉬는 시간에 창 밖을 내다보며 나무 그늘에 앉아 리어커로 장난질을 치고 있는 승진이네를 바라보며 남학생들은 다시 한번 부러워 한숨을 쉬더라구. 짜식들 복터졌네. 한 번 일이 잘되니까 가지 밭에 뒹구누만. 승진이네를 바라보는 남학생들의 표정에는 선망과 아쉬움, 그런 감정들이 짙게 배어 있었어. 수업시간에도 우리들의 관심은 운동장으로만 달음질 쳤어. 지금은 누가 수레채를 잡았을까. 구령대 아랫쪽은 다 끝났을까. 장갑이 있으면 손이 덜 아플텐데. 우리들은 창 밖을 연신 힐끔거리다가 수업중인 선생님께 꾸중들었던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지. 느이들 도대체 뭐하는 거야. 뭘 보고 있어. 칠판이 창밖에 있냐? 주목하지 못 해? 수업시간마다 화가 난 선생님들은 우리를 다그쳤지만, 그렇지만 어쩌겠어 우리들의 마음은 가뜩이나 흥미 없는 교실을 외면한지가 오래인 것을. 참 느이들 어찌해야 될는지 속수무책이다. 도무지 약이 없구나. 차라리 호박에 침을 줘도 이보다는 낫지. 느이들 작년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잖아. 공부는 못했지만 그래도 순박한 모습은 지니고 있었던 말이다. 그런데 이게 뭐야. 그러나 수업시간의 선생님이란 존재는 우리에게 외계인이나 다름이 없는데, 그 어느 누구가 선생님의 탄식을 염두에나 두겠어? 화가 난 선생님과는 아랑곳없이 계속해서 창 밖을 흘끔거리는 우리들을 향해 선생님은 한숨을 내쉬었어. 도대체 승진이 저 녀석들이 어떤 짓을 저지른 것인지 제대로 알고 있기나 한 거니? 그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선생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어떤 애가 목청을 높여 네, 잘 알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해 넘기더군. 천인공노할 짓이요, 또 다른 애가 도덕 선생님의 말투를 흉내내며 응수했어. 그래서 저렇게 개과천선하고 있지 않습니까? 시끌벅적하게 제각기 한 마디씩 거드는 아이들을 그 선생님은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계셨어. 민정이가 왜 학교를 나오지 못하겠어. 늬들이 한 번이라도 민정이 입장을 생각해 본 적이 있어? 민정이가 입은 상처를 한 번이라도 가슴아프게 여긴 적이 있느냐구. 민정이가 앞으로 정상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해? 니들한테 더 이상 학교란 지식을 연마하고 심성을 계발하는 배움의 장소가 더 이상 아니다. 오히려 학교는 선량하고 맑은 심성을 가진 아이들까지 물들게 하는 오염원이 돼버리고 말았단 말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버렸지? 느이들한테 학교란 무슨 의미가 있는거지? 감정을 억제하느라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그 선생님의 상기된 표정을 보고서야 우리는 장난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 삽시간에 교실은 쥐죽은듯이 고요해졌지. 느이들 매일처럼 학교에 나오는 이유가 뭔지, 무슨 목적으로 학교에 나오는 건지 근본적으로 생각해 보도록 해라. 그 선생님은 나머지 수업시간을 자습을 지키셨어. 우리들은 어찌됐든 수업을 하지 않는 사실이 그저 기뻤을 따름이었단다. 선생님들을 정말로 화나게 했던 것은 수업시간에 운동장을 훔쳐보는 것이 아니었어. 선생님들이 승진이한테 이번 일의 모든 죄목을 다 뒤집어씌우는 건 옳지 않다고 우리들은 생각했지. 오히려 어떤 편인가하면 승진이는 직접적인 가해자가 아니면서 일을 저지른 녀석들과 똑같이 민정이 할아버지한테 돈을 물어준데 대해 승진이야말로 이번 사건의 피해자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어. 그리고 감옥과도 같은 교실을 탈출하긴 했지만, 벌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동정했어. 리어카를 잡고, 운동장을 종횡무진으로 누비고 다니긴 하지만, 그러한 승진이를 바라보는 우리 여학생들의 가슴 한 구석에는 연민의 정이 자랐던 거야. 누군가가 쉬는 시간에 승진이한테 음료수를 준다더라구. 우리는 모두 고 여우같은 짓을 하는 계집애를 질투했지. 그리고는 뒤질세라 다투어 승진이한테 간식거리, 음료수들을 날라다 준거야. 그런데 그게 하필 가정선생님한테 들통난 거지. 후관 뒷뜰에서 전미가 승진이네한테 과자를 건네주다가 가사조리실에서 나오던 가정 선생한테 정면으로 들킨거야. 승진이가 그렇게 되자 가장 고소해한 사람이 누구겠어. 가정선생이지. 그 여자는 수업시간에 들어 올 때마다 승진이 험담을 늘어놓는 거야. 승진이는 모시 옷자락 휘날리며 백구두 신고 논두렁길에서 폼잡을 녀석이라나 뭐라나. 승진이가 그런 일을 벌일거라고 진즉에 알아봤다는 거야. 정말 승진이가 어른이 돼서 그 여자 바라는대로 돼있지 않고 승진이가 읍면 연예인으로 뜨기라도 하는 날에는 그 여자, 아마 배가 아파 자기가 논두렁에서 뒹굴고 말 것 같다니까. 그런 가정선생인데 못본 척 그냥 넘어가겠어? 그 다음은 말하지 않더래도 뻔한거지. 그 길로 두 아이들은 교무실로 끌려간거야. 교무실에서 가정선생의 집중 공격을 견디지 못한 그애들은 억울함을 호소했어. 왜 자기네만 이런 수난을 겪어야 하느냐. 우리 반 여자아이들 치고 벌받는 승진이한테 간식 가져다주지 않은 아이 한 명도 없다. 그런데 왜 자기네만 꾸중을 하느냐고 항의를 했던거지. 불기둥에 기름 끼얹은 거지. 교무실은 발칵 뒤집혔어. 모든 선생님들이 펄펄 뛰더군.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거야. 원 세상에, 해도해도 너무한다. 남학생들이 그랬다해도 용서 할 수 없을 텐데, 여학생들이 그딴 짓을 해? 아니, 승진이 그 녀석을 잡아다가 몰매를 때리지는 못할 망정 선물 공세?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군 그래. 승진이 녀석들이 무슨 짓을 하고 벌을 받는지 뻔히 알면서도 다투어서 승진이네한테 쉬는 시간마다 먹을 것을 날라다 주었단 말이지? 세상 참 요지경 속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답이 나오질 않아. 승진이 그 놈이 대단한 놈일세. 사람 못할 짓하고서도 이렇게 영웅이 되는걸 보면 말아야. 모두가 세상 탓이지요. 말세말세 하지만 요즘같은 말세가 또 있었을 라구요. 세상이 미쳐 돌아가니 어린애들까지 이렇게 되어버린 거지요. 누굴 탓하겠어요. 졔들만 나무랄 일도 아니지요. 그 아이들은 교무실 복도로 끌려나와 하루종일 꿇어앉아 있는 벌을 받아야 했어. 승진이네 한테 먹을 것을 가져다 주었다는 죄목 때문에. 수업도 받지 못하고 교무실 복도에 잡혀 있는 걔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들은 그토록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선생이란 사람들이야말로 이상한 인종이 아닐까하고 의아하게 생각했지.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승진이하는 것이 우리들의 생각이라는 것은 아까 말한 대로야. 승진이는 민정이한테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고서도 적지 않은 돈을 물어 줬고, 비록 공부에서 해방 됐다고는 하지만 처벌까지 받아야 하지 않는가 말야. 민정이? 싫다는 애를 허구 헌날 귀찮게 하다가 그렇게 된거니 일말의 책임은 져야 되는 거 아니겠어? 승진이는 그게 아니거든. 그래서 우리 여학생들이 승진이한테 더욱 동정표를 던졌던거구. 그런데 그게 목 열 개를 내놓아도 부족한 죽을죄인가 말야. 이게 바로 세대차이라는 건가봐. 수업시간에 가정선생, 볼만하더군. 끝종이 울릴 때까지 그 여자 목에 핏대를 세우며 침을 튀겼어. 지금은 느이들이 먹을 걸 서로 갖다 바치려고 경쟁이다마는, 조금 있으면 몸뚱이 못바쳐 안달을 부릴 것 아니냐. 늬들 여자애들한테서 정조관념이라는 것을 약에 쓸래야 찾아볼 수도 없는데 학교에서 아무리 그 녀석들한테 벌을주고 교육을 시켜봤자 무슨 소용이냔 말야. 느이들이 요모양으로 처신하니까 성폭력이 날로 증가하는거구. 느이같은 애들은 당해 싸지, 암 싸구말구. 당하는 게 뭐야 오히려 부러워 할테지. 승진이를 교육시켜? 그게 교육인가? 민정이 할아버지가 고소하면 일이 시끄럽게 될 것 같으니까 벌벌 떨면서 돈 걷어서 입막음하고, 승진이네들을 몇날 며칠이고 리어카 들려서 운동장에 내몰아 놓은 게 교육인가? 우리한테도 할말이 많아. 우리 학교 선생님들, 우리를 망나니 취급하거든, 공부 못하면 순진하기라도 하여 말이라도 잘듣는다거나, 심성이 착하거나 해야 할텐데도 우리 같은 애들은 처음 본다고 하나같이 머리를 흔들어. 그러는 자기네들은,우리한테는 선생들도 별 볼일이 없어, 교육자? 아니야. 그들은 월급장이일 뿐이야. 그 사람들은 우리 덕분에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거야. 우리한테 고마워 해야 한다구. 이번 일로 우리 담임 어쩌는 줄 알아? 마냥 신경질이야. 하필 문제 학급 맡아 이렇게 골탕을 먹는다고 말야. 장기 결석하는 녀석 때문에 골치 썩이다가 전학 보내 한숨 좀 돌리는가 싶은지가 언제라고 또 장기결석이냐고 민정이 자리를 볼 때마다 우리한테 신경질을 부리곤 해. 선생들이 목청 돋구는 대로 담임이 민정이의 장래를 조금이라도 염려할 것 같으면 그렇게 신경질부터 낼 수가 있겠느냐구. 뭐, 내가 이렇게 말한대서 담임한테 털끝만큼의 기대같은 것이 있었다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니야. 이 세상에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은 진즉에 안 사실이니까. 누굴 믿겠어. 스승? 요즘도 그런 말이 있나? 부모? 형제? 복제인간이 탄생하는 시대에 그런 말들은 무슨 의미가 있는거지? 친구? 그래. 친군 조금 낫겠다. 속내를 어느 정도 털어놓을 수 있으니까. 그러나 내가 그러는 것처럼 친구도 언제 적이 될는지 어떻게 알겠어. 하긴 민정이만 불쌍한 애가 아니지. 우리 모두가 불쌍한 사람들이지. 하여튼, 그 일로 해서 승진이네는 운동장에서 교무실 복도로 끌려왔어. 그리고 등교해서 하교할 때까지 꼼짝없이 책상머리에만 붙어 앉아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야 하는거야. 이름하여 `죄와 벌'이라는 소설에 대한 독후감을. 극악 무도한 죄인도 한 평 정도의 공간을 허용하는데 승진이네는 엉덩이 걸쳐 앉은 의자 놓인 면적이 허락된 장소의 전부였어. 화장실 오갈 때도 보고를 해야 했으니까. 잠시 잠깐이라도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좀이 쑤시는 아이들을 그렇게 붙들어 매놓은 것도 견디기 형벌이었겠지만 책이라면 어지럼증에 걸리는 아이들한테 먼지 켸켸묵은 구닥다리 소설을 안겨 놓았으니, 그보다 더 큰 벌을 없는 거지. 승진이네가 저렇게 죽을 쑤고 있는지가 벌써 사흘째야. 민정이 할머니가 우리학교에 오신 것은 승진이네가 교실로 돌아온 지 일주일쯤 되었을 때야. 근신기간동안 독후감은커녕 끝내 한 페이지도 넘기지 못하고 끙끙 앓다가 그 애들은 교실로 책걸상을 옮겼어. 그 애들이 다시 수업을 받기 시작한 후로도 우리 모두에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어. 그렇게 울며 뛰쳐나갔던 민정이 자리만 여전히 비어있었던 것말고는. 민정이 할머니는 눈이 빨갛게 부은 채 손수건에다 연신 코를 팽팽 풀면서 윤지를 찾았어. 의아한 표정으로 나타난 윤지를 보자마자 민정이 할머니는 다짜고짜 윤지에게 달려들더군. 내 새끼 찾아내라 악을 쓰며. 그건 우리에게도 너무나도 뜻밖의 상황이었어. 윤지의 머리채를 휘어잡으려는 민정이 할머니로부터 윤지를 겨우 떼놓았지. 그랬더니 민정이 할머니는 교실 바닥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시는 거였어. 사람 못당할 일 당하고 나서 넋이 나가버린 애를 겨우겨우 타일러서 학교에 보내놨더니 또 들을 소리 못들을 소리에 기가 막혀가 사라져 버리고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조차를 알 수 없으니 내 새끼 찾아내라고 민정이 할머니는 교실 바닥을 내리치며 뒹굴다시피 하면서 통곡을 하시는 거였어. 아이고, 아니고! 불쌍한 내 새끼야, 에미 에비 얼굴도 모르는 것을 이태껏 섧게섧게 키워 놓았더니 어디가서 이렇게 종무소식이란 말이냐. 배곯아 죽게 생긴들 내 새끼한테 누가 따뜻한 밥한 그릇을 줄 것이며, 아파 누은들 누가 약 한 봉지 먹일 것이여, 자동차에 치어 죽은들, 몹쓸 것한테 맞아 죽은들 이렇게 흔적도 찾을 길이 없으니 늙은 할매가 어째야 쓴단 말이냐. 내 새끼야, 아이고, 이 불쌍한 것아. 실성한 사람처럼 몸을 부리고 한참을 울부짖던 민정이 할머니는 갑자기 울음을 뚝 그치더니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것이었어. 그리고는 독이오른 눈초리로 남자애들을 훑어 내려갔어. 승진이네를 찾고 계셨던거지. 그러나 민정이 할머니가 나타난 순간 그 애들은 이미 자취를 감추어 버렸지. 이 찢어 죽일 놈들, 어디로 가서 숨었냐아, 얼른 그놈들 잡아오지 못해애? 우리 새끼 신세 조지고 네놈들이 성하기를 바래? 네 이놈들, 이놈들을 내가 오늘 짝짝 찢어 죽여 놓고 말란다. 안잡아 오면 네 이것들을 모다 요다구를 내고 말 것이여. 잡아와, 얼른 잡아와, 얼른 그 놈들 잡아오란 말이다아. 민정이 할머니는 두 발로 교실 바닥 위에서 쾅쾅 구르다가 분에 못이겨 교실에 쓰러져 뒹굴어버리는 것이었어. 뒤늦게서야 교실 안의 소동을 전해들은 선생님들이 허겁지겁 쫓아 올라왔지. 민정이 할머니 왜 이러십니까. 이러신다고 민정이가 돌아오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진정하세요. 가십시다. 가셔서 민정이를 찾을 방도를 궁리해 보십시다. 내 새끼 찾아내라고, 당신네들이 내 새끼 망쳐놨으니 찾아내라고, 끌려가다시피하는 민정이 할머니는 팔다리를 버둥거리면서 울부짖었어. 그러나 민정이의 행방을 묘연할 뿐이었어. 평소에도 워낙 말이 없었고, 친구도 없이 혼자 지내는 아이였기 때문에 수소문할 방법이 없었던거야. 민정이의 결석일수가 늘어날수록 담임의 짜증도 비례해서 늘었고, 그러는 사이에 이제 내일 모레면 졸업시험이야. 이 시험만 끝나면 입버릇처럼 말했듯이 승진이도 이곳을 떠날거야. 그리고 오래지 않아 승진이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도 제각기 갈 곳을 향해 떠나겠지. 우리보다 앞서 이곳을 떠난 민정이, 그 애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발령을 받고 잔뜩 긴장하여 찾은 학교는 교문부터 참 아늑하고 따스했던 것 같다. 교장실로 올라가는 발걸음이 떨렸지만 관내에서 '살아계신 부처님'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덕망이 높으신 분을 옆에서 직접 뵈니 인자한 미소와 따스한 말씀에 긴장은 어느새 사라졌다. 초등학교부터 대학졸업까지 수많은 선생님의 귀한 가르침을 받고 커왔지만.. 발령을 받은 후 직접 모법을 보이시는 교장선생님의 가르침은 무엇보다 크고 강렬하게 교사로서의 내 삶에 큰 가르침이 되어주었다. 조무래기 1학년 아이들의 인사 하나도 놓치심 없이 그 장군님 같으신 풍채를 깊숙이 숙여 대통령께 인사드리듯 공손히 인사를 받으시며 "예, 안녕하세요?" 하시는 모습, 스승의 날에 받으신 아이들의 삐뚤빼뚤 감사편지에 하나하나 진심어린 답장을 주셨던 세심함도 참 감명 했다. 월요애국조회 때는 얼마나 말씀을 맛있게(?) 잘 하시는지.. 아이들보다 교사인 내가 더 기다리고 귀기울여 듣던 생각이 난다. 또 공사의 구분에 관해서는 얼마나 철저하신지 그 인자하심 속에 보이는 단호함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 일이 없으셔도 선생님들에게 좋은 가르침이 되었다. 이렇다할 재능하나 없어 늘 학교에 죄송한 맘이 많던 내게 "열심히만 하면 됩니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길이 보이지요." 격려해주셨고 " 다듬는 교육을 해야합니다" 란 말씀으로 이 세상의 보석인 아이들을 존중하며 빛을 발하도록 도와주는 교사의 역할을 깨닫게 해주셨다. 모든 것이 서툴러 낙담도 많이하는 새내기교사의 교실에 찾아오셔서... 해주셨던 말씀들, 그리고 아이들에게 주셨던 따뜻한 사랑은 나의 가슴속에 어떤 보물보다 귀하게 자리잡고있으며 교사의 역할을 잘 감당해내도록 힘들 때마다 힘이 되고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학교를 하나의 가정이라 생각하시고 학교라는 가정의 가장 역할을 충실히 담당해 내셨다. 젊은이도 마다하는 힘든 일도 학교를 위해서라면 먼저 발벗고 나서시니 자연스레 그 맘은 교사들 전체로 이어지고 다시 아이들, 학부모님까지 이어져 학교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간혹 선생님과 학부모님 사이에 생긴 오해가 생기면 가장 중립적인 입장에서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시키고 나중에는 오히려 서로간에 깊은 신뢰를 가질 수 있게 만드셨다. 지금도 가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힘들고 지치면 그 때 참 따스했던 추억들을 떠올리며 다시 힘을 내곤 한다. 날로 더 귀해지는 특별한 추억을 새내기교사에게 선물로 주신 조성부 교장선생님께 이 글로나마 감사한 맘을 전하고 싶다.
결혼정보회사 (주)듀오는 미혼 초·중·고 여교사를 위한 비즈니스 미팅파티를 개최한다. 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바쁘고 제한된 여건의 전문직 직장인과 안정적인 여교사와의 만남을 위해 준비됐다. 참가인원은 남녀 각각 50명이며 남성은 세무사가 참가한다. 문의=(02)6742-6080, www.duoinfo.com
초등교사의 부족을 메우기 위한 방안으로 전국시도교육감회의에서 건의한 초등교원 양성소 설치 문제와 관련 교대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 교육대학생 대표자 협의회(의장 김구현·광주교대 총학생회장)는 지난달 27일 성명을 통해 "교육당국의 정책 실패로 인한 교원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간에 교원을 양성하겠다는 발상은 초등교원의 전문성을 교육당국 스스로가 부인하는 행위"라며 "근시안적이고 반교육적인 '초등교원 양성소' 설치 건의는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대협은 성명서에서 "99년도 이미 한차례 교원 양성소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이 거론되고 보수교육이 실시되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며 "이는 당국의 무리한 교원정년 단축과 계획성 없는 초등교원 수급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엄청난 수의 초등교원 부족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땜질처방이었다"고 지적했다. 교대협은 또 “초등교원 양성소 설치건의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초등교육의 미래를 위해 거리로 나서겠다”고 경고하고 "현재의 초등교원 부족 해결방안을 보다 교육적이고 현실 가능하게 제시하고 아울러 장기적인 초등 교원의 수급 계획안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군현 교총회장은 지난달 29일 이회창 한나라당총재를 만나 정부 정책에 대한 교원들의 여론을 전달하고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교원정년 환원 △수석교사제 조기 도입 등 12개 현안과제의 해결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회창 총재는 "한국교총의 교육정책과 한나라당의 교육정책은 대체로 유사하다"며 공감을 나타내고 "당에서 충분히 검토해 추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회장은 정기국회에서 해결해야할 현안과제로 정년 환원과 수석교사제 외에 △사립학교법의 신중한 개정 △초·중등 교원의 정치활동 보장을 위한 관련법 개정 △`국가교육정책회의'(가칭) 설치 운영 △우수교원확보법 제정 △2002년 교원처우개선 예산 반영 △교원자녀 대학 학비보조수당 신설 △유아교육법 조속 제정 △제7차 교육과정의 수정·보완 △교육행정의 전문화 △교육부에 과학교육진흥 담당 부서 설치 등을 요구했다. 특히 이 회장은 "교원정년 단축 및 교원을 개혁 대상화한 정책으로 교권이 실추되고 교원사기 저하가 초래됐으며 이에 따른 대책으로 정부는 교직발전종합방안, 교육여건개선 추진 계획, 교원잡무경감 대책 등을 잇따라 내놓고 있으나 실천의지가 의문시되는가 하면 핵심사항이 누락돼 있고 조급한 추진으로 인한 부작용을 낳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교원들은 문제의 본질을 겉도는 정책 제시가 아니라 교원정년 환원, 수석교사제 도입, 교원처우개선을 위한 예산 반영과 같은 해결 방안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회창 총재는 이 회장으로부터 각 현안별 설명과 교총의 요구를 듣고 조만간 교총과 한나라당이 정책협의회를 갖고 사안별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보자고 말했다.
2001학년도의 1학기를 보내면서 각급학교 교장들이 연수 집회등을 통해 구체적인 현장의 애로사항과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시도 교육청과 교원노조간에 체결되는 단체협약이 학교현장의 현실에 맞지 않는 사항이나 내용을 포함함으로써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견은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생각된다. 지난 3월초 새학년도가 시작된 후 시도 교육감 명의의 단체 협약서가 각급 학교에 보내짐으로써 일선 학교에서는 협약 내용을 시행하기 위해 이미 수립된 교육계획을 뜯어 고쳐야 하는 사태까지 일어난 바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새로운 학년도나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단체협약이 이루어짐으로써 학교에서 충분한 검토와 사전준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교육청과 노조지부 간에 새로운 법령에 따른 단체교섭이 처음 이루어짐으로써 약간의 혼선이나 준비 미흡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일선학교에서 혼란과 차질을 가져온 것은 학교장의 고유권한이거나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정할 사항까지도 단체협약에 포함시켜 일방적으로 시행시키려는 데 있었다. 그 대표적인 예는 교원의 업무부담경감이라는 구실 아래 주번교사, 당번교사제도를 없애고, 학급일지를 무조건 폐지하고, 폐휴지 수합과 교과서 주문업무 등을 교사가 담당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주번교사나 당번교사는 학급담임이 수행하도록 했으나 학급담임 기피현상을 부추기고 생활지도에 어려움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학급일지는 출석부와 각종 장부의 보조 자료로서 필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없앰으로써 분실시의 혼란을 가져왔다. 폐휴지 수합이나 장학적금 등이 가지는 교육적 의미를 생각할 때 '필요한 경우 교원 전체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한다'고 하면 오늘날의 학교현장에서 결국에는 좋은 프로그램들이 사라지고 말게 될 것이다. 또한 교육감과의 단체협약은 공립학교에만 적용하도록 되어 있고 사립학교와는 별도의 협약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원노조측은 개별 학교에서의 이행 여부를 체크하면서 학교 당국과 상당한 갈등을 일으키기도 했다. 우리는 최근 일선 학교에서 사용자의 대리인 역할을 맡고 있는 학교장들이 교원노조 등과의 단체 협약시 반드시 학교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단체교섭시 그 대표자들이 참여하도록 건의한 데 대해 동감하면서 관계당국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조치를 촉구한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교육여건 개선 사업 추진계획에 의하면 초·중등학교의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감축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학생수의 감축으로 인한 학급수 증가와 최소한의 교과목 담당 교사 확보를 위해 2003년까지 초등교원 9790명, 중등교원 1만 3810명을 증원할 계획이다. 우리의 교육 여건으로 볼 때 학급당 학생수의 감축과 교원정원의 확대는 교육 발전을 위해 매우 바람직한 방향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초등교육의 경우 교원정년의 인하와 명예퇴직자의 양산으로 교원의 충원을 위한 인적자원이 부족하여 각 시·도에서는 초등교원의 충원 방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8월 16일 개최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초등교원 충원 대책의 일환으로 교육대학에 초등교원양성소를 설치해 줄 것을 교육인적자원부에 건의하였다. 초등교원양성소는 지난 60년대 말에 고졸이상 학력자를 18주이상 교육하여 초등학교 교사 자격증을 수여하고, 초등학교에 임용하였던 제도이다. 그리하여 당시에도 이 제도는 초등교원의 질적 저하를 야기했던 가장 잘못되었던 제도로 판명되었다. 그런데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다시 실패했던 초등교원양성소 망령을 되살리고 있다. 물론 4년제 대졸자에게 1000여 시간의 보수교육을 시키는 것을 내용으로 하여 당시와 차별화하고 있으나 그 근본에 있어서는 초등교원의 특성과 초등교육의 전문성을 깊이 이해하지 못한 데에서 비롯된 발상이다. 초등교육은 특정교과에 대한 지식과 기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동의 전인적 성장 발달과 생활교육을 책임져야 하고, 교과간의 연계된 통합적 지도가 이루어져야 하며, 학습에 대한 기초적 기능과 기본적 태도를 기르는 교육이 초등교육이다. 이렇게 볼 때 초등교원 양성은 넓게 그리고 장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특성을 가진다. 그런데 임시교원양성소는 이러한 특성을 살리기에 합당한 내용과 기간을 확보할 수 없다. 그러므로 그 질을 보장할 수 있는 교육이 아니며, 교원 확보의 문제 해결보다는 교육의 질적 저하라는 문제를 더욱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러면 부족한 초등교원의 충원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시행이 가능하다고 보는 몇가지의 방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 학급당 인원을 줄이는 것과 함께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여 학급 수 증가의 폭을 줄여야 한다. 초등교육에서는 교육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학급당 인원의 적정 수를 대체로 20명 정도로 보고 있다. 특히 너무 적은 인원의 학급에서는 아동 상호작용을 통한 학습이 불가능하다. 둘째, 명예퇴직교사의 초빙·기간제 임용과 일부 기능교과에서는 교과전담 강사제 활용을 모색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교통이 열악한 농어촌 지역에는 기존의 정규교사 배정을 늘려 인적자원의 활용을 효율화해야 한다. 셋째, 신규임용대상자 선발에서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등과 같은 대도시지역은 그 인원수를 최소화하고 경기도, 전라남도 등과 같이 충원이 어려운 지역에 많은 인원이 배정되도록 해야 한다. 대도시 지역은 기간제 및 강사활용이 용이한 반면 농어촌 지역은 그 활용이 힘들다. 그러므로 교육인적자원부는 신규임용 대상자 선발에서 시·도간 배치인원을 조정해야 하고, 각 시·도 교육감은 이에 협조해야 할 것이다. 넷째, 교육대학 학사편입의 확대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4∼5년 후 초등교원의 공급이 정상화 될 경우 인원의 축소·조정이 가능한 이점이 있는 교육대학의 학사편입 인원을 정책적 차원에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교육대학은 입학정원의 20%이내에서 학사편입생을 모집하고 있는 데, 2년이라는 단기간에 정규 교육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인원 조정의 신축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유용한 제도이다. 초등교원의 양성과 임용은 초등교육의 특성과 전문성이 확보되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단기적이고 임시방편적인 방법은 교육의 질적 저하만을 초래한다. 이점에서 초등교원양성소와 보수교육은 합당치 않은 제도이다. 정규적인 양성과 임용을 전제로 하되 부족인원의 충원을 위해서는 초등교원 양성의 근본이 흔들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각적인 방안이 모색되고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학급당 인원 감축은 교원과 시설현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순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정부가 내년 상반기에 공무원 등 공공부분부터 `주 5일 근무제'를 우선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함에 따라 `초·중·고교의 주 5일제 수업'에 대책마련이 시급하게 됐다. OECD에 가입한 국가 중에서는 우리 나라만이 유일하게 주 6일 근무제를 채택하고 있고, `주 5일제 수업'은 선진국을 포함한 세계 50여 개 국가가 오래 전부터 실시해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나라에서도 `주 5일제 수업'의 실시는 시간문제일 뿐이다. 교육부는 현재 전국의 30여 개 초·중등학교를 주 5일제 수업 시범학교로 지정하여 운영 중에 있으며 지난해말, 교육개발원에 의뢰해 주 5일제 수업 도입과 실행방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주 5일제 수업에 따른 교육과정과 재택 학습 요일 배정, 그리고 구체적인 수업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 하더라도 문제는 남아있다. 바로 학부모와 교사의 학력관을 바꾸는 일이다. 이 시대, 이 사회가 요구하는 학력은 지식이나 기능에 치우친 교육에서 아동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질이나 능력을 중시하는 학력관이다. 학력은 물론 교과의 성적을 포함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분야나 영역에서의 지식욕, 지적 호기심, 여러 가지 체험, 다양한 사람들과의 접촉이나 교류에서 얻어지는 통합된 지적 능력을 말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결코 교과서의 성적이나 암기한 지식의 양만을 학력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수업일수가 줄어 주 5일 수업으로 공교육이 부실해 졌다고 생각이 들면,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사교육장으로 내몰 가능성이 많다. 그렇게 되면 학부모의 부담만 늘어나고 아동들에겐 도리어 학습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부모는 학력을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의 성적만을 말하고 있다. 일류대학에 입학시키는 것이 아동의 장래 행복과 직결된다고 믿고 있는 부모가 많으며 이러한 신념은 학교교육을 굽게 하고 있는 것이다. 교과서와 참고서 문제집만을 읽은 아동은 폭넓은 지식을 쌓을 수 없는 것이다. 자연체험, 생활체험, 사회체험이나 접촉이 직접적 혹은 구체적인 실마리가 되어 배울 의욕을 형성해 가고, 거듭되는 체험은 지적호기심이나 탐구심을 만족시켜 스스로 배우려고 하는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주 5일제 수업'이 실시되기 전에, 먼저 우리의 학력관을 전환하고 우리 아동들이 주어진 휴일을 방황하지 않고 보낼 수 있도록 사회단체, 시민단체, 종교단체는 아동들을 위한 다양한 사회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도자를 양성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대학 수시모집은 고3, 학부모, 담임 교사에게 기나긴 입시기간을 만든 셈이다. 수시모집이 있을 때마다 고3 교실은 말 그대로 엉망이다. 수능과 직접적인 관련이 적은 과목 수업을 아예 수시입학 준비시간으로 여기고 빠지는 경우도 많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도 막연한 기대를 갖고 여러 대학에 응시하느라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그러나 1차 수시모집의 결과를 보면 지원자 중 합격하는 학생은 소수일 뿐이다. 더욱이 수시모집에 떨어진 학생들 중 일부는 심리적으로 위축돼 자신감을 잃고 수능시험 준비에도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담임교사들도 일년 내내 입학원서를 다루게 되니 일에 치인다. 대학마다 지원자격과 갖추어야 할 서류가 다르고 내신성적 산출방식도 각각 달라서 3학년 담임 교사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학부모들도 수시모집에 관심은 많지만 그냥 성적만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취미나 특기만 가지고 가는 것도 아니기에 혼란과 불안만 느끼는 일이 많다. 그리고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과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 한 교실에서 생활해야 하는 문제도 크다. 수업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합격생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학교는 갖고 있지 않다. 복잡한 수시모집은 제고돼야 한다. 각 대학은 1, 2차 중 한 시기만을 택해 수시모집을 하고 각 대학의 원하는 제출서류와 원서기재 내용도 통일시켰으면 한다. 그리고 학생이 응시할 수 있는 학교 수에 제한을 두는 한편 대학이 전형요강을 간소화·명료화해 교사, 학부모의 진학지도가 용이하도록 배려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