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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등록금 올해도 동결…대안 없는 반값 등록금 논란은 반대 입학사정관 첫 정규직 채용, 면접 공개…“공정성 위해 당연한 일” ‘권위’보다 ‘열정’이 돋보였다. 자그마한 체구지만 성신여대를 위한 비전과 소신을 이야기하는 목소리에는 추진력과 확신이 느껴졌다. 학생들이 좋아한다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원더걸스의 노바디 춤을 추고, 한국을 알리기 위해서라면 패션쇼에 직접 모델로 서는 신세대 대학총장, 성신여대 심화진(55) 총장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새로 조성한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제2캠퍼스)에서 심 총장을 만났다. 성신여대 첫 연임 총장이 된 그는 “성신여대가 원하는 인재상은 전인적 교양, 창조적 전문성, 자율적 실천력을 갖춘 ‘성신문화인’”이라며 “학생들의 잠재 능력을 발굴해 차가운 지성과 따뜻한 인성을 겸비한 창의적이고 역량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특화된 교육에 열정과 정성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성신여대 최초로 연임 총장이 됐는데. “연임을 통해 제가 추진해 왔던 성신여대의 비전을 완성해 나가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총장 2기 임기에는 1기에 구축한 기틀과 환경을 기반으로 매력적이며 내실 있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채워 ‘성신 비전 2015’를 꽃피울 예정입니다.” - 총장 취임 후 컨설팅을 통해 대학 조직을 개편했는데. “삼성경제연구소에 의뢰해 강점과, 약점을 분석한 뒤 ‘성신 비전 2015’를 수립했죠. 대학 혁신을 위해서는 학과와 정원 구조조정이 반드시 필요했는데 힘든 과정이었지만 교수님, 학생들을 일일이 설득해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여성대학으로서 ‘건강복지'와 ‘문화’를 학교 특성화의 방향으로 잡았고, ‘융합예술대학’ 신설했습니다. 이런 작업을 통해 성신의 새로운 역사인 운정그린캠퍼스도 건립했죠.” - 지방에 제2캠퍼스를 만드는 다른 대학들과 달리 서울에 운정그린캠퍼스를 완공했습니다. “1936년 성북구 돈암동에 캠퍼스가 세워진 이래 제2캠퍼스 건립은 성신인의 오랜 소망이었습니다. 대학의 경쟁력을 고려해 내린 결정입니다. 본교와 5㎞ 떨어진 곳에 친환경 에코 캠퍼스로 지어진 운정그린캠퍼스는 녹지공간만 전체 면적의 40%에 이르고 냉난방은 지열(地熱)시스템을 활용합니다. 대학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 공간도 중요하다는 생각에 본관 전 층을 관통하는 아트 갤러리도 만들었습니다. 본교 학생들이 이쪽으로 오고 싶어 할 정도로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요. 강북지역 주민들을 위한 복식미술관(의류학)과 자연사박물관도 여름에 완공할 예정입니다.” - 운동화를 신고 하루에도 전 층을 몇 번씩 왕복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고 들었습니다. “운정그린캠퍼스를 잘 완성해서 보여주고 싶었고, 그것으로 인해서 다른 대학들이 자극받아 저희 캠퍼스를 뛰어넘는 더 훌륭한 캠퍼스를 만들기를 바랐어요. 그래야 우리 대학의 경쟁력도, 한국 대학생들의 삶의 질도 업그레이드되지 않겠어요?” - ‘반값 등록금’이 이슈입니다. 성신여대가 2009년 처음 등록금 동결을 선언했고 올해도 역시도 등록금을 동결하셨는데. “학부모,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린 결단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투자를 최소화하고 경상비를 최대한 줄이고 있어요. 학생 절전 지킴이도 활동하고, 저도 일일이 강의실의 전깃불을 끄고 다닐 정도로 절약하고 있죠. 또 다양한 장학금제도를 운영하고 여학생들의 특성상 교내 아르바이트를 늘려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립대학 운영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반값 등록금 논의는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은 지속적으로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등록금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지원이 꼭 필요합니다.” - 입학사정관제의 모범답안으로 성신여대가 꼽히고 있습니다. 전임사정관을 모두 정규직으로 선발하고 국내 최초로 입학사정관 전형 면접 과정을 공개했습니다. “입학사정관 전형이야말로 우리 입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사정관에 의한 정성적이고 주관적인 평가이기 때문에 전문성과 공정성이 성공의 핵심입니다. 우리 대학의 우수한 인재를 뽑는 분들이 비정규직이라면 입학사정관제의 공정성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전념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른 대학에서는 하지 않는 시도였고, 정책적으로 입학사정관제가 사라질 경우 그분들을 안고 가야하는 리스크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제 판단이 옳았다고 확신합니다. 면접장 공개는 내부 교직원들의 우려가 컸지만 열심히 준비한 만큼 자신이 있었고, 수요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결정했습니다.” - 지난해 사범대 대학평가에서 성신여대 사범대가 최고등급인 A등급을 받았습니다. “성신여대는 사범대을 모체로 종합대학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중등교육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범대의 교육의 질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대학의 역량과 정성을 쏟아 온 것이 좋은 결과로 연결된 것 같아요. 윤리교육과와 유아교육과가 전임교원 확보율에서 만점을 받았고 전임교원 1인당 연구실적 지표에서는 교육학과와 한문교육과가 만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발전이 더 중요하겠죠. 장기적으로 국, 영, 수 주요 과목이 없는 현재 단과대 체계를 재편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또 관련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춘 교원 초빙을 늘려 학생들이 실제적인 도움을 받도록 할 계획입니다.” - 노바디 춤에 밴드 보컬까지 총장님의 파격 행보는 많은 화제를 낳았습니다. 변화를 주도하는 대학총장이자 리더로 유명하신데 앞으로 어떤 총장이 되고 싶으십니까. “노바디 댄스, 연습하기 힘들었지만 너무 재미있었습니다.(웃음) 저는 재미있고 학생들에게 친근한 총장이 되고 싶습니다. 또 한국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는 총장이 되고 싶습니다. 외국학교와 많은 교류를 하고 있지만 세계화의 중심은 우리나라입니다. 세계화가 될수록 우리의 정체성을 찾고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문화, 전통의 가치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신여대를 방문한 외국인들은 분단 현실을 느낄 수 있는 DMZ부터 한국의 맛, 멋, 미 모두를 다 알고 갈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심화진 총장은… 성신학원 이사장을 지낸 고 심용현 박사의 4녀이자 성신학원 설립자인 고 이숙종 박사의 종손녀다. 1975년 건국대 의상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을 다니면서 1년간 성신여중 교사로 근무하면서 교육자의 길로 들어섰다. 성신여대 의류학 박사로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성신여대 의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성신학원 25~26대 이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국립발레단 이사장, 세종문화회관 이사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46년이 지났는데 당시 6학년 담임선생님이셨던 황용언 선생님은 정말 실력과 인격을 고루 갖추신 분이었다. 자신의 반평생을 제자사랑과 가르치기에 다 바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늘 바른길만 보고 걸어가시며 근검절약을 몸소 실천해 모범을 보이셨고 학생들을 성심성의껏 열심히 지도하신 분이다. 내가 다녔던 시골의 초등학교는 한 학년에 3~4개 학급으로 학급당 인원은 60~70명 선이었다. 1960년 중반이었는데 보리밥과 강냉이 죽으로 끼니를 이어갔던 시절이었다. 그때도 중학교 입시가 치열해 도시 못지않게 열심히 공부했었다. 특히 여름방학 때는 아침 7시부터 공부를 했는데 요즘처럼 보충수업비를 내고 하던 시절이 아니라 무료로 선생님들께서 봉사하셨던 셈이었다. 무료봉사임에도 선생님은 우리들보다 일찍 출근하셔서 수업준비를 하고 우리들이 도착하면 곧바로 수업을 해 실력향상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 심지어 공부를 잘하는데 집안이 가난해 학업을 이어 나가기 어려웠던 학생들은 선생님 댁에 불러 개인지도까지 해주시고 식사와 함께 잠까지 재워 주셨으니 정말 그 은혜를 어찌 다 갚을 것인가. 선생님 댁도 부자가 아님에도 단지 제자를 아끼고 사랑하며 학업만은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베풀어주신 것이다. 서울로 수학여행을 갔을 때였다. 설사를 만나 그만 열차 안에서 팬티에 배설을 해 버린 학생이 있었는데 선생님이 몸소 데리고 나가 화장실에서 대충 씻기고 선생님이 가져온 팬티를 대신 입히기도 할 정도로 제자를 아끼고 사랑하는 데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였다. 정말 직접 낳은 부모님도 이처럼 친자식에게 잔정을 베풀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가정이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며 겨우 학업을 하는 농촌학생들에게 온갖 정을 베풀어 주신 선생님은 정말 시골학생들에게는 진정한 사표셨다. 지금 필자도 고교에서 31년째 교사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무리 생각을 더듬어도 그때 우리 선생님만한 분은 아직껏 발견하지 못했다. 언젠가는 선생님을 모시고 반창회라도 하든지, 아니면 당시 6학년 담임을 맡으셨던 모든 선생님들을 모시고 사은회라도 개최하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5월이 갔다. 5월은 화려한 자태를 자랑했던 봄꽃들이 분분히 지고, 온 산하가 푸름으로 새로운 신록으로 다가서는 장엄을 연출해내는 계절로 기억된다. 그 아름답던 5월과 함께 아름다운 젊은이들이 갔다. 인터넷을 들여다보기가 겁이 난다. 요즘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사람들, 그것도 젊디젊은 청춘들의 허무한 죽음을 너무 접하게 된다. 이 시대 젊은이들의 최고의 로망인 아나운서라는 멋진 직업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사랑해 왔던 한 아나운서가 여러 논란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프로축구의 승부 조작으로 온통 시끄러운 가운데 축구선수 2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축구선수, 그것도 프로선수이면 어느 정도 자기 분야에서 뜻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젊은이들이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물론 말로는 다 못할 고통이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상담기법 중에 ‘의미요법’이라는 것이 있다. 이 이론의 기본 전제는 ‘어떤 조건에서의 삶도 의미가 있다’는 것으로 인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마음 상태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인간의 주된 문제는 삶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상실한 경우에서 비롯된다. 제한된 상황에서도 우리는 삶의 의미를 찾을 자유가 있다. 의미는 궁극적 의미(우주의 질서 등 거시적 차원)와 순간적 의미(사건과 상황에서 각자가 찾는 의미)로 나눌 수 있다. 우리는 삶의 근본 동기를 쾌락, 권력, 물질의 풍요 등 순간적 의미에서만 추구해오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근본적으로 살아가는 이유를 ‘삶의 궁극적 의미 탐구’라는 큰 틀에서 찾아야 한다. 그래야 고통스러운 순간에 그것을 모면하려는 데만 급급하는 것이 아닌 심층적인 의미를 발견하는 자아실현을 이루어가는 삶의 자세를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런 의식을 가지게 될 때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사연 없는 삶이 어디 있고, 생채기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아무리 건강하고 행복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아픔 하나, 사연 하나 정도는 다 있다.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는 서점가에 일전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책이 있다. 수인번호가 도서명을 대신했던 미모의 재원이 쓴 자서전으로 유명세를 탔던 책이다. 이 도서에 대해 혹자들은 우리 시대의 관음증이 만들어 낸 병리현상이라고 이야기들 하곤 했다. 그러나 필자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미모의 재원이 생의 최정점에서 일순간 한없이 추락하여 수인복을 입게 된 이야기, 감추고만 싶을 수 있는 이야기를 당당하게 세상을 향해 다시 들려주는 그녀의 삶에 대한 당돌한 도전이 오히려 그 책을 독자들로부터 유인하는 동인이 되었다고 본다. 세상의 환한 빛을 온통 독차지하며 각광받고 조명 받던 이가 삶의 막장이라 할 수 있는 영어(囹圄)의 삶을 살기까지 그녀의 인생반전에는 얼마나 많은 오욕과 조롱이 함께 했을까? 그러나 그 반전에도 굴하지 않는 당돌함이랄까, 자신의 삶에 대한 무한 책임을 지는 그녀의 뻔뻔함 등이 독자들에게는 요즘 세대들의 나약함에 비해 한층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었다고 본다. 살아라!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는 이승이 낫다. 가장 최후까지 남는 자가 이기는 자라는 평범하지만 삶에 대한 최고의 경구를 기억하라.
책상에서 시집 한 권 읽고 있는데 문득 옆에서 기척이 느껴진다. 언제 와 있었는지 여학생 하나가 서 있다. 필자를 방해하지 않고 잠시 기다렸던 걸 보면 무슨 사정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웃으면서 “아이구, 우리 혜선이 왔구나. 왔으면 부르지 그랬니?”하고 아이의 손을 잡아 주었다. 아이도 수줍게 웃으며 나에게 종이를 내민다. “대학에 제출할 자기소개서예요. 선생님께서 좀 봐 주세요”라고 한다. “벌써 원서 접수하는 곳이 있니?” 하면서 나는 아이가 작성한 글을 훑어보았다. 나름대로 열심히 썼지만 옥에 티가 눈에 띄었다. 때마침 수업 시작종이 울려, 점심시간에 만나기로 하고 교실로 올려보냈다. 아이는 “내일이 마감이에요, 선생님” 한다. 나는 조급한 마음으로 아이의 글을 몇 페이지 읽어갔다. 그리고 나름대로 애쓴 문장의 행간을 살피며 보완해야 할 곳들을 메모했다. 시간이 좀 걸리는 작업이었다. 아이의 인생이 걸린 문제이기에 긴장이 됐다. 건성으로 봐서는 안 되는, 신경 쓰이는 일이었다. 문득 작년 일들이 생각났다. 작년에도 유난히 자기소개서를 들고 오는 아이들이 많았다. 하루에도 몇 명씩 나를 찾아왔다. 수업하랴, 아이들의 자료를 검토하랴 나는 종일 바빴다. 희한하게도 녀석들은 마감 날짜가 닥쳐야만 서류를 가져왔다. 그러니 안절부절못할 것은 내 몫이었다. 자기소개서는 누가 대신 써줄 수 없는, 스스로를 되짚어 보며 성찰해 가장 인상 깊었던 추억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인데도. 상당수 아이들은 진솔한 감정을 감추거나 구체적이지 못했다. 사회성이나 리더십, 봉사정신에 대한 언급도 없고 미래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도 없었다. 아이들 스스로가 자신에 대해 준비가 안 되어 있는데, 내가 어찌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를 대필할 수 있겠는가. 아이의 막막한 아픔이 내게로 전이되었다. 나는 보름 정도 편두통을 앓았다. 나는 내 딸들을 생각해본다. 지금은 대학을 졸업한 내 딸, 녀석들도 예전에 이러한 어려움을 겪었을 텐데! 몇 날 며칠을 썼다가 지우고 썼다가 지우고, 그러다 답답해 선생님을 찾아가기도 했을 텐데, 선생님은 어떻게 대해주었을까. 오죽 답답하고 안 풀려 선생님을 찾아 간 건데, 내 딸들의 국어 선생님은 어떤 조언을 해주었을까? 그저 건성으로 몇 마디 툭 던진 건 아니었을까? 나는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먹고 혜선이를 만났다. 아빠와 딸로서 만났다. 딸처럼 소중한 혜선이와 진로와 학업 계획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녀석도 아빠를 대하듯 자세하게 자신의 생각을 얘기했다. 정말 부녀처럼 신뢰와 사랑이 오갔다. 그런 뒤 나는 아이에게 바로 지금처럼 솔직한 심정으로 글을 보완하기를 권했다. 그리고 다 작성이 되면 선생님이 마지막 검토를 해주겠노라고…. 마음이 천사 같은 아이의 눈엔 물기가 젖어 있었다. 나는 “세상엔 쉬운 일은 없어. 그걸 알면서 어른이 되는 거야”라고 귀엣말을 했다. 나는 농담처럼 아이들에게 말한다. 선생님을 부를 때 ‘아빠’라고 불러도 좋다. 부모님은 배 아파 너희를 낳았지만, 나는 가슴으로 너희를 낳았다. 그리하여 너희를 가슴으로 가르치고, 너희를 혼내더라도 가슴으로 나무라는 것이라고. 부모님 이상 너희를 사랑한다고…. 세상에 떠도는 교육철학이고 교육심리고 간에 나는 깨달은 게 있다. 교육이론이 교사를 교사로 만들지 못한다는 것. 아빠처럼 엄마처럼 가슴으로 아이들을 받아들여야만, 아이들과의 만남을 운명적으로 받아들여야만, 교육은 온기를 회복한다는 것. 책상에서 어제 읽다만 시집을 보고 있는데, 인기척이 느껴진다. 아 혜선이! 어제 왔던 녀석이 덕분에 원서 잘 접수했다며, 사랑 두 스푼 미소 한 스푼 탄 커피를 나에게 내어민다.
지난 한달 간 이어진 서울시교육청 주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지역순회 공청회가 최근 마무리 됐다. 공청회에서는 기조발제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의 필요성과 쟁점들이 소개됐고 이어진 토론에서는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각각의 입장에서 인권조례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학부모와 교사들은 토론을 통해 학생인권이라는 총론에는 공감하지만 보편적 가치를 담은 인권을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사무에 대한 사항을 규정하는 조례로 제정하는데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학생인권이 신장되려면 교육의 본질 회복이 우선임을 주장하는 학부모와 교사들도 많았다. 즉, OECD 국가들에 비해 과다한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며, 교원을 증원하고 교원잡무를 대폭 경감함으로써 교사들이 학생 모두에게 더욱 관심과 정성을 기울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면 학생인권은 저절로 신장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또한 초·중등 교육이 대학입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현실에서 학생인권조례로 인해 오히려 소수의 문제 학생들에 의해 다수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체벌 전면금지에 대해서도 가정과 사회에서 체벌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의 체벌만 없애겠다는 것은 교육을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어느 정도의 교육벌은 허용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교사들은 특히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으로 교권이 더욱 추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었다. 수업 질서의 붕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제는 학생들이 교사를 폭행하는 사건들이 학교현장에서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의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들은 지난 17일의 경기도교육감과 학부모들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보교육감 지역뿐만 아니라 충북․경남 등의 지역에서도 전교조 지부를 중심으로 학생인권조례제정 운동본부를 결성해 주민발의를 추진하는 것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으며,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 공청회에서 어느 한 학부모가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너무 급하게 서두르는데 대한 불만을 표시하며, 급하게 먹는 음식이 체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슨 일이든 조급하게 추진하다 보면 허점이 많이 생기고, 반드시 부작용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학생인권조례 제정 보다 각 시·도교육청에서 시급히 해야 할 일은 학교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참여와 협의를 통해 단위학교 실정에 맞는 학교규칙을 자율적으로 제정하게 하고 철저히 준수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과 학생인권과 교권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먼저 마련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교과부가 지난달 26일 공개한 고등학생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 시행방안은 말하기와 쓰기를 강화해 이르면 2016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대체한다는 것이 그 골자다. 듣기·읽기·말하기·쓰기의 4개 영역에 대한 4등급 절대평가 방식으로 2급과 3급으로 나눠 치르게 되는 이번 안은 ‘살아 있는’ 의사소통 중심의 실용 영어로 가는 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국가영어능력평가 도입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다. 우선 사교육이 벌써부터 심상치 않게 들썩이고 있다. 새로운 시험에 대한 불안으로 학생들이 학원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다는 전망에 따라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이미 사교육 시장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시험 수준도 현행 수능보다 낮아 변별력 논란 또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9등급제 수능조차 변별력이 낮다는 대학들이 A, B, C, F 등 4등급으로만 나눠진 절대평가에 만족할 리 없음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말하기와 쓰기 수업을 위한 학교 교육여건 역시 미비하다. 대부분의 대도시 영어교사들이 맡고 있는 1인당 학생 수는 100명에서 많게는 200명에 이른다. 이런 현실에서 아무리 짧은 작문이라도 읽어보고 첨삭을 가미한 평가를 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요구될 지는 잠깐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지 않겠는가.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평가 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학교가 충분히 준비되면 시행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 내용은 내년부터 일부 대학이 수시모집에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을 활용하는 등 이미 정해진 수순을 따라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결국 현재 고 2부터 2015년에 대학 입시를 치르는 중 3까지는 수능 영어와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을 모두 준비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발이 빠르면 헛딛는다’고 했다. 아무리 취지가 좋고 방향이 옳다고 해도 서두르면 부작용이 크다. 헛디딘 아픔은 발이 빠른 사람이 아니라 학생과 교원에게 고스란히 상처로 남는다는 점을 교과부는 다시 한 번 기억하기 바란다.
교과서는 학교 현장의 교수·학습 활동을 수행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자료이며, 학생들의 지적 성장에 직접 영향을 주는 자료일 뿐 아니라, 국가의 교육이념이나 목적을 구현하는 수단이며 도구이고, 교과서 속에 반영된 내용으로서의 문화가치 체계는 학생의 행동 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2009 개정교육과정에서는 교육과정의 탄력적 현장 운영 및 창의적 체험활동, 학년군제나 교과군제 도입, 교과 이수시기와 수업시수(단위)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또한 단위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와 더불어 학생의 학습 부담을 덜어 주고, 진로지도 교육과정 운영 강조,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한 학습 강화를 유도하고 있다. 이에 교과부에서는 ‘창의적인 산지식을 제공하고 학습자 친화적인 미래형 교과서 보급’을 주요 골자로 한 ‘2010년 교과서 선진화 방안’을 확정·발표해 학생들에게 친숙하고 학습력을 높일 수 있는 교과용 도서를 보급한다는 것이다. 이는 교원의 한 사람으로서 환영하는 바이다. 그러나 그에 앞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봤으면 한다. 첫째, 초등학교 5~6학년 전 교과의 검정도서 확대는 다양성의 강조보다는 일선 학교의 업무를 가중시키는 결과가 올 수 있을 것이다. 남북한 분단, 일본과 중국의 강대국 사이에 자리한 지리적 위치,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와 작은 땅 등 우리나라의 교과서는 국가 정체성과 내부적 통일성을 유지해야 하는 검정도서 심사기준이 있다. 이는 검정교과서도 국정에 비해 월등히 다양하지는 않고, 검정도서 심사에 따른 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된다. 즉, 영어교과의 예를 보면, 2011년도는 3, 4학년에 국한되어 있음에도 교과서의 종류가 20종이 넘는다. 이를 심사공고, 교과서 홍보, 심사위원 선정, 심사표 작성, 심사, 심사회의록 작성, 결과를 홈페이지에 탑재하는 등 그 심사의 과정도 복잡하고 시일도 15일 이상이 소요된다. 내용의 선진화 및 다양성도 중요하지만 검정도서 심사에 대한 교사들의 업무 과중이 해소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교과별 연계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즉, 초등학교 5, 6학년 모든 교과를 검정으로 할 때 5학년과 6학년 때의 교과서가 동일 회사의 교과로 선정되지는 아니할 수도 있다. 이때 교육과정의 중점은 같을지라도 교과내용의 연계는 쉽지 않을 것이다. 셋째, 학년군 도입에 따라 교과 분책으로 인한 비용을 책정해야 할 것이다. 학생이 전학을 하거나 학년이 바뀌었을 경우 전출이 많은 도시 학교에서는 교과서를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또한, 전출입을 가는 경우 학생들은 본인들이 사용하던 교과서를 가지고 가기 때문에 이는 교과서의 비용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발생한다. 또한, 검정교과서가 많아지게 되면 위와 같은 상황에 대비해 언제 어디에서나 교과서를 구비할 수 있는 여건 마련도 중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넷째, 인정도서 확대를 위한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 인정도서는 창의와 자율을 통한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과서 개발, 교사들이 자체 제작한 교수․학습 자료나 시중에 나와 있는 일반 서적의 교과서화 촉진, 간단한 심사와 채택 절차 등을 통한 질 좋은 교과서를 개발 활용해 학생들의 창의성을 신장시키고, 자기주도적학습력을 신장시키는 데 있다. 그러나 인정도서는 국정이나 검정에 비해 편집이나 그림, 사진 등이 조잡하고, 인정심의 후 수정․보완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다양성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것이 인정도서를 활용하는 대다수의 교사들의 의견이다. 인정도서의 확대를 위해서는 위의 의견들을 수렴해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교과서란 교과서의 발행기관이 어디냐의 문제보다는 좀 더 근본적으로 교육과정의 흐름 및 학생들의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내용체제를 갖추고 있느냐, 학생들의 자발성이나 학생들의 창의력 및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교육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느냐, 교사가 교과를 지도할 때 교수 부담을 줄일 수 있고, 학생들의 다양성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느냐가 관건이고 진정한 교과서 선진화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교실에 들어가 수업을 하는 경우나 자습시간에 학생들을 살펴보는 경우가 있다. 이때 ‘책을 읽으세요’ 하면 ‘읽을 책이 없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있거나 ‘교실에 있는 책은 다 읽었는데요’라고 말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럴 때면 읽기 책이나 사회책을 읽어보라고 권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하나같이 ‘아이! 왜 재미없는 교과서를 읽으라고 하세요!’ 하며 항의를 한다. 교과서는 재미있는, 읽어볼 만한 감동 있는 책이라고 하더라도 돌아오는 답은 항상 똑같다. 교과서도 풀어 보면 교과용 도서인데 말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내용이 풍부하고 실생활과 연계되며 자기 주도적 학습을 위한 안내와 함께 창의적이고 학습자 개개인의 능력과 흥미가 반영된 교과서. 구체적인 교수 방법을 제시해 학생과 이를 가르치는 교사들도 수업에 대한 부담을 조금은 덜 수 있는 교과서, 그런 교과서가 일선 현장에서는 필요한 것이다.
사마천의 ‘사기’, ‘이사열전’에 “泰山不辭土壤 故能成其大 河海不擇細流 故能就其深 (태산불사토양 고능성기대 하해불택세류 고능취기심)”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를 줄여서 ‘불사불택(不辭不擇)’이라고 하는데, “태산은 한 줌의 흙도 버리지 않았기에 그 크기를 이룰 수 있었고, 바다는 아무리 작은 물줄기라도 마다하지 않았기에 그 깊이를 이룰 수 있었다”라는 뜻이다. 이 내용은 지금부터 2200년도 더 전에 이사(李斯)가 진시황에게 낸 한 보고서에 있는 글이다. 진시황 시절 한나라 출신 신하가 치수사업을 맡아 하고 있었는데, 그는 논밭에 물을 안정적으로 대기 위해서는 대운하 사업을 해야 한다 주장했다. 이를 두고 조정에서는 이 사람이 한나라의 간첩으로 진나라의 국력을 피폐하게 하기 위해 운하를 판다고 비판했고, 결국 외국 출신 관리들에 대한 추방령까지 언급되기에 이른다. 이때 이사가, 대업을 수행함에 있어 외국인일지라도 모두 그 힘을 합쳐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진시황에게 올린다. 그런데 보고서를 올린 이사 또한 초나라 하급관리 출신으로 원래부터 진나라 사람은 아니었다. 인재의 중요성은 진의 통일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상앙, 장의, 범수, 이사, 여불위 등 진나라를 이끌었던 중신들 대부분은 외국에서 온 이른바 외인부대였다. 천금의 값이 나가는 가죽옷도 여우 한 마리의 털로 만들 수는 없고, 높은 누대의 서까래는 나무 한 그루로 만들 수 없다는 삶의 진리가 입증된 셈이다. 단일 민족을 표방하던 우리 사회가 급격히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외국인과 외국문화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와 수용적인 태도의 함양과 실천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절체절명의 당면 교육과제가 되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조사결과에 의하면 한국의 외국문화 개방도 순위는 2008년도에 전체 55개 국 중 55위, 2009년에는 57개 중 56위였다. 한마디로 꼴찌인 셈이다. 이런 폐쇄성이라면 글로벌 사회에서의 우리를 인정받지 못함은 물론 우리 문화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불사불택’의 의미의 중요성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 이유이다. 다문화 사회의 도래는 인류사회가 글로벌화(globalization) 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삶의 형식이라고 볼 수 있다. 과학기술과 이동수단의 발달로 국가 간·지역 간의 시간적·공간적 거리가 매우 가까워진데다 전 지구적인 글로벌화로 인해 빈번한 이주가 국가 간·지역 간에 이루어짐에 따라 우리나라도 이미 외국인 비율이 2010년 현재 2.5%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문화 사회의 구성원들은 주로 외국인 근로자, 결혼 이민자, 유학생으로 구성되며, 아울러 전통적인 다문화 구성원인 화교, 북한 이탈주민과 교포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오랫동안 자신들을 단일민족으로 치부해 왔기 때문에 다문화주의 및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인식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즉, 나와 다른 문화와 인종과 민족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배려하는 자세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글로벌화된 지구촌 사회에서 타문화, 타인종, 타민족과 더불어 공존하기 위해서는 어릴 적부터 교육의 3마당(가정교육, 학교교육, 사회교육)을 통해 타자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키워주어야 한다. 바로 이것이 다문화 교육이다. 다문화교육은 문화적 다원성을 인정하며, 사회경제적 지위나 인종 혹은 민족 등과 같은 요인에 관계없이 교육의 수월성과 평등성을 조화롭게 추구하자는 교육이다. 그래서 다문화교육에서는 소수자를 위한 적응교육, 소수자 정체성 교육, 소수자 공동체를 위한 교육, 다수자 대상의 소수자 이해증진 교육을 주된 교육내용으로 삼는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의 다문화 교육은 주로 한국어 교육 등 소수자 적응을 중시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주로 소수자의 적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소수자들이 주류집단의 문화에 동화되는, 이른바 동화주의적 접근이 우려되는 경향도 있다. 이러한 동화주의적 접근방식은 문화를 주류문화와 비주류문화로 구분하면서 문화제국주의적 속성에 따라 문화에 대한 우열적 평가를 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한국 내에 있는 다문화 구성원을 핍박하고 왕따를 한다면 한국 밖의 전 지구촌 구성원들이 국제무대에서 한국인들에 대한 대접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른바 부메랑의 원리이다. 우리 한국인에게 세계시민(코스모폴리탄)으로서의 윤리와 태도가 시급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울러 체계적인 다문화 교육이 절실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학의 자율성과 공공성, 어느 것이 더 우선인가. ‘사학’ 하면 떠올리게 되는 해묵은 논쟁을 떠나 우리나라 사학의 미래 비전을 탐색해보는 세미나가 열렸다. 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대한사립중·고교장회(회장 최수철)가 주최한 ‘사학에 대한 사회의 요구와 미래 비전 탐색’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신현석 고려대 교수는 ‘미래지향적인 한국형 사학체제의 구축’을 사학의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고 ‘사학체제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역량 있는 인재 육성’을 목표로 제안했다. 신 교수는 “사학관련 이슈가 항상 그 자리를 맴돈 근본 원인은 이슈를 ‘합리적인 정책의 관점’이 아닌 ‘파당적인 정치의 관점’으로 접근한 데 있다”면서 “이제라도 사학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분석하고 사학의 실질적 변화와 발전을 위한 미래 비전과 발전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사학의 미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발전 방향으로 ▲협력적 거버넌스에 의한 사학정책의 재구조화 ▲사학의 환경 변화에 부응하는 재정 운영 구조의 혁신 ▲ 다양화․개방화 시대에 적합한 사학 운영체제의 확립 ▲경쟁력 있는 사학체제 구축 등을 4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토론에서도 사학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백복순 한국교총 정책 본부장은 “사학의 공공성과 사회적 공헌도를 고려한다면 사학에 대한 저극적인 지원과 배려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국가는 사학이 최대한의 잠재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사학의 자율성을 보장해주고 사학교원지위에 대한 법정주의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수 바른교육권실행동 대표는 “사립학교는 진정한 교육의 다양성과 수월성, 특수성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유연하고 능동적이며 개방적인 교육기관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사학이 자기개혁 노력을 해야 할 뿐 아니라 사학의 자주성을 회복하기 위한 온갖 법적, 제도적 제약을 철폐해야 한다”고 했다. 박범덕 한국국공립일반계고교장회 회장(언남고 교장)은 “선진국의 사립학교는 시설의 안전성 여부, 보건상의 문제 외에는 학생선발, 교육과정운영, 교원인사, 재정 등 모든 것이 자율적”이라며 “건전한 절대다수의 사립학교에 대해서는 건학이념에 충실한 교육을 하기 위한 운영의 자율성이 우선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행복한학부모재단 사무총장은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사학 비리를 사학법 등으로 사전 규제하는 것보다 사학이 건립이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자율을 주되, 위반 시 엄격한 책임을 묻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문제는 사학법 개정이 전제되어야 하므로 여론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준모 교과부 감사관은 “사학의 건전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획일적인 감사를 하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테마 중심으로 감사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사학 자체 감사 기능이 활성화되도록 정부가 노력하고 비리 재발 방지를 위한 감사 결과 공개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16개 시․도의회 교육의원들로 구성된 ‘한국교육의원협의회’가 3일 정기총회를 갖고 지방교육자치법의 개정을 촉구했다. 전국 시·도 교육의원들은 이날 배포한 ‘지방교육자치법개정촉구결의문’을 통해 “지난해 2월 지방교육자치법을 개정하며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정당 비례대표제를 추진하다, 일부 양심적인 국회의원들에 저항에 막혀 기형적인 자동일몰제의 현행 지방교육자치법이 만들어졌다”며 국회의원 6~8명을 선출하는 초광역 소선거구와 시도 교육상임위 활동의 한계를 지적했다. 교육의원들에 따르면 시도의회 안에서 소수 경력직능을 대표하는 교육의원들은 상임위에서 일반 의원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지만 태생적 간극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 또 15개 시도의 경우 일몰제 적용으로 2014년 6월 이후에는 교육자치가 지방자치에 병합되는데 반해 제주특별자치도는 현행 지방교육자치법이 계속 적용되는 ‘1국 2교육법’이라는 모순적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같은 비상식적인 현실을 타계하기 위해 시도 교육의원들은 ▲지방교육자치 자동일몰제 금년 내 폐기 ▲초광역 소선거구 교육의원선거법을 개정해 2명 선출의 중선거구로제 환원 ▲교육위원회 독립상임위화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촉구하며, 사회단체 교육계, 정치권의 지원을 요청했다. 교육의원들의 이 같은 문제제기에 교육계는 즉각적인 지원의 뜻을 밝혔다. 날 회의에 참석한 안양옥 한국교총회장은 “교총의 역사는 교육자치 수호의 역사였다”며 “교육가족은 국회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교육자치법을 재개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에 적극적으로 화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도 “교육의 전문성, 중립성을 보장하는 것은 민주교육의 토대”라며 교유자치가 튼튼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 해 달라“고 밝혔다. 정치권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변재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도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교육자치법 개정 다시 개정을 해야 한다는 명분에 쫓긴감이 있었다”며 “개정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교육의 자주성, 정치적 중립성을 구현하는 방안에 대해 좋은 의견을 달라”고 말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국회에서 비교적 좋은 안에 대해 합의했다가 당시 야당의원들의 반대에 어정쩡한 개정안이 나왔다”며 “다시 개정한다면 교육의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직간접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할테니 적극적으로 참가 해 달라”고 요청했다.
교섭단체 대표 연설 6월 임시국회가 1일 개의된 후 여야 교섭단체 대표들은 대학등록금 문제와 관련 “등록금 인하를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발언을 통해 “우리나라 대학등록금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며 “반드시 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GDP 대비 교육재정을 현재 0.6%에서 OECD 평균인 1.2%로 늘리고, 전체 교육예산 중 고등교육에 대한 배분 비율도 12%에서 20%까지 점차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등록금 문제는 국가 미래의 핵심적 과제”라고 규정하며, “부모가 자녀의 학비를 부담하고, 자녀는 저축하여 다음 세대의 교육을 담당하도록 하는 선순환의 ‘저축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결단의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등록금 완화 방안, 장학제도의 활성화, 학자금 대출제도의 개선 그리고 도덕적 해이를 막고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제도적 보완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이외에도 저축은행 사태와 북한인권법의 조속한 처리를 언급했다. 민주당 김진표 대표도 대학등록금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3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발언을 통해 “상아탑으로 상징되던 대학이 현재는 사람 목숨까지 담보로 잡는 ‘인골탑’으로 불릴 만큼 등록금이 비싸다”며 “지금 대학생들은 한 학기 등록금을 벌기 위해 한 달에 70시간씩 1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이명박 정부가 대선 공약인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해 한 일이 뭐냐”며 “학자금 대출로 인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젊은이가 2006년 670명에서 2010년 2만5300명으로 38배가 늘었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6월 국회에서 등록금 상한제 도입 등 등록금 관련 5대법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를 ‘5+5 등록금 대책’으로 이름 붙였다. 이와 함께 ▲차상위 계층에 대한 장학금 복원 ▲취업 후 학자금상환제 이율 3%로 감축 등을 위한 추경예산 5000억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등록금 완화, 수석교사제 입법 등 교육관련 법안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로비의혹, 한미 FTA 등 주요 법안 처리 쟁점을 갖고 있는 6월 임시국회는 2~3일 교섭단체 대표 발언과 대정부 질문이 이뤄졌다. 7일 비교섭단체 대표 발언 및 대정부 질문이 이어, 8일엔 교육·사회·문화 부분에 대한 질문이 예정됐다. 23일과 29~30일엔 본회의를 통해 안건을 처리한다. 그 외 휴회기간엔 각 상임위원회별 논의가 진행된다.
정부의 교육당국이나 지역교육청은 학교교육의 혁신을 위하여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를 지적하라면 학부모의 교육참여를 이끌어 내는 일이다. 학교를 변화시키는데에 학부모의 동참이 절대로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받아들이는 자들이 어떻게 어떤 자세를 갖추는가에 성패가 달려있다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취지하에 우리 학교에서도 학부모님들에게 수업을 공개하고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이제 학부모님들의 교육을 보는 시각도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교의 전반적인 교육활동을 중심으로 하여 수업에 관한 개선 의견들이 많았다. 이러한 지적들은 우리 교육을 담당하는 자들이 귀담아 실천한다면 분명히 학교는 학부모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이 될 것이다. - 아이들에게 꿈을 주고, 교사주도의 수업을 지양하고 토론식 수업을 진행하여 주시기 바람 - 수업의 질 향상, 주입식 수업보다 토론식 수업을 지향 - 정적인 수업보다 활기찬 수업을 기대 - 과목에 따라 동영상을 보여 실감이 있는 수업을 하여 주었으면... - 칠판 글씨를 크게 써서 뒤에 앉은 학생도 볼 수 있도록...(시력 안좋은 아이 고려는?) - 새로운 수업방식을 도입하여 지도하였으면... - 수업시간에 거친 언행 지양 전반적이 학교 운영에 대하여 공부 잘하는 학교, 인성지도가 잘 된 학교, 올해 지정받은 무지개학교(전남 혁신형 학교)를 통해 믿고 맡길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 가기를 희망하였다. 그리고 보여주기 위한 수업이 아닌 학생과 교사가 평소에 하는 수업 그대로를 보여 줄 수 있으면 준비과정이 힘들지 않게 될 것이라는 견해는 가슴에 와 닿는다. 또 쉬는 토요일에 수업을 실시하고 평일에 쉬어주는 배려가 있으면 부모 모두가 참여하는 기회(일본에서 시행 중)가 될 것이라는 제언과 무엇보다도 평가를 받기 위한 수업이 아닌 평소에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떤 수업을 받고 있는지를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할지 않겠는가 하는 제언은 매우 중요한 학부모의 시각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세계적인 탐험가이자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존 고다드는 열다섯 살 되던 해 127개의 꿈(dream list)을 기록하였다. 그 꿈 가운데는 ‘보이 스카우트 가입’, ‘세익스피어의 작품 읽기’ 등과 같이 비교적 실천하기 쉬운 것도 있지만, ‘낙하산 점프’, ‘비행기 조종법 배우기’와 같은 스릴 넘치는 것도 있었다. 또한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험심이 담긴 ‘달나라 여행’, ‘에베레스트 등정’, ‘아마존강 탐험’ 같은 결코 쉽지 않은 목표들도 있었다. 그리고 40년 후, 1972년 미국의 시사 포토뉴스 매거진 '라이프' 지에는 존 고다드(John Goddard)가 ‘꿈을 성취한 미국인’으로 크게 소개된 바 있다. 당시 그는 127개의 목표 가운데 104개의 꿈을 이루었다. 그의 꿈 가운데에는 ‘21세기에도 살아 있는 것’도 있는데 지금도 여든 살이 훨씬 넘은 나이지만 그 동안 못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니 꿈이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해 보게한다. 아마도 존 고다드(John Goddard)가 꿈을 기록하지 않았다면 그가 ‘꿈을 성취한 사나이’가 되었을지는 의문이다. 아마도 그만큼 자신의 의지를 불태우게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3%의 명확하고 장기적인 목표가 있는 사람이 25년 후 사회 각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하버드 대학의 놀라운 연구 결과에서 보듯 ‘꿈의 기록’이란 이처럼 대단한 위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꿈을 기록하는 것은 이후 행동을 지배하게 되고, 마침내는 시신경과 운동 근육을 동원해 두뇌에 새겨 넣어져, 최후에는 성공 확신의 강력한 주술이 된다고 한다. 세계적인 자기 계발 프로그래머인 폴마이어와 '정상에서 만납시다'의 저자 지그지글러는 꿈이나 목표를 ‘길 안내자’로 표현한 바 있다. 기록된 꿈은 우리 곁을 겉돌지 않고 항상 저만큼 앞서가면서 우리를 안내하는 역할을한다. 인생은 나그네이다. 나그네가 먼 길 갈 때 안내자 있다면 방황하거나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쉽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처럼 꿈은 바로 이런 역할을 한다. 이처럼 꿈은 중요한 것이다. 꿈이 아직 없다는 오늘날의 아이들에게 무엇이 꿈인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다.
체육시간만 되면 즐겁다고 달려온 아이들은 규칙과 질서를 지키지 않는다. 활동에 열의가 없고 장난으로 하고 있다. 사고가 날 것 같다며 화가 난 목소리로 윽박지르고 욕설을 하게 되면서 더욱 학습 분위기가 엉망으로 되어가고 있었다. 나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 아이들의 볼멘 목소리는 나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나의 목소리는 높은 억양과 상스런 말이 입에서 튀어나오게 되었고, 아이들을 향하여 잔뜩 화가 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면서 무엇인가 한참 잘못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게 되었다. 종잡을 수 없는 봄 바람에 운동장의 먼지가 휘날리고 여름 날씨와 같은 뙤약볕에 나의 피부는 농부의 검붉은 피부로 바뀌면서 나의 목소리는 허공에 맴돌고 있었다. 문제는 처음 생각하였던 것처럼 활기차고 즐거워야 할 체육시간이 아이들과 나에게 고통의 시간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화가 난 나의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내 목소리를 흉내를 내게 되었고, 내가 보여주는 시범도 아이들의 웃음 속에 조롱거리로 비치는 것 같아 더욱 나를 기분 나쁘게 했다. 이제 아이들이 귀엽고 사랑스런 것이 아니라 모두가 탈선하는 불량배처럼 보이는 것이다. 너무나 주의가 산만하고 말을 듣지 않는다고 생각하니까 나도 모르게 튀어 나오는 상스런 말에 아이들과의 사이가 자꾸만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교과전담 교사는 심하게 나무라지 않는다는 점을 간파한 듯 장난이 자꾸 심해지면서 나는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일이 잦아지게 되었다. 나 스스로 한 시간의 수업이 무척 고통스럽다는 것을 느끼면서 수업이 끝난 다음에는 후회하는 일이 많아지게 된 것이다. ‘요즈음 젊은 교사들은 선배를 너무 무시한다니까, 우리는 선배 선생님을 하늘 같이 위하면서 생활하였는데…. 에이! 이러니까 젊은 사람들이 이기적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학급 담임들이 조금만 배려해 주면 수업시간이 잘 이루어 질 텐데, 관심이 없어서 그렇지.’ 나는 밤에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수업시간이 두려운 것이다. 아무리 피곤하여도 새벽 두세 시경이면 잠에서 깨는 것이다.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니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엄하게 하여 아이들이 나의 말 한 마디에 군인들처럼 따르게 하기 위해 수업시간에 엄한 규율을 적용해 볼까? 아니면 언제나 얼굴에 미소를 지으면서 모든 것을 참고 잘못하는 일이 있어도 용서해 주고 눈감아줄까? 아니 아이들과 재미있는 놀이나 게임을 하면서 시간이나 적당하게 때울까?’ 아이들의 수업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보면 동창이 밝아오는 것이다. 나도 한 때는 수업지도를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때도 있었다. 수업연구대회에 출전하여 1등급을 5회나 수상한 바 있으며, 대전시 과학부장과 신규교사를 대상으로 과학 수업공개와 미술과 회원 및 신규교사를 대상으로 미술수업 공개, 그 외에도 연수받는 교감선생님을 대상으로 수업공개, 교실수업 개선을 위한 장학요원활동, 연수원 1급 정교사 수업지도 관련 강의 등 수많은 수업공개와 강의를 통하여 수업을 잘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나 자신이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허무함이었다. 나이가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는 한낱 이야기에 불과한 것이란 말인가. 그동안의 활동이 교실수업 개선이라는 전문성이 신장되었다고 믿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는 데에 대한 아픔이다. 아이들과 함께 더욱 재미있는 수업으로 선생님들의 모범이 되어야 할 수석교사가 오히려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자책으로 나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내가 가장 아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때가 나 자신이 아이들과 눈높이를 같이 하였을 때이다. 그 때는 한 달에 한 번은 아이들에게 설문지를 돌려 아이들의 희망사항과 선생님의 단점을 기술하도록 하여 잘못된 점은 개선하고, 교재연구를 충실히 하여 나와 아이들의 학습활동이 즐겁고 신나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근래에 수석교사의 일이 많아지면서 교재연구 시간이 거의 없고, 바쁜 잡무로 제대로 학습 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업이 흥미가 없고 지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흥미 없고 지루한 시간 아이들은 주의 집중이 되지도 않고 장난을 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나는 아이들과 담임선생님께 모든 것을 돌리고 있었던 것이다. 나의 고통을 알고 있는 듯, 한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쪽지를 받았다.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아이들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속이 뒤집어지지만 가끔씩 부리는 애교에 용서하게 되고…. 우리 반 아이들 제가 잘 타이르겠습니다. 힘 충전하시고 잘 부탁드려요~~. 여유를 가지고 늘 편안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다른 사람을 원망하였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오랜 경륜에 의한 전문적인 노하우를 계발하고 교재연구를 하지 않는 선배교사로 아니 수석교사로서 부끄러움이 오래도록 남는다. 문제는 교재 연구다.
지역도서관의 운영권 이관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울산시교육청과 지자체가 '인력 인수' 문제로 또 다른 마찰음을 내고 있다. 2일 시교육청과 중구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지난달 30일 중구에 공문을 보내 중부도서관 이관에 동의하며 도서관의 모든 인력과 도서, 장비, 비품 등을 협의 후 이관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도서관 이관은 인력과 장비를 동시에 이관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도서관 유지를 위해 현재 35명의 인원이 모두 이관돼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구는 시교육청의 요구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방자치법이 규정한 총액인건비제에 따라 중구가 늘릴 수 있는 인원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중구 관계자는 "현재 늘릴 수 있는 정원은 4명에 불과하다"며 "시교육청의 요구는 구청 공무원을 구조조정하라는 말과 똑같다"고 꼬집었다. 중구는 일단 도서관 운영권 회수 전담팀을 구성하고 협의에 나섰겠지만 인력 인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시교육청은 남구와 남부도서관 인력 이관 문제를 놓고 같은 마찰을 빚었으며 남구가 남부도서관을 새로 짓고 현재의 남부도서관을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일단락됐다. 남구 관계자는 "현재 건물을 매각하면 교육청 소속 인력은 인수할 필요가 사실상 없어진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자체의 입장을 존중하지만 공공도서관의 역할과 방향에 관해 폭넓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지역 교원들의 명예퇴직 신청이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이어져 지난해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명예퇴직금 지급을 위한 도교육청 예산이 상반기에 모두 소진된 상황이어서 일부 교원은 퇴직이 어려울 전망이다. 2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신청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오는 8월 이뤄질 정기 명예퇴직 신청 교원은 초등 87명, 중등 123명 등 모두 21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월 명예퇴직 신청 교원 196명에 비해 7.2%(14명) 증가한 것이다. 지난 2월 시행된 상반기 도내 교원 명예퇴직 시에도 지난해 같은 시기의 306명보다 29.1% 많은 395명이 퇴직한 바 있다. 이처럼 올 상반기 명예퇴직 신청자가 급증하면서 도교육청은 퇴직자들에게 1인당 평균 8000여만원의 명예퇴직금을 지급하기 위해 확보했던 예산 322억원을 모두 지출했다. 이로 인해 사립학교 교원 8명은 수시 명예퇴직을 희망했는데도 불구하고 예산이 없어 퇴직하지 못했다. 도교육청은 하반기 명예퇴직자들을 위해 다음달 도의회에서 심의 의결될 예정인 추경예산안에 100억원 안팎의 퇴직금 관련 예산을 추가 편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예산액으로는 120명가량의 교원에게만 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어 이번 신청자의 40%가량인 90여명은 사실상 명예퇴직이 어려울 전망이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명예퇴직금으로 368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신청자가 예상보다 적어 341억원만 지출한 바 있다. 도교육청은 올 하반기 명예퇴직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벌여 교직 경력 순 등으로 명예퇴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도교육청 예산부서 관계자는 "어느 기관이나 관련 예산 범위에서만 명예퇴직을 받아 주고 있다"며 "도교육청도 재정 여건상 모든 희망자에게 명예퇴직을 허용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명예퇴직 희망 교원들은 "원하는 교원이 원하는 시기에 명예퇴직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도교육청에 요구하고 있다. 한편 도교육청은 갈수록 커지는 교직 수행에 대한 어려움, 교권 침해에 대한 회의, 퇴직연금 감소에 대한 우려 등으로 올해 명예퇴직 신청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세계 교육선진국들의 혁신 사례를 통해 경기도 혁신교육이 나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국제혁신교육 심포지엄'이 2일 오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됐다. 경기도교육청 주최로 3일까지 계속될 심포지엄에서는 국내 교육계 인사는 물론 미국 워싱턴주 랜디 던 교육감 등 외국 교육 전문가들이 참가, 기조연설과 주제 발표를 통해 해당 국가의 혁신교육 사례 등을 발표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 등을 토의한다. 심포지엄 첫날인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오늘 이 자리가 경기교육이 추구해 온 혁신교육의 세계적 보편성을 확인하고 창의·지성 교육을 중심으로 대한민국과 세계 교육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벌 중심 사회가 낳은 과도한 입시경쟁 교육이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협하고 공교육에 대한 우려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경기교육청이 추진중인 각종 혁신교육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혁신교육은 사회 전반의 민주화와 사회개혁 동력을 만들어가는 사회운동이자 문화운동"이라며 "경기도 혁신교육은 공공성·창의성·역동성·민주성 등을 추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교육감은 마지막으로 "경기도교육청은 앞으로 보편적 교육복지 확대, 창의적 학생 육성, 교원 업무 경감, 평화를 존중하는 학교 문화 조성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모든 교육 주체의 적극적 노력과 협력을 당부했다. 랜디 던 미국 워싱턴주 교육감도 기조연설에 나서 관할 지역 내 교육시스템과 혁신교육 사례 등을 소개한 뒤 "혁신교육의 핵심은 학생들로부터 흥미와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국 학생들의 수학과 과학에 대한 높은 학업성취도, 낮은 결석률 등에 감명받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어 진행된 '21세기 혁신교육의 철학'이라는 주제를 놓고 진행된 토론회에서 스웨덴 국가교육위원회 잉그리드 린드스콕 초·중등학과장은 "스웨덴 교육부는 교육의 큰 방향과 원칙을 결정하고 세부적인 교육과정은 지자체와 교사가 결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스웨덴의 고교 교육과정은 기회균등의 원리가 존중되고 인성교육을 강조하며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를 위해 직업교육의 다양화 등 많은 혁신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레이조 라우카넨 핀란드 국가교육위원회 국제관계국장은 "핀란드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말한 뒤 "핵심 교육과정은 국가교육위원회와 지자체 등이 만들지만 기초교육은 지자체가, 수업설계 등은 교사가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학생들에 대한 평가는 학생이 무엇을 배웠나가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 이틀째인 3일에는 학교교육 혁신 방안을 주제로 일본 도쿄대 사토 마나부 교수가 '일본의 배움 공동체 운영사례', 영국 버밍엄대 크리스토퍼 윌리엄스 교수가 '영국의 교육혁신 사례' 등을 발표한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는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지방자치단체장, 교육계 관계자, 시민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호평에도, 중단 위기에 놓였던 보호관찰 청소년 멘토링 사업이 광주시교육청의 예산지원으로 맥을 잇게 됐다. 법무부 광주보호관찰소는 2일 관찰소 내 무등홀에서 광주 지역 중·고 교사 60명을 특별범죄 예방위원으로 위촉했다. 이들 교사는 자신이 재직하는 학교에 다니는 보호관찰 대상자들과 결연을 통해 학교생활 적응과 재범 방지를 위한 멘토 역할을 하게 된다. 위촉식은 올해 예산에서 관련 사업비를 삭감했던 광주시 교육청이 최근 추경예산에 4700만원을 반영하면서 이뤄지게 됐다. 이 사업은 2001년 전국에서 최초로 광주에서 시행돼 그동안 교사 356명이 범죄 예방위원으로 청소년 1천340명을 지도하면서 다른 지역의 본보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시 교육청의 예산 삭감으로 중단 위기에 놓였었다. 시 교육청은 이후 반발 여론과 사업 효과 등을 고려해 지난해 수준의 사업비를 추경예산에 반영했다. 광주보호관찰소 관계자는 "교사들과 결연한 보호관찰 청소년들이 학교생활에 큰 도움을 얻고있어 교사와 학부모의 평가도 좋다"며 "비행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바뀔 수 있도록 교사들의 적극적인 지도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일선 학교의 체육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30개 중·고등학교를 ‘학교체육 분야 교육과정혁신형 창의경영학교’로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 7개교, 경기 5개교, 전남 4개교, 광주·울산·충북·전북 각 1개교, 충남·인천·대전·경북·경남 각 2개교 등으로 이들 학교에는 올해 2학기부터 2년6개월간 평균 5000만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지원된 예산은 스포츠클럽 운영비, 강사 및 행정보조 요원 인건비, 프로그램 및 교재 개발비, 장비 구입비 등으로 사용된다. 교과부는 또 대한체육회를 이들 학교에 대한 전담지원기관으로 지정하는 한편 교육청과 학교 관계자에 대한 연수 및 컨설팅, 학사 및 교육과정 운영방식 개선, 매뉴얼 개발 등의 지원사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창의경영학교 지원사업은 학교가 교육과정·인사·재정운영 등에서 자율권을 갖고 창의력·인성 교육을 강화하고 학생 맞춤형 교육을 하도록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학력향상형, 사교육절감형, 교육과정혁신형, 자율형 등으로 구분된다. 교과부는 지난 4월 창의경영학교 지원대상으로 전국 초·중·고 2627개교를 선정해 총 1505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2011년 창의경영학교 지원사업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