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사들은 ‘1년이 마치 10년 같다’는 말을 새삼 피부로 느낄 것이다. 필자 역시 교직에 처음 들어섰던 15여년 전의 교실과 비교했을 때 교육정책과 교실의 모습, 학부모와의 관계 등 많은 것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장의 동료 교사들 역시 교육계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그 흐름을 앞서 가기는커녕 따라 잡기도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대용부설학교인 공주교대부설초에 근무하며 교총 교원연수지원단 활동도 하고 있는 필자는 다른 교사들에 비해 예비교사들과 신규교사들을 많이 접할 기회가 많은 편이다. 그런데 그들에게 교총에 대해 물어보면 잘 모른다고 반응하거나 교장, 교감선생님 등 관리자들의 조직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경우가 많다. 유치원부터 초·중·고, 대학, 영양, 보건교사 등 모든 교원들을 회원으로 아우르고 있는 우리나라의 최대ㆍ최고의 전문직 교원단체인 교총이 이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 이념적인 것에 치중하여 실천적인 활동이 약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새 캐치프레이즈 대환영
이런 생각을 갖고 있던 차에 교총이 실천적 캐치프레이즈로 ‘살아있는 교총, 행동하는 교총(Living KFTA, Acting KFTA)’을 새롭게 내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교육과정에도 목표가 중요하듯 한국교총의 이념과 실천의 중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캐치프레이즈의 변화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한국교총의 이념적 캐치프레이즈인 '올바른 교육 훌륭한 선생님'은 교육현장에서 훌륭하고 올바른 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 이미지가 강했다. 그에 비해 새롭게 설정된 실천적 캐치프레이즈 ‘살아있는 교총, 행동하는 교총’은 현장의 18만 교총회원과 함께 실천적·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많은 기대를 품게 한다.
실제로 현장에는 교총회원이면서도 교총의 정책변화나 공약들에 크게 관심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한국교총의 여러 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공약이나 추진내용들이 현장의 변화 속도에 발맞추지 못하거나 회원 개개인과 거리가 있고 미흡한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현장의 교원들이 동질감을 갖고 관심을 기울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교총에게 필자는 현장 교사로서 큰 기대를 걸며 몇 가지 바람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전문성 신장에 힘써주길 첫째, 교권과 전문성 신장을 위한 노력이다. 교총은 교육기본법에 의거한 교원단체이다. 교직을 전문직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교원노조와 큰 차이가 있다. 이는 교총의 존재 이유가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관련이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성 신장을 위한 필요조건은 교권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학생인권조례로 인해 생활지도에 문제가 생기고 학부모에 의한 교사 폭행 사건이 발생하는 등 교권이 침해당하는 사건이 빈번해지고 있다. 이러한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행동하는 교총'이 노력해주기 바란다.
둘째, 현장과의 소통(疏通)이다. 교총은 우리나라 교원들의 희망이다. 하지만 소통하지 않는 교총은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수 없다. 형식적인 위원회나 창구를 이용하기 보다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회비로 운영되는 여러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과 즉각적인 변화가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셋째, 함께하는 교육 나눔이다. 회원만을 대변하고 회원만을 위한 복지사업을 실시하는 데서 벗어나 나눔을 실천하는 한국교총이 되었으면 한다. ‘살아있는 교총’은 당연히 생동감을 강조하는 것이겠지만, 필자는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함께 살아갈 때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총에서는 유능한 교원 자원을 충분히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분명 교총만이 할 수 있는 교육 나눔 활동이 가능할 것이다. 이를 통해 다른 단체가 쉽게 실천할 수 없는 함께 하는 사회 만들기에 한국교총이 앞장서 주기를 기대해본다.
간판만 좋다고 모든 가게가 장사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 18만 회원 모두 함께 홍보도 열심히 하고 여러 교육공약들과 교원을 위한 활동들을 잘 살펴 간판을 보고 들어간 손님이 맛을 보고 실망하지 않도록 이름값에 걸맞은 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고심에 고심을 거친 끝에 간판도 멋지게 바꾸어 달고 마음도 새롭게 다잡았으니 이제 한국교총이 대박 나기를 기원한다. 한국교총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