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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동인문학상을 받은 김기태 이름 앞에는 ‘한국문학의 가장 뜨거운 신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 202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작품을 낼 때마다 주목을 받으며 젊은작가상, 이상문학상 우수상 등을 받았다. 이제 첫 소설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을 낸 작가치고는 이례적인 관심과 찬사를 받는 것이다. 신인 작가의 경우 여성이 대세인 시대에 귀한 남성 작가이기도 하다. 이 소설집엔 단편소설 아홉 편이 실렸다. 공통점이 있다면 현실적인 소재와 주변에서 본 듯한 평범한 인물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것도 쓸 수 있구나’,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그의 소설은 재미있다. 그가 평범한 사람들 이야기를 대중가요와 인터넷 유행어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그 속에 삶의 의미를 담아내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소설에선 꽃이나 나무, 식물이 잘 나오지 않지만, 첫 소설집 곳곳에서 목련이 나오는 것이 특이하다. 우선 표제작 ‘두 사소설집 곳곳에 목련 배치람의 인터내셔널’은 진주와 고려인 가족 출신인 니콜라이라는 가난한 변두리 연인들 이야기다. 두 사람은 중학교 교무실에서 같이 등록금 독촉장을 받으며 처음 마주했다. 두 사람이 처음 교무실에 갔을 때 목련이 피어 있었다. 목련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지만, 목련임이 분명하다. 교문에 들어서서 걷는 길에는 흰 꽃이 피는 나무들이 있었다. 나무의 이름은 몰랐으나 때가 되면 바람에 흩날리는 희고 풍성한 꽃잎들은 기억에 남았다. 그런 따뜻한 봄날의 오후였다. 두 사람은 교무실에 나란히 섰다. 3학년이 되어 처음 같은 반에 배정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담임교사는 두 사람에게 각자의 이름이 적힌 흰 봉투를 줬다. ‘ 보편 교양’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오고 있다. 아랫글에 나오는 ‘하얗고 부드러운 꽃잎들’은 목련 꽃잎일 것이다. 4월이 되자, 완연히 따뜻해진 날씨에 꽃나무들이 만개했다. 고전읽기 교실은 2층이라 창밖으로 손을 뻗으면 하얗고 부드러운 꽃잎들을 손으로 만질 수도 있을 듯했다. 교실 안으로 고개를 돌리면 엎드려 자거나, 휴대전화를 보거나, 다른 과목 문제집을 풀고 있는 학생들이 한가득 보였다. 곽은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을 비난하기보다는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감사하려고 했다. 4월 초 교정에 피는 하얀 꽃은 목련일 것이다. ‘롤링 선더 러브’에서 주인공이 출연한 데이트 예능은 마당에 하얀 꽃들이 가득할 때 촬영했다. ‘솔로농장’ 19기 녹화 첫날. 미풍을 맞으며 맹희는 펜션 앞마당에 입장했다. 마당을 둘러싼 나무들에 하얀 꽃이 가득했다. “남쪽이라 목련이 빨리 피었나 보다.” 주인공 담당 PD는 속마음 인터뷰를 딸 때 ‘펜션 뒷마당의 풍성한 목련나무 아래’에 주인공을 앉혔다. 주인공은 ‘벤치에 등을 기대고 까만 밤하늘과 하얀 목련을 올려다보니 가슴이 트였다.’ 하나 더 있다. ‘로나, 우리의 별’이라는 단편에서 케이팝 스타 로나가 낸 정규 2집 앨범 제목이 ‘목련’이고, 로나의 열성팬 중 하나는 ‘목련러너’였다. 이처럼 그의 소설 곳곳에 목련이 많이 나오지만, 이 목련이 소설에서 주요 소재나 상징으로 쓰인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자주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목련은 주변에 흔한 꽃이고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 평범한 꽃인 목련도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김기태(1985년생)는 30대 후반인 2022년에야 뒤늦게 등단했다. 직장 생활을 하다가 문득 ‘이렇게 그럭저럭 살다 가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안 써도 죽지는 않을 테니 대신 자유롭게 쓰자”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의 이런 생각은 소설 곳곳에 자유분방한 문장과 스토리로 나타나는 것 같다. “목련이 지고 나면 봄은 다 간 것” 목련(木蓮)이라는 이름은 연꽃 같은 꽃이 피는 나무라고 붙인 것이다. 우리가 도시공원이나 화단에서 흔히 보는 목련의 정식 이름은 백목련이다. 백목련은 오래전부터 이 땅에서 자라긴 했지만, 중국에서 들여와 관상용으로 가꾼 것이다. 이름이 ‘목련’인 진짜 목련은 따로 있다. 더구나 제주도와 남해안에서 자생하는 우리 나무다. 진짜 목련이 중국에서 들어온 백목련에 이름을 빼앗긴 셈이니 억울할 법하다. 목련은 백목련보다 일찍 피고, 꽃잎은 좀 더 가늘고, 꽃 크기는 더 작다. 백목련은 원래 꽃잎이 6장이지만 3장의 꽃받침이 꽃잎처럼 변해 9장처럼 보인다. 목련 꽃잎은 6~9장이다. 또 백목련은 꽃잎을 오므리고 있지만, 목련은 꽃잎이 활짝 벌어지는 특징이 있다. 목련에는 바깥쪽 꽃잎 아래쪽(기부)에 붉은 줄이 나 있어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무엇보다 목련엔 보통 꽃의 기부에 1~2개의 어린잎이 붙어있어 백목련과 구별할 수 있다. 백목련에는 꽃이 필 때 이런 어린잎이 없다. 자주색 꽃이 피는 목련도 두 종류가 있다. 꽃잎 안팎이 모두 자주색인 목련을 자목련, 바깥쪽은 자주색인데 안쪽은 흰색인 목련은 자주목련이라 부른다. 여름이 시작할 무렵인 5~6월 산에 가면 목련처럼 생긴 싱그러운 꽃을 볼 수 있다. 정식 이름은 함박꽃나무이고, 흔히 산목련이라고도 부른다. 목련은 위를 향해 피지만, 함박꽃나무 꽃은 아래를 향해 피는 점이 다르다. 무엇보다 함박꽃나무는 잎이 먼저 나고 꽃이 피니 목련과 혼동할 염려는 없다. 함박꽃나무 꽃은 맑고도 그윽한 꽃향기가 일품이다.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근처에 함박꽃나무가 있겠구나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향이 강하다. 함박꽃나무도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나무다. 이 밖에도 노란 꽃이 피는 일본목련, 꽃의 지름이 20㎝까지도 자라는 상록성 태산목 등도 목련 가족들이다. 일본목련은 이름처럼 일본에서 들여온 나무인데 씨앗이 퍼져 마을 주변 산자락에서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목련에 관한 글 중엔 김훈이 쓴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는 에세이집 자전거여행에서 목련이 피는 모습을 “목련은 등불을 켜듯이 피어난다. 꽃잎을 아직 오므리고 있을 때가 목련의 절정이다”고 했다. 꽃이 피어도 활짝 벌어지지 않는 백목련의 특징을 잘 잡아냈다. 이어 “꽃이 질 때, 목련은 세상의 꽃 중에서 가장 남루하고 가장 참혹하다”며 “나뭇가지에 매달린 채, 꽃잎 조각들은 저마다의 생로병사를 끝까지 치러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목련이 지고 나면 봄은 다 간 것”이라고 했다.
국어 교사가 꿈이었던 평범한 여대생 염혜란은 연극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연기에 매력을 느꼈다. 졸업 후 출판사 등에서 일하다가 1999년 극단 연우무대에 입단해 이듬해 최선생으로 데뷔해 20년 가까이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졌다. 연극 이爾에 광대 역할로 출연한 그녀를 눈여겨 본 봉준호 감독이 오디션을 제안해 살인의 추억(2003)으로 영화에 데뷔했다. 대중에게 그녀의 얼굴을 알리게 된 작품은 도깨비에서 주인공 은탁(김고은)을 괴롭히는 이모 역할을 맡으면서다. 이후 영화와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출연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던 그녀는 2022년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와 2025년 폭싹 속았수다로 글로벌 팬덤을 가진 배우가 됐다. 지난 3월 매드 댄스 오피스(감독 조현진)로 원톱 영화 데뷔에 이어 4월은 제76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내 이름은(감독 정지영)으로 관객을 만나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자 윤여정 배우가 ‘연기를 잘해 처음 봤을 때부터 콕 찍었다는’, 조·단역과 특별출연을 가리지 않고 존재감을 증명하며 이제는 대체 불가 믿고 보는 배우가 된 염혜란을 만났다. 이제는 누구나 다 알아보는 글로벌 배우가 되셨죠. 외출하기 힘드시겠어요(웃음). 폭싹 속았수다가 제일 컸던 거 같아요. 그런데 해외 영화제에서 만난 외국인 관객 중에서는 더 글로리가 인상적이었다면서 사진 찍어달라던 분도 계셨고요. 관객마다 꼽는 작품이 다르다는 데서 기쁨을 느낍니다. 제 필모그래피에 좋은 작품이 많다는 거니까요. 한 인터뷰에서 “무명 시절에는 연기만 하고 살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하셨죠. 지금 그렇게 됐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그때는 경제적인 이유가 컸죠. 배우라면 연기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욕망을 늘 갖고 살잖아요. 그런데 예전에는 경제적 이유로 연기만 하고 싶다, 아이 키울 때는 육아 말고 연기만 하고 싶다, 이렇게 항상 핑곗거리를 찾고 있었던 거 같아요. 아마도 제 성향이 그랬던 거겠지만요. 이제는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제 욕망이 순수해지기가 굉장히 어려워지는 시기가 된 거 같아요. 점점 더 나이도 들어가고, 관객이 염혜란이라는 배우에게 바라는 점들도 늘어가잖아요. 예전에는 이것만 잘하면 좋겠다, 다양한 캐릭터가 들어오면 좋겠다 정도만 생각했다면, 지금은 많은 것들을 고민하는 것 같아서 제 욕망이 순수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염혜란이라는 배우에 색깔이 많아진 거겠죠. 좀 더 순수한 욕망으로 연기를 대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영화 이야기로 들어가죠. 일단 3월에 개봉했던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감독 조현진)에서 ‘갓생 공무원 국희’를 연기하면서 관객에게 공감을 얻으셨어요. 완벽주의 공무원은 저랑 결이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일하는 한 사람으로 보니, 저 역시 국희처럼 접근한 부분이 많더라고요. 배우로서 매일매일 수련하면서 경력을 쌓아가던 제 방식이 나중에는 옳게 느껴지는 지점이 있었거든요. 국희 역시 한 직장에서 25년 넘게 일했고, 성과도 좋았어요. 그런 지점에서 일을 대하는 태도가 일단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또 자신과 다르게 살아온 후배를 바라보는 시선과, 자식을 대하는 기준 역시 들여다볼수록 저랑 비슷하더라고요. 제가 완벽주의자는 아니지만, 그렇게 국희라는 캐릭터에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기에 관객들도 그 점을 잘 봐주신 거 같아요. 직장에서는 승승장구하는 일머리 똑 부러지는 완벽한 상사지만, 사실 후배 직원들은 매일매일 야근에 힘들어하고, 남편 사별 후 삶의 이유가 됐던 하나밖에 없는 딸은 결국 집을 나가버렸죠. 국희에 공감하셨다고 했는데, 실제 연기를 하기 위해 캐릭터 구축은 어떻게 하셨어요? 일단 완벽주의는 국희가 타고난 부분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했다는 점에서요. 나름으로 열심히 공부했을 테고, 루틴과 틀을 중요하게 여기는 성향의 인물이었다고 생각했죠. 그런 완벽주의가 말씀하신 아픔을 겪으면서 더 강화된 거예요. 그렇지 않았다면 국희의 장점이 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핏덩이 하나 살리겠다고 그렇게나 힘들게 살아왔으니,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를 알려주고 싶었던 거 같아요. 후배 직원들이나 딸에게요. 지나고 나서 이야기지만, 조현진 감독님이 “국희라는 인물이 염혜란 배우를 만나서 조금 더 인간적인 국희가 된 거 같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이야기를 듣고 아, 내가 연기를 뭔가 잘못했구나, 싶었어요(웃음). 감독님은 국희라는 사람을 더 밉고, 이해가 안 되는 비호감에 가깝고 틀에 박힌 사람으로 그리고 싶으셨던 건데, 저는 국희를 ‘변화를 겪는 사람’으로 해석했던 거니까요. 매드 댄스 오피스를 보면서 많은 관객들이 쉘 위 댄스?(감독 수오 마사유키, 1996)를 떠올렸을 거 같아요. 영화에서 플라멩코를 멋지게 소화하셨던데, 어떻게 준비하셨어요? 저도 그 영화가 제일 먼저 떠올랐어요. 뭔가 틀에 얽매여 살던 주인공이 깨고 나오는 영화였으니까요. 플라멩코는, (한숨) 발목을 잃고 춤을 얻었습니다(웃음)! 신발 세 켤레를 갈아치울 정도로 연습했거든요. 처음 학원에 가서 선생님께 “제가 무릎이 좀 안 좋아서요”라고 말씀드리면서 몸을 좀 사렸는데요. 선생님이 발구르기를 딱 보여주시는데, 정말 영화 속 국희처럼 깜짝 놀랐어요. 바닥이 무너질 것 같은, 발 구름이 주는 울림이 강력하더라고요. 그리고 공연을 보러 갔는데, 정말 잊을 수가 없어요. 왜 플라멩코를 영혼의 춤이라고 하는지가 느껴지더라고요. 즉흥적으로 자유롭게 추는 것 같은데, 그 안에 고도의 숙련된 계산도 들어 있고요. 플라멩코라는 춤이 영화의 주제와 맞닿아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견고한 콘크리트를 부수는 힘이랄까요? 감독님이 오랫동안 플라멩코를 배우셨던 경험이 이 영화에 고스란히 녹아 있던 거죠. 플라멩코의 해방감과 행복감을 관객들도 느끼셨으면 해서 더 열심히 췄던 거 같아요. 직접 춰보니 자유로움도 느껴졌고요. 4월에는 정지영 감독의 오랜만의 복귀작이자 제주 4·3을 정면으로 다룬 영화 내 이름은으로 관객을 만나세요. 해외에서 일찌감치 작품성을 알아본 영화여서인지 제76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초청으로 레드카펫을 밟으셨습니다. 아직 영화제 ‘뽕’이 안 빠지셨다고요(웃음). 베를린의 고풍스러운 정취가 물씬 풍기는 유서 깊은 극장 ‘시네마 파리’에서 2월 13·14일에 월드 프리미어로 관객을 만났는데, 객석은 일찌감치 매진이었어요. 사실 저는 스스로를 영화인이라고 별로 생각하지 않았어요. 드라마도 하고 연극도 하니까요. 영화인들을 보면 여전히 따로 모이고 있거든요. 그러다가 어쩔수가없다로 박찬욱 감독님을 만나면서 영화를 더 사랑하게 된 거 같아요. 영화제라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됐잖아요. 물론 영화제에 간다고 무조건 그런 건 아니지만(웃음). 사실 영화라고 하면 우리끼리 보는 거였는데, 영화제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향유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는 건, 굉장히 특별한 경험이잖아요? 한국 영화가 우리만의 전유물인 줄 알았는데, 한국 관객보다 더 우리 역사를 느끼고 즐기는 외국 관객을 보면서 더 영화를 사랑하게 됐습니다. 그런 경험이 아, 영화제에 더 많이 가고 싶다, 누리고 싶다! 라는 ‘뽕’을 차오르게 하네요(웃음). 베를린에 가서 제가 좋아하는 양자경 배우가 수상 소감하는 것도 듣고, 외신에서 내 이름은에 대한 리뷰를 잘 써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베를린영화제 측은 내 이름은에 대해 ‘비극적인 역사가 남긴 침묵을 깨는 경이로운 작업이자, 치밀하게 구축된 서사와 강력한 감정적 울림을 가진 작품’이라고 극찬했어요. 기획 단계부터 제주4·3평화재단 시나리오 대상을 받았고, 1만 명이 넘는 시민의 후원으로 제작됐죠. 어떤 영화인가요? 이 작품도 원톱으로 끌고 가시나요? 아유, 매드 댄스 오피스도 그렇고 내 이름은도 그렇고 투톱 영화라니까요(웃음). 아들 영옥(신우빈)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러니까 저는 투톱 전문 배우인 걸로요(웃음). 촌스러운 이름을 버리고 싶은 열여덟 살 아들 영옥과 그 이름을 지켜야만 하는 어머니 정순이 그 이름 뒤에 숨겨진 50년 전의 비밀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해외 관객 평이 인상적이더라고요. 한 관객은 “크레딧이 끝난 지 15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몸이 떨릴 정도”라고 했고, 이란 출신 한 관객은 “자국의 시위와 학살의 아픔이 겹쳐 보여 보는 내내 고통스러웠지만, 동시에 언젠가 악몽이 끝나고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얻었다”라고 했어요. 무엇보다 50년 전의 약속을 찾아가는 ‘어멍’ 역을 맡은 염혜란 배우에 대해서는 “정말 어메이징하다!”, “염혜란의 연기는 스크린의 모든 것을 폭발시킬 정도로 웅장하다”라는 호평이 쏟아졌습니다. 어멍은 염혜란이 아니면 안 된다는 의미로 읽히는데요. 캐릭터로 기억되는 기회를 얻는 것 자체가 배우로서 어마어마하게 큰 영광이죠. 더 글로리의 ‘현남’, 폭싹 속았수다의 ‘광례’ 같은 캐릭터를 만난 건 하늘이 도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관객들이 앞으로 저에게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그 왕관의 무게는 결국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겠죠. 힘들겠지만, 담담한 사람으로, 배우로 남길 바라고 있습니다.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배우가 되셨으니, 더 나은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도 더 커졌을 거 같아요. 스코어로 연결이 안 돼서 문제네요(웃음). 어쩔수가없다도 더 많은 관객이 보셨으면 좋았을 텐데…. 사실 주연을 맡으면서 부담되는 건 감당해야 할 부분이 많아진다는 거예요. 예전에 조연·단역·특별출연을 할 때는 ‘이 정도만 해도 된다’라는 피할 구멍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 분량이 편집되면 너무 아까웠어요. 찍은 게 얼마나 된다고 그걸 자르냐면서요(웃음). 그런데 주연은 지붕이 좁더라고요. 짊어져야 할 부분이 큰 데다 어디 가서 변명할 수도 없고요. 주인공을 맡아보니 아, 이건 없어도 되는 장면이구나 하는, 작품 전체를 보는 눈도 생기는 거 같습니다. 캐릭터를 구축할 때 본인 속에서 재료를 녹여내는지, 아니면 외부에서 가져오는지 궁금합니다. 연기는 저에서부터 출발하는 게 먼저예요. 저로 시작해서 그 인물에게 다가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캐릭터를 보면 ‘아, 내가 강했구나’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고, ‘내가 아닌 캐릭터에 더 다가갔다’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죠. 어떤 경우든 출발점이 제가 아니면 공감이 어렵다고 봐요. 그래서 초반에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이해가 잘 안돼요”라고 먼저 이야기를 시작하면서요. 그래서인지 한 작품이 끝나고 나면 ‘왜 그렇게 나와 다른 캐릭터라고 생각했지? 다 나에게 있는 부분들인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 멀리 있는 인물이 아니었던 거죠. 매년 전성기를 갱신하는 거 같아요. 배우로서 지금 어느 단계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지나 봐야 알 것 같아요. 나중이 되어봐야 좋았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를 알 수 있으니까요. 그저 지금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마음입니다. 예전에 한 인터뷰에서 꾸준히 연기를 할 수 있는 이유로 ‘본인 얼굴’을 꼽으셨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세요(웃음)? 약간 그런 거 같아요. 옛날 같았으면 저 얼굴로 주인공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웃음). 저는 멀리 보기보다는 바로 앞을 보는 편이에요. 그 덕분에 여기까지 온 거 같기도 하고요. 정말 좋은 작품들이 많은데 결과를 떠나서도 배우로서 의미 있는 시도를 계속하고 싶어요. 지금 일하지 않는 비수기라고 말씀하셨는데, 평소 쉴 때는 뭐 하세요? 평소 안 해보려고 했던 것들을 해보려고 해요. 예전에 중국어를 배우고 싶었는데, 바로 촬영이 들어가는 바람에 중단됐거든요. 이번에 내 이름은 덕분에 한국무용을 다시 시작하게 됐어요. 그래서 요즘은 한국무용에 푹 빠져 있습니다. 저는 사실 강한 동기부여가 있어야 움직이는 사람이거든요. 다이어트도 꼭 해야 하는 게 아니라면 안 할 정도로요(웃음). 단순한 즐거움이 없던 사람인데, 결과물이 없더라도 단순한 즐거움에 빠져보자! 라고 생각하면서 한국무용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활동하시겠지만,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연기가 있다면요. 제가 하고 싶었던 연극이 있어요. 한 명의 배우가 극을 이끌어가는 모놀로그 연극이요. 버자이너 모놀로그나 늙은 창녀의 노래 같은 작품은 와, 정말 해보고 싶었어요! 여배우 혼자서 여성의 이야기를 그렇게나 농밀하게 표현하는 작품이니, 연기를 시작한 어릴 때부터 너무 하고 싶었죠. 그런데 점점 느껴지더라고요. 저는 죽어도 못 하겠다는걸요(웃음). 젊었을 때는 객기로라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면, 지금은 그 세계를 알수록 더 못할 거 같은 기분이에요. 40·50대 여배우가 여성 서사를 끌고 가는 작품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있습니다. 사진 제공 정보 ● 넷플릭스, ㈜엔케이컨텐츠, 와이드 릴리즈, CJ CGV, CJ ENM
부동산 계약이 중요한 이유 부동산 계약은 단순한 서류 절차가 아니다. 법률 행위이자 자금 계획이며 동시에 심리전이다. 말 한마디의 톤이 분위기를 바꾸고, 문장 하나의 표현이 책임의 범위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숫자가 같아 보여도 계약 구조가 다르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며, 특히 상승장과 하락장이 교차하는 구간에서는 계약의 무게가 더 커진다. 부동산 계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지만, 가격은 협상의 출발점일 뿐이다. 일정, 특약, 계약금 비율, 중도금 지급 방식이 모두 협상의 카드라고 볼 수 있다. 이 카드들을 어떻게 배열하느냐에 따라 수익률과 최종 이익이 달라진다. 그런 점에서 부동산 계약은 ‘가격 흥정’의 개념으로만 볼 수는 없다. 더 넓은 개념으로 본다면, 이해관계와 감정이 충돌하는 테이블 위에서 주도권을 잡는 과정이다. 따라서 준비된 사람에게 계약은 기회이며,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계약은 리스크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상대의 패를 먼저 읽어낼 수 있어야 더 큰 수익과 혜택을 볼 수 있다. 부동산 계약 단계별 체크포인트 부동산 계약 과정은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가계약 - 본계약 - 중도금 - 잔금으로 이어지는 연속된 과정인데, 단계마다 협상력의 크기와 핵심 포인트가 다르다. 어느 시점에 무엇을 확인하고 무엇을 요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니, 반드시 단계별 포인트를 미리 체크해야 한다. ● 가계약 단계 _ 물건의 선점과 파기에 대한 대비 가계약은 물건을 선점하는 행위다. 동시에 계약 조건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돈이 먼저 움직일 수 있는 구간이기 때문에, 가장 위험하면서도 가장 협상력이 큰 시점이다. 가계약 단계에서는 ‘가계약 파기’에 대한 가능성을 늘 고려해야 한다. 계약금 대비 가계약금의 크기가 훨씬 작아 계약 파기의 유혹이 크기 때문이다. 하락장에서는 매수자의 변심 가능성이 크고, 상승장에서는 매도자의 파기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시장 상황에 따라 가계약금의 크기를 조절해야 한다. 파기를 어렵게 만들고 싶다면 더 큰 금액을 가계약금으로 약정해야 한다. 금액이 곧 책임의 무게이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이 클수록 계약 유지 가능성도 높아진다. 가계약 단계에서의 매수자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가계약금은 쉽게 넣을 수 있지만 쉽게 돌려받기 어렵다. 마음이 조급해 쫓기듯 서두르는 송금은 위험하다. 분위기에 휩쓸려 보내는 돈은 협상력을 잃는 지름길이며, 입금 후 후회하는 경우가 많으니 입금 전에 충분히 숙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체크해야 하는 포인트는 가계약 단계에서도 주요 조건을 확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격, 계약일, 중도금 일정, 잔금일 역시 대략적으로라도 합의하는 것이 좋고, 계약 파기 시 위약금 범위도 명확히 해야 한다. 꼼꼼히 따지고 책임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해 두어야 혹시 모를 분쟁을 미리 막을 수 있다. ● 계약 단계 _ 특약이 수익을 지킨다 본계약은 돌이킬 수 없는 분기점이다. 도장을 찍는 순간 권리와 의무가 확정되기 때문이다. 이때 마지막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장치가 바로 특약이다. 특약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계약의 최후 방어선이다. 분쟁이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할 열쇠가 되는 부분이니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우리가 흔히 쓰는 ‘표준계약서’는 기본 틀에 불과한 반면, 현실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분쟁은 세부 조건에서 나온다. 하자 책임의 범위, 임차인 명도 문제, 대출 불가 상황, 잔금 전 근저당 말소 여부 등은 표준 문구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특약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애매하고 모호한 문장은 해석 싸움을 부르며, 해석 싸움은 곧 비용과 시간의 손실이다. 특약은 길어도 괜찮다. 모호한 문장 한 줄보다 명확한 문단 하나가 낫다. 따라서 ‘협의한다’는 표현은 위험하다. 누가, 언제까지, 무엇을, 어떻게 이행하는지 명확하게 써야 하며, 조건과 기한을 함께 명시해야 실효성이 생긴다. 만약 구두 합의를 했다면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이 계약서 특약란에 남기는 것이고, 계약 당일 반영이 어렵다면 문자나 메신저, 녹취를 통해 합의 내용을 주고받으며 확인한 답변을 남기는 것이 필요하다. 계약서에 없는 약속은 분쟁 시 힘을 잃게 되고, 계약 당일 분위기에 휩쓸려 기록하지 못하고 넘어간 문장은 나중에 큰 비용이 된다. 특약 한 줄이 수천만 원을 지키기도 하니 꼭 챙기길 바란다. ● 중도금 단계 _ 이행의 착수, 되돌리기 어려운 구간 계약금만 주고받은 상태에서는 매도인이 배액을 배상하거나 매수인이 계약금을 포기하면 언제든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하지만 중도금이 단 1원이라도 입금되는 순간, ‘이행의 착수’로 간주되어 일방적인 계약 해제가 불가능해진다. 중도금이 오가면 계약은 심리적 약속을 넘어 법적 구속 단계로 들어가게 되며, 되돌릴 수 있는 출구는 좁아지는 것이다. 중도금 단계에서는 일방 해제가 안 되기 때문에, 중도금 송금은 상대를 계약에 묶어두는 행위라고도 할 수 있다. 매수인이 먼저 중도금을 입금하면 매도자는 더 이상 배액 배상으로 쉽게 빠져나오기 어렵고, 매도자가 중도금 수령을 완료하면 매수자 역시 계약금을 포기하고 철수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다. 따라서 상승기에는 매수인이 중도금을 빠르게 송금해 매도자의 변심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 반면 하락기에는 매도인이 중도금 수령을 서둘러야 한다. 상대의 이탈 통로를 미리 막아두기 위해서이다. ● 잔금 단계 _ 계약의 마무리와 협상력의 소멸 잔금은 거래의 마침표라고 할 수 있으며, 동시에 협상력의 종결 지점이다. 잔금을 송금하는 순간 대부분의 조건은 확정되고 계약은 마무리되며,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은 급격히 줄어든다. 그래서 잔금 직전이 실질적인 마지막 협상 구간이다. 잔금 단계의 핵심은 ‘최종 점검’이다. 등기 이전 서류는 준비되었는지, 근저당과 각종 담보권은 약정대로 말소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임차인 퇴거, 명도 상태, 시설물 존치 및 수리 여부도 점검해야 한다. 특약에서 약속한 내용이 모두 이행되었는지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며, 만약 조건이 완성되지 않았다면 잔금 지급을 보류할 수 있어야 한다. 잔금 이후에는 협상력이 사실상 사라지기 때문에 하자가 발견되더라도 해결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미 매매대금을 전부 받은 매도자가 무엇을 더 해주려고 하겠는가. 동기는 사라지고, 책임만 남는다. 그래서 잔금 이후에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따라서 ‘나중에 처리해 주겠다’는 말은 위험하다. 문제를 확인하고도 송금하면 선택권을 스스로 내려놓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문제는 잔금 전에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다. 부동산 계약에서의 심리전 부동산 가격은 호가나 실거래가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급한 사람이 지는 게임’이라는 속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대략적인 가격은 부동산 시장의 큰 흐름에 의해 결정되지만, 미시적으로는 매수자의 조급함, 매도자의 여유, 혹은 중개사의 압박이 뒤섞여 최종 가격이 형성된다. 일반적으로 매수자는 시세 대비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사고 싶어 하고, 매도자는 호가를 양보하지 않으려 하거나 상승장에서는 더 올리려 한다. 이러한 양측의 상반된 입장은 팽팽한 심리전을 만들어내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동요를 이용해 나에게 유리한 가격과 조건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 명분을 주고 실리를 챙기는 양보의 기술 협상에서 가장 세련된 기술은 상대를 굴복시키는 게 아니다. 상대가 이겼다고 느끼게 하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다. 이것이 ‘명분’을 주고 ‘실리’를 챙기는 양보의 기술이다. 부동산 계약에서는 자존심이 크게 작용한다. 특히 매도자는 자신의 집값이 깎였다는 느낌에 민감하기 때문에, 정면으로 가격만 밀어붙이면 철통방어가 시작된다. 따라서 명분을 먼저 주는 것이 좋다. ‘집 상태는 좋다’, ‘입지는 마음에 든다’, ‘사장님도 오래 고민하신 가격인 걸 안다’와 같은 말은 상대의 체면을 먼저 세워주는 게 좋다. 체면이 서면 마음이 열리고, 마음이 열리면 조정의 여지가 생길 틈이 만들어진다. 그다음에 실리를 챙긴다. 예를 들어 가격을 1천만 원 낮추는 대신 잔금일을 앞당겨주겠다고 제안할 수 있다. 일부 수리 요구를 철회하는 대신 대금 조정을 요구할 수도 있다. 계약금 비율을 높여 확실한 의지를 보여주면서 총액을 조정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겉으로는 양보처럼 보이지만 구조적으로는 내가 원하는 조건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교환의 구조다. 아무 대가 없는 양보는 손해다. 그러나 상대의 심리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조건을 맞바꾸는 양보는 ‘전략’이다. 사람은 무언가를 얻었다고 느끼면 다른 부분에서 유연해진다. 협상은 빼앗는 과정이 아니라 교환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나는 무엇을 양보하고 무엇을 받아낼지 미리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 상대의 급한 사유를 파악하고 활용하기 상대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얼마나 빨리 파악하느냐가 심리전의 승부를 가른다. 겉으로는 가격이 핵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정, 세금, 자금 속도, 체면, 안정감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 시간은 곧 돈이기 때문에, 누가 더 시간에 쫓기는지를 파악하는 순간 협상의 주도권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는데, 아래는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01 _ 일시적 2주택 비과세 기한이 임박한 경우 매도자가 상급지로 갈아타기 위해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정 기간 내 매도하지 못하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한다.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의 세금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매수자는 잔금 일정과 가격 조정을 조건으로 협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02 _ 새집 잔금일이 이미 확정된 경우 매도자가 이미 신규 주택을 매수했거나 새 아파트 분양을 받아 잔금 지급일이 정해진 상황이다. 따라서 기존 집이 팔리지 않으면 자금 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대출을 더 받거나 급매로 전환해야 하는 압박이 생긴다. 이 경우 매수자는 ‘빠른 계약과 확실한 자금’을 카드로 가격 협상을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다. #03 _ 전세 만기와 이사 일정이 겹친 경우 매도자가 세입자 퇴거 일정에 맞춰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사 일정이 이미 확정되어 있고 일정 변경이 어렵고, 매도자는 시간 지연에 민감해진다. 매수자는 잔금일을 맞춰주는 대신 가격 조정을 요구할 수 있다. #04 _ 세금 중과 또는 정책 변화 직전인 경우 다주택자가 세제 강화 시행일 이전에 매도하려는 상황이다. 정책 시행 이후에는 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기한이 명확할수록 매도자의 협상력은 약해진다. 매수자는 ‘지금 바로 계약’을 조건으로 유리한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05 _ 자금 회수가 급한 개인 사정 사업 자금이 묶였거나, 상속·증여·채무 상환 등으로 현금이 급한 경우다.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지만, 중개사를 통해 파악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거래의 ‘속도’가 가장 큰 가치가 된다. 매수자는 빠른 중도금, 빠른 잔금을 제안하며 가격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 ● 멈출 타이밍을 읽는 기술 작은 이익에 집착하다가 큰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부동산 계약에서는 특히 그렇다. 수백만 원, 몇백만 원을 더 받거나 덜 내는 문제에 매달리다가 거래 자체가 깨지는 순간, 그 손실은 훨씬 커질 수 있다. 특히 협상 막바지에는 감정이 예민해진다. 이미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기 때문이다. 이때 ‘여기서 조금만 더’라는 욕심이 생긴다. 그러나 상대 역시 같은 심리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마지막 몇 마디가 균형을 무너뜨린다. 적은 금액이 자존심의 문제로 바뀌는 순간, 협상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싸움이 된다. 부동산 거래는 시간과 기회가 함께 움직인다. 특히 상승장에서는 오늘의 가격이 가장 싸다. 하락장에서는 오늘의 매수자가 가장 확실한 수요일 수 있다. 눈앞의 작은 이익에 집착하다가 거래가 무산되면, 다시 같은 조건을 만날 가능성은 낮다. 진짜 고수는 어디서 멈춰야 할지 안다. 더 밀어붙일 수 있는지, 아니면 여기서 정리하는 것이 유리한지 판단한다. 모든 협상에는 적정선이 있다. 그 선을 넘는 순간 이익은 줄고 리스크는 커진다. 작은 것을 지키려다 큰 것을 잃지 말아야 하며, 큰돈이 오고 가는 부동산 계약에서는 특히 그렇다. ● 중개사를 내 편으로 부동산 계약에서 중개사는 단순한 전달자가 아니라 심리의 흐름을 조율하는 조정자다. 계약을 유리하게 이끌고 싶다면, 먼저 중개사를 ‘상대편의 사람’이 아니라 ‘내 거래를 완성해 줄 파트너’로 만들어야 한다. 중개사를 내 편으로 만들고 싶다면, 먼저 당신의 목표와 기준을 명확히 공유해야 한다. 가격, 일정, 자금 상황,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조건을 분명히 전달해야 중개사도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모호한 태도는 중개사를 소극적으로 만들지만, ‘이 조건이면 바로 계약하겠다’는 식의 분명한 의사는 중개사를 움직일 동력을 준다. 동시에 중개사의 본질적인 동기도 이해해야 한다. 그들의 최종 목표는 거래 성사이며, 계약이 체결되어야만 보수가 발생한다. 따라서 실행 가능한 카드와 확실한 의지를 보여주면 중개사는 자연스럽게 당신의 조건을 관철시키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결국 중개사 입장에서는 ‘말이 바뀌지 않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며, 자금과 일정이 준비돼 있고, 조건이 맞으면 실제로 계약을 실행할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어 한다. 결국 중개사를 내 편으로 만든다는 건, ‘이 사람은 거래가 되겠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다. 이런 확신을 중개사에게 준다면 적극적으로 나를 위해 협상을 도와줄 것이다. 현명한 부동산 계약의 본질 부동산 계약 역시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서류와 숫자가 오가지만, 그 뒤에는 각자의 사정과 두려움, 기대와 계산이 얽혀 있다. 매도자는 제값을 받고 안전하게 마무리하고 싶어 하고, 매수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확실하게 취득하고 싶어 한다. 이 마음을 읽지 못하면 협상은 힘겨루기가 되지만, 서로의 니즈를 이해하면 해법은 의외로 빨리 보인다. 상대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는지 파악한 뒤 그 틀 안에서 조건을 설계하면 갈등은 줄고 합의는 쉬워진다. 결국 현명한 판단이란 나의 이익만 계산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마음까지 변수로 포함해 전체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부동산 계약에는 언제나 예상치 못한 변수와 문제가 따라온다. 대출 일정이 어긋나기도 하고, 잔금 조건이 흔들리기도 하며, 사소한 말 한마디가 협상의 분위기를 바꾸기도 한다. 그럴수록 중요한 것은 감정이 아니라 대응이다. 당황해 밀어붙이기보다 한 발 물러서 전체 구조를 다시 점검하고, 현실적인 돌파구를 찾는 태도가 필요하다. 결국 리스크를 통제 가능한 상태로 만들고, 불확실성을 줄이며, 합리적인 합의점에 도달하는 것, 그것이 현명한 계약의 본질임을 기억하길 바란다.
조용한 붕괴 (신선호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152쪽, 2만 2,000원) 문제없이 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에서는 이미 무너지고 있는 ‘정상군’ 학생들의 위기에 주목한 현장 보고서다.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하는 학생 중 정상군 비율이 폭증하는 충격적 통계를 바탕으로, 무기력과 불안이 깊어지는 교실 다수의 비명을 조명한다. 나아가 낡은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하며, 가정과 학교, 지역 병원이 협력해 아이들의 심리적 면역력을 기르는 회복탄력적 학교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역설한다. 개미들의 행성 (주잔네 포이트지크·올라프 프리체 지음, 남기철 옮김, 북스힐 펴냄, 328쪽, 2만 2,000원) 작지만 거대한 제국을 일구는 놀라운 생명체, 개미의 모든 것을 담은 생태 교양서다. 저자는 실험실은 물론 전 세계의 열대우림과 사막을 직접 탐사하며 관찰한 개미들의 놀라운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아주 작은 체구로 훌륭한 도로망을 구축하고, 버섯 농사를 지으며, 때로는 전쟁과 노예 사육까지 서슴지 않는 개미들의 기발한 군체 생존 전략을 흥미롭게 풀었다. 신규교사 생활백서 (신규교사생활백서팀 등 지음, 에듀니티교육연구소 펴냄, 436쪽, 2만 5,000원) 신규교사를 위한 학교생활 밀착형 안내서. 나이스 인증서 발급이나 학부모 상담 전화 요령 등 책과 연수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는 현실적인 팁을 담았다. 직접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발령 직후 집 구하기부터 3월 첫 만남, 학기 말 생활기록부 작성까지 1년의 흐름을 4단계(준비·담임·수업·행정)로 나누어 보여준다. “우리는 이만큼 헤맸다. 그러니 당신도 헤매도 괜찮다”라는 따뜻한 위로도 담았다. 습관은 나의 힘 (홋타 슈고 지음, 정지영 옮김, 비즈니스북스 펴냄, 1만 8,500원) 야심 찬 계획이 번번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은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우리 ‘뇌의 구조’ 때문이다. 이 책은 심리학·뇌과학·행동경제학 최신 이론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원하는 행동을 자연스럽게 습관화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억지 노력이나 강한 정신력에 기대지 않고도 업무·공부·소통·멘탈 관리 등 일상 곳곳에서 좋은 습관을 내 것으로 만드는 112가지 과학적인 기술을 재미있는 일러스트와 함께 소개한다. 팝콘 인문학 수업 (이진희 지음, 책이라는신화 펴냄, 212쪽, 1만 7,000원) 인문학을 영화로 쉽게 풀어낸 청소년 교양서. 세 얼간이, 모노노케 히메, 미션 임파서블, 호텔 르완다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매개로 외모지상주의, 환경문제, AI시대의 위기, 정치 양극화 등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쉽게 풀어냈다. 질문을 통해 개념을 정립해 나가는 구성으로 독자들이 진짜 ‘나다움’을 찾고 자신만의 생각과 취향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빅 아틀라스 (올리비에 고다르 지음, 주명철 옮김, 여문책 펴냄, 168쪽, 3만 원) 200여 장의 지도와 인포그래픽으로 인류 역사의 궤적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프랑스에서 중등 교육과정 필수 지도책으로 꼽히는 이 책은 활자뿐 아니라 다채로운 시각 자료를 통해 역사의 전체 맥락을 파악하고 지정학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오랫동안 예비 교원을 양성해 온 주명철 한국교원대 명예교수가 번역을 맡아 한국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상세한 해설을 더했다. 구파이와 검은 사제들의 비밀 (윤주형 지음, 한동현 그림, 이을출판사 펴냄, 176쪽, 1만 3,000원) 초등학교 4~6학년을 위한 판타지 수학 동화. 주인공 구파이와 친구들이 대수학 중학교 입학을 위한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피타고라스학파가 지배하는 세상으로 넘어가 펼치는 모험을 그렸다. 이야기를 통해 실생활에 숨겨진 수학 원리를 이해하도록 돕는 한편, 피타고라스의 삶과 사상을 통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해 보도록 한다. 혼자가 좋은 토끼 하나 (신은경 지음, 김주현 그림, 북스그라운드 펴냄, 88쪽, 1만 4,000원) 친구를 피해 이사 다니는 토끼 ‘하나’를 통해 관계의 의미를 알려주는 창작 동화다. 숲속으로 이사한 하나가 아끼던 당근 쿠키를 잃어버리며 겪는 소동을 그렸다. 이 과정에서 다정한 이웃들을 만나며 함께하는 즐거움을 깨달아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친구 사귀기를 강요하지 않고, ‘혼자가 좋은 마음’과 ‘함께여서 좋은 마음’을 모두 존중하며 관계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세상에 사기꾼이 넘쳐난다. 수십억대의 투자사기부터 아이들의 푼돈을 노리는 중고거래 사기까지, 그야말로 ‘눈 뜨고 코 베이는’ 세상이다. 문자에 연결된 링크 하나만 잘못 눌러도 개인정보는 물론 삶의 기반까지 송두리째 흔들린다. 최근엔 AI 기술까지 더해져 자녀 목소리나 공식기관까지 감쪽같이 흉내 내니, 사기는 이제 바보라서 당하는 것이 아니라 속을 수밖에 없도록 설계된 함정이 되었다. “왜 그렇게 뻔한 거짓말에 속았어?”, “조금만 생각했으면 알 수 있었잖아”라고 피해자에게 묻곤 하지만, 사기는 단순히 정보 부족이나 판단력 결핍의 문제가 아니다. 평소 뉴스를 챙겨 보며 사기 수법을 알고 있고, 스스로 합리적이라고 자부하는 이들조차 막상 상황에 걸려들면 무력해진다. 사기는 결코 우연히 발생하는, 재수가 없어서 걸려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사기를 ‘인간 마음의 기본 작동 원리를 정교하게 이용한 범죄’라고 설명한다. 사기꾼은 새로운 심리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이미 우리 안에 있는 믿음·기대·두려움을 정확히 건드릴 뿐이다. 그래서 사기의 대상은 언제든 내가 될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사기 심리학의 삼중주, 즉 진실 편향(Truth Bias), 매몰 비용 오류(Sunk Cost Fallacy), 포모(FOMO) 증후군을 살펴보려고 한다. 사기의 1단계 _ 일단 믿고 보는 ‘진실 편향(Truth Bias)’ 사기의 첫 번째 문을 여는 열쇠는 역설적이게도 신뢰이다. 사기꾼은 우리가 타인을 향해 마음의 빗장을 어느 정도 열어둔 채 살아간다는 사실을 노린다. 심리학자 티모시 러바인(Timothy Levine)은 이를 ‘진실 편향(Truth Bias)’이라 설명한다. 인간은 특별한 의심 신호가 없는 한 타인의 말을 기본적으로 사실이라 믿으려는 본능적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 왜 인간은 의심보다 신뢰를 기본값으로 삼았는가? 진화 심리학적으로 볼 때, 인간의 뇌는 ‘의심’보다 ‘신뢰’를 선호하도록 설계되었다. 원시 사회에서 매번 의심하는 것은 생존에 치명적인 에너지 낭비였다. 만약 “저기 사자가 있다”는 말에 “증거를 대봐. 진짜인지 확인해 보자”라고 따졌다면 인류는 멸종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 뇌는 일단 믿는 쪽을 시스템의 기본값으로 설정했고, 사기꾼은 수만 년간 축적된 생존 본능을 교묘히 역이용하는 셈이다. ● 시스템의 틈새를 파고드는 ‘사기’ 기술 사기꾼들은 우리의 방어막을 해제하기 위해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처럼 꾸민다. 검찰·금융기관 등 공공기관을 사칭하고, 전문가의 언어를 사용하거나, 공식적인 절차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심하는 순간, 치명적인 거짓말을 그 틈새에 슬쩍 끼워 넣는다. 예를 들어 학교 행정실을 사칭한 사기꾼은 학부모에게 “자녀가 이번 학기 교육지원금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가정통신문이 발송되었는데 신청을 안 해서 전화했다. 마감 기한이 임박했다”며 긴급함을 가장하며 ‘본인 인증 전용 앱’ 설치가 필요하다고 안내한다. 사기꾼이 던진 미끼가 교육지원금·가정통신문이라는 신뢰할 만한 단어들과 결합하는 순간, 학부모의 뇌는 의심을 멈추고 ‘진실 편향’ 모드로 돌입한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앱 설치’나 ‘비밀번호 입력’ 같은 위험한 요구도 이때만큼은 필요한 절차로 둔갑한다. 신뢰라는 방어막이 해제된 상태에서 우리는 어느새 사기꾼의 설계대로, 하라는 대로 움직이게 된다. ● 생각하기 전에 반응하는 뇌 _ 편도체 하이재킹 뒤늦게 생각해 보면 논리적으로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요구임에도 그 순간 머리가 하얘지는 이유는 ‘편도체 하이재킹(Amygdala Hijacking)’ 때문이다. 사기꾼이 가장 애용하는 무기는 공포와 탐욕이다. “지금 바로 입금 안 하면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다”라는 공포, 혹은 “오늘 신청하면 2배를 돌려준다”라는 탐욕을 자극한다. 이 강렬한 감정 신호는 뇌의 이성 센터인 전전두엽을 건너뛰고, 본능의 센터인 편도체로 직행한다. 편도체가 뇌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편도체 하이재킹이 일어나면 우리는 사실상 생각하기 어려운 상태에 빠진다. 머리가 하얘지고 판단이 멈춘 채, 지금 당장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는 압도적인 감정에 짓눌리게 된다. 사기꾼은 바로 이 짧은 순간을 노린다. 전전두엽이 다시 가동되어 논리적 모순을 발견하기 전에, 공포와 탐욕을 앞세워 밀어붙이는 것이다. 사기의 2단계 _ 그동안 쏟은 게 아까워서 멈출 수 없는 ‘매몰 비용 오류’ 사기꾼들은 우리를 서서히, 그러나 아주 깊숙이 늪으로 끌어당긴다. 어느 순간 ‘어, 이상하다’라는 낌새를 알아차리더라도 즉시 손을 떼지 못한다. 왜일까? 바로 두 번째 함정인 ‘매몰 비용 오류(Sunk Cost Fallacy)’ 때문이다. ‘매몰 비용’이란 이미 지불하여 다시는 회수할 수 없는 시간·돈·노력을 의미한다. ● 매몰 비용 오류의 심리학: ‘손실 혐오’와 뇌의 고통 우리는 이미 쏟아부은 시간·노력·돈을 아까워 하는 심리적 기제를 가지고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손실 혐오(Loss Aversion)’로 설명한다. 중간에 무언가 이상함을 느껴도 지금까지 한 게 아까워서, 혹은 내가 틀렸음을 인정하기 싫어서 끝까지 밀어붙이는 심리이다. ‘지금 멈추면 지금까지 들인 노력이 헛수고가 된다’는 무의식이 이성적인 판단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매몰 비용을 포기하기로 하는 순간, 우리 뇌는 신체적 통증을 느낄 때와 유사한 부위(전방 대상 피질)가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즉 잘못된 선택임을 인정하고 지금까지의 노력과 ‘손절’하는 것은 뇌에게 실제 물리적 고통과 다름없다. 그래서 뇌는 이 고통을 회피하려고 ‘조금만 더 버티면 본전을 찾을 수 있다’는 자기합리화 방어기제를 즉각 가동한다. ● 왜 우리는 끝까지 ‘투자’하는가? 인간은 같은 양의 이익보다 손실에서 훨씬 더 큰 고통을 느낀다. 아너와 아를렌의 ‘스키 여행’ 실험은 손실 혐오를 잘 설명한다. 한 그룹은 100달러짜리 스키 여행권을, 다른 한 그룹은 50달러짜리 여행권을 샀다. 여행 당일, 참가자들은 두 여행지 모두 눈 상태가 최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100달러짜리 여행권을 산 사람들이 더 많이 여행을 강행했다. 그들은 스키 여행을 즐기지 못할 것이라는 미래의 손해보다, 이미 지불한 100달러를 버릴 수 없다는 과거의 비용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다. 사기꾼은 이 원리를 교묘하게 이용한다. 처음부터 큰 요구를 하지 않고 “확인을 위해 작은 돈을 송금해 보라”는 식의 작은 선택을 반복하게 만든다. 그렇게 쌓인 선택들은 어느새 빠져나오기 어려운 족쇄가 된다. 이것이 바로 투자 사기의 전형적인 덫이다. 이익이 나면 더 큰 이익을 위해, 손해가 나면 이미 들인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우리는 끝까지 버티게 된다. 사기의 마지막 단계 _ 놓칠까 봐 더 급해지는 마음, ‘포모(FOMO) 증후군’ 사기의 마지막 결정타는 언제나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 즉 ‘놓칠까 봐 두려운 마음’이다. 2013년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될 만큼 현대인의 보편적 심리가 된 이 개념은 단순히 무언가를 못 하는 아쉬움이 아니라 ‘나만 빼고 다른 사람들은 지금 더 좋은 기회를 얻고 있다’는 확신에 가까운 불안이다. 포모는 단순히 무언가를 못 하는 아쉬움이 아니다. ‘나를 제외한 타인들은 지금 내가 모르는 즐겁고 유익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확신 섞인 불안이다. 이는 인류가 진화 과정에서 집단으로부터 따돌림당하지 않기 위해 발전시킨 사회적 연결 유지 본능과 맞닿아 있다. 원시 시대에 부족에서 소외된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기에, 우리는 본능적으로 주변의 흐름을 살피고 그 안에 머물고자 한다. 사기꾼은 바로 이 본능을 이용해 ‘지금 놓치면 끝난다’는 압박을 만들고, 그 순간 우리의 이성적 판단을 막아버린다. ● 사기꾼의 언어와 포모 증후군의 작동 원리 _ 희소성, 사회적 증거, 배타성 사기꾼들은 결코 시간을 넉넉히 주지 않는다. 시간이 주어지면 우리 뇌의 전전두엽이 다시 가동되어 논리적 모순을 찾아낼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모를 극대화하기 위해 희소성 메시지, 사회적 증거 조작, 배타적 정보 제공이라는 심리적 무기를 사용한다. ‘선착순 10명’, ‘오늘 밤 12시 종료’와 같은 희소성 메시지는 기회를 놓칠 것 같은 불안을 자극한다. ‘벌써 5,000명이 수익을 인증했습니다’, ‘이미 다 하고 있어요’라는 사회적 증거 조작 또한 ‘남들이 다 한다면 안전하겠지’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당신에게만 특별히 알려주는 고급 정보’라는 배타적 정보 제공 프레임이 더해지면, 지금 결정하지 않으면 남들보다 앞서 나갈 기회를 잃을 것 같은 압박이 커진다. 이제 판단 기준은 ‘이 선택이 옳은가’가 아니라 ‘지금 하지 않으면 손해인가’로 바뀐다. 판단의 축이 옳고 그름에서 속도와 타이밍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 도파민과 옥시토신의 역습 사기꾼은 우리 뇌의 호르몬 체계까지 알뜰하게 이용한다. ‘당신은 곧 엄청난 이득을 얻을 것’이라는 사기꾼의 속삭임에 도파민이 분출하면 보상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기대감이 불안을 덮어버리는 것이다. 여기에 과도한 친절로 가짜 유대감을 형성하면 친밀감 호르몬인 옥시토신마저 활성화된다. 이 사람은 내 편이라는 착각으로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낮아지고, 우리는 사기꾼이 설계한 정교한 톱니바퀴 속으로 속절없이 빨려 들어간다. 우리가 사기꾼을 이기는 방법 사기는 어리석은 사람을 노리는 범죄가 아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감정과 본능을 정밀하게 겨냥한 심리적 설계다. 우리는 타인을 믿으며 살아가도록 진화해 왔다. 관계를 맺고 협력하며 공동체를 이루는 능력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그러니 순진하게 사람을 믿었다고 스스로 탓하거나 타인을 비난할 이유는 없다. 잘못은 인간의 아름다운 본능인 신뢰를 교묘하게 악용하는 사기꾼에게 있다. 진실 편향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매몰 비용으로 발을 묶고, 포모로 등을 떠미는 사기꾼의 심리 삼중주에 빠지지 않는 첫 단계는 우리 뇌가 보내는 ‘기대감’과 ‘친절’이 실은 정교하게 조작된 화학적 유혹일 수 있음을 의심하는 것이다. 사기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더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크게 흔들리는 순간 잠시 멈추는 것이다. 급하게 결정을 요구받을수록 한 번 더 확인하고, 주변에 상황을 설명하며, 시간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뇌는 다시 이성적 판단을 되찾는다. 우리는 완벽하게 속지 않는 사람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알고 있다면, 적어도 사기꾼이 설계한 함정 속으로 너무 쉽게 걸어 들어가는 일은 줄일 수 있다. 결국 우리를 지켜주는 것은 더 빠른 판단이 아니라, 한 걸음 물러서는 용기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던지는 단 하나의 질문이다. “지금 나는 사실(Fact)을 보고 있는가, 아니면 감정(Emotion)에 휘둘리고 있는가?”
요즘 장학은 과거에 비하면 너무나 조용하여 존재조차 느끼기 어렵다. 과거 교육청 장학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 평소와 다르게 친절하신 선생님 모습을 보고 일기장에 ‘장학이’가 매일 왔으면 좋겠다고 쓸 정도로 떠들썩했다. 그때는 모든 학교가 연 2회 교육청 장학을 받았는데, 당시에 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은 장학사를 맞이하기 위해 대청소를 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일제 강점기 장학은 일본 신민 육성을 위해 학교 대상으로 지시하고, 감독한다는 의미의 시학·교학 등을 사용했다. 광복 이후 미국 영향으로 배움을 장려한다는 의미의 장학을 사용하여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정치와 행정의 변화로 지도·조언과 같은 긍정적 의미가 더해져 사용하고 있다. 최근 장학은 행정의 민주화, 학교 자율화 시대 등의 시대 흐름에 따른 거듭된 변화로 모두가 합의하는 정의는 없다. 다만 다양한 정의 속에서 공통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교육활동의 개선을 위한 지도·조언 활동’이다. 그동안 장학은 시대 변화와 함께 역할과 모습도 많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학교에서는 교육청 장학에 부담을 느끼며 불만을 제기하곤 했다. 이처럼 교육청 장학은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저해하고, 학교의 본질적 과업인 수업보다는 행정사무를 중시하게 만든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 결과 2010년부터 전국 모든 학교에서 교육청 장학이 폐지되었고, 학교가 요구를 한 경우에만 자문 위주의 컨설팅 장학체제로 전환됐다. 교육청 명칭도 교육지원청으로 변경하여 교육청의 성격이 지도·감독보다는 지원 중심 기관임을 명확히 했다. 이는 학교가 본질적인 교육력 제고에 집중하도록 추진된 자율화 조치의 결과였다. 이러한 학교 자율화 조치는 학교 민주성과 학교 자율성을 제고시키는 등의 긍정적 영향이 있었다. 그러나 다른 면에서는 학교장의 책임경영과 책무성의 약화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민주적 학교경영을 표방한 포퓰리즘이 많은 학교로 퍼지며 학교 장학이 무력화되고 있다. 정치 분야에서도 그렇듯 포퓰리즘은 한번 유행하기 시작하면 그 흐름을 바꾸기가 매우 어렵다. 이제는 교육청 장학의 효과성 논란은 차지하고, 단위학교 내에 학교 장학이 존재하고 있는지, 존재한다고 하면 본래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과 논의가 시급하다. 학교 자율화 정책과 학교 장학의 중요성 증대 ● 단위학교 자율경영의 강화 1980년대부터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유행하던 신자유주의 물결과 기업가 출신 대통령의 등장으로 우리나라에도 신자유주의적 정책인 ‘학교 자율화 정책’이 도입되었다. 학교 자율화 정책의 도입 목적은 단위학교에 자율성과 책임성을 부여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이때 단위학교 자율경영제, 단위학교 책임경영제의 핵심 요소 중의 하나로 학교장의 역량이 강조되었다. 단위학교 자율책임경영제가 학교장의 역할을 중시한다는 점은 학교장 임용제도의 변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2년 법제화된 교장공모제를 통해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를 자율적으로 책임지고 경영할 교장을 초빙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교장공모제는 변화를 통해 내부형 B형 교장공모제(소위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비롯한 다양한 유형이 도입되었다. ● 교장공모제와 학교 책임경영, 학교 장학의 쇠퇴 인류 역사를 보면 이 지구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다. 단위학교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의 실현이라는 취지에서 도입된 교장공모제 역시 마찬가지다. 도입 초기에는 긍정적인 면이 많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 제도에서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은 동시에 추구해야만 하는 양대 가치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책임경영’에는 눈을 감고 ‘자율경영’에만 방점을 둔다. 그 결과 많은 학교에서 인기 위주 학교경영, 방임형 학교경영을 하기도 한다. 과거 EBS에서 ‘민주적 학교경영’의 사례를 소개한 바가 있다. 그런데 소개된 학교장은 중요한 결정을 하는 회의가 교장실에서 개최가 되면 슬그머니 자리를 비운다. 심지어 교사들의 간곡한 요청으로 회의에 참석해서도 의견을 내지 않고 해태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조직의 성장과 발전에는 언제나 불편함을 동반한다. 설령 교직원이 불편해하더라도 학교장은 기준과 원칙을 제시하고 교직원이 감당해야 할 책임도 일깨워 주어야 한다. 그 과정이 경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학교에서는 ‘너에게 좋은 것이, 나에게도 좋은 것’이라는 포퓰리즘 경영을 자율경영·민주경영이라는 말로 포장하고 있다. 이런 포풀리즘으로 인해 학교에서는 학교 장학을 위한 원칙을 세우는 학교장의 단호한 언어와 좋은 갈등, 교사에게 부담을 주는 학교 장학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학생을 중심에 두는 교육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학교는 경영 불능 상태에 빠지게 되어 종국에는 교육 불가능 시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학교 교실을 지배하는 교육철학들 ● 지나친 학생 중심 교육의 폐해 다수의 교육전문가는 20세기 후반 이후 나타난 포스트모던 시대의 특징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기술 혁신과 AI의 등장, 교육의 시장화, 사회의 다문화화, 가족 구조의 변화 등으로 인해 학교에서는 다양한 갈등과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시대적 변화는 교원들에게 새로운 역량을 요구하기에 교원 전문성도 미래지향적·종합적으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도 오늘날 우리 교실에는 학생 중심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학교교육 현실과 정합성이 떨어지는 해체주의적 철학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이것은 루소의 자연주의 교육, 자크 랑시에르의 ‘무지한 스승’에서 언급하고 있는 가르침이 없는 교사와 비슷한 상황이다. 결국 학생 뜻에만 크게 의존하는 교육, 학생이 자유스러운(자유방임) 교실, 무위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해체주의 철학자 들뢰즈 배움론, 우리 상황에 맞게 적용하기 소위 해체주의 철학자인 질 들뢰즈는 배우기 위해 따라야 할 방법은 없다1라고 주장한다. 이런 그의 생각은 우리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그의 사상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배움에는 아무런 방법도 필요 없다’라는 식의 회의론에 매몰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오히려 그의 문제의식을 출발점으로 삼아 학생의 배움을 위해 단순한 재현이 아닌 차이 생성을 위한 교수 방법 등을 구안하는 등 교수에 대해서 보다 근원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질 들뢰즈는 배움이 학습자의 의지와 무관하게 외부의 강요로 발생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는 배움은 학습자가 대상과의 우연한 낯선 마주침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이때 대상이 강렬한 기호를 방출하여 그 기호가 학습자를 사유로 이끌게 되며 이 이끌림이 학습자의 삶에 의미를 줄 수 있을 때 학습자는 어떤 어려움과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탐구한다는 것이다.2 마주침의 대상이 지닌 강제성의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강제성은 학습자가 무수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헤쳐나가게 만드는 강렬한 힘이다. 또한 어떤 것의 의미를 탐구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도록 만드는 매혹적인 이끌림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장은 교육과정 리더십을 발휘하여 교사들에게 학생이 진정한 자발성으로 학습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교육적 상황을 어떻게 구성하게 할 것인지 깊이 고민하게 해야 한다. 즉 교사 편에서 미리 설정한 특정한 방법이 아닌 학습자가 자발적으로 탐구하게 하는 학습의 방법과 절차가 무엇인가에 대해 숙고하게 해야 한다. 학생 개개인의 관심과 흥미, 학습 과정을 면밀하게 추적하고 학생이 진정으로 자발성을 발휘하는 순간은 어떤 경우인지 파악해서 이를 수업 설계에 활용함으로써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눈으로 본 교육권위 찾기와 진정한 가르침의 정립 ● 교육에서 권위 찾기 한나 아렌트는 교사에게 두 가지 책임이 있다고 보았다. 하나는 학생이 생명의 안전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책임이고, 다른 하나는 학생들을 새로운 세계로 안내하는 책임이다. 그런데 이 두 책임은 때론 서로 상충한다는 점에서 교육의 어려움이 발생한다. 그녀에 따르면 현대 사회는 보편적 질서와 진리의 담지자로서 세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생각의 중심축이 외부 세계에서 자아로 옮겨가면서 전통이나 권위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그녀는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교사가 학생들의 탄생성을 사랑하고 동시에 학생들을 새로운 세계로 안내하는 일을 지속해야 하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다만 절대적 가치와 규범이 붕괴한 시대에도 과거로 대변되는 세계는 여전히 우리에게 보물이자 유산으로 남아 있기에 과거를 새로운 눈으로, 어떠한 규범에도 제약받지 않으면서 성찰할 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강조한다. 한나 아렌트가 인식하는 권위는 전통과 관련된 권위다. 그녀는 전통이 약화·해체되면서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중간적 성격을 지닌 학교에서도 교육권위가 약해지고 있다고 본다. 그녀가 밝힌 교육에서의 보수주의는 새로운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전통을 보존하고 동시에 미래 세대의 새로움을 지키려는 태도를 의미한다. 그녀는 교사에게 양육과 기존 세계의 전수라는 교육의 본래적 특성에 기반하여 교육이 가능할 수 있는 권위를 바탕으로 세계에 대한, 학생에 대한 실존적 책임을 갖고 교육 본질적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학교에서 교육적 권위가 사라진 우리의 현실을 돌아볼 때 그녀가 말하는 이런 권위 개념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런 관점에서 학교장은 교사들이 권위를 바탕으로 학생에 대한 실존적 책임을 갖고 교육 본질적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세계가 미래 세대를 거쳐 전승되고 그들의 새로움을 지킬 수 있게 교사·학부모·학생 모두 교육적 권위의 의미를 이해하게 해야 한다. 또한 교육행위가 가능하도록 서로의 역할과 관계를 정립하고 이에 대한 이해와 합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진정한 가르침의 정립 정치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과 ‘교육의 위기’ 등에서 교육을 인간적 삶의 조건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진단한다. 그녀는 보수·진보와 같은 이론적 프레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육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근본적 물음을 중심에 두고, ‘왜 지금 가르침인가?’라는 질문에서 답을 찾는다. 그녀는 인간은 저마다 고유하게 시작하는 탄생성의 존재이며, 교육 본질은 재탄생성에 있기에 교육은 반드시 가르침과 동시에 이루어진다고 본다. 고로 교육은 새로움이 훼손되지 않게 돌보며 타인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최근 AI시대 교육의 위기를 맞아 한나 아렌트의 철학이 학교장들에 주는 시사점은 크다. 한 인간의 생명 탄생은 부모의 몫이며, 인간의 재탄생은 학교의 몫이다. 그러기에 학교는 본질적 기능인 가르침의 역할을 회복하고 재정립해야 한다. 분명한 사실은 진정한 가르침은 학교와 교사의 책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는 단지 돌봄의 장소, 학원을 대체하는 방과후교육 공간이 아닌 ‘가르치고 싶다’는 교사들의 절규를 담아 교육의 책무성과 책임성을 구현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학교장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왜 학교에 있으며, 왜 있어야만 하는가’를 인식하는 것이다. 이는 학교 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임을 학교장은 분명히 인식하고 구성원 모두에게 이를 일깨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교장의 최고 책무이자 존재 가치인 교육과정 리더십은 누가 확보해 주지 않는다. 어쩌면 오늘날의 학교장에게 교육과정 리더십 찾기는 ‘불가능성 속에서 가능성 찾기’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은 학교장 자신이 부단히 노력해서 반드시 만들어가고 창조해 가야만 하는 ‘좋은 갈등의 길’이자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원도심의 정겨운 골목을 따라가다 보면 유난히 현대적인 감각의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성남 지역에서 유일한 공립 여자고등학교인 성남여고다. 최근 278억 원 규모의 그린스마트 스쿨 사업을 통해 새롭게 단장한 학교는 친환경 설비와 첨단 교육 환경을 갖춘 미래형 캠퍼스로 거듭났다. 여기에 AI 중점학교 선정과 학생 주도형 교육프로그램까지 더해지면서 공교육 혁신의 선두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학생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학부모와 교직원이 함께 배우고 실천하는 교육공동체. 그린스마트 캠퍼스 구축, AI교육 강화, 교사들이 직접 설계한 스마트인재융합 프로그램 등과 함께 학생들은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해 나가고 있다. 태양광 발전과 스마트팜, 자연을 품은 학교 공원 올해로 개교 55주년을 맞은 성남여고는 그린스마트 스쿨 준공을 기념하는 행사를 4월 중 가질 예정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캠퍼스 환경이다. 학교 건물 옥상에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 설비가 설치돼 학교 전체 전력 소비량의 약 40%를 충당한다. 에너지 자립을 지향하는 친환경 설계는 학생들에게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한다. 건물 내부 역시 자연채광을 극대화해 인공조명 없이도 밝은 학습 환경을 유지한다. 특히 건물 중심부에 조성된 넓은 중정은 탁 트인 개방감을 주며 학생들의 소통과 휴식 공간으로 활용된다. 교실 환경도 크게 달라졌다. 모든 교실에는 전자칠판이 설치됐고 학생들은 1인 1태블릿을 활용해 수업에 참여한다. 학생들은 인공지능과 연동된 자료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전자칠판에 바로 띄워 토론한다. 교사 중심 강의가 아니라 학생 참여형 수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구조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복도에 설치된 ‘스마트팜’이다. 식물이 자동으로 온도·습도·수분을 조절 받으며 자라는 이 장치는 도시 아이들에게 데이터 기반의 생태 학습 환경을 제공한다. 산뜻한 새건물 뒤편으로는 성남여고가 자랑하는 드넓은 ‘학교 공원’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야트막한 동산을 품고 있는 학교 공원, 봄이면 파란 잔디에 목련꽃 흐드러지고, 여고생들의 깔깔거림이 넘쳐날 것만 같다. 성남 지역에서 이 정도 규모의 공원을 품은 학교는 드물다. 학생들은 “학교가 너무 예뻐서 매일 오고 싶다”며 등굣길의 즐거움을 전한다. ‘포노 사피엔스’ 세대를 위한 피지컬 AI교육 성남여고 혁신의 또 다른 축은 인공지능 교육이다. 이 학교는 올해부터 AI 중점학교(2유형)로 운영되며 3년 동안 약 1억 8,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이인숙 교장은 “지금의 학생들은 스마트폰이 신체의 일부처럼 익숙한 ‘포노 사피엔스’ 세대”라며 “이들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성남여고는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모든 학기에 정보와 인공지능 관련 교과목을 편성했다. 단순한 프로그래밍 학습을 넘어 코딩 결과가 실제 장치나 센서로 작동하는 ‘피지컬 AI’ 교육을 지향하는 것이 특징이다. 학생들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실제 환경에서 작동시키며 원리를 체험한다. 이 과정에서 외부기관과의 협력도 활발하다. 최근에는 게임기업 웹젠과 연계한 발명대회에서 학생들이 우수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한 AI 기술 교육에 그치지 않고 AI 윤리와 리터러시 교육을 모든 교과에 반영해 기술을 책임 있게 활용하는 태도를 함께 가르치고 있다. 성남여고 교육의 핵심 철학은 ‘학생 주도성(Student Agency)’이다. 학교의 다양한 교육활동은 학생들이 수동적인 피교육자가 아니라 자신의 학습을 설계하는 주체가 되도록 하는 데 맞춰져 있다. 학생 스스로 학습을 설계하는 ‘배움 공작소’와 창업가 정신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에 맞게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으며, 고교학점제 운영 과정에서 마련된 ‘공강 시간’과 ‘학교 주도 활동 시간’ 역시 단순한 자습시간이 아니라 학생 주도 활동으로 채워진다. 동아리활동에서도 학생들은 주제 선정부터 회원 모집, 지도교사 섭외까지 직접 수행하며 공동체 리더십을 경험한다. 교사의 역할은 학생들이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무대를 마련해 주는 조력자에 가깝다. 특히 ‘배움 공작소’ 프로그램은 학생 주도 학습의 대표적인 사례다. 특정 분야에 강점이 있는 학생이 직접 친구들을 가르치는 방식이다. 배우는 학생은 물론 가르치는 학생도 학습의 깊이를 더할수 있다는 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창업가정신 교육도 차별화된 프로그램이다. 성남여고는 1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17주 동안 ‘Entrepreneurship’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단순히 사업 아이디어를 만드는 교육이 아니라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는 역량을 기르는 과정이다. 스페인 몬드라곤 대학의 서울 캠퍼스인 ‘레인 서울’과 협력해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 프로세스를 실제 프로젝트로 실습하며 학생들은 불확실한 시대에 대응하는 사고방식을 배운다. 교사들의 열정과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 이러한 프로그램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다. 성남여고 교사들은 학생들의 진로를 글로벌 인문, AI 디지털, 수학·과학, 생명 보건, 사회과학, 경영, 예술·스포츠 등 7개 분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연간 약 40개의 특색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다. 원도심 지역 학생들의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학교는 ‘마라톤 학술 활동’, ‘질문의 밤’, ‘부모님 자서전 쓰기’ 등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생들의 사고력과 표현력을 키우는 데 힘을 쏟는다. 특히 진로 전담 교사를 중심으로 3개년 진로 로드맵을 구축하고 담임교사들이 이를 학습공동체를 통해 수업과 생활지도에 반영하는 시스템은 학교 운영의 핵심 축이 되고 있다. 36년째 교육현장에 몸담고 있는 이인숙 교장은 자신을 “평생 학습자”라고 소개한다. 그는 “교육에는 끝이 없다”며 “교장이 끊임없이 공부하고 실천해야 학교가 변화한다”고 말한다. 초임교사 때부터 교육전문직 시절을 거쳐 이어온 이러한 실천적 태도는 교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다시 학생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오늘도 성남여고의 학교 공원에서는 학생들의 토론과 웃음소리가 이어진다. 친환경 그린스마트 환경과 인공지능 교육, 그리고 학생을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 세우려는 교육공동체의 노력이 어우러진 이 학교는 공교육이 지향해야 할 ‘학생 주도형 미래 학교’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국가 최고의 권력을 가진 주권자 국민.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자기의 생각과 정책을 실현할 사람을 대리자로 선출한다. 그런 대리자 선출 과정이 선거이고, 그렇기에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미래의 유권자인 학생들도 학교에서 이런 선거를 직접 경험한다. 반장(회장)과 같은 학급, 전교 학생회장과 같은 임원 선거가 그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학생들의 선거 과정이 지나치게 과열되는 일이 많아 보인다. 정해진 방법 외의 선거운동을 하거나, 물품이 오고 가기도 한다. 회장 선거에 쓰이는 포스터를 대신 만들어 주는 업체도 있다. 선거에 학부모가 개입하여 이의제기하거나 선거 결과에 대한 불복 등이 극심한 민원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상당하다. 반장·학생회장은 반드시 있어야 하는가? 학교에는 학급의 반장이나 학생회장이 꼭 있어야 할까? 또 반장이나 학생회장을 뽑는 방법이 선거라는 방식이어야 할까? 「초·중등교육법」 제17조는 ‘학생의 자치활동은 권장·보장되며, 그 조직과 운영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학칙으로 정한다’라고 하고, 같은 법 시행령 제30조는 ‘학교의 장은 법 제17조의 규정에 의한 학생의 자치활동을 권장·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지원하여야 한다’라고 한다. 한편 시행령 제9조에서는 학교규칙 내에 학생자치활동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보다시피 법령에서는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보장이나 구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을 뿐, 학생회장과 같은 임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은 없다. 또한 설령 임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선출의 방법이 반드시 선거여야 한다는 내용도 없다. 그렇기에 학교규칙에 따라 반장·학생회장이 없는 학생자치활동의 구조를 만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 사실 이런 반장·학생회장·임원·일반 학생과 같은 수직적인 구조는 어른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생각도 든다. 물론 전통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유형의 학생자치활동을 구상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고, 학교규칙의 전면적인 수정이라는 별도의 행정과 의견수렴 절차 등 수반하는 과정들을 거쳐야 하므로 번거로움과 어려움이 수반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렇게 아예 통념을 깨버리는 방식도 충분히 가능하고 실제 그와 같이 운영되고 있는 학교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징계 이력 등 입후보 자격 제한은? 학급·학생회의 임원은 다른 학생들의 모범이 될 위치에 있다. 그 때문에 많은 학교가 학교폭력, 교육활동 침해, 생활교육위원회 등 징계를 받은 이력이 있는 학생들에게 입후보 자격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반대로 몇몇 시의 학생인권 조례에서는 징계 이력을 이유로 학생자치기구 구성원 자격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거나, 징계 이력으로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넣어두기도 했다. 그렇다면 입후보 자격에 제한을 두는 방법은 법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안타깝지만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사안의 특징 혹은 특히 교칙의 구성과 내용에 따라 결과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인다. 예를 들어 한 학교의 교칙에 ‘생활교육위원회에서 징계를 받은 학생은 학급 임원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다’라는 규정이 있다고 해보자. 그래서 교내봉사 징계를 받은 학생이 임원 선거에 나갈 수 없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31조 제1항은 학교장이 학생에게 할 수 있는 징계의 종류를 여럿 두고 있는데 그중 교내봉사 조치는 가장 경한 수준의 징계이다. 그런데 입후보 제한 규정의 구성은 징계의 경중을 고려하지 않고 있고, 단지 징계를 받았다는 이유로 입후보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위 학교의 규정은 과도한 제한이라는 판단을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된다. 반면 똑같은 교내봉사라는 징계라고 할지라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교내봉사 이상의 처분을 받은 학생은 입후보할 수 없다’라는 규정은 달리 판단될 수도 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1항에서는 서면사과라는 더 낮은 수위의 징계도 가능하기에 교내봉사를 단순히 경한 징계라고 할 수 없는 점, 다른 학생에게 학교폭력을 행사한 행동은 교칙을 위반한 행동보다 비난 정도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는 점,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임원이 된다면 피해학생의 학생자치활동 참여가 위축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입후보 제한이 정당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정리하자면 학교폭력, 교육활동 침해, 생활교육위원회라는 비행 행위 유형의 차이, 학생이 받은 징계의 수위 등을 고려하여 입후보 제한에 대한 학교의 교칙이 지나치게 과도하지 않은 수준으로 정해져야 한다. 또 이러한 입후보 제한에 관한 교칙을 정함에 있어서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것이라면 더욱 정당성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러한 입후보 제한에 관한 변형 사례도 있었다. 교원의 추천서를 받아야만 입후보할 수 있게 제한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사실상 교사가 입후보에 관한 허가 권한을 가지게 되어 학생자치라는 기본적인 틀에서 벗어난다는 취지로 과도한 것이라고 봤다. 선거 관련 규정 위반 등과 그에 따른 조치는? 금품을 주고 표를 요구하는 매표 행위, 과열된 선거유세로 인한 무분별한 상대 후보 비방, 선거운동 방법(예를 들어 온라인 선거운동을 제한, 포스터의 규격 제한) 위반, 실현할 수 없는 무리한 공약의 발표 등 선거 과정에서는 미처 생각지 못한 다양한 문제와 이에 대한 이의제기들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이러한 학생들의 행동 외에도 전자투표 과정에서의 오류로 재개표를 하게 되는 등 기술적인 문제나 관리상의 하자가 발생하는 일도 있다. 그래도 당선자가 결정되기 이전이면 수습이라도 해보겠건만, 선거 결과가 모두 공지된 이후에야 문제가 확인된다면 그야말로 난감할 수밖에 없다. 당선의 무효, 다시 선거를 진행해야 하는 등 혼란이 불가피하고 당선되거나 입후보 한 학생들의 신분도 불확실해진다. 당연하게도 관련된 학생의 보호자 역시 혼란스러울 것이고 이는 학교에 대한 민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학교에서 선거 등 임원을 선출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학생들이 학생자치활동에 참여하여 민주시민이 되기 위한 기본적인 소양을 경험하고 배우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 역시 이러한 학생자치활동의 목적에 부합되도록 교사가 아닌 학생들이 논의하여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따라서 선거가 시작되기 전에 규칙을 마련하는 것, 규칙을 위반하였을 때의 제재 방법, 발생한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 등 모두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내려진 결론은 학생자치라는 목적에 부합한 학생들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는 점에서 높은 수준의 정당성을 얻게 된다. 그렇기에 특히 전교 학생회장 선거와 같은 굵직한 선거를 준비할 때는 독립된 기구인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여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이런 내용들을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좋다. 학교 선거에 대한 정보를 얻거나 도움을 받는 방법은? 학생자치나 선거에 관한 학교 규정을 바꾸거나, 혹은 다가올 선거를 대비하기 위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것도 무려 대한민국 헌법에서 정한 선거관리 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말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는 별도로 학교선거도우미라는 코너를 운영한다. 학교급의 특성에 맞춰 ‘초등학교 어린이회 임원선거 규정’, ‘중·고등학교 학생회 임원선거 규정’으로 나누어 예시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현재 학교의 규정과 비교하며 미흡한 부분을 점검해 보는 것이 좋겠다. 더 구체적인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학교 선거규정에 관한 자문이나 규칙 개정에 대한 지원, 선거관리 절차에 대한 자문, 나아가 투표함과 기표대 등 선거 장비를 대여해주는 지원사업도 있다. 홈페이지에 시도선거관리위원회의 연락처가 나와 있으니 학교 선거 과정에 대한 정보나 도움을 얻어보도록 하자.
학교에서 보관·관리하는 휴대품의 분실·파손 피해 보상금액 및 대상이 1일부터 확대됐다. 보상 대상에는 기존 휴대전화, 테블릿PC, 노트북에 무선이어폰과 스마트워치가 추가됐다. 보상한도도 1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늘어났다. 학교규칙을 근거로 해당 휴대품을 수거·관리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는 지난 2014년부터 보상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는 이 사실을 모른 채 휴대전화 파손·분실 시 담당 교사에게 배상을 요구하거나 실제 변상하는 사례가 아직도 나타나고 있다. 이를 위해 피해 보상에 대한 홍보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3월부터 학생의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이 제한되고, 교내 스마트기기 사용 및 소지 금지를 학칙으로 제정할 수 있도록 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교내 스마트폰 제한법)이 적용된 이후 학교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전전긍긍하는 학교가 많기 때문이다. 진석원 한국교총 교권강화국장은 “최근에도 교총에 휴대전화 관련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교내 스마트폰 제한법 시행에 따라 학칙 등을 개정해야 하지만, 교총이 요구한 학칙 표준안이 마련되지 않아 현장에서는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보상 문제는 2013년 교총이 교육부와의 교섭에서 개선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교육부는 당시 교총 요구를 받아들여 같은 해 12월 ‘휴대전화, 태블릿PC 등 물품을 일괄 수거한 후 성실히 관리했으나, 분실된 물품에 대해 학교당 2000만 원 이내에서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학교배상책임공제 보통약관에도 ‘학교 관리 하의 휴대품 분실 및 파손피해에 대한 특별약관’이 명시돼 있다.
이주배경학생 증가에 맞춰 기존 교육정책을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학습권 보장과 구조적 불평등 해소를 위해 국가 차원의 통합 지원체계 구축 필요성도 제기됐다. 국회의원 연구단체 ‘약자의눈’(대표 강득구)은 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이주배경학생 교육지원체계 모색을 위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강 의원을 비롯해 김예지·강경숙·김현·서영석·이정헌·최혁진 의원 등이 참여해 우리 사회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는 교육 대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제에 나선 윤현희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이주배경학생이 집중된 ‘밀집학교’ 문제를 중심으로 현장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윤 연구위원은 한국어 미숙(76.9%), 교사 업무 과중(59.1%), 제도적 지원 부족(44.4%) 등을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들이 단순한 학교 운영 차원을 넘어 학습권 보장과 직결된다고 설명하며 구조적 불평등 해소 관점에서 교육체계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은수연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 실장은 이주배경학생들이 입학부터 진로까지 전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벽’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공교육 진입 지연, 체류자격에 따른 교육 단절, 정보 접근의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학교 단위에서 단독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종합토론에서는 현장 경험과 당사자 관점에서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중앙대에 재학 중인 이주배경학생 오룻 씨는 정보 격차로 인해 진로 선택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히며 멘토링 확대 필요성을 제안했다. 정치권에서도 제도 개선 필요성이 강조됐다. 김예지 의원은 “국가가 출발선의 평등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고, 강경숙 의원은 “현장의 목소리가 제도로 이어지는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득구 의원은 “학령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는 이미 다문화·다언어 사회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배경학생 교육은 시혜적 지원을 넘어 실질적 성장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며 “국가 차원의 통합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능 문항 거래로 형사기소된 학원강사가 별다른 제재 없이 교습을 이어갈 수 있는 현행 제도의 허점이 도마에 올랐다. 공교육 신뢰와 입시 공정성 훼손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법적 공백을 보완하기 위한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수능 문항거래 관련 학원법 개정 토론회’를 열고 제도 개선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교원과 학원강사 간 제재 기준의 불균형이 핵심 쟁점으로 제기됐다. 토론회를 주관한 김용태 의원은 “교원은 형사기소만으로도 직위해제가 가능하지만 학원강사는 아무런 제재 없이 계속 가르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 같은 법적 공백은 수험생 보호라는 국가 책임 측면에서 결코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공교육 신뢰 훼손과 제재 공백 문제를 공통적으로 지적하며 입법 필요성에 공감했다. 특히 수능 문항 거래가 실제로 확인된 사안인 만큼 입시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발제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향이 제시됐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문항 거래 및 출제 개입 행위를 법령에 명문화해 엄격히 금지하고, 연루 강사는 즉시 직무를 정지해야 한다”며 “부당이득 환수와 학원 공시 의무 강화 등 종합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문항거래 기소 시 즉시 교습 정지, 부당이득 일부 환수, 학원 정보 공시 강화 등 복수의 개정 방안을 제안했다. 양영유 단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사교육 카르텔과 관련한 언론 보도 및 SN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제시하며 “관련 이슈에 대한 국민 여론은 전반적으로 부정적 감성이 우세하게 나타났다”며 “데이터에 기반한 냉정한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제재 수단의 실효성 확보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송지은 새변 공동대표는 “사교육 시장 특성상 경제적 이익이 주요 동기인 만큼 부당이익 환수와 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 수단을 강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와 학계에서도 제도 보완 필요성에 힘을 보탰다. 토론자들은 사교육 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공교육 신뢰 저하 문제를 함께 짚으며, 단순 처벌을 넘어 정보 공개와 시장 투명성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 측도 제도 개선 논의에 공감하는 입장을 내놨다. 김주연 교육부 평생학습정책과장은 “학원 건전성 강화와 미성년 보호 취지에 공감하며 관련 방안을 함께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AI 교육 확대 흐름 속에서 정보교사 부족과 지역 간 격차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책 추진 속도에 비해 학교 현장의 교원 배치 여건은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의원(국민의힘)은 3일 시도별 정보교사 배치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정보교사 확충과 지역 간 격차 해소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은 교육부 자료를 토대로 전국 학교의 정보교사 배치 실태를 점검한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전국 정보교사 배치율은 75.3%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학교 중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학교에는 정보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상태임을 의미한다. 특히 시도별 배치율을 비교한 결과 지역 간 편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일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높은 배치율을 보였지만, 상당수 지역은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학생들이 거주 지역에 따라 정보·AI 교육을 접할 수 있는 여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번 결과는 정부가 AI·디지털 교육 강화를 주요 정책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정책 방향과 학교 현장 간 괴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보교육 확대가 강조되고 있음에도 이를 담당할 전문 교원 확보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 의원은 “AI 교육이 강조되고 있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이를 담당할 정보교사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지역에 따라 교육 기회가 달라지는 구조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보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학교의 경우, 타 교과 교사가 정보교육을 병행하거나 외부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 교육의 전문성과 지속성 측면에서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정 의원은 “정보교사 부족 문제는 단순한 교원 수급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인재 양성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AI·디지털 교육 정책이 현장에서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교원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교원 수급 계획과 함께 지역 간 균형 배치를 위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현장의 여건을 반영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요즘 극장가에 난해하지만 매우 유의미한 우주 과학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이는 SF 작가 앤디 워어가 쓴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프로젝트 헤일메리(Project Hail Mary)가 그것이다. ‘헤일메리’의 원래의 뜻은 미식축구 경기 막판에 역전을 노리며 낮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 신의 뜻에 맡기며 던지는 무리한 롱패스, 즉최후의 승부수를 의미한다. 이 영화는 제작 초기부터 영화의 전체를 이끌고 갈 단독 주연 배우로 라이언 고슬링을 염두에 두었을 정도로 그의 연기력은 마치 차력쇼를 보는 듯한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보기 쉽지 않은 신비로운 우주의 장면들은 진짜 매력적인 요소로 시선을 흠뻑 빨아들이고 있다. 이 영화는 언뜻 보면 복잡한 천체 물리학과 미생물학의 나열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인류의 생존을 건 ‘적 사투’와 종(種)을 초월한 우주의 '우정', 그리고 무엇보다 '배움과 가르침의 본질'에 대한 뜨거운 메시지가 담겨 있어 과학적 지식과 정보에 많은 보탬을 주고 있있다. 필자는 이 글에서 난해해 보이는 우주 서사시를 쉽게 풀이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 교육에의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잠시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 태양이 빛을 잃어가고 인류의 멸망이 예견된 절망의 시대, 과학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바로 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시작된다. 주인공 라일랜드 그레이스(신의 은총을 받은 자) 박사는 기억을 잃은 채 우주선에서 깨어나 자신이 인류를 구할 마지막 희망인 '헤일메리 호'의 유일한 생존자임을 깨닫는다. 그는 과학자이자 ‘중학교 과학 교사’였다. 이 설정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복선이자, 우리 교육계에 던지는 묵직한 화두라 할 것이다. 영화는 ‘아스트로파지(Astrophage)’라는 태양 에너지를 먹어 치우는 외계 미생물로 인해 지구가 빙하기에 접어드는 재앙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우 세티 계로 향하고, 그곳에서 자신과 똑같은 목적으로 온 외계인 ‘로키’를 만난다. 로키는 생긴 것은 바위인데 생명력을 불어넣어 매력적이고 귀여운 캐릭터로 탈바꿈하였다. 이 영화가 난해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상대성 이론에 따른 시간 지연, 질량 에너지 등가 원리(E=mc2), 고차원 기하학 등이 쉴 새 없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는 이를 단순한 지식 전달로 멈추지 않는다. 주인공 그레이스가 외계인 로키와 언어의 장벽을 넘어 수학과 물리라는 ‘우주 공용어’로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가장 완벽한 형태의 학습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이 영화가 주는 교육적 시사점을 두 가지로 압축하고자 한다. 첫째, ‘죽은 지식’을 살려내는 ‘생생한 호기심’이다. 영화의 압권은 그레이스가 우주선 안의 한정된 도구로 정밀한 측정을 해내고, 미생물의 생존 조건을 찾아내는 장면들이다. 그는 교과서에 갇힌 지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지식을 도구로 활용하는 ‘생존적 지성’을 발휘한다. 우리 교육 현실을 되돌아보자. 내신 1등급을 위해 공식만 외우고, 정답지를 확인하며 기쁨과 만족을 얻고 안도하는 아이들에게 과학은 ‘지루한 암기 과목’일 뿐이다. 하지만 그레이스는 우주 공간이라는 거대한 실험실에서 가설을 세우고, 실험하고, 실패하며 다시 도전한다. 이는 과학자와 탐구가 정신의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수학적으로) 생각해 봐(Do the math)!” 그가 영화 내내 되뇌는 이 말은 단순히 계산하라는 뜻이 아니다. 주어진 상황을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라는 교육적 준엄함이다. 진정한 교육은 아이들에게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가르치는 것임을 이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둘째, 종을 초월한 ‘협력적 학습(Collaborative Learning)’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그레이스와 외계인 로키의 만남은 교육학적으로 ‘협력적 학습’의 정점을 보여준다. 로키는 뛰어난 엔지니어링 능력을 갖췄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소리로 세상을 이해하며, 그레이스는 시각적 데이터 분석에 능하다. 두 존재는 서로의 결핍을 인정하고 각자의 강점을 결합하고 있다. 특히 로키가 인간의 언어를 배우고, 그레이스가 로키의 화음 언어를 번역기로 해독하며 서로 “질문(Question)?”이라고 묻는 장면은 전율을 선사한다. 이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글로벌 연대’와 ‘상호 존중’의 가치를 상징한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다문화 학습자들이 공동의 목표(행성의 구원)를 위해 지적 에너지를 모으는 과정은, 파편화된 경쟁에 내몰린 우리 학생들에게 ‘함께 성장하는 기쁨’이 무엇인지를 진정으로 일깨워주고 있다. 영화 후반부, 기억을 온전히 되찾은 그레이스가 자신이 왜 이 자살 특공대 같은 임무에 투입되었는지를 깨닫는 순간이 있다. 그는 겁쟁이였고 도망치려 했지만, 마지막 순간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자신이 가르친 과학의 진실을 증명하기 위해 우주선에 올랐다. 그는 영화의 끝에서 지구로 돌아가는 대신, 친구인 로키의 행성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존 가능성을 포기한다. 그리고 외계 행성에서 그곳의 아이들(에리디안)에게 지구의 과학을 가르치며 끝을 맺는다. 필자에게는 이 영화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외계인 아이들에게 “안녕, 얘들아. 오늘 수업은...”으로 시작되는 대사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교육 활동의 배경이 지구 밖 행성으로 설정되었지만 우주에서 종의 구별 없이 가르치고 배우는 순수와 열정은 참으로 위대하게 다가왔다. 이로써 교사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자가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가치를 증명하고 미래 세대에게 ‘생각하는 법’을 전수하는 존재임을 보여주기에 훌륭했다. 영화 프로젝트 해일메리는 우리의 교실에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수능 최저기준’을 맞추기 위한 문제 푸는 기술만을 가르치고 있는가, 아니면 우주 어느 곳에 떨어져도 살아남을 수 있는 ‘사유의 힘’을 길러주고 있는가? 4월의 따스한 햇살 아래, 교실에 앉아 있는 아이들은 저마다의 ‘해일 메리 호’를 탄 우주비행사들이라 상상하자. 그들이 마주할 미래는 영화 속 아스트로파지보다 더 예측 불가능한 AI와 기후 위기의 시대일 것임에 틀림없다. 이제 우리 교육은 정답을 맞히는 기계를 만드는 데서 벗어나, 영화의 주인공 그레이스 박사처럼 질문하고 로키처럼 연대하며 끝내 문제를 해결해 내는 ‘살아있는 지성’을 길러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이 난해한 우주 과학 영화가 대한민국 교육계에 주는 가장 획기적인 처방전이라 생각한다. 교실 속 우리 아이들의 눈동자 속에 ‘타우 세티’의 별빛이 맺히게 하는 것, 그것이 우리 교사들의 영원한 ‘프로젝트’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참고 사항: 영화 속 주요 개념 소개) ①아스트로파지: 빛을 흡수해 에너지로 저장하는 외계 미생물로 현대 물리학의 에너지 보존 법칙을 시각화함. ②시간 지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라 광속에 가깝게 이동하면 우주선의 시간은 지구보다 느리게 흐름. ③에리디안(로키의 종족): 40광년 떨어진 행성 생명체. 대기압이 지구의 29배이며 시각 대신 청각(음파 탐지)으로 사물을 인식함.
청소년들의 SNS 이용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조사한 바에 의하면, SNS 이용 빈도를 살펴본 결과 매일 이용했다는 응답이 48.8%에 달했다. SNS 이용자를 중심으로 플랫폼 이용 경험을 질문한 결과(복수응답)에서는 인스타그램이 92.0%로 가장 많았다. 이는 SNS가 이제 단순한 여가 수단을 넘어 청소년 문화의 중심이 됐음을 보여준다. 사회적 논의와 합의 시급 SNS는 또래 간 소통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공유하며, 사회적 관계를 확장하는 데 기여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사이버 괴롭힘, 욕설, 혐오 표현, 성범죄와 같은 심각한 문제도 존재한다. 지난 2024년 12월 지방의 한 모텔에서 20대 남성이 중학생 3명을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피의자는 오픈채팅방을 통해 자신의 신분을 고등학생으로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호주에서도 청소년들이 차량을 훔친 후 경찰차를 따돌리는 영상을 SNS를 통해 공유하면서 실제로 차량절도 범죄가 늘었다. 잘 알려져 있듯이, 호주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을 금지했고 프랑스와 영국, 덴마크 등 많은 국가가 청소년의 SNS 이용 규제를 검토 중이다. 아울러 이용자가 미성년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연령 인증을 도입하고 플랫폼사업자의 자율규제와 책임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규제는 청소년의 정보 접근권이라는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으며, 기술적으로 우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효성에도 한계가 있다. 더구나 국가마다 규제 기준이 상이하다는 점은 이 문제가 단순한 정책 결정이 아니라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필요로 하는 사안임을 보여준다. 요컨대 영국 18세 미만, 호주 16세 미만, 덴마크와 프랑스 15세 미만 등 국가마다 보호연령에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도 14세 미만의 아동이 SNS 사용을 못하도록 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청소년 SNS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방적인 규제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소년을 보호 대상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디지털 환경의 주체로 인정하는 것이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일반논평 제25호를 보면 “국가는 모든 아동이 평등하고 효과적으로 디지털 환경에 접속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며 청소년의 디지털권리를 강조하고 있다. 미디어 문해력 교육 강화도 시급하다. 청소년 스스로 유해 정보를 판단하고, 온라인에서의 위험을 인지하며, 책임 있는 미디어 이용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디지털 환경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과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 일방적 금지중심에서 벗어나자 청소년 SNS 문제는 금지와 허용의 이분법으로 해결할 수 없다. 청소년을 둘러싼 미디어 환경에 대한 분석, 이용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분석, 미디어 문해력을 증진하기 위한 교육적 접근 그리고 부모·교사·청소년이 함께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가 어우러질 때 비로소 실질적인 해결책이 마련될 수 있다. 청소년 권리를 존중하면서도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최근 촉법소년 형사처벌 연령 하향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거세다. 범죄 수법이 잔인해지고 연령대가 낮아지는 현실 앞에서 대중이 느끼는 분노와 공포는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그러나 30여 년간 교단을 지키며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본 교육자의 시선에서 볼 때, 무거운 의구심이 든다. 우리가 마주한 비극은 아이들을 올바르게 길러낼 ‘교육의 힘’이 현장에서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무력화된 교원 보호 장치 오늘날 교육 현장에는 공동체 의식보다 개인의 요구와 권리가 과도하게 강조되는 기형적인 모습이 존재한다. 사회적 역량을 키워주는 대신 극단적 개인주의가 팽배한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적 질서를 익힐 기회를 잃고 있다. 판단 능력이 미흡하고 자아정체성을 수립해 나가는 청소년기에 적절한 ‘교육적 제동’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미성숙한 존재들에게 단죄의 칼날을 들이대기 전, 우리 사회가 공동체 교육이라는 본연의 책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 뼈아프게 되돌아봐야 하는 이유다. 교육 당국 역시 교권 보호와 올바른 훈육을 위해 다각도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그 장치들이 실질적인 효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를 뒷받침해 주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일부 학부모의 과도한 이기주의가 여전히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교사가 정당한 교육적 권위를 가지고 아이의 잘못을 바로잡으려 해도, ‘민원’이라는 이름의 압박이 시작되면 마련된 제도들은 힘없이 무력화되는 것이 서글픈 현실이다. 교육 본연의 기능에 집중해야 할 학교가 민원 대응에 과도한 에너지를 쏟게 되면서, 정작 바르게 길러져야 할 아이들은 제대로 된 훈육을 받을 기회를 잃고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 아이를 참되게 귀한 사람으로 키우는 올바른 방법을 알지 못하고 행한 ‘오냐오냐’ 식의 잘못된 양육은, 아이러니하게도 소중한 아이들을 범죄로 내몰아 형사처벌의 위기로 밀어 넣는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했다. 물론 강력한 교권 확립을 위해서는 사회적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가 교권 보호 장치를 마련하면서도 끊임없이 교육 현장에 ‘아동학대’와 같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잣대를 들이대도록 허용하는 이유는, 매우 극소수이긴 하나 정상적인 교육 수행이 불가능한 부적격 사례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정부는 촉법소년 형사처벌 연령 하향 논의와 더불어, 교육 시스템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우선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실질적 교권 확립이 필요하다. 부당한 개입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고 교사의 교육적 판단을 신뢰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둘째, 부모의 교육적 책무성을 강화해야 한다. 잘못된 애착이 내 자녀의 올바른 성장과 행복을 위협하는 행위가 될 수 있음을 명확히 인지시켜야 한다. 셋째, 교육계에 자정 시스템을 도입하여 공교육의 신뢰를 확고히 해야 한다. 전문적 검증을 통해 99.99%의 선량한 교사를 보호하고 교육의 질을 담보해야 한다. 넷째, 개인의 요구보다 공동체의 유익을 우선시하는 교육 시스템으로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단죄보다 교정 우선 분위기 필요 뿌리가 썩으면 건강한 줄기도 열매도 기대할 수 없다. 청소년들을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기 전에 우리 사회가 그들을 바른길로 인도할 시스템을 제대로 작동시켰는지 반성해야 한다. 사회는 학부모가 바른 양육을 인식하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아이들을 가르칠 권한을 교사에게 되돌려주어야 한다. 교단은 내부 자정으로 신뢰를 공고히 하고, 부모는 학교를 신뢰하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촉법소년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 열쇠다. 단죄보다는 교육과 교정이 우선되는 사회를 위해 실질적인 현장의 변화가 일어나길 간곡히 기대한다.
다이슨코리아가(사)한국환경교육협회와협력해국내초·중등생대상대기환경교육을4년째이어간다.올해는기존공기질교육에더해중학생대상헤어사이언스수업을새롭게확대운영하며,공학교육커리큘럼의다양성을더할예정이다. 글로벌기술기업다이슨은일상속문제를엔지니어링으로해결한다는철학아래다양한기술혁신을이어오고있으며,이러한철학을차세대엔지니어양성활동으로도확장하고있다.이에다이슨코리아는2023년부터(사)한국환경교육협회와함께국내초·중등생을대상으로‘대기오염과공기질문제해결방법알아보기’교육을운영해오고있다. 해당교육은대기오염의심각성과실내외공기질개선의중요성을알리고,학생들이관련문제를주체적으로이해하며해결방안을고민해볼수있도록기획된교육형사회공헌활동이다.수업에서는제임스다이슨재단과다이슨엔지니어들이함께개발한교육자료를활용해학생들이문제를보다능동적으로인식하고탐구할수있도록돕는다.제임스다이슨재단은다양한자료를통해전세계저학년부터고학년까지의학생들에게엔지니어링의세계를소개하고,공학적사고를경험해볼수있는기회를제공하고있다. 올해는기존공기질교육과더불어중학생대상헤어사이언스수업을새롭게진행할예정이다.해당수업은모발의구조와특성등을이해하기위한과학실험을바탕으로,다이슨엔지니어들이개발한최신헤어사이언스기술과해결책을살펴보는내용으로구성된다.학생들은이를통해엔지니어링과정을이해하고,자신만의헤어사이언스아이디어를구상해보는경험도하게된다. 올해4회차를맞는‘대기오염과공기질문제해결방법알아보기’교육은매년운영범위와교육대상을꾸준히확대해왔다.2024년에는초등학생대상수업지역을서울에서경기도와부산으로확대하고,중학생대상교육을새롭게도입해약6,200명이교육을수료했다.2025년에는5대광역시를포함한더많은지역으로교육운영범위를넓히는한편,중학생대상진로교육세션과과학동아리소속학생들을위한프로그램도강화했다.이를바탕으로지난해총301회의수업을통해약6,994명의학생에게교육을제공했다. 앞으로도다이슨코리아는제임스다이슨재단과함께국내청소년들이일상속문제를공학적사고로바라보고해결할수있도록지원하며,교육을기반으로한사회공헌활동을지속적으로전개해나갈방침이다.
지역에서 교육받고 취업까지 이어지는 ‘정주형 인재양성’ 체계가 본격 추진된다. 대학과 지역 산업을 연결해 청년 유출을 막고 균형발전을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이다. 교육부는 2일 지역 맞춤형 인재 양성과 취·창업 지원을 강화하는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앵커)’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기존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라이즈·RISE)’를 개편한 것으로, 지역에서 배운 인재가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인재양성-취업·창업-정주’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단순한 대학 지원을 넘어 지방정부가 지역 발전 전략에 맞춰 대학을 직접 육성하는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그동안 지적돼온 사업의 분산 운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성과 중심 지원을 강화한다. 약 4000억 원 규모의 재원을 성과평가 인센티브로 활용해 지방정부와 대학의 사업 추진 성과에 따라 예산을 차등 배분할 계획이다. 사업 선정 과정의 공정성, 대학과의 협력 수준, 학생 체감도 등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지원 내용도 학생 체감도가 높은 분야 중심으로 재편된다. 기업과 연계한 계약학과 확대, 장기 인턴십 등 취업 연계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창업교육부터 기술사업화까지 이어지는 단계별 창업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 지역 산업과 연계한 연구개발(RD) 협력과 대학 내 실증 공간 조성 등도 함께 추진된다. 지역 간 협력 기반도 확대된다. 교육부는 약 2000억 원 규모로 초광역 단위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권역별 대학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공유대학’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별로 분산된 교육·연구 역량을 결집하고, 전략 산업 분야 핵심 인재 양성을 체계화한다는 구상이다. 또 ‘1시군-1대학-1특성화’ 사업을 통해 기초지자체와 대학을 연결하고, 지역 산업 수요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는 구조도 강화한다. 지역 대학과 기업 간 인력 미스매치 해소와 청년 정주 확대를 동시에 겨냥한 조치다. 교육부는 이번 체계 개편을 통해 지역 간 재정 격차 완화와 협력 기반 확대도 추진할 방침이다. 지방정부 간 협업을 유도하고,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정책 효과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청년이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고 정착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균형발전의 핵심”이라며 “지역 대학을 혁신 거점으로 육성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입시 중심 교육구조로 인한 한계가 지속되는 가운데, 핀란드 교육 사례가 대안 모델로 제시됐다. 다만 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통합지원 체계와 환경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달 19일 열린 핀란드 교육 전문가 간담회 내용을 정리한 ‘핀란드 학교 현장의 현황·과제 및 시사점’ 브리프를 2일 발간했다. 간담회 내용에 따르면 핀란드 교육은 학생 중심의 자율적 학습 환경과 교사의 전문성·자율성 보장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균형 있는 교육과정을 통해 성과를 유지해 왔다. 반면 한국은 높은 학업 성취에도 불구하고 입시 중심 경쟁과 과중한 학습 부담으로 교육 본연의 가치 실현에 제약이 있는 구조로 지적됐다. 핀란드 역시 최근 학업 성취도 저하라는 과제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경제적 불평등 심화, 이민자 증가, 디지털 기기 사용 확대, 청소년 정신 건강 문제 등이 주요 요인으로 제시됐다. 이에 대응해 2025년부터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고, 전 교과에서 읽기·쓰기 역량을 강화하는 리터러시 전략을 도입했다. 직업교육은 18세까지 의무교육으로 확대됐으며 개인 학습경로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맞춤형 교육체계가 구축됐다. 일반계와 직업계 간 이동이 가능한 구조를 통해 학습 선택권을 넓히고, 녹색·디지털 전환 관련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포용교육은 기존 3단계 지원체계를 폐지하고 일반 학급 중심의 조기 지원 방식으로 전환됐다. 일반교사와 특수교사의 협력 수업이 의무화됐으나, 인력과 예산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학생 맞춤형 지원은 상담사, 사회복지사, 심리사 등 다직종 협력 구조를 기반으로 운영되며 교육·복지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 특징으로 제시됐다. 반면 한국은 개인정보 보호 규제로 기관 간 정보 연계가 제한되고, 학부모 권한이 크게 작용해 교육·복지 개입이 지연되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고교학점제와 학생맞춤통합지원 정책 추진 과정에서 교원 업무 편중 등 현장 부담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간담회에서는 직업교육 개인학습경로 법제화, 학교 상담 인력 확충, 교육복지사 배치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제시됐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핀란드 사례를 참고해 한국 교육의 방향을 모색하고 입법·정책 개선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 오산 세담초(교장 김동규)는 3~4학년(3학년 7학급, 4학년 8학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AI·SW 융합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본 프로그램은 경기공유학교와 연계한 학교맞춤형 학생 선택 중심 교육으로, 교과 수업 및 창의적 체험활동 등 정규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학급별 2차시씩 한달간 운영될 예정이다. 또한 전문 강사 2인(주강사 1명, 보조강사 1명)이 학교를 방문하여 수업을 진행함으로써 교육의 전문성과 현장 적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업은 엔트리 블록 코딩과 햄스터S 교구를 활용한 SW 융합 교육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학생들은 다양한 미션 수행 활동을 통해 센서 활용 능력과 창의적 문제 해결 역량을 함양할 수 있다.특히 ‘행성 탐험’ 주제의 게이미케이션 프로젝트를 적용하여 학생 참여도를 제고하고 자기주도적 학습을 유도한다. 김동규 교장은 “학생들이 AI·SW 기반의 미래 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월 미국과 이란은 핵 문제를 둘러싸고 세 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양측은 합의문 초안을 주고 받으며 논의를 이어갔지만, 핵심 쟁점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협상이 마무리됐다. 이후 3차 협상이 끝난 지 이틀 만에 국면이 급변,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선제 공격에 나섰고, 이어 미국도 군사 작전을 실시하여 중동의 불안은 세계 경제를 흔들고 있다. 지리학자 김이재 교수는 "문자가 없던 시대에도 지도는 있었다"고 했다. 원시시대에도 인류는 본능적으로 생존에 유리한 장소를 찾았다. 문명이 발달한 지금도 지리는 인문과 자연현상을 통합해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통로다.그래서일까. 세계를 이끄는 리더들은 '지도'를 통해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를 준비한다. 남북은 휴전이라는 이름 아래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의 연이은 핵무기 고도화와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고, 최근에는 '초토화', '완전 점령'과 같은 과격한 표현까지 등장하여 안보 불안과 갈등이 점점 가중되고 있다.이른바 '북한 리스크'는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불안 요소'로 작용해 국가 발전에 장애가 되고 국제 경쟁력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는 가장 큰 요인은 지정학에서 찾을 수 있다. 이같은 지정학적 요소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도의 힘'을 기르기 위한 기회를 갖고자 6일10:30-12:00,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전 주이라크 대사를 엮임한 김현명(현 의회외교활동 자문위원장) 씨가 '세계지도의 역사와 강리도'를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한다. 지도포럼·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이에 관심이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김현명 강사의 약력은 제20대 주로스앤젤레스대한민국총영사관 총영사(2014.04.~2016.04.), 한국수입협회 부회장(2016.07.~2018.07.), 성신여자대학교 석좌교수(2019.09.~ 2022.08.)를 엮임하였으며, 현재 2025년 7월부터 의회 외교 활동 자문위원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