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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인터넷 게임과 스마트폰 등이 확산되면서 현대인들의 눈 피로가 심각하다. 어린아이들부터 성인까지 시력이 저하되는 사람도 급격히 늘고 있다. 시력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컴퓨터를 이용할 때는 1시간마다 먼 곳을 바라보거나 눈을 감고 손바닥으로 지그시 눌러 눈의 휴식을 취해 눈의 피로를 풀어주어야 한다. 밝지 않은 실내에서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을 지나치게 사용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며 컴퓨터 모니터는 눈높이보다 15~20㎝ 정도 아래에 놓고 뒤쪽으로 5도 정도 기울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 눈은 건강 신호등? 눈은 맑고 빛이 나야 하며 윤택하고 검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고혈압, 당뇨병, 뇌종양 등 전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경우 눈에서 먼저 확연한 증상을 볼 수 있다. 특히 눈은 간과 깊이 연결되어 있어, 간이 피로하면 눈이 어두워지고 간이 건강하면 눈이 윤택하고 맑아진다. 건강한 눈을 만드는 생활 습관, 건강한 눈을 지키기 위한 생활습관에 대해 알아본다. 눈이 가장 편한 밝기는 일반적으로 200룩스 이상의 밝기이다. 일정한 조도가 유지되는 조명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책을 읽을 경우 방 안을 전체적으로 밝히는 조명과 책을 읽기 위한 탁상용 스탠드 등 두 가지 이상의 조명기구를 한꺼번에 사용해야 시력이 저하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눈에 좋은 영양소로는 비타민A, 비타민C, 비타민B 등이 있다. 비타민A는 야맹증을 예방하고 비타민C는 기분을 좋게 하고 눈을 생동감 있게 하며, 또한 비타민B는 시신경에 영양을 공급해 눈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 이러한 영양소들은 과일, 완두콩, 당근, 시금치, 야채샐러드 등의 녹황색채소와 과일에 많으므로 이들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콘택트렌즈는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킬 수 있고 각막 손상과 안질환으로 인해 심각할 경우 시력 저하를 불러올 수도 있다. 그러므로 렌즈보다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 어쩔 수 없이 콘택트렌즈를 착용해야만 된다면 착용 시간이 너무 길지 않게 안경과 병행하여 사용하고, 부득이하게 렌즈를 사용한다면 소프트렌즈보다 산소 투과율이 높은 하드렌즈가 좋다. 절대 렌즈를 낀 채로 잠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겨울철 자외선도 눈 건강의 적 눈의 계절, 겨울방학을 맞아 스키장과 겨울 산행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스키나 겨울산행을 즐길 때 가장 많이 발생하는 눈 질환의 원인은 바로 자외선이다. 스키장이나 눈 쌓인 겨울 산의 경우 도심 보다 두 배 정도 높은 자외선이 방출되며 특히 빛에 반사된 자외선의 수치가 높아 많은 주의와 보호가 요구된다. 눈동자가 장시간 눈에 반사된 자외선에 노출되면 그로 인한 화상으로 염증이 발생하고 각막이 손상된다. 찬바람에 오래 노출돼 생길 수 있는 안구건조증도 겨울철 주요 눈 질환으로, 평소 정상인 사람도 스키장과 겨울 산의 찬바람을 지속적으로 쐬다 보면 안구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스키나 스노우보드를 즐기기에 앞서 선글라스 보다는 적절한 농도와 색을 가진 고글을 반드시 착용하고 눈 건강이 염려된다면 안과전문의에게 상담 후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로진학상담교사에 대한 인식 아직은 정착단계, 진로교육 인식변화 아쉬워 안양옥 ° 일정 학생 수 이상 학교에 진로진학상담교사(이하 진로교사)가 배정·배치됐습니다. 진로교사는 주당 10시간 이내의 ‘진로와 직업’ 교과수업을 담당하고 다양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는 한편 중학교에서는 자기주도적 학습전형을, 고등학교에서는 입학사정관 전형을 지원하도록 돼 있습니다. 과중한 업무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제도 도입 초반이다 보니 학교 내 인식 부족으로 겪게 되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학교 내 진로교사의 위상은 어디에 와 있다고 보십니까? 김종우 ° 진로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계의 인식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 진로교육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교사와 학부모가 체계적인 진로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을 뿐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사회를 예측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체적인 틀에서 진로교육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학생들의 최대 고민이 진로진학문제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대학진학에만 몰두하는 성적 중심의 학교현장이 안타깝습니다. 송원섭 ° 진로교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하고 있으나 2012년 직업능력개발원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진로과목을 정식 교과로 선택한 학교가 35%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학교는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수업을 하는 등 일관성 있는 진로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단위학교의 교육과정 운영계획 수립 참여와 이에 대한 권한이 미미한 상태여서 진로교육계획 편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김덕경 ° 네, 맞습니다. 아직 ‘진로와 직업’이 교과라는 인식이 부족하고, ‘진로와 직업은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수업시수가 적은 교사들이 나눠서 맡는 수업으로 대체하면 더 좋지 않느냐’는 식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진로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각 담임교사들이 조금만 도와주면 훨씬 수월할 일을, 그렇지 못해서 혼자 밤늦게까지 일하는 교사도 있고, 진로관련 상담 시 자투리 시간과 방과 후에만 상담을 하라는 학교도 있어서 제대로 된 상담을 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처럼 교과교사로도, 상담교사로도 아직은 인정받지 못한 진로교사의 위상이 빨리 자리를 잡아야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은숙 ° 특성화고의 경우 취업역량 강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진로특성에 맞게 진학과 취업으로의 진로역량을 잘 키워주지 못하는 학교의 경우 진로교사를 향한 기대와 업무 과중이 문제라고 한다면, 적절한 진로역량개발이 특성에 맞게 잘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에서는 진로교사 역할에 대한 기대와 진로교사가 지닌 역량 활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진로교사의 역량에 대한 인식 부족과 적절한 활용방안이 아직 시스템화 되지 못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강운식 ° 네, 각 단위학교 현장의 다양한 학교환경구성 요인에 따라 우리나라 진로교사의 역할 분담과 위상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1기 진로교사들이 배치될 당시만 해도 진로교사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부족에서 오는 관리자, 동료교사들의 냉대와 갈등으로 인해 민감한 부분도 많았으나 새로운 교육 정책 패러다임의 확산과 변화라는 대세, 진로교사들이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교직에 대한 노하우와 열정들이 단위학교 진로교육의 마인드를 서서히 변화시켜가고 있습니다.[PART VIEW] 업무 면에서의 고충 상담도 벅찬데 진로교사가 +α업무까지 안양옥 ° 교과부는 2013년을 대비해 지난 9월 1551명의 진로교사를 선발함으로써 내년이면 전체 중·고교 중 84%의 학교에 진로교사가 배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진로교사의 확충이라는 점에서는 고무적인 일이지만 100명 이상의 학생을 교사 1인이 담당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업무 효율성에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현재 업무를 담당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며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정부의 지원책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최은숙 ° 창의적 체험활동에서나 진로와 직업이라는 교과 담당은 한 학년 당 1시간씩, 총 3학년까지 시수가 배정되어 학교당 학급 수만큼의 시수가 진로 수업으로 편성되는 추세입니다. 게다가 진로상담은 1학년뿐 아니라 2, 3학년들 역시 각 학년에 따른 진로고민과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감당하기에 부족함이 많습니다. 단 한 명뿐이라는 유일성이 있다 보니 업무를 하면서도 고유 업무에 대한 중요성을 이해받지 못하고 진로교육의 진정한 개념 역시 일반교사들은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가장 절실한 것은 정부차원에서 진로교육과 진로교사의 역할 제자리 찾기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단위 학교장들에게 지속적으로 진로교사들의 역할에 대한 인식을 재확인시켜주는 것입니다. 김덕경 ° 맞습니다. 진로와 관련된 학교 내 모든 활동을 진로교사 혼자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진로관련 일 외에도 순수 심리 상담이나 교육복지사업, 에듀팟 등의 업무까지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선은 진로교사가 자신의 업무만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전교생의 모든 진로관련 상담을 혼자 할 수는 없으므로, 학년 단위의 진로체험을 진행하는 경우나 학생 수가 많은 경우에는 보조 인력을 충원하고, 미리 계획해서 적절한 업무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학교 내에서 논의되어야 합니다. 김종우 ° 진로수업 담당 이후로는 수업하는 게 재미있고 학생들의 참여도도 매우 높아 만족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위 학교의 진로교육 기획 및 편성을 해야 하고 직업정보 제공,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위한 지원준비 및 진학정보 제공·활동도 해야 하는 등 업무량이 너무 많습니다. 상담 예약을 받아서 하는 교사도 있고, 밤늦게까지 또는 토요일까지 나와서 상담하는 교사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수업시수가 적다고 장학금 및 급식계와 같은 다른 업무를 맡기거나, 진로연수를 마치고도 이전 과목을 지도하는 교사도 있다고 합니다. 강운식 ° 그렇습니다. 실제 진로교사는 본인의 업무영역을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학생들과의 의무상담 8시간을 지켜나가기 벅차다고 합니다. 그러나 단위학교 현장에서 이러한 진로교사들의 고유 업무영역만 담당하고 있는 교사는 거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4년 진로교사 배치 완료 시 진로교사 1인이 중학교 기준으로 학생 847명, 고등학교 기준 약 627명을 담당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적어도 학생 약 300명당 진로교사 1인 정도의 비율이 되도록 수급 계획이 수립 및 실행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송원섭 ° 네. 진로체험을 진행하여 본 입장에서 보면 계획을 세우고 학생을 교육·배치하며, 체험장을 섭외하고 결정하는 것 모두 진로교사의 몫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주변의 청소년 수련관같은 단체와 협조해 체험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진로교사들 58.9%(전혀 없음 12.2%, 별로 없음 46.7% :직능원)가 학교주변의 진로진학상담관련 시설이 없다고 응답한 것을 보면 업무상의 도움을 받을 만한 곳이 많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질과 선발과정 열정 최우선, 젊은 교사에게도 접근성 높여야 안양옥 ° 현재 진로교사 선발은 각 시도별로 진로지도·진로연수·부장·담임 경력, 진로교육에 대한 열정 등을 고려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들 교사들이 8개월에 걸쳐 총 570여 시간의 연수를 거쳐서 진로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는데 교사 선발 시 최우선해야 할 자질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또 선발과정에서 개선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강운식 ° 진로교사들의 진로교육 활동이 확장된 의미에서 살펴보면 모든 학교현장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활동이라는 점에서 별도의 선발규정을 두어 제한한다는 것에는 문제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주변에서 이 정책이 도입되기 전부터 진로·진학교육의 중요성 인식과 마인드 확산을 위해 고군분투 노력해 오신 분들 중, 각 시도 선발 규정에 부합되지 못해 탈락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차후 결원이 생기거나 확장해야할 경우에는 현행 선발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종우 ° 각 시도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경쟁률이 높고, 진로과목으로 바꾼 뒤 만족도도 매우 높은 편입니다. 우선은 적어도 15년이 넘는 교직경력이 있어야 합니다. 다양하고 많은 경험이 우선 선발조건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와 중학교의 선발기준은 조금 달리 할 필요가 있을 텐데, 현실상 고등학교는 진학이 매우 중요하기에 3학년 부장이나 담임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중학교는 진학보다는 체험과 상담 위주로 가야하기에 상담연수를 받았거나 상담부장을 한 경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은숙 ° 교직경력 점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되면 원로교사를 우대하는 듯한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연수시간, 학교장 추천(사립), 부장이나 기획경력(공립), 교사평점 등을 고려하여 능력 있는 젊은 분들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작년에 제가 진로교사 연수를 받았을 때 총 연수시간을 계산해보니 800시간이 넘었습니다. 올해에도 진로 관련 연수를 공동 필수이든 개인적이든 연 100시간 가까이 받고 있습니다. 진로교사가 되고자 하는 분들은 그 연수를 감당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자질이 있다고 봅니다. 선발과정에서 진로연수시간을 고려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김덕경 ° 그렇습니다. 진로교사 선발 시 가장 우선시 되어야하는 것은 진로교사로서의 열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로서 지치고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기존의 학과에 대한 무료함이나 불만으로 전과하는 경우에는 진로교사로서도 열정이 없을 것입니다. 또 3학년 부장이나 3학년 담임 경력이 필요하기는 하나 입시 제도는 계속 바뀌고 있고 진로교사가 되어 1년 정도만 경험하면 진학에 대한 경험도 갖게 됩니다. 따라서 소개서 및 면접을 통해 진로교사로서의 열정이 진실로 있는지 여부가 선발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송원섭 ° 동의합니다. 사실 어떤 자질을 객관화하여 선발한다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교사 스스로가 답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전공교과를 포기하고 새로운 분야에서 학생들의 장래를 위해 남은 시간 노력할 마음의 각오가 되어있는가?’, ‘힘들고 어렵지만 열정을 가지고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현 시대는 인성을 중요시하고 더욱이 진로교사도 인성교육을 담당해야 하기에 인성을 무시할 수 없으리라 봅니다. 가능하다면 동료교사들의 평가도 포함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해선 지원시스템 확립, 법제화 통한 제도적 안착을 안양옥 ° 끝으로 중·고교의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한 제언 부탁드립니다. 송원섭 ° 사실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빠른 시간에 진로교육이 안착되어가고 있는 곳이 없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것은 정부의 의지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는 진로교육의 법제화를 통한 제도적 안착이 시급하다고 보겠습니다. 사회 인식의 변화와 협조 없이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기에 이를 위해 더욱 힘쓰고 기업들과 협력을 통한 진로교육 콘텐츠의 확충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종우 ° 진로탐색을 위한 정보제공과 안내 등 지원 체제의 전제가 되는 진로교육 기반이 학교교육 속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진로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교과교육을 통한 진로교육과 함께 독립교과를 통한 진로교육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직업관련 유관기관과의 유기적인 프로젝트 개발도 필요하고 대학진학이 어려운 학생들에겐 지역 사회와 연계한 인턴 활동 등 구체적인 직업탐색 기회를 제공해 졸업 후에도 구체적인 진로방향을 모색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최은숙 ° 일선 학교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진로교사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학교의 교육과정 전반에서 진로역량개발과 무관한 업무와 부서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진로교사를 일부 행정업무나 몇 개의 프로그램 진행자로 한정하기보다는 학교에 진로교육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단위학교 교육과정 TF팀이나 취업지도부, 특별활동부, 진학지도부 등 실무기획담당자들이 진로교사와 함께 사전에 긴밀히 협조해 나갈 수 있도록 구조화한다면 단위학교의 진로교육은 훨씬 체계적이며 종합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강운식 ° 현재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미래를 설계하지 못한 상태에서 입시준비에만 매달리고 있어, 인문계고에서 직업과정을 이수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4년제 대학 졸업 후 전문대를 지원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개인적, 국가적 낭비를 방지하고, 급증하는 진로진학상담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장중심 진로교육의 활성화가 시급합니다. 인적 인프라 확충을 통해 교사 1인당 지도 학생 수를 일정 수 이하로 제한하고, 진로교사의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맞춤형 프로그램과 콘텐츠 제공, 교과부(전문기관)-교육청(진로진학지원센터)-학교(진로진학상담부)를 연결하는 진로교육 지원시스템 구축과 같은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김덕경 ° 네, 그렇습니다. 우선 진로교사 제도에 대한 법제화로 그 역할과 활동을 보장하고 다른 교사들과의 업무 형평도 맞추어야할 것입니다. 진로와 직업이 교과로서 선택과목이 되어야 학생들, 학부모, 교사들까지 진로와 직업을 정당하게 교과로 보아줄 것이며 그 중요성을 이해할 것입니다. 변화되고 있는 진로교육에 대한 학교장의 적극적인 지원과 학교 내 분위기, 학부모들의 호응이 있을 수 있도록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침부터 해 질 때까지, 언제나 신나는 곳 “야, 방금 봤어? 나 성공 했는데!” “에이, 난 예전부터 그만큼 했어~”, “선생님~ 여기 좀 봐주세요!” “진욱아, 헬멧은 꼭 쓰고 타야지.” S보드를 타는 학생들과 함께 도산초등학교의 하루는 아침부터 쉴 새 없는 재잘거림으로 시작한다. 교문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트램펄린(방방), 운동장을 빙 둘러 만들어져 있는 S보드길, S보드길 바깥쪽에 세워진 간이 골프연습장, 운동장 한편에 마련된 간이 축구장(풋살장)과 그 위로 펄럭이고 있는 만국기, 그리고 운동장 넘어 가장 안쪽에 세워진 나지막한 2층 건물. 이 모든 장면이 한눈에 들어오는 아담한 크기의 도산초등학교가 충남 논산의 대둔산자락 아래 자리 잡고 있다. 유치원생 21명을 포함해 전교생은 131명, 전체 교직원은 18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학교지만 다양한 종류의 체육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2012년 창의경영학교 건강증진 모델에 선정되기도 했다. 학교에 오면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S보드와 트램펄린부터 매일 아침마다 열리는 축구 리그전,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으로 선택할 수 있는 골프, 승마까지. 아침부터 집에 갈 때까지 마음껏 운동장을 뛰놀며 공을 차고, 트램펄린에 올라 누가 높이 뛰나 내기를 하는 이 학생들은 매일 아침 학교에 가고 싶어 눈을 뜨고, 학교에서 더 놀고 싶어 해가 지는 것이 아쉽다고 말한다. 오고 싶고, 머물고 싶은 학교, 계룡시에서 꼬불꼬불 산길 따라 자동차로 30분이나 가야 도착하는 이 작은 학교, 도산초등학교에 대한 이야기다. 학생을 부르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4년 전까지만 해도 전체 학생 수가 30여 명밖에 되지 않던 도산초는 말 그대로 폐교 위기의 벽지 학교였다. 당시 하나뿐인 1층짜리 교사(校舍)에서 복식 수업을 하며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모두 집으로 돌아가기에 바빴다고 한다.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서는 학생들이 찾아오는 학교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도시 아이들이 우리 학교를 찾아올 수 있는 특색 있는 프로그램,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방과후 활동을 운영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9년 이 학교로 발령을 받은 박상영 교장은 그 해의 학교예산을 아껴서 용접공인 학부모와 함께 운동장 한 구석에 간이 골프연습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학교에서 12㎞ 떨어진 황산벌 승마장을 찾아가 학교 학생들이 저렴한 가격에 승마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담판을 지었다. 현재 도산초에는 골프, 승마, 축구, 스마트밴드, 오카리나, 한국화 등의 다양한 방과후학교 수업이 진행 중이다. “도윤이는 6학년인데 이 학교가 가까운 곳도 아니라서 전학 오는걸 망설였어요. 그러나 웬걸, 학교를 방문하고 돌아가는 길에 먼저 다니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특색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입소문이 나자 학생들이 먼저 도산초를 찾았다. 계룡시에 사는 6학년 권도윤 학생도 학부모를 설득해서 이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전교생은 한 달에 10만 원 정도의 비용이면 원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마음껏 참여할 수 있다. 건강증진을 위한 상설 아침프로그램은 물론,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입맛 따라 골라들으며 통통하다는 말을 듣던 도윤 학생은 몸무게도 10㎏나 빠졌다고 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이 찾아오는 학교를 만들자던 박 교장의 결실이었을까, 도윤 학생 학부모의 자랑에 서울에 살던 친척 조카들까지 셋이나 이 학교로 전학을 왔다. 학교 안에서 우리는 모두 한 가족 도산초 학생들 중 정작 인근에서 통학하는 학생은 20여 명에 불과하다. 다른 지역이나 시내에서 전학 온 학생들은 시내까지 다니는 스쿨버스를 이용한다. 스쿨버스로 다 수용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학부모와 교사들의 몫이다. 박 교장은 항상 4명의 학생들과 출퇴근을 함께하고, 몇몇 학부모들은 자기 아이는 물론 인근 학생들까지 함께 차에 태워오며 등교를 돕는다. 한 반의 학생 수는 20명 내외로 각 학년마다 한 반씩 밖에 없지만 그렇기에 학생들은 서로를 더욱 가족같이 생각한다. 대전에서 전학 온 6학년 박채연 학생은 “학교가 끝나는 시간이 너무 빨리 온다”며 친구들과 헤어지는 하교 길을 서운해 했다. 컴퓨터 게임, 학원 등에 치여 혼자 있는 생활이 익숙한 도시 아이들에 비해 학교가 놀이터인 이 학교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서로 어울려 놀고 상대를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매일 아침 열리는 ‘D(Dosan)-리그’는 전교생이 나와 축구경기를 하는 시간. 남녀 할 것 없이 모든 학생이 선수가 되어 학년별로 정해진 요일에 운동장에 설치된 간이 축구장에서 시합을 벌인다. 팀은 총 13개, 한 팀이 일 년에 갖는 경기만 해도 170경기가 넘는다. 몸을 부딪치고 팀워크를 맞춰야 할 수 있는 축구시합을 통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동료에 대한 애정, 믿음과 협동심을 기를 수 있다.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학교의 엄마, 아빠가 된다. S보드를 타다 넘어져 상처를 입은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교사들이 직접 울퉁불퉁한 운동장 둘레길에 시멘트를 깔아 평평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언제나 운동회인 것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에 다니라고 사시사철 펄럭이는 만국기를 달아놓았다. 이 학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구가 또 있다. 바로 도산초를 명물에 올려놓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강사들이다. 아이패드를 이용해 악기를 연주하는 ‘스마트 밴드’의 경우 대전의 소문난 가족밴드를 박 교장이 직접 찾아가 섭외해왔다. 1년 넘게 진행해 온 강사의 요청에 따라 최근에는 실물 악기를 다루는 밴드부로도 발전했다. 박세영 강사는 “1주일에 한 번 밖에 방문하진 않지만 어느새 가족 같아졌다. 밴드부 개설처럼 쉽지 않을 것 같은 요구도 학생을 위한 것이라면 적극 수용해주니 우리도 더욱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간이 축구장은 물론, 방과후학교 교실로 사용되는 간이 골프연습장은 지역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다. 토요일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고 학교의 다양한 시설을 개방하다보니 어느새 도산초는 지역 주민과도 가족이 되었다. 살아있는 학교, 행복한 아이들 ‘어린애들은 뛰어 놀면서 크는 거야’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되어버린 요즘, 하루 종일 학교에서 운동장만 누비는 듯한 학생들에게 학업에 대한 걱정이 있지는 않을까. 다른 학교 학생들이 하교 후 학원을 다닐 시간에 학교에서 방과후 활동을 하는 만큼, 교사들은 이들의 학업이 뒤처지지 않도록 정규 수업시간을 알차게 활용한다. 방과후학교 역시 영어캠프, 수학영재, 창의논술반 등을 운영하며 학업보충이 필요한 학생들을 지도한다. 학습지나 교육자료를 아낌없이 나눠주고 무엇보다 기초실력 다지기에 집중하다보니, 기초학습부진 학생은 한 명도 없고 오히려 학력은 도 평균보다 5점이나 높다고 한다. 현재 이 학교 모든 교실에는 명패가 2개씩 붙어있다. ‘2학년-동시창작’, ‘도서실-한국화’, ‘급식실-오카리나’ 등. 정규 수업이 끝나면 이 교실은 학생들의 취미와 특기를 길러주는 놀이터로 변한다. 호박이 마법에 걸려 신데렐라를 태우는 멋진 마차가 된 것처럼, 도산초 교실은 종이 울리는 순간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변한다. 학교를 기다리는 학생들은 오늘도 친구로 변신하는 도산초 안에서 행복한 설렘을 마주한다.
교사·학생의 역량 키우는 전문성 공동체 “단순히 몸만 쓰는 체육이 아니라 영상을 보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면서 몸은 물론 마음까지 단련되는 것 같아서 정말 좋아요.”(1학년 강수민) “선생님이 우리들을 하나로 묶으려고 많이 노력하세요. 그래서인지 수업시간에 협동심이 커지는 걸 느껴요. 모둠으로 활동하니까 잘 몰랐던 친구들과 알아갈 기회도 생기고 왕따 문제도 없어지는 것 같아요.”(1학년 김유진) 배문수(수원 수일여중) 교사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다. 초등학교에서 경험했던 기존의 체육수업과는 확연히 다른 배 교사의 수업방식은 이들에게 신선함을 넘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최근 교육계에서 집중 조명되고 있는 부분이 창의성과 인성이잖아요. 제가 속해 있는 하나로수업연구회(이하 하수회)는 인문적 체육을 모토로 시작됐어요. ‘체육수업에 배울 수 있는 기능, 지식, 태도를 하나로! 하기·읽기·보기·쓰기·듣기를 하나로! 학교수업과 일상생활을 하나로! 서로 다른 사람을 하나로!’ 등을 교육목표로 삼고, 체육 이외의 다양한 교과 간 융합을 시도하는 수업이죠.” 배 교사가 말한 인문적 체육에 처음 관심을 갖고 연구를 시작한 이는 최의창(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였다. 최 교수로부터 인문적 체육의 수업철학과 방법을 배우고 졸업한 열정적인 제자 한민국, 이승재, 조종현, 유은정 교사 등을 중심으로 2004년부터 하나로 수업이 현장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하나로 수업 이론을 현장에 적용하면서 이론과 실제의 균형, 구체적인 적용방안, 문제점들을 파악해 나갔고 개선점을 찾아 해결하면서 현재까지 수업 모형을 발전시켜 왔다. 이들의 활동은 크게 수업연구, 연구회를 통한 수업모형 개발, 강의와 연수 등으로 구분되는데 모임 내에서 연구개발부와 기획운영부로 업무를 분장해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연구개발부는 주로 수업연구, 각종 강의와 연수, 프로젝트 개발 등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기획운영부는 수업에 대한 포스터와 팸플릿 제작, 각종 행사 계획과 추진 등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서울, 경기, 충남, 경남, 광주까지 전국 40여 명의 교사들이 연구회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은 각각 시, 소설, 영화, 건축, 회화, 사진, 조각, 음악 등의 전문 관심영역을 담당하고 이를 체육교과와 연계하는 방법을 회원들과 공유한다. 이들의 ‘교육적 십시일반’ 덕에 이 모임이 추구하는 융합수업이 가능해진 것이다. 교사 개개인의 전문성을 살리고 그 전문성을 나누면서 모임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시키는 것, 바로 이 점이 하수회를 전문성 공동체로 만든 원동력이다. 교과 간 융합 시도, 학생 자존감 높이는 효과 커 인문적 체육과 과학적 체육의 융합, 창의와 인성을 강조한 체육수업, 체육수업을 통한 학생의 인성변화, 여학생 체육활성화 등을 목표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온 이 모임의 가장 큰 특징은 차별화된 수업 방식이다. 배 교사를 포함해 하수회 소속 교사들은 종목별로 수업을 준비할 때 각 종목 특성과 수업 주제·목표에 부합하는 다양한 역할을 학생들에게 제시한다. 이끔이, 시범이, 영상이, 장단이, 기록이 등으로 역할을 나누고 ‘패’별로 수업에 참여하게 하는 것인데, 이때 학생들은 자신의 역할을 모둠별로 토의해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리더십이 강한 학생은 이끔이, 영상기기와 카메라를 잘 다루는 학생은 영상이, 친구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데 탁월한 학생은 장단이, 교사가 나눠주는 학습지와 유인물 등을 파일에 정리하고 기록하는 데 뛰어난 학생은 기록이를 담당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러한 역할 분담을 통해 평소에 잘 몰랐던 친구들의 장점을 발견하기도 하고 협동심과 배려심, 아울러 자신의 역할을 성실히 해나가는 데 필요한 책임감까지 배우게 된다. 모임에서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윤진(서울 중랑중) 교사는 이를 하나로 수업의 효과로 꼽는다. “이렇게 역할분담이 되면 그 다음에는 다양한 종류의 학습활동들을 공동체적으로 진행해요. 예를 들어 야구를 배울 때 수비와 공격, 던지기나 때리기 등 시합기술만이 아니라 야구를 다룬 시, 소설, 영화, 만화, 회화와 조각, 음악, 심지어는 야구의 역사와 철학 등도 함께 학습활동으로 배우죠. 기존의 체육에서는 소외되어왔던 인문적 지혜들을 스포츠와 함께 맛보도록 해서 건강과 기능은 물론 창의성과 인성 함양도 도모하는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죠.” 덕분에 운동능력이 우수한 소수의 학생들만 즐기던 수업에서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고 즐기는 체육수업으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소위 운동 신경이 조금 부족한 학생도 자신의 관심 분야에 참여함으로써 자신감을 되찾고,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할 때 친구들의 인정까지 덤으로 받게 됐다. 또 매 종목마다 새로운 수업 주제와 목표가 주어지는 점도 주목해 볼만하다. 가령 장애물달리기 수업을 진행할 때 허들을 빨리, 정확하게 뛰는 것을 최종평가항목으로 넣어 바른 자세로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반복 연습을 시키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하수회는 사고를 확장해서 장애물달리기에서 연상되는 다양한 요소들을 수업에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테면 내 인생의 장애물, 나의 장애물을 넘어보기, 걸림돌과 디딤돌, 장애를 극복한 운동선수들 등을 연상하면서 매 차시별 수업시간에 이러한 요소들과 연계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죠. 이런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수업 외에도 자신이 평소에 갖고 있었던 여러 가지 고민, 가족과 친구관계, 그리고 앞으로의 진로까지 한 번 더 깊이 있게 생각해보고, 그것을 올바르게 해결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되요.” 여기, 인문적 체육을 강조하는 하수회의 철학이 담겨 있다. 4덕·5지·6예 그리고 도약 수업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즉 교사가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수업하느냐에 따라 수업의 수준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하수회는 학생들의 전인교육을 위해 교사의 4덕, 5지, 6예를 강조한다. 4덕(四德)이란 내면에 키워야 하는 네 가지 덕성을 말하고, 5지(五知)란 잘 알고 있어야 하는 다섯 가지 지식을, 6예(六藝)란 능숙하게 지녀야 하는 여섯 가지 기술 또는 능력을 뜻한다. 이 모임 회장인 박영권(경기 군포중) 교사는 “하나로 수업이 학생들의 마음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수업이 될 것”이라면서 “운동을 즐기고 운동문화를 존중하도록 지도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도 스포츠를 자신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흡수하면서 스포츠 속에 뿌리내리고 있는 덕목들을 저절로 학습하게 되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는 효과라고 강조한다. 이들의 하나로 수업은 KBS 학교개혁특집 ‘아이들의 심장을 뛰게 하라’에 등장할 만큼 주목받은 바 있다. 또 경남과 충남 지역 학교에서도 이들의 수업을 도입하고 있다. 수업 효과를 검증받은 셈이다. 하수회는 학생들이 행복하고 즐거운 수업, 사람 간에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수업, 자신을 돌아보며 세계를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는 인성교육 실현을 위해 앞으로도 프로그램 개발과 교사 연수 등의 노력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변화된 체육수업이 이끌어낼 학생들의 성장과 발전을 믿기 때문이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경기도 정신보건센터에서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최근 3개월간 자살을 시도하거나 생각해 본 경험이 있는 경기지역 초·중·고등학생은 3000여 명에 이른다. 그 중 900명이 넘는 중·고교생은 실제로 자해 또는 자살을 시도했다. 우리나라 청소년 사망원인 1위 자살. 우울증, 왕따, 학교폭력, 입시부담 등의 억눌린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탈출구는 그들의 목숨을 스스로 내던지는 것이었다. “힘들어도 말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하지만 눈빛으로 온몸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죠. 그 신호를 눈치 채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바로 제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2005년 1기 전문상담교사로 인천남부교육청에 발령받은 박영희 교사가 맞이했던 첫 학생은 친족에게 성폭행을 당해 자살을 생각하는 아이였다. 내 이야기를 온전히 들어주는 사람이 없고, 이 세상에서 안정감을 느낄 곳 역시 아무데도 없어 괴로움 속에 생을 마감하려던 이 아이는 박 교사를 만나 마음을 돌릴 수 있었고, 해당학교의 교사 등 주변 사람들의 도움에 힘입어 결국 학교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얼마 전 모 여고에서는 가정의 불화로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는 내용이 담긴 익명의 쪽지가 발견되었다. 쪽지를 발견한 교감이 박영희 교사에게 연락을 취했고 필적대조를 하며 3일간 밤을 새운 끝에 쪽지의 주인을 찾을 수 있었다. 워낙 명랑하고 반 분위기를 주도하는 학생이었기에 아무도 그가 자살을 생각한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박 교사 앞에서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 울음을 터뜨렸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하염없이 떨리는 어깨가 힘겹게 말을 쏟아낸다. “너무 힘들어요, 누가 좀 내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잡아주고, 지켜주고, 함께 이해하기 경제적 위기로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당장 오늘 밤 잘 곳을 걱정해야만 했던 이 학생에게 교장·교감은 장학금 및 학비 등을 지원해주며 “학교가 너를 지켜주겠다”고 했다. 도움을 받게 된 학생이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게 될 염려가 있으므로 모든 사실은 비밀에 부쳐졌다. 박 교사 역시 지속된 학교 방문에서 그 학생을 다시 마주쳤지만 ‘응, 그래, 너 잘 지내고 있구나’하고 그저 눈으로만 인사를 나누었다. 문제 해결 후에도 계속 되는 지대한 관심은 오히려 학생이 과거의 일을 계속 떠올려 벗어나지 못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내담자의 치유는 상담교사 혼자만의 노력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비밀유지와 내담자 존중은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기에, 학교장이나 센터장 등 해당 담당자들의 이해와 조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교사와 부모, 친구 등 내담자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정상과 이상을 구분하는 기준에 대해 객관적인 지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의 주관이나 사회적 인식만으로 판단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학생들이 우울해하고 삶의 의지를 찾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주변에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왕따나 학교폭력의 피해자, 주위 기대 이하의 학업 성취도에 좌절하는 학생 등 주변에서 보내는 냉담한 시선에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한 학생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나 교사의 말에 자꾸 어긋나고 소위 비행을 일삼는 학생들의 행동도 남들과 다른 나를 이해시키려는 다소 거친 방법일 수 있다. 조금 다르게 생겼거나 다른 행동, 다른 생각을 한다고, 손가락질 하고 문제시하며 타자화 시키는 사회에서 아무리 당사자를 보듬어줘도 그들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 개인의 개별성, 독특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피해 혹은 문제 학생 상담과 함께 필요 시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것이 바로 주변인들의 인식변화다. 아직 부족한 인원과 충분하지 않은 지원으로 주변인 상담까지 함께 진행하기는 힘든 현실이지만, 박 교사는 그에게 주어지는 강연기회나 교사들과의 만남을 통해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이해하는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자살, 예방과 사후관리의 중요성 “여기서 떨어지면 죽을까? 아마… 죽겠지?” 친구에게 이렇게 말하던 학생은 결국 3일 뒤 아무도 없는 학교에서 창문 밖으로 몸을 던졌다. 함께 대화를 나눴던 친구의 죽음에 남은 아이는 잡아주지 못한 자신 탓이라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렇게 자살사후 남겨진 학생들과 학교에 대한 수습을 위해 박 교사는 동료 상담교사들과 함께 ‘인천광역시교육청 Wee전문지원단’을 조직했다. 학교폭력 및 자살사후 위기중재를 위한 학교개입과 QPR(Question-Persuade-Refer)자살예방교육 등을 위해 별도의 교육까지 받은 상담교사들의 모임으로, 학교폭력이나 자살과 같은 최고위기 상황에 직접적·전문적 개입이 가능한 전국에서 유일무이한 팀이라고 한다. 박 교사는 자살사건이 일어났던 학교에 방문해 사후 처리를 하면서 남은 이들에게 생긴 커다란 상처를 보았다. 친구의 자살 징후를 알아차리지 못한데서 오는 죄책감은 물론, 죽은 친구의 감정을 동일시 해 심각한 우울증에 빠지거나 또 다시 자살을 결심하는 학생까지. 죽음에 대한 뒷수습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교사들도 마찬가지로, 아무도 그 상처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었다. 상실의 상처는 제때 올바로 치료하지 못하면 보이지 않는 트라우마로 남아 평생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해도 징후를 깨닫기는 어려웠고, 이미 사건이 벌어졌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준비된 사람이 많지 않았다. “심각한 자살률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자살 예방이나 사후처리를 위한 부분이 한참 많이 부족해요. 사고가 터지기 전까진, 아무도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할까요. 더 많은 상담교사의 확보와 함께 저희와 같은 전문지원단이 전국적으로 조직될 필요가 있어요.” 아직 그들의 중요성을 알아주는 이는 많지 않지만 Wee전문지원단은 오늘도 위기에 빠진 학교에 찾아가 묵묵히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한다. 학교와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자살의 징후를 깨닫게 하여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위기를 예방하게 하고, 죽은 아이에 대한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심층적인 애도작업을 실시한다. 남은 이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신속히 상처를 씻어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모두 함께 만들어가는 희망 박 교사는 갈수록 열악해지는 교육여건 속에서 고통 받는 학생들만큼이나 지치고 상처받는 교사들도 치유가 필요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방법을 몰라서 학생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숨 막히는 학교생활로 명예퇴직을 고려하게 되는 현실 속에서 교사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은 교사이기에, 교사의 마음 치유가 우선 되어야 학생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돌볼 수 있다. “교사들이 힘을 내야 학교도 살아날 수 있어요.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서라도 교사와 학생이 서로를 이해해주고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박 교사는 상처받은 자신을 돌보는 자기치유법, 학생과 소통하는 법 등을 다루는 교사를 위한 힐링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Wee센터 소속의 상담교사인 본인이 정작 교사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고 한다. 그의 업무분야, 업무량과 같은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예산 확보와 같은 현실적인 사유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교사들이 기운 나는 학교 만들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몇 년 째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기획 중에 있다는 그는 “학생과 교사들을 위한 다방면의 관심과 교사 연수·교육과 같이 정말 필요한 부분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학교를 치유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05년 서울 덕산중학교에서 서부영재교육원 미술영재반을 맡아 운영했어요. 미술영재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수업을 진행했죠. 그러면서 아이들의 시각을 넓히고,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수업 방법에 대해 고민했어요.” 김경서 교사는 맹목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색칠하고 만들고 조각하는 미술수업이 아니라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 아이들이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지,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절실하게’ 고민한 끝에 찾아낸 방법이 바로 영화제작과 애니메이션제작 등을 교과 과정에 녹이는 것이었다. “고심 끝에 2008년 미술수업에 ‘영상으로 이야기하기’라는 주제로 짤막한 영화 만들기를 시작했어요. 컴퓨터와 인터넷,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으로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능성이 열려 있었어요. 아이들 역시 새로운 수업 방식에 흥미를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했고요.” 물론 처음에는 좋은 영화를 감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이후 시나리오 작성법이나 카메라 사용법, 영상제작방법 등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이 영상제작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면 1학년 학생들에게는 플립북, 페나키스토스코프, 칠판애니메이션, 컷아웃애니메이션 등의 애니메이션 수업을, 3학년 학생들에게는 단편영화 제작을 위한 시나리오 작성, 스토리보드 제작, 촬영, 소품, 음악과 효과 등의 제작, 컴퓨터실을 활용한 편집, 발표 등 일련의 영화제작 과정에 참여하도록 지도했다. “영화제작을 지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시나리오 제작이었어요. 말하려고 하는 바가 선명하게 드러나는지, 너무 추상적이거나 거창한 이야기는 아닌지 점검하는 거죠. 아이들도 시나리오를 처음 쓰다 보니 초반에는 TV 드라마를 모방하는 작품이 주를 이뤘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걸러내고 아이들의 솔직한 삶의 이야기를 반영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게 중요했어요.” 김 교사는 시나리오 작성 과정에서 학생들이 실제로 만들 수 있는 내용, 다른 친구들이 볼 때 재미있는 내용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 우선해서 강조했던 부분은 ‘너무 쉽게 도덕적 결론을 내리지 말 것’이었다. 절실함과 솔직한 감동을 표현하는 것을 영상제작의 우선순위에 두되, 결론은 감상자의 몫으로 남겨주자는 것이 그의 특별한 교수법인 것이다. 상암영상제, 우리들의 이야기가 시작되다! 지난 5년 동안 김 교사의 지도로 학생들이 제작한 작품은 약 400여 편이 넘는다. 차곡차곡 쌓인 학생들의 작품들을 종합해서 정리해 본다면 요즘 학생들의 고민과 관심사가 무엇인지 어렵지 않게 살필 수 있을 것이다. “집중이수제 시행으로 1학년과 3학년에 미술수업이 있어요. 1학년은 1분 안팎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데 아무래도 간단한 시놉시스를 가지고 애니메이션 기법 중심으로 만들게 돼요. 발단, 진행, 반전, 결론의 형식으로 재미있는 에피소드 중심의 영상을 제작하는데 이것은 본격적인 단편영화 제작을 위한 기초 과정으로 볼 수 있어요. 그에 반해 3학년 학생은 보다 다채로운 주제로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죠. 3학년 학생들의 작품을 보면 성적 경쟁, 왕따, 친구나 선생님과의 갈등, 게임 중독 등 우리 아이들의 고민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요. 때로는 황당하고 코믹한 생활 속 이야기도 있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열정과 비전도 만나볼 수 있어요.” 영상제작의 효과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할 수 있게 된다는 것. 물론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자신에게 솔직하지 않으면 그것을 보는 친구들의 흥미와 공감 역시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제작 과정에서 배우기 때문에 학생들은 드라마,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친구가 처한 가정환경과 현재의 고민 등에 대한 이해를 넓히면서 배려하는 마음을 키우게 된다. 이것 역시 영상제작의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또 그는 학생들이 모든 활동에 앞서 계획서를 작성하고 발표하는 과정을 거치게 했다.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목표와 성과 등을 정리하고 발표하면서 자연스럽게 자기 정리가 선행되는 것이다. 김 교사는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많은 것을 배우고 영상제작에 대한 의욕도 고취된다고 말한다. 이뿐이 아니다. “학생들 스스로 시나리오, 미술, 연기, 편집, 감독 등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단편영화 한 편을 완성할 때 얻게 되는 자신감도 소중하죠.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좋은 영화를 제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친구들 간의 협동심과 이해심도 커지는 것을 봤어요.” 언뜻 들어도 영상제작의 파급효과는 상당해 보인다. 때문에 김 교사는 이렇듯 아이들의 성장을 독려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완성된 작품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상암영상제’를 기획했다. 1학기 미술시간에 제작된 영상 작품들을 2학기에 공모, 응모작 중에서 심사를 통해 7편을 선정하고 이 작품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지도를 하면서 완성도를 높인 작품들을 상암영상제에서 선보이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19일 개최됐던 상암영상제는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든 와서 볼 수 있도록 학생, 교직원, 학부모에게 참여를 유도한 결과 총 500여 명의 관람객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화감독 등의 외부 심사위원을 초빙하여 최우수작품상, 우수작품상, 연출상, 편집상, 미술상, 연기상, 시나리오상 등 부문을 나눠 심사하고 시상까지 했다. 최우수작품상 수상은 3학년 문혜원, 이예은, 정서윤 세 명의 학생이 제작한 작품 ‘인생은 롤러코스터’에 돌아갔다. 세 명의 학생들이 직접 시나리오부터 촬영, 소품, 편집과정까지 담당했는데, 자신들의 이야기를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로 흥미롭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또 친구들의 공감도 이끌어냈다. 이제 겨우 2년을 시행했지만 상암영상제에 대한 학생, 학부모들의 관심은 매우 높아 이제는 전교생이 고대하는 학교 내 연중행사로 자리 잡았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상암영상제에서 상영되는 작품을 봄으로써 자신들의 아들과 딸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됐다고 말하는 학부모들이 부쩍 늘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영상제작이 갖는 의미에 대해 많은 부분 공감하면서 김 교사의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 주고 있다. 즐거운 수업 위한 자기 계발 상암중 학생들은 누구나 졸업하기 전에 단편영화 한 편씩을 제작한다. 이런 경험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닌 게 분명하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자아를 발견하고, 친구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문화와 예술에 대한 미적 고취까지 성취할 수 있다는 데에서 영상제작의 궁극적 목표를 찾는다. “교사가 갖추어야 할 최우선은 수업이죠. 수업이 즐거워야 학교에 오는 학생들도 행복할 거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교사 스스로 많은 고민을 해야 해요.” 그에게 영상제작은 즐거운 수업, 학생들의 재능과 창의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수업을 위한 고민의 결실로 볼 수 있다. 교사는 늘 새로운 변화의 물결에 직면해 있는 직업이라고 말하는 김경서 교사. 그는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영상제작수업으로 증명하고 있다. 그것이 그에게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육체적·정신적·시간적 희생을 의미한다 해도, 이것이 그가 교사로 살아가는 방법인 것이다.
몇 달 전 한 여고동창으로부터 그 친구의 근황을 들었다. “걔 요즘 생각이 많은가봐. 요새 아이들이 어디 우리랑 같니? 선생 우습게 생각하지, 또박또박 말대꾸하지, 맘고생이 심한 것 같더라. 차라리 집에서 자기애들이나 잘 가르치는 게 현명한 거 아닌가 고민 중이래.” “그래, 그럴 만도 할 거야, 요즘 애들이 보통 까다로워야지…….”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친구야, 흔들리지 마. 냉담하고 치열한 세상일수록 너처럼 열정적인 선생님이 꼭 필요해. 부디 네 따뜻한 꿈이 키워낼 아이들을 저버리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당부가 터져 나왔다. 담임선생님의 ‘목소리’ 1980년대 초, 나라도 국민도 어려웠던 시절, 나는 또래보다 한참 조숙한 중학생이었다. 아무리 살림이 어려워도 자식 교육에만큼은 아끼지 않았던 그 무렵, 불운하게도 우리 아버지는 몇 년째 실직 중이셨다. 가뜩이나 넉넉지 않던 집안은 점점 더 어려워졌고 나는 결핍 속에서 사춘기를 겪게 되었다. 좋은 학용품은 고사하고 다른 아이들이 두세 권씩 보는 참고서인 전과도 한 권 갖기 어려웠던 나는 무언가를 사달라거나 친구를 부러워하는 것이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는 것을 눈치 채고 있었다. 어려운 환경을 감추기 위해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이 웃고, 더 활달하게 더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다. 중학교 2학년 어느 봄날, 담임선생님께서 부르셨다. “너, 무용 좋아하지? 재능이 있는 것 같은데 한번 배워보면 어떨까? 이번 체육대회 날 무용반 발표도 있단다.” 무용반에 추천하셨다는 말이었다. 눈앞이 깜깜해왔다. 무용복을 맞추고 소도구도 사야하고 특별 지도비까지 내야 하는데 집에 말씀을 드릴 수가 없었다. 무조건 안 하겠다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 당시 무용반은 모든 학생들의 동경의 대상이었다. 며칠을 망설이다 연습을 시작했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막연한 마음이었다. 한 달쯤 지나 체육대회 때 입으려고 맞춘 무용복을 찾을 날이 다가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집에 말할 입장이 아니었다. [PART VIEW] “선생님, 아무래도 발목을 삔 것 같아요. 너무 아파서 발표회에 나갈 수 없을 것 같아요.” 공연히 멀쩡한 다리를 절뚝거리며 엄살을 부렸다. “어쩌지? 안무도 다 끝났는데……, 큰일이네.” 무용선생님은 무척 난감해했다. 생각보다 큰일을 냈다는 생각에 이튿날 나는 학교를 가지 않으려고 아프다는 핑계로 누워버렸다. “많이 아프니?” 해질 무렵, 담임선생님께서 집으로 찾아 오셨다. 손을 꼭 잡으며 눈을 가만히 쳐다보시더니 낮은 목소리로 다시 물으셨다. “정말 발목을 다친 거니? 혹시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대답이 선뜻 나오지 않았다. 목 깊은 곳에서 뭔가 뜨끈한 것이 울컥 올라왔다. 눈앞이 뿌옇게 변했다. 끝내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다음 날, 모든 걸 솔직히 털어놓아야겠다고 마음먹고 찾아 간 담임선생님께서는 “이젠 발목이 다 나은 것 같은데?” 하시며 새로 맞춘 무용복을 건네주셨다. 무용복도, 소도구도, 특별 지도비까지 이미 선생님이 내신 후였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을 하려고 해야지, 뒤로 숨으면 되겠니? 좋은 기회가 왔는데 용감하게 잡아야지. 사소한 이유로 포기하면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 어떤 일이든 하려고 마음먹었으면 끝까지 해내야 한다. 네 힘으로 어려우면 주변에 도움을 청하렴. 세상은 도와가면서 살아가는 거란다.” 중학교 2학년 5월, 나는 고운 무용복을 입고 전교생 앞에서 연습했던 춤을 추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뭔가를 해냈다는 자랑스러운 경험을 통해 자신감도 커졌다. 그날 이후 나는 하고 싶은 일, 하기로 결심한 일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 강한 사람이 되었다. 어려움에 부딪치면 최선을 다해 이런저런 방법을 연구했다. 때로는 책에서 답을 얻기도 하고, 때로는 주변에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세상은 노력하는 이를 돕는다는 긍정적인 믿음이 소신을 만들어 주었다. 그렇지만 언제나 가장 큰 힘이 되어 준 건 마음 깊숙이 들려오는 담임선생님의 따뜻한 가르침의 목소리였다. ‘존경과 사랑’에 대한 그리움 선생님 덕분에 경영컨설턴트로 자리 잡은 나는 한 대학에서 교양 수업을 맡았다. 60여 명이 빼곡히 몰려 듣는 수업이라 늘 의자가 모자랄 지경이었는데 교실 한 가운데 두 자리가 비어있었다. 자세히 보니 누군가 커피를 쏟은 모양이었다. 엎질러진 커피를 닦고 앉으면 될 텐데 누구도 치우려 들지 않았다. “누가 저 자리 정리해서 앉지”라는 내 말이 무색하게 학생들은 옆 강의실에서 끙끙대며 의자를 끌고 왔다. 나는 가방에서 물휴지를 꺼내어 보란 듯이 커피가 쏟아진 의자를 깨끗이 닦았다. “아쉽구나. 이 자리를 치우고 앉는 학생에게 A+를 주려 했는데…….” 대체 이 친구들은 무엇 때문에 공부를 하는 걸까? 함께 공부하는 친구에 대한 예의도, 관심도, 최소한의 정성도 보이지 않으면서 대학생이 되면 뭐하고 학점을 따면 뭐할까? 중·고등학교에선 대체 뭘 배운 걸까? 단순히 세대차이로 봐야 할지 세상이 너무 변한 건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과연 이 친구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그해 여름, 오랫동안 벼르던 프랑스 여행길에서 나는 기대하지 않았던 답을 얻었다. 촉촉한 아침 안개가 낮게 깔린 이른 아침, 산책길에 나섰던 나는 고소하고 향긋한, 갓 구운 빵 냄새에 이끌려 어느새 모퉁이를 돌고 있었다. 좁은 골목길 입구에 자리한 빵집에는 벌써부터 적지 않은 이들이 줄을 서 있었다. 따끈한 커피 한 잔과 보드라운 빵 한 입을 상상하며 낯선 이들 틈에 줄 서 있던 내 눈에 색다른 풍경이 들어왔다. 작은 체구에 분홍색 스웨터를 걸친 할머니 한 분이 오자 줄을 선 모든 사람들이 반겨 맞으며 각자의 앞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이었다. 순식간에 내 뒷자리까지 오신 그 분께 나 역시 자리를 내어 드렸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빵을 받아들고는 뒤돌아보며 눈인사를 건네는 저 할머니는 대체 누구일까? 무슨 이유로 이 동네사람이 하나 같이 흔쾌히 자리를 양보하는 걸까? 호텔에 돌아와 매니저에게 물었더니 “아, 디안느 선생님이세요. 평생 이 마을에서 선생님으로 지내신 훌륭한 분이세요.” ‘그랬구나. 연세 드신 선생님을 향한 마을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이 담긴 양보였구나.’ 가슴 한켠이 찌릿해졌다. 그땐 몰랐지 선생은 한자로 ‘먼저 선(先)’에 ‘날 생(生)’을 쓴다.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통용되지만 글자 그대로 ‘먼저 세상에 태어난 사람으로 앞서 깨달은 세상의 이치를 후배에게 가르쳐주는 이’라는 해석이 더 마음에 든다. 낯선 땅 프랑스에서의 기억이 선생님이라는 말의 깊은 본연을 되짚어보게 했다. 비록 학교 공부가 점수로 환산되어, 진학하고 취업하는 과정의 도구로 인식되면서부터 퇴색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우리는 선생님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과 의미를 배운다. 말이나 지시가 아닌 선생님의 열정과 성의를 통해 학생의 마음은 열리고, 선생님은 열린 마음에 공과 시간을 들여 물을 뿌려가며 영혼을 키운다. 새 교과서를 받으면 종이를 오려 한문 앞에 쓰인 한글에 붙이도록 하셨던 여고시절 국어선생님. 사회에 나가 무난히 한문 명함이며 서류를 읽을 수 있었던 건, 3년 내내 작은 종이가 다닥다닥 붙은 국어책으로 공부했던 덕분이었다. 안 해도 되는 일을 한다며 투덜거리던 우리에게 선생님은 “쓸데없어 보이는 귀찮은 일에 언젠가 감사하게 되는 것이 세상이지”라고 하셨다. 화창한 날이면 학교 정원에서 수업을 하자시며 대답을 못하는 친구에겐 점심시간에 안뜰 화단에 물주는 벌을 주셨던 생물선생님. 물을 주면서 익힌 꽃의 이름이며 꽃말들, 풀 뽑아 가며 화단을 보살피는 과정에서 깨닫게 된 생명의 신비와 가치야말로 잊지 못할 진정한 공부였다는 사실은 철이 들어서야 알게 된다. 어쩌면 살아가면서 그분들이 새삼 그립고 소중해질 때마다 우리는 한 뼘씩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게 아닐까? 나의 고민도 풀렸다. 우리가 선생님들께 받았던 것처럼, 지치지 말고 정성을 다해 안전하게 날 수 있을 때까지 날갯짓을 훈련시켜야 한다. 우리가 그렇듯이 그들의 가슴 한켠에도 우리의 이름이 자리할 것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선생님이라는 그 이름으로.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드래곤 길들이기’라는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었다. 아직 어린 자녀가 셋이나 되는 필자지만 사실 아이들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즐기지는 못한다. 필자의 감성에 별로 맞지 않는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 영화는 좀 다른 느낌으로 전해져 왔다. 애니메이션의 주 배경이 되는 곳은 용맹한 바이킹과 사나운 드래곤들의 싸움이 끊이지 않는 버크섬이다. 주인공은 바이킹 족장의 아들인 ‘히컵’이라는 소년인데 족장의 아들이지만 용감하다거나 사냥의 명수라던가 하는 기대와는 전혀 맞지 않는 허약한 사고뭉치이다. 부족의 아이들은 모두 드래곤을 물리치기 위해 사냥훈련을 받게 되는데 이 모든 과정에서 히컵은 아버지의 신뢰도, 동네 어른들의 신뢰도 받지 못한다. 어느 날 히컵은 부상당해 홀로 머물고 있는 ‘투슬리스’라는 드래곤을 만나게 되고, 그때까지 사람들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드래곤과의 친구관계를 형성해간다. ‘드래곤을 죽여야만 사람이 살 수 있다’며 전통적인 사냥훈련을 받던 히컵은 투슬리스와 친구관계를 만들어가는 경험과, 또 새롭게 알게 된 드래곤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간 부족의 어른들로부터 받아왔던 교육방법이 전부가 아니었음을 인식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과 인간이 원하는 것을 주고받는 가운데 관계형성이 이뤄질 수 있음을 알아낸 것이다. 그러나 아직 어린 히컵이었기 때문에 자신이 발견한 사실을 어른들에게 피력할 수 없었다. 결국 히컵은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하면서 드래곤들과 친구가 되어 흥미진진한 날들을 만들어간다. 왜 이 영화가 필자의 마음을 건드렸을까. 아마도 학교폭력의 가·피해 상황의 아이들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드래곤은 가해학생이고, 히컵은 피해학생이고 뭐 이런 식의 일대일 대입방식을 통해 이해의 관점을 설정하자는 것은 아니다. 영화 속에서 히컵이 투슬리스의 먹이를 빼앗으려던 다른 꼬마 드래곤에게 먹이를 주자 그 꼬마 드래곤은 히컵 옆으로 와서 얌전히 앉는다. 마치 평화와 안식을 찾은 것처럼. 그 때 히컵은 중얼거리듯 “그래, 우리의 방법이 다가 아니었어!”라고 말한다. 이때가 바로 ‘드래곤은 포악하고 잔인하게 사람을 해치기 때문에 죽여야 할 상대가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것을 따뜻한 마음으로 전해준다면 친구가 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된 시점이다. [PART VIEW] 서서히 다가가기 우리의 교실 현장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학교폭력 가·피해 상황의 학생들을 만날 때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가. 가해학생은 나쁘기 때문에 학교에서 격리해야 하는 존재로 생각하지는 않는가. 지난 호에서도 언급했듯이 가해학생은 온전히 나쁘기만 한 것일까. 그들이 자라오면서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신뢰감을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관심을 불러일으킬 방법으로 스스로 택한 것이 부적응한 행동의 한 형태로 드러나게 된 것은 아닐까. 물론 애써 이렇게 언급하지 않아도 성장과정에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의 중요성은 이미 많은 교사들이 알고 있다. 그러나 일대 다수의 교육이 이루어지는 학교 현장에서 어쩔 수 없이 그들을 교실과 격리해내는 것이 최선이라는 사실은 매우 안타깝다. 히컵이 투슬리스의 아픈 꼬리를 치료해주기 위해 서서히 다가갔던 것처럼 그렇게 천천히 한 발짝씩 다가서주는 어른이 있다면 그들은 이내 본연의 순한 마음을 지닌 아이들로 돌아가게 됨을 상담 장면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때문이다. 공감적 이해가 필요한 아이들 로저스의 인간중심상담 이론에 의하면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자기실현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을 살아가는 가운데 그 실현가능성과 반하는 평가를 받게 되고 자기의 긍정적인 측면과 대치되는 경험을 하게 되면 그 심리적인 부적응이 일탈의 행동으로 드러난다. 그것을 회복시켜주기 위해서 무조건적인 긍정적 존중과 공감적 이해, 진솔성을 가지고 대하면 불일치감을 극복하고 원래 지니고 있던 자기실현 경향성을 회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들의 행동이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해나가기 위해 학교현장에서 도움을 주어야 하는 것은 매우 마땅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이런저런 격무에 밀려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공감적 이해의 치료적 효과는 매우 놀랍다. 공감적 이해를 통해 문제를 지닌 학생은 자기탐색과 이해, 자기수용과 성장이 가능해지며 그 자체로 세상의 많은 굴레 속에 혼자인 듯 느끼던 소외와 외로움이 해소되는 경험을 한다. 또한 그간 방황과 일탈을 경험하던 스스로에게서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가 가치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되면서 자기 정체감을 찾아가게 된다. 더 나아가 자기에 대한 새로운 측면들을 자각하게 되고 자기개념의 변화를 느끼면서 자기실현 경향성을 회복해 나가는 것이다. 실제로 상담 장면에서 자신이 잘못한 부분을 알고 있지만 그것에 대해 원리원칙적인 접근으로 평가하고 직면하면 그들은 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흥분하여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그냥 옆에 머무르며 어떤 것이든 네가 말하는 것을 신뢰하고 믿을 수 있다는 느낌을 전달하는 것만으로 그들 스스로 자신의 행동 중 잘못됐던 부분을 인정하고 내려놓는 것을 보게 된다. 상담자는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이 아니라 그냥 머무르며 그들의 감정 속에 함께 해주기만 했을 뿐인데 말이다. 물론 이런 측면의 과정은 ‘상담’이라는 장면을 통해서만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변화를 기다려줄 만한 여유로움이 함께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잘잘못을 가리고, 잘못한 아이들은 벌을 받고, 그렇게 일사천리로 빠르게 진행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학교 현장의 현실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다행인 것은 상담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학교 현장에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상담전문가가 배치되고 있고, 사안의 경중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은 학교 상담자들이 이런 역할을 하고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 죽이기 대 길들이기 버크섬의 생존 방식대로 드래곤을 죽이고, 바이킹족만 살아남을 수 있는 약육강식을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것인가, 아니면 우리를 위협할 수도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는 드래곤이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관심 갖고 그것을 베풀어 나가면서 서로에게 ‘길들여지는 과정’을 선택하고 함께 살아갈 것인가. 분명한 것은 원초적인 바이킹의 방식대로 드래곤 죽이기를 하던 시절 그들은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인간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정도의 큰 드래곤을 동굴 속에 감추어놓고 생활하고 있었다. 드래곤 세계의 안전이 위협받을 경우 인간 세상을 공격할 만반의 준비를 갖춘 채 말이다. 그러다가 결국 대왕 드래곤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이 발발되고, 인간 세상과 큰 싸움이 시작되지만 그 역시 인간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던 드래곤, 투슬리스의 도움으로 마무리된다.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처럼 아무리 ‘악’의 힘이 세다고 하더라도 신뢰를 바탕으로 그들과 친구 관계를 구축해 나가려 노력한다면 새로운 관계 정립을 구축할 수 있는 물꼬가 트일 것이다. 학교현장에서 가해학생이라는 이름을 두고 우리는 ‘죽이기’를 하고 있는지, ‘길들이기’를 하고 있는지 스스로 되돌아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우리 민족이 뱀에 대해 가진 지나친 혐오감 뒤에는 또 다른 호기심과 관심이 있다. 뱀은 겨울잠을 자기 때문에 불사·재생·영생의 존재이며, 다산성이기 때문에 풍요와 재물의 신이며, 생명 탄생과 치유의 힘, 지혜와 예언의 능력, 끈질긴 생명력과 짝사랑의 화신이다. 뱀은 혀 날름거림 때문에 유혹의 사탄, 이간질, 수다의 대명사가 됐다 사람들은 혀를 통해 말을 한다. ‘세 치 혀’로 수다 떨고, 유혹하고, 이간질하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세 치 혀를 날름거려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많다. 항상 입조심, 말조심, 혀조심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은 뱀을 유혹의 사탄, 이간질, 수다의 대명사로 문화적 오해(?)를 했다. 그러나 뱀은 두 갈래로 갈라진 혀를 날름거림으로써 냄새를 맡을 뿐이다. 뱀은 겨울잠에서 다시 깨어나는 재생(再生), 허물을 벗는 환생,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불사(不死)·재생(再生)·영생(永生)의 동물이다 뱀은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주기적으로 껍질을 벗기 때문에 재생(再生)과 불사(不死)로 이해되었다. 겨울잠을 자다가 다시 살아나는 곰은 웅녀(熊女)로 변해 단군을 낳았듯이 겨울에 죽었다가 봄에 다시 살아나는 뱀에게는 재생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뱀은 땅 속에 사는 동물의 전형으로 모든 생명의 비밀을 알고 있는 것으로 여겼다. 뱀의 신성 (神聖)은 이처럼 불사의 존재라는 인식과 관련 있다. 뱀이 성장할 때 허물을 벗고, 겨울잠에서 다시 살아나는 것은 죽음으로부터 매번 재생하여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존재로 인식하게 했다.[PART VIEW] 뱀은 알 또는 새끼를 많이 낳아 재물(財物), 풍요(豊饒)와 다산(多産)의 상징이다 알이나 새끼를 많이 낳는 뱀이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라는 내용은 제주도 무속신화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업신으로서 뱀은 업, 지킴이, 또는 집구렁이라 하여 가옥의 가장 밑바닥에서 살면서 집을 지키는 신격(神格)이다. 업은 흔히 집안 살림이 그 덕이나 복으로 늘어가는 것으로 믿고 소중히 여긴다. 보통 집안에서 이 업신이 사람의 눈에 띄거나 밖으로 나가면 가정의 운수와 가옥의 수명이 다 된 것으로 생각한다. 뱀은 지혜롭고 상황판단을 잘하는 동물이다 고대 그리스의 뱀은 지혜의 신, 아테나의 상징물이며, 후일 논리학의 상징이 되었다. 잎새의 흔들림 소리로 제우스의 신탁을 알려주는 도도나의 나무에도 뱀이 있었고, 트로이의 패망을 예언한 카산드라는 뱀에게서 예언의 능력을 받았다. 구약성서 마태오 복음에 ‘뱀처럼 슬기롭게’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뱀은 지혜와 예언력의 상징이 되었다. 뱀의 눈은 기분 나쁘다 뱀은 눈꺼풀이 없어도 투명한 비늘이 눈동자 위에 덮여 있어 눈을 보호할 수 있다. 뱀의 눈동자는 타원형과 원형이 있다. 뱀은 잠 잘 때 눈을 감을 수가 없기 때문에 눈동자가 가늘어진다. 뱀의 시력은 민감하나 그다지 먼 곳까지 보지 못한다. 뱀의 눈을 보면 기분 나쁜 눈초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무리가 아니다. 뱀은 눈꺼풀이 전혀 없어 감을 수 없기 때문에 사람을 노려보고 있는 것 같이 생각된다. 뱀은 냉혈한(冷血漢)이다 뱀은 주위 환경에 따라 온도가 변화하는 변온 냉혈동물이다. 뱀은 독으로 먹이가 되는 동물의 신경을 마비시키거나 죽인다. 독은 일종의 소화액으로 뱀이 먹이를 삼키기 전에 이미 죽은 먹이에서 소화작용이 일어나게 한다. 이 뱀의 독과 독이빨은 모든 이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이처럼 냉혈동물, 독과 독이빨, 자기보다 몇 배 큰 먹이를 삼키는 입 등은 냉혈한으로서 충분한 문화적 오해가 가능하다. 백사는 진짜로 몸에 좋다? 뱀은 팔 다리가 없고 가늘고 길어서 다른 동물에 비해 기형은 극히 드물다. 그러나 간혹, 백화증에 걸린 백사(白蛇)도 나타난다. 백화증은 피부의 색소세포 속에 멜라닌이 함유되어 있지 않아 온몸이 하얗게 되는 증상이다. 뱀에서 생긴 백화증은 병리적 원인으로 생긴다기보다는 유전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 신진대사 이상증은 열성형질로 유전되기 때문에 출현빈도가 대단히 낮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희귀한 백사는 죽어가는 사람을 살린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이야기다. 다리 없는 동물, 뱀 쓸데없는 것은 사족(蛇足)이라 하고, 상사일(上巳日)에는 멀리 나가지 않는다. 뱀은 지구상의 거의 모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다리가 퇴화되면서 기어 다니는 자세를 취하게 되었다. 그 결과 사막, 강, 바다, 호수, 숲 등 어디에서나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된 것이다. 뱀의 뚜렷한 특징은 가늘고 길다는 데 있다. 뱀은 다리가 없다. 쓸데없는 일을 사족(蛇足)이라고 하는데 뱀은 다리가 없어도 충분히 멀리 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뱀은 허물을 벗다가 개 짖는 소리를 들으면 죽는다’하여 궁합에서 뱀띠와 개띠는 서로 맞지 않지만 소와 닭과는 잘 어울린다고 한다 뱀과 개는 궁합에서는 못 어울린다고 한다. 뱀은 금속성의 개 짖는 소리를 들으면 허물을 벗다 죽는다(사경견폐성, 巳驚犬吠聲)고 한다. 그런가 하면 뱀과 소와 닭은 삼합으로 잘 어울린다. 소는 뱀의 독을 무서워하지 않으며 어린 뱀의 독은 오히려 소의 혈청을 왕성하게 해주고 뱀은 닭의 울음소리를 좋아한다고 한다. 뱀은 생명의 창조와 치유의 힘이 있다 추운 겨울엔 땅속에 숨었다가 봄이 되면 땅속에서 고개를 들고 나타나는 모습은 마치 생명의 재생과 남성 생식기의 발동을 연상시켜 뱀은 신비스런 초능력이 있는 생물로 간주돼 왔다. 뱀은 치료의 신이다. 그리스 신화 아폴론의 아들 아스클레피오스는 ‘의술의 신’이다. 이 의술 신의 딸이 들고 다니는 단장에는 언제나 한 마리의 뱀이 둘둘 말려 있었다. 이 뱀은 의신의 신성한 하인이었고, 해마다 다시 소생하여 탈피함으로써 새로운 정력을 소생시킨다는 스태미너의 심벌로 간주돼 왔다. 지금도 군의관의 배지는 십자가 나무에 뱀 두 마리가 감긴 도안이고, 유럽의 병원과 약국의 문장은 치료의 신, 의술의 신을 상징하는 뱀이다. 뱀은 아주 깨끗하고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지혜로운 동물이기도 한 반면에 징그럽고 사악한 동물로 가능한 한 멀리하고 꺼리는 존재이기도 하다. 뱀은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 그저 앞만 보고 똑바로 전진할 뿐이다. 기민하고 슬기롭게 상황판단을 잘하는 뱀처럼 새해 계사년에는 모든 이가 자기 발전과 혁신의 한해가 되기를 빈다.
1-1980년대 초반 미국의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가 일본을 방문하였다. 당시 일본 자민당 정부는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가 총리를 맡고 있었는데, 그가 키신저를 맞이하였다. 키신저는 나카소네와 악수를 하며 이렇게 말을 꺼냈다. “총리 각하, 제가 이번에 일본을 오면서, 이 세상에서 일본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함께 데리고 왔습니다”하며 동행했던 자기의 아내를 소개했다. 그리고 한 마디를 덧붙였다. “이 사람은 미국에서 백화점에 가면 온통 일본제 상품만 삽니다. 얼마나 일본 제품을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집안에 온통 일본 제품들만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나카소네 총리는 고마움의 미소를 머금고 부인에게도 악수를 나누고 인사를 하였다. 그러나 이내 키신저의 말이 무슨 말인지를 알아차렸다. 금방 미소가 사라졌다. 키신저 국무장관의 말을 얼핏 들으면, 방문하는 나라의 총리를 기분 좋게 해 주는 덕담 정도로 들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당시의 상황이 문제이었다. [PART VIEW]미국과 일본은 극심한 무역 불균형 상태에 놓여 있었다. 일본은 미국에 많은 수출을 하면서도 막상 미국에서 수입하는 것은 적어서 심한 수출초과 현상을 보이던 때이다. 나카소네 총리는 일본의 경제와 무역을 세계 최강의 수준으로 성장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일본의 국력을 세계에 과시하던 부국 일본을 이끌던 바로 그 당사자이었다. 키신저의 농담 아닌 농담은 물론 날카로운 가시가 들어 있는 것이었다. 상대가 꼼짝 못하고 경청할 수밖에 없는 고급 재치가 번득이는 유머였다. 미국은 이렇게 일본 물건을 많이 사 주는데, 일본은 미국 물건을 사 주지 않을 거냐 하는 은근한 주문이 들어 있는 고도의 전략이 들어있는 유머였던 것이다. 이 말이 실제로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후 양국의 무역 불균형이 점차 해소되는 방향으로 나아갔던 것은 사실이다. 무역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서 미국이 군대를 보내 압박하지 않고 키신저와 같은 외교관을 보낸 것은 이 문제를 대화로써 해결해 보자는 것이다. 군사적 압력은 상대를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을 때 취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대화를 하겠다고 한다면 상대에게 호감으로 다가가는 노력이 응당 있어야 한다. 물론 외교적인 발언과 접촉이 모두 이처럼 잘 정제된 유어의 방식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미국은 더 이상의 무역적자를 용납하지 않겠다”, “일본의 무역 태도는 상호이익을 무시하는 이기적인 것이다”, “모든 가능한 경제적 보복 조치를 강구하겠다” 등의 공격적 언사를 쓸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양국이 이제까지 유지해 오던 경제 협력 관계를 해체하겠다”, “일본은 머지않아 후회하게 될 것이다” 등과 같이 협박성 언어를 보낼 수도 있다. 아니 아주 불편한 심사를 그대로 드러내어 “일본이 경제적 동물임을 확인한다” 등의 모욕을 끼얹는 말을 던질 수도 있다. 이쯤 되면 요즘 유행하는 말로 ‘돌직구’에 가까운 발언이 된다. 돌직구란 돌멩이처럼 단단한 직구 볼이라는 뜻이다. 상대방에게 이야기할 때, 상대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매우 직설적으로 말하는 행동을 빗대어서 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대화를 하자는 의도보다는 상대의 결함을 직설적으로 드러내어 모욕을 주자는 의도로밖에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대판 싸움을 할 수는 있을지언정 대화적 해결은 멀어진다. 외교는 대화다. 성공한 외교는 대화의 금자탑이 드러나고, 실패한 외교는 바로 참혹한 전쟁의 재앙을 불러온다. 키신저는 역시 걸출한 외교관이었다. 2-돌직구 날리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는 세상이다. 선거를 치르면서 정파가 다른 사람들 사이의 말은 돌직구를 넘어서 칼직구라 할 만하다. 어디서 저런 돌멩이와 칼날들을 감추고 살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본을 보인다. 각종 공개 오디션에 심사위원으로 나오는 사람들은 그처럼 강퍅한 돌직구의 말로 출연자의 기를 죽여 놓아야만 권위 있는 심사위원이라도 된단 말인가. 평론가들은 엄숙하고도 강력한 말로만 평론을 하려 한다. 시민단체의 대변인들도 분노의 돌직구로만 이야기하려 한다. 텔레비전의 대중 예능 프로그램에도 돌직구의 센 말이 아니면 카메라가 잡아 주지 않는단다. 센 말이 아니면 말 축에도 못 끼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도처에 돌직구의 말이 횡행한다. 그만큼 대화적 인간이 사라진다는 것이리라. 그만큼 유머의 언어가 끼어들 자리가 없다는 것이겠지. 대화의 가치를 인정하지도 않고 기다리지도 않는다. 대화조차도 함정으로 이용하려는 전략 술수가 너무 능하다. 사람들은 왜 굳이 돌직구의 말에 유혹되는가. 그만큼 상처받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일까. 현대인에게는 신념이 빨리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런 신념일수록 금방 과잉으로 치닫는다. 말이 좋아 신념의 과잉이지, 그것은 자기최면의 또 다른 표현이다. 정보가 넘쳐나면서 바르고 참된 지식을 찾아가는 도정도 망가져 버렸다. 바르고 참된 지식 그 자체를 믿는 것 같지도 않다. 철학하는 자세의 꽃이라고 일컫던 ‘회의(懷疑)’니 ‘성찰(省察)’이니 하는 것들은 다 어디로 도피해 버린 것일까 반성조차도 자기합리화의 방편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어떤 생각이나 믿음이 아무런 회의나 도전 없이 자기 안에서 스스로 강해지면, 우리는 돌직구의 말에 유혹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대화적 인간’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또 그런 것만 믿는 사람들끼리 똘똘 뭉쳐 있는 집단이나 사회도 대화적 공동체가 되기는 힘들다. 이런 인간과 이런 사회는 선동에 쉽게 휩쓸린다. 선동은 대화를 두려워하고 경계한다. 오로지 자신이 믿는 방향으로만 사람들의 정신과 의식과 감각을 붙들어 매려고 한다. 성서에서도 ‘지나치게 의로운 사람’이 되는 것을 경계하였다. 스스로 의롭다고 생각하는 순간 ‘부족한 인간’의 자리에서 ‘절대적 심판자’의 자리에 오르기 때문일 것이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본인도 모르게 심판자가 되는 순간, 상대를 상대의 형편과 동기에서 이해해 주는 기제는 사라진다. 오로지 ‘의로운 나’의 판단과 기준에 따라 가치가 절대화 되는 것이다. 의롭지 못한 것은 용서받지 못하는 것으로 심판된다. 신앙 또한 그것이 비뚤어지면 살육과 학살의 광기로 옮아간다. 신앙의 근원이 의로움 아니겠는가. ‘신이 그것을 바란다’는 구호로 1096년에 서유럽 전역을 ‘의롭게’ 추동하여 성지 예루살렘으로 떠난 십자군 3년 원정의 경과는 어떠하였던가.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등의 경로를 거쳐 1099년 크리스마스 경에 예루살렘 성을 이슬람으로부터 탈취하던 날, 십자군은 예루살렘 성 안팎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도륙하였다. 이슬람은 물론 유대교 신자까지도 무차별하게 죽였다. 정말 이런 장면을 예수가 원했을까. 또한 여기에 무슨 대화가 있을 수 있는가. 오늘날 진영을 막론하고 성전(聖戰)으로 선포되거나 저질러지는 전쟁들 또한 ‘내가 심판자다’라는 갇힌 의식에 철저하게 몰입된 지도자들이 일으킨다. 이런 전범들로 인하여 엄청난 살생과 재앙이 그치지 않는 것이 인류의 역사이다. 3-나만의 신념으로 돌직구의 언어를 마구 던져대는 사람은 정말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보기 어렵다. 돌직구를 던지는 마음은 내 이상과 내 기준으로 있는 현실을 처단하려는 마음으로 통한다. 그러니 실제의 현실을 조금도 긍정할 수 없다. 현실의 우리 인간은 너나없이 ‘모순의 인간’인데, 돌직구의 마인드를 가지는 순간, 그것이 가차 없이 부정되기 때문이다. 오로지 돌직구 던지는 사람의 이상적 가치만 ‘우뚝’ 우월하기 때문이다. 어떤 근본주의든 자신들만이 의롭다는 것에 모든 것을 걸게 되면 어떤 대화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듯 스스로 엄중하고 올바르다고 믿는 것들을 굳게 붙잡으면 붙잡을수록 그 엄중함과 거룩함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이 곧추 세워진다. 심지어는 심판자가 되어 있는 자기 자신도 자신의 의지대로 심판하는 것이 아닌 상태에 이른다. 이런 마음으로 불쌍하고 약한 것에 대해서 어떻게 사랑을 품을 수 있겠는가. 이런 마음으로 나의 모자람과 결핍을 어떻게 볼 수 있겠는가. 겸손으로 자아를 비우고 내려놓을 수도 없다. 고뇌가 가득할수록 증오를 키움으로써 그 고뇌를 지우려고 할지도 모른다. ‘돌직구의 언어’는 사람의 본성에 있는 ‘차마 어쩌지 못하는 마음’을 죽여 버린다. ‘어진 마음 (仁)’을 몰아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돌직구의 언어’로는 생명을 키울 수 없다. 생명적인 가치를 가르칠 수도 없다. 지금이야말로 대화의 언어, 화평의 언어, 웃음의 언어로 우리를 길러 나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이 점이 더없이 중요하다. 장차 그들이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서이다.
양심을 따르는 삶을 살라 ‘도(道)’와 ‘덕(德)’에 머물며 이를 잘 지키는 자는 한때에 적막할 뿐이나, 권력과 세력에 의지하고 아첨하는 자는 만고에 처량하다. 통달한 사람은 사물 밖의 물건을 보며 이 몸뚱이 뒤의 몸뚱이를 생각하여, 차라리 한때의 적막함을 받을지언정 절대로 만고의 처량함을 취하지 않는다. 棲守道德者 寂寞一時 依阿權勢者 凄凉萬古 達人觀物外之物 思身後之身 寧受一時之寂寞 毋取萬古之凄凉 인간이 걸어야 할 길, 도(道) ‘도(道)’란 ‘머리(首)’로 밝게 헤아려야만 제대로 ‘걸을()’ 수 있는 ‘길’을 말하니, 우주는 물론 우주의 모든 존재들이 따라 걸어야만 하는 ‘자연의 길’을 말합니다. 자연의 길은 ❶ 낳음(生) ❷ 기름(長) ❸ 거둠(收) ❹ 저장(藏)과, 이 4가지가 쉬지 않고 굴러가는 ❺ 성실(誠)의 원리에 불과합니다. 우주는 낮이 있으면 밤이 있고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팽창이 있으면 수축이 있어서 늘 음양의 균형이 알맞게 일진일퇴하며 돌아갑니다.[PART VIEW] 그래서 우주 자체를 포함하여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들은, 이러한 원리의 지배를 받습니다. 4계절도 바로 이런 원리에 의해 돌아가는 것이니 ❶ ‘봄(春)’으로 만물을 낳아주고(生), ❷ ‘여름(夏)’으로 만물을 길러주며(長), ❸ ‘가을(秋)’로 만물을 수확하고(收), ❹ ‘겨울(冬)’로 만물을 저장합니다(藏). ❺ 그리고 이 4계절은 성실하게 굴러갑니다 (誠). 이렇게 언제나 질서정연한 자연의 길은 우주의 모든 곳에서 저절로 펼쳐집니다. 우리의 양심에는 ‘도(道)’ 즉 ‘인간의 길’이 선명히 새겨져 있습니다. 양심의 덕목 중 ❶ ‘사랑(仁)’은 남을 나와 똑같이 아껴주는 것이니, 계절 중에는 만물을 살려주는 생기가 충만한 ‘봄’과 상응하며 ❷ ‘정의(義)’는 추상같은 냉정함으로 불의를 바로잡는 본성이니, 계절 중에는 결실을 맺는 ‘가을’과 상응합니다. 그리고 ❸ ‘예절(禮)’은 속마음을 모두가 알아보도록 밖으로 표현하는 것이니, 계절 중에는 만물이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는 ‘여름’에 상응하며 ❹ ‘지혜(智)’는 밖으로 드러냄이 없이 속마음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이니, 계절 중에는 만물이 모습을 감추고 씨앗으로 저장되는 ‘겨울’에 상응합니다. 마지막으로 ❺ ‘성실(信)’은 위의 4가지 덕목을 늘 성실하게 실천하는 것이니, 계절 중에는 4계절의 모든 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덕(德), 인간의 길을 걷다 그러나 우리의 양심에 아무리 이러한 ‘인간의 길’이 새겨져 있다고 하여도 그 길을 실제로 걷지 않는다면 그러한 길은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합니다. 그러니 ‘인간’에게는, 인간의 길을 의미하는 ‘도(道)’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길을 언제 어디서나 실천하여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덕(德)’도 중요한 것입니다. ‘덕 (德)’이란 인간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영원한 진리인 ‘도(道)’와 하나로 합하는 마음인 ‘곧은 마음(直心, 悳은 덕德의 옛글자)’, 즉 순수한 마음인 ‘양심’을 현실에서 때와 장소에 맞게 실천하여(行), 인간의 길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양심’은 본능적으로 대아적 효율성을 계산하며, ‘에고’는 본능적으로 소아적 효율성을 계산합니다. 그래서 ‘양심’은 대아적 효율성이 낮은 일 즉 ‘전체(대아)’에게 손해가 가는 일에는 분개하고, 대아적 효율성이 높은 일 즉 전체에게 이익이 되는 일에는 기뻐합니다. 반대로 ‘에고’는 소아적 효율성이 낮은 일 즉 ‘자신(소아)’에게 손해가 가는 일에는 분개하고, 소아적 효율성이 높은 일 즉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일에는 기뻐합니다. 도와 덕을 따르는 사람 이러한 ‘도와 덕’에 머물며 이를 잘 지키는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나와 남 모두를 살리는 ‘사랑’과 ‘정의’, ‘예절’과 ‘지혜’, 그리고 ‘성실’을 실천하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소인배들의 원망을 사서 한때의 고립과 적막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나와 남을 둘로 보지 않고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보편적 양심을 따른 행위는, 언젠가 반드시 뭇사람들의 인정을 받게 마련입니다. 남을 배려하고 남에게 양보하며 불의를 배격하고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하며 이를 언제 어디서나 성실히 실천하는 양심적이고 공정한 행위가 어떻게 영원토록 오해받을 수 있겠습니까? 인간들이 욕심에 눈이 멀었을 때는 잠시 이들의 양심적 행위를 무시할 수 있으나 욕심은 언젠가는 가라앉는 법이니, 반드시 한때의 오해는 벗겨지고 만고의 기림과 존경을 받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이면 누구나 이 순수한 마음인 ‘양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질의 것은 동질의 것을 알아보기 마련이니, 양심은 양심을 반드시 알아보게 됩니다. 물론 타인의 인정과 존경에 우선하여, 언제나 자신의 ‘양심’의 인정과 인가가 있고 양심이 주는 선물인 내면의 ‘희열’과 ‘만족감’이 늘 함께하기에, 타인이 나를 알아주건 알아주지 않건 그는 절대로 외롭거나 적막하지 않습니다. 권력과 세력에 의지하고 아첨하는 자는 만고에 처량하다 그러나 세상의 권력과 세력에 의지하고 알랑거리는 소인배들은 이미 스스로의 양심에게 버림을 받아 결코 이러한 내면의 희열과 만족감을 누리지 못할 뿐 아니라, 언젠가는 그 추악한 가면이 만천하에 벗겨져 당대는 물론 천 년 만 년 모든 양심을 지닌 이들의 지탄의 대상이 됩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나와 남을 모두 이롭게 하고자 하는 ‘양심’을 지니고 있기에 양심을 저버리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긴 그들의 행적은 만고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입니다. 타인은 차치하고 자기 자신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처지가 되니, 그 신세 참으로 만고에 처량할 뿐입니다. 양심에 통달한 사람은 차라리 한때의 적막함을 받을지언정 절대로 만고의 처량함을 취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면에 존재하는 하느님 자리인 ‘순수한 마음’을 따르다가 한때의 적막을 받을지언정, 절대로 내면의 양심을 더럽혀 천 년 만 년 양심의 지탄을 받을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습니다. 한때의 물욕·성욕·명예욕·권력욕을 얻기 위해 만고에 영원히 빛날 자신의 순수한 양심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항아리 | 정호승 지음 | 열림원 펴냄 | 2008 항아리는 불투명한 삶 속에서 자신의 존재의 의미와 가치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긴 기다림과 오랜 외로움 끝에서도 따뜻한 마음으로 자연을 노래하게 한다. 은은한 감동과 책의 향기를 안겨준 항아리는 휴식과 더불어 우리의 삶을 향기롭게 한다. 책 속에서의 내면여행은 철학이며 종교이고 휴식이다. 정호승 시인은 1950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로,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 서울의 예수, 별들은 따뜻하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사랑하니까 죽어버려라,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등이 있으며 어른을 위한 동화 연인이 있다. 소월시문학상,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항아리는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수채화 같은 잔잔한 감동이 전해진다. 떨어지는 꽃잎 그리고 낙엽 속에서 ‘나는 왜 사는가’, ‘나는 누구인가’ 하고 끊임없이 자문하게 한다. 이 책은 ‘항아리’, ‘비익조’, ‘밀물과 썰물’ 등 20편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PART VIEW] 이해인 수녀는 “항아리를 읽고 나면 나도 문득 항아리가 되고 싶다. 항아리에 담긴 밀물, 썰물, 선인장, 오동나무, 상사화, 손거울… 이야기 나라로 걸어 들어가다 보면 티 없이 맑고 고운 동심에 마음이 헹구어져서 혼자서 울고 웃다가 노래를 부르다가 행복을 안고 돌아온다. 삶은 애틋한 기다림의 여정임을, 우리는 모두 ‘너’를 향한 그리움의 힘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더 깊이 들으며 실컷 이야기 항아리에 빠져보는 즐거움, 가득 채울 줄도 알지만 텅 비울 줄도 아는 누군가의 항아리가 되고 싶은 고운 갈망을 가슴에 품게 되는 참 아름다운 기쁨을 고마워한다”라고 했다. 항아리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비움과 채움을 속삭인다. 보잘 것 없는 오줌항아리의 존재가 영혼의 기쁨으로 가득 찬 아름다운 종소리를 내는 ‘항아리’로 바꾸어지기까지 많은 시간들을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시인은 가르쳐주고 있다. 사막에 목마르게 서 있는 ‘선인장’이 밤하늘을 바라볼 때마다 선인장으로 태어나게 해주신 신에게 늘 감사하라는 메시지 또한 사랑이다. 선인장은 진정으로 사막을 사랑할 수 있을 때 장미보다 더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밀물과 썰물’, ‘동고동락’, ‘물과 불’, ‘네가 있어야 내가 있다’ 등의 이야기들도 삶의 아름다움과 훈훈함을 전한다. 왼쪽 날개 하나뿐인 새 ‘비익조’는 진정한 사랑을 통하여 나머지 하나의 날개를 얻어 사랑의 가치를 일깨운다. 금지된 사랑의 아픔 ‘상사화’, 짝사랑의 슬픔을 노래한 ‘손거울’, 자신의 숙명을 받아들이는 ‘섬진강’, 자신이 곧 썰물이며 밀물이라는 하나의 바닷물임을 알게 되는 ‘밀물과 썰물’, 사랑의 아픔을 일깨우는 ‘네가 있어야 내가 있다’ 등, 시인 정호승은 더불어 살아가면서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였다. 동화작가 정채봉은 “정호승 시인의 동화는 연필로 또박또박 눌러 쓴 작품”이라 했다. 그토록 가슴에 또박또박 새겨지는 작품이라 하겠다. 우리는 자신의 잣대로 모든 것을 잰다. 남들의 기준보다 자신의 기준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서로 간에 갈등이 생기고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볼품없고 힘없는 북쪽가지는 ‘참을 수 없는 것을 참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인내이며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용서’라고 이야기한다. 시인 정호승은 이 동화를 쓰는 동안 서로를 이해하면서 사랑하는 가운데에 나 자신의 존재적 가치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고백하였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고민이 깊을수록 다른 존재에 대한 배려 또한 그만큼 깊고 넓다. 우리에게 현재 자신의 존재가 초라할지라도 먼 훗날 항아리처럼 빛을 발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꿈을 가지면 꼭 이루어진다는 희망을 전하고 있다. 서로 도우며 이해하고 사랑하면서 사는 것이 살아가는 이유이며 존재의 이유라고 말하고 있다. 사랑은 아름답다고 노래한 시인 정호승의 항아리는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다.
[PART VIEW]예전 저희 반 사례입니다. 매사에 공평성의 잣대로 문제를 제기하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인가는 아이가 6교시 끝나고 와서 왜 늦었냐고 했더니 “뭐 특별한 것은 없고 늦잠을 자고 뭐~ 그래서요”라고 하네요. 부모님과 아이 모두에게 다음과 같이 문자를 보냈습니다. “00가 오늘 6교시 끝나고 학교에 왔습니다. 본인은 늦잠을 잤다고 합니다. 담임 올림.” 문자 받으신 아이 아버님께서 모처럼 전화를 주셔서 통화하니 “아침에 일어나니 늦을 것 같고 10분 늦으나 6교시 끝나고 가나 지각은 똑같아서 그냥 6교시 끝나고 갔다”고 했다고 합니다. 얼마 뒤에 아이에게서 문자가 왔어요. “선생님, 그런데 전에 부모님한테 보내는 모든 문자는 저한테 같이 온다고 하셨는데 부모님한테만 오는 문자도 있던데요?”라면서 학기 초에 학부모님께 ‘뒷담 안 깐다’고 약속해 놓고 ‘뒷담 깐 거 아니냐’고……. 3월 첫 날, 뒷담화하면 아이들에게 문화상품권을 준다고 약속했는데 지난번에 이미 이 아이에게 한 번 ‘낚여서’ 1만 원권 문화상품권을 준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1학기말 같은 학년 회식에서 이 아이가 수업시간에 너무 힘들게 한다는 교과 선생님들의 말씀을 듣고 아이 부모님과 상담 전화를 한 것을 두고 이 애가 문제 제기를 한 결과였지요. 이 아이는 늘 야간자율학습실을 일주일 내내 사용한다고 신청해 놓습니다. 그러고는 야간 자율학습이 끝날 때쯤 와서 출석만 체크하고 감독 교사들의 눈을 피해 슬쩍 또 나가곤 하였습니다. 이런 일 정도로 아이와 다투면 이길 수가 없습니다. 우울한 사람의 사고는 선이나 입체가 아니라 점적입니다. 하지만 이 점적인 사고에도 크기가 있나봅니다. 이 아이의 따지는 기술은 대단해서 그 학교에서 가장 까칠했던 여선생님이 이 아이에게 항복을 선언했습니다. 여선생님의 점이 이 아이의 점보다는 좀(?) 더 컸나봅니다. 이 아이 휴대폰 벨소리는 ‘세상은 요지경’입니다.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잘난 사람은 잘난 대로 살고 못난 사람은 못난 대로 산다~~’ ‘세상은 불공평한 것’이라는 것을 끊임없이 확인하고자 하는 우울 앞에 어떤 논리가 이길 수 있을까요? 이 아이의 지각, 결석 횟수는 반에서 당연히 일등이었지요. 하지만 생활기록부에 ‘시간관념을 요함. 타인의 결점에 대해 예리한 비판을 할 수 있으나 정작 자신의 미진함에 대해 알지 못함’이라고 써주었어야 할까요? ‘아서라. 그 아이의 어려움을 덜어주지는 못할망정 낙인까지 덧붙여서야.’ 제 안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다음 날 종례신문에 실은 글입니다. --- 세상에 불공평한 일도 있을 수 있지요. 하지만 모두 다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세상 밖으로 화를 토해내지 말고 자신의 화를 정성스런 마음으로 돌보아 줄 일입니다. 불쑥 불쑥 가슴 속에 불덩이가 치밀어 오르는 이들은 올가을, 도서 행복을 훔치는 도둑 우울증이나 틱낫한 스님의 화를 권합니다. 다 읽고 부모님께 드리세요. 결혼 생활로 볼 때 권태기에 접어들 가능성도 높고 생리적 현상으로 우울이 오기 쉬운 부모님께도 좋은 선물이 될 듯합니다. 머피의 법칙을 믿는 것도 우울증이랍니다.^^; 참! 친구가 수업시간에 이런 행동을 보일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박수 치고 동조하면 그 아이의 우울의 덫에 여러분만 낚이는 것이에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저자 켄 블리차드는 “못난 행동을 외면하라!”고 했습니다. 돌고래가 주목 받은 행동은 그것이 긍정적인 행동이든 부정적인 행동이든 오히려 더 강화되는 현상을 발견한 탓이지요. 그냥 못 본 체하되 그 친구가 ‘무척 힘들어서 그런가보다’라고 기다려주는 것은 어떨까요?
‘복종의무’, ‘직장이탈금지’ 규정 위반 2008년부터 일제고사가 부활하게 됨으로써 국가주관시험을 놓고 정부, 교육청, 교사, 학생, 학부모가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위 교사처럼 시험에 대한 비판적 의식을 가진 교사의 경우에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시험기간에 교사가 학급의 학생들을 데리고 체험학습을 떠난 경우, 교사는 일종의 시험을 거부하는 불복종 행동을 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또 다른 어떤 교사들은 일제고사를 앞두고 연가신청서를 내고 학교장으로부터 불허통지를 받았음에도 출근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 역시 교육청과 학교장에 대한 불복종으로 볼 수 있습니다. 불복종의 사전적 의미는 ‘명령이나 결정 따위에 대하여 그대로 따라서 좇지 아니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인도의 간디가 시민불복종이란 방식을 통해 영국으로부터 독립투쟁을 했다거나, 미국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유색인 차별에 항의하여 시민불복종 운동을 전개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학교에서 교사의 불복종이란 단어는 왠지 낯설게 다가옵니다. 교사가 국가주관시험에 학생을 응시하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는가? 아니면 불복종할 권리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교육적·사회적 논쟁의 중심을 잡아주는 사회적 준거는 관련 법률이 될 것입니다. 교사는 국가공무원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관련 법률을 적용하면 교사가 정당한 이유도 없이 학생의 시험 응시 기회를 빼앗고, 학교장의 사전허가를 받지 않고 학교를 떠나는 경우는 국가공무원법상 ‘복종의무’와 ‘직장이탈금지’를 위반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복종의무’는 ‘공무원은 직무를 수행할 때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는 것이고, ‘직장이탈금지’란 ‘공무원은 소속 상관의 허가 또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직장을 이탈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관할교육청에서는 이러한 관련 법률을 어긴 관련 교사들에게 ‘복종의무’와 ‘직장이탈금지’ 규정을 적용하여 정직, 감봉, 견책 등의 징계를 내린 바 있습니다. 또 최근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한 학생부 기재 논란도 교육계에 커다란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진보성향의 교육감은 관할교육청과 학교에 학생부 기재를 하지 말라고 하고, 보수성향의 교육감은 기재하도록 요구합니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까요? 교과부장관과 교육감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단위 학교의 학교장과 교사는 손을 놓고 있거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오늘날 교단은 학생의 수업방해, 교사폭행, 교실 내에서 여교사에 대한 성희롱 등으로 교권이 추락하고 있는가 하면, 각종 교육정책에 대한 교사 개인과 교직단체의 불복종 투쟁으로 어수선하기만 합니다.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학생의 인격을 함양하고 실력 있는 인재를 길러내야 하는 교단이 마치 이념 투쟁과 색깔 논쟁의 장으로 변질된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초·중등학생은 발달단계로 보아 지적·정서적으로 정체성이 성숙하지 않아 성인의 언행을 답습하는 성향이 강한 시기입니다. 교사 자신은 국가에서 시행하는 정책에 대해 개인적으로 얼마든지 논쟁을 할 수 있고 정책의 호불호를 가려낼 수 있지만,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고 균형 잡힌 판단력도 미숙한 청소년에게 자신의 신념과 판단을 강요하는 것이 과연 교육적인 방식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 국제기구의 범위는 국제연합 및 그 산하기관 등을 말하며, 국제연합의 주요 기구와 전문기구·보조기구가 해당됩니다. 주요 기구에는 총회·안전보장이사회·경제사회이사회·신탁통치이사회·국제사법재판소·사무국이 있으며, 전문기구로는 ILO(국제노동기구), FA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 UNESCO(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 WHO(세계보건기구), IMF(국제통화기금), IBRD(국제부흥개발은행), IFC(국제금융공사), IDA(국제개발협회),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UPU(만국우편연합), IMO(국제해사기구), WMO(세계기상기구), ITU(국제전기통신연합), WIPO(세계지적소유권기구), IFAD(국제농업개발기금), UNIDO(국제연합공업개발기구)가 있으며 그 외에 전문기구는 IAEA(국제원자력기구), WTO(세계무역기구) 등이 있습니다. 보조기구로는 국제연합개발계획, 국제연합환경계획, 국제연합난민고등판무관, 국제연합인권고등판무관, PKO(평화유지활동) 등이 있습니다. 외국기관의 범위는 외국의 민간기업체는 제외되며, 외국의 정부기관 또는 공공단체(국가로부터 존립목적이 부여된 공법인), 정부에서 직접 관리 보조하는 공공성 있는 연구소·공기업 등이 해당됩니다. 재외교육기관의 범위는 「재외국민의 교육지원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육기관으로 재외국민에게 학교교육 및 평생교육 등을 실시하기 위하여 외국에 설립된 한국학교·한글학교·한국교육원 등의 교육기관을 말합니다. 휴직사유 입증서류 제출 시 고용사실확인서 또는 고용계획서를 첨부하되, 외국기관 또는 재외국민교육기관의 범위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재외주재 교육관 또는 교육원장(교육관 또는 교육원장이 파견되지 아니한 국가 및 지역은 당해 지역을 관할하는 교육담당 영사)의 확인을 받아 제출하면 됩니다.
수업디자인이란 무엇일까? 교사는 ‘교육과정에 따라 학생들을 교육하는(가르치는) 사람’이다. ‘가르친다’는 말은 아주 간단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많은 것들이 요구됨을 알 수 있다. 교직은 “직무수행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기능 습득을 위한 장기적, 계속적인 교육과 엄격한 자격 기준, 그리고 사회·윤리적 책임이 요구되는 전문직”(조영남, 2004)이라고 하였다. 교사의 전문성 중에 대표적인 것은 수업의 전문성이다. 수업을 위한 전문성! 이를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수업을 디자인 하는 방법을 공부해야 한다. 수업디자인이 잘되면 수업 성공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수업디자인을 한다’는 말은 교사가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하여, 수업을 준비하는 전 과정을 말한다. 수업디자인이란 ‘교육과정에 따라 지도하고자 하는 교과의 학습 목표를 정하고, 이에 맞는 내용을 구성하여, 그 내용에 적합하도록 수업을 조직하는 단계와 수업 조직의 각 단계별로 알맞은 교수-학습 방법을 선정하고, 심화 학습 과제와 학습부진학생지도까지 고려한 교수-학습 과정안을 작성하기까지의 과정’ (이용숙, 2004)을 모두 말한다. 한 발 더 나아간다면 디자인한 내용으로 직접 수업을 한 후, 여러 가지 생각해야 할 점이나 문제점 등을 발견하고 보완했을 때 비로소 ‘수업디자인’을 마쳤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수업을 마친 후에 다시 디자인한 내용으로 수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다음 수업을 디자인할 때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반성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PART VIEW] 수업디자인의 절차 수업을 다자인하기 위한 절차는 교사들에 따라 모두 같지는 않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단계를 밟는다. 각각의 단계에서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 그림에서 앞의 4단계는 수업하기 전 단계를 나타낸 것이고 나머지 두 단계는 수업을 하고 난 후 피드백을 참고로 재디자인하여 완성하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단원/시간의 목표분석 지도내용연구 학생에 대한 이해 교수-학습 방법 결정 학습 준비 및 자료 제작 수업 및 평가 피드백 후 재디자인 가. 수업 전 준비 단계 1) 목표 분석과 지도 내용 연구 가장 첫 단계는 교육과정상 학습 목표를 분석하는 단계이다. 목표를 분석할 때는 시간의 목표만이 아니라 교과 목표와 단원의 목표를 좀 더 의미 있게 보고 큰 목표(교과 목표나 단원 목표) 속에서 시간의 목표를 보아야 한다. 시간의 목표만 보고 수업을 디자인하면 이 교과나 단원을 통하여 학생들이 꼭 얻어야 할 지식이나 개념만이 아니라 길러야 할 태도나 기능을 지도하지 못할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목표가 결정된 후에는 이에 도달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수업 자료를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모든 학교에서 교과서에 따라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굳이 내용 부분을 깊이 있게 고민하지 않지만, 교과서의 내용이 꼭 내가 지도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잘 맞는 자료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수업을 디자인하는 교사는 목표를 가장 잘 달성할 수 있는 내용을 선정하고 지도 계획을 세워야 한다. 내용을 선정할 때는 학생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내용을 선택해야 수업 효과도 더 높일 수 있다. 2) 지도할 학생들에 대한 이해 교사들은 좋은 교수-학습 과정안을 보면 그것을 자기 학급에 적용해 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직접 적용했을 때 여러분들은 생각했던 만큼 제대로 활동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이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지도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수업을 하지만 학생들의 관심이나 지적 능력, 기본적인 학습 훈련 내용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 결과가 같지 않은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 ‘토의’를 통하여 의견을 모으는 수업을 한다면, A라는 학급에서는 학기 초부터 ‘토의 방법’에 대해 충분한 지도를 했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토의를 어떻게 하는지 안다. 이런 경우 교사는 ‘토의 주제’만 정해 주어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토의학습’을 처음 경험하거나 여러 차례 토의를 하기는 했지만 교사가 구체적으로 토의하는 방법을 지도하지 않은 학급이라면, 같은 수업안으로는 목표에 도달 할 수 없다. 따라서 지도 교사는 수업을 진행하기 전에 학생들의 능력이나 관심 그리고 학습 훈련 상태 등을 충분히 파악한 후 수업을 디자인해야 한다. 이처럼 교사용 지도서나 다른 교사가 만든 수업안을 우리 반에서 실시할 때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은 바로 학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3) 교수-학습 방법 결정 이제 ‘목표’도 정해지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내용도 학생들에게 맞게 정해졌다면 이제는 어떤 수업 방법으로 학생들을 지도해야할지 결정해야 한다. 학습 목표가 내용을 알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내용파악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쓰면 된다. 그러나 그 목적이 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능력’ 등과 같은 역량(기능)을 길러야 한다면 그런 능력들이 길러질 수 있는 학습모형들을 찾아야 한다. 각 교과는 교과 특성이 있기 때문에 그것에 맞는 학습 모형들이 많이 있다. 어떤 모형이 ‘수업 목표’ 도달에 가장 적합한지 찾은 다음에는 꼭 재구성의 단계를 밟는 것이 좋다. 재구성이라 함은 이 학습 모형의 모든 단계를 밟아가야 할지, 아니면 어느 부분은 강화하고 어느 부분은 생략할지 등을 교사가 교과 내용 및 목표 그리고 학생들의 능력, 학습 훈련의 정도에 따라 다르게 정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학습 모형과 더불어 일제학습이나 개별학습, 협동학습이나 경쟁학습 등 학습의 구조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수한 학생을 위한 심화과제와 부족한 학생들을 위한 보충 과제를 어떻게 만들고 제시할 것인지도 생각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생각해야 할 점은 수업 시 생길 수 있는 ‘돌발상황’이다.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길 때 어떻게 할 것인지, 학급에 특수아동이 있을 때 이들에 대한 배려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도 꼼꼼하게 챙겨두어야 한다. 4) 학습 준비 및 자료 제작 이제 수업디자인이 되었다. 다음은 디자인한 수업을 실시하기 위한 준비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필요한 학습 도구를 개발하고 준비해야 한다. 학습구조에 따른 준비물은 늘 상비해두면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강의식 수업의 경우 특별한 수업 도구는 필요 없지만, 개별화나 협동식 구조의 경우 다양하고 창의적인 수업 도구를 미리 마련해야 한다. 협동학습의 경우, 작은 화이트보드를 이용한 모둠 칠판, 모둠 팻말, 다양한 학습 활동지, 가위, 풀, 색지, 다양한 칩과 카드 등의 학습 도구들을 개발하여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적절한 학습 도구를 많이 활용할수록 학생들의 흥미를 쉽게 유발시킬 수 있는데, 교사가 이런 도구들을 쉽게 다룰 수 있어야 효과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 수업과 수업 후 1) 수업 및 평가 모든 준비가 끝나고 수업이 디자인되었으면 이제는 실제로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단계이다. 수업 준비가 잘 될수록 수업 진행도 잘 된다. 수업 준비가 잘 이루어지면 무엇보다 교사가 마음의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문제가 있어도 침착하게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다. 평소에는 별 무리 없이 잘 진행되었던 수업도 공개수업 때에는 더 많은 문제가 생긴다. 교사도 학생도 모두 긴장하기 때문이다. 계획한 활동 시간을 초과하거나 학생들이 통제에 잘 따르지 않는 경우에는 교사가 침착하게 원인을 찾아 대처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럴 경우 수업의 단계 하나를 생략할 수도 있고 다음 시간까지 이어서 수업을 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것은 공개수업이라면 어려운 일이지만, 당황하지 말고 수업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하면 대처가 쉬워진다. 공개수업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을 행하는 것이 나중에 학생들뿐만 아니라 수업 평가에서도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교육은 교사가 수업시간에 무엇을 가르쳤느냐보다 학생들이 수업을 통하여 무엇을 배웠느냐가 더 중요하다. 2) 피드백 후 재디자인 수업을 마치고 수업 결과를 분석한 후 수업안을 완성하는 단계이다. 물론 수업디자인을 완성한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다. 그러나 직접 수업을 해 본 후 수업자가 찾아낸 문제점과 관찰자가 찾아낸 문제점을 보완한다면 다음에 더 좋은 수업을 디자인 할 수 있다. 성공적인 피드백과 재디자인을 위해서는 수업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교수·학습 과정안, 학생들의 학습결과물, 관찰일지, 교사의 수업일지나 학생들의 학습일지 등을 참고하고, 가능하다면 수업 참관을 한 교사들과 간담회를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렇게 한 후 내가 디자인한 수업의 문제점을 찾았다면 이것을 기록해두는 것이 좋다. 사람이란 처음에는 모두 기억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쉽게 잊기 때문이고 이 과정을 꾸준히 거쳐야 비로소 전문성을 가진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다. 수업은 아무리 해도 시행착오를 하게 된다. 그러나 수업을 할 때마다 원인을 분석하고 다시 재디자인하는 과정을 통해 실패를 조금씩 줄일 수 있다. 유능한 교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반성적 사고를 하는 교사’가 가장 발전하는 바람직한 교사라고 한다.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면서 연구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첫 만남을 준비하는 마음가짐 선배 교사들이 미숙한 후배 교사에게 충고처럼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첫 날, 아이들의 기선을 제압하지 않으면 일 년을 아이들에게 끌려 다니게 된다.” “절대 첫 날부터 아이들에게 웃음을 보이지 마라.” 선배님들의 이 말은 나에게 아이들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했다. 애써 권위와 깐깐함으로 무장하고 아이들 앞에 선 나는 ‘보다시피 난 결코 만만한 선생님이 아니야’를 보여주려고 애썼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무섭게 보이지 않으면 아이들이 나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나를 잔뜩 긴장하게 했고, 싸움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아이들과의 첫 날을 맞도록 했던 것 같다. 그 당시 두려움에 싸여 내가 사용했던 무기는, 만약 이러 이러한 일을 하지 않으면 크게 당할 거라는 협박과 함께 나의 말을 잘 듣고 책임을 다하면 칭찬과 사랑을 받게 될 거라는 회유였다. 그런데 그런 협박과 회유는 아이들 뇌의 편도체를 자극해서 긴장과 두려움만 크게 만들어 아이들 태도를 방어적이고 공격적이게 만든다. [PART VIEW] 내가 진짜 원했던 것은 아이들 스스로 더 나아지겠다는 마음을 일으키는 거였는데 오히려 앞으로 함께 할 담임선생님과 일 년의 학교생활에 대한 긴장과 두려움을 주고 마음을 주눅 들게 했을 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참 부끄러웠다. 내가 썼던 의식수준은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가 의식혁명 책에서 이야기 했던 의식의 밝기 100룩스의 두려움이었기 때문이다(200룩스의 용기단계부터 밝은 의식 단계로 접어든다고 한다). 아이들의 마음을 여는 것은 위협이나 그럴듯한 말이 아니라 교사의 정성스러움이다. 교사의 진심이 정성스럽게 준비되어 전해질 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감동한다. ‘아, 우리 선생님이 정말 우리를 위해 열심히 하려고 하시는구나, 이 분은 믿어도 되겠구나.’ 이런 마음이 일어나야 한다. 정성이라고 하면 무엇을 어떻게 정성스럽게 한다는 것인지 어렵게 느끼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정성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이미 모든 교사들 누구나가 갖고 있는, 나와 만나는 아이들이 모두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그 마음이면 된다. 이 마음이 아이들에게 꼭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을 때 저절로 정성스러워진다. 그래서 아이들과 만나기 전에 먼저 나에게 이러한 마음이 있는가, 간절한가, 스스로 일으켜 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 교사는 매년 새로운 아이들과 늘 다시 시작하기 때문에 어떤 때는 새롭기보다는 으레 있는 일처럼 첫 만남이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늘 새로운 마음으로 정성을 들이려면 개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나의 경우는 아이들을 만나기 전 미리 우리 반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그 아이의 얼굴을 상상해 본다든지, 또는 가르쳤던 아이들의 문집을 다시 읽어보기도 하고, 미리 일 년의 계획을 세워보거나 하루쯤 등산이나 조용한 여행을 다녀오면서, 정성을 들이려는 새로운 마음이 일어나도록 한다. 이렇게 첫 만남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이제 어떤 이벤트로 아이들의 마음에 감동을 줄지 고민한다. 단지 즐겁고 재미있는 이벤트만이 아니라 교사의 마음가짐을 알려주어 아이들의 마음에 울림을 줄 수 있는 그런 일들이 좋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 반이 함께 가야할 방향과 목표에 대해 느낌이 오도록 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이런 첫 만남이 어떤 모습일이지 짐작해볼 수 있도록 예전에 했던 첫 만남 이벤트를 한 번 소개해보겠다. 첫 만남, 이렇게 해보세요 처음 아이들과 만날 때 한 사람, 한 사람이 반 전체에 영향을 주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고민하다가 ‘나에게 달린 일’이란 글귀를 발견했다. 나 한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마음을 먹느냐가 우리 반 모두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한 해 동안 서로를 배려하며 존중하는 반을 만들어가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향기 나는 향초를 피우고 ‘나에게 달린 일’을 들려주었다. 향초 피우고 ‘나에게 달린 일’ 들려주기 먼저 조그만 향초를 준비해 미리 숨겨둔다. 그리고 간단하게 아이들과 인사를 마친 후 모두 눈을 감게 한다. 이제 조명을 낮추고 숨겨두었던 향초에 불을 붙인다. 따뜻하고 아늑한 음악과 함께 은은한 향기가 온 교실에 퍼지면 뒤에 제시한 ‘나에게 달린 일’이란 글을 들려준다. 이제 눈을 뜨게 하고, 이렇게 이야기해준다. “여러분은 ‘힘도 없고 아직 어린 내가 무슨 큰일을 할 수 있겠어’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작은 향초의 향기는 우리 교실 안을 꽉 채웠습니다. 선생님은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올 일 년을 어떻게 만드는가는 나와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달려있습니다. 거대한 호수에 떨어진 작은 물방울 하나가 호수 전체에 아름다운 파문을 만듭니다. 우리 함께 지내면서 우리 반에, 우리 학교에, 또 세상에 그렇게 잔잔한 파문을 만들어내는 그런 사람이 되어 봅시다. 선생님은 올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 나에게 달린 일 한 곡의 노래가 교실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습니다. 한 그루 나무가 숲의 시작일 수 있고 한 마리 새가 봄을 알릴 수 있습니다. 한 줄기 햇살이 방을 비출 수 있고 한 자루의 촛불이 어둠을 몰아낼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웃음이 우울함을 날려버릴 수 있고 한 번의 손길이 나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작지만 나 한 사람이 어떻게 사느냐가 세상에 차이를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나 한 사람에게 달린 일입니다. --- 첫 만남의 다양한 예들 첫 만남의 중요성과 효과를 알게 된 많은 선생님들이 다양한 첫 만남 이벤트를 준비하였는데 그런 다양한 예들은 듣는 것만으로도 흐뭇한 웃음과 함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준다. 예쁜 양산이나 우산을 쓰고 교실로 들어서기 따가운 햇살을 막아주는 이 양산처럼, 비나 눈을 막아주는 이 우산처럼 너희들을 감싸고 보호해주는 선생님이 되겠다. 나도 너희와 같은 마음으로 중등선생님은 아이들과 같은 교복을 빌려 입고 첫 날 들어간다. 우와~ 아이들의 반응이 과연 어떨까? 풍선을 불며 한 개씩 풍선을 불고, “선생님은 이 풍선처럼 너희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바람을 넣어주는 사람이 되겠다. 그리고 쉽게 잘 터지는 풍선을 보호해주는 보호막도 되어주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하나씩 분 풍선을 연결하여 커다란 풍선 공을 만들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돌림악수 선생님을 시작으로 선생님 뒤를 따라 한 명씩 모두의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면 반 전체가 한 명도 빠짐없이 악수와 인사를 하게 된다. 우리는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 칠판에 커다란 배 그림을 붙여놓고 색종이로 하나씩 배를 접어 이름이나 간단한 소개를 적은 뒤 칠판의 배 그림 위에 붙인다. 회오리 박수 모두의 마음을 모아가며(박수를 한 번 치고 두 번 치고……, 개수를 점점 늘려가며 모두가 딱 맞을 때까지 진행한다.) 신나게(회오리 박수라고 선생님이 손을 원으로 회오리치듯이 막 돌리면 멈출 때까지 계속 박수를 친다.) 지내자. 박수를 치다보면 신명이 나게 된다. 우리는 원래 하나 자르지 않은 식빵을 아이들이 한 조각씩 먹을 수 있는 양만큼 준비한다. 식빵을 조그맣게 잘라 주며 “잘려진 식빵이 원래 하나의 식빵이듯이 몸은 분리되어 있지만 우리는 원래 이렇게 하나였다”라고 이야기 한다. 우리에게 만남은 늘 새롭지만 아이들에게는 평생 한 번뿐인 만남이다. 학년말 아이들에게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뭐냐는 물음에 많은 아이들이 첫 날 경험했던 신선한 만남을 꼽는다. 아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일인 것임은 분명한가 보다.
‘행복학교’ 개념의 대두 그동안 ‘어떤 학교가 좋은 학교인가’, ‘바람직한 학교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효과적인 학교(effective school)’라는 개념으로 소개되어왔다. 또 근자에 ‘행복한 학교, 즐거운 교실’ 등에 관한 콘셉트를 가지고 운영되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아마도 우리사회가 발전하면서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행복’이 핵심 개념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을 것 같다. 이렇게 우리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 즐거운 교실에서 학교생활을 해야 할 것이지만 아쉽게도 소중한 학창시절을 보람 있고 알차게 보내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여러 가지 스트레스와 부담 속에 지내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업성취향상뿐 아니라 대학 진학, 장래 문제 그리고 친구나 인간관계에서의 부담을 느끼며 지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행복학교’와 관련된 요인들 교육활동의 주인공인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대하여 얼마나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은 학교교육을 개선하는 중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최근 새롭게 개발된 학교교육 행복지수(Educational Happiness Quotient: EHQ) 척도에 따르면 [PART VIEW]학교교육 행복과 관련된 요인들로서는 ①교사관계 ②교우관계 ③심리적 안정감 ④학교생활 적응력 ⑤자기효능감 ⑥자기통제력 ⑦학습활동 만족도 그리고 ⑧학교시설 만족도 등을 들 수 있다. 이 척도에 따라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들의 행복점수는 100점 만점에 65점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배경 변인별로 본 학교교육 행복감은 여학생일수록, 학년이 낮을수록, 공립학교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또한 학생들의 학업성취수준이 높을수록,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을수록, 가정에서 느끼는 행복감의 정도가 높을수록 학교교육 행복감 정도가 높게 나타났다. 또 쾌적한 환경과 시설이 좋은 학교 학생일수록 그리고 종교를 가지고 있는 학생일수록 행복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학생들에게 만족을 주고 행복을 증진시키는 교육활동과 교육프로그램 개발, 교사들의 관심과 노력, 그리고 학교경영진을 비롯하여 교육정책결정들의 지원 활동 등과 관련해 여러 가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첫째, 학생들이 느끼는 학교교육 행복감을 높이려면 외재적(外在的) 요인에 앞서 학생들로 하여금 자기 효능감이라든지 성취감, 안정감, 학습활동에 대한 만족 등 내재적(內在的) 동기를 높이는 노력이 요청된다. 허즈버그(F. Herzberg)라는 학자도 조직 구성원의 불만족을 제거하는 일은 외부적 환경과 관련되지만 만족을 높이는 일은 내적 동기와 관련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둘째, 학교 내·외적인 개선 노력을 통해 학생·학부모들로 하여금 학교교육 만족의 수준을 넘어서서 ‘감동교육’을 실천하고, 나아가서 학습자 중심의 교육활동 내실화를 추구하고, 실질적인 맞춤형 각종 프로그램 개발과 실천 노력이 절실하다. 셋째, 쾌적한 학교시설의 확보, 지역사회 시설과의 연계 강화 등을 통해 교육활동 과정에서 학생들의 행복감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넷째, 교육활동의 주체인 교사들의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합리적인 인사관리와 연수 강화, 인센티브 제공, 그리고 지원적인 교육시스템 마련 등도 필요하다. 다섯째, 학생의 학교교육 행복은 가정에서의 행복과 경제적 수준 그리고 학업성취정도가 영향을 미치므로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한 지원이나 방과 후 교육활동 등을 더욱 내실화해야 한다. 가정의 행복 정도와 경제적 수준에 따라 발생되고 있는 교육격차를 줄이는 방안도 강구될 필요가 있다. 이 외에도 학업부진아의 학업성취향상을 위한 맞춤형 개별지도, 생활 및 상담지도 강화도 필요하다. 그리고 학습자 개개인의 개성과 특기를 살려주기 위한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있는 공동체를 구축함으로써 자유와 용기, 희망을 주는 행복한 삶의 장(場)인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인성교육 회복과 학교교육 정상화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방법으로는 입학사정관제 등을 활용하여 대학진학제도를 개선함으로써 학업 관련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면 좋을 것이다. 끝으로 학교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행복감과 학부모의 만족도를 확인하기 위한 주기적인 평가를 실시, 학교교육 행복감 변화 추이를 살펴보고 이에 대처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행복학교’ 건설을 위한 요건 행복학교를 건설하기 위한 요건으로는 첫째,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학습자 개개인의 능력이 최대한 발양할 수 있도록 우수한 아이들의 능력 개발을 유도할 뿐 아니라 뒤처진 아이들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개발하고 끌어올리는 노력도 강화되어야 한다. 학습의 기초가 확립되지 않거나 학업성취향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학교생활이 즐거울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인성·전인교육을 위한 다양하고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운용되어야 한다.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것 못지않게 인성교육이 중요하지만 여기에 중점을 두기 어려운 것이 작금의 학교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고 행복한 학교 공동체 구축을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주고 정직, 절약, 예절, 상호존중 등의 가치와 역사의식을 함양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자율적이고 책임성 있는 단위학교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획일적이며 관료적인 방식과 풍토 그리고 전근대적(前近代的)인 감사 방식으로 인해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부터 탈피하여 단위 학교 중심의 자율적이고 책임성 있는 교육활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 넷째, 전문적이고 개방적인 학교 분위기다. 교사들이 교수-학습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적 분위기 형성과 교원들이 새로운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개방적 마인드가 요청되고 있다. 다섯째, 소외계층 학생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과 정신적으로 방황하는 학생들, 비관적 자아정체감과 학습 무력감을 느끼는 학생들, 심각한 정신장애 상태에 놓여있는 학생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들의 꿈을 펼쳐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하는 노력은 학생 개개인의 행복과 장래 준비를 위해서 뿐 아니라 잠재적인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특히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과 고위험군(高危險群)들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 확충 및 개발이 절실하다. 끝으로 학부모 및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파트너십 구축이 필요하다. 교사, 학생, 행정가,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의 헌신적인 노력과 정성이 투입될 때 교육 본질 구현과 학교의 진정한 변화가 가능하다. 학교운영위원회 운영도 마찬가지다. 학부모, 지역사회 인사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형성하면서 운영할 때 교장 및 교사 위주 학교경영이 아니라 교육의 주인공인 학생을 중심으로 하는 행복한 학교 공동체 건설이 가능해질 것이다. ‘행복학교’ 건설을 위한 학교경영자의 리더십 먼저 학교경영자는 교육 본질에 대한 확고한 목표 의식과 철학을 가지고 학교 조직의 목표달성을 위한 과업(課業) 중심과 교직원들을 동기화시키는 인화(人和) 중심 리더십을 적절하게 절충하여 발휘할 필요가 있다. 둘째,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학교경영자 단독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들과 팀을 이루어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편협하지 않고 균형 잡힌 자세로 교직원, 학생 및 학부모와 충분히 소통할 뿐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키면서 자율 역량을 길러주며 구성원의 힘을 결집시켜 목표달성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변혁적 리더십이 요청된다. 학교교육 혁신을 통해 학교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때문에 학교경영자는 행복학교 건설을 위한 변화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비전과 관리능력, 모범, 구성원을 동기화시킬 수 있는 자질과 역량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일찍이 교육행정의 대가인 세르지오바니(Sergiovanni)가 제시한 것처럼 교육활동에 대한 지식과 식견, 경험을 토대로 전문적 권위(professional authority)와 행정적 권위(administrative authority)를 인정받을 뿐 아니라 관계적 권위(networking authority), 그리고 도덕적 권위(moral authority) 확립도 필요하다. 행복학교 건설을 위해 교육에 관한 이론적인 무장과 함께 순수한 교육애(敎育愛)와 열정이 충일한 실천적인 학교경영자가 요청되고 있다.
1. 2012 EBS 초등 겨울방학생활 프로그램 안내 가. 방학특별 프로그램 방영 취지 EBS(한국교육방송공사)에서는 겨울방학 동안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경감의 정부정책에 적극 동참하여 학생들의 창의·인성을 함양하고,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비교적 수준 높고 유익한 내용으로 제작된 방송·인터넷·교재를 보급한다. 나. 방송기간 : 2012년 12월 17일 ∼ 2013년 2월 10일(총 8주) 다. 방송시간(주 2회 본방송, 주말 재방송) 학년 EBS TV(지상파 방송) EBS⁺❷ (위성방송) 본방송 재방송 1학년 매주 월, 화 13:00 ∼ 13:20 매주 월, 화 16:20 ∼ 16:40 토, 일 12:00 ∼ 12:20 2학년 매주 수, 목 13:00 ∼ 13:20 매주 수, 목 16:20 ∼ 16:40 토, 일 12:20 ∼ 12:40 3학년 매주 월, 화 13:20 ∼ 13:40 매주 월, 화 16:40 ∼17:00 토, 일 12:40 ∼ 13:00 4학년 매주 수, 목 13:20 ∼ 13:40 매주 수, 목 16:40 ∼ 17:00 토, 일 13:00 ∼ 13:20 5학년 매주 월, 화 13:40 ∼ 14:00 매주 월, 화 17:00 ∼ 17:20 토, 일 13:20 ∼ 13:40 6학년 매주 수, 목 13:40 ∼ 14:00 매주 수, 목 17:00 ∼ 17:20 토, 일 13:40 ∼ 14:00 ※ 모든 프로그램은 EBS홈페이지(www.ebs.co.kr)에서 무료로 재시청할 수 있다. 2. 겨울방학생활 콘텐츠 및 교재 특성 가. 영상 프로그램 주제 구성 대체로 시청자들의 흥미와 교육과정의 목적에 부합한 교과통합과 융합적 프로젝트 유형으로 짜여 있다. 전 학년 모든 프로그램이 공통적으로 한 가지 테마에 심층적으로 접근하여 사고력을 넓히는 데 도움을 주며, 만들기와 신체활동을 통해 창의성과 탐구력을 기를 수 있는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일례로 1학년 방송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1주 2강의 총 18주제로 구성되어 ‘감 잡았어 (과학활동 중심)’, ‘겨울 문제없어(예체능활동 중심)’, ‘연극 속으로(언어활동 중심)’, ‘칙칙 폭폭(사회과학활동 중심)’ 등 손발로 체험하며 생각하고, 더불어 공부해 볼 수 있는 소재로 전 교과 영역이 골고루 다루어져 있다. 나. 겨울방학생활 교재 구성 전체적으로 EBS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다양한 주제와 실험, 여행 등 갖가지 체험을 통해 공부할 수 있도록 짜여 있다. 우선 EBS 겨울방학생활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전에 날짜에 맞춰 방송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화·삽화·사진 등으로 프로그램 개요를 소개하며, 방송 중에는 직접 시청하며 공부할 수 있는 핵심적 탐구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프로그램의 시청 후에는 다양한 글쓰기와 만들기로 공부한 주제를 정리하며 퀴즈놀이를 통해 형성평가 기회를 갖게 한다. 3. 2012 EBS 초등 겨울방학생활 콘텐츠 및 교재 활용 방안 가. 시청 전 영상 리터러시 지도 방송 리터러시는 프로그램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방학 중 EBS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반드시 수용적, 통합적, 주체적 측면에서 영상 리터러시 지도가 사전에 이루어져야 한다. 1) 수용적 측면 : 영상이 나타내고 있는 사상을 아무런 비판 없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능력을 말한다. 즉 언제, 누가, 무엇을, 어떻게 등 기본적인 사실에 입각한 확인과정으로 6하 원칙에 의한 간단한 시청기록장을 이용하여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구조성이나 이미지성을 그대로 살려 방송 내용을 기억하고 재생하는 지도를 한다. 2) 통합적 측면 : 시청 당사자의 경험과 감상 그리고 생각을 중시하여 방송 프로그램의 구조적 전체성을 파악하는 능력을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용적 측면에서 확인된 방송내용을 근간으로 영상에서 전개되는 인물의 성격과 사건의 배경, 행동의 요인 등을 생각과 느낌, 차이 등으로 구분하여 의문점을 규명하고 문제점을 밝혀보는 지도를 한다. 3) 주체적 측면 : 시청자 스스로가 가치판단의 기준을 설정하여 프로그램 정보를 긍정, 부정, 비판, 보완하며 받아들이는 능력을 말한다. 따라서 지도교사는 프로그램 틀은 틀대로 받아들이면서 자기 나름의 생각 틀을 만들어 스스로 판단하고, 내면화시킬 기회를 넓혀주어야 한다. 나.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EBS 콘텐츠 활용 1) 구체적 방학과제 제시 : 방학생활은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를 연계하여 평소 학교활동으로 제한된 학습경험을 보다 폭 넓고 주의 깊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따라서 방학 중 프로젝트 된 학년 교육과정 일환으로 사전에 EBS 프로그램이 분석되고, 구체적인 체험활동 주제로 방학과제 속에 제시되어야 한다. 2) 가정통신문 발송 : 학생들의 방송활용학습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방학과제와 더불어 학부모 협조를 부탁하는 가정통신문 발송이 필요하다. --- 예시 학교 교육발전에 협조해 주시는 학부모님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본교에서는 방송교재 활성화를 통한 공교육 내실화와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정부시책에 부응하고자 방학 중 과제로 학생들의 EBS 교육방송 시청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님께서는 학생들이 창의·인성학습에 효과적인 내용으로 구성된 방학생활을 방송과 인터넷을 활용해 스스로 공부함으로써, 초등교육 단계부터 자기주도적 학습습관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도와 협조를 당부 드립니다. ■방송기간 : 2012. 12. 17 ∼ 2013. 2. 10(총 8주) ■교재안내 •자녀들이 방송 시청 후의 느낌을 ‘방송학습기록장’에 기록하도록 하면 탐구력과 사고력 신장에 큰 효과가 있습니다. •자녀들이 다양한 글쓰기를 직접경험해 볼 수 있는 책속 부록이 마련돼 있습니다. •환경적 제약 등으로 인하여 방송을 통한 학습 및 지도가 용이하지 않을 경우, EBS홈페이지(www.ebs.co.kr)에서 다시보기(VOD)서비스를 적극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교재는 가까운 서점이나 문구점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 다. 초등 방학생활 활용 방법 1) 자료성격: 테마별 프로젝트 직접탐구 학습활동 자료 2) 자료활용 형태 - 방송 프로그램 시청 전 활동 : 학생들이 현장체험 견학학습 전에 학습할 테마별 선수학습 준비활동으로 인터넷, 도서, 유인물, 신문, 통계 등과 함께 미리 조사·탐구해 볼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한다. - 방송 프로그램 시청 중 활동 : 학생들이 현장체험 견학학습 중 직접견학·탐구하는 과정으로 활동을 직접 도울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한다. - 방송 프로그램 시청 후 활동 : 학생들이 현장체험 견학학습 후 추후활동을 위한 과정으로 견학내용 및 소감들을 발표하고, 발전학습으로 이끌어 가는 활동 자료로 활용한다.[PART VIEW] 라. 초등 방학생활 활용 예시 1) 주제 :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마라” 2) 활동과제 :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업적과 거북선을 살펴보며 장군의 승리소식을 들어본다. 3) 방송일자 : 12월 18일, 23일 4) 방송학습 전 활동 ■프로젝트 교수-학습 과정안 --- 활동과정 방송학습 전 활동 차시 학습주제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서 이순신 장군에 대한 정보 찾기 단원명 2강.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마라 학습목표 나라를 위해 애쓰신 이순신 장군의 활약상을 정보탐색을 통해 알 수 있다. 단계 주요학습내용 교수-학습 활동 자료 및 유의점 도입 ○학습문확인 •방학생활 교재 14페이지에 나와 있는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에 대한 내용을 읽어보고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내용을 생각해 봅시다. •방학생활 단계 주요학습내용 교수-학습 활동 자료 및 유의점 전개 ○활동 안내 ○개별 활동 •정보탐색 방법 알아보기 - 이순신 장군의 정보를 탐색하려면 어떤 자료를 찾아보아야 할까요? - 정보탐색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정보탐색 활동하기 활동1 이순신 장군에 대해 알아보기 활동2 거북선에 대해 알아보기 •‘충무공 이순신’ 사이트 찾아보기 •다양한 인터넷 자료나 문헌 자료 살피기 정리 ○학습 정리 ○현장 학습 계획세우기 •탐색한 학습내용 정리하기 -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이순신 장군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여 발표하기 •현장학습 계획하기 - 탐구활동 인원 및 준비물 정하기 - 구체적인 탐구계획 세우기 - 체험학습 할 때 주의할 점 발표하기 •다양한 방법으로 발표하기 •구체적으로 현장학습을 세우도록 지도 평가계획 문항내용 평가결과 1. 이순신 장군에 대한 정보탐색 방법을 잘 알고 있는가? 상, 중, 하 2. 이순신 장군의 업적과 거북선에 대한 특징을 바르게 조사하였는가? 상, 중, 하 3. 현장학습 계획을 짜임새 있게 짜 놓았는가? 상, 중, 하 ■탐구학습지 충무공 이순신을 찾아라! ( )학년 ( )반 이름( ) ♥ 우리나라의 자랑인 이순신 장군은 어떤 일을 하였을까요? 어떻게 해야 이순신 장군에 대한 비밀을 찾아갈 수 있을까요? •이순신 장군에 대한 글을 찾아볼까요? 어떤 책들이 있는지 찾아 적어보세요. •이순신 장군에 대한 인터넷 정보를 탐색해볼까요? 인터넷 주소를 적어보세요. •임진왜란에 대해 조사하여 적어봅시다. •난중일기에 대해 조사하여 적어봅시다. •충무공이순신기념관과 현충사에 대해 조사하여 적어봅시다. 5) 방송학습 중 활동 ■프로젝트 교수-학습 과정안 활동과정 현장체험 중 견학 활동 차시 학습주제 사적지 견학을 통한 이순신 장군 탐구하기 단원명 2강.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마라 학습목표 나라를 위해 애쓰신 이순신 장군의 활약상을 견학활동을 통해 알고 나라 사랑의 마음을 본받는다. 단계 주요학습내용 교수-학습 활동 자료 및 유의점 사전 준비 활동 ○사전 점검 준비물확인 ○출발 •인원 및 준비물, 복장 점검하기 - 사진기 등 준비물 갖추기 •주의사항 및 지켜야 할 규칙 확인 •체험활동 장소 확인 후 출발 •사전 조사자료, 필기도구, 학습지 •사전건강 및 안전교육 실시 탐구 활동 ○탐구 전 준비사항 점검 ○탐구활동 •견학현지 안내 받기 및 탐구활동 준비 - 현지 도착 - 탐구 계획서 살피기 - 현충사, 충무공이순신기념관 안내물 살펴보기 - 탐구활동을 하면서 주의할 점 확인하기 •현충사, 충무공이순신기념관 조사하기 - 기념관 위치와 건물, 소장 내용 알아보기 - 이순신 장군의 일생과 활동과정 알아보기 - 이순신 장군의 업적 및 우리생활에 미친 영향 알아보기 •탐구계획서 •기념관 안내물 •사전자료 철저히 준비 •학습지 활용 정리 ○학습 정리 •학습내용 정리, 발표하기 - 현장에서 살펴본 이순신 장군의 특징을 살펴보고 학습지에 정리하여 발표하기 •보고서 발표 - 조사보고서 정리하기 •잘한 점 중심으로 살피기 •다함께 참여 분위기 조성 평가계획 문항내용 평가결과 1. 탐구활동에 필요한 준비물을 잘 챙겼는가? 상, 중, 하 2. 조사관점에 따라 탐구활동이 이루어졌는가? 상, 중, 하 3. 탐구학습지를 잘 정리하였는가? 상, 중, 하 ♥ 탐구활동 계획서 탐구주제 이동방법 및 준비물 •이동할 방법 : •준 비 물 : 탐구활동 계획 •임진왜란에 대해서 어떻게 조사할까요? •난중일기에 대해서 어떻게 조사할까요? •현충사와 충무공이순신기념관에 있는 자료를 어떻게 조사할까요? ■탐구학습지 충무공 이순신의 흔적을 찾아서 ( )학년 ( )반 이름( ) ♥ 현장 견학을 할 때 주의할 사항과 지켜야 할 점을 써보세요. ♥ 순서대로 탐구활동을 했는지 살펴보세요. - 현지도착: ( )월 ( )일 ( )시 ( )분 - 탐구계획서를 살펴보았나요? - 현충사의 안내물을 살펴보았나요? - 어떤 건물, 어떤 물건들이 있었는지 살펴보았나요? - 이순신 장군의 일생과 활동 과정을 살펴보았나요? - 이순신 장군의 업적 및 우리 생활에 미친 영향에 대해 알아보았나요? 거북선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 )학년 ( )반 이름( ) ♥ 거북선의 각 부분 명칭을 써봅시다. 6) 방송학습 후 활동 ■프로젝트 교수-학습 과정안 활동과정 견학 학습 후 활동 차시 학습주제 현장 학습을 통한 조사 결과 발표하기 단원명 2강.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마라 학습목표 이순신 장군의 활약상과 훌륭한 점을 알 수 있다. 단계 주요학습내용 교수-학습 활동 자료 및 유의점 도입 ○마음열기 ○학습문제 확인 •학습분위기 조성하기 - ‘이순신’으로 삼행시 짓기 •학습문제 파악하기 - 이순신 장군에 대한 활약상, 훌륭한 점을 알아 봅시다. 전개 ○활동내용 발표 ○발전학습 •조사결과를 표현해 보기 - 이순신 장군의 활약상, 본받을 점 - 이순신 장군의 일생 - 이순신 장군을 다른 친구에게 소개하는 글 - 이순신 장군께 감사의 편지 쓰기 •다양한 방법으로 발표하도록 한다. 정리 ○학습 정리 •학습 내용 정리하기 및 느낀 점 발표하기 - 발표한 내용의 특징 살펴보고 - 발표내용 중 칭찬할 부분 말하기 •차시 예고 •내용 및 행동 표정도 중시 평가계획 문항내용 평가결과 1. 탐구활동의 내용이 잘 드러났는가? 상, 중, 하 2. 조사관점에 따라 활동이 이루어졌는가? 상, 중, 하 3. 자세가 진지하고 활동이 잘 이루어졌는가? 상, 중, 하 ■탐구학습지 이순신께서는 어떤 분이셨나? ( )학년 ( )반 이름( ) ♥ ‘이순신’으로 삼행시를 써봅시다. ♥ 이순신 장군의 활약상을 보고 느낀 점과 본받을 점을 써봅시다. ♥ 이순신 장군께 감사의 편지를 보내봅시다. ♥ 이순신 장군의 일생을 일어난 순서대로 만화로 꾸며 봅시다. □이순신 장군 참고자료 •이순신 장군에 대한 어린이 책 •이순신 장군에 대한 인터넷 사이트 •현충사는 어떤 곳 •현충사 찾아가는 길 □학습결과물 소개- 견학기록물(현충사와 충무공이순신기념관을 다녀와서)
들어가며 지난 12월호까지의 연재를 통해 토론과 관련된 이론적 내용과 주제별 토론 내용 추출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토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주제에서 쟁점을 추출하여 수업에 실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수업 현장의 개별적 특성을 고려한다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토론은 유기체적 성격을 갖고 있다. 현상에 대한 문제 인식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그것이 왜 문제이고 어떤 맥락에서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공감이 필요하다. 특히 아이들과의 교감이기 때문에 더 세심한 접근이 요구된다. 교재를 정하고 매뉴얼에 따라 토론 수업을 적용한다면 편리는 하겠지만 아이들의 관심과 문제 인식에 얼마나 부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토론의 과정도 개별 교실 상황에 따라 다르게 작동한다. 아이들의 수준에 따라 쟁점의 선택과 제공되는 자료의 질과 양이 결정될 것이다. 학급 분위기 또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친밀한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거나, 평상시 수업의 방법이 일방적인 강의 위주로 이루어진 상황의 교실이라면 토론 수업이 원활히 이루어지기 어렵다. 토론 결과에 대한 평가 방법에 대해서도 개별적 특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아이들 상호간에 평가가 이루어지므로 아이들의 상황과 특성에 맞게 구성된 평가지표를 활용해야 한다. 다시 말해, 토론 수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수업의 주체가 되는 아이들의 특성과 교실 상황, 교육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일을 가장 정확하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전문가는 이 순간 이 글을 읽고 있는 선생님이다. 토론 주체에 대해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으며, 토론을 위해 가장 적합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이 적합한 쟁점을 추출하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토론의 쟁점을 추출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실례를 들어 설명하도록 한다. 평상시 모든 현상에 대해 비판적이고 분석적인 시각을 갖고 쟁점을 추출하는 연습이 교사에게 필요하다. 몇 번의 연습만 거친다면 토론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고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 도서의 선정 독서 과정을 토론으로 연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어떤 책을 대상으로 할 것인가이다. 교육과정, 교과목, 아이들의 발달 수준, 관심 영역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어떤 책이든(물론 저급한 책은 제외) 나름의 가치를 갖고 있다면 수업에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작품을 읽을 때 교육의 관점에서 읽기를 진행해야 한다. 이미 아이들이 읽은 책이더라도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부분을 추출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책을 어떻게 선정하게 되고 수업의 자료로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한 과정을 필자의 실제 경험에 비춰 제시해보도록 하겠다. [PART VIEW] 구병모(2012), 피그말리온 아이들 - 책 선정하기 청소년 문학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구병모는 위저드 베이커리로 청소년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아이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마법, 요리 등을 소재로 삼았으면서도 깊이 있는 무게를 놓치지 않고 있고 왕따, 성폭행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청소년 문제를 녹여내면서 우리에게 둔중한 질문을 던진다. 구병모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피그말리온 아이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교육 현실에 대한 우화! 위저드 베이커리의 작가 구병모가 그려낸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초상 피그말리온 아이들. 가상의 학교 로젠탈 스쿨, 학교의 비밀을 밝히려는 다큐멘터리 PD와 이를 막으려는 교장의 대결을 중심으로 획일적인 교육과 사회에 대한 비판을 던진다. 태생이 불우한 아이들을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육성한다는 목표 아래 세워진 외딴섬의 로젠탈 스쿨. 다큐멘터리 PD인 ‘마’는 한 번도 언론에 노출된 적 없는 로젠탈 스쿨을 취재하기로 결심한다. 인터뷰에 응한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교장과 학교에 대한 찬사를 쏟아내지만 ‘마’는 획일적이고 억눌린 학교 분위기를 감지하고 의심을 품는다. 그러던 중 우발적으로 발생한 폭력 사건을 몰래 찍은 촬영감독 ‘곽’이 학교 지하실에 갇히고, ‘마’는 그동안 취재한 내용을 압수하려는 교장과 교사들을 피해 달아나는데…. •출처 _ 교보문고 책 소개 --- - 비평적 관점에서 읽기 ‘비평’이라는 거창한 말을 썼지만 ‘교육적 관점에서 읽었다’ 정도의 의미로 보면 될 것 같다. 학교라는 공간, 프로듀서의 취재라는 흥미 있는 르포 형식,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구조 덕에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부분을 추출하며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❶ 제목에 등장하는 ‘피그말리온’의 의미는 소설의 내용 속에 일부 등장하지만 전체의 내용에서 그 의미를 아이들이 직접 찾기는 쉽지 않다. 생각한대로, 의도한대로 바뀔 수 있다는 ‘피그말리온’과 학교의 이름이기도 한 ‘로젠탈 효과’를 연결하여 설명한다면 보다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할 수 있다. 여기에 선생님들이 익히 알고 계신 ‘후광 효과’, ‘플라시보 효과’ 등을 함께 이야기한다면 소설에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보다 근접할 수 있을 것이다. ❷ 이 작품에 등장하는 학교와 우리의 학교는 어느 점에서 닮아 있는가 소설 속 학교는 기괴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정상처럼 보이지만 끊임없이 문제가 생기는 공간이다. 참 이상한 공간이지만 우리 학교 현실과 어떤 면에서는 참 많이 닮아있기도 하다. 다른 점을 찾아보는 것도 좋지만, 우리의 현실과 비교하여 어떤 점이 유사한가를 찾아봄으로써 아이들에게 비판적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다. ❸ 로젠탈 학교의 아이들에게 주어야 할 바른 교육은 아픔을 치유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키워간다는 로젠탈 학교는 표면적으로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사이보그처럼 생기를 잃은 채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행복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자신의 위치를 추적당하고, 알 수 없는 약물을 주입 받는 아이들의 모습은 사육당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아이들에게 이루어져야 할 올바른 교육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대안을 마련해줄 수 있어야 한다. - 수업 자료로 만들기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된다. 작품을 읽으며 도출한 귀한 아이디어는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자료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막연히 수업 자료를 만드는 것은 피로도 크며 정교화되기 어렵다. 독서 내용을 기반으로 자료를 만들 때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하면 체계적으로 수업 자료를 만들 수 있다. •독서 : 관련 작품 연결하기 •토론 : 쟁점 정리하기 •논술 : 논술 문항 만들기 독서는 관련된 작품을 연결하는 활동으로 책뿐 아니라 영화, 인터넷 자료 등을 모두 포함한다. 읽은 내용을 깊고 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자료로 내용 사이의 관련성을 제시해야 한다. 토론의 쟁점은 크게 둘로 나누어 준비할 수 있다. 찬반으로 나뉘는 쟁점형과 구체적 대안을 도출하는 정책형을 도출할 수 있다. 논술 문항은 쟁점 중 심화시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자료를 선정하여 구체적인 조건을 함께 제시하여 직접 논술할 수 있도록 한다. 피그말리온 아이들 수업 자료 만들기 - 독서: 관련 작품 모으기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이다. 작가는 자신의 삶을 자신만의 문체로 작품을 탄생시킨다. 앞에서도 언급한 위저드 베이커리를 함께 읽고 ‘구병모’라는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찾게 한다. 배경이 비정상적인 학교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도가니를 연결시킬 수 있다. 연령대가 맞지 않으므로 이 때 자료는 재편집해서 사용한다. 음습한 학교와 폭력이 자행된다는 점에서 유사점이 발견된다. 감시와 통제된 삶이라는 점에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과의 관련도 크다. 권력의 횡포와 기계적으로 조작된 현실에 대한 비판을 중심으로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있다. 고전작품과 연결을 통해 통시적 차원에서 사회 현실을 비판하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다. - 토론: 토론 쟁점 도출하기 앞서 비평 과정을 통해 도출한 내용 중 토론의 가능성이 있는 쟁점을 도출하여 토론 자료를 만든다. 여기에서는 주제와도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토론 쟁점을 도출해본다. --- ※ 쟁점 : 로젠탈 학교의 교육 방식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찬성측 논거 _ 로젠탈 학교의 아이들은 대부분 사회에서 상처와 아픔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다. 이러한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공간으로 그들을 위해 각종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로젠탈 학교는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크다. 각기 다른 아픔과 폭력성을 지니고 있는 아이들을 통제하고 지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타당하게 평가할 수 있다. •반대측 논거 _ 교육은 내면의 잠재된 능력을 발현시켜주어야 하는 것이다. 설령 사회에서 아픔을 겪었다하더라도 개인의 소질과 흥미를 무시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는 없다. 학교는 교화의 공간이 아니다. 무엇보다 로젠탈 학교의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학교는 행복을 줄 수 있어야 하는 곳인데 로젠탈의 아이들은 불행하기만 하다. --- 이 쟁점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를 함께 제시하면 보다 풍부한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다. - 논술 문항 제작 논술 문항 제작에 대해 어려울 것이라는 선생님들의 걱정을 많이 접하게 된다. 하지만 텍스트의 주제와 관점이 명확하다면 문항 제작은 간단히 이루어질 수 있다. --- •논제의 주제 - 인간에 대한 통제 •관련 자료 - 피그말리온, 로젠탈 효과, 플라시보 효과 문항 예시 ※ 제시문 (가)~(다)를 읽고 조건에 맞게 논제에 대해 논술하시오. (가) 키프로스의 여인들은 나그네를 박대하였다가 아프로디테(로마신화의 비너스)의 저주를 받아 나그네에게 몸을 팔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피그말리온은 여성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되어 결혼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대신 ‘지상의 헤파이스토스’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자신의 조각 솜씨를 발휘하여 상아로 여인상을 만들었다. 실물 크기의 이 여인상은 세상의 어떤 여자보다도 아름다웠다고 한다. 피그말리온은 이 여인상에 갈라테이아라는 이름을 붙이고 사랑하였는데, 갈라테이아는 아키스를 사랑한 바다의 님프이기도 하다. 아프로디테 축제일에 피그말리온은 이 여인상같은 여인을 아내로 삼게 해 달라고 기원하였으며, 그의 마음을 헤아린 아프로디테는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 (나) 미국의 한 학교에 처음 부임하게 된 교사 A는 교실에 들어가기 전, 담당 행정가로부터 데이터 하나를 건네받았다. 분주한 상황 속에서 기입된 숫자만 확인하였는데 학생들 이름 옆에 아라비아 숫자가 기입되어 있었다. 전부 100에 근접한 숫자들로 90점대 후반의 데이터였다. A는 자신에게 학업성취도가 우수한 학생들을 맡겨줬다고 하는 자부심과 함께 부담감을 가졌다. 교실에서 아이들을 처음 보았을 때도 우수한 아이들이라는 생각에 집중도 잘하는 것만 같았다. 이 아이들을 위해 보다 심화된 자료를 준비하고 수업에 임하였다. 학기가 끝날 때 종합시험에서 A의 학급은 최상위권 성적을 거두게 되었고 교육 당국으로부터 극찬을 받게 된다. A는 우수한 아이들을 데리고 거둔 당연한 결과라고 말하였지만 실제로 그 학급은 평균 지능보다 낮은 아이들의 학급이었다. A가 받았던 데이터는 IQ였던 것이다. (다)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비타민을 수면제라고 이야기하고 준다면 환자는 잠을 잘 수 있을까? 생화학적으로 이것은 불가능하다. 비타민은 각성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잠을 잘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환자들은 의사의 처방을 믿고 깊은 잠에 빠져든다. 여러분도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던 기억을 떠올려보라. 병원에 가기 전까지 많은 증상에 시달리다가도 ‘특별한 이상이 없네요’라는 의사의 진단을 듣는 순간 아팠던 것이 사라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일컬어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라 한다. 이 효과는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하므로 새로운 약을 개발할 때나 약효를 검증할 때 플라시보 효과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도 한다. 논제) (가)~(다)의 공통점을 찾고, 우리 삶에 있어 이러한 사례가 적용될 수 있는 경우와 그 효과에 대해 논술하시오. 조건) 1) 서론-본론-결론의 완성형 논술로 1500자 내외로 작성할 것. 2)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제시할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