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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식물의 사진이나 그림을 실물 대신 볼 수 있도록 모아 엮은 책을 도감이라 한다. 학교도서관에는 동식물 도감뿐 아니라 문화재나 태양계, 별자리, 악기 등 다양한 주제의 도감이 있다.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도감이 여러 번 등장한다. 그러나 별도의 단원을 구성하여 사용 방법을 자세히 살펴보는 국어사전과 달리 도감의 정확한 이용 방법에 관한 내용은 교과서에서 찾아볼 수 없다. 도감은 자료 조사 과정에서 많이 활용되는 정보원이면서 차례(목차)와 찾아보기(색인)를 익히기에 유용한 자료다. 체계적인 도감 이용 교육을 하기 위해 적절한 시기와 대상, 교수·학습 내용 및 연계 교과 분석에 들어갔다. 수업 준비하기 먼저, 교육과정을 분석하며 도감을 활용하는 과목과 단원을 확인했다. 2학년부터 4학년까지 3개 학년이 도감을 활용하고 있었다. 수업내용을 교과서로 확인하니 2학년은 도감보다는 계절 그림책이나 쉬운 수준의 동식물 단행본이 더 유용했다. 국어사전은 첫 번째 글자의 첫 자음자가 같은 낱말끼리 ㄱㄴㄷ 순서로 모아 놓는다. 도감은 먼저 갈래(주제)에 따라 모으고 같은 갈래 안에서 국어사전과 같은 방식으로 낱말을 모은다. 따라서 국어사전에서 낱말을 찾는 방법을 먼저 배운 후에 도감 이용 방법을 배우면 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3학년 1학기 국어 7단원에서 국어사전을 다루고 있어 3학년 2학기에 도감 이용 교육을 계획했다. [PART VIEW] 수업 시기와 대상을 결정하고 연계 교과 내용을 확인한 후에 학습 목표와 성취기준, 수업의 흐름을 구상하였다. 도감 이용법을 제대로 익히려면 도감에서 직접 정보를 찾아보는 활동이 필요했다. 수업은 2차시 80분 수업으로 계획했다. 도감이란 무엇이며 도감을 왜, 어떻게 사용하는지 지도하고 동물의 특성을 다룬 그림책 「도서관에 개구리를 데려갔어요」(에릭 킴멜 글, 블랜치 심스 그림, 보물창고, 2006)를 읽어준 후에 짧은 글쓰기로 수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도감은 이용자가 직접 보지 못한 실물들을 시각적으로 경험하게 하므로 사진이나 그림이 매우 중요하다. 학교도서관에 있는 여러 동물도감을 살펴보고 교과서에 나오는 동물이 잘 정리되어 있으면서 동물 그림이 정교한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동물도감」(권혁도 외, 보리, 2016)(이하 ‘보리 어린이 동물도감’)을 활용하기로 했다. 수업 준비하기 ● 1차시: 도감에서 동물을 찾는 방법 이해하기 圖鑑, pictorial book, 그림과 사진이 있는 사전 등 다섯 개의 힌트를 통해 도감의 뜻과 종류, 책 표지를 미리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학습 문제를 확인하고 국어사전과 도감을 비교하며 도감을 이용하는 이유와 장점을 알아보았다. 1차시 수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룬 건 도감 활용 방법과 순서를 익히는 것이었다. 1. 주제 정하기 도감을 활용하려면 먼저 무엇을 찾는지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 도감은 주제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어떤 도감을 활용할지 주제를 분명히 정한 후에 갈래의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동물, 식물, 태양계, 수명 등 큰 주제 중 가장 찾아보고 싶은 주제를 하나 정한다. 동물을 골랐다면 땅 위, 하늘, 바다, 민물 등 어디에 사는 동물을 탐색할지 결정한다. 2. 머리글 살펴보기 책을 읽기 전에 머리글(서문)이나 작가의 말을 먼저 살펴보면 책의 주제와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보리 어린이 동물도감의 서문에는 동물의 생김새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동물의 특징을 짐작해볼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머리글을 살펴보기 전에 아이들에게 도감을 나눠주고 해당 페이지를 함께 읽으며 동물의 생김새를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 이유를 찾아보았다. 3. 일러두기 살펴보기 일러두기는 일종의 사용설명서다. 보리 어린이 동물도감의 차례는 총 다섯 갈래로 나뉘어 있는데 네 갈래는 동물의 서식지에 따라 엮었고 나머지 한 갈래는 달팽이나 지렁이와 같은 작은 동물과 곤충을 모았다. 본문의 구성 방식도 일러두기에서 찾을 수 있다. 왼쪽 페이지 상단에는 동물의 이름이, 동물 그림 아래에는 취재한 때와 곳이 기록되어 있고 분류, 다른 이름, 사는 곳, 좋아하는 먹이, 한살이나 새끼 따위를 따로 묶어 두어 아이들이 자료 조사할 때 쉽게 찾아 쓸 수 있다. 이렇게 일러두기를 미리 살펴보면 본문에서 필요한 내용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 4. 차례(목차)에서 찾고자 하는 정보를 살펴본다. 일러두기를 통해 다섯 갈래의 기준을 이해했다면 이제 차례를 살펴보며 동물의 위치를 확인한다. 내가 찾고 싶은 동물이 어디에 사는지 갈래를 확인하고 그 안에서 첫 번째 글자의 첫 자음자를 ㄱㄴㄷ 순서로 찾는다. 차례와 찾아보기를 비교하기 위해 가재(민물에 사는 동물), 거북(바다에 사는 동물), 갈매기(하늘을 나는 새), 기린(땅 위에 사는 동물)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네 낱말 모두 첫 자음이 ‘ㄱ’이지만 사는 곳은 모두 다르다. 따라서 내가 찾으려는 동물이 어디에 사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면 차례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5. 차례(목차)에서 찾지 못할 경우 찾아보기(색인)를 확인한다. 이럴 때 차례보다는 찾아보기에서 찾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차례에서는 가재, 거북, 갈매기, 기린이 따로 떨어져 있지만 찾아보기에서는 ‘ㄱ’ 갈래 안에서 모두 찾을 수 있다. 빈칸 채우기 퀴즈를 통해 아이들이 직접 도감에서 동물을 검색해보도록 했다. 먼저 차례에서 개구리를 찾은 후에 본문을 읽고 “( )가 길어서 헤엄을 칠 때나 뛰어오를 때 용수철처럼 힘차게 뻗쳐요.”라는 문장의 빈칸에 들어갈 낱말을 찾아보도록 했다. 갈래의 기준을 이해한 아이들은 개구리를 금방 찾았고 암탉, 기린, 코끼리도 같은 방식으로 찾아냈다. 이번에는 차례가 아닌 찾아보기에서 구렁이를 찾아 “구렁이는 ( )이 없다.”는 빈칸을 채우도록 했다. 구렁이는 [구렁이 ▶ 뱀 334]로 기재되어 있다. 334쪽에 있는 뱀 항목을 찾아야 구렁이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해당 페이지를 찾아 읽으며 구렁이는 뱀의 여러 종류 중 하나이고 독이 없는 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 2차시: 그림책을 읽고 짧은 글쓰기 2차시를 시작하며 아이들에게 그림책 「도서관에 개구리를 데려갔어요」를 읽어주었다. 이 책은 1학년 도서관 이용교육 시간에 읽어주었던 책이다. 예전에는 도서관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도서관에서 지켜야 할 예절과 관련지어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동물의 특징과 소동이 벌어지는지 이유를 연결하며 들어보도록 지도했다. 이 그림책에는 개구리, 암탉, 펠리컨, 비단구렁이, 기린, 코끼리, 하이에나가 등장한다. 책을 읽어준 후에 각 동물의 특징을 질문했다. 펠리컨과 하이에나를 제외한 다른 동물은 1차시에 이미 도감에서 찾아봤기 때문에 아이들은 수월하게 대답했다. 동물도감에서 동물을 한 가지 정하고 이 동물을 도서관에 데려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하여 글을 쓰도록 했다. 본문의 내용(사실)과 내 생각(의견)이 잘 연결되도록 써야 한다고 안내했다. 예를 들어 도서관에 고양이를 데려갔는데 고양이가 발톱으로 책을 찢는 소동이 벌어졌다면 고양이의 발톱은 어떻게 생겼고 얼마나 날카로운지에 관한 내용이 글에 반드시 들어 있어야 한다고 설명해 주었다. 동물도감에는 온순한 동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나운 육식 동물을 도서관에 데려가고 싶어 하는 아이도 많다. 그래서 사람이나 동물이 죽거나 다치면 안 된다는 규칙을 정했다. 상상력을 제한하는 게 아닐까 고민했지만 글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동물을 도서관에 데려갔더니 동물이나 사람이 죽었다는 단조로운 결과로 대충 글을 마무리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규칙을 정한 후에는 좀 더 다양한 소동이 벌어졌고 미처 몰랐던 동물의 여러 특징이 등장했다. 아이들은 다양한 동물을 도서관에 데려갔고 동물의 특징은 기발한 소동으로 이어졌다. 자료 조사는 어렵고 글쓰기는 힘들다는 아이들도 발표할 때만큼은 신난 표정이었다. 수업을 마치며 독서 및 정보활용교육 시수를 더 확보할 수 있다면 도감 사용법에서 나아가 발췌독이나 문학, 비문학의 차이점까지 지도할 수 있다. 픽션(동화나 소설과 같이 허구의 이야기)은 내가 원하는 부분만 골라 읽을 수 없다. 이야기 문법의 구조에 따라 시작 부분에 인물과 배경이 소개되고 사건의 발단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비문학은 발췌가 가능하다. 관심 있는 부분을 먼저 읽거나 그 부분만 골라 읽어도 내가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수업에 자주 활용하는 만큼 도감 사용법을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도감을 잘 이용하려면 머리말과 일러두기를 통해 도감의 구성을 먼저 살펴본 후에 차례와 찾아보기를 활용하여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아야 한다. 수업을 마치고 나니 담임교사나 과학 교과전담교사와 협력 수업을 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사서교사가 도감 사용법을 알려주고 교과 교사와는 서식지마다 동물의 특성이 어떻게 다른지 도감에서 찾아 정리하는 형태의 수업이 진행된다면 도서관 자료와 학습 내용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황우석 사태로 불거진 대학의 연구부정 2005년 터져 나온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을 계기로 한국 사회 학문공동체의 연구윤리 문제가 처음으로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벌써 20년 전 당시 황우석 박사는 기존의 과학자들과는 달리 매일 TV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미는 국민적 영웅이었고 과학기술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한국의 생명공학을 세계 제1위에 올려놓을 제1호 ‘최고과학자’였다. 그러나 실상은 세계 유명 저널인 Science지에 실린 논문의 연구결과를 입증할 자료조차 제대로 구비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200명 가까운 여성들이 제공한 2000여 개의 난자들로부터 줄기세포 하나 만들어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험결과를 조작하였다.(홍영남, 2008) 이를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도 연구윤리에 대한 자각이 일어나기 시작하였고, 학회마다 연구윤리위원회가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또한 대학과 주요 정책연구기관에서는 IRB(Institute of Research Board)를 만들어 그 기관을 통해 산출되는 연구의 윤리적 측면을 관리하였다. 각 학회와 대학들은 이제까지 대학의 교수와 대학원생들, 그리고 학회원들 간의 관계를 통해서 체화하였던 연구 윤리적 측면들을 공식적인 제도를 통해서 인식하고 관리하고 통제하게 되었다. 또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한국연구재단과 교육부에서는 연구 윤리 관련 지침들을 만들어 학교 구성원들과 학회 회원들에게 ‘교육’하라는 공문이 수시로 내려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학입시제도의 변화와 더불어 소위 ‘수시’에서 고등학생들의 연구참여와 그 실적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자 소위 명문대학교에서 교수들이 공동저자가 될 만한 합당한 기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녀를 논문의 공동저자로 포함시키는 연구부정행위들이 드러나기도 하였다. 반면, 제도화된 연구 윤리의 지침이 자연과학의 세계에 적합한 방식이라 인문학과 사회과학 연구자, 특히 질적 연구자들에게는 오히려 연구 자체를 어렵게 하거나 정작 중요한 연구 윤리 문제에는 아무런 지침도 주지 못한다는 문제제기가 등장하고 있다. 도대체 이런 난맥상들은 어떻게 해결 가능한 것인가? 연구자가 지켜야 할 도덕적 기준은? 포괄적으로 볼 때 연구윤리(경제·인문사회연구회, 2020: 9)란 “연구자가 연구를 수행하면서 지켜야 할 원칙이나 행동양식”을 뜻한다. 이 연구수행 과정에는 연구의 설계, 제안과 검토, 수행, 그리고 결과 제시와 심의 평가, 환류(feedback)와 수정 및 보완, 결과 발표 등까지를 포괄한다. 이 중에서 한국 사회에서 문제시되었던 것은 간략히 말해 연구과정에 관한 윤리와 연구결과 발표에 관한 윤리로 대별해 볼 수 있다. 과정에 관한 윤리는 가령 ‘생명’ 혹은 인간 대상 연구에서의 윤리 문제 등이 부각되며, 결과발표에 관한 윤리는 위조, 변조, 표절, 부당한 저자 표시 등의 문제가 중요시된다. 요컨대, 연구윤리는 연구의 전 과정에서 연구자다운 연구자가 지켜야 할 원리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이다. 학교교육에서 도덕·윤리교과는 기성 세대인 교사가 어린 세대들과 더불어 어떻게 인간다운 인간, 시민다운 시민으로 키울 것인가에 대한 잠정적 답과 지향해야 할 방향을 함께 논의하며 찾아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다간 규범적 답만 제시될 뿐 학생들의 삶에서 도덕적으로 문제시되는 상황에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는 ‘죽은 지식’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즉, 시험을 치르기 위한, 혹은 수행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피상적 지식으로 남을 수 있다. 특히 기성세대로서 교사가 삶을 통해 보여주는 도덕적 기준은 학생들에게 부지불식간에 내면화된다. 가령, 자신의 자녀의 대학입시에서의 성공을 위해 시험부정행위를 한 교사는 ‘잠재적 교육과정’으로 학생들에게 교육적 공정성이 아니라 가족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도 좋다는 가족이기주의를 가르치는 셈이 된다. 그래서 학생들을 도덕적인 시민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도덕윤리교사는 말할 것도 없고 교사 모두가 되도록 자신의 삶이 학생들에게 모범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최대한 도덕적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학생들의 일상적 삶에서 불거지는 도덕적 문제 상황을 방치하지 않고 교육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또한, 도덕윤리교사들은 되도록 수업에서 학생들의 삶과 결부된 문제상황을 제시하고 이를 토론 등을 통하여 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도록 함으로써 학생 스스로가 도덕적 판단을 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을 중시해야 한다. 학생들이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은 시민으로서의 도덕적 판단력을 기성세대인 교사들과의 일상적 관계 속에서 보고 배우며 실행하면서 키워나갈 때 가능하다. 연구윤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윤리(倫理, ethics)라는 개념 자체가 추상적이기 때문에 연구자들이 실제 연구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호할 수밖에 없으며(경제인문사회연구회, 2020), 그 윤리 역시 ‘사실 학(學)’의 분야와 ‘가치 학(學)’의 분야 등 연구 분야에 따라서 적용되는 구체적인 지침은 다를 수 있다(김태경·장동익, 2016). 특히 인간 대상 연구 윤리에서 ‘자료’의 객관성과 실험 과정의 반복 가능성이 명확한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은 매우 다르다. 가령, 최근 사회과학계에 중요한 연구방법적 흐름인 질적 연구의 경우 ‘자료’의 창출과 질적 수준이 어느 연구자에게나 동일한 것일 수 없다. 다시 말해 ‘객관적’일 수 없다. 또한 연구자와 연구참여자 간의 바람직한 관계 역시 자연과학과는 매우 다르다. 연구자가 연구참여자에게 ‘연구동의서’를 받는 일종의 ‘계약’을 통해 자율적 주체로서의 존중이 이루어졌다고 보는 자유주의적 윤리관으로는 연구자와 연구참여자의 지속적 관계 속에서 자료가 창출되는 질적 연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권력 관계의 문제 등을 제대로 다룰 수 없다(서덕희, 2012, 고민경, 2020). 연구윤리의 문제는 학교교육에서 도덕윤리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연구를 하는 방법을 함께 배우고 익히는 학문공동체를 통해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연구윤리의 추상적 원리는 공유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구체적인 지침 수준으로 오면 학문공동체마다의 차이가 매우 크다. 가장 근원적으로는 연구를 처음 수행하게 되는 대학원생들이 선배연구자들을 통해서 연구하는 방법을 어떻게 배우느냐가 관건이 되므로 이는 교수의 연구자로서의 모범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또한 학문공동체 내에서 구성원들이 직접 경험한 연구 윤리와 관련된 쟁점들을 토론하고 논의하며 공론화하는 과정을 통해서 윤리가 공유되고 체화되어야 한다. 학문공동체를 이렇게 강조하는 까닭은 단순히 사회적으로 불거지는 윤리적 이슈 때문만은 아니다. 황우석 사태나 모 명문대학교 교수들의 연구자로서의 불명예는 연구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내적인 가치보다는 그 성과로 인하여 얻을 수 있는 외적인 가치에 흔들린 탓이다. 최근 연구자들의 학문공동체는 그 어느 때보다 국가의 관료제적 통제와 시장의 교환가치에 좌우되고 있다. 국가는 양화된 연구실적으로 대학을 평가하고 대학은 그 때문에 그 구성원들을 양적인 연구실적으로 통제한다. 실적 중심의 연구 평가는 연구자들을 끊임없는 유혹의 상황에 놓이게 한다. 또한 인간 대상 연구 윤리 역시 관료제가 요구하는 서류 작업만 통과하면 될 뿐 연구 과정에서의 실질적인 윤리 문제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국가와 사회의 온전한 발전이 연구라는 학문공동체의 활동에 기대는 점이 만약 있다면, 국가는 관료제적 통제보다 학문공동체 내의 자율적 자정작용을 활성화시키는 것을 지원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연구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연구자로서 자신의 역할, 가치, 그리고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
“실천공학교육과 평생직업능력개발 글로벌 선도대학으로서 국가발전에 이바지하는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올해로 개교 30주년을 맞은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이 학교의 이성기 총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세계 최고의 평생학습 선도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해 개교 100주년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교육의 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기술교육대는 국가의 미래를 견인할 고급 기능인력 양성을 위한 우수한 훈련교사 배출을 목적으로 지난 1991년 노동부 주도로 설립된 국책대학이다. 국립대 수준의 저렴한 등록금과 풍부한 장학금, 높은 기숙사 수용률로 학생 만족도가 높은 이 학교는 전국 4년제 대학 중 취업률 1~2위를 다툴 만큼 최우수 대학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총장은 “이론과 실습을 5:5로 맞춘 교육과정 운영으로 현장 실무능력 배양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특히 각 전공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교육할 수 있도록 교과목을 신설, 개편하고 융합학과를 설치해 학생들의 융·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대학 최초로 5G 기반의 스마트러닝팩토리를 개관한 것도 융·복합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지난 11월 3일 열린 개교 30주년 행사에서 이 총장은 “실사구시에서 비롯된 실용문화와 성과문화를 바탕으로 공유문화, 혁신문화의 DNA를 심어 세계 최고대학으로 나가는 담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총장은 철도기관사로 시작해 대학 총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 가정형편이 어려워 국립 철도고등학교에 진학해 철도청에서 부기관사로 일하다 대학에 진학했다. 이후 행정고시를 거쳐 노동부에서 관료의 꽃인 차관까지 지냈다. 개교 30주년을 맞았습니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얼마 전 개교 기념 행사에서 정호승 시인이 ‘봄길’이란 시를 선물해 주더군요.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라는 글귀가 적힌 시입니다. 이 말처럼 우리 대학은 개교 60주년, 개교 100주년으로 이어지며 더욱 새로운 교육의 길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가장 취업 잘되는 대학, 가장 교육 잘하는 대학으로 유명한데 비결이 뭔가요? 교육부 대학 알리미 취업률 공시에서 전국 4년제 대학 중 1~2위를 다툽니다. 올 1월 발표된 취업률은 84.7%이고요. 국내 4년제 대학 평균 취업률이 63.4%인 것과 비교하면 무려 20% 이상 높죠. 학생들의 현장실무능력을 배양하는 데 중점을 둔 교육과정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교육과정에서 실험실습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정도 됩니다. 실습이 많다보니 수업시간도 많죠. 아울러 현장 실무경험이 풍부한 교수진과 100여 개 LAB실을 24시간 개방하는 등 우수한 교육여건도 자랑할 만하고요. 다른 대학에서는 보기 힘든 졸업연구작품 제작을 의무화해 전공지식 활용과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강화한 것 역시 우리 학교만의 강점입니다. 시쳇말로 빡세게 공부시키는 학교네요. (웃으며) 대학에 들어왔다고 한눈팔 틈이 없죠. 그래서 학부모들이 더 좋아하는 대학입니다. 그런데 학생들 만족도는 전국 최고라고 들었습니다. 경제적 부담 없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대학이라는 게 가장 큰 매력이죠. 등록금의 경우 공학계열이 230만원, 인문계열은 160만원 수준입니다. 여기에 등록금감면 장학금, 학업생활지원장학금, 근로봉사장학금 등 모두 36종에 달하는 장학제도를 통해 학생 1인당 연 평균 329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됩니다. 이를 계산하면 학생들이 연간 부담하는 학비는 100만 원 남짓에 불과하죠. 기숙사도 11개 동에 2918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전체 대학생 대비 수용률이 80%로 전국 최고수준이에요. 집 걱정, 돈 걱정 없이 공부하는 대학이 우리 학교입니다. 실사구시형 공학기술자를 양성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요. 4차 산업의 특징인 융·복합 교육을 위해 융합학과를 설치해 ‘AI·빅데이터’, ‘AR/VR’, ‘스마트팩토리’의 3개 트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과 융합해 시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는 트랙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으며 13학점을 이수하면 졸업 시 부전공 수준의 마이크로 디그리(Micro Degree)를 받게 됩니다. 융합학과 소속의 학생은 한 명도 없지만 모든 재학생이 융합학과의 학생으로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유연한 교육과정이 특징이죠. 융·복합 교육 지원을 위해 5G 기반 ‘스마트러닝팩토리’를 개관해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스마트러닝팩토리는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클라우드컴퓨팅 등의 기술을 분절하고 돌려보면서 직접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곳입니다. 전문가와 문제점을 풀어가며 작업합니다. 4년제 대학으로서는 처음으로 ‘직업상담사’ 등 고용서비스 전문인력 양성 학과를 개설한 것도 눈길을 끕니다. 그렇습니다. 국내 대학 최초로 ‘고용서비스정책학과’를 신설, 2022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사실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고용서비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상담 인력을 증원해 왔습니다. 아시다시피 독일은 9만 5000명, 프랑스 5만 5000명, 일본 2만 7000명 등 선진국들은 풍부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3200명에 불과한 실정이죠. 그래서 향후 취업 전망은 매우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끝난 수시모집에서 7.88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반응이 좋더라고요. 내년 1월에는 정시모집 가군에서 신입생 10명을 모집할 계획입니다. 학생들이 몰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죠? 고용서비스정책학과는 교육과정 전반이 국가자격증 취득이 가능한 NCS 기반 과정평가형 과목들로 구성돼 있어 정규과정을 이수하고 평가를 거치면 직업상담사 자격증 취득이 가능합니다. 이 자격증을 취득하면 7급공무원 임용시험에서 3~5%의 가산점이 주어져 공무원 임용에 매우 유리합니다. 이번 학과 개설은 우리 학교 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다. 앞으로 우리 대학을 독일의 ‘고용서비스 특성화대학(HdBA)’, 프랑스의 ‘고용서비스 역량강화센터(CIDC)’, ‘고용서비스 경영대학(Universite du Management)’과 같은 국가를 대표하는 고용서비스 전문 교육기관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관료에서 총장으로 변신한 지 3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학교 경영 철학이 궁금합니다. 우리 학교 개교 30주년 슬로건이 ‘사람을 향하는 기술, 세상을 바꾸는 교육’이었습니다. ‘사람을 향하는 기술’은 기본 가치를 인간에 두고 쓰는 것을 편리하게 하면서 삶을 두텁게 하는 이용후생(利用厚生)’의 실천 지향적인 기술공학을 의미합니다. 또 ‘세상을 바꾸는 교육’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현안 문제를 창의적 사고와 도전정신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하자는 뜻을 담고 있어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들 사람에게 이득이 되지 못하면 소용이 없고, 아무리 좋은 교육이라도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는 것 아닙니까.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우리 학생들을 ‘기술로 사람들을 널리 유익하게 하는 융합형 미래인재’로 육성하는 게 바람입니다. 100년을 내다보는 교육을 강조했는데 구상 중인 계획이 있으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기술교육대가 세계 최고의 평생학습 선도 교육기관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교육내용을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요소기술 중심으로 재편하고, 교육과정을 마이크로 크레디트 등으로 유연화할 생각입니다. 교육방법도 첨단 에듀테크를 활용해 다양화시켜 나갈 예정이고요. 또 현재의 직업훈련 교사뿐만 아니라 초·중·고 교사 및 기업 현장 교사 등까지 교육대상을 확대해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의 직업훈련교사 양성 및 훈련까지 수행하는 대학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학교폭력 없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애쓰는 단체가 있다. 학교폭력으로 자식을 잃은 한 아버지가 참척의 고통을 이겨내고 만든 단체다. 아이들이 더 맑고 푸르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단체다. 주인공은 26년째 활동하고 있는 푸른나무재단.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시민사회에 알리고 학교폭력 예방과 치료를 위한 활동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에서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은 청소년 NGO이기도 하다. 지난 1995년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이란 이름으로 출범해 24년간 활동하다 2년 전 푸른나무재단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청소년 폭력 예방을 넘어 비폭력 문화운동, 청년창업, 메이커교육, 공동체 회복 등 보다 폭넓게 시민과 국제사회로 나아간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11월 1일 푸른나무재단은 신임 8대 이사장으로 김경성 전 서울교대 총장을 임명했다.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오랜 바람을 이루게 된 것 같아 무엇보다 기쁜 마음으로 수락했다는 김 이사장. 16대 서울교대 총장,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위원장, 출제위원, 서울고등검찰청 검찰시민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교육계 존경받는 인물이다. 대학 총장 신분으로 푸른나무재단 자원봉사를 자처, 화제를 모았던 그는 이번에도 월급 한 푼 받지 않는 무보수 이사장으로 재능기부에 나섰다. 대학 총장서 학폭 전문가로 ... 무보수 재능기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것,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 학교폭력의 출발점입니다. 과도한 입시경쟁이 부른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죠.” 김 이사장은 학교폭력이 줄지 않는 원인을 이같이 진단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수능 잘 보고 좋은 대학 가라. 돈 많이 버는 회사 취직해 남들보다 잘 먹고 잘살아야 한다.” 부모들이 주문처럼 외우는 이 한마디가 아이들에게서 더불어 사는 가치를 앗아가 버렸다는 것이다. 친구를 누르고 경쟁에서 이겨야만 성공한다는 믿음이 뿌리 깊게 자리 잡으면서 학교폭력은 난제 중의 난제가 됐다. “학교폭력이 누구 탓이냐고요? 우리가 그렇게 키운 것이죠. 무한경쟁시대의 나쁜 부산물입니다.” 김 이사장은 “학교폭력을 없애려면 아이들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고 공감하며 타인을 배려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부모의 의식개선은 물론 공교육에서 인성교육이 강화돼야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배려와 공감 능력을 기르는 교육은 배움을 익히는 초기단계부터 실시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조기교육이 필요한 것은 국·영·수가 아니라 인성교육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공감의 뿌리’(root of empathy) 프로그램을 예로 들었다. 공감의 뿌리는 갓난아기를 유치원과 초·중등학교에 초대해 아이들로 하여금 1년 동안 갓난아기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도록 하는 ‘공감 능력을 높이는 심리 교육’이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을 거친 아이들의 95%에게서 폭력성이 사라졌다는 보고도 있다. 김 이사장은 “‘공감의 뿌리’와 같은 프로그램을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해 공교육에 접목하면 우리 사회에 공감과 배려의 문화가 자리 잡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사이버폭력 크게 늘어 걱정 .. ‘푸른코끼리’ 사업에 기대 푸른나무재단의 핵심사업은 학교폭력 예방-상담-치유의 세 축으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엔 학교폭력 가·피해자 상담에 주력했다. 실제로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고민을 호소하는 곳도 푸른나무재단이다. 학교폭력 위기상담, 중재상담, 긴급출동은 물론 전국어디서나 연결되는 상담전화(1588-9128)도 운영되고 있다. 번호 뒷자리 ‘9128’은 ‘구원의 팔’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김 이사장은 “학교폭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푸른나무재단 상담전화를 통해 도움 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문상담원은 물론 다양한 경력과 연령대의 상담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 중에는 20여 년째 상담봉사를 하는 83세 어르신도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들어 푸른나무재단은 학교폭력 예방에 더 많은 관심을 쏟는다. 학교폭력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 올해 삼성과 함께 개최한 ‘푸코포럼’(푸른코끼리 온라인 포럼) 역시 조기감지와 초기대응을 주제로 어떻게 하면 학교폭력 징후를 일찍 감지하고 효율적으로 예방할 것인가를 논의했다. 사이버폭력도 조기 예방이 시급하긴 마찬가지. 코로나19 이후 SNS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부쩍 늘어났다. 푸른나무재단이 올해 발표한 전국학교폭력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폭력은 전년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사이버 언어폭력과 명예훼손, 따돌림 순으로 많았다. 물리적 폭력은 줄고 사이버폭력은 증가하는 양상이 두드러진 것이다. 푸른나무재단이 삼성그룹과 손잡고 ‘푸른코끼리’ 사업을 시작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청소년들의 친사회적 역량 강화와 사이버폭력 감소를 위한 예방교육을 시행하고 피해학생 치유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김 이사장은 “모바일 기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사이버폭력이 빠르게 확산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행돼 실태 파악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는 학폭법 내 사이버폭력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고 가해자와 피해자 선도 및 보호 교육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학생들이 폭력을 방관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교사, 학부모, 학교전담경찰관, 지역사회의 역량 강화를 위한 기업 파트너를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교육과 민간단체 협업이 학교폭력 예방에 효과적 김 이사장은 또 학교폭력의 저연령화, 흉포화에 따른 촉법연령 인하 주장에 대해서는 개선 필요성이 있다는 말로 공감을 나타냈다.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보호와 회복은 가해학생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니만큼 현재의 법적 절차로는 아쉬운 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학교폭력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양상을 달리한다. 효과적인 대응 방법은 없을까? 김 이사장은 민관 협력체제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학교폭력은 학교만의 힘으로 해결하기 힘든 것이 사실.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교사들로서는 학교폭력 업무가 버겁기만 하다. 게다가 교원양성 과정에서도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경력이 적은 교사일수록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자칫하면 가·피해학생 측 모두로부터 민원과 소송에 시달리는 샌드위치 신세가 되기도 한다. 김 이사장은 “공교육의 잘 갖춰진 시스템과 민간단체의 우수한 역량이 힘을 합쳐 학교폭력 예방과 치유에 나설 때 가장 바람직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9월 유은혜 교육부장관과 김창룡 서울경찰청장이 푸른나무재단을 방문, 학교폭력 없는 안전한 학교 만들기 MOU를 체결한 것은 의미있는 변화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인성교육부터 학교폭력 상담 치유까지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푸른나무재단이 유일하다”는 김 이사장. 그는 “학교가 원하면 언제든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종기 초대이사장 학폭 공론화 결정적 역할 ... 아쇼카 펠로우 선정 알려진 것처럼 푸른나무재단은 학교폭력으로 아들을 잃은 김종기씨가 전 재산을 털어 세운 곳이다. 자신과 같은 비극이 다시는 잃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만들었다. 그리고 초대 이사장을 맡아 학교폭력을 없애는 데 모든 것을 걸었다. 재단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만 해도 학교 및 교육당국 관계자들은 학교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축소하거나 무시하고 혹은 숨기는 경우가 있었다. 학교폭력의 실태가 공공연하게 드러나는 것을 꺼린 탓이다. 학교폭력이란 용어를 쓰지 말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금기시되다시피한 학교폭력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 단체는 푸른나무재단이 처음이었다. 그는 이후 학교폭력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 차원의 접근이 필요한 공공의 문제로 인식되도록 노력하고 체계화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인촌상과 막사이사이상 수상을 비롯, 세계적 명성을 가진 아쇼카 펠로우(Ashoka fellow)에 선정됐다. 김 초대 이사장은 자신의 저서 ‘아버지의 이름으로’에서 “우리에게 도움을 청하는 수많은 아이들과 그 부모들의 절규를 외면할 수 없다”며 “학교폭력이 사라지지 않는 한 결코 가는 길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누군가의 희생이 씨앗이 되고 누군가의 헌신이 줄기가 돼 성장해온 푸른나무. 아름드리 그루터기엔 오늘도 쉴 곳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모두 함께’가 아니면 이룰 수 없는 그곳으로.
“셀소합니다” 글이 또 올라왔다. 이번에는 어떤 사람인가, B는 호기심에 이끌려 게시물을 클릭해본다. ‘셀소’는 셀프소개팅의 줄임말이다. 자기가 자기를 소개하는 소개팅 말이다. 직장인들의 익명커뮤니티 ‘블라인드’뿐만 아니라 교사 커뮤니티에도 ‘셀프소개팅’ 하겠다는 글이 자주 등장한다. 글에는 댓글이 수십 개씩 달린다. ‘보기 좋다, 응원한다’는 긍정적인 반응의 댓글이 다수다. 코로나 시대에도 짝을 찾는 이들은 스스로 길을 찾아간다. 아직은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의 새로운 시도 ‘셀프 소개팅’이라는 제목의 글이 커뮤니티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몇 년 되었다. 필자도 2년 전, 한 교사 카페에 올라온 글로 처음 셀프소개팅이라는 신(新)풍속을 접했다. 자신의 근무여건과 신상에 관한 정보를 올리고 자신과 만날 여자 선생님을 찾는다는 내용이었다. 그 글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았다.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여기가 그런(!) 곳입니까?” 같은 댓글이 이어졌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난 지금은 소개글도 더 자주 올라오고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반응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지켜보던 ‘자칭 결혼선배’가 “셀프소개팅 글을 보니 내가 다 설레고 응원하게 된다”는 응원글을 쓰기도 한다. 2020년, 2030 남성은 연애를 포기하고 여성은 결혼을 포기했다는 기사가 나왔다.대면 만남이 어려운 코로나 시국이 상황을 더 심화시켰다. 그런 슬픈 현실 속에서도 길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청춘의 고군분투기를 어여삐 여기는 결혼선배들의 응원인지, 아니면 실제로 자신은 포기했으나 포기하지 않은 동료를 응원하는 마음인지는 알 수 없지만 셀프소개팅에 대한 시선이 바뀐 것은 분명하다. 셀프소개팅을 소개합니다 셀프소개팅 글에는 자신의 직업, 키, 외모와 성격에 대한 간략한 설명, 종교, 현재 살고 있는 지역, 연애 가능한 지역 범위, 원하는 이성상 등이 포함된다. 남사스럽게 어떻게 이런 걸 직접 쓰고 ‘연락주세요’로 마무리하냐고? 2030 중에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많은 사람이 이미 자기 것은 자기가 챙기는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교사는 우리 사회에서 특히 남의 시선과 평판, 명예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다. 익명이 보장된 비대면 환경은 교사들에게 용기를 내게 했다. 실제로 만남이 성사되지 않는 이상, 내가 누군지 누가 알 수 있단 말인가? 직업을 인증하고 가입할 수 있는 소개팅앱도 많다. 커뮤니티는 동종직업이나 같은 취향 등 유사점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익명의 공간이니 더 좋다. TV나 신문에서 볼 수 있는 결혼중개업체처럼 경제적인 비용을 내야 하거나 횟수 제한, 암암리에 매겨져서 데이트 상대 매칭에 쓰이는 A급, B급 등의 레벨도 없다. 셀프소개팅과 일반소개팅의 차이가 의미하는 것 셀프소개팅은 참여자의 자발성이 없으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스스로 최대한 객관화하여 소개말을 적어야 하며 자신이 올리지 않으면 만남은 없다는 점에서 일반 소개팅(주선자가 있는 소개팅을 편의상 여기서는 일반 소개팅이라고 하자)을 하는 사람들과는 다른 준비과정을 거친다. 이런 부담과 성찰과정을 겪은 만큼, 자신이 올린 셀프소개팅 글을 읽고 접촉해오는 상대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기 마련이다. 일단 자신의 조건이 그 사람의 마음에 들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셀프소개팅이란 어찌 보면 ‘내 조건을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만 만나겠다’는 안정감을 바탕으로 하는 도전이기도 하다. 본인이 선택하기보다는 선택받기를 선택하는 심리적 기저에는 만남에 조건이 중요해진 시대에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마음 또한 자리하고 있다. 셀프소개팅 문화가 보여주는 사회의 변화 소개팅 문화의 변화는 사회의 변화를 보여준다. 주선자가 빠진 개인 사이에 비대면으로 만남이 결정되고 대면 만남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온오프 블렌디드 수업 못지않게 온오프 병행 인간관계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자기 길은 자기가 찾아야 한다는 인식이 만남까지 확장되었다는 점, 객관화가 불가능한 자기소개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가 생기고 있다는 점도 ‘PR시대’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한, 분명한 변화다. 실제로 모 데이트 매칭앱에서는 단순한 프로필이 아니라, 아주 성의 있는 자기소개서를 요구한다니 앞으로는 인간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온라인상으로라도 부단한 자기성찰과 객관화, 글쓰기 기술이 필수겠다는 씁쓸한 예감이 든다. 셀프소개팅은 또한 주선자가 개입될 경우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이 없다는 점에서 훨씬 간편하고 부담이 덜한 선택이다. 주선자가 있으면 ‘주선자 얼굴을 봐서’ 피상적으로라도 있었을 ‘예의 표현’이나 형식적인 행위가 필요 없다는 말이다. 원하지 않는 감정소모, 시간소모가 적고 정리도 빠를 수 있다. 실제로 20,30대 젊은 교사는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선배 교사들을 통해 소개팅을 주선받을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주선자와의 관계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소개팅을 주선했는데 후배가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면 이런 사회상의 변화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사람 사이의 만남에 직업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셀프소개팅 앱이나 커뮤니티에서 직업 인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소개글에는 직업과 연봉, 복지, 미래 전망까지 적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부모님은 부부교사여서 노후 대비도 문제없다”고 부모의 직업과 재산까지 소개하는 글이 많다며, 부모의 직업과 노후 준비도 만남을 위한 ‘스펙’이 되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온라인 만남은 깊이가 없다는 선입견 셀프소개팅을 하는 사람들은 보통 쪽지나 댓글, 메신저 등을 통해 외모 사진도 주고받는다. 만날 만한 사람인지 소개말로 1차 평가(?)를 하고 사진으로 2차를 통과한 후 만나니 실제 소개팅이 성공할 확률이 더 클까? 수많은 커뮤니티에 최근 많이 등장하는 ‘셀소후기’들을 보면, 그것도 아닌 듯하다. ‘조건에 근거한 평가’가 소개말이나 외모 사진으로는 발견할 수 없는, 직접 만나서 시간을 보낼 때만 발견할 수 있었던 매력이 발굴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한계를 만든다. 그러나 ‘온라인 만남은 인스턴트다, 책임감과 깊이가 없다’는 말은 이제는 선입견일지 모른다. 만 2년을 채워가는 코로나 시대, 이제 대학교 2학년이 된 첫 코로나 시대의 새내기들은 랜선 조모임, 랜선 새터 등 온라인 공간에서의 만남이 너무나 익숙하다. 할 수 있는 만남이 대부분 비대면, 랜선 만남인데 그중에는 분명 진심이 담긴 만남도 있지 않겠는가. 온라인으로 시작된 만남이 늘 피상적이고 무책임하다면 온라인으로 하는 수업과 학급경영, 사제관계에는 어떤 기대를 걸 수 있을까. 이미 학생들은 온라인상으로 관계맺기에 익숙해지고 있다.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에게 인연을 글과 앱으로 찾는 행위는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미래의 어른인 그들이 그러하고, 이미 어른으로 살고 있는 2030 교사들도 변화한 사회에 적응 중이다. 교사 커뮤니티의 인기글 중 하나가 ‘셀소합니다’라면, 혀를 찰 것인가? 이것은 이미 인간의 관계맺기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일지 모른다. 온라인 만남은 모두 인스턴트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대한민국은 ‘법치주의’ 국가이다. 법치주의란 좁게는 행정, 넓게는 국가가 법에 의해서 지배된다는 국가의 기본 원리이다. 이에 국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는 반드시 국회가 제정한 법률로만 이루어진다. 국회는 입법권을 가지고 법률을 제정하고 개정하면서 행정부의 정책을 실현하기도 하고, 행정부를 통제하기도 한다. 21대 국회(2020~2024)에서는 1만 2,432건의 법률안이 발의되었는데 그중 3,114건의 법률안이 처리(법률안 반영 2,925건, 미반영 189건)되었다. 법률 중에는 2015년에 제정되어 학교와 공무원 사회를 완전히 바꿔놓은 청탁금지법처럼 국민의 실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법률도 있으나 이런 법률이 있다는 것을 일반 국민은 알지도 못하는 법률도 있다. 우리나라는 법률의 내용과 관계없이 입법 건수가 국회의원의 실적으로 연결되므로 구체성 없는 선언적 내용의 법률도 있으며, 현장과 동떨어진 법률도 있다. 이하에서는 교육 또는 학교와 관련되어 있으나 일반 교사들이 잘 알지 못하는 법률을 몇 개 소개해보고자 한다. 1. 인성교육진흥법 교육기본법 제2조는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으로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9조 제3항은 “학교교육은 학생의 창의력 계발 및 인성(人性) 함양을 포함한 전인적(全人的) 교육을 중시하여 이루어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학교는 교과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전문적 지식을 습득하게 하고, 생활지도를 통해 인격을 도야하고 인성을 함양시킨다. 하지만 기존의 학교 교육만으로는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문제 인식으로 2015년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되었다(2014년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고 사회 전체에 비리와 부패가 만연했다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만장일치로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인성교육진흥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성교육진흥법에 따라 교육부는 2020년 제2차 인성교육 종합계획(2021~2025)을 수립하였으며 교육부는 매년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인증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2019년 교육부가 인증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하지만,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되고 2년 후인 2017년 한국교총이 교사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교사의 46%가 인성교육진흥법을 알지 못한다고 답할 정도로 인성교육진흥법은 제정 취지와는 다르게 학교 현장과 괴리되어 있다. 인성교육은 법 제정 이전에도 학교 현장에서 기본적으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이었으며, 인성교육은 법률로 강제할 수 없고 학교의 교육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체득해야 한다는 점에서 교사들은 인성교육진흥법의 존재 이유를 수긍하지 못하며 인성교육진흥법으로 인한 학교의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2.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 2020년 대한민국의 자살(고의적 자해)에 의한 사망자는 1만 3,195명이고, 사망률(10만 명당)은 25.7명이다. 10대, 20대, 30대의 사망률 1위가 자살이라는 점에서 자살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에서 2012~2017년까지 자살률 1위를 할 정도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자살공화국이다. 이에 국가의 체계적인 예방대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2011년 자살예방법이 제정되었다. 자살예방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자살예방시행계획에 따라 게이트키퍼 교육, 자살학생 발생학교에 대한 컨설팅, 정신건강전문가가 학교를 방문하여 상담 등의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단위학교는 생명존중위원회 구성, 학생·교직원·학부모 연수 실시(학생 연간 6시간, 교원 연간 4시간, 학부모 연간 1회), 정서행동특성검사 우선관리군 강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3.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2 공교육정상화법은 사교육을 통한 선행학습을 금지하여 학교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하여 2014년 제정되었다. 이에 따라 학교는 국가교육과정 및 시·도교육과정에 따라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하며, 편성된 학교교육과정을 앞서는 교육과정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 또한, 입학전형을 실시하는 학교는 입학전형에 학교 입학단계 이전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교육과정 운영 및 선행교육 또는 선행학습 유발행위 여부를 심사하기 위하여 교육부장관 소속으로 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 교육감 소속으로 시·도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를 둔다. 대부분의 선행학습이 학교가 아닌 학원, 교습소 등에서 사교육을 통해 이루어지지만, 공교육정상화법은 학원, 교습소 등에 대해서는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광고 또는 선전을 금지하는 데 그친다는 점에서 공교육정상화법이 선행학습을 억제하고 있는지 논란이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교 교육과정 범위와 수준을 넘는 ‘킬러문항’을 금지하도록 공교육정상화법에 수능도 포함하는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하였다. 인성교육진흥법, 자살예방법, 공교육정상화법이 법률의 제정 목적에 맞게 작동하는지, 실제로 우리 사회나 학교 현장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이를 꼭 법률로 강제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하지만 국가와 지자체, 교육청, 학교의 역할과 관심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므로 교사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법률이다.
도시의 골목 답사는 흥미롭다. 길을 중심으로 이어지니 시선이 자연스럽게 흩어지지 않고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평소 지나치던 자그마한 장면도 보이고 사소한 이야기에도 감동하게 된다. 무엇보다 길, 골목길이 열리고 닫히는 과정에서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니 지루할 틈도 없다. 더구나 도시 답사라는 점에서 조금만 탐색을 하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과 분위기 고즈넉한 카페도 들를 수 있으니 짧은 답사에서 여러 가지 재미를 맛볼 수 있다. 그런 골목이 역사 내력까지 품고 있다면 꼭 들러야 할 곳이 되니 서울 종로의 ‘서순라길’도 그중 하나다. 창덕궁서 종묘 서쪽 담장 따라 걷기 서순라길은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조선시대 순라군이 순라를 돌던 길 가운데 하나다.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종묘 담장의 서쪽을 끼고 가는 길이다. 보통 답사는 창덕궁 앞 권농동에서 시작해서 종묘 앞 봉익동에 이르는 600여 미터의 길을 살펴본 뒤 종로를 만나 서쪽으로 조금 걸어갔다가 단성사 앞, 묘동에서 창덕궁 돈화문 앞의 와룡동으로 이어지는 돈화문로를 따라 올라오는 둥그런 코스로 펼쳐진다. 때문에 시작하는 곳을 종묘 앞으로 잡아도 좋고 단성사 앞으로 잡아도 좋다. 결국 서순라길은 창덕궁과 종묘를 같이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두 개의 세계문화유산을 연결하는 길이기도 하다. 그리고 동네 이름에 와룡이며 봉익처럼 용과 봉황, 종묘를 이르는 묘동이나 궁궐에서 필요한 채소를 기르던 내농포가 있던 권농동처럼 조선 왕실과 깊은 관련이 있는 내밀한 동네임을 짐작하게 한다. 서순라길은 아주 오래된 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어떤 의미에서 조금 갑작스럽게 ‘등장’했다. 조선시대 내내 종묘는 신성 영역이었으니 담장 가까이 건물이 들어설 수 없었다. 그러므로 일정한 영역은 종묘와 민가 사이에 비어있는 공간으로 돼 있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며 종묘는 예전의 권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며 이 일대에 변화가 일어났다. 마침 경성의 인구 증가로 종묘 주변에 주택가 상가가 들어섰는데 그 영역이 종묘 담장에 이어질 정도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종묘 담장은 남쪽 일부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사라진 것처럼 돼버렸다. 이러한 모습은 광복 이후에도 개선되지 못한 채 그대로 이어졌다. 1995년, 종묘 일대를 정비하며 주변에 길이 생겼으니 이때 서순라길이 등장했다. 조선시대 통행금지 때 순라 돌던 길 사실, 서순라길은 조선시대 순라군이 순라를 돌던 길 일부분이며 옛 모습과도 조금 다르다. 조선시대 순라, 그리고 순라군의 등장은 야간통행금지인 야금(夜禁)과 관련이 있다. 조선시대 내내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초경부터 5경까지가 통행금지 시간이었다. 조선시대 밤 시간이란 해가 지고 30분 뒤(혼:昏)부터 해 뜨기 전 30분(신:晨) 정도를 가리키니 계절에 따라 상대적이었다. 같은 5경이라 해도 하지에는 밤이 짧아 각 시간의 간격이 줄어들며, 동지에는 밤이 길어지니 각 시간의 간격도 늘어난다. 이에 따라 야간 시간표는 절기의 변화에 따라 11개의 시간표를 가지고 있었다. 평균을 내면 대략 밤 8시 반 경부터 새벽 4시 반 정도가 된다. 이 시간에는 질병이나 출산, 상가에 드나드는 것을 제외하고는 보통 사람의 통행이 금지된다. 공무로 통행을 하고자 하는 관리들은 일종의 통행허가서인 ‘범야물금첩’을 발급받아야 했다. 이 통행허가서를 내주는 관청, 그리고 야간통행금지를 살피는 관청이 바로 좌·우포도청이다. 물론 조선 후기에는 훈련도감, 어영청, 총융청 등 군대가 동원됐지만 한양도성 내 주요 영역은 포도청 관할이었으니 포도청을 중심으로 살펴보아도 좋을 듯하다. 야간에 통행을 하다가 포도청의 순라군에 발각되는 경우, 지금이 파출소에 해당하는 경수소에 이첩됐다. 그리고 날이 밝은 뒤 처벌 여부를 결정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시간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랐다는 점이다. 초경(1경)과 5경은 곤장 10대, 2경과 4경에는 곤장 20대, 가장 야심한 밤인 3경에 발각되면 곤장 30대였다. 나름 합리적인 처벌 방식이다. 이러한 조선시대 야금법은 1895년에 사라졌다. 배경에는 근대화의 분위기 속 태양력과 24시 제도의 등장, 가로등의 출현, 그리고 도성의 범위 내에서만 순라를 도는 것이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서순라길을 살펴보자. 순서는 창덕궁 쪽에서 종묘 담장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갔다가 종로를 만난 뒤 단성사 쪽으로 옮겨가는 일정으로 구성하려고 한다. 그런데 서순라길이 시작되는 곳부터 약간의 혼란에 빠진다. 왜, 순라군은 종묘와 창덕궁 사이 길은 지나가지 않았을까. 곧 율곡로로 인해 순라군의 감시에 빈틈이 생긴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짐작할 수 있듯이 율곡로는 조선시대에 없던 길이다. 그러므로 순라군이 돈화문에서 종묘 일대를 살피고자 한다면 무척 큰 범위로 돌아야 했다. 돈화문을 나와 종묘의 남쪽까지 가서 다시 창경궁의 홍화문을 지나 창덕궁과 창경궁의 후원을 지나야 비로소 돈화문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중간에 산길이며 숲길도 포함돼 있었다. 이른바 ‘율곡로’는 일제강점기에 생겼다. 1931년 북부횡단도로란 이름으로 조선총독부와 동숭동 총독부의원(옛 대한의원, 지금의 서울대 의학박물관)을 연결하기 위해 놓은 길이다. 1926년, 조선총독부의 경복궁 쪽 이전과 함께 종로 일대 도로망을 총독부 중심으로 놓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처음 이 길을 설계할 당시에는 길이 종묘 쪽으로 치우쳤다고 한다. 이에 대해 순종이 놀라 반대하면서 길은 창덕궁과 창경궁 쪽으로 치우치게 놓였고 지금 모습의 길이 만들어진 것이다. 조선시대 종묘의 권위, 그리고 궁궐의 의미가 모두 무시되는 상황 속에서 놓인 길이 바로 율곡로인 셈이다. 그러한 이유로 ‘율곡로’란 이름은 재고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한편 율곡로 이전 모습으로 재현하고자 하는 계획이 2008년 실시돼 지금은 터널처럼 만들면서 그 위로 창덕궁과 종묘가 연결될 날을 앞두고 있다. 대각사…3.1운동과 백용성 스님 율곡로를 뒤로 하고 종묘 담장을 따라 조금 걸어가면 건물 사이로 사찰 하나가 보인다. 대각사다. 대각사는 3.1운동의 중심지 가운데 한 곳이다. 보통 3.1운동이라고 하면 북촌을 생각하며 불교계 대표라고 하면 만해 한용운을 떠올리지만 대각사는 그런 생각의 폭을 넓혀준다. 3.1운동을 한참 준비하던 당시 백용성 스님이 대각사에 머물고 있었다. 이때 극적으로 기독교와 불교가 함께 하게 됐을 때 백용성 스님은 만해 스님의 요청으로 불교계 대표가 됐다. 백용성 스님은 그 전에 이미 불교 혁신과 함께 독립운동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선농일치’를 주장하며 참선과 노동을 잇는 새로운 불교 운동을 펼쳤으며 여기에서 마련한 자금을 독립운동에 지원하기도 했다. 또한 불교대중화의 일환으로 불경을 한글로 번역하하기 위해 ‘삼장역회’를 조직하기도 했으니 대각사를 통해 백용성 스님을 기억하면 좋겠다. 서순라길을 따라 조금 더 걸어가면 몇 채의 한옥이 보인다. 바로 익선동과 이어지는 한옥이다. 익선동의 한옥은 전통 한옥과는 조금 다르다. 규모도 작고 건축 재료도 이전 한옥에서 볼 수 없었던 유리와 타일을 썼으니 근대 한옥이라고 부를만하다. 이 한옥을 지은 인물은 건양사의 대표, 정세권 선생이다. 작은 규모의 한옥을 익선동이며 가회동에 지으며 넉넉하지 못한 한국 사람들이 그대로 살 수 있게 됐으니 그 덕분에 북촌, 종로 일대는 한국 사람들의 흔적이 비교적 많이 남아있게 됐다. 익선동 한옥은 아주 오래된 건축물은 아니지만 역사적 건축물임에는 분명하다. 참고로 정세권 선생은 물산장려운동과 조선어학회의 후원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서울, 대한민국의 중심이었던 ‘종로’ 조금 더 남쪽으로 걸어가면 귀금속 상점이 즐비하게 들어선 곳이 나온다. 서순라길에는 귀금속을 테마로 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는데 이들 상점과 연계돼 있다. 예전의 명성에 미치지는 못한다고 해도 여전히 굉장한 규모를 자랑하며 서순라길 안팎으로 귀금속 관련 가게가 가득 차 있다. 이렇게 귀금속 가게가 많이 들어선 배경은 바로 조선, 일제강점기 유일한 번화가인 종로와 닿아있기 때문이다. 좁은 골목이 생명력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그 길이 큰길과 집을 연결해주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서순라길의 존재 배경에는 궁궐과 종묘만큼이나 종로라는 큰길의 존재가 중요하다. 종로는 조선시대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정치, 경제의 중심 공간이었다. 최근 경제의 중심이 현대화되며 예전과는 달라졌지만 70, 80년대만 하더라도 종로는 서울의 중심이었으며,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중심지였다. 그런 종로에 기대 1971년 들어선 건축물 무리가 바로 ‘세운상가’다. 서순라길의 남쪽 끝은 종묘의 입구이며 여기에서 다시 남쪽을 바라보면 세운상가가 보인다. 원래 이 자리는 일제강점기, 공습에 따른 화재의 확산을 막기 위한 서울을 가로지르는 공지였다. 그러나 공지는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 그리고 서울로 상경한 사람들의 임시로 세운 가건물로 가득 찼다. 그러던 것을 1966년, 당시 종로의 2배나 되는 넓이(50미터)에 길이 1180미터에 이르는 공간에 대규모 건축물을 지을 계획을 세운 것이다. 북쪽부터 현대상가, 세운상가, 청계상가, 대림상가, 삼풍상가, 풍전상가, 신성상가, 진양상가로 이름 붙인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서며 서울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당시 이 건물의 아파트는 유명인이 사는 특별한 곳이었다. 그러나 강남 개발, 그리고 용산 상가의 등장으로 쇠퇴했다. 2008년, 현대상가를 철거하고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되며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변화 중이다. 서순라길의 답사에서 중요한 곳이 하나 더 남아있다. 서순라길에서 종로를 따라 서쪽으로 가면 만나는 곳, 바로 단성사가 있던 곳이다. 80~90년대, 종로3가 일대는 단성사를 포함해 피카디리, 서울시네마타운 등 세 개의 극장이 모여 있어 늘 사람들로 북적였던 곳이다. 단성사는 우리나라 사람이 운영한 최초의 극장이기도 하며 무엇보다 1919년 10월 27일, 연쇄극(키노드라마) 형식의 ‘의리적 구토’가 상영됐는데 우리나라 사람이 제작한 최초의 영화다. 그래서 이날을 ‘영화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 속에서 극장들은 하나 둘, 예전과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멀티플렉스가 들어오기도 하며 다른 용도의 건물로 바뀌기도 하며 예전 극장가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그래도 단성사가 있던 건물 앞 공간은 서순라길에서 꼭 살펴봐야 하는 곳이다. 단성사 앞 좌포도청과 해월 최시형 이 장소가 바로 조선시대 순라군을 관할하던 좌포도청이 있던 곳이다. 우포도청은 광화문우체국 부근에 있었다. 조선시대 죄인들을 치죄하던 곳이기도 한데 지금 기준으로 죄가 없는 사람들이 잡혀온 적도 있다. 여러 차례에 걸친 천주교 탄압 때 순교한 사람들이 거기에 해당할 것이다. 이 장소에서 기억해야 할 인물이 있으니 해월 최시형 선생이다. 최시형 선생은 동학의 2대 교주로 동학을 창시한 수운 최제우 선생에게 도통을 이어받고 동학의 포교(동학, 천도교에서는 포덕이라고 한다)에 앞장섰다. 이 과정에서 동학의 경전인 동경대전과 포교용 한글 가사집 용담유사를 간행하기도 했다. 또 동학 조직을 정비해 교세를 넓혀나갔다. 이를 바탕으로 교조 수운 최제우 선생의 신원 및 동학교도에 대한 탄압 중지를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으니 1892년의 삼례집회, 1893년의 보은집회가 바로 그것이다. 이때 농민들의 열기가 자연스럽게 1894년 동학농민혁명으로 이어졌다. 최시형 선생은 동학의 교리를 바탕으로 생명사상을 펼쳤다. 하늘, 사람, 만물을 공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물과 환경에 대한 가르침을 펼친 것이다. 예를 들어 ‘이천식천(以天食天)’은 한울(하늘)로 한울을 먹인다는 뜻으로 사람이 먹는 음식은 모두 귀한 생명임을 생각하게 하는 말이며 더불어 그 음식을 먹는 것, 먹는 사람이 얼마나 신성한 일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런 최시형 선생이 이곳에서 재판을 받고 교수형으로 숨을 거뒀다. 최시형을 재판한 3명의 재판관 중 한 명은 동학농민혁명의 원흉 고부군수 조병갑이었다. 악연이 아닐 수 없다. 이 곳을 뒤로 하고 다시 돈화문로를 따라 북쪽으로 걸어가면 원래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은 조금 넓고 쾌적하다. 6조 거리였던 광화문 광장에는 이르지 못하지만 왕이 행차하던 길이라 제법 격조가 있다. 길을 걸으며 조금 고개를 들어보면 돈화문이 보이고 그 위로 백악의 줄기와 북한산이 보인다. 그리고 그 위로 파랗게 빛나는 하늘이 있다. 사실, 그 하늘은 골목길 위에서도 빛나고 있었으니 모든 골목길은 하늘을 매개로 모두 통하는 셈이다.
코로나 감염 일일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학생의 감염도 크게 늘고 있다. 집단감염 양상마저 나타나 전면등교가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설상가상으로 새 변종인 오미크론의 출현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최근 2주간 확진된 12∼17세의 소아·청소년은 2990명에 이른다. 11월 이후의 하루 평균 학생 확진자는 350명 이상으로 10만 명당 확진자가 성인보다 많다. 특히, 12∼17세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24.9%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높이는 게 최대의 과제가 됐다. 학교의 집단감염 진앙 가능성 경고 학교는 밀집 생활을 하는 공간 특성상 한번 감염이 이뤄지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초등학생 대부분은 접종 대상도 아니다. 실제, 12세 미만 초등학생이 학교와 학원에서 감염되는 빈도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학교가 새로운 감염의 진앙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초등학생은 마스크 착용과 위생 관리 등 자기 방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 나오는 초등학교의 전면등교를 재고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괜한 게 아니다. 최근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를 통해 10대 청소년의 백신 접종을 적극 권장키로 했다. 지난 1일에는 교육부총리와 질병관리청장이 이례적으로 호소문까지 발표하며 12∼17세 소아·청소년의 적극적인 접종을 독려하기에 이르렀다. 교육부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보건소 접종팀의 학교 방문 접종과 ‘집중접종 지원주간’(12.3∼12.24) 등을 운영할 방침이다. 현 상황에서 학생들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려는 노력에 공감하지 않는 이는 없다. 문제는 대다수 학부모들은 여전히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백신 접종 후 직접 고통을 겪은 학부모가 적지 않은데다가 접종 부작용이 의심되는 사망, 중증 후유증 뉴스를 계속 접하다보니 자녀에게 맞히길 꺼리는 것이다. 학교 방문 접종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백신 접종 접근성을 높이고, 원활한 전면등교에 실효적이라는 의견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접종 후 쇼크 등 부작용 시 신속한 대응이 어렵고, 학생과 학교에 접종을 사실상 압박하는 모양새라는 이유로 반대한다. 모든 절차와 대응 매뉴얼 제시해야 이 같은 우려를 낮추기 위해서는 교육 당국이 학부모에게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 높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교육현장에는 학교 내 접종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체계적인 매뉴얼을 제시해야 한다. 접종 희망 학생이 몇 명이어야 하는지, 학교운영위원회 찬반을 통해 결정해야 하는지 기준과 절차를 분명히 해야 한다. 또,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응급조치와 대응 요령도 촘촘해야 한다. 자칫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민·형사상 분쟁이나 인사상의 불이익도 들여다봐야 한다. 결국, 학교 내 백신 접종의 성공 여부는 방역 및 교육 당국이 관련한 모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변수를 감안해 신뢰로운 정보와 현장성 있는 구체적 매뉴얼을 제시하는 데 달려있다. 시급하다는 이유로 그저 공문만 던져놓고, 이후 학생 접종률 등 결과만 보고토록 하는 관성적 행정으로는 학부모와 교육현장의 수용성을 높일 수 없다.
수능 성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매년 수능이 끝나면 예상 등급 커트라인과 함께 수능에 대한 총평이 각종 매체를 통해 나온다. ‘이번 수능은 어려웠다’ 혹은 ‘등급 예측이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다’ 등은 거의 해마다 듣는 고정 멘트다.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제자들을 통해 수능을 간접 체험하고, 학부모로서도 수능을 겪으며 아이들에게 수능이 얼마나 어렵고 부담스러운 시험인지를 실감했다. 과목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교사들이 봐도 모호하거나 지문이 너무 길어서 정해진 시간 안에 처리하기가 힘든 문제들이 있다. 수험생 체감 부담 커져 수능이 고교에서 배운 내용을 기반으로 출제된다고는 하지만, 국어나 영어의 경우 학생들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지문에서 출제되는 문항이 많다. EBS 수능 연계율이 기존 70%에서 50%로 낮아진데다 직접 연계가 아닌 간접 연계된 경우도 많아서 수험생들이 체감하는 난도는 더욱 높아지고 긴장 속에서 낯선 문제를 풀어야 하는 부담감이 더 커졌다. 해마다 수능을 본 아이들에게 수능 어땠냐고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이번에 수능 망했어요"라고 대답한다. 이러한 반응은 좀 더 잘 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일 수 있다. 동시에 수능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받는 학생들이 적다는 것을 보여 주는 말이기도 하다. 수능 9등급 체제에서는 시험이 어려워 원점수가 내려가도 상대 평가 방식이므로 1등급과 2등급을 받는 학생들은 존재한다. 그런데 학생 입장에서 보면 어떤가? 해볼 만한 승부를 한 후에 받는 성적이 아니라, 시간 내에 다 풀기도 힘든 시험을 치르고 난 후에 받게 되는 성적을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 난도 너무 높으면 변별력 훼손 시험에서 난도가 너무 높으면 변별력이 심각하게 훼손된다. 너무 어려워서 실력 있는 학생이 틀린 문제를 운 좋게 잘 찍으면 점수가 뒤바뀌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오지 선다형 문제에서 헷갈리는 두 선택지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등급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경우가 있으니 수능이 어려울수록 실력 못지않게 운이 작용하는 시험이라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온다. 올해도 예측불허의 불수능이었다. 지나치게 어려운 난도 탓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수능이 학업 능력을 묻는 시험인지 그날 운을 묻는 시험인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혼란이 없도록 수능 출제기관이 수능의 난도를 적절하게 조절하기를 촉구한다. 학업에 충실했던 학생들이 웃으며 수능 시험장을 나올 수 있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스마트폰 소지율은 거의 90%에 달한다. 특히 요즘 청소년 세대는 유튜브 세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튜브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게임 또한 청소년들에게 여전히 인기다. 스마트폰 두고 늘어나는 갈등 이처럼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늘면서 자녀의 스마트폰 과다사용으로 인한 가정 내 갈등을 호소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학교 가는 시간이 줄면서 이런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와 관련한 연구를 하면서 필자는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관리하는 데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가장 먼저 부모가 자녀 앞에서 핸드폰 이용을 삼갈 필요가 있다. 부모가 지나치게 스마트폰 사용에 집착하면 자녀를 돌보고 자녀의 생활에 신경 쓰는 것이 그만큼 어려워진다. 더구나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통제할 명분을 잃는다. 일부 연구에서 부모의 미디어 이용은 자녀의 미디어 이용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자녀 앞에서 핸드폰 사용을 가급적 절제해야 한다. 부모들은 대부분 규칙을 정해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통제하려고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충분한 대화와 상호합의다. 부모가 일방적으로 규칙을 정해서는 안 된다. 규칙을 만들었으면 일관되게 실천하는 것도 매우 필요하다. 규칙이 수시로 바뀌면 규칙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부모의 어릴 적 경험에 비추어 바라보는 것도 문제다. "나 때는 밖에 나가 열심히 뛰어놀았는데 요즘 아이들은 집에서 스마트폰만 해"라고 생각하면 갈등을 절대 해결할 수 없다. 왜 미디어에 집착하는지 고민해야 달라진 세상, 달라진 환경을 충분히 이해하고 자녀의 미디어 이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요즘 아이들에게 미디어는 일상화됐다. 아이들은 미디어를 통해 친구와의 관계를 지속하고 세상과 소통하며 생활에 필요한 지식을 배운다. 특히 입시교육에 따른 과중한 학업 부담으로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에게 미디어는 학업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중요한 도구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는 최소한 아이가 어떤 게임을 즐기는지, 어떤 유튜브 영상을 좋아하는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 무조건 못하게 할 것이 아니라 좋은 콘텐츠가 있으면 추천해 함께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울러 자녀 세대가 왜 미디어에 집착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결국 디지털 시대에 자녀와 원만히 소통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반성과 노력이 필요하다. 자녀는 부모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교원 수급 불균형으로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최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수합한 ‘시도별 학급 수 및 교원 수 증감현황’에 따르면, 자료가 수합된 13개 시·도 중에 인천과 대전, 울산, 충북, 경북 등 5개 시·도에서 학급 수는 증가하지만, 교원 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에 따르면, 인천 지역은 전체 학급 수가 올해 1만 2019학급에서 2022년에 1만 2187학급으로 168학급이 증가하지만, 교원 수는 1만 7415명에서 1만 7348명으로 67명이 감소한다. 대전은 42학급이 늘어나는 반면, 교원은 138명이 줄고, 울산은 210학급 증가, 교원 18명 감소, 충북은 32학급이 늘지만, 교원 수는 302명이 줄어든다. 또 경북은 전체 학급 수가 118개 증가하지만, 교원은 87명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현장에서는 비정규직 교원으로 ‘땜질’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최근 국회와 교육계를 중심으로 학급 당 학생 수를 최대 20명으로 줄이는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교원정원의 축소는 교육의 질 저하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한국교총은 “학급 수 증가에 따라 필요한 교원을 시간제·기간제 교원으로 채용하는 것은 현 정부가 교단의 비정규직화를 가속화하는 것”이라며 “교육을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2001년에는 비정규직 기간제 교원은 3.3%에 그쳤지만, 현재 12.5%에 달한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5명 중 1명이 비정규직 교원이고, 중학교는 6명 가운데 1명이 비정규직이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교원 수급 문제가 현실로 나타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교원 수가 부족한 중등의 경우, 부산,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충북, 경북 등 7개 시·도에서 교원 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공교육 붕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교총은 “학급 수와 교원 수가 동시에 줄어들지만, 학급 수에 비해 교원 수의 감소가 훨씬 큰 폭인 시·도도 4곳으로 나타나 거의 대부분의 시도에서 학급 수와 교원 수 증감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표한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교원 수급 관련 쟁점: 학생의 교과목 수요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현행 학급 당 학생 수 24.5명, 교사 평균 수업시수 15.1시간으로 산정했을 때, 비교과 과목에서 교원 수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급 당 학생 수 14명, 교사 평균 수업시수 12시간으로 산정하면 전 과목에서 교원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총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과대·과밀학급은 전면 등교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등교 격차가 생겼고, 이로 인해 학습격차, 돌봄 공백 등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며 “지역·학교별 특성에 따라 과밀학급 해소의 관점에서 교원 배치기준을 마련하고 학급 당 학생 수 감축을 위해 교원증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사상 처음으로 5000명대를 돌파한 가운데 교육부가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학교로 ‘찾아가는 백신접종’을 시행하겠다고 밝혀 논란이다. 교총 등 교육계는 학생 간 접종 여부가 드러나 위화감을 조성하고 접종을 압박·강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일 ‘안정적 전면 등교 및 청소년 백신접종 확대를 위한 접종률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주요 내용은 △내년 1월 22일까지 접종기한 연장 △예방접종센터, 위탁기관, 학교·보건소 방문 등 찾아가는 백신접종 지원 △백신접종 집중지원 주간 운영 △신속하고 충분한 백신접종 정보제공 △학교 비상운영 계획 등이다. 이에 교총(회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은 입장을 내고 “실제 학부모들은 백신의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고 부작용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조치가 매우 미흡하다는 점에서 접종을 꺼리고 있다”며 “이를 불식시키지 못하고 접종을 독려, 사실상 압박하는 행정만으로 접종률이 제고될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1일 기준 12~17세 1차 접종자 수는 약 130만 명으로 인구대비 1차 접종률은 46.9%, 접종 완료율은 24.9%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13일부터 24일까지 2주간의 집중 접종 지원 주간을 설정하고 희망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학교 단위 접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가 수요 조사를 실시하면 교육청과 지역 보건소 등이 협의해 보건소 방문 접종팀이 직접 학교를 방문해 접종할 것인지, 보건소나 예방접종센터를 통할 것인지, 관내 위탁의료기관과 연계할 것인지 등의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현장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학교 방문 접종’이다. 경기도의 한 초등 교감은 “고3 학생 사망 사건 등 백신접종 확대로 더 어린 학생들까지 부작용 피해를 입을까봐 학생·학부모를 비롯한 학교 현장에서는 아직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많다”며 “찾아가는 접종 시 이상반응 대처나 학사부담 가중으로 학교 방역에 허점이 생길까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현욱 교총 정책본부장은 “편의·접근성을 높인다는 취지지만 학생 간 접종 여부가 바로 드러나 위화감을 조성하고 자칫 접종을 압박·강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쇼크 등 접종 후 부작용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등 여러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전면등교로 방역과 수업에 피로감이 극에 달한 교원들에게 접종 권고 부담과 부작용에 대한 민원, 책임까지 지울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병원, 보건소 등에서 접종하려던 학생들이 예약을 취소하고 학교로 몰릴 수 있고 이 경우 접종이 몇일 간 이어지며 학생들이 휴식, 조퇴를 원할 경우, 수업 등 학사 혼란까지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학생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당일에 가정과 학교에 통지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현재는 학생이 확진되면 부모에게 알려줄 뿐 학교에 안내하지 않아 확진 학생이 수업을 받아도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신 본부장은 “학부모가 알려주지 않으면 검사를 받았는지, 확진됐는지조차 모르는 현재 시스템은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며 “몇몇 자치구처럼 당일 검사-당일 통보 체계를 갖추고 결과를 학교에도 직접 통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듀테크 NOW] ⑥ 제제듀 많은 학생들에게 수학은 가장 넘기 힘든 벽으로 꼽힌다. 교육당국에서 많은 예산을 투입해 이런저런 대책을 마련하고 교육과정 난이도도 낮춰보지만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제제듀의 이주진 대표는 "수학 문제는 지금 배우는 내용뿐만 아니라 지난 학년, 지난 학기 내용도 알아야 풀 수 있다"며 "기초가 부실한 상태에서 계속 진도만 나가서는 교육과정 난이도를 낮춘들 수포자가 줄어들 리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점에 착안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개발한 앱이 체리팟이다. 학생의 문제 풀이 과정을 AI로 분석해 취약점과 관련한 문제를 매일 3~5개씩 제시한다. 한 문제에 담긴 여러 수학 원리 중 잘못 이해한 부분을 추려내 관련 문제를 반복 학습함으로써 실력을 기초부터 단단히 쌓게 하는 원리다. 풀이 단계별 첨삭이 들어가므로 1대 1 과외를 받는 효과가 있다. 숫자만 바꾼 같은 유형의 문제를 자동 생성하는 기능도 있어 반복 연습도 가능하다. 오전 7시~오후 7시에 푼 문제의 채점 결과는 담당 튜터의 검수를 거쳐 다음날 새벽에 제공된다. 이용 방법도 간단하다. 필기 기능이 있는 태블릿에서는 앱 화면상에서 바로 문제를 풀면 되고, 그 밖의 기기에서는 전용지에 문제를 푼 후 사진을 찍어 전송하면 된다. AI와 담당 튜터가 풀이 과정을 함께 검수하므로 악필이어도 이용에 별 지장은 없다. 일부 사용자는 하루 3~5문제는 학습량으로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 대표는 "수학 참고서 한 권이 보통 1000문항 정도인데 유형별로는 2~3문제에 불과하다"며 “매일 부족한 부분을 효율적으로 채워나갈 수 있어 꾸준히 완수만 하면 충분한 학습량”이라고 설명했다. 체리팟 개발 초기에는 B2C에 집중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교육부, 서울시교육청, 서울대부설학교진흥원 등 공교육 기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유수의 기업에서 기대 이상의 관심을 보여, 이제는 학교용 패키지인 ‘체리팟 스쿨’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기초학력 부진 학생 교육과 방과후 학교 등에서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체리팟 스쿨’은 학생 개개인의 학습 상황과 문제 풀이 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학습관리시스템(LMS)을 제공하고 학교 요구에 따라 일정 부분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 이용 금액은 학생 당 월 3~5만 원 수준이다. 체리팟 이용 관련 문의나 견적의뢰는 카카오톡 ‘AI 수학 튜터 체리팟’ 채널을 통해 가능하다. 제제듀는 향후 학교 시험문제나 활동지, 답안을 업로드해 서술형 AI로 채점하고 학생의 활동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 등을 강화한 '체리팟 O2A'를 출시할 계획이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은 지난 10월 20일 1차 총파업에 이어 12월 2일 2차총파업을 했다. 이에 학교는 대안 마련에 술렁였다. 엄동설한에 빵과 우유로 대체급식을 해야 할지, 단축 수업을 할지, 학부모의 도시락에 의지할지, 재량휴업일로 운영할지 고민이깊었다. 노동자의 노동행위는 법으로 보장한 소중한 권리다. 그러나 학생을 볼모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행위가 정당한지는 한 번 생각해볼 문제다. 자라나는 미래의 학생들에게안정적으로 급식을 제공하면서 노동자의 권리 주장을 병행할 수는 없을까?학생들에게도 맛있는 점심을 먹을 정당한 권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학생들에게 맛있는 점심을 제공하면서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방안 몇 가지를 제안해본다. 첫째, 총파업으로 근무가 어려운 조리종사자를 대신할 대체인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급식을 제공하면서 총파업을 하면 파업 효과가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노동자의 주장이 정당하다면 모든 국민은 그들의 주장에 귀 기울일 것이다. 둘째, 학교급식을 직영급식과 위탁급식 중에 교육공동체 구성원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학교에 자율성을 주어야 한다. 전국의 모든 학교가 직영급식으로 운영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학교가 처한 환경은 매우 다양하다. 대도시학교부터 농산어촌의 소규모학교까지 학교여건에 맞는 급식형태를 학교의 교육공동체 구성원이 선택할 수 있다면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학생의 맛나는 점심을 위한 급식지원비를 학생이나 학부모가 희망할 경우 그들에게지급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대부분의 학부모는 지금의 편리하고 안전한 학교급식 형태를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소수의 학부모는 사랑이 가득 담긴 정성 가득한 맛나는 도시락을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도시락을 통해 부모와 학생이 사랑을 교감할 수 있다면 얼마나행복할까. 넷째, 학교에서 제공하는 급식 메뉴를 다양화해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매일 제공되는 백반 형태의 급식에 변화를 줄 시기가 됐다. 최소한 학교급식으로 제공되는메뉴가 5가지는 돼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면 백반(지금 제공되는 형태), 비빔밥, 칼국수,스파게티, 돈까스 등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메뉴의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 다양한 메뉴 중에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면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창의성과 책임성도 얻게 될 것이다. 다섯째, 학교 급식실도 학생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교직원 나아가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위탁 급식으로 운영한다면 보다 다양한 메뉴를 제공할 수 있고, 주말에도 학교급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주말에 학생과 학부모가 손잡고 와서 맛 나는 점심을 먹는 학교 급식실의 모습을 흐뭇한 마음으로 상상해본다.
■ ‘청원 3법’ 주요 취지 학교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파업 시 대체인력 투입 가능 -교원 투입도 방지할 수 있어 온종일돌봄특별법 제정 -초등돌봄 지자체 완전 이관 교원 잡무 경감 법 마련 -업무량 평가, 잡무 삭제 등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한국교총(회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과 17개 시·도교총(시·도교총회장협의회장 김진선·제주교총 회장)이 되풀이되는 돌봄·급식 파업 대란을 방지하고 교원 전문성 향상을 위한 잡무 경감 등 해결을 위한 전국교원 입법 청원 서명운동을 전개한다. 교총 정책교섭국관계자는 “2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전국교원 입법 청원 서명운동을 진행한다”며 “전국 유·초·중·고 교원, 예비교사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 및 모바일(문자·메신저·커뮤니티 등) 서명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1일 밝혔다. 교총이 이번 서명운동에 돌입한 취지는 ▲학교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노동조합법’ 개정 ▲교원 잡무 경감 ‘학교행정업무개선촉진법’ 제정 ▲초등 돌봄 지자체 이관 ‘온종일돌봄특별법’ 제정 등 ‘3법’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다. 교육공무직 노조 단체는 지난달에 이어 이달 2일에도 2차 총파업을 강행해 학교 현장이 피해를 입고 있다. ‘학생을 볼모로 한 파업’이라는 국민적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이에 대해 교총은 “언제까지 학생, 학부모가 피해를 겪고, 학교가 파업투쟁의 장이 돼야 하며, 교사가 뒤치다꺼리에 내몰려야 하느냐”면서 “국회와 정부는 더 이상 파업대란을 방치하지 말고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해 대체근로가 허용되도록 노조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학교는 노조법 상 필수공익사업장이 아니어서 파업 시 대체인력을 둘 수 없다. 이 때문에 돌봄, 급식대란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 노조법 개정 시 지정·대체인력 투입이 가능해진다. 교사·교감·교장을 대체인력으로투입하는 일 또한 막을 수 있다. 특히 ‘온종일돌봄특별법’ 제정을 통해 돌봄의 국가 사회복지를 더욱 확대하고 교원 전문성을 살릴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돌봄교실의 지자체 직영, 돌봄 인력 고용 승계, 돌봄 예산 확충 등을 담은 온종일돌봄특별법 제정안을 국회가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게 교총 입장이다. 교총은 “학교와 교원이 교육이 아닌 돌봄 사업까지 직접 운영하면서 노무 갈등, 파업의 온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정작 본연의 교육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교육은 학교가 맡고 돌봄은 주민 복지 차원에서 보건복지부가 관할하며 지자체가 운영주체가 되는 발전적 돌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교원 전문성 신장을 위해 교원 업무량 평가 및 불필요한 업무 삭제 등 교원업무총량제 도입의 길을 여는 법 마련도 시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6월 교총이 전국 교원 288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1%는 ‘행정업무가 과도하다’고 응답했다. 행정인력 부족, 돌봄 등 비본질적 업무 전가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실제로 교사들은 CCTV관리, 몰카 탐지, 미세먼지 대비 공기청정기 및 정수기 관리, 계약직원 채용 및 관리, 교과서와 우유급식 주문·정산 등을 일상적으로 맡고 있다. 교총은 서명자료가 모이는 대로 교육당국과 청와대, 국회 등에 전달해 교원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적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윤수 회장은 “이번에 교총이 제기한 ‘청원 3법’은 교원이 학생 교육에 전념할 여건을 만드는데 반드시 필요한 입법과제”라면서 “국회와 정부는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법률 제·개정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대한교육법학회는 오는 4일 서울시립대 법학연구소와 공동으로 ‘2021년 대한교육법학회 연차대회’를 개최한다. 한국교총이 후원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최근 사립학교법 개정과 사학의 자주성 및 공공성’을 주제로 한국교총회관에서 열린다. 발표자와 토론자, 사회자 등만 학술대회 현장에 참석하고 온라인 줌으로 생중계된다. 박인현 대한교육법학회장은 초대 말에서 “지난 8월과 9월 사립학교법이 일부 개정돼 사학의 자주성과 공공성의 측면에서 사립학교법 개정의 주요 내용을 분석, 진단하고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달을 도모하기 위한 조화로운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할 필요성이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기조 발제는 허종렬 서울교대 교수가 ‘사학의 자주성과 공공성의 전제로서의 헌법상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와 학교 교육의 다양성,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주제로 발표한다. 주제 발표는▲초·중등 사학 법제 개편의 주요 쟁점 및 과제▲학교법인 정상화를 위한 제도로서의 사립학교법상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제21대 국회 교원임용 관련 사학법 개정에 대한 종교계 사학의 비판적 고찰▲고등교육법상 인권센터 조사 업무의 법적 성격에 관한 연구에 대해 다룬다.
“학교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원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첫걸음입니다.” 지난 16일,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제20차 사회관계 장관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매우 공감되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의 이면에는 교권 추락과 교실 붕괴의 어둠이 존재한다. 한 학기만에 지난해 넘어선 교권침해 교권침해 발생 건수는 2018년 2454건, 2019년 2662건, 2020년 1197건이다. 수치상 줄었다고 좋아할 수는 없다. 우선 지난해는 코로나로 인한 등교일수 감소라는 변수가 있었다. 올해 등교 확대가 되자 1학기에만 교권 침해 건수가 지난 한 해보다 더 많은 1215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희롱·성폭력 비율이 10%를 넘었다. 무엇보다 교권 침해 건수는 학교교권보호위원회에 심의 건을 기준으로 한다. 피해 교사가 참거나 화해·권고 등으로 넘어가는 숨겨진 사건이 훨씬 많다는 게 현장의 한결같은 전언이다. 왜곡된 학생 인권 강조로 권리와 책임의 균형이 무너진 지 오래다. 문제는 이러한 교실 붕괴 현상이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행동을 지적하거나 교권보호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면 오히려 인권침해나 정서 학대, 성희롱을 당했다며 맞서는 사례가 많다. 담임 교체 요구와 민원제기, 언론제보에 시달린 교사들은 열정이 무너진다고 호소한다. 실제 이러한 교원직무 스트레스 증가는 교원치유지원센터 상담 건수와 법률지원 건수로 확인된다. 상담 건수는 2017년 3498건에서 2018년 5976건, 2019년 8728건, 2020년 8486건으로 4년 만에 2.4배로 증가했다. 법률지원 건수도 2017년 1066건에서 2018년 1914건, 2019년 3329건, 2020년 3981건으로 4년 만에 3.7배가 됐다. 물론 교원치유지원센터가 정착함에 따라 이용 건수가 늘어난 이유도 있겠지만 교사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음을 방증하기 충분한 수치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이번에 발표한 주요 내용은 세 가지다. △학교교권보호위원회 개최 전 교권침해 피해 교원 특별휴가 허용, △ 교권침해 피해 교사에 대한 학교교권보호위원회 개최 요청권 부여 △교원치유지원센터 이용 대상 확대다. 모두 그간 교총과 교육 현장이 요구한 것으로 관련 법령 개정 등 차질 없는 실천을 기대한다. 다만, 피해 교사의 학교교권보호위원회 개최 요청에 있어서는 그 기준과 절차의 보완이 필요하다. 교직원 간 갈등, 업무분장이나 업무 관련 이견, 개인적 사안 등 교육활동과의 관련성이 명확하지 않은 사안으로 무조건 회의 소집을 요구할 경우 혼란이 예상돼서다. "교권 없이 교육 없다"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는 교사의 자긍심과 교권을 지켜 궁극적으로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데 있다. 이러한 교권과 학습권을 지키는 노력에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더욱 나서야 한다. 학교 개방 요구만 하지 말고 학교 방문 사전예약제 법제화, 수업 시간 중 외부인 학교 출입 금지, 무단 침입 시 처벌 강화 등으로 학교 안전부터 챙겨야 한다. 스토킹 범죄, 악성 민원, 근무 외 시간 중 지속적·반복적 연락 행위, 면담 강요 등도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추가해 두텁게 교권을 보호해야 한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교권을 지키지 않는 것은 학생의 학습권 보호와 교육활동을 소홀히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교권 없이 교육 없다’는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
2025년부터 전면 실시한다는 고교학점제를 두고 말들이 많다. 교육 주체 중 고교학점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교사들이 제일 먼저 피부로 느끼고 있다. 어떤 학교는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나 선도학교로 지정돼 고교학점제를 다른 학교보다 먼저 시행 중이다. 이에 대해 혹자는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며 어차피 고교학점제로 갈 건데 미리 준비하는 게 낫지 않냐고 말하기도 한다. 교육부 주장에 동의 어려워 정말 그러한가? 만약 고교학점제가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불리한 제도라면 굳이 먼저 시행해 불이익을 줄 필요는 없다. 오히려 가능한 한 늦게 시행해 그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고교학점제는 말 그대로 일정한 학점(192학점)을 이수하면 졸업하는 제도다. 쉽게 이해하려면 대학의 학점제를 생각하면 된다. 현재의 교육제도에서는 학생들은 출석만 하면 성적과 무관하게 졸업할 수 있다. 그러나 학점제에서는 수업 2분의 3 출석과 학업성취율 40% 이상을 충족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교육부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 변화로 우리 교육도 변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며, 삶에 대한 적극성과 주도성 및 책임감을 지닌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고교학점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사회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는 동의할 수 있으나 미래의 인재상인 삶에 대한 적극성, 주도성, 책임성을 길러주기 위해 고교학점제가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 미래인재상과 고교학점제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어려워서다. 사람들은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학생의 교과 선택 폭이 넓어질 뿐 아니라, 자기 진로에 불필요한 과목의 수업은 줄이고, 필요한 과목의 수업은 더 많이 수강할 수 있어 유리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상은 이와 다르다. 학기제의 시행으로 한 한기에 한 과목을 전부 이수해야 하므로 학생들의 학습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선택과목 수가 늘어난다고는 하나 따져 보면 결국 기존 교과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다. 게다가 진로 관련 과목보다 공부하기 쉬운 과목을 선택해 지식의 편식함으로써 고른 인성의 발달을 저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교사들은 학기제의 시행으로 다 교과 수업과 교과 세특 작성, 학생 관리 등 업무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것을 염려한다. 이런 이유로 고등학교 근무를 꺼려 중학교로 내신을 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반대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이처럼 고교학점제는 이점보다 문제점이 많은 제도다. 아니 이점은 찾아보기 어렵다. 교원의 72% 정도가 반대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교사는 학생에게 유리하면 힘들어도 반대하지 않는다. 교육부는 교사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문제가 있다면 대폭 수정 보완하거나 폐지함이 마땅하다. 교육의 발전과 학생들의 미래를 위한다면 말이다.
그동안 중학교 1학년에서1년 동안 실시한 자유학년제를2025년부터한 학기로 축소 운영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이발표됐다. 자유학기제는 지난 2017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학교장이 한 학기를 자유학기로 선택해서 운영할 수 있던 것을 한 학기 또는 두 학기를 지정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바꾼 후 자유학년제로 대폭 확대 운영돼왔다. 학생들의 시험 부담을 크게 줄이고 토의·토론식 수업과다양한 진로체험을 통해 바람직한 진로를 선택한다는 점에서 자유학기제가 중학교 교육과정에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중학교 1년 동안 시험을 보지 않아 학력 저하 우려 및 사교육비 증가 등 여러 가지 문제점과 부작용을 유발했다. 자유학년제는 중학교 1학년 동안 지필평가를 보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학력 저하 우려가 존재하고 있었다. 이렇다 보니 사교육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대도시학원가에서는 자유학기제를 표적으로 삼아선행반·특별반 모집 등 선행학습을 부추기고 조장하는 광고가 계속 등장했다. 학생들은 자유학년제로 시험에 대한 부담감은 크게 줄었지만 학습 공백과 학습 정체로 인해 자기 실력과 수준을 점검하고 확인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학생들은 학원에서 시행하는 모의고사로 자신의 실력과 수준을 확인하는 동시에 다음 학기에 배울 내용을 선행학습을 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그 결과 사교육비 지출은 대폭 증가했다. 게다가 시험을 보지 않는 학교에서는 공부를 거의 안 하는 반면,학원에서는 오히려 공부를 열심히 하는 기이한 현상도 나타났다. 교과 수업 시간에교사의 지도에 집중하지 않고 몰래 학원에서 배우는 문제집을 푸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결과적으로 자유학년제 실시 이후 학원에서 사교육을 받지 않지 않고 2학년으로 올라갈 경우, 긴 학습 공백으로성적이 내려갈 수있다는 심리적인 불안감과 걱정 때문에 오히려 사교육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학력 저하를 방지하고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학교 1학년 자유학기제를 한 학기로 축소해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다시 3학년 2학기에 진로연계학기를 도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학력 저하 방지 및 진로지도를 위해서는 중학교 1학년한 학기가 아니라 중학교 3학년 2학기로 자유학기제를 한정해서 운영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효과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자유학기제는 진학을 결정하는 중학교 3학년 2학기에 한정해서 실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해 보인다. 왜냐하면 다가오는 2025년부터 고교에서는 전면적으로 고교학점제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학교 1학년이 아닌 중학교 3학년 2학기에 진로 탐색 및 고교 진학 준비를 위한 진로 연계형 자유학기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학력 격차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 교육의 불안 요소이며,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의 약화와 불평등을 불러올 수 있는 문제다. 교육당국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막대한 규모의 예산을 ‘교육회복’이라는 이름으로 투입하고 있다. 기초학력보장법에 대한 큰 기대 이런 흐름 속에서 지난 9월 24일 공포된 기초학력 보장법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내년 3월 25일 시행 예정인 이 법률의 시행령 제정을 위한 의견 수렴이 한창이다. 기초학력의 중요성을 전제로 마련된 법률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시행령 제정 과정을 보면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기초학력보장법 제8조(학습지원대상학생의 선정 및 학습지원교육)와 제9조(학습지원 담당교원) 관련 시행령 마련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안이 제시됐다. ‘1. 기초학력 보장 업무 경험이 있거나 당당할 능력이 있는 교원 1명 또는 다수를 학습지원 담당교사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되, 2, 학교장이 해당 교원의 수업 시수 및 근무 조건을 학교의 여건에 따라 조정할 수 있도록 하되, △ 본인의 희망과 학교장의 동의에 따라 전보를 유예할 수 있으며, △ 담당 교원 지정 후 1년 이내에 직무교육(연수)을 이수하여야 한다.’ 기초학력 업무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업무 전문성 향상과 인센티브 부여 방안을 마련하려는 차원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기초학력 업무에 관한 이해가 상당히 부족해 보인다. 초등학교의 경우 담임교사(혹은 교과전담교사), 중등은 교과별 교사가 기초학력을 지도한다. 기초학력을 총괄하는 부서나 업무 담당자가 있지만, 실행 주체는 기본적으로 모든 교사로 봐야 한다. 기초학력 담당은 행정적 업무지원 성격이 강하므로 담당 교원에게 별도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무리수로 보인다. 학교에서 수업 시수의 감축, 전보 유예 등의 혜택이 부여되는 업무는 학교폭력 업무 정도다. 업무의 경중을 획일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두 업무 간의 온도차는 매우 크다. 기초학력 업무를 담당한다고 해서 다른 교사들에 비해 적은 수업 시수를 배당받고, 인사상 이익을 받는다면 반발이 당연히 클 수밖에 없다. 법률 시행 단계에서 과감한 지원이 필요할 수는 있겠지만, 학교 전체의 구조와 분위기상 납득하기 어려운 과한 방안이다. 교원 충원 없이 수업 시수를 감축하는 것은 결국 다른 교사들의 수업 부담으로 전가된다. 법 취지 구현 방안 심사숙고해야 다시 말하지만, 기초학력 문제는 모든 교사가 역량을 모아야 하는 영역이다. 법률 취지를 살리되 실제적인 기초학력 관리 능력 함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양질의 연수 시스템을 마련하고 전체 교사에게 적용해야 한다. 빠른 정착과 확산을 위한 인센티브 방안을 찾고자 한다면, 학교 현장이 혼란스럽지 않게 다시 디자인해야 한다. 선의라도 현장을 이해하지 못한 탁상행정은 법률의 본래 목적마저 흐리게 만들 것이다. 부디 치열한 고민을 통해 현명한 정책을 만들어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