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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슈2] 교대-국립대 통폐합 논란, 교원양성체제 개편 방향은?

2008년 3월 제주교육대학교와 제주대학교가 통합하여 통합 제주대학교가 출범하였고, 그 당시 필자는 제주대학교에 근무하고 있었다. 그 후 전주교육대학교로 자리를 옮기자 주변의 지인들은 “어떻게 통합하는 곳만 찾아가냐?”라는 우스갯소리를 종종 하곤 하였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이후 교육대학교의 통폐합에 관한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와 학령기 아동 감소 추세가 두드러지고, 국가교육회의에서 교원양성체제 발전방안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면서 교육대학교의 통폐합에 관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였다. 그리고 지난 3월 말 부산교육대학교가 부산대학교와의 통합을 위한 MOU 체결을 가결함에 따라 교육대학교의 통폐합에 대한 논쟁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부산교육대학교의 재학생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사이트에 ‘학생들의 의견을 묵살·묵인한 채 통보 및 추진되는 부산교대-부산대 통합 진행을 고발’하는 청원 글을 올리고 서명을 받고 있으며, 동문 및 상당수의 교수도 통합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전국교육대학교 교수협의회 연합회에서도 부산교육대학교와 부산대학교 간의 통합 관련 MOU 체결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물론 필자가 부산교육대학교의 구성원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부산교육대학교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짧은 시간을 두고 급진적으로 통합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주요 당사자 중의 하나인 학생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추진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부산교육대학교의 재학생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현재 상황은 통합의 정당성 및 투명성에 큰 의문이 제기된다.

 

제주교대-제주대 통폐합이 남긴 것

앞서 잠시 언급한 것과 같이, 교육대학교의 통폐합에 관한 논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2000년대 후반 제주교육대학교와 제주대학교의 통합이 이루어졌고(물론, 총장 선출 문제로 인한 장기간의 총장 부재 및 관선 총장 임용을 통해 추진된 제주교육대학교의 경우는 이번 부산교육대학교의 상황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그 이전부터 교육대학교의 개편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이 제안되어 왔었다.

 

그 대표적인 방안들은 거점 국립대학과 통폐합, 국립 사범대와의 통합을 통한 종합교원양성대학으로의 개편, 교육대학 간 권역별 통폐합, 교육전문대학원으로의 개편 등이 있다. 이들 방안 중 현재 국가교육회의 등에서 강조하고 있는 초·중등교육의 연계성을 고려한다면 국립 사범대와의 통합을 통한 종합교원양성대학으로 개편하는 방안이 가장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사범대 구성원들의 반대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방안 중 교육대학교를 거점국립대학교로 통합시켜 초등과 중등교사를 양성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교육대학교 통폐합 사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체제라는 것이다. 즉, 현재 우리나라와 같이 별도의 초등교사 양성기관인 교육대학교를 설치하고, 교사를 양성하는 나라는 전 세계를 통틀어 거의 살펴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들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논리이다. 이는 아주 어처구니가 없는 논리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사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대학교는 다른 나라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명감과 목적의식을 가진 질 높은 교사를 양성하고 있다.

 

이것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좋은 제도를 다른 나라에서 벤치마킹하는 것이 정상이지, 다른 나라에서 하지 않는다고 잘 운영되고 효과가 좋은 제도를 폐지하자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주장이다.

 

한국 초등교원 양성 시스템은 독보적 존재

둘째, 학령기 아동의 감소에 따라 교육대학교의 정원 축소 및 초·중등학교 간의 연계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초등학교 상황을 잘 모르는 외부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 주장은 상당히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 주장도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학령기 아동이 감소하기 때문에 교육대학교의 정원 축소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산술적인 계산에 기초한 주장에 불과하다. OECD(2020) 교육지표에 따르면, OECD 국가의 학급당 학생 수는 21명, 유럽연합은 20명, 우리나라는 23명으로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는 OECD 평균에 미치지도 못하고 있다.

 

물론 2~3년 전 자료에 근거한 비교이기 때문에 현재 상황은 보다 개선되어 있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지만, 선진국들과의 격차 완화 및 교육의 질 개선을 위해서는 교사 정원 및 교대 정원 감축이 아니라 아직 더 많은 충원 및 확대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학령기 아동 감소를 내세운 주장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초등학교의 ‘학년과 학급’의 형태이다. 물론 학령기 아동이 줄어들고 있고, 이로 인해 특히 농산어촌의 경우 6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학생이 60명이라고 해서 교사를 3명만 배치할 수는 없는 것이 초등학교의 현실이다. 소규모 초등학교라도 최소한 학년에 따라 1학급, 그리고 그 학급에 학생 수가 5~6명에 불과하더라도 교사 1명이 배치되어야 한다. 심지어는 한 개 학년에 학생이 1명만 있는 경우에도 한 개 학급으로 교사 1명이 배치되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초등학교 학령기 아동이 감소한다는 것은 초등학교 교사 감축 및 교대 정원 축소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학령기 아동의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단순한 산술적인 논리로 교육대학교의 학생 정원과 교사 수를 줄이자는 것은 전혀 타당하지 못한 논리이다.

 

오히려 학령기 아동 감소라는 상황을 정원 감축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교육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교육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즉,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한 학급당 학생수의 감소를 교육의 질을 높이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예비교사의 교육역량, 특히 수업역량과 생활지도역량을 혁신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계층 배경·학력 수준·문화적 배경·장애 정도 등에 관계없이 모든 학생이 자신에게 필요한 학습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최고의 교육환경과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육선진국 실현이라는 비전과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박철희 외, 2020).

 

셋째, 초·중등학교의 연계 강화라는 주장도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연계’의 목적이 무엇인가 의문이 든다. 지금 언급되고 있는 사항들을 종합해보면, 초등학교 5학년과 6학년 교사를 사범대학에서도 양성하겠다는 것이 ‘연계’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초등학교 5~6학년 교사를 사범대학에서 양성하는 것이 과연 연계에 해당하는 것일까?

이것은 현재 엄청난 적체 상태에 있는 중등교사 양성과정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즉, 중등교사 양성체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대학교를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연계를 위한 교육대학교의 통폐합을 주장하기에 앞서 사범대학의 정원, 교직과정 이수 학생 정원 및 교육대학원 양성 정원을 대폭 감축시키는 등 현재 자격증 과잉 양산 상태에 있는 중등교사 양성기관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또한 지금 언급되고 있는 ‘연계’ 방안은 교육대학교의 통폐합이 아닌 교사자격증 체제의 개편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다. 물론 자격증 체제의 개편도 위에서 언급한 중등교사 양성체제의 문제점이 해결된 이후에야 추진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만약 현재 상태에서 추진된다면, 이 역시 교육대학교를 희생양으로 삼아 중등교사 양성체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연계’ 방안이 실현된다면 과잉 공급되고 있는 중등교사 양성체제의 문제가 초등교사 양성체제로 전이·확산될 가능성이 높으며, 그 결과 초·중등교사 양성 대학이 모두 제 기능을 못 하게 될 수 있다(박철희 외, 2020).

 

교육적 논리로 교원양성체제 개편 접근해야

물론 현재 우리나라의 초등교사 양성체제가 문제점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교사 양성을 담당하는 교육대학교의 규모가 영세하고, 이로 인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한계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초등교사 양성체제와 교육대학교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상쇄시킬 수 있는 상당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근현대사만큼이나 굴곡이 심한 초등교원 수요에 공급을 맞추기 위해 입학정원의 지속적 감축 등 적지 않은 노력과 희생을 해왔다.

 

그 결과 교원의 양성과 임용이 긴밀하게 연계성을 지니는 효율적인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노력이 토대가 되어 현행 교육대학교들은 사범대학과 달리 목적 대학으로서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되고 있다. 양성과 임용이 연계됨에 따라 우수 학생들이 입학하여 목적형 교사양성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우수한 초등학교 교사를 배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입 → 과정 → 산출’로 이어지는 시스템의 기능 적합성이 높은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박철희 외, 2020).

 

현재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교사 양성체제가 상당한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인지·인식·인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상당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적인 측면이나 단순히 현재의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이 아니라 교육자들이라면 예전부터 들어 왔던 말 즉, ‘교육 본연의 목적과 방법’이라는 측면에서 교사양성체제 개편 및 교육대학교의 통폐합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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