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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서울 수도여고(교장 이준순)는 5일 2012학년도 교내합창경연대회를 열고 협동심과 정서·창의적 표현 능력을 기르는 시간을 가졌다. 1948년도부터 예술교육에 힘써온 수도여고는 1964년 '음악콩쿨'이라는 이름으로 합창대회를 시작, 약 50년이 지난 올해까지 매년 이 대회를 열어왔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2학년 11개 학급 450여명의 학생들은 3개월의 대회 준비기간 동안 서로 소통하고 민주적 의사결정과정과 합의를 통해 하나가 되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이 학교 김남형 교감은 "일반계 고교는 입시에 밀려 예체능교육이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 학교는 합창대회를 비롯 학교축제인 백합제, 미술전시회 등 예술교육을 통해 인성교육과 학교폭력 예방에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특성화고에서 문예 지도를 하고 있는 교사이다. 지난달 24일 경북 영천시에서 열린 ‘임고서원성역화사업’ 준공식에 학생을 데리고 다녀왔다. 고려 말 충신 포은 정몽주의 충절과 업적을 기려 경북 영천시 임고면 양항리 일대에 조성한 추모 기념관을 준공한 뜻깊은 자리였다. 내가 준공식장에 간 것은 제1회포은문학제 전국청소년문예백일장에서 제자가 우수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 학생지도 공적을 인정받아 경상북도교육감 지도교사상을 받게 되어 있었다. 당연히 직접 가서 상을 받는 게 주최 측에 대한 예의라 생각했다. 물론 평일이라 시상식장에 가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우선 4명의 동료에게 수업을 부탁했다. 가는 데만 3시간이 더 걸리는 곳이라 시상식 시간을 맞추기 위해 새벽에 집을 나서기도 했다. 그래도 즐거웠다. 내가 지도한 학생이 상금과 함께 상을 받으러 가는 길이어서다. 준공식은 성대했다. 조순 전 총리를 비롯 지역구 국회의원, 영천시장, 영천시의회 의장, 영천교육장, 3군사관학교장 등 내빈 외 수많은 지역민들이 운집해 있었다. 해외출장중인 경상북도도지사는 영상을 통해 인사하기도 했다. 참석인사 면면 등 매우 뜻깊은 행사에서 뭐가 잘못되었음을 알게 된 것은 식이 끝나고나서였다. 문예백일장을 주관한 영천문인협회 사람들과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상금이 없어졌다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의 믿기지 않는 얘길 들은 것이다. 내가 공모전 안내를 본 것은 네이버의 ‘엽서시 문학공모’를 통해서였다. 거기에는 대상 경상북도교육감상장과 상금 5십만 원, 최우수상 경상북도교육감 상장과 상금 3십만 원, 우수상 영천시장상장과 상금 2십만 원이라 되어 있었다. 지도교사상은 훈격이 경상북도교육감이고, 상금 따윈 없었다. 나는 그 소릴 함께 전해들은 제자의 표정이 금세 울상이 되는 걸 보고 말았다. 동시에 학생의 부모나 교장과 교감, 동료들에겐 이런 황당한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멍한 기분이었다. 사정을 들어보니 영천시청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운운하며 관련 예산을 지원하지 않아 생긴 일이었다. 제1회 대회라 여러 가지 미숙한 점이 드러날 수 있겠으나, 공문서에 제시된 상금 수여 자체가 ‘없었던 일’이 되어버린 것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영천시청만 그런 행사에 예산을 지원하는 게 아니다. 전국의 문인추모 백일장이나 공모전 등은 지자체의 예산지원으로 이루어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난한 문인단체만으로 전국 규모의 백일장이나 공모전을 하는 곳은, 내가 아는 한 없다. 나는 20년 넘게 문예지도 교사를 하면서 지자체가 예산지원을 하지 않아 이미 공지된 수상자 상금이 없었던 일이 된 건 그 어느 곳에서도 본 적이 없다. 전국 규모 대회의 경우 타시·도 수상자의 상금은 줘도 되는 걸로 알고 있기도 하다. 상금 없이 수정된 공고를 영천시청 홈페이지에 탑재한 것만으로 그 황당함이 상쇄되진 않을 것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운운했다면 그것은 무지의 소치이거나 영천시청의 직무유기이다. 공직선거법 제112조 2항은 “지방자치단체가 대상·방법·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 조례에 의한 금품제공 행위는 직무상의 행위”로 규정하고 있는 ‘기부행위 예외조항’을 참조했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정몽주 같은 충신을 추모하는 행사에 그런 오점을 남긴 영천시청의 실책은 크다 할 것이다. 나름대로 사정이야 있겠지만, 차제에 경상북도교육청에도 지도교사상에 그렇듯 인색하게 굴지말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 최악의 경우 예산이 없다면 상장만 달랑 주는 그런 공모전을 개최해 전국적으로 ‘쪽팔리는 짓’은 하지말기 바란다. 이런 이야길 공개하는 것은, 내년부터라도 당연히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해 학생 울리는 공모전이 되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다.
학사 일정을 협의하면서 이번 주에는 약간의 혼란이 있었다. 수행평가 날짜를 협의하면서 6월 첫째 주 금요일로 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것이 의사전달 과정에서 말을 한 사람은 6월 1일로 알았고, 한 사람은 6월 8일로 들었다. 결국 지난주에 허둥지둥 대다가 새로 날짜를 협의해서 시험을 보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런 혼동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6월 1일로 생각한 사람은 금요일부터 시작한 것도 한 주라고 봤다. 반면에 6월 8일로 알아들은 사람은 금요일부터 시작한 날짜는 한 주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다시 말해서 한 주의 개념을 일요일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달리 보았던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주라는 말이 정확히 규정되지 않고 사용되고 있으므로, 엄밀히 따지면 어느 쪽의 해석이 맞다 그르다 할 수 없다. 이럴 때는 오히려 표현을 ‘첫 번째 금요일’로 바꾸면 혼동이 없다. ‘첫 번째 금요일’은 6월 1일이 명확하다. 이처럼, ‘첫째’와 ‘첫 번째’는 순서를 나열해서 표현할 때 많이 쓰지만, 미세한 의미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두 단어의 쓰임에 대해 알아본다. 먼저 사전 검색을 하면, ‘첫째’ 순서가 가장 먼저인 차례. 또는 그런 차례의(수사·관형사).- 시리즈물의 첫째 권. - 우리 동네 목욕탕은 매월 첫째 주 화요일에 쉰다. ‘첫째’는 순서를 나타내는 단어다. 이는 문장의 쓰임에 따라 품사가 다르다. 순서를 나타낼 때 서수사라고 한다. 명사와 문법적 기능이 거의 같아 조사가 결합되기도 한다. 명사의 수를 나타낼 때는 수관형사라고 한다. ‘첫째’는 ‘낱말 가운데 하나 이상의 문법적 성질을 함께 가지고 있’어 품사 통용이라고 한다. 이는 명사로 쓰일 때 주로 ‘첫째로’ 꼴로 쓰여, 무엇보다도 앞서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신발은 첫째로 발이 편안해야 한다./첫째로 그와는 이야기가 통하지 않아 친해질 수 없다.’라고 한다. 그리고 ‘맏이’라는 뜻의 명사로도 쓴다. ‘피붙이라곤 자식 둘 있는데 그나마 첫째는 교통사고로 죽고 지금은 둘째만 남았다./김 선생네는 첫째가 벌써 초등학교 5학년이다.’가 그 예다. ‘첫 번째’는 관형사 ‘첫’과 차례나 횟수를 나타내는 의존 명사 ‘번째’가 이어진 말로, 맨 처음의 차례나 횟수를 뜻한다. 일부 사전에서 ‘첫 번째’의 ‘첫’이 ‘두 번째’, ‘세 번째’ 등의 ‘두’나 ‘세’처럼 수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첫 번째’를 한 단어로 붙여 쓰는 경우가 있다. ‘첫’은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고, ‘두’, ‘세’, ‘네’ 등은 수를 나타내기는 하지만 모두 관형사이므로, ‘첫’만 붙여 쓸 이유가 없다. 더구나, ‘첫 번째’는 ‘두 번째’, ‘세 번째’ 등과 연결 선상에 있는 말이므로 ‘첫 번째’만 달리 처리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첫째에 이어지는 말은 ‘둘째, 셋째, 넷째, 다섯째…’ 등이고, 첫 번째는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로 연결된다. 둘은 모두 순서를 나타내는 표현으로 ‘제이, 제삼, 제사, 제오…’등의 한자어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앞에 열거한 단어는 사전에 등재되어 있고, 뒤의 표현은 관형사와 의존 명사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어구라 사전에 없다. 과거에는 ‘두째, 세째, 넷째’는 ‘첫째’와 함께 차례를 나타내고, ‘둘째, 셋째, 넷째’는 ‘하나째’와 함께 수량을 나타내는 것으로 구분하여 썼던 적이 있다. 그렇지만 언어 현실에서 이와 같은 구분이 인위적이라고 판단하여 표준어 규정(제6항)에서 이를 하나로 통합했다. 즉, ‘두째, 세째, 넷째’는 버렸다. 그리고 ‘제2, 제3, 제4’와 같이 차례의 뜻을 나타내든지, ‘두 개째, 세 개째, 네 개째’와 같이 수량의 뜻을 나타내든지 ‘둘째, 셋째, 넷째’의 한 가지 형태만 표준어로 규정했다. 다만, ‘둘째’의 경우에는 차례를 나타내는 말로 앞에 다른 수가 올 때에는 받침 ‘ㄹ’이 분명히 탈락하는 것이 언어 현실이다. 따라서 ‘열두째, 스물두째, 서른두째’의 경우에는 ‘두째’를 쓰도록 했다. 이는 모두 수사, 관형사이다. 그러나 앞에서부터 세어 모두 열두 개째/스물두 개째/서른두 개째가 됨을 이르는 수량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열둘째, 스물둘째, 서른둘째’와 같이 쓴다. 이는 명사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교육을 통해 유덕한 인격을 지닌 사람을 기르고자 노력해왔다. 이러한 전통을 반영해 오늘날의 교육과정 역시 창의와 인성을 주창하고 있다. 정보사회에서도 물질적 부의 창출은 창의성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지구촌의 모든 국가가 경쟁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오늘날, 기존의 것을 단순 모방하는 정도로는 경쟁에서 앞서기는 고사하고 생존조차 어렵다. 생존의 토대를 마련하고 더불어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부가가치의 창출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 과정도 무엇보다도 창의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교과 떠난 인성교육 실효 없어 이런 점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여러 필요조건 중의 하나가 창의성이라 할 수 있다. 작금의 우리 교육이 창의성을 지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수레의 두 바퀴 중에서 한 바퀴가 창의성이라 한다면 다른 한 바퀴는 인성이어야만 한다. 창의성을 지닌 사람에게 꼭 필요한 또 다른 인간의 성품을 손꼽으라고 한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두말할 나위 없이 즉각적으로 인성이라고 말할 것이다. 창의성만을 지닌 사람이 자신의 이기적 욕망만을 추구할 때는 바로 자신과 공동체의 파멸이라는 무서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창의성은 학교교육에서 교과교육을 통해 함양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비해 인성은 교과교육보다는 잠재적 교육과정 등 교과교육 이외의 장에서 수행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그러나 학교교육의 중핵은 바로 교과교육으로 학교교육에서 교과교육을 떠난 교육은 실효를 거두기가 쉽지 않다. 학교교육에서 교과교육과 더불어 수행돼 온 창의적 체험활동 등 다양한 교과 외 교육과 함께 교과교육이 인성교육에 앞장선다면 학교의 인성교육은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작금의 교육과정에서 추구하고 있는 인성교육은 창의성 교육과 더불어 교과 외 교육뿐 아니라 교과교육에서도 함께 동시에 수행되어야 한다. 특별히 교과교육은 인성교육의 수행에 있어 체계성과 일관성, 그리고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즉, 학교 교과교육의 가장 큰 장점의 한 가지는 일관되게 반복되는 과정에서 교육의 수준과 내용의 질적 상승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인성교육 자료 개발·보급 시급 그러므로 학교에서 교과교육을 통하여 인성교육이 수행될 경우 이와 같은 체계성과 일관성 및 지속성을 동시에 지닐 수 있으며, 나아가 인성의 본질이 지니고 있는 바람직한 습관의 형성에 큰 공헌을 할 수 있다. 한 가지 안타까운 현실은 교사들이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학교현장에서 인성교육을 제대로 수행해보고자 할 경우, 여러 가지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그 중의 한 가지를 손꼽는다면 바로 인성교육 수행에 활용한 인성 교과서를 비롯한 인성교육 자료의 부족이다. 차제에 교육과학기술부 등의 상급 교육행정기관에서 학교 현장교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인성 교육자료를 개발, 보급한다면, 인성교육을 제대로 수행해보고자 하는 학교 현장의 교사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학교 현장교사에게 도움이 되는 교육당국의 실제적 지원을 기대해 본다.
우리 사회에서 가정이 깨지고 있는 것이 이제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가정이라는 제도 존립 자체가 위협 받고 있다. 사회와 국가의 기본 구성단위인 가정이 깨지는데 사회는 온전하겠는가. 현재 대한민국에는 표출되는 여러 주장들을 통합하고 조정할 권위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아무도 믿지 않고 한 번 내놓은 주장은 굽히지 않으며 함부로 비난한다. 권위시대 가고 계약사회로 전통적으로 존중되던 스승의 권위도 존중되지 않는다. 지금의 어른들이 학교에 다니던 과거에는 학부모가 일단 학교에 불려오면 선생님들에 대한 예우가 극진했다. 그런데 이제는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와 선생님을 폭행하는 일이 빈번해 지고 있다. 심지어는 학생이 학교에서 선생님을 폭행한다. 학교에서는 쉬쉬하고 감추고 싶지만 언론은 신이 난 듯 여과 없이 보도한다. 가슴 아픈 일이지만 권위가 지배하던 사회가 이제는 끝나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우리사회가 이제는 전통과 권위가 지배하던 사회에서 서구 선진국과 같은 계약사회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그 변곡점(變曲點)에 있는 것이다. 미국과 같은 계약사회에서는 결혼 전에 미리 나중에 갈라설 경우를 대비해 각자 자기 소유의 재산에 관하여 약정을 한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주식상장일 다음날 결혼을 했다. 나중에 이혼할 경우에 분할 대상 재산에 자신의 엄청난 주식이 포함되지 않도록 그와 같이 결혼날을 받았다는 얘기가 있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로 계약사회의 특징이 드러난다. 필자는 아이들과 함께 미국에 몇 년 머문 적이 있다. 아이들은 공립학교에 다녔는데 학교에서는 수시로 학부형을 불러 학교의 교육방침 등을 설명하고 학칙에 관하여서도 자세히 설명한다. 학부모들은 낮 동안의 업무로 피곤하지만 커피가 담긴 머그잔을 들고 학교로 모인다. 학칙을 여러 번 위반하면 결국에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아이들과 부모들 모두 알도록 하는 것이 미국 사회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급할수록 원칙에 매달려야 산다. 계약사회를 규율 하는 것은 권위가 아니라 규범이다. 학교에서의 교육활동중 학생을 직접 규율하는 규범은 학칙이다. 한국 사회에서도 이제는 계약사회 진입에 맞춰 학칙의 중요성이 강조돼야 한다. 먼저 엉성하고 관대하게 규정돼 있는 학칙들을 세밀하게 정비·강화하고 위반할 때에는 그대로 처분함으로써 학생과 학부모가 학칙을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 학부모에게 학칙 숙지시켜야 학칙의 엄격한 집행을 위해서는 사전에 학생과 학부모에게 이를 숙지시켜야 하고 학칙을 어기면 그때그때 학생과 학부모를 불러 대화를 통해 학칙 위반임을 알리고 어떠한 처분을 받게 됨을 경고해야 한다. 그와 같은 경고 후에도 잘못된 점을 시정하지 않을 때에는 엄격하게 학칙을 적용해 당해 학생을 징계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그 학생은 반복적으로 학칙을 위반하고 다른 학생에게 악영향을 끼쳐 학교는 엉망이 된다. 지금의 현실이 그렇지 아니한가. 결국 학칙 적용을 위해서라도 학생·학부모와 선생님과의 대화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일도 많은데 어떻게 대화할 시간을 갖는가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면 지금 학교상황을 감당할 다른 대안이 있는가. 교권보호를 위한 법률을 만들어 놓으면 바로 교권이 확립되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큰 테두리를 만든다는 의미에 불과하다. 학칙 적용을 위한 선생님들 자신의 노력이 없이는 교권확립은 불가능하다. 다행히 2012년 들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의 개정을 통하여 학칙을 정비할 기반은 갖춰진 셈이다. 학칙에 무엇을 어떻게 담을지 고민해서 이를 정비해야 한다. 그리고 일단 정비해 놓으면 이를 알리고 적용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처럼 학칙을 정비하고 꾸준히 이의 엄격한 적용을 위해 노력해 나갈 때 교권은 서서히 확립되리라 확신한다.
한국교총이 교권붕괴로 파탄에 이른 교육현장의 위기를 알리고 교권을 수호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 언론, 연구기관 등을 대상으로 전방위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교총은 지난달 30일 안양옥 회장과 16개 시·도교총 회장단이 모여 65년 역사상 처음으로 ‘교권수호를 위한 대국민 호소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하고 5일 교과부와 ‘교권침해 최우선 대응’을 내용으로 하는 단체교섭 합의를 이끌어내는 한편 7일 열린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에 교총의 ‘교권 강화 및 사기진작 방안’을 제안했다.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는 교육과 과학기술분야 15명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되는 대통령 자문기구로 이날 전체회의 4가지 안건 중 교총의 제안을 제1호 안건인 ‘핵심 4대 교육정책 현안과 쟁점과 전략’에서 논의했다. 주요 내용은 ▲생활지도 교원에 사법경찰권 부여 ▲교권 사건 ‘원스톱 지원시스템’ 마련 ▲교육청(교육지원청)-경찰청(경찰서) 간 교권보호위원회 설치·운영 ▲학부모의 책무성 강화 등 학교-가정-지역사회의 협력 강화 ▲교·사대 교육과정, 교사 1정 자격연수 등 각종 연수에 교권 및 학생생활지도 관련 커리큘럼 강화 등이다. 자문회의는 회의 결과를 7월 초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교총은 또 27일 총리 주재로 개최되는 ‘제10차 교육개혁협의회’에도 교권수호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교육개혁협의회는 정부부처와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교육정책자문기구다. 아울러 19대 국회에서의 교권보호법 통과를 위해 국회의원들과 긴밀한 협의를 이어 나가는 한편 경기교총(회장 직무대행 유현의)과 함께 지난달 25일 입법예고 된 경기도교육청의 ‘교권 보호·지원에 관한 조례’ 철회를 위한 대응도 하고 있다. 교총 교권국에서는 늘어나는 교권옹호활동을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그동안 함께 운영되어 온 ‘교권옹호위원회’(교권옹호, 교권회복에 관한 사항 협의)와 ‘교권옹호기금운영위원회’(교권침해 사건의 소송 지원에 관한 내용 심의)를 분리·개편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안양옥 회장 역시 KBS 생방송 심야토론(추락하는 교권, 무엇이 문제인가?)과 생방송 뉴스 YTN 24(교권 및 학교폭력의 교사책임) 등에 연달아 출연, 교권수호를 위해 사회 각계에서 함께 노력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 밖에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등에서 실시 중인 교사의 폭력피해나 교권침해 관련 연구에 전문가로 참여해 현장교원들의 교권침해 및 교원고충 사례를 바로 알리고 구체적 대책을 제시하는 등 각종 연구에도 교권보호가 최우선으로 반영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교총 관계자는 “교권침해 사건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 교총의 판단”이라며 “교원들이 다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학생을 지도할 수 있도록 정부, 국회 등에 적극적으로 정책·입법을 제안하고 모두 함께나서줄 것을 요구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대구에서 또 한 학생이 자살헀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마음이 참담해졌다. 대법원은 지난달 21일 학교폭력 예방과 피해자 구제를 위한 소년재판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국가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전하게 성장하는데 법원이 일조할 수 있는 역할을 모색해 봤다. 그런데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비통한 소식을 접하게 되니 법원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특히 소년 보호재판을 담당하는 재판장으로서 마음이 무겁다. 소년보호재판은 비행에 대한 처벌보다 재비행의 방지와 환경 조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소년법 제1조에서도 이런 내용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은 이념을 살리면서 학교폭력을 억제하는 방안으로 가해소년을 범죄소년으로 처리하기보다는 학교장이 가해소년을 소년재판부에 통고하는 방안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다. 통고제도는 학교장 등이 청소년이 저지른 비행에 대해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가정법원에 소년보호사건으로 접수시키는 제도다. 가령 A라는 학생이 청소 당번인데도 청소를 하지 않고 집에 간 B 학생 대신에 청소를 하게 되자 평소에 못마땅해하던 B에게 화가 나 다음 날 아침 교실에서 B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고 하자. B는 코뼈 골절로 6주 정도 치료를 받아야 했다. A는 그 직후 바로 B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했고, B도 A의 사과를 받아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의 수술비와 향후 치료비 등 문제가 합의되지 않는다면 B의 부모는 학교가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A를 상대로 형사 고소를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학교장이 통고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대법원 홈페이지에서 양식을 내려 받아 가정법원에 통고하면, 소년부 판사가 보호사건으로 수리할 것인지 여부를 심리하고, 수리된 후에는 전문조사관이 학교를 방문해 조사한다. 이 때 소년부 판사는 우선 가해소년에게 피해 변상 등 피해자와의 화해를 권고할 수 있으며, 화해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기일을 지정해 소년, 보호자 또는 참고인을 소환할 수 있다. 소년부 판사의 권고에 따라 피해자와 화해했을 경우에는 소년부 판사가 보호처분을 결정할 때 이를 고려할 수 있다(소년법 제25조의3). 화해권고는 단순히 금전적인 배상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가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고 상처를 치유함으로써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의 건전한 사회복귀를 도모하기 위한 제도로서, 화해권고가 성립되더라도 이는 개인적 합의에 불과할 뿐 법적인 강제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위 사례에서 A가 화를 못 참고 B를 폭행한 것이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은 것이 원인이었고, 전문조사관의 조사결과 A에게 우울증 등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법원이 소년과 보호자가 일정기간 심리상담전문가(정신과 의사, 임상심리 전문가, 교육자, 사회사업가 등)에게 2-3개월 간 심리상담과 치료를 받게 하는 심리상담조사를 명할 수도 있다. 이는 소년의 재비행을 예방하고 소년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참작한 적절한 보호처분을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또 가령 B의 부모가 수사기관에 고소를 하고 그 이후 A의 부모와 치료비 등에 대해 합의했다면 소년부 판사는 고소사건과 통고사건을 하나로 처리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청소년참여법정을 활용하기도 한다. 청소년참여법정은 또래 청소년들로 구성된 청소년참여인단이 사건을 심리한 후 적합한 부과과제(봉사활동, 안전운전강의듣기, 형사법정 방청후 소감문 작성, 인터넷중독예방교육받기, 금연크리닉 참여, 부모와 함께 상담소에서 상담하기)를 선정해 소년부 판사에게 건의하면 판사가 부과과제의 이행을 명하고 가해학생이 이를 성실히 이행했을 경우 심리불개시정을 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소년보호재판이 형사처벌적 입장에서 운영돼 오던 것을 탈피해 비교적 경미한 비행사건에 대해서는 교육적 관점에서 보호처분 대신 또래의 눈높이에서 선정한 부과과제를 이행케 함으로써 스스로 교정될 수 있도록 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와 같이 통고제를 활용하면 보호자와 학교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비행 초기에 법원이 교육적 차원에서 적절히 개입해 문제를 조기에 해결할 수도 있고,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아 범죄경력이 남지 않은 상태에서 비행교정을 위한 보호처분을 신속히 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단순히 가출해 무단 결석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유 등으로 통고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된다. 학교폭력은 가족, 교사, 학교, 지역사회, 사법기관이 피해자와 가해자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서로 협력하며 방안을 찾을 때 비로소 감소시키고, 예방할 수 있다. 이 점에서 법원이 학교와 머리를 맞대고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혜안을 도출할 수 있길 기대한다.
2002년 1월17일 오전 10시 5분.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미국 콜로라도대(University of Colorado at Boulder) 캠퍼스의 겨울 공기를 가르며 마구 달려가고 있었다. 허겁지겁 숨을 몰아쉬며 강의실로 뛰어들었지만 수업은 이미 시작된 지 오래였다. 강사는 싸늘한 눈길로 힐끗 지각생을 쳐다보더니 계속 수업을 진행했다. 학과명은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과목명은 브랜드 전략이었다. 강사는 빌 와인트로브. 당시 쿠어스 맥주 부사장이었던 와인트로브는 미국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히는 마케팅 전문가였다. 브랜드위크가 선정한 ‘올해의 마케터’에도 이름을 올렸다. 쿠어스 맥주 본사가 콜로라도 주에 있었기 때문에 대학에서 그를 강사로 영입한 것이다. 와인트로브는 혹독할 정도로 과제를 많이 줬다. 나는 지각을 만회하려고 정말 열심히 첫 과제의 페이퍼를 만들어 제출했다. 그러나 내가 받은 점수는 C+였다. 대학원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점수였다. 그는 페이퍼 끝에 빨간 글씨로 “당신은 마케팅의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적어 놨다. 가슴을 후벼 파는 듯이 아팠다. 그의 지적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콜로라도대의 한 가운데 록키산맥을 마주보는 중앙도서관이 자리 잡고 있다. 나는 주로 도서관 3층에서 책을 보고 페이퍼를 썼다. 어느 날 밤늦게까지 페이퍼에 몰두하다 고개를 들어보니 그 넓은 도서관 안에 나 혼자 앉아 있었다. 3월 7일 중간고사에서 93점을 받았다. 의기양양했지만 성적표를 받아보니 B였다. 와인트로브에게 쫓아가 항의했다. 그는 “A는 94점부터”라고 일축했다. 욕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그의 말이 맞기에 참았다. 나는 그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존경하는 것 같았다. 그는 마케팅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자였고, 강의를 통해 그것을 충분히 증명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 주 한 주가 지나며, 내 페이퍼 점수는 B에서 A를 오가기도 했고, 4월 11일에 제출한 페이퍼에는 처음으로 ‘Excellent’라는 빨간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5월 2일 기말 시험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다. 월드컵 분위기 속에서 공부 때문에 받았던 스트레스를 털어내고 싶었다. 일주일 뒤 인터넷으로 기말 성적을 확인하니 내가 들은 세 과목 모두 A를 받았다. 브랜드 전략도 거짓말처럼 A라고 찍혀 있었다. 나는 그날 와이트로브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다. 나는 IQ도 높았고 고등학교 때까지 성적도 좋은 편이었지만,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은 아니었다.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갈 때 평균 학점이 2.0도 안됐다. 특별히 공부를 해야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내가 30대 후반의 나이에 멀리 콜로라도까지 날아가서 모욕을 참아가며 공부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공부를 하고 싶은 확실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대학에서 정치·외교를 전공했고, 신문사에서도 주로 정치부에서 일했기 때문에 정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1999년부터 2000년까지 서울신문 민영화 작업에 참여하면서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정치·외교·군사에서 경제·금융·비즈니스로 옮겨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마케팅을 꼭 공부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 당시 저널리즘 스쿨에서 마케팅을 가르치는 학교는 전 세계에서 둘 뿐이었고 그 가운데 하나가 콜로라도대였다. 콜로라도에서 보낸 2년 동안 나는 한국에서 16년 동안 학교를 다닌 것보다 훨씬 더 열심히, 많이 공부했다.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대부분의 교육자들은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치고, 옳은 길로 인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나의 경험으로 볼 때 최선의 교육은 학생들 스스로가 절실하게 공부할 필요성을 느낄 때 가능한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그런 절실함은 어린 학생들이 느끼기 쉽지 않은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래서 교육이 어려운 것 아닐까.
1992년 수교 이후 한중 관계가 활화산 같이 타오르고 있다. 중국은 한국의 제1의 무역대상국, 한국은 중국의 세 번째 무역대상국이 되었다. 2011년 기준으로 한중간 교역량은 2456억 달러이며, 2015년까지 300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인적교류도 활발하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사람이 1998년 21만명에서 2011년 220만명으로 늘어났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나간 사람도 2011년에만 418만명이나 된다. 그러나, 활발한 교류에 못지않게 한동안 한중간에는 반한(反韓)이니, 혐중(嫌中)이니 하는 말이 나돌았다. 그럼에도 한중관계는 금년 20돌을 맞으며 성숙한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 한중 양국이 성숙한 관계로 나아가는 것은 확실하지만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있다. 중국은 한국에 어떤 존재인가? 한마디로 단언할 수는 없지만 필자가 볼 때 중국은 한국의 아킬레스건이다. 아킬레스건이란 발뒤꿈치 뼈에 붙어있는 힘줄이다. 이 힘줄은 장딴지의 근육을 발뒤꿈치에 연결시키는 작용을 한다. 신체에서 가장 강력한 힘줄로 길이는 15센티쯤 된다. 중국을 아킬레스건이라고 해석해 봤을 때 좋게 해석하면 한중관계는 힘줄로 강하게 연결된 좋은 관계다. 그러나, 아킬레스건은 치명적 약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원래 아킬레스건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아킬레우스의 어머니 테티스가 자식을 불사신으로 만들려고 스틱스강에 담갔는데 손에 잡고 있던 발뒤꿈치가 물에 잠기지 않아 유일하게 상처 입을 수 있는 부위가 됐다는 고사에 따라 아킬레스건이 ‘치명적 약점’이란 뜻으로도 쓰이는 것이다. 그러면 한국과 중국의 관계에서 중국은 왜 아킬레스건일까? 첫째, 아킬레스건이 상징하는 것처럼 한중 양국은 강인한 공동 힘줄의 역할을 통해 상호발전을 도모해 왔다. 아킬레스건은 가지마근과 장딴지근이 수축할 때 나오는 강력한 발바닥 굽힘을 통해 걸을 때 몸을 앞으로 나가게 하고, 달리거나 뛰어오를 때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중국이라는 아킬레스건은 2000년대의 세계경제를 이끄는 상징이 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은 중국의 성장에 기대 수출을 촉진했고, 중국 또한 한국을 통해 부족한 면을 채워갔다. 이렇게 한중이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관계로 발전한다면 아킬레스건은 한중관계의 끈끈한 협력의 상징이 될 수 있다. 둘째, 중국의 발전은 우리에게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위기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중국경제의 비약적 성장과 함께 중국의 국제적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력도 매우 커지고 있다. 현재 한국경제는 좋든 싫든 중국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중국이 지속적 발전을 할 경우에는 한국에도 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만에 하나 중국 경제가 경착륙을 지속하면 한국에는 독이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은 우리에게 아킬레스건 즉 치명적 약점이 될 수 있다. 셋째, 지정학적으로 한국은 중국이라는 큰 나라에 옆에 놓여 있다. 우선 나라 크기나 인구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보통 강한 상대가 옆에 있게 되면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 영향력에 휩쓸릴 수 있다. 이것은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아무래도 이런 지정학적 불리함이 우리에게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한국과 중국은 체제가 다른 국가다. 체제가 다르다 보니 역사에 대한 해석이나 인식, 생활습관 등이 많이 다르다. 또 정치체제나 경제체제도 다르다. 이런 다른 체제를 가진 나라가 바로 옆에 있고, 그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유리한 점보다는 불리한 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 또한 중국이 우리에게는 아킬레스건이 되는 측면이다. 중국이 한국의 아킬레스건이라면 한국도 중국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한중이 가진 강점과 약점이 미래지향적으로 승화돼 동북아평화와 공동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는 상호노력이 필요하다.
친환경 체험활동으로 인성 교육의 효과를 톡톡히 보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금화초(교장 서석영)는 5일 부여군과 친환경농업인연합회와 협약을 맺고 학교 운동장에서 1인 1모 모내기를 체험하는 ‘친환경 벼 사랑 체험농장 활동’을 펼쳤다. 이 행사는 도시 어린이들에게 농촌문화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논을 돌보면서 먹거리에 대한 소중함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르게 하기 위해 개최됐다. 행사에 참여한 충남친환경 농업인연합회 주형로 회장은 “모심기 체험을 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농업에 흥미를 갖게 되며 자신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농촌에서 고생하는 것도 이해하게 된다”며 “교육에 농업을 접목시키면 인성교육의 효과는 저절로 따라 온다”고 말했다. 이 학교 서석영 교장은 “이번 체험으로 남을 헐뜯고 탓하기 앞섰던 학생들이 자신이 심은 모에 관심과 애정을 쏟으면서 작은 생명도 소중함을 깨닫고 친구를 배려하는 법을 배워 학교 폭력 근절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서영(5학년) 학생은 “그동안 도시에서만 자라 모내기를 경험할 기회가 없었는데 농부들이 얼마나 힘들게 쌀을 생산하는지 알 것 같다”며 “추수 할 때까지 매일 아침마다 돌보면서 열심히 벼를 키우고 싶다”는 다짐을 밝혔다. 대구 가장 변두리에 위치한 전교생 70여 명의 소규모 학교인 대구서천초는 지난해 5월 ‘아토피 치유 행복학교’로 지정받아 학교 텃밭에 직접 채소를 심고 기르며 수확한 채소를 급식재료로 활용하는 등 건강 증진 및 자연친화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이 학교 이재훈 교사는 “주변 자연환경을 이용해 환경성 질환을 앓고 있는 학생들을 치유하는 방향으로 특성화한다면 소규모 학교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영천중앙초 또한 ‘원예활동 활성화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식물과의 상호작용을 위한 이동식 화단 및 텃밭을 구성, 교과 및 매주 수요일 방과 후 원예반 활용에 이용하면서 학생들의 정서지능, 소통능력 향상에 활용하고 있다.
경찰과 학교의 학교폭력 공동 대처에 핵심 가교 역할을 수행하게 될 ‘학교 전담 경찰관’ 발대식 및 워크숍이 5일 경찰청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513명으로 증원 배치된 학교 전담 경찰관은 앞으로 교육당국과 협력해 보다 체계화, 전문화된 학교폭력 근절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날 발대식에는 김기용 경찰청장, 김응권 교과부 제1차관,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을 비롯, 550여 명의 경찰ㆍ장학관들이 참석했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지난해부터 학교폭력 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노력해온 결과 설문조사에서 학교폭력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17.2%에서 8.9%로 감소하고 일진 및 폭력서클 563개를 파악해 505개를 해체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학교 전담 경찰관들이 학교 폭력의 해결사라는 사명감을 갖고 역량을 개발할 것”을 당부했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많은 교사들이 학교폭력 문제를 학교 안에서만 해결하려다가 어려움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은데, 경찰과 함께 협력해서 나아가게 된 것이 기쁘고 사회 각 분야에서도 전폭적으로 지지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발대식 후 개최된 워크숍에서는 학교폭력 근절 우수사례가 발표됐다. 전북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 김태형 경정은 카카오톡 등 SNS로 학생들과 1:1결연을 맺어 피해학생이 도움을 요청해 오면 주민신고를 받고 출동한 것으로 가정, 보복과 폭력 피해를 동시에 막을 수 있었던 사례를 소개했다. 김 계장은 “오랫동안 고민하고 피해의 정도가 심각한 학생일수록 이야기하는 것을 더 어려워하는 것 같다”며 “이 아이들이 용기내서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주는 것이 전담 경찰관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발대식에 참석한 수서경찰서 김창수 경위는 학교 전담 경찰관이라는 명칭 대신 ‘어깨동무 폴리스’라는 친근한 명칭으로 변경해 활동하며 비행청소년을 경찰서로 데려와 밥을 사주고 이야기도 들어주며 바른길로 인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김 경위는 “학교폭력 문제에 관심 많은 경찰들이 학교 전담 경찰관을 해야 자발적이고 효과적인 업무 수행이 이뤄질 것”이라며 “현장에서 활동해보니 교사들과의 정보공유가 어렵다는 점을 느꼈고 협력 체제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9개 교대와 한국교원대 등 교원양성대학들이 도입할 총장 공모제안이 확정됐다. 5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열린 교원양성대학교발전위원회(공동위원장 김상용 부산교대총장‧안양옥 한국교총회장)의 총장공모제추진소위원회(위원장 김선배 춘천교대 총장)는 ‘교원양성대학교의 총장 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지침 제정안’을 마련했다. 교원양성대학 총장공모제안은 지난 5월 전국 국공립대 중 최초로 공모제를 실시한 강원대와는 차별화된다. 강원대의 경우 공모제 관련 조직이 3개였지만, 교대는 후보초빙위원회 없이 총장임용추천위원회(총추위)와 관리위원회 2개만 운영된다. 최종 결정권을 갖는 총추위 인원도 15~20명으로 규모도 절반이며, 결정 방식도 다득표 순이 아닌 점수 합산제를 채택했다. 학내 인사 5~7명으로 구성되는 관리위원회는 선거 과정의 모든 행정적 지원과 후보자 초빙 업무를 수행하게 되며, 학내·외 인사 15~20명으로 구성되는 총장임용추천위원회는 총장 후보자들을 평가(서류 및 면접 등)해 임용 추천자를 최종 선정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교육공무원임용령에 따라 외부인사 25%, 여성위원 20%로 구성된다. 김선배 위원장은 “근소한 차로 총장이 선출되는 등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어, 지지도를 가늠할 수 있는 점수 합산제를 택했다”며 “심사 이후 마지막 표결 여부는 각 대학에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총장 임기가 만료되는 광주교대를 시작으로 전국 교대에 공통 적용되며, 각 교대는 이 안을 바탕으로 세칙을 마련하면 된다. 박사과정설치추진위원회(위원장 박남기 광주교대 총장)도 특수대학원인 교육대학원을 박사과정 설치 여건이 가능한 대학부터 순차적으로 교육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교육전문대학원으로 전환 시 교육대학원은 폐쇄하고, 석사 정원은 승계한다. 단, 박사과정 1명당 석사과정 1.5명을 줄이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교육전문대학원에서는 교사자격증은 발급하지 않기로 했다. 박남기 위원장은 “올 연말에는 모집공고가 가능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전문직 추세에 맞춰 학부와 대학원을 통합, 교육전문대학원에서 교원을 양성하는 체제로 가야한다”고 설명했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교육대학원이 개설(1996년)되기 전인 1994년부터 박사과정 설치를 주장해 온 교총의 요구를 현실화하는 데 참여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면서 “교과 전문가를 넘어 학급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갖춘 우수한 전문직 교원 양성에 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교원양성대는 지난해 교과부와 직선제를 폐지하고 공모제를 도입하는 등 구조개혁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올 1월 출범한 교원양성대학교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공모제 도입, 박사과정 설치, 교‧사대 교육과정 개편 등을 소위별로 논의해 왔다.
‘통합형’ 작은 시골학교의 성공 사례 소규모학교 통폐합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교총과 교과부는 5일 교섭을 통해 교총이 대안으로 제시한 통폐합 대신 ‘통합형’학교로 운영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교총이 제안하는 지역 거점 평생교육센터로서의 역할을 하는 ‘통합형’학교는 어떤 모습의 학교일까. 학생들의 정규수업은 물론 다양한 방과후교실과 평생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은 물론 각종 지역모임이나 문화활동의 중심지 역할까지 해내고 있는 ‘통합형’ 작은 시골학교의 성공 사례를 찾아봤다. 전북 완주 이성초(교장 성락인)는 시골 소규모학교가 지역 공동체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대표 사례다. 이 학교는 2007년 학생 수가 24명까지 줄어 한때 폐교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마을 전체인구가 764명에 불과하고 그중 46%가 65세 이상 노인인 현실에서 당연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성초 교사들은 학생 교육을 넘어 지역밀착형 학교운영을 통해 이 위기를 극복했다. 서예·한국화 등 주민대상 10여개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야간에는 '별빛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학교 도서관을 개방해 지역주민들로부터 존재의 이유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힘입어 교사들이 직접 졸업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총동창회를 복원, 매년 학교 운동장에서 체육대회를 여는 등 지역 출신자들과의 연결고리도 형성했다. 그 결과 불과 1~2년 만에 학생 수는 100여명 증가했고, 학교는 지역공동체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교육·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잠깐 스쳐가는 붐 현상도 아니었다. 현재도 이성초는 전교생 149명의 작은 학교지만 내실 있는 교육을 위해 규모를 확대하고 있지 않을 뿐, 타지에서도 전·입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많아 대기 순번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2007년부터 6년째 이 학교에 근무하면서 학교 변화에 일조한 김연진 교사는 "이성초는 이 지역 주민들에게 거의 유일한 교육문화시설"이라며 "올해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도자기, 노인 한글교실, 건강발마사지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어르신들이 너무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노인 한글교실을 옆에서 지켜보시던 몇 분이 '같이 배우고는 싶은데 한글은 이미 알고 있으니 대신 영어를 가르쳐 줄 수 없겠냐'고 하셔서 따로 세 분을 모시고 영어를 가르쳐드리고 있다"며 "어르신들은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무척 즐거워하시는데 이런 시골에서는 학교가 이런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고 말했다. 이 학교 성락인 교장은 “학교의 다양한 평생교육프로그램을 경험한 주민들이 이제는 학교가 없어지면 지역사회문화 중심이 사라진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교생이 55명밖에 되지 않는 원주 황둔초는 학생보다 더 많은 70~80명의 지역주민이 학교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황둔초가 있는 원주시 신림면은 정부 귀농정책에 따라 도시에서 이주해 온 가족들이 많아 비교적 문화·교육적 수요가 많은 편이다. 다른 농촌지역에 비해 비교적 시설이 잘 갖춰진 편이었지만 초기엔 주민들의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황둔초가 강원도교육청 평생교육연구학교로 지정되면서 생활도예, 컴퓨터, 사물놀이 등 다양한 평생교육을 실시하자 지역 주민들의 만족도가 크게 개선됐다. 학교도서관을 마을도서관으로 개방한 것도 큰 호응을 얻었으며, 동문회 축제, 인라인 축제 등 지역 행사를 봄, 가을에 개최해 마을 주민의 화합 도모에도 기여했기 때문이다. 이 학교 안용화 교사는 "시골 학교가 지역 주민들에게 소중한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적어도 마을 하나 당 학교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광고에 등장해 화제가 된 제주 애월초 더럭분교장은 시골학교의 중요성을 공감한 교원과 주민이 똘똘 뭉쳐 폐교 위기에서 벗어난 케이스다. 제주 애월읍 하가리 주민들은 마을에 사람이 늘어야 학교를 다닐 아이들도 생길 것이라는 생각으로 2010년 마을회관 옆에 10가구 규모의 연립주택을 짓고 외지인을 대상으로 주택임사 사업을 추진했다. 교사들은 학생 수가 적은 시골 소규모학교의 이점을 살린 친환경·인성교육으로 주민들의 성원에 화답했다. 소규모학교에 관심을 갖고 있던 젊은 부부가 서울, 경기, 부산 등지에서 모여들자 마을에는 활기가 돌기 시작했고 2009년 16명까지 줄었던 학생이 46명으로 늘었다. 덕분에 더럭분교는 폐교 대상에서 제외됐을 뿐 아니라, 전체 3개 학급에 교사 3명이었던 학교가 6개 학급, 교사 7명으로 확대돼 복식수업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러한 시골 소규모학교의 교육·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려온 것은 사실 교과부다. 이주호 장관은 2010년 좋은학교 박람회에 다녀온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좋은 학교 박람회에서 전교생이 76명에 불과한 남해 산동초 학생들의 오케스트라 연주가 상당히 감동적이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좋은학교 박람회, 방과후학교 페스티벌,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등 교과부가 선정한 우수하고 좋은 학교 명단에서 전북 이성초, 함양 서상초, 영월 봉래중, 서천 한산초, 전북 마령고 등 소규모 농산어촌학교들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다. 교과부 스스로 이들 학교의 존재가치를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경제논리를 펴는 모순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규모학교 딜레마에 대해 김성열 경남대 대외부총장은 “도시 학교와는 달리 소규모 시골학교는 교육을 매개로 서로 간에 관심사를 교류하는 지역사회 활동의 중심지라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면서 “정부는 교육청에 지역적 특성을 고려할 수 있도록 정책 추진의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초등이나 중학교의 경우는 1면 1교, 고교는 1군 1교와 같은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부총장은 “어떤 정책이든 성공하려면 정책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집단이 정책의 필요성에 공감해야 한다”며 “주민이 납득하는 정책을 펴야 농산어촌과 지역 교육을 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30여년 전 시골중학교에서 가르친 한 제자로부터 고 1짜리 자녀가 "공부만이 살 길이다.'라고 자기 책상 앞에 써 놓은 글을 보고 이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고민하면서, 수능때까지 지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소원이란다. 한참 성장중에 있는 우리 아이들 모두에게 공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답변은 천차만별이다. 공부를 어떻게 규정하는가에 따라 공부의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필자가 아는 소프트뱅크의 창업자 손정의는 일본의 빌게이츠로 불리우고 있다. 일본에 근무하면서 만난 사람 가운데 가장 인상에 남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아직도 그를 내 마음의 영역에 간직하고 있다. 세상 모든 일에 우연이란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원인과 결과가 있다는 사실을 나의 신앙처럼 생각하면서 공부가 무엇인가?를 묻는 나의 제자들에게 손정의 스토리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게 될터인데 대학의 의미도 다시 한번 새겨보면서 지치지 않는 삶을 살아 멋진 인생이 되길 소원하여 본다. " 대학에 입학한 뒤엔 정말 죽기살기로 공부했다.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당시 나보다 더 열심히 공부한 사람은 없다고.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수업은 한 번도 빼먹지 않았다. 항상 맨 앞줄에 앉아 교수 얼굴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며, 화장실에 갈 때도 교과서를 손에 들고, 걸으면서도 책을 읽었다. 밥을 먹을 때도 손에서 교과서를 놓지 않았다. 왼손엔 책을 들고 오른손으로 포크를 움직이며 눈은 교과서에 못 밖은 채 아무 것이나 짚이는 대로 입에 넣었다. 양손에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두 눈으로 음식을 내려다보며 여유 있게 식사하는 사치 같은 건 있을 수 없었다. 폐렴에 걸린 줄도 몰랐다. 기침이 계속 터져 나오고 목에선 쌕쌕 소리가 났지만 참고 공부했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파도 그저 책만 봤다. 쉬는 시간은 오직 잠 잘 때뿐. 그마저도 최소화했다. 변명은 하고 싶지 않았다. 영어가 잘 안 된다, 돈이 없다, 그런 자기 위안 따위 허락할 수 없었다. 피 토하는 아버지, 오열하는 어머니를 뿌리치고 온 유학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왜 우는 소리를 낸단 말인가. 물론 일본에 있을 땐 나도 불평 많은 학생이었다. 하지만 미국에선 그럴 수 없었다. ‘학생의 본업은 공부다. 본업 중의 본업에 목숨을 걸자. 죽어라 공부하지 않으면 벌 받을 거야!’ 그런 각오로 나 자신을 몰아쳤다. 그 무렵 내 인생의 방향을 바꾼 충격적 사건을 공부란 무엇인가?접했다. ‘일렉트로닉스’라는 과학잡지에서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무슨 미래도시의 설계도 같은 컬러 사진이었다. ‘이게 뭐지? 희한하게 생겼네?’ 다음 페이지를 보고서야 알았다. 인텔이 개발한 마이크로프로세서였다. 기사를 읽으며 눈물을 줄줄 흘렸다. 손가락 발가락까지 온몸이 마구 저렸다. ‘인류가 드디어 이런 엄청난 일까지 해냈구나.’ 굉장한 감격을 느꼈다. 이 작은 부품 하나가 인류의 삶을 어떻게 바꿔갈지 상상하니 소름이 끼쳤다. 나는 결심했다. ‘그래, 발명이다. 컴퓨터다. 그 길을 가겠다.’ " 이런 각오로 살아간 삶이 있었기에 오늘의 소프트뱅크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바로 소프트뱅크 창업의 씨앗이 뿌려진 순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의 주5일제가 전면 실시한지 3개월이 지났다. 시작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주5일 수업제였지만 잘 순항하고 있다. 일부 단체에선‘준비 안 된 학교’라는 비난도 많았지만 토요일프로그램에 대한 학교 나름대로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받아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어 외형적으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토요프로그램에 참여 학생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데 문제가 있다. 어떻게 보면 자연스런 현상으로 볼 수 있게지만 가장 큰 문제는 토요프로그램이 교과수업이나 방과후교육의 연장이라는 잘못된 이해에 있다. 그래서 이들 프로그램들이 학생들에게 별다른 흥미나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외면 당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학부모와 함께하는 체험프로그램이나 지역 문화센터 프로그램의 참여율은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대다수 학교에서 토요프로그램은 학생들의 뜻과는 달리 학부모의 의견에 높은 비중을 두다보니 교과중심의 보충수업으로 이루어지고있다. 다시 말해서 학생들이 원하는 토요프로그램과 거리가 먼 것이다. 학생들은 학교 공부와는 달리,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뛰어놀 수 있고, 새로운 경험으로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하는 프로그램을 선호하는것이다. 주5일 수업제 토요프로그램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각자의 적성과 소질을 살리면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교과중심의 수업을 줄이고 스포츠나 학생 특기신장 프로그램으로 전환해야 하며,학교에만 의존하던 토요프로그램을가정과 지역사회 교육으로 확대해야 한다. 지금처럼 매주 토요일마저 학생을 학교 울타리에만 가두기보다는 학교,·가정,·지역사회의 협력시스템으로 바꾸어 사회적 차원에서 개방적인 사회교육,, 봉사교육, 특기신장 체험교육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사실 주5일 수업제가 진행되면서 일선학교는 학교 나름대로 불평이 많다. 점차 토요프로그램에 대한 학생 참여율이 줄어들고 있고, 토요프로그램 운영에 따른 교원의 잡무가 증가하고 있으며, 학생안전 사고 등은 새로운 학교의 고민거리다. 무엇보다 가장 큰 교사들의 불만은 학교에 가지 않는 것이‘주5일 수업제’근본 취지인데 오히려 학교에 요구하는 것이 더 많아졌고, 토요일마다 당번교사가 학교에 나와 많은 학생들을 챙겨야 하는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주5일제 운영이 초등학생들과는 달리 중고생들의 생활에는 큰 변화는 없다. 학원가가 붐빌 것이라는 전망도 사실상 어긋났다. 이런 가운데 우려대로 가정교육 강화와 학습부담 경감이라는 취지는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교육과정 축소 없이 주5일제를 실행하는 바람에 오히려 격주제 수업이 주5일에 몰려 교사나 학생들의 수업부담은 증가한 셈이다. 반면, 일부 학부모들은 주5일제로 인하여 과거에는 체험학습 외엔 생각하지도 못했던 가족행사나 여행도 요즘은 1박 2일이 가능하여 좋고, 가족 전체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점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초등학생들은 부모의 토요일 휴무 여부와 학생은 경제적 형편에 따라 주5일제의 혜택을 많이 달라졌다. 한 초등학생은 "체험학습도 가고 부모님과 보내는 시간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토요일에 직장을 나가는 부모들은 토요일에 오전부터 아이들을 관리가 어렵다는 불평도 없지 않다. 농어촌 학생들에게는 학원이 많지 않아 주5일 수업제 실시 후 토요일에 재미있게 보낼 마땅한 장소도 드물기 때문에 토요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중소도시나 대도시 학생들은 큰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현재처럼 학교별로 진행되는 토요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선택의 폭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현재 개별학교 중심으로 이뤄지는 토요 프로그램을 몇 개 학교를 묶는 방식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5일 수업제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① 주당 수업시수 및 연간 수업일수 감축 ② 학생 보호자의 주5일 근무 보장 ③ 교육과정 개편을 통한 학습량 및 학습기준 조정 ④ 지역 내 문화체육시설 등 인프라 구축 ⑤ 소회계층을 위한 돌봄과 학습복지 강화 ⑥ 학력관 등 자녀 교육에 대한 학부모 인식 전환 등이 필요한 것이다.
교권보호를 최우선으로한 한국교총과 교과부 간의 2011-2012 교섭ㆍ협의 합의가 조인 되었다. 그동안 교섭을 위해 노력한 안양옥회장과 교섭 위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매년 교섭이 이루어지긴 하지만 항상 최선을 다해 왔다. 어떻게 교섭이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교육현장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교섭에 거는기대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의 교섭결과 역시 기대했던 만큼의 결과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학교현장의 최대 이슈인 '교권보호'를 위한 장치 마련이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갖게 되었다. 눈에 띄는 가장 큰 성과는 교권침해 사건의 발생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은 인권조례가 공포되면서 자신들의 권리를 찾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여기에 교사들과의 대립각을 세우는 분위기가 더해지면서 교육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교육을 하기 어려운 현실을 맞고 있다. 인권조례와 교실붕괴와는 관계가 없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억지로 외면하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일 뿐이다. 실제로 학교에 와서 단 1주일만 생활해 본다면 학생지도 등의 교육활동이 어느정도 위축되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한달정도 생활해 보아야 학교현실을 알 수 있다고 했지만 이제는 한달까지는 필요없고 단 1주일 정도의 기간이면 충분히현실 파악이 끝날 수 있다. 누구든지 직접 학교에 와서 현실을 보면 인권을 강조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이번 교섭에 이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하겠다. 대한민국의 대부분 교사들이 학생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학부모들과의 관계 역시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교총이 먼저 팔을 걷어 올린 것은 교육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기 때문일 것이다. 회원들은 물론 교원들의 목소리를 하나도 빠짐없이 반영했기때문이기도 하다. 교육청별로 교권보호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원스톱 처리 시스템 도입 등은 현실적으로 바로 실행이 가능한 방안이다. 각 경찰서에도 학교폭력전담반이 신설되었 듯이, 교육청에도 교권보호 전담부서가 필요한 것이다. 업무의 처리나 일관성 등에서 훨씬 더 효율성이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는 교권보호를 위한 입법이 추진되어야 하겠지만 교섭에서 협의,합의된 내용만이라도 제대로 추진한다면 교권보호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번의 교섭결과가 교육현장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사회적인 분위기를 쇄신해 나가는 노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학교교육을 불신하는 분위기를 없애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교육현장이 되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한 후에 처리하는 것보다는 사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욱더 중요하다. 따라서정책적 추진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정책당국의 노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학교에서도 당연히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지만, 교과부나 시,도교육청 등에서도 함께 도움을 주고 노력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교권을 교사들의 직업에 대한 권리로 보지말고, 가르치는 권리로 보아야 할 것이다. 사회적 분위기 쇄신이 우선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이번 교섭 협의, 합의 결과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매우 크다.
- 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이다 - 서령고(교장 김동민) 1학년 학생 339명이 심신중증장애인을 돌보는 사회복지시설인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사랑의 봉사활동을 펼쳤다. 학생들은 담임선생님들과 함께 꽃동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6월 4일부터 6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장애우의 수발과 어르신들의 말벗을 해드렸다. 서령고는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고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조그마한 힘을 보탰다. 아울러 이번 봉사활동에 참가한 최재영 학생은 "꽃동네에서는 몸조차 가누기 힘든 사람들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며 "이들을 도와 가는 과정 속에서 내가 가진 건강과 가정, 학교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고 이번 봉사활동의 소감을 밝혔다. 서령고는 앞으로도 육체적 지원뿐만 아니라 마음으로 함께 나눌 수 있는 사회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격포초, 누에타운 체험활동 격포초(교장 김윤배)에서는 지난 금요일 3학년부터 5학년까지 변산면 유유마을에 있는 누에타운 체험활동을 다녀왔다. 주5일제수업 전면 실시에 따라 ‘부안누에타운 누에곤충과학관’에서는 학교 밖 창의체험활동 활성화 및 과학마인드 제고를 위해 1박 2일 과정으로 실시하는 누에타운 체험활동이었다. 1일차에는 오디따기 체험, 누에한살이 체험, 누에고치 공작체험, 뽕잎차 만들기, 오디뽕 비누 만들기, 야간에는 곤충채집 체험, 2일차에는 곤충표본 학습, 국립공원 탐방, 갯벌체험 등 다양한 창의적체험활동을 하였다. 누에타운 체험활동에 참여한 3학년 박주원은 “누에타운 체험활동에서 비누만들기가 제일 만들기 어려웠지만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서 만들 수 있었다. 누에타운 체험활동이 재미있었다. 누에 친구들아 잘 지내, 꼭 놀러 갈께,”라고 말했다. 곽대영 학생은 “체험활동을 통해 누에고치가 어떻게 생겼는지, 곤충표본을 어떻게 만드는지, 비누를 만들려면 무엇을 넣어야 하는지, 번데기가 어떻게 생기는지 알았고, 재미있고 신나는 누에타운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조정배 학생은 “누에타운 체험활동 중에서 사슴벌레 표본 만들기가 가장 기억에 남고, 실감나고 너무 신기했다. 곤충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다시한번 알게 되었으며 다음에 한번 더 누에타운 체험활동을 하고싶다.”고 말했다. 심보람 학생도“나는 누에타운 체험활동에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누에고치가 예쁜 옷감을 만든다는 것이 신기하였고, 오디따기 체험이 제일 좋았다. 피곤했지만 참고 야간 곤충체험도 했다. 정말 좋은 경험을 하였다.”며 웃었다. 정해인 학생은 “제일 재미있는 것이 곤충채집이었다. 내가 혼자 잡아보는 것이 무서웠지만 처음잡아보았다. 풍뎅이를 키우고 싶었지만 나 때문에 잘 날지도 못하고 불쌍해서 풍뎅이를 풀어주었다. 곤충들에게 잘해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한편 격포초는 매일 저녁 9시까지 맞벌이 부부와 결손가정 40여명의 학생들을 위해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하여 농어촌 아이들에게 꿈, 사랑,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 교육공동체가 한마음이 되어 노력하고 있다.
5일 진위중에서는 2012학년도 학부모 공개수업을 각 교실과 특별실에서 실시했다. 이번 학부모 공개수업에는 많은 학부모들이 참여해 교지인 “밀알”지와 영자신문인 “진위 헤럴드“를 통해 지난 한해 동안의 학생들의 행사활동, 문예활동 등을 알아 볼 수 있었고, 교원 평가에 대한 동영상 상영과 학교의 현안 문제에 대한 교장선생님 인사말씀과 공개수업 참관과 내 자녀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각 반에서 진행된 공개수업 이후에는 학부모와 담임과의 상담시간으로 운영해 아이의 학교생활과 교우관계를 알아보고 자녀의 행동에 대한 가정과의 연계지도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내 아이의 학교생활을 앎으로 인해 가정과 학교가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황희 정승의 자식 교육 조선 시대 최고의 청백리로 알려진 황희 정승에게도 망나니 아들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말로 타일러도 아버지의 훈계를 듣지 않고 주색잡기에 빠져 있는 아들을 황희 정승은 이렇게 타일렀습니다. 어느 날 아들이 집에 돌아오는 것을 보고 황희 정승은 의관을 갖추고 문밖에까지 나가 공손히 절을 하고 맞이했습니다. 한 차례 꾸지람을 듣겠거니 하고 생각했던 아들은 뜻밖의 아버지 모습에 당황했습니다. "아버님, 어이된 일이옵니까? 대궐에 들어가실 때나 입는 옷을 입으시고 또 저를 공손히 맞이하시니 영문을 모르겠 습니다." 방에 들어온 황희 정승은 여전히 정중한 목소리로 답했습니다. "아비의 말을 듣지 않으니 어찌 내 집 사람일 수 있겠습니 까? 한 집 사람이 아닌 나그네가 집을 찾아왔는데 그를 맞 는 주인이 인사를 차리지 않으면 어찌 예의라 이르겠습니 까?" 아들은 아버지의 이 말에 무릎을 꿇어 용서를 빌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황희 정승과 같은 훌륭한 분마저도 자식 교육을 얼마나 어려워 했는지 짐작케 하는 일화입니다. 부모도 힘들어하는 자식, 모두 품어야 하는 선생님 흔한 이야기로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들을 참 많이 합니다. 대부분 바른 길로 가지 못하거나 부모의 뜻대로 할 수 없는 자식을 보는 어버이의 안타까움과 자식 교육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말로 쓰이곤 합니다. 그러나 엄격히 말하면 자식을 이긴다는 표현보다는 설득하고 감화시키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봅니다. 내 자식 하나도 제대로 감화시켜서 바른 길로 인도하기 어려운 세상에서 다수의 제자들을 가르치고 본을 보이며 살아야 하는 선생님들의 고충과 애로를 생각하게 하는 말입니다. 자기 자식이 바르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듯, 내 반의 제자들이 바르고 지혜롭게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버이의 마음과 똑 같습니다. 때로는 그 염려와 충고의 방법이 다급하거나오해가 발생하여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고받는 사이가 되거나 문제 사태로 확대되는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관점은 염려와 사랑의 발로가 대부분입니다. 훈계하는 선생님을 폭행하는 학생까지 정말로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경기도 고양에서 고교 2학년생이 흡연 여부를 검사하려 했다는 이유로 교사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1시쯤 학생부 담당인 김모(40) 교사는 점심 때를 이용해 상담실로 유군을 불렀습니다. 지난달 25일 오토바이를 훔친 혐의로 고양경찰서에 붙잡혀 교내 징계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 지난 4월에는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다 파출소에 연행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교사는 얘기를 나누다 유군에게서 담배 냄새가 나자 "교내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았느냐"며 흡연측정기가 있는 교무실로 데려가려 했고, 유군은 도망쳤는데 잠시 뒤 수업을 하기 위해 복도를 걸어가던 김 교사에게 갑자기 유군이 달려와 뒤에서 팔로 등을 밀치고 허리를 무릎으로 찍어 쓰러뜨렸고,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쓰러진 김 교사 머리를 한 차례 발로 차고,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 군은 경찰 조사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 냄새가 난다며 질책해 화를 참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고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조선일보 2012.6.5 참고) 황폐한 내면 위에 겉모습은 스마트 교육 시대 스마트 교육을 외치며 정보화 시대의 첨단을 걷는 대한민국의 학교에서 훈계하는 선생님을 무차별 폭행하여 생명의 위협까지 당해야 하는 이 슬픈 현실 앞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그것도 자신의 잘못을 앞에 두고 상담하는 선생님을 뒤에서 가격한다는 것은배우는 학생임을 포기한 범죄자의 행동에 가깝습니다. 어디까지 치달아야 무너진 교실의 모습에 경악하고 특단의 대책이 나올 것인지답답합니다.교권의 존중이 바탕이 된 위에 학생인권도 소중히 하며 상생하는 교단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요?공무원의 직업군 중에서 가장 질병이 많고 수명도 짧은 곳이 교직이라는 조사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감정노동의 강도가 높은 선생님이라는 자리를 국가가 보장해주면서도 제자들도 함께 행복한 교실을 만드는 것은 정말 불가능할까요? 이것은 정치적 해결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국가의 법적 장치와 제도의 틀 속에서 가르치는 공무원입니다. 모든 것을 참고 무한히 사랑하며 머리끝까지 오르며 자식 같은 학생들에게 인간적인 모멸감까지 감내하며 가슴 속 분노를 삭이며 진실한 교육을 할 수 있는 성인(聖人)을 기대하는 지금과 같은 현실이 지속된다면 모두가 패자가 되고 말 것입니다. 사회에도 최소한의 안전망이 필요하듯 교실에도 최소한의 안전망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선생님도 살리고 제자들도 같이 살 수 있는 합의점의 도출이 시급합니다. 부모조차 이길 수 없어 포기하거나 어려워한 자식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선생님 혼자서 사랑과 인내로 어떠한 체벌도 용인하지 말고 부처님처럼 공자처럼 일대 일로 훌륭하게 가르쳐내라는 국가의 요구는 감당키 어려운 주문이 아닐까요? 문제를 달고 사는 학생이 있듯, 문제가 되는 선생님이 있는 것도 부인하지 못할 현실이지만, 모든 사람이 성인은 되지만 사람다운 사람이 다 되는 것은 아니기에교원능력개발평가를 비롯한 다양한 장치로 현직교사들의 자질 향상에 힘쓰고 있는 것입니다. 학생들을 보는 게 두려워서 국가에서 정해준 기한마저 다 채우지 못하고 서둘러 퇴직하는 선생님, 다른 직업군에 비해 현저히 많은 다양한 직업병에 시달리는 선생님을 비롯해서 교직에 들어선지 몇 년도 안 되어 힘든 과정을 거쳐 입문한 교직을 중도 포기하려는 젊은 선생님들의 하소연을 들으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청진기를 들이대는 시기가 너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섭니다. 그런데 선생님을 고발하는 학생의 기사는 넘치지만 제자를 고발하는 선생님의 소식은 듣기 어려운 걸 보면 자식을 고발하는 부모는 가끔 있는 것에 비하면 그래도 다행입니다. 제자들에게 수모를 당하거나 모멸감을 받으며 정신적 충격으로 사표를 내거나 우울증으로 휴직하면서도 제자를 고발했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자신을 해치거나 힘들게 한 제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소한 안전망, 국가가 책임져야 부모가 행복하지 않은 집에 자란 자녀들이 행복하기는 쉽지 않듯, 선생님이 행복하지 않은 교실에서 제자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요? 아니, 행복 이전에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안전마저 위협당하는 현실을 직접 당한 선생님이 느끼는 좌절과 절망의 깊이는 당해 본 사람만이 알 것입니다. 또한 그것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선생님의 자괴감은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을 가져옵니다. 선생님은 매 한 대도 대지 말고 황희 정승처럼 철학적인 접근을 하며 훈계하고 학생은 주먹질을 해도 크게 손해 보지 않는 학교,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거나 가벼운 벌로 (어리다는 이유로, 용서의 차원에서) 그치고 마는 현실. 자기 자식은 안정적인 교직을 택하라면서도 자식들 앞에서 선생님 욕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해대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렇게 자식들 앞에서 선생님을 깔아뭉개는 것이 자식 앞에서 부모의 자존심을 세운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선생님을 함부로 대하는 부모를 보고 자란 학생은 자기 부모를 그렇게 함부로 할 거라는 생각은 못하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인데, 경험의 위대함을 모르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담임 선생님에게 섭섭한 마음이 있더라도 자식 앞에서만은 표현하는 방법을 생각해서 하시라고 말입니다. 상황 파악이 먼저이고 그 다음은 대화로 푸시라고 말입니다. 그것이 자식을 위한 길이고 길게 보면 부모까지 위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은연중에 자식 앞에서 선생님을 욕하는 모습을 보고 듣고 자란 학생은 무의식과 잠재의식 속에 선생님은 무시해도 되는 사람이라는 등식이 내재되기 쉽습니다. 그것이 심화되면 자기통제조차 불가능한 상황으로 바뀔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은 위기의 시대, 외로운 선생님! 그래도 희망을 품어요 세상이 아무리 변했어도 선생님은 고상해야 하고 화도 내서는 안 되는 사람이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힘듭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불확실한 미래는 예측조차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여 비정규직도 힘든 사람들이 넘칩니다. 날마다 억울한 죽음들은 지면을 장식합니다. 국민에게 희망의 푯대를 들고 전진해줘야 할 정치가과 어른들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선생님이 희망입니다. 자식 같은 제자에게 주먹을 맞고도 다시 일어나 교실로 달려가 선생님을 기다리는 선량한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합니다. 상처를 준 아이는 그 자신이 이미 상처 받은 아이일 가능성이 100%입니다. 그러니 미워할 수도 없습니다. 그 아이까지 보듬어야 하는 것이 이 땅의 선생님! 바로 당신이기 때문입니다. 살기 힘들어서. 능력이 모자라서, 때를 놓쳐서 자식 교육에 헌신하지 못하는 부모의 가슴도 선생님처럼 아파하고 죄스러워합니다. 힘든 세상의 파고를 슬기롭게 넘을 수 있도록 제자들을 격려하고 위무하며 앎의 기쁨과 인생의 의미를 가르치며 다시금 청출어람의 기쁨에 눈물 흘리며 다시 일어서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