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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핏하면 제기하는 학부모 민원 탓에 교사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기나 하는가. 어쩌다 학교가 ‘민원 공화국’이 됐는지 모르겠다.” 이범희 서울양정고등학교 교장은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조금만 불만이 생겨도 득달같이 교육청으로, 학교로 민원을 들이민다”며 “교사들의 사기는 떨어지고 학교의 권위도 함께 추락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최근 열기를 더해가는 시·도교육감 선거와 관련해서는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직선제를 하다 보니 인기 영합주의로 흐르고 초·중·고 교원들의 출마가 사실상 불가능해 교수들의 잔치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감을 선거로 뽑는다는 것은 우리 현실에 적절치 않다”며 “교육감을 임명제로 전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되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시스템이 도입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지난해 3월 서울대 교수를 정년퇴직하고 모교인 양정고 교장에 취임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공학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퍼듀대 교수를 거쳐 서울대 교수로 재직했다. 한국로봇학회 회장을 지낼 정도로 로봇공학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 권위자이다. 양정고는 1905년 5월 개교한 대한제국 최초의 민족사학. 지금은 서울 시내 손꼽이는 자율형사립고로 자리매김한 명문 고교다. 현재 서울 시내 자사고교장협의회 고문으로도 활동하는 이 교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한 수월성 교육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문재인 정부의 자사고 폐지 정책에는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온갖 규제에 묶인 자사고들이 재정난을 견디지 못해 일반고로 투항하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조희연 교육감이야 속으로 흐뭇했겠지만 수월성 말살 교육은 정부가 할 짓이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다음은 이 교장과 일문일답. 윤석열 당선인 등장으로 교육정책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어떻게 전망하나. “딱 두 마디가 귀에 들어왔다. 먼저 정책 입안 시 현장의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듣고 전문가 의견도 소중하게 듣겠다고 하더라. 사실 문재인 정부에서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임명되는 것을 보고 쇼크를 받았다. 당시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는데, 나뿐만 아니라 많은 교수들이 그랬다. 우리가 이럴진대 교육부 공무원들은 얼마나 좌절했겠나. 각 분야 전문가를 중시하겠다는 윤 당선인 말에 기대가 크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장점을 살려 선출직을 차지하는 것이야 어찌할 도리가 없지만 교육부장관만큼은 전문가를 등용했으면 좋겠다. 정치하는 사람치고 전문가는 없다.” 자사고 교장으로서 감회가 남달랐을것 같은데. “‘교육은 다양성과 수월성을 겸비해야 한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에 박수를 쳤다. 이제 교육이 제대로 되겠구나 싶었다. 자사고와 외고, 과학고는 수월성 교육기관이다. 소위 특목고라고 불리는데 여기는 억압할 게 아니라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 특별 지원책을 강구하는 기구가 필요하다. 그래야 미래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는 수월성 교육이 가능하다.” 윤석열 정부에서 자사고는 부활될 것으로 보나. “자사고 일괄 폐지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이 제기돼 있다. 그 결과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2025년 모든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토록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사문화될 것으로 본다.” 문재인 정부는 왜 자사고 폐지에 골몰했을까. “사회주의적 포퓰리즘 때문이다. 자사고 폐지를 놓고 여론조사를 하면 20명 중 19명은 찬성한다. 그러니 교육감이건 국회의원이건 표에 이득이 되니까 자사고 폐지에 열을 올린다. 모두 정치적 계산에 의한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일방적인 보편성 교육만 강조했다. 심지어 직업교육에서도 수월성 교육을 없애 버렸다. 예전의 명문 직업계고교들이 지금은 모두 몰락하거나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상고나 공고생들이 서울대 등 유명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이 거의 봉쇄됐다. ‘반수월성 교육’ 정책은 직업교육의 전문성까지 후퇴시켰다.” 지난해 일부 자사고들이 일반고 전환을 선언했다. 이유가 궁금하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재정난이 제일 크다. 예컨대 우리 학교는 신입생 정원이 420명이다. 이중에서 사회적배려대상자를 20% 뽑아야 한다. 그런데 그 인원을 채울 수 없다. 결원의 상당수가 여기서 나온다. 이로 인해 한 해 등록금 손실액만 십 수억 원에 이른다. 웬만한 자사고는 재정난을 견딜 수 없다. 몇몇 자사고들이 백기투항한 데는 이런 요인이 크다. 아마 조희연 교육감은 속으로 흐뭇했을 것이다. 참으로 집요하고, 교묘한 자사고 죽이기 정책이다. 그런데 이러면 교육도 망하고 나라도 망한다.” 서울대 교수에서 자사고 교장으로 변신했다. 1년 정도 해보니 어떤가. “지난해 11월 서울 시내 자사고들이 신입생을 뽑는데 9천 명 정도가 지원했다. 이중 6천여 명을 뽑는데 모두 컴퓨터 추첨으로 선발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수월성 교육하겠다는 학교에서 학생을 뺑뺑이로 뽑는다는 게 말이 되나. 이건 국가가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단 고등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입전형에서 꼭 필요한 게 학생부인데 여기에 경시대회 입상실적이나 영재교육 프로그램 이수실적을 쓰지 못한다. 학생부조차도 ‘하향평준화’시킨 것이다. 게다가 수능도 쉬워졌다. 약간의 변별력이 있기는 하지만 대학입시도 뽑기로 전락한 느낌이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가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단언컨대 답은 노(NO)이다.” 자사고 정체성이 많이 퇴색했다는 지적이 있다. “이름은 자율형사립고인데 ‘자율’이 없다. 뭐가 자율인지 모르겠다. 학생선발권도 없고 교사들의 처우를 달리할 수도 없다. 부장수당도 일반고와 같은 월 7만 원, 담임수당은 월 13만 원으로 꽁꽁 묶여 있다. 등록금도 마음대로 못 올린다. 공립학교와 다를 바 없는 자사고라면 차라리 일반고로 돌아가는 게 낫다는 선생님들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는 자사고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우리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자사고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교수생활을 했다. 양국의 교육을 본 소감은. “미국이 세계 1등 국가가 될 수 있는 것은 교육의 힘이다. 우리로 치면 초·중·고교에 해당하는 K12부터 대학교육까지 치밀하고 치열하게 교육한다. K12에서는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그 학생의 특성을 정확하게 기록해 이를 토대로 잘하는 아이들은 월반을 허용하는 등 수월성 교육을 제대로 한다. 대학에 진학할 때도 집대성된 추천서를 입학사정관들이 면밀히 검토해서 판단한다. 또 미국의 대학들은 교육에 열정을 쏟는다. 학생들은 잠 잘 시간이 없을 정도로 무섭게 공부한다. 반면 우리 대학들은 연구에만 집중한다. 교수들도 교육은 등한시한다. 교육 없는 대학교육은 사상누각이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교육감이 누가 되느냐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교육감을 선거로 뽑는다는 건 적절치 않다. 인기 영합주의로 갈 게 뻔하다. 교육감은 임명제가 바람직하다. 교육부장관이 임명하되 철저하게 자치권을 보장, 마음껏 일할 수 있게 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징계하면 된다. 그래야 유·초·중등분야 전문성과 행정력을 갖춘 초·중·고 교장선생님이나 혁신적인 분들이 교육감이 될 수 있다. 교육감 선거가 왜 교수들의 잔치가 돼야 하는가.” 교육부 폐지도 여론의 관심사다. 어떻게 생각하나. “교육은 백년대계이다. 그만큼 중요하다. 따라서 중앙정부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부처를 폐지하는 것은 반대다. 다만 교육부의 역할과 기능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너무 많이 간섭하고 통제했다. 고등학교 이하 업무는 교육청으로 완전히 이관하고 대학에도 자율권을 충분히 줘야 한다. 미국의 경우 교육부가 하는 가장 중요한 업무는 딱 세 가지다.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을 어떻게 하면 잘해줄까, 학생복지를 어떻게 잘할까, 그리고 직업교육에서 수월성 교육을 어떻게 잘할까 등이다. 우리 교육부도 이런 역할에 역점을 둬야 한다.” 교육부와 과학기술부 통합에 대한 생각은. “과학기술과 교육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교육은 상대방이 있는 것이고 과학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다. 이 둘을 묶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MB 때 교육과학기술부를 만들어 이미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인수위가 검토하는 모양인데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학교장으로서 가장 힘들 때는 언제인가. “요즘 학교는 민원공화국이다. 걸핏하면 교육청에 전화해서 항의하고 민원을 제기한다. 이를 처리해야 하는 교사들의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다. 미국의 경우 학부모가 학교에 직접 민원을 제기하는 법이 없다. 불만이나 시정요구가 있으면 먼저 학교 PTA에 이를 제출하고 거기서 학부모 위원들이 사전에 검토한다. 그리고 민원이 타당하다고 판단될 때 학교나 교육당국에 이를 전달한다. 개인적 이익을 위한 민원 등 부적절한 것은 모두 이곳에서 사전에 걸러낸다. 우리는 학교건 교육청이건 일단 항의부터 하고 본다. 민원에 시달리는 교사들의 사기도 많이 떨어져 있다. 얼마 전 한 학부모가 학교업무에 도움을 줬다고 생색을 내면서 이런저런 요구를 해왔다. 그래서 “교육자하고 딜(거래)하려 들지 마라”고 단칼에 거절했다. “우리 학교 스타일이 마음에 안 들면 다른 학교로 전학 가라”고 강하게 말했다. 비록 힘없는 교장이지만 학부모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면 야단친다. 언제부터 선생님은 ‘선생’으로 학부모는 ‘학부형님’이 됐는지 모르겠다.”
5월은 수많은 꽃이 피는 시기다. 특히 이팝나무 등 나무꽃들이 본격적으로 피는 때다. 그럼에도 이번 달 소재로 보리밭을 선택한 것은 5월의 들녘에서 푸른 보리밭이 물결치는 것이 정말 장관이기 때문이다. 바람이 불 때 보리밭 물결은 우아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참 근사하다. 5월 말엔 보리가 노랗게 익어가기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보리밭을 볼 때마다 박완서의 동화 또는 성장소설 자전거 도둑이 생각난다. 5월, 푸른 보리밭이 물결치는 들녘 자전거 도둑은 중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는 글 중 하나로 돈과 요령만 밝히는 어른들 틈에서 자신을 지켜나가려고 하는 열여섯 살 수남이의 성장 일기다. 시대적 배경은 1970년대다. 주인공 수남이는 시골에서 상경해 청계천 세운상가 전기용품 도매상에서 일하고 있다. 수남이는 부지런해 주변 사람들 칭찬을 받는다. 주인 영감은 그런 수남이에게 “내년 봄 시험 봐서 고등학교에 가라”고 독려하고, 수남이는 고등학교에 갈 생각만 하면 ‘심장에 짜릿한 감전을 일으키며 가슴을 온통 휘젓는 이상한 힘’이 생긴다. 수남이가 고향을 그릴 때 생각하는 이미지는 ‘바람이 물결치는 보리밭’이다. 그가 일하는 가게 골목에 심한 바람이 불자 수남이는 시골 풍경을 떠올린다. 시골의 바람 부는 날 풍경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보리밭은 바람을 얼마나 우아하게 탈 줄 아는가, 큰 나무는 바람에 얼마나 안달 맞게 들까부는가, 큰 나무와 작은 나무가 함께 사는 숲은 바람에 얼마나 우렁차고 비통하게 포효하는가, 그것을 알고 있는 것은 이 골목에서 자기 혼자뿐이라는 생각이 수남이를 고독하게 했다. 그런데 주인 영감은 어느 날 바람이 심하게 부는데도 배달을 다녀오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배달 나갔을 때 자전거가 바람에 넘어져 옆에 세워둔 자동차에 약간의 상처를 낸다. 차 주인은 수남이에게 수리비를 요구하지만, 수남이가 내지 못하자 수남이 자전거를 묶어둔다. 이 시련 앞에서 수남이는 구경꾼들의 부추김에 따라, 차 주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자물쇠를 채운 자전거를 들고 돌아오는 것을 택한다. 주인 영감은 수남이가 한 짓을 나무라기는커녕 잘했다고 칭찬한다. 하지만 수남이는 도둑질만은 하지 말라고 당부한 아버지와 도둑질로 순경에게 잡혀가던 형의 모습을 떠올리며 죄책감을 느낀다. 결국 수남이는 주인 영감의 이중성에 실망하면서 ‘도덕적으로 자기를 견제해 줄 어른’을 그리워하며 고향으로 돌아가는 내용이다. 수남이가 죄책감 때문에 귀향하려고 짐을 꾸릴 때도 다시 보리밭이 등장하고 있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이다. 소년은 아버지가 그리웠다. 도덕적으로 자기를 견제해 줄 어른이 그리웠다. 주인 영감님은 자기가 한 짓을 나무라기는커녕 손해 안 난 것만 좋아서 ‘오늘 운 텄다’고 좋아하지 않았던가. 수남이는 짐을 꾸렸다. 아아, 내일도 바람이 불었으면. 바람이 물결치는 보리밭을 보았으면. 마침내 결심을 굳힌 수남이의 얼굴은 누런 똥빛이 말끔히 가시고, 소년다운 청순함으로 빛났다. 이처럼 보리밭은 이 소설에서 도시생활을 하는 열여섯 살 소년에게 향수의 대상이자, 순수했던 시절의 상징으로 나오고 있다. 자전거 도둑은 작가가 1979년 샘터사에서 낸 첫 동화집 달걀은 달걀로 갚으렴에 들어 있는 동화였다. 그런데 한 출판사가 1999년 이 중 몇 개를 어린이들을 위해 추려 다시 책으로 펴낸 동화집의 표제작으로 실렸다. 처음 발표한 지 40년이 더 지났기 때문에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작가와 생각이 다른 부분도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 ‘수남이가 한 행동이 도둑질인가’에 대한 견해가 다를 수 있다. 어쨌든 남에게 피해를 입혀놓고 책임을 지지 않고 도망가는 행동은 잘못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바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긴 일인데, 가난한 점원에게 고액을 요구한 차 주인이 더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작가는 수남이에게 필요한 것은 ‘도덕적으로 견제해 줄 어른’이라고 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보리밭 사잇길로~’ 고향생각에 빠져들다 내 또래 중 시골에서 자란 사람은 보리밭에 얽힌 추억이 많을 것이다. 어릴 적 가을걷이를 끝내고 나면 바로 논에 보리를 심는 집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엔 시골에 가보아도 겨울에 파란 보리밭을 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곳곳에 보리밭축제 같은 행사가 생겼을 것이다. 보리는 본격적인 추위가 오기 전인 초겨울, 한 4~5cm쯤 자랐을 때 보리밟기를 해주어야 튼튼하게 자란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웃자라 수확량이 준다. 우리는 밟으면 보리싹이 부러져 못쓰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에 조심조심 밟았다. 그러면 어른들은 “건성건성 밟지 말고 꾹꾹 밟아라”고 했다. 학교에서 수업을 하지 않고 보리밟기 행사에 가는 날도 있었다. 우리 옆집은 논이 많아서 일꾼들이나 가족들만으로 보리밟기를 다 할 수 없었다. 옆집 할아버지는 동네 꼬마들에게 논 한 마지기당 50원 정도의 ‘수당’을 약속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물론 우리들은 보리밭에서 놀 수 있고 용돈까지 받으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였다. 그 당시 50원이면 라면 한 봉지 정도 값이라 애들에겐 적지 않은 액수였다. 요즘은 그 넓은 보리밭을 일일이 밟는 것은 불가능할 텐데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하다. 작가 박완서의 남편은 1970년대 청계천 세운상가 근처에서 전업사를 했다. 맏딸 호원숙씨는 한 글에서 “형광등, 서클라인, 그 안에 들어가는 안전기나 스타터·플러그·소켓·전선 등을 취급했다”며 “품목은 많았지만 길고 좁고 어두컴컴한 통로와도 같은 가게였다”고 했다. 호씨는 또 “하늘이 보이지 않던 그 골목엔 언제나 매캐한 먼지바람이 휘몰아쳤었다”고 했다. 자전거 도둑에 나오는 세운상가 전업사와 일치하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작가가 자전거 도둑을 남편한테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어쩌면 주인 영감이 작가의 남편일지도 모르겠다. 이 세운상가 전업사와 남편이 등장하는 작가의 소설이 하나 더 있다. 작가의 남편은 1975년 뜻하지 않은 사기사건에 연루돼 구속되는 일이 있었다. 단편 조그만 체험기는 이때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검찰·구치소·법원 등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불친절한지, 심지어 얼마나 냉대하고 비리도 많은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황석영은 ‘한국 명단편 101’을 골라 작품집으로 얽으면서 박완서 작가의 작품은 조그만 체험기를 골랐다.
경제뉴스를 매일매일 보다보면 위기가 아닌 날이 없다. 새로운 뉴스가 나오기 마련이고, 시장은 그 뉴스에 흔들린다. 작년 말에는 금리인상 우려, 올 초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최근에는 금리인상 속도 우려, 양적긴축 우려 등으로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하루하루를 보면 위기의 연속인데, 길게 보면 증시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계속 우상향하고 있다.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증시는 더 하락할 것 같지만, 막상 위기가 끝나기도 전에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아직 좋은 소식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증시가 먼저 하락하는 경우도 많다. 많이 오르면 배가 아파서 지금이라도 사고 싶고, 많이 내리면 무서워서 당장이라도 팔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인지라, 결국 뉴스를 보고 뇌가 판단내리는 것이 아니고 흔들리는 마음이 판단을 내리게 된다. 문제는 대중의 마음이 대개 비슷하기 때문에 비슷한 시점에서 가장 욕심이 나고, 가장 두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실제 가치보다 주가가 더 많이 오르기도 하고 더 많이 하락하기도 한다. IMF·리먼 브라더스·코로나 때, 세상이 망할 것처럼 증시가 하락했지만 나중에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올라가곤 했다. 반대로 자고나면 오르는 시기도 있는데, 영원히 오를 것 같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면 다시 내려와 있다. 투자는 새옹지마처럼 투자하는 것이 좋다. 좋은 일이 있으면 곧 나쁜 일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나쁜 일이 있으면 이번에는 좋은 일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며 미리 움직이는 것이 낫다. 남들이 욕심을 낼 때 같이 욕심을 내고, 공포를 느낄 때 같이 참여하면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세계 최대 펀드인 마젤란 펀드는 전설의 피터린치가 이끄는 13년 동안 단 한 해도 손실 없이 연평균 28.7%의 수익을 냈다. 투자한 사람들은 다 부자가 됐을 펀드였음에도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손실을 입었다. 고점에 사고 저점에 팔았기 때문이다. 투자를 잘 모르겠다면 적립식 장기투자가 정답 경제뉴스를 매일 보고, 주식을 자주 사고파는 사람들은 본인들이 경제를 잘 이해하고 주식투자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투자수익률은 경제지식과 상관이 없고, 자주 사고파는 것과도 상관이 없다. 과거 침팬지와 펀드매니저의 주식투자 대결 이야기가 있다. 각자 몇 종목씩 골라서 투자를 했다. 침팬지는 글씨를 모르니 무작위로 아무거나 뽑은 셈이고, 펀드매니저는 앞으로 전망이 좋을 주식을 고른 셈이다. 결과는 침팬지의 승리였다. 주식전문가들이 나와서 수익률로 순위를 매기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1등이 0%였다. 나머지는 모두 손실을 봐서 수익을 못 낸 사람이 1등을 하는 웃지 못 할 일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투자를 잘 할 것이라는 생각은 로또 번호를 잘 맞출 수 있다는 확신과 비슷하다. 2020년 3월에 코로나로 인해 세계증시가 그렇게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몇이나 있었을까? 미국에 연금자산 12억이 넘는 부자들이 2020년 기준으로 26만 명이 넘는다는 뉴스가 있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넣은 연금이 어떻게 그렇게 많이 불어날 수 있었을까? 이들은 평생 직장생활을 하면서 연금으로 주식에 투자를 했다. 우량한 회사 주식을 여러 개 사서 은퇴할 때 열어보니 이렇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일 경제뉴스를 보고, 주말에 움직이지도 않는 주식창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투자 때문에 일희일비하면서 가족·지인들과 눈도 안 마주치고 이야기한 스스로를 생각해보자. 그렇게 해서 정말 돈을 많이 벌었는지? 혹시 돈 말고 더 중요한 것을 잃은 것은 없는지. 직장인에게 가장 좋은 투자는? 직장인의 가장 중요한 현금공급원은 월급이다. 이 월급을 계속 받기 위해서는 직장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가 직장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이 사회계약이다. 직장생활을 유지하면서 모은 돈으로 투자해서, 부를 더 빨리 이루고 싶은 것은 모두의 소망이다. 하지만 그것이 주객전도가 되면 안 된다. 투자를 위해 직장을 소홀히 한다고 투자수익률이 좋은 것도 아니다. 본인의 급한 마음만 표현할 뿐이다. 가장 좋은 투자는 수익률이 아니라 내 마음이 편한 투자다. 어딘가에 투자를 하고 나서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면 잘 투자한 것이다. 불안해서 계속 확인하거나 다시 팔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투자가 아니라 투기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투기라는 것이 굉장히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영어로 투기를 뜻하는 ‘speculation’의 어원은 망루를 뜻하는 라틴어 ‘specula’라는 단어가 어근이다. 망루에서 멀리 내다보는 동작, 즉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올 미래를 보는 사람을 투기꾼이라고 한다. 미래가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확률에 자신의 돈을 거는 것이다. 맞추면 돈을 벌고 틀리면 돈을 잃는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라고 하지만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좋은 투자는 미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그렇게 될 것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여기는 좋아질 수밖에 없어”, “이 기업은 계속 좋아지고 있고 주가도 언젠가는 오를 수밖에 없어”라고 생각하는 곳에 투자를 하면 마음이 편하다. 10년간 미국 우량주 500개를 모아둔 SP500 지수의 10년 상승률을 보면 연평균 15% 이상 올랐다. 반면 이 정도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매니저는 별로 없다. 월급날마다 꾸준히 적립식으로 우량한 곳을 모아둔 ETF를 사두거나 지수 ETF를 사거나 알짜 부동산을 사는 전략을 취하면 평균의 수익률이 복리로 누적되면서 높은 확률로 풍족한 노후를 선물해 줄 수 있다. 젊은 나이에 빨리 돈을 모아 빨리 은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면 남들보다 높은 수익률이 필요하고, 당연히 무리한 투자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한 번 뿐인 여러분의 인생을 어느 쪽에 걸 것인지 생각해보며 투자를 했으면 한다.
아이가 차분해지는 ABC 호흡 놀이 (크리스토퍼 윌라드 외 1인 지음, 불광출판사 펴냄, 32쪽, 1만2,000원) 아이들이 이런저런 감정이 들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방법을 몰라 힘들어할 경우 심호흡은 효과적인 문제해결 도구가 될 수 있다. 책에 그려진 ‘악어 숨’, ‘나비 숨’ 등 26가지 호흡법을 로마자 알파벳 순서대로 이미지를 그려가며 놀이하듯 쉽고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온 세상에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5월이다. 그토록 기다렸던 ‘일상회복’으로 학교마다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간만에 생기가 돈다. 상담실도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 매년 4월 중순부터 아이들의 들락거림이 많았지만, 올해는 유난스럽다. 하긴, 2년 동안 격주등교와 온라인등교로 상담실이 조용했던 탓에 더 힘들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5월부터 전면등교가 시작된다. 학교생활을 신나게 하며 에너지가 샘솟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2년 동안 언택트 문화에 익숙해진 탓에 일상으로의 복귀가 두려운 아이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아니, 벌써부터 ‘학교 다니는 것’ 자체가 힘들다며 무단결석·지각·조퇴하는 학생들이 생겨나고, 별다른 대안 없이 자퇴를 선택하기도 한다. 친구관계에서 피로감을 느끼며, 수업시간 자체를 견디지 못해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번 호에서는 코로나라는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떠안은 아이들을 어떻게 상담하면 좋을지, 코로나가 멈춘 일상을 어떻게 다시 일으켜 세울지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평범했던 아이들이 코로나블루의 직격탄을 맞았다 정신병리에도 유행이 있다. 20년 전쯤에는 ADHD가 유행이었다. 조금 산만하거나 행동이 독특한 아이들은 의심을 받았다. 15년 전쯤에는 트라우마가 유행이었다.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현빈도 트라우마로 고통 받았다. 이제 트라우마는 일상용어가 되었다. 10년 전쯤에는 김구라·이경규·정형돈 등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를 고백하면서 유행처럼 번졌다. 아이들이 인터넷에 떠도는 체크리스트로 자가진단을 하면서, 조금만 답답함을 느끼면 ‘공황장애’인 것 같다고 찾아왔었다. 5년 전쯤에는 ‘고등래퍼 2’에서 김하온과 이병재가 ‘바코드’, ‘마른 논에 물대기’ 등 자해와 관련된 노래를 발표하고, 청소년 사이에서 공감대 형성이 되면서 SNS에 자해 인증샷이 넘쳐났고, 청소년 자해가 엄청난 속도로 번졌다. 지금도 그 휴유증은 남아있다. 지금은 무엇이 유행일까? 맞다. 코로나로 인한 무기력과 우울증, 즉 코로나블루가 유행이다. 코로나블루는 일반 우울증과는 다른 점이 있다. 우울증 진단을 받고 힘들어 하는 아이들은 누가 보더라도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부모님의 학대, 지속적인 왕따 경험(대인관계의 어려움), 열악한 경제적 환경 등 확실한 스토리가 있다. 그래서 자신을 학대하거나, 타인을 괴롭히거나, 문제행동을 지속적으로 일으킨다. 하지만 코로나블루 증상을 호소한 아이들은 가족끼리의 관계형성이 취약했지만 학대까지는 아니었고, 친구관계끼리 다툼은 있었지만 학교폭력까지는 아니었다. 학교에서도 크게 눈에 띄지 않아서 존재감이 없지만, 그렇다고 소외되는 일도 없었다. 코로나가 갑자기 일상을 멈추지 않았더라면, 일상을 그럭저럭 유지하며 별 탈 없이 생활했을 정말 ‘평범한 아이들’이었다. 왜, 이 아이들은 코로나블루의 직격탄을 맞았을까? 첫째, 가정 내에서 느낀 심리적 공허함을 채워주던 긍정적 관계가 단절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블루에 취약한 아이들은 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가족 간의 정서적 소통이 미흡하다. 아이가 하루 종일 무엇을 하는지 세심하게 살피지 않는(혹은 먹고 살기 바빠서 살필 겨를이 없는), 요즘 심리상태가 어떤지 소통하지 않는(혹은 서로 바빠서 말할 틈도 없는) 부모님과의 관계는 ‘외로움’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괜찮았다. 친구들이 있었으니까. 가정 내에서 심리적 공허함을 느끼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안정감을 찾는다. 정서적 소통은 물론 정서적 지지도 얻는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경험을 쌓고, 가정에서 배우지 못한 사회생활을 익혀나간다. 선생님의 잔소리로 어쩔 수 없이 꾸역꾸역 공부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도 한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일상이 유지됐다. 이런 아이들에게 코로나는 단순히 ‘일상생활의 멈춤’이 아니라 ‘긍정적 관계의 단절로 인한 성장의 멈춤’이었다. 심리학 이론 중에 ‘세 다리 의자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유전자, 유년시절의 학대, 불우한 성장배경 중 하나만 없어도 끔찍한 범죄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론이다. 의자는 세 개의 다리로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물론 위태롭기는 하지만). 하지만 하나가 빠진 두 개의 다리로는 절대 서 있을 수 없다. 즉 아무리 사이코패스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다 하더라도 어린 시절 학대를 경험하지 않았다면, 설령 어린 시절 학대를 경험했다 하더라도 성장하면서 행복했다면, 범죄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전자와 어린 시절 부모의 학대경험은 되돌릴 수 없지만, 성장배경에서의 행복한 경험은 학교생활에서 채울 수 있었다. 그것이 바로 친구관계이고, 교사의 선한 영향력이다. 결국 가슴에 외로움이라는 ‘우울의 씨앗’이 있었지만 학교생활에서의 긍정적 관계로 ‘우울의 싹’을 틔우지 못하다가, 코로나로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싹틀 조건이 마련되었고, 결국 우울증이 갑작스럽게 찾아온 것이다. 둘째, 2년 동안의 언택트 문화는 익숙해지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하나의 습관을 형성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100일정도이다. 완벽하게 몸이 반응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00일이다. 2년이라는 시간은 습관을 바꿔놓는데 충분한 시간이다. 원격수업이 가져온 삶의 변화는 생각보다 크다. ‘학교생활이 너무 힘들다’는 아이들의 하소연을 듣다보면 이해가 간다. 우선 아침에 등교하기 위해 씻고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집에서 편한 복장과 편한 자세로 수업을 듣다가, 그것도 힘들면 잠시 화면을 끄고 쉴 수 있었다. 화면을 켜놓고 요령껏 게임을 해도 상관없었고, 듣기 싫은 잔소리나 지적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됐다. 친구들과도 내가 관계 맺고 싶을 때만 SNS에서 대화하며 놀았기 때문에 쓸데없는 감정소모도 없었다. 전면등교로 매일 학교를 나와야 하는 지금은 말 그대로 ‘학교 오는 것 자체’가 힘들다. 아침에 일어나서 준비하는 것도 힘들고, 수업시간 10여분이 흐르면 온 몸이 뒤틀린다. 가만히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고, 답답해서 뛰쳐나가고 싶다. 만사가 귀찮고 짜증난다. 특히 올해 고3·중3·초6 학생들의 ‘현타’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고1·중1·초4의 시작은 6월부터였고(코로나로 인해 2020년 첫 등교는 5월 말 혹은 6월 초였다), 그나마도 격주 등교였다. 학교를 다닌 날보다 안다닌 날이 더 많았다. 고2·중2·초5 때도 마찬가지였다. 격주로 등교하다가 급격한 확진자 증가로 9월 추석 이후 전면 온라인등교로 전환되었다. 제대로 된 등교는 올해가 처음인 셈이다. 힘들만 하다. 두렵고 불안할 만하다. 물론 코로나로 인한 일상 멈춤이 없었다면, 당연하다는 듯 학교를 잘 다녔을 아이들이다. 코로나로 일상이 무너진 아이들을 일으키는 상담전략 그렇다면 코로나블루의 대표적 증상은 무엇일까? 물론 다음의 증상들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 전에는 이런 증상이 없었는데, 코로나 이후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평상시에는 괜찮다가, 몸이 피곤해지면 알레르기 반응이 올라오는 것처럼, 일상생활을 잘 유지하던 학생들이 코로나로 갑자기 일상이 바뀌면서 심리적 동요가 왔다. 이건 정신력 문제가 아니고, 유난을 떠는 것도 아니며, 핑계를 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아무리 조심해도 환절기에 감기에 걸리는 것처럼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음이 반응하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들과의 상담에서도 ‘코로나 이전과 이후’에 초점을 둬야한다. “이전에는 안 그랬는데, 코로나로 일상이 무너지면서 너의 생활도 무너졌구나.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백이진과 나희도가 ‘IMF’라는 시대의 아픔으로 힘겨워 했듯이, 너희들은 지금 ‘코로나’라는 시대의 아픔을 겪고 있는 중이야. 그리고 백이진과 나희도가 그 과정을 멋지게 극복했듯이 너도 할 수 있어. 넌 원래 그런 아이가 아니었잖아.” 상담전략 ❶ _ 일상의 변화로 학교 오는 것이 힘듦을 인정해주자 경험을 안 해봤으면 모를까, 이미 편안함과 달콤함을 맛 본 아이들에게 전면등교는 힘들 수 있음을 인정해주자. 지난 호에서도 언급했듯이, 교사와 부모는 아이들의 힘듦에 꽤 인색하다. 하지만 인정해야 한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무탈하게 지나갔을 아이들이다. 이해와 인정, 이것은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이다. 상담전략 ❷ _ 일상복귀로 힘들어 하는 사람이 많이 있음을 알려주자 일상복귀가 두려운 것은 아이들만이 아니다. 재택근무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해야 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회식 참여, 상사와의 불편함, 출퇴근 부담 등 일상복귀에 대한 걱정이 이슈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경험과 고통을 받고 있음을 객관적 데이터, 즉 신문기사나 통계자료를 보여주며 설명해주자. 아이들은 놀라울 정도로 안정감을 되찾는다. 자신이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정신력이 나약해서가 아님을 알아차리게 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불안감이 일정부분 해소된다. 상담전략 ❸ _ ‘넌 원래 그런 아이가 아니었어’ 코로나 전 상황을 상기시키자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되돌려, 원래 어떻게 생활하며 지냈는지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전 생활을 파악해야 그에 따른 해결방안도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은 원래 무기력한 아이들이 아니었다. 긍정적 영향을 주던 친구관계와 외부활동이 단절되면서 기운이 빠져 무기력해졌고, 일상의 즐거움을 놓치면서 우울해졌으며, 조금씩 게을러지면서 만사가 귀찮아졌을 뿐이다. 청소년의 무기력은 무섭다. 한번 빠지면 나오기 힘들다. 아무생각 없이 뒹굴 거리면서 놀아도 의식주가 해결되기 때문이다(어른은 불가능하지만 학생이니까 가능하다). 세상에 이런 상황보다 더 편한 것이 있을까? 부모나 선생님 등 어른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원래 그런 아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다시 돌아갈 계기를 마련해줘야 한다. 시기를 놓치면, 목표의식을 잃은 채 무기력해져가는 아이를 일으켜 세우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상담전략 ❹ _ 최단기 목표설정과 성공경험으로 에너지를 채워주자 요즘 아이들은 성과가 빨리 눈에 보여야 한다. 단기목표를 세워 빠른 시간 안에 성과를 느끼도록 해야 한다. 단계가 너무 길면 금방 흥미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게임하듯이 하나하나 달성하다보면 레벨 업이 되도록 설정해야 한다. 처음 목표는 본인 능력의 60~80%에 해당하는 것으로 설정한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을 줄 안다고,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맛을 느껴봐야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그럼 우선 무엇부터 해볼까? 해야 하는데, 몸이 마음처럼 안 움직여서 못하고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공부죠 뭐, 근데 진짜 하기 싫어요.” “공부는 원래 하기 싫어야 정상이지. 공부하고 싶어 안달 난 녀석이 더 이상하지 않냐? 자, 그럼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공부, 그나마 좀 해볼 만한 과목은 뭐가 있을까?” “음, 일본어?” “오, 좋아. 일본어! 우리 곧 중간고사잖아. 누구누구 제칠 수 있는지 손가락 꼽아봐. 오, 좋아. 그럼 일단 7명 확보됐고, 몇 점정도 맞을 수 있을까? 오, 좋아. 60점! 어떻게 공부할 셈이야?” “음, 일단 히라가나를 외우고, 선생님이 강조하신 것들을 중심으로 외워야 하지 않을까요?” “오, 좋아. 그럼 이번 주 목표는 히라가나 외우기, 다음 주는?” 차츰 능력의 80~100%에 해당하는 것으로 목표를 올려주면 되는데, 이전 작업이 잘 이뤄졌다면 나중에는 본인들이 알아서 해결하는 힘이 생긴다(고등학생은 알아서 잘하는데, 초·중학생은 부모나 교사의 힘이 계속 필요할 수 있다). 상담전략 ❺ _ 중간중간 잘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체크해주자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힘든 것은 확인을 하는 것이다. 확인을 하지 않으면 계획은 무너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중간중간 잘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힘들 것은 없다. 아침 조·종례시간이나 청소시간에, 그저 “계획은 잘 진행되고 있어?”하고 묻기만 해도 된다. 더 이상 진행하는 것은 서로 부담스러울 수 있다. 기억을 환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5월 달력을 보면 5월 1일 근로자의 날부터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21일 부부의 날 등 가족을 위한 날이 많다. 그래서 흔히 5월을 가정의 날이라고 부른다. 그뿐만이 아니다.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이고,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가족을 포함하여 공동체의 화합과 행복, 건강을 위한 기념일이 많다. ● 근로자의 날(5월 1일) 근로자의 날(메이데이, May Day)은 1886년 5월 1일 8시간 노동제 쟁취 및 유혈탄압을 가한 경찰에 대항하여 투쟁한 노동자들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 강점기였던 1923년 5월 1일 조선노동총연맹이 ‘노동시간 단축, 임금 인상, 실업 방지’를 주장하며 최초의 행사를 개최했다. 미국·캐나다·일본 등 일부 국가는 사회주의의 메이데이에 대항하는 의미로 5월 1일을 ‘법의 날’로 정했다. 이에 미국과 캐나다는 9월 첫째 월요일, 뉴질랜드는 10월 넷째 월요일, 일본은 11월 23일이 ‘노동절(Labour Day)’이다. ● 어린이날(5월 5일) 1919년 3·1독립운동을 계기로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하고자, 1923년 방정환을 포함한 일본유학생 모임인 ‘색동회’가 주축이 되어 정한 날이다. 각 나라마다 어린이날은 다르다. 스위스는 어린이날이 없는 대신 3년에 한 번 어린이 축제를 한다. 일본은 3월 3일(여자아이), 5월 5일(남자아이) 두 번한다. ● 입하(5월 5일) / 소만(5월 21일) 입하(立夏)는 여름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절후이다. 이때가 되면 봄은 완전히 퇴색하고, 산과 들에는 신록이 일기 시작한다. 개구리 우는 소리가 들리고, 마당에는 지렁이들이 꿈틀거리며, 볍씨의 싹이 터 모가 한창 자라고, 밭의 보리이삭들이 패기 시작한다. 소만(小滿)은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 찬다는 의미이다. 봄의 상징인 냉이나물은 없어지고, 보리이삭은 익어서 누런색을 띠니 여름의 문턱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이때부터 여름 기분이 나기 시작하며 식물이 성장한다. 산야의 식물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모내기 준비를 서두르고, 빨간 꽃이 피어나는 계절이다. ● 어버이날(5월 8일) 어버이날의 시작은 1956년부터 지정된 ‘어머니날’이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날’이 거론되면서 1973년부터 ‘어버이날’로 변경되었다.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는 문화는 미국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안나 자비스라는 소녀가 어머니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하얀 카네이션을 영전에 바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후 미국에서는 살아계신 부모님께 빨간색, 돌아가신 부모님께는 흰색 카네이션을 드린다. 미국·중국·일본은 ‘어머니의 날’과 ‘아버지의 날’이 따로 있다. 중국은 카네이션 대신 ‘근심을 잊게 해주는 풀’이라는 의미의 망우초를 선물하고, 일본은 ‘아버지의 날’에는 장미를 선물한다. 그리스는 매년 1월 8일 ‘어머니의 날’이 되면 평소 집안일에 손을 대지 않는 남자들이 집안일을 하고, 여자들은 밖으로 나가 휴식을 취한다. 만약 남자들이 거리에 나와 있으면, 여성들이 모여들어 물을 퍼붓거나 달려들어 옷을 벗기기도 한다고 한다. ● 부처님 오신 날(5월 8일) 올해는 불기 2566년이다. 조계사는 올해 봉축표어를 ‘나누면 따뜻해요’로 정하고 도량등을 미소 지은 부처님 얼굴과 연꽃을 함께 표현해 코로나19 지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근로자의 날·부처님 오신 날·크리스마스는 아쉽게도 대체휴일에 포함되지 않는다. ● 스승의 날(5월 15일) 각 나라에도 스승의 날이 있다. 우리나라는 1963년 충남 강경여고 J.R.C. 단원들이 자발적으로 ‘은사의 날’을 정하고 사은행사를 개최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1965년부터는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로 변경하여 각급학교 및 교직단체가 주관이 되어 행사를 실시하다가, 1973년 정부의 서정쇄신방침에 따라 사은행사를 규제하게 되어 ‘스승의 날’이 폐지되었고, 1982년 스승을 공경하는 풍토조성을 위하여 다시 부활되었다. 미국은 1985년부터 5월 첫 번째 주 화요일을 National Teacher's Day로 지정하고, 그 주 전체를 스승에 대한 감사 주간으로 기념한다. 이때 학생들이 선생님께 사과를 선물하며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중국의 스승의 날은 9월 10일로 ‘교사절’이라고 부르며, 1985년 처음 제정되었다. 베트남은 매년 11월 20일 스승의 날이 되면, 선생님을 존경하는 것을 중요시 여기는 나라답게 선생님 댁을 직접 방문해서 인사드린다. 법정 공휴일이기도 하며, 전국적으로도 성대한 행사들이 많이 진행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6년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선생님께 선물을 드리고 카네이션을 개인이 달아 드리는 것 역시 제한되고 있다. 전국에서 학생들과 오늘도 희로애락을 같이 하는 모든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 세계 가정의 날(5월 15일) 가족을 영어로 번역하면 family이다. 원래 하인·노예를 뜻하는 라틴어 famulus에서 유래되었지만, 사람들은 종종 ‘아버지, 어머니,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Father And Mother, I Love You)’의 첫 글자를 합성하여 만들었다고도 말한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가족의 모습과 의미가 변한다고 하더라도, 가족만이 줄 수 있는 심리적 측면은 변함없을 것이다. 세계 가정의 날은 국제연합이 사회의 가장 기본단위이며 바탕이 되는 가정의 역할과 책임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돌아보자는 취지에서 제정되었다. ● 성년의 날(5월 16일) 성년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중요한 통과의례이다. 비로소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가질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만 19세에 이르면 성년이 된다. 올해는 2003년생이 성년식을 치르는 해이다. 성년식은 매년 5월 셋째 월요일이다. ● 5·18민주화운동(5월 18일)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기록문은 인권기록유산으로 유네스코 기록물로 등재되어 있다. 우리나라 주요등재유산은 조선왕조실록·훈민정음·난중일기·조선통신사와 광주민주화운동 기록물이다. 5·18민주화운동은 1981년 5월 18일 시민·학생·재야운동 세력이 망월묘역에서 추모행사를 거행한 것이 발단이었다. 당시 정부는 추모행사를 다시 열지 못하도록 탄압을 가했으나, 5월 계승운동의 일환으로 꾸준하게 실행되었다. 1993년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가 차원에서 재평가되었고, 마침내 1997년 5월 법정기념일로 제정되었다. ● 발명의 날(5월 19일) 인류의 역사는 곧 발명의 역사였다. 과거부터 셀 수 없이 많은 발명품이 인류의 삶을 변화시켰다. 세상을 바꾸는 기술·제품의 개발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매년 5월 19일은 발명의 날이다. 측우기의 반포일이 1441년(세종 23) 4월 29일(양력으로 5월 19일)인 것에 연유한 것이다. ● 세계인의 날(5월 20일) 태어난 국가를 뒤로하고, 다른 나라에서 삶을 일군다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이민자가 사회 곳곳에서 사회구성원으로 역할을 하며 생활하고 있으며, 학교에도 다문화가정 학생의 비율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세계인의 날은 다양한 민족·문화권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공존하는 다문화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제정된 국가기념일이다. 매년 5월 20일 세계인의 날부터 일주간은 ‘세계인 주간’이다. 학교에서도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소외되지 않고, 당당한 학교구성원으로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이 시기에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 부부의 날(5월 21일) 가족이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 엄마 아빠의 관계가 나쁘면 학생의 학교적응력도 떨어진다. 결국 부부가 화목해야만 다양한 청소년문제도 해결된다. 부부의 날은 가정의 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로 매년 5월 21일로 정했다. 1995년 5월 21일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 경남 창원에서 권재도 목사 부부에 의해 시작되어, 기독교를 중심으로 기념일 제정운동이 전개되었으며, 2007년에 법정기념일로 제정되었다. 부부의 날을 맞아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좋은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남편, 어떤 아내, 어떤 엄마, 어떤 아빠가 되어야 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뜻깊을 것이다. ● 방재의 날(5월 25일) 최근 울진·삼척을 비롯한 곳곳에서 연이어 안타까운 산불소식이 들려온다. 방재(防災)란 재해를 막는다는 뜻으로, 방재의 날은 자연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효율적인 교육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정된 국가기념일이다. 산불·지진·태풍 등 자연재해는 삶의 터전을 잃게 한다. 예전의 삶으로 회복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예방수칙’과 ‘대응요령’을 잘 익히고,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바다의 날(5월 31일) 바다는 먹을거리는 물론 공해 없는 천연자원까지 인간에게 많은 것을 베풀어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해양생물 생존을 위협하는 플라스틱, 갯녹음 현상으로 인한 ‘바다 사막화’ 등 바다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다. 바다의 날은 통일신라시대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5월 31일로 정했다. 바다의 날을 맞아 일상생활 속에서 바다오염을 줄일 수 있는 실천방안을 생각해보자.
교원의 교육활동은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교원지위법)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 2019년 10월 개정된 「교원지위법」이 시행되면서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아직도 그 변화가 교육현장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얼마 전 교육부에서는 2022년 교육활동 보호 매뉴얼 개정판을 발간하였다. 해당 매뉴얼의 집필진으로서 교원이 꼭 알아두었으면 하는 「교원지위법」 부분을 전하고자 한다. 1. ‘교육활동 침해행위’ 「교원지위법」에서 말하는 ‘교육활동 침해행위’의 개념에 대해 먼저 알아본다. ‘교육활동 침해행위’란,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 대한, ‘폭행(상해)’, ‘협박’, ‘명예훼손’, ‘모욕’, ‘손괴’, ‘성폭력범죄 행위’, ‘불법정보 유통행위’, ‘공무집행방해(업무방해)’, ‘성희롱’,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반복·부당한 간섭’, ‘교원의 영상·화상·음성 등 무단 배포’, ‘그밖에 교권을 존중하지 않거나, 교원의 전문적 지위·신분에 대한 부당히 간섭하는 행위로 학교장이 판단하는 행위’를 말한다(「교원지위법」 제15조, 교육활동 침해행위 및 조치기준에 관한 고시 제2조). 이는 과거에 ‘교권 침해행위’로 일컬어졌다. 그런데 이로 인한 피해가 교원에게뿐 아니라 교육활동 전반에 미쳤다. 법으로 운전 중인 자동차 운전자나 의료행위 중인 의료인을 폭행 등으로부터 보호하듯이 교육활동 중인 교원을 특별히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므로 이를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명명하고, 이에 대한 조치·대응을 「교원지위법」에 구체적으로 규정하기 시작했다. 학교에서는 이러한 법의 취지를 살려 법정 명칭인 ‘교육활동 침해행위’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간혹 교원 개인 간의 사적인 갈등, 업무분장으로 인한 분쟁 등을 교육활동 침해행위라고 신고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사안에 따라 ‘고충심사 청구’나 ‘갑질 행위 신고’는 가능할지 몰라도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 대한 행위가 아니라면 교육활동 침해사안은 아니다. 2. 학교 교권보호위원회의 기능 학교마다 학교 교권보호위원회를 두어야 하고, 위원은 교내·외 인사로 5명에서 10명으로 구성된다. 위원회의 주된 심의대상은 교육활동 침해학생에 대한 선도(징계) 조치이다. 2019년 10월 개정 교원지위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위원회에 이 부분의 심의권한이 없어서 유명무실한 위원회라고 비판받기도 했다. 그러나 위원회에 심의권이 생기면서 이제는 학생선도위원회(학생생활교육위원회)를 별도로 개최할 필요가 없다. 「교원지위법」이 개정되었음에도 일부 학교에서는 학교장 자체해결, 피해교원의 요청 등을 이유로 여전히 학교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없이 처리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학교장 자체해결은 「교원지위법」에는 없는 내용이어서 이후 침해행위 축소·은폐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또한 「교원지위법」에 특별히 규정된 학생 선도(징계)조치와 피해교원 보호조치를 할 수 없게 된다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3. 침해학생에 대한 조치 - 학급교체, 전학 조치 가능 폭행·불법촬영 등 심각한 침해행위를 당한 피해교원에게 가장 필요한 조치는 무엇보다 침해학생과의 분리이다. 침해학생을 마주보기 힘든 상황에서 침해학생과 교육활동을 계속해야 하는 피해교원의 고통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개정 「교원지위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퇴학 외 침해학생을 분리하는 선도조치는 최대 10일의 출석정지였다. 피해교원과 침해학생의 분리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었고, 결국 분리를 원하는 피해교원이 이동하여야만 했다. 그러나 개정 「교원지위법」이 시행됨으로써 학급교체·전학과 같은 분리조치가 가능하게 되었고, 이로써 ‘분리 시 가해자 이동이 원칙’이라는 가해자 책임주의가 지켜질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중한 선도(징계)조치가 경한 사안에 남발되어서는 안 되므로 전·퇴학 조치에 대해서는 관련 교육부 고시에서 일정한 제한을 두고 있다. 이에 의하면 전·퇴학 조치는 동일교 재학기간 중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출석정지 또는 학교교체 처분을 받았던 학생에게만 할 수 있다. 하지만 교원에 대한 폭행(상해), 성폭력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고 있어서 최초 침해행위라도 곧바로 전학 또는 퇴학 조치가 가능하다. 4. 피해교원 지원 침해행위로 신체적·정신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학교와 다른 교사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피해교원이 제대로 치료받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오히려 교원이 제대로 회복되지 못함으로 인한 교육적 손실이 더 크다. 그러므로 피해교원이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하여 필요한 치료를 충분히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도 피해교원이 빠르게 회복하여 침해행위로부터 벗어나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피해교원은 「교원지위법」 및 「교원휴가에관한예규」에 따라 5일의 범위에서 치료 및 회복을 위한 특별휴가를 부여받을 수 있다. 특별휴가로도 치료·회복기간이 부족하면 공무상병가를 신청할 수 있다. 피해교원의 치료비는 침해학생의 보호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보호자의 비협조적 태도로 온전히 배상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개정 「교원지위법」에서는 피해교원의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관할청이 이를 부담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피해교원의 치료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지원금액의 한도는 각 시·도교육청마다 달리 정하고 있으므로 청구 전에 시·도교육청에 확인을 요한다. 또 피해교원을 위한 교원치유지원센터(명칭은 시·도마다 다를 수 있음)를 시·도교육청마다 운영하고 있으므로 센터 상근 지원인력(변호사·전문상담사 등)으로부터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있다. 5. 교원배상책임보험 활용 전국 대부분의 시·도교육청은 소속 교원(기간제교원 포함)을 위해 매년 교원책임배상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많이들 오인하기를 해당 보험이 교육활동 침해행위의 피해교원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침해행위의 피해교원과는 무관하고, 교원이 가해자가 되었을 때 그 배상을 대신하는 보험이다. 교원이 학생을 교육하다가 직무상 과실로 인권침해, 교육활동 중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 또한 교원을 위해 준비된 보험이므로 알아두었다가 필요한 경우에 활용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기 수원 가온초등학교(교장 김재영)는 지난달 27일 4~6학년 22명으로 구성된 독서토론 동아리 ‘슬기로운 토론생활’ 3기 모임을 가졌다. 이 학교는 독서토론 동아리 ‘슬기로운 토론생활’ 3기를 4월 초에 4~6학년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모집하였다. 책을 좋아하고 토론에 관심이 많은 학생 22명이 모집되어 첫 모임을 가진 것. ‘슬기로운 토론생활’은 학생 자율동아리로 사서교사가 방과 후 4월 27일부터 11월 23일까지 월 2회 둘째, 넷째 수요일 2시부터 90분 동안 24차시에 거쳐 다양한 주제의 책으로 비경쟁 토론 및 경쟁 토론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첫 모임 전 패들렛으로 토론에 관한 영상 2편을 미리 시청하게 한 후 동영상을 보고 느낀 점과 토론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생각 쓰기, 그리고 토론 동아리에 대한 기대를 발표했다. 6학년 A학생은 “어떤 문제를 싸우지 않고 해결하기 위해서 토론이 필요하다”라고 했으며, 5학년 B학생은 “작년에는 토론이 생소해서 잘 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두 번째인 만큼더 잘해보고 싶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 프로그램을 맡은 사서교사는 먼저‘내 이름’이라는 그림책을 읽어준 뒤, 이름은 자기의 얼굴이며, 각자의 표정과 무게가 있다는 것을 학생들이 인지하게 했다. 이어 포토스탠딩 기법을 활용해 자신에 대해 발표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포토스탠딩이란 주제와 이미지의 관련성을 찾아 연결하는 창의적 사고 증진 기법으로 자기 생각과 어울리는 그림을 고르고 그 이유를 말하는 활동이다. 4학년 C학생은 “나는 천하장사이다. 신체적 힘은 세지 않지 마음의 힘은 무척 세기 때문이다”라고 표현했으며, 5학년 D학생은 “나는 책이다. 책이 나에게 기쁨을 주듯이 나도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라고 자기를 표현했다. ‘나를 소개해요’ 활동지로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나의 장래희망과 버킷리스트를 적고 구체적으로 자기를 소개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 학생 모두가 또박또박하고 정확한 목소리로 발표했으며, 다른 학생이 발표할 때는 경청하는 자세를 보였다. 포토 카드를 활용하여‘토론이란?’주제로 내가 생각하는 토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4학년 E학생은 “토론은 끝도 없는 계단이다. 왜냐하면 배움은 끝이 없듯이 토론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기 때문이다"라고 하였고, 6학년 F학생은 “토론은 연이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위치가 바뀌는 연처럼 토론도 흐름에 따라 결과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재영 교장은 “독서를 바탕으로 한 토론을 꾸준히 경험함으로써 학생들의 사고력과 의사소통능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며 “독서로 생각을 키워 타인과 올바른 방법으로 토론함으로써 토론의 목적인 경청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5월은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하늘과 온화한 날씨로 자연은 온통 화려하게 옷을 입는 계절의 여왕이다. 더불어 우리의 마음은 어린 생명들에게 축하와 어버이와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간직하는 달이기도 하다. 그래서 5월은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아끼는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한지 모른다. 여기엔 생명 존중으로 사랑의 보금자리를 더욱 소중하게 품는 가정이 중심에 있다. 그래서 5월은 가정의 달이라 부르기도 한다. 가정은 상실해 가는 인간의 사랑을 회복시키고 성장시키는 터전이다. 이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제2의 가정인 학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가정도 학교도 진정한 주인은 아이들이라는 의식이 필요한 까닭이다. 소중한 생명인 아이들을 진정한 사랑으로 보호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은 부모와 스승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그런데 비뚤어진 자녀 사랑과 편향된 제자 사랑은 이따금씩 우리를 슬프게 한다. 5월 초순은중·고등학교중간고사기간이기도 하다. 시험 기간이 되면 아이들은 평소보다 긴장하고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이 시기에 시험에 매달려야만 하는 아이들의 입장은 측은지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학창 시절을 역지사지하는 마음은 더욱 아이들에 대한 연민과 격려의 마음으로 가득 차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이 이런 시기를 겪으면서 얻는 교육의 성과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올바른 사랑이다. 최근 모학교에서 한 학부모의 전화에시달리는 고통이 있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자녀가 알람 소리를 못 듣고 늦잠을 잔 까닭에 1교시 시험에 지각했는데,. 학생의 부주의임을 인정하면서도 1교시 시험 시간을 늦추거나 학생의 시험 시간을 쉬는 시간까지 연장해서 50분을 확보해 달라는 엄마의 호소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러 번전화해 고사 담당자로부터학교의 시험 시행 방침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목소리를 높이며 “높은 사람(교감, 교장) 바꿔라.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겠다”고협박해 시험준비로 분주한 교사들을 멘붕 상태로 만들었다고 한다. 멈추지 않고 전화 수화기에서 흘러나오는 여성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는한동안 학교 업무를 마비시켰다. 결국 시험이 제시간에 실시되고 1교시가 끝날 즈음에 학부모는 교장실을 직접 방문해 학교의 똑같은 입장을 다시 들었다고 한다. 이런 학부모의 행동은 무엇을 말하는가?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자녀에 대한 빗나간 사랑임을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교생실습을 나온 예비교사들에게 요즘학교의 실태를 보여주는 한 가지 사례로 소개하자 고교를 졸업한 지 4년이 채 되지 않는 그들도딴 세상을 보는 것처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도대체 상식과 원칙, 공정이라는 의식이 있기나 한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 그러니 세간에 ‘학부모 인증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말이 나돌만 하다. 아이의 실수를 안타깝게만 생각하지 거기서 소중한 교훈을 얻어 더 크게 성장하게 할 자녀교육 기회는놓치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든 이 사람 저 사람과 통화를 해 혹시모를 말실수를 빌미삼아 학교를 맹비난하고 소기의 사욕을 달성하려는 학부모. 이들은 과연 자녀 사랑을 실천하는 참부모인지 자녀를 망치려는 것인지 지극한 상식의 소환을 필요로 한다. 가정의 달 5월을맞아부모의 마음가짐을 다시금 되새기는 기회를 가지길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지난 3년간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은 현장 교육 연구 주제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올해 전국현장교육연구발표대회의 키워드는 ‘정서 격차 해소’, ‘세계시민 역량’, ‘기후 변화 대응’ 등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전쟁, 기후 변화 등 전 세계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위기 상황을 직시하고 대응할 수 있는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 현장 연구에 녹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코로나 블루 등 학생들이 경험하는 정서적인 어려움에 주목하고 사회정서학습, 인성교육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다수 출품됐다. 또 우리나라에 한정하지 않고 국제사회의 이슈와 문제를 교육과정에 접목,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다. ▨정서적 어려움 주목한 연구 다수 박혜정 전주 서곡초 교사는 무기력에 빠진 학생들의 모습에 주목했다. 부모와의 소통과 지지가 부족해 자존감이 낮고, 내적동기, 의지도 부족했다. 박 교사는 “처음에는 ‘망쳤어’ ‘싫어요’라는 말을 자주하고 삐딱하게 굴었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순수한 아이들이었다”면서 “교사가 세심하게 관찰하고 애정을 줬더니 변화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했다. 그는 ‘모두가 행복한 HERO 프로젝트를 통한 인성교육’을 5학년생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스스로 과소평가하고 자신의 강점을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내면의 힘을 기르는 데 중점을 뒀다. 처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 내가 싫어하는 것 등 사소하지만 간단한 질문을 스스로 해볼 수 있게 지도했고 점점 심화한 질문으로 나아갔다. 박 교사는 “아이들이 자신의 강점을 표현, 공유, 공감하고 나중에는 진로와 목표로까지 연결할 수 있게 활동했다”면서 “스스로 마음의 힘을 쌓으면서 친구 관계도 돌아볼 수 있게 도왔다”고 설명했다. 최경미 정선정보공업고 교사는 코로나로 인해 학생들이 겪는 심리적인 어려움에서 힌트를 얻었다. 코로나 상황에서 우울감과 무력감, 불안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가 분노의 감정으로 옮아가고(코로나 레드), 나중에는 모든 일에 암담함을 느끼는(코로나 블랙) 상황으로 번지는 것에 주목했다. 통합사회 교과 역사 전공인 최 교사는 교과를 통해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우울감에서 벗어나게 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사회·정서학습 기반 소통 팩트(FACT) 프로젝트로 인성백신 맞히기’를 구성했다. 최 교사는 “사회정서능력은 자기 인식과 자기관리, 사회적 인식, 관계기술, 사회적 의사결정을 말한다”며 “나를 알아보고 우리를 발견하는 데서 나아가 우리 사회를 이해하고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원용아 서울응봉초 교사의 ‘마음 더하기+ 백신으로 울려퍼지는 우리반 심포니’, 이대성 서울장월초 교사의 ‘치유와 성장의 LIFE-S‧K‧I‧LL 프로그램으로 인성 스타되기’, 하현주 외포초 교사의 ‘사회성-감성 학습 기반 L.E.G.O 프로그램으로 오색 인성 역량 쌓아 올리기’ 등 마음챙김과 치유, 정서를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들이 출품됐다. ▨수업에 국제사회 이슈접목 ‘지구를 살리는 탄소 지우개(E,R+A,Zer) 교육과정 개발 및 적용을 통한 환경 역량’을 연구한 유상미 전북 공음초 교사는 ‘탄소중립’을 주제로 삼았다. 온실가스 농도 증가 등으로 인한 기후 변화가 국제사회의 화두로 떠올랐고, 탄소중립 소양을 길러주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유 교사는 그림책을 활용한 활동으로 학생들이 탄소중립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이끌었다. 그는 “당장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양을 길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성호연 경남 고전초 교사와 노혜진 궁항초 교사는 ‘기후위기대응교육! 기후변화 change 메이커가 되자! SAVE 프로그램 운영으로 지구를 구하는 생태시민 역량 기르기’를 주제로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2020년에 있었던 섬진강 물난리를 통해 기후 변화 현상이 더는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환경 문제,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실천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전했다. 최은정 서울숭미초 교사의 ‘슬기로운 에코 의사생활⁺ 환자소생을 통한 지구지킴이 역량 키우기’도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방식인 생태 백신을 실천할 수 있는 ‘생태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구지킴이 역량’이라는 용어도 도입했다. 지구지킴이 영역은 지구를 위해서 스스로 작은 행동을 실천하고 확산하는 역량을 가리킨다. 최 교사는 “학생들이 문제의식을 느꼈을 때 해결 방법을 토론하고 고민할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이원 서울난곡초 교사는 ‘세바시ON 프로그램으로 Global-3C 역량 기르기’를 통해 학생들이 올바른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꿈을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학생의 흥미와 재능에 초점이 맞춰졌던 기존 진로교육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작은 학교에는 특수 교사가 없었다. 특수 교사를 대신해서 담임 교사가 특수 학생을 돌보고 보조로 지원해주시는 분이 배치된 학교에 근무한 적이 있었다. 약간 규모가 있는 학교에 오니 특수 교사를 보게 됐다. 특수 학급 담임으로. 보통 일반 학교에서는 일반 학급과 특수 학급을 합쳐 학급 수통계를 낸다. 특수학급도 엄연한 정식 학급이라는 말이다. 특수학급에 배치된 학생들은 장애 정도에 따라 통합학급에서 주로 생활하고 가끔 특수 학급에 가서 수업을 받는다. 그러다보니 초등학교에서 특수 교사를 담임으로 인식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특수교사 뿐만 아니라 병설유치원 교사도 마찬가지다. 병설유치원에 교사가 있는 것을 인지 못할 때가 자주 있다. 꼭 전달해야 할 사항들을 공지할 때 누락시겼을 때 서운한 이야기를 듣곤 했다. 얼마 전 특수 선생님이 속상한 나머지 "저도 담임입니다" 라고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소식을 전달받지 못해 당황스러웠다는 얘기였다. 아차, 싶었다. 교감인 나도 깜빡 잊고 있었으니까. 소식을 전달할 때 특수교사을 누락한 담당 선생님도 아마도 깜빡 했을 것이다. 급하게 교사 단톡방에 앞으로는 꼭 특수교사를 빠뜨리지 말것을, 특수교사도 담임교사임을 잊지 말아달라고 글을 남겼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었다. 선생님하고 나는 친하니까는 현직 특수교사가 쓴 책이다. 특수학교, 일반학교, 특수지원센터에서 근무하면서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 특수학교 생활상을 담아냈다. 배꼽잡고 웃으면서 읽었다. 웃지 말아야 할 대목에서도 저절로 빵 웃음이 터졌다. 저자의 필력이 남다른 것 같다. 중증 장애를 가진 학생과 씨름하며 힘겹게 보낸 이야기들인데 무겁게 느껴지기보다 친근하게 다가왔다. 학교 이야기를 이렇게도 쓸 수 있겠구나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특수학교에는 특수한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 힘쎈 학생, 특별한 행동을 보이는 학생, 용변을 스스로 보지 못하는 학생 등 선생님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학생들이 많은가보다. 실제로 근무해 본 적이 없기에 권용덕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특수학교 현실을 머리 속에 그려보게 되었다. 학생도 학생이지만 보호자인 학부모와의 관계도 만만치 않나 보다. 전적으로 선생님께 감사하는 학부모도 있지만 자신의 아이가 피해를 입었다며 섭섭함을 민원으로 응수하는 학부모도 있다고 하니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아닐 것 같다. 한 때 언론에서 특수 교사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했던 적이 있었다. 특수학급 안에 CCTV를 설치해야 하니 마니 하는 문제로 시끄럽게 떠들었던 기사가 기억난다. 남이야 어떻게 보든 교사의 사명감으로 오늘도 보이지 않게 도움이 필요로 하는 학생들을 내 자식보다도 더 애정을 가지고 대하는 대한민국 특수교사들이 계심을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분들이 계시기에 여전히 교육에는 희망이 있고 따뜻함이 있다! 선생님하고 나는 친하니까를 읽고 나니 학교 안에 있는 학생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특히 특수 학급 아이들이 새롭게 보인다. 학생 한 명 한 명 소중히 대하고 성인이 되어 직업을 얻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애쓰는 특수 선생님들이 바로 우리 곁에 있는 선생님들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가 한 때 근무했던 학교의 교감선생님 이야기에서는 부끄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교감선생님이 선생님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고 못되게 대했던 대목에서는 한숨이 나올 정도였다. 세상에 아직도 그런 교감이 있나 싶었다. 물론 예전의 얘기겠지만 말이다. 교감이 되고 보니 선생님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할 때가 있다. 권용덕 선생님이 바라본 교감의 모습이 나에게도 있지 않나 돌아보게 된다. 교사들이 교감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공감이 아닐까. 이해받고 싶고 격려 받고 싶어 하지 않을까. 노력한 것에 대해 질타보다는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를 듣고 싶어하지 않을까. 특히 복무에 대해서는 편안하게 받아주기를 바라지 않을까 싶다. 나 또한 최대한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결재를 한다. 본인 복무 본인이 사용한다는데 무슨 토를 달 필요가 있을까. 우리 선생님들을 교감이 믿어야지 누가 대신할 수 있을까. 교감의 말 한마디가 상처가 되고 아픔이 되지 않도록 늘 살얼음판 걷듯이 주의해야겠다. 아무리 선한 의도라 할지라도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언행이라면 차라리 하지 않는게 백번 옳은 일이다. 특수 선생님들의 고충을 알게 된 책이다. 겉으로 언뜻 보기에는 한 두명 학생들 데리고 있는데 뭐 힘들게 있을까 그런 마음을 가졌던 게 사실이다. 부끄러운 고백이다. 다행히 저자의 책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것처럼 기쁘다. 경력이 20년이 훌쩍 넘었는데 말이다. 학교에서 특수 선생님을 만나면 친절하게 인사드려야겠다. 누구 누구 가르치느라 고생 많으시죠라고 말 한마디라도 진심을 담아 건네야겠다.
경영위기에 봉착한 대학들이 자율적 구조개혁과 경영개선을 도모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학국사학진흥재단은 최근 발행한 '폐교대학 정책 현황 및 과제' 보고서에서 폐교대학의 속출로 학생 학습권 침해와 교직원 임금체불은 물론 지역사회에 주는 피해가 크다며 이 같이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폐교대학은 총 19교다. 이중 학교 법인이 폐교대학 외의 학교를 운영해 그대로 존속하는 사례는 8개가 있고, 청산절차가 진행 중인 사례 8개, 파산절차 진행 사례는 2개, 청산절차가 완료된 사례는 1개다. 대학 폐교에 따른 사회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부와 한국사학진흥재단은 2012년부터 대책을 마련했지만, 재학생 특별편입학과 졸업생과 교직원을 위한 각종 증명서 발급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이 문제 해소를 위해 올해 1월부터 폐교대학 관련 업무를 총괄할 ‘폐교대학 종합관리센터’를 운영하고, '폐교대학 아카이브' 구축, 해산법인 청산 지원 융자사업, 폐교대학 통합 관리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남은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우선 규제 완화를 통해 학생 미충원과 재정 악화로 어려움에 빠진 대학들이 자율적 구조개혁과 경영개선을 도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예컨데, 교사·교지·교원 등 대학 설립·운영 기준을 완화해 기준을 초과한 교육용 재산을 수익용 재산으로의 전환하고, 대체 재산 확보 없는 유휴 재산 처분 및 활용 등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회생이 어려운 대학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구조개혁과 퇴출을 지원·유도해 대학전반의 교육 질 하락과 교육 부실의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고 봤다. 교육부의 폐교 명령에 불복한 장기간 소송 등으로 과도한 사회적 갈등과 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해산 법인의 조기 청산 종결을 위한 제도 개선도 제안했다. 우선 전문성 있는 법인이나 그 소속 임직원을 청산인으로 지정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 법령은 해산법인 이사를 청산인으로 지정하게 돼 있는데, 비위 재단 이사가 청산인이 되는 경우 사적 동기로 청산을 지연하는 등 불합리한 직무수행을 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청산 종결을 위한 필수 절차인 부지 및 시설의 매각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음을 감안해 지방자치단체가 용도 변경을 조기 승인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봤다. 폐교 시설을 노인요양시설이나 연구단지, 연수원 등 지역 자원으로 활용해 폐교에 따른 지역의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46억 년 전에 지구가 처음 태양계에 등장한 이후로 지구는 아주 다양한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고조선 시대,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등으로 나누듯이 지질학자들은 지구의 역사를 몇몇 시대로 나누었습니다. 이를 ‘지질시대(地質時代)’라고 합니다. 지질시대는 가장 크게 누대(Eon)로 나누고, 누대는 대(Era)로, 대는 기(Period)로,기는 세(Epoch)로 나눌 수 있어요. 고생대, 중생대, 쥐라기, 백악기 같은 용어들을 들어본 적 있을 거예요. 고생대, 중생대의 대(Era), 백악기, 쥐라기의 기(Period)가 지질시대를 나눈 기준인 것이죠. 물론 고생대, 중생대, 쥐라기, 백악기 말고도 훨씬 많은 대와 기들이 있고요. 지질학자들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현생누대-신생대-제4기-‘홀로세’라고 규정했었습니다. 지질시대는 지구적 수준에서 일어나는 환경변화와 생물종의 등장 및 멸종을 기준으로 나누는데, 1만 년 전에 플라이스토세의 빙하기가 끝나는 순간부터 홀로세가 시작된 것으로 정했습니다. 원래 정해진 기준에 따르면 홀로세는 1만 년 전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포함하는 지질시대입니다. 그런데 2000년에 지질학자 파울 크뤼첸이 홀로세를 끝내고 ‘인류세’를 홀로세 다음의 지질시대로 추가하자고 주장했습니다. 크뤼첸은 인간 활동이 지구환경이나 지구 역사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시기부터 현재까지를 새로운 용어로 불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원래 지구적 수준의 자연적 변화 또는 생물종의 변화에 따라 지질시대를 나누는데, 인간 활동이 지구에 그만큼이나 큰 변화를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과학과 산업이 발달하면서 우리 생활이 윤택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 환경이 무지막지하게 파괴되고 멸종한동물이 많아진 사실도 외면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국제 지질학회에서 아직 이 용어를 정식으로 지질시대의 연대에 포함하지는 않았습니다. 지질시대에 추가하려면 확실한 시작 시기가 필요한데, 과학자들 사이에서 “인류세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에 대한 합의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거든요. 홀로세를 끝내고 인류세를 추가하는 데에는많은 과학자가 동의하지만, 인류세의 시작 시점에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었습니다. 지금은 크게 네 가지 의견으로 나뉘어요. 첫째는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시점, 두 번째는 유럽인들의 신항로 개척이 시작된 시기, 세 번째는 18세기 후반 산업혁명이 시작된 시기, 그리고 마지막 1945년 7월 최초의 핵실험이 성공한 시기입니다. 인류세가 공식적인 개념으로 채택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UN 리우 회담에서도 인류세가사용되는 등 이미 사회적 영향력이 매우 큰 용어로 자리 잡았어요. 1970년 이후로 야생동물의 개체 수는 절반으로 줄었고,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과거 100만 년을 통틀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동시에 각종 화학물질이 강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기후변화 때문에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했습니다. 인간 활동에 의해 이러한 변화가 일어난 시기를 일컫는 새로운 용어의 등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문제 1) 지질시대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을 고르세요. ① 지질시대를 나누는 가장 큰 기준은 대(Era)이다. ② 지질시대에서 현재는 신생대에 포함된다. ③ 지질시대를 나눌 때 생물 종의 등장과 멸종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문제 2) 인류세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을 고르세요. ① 2000년에 파울 크뤼첸이 처음 제안한 개념이다. ② 아직 인류세의 시작을 언제로 볼 것인지 정해지지 않았다. ③ UN에서 공식적으로 인류세를 홀로세 다음 지질시대로 받아들였다. 문제 3)과학자들이 인류세의 시작으로 보는 시기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세요. ① 인류가 전쟁을 시작한 시점 ②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시점 ③ 18세기 후반 산업혁명이 시작된 시점 정답: 1)② 2)③ 3)①
오는 5월 10일 윤석열정부 출범이 미구에 다가왔다. 새 정부 출범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2개월 가까이 숨가쁘게 달려온‘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활동도 마무리 단계이다. 인수위는 5월 3일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의 근간으로 삼을 비전과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총체적으로 국정 비전 1개, 국정 목표 5개, 국정 과제 110개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부 국정 비전은'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로 결정했다. 인수위는 이번 국정 비전, 국정 목표, 국정 과제에국가 경쟁력을 회복하고 선진국으로 재도약하자는 의미와 국민 개개인의 삶이 나아지는 나라를 실현하고자 하는 뜻을 함께 담았다고 밝혔다. 세부 국정운영 원칙은 국익, 실용, 공정, 상식 등 네 가지로 축약했다. 무엇이 국민을 이롭게 하는지를 기준으로 정책을 만들고, 이념이 아닌 국민 상식에 따라 국정을 운영하자는 원칙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새 정부의 6대 국정 목표는 첫째,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 둘째,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 셋째, 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사회, 넷째, 자율과 창의로 만드는 담대한 미래, 다섯째,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여섯째,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 등이다. 6대 국정 목표 실현을 통해서 정부의 주도권을 대폭 기업과 민간, 일반 국민으로 전환해 민간의 창의성과 역동성을 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부각했다. 한 마디로 기업과 민간이 일할 의욕, 살 맛 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나아가 국익과 실용 중심의 외교 전략, 튼튼한 국방 역량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의 '영향을 받는 국가'에서 '영향을 주는 국가'로 탈바꿈하겠다는 구상도 눈에 띈다. 6대 국정 목표 아래로는 110대 세부 국정과제를 제시했는데, 국정 과제 전반에 걸쳐서 '경제 안보'를 거듭 강조했다. 먼저 과학기술 G5(주요 5대국)를 목표로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반도체, 인공지능(AI),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을 미래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이 분야 '초격차'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임기 말인 5년 후 2027년 반도체 수출액을 1천700억 달러로 30% 이상 확대하고, 배터리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수성, 로봇 세계 3대 강국 도약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특히, 서방 즉 미국, 유럽연합(EU) 등과의 기술별 협력 전략을 펴기로 했다. 국제 공동 연구, 핵심 인재 유치, 글로벌 거대 연구 인프라 공유 등 국가간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경제 발전의 핵심인 산업과 통상을 연계해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핵심 광물·원자재 공급국이나 첨단기술 보유국과도 연대하기로 했다. 국정과제에는 또 코로나19 피해를 온전히 치유하고,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고, 탈원전으로 무너진 산업 생태계를 복원하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기부금과 세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약속이 포함됐다. 코로나 19 오미크론보다 영향력이 큰 변이 바이러스가 올 여름 지구촌 전 세계에 창궐할 것이라는 세계 의료 방역 권위자들의 예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후보 시절 줄곧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해 온 윤석열 당선인의 원전 정책도 명확이 밝혔다. 우선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고,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목표로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전개하겠다는 윤 당선인 공약을국정과제로 채택했다. 부동산 정책으로는 250만 호 이상의 주택 공급을 통해 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1기 신도시 특별법을 제정해 양질의 10만 호 이상 공급 기반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제도를 개편해 세부담을 경감할 예정이다. 자유로운 시장을 만들겠다는 전제하에 전면적인 규제 개혁 추진, 혁신 금융 시스템 구축, 주식 양도소득세 단계적 폐지 등 과세 제도 합리화를 제시하기도 했다.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정치인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내정한 것은 정책 실현에 대한 윤석열 당선인의 강한 의지로 읽힌다. 최근 검수완박이 논란이 가운데,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권 폐지, 검찰의 독립 예산 편성 등도 국정과제에 담겼다. 고위 공직자 부패 사건을 검경이 같이 수사할 수 있도록 공수처법 24조를 폐지를 천명했다. 꾸회의 여소야대 의석 불균형 속에서 여야 협치보다 극심한 대립·충돌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선언적으로는 제왕적 권력을 내려놓고 소통하는 대통령,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통한 효율적인 국정운영도 강조됐다. 또 인수위는 사회적 합의 과정을 통해 연금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과 공정성에 방점을 찍었다. 공적연금 개혁위원회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계획이다. 청년 세대에 대한 맞춤형 지원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아울러, 원칙에 입각한 남북관계로 한반도 비핵·평화를 실현해 통일의 기반을 닦겠다고 했다.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통해 평화를 구현하기로 했다. 그 외에 장병들의 복지 여건을 개선하고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끝까지 기억하겠다고 강조했다. 2025년 병장 기준 월 급여 200만 원 실현이 반영됐다. 시간을 갖고 국민적 합의를 수렴해 나아가야 할 중차대한 의제다. 인수위는 이 같은 국정과제를 이행하기 위해 209조 원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수위는 강력한 재정지출 재구조화와 경제성장에 따른 세수 증가 등을 통해 충분한 재원을 마련함으로써 국민께 약속드린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재원 마련 또한 쉽지 않은 난제다. 후보시절 논란이 됐던 여성가족부 폐지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등은 국정과제에 포함하지 않았다. 또 전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 시대'를 열기 위한 국정과제는 별도로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에서 마련해 대국민 보고회와 공청회 등을 거쳐 공표할 계획이다. 이번 국정 비전, 국정 목표, 국정 과제 발표에서 아쉬운 점은 ‘교육’의 실종이다. 물론 국정 비전, 국정 목표, 국정 과제 등 곳곳에 교육 영역이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명확한 교육 의제가 보이지 않아 ‘교육 홀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 당선인에게 요구한 ‘과학교육수석’이 제외 됐고, 새 정부에서 야심하게 내정했던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낙마한 것도 향후 새 정부에서 교육의 위상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방증이다. 무릇 교육은 국가 국가백년지대계이고, 교원들은 국가건설자다. 교육을 국정의 중심에 둬야 함은 불문가지다. 새 정부는 교육부 존폐 문제로 출범 전부터 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낸 바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한민국의 미래 교육을 밝힌 대통령의 역할을 국정 중심에 두길 기대한다. 윤석열 당선인이 ‘국민 검사에서 교육 대통령’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배성제 강원교총 회장(춘천교대 교수·사진)의 3년 임기가 1일부터 시작됐다. 대학 출신 강원교총 수장은 22년 만이다. 내달 1일 교육감 선거를 앞둔 변화의 시기에 중책을 맡은 배 회장에게 각오와 중점 추진과제 그리고 새 교육감에게 바라는 점 등을 물었다. - 어떤 마음으로 임기를 시작했나 “먼저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교육현장에서 고전분투하시는 모든 교육가족에게 존경과 고마움을 전한다. 강원교총이 강원교육을 선도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정통 전문직 교원단체로서 역할과 소임을 다할 생각이다. 선생님에게 진정한 힘이 되고, 신바람 나게 가르치는 학교가 되도록 ‘강한 강원교총’을 만들겠다. 현장 선생님들의 작은 목소리도 마음으로 크게 듣고, 바로 교육 정책에 반영하겠다.” - 임기 동안 어떤 부분에 주력할 생각인가 “현재 교단 안정을 위협하는 비우호적인 정책이 산재해 있다. 그 예로 교원 정원 감축, 무자격교장 공모제 확대 등이 있다. 임기 중 교권 3법의 학교 현장 안착과 교권보호를 위한 학생생활지도 기준 마련, 기간제 교원 양산 정책 저지, 교원 정원 확충, 교원평가 전면 개선, 학교현장 지원 중심의 교육청 기능 개편을 중점으로 추진하겠다. 조직 강화를 위해 회원복지 사업을 확대하고 회원 만족도 제고를 위해 원스톱서비스 운영도 실현하겠다.” - 대학교수로서 초중등 교육현장과 소통 방안은 “1997년에 춘천교대 교수로 임용된 후 25년째 양질의 초등교사 양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현재 대학원생의 80% 이상이 현직 교사다. 현장 교사와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시·공간적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아울러 지역별 순회 토론회 등을 통해 현장 교사들의 조언과 여론을 적극 수렴할 계획이다.” - 강원 교육의 특수성은 무엇인가 “강원도는 소수의 학생으로 구성된 작은 학교가 많아, 과소학급에서 수업을 받거나 학교 내 전체 학생들이 함께하는 통합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 효율성이 낮아지고, 발육·발달 단계별 또는 학년별 맞춤 교육이 어렵다. 소규모 작은 학교 살리기를 위한 교육비 지원, 학교 수요를 반영한 방과 후 학습 제고, 지자체와 함께하는 돌봄 운영, 마을과 함께하는 교육 활동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강원 지역 교육 현실에 맞는 ‘강원교육개혁위원회’ 구성을 교육청, 시·군 지자체 등에 요구하겠다. ” - 6월, 교육감 선거 앞두고 새로운 교육감에게 바라는 점은 “교육계에서만큼은 편 가르는 정치적 행태를 반대한다. 그러나 좋고, 나쁜 교육은 있다. 6월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는 좋은 교육에 대한 비전과 교육정책을 세부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진정한 민주시민교육은 학생에게 자신과 타인의 권리와 의무를 균형감 있게 가르치는 것이다. 기초학력 제고, 온라인 및 AI 교육도 중요하다. 동시에 학생들의 바른 인성을 함양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프로그램을 확대와 특수교육 강화도 필요하다. 특히, 현장 선생님을 위해 교원평가제를 전면 개편하고 대폭적인 업무 경감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 미래 사회에서 좋은 선생님의 요건은 “무엇보다도 학생을 사랑하고 잘 이해해 주는 것이다. 미래의 선생님은 과거 지식 전달자의 역할에서 학생의 성장·학습·진로개척을 함께하는 협력자이면서 동시에 갈등과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상담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아울러, 변화에 대한 통찰력과 열린 태도 등 미래를 유연하게 준비하는 혁신가가 미래의 좋은 선생님이라고 생각한다.” - 앞으로 강원교총 운영 계획은 “때론 ‘발전’보다는 ‘생존’을 언급해야 할 만큼 우리에게 가로놓인 교육 현실이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전문직교원단체로서 교육이 나아갈 비전을 제시하고 교원의 지위 향상과 교권보호를 통해 선생님들이 보람과 긍지를 느끼고 우리 사회의 진정한 스승으로 존경받는 여건 조성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
1922년 방정환 등이 어린이를 인격적으로 대하고 아동 노동을 금할 것을 요구하며 어린이날을 제정·선포한 지가 올해로 백 년이 됐다. 식민지 치하에서 ‘어린이 가치’를 일깨운 이 선포는 봉건적 차별에서 어린이를 해방하려 한, 근대적 선각을 보여 준 일대 사건이었다. 이로부터 한 세기를 지나오며 우리의 ‘어린이 가치’는 얼마나 진보했는가? 방정환 선생이 살아계신다면 오늘의 ‘어린이 현상’을 어떻게 비판했을까. 백 년 전 어린이날 선언의 본질을 시대 환경에 맞춰 알차게 구현해 왔는가. 부족한 점이 많았다. 백 년 전 인식에서 못 벗어난 우리 어린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그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데에 머물러 있다. 다분히 수동적인 관점에 기반한 ‘어린이 보호주의’다. 이는 어린이 가치를 소극적으로 인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미래 한국 사회는 적극적이고 개방적으로 어린이 가치를 개발하고 그들의 발달과 성취를 도와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개혁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어린이 가치’를 정면으로 감당하는 법과 제도, 정책이 있어야 한다. ‘어린이 가치’가 미래 한국 사회의 중요한 의제라면 마땅히 법과 제도로써 추동해야 한다. 다른 정책이나 제도의 종속적이고 부가적인 위상으로 어린이 문제를 다루지 말고 어린이 가치에 정면으로 다가서야 한다. 어린이날을 맞을 때마다 일회성 행사나 이벤트는 무성하지만, 어린이 가치를 구현할 국가적 인프라 구축 노력은 미약했다. 여기에 우리의 반성이 필요하다. 어린이 문제를 보는 당국의 대국적이고 미래지향적 안목도 요청된다. 오늘의 어린이는 내일의 청소년이고, 이어서 나라의 주역이 된다. 너무도 자명한 이치임에도 이 상식을 놓친다. ‘어린이 현상’을 어린이의 문제로만 좁게 보고 접근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지금 여기’의 어린이 문제는 미래 한국의 지향과 연계돼 있다. 이점을 주목해야 한다. 오늘날 ‘어린이 문제’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나타난다. 교육 문제로만 치부하려는 인식은 극복돼야 한다. 어린이 문제는 그들의 문화, 그들의 보건, 그들의 복지, 그들 가정의 건강성, 그들 부모의 고용과 노동, 그들의 미디어 환경 등에 모두 결부되어 있다. 교육은 이들 영역과 상호 작용한다. 어린이 현상에 대한 정책적 관심도 마땅히 이들 모두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삶과 발달에 대한 종단 연구 필요 그런 점에서 학계와 교육계는 어린이 문제들의 삶과 발달을 상당 기간 추적 관찰하는 종단 연구를 늘릴 필요가 있다. 오늘의 어린이들이 장차 한국 사회 전반의 변화와 진화에 어떻게 호응하며 자기 세대의 가치를 구축하는지를 살핌으로써, 어린이를 위한 중장기 정책 개발의 토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모든 노력으로 의미 있는 ‘어린이 문화’가 꽃 필 수 있다. 어린이들이 누리는 ‘어린이 문화’가 당당히 자리 잡고, 그 ‘어린이 문화’를 우리 사회의 다른 세대들이 함께 존중하는 경지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어린이날’ 제정 백 주년을 맞으며, 우리 사회가 바람직한 미래 가치를 담은 ‘어린이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 이는 어린이 가치를 부단히 혁신하는 일이기도 하다. 국가적 의지와 국민적 관심이 더욱 요청된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한국교총과 교육부가 공동 주최한 ‘제66회 전국현장교육연구 발표대회’가 30일 경인교대 경기캠퍼스에서 개최됐다. ‘변화하는 사회, 선도하는 현장교육, 꿈을 이루는 미래학생’을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전국에서 출품된 연구작을 대상으로 시·도 대회를 거쳐 208편이 최종 심사에 올랐다. 발표대회에서는 이 중 1등급 후보작을 낸 93편, 105명의 교원들이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을 놓고 최종 경합을 벌였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별도의 개회식이나 내·외빈 참석, 발표심사 참관 교원 없이 발표자들만 참석한 가운데 최소한의 절차만으로 행사를 축소했다. 교총은 참가 교원들의 거리두기와 발열체크 등 코로나19 예방에 만전을 기울이며 행사를 진행했다. 임운영 한국교총 회장 직무대행은 대회사를 통해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며 우리가 확인한 것은 교육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적인 요인은 교사의 자질과 역량이라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들을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온라인 개학, 원격수업, 온라인 졸업 등 교실수업과 학교운영은 불가피한 변화를 요구받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랑스러운 선생님들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교육과 연구를 지속해왔다”고 밝혔다. 임 직무대행은 “자신의 교육활동을 돌아보고 더 나은 교육을 위해 연구하고 실천하는 교사의 자발적인 노력은 학교 교육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라며 “각자 현장에서 얻은 소중한 결실들을 나누는 자리인 만큼 교사 간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고 미래 사회에 함께 대응해나가는 지혜를 모색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창원 심사위원장(경인교대 총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학사운영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웠던 상황을 되돌아보면 올해 출품작들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고민과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연구·실천해온 출품자들의 노력이 제대로 평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대통령·국무총리상은 현장 실사 등 확인과정을 거쳐 최종 발표된다. 교총은 1등급 연구물을 비롯한 입상작들을 교총 홈페이지 전자도서관에 탑재, 학습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2008년 방영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아주 재밌는 장면이 나와서 화제가 된 적이 있어요. 주인공인 지휘자가 등장하고 공연장에 불이 꺼지자 객석이 조용해지면서 모두 “저 지휘자가 얼마나 멋진 음악을 들려줄까?” 하는 기대감으로 주인공을 바라봅니다. 주인공은 보면대에 시계를 올려두고 기대에 응하듯 지휘봉을 들어요. 그리고는 그 상태로 4분 33초 동안 가만히 있다가 단상에서 내려와 버리죠. 그런데 사실 주인공은 음악 공연을 했던 게 맞았습니다. 문제는 공연한 그 곡이 존 케이지의 4분 33초였던 것이었죠. 4분 33초는 총 3악장으로 이뤄진 곡(?)입니다. 1악장은 33초, 2악장은 2분 40초, 마지막 3악장은 1분 20초 동안 이어집니다. 악보에는 연주의 휴식을 의미하는 ‘TACET(타셋)’만 적혀 있을 뿐 어떤 음표도 표시되어있지 않습니다. 대신 1악장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사람들의 팸플릿 넘기는 소리가, 2악장에는 영문을 모르는 관객들의 웅성거림이 공연장을 채울지도 모릅니다. 마지막 3악장에는 지루함에 지친 하품 소리, 혹은 누군가의 재채기가 고요함을 방해하다 곡이 끝나버리겠죠? 존 케이지가 4분 33초를 작곡한 의도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는 4분 33초 동안 공연장에서 발생할 사소한 소음, 관객들의 웅성거림 등 모든 소리를 음악으로 여겼습니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연주하지 않아도 자그마한 몸짓, 의도치 않은 소음, 하물며 시간이 흐르는 소리마저 음악이 되는 경험을 관객에게 선사했습니다. 4분 33초를 작곡할 때 존 케이지는 하버드 대학교의 무향실을 방문한 것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무향실이란 주로 음악 연구에 쓰이는 특수한 방이에요. 이 방은 외부의 진동과 소음을 완전히 차단 할 수 있도록 설계된 방이기 때문에, 이 방에 들어서서 가만히 있으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지요. 존 케이지 역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것을 기대하고 그 방에 들어갔는데, 예상과 달리 아주 미세한 소리를 느꼈다고 해요. 존 케이지는 이때 완벽하게 조용한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고 4분 33초를 작곡했습니다. 4분 33초의 등장은 음악계에 엄청난 논란이 되었습니다. 당연하지요. 연주가 없는 연주라니! 처음에는 “이것도 음악이냐?”는 식의 조롱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점차 존 케이지의 시도가음악에 의미있는질문을 던졌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물음표를 던질 때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으니까요! 지금은 많은 사람이 현대 음악사를 뒤흔든 대표적인 사건으로 4분 33초를 꼽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4분 33초도 음악일까?” 에 대해 사람마다 다른 답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여러분 생각은 어떤가요? 문제 1) 4분 33초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을 고르세요. ① 4분 33초 동안 한 음만 연주하는 곡이다. ② 4분 33초가 공연되는 순간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③ 4분 33초를 공연할 때마다 관객들은 매번 다른 소리를 듣는다. 문제 2) 존 케이지가 4분 33초를 작곡하게 된 배경으로 적절한 것을 고르세요. ① 하버드 대학교 무향실에서의 체험을 바탕으로 작곡하게 되었다. ② 존 케이지의 머릿속에 문득 떠오른 악상을 표현하기 위해 작곡하게 되었다. ③ 존 케이지 음악을 향한 음악계의 강한 비판에 해명하기 위해 작곡하게 되었다. 문제 3) 4분 33초에 대한 음악계의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요? ① 4분 33초를 조롱하며 음악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② 음악의 의미에 질문을 던진 과감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③ 존 케이지의 시도가 창의적이지 않고 식상하다고 비난했다. 정답 : 1) ③ 2)① 3) ③
충북교육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김진균·심의보·윤건영 예비후보(가나다 순)는 25일 충북 청주에서 단일화를 위한 첫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총 90분 동안 진행된 첫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학력 저하와 기초학력 미달에 관한 입장과 정책 방향을 밝혔다. 세 후보는 충북 지역의 학력 저하와 기초학력 미달 문제가 심각하다는 데 공감했다. 김진균(전 충북교총 회장) 예비후보는 “교육 소외계층, 교육 사각지대 학생들의 학력 격차가 심각하다”며 “이를 해결하는 것은 공교육의 책무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초학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교육발전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학력을 확인하기 위해 진단평가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심의보(전 충청대 교수) 예비후보도 “학력이 실추된 것은 미래와 희망이 없는 것과 같다”며 학교의 책무성을 짚었다. 그는 “2021년 한국교육평가원이 발표한 성적을 보면 충북 지역 수학능력이 전국 꼴찌”라며 “역량 진단과 자기 능력 발견을 위해서 시험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건영(전 충북교총 회장) 예비후보는 “교육청이 여러 지적을 외면하고 전통적인 학력의 개념을 무시하는 것이 큰 문제”라며 “충북교육의 문제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듀테크를 활용한 평가로 학력을 진단하고 이를 근거로 맞춤형 탁월성 교육을 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진단평가와 고교학점제 등 교육 현안에 대한 시각차는 컸다. 특히 진단평가 방법과 고교학점제 시행 여부 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들을 앞으로 2·3차 토론회를 열고 단일화 방법과 시기 등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한편, 현직인 김병우 교육감은 26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3선 도전에 나섰다.
글로벌 에듀테크 기업 매스프레소(대표 이용재)는 자체 개발한 AI 기반 학습플랫폼 ‘콴다(QANDA)’의 가입자 수가 이달 6000만 명을 돌파했다고 27일 밝혔다. 4개월 만에 1000만 명이 늘었다. 전체 가입자 중 87% 이상은 글로벌 이용자로 집계됐다. 콴다는 학생들이 모르는 문제를 사진 찍어 검색하면 5초 내에 해당 문제의 풀이와 관련 유형 문제, 개념 영상 등 맞춤형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2018년 11월 일본을 시작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 순차적으로 진출해 20개국 교육 앱 차트 1위를 차지했다. 현재 7개 언어(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베트남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를 지원하는 콴다는 전 세계 50여 개 이상 국가에서 사용자가 유입되는 글로벌 교육 앱으로 자리매김했다. 주 이용층은 중·고등학생으로, 10학년(15%), 12학년(14%), 9학년(12%)으로 나타났다. 가입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한국 순이다. 모바일 앱 마켓 분석업체 Data.ai (구 앱애니)에 따르면 2021년 9월~11월 기준, 동남아 전 지역 에듀테크 앱 차트에서 2위에 랭크됐다. 콴다의 누적 문제 해결 수는 약 40억 건으로, 지난해보다 약 2배로 증가했다. 하루 평균 1100만 건 이상으로, 1초당 약 131건이 검색되는 셈이다. 매스프레소 이용재 대표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Holon IQ에 따르면 전 세계 교육 시장에서 디지털화는 5.5%밖에 진행되지 않았다. 이는 기술을 통한 교육혁신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의미한다”며 “교육 시장의 디지털화를 통해 지역 간, 국가 간의 격차를 넘어 누구나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