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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침팬지 주식대결, 승자는?

경제뉴스를 매일매일 보다보면 위기가 아닌 날이 없다. 새로운 뉴스가 나오기 마련이고, 시장은 그 뉴스에 흔들린다. 작년 말에는 금리인상 우려, 올 초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최근에는 금리인상 속도 우려, 양적긴축 우려 등으로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하루하루를 보면 위기의 연속인데, 길게 보면 증시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계속 우상향하고 있다.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증시는 더 하락할 것 같지만, 막상 위기가 끝나기도 전에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아직 좋은 소식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증시가 먼저 하락하는 경우도 많다.

 

많이 오르면 배가 아파서 지금이라도 사고 싶고, 많이 내리면 무서워서 당장이라도 팔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인지라, 결국 뉴스를 보고 뇌가 판단내리는 것이 아니고 흔들리는 마음이 판단을 내리게 된다. 문제는 대중의 마음이 대개 비슷하기 때문에 비슷한 시점에서 가장 욕심이 나고, 가장 두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실제 가치보다 주가가 더 많이 오르기도 하고 더 많이 하락하기도 한다.

 

IMF·리먼 브라더스·코로나 때, 세상이 망할 것처럼 증시가 하락했지만 나중에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올라가곤 했다. 반대로 자고나면 오르는 시기도 있는데, 영원히 오를 것 같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면 다시 내려와 있다. 투자는 새옹지마처럼 투자하는 것이 좋다. 좋은 일이 있으면 곧 나쁜 일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나쁜 일이 있으면 이번에는 좋은 일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며 미리 움직이는 것이 낫다. 남들이 욕심을 낼 때 같이 욕심을 내고, 공포를 느낄 때 같이 참여하면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세계 최대 펀드인 마젤란 펀드는 전설의 피터린치가 이끄는 13년 동안 단 한 해도 손실 없이 연평균 28.7%의 수익을 냈다. 투자한 사람들은 다 부자가 됐을 펀드였음에도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손실을 입었다. 고점에 사고 저점에 팔았기 때문이다.

 

 

투자를 잘 모르겠다면 적립식 장기투자가 정답

경제뉴스를 매일 보고, 주식을 자주 사고파는 사람들은 본인들이 경제를 잘 이해하고 주식투자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투자수익률은 경제지식과 상관이 없고, 자주 사고파는 것과도 상관이 없다. 과거 침팬지와 펀드매니저의 주식투자 대결 이야기가 있다. 각자 몇 종목씩 골라서 투자를 했다. 침팬지는 글씨를 모르니 무작위로 아무거나 뽑은 셈이고, 펀드매니저는 앞으로 전망이 좋을 주식을 고른 셈이다. 결과는 침팬지의 승리였다. 주식전문가들이 나와서 수익률로 순위를 매기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1등이 0%였다. 나머지는 모두 손실을 봐서 수익을 못 낸 사람이 1등을 하는 웃지 못 할 일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투자를 잘 할 것이라는 생각은 로또 번호를 잘 맞출 수 있다는 확신과 비슷하다. 2020년 3월에 코로나로 인해 세계증시가 그렇게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몇이나 있었을까?

 

미국에 연금자산 12억이 넘는 부자들이 2020년 기준으로 26만 명이 넘는다는 뉴스가 있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넣은 연금이 어떻게 그렇게 많이 불어날 수 있었을까? 이들은 평생 직장생활을 하면서 연금으로 주식에 투자를 했다. 우량한 회사 주식을 여러 개 사서 은퇴할 때 열어보니 이렇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일 경제뉴스를 보고, 주말에 움직이지도 않는 주식창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투자 때문에 일희일비하면서 가족·지인들과 눈도 안 마주치고 이야기한 스스로를 생각해보자. 그렇게 해서 정말 돈을 많이 벌었는지? 혹시 돈 말고 더 중요한 것을 잃은 것은 없는지.

 

직장인에게 가장 좋은 투자는?

직장인의 가장 중요한 현금공급원은 월급이다. 이 월급을 계속 받기 위해서는 직장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가 직장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이 사회계약이다. 직장생활을 유지하면서 모은 돈으로 투자해서, 부를 더 빨리 이루고 싶은 것은 모두의 소망이다. 하지만 그것이 주객전도가 되면 안 된다. 투자를 위해 직장을 소홀히 한다고 투자수익률이 좋은 것도 아니다. 본인의 급한 마음만 표현할 뿐이다.

 

가장 좋은 투자는 수익률이 아니라 내 마음이 편한 투자다. 어딘가에 투자를 하고 나서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면 잘 투자한 것이다. 불안해서 계속 확인하거나 다시 팔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투자가 아니라 투기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투기라는 것이 굉장히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영어로 투기를 뜻하는 ‘speculation’의 어원은 망루를 뜻하는 라틴어 ‘specula’라는 단어가 어근이다. 망루에서 멀리 내다보는 동작, 즉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올 미래를 보는 사람을 투기꾼이라고 한다. 미래가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확률에 자신의 돈을 거는 것이다. 맞추면 돈을 벌고 틀리면 돈을 잃는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라고 하지만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좋은 투자는 미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그렇게 될 것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여기는 좋아질 수밖에 없어”, “이 기업은 계속 좋아지고 있고 주가도 언젠가는 오를 수밖에 없어”라고 생각하는 곳에 투자를 하면 마음이 편하다. 10년간 미국 우량주 500개를 모아둔 S&P500 지수의 10년 상승률을 보면 연평균 15% 이상 올랐다. 반면 이 정도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매니저는 별로 없다.

 

월급날마다 꾸준히 적립식으로 우량한 곳을 모아둔 ETF를 사두거나 지수 ETF를 사거나 알짜 부동산을 사는 전략을 취하면 평균의 수익률이 복리로 누적되면서 높은 확률로 풍족한 노후를 선물해 줄 수 있다. 젊은 나이에 빨리 돈을 모아 빨리 은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면 남들보다 높은 수익률이 필요하고, 당연히 무리한 투자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한 번 뿐인 여러분의 인생을 어느 쪽에 걸 것인지 생각해보며 투자를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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