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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 6․4 교육감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 회장은 그동안 서울과 경기도교육감에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왔으며, 출마 여부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일 18만 전국 유·초·중·고 및 대학 교원에게 보낸 ‘회원 선생님께 드리는 글’을 통해 안 회장은 “교육감 선거와 관련해 교육계 안팎에서 강력한 출마 권유가 있었고, 이에 따른 고민 또한 있었다”며 “출마와 관련해 여러 가지 이유를 찾을 수는 있었지만 18만 교총 회원 선생님이 교총 회장으로 부여한 책무보다 더 큰 명분을 찾기 어려웠다”고 불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어 안 회장은 “절차적 민주성과 교육계는 물론 시민·사회단체의 합법적 과정을 거쳐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선택받을 후보자가 나오길 기대한다”며 “앞으로 본인은 교총회장직을 수행하며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교육의 정치도구화를 저지하고, 포퓰리즘 정책 남발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안 회장은 회원에게 드리는 당부를 통해 “이번 선거는 누가 당선되는가도 중요하지만 헌법에 명시된 교육 전문성의 가치가 얼마나 유지되느냐 여부도 중요하다”며 “지역교육 발전을 이끌 훌륭한 교육감 후보는 바로 선생님들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헤아려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서신을 통해 불출마를 선언한 안 회장은 어느 한 지역의 교육감으로 직접 나서기보다, 전국 단위에서 교육전문가가 시·도교육감과 시·도의원으로 많이 진출해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이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34대 회장으로 재임하던 2012년 4․11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으로부터 서울 서초지역에 전략공천을 제의 받았으나 임기를 채우겠다는 회원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사 한 바 있는 안 회장은 지난해 7월부터 35대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교육감 선거와 관련해 그동안 ‘임기 약속은 이미 34대 때 지켰다’는 평가와 함께 ‘교육선거에 나가 교육현장의 애환을 해소하고 교권 수호에 앞장 서 달라’는 현장의 요구를 계속 받아왔다.
교육부가 각급 학교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과서가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편이라며 강제 인하 명령을 내리자 출판사들이 법적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교육부와 출판사 양측의 갈등으로 교과서 값이 아직 정해지지 않는 바람에 시중 서점에서 초·중·고 교과서를 구입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될 우려가 있다. 다행히 이번 신학기에 학생들이 사용 중인 교과서는 지난달 학교를 통해 공급이 완료돼 수업에는 차질이 없다. 이와 같은 대립과 갈등 속에 출판사들은 교과서 출판 및 공급 중단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추진 중이며, 이에 맞서 교육부는 학생의 학습권 침해로 간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제소를 검토 중이다. 이와 같은 양측의 대립으로 학생들이 교과서 분실, 전학, 교류 학습 등에 교과서 구입이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 최근 교육부는 초등학교 제3~4학년과 고교생이 사용하는 신간본 검정 교과서 중 133개 교과서에 대해 희망 가격보다 값을 대폭 낮추도록 출판사들에게 명령했다. 2009년 8월 교과서 가격 자율제가 도입된 이후 정부가 직권으로 출판사에 교과서 가격 인하를 명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교과서 사태의 근본 원인은 2009년 이명박 정부의 ‘교과서 가격 자율화 정책’과 이어 발표된 2010년 ‘교과서 선진화 방안’으로 인한 교과서 품질경쟁에 따른 가격 급상승에 있다. 설상가상으로 교육부의 오락가락한 정책 추진에도 책임이 없지 않다. 사실 양질의 교과서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구매자가 정해진 도서인 교과서가 지나친 가격 인상으로 학생, 학부모의 지나친 부담을 지우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출판사의 교과서 발행시스템에서 원가 보전이 이루어져야 하며, 교육부도 물가 상승, 감가상각비 등을 고려하여 교과서 구입예산 추가 확보 및 교과서 가격에 대하여 원가를 고려한 조정을 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이루어진 교육부의 가격 조정 명령은 지난달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면서 가능해졌다. 교육부가 가격 조정 명령을 내릴 수 없었던 지난해에는 정부가 출판사들이 희망하는 교과서 평균 가격을 낮추도록 권고했으나 법적 강제나 규제 사항이 아니어서, 출판사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바 있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자료 중의 하나인 교과서가 가격 문제로 교육부와 출판계가 크게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학교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과서는 공공재(公共財)의 성격을 갖는 자료이다. 그런데 이번에 약 73%의 가격인상을 요구하는 출판사와 가격조정을 명령하는 교육부, 양 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 현재로선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처음으로 검정 교과서 출판사 측에 초등학교 3··4학년용은 34.8%, 고교용은 44.3%의 대폭적인 가격 인하를 명령했다. 올해 새롭게 출간된 초등 3·4학년, 고교 전 학년의 검정교과서 30종 175개 도서(교과서와 지도서) 가운데 171개가 적용 대상이다. 이번 조정명령으로 초등 3·4학년 교과서 가격은 출판사의 희망가격 평균인 6891원에서 34.8%(2399원) 인하된 4493원, 고교는 희망가격 평균인 9991원에서 44.4%(4천431원) 내린 5560원으로 각각 결정됐다. 이에 강력 반발한 출판사측은 그동안 교과서를 팔아 이익을 남긴 게 아니라 그에 딸린 참고서를 판매해 수익을 올려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근래 참고서 시장을 EBS 교재가 독점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교과서 가격을 올려 적정 이윤을 남길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교과서 공급업체인 총판에서 무료 견본용 도서배부 및 경쟁적 판촉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교과서 자체의 출판, 공급은 ‘남는 장사’가 아니라고 강변이다. 사실 출판사들이 이처럼 교과서 가격에 민감한 것은 최근 몇 년간 참고서 매출이 크게 떨어져, 교과서로 매출을 늘려서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출판사측은 과거 아주 활황이었던 참고서 시장이 EBS 교재 때문에 고사 직전까지 몰린 상황에서 교과서 가격을 현실화하지 않으면 출판사들이 어려운 지경에 이를 처지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교과서 가격 현실화는 불가피한 형편이라는 설명이다. 교육부의 인하 조치를 받아들이면 교과서 단가가 공책 단가에도 미치지 못해 손실이 막대하다는 입장인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출판사측이 지난해 교과서 평균가격을 6325원에서 무려 1만995원으로 인상한 것은 지나친 폭리라는 지적이다. 그것은 학생을 볼모로 삼아 고스란히 가계 부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공정거래에 전적으로 위배되는 처사라는 지적인 것이다. 교과서는 수요가 일반 도서에 비해 고정적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박리다매로 공급 방향을 잡아야 하는 데 출판사측이 학생, 학부모들은 볼모로 폭리를 취해 왔다는 입장이다. 선언적 입장에서 보면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 등 법령에 따르면, 출판사가 합당한 교육부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검인정 합격을 취소하거나 1년 이내의 발행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그렇지만 가격자율화 이후 정부가 직접 개입해 가격을 조정하려는 것은 출판사의 반발만 살 뿐 이 역시 바람직한 해법은 아니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교육부의 관여 없이 출판사측이 합리적인 가격을 산정하여 공급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만약 출판사측이 교과서 발행 및 공급 중단하면 교원의 교수권, 학생의 수업권 및 헌법상 보장된 교육의 기회균등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또 교과서 발행 및 공급 중단 행위를 선동하거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출판사에 대해서는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과서 가격 산정의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자본주의 경제 원칙, 시장 경쟁의 원리와 미래에 대한 투자 대상인 학생들이 사용하는 자료, 매체라는 거시적 입장에서 자율적, 합리적으로 정해지고 공급되는 것이다. 외국에서도 이와 같은 교과서 가격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은 왕왕 있어 왔다. 어느 나라든지 국가에서 교과서를 무한정 무상으로 공급할 수도 없고 정부의 보조에도 한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태가 법정까지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처사이다. 아무쪼록 이번 교육부의 가격 조정 명령으로 출판사측이 교과서 출판 및 공급 중단 결정을 내리는 극단적인 사태에 이르지 않기를 기대한다. 출판사측도 교과서가 미래의 기중인 학생들이 사용하는 독점성이 있는 상품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민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서로가 머리를 맞대 가격 인상, 가격 조정의 절충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교과서 출판의 원가를 적정하게 산출하여 적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산정하여 국민적 우려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교과서 문제가 불거지면 그 피해는 오롯이 학생들에게 전가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누가 뭐래도 교과서 갈등의 최대 피해자는 학교 현장인 것이다. 아울러, 교육부,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 출판사 대표, 교원단체, 교육전문가, 학부모 대표 등이 가칭 ‘교과서가격적정산정위원회’를 구성해 합리적인 교과서 가격을 산정해야 하고, 매년 되풀이될 우려가 있는 이번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부디 이번 교과서 가격 사태가 법정으로 가지 않고 대화와 소통, 타협과 양보로 자율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나라 교육에서 사교육 비중이 높은 과목이 수학이라고 한다. 그만큼 수학은 대학 진학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초, 중, 고 과정에서 부터 수학에 대한 사교육비 비중이 많은 이유라고 한다. 그러나 사교육을 시킨다고 해서 수학분야의 학력이 꼭 높은 것은 아니라는 연구 보고도 있다. 필자도 고등학교 때에는 어려운 시험 문제를 왜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도 없이 입시를 위하여 날마다 문제풀이 한 기억이 난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 배운 수학공부가 얼마나 지금의 생활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우리의 삶은 수학 속에 묻혀 있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숫자와 낯선 기호의 언어를 처음 접하는 유아들한테 수학이란 대체 무엇일까? 숫자와 도형, 덧셈과 뺄셈, 더 나아가면 구구단까지…. 초등학교 입학 전에 선행학습으로 수학을 익히는 유치원생들한테 수학이란 대체로 이런 학습의 대상이 아닐까? 수학을 일상 언어와 함께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언어라고 한다면, 수학의 언어를 낯설게 시작하는 유아한테 더 필요한 것은 아마도 ‘수학 학습’보다는 ‘수학 하기’가 뭔지를 보여주는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러한 면을 생각해 본다면 프랑스 보르도대학의 알렉산더 즈본킨 교수(컴퓨터과학)가 쓴 '내 아이와 함께한 수학 일기'는 지은이 자신이 유아들과 동아리를 꾸려 몇 년 동안 함께했던 수학 교육의 현장기록이자 두 아이를 둔 아빠의 육아일기이다. 그래서 문제 풀이와 정답보다는 어른과 아이들의 교감 과정이 더욱 도드라진다. 안팎이 없는 뫼비우스의 띠, 사자와 짐승의 부분과 전체, 여러 모양 상자들을 같은 높이로 쌓기 등의 놀이나 대화가 거창하게 기하학, 집합론, 측량단위를 얘기하진 않는다. 하지만 마냥 즐겁게 떠드는 아이들의 호기심은 무럭무럭 자랄 수 있다는 평가이다. 책에는 모두 일흔여섯 번의 수업 과정이 담겼다. 지은이의 아들 지마와 세 친구가 함께했던 4년간의 수업, 그리고 딸 줴냐와 두 친구가 함께했던 2년간의 수업이 기록됐다. 간혹 거기에는 아이들의 엉뚱한 동문서답,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는 아이들의 모습, 수학자와 아이들이 좌충우돌하는 일화도 담겨 생생함을 더해준다. 실용성을 따진다면 이 책은 수학을 매개로 해 어린 자녀와 놀며 배우려는 부모, 또는 수학 교육 프로그램을 짜는 유치원 교사 등에게 요긴한 활용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이 여러 나라에서 주목받은 이유는 이런 실용성을 넘어서서 인생을 시작하는 어린이들한테 수학이 얼마나 유익한 사고의 방법과 틀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많음과 적음, 부분과 전체, 확률, 우연과 필연 등에 관한 분별과 논리는 어른으로 성장하며 거저 얻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 누구나 알게 모르게 수학 하기의 과정을 거치며 얻게 마련이다. 책은 현대 수학이 다루는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숫자와 연산, 집합, 확률, 명제, 도형, 기호 그리고 추상화, 언어의 문제도 다룬다. 아이들은 문제를 풀이하는 과정을 순서도로 만들면서 컴퓨터 프로그램의 알고리즘을 경험할 수 있다. 행과 열과 대각선으로 더하거나 곱해도 같은 값이 나오도록 가로세로 칸을 숫자로 채우는 ‘마방진’에도 도전한다. 이런 다채로운 주제의 수업을 관통해 지은이가 강조한 것은 무엇일까? 즈본킨은 유아기에 반드시 수학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 것이 특징이다. 어린 아들의 수학 교육이 걱정된다는 어느 학부모의 물음에 답하면서, 그는 “(부모가)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아들과 절대로 수학 공부를 하지 말라”며 더 중요한 것은 부모가 즐겁게 자녀와 함께할 일을 찾아 ‘교감’을 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교감’이란 이런 식이다. “그래도 괜찮다. 이미 정해져 버린 진리를 알려주려고 내가 수업을 하고 있는 게 아니고, 내가 해야 할 건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니까.” 그는 아이들이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호기심을 품고 받아들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교감은 아이의 생각을 어른의 권위로 막지 않는 기다림이기도 하다. 수업 중에 틀린 답을 말했던 아들 지마는 1년 반이 지난 어느 날 산책하던 중에 “아빠, 기억나? 아빠가 정사각형이 많은지 사각형이 많은지 물어봤잖아. 생각해보니까, 그때 아빠한테 내가 대답을 잘못한 거 같아. 사실은 사각형이 더 많아”라고 말하는 아이의 발견이 더 소중한 학습인 것 같다. 앞으로 우리 나라에서도 이같은 방식의 지도사례가 더 많이 실천되어 아이들의 가득찬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창의 교육의 틀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 교육국 북한산행기 직장에서 상사 동료들과 쉬는 날 산행을 한다면? 소요비용으로참가자들 각자회비를 낸다면? 아마 불참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족과 함께하는 오붓한 시간을 뺏기니 그럴만도 하다. 그러나 여기 참석율이 90% 넘는 직장이 있다. 바로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 교육국 가족. 지난 토요일 교육국 소속 전문직 북한산 등반이 있었다. 집합시각은 송추유원지 입구 08시 40분. 관사에서 출발하니 가느다란 빗발이 보인다. 일기예보로는 오후에5mm 정도의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었다.비가 계속 온다면 산에도 못 오르고 음식점에서 식사만 하고 돌아올 지도 모르겠다. 과연 그럴까? 아니다. 준비부서에서는 도착하는 사람마다 간식 한 봉지, 식수, 타월, 우비 등을 나누어 준다. 사전준비가 철저하다. 부교육감 인사 말씀과 가이드 장학관의 안내를 듣고 곧바로 출발이다. 부교육감은 오늘의 산행 의의는 완주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자연의 봄을 느끼면서 인생을 배우고산행하면서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가까와지자는 것. 학교에서는 모든 교직원을 알았는데 교육청에 근무하니 같은 부서 사람들만 안다. 다른 부서 직원은 잘 모른다. 복도에서만나 목례를 나누지만 소속과 직책, 이름을 모른다. 이번 기회, 교육국 소속 직원끼리 친해질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장학관끼리도 초중등이 다르면 이야기 나눌 기회가 많지 않다. 장학사들도 마찬가지다. 산행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평소 하지 못한 일상 대화를 나눈다면 인간적인 정이 붙지 않을까? 산행에서중요한 것은 선두그룹의 속도다. 선두가 빠르면 대열은 흩어지게 된다.후미 그룹은 선두와 멀리 떨어지게 된다. 이것을 막는 방법은 하나. 선두에 산행 초보가 서는 것이다. 여장학사 두 분이 부교육감앞에 선다. 이렇게 하면 산행에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 첫출발, 송추 개울 건너기에 문제가 생겼다. 다 건넜는데 후미 여성 두 분이 보폭이 짧아 건너지 못한다. 어떻게 할까? 남성이 업고 건너도 되고 개울 아래로 내려가도 된다. 그들은뒤돌아 큰 길을 우회하여 대열에 합류했다. 그 때까지 선두는 그들이 오기를 기다린다. 출발부터 함께 하는 것이다. 오봉탐방지원센터 입구에서는 단체사진을 찍어 인증샷을 남긴다. 가이드 장학관은 산행 안내판에서 스틱으로 짚어가며 안내를 한다. 여성봉을 지나 오봉을 거쳐 송추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다. 산행 중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는데 후미 그룹이 올 때까지 기다려준다. 선두와 후미 간격이 벌어지니 후미 대열의 여성 두분을 대열 앞에 서게 한다. 이게 초보산악인에 대한 배려다. 중간 휴식 때마다 각자 가져온 간식을 나누어 준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여성봉에서 휴식 시간이 길었는데 오봉을 바라보며 먹는 두부김치와 녹두전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조금 경사가 심한 곳에서는 먼저올라간 사람이 손을 내밀어 밑에 있는 사람을 잡아 당겨준다. 산행하면서파트너가바뀐다. 파트너가 바뀌면 대화의 소재도 바뀐다. 관사 생활 이야기, 교직 선배 이야기, 학교 이야기 등을 나눈다. 진달래꽃와 노오란 생강나무 꽃을 보면서 봄을 이야기 한다. 함께 하는 산행, 이래서 좋다. 우선 낙오자가없다. 몸에 무리가 오지 않는다. 산악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자연을 느끼면서 건강을 챙길 수 있다.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니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직장 단합이 된다. 개인 시간을 뺏긴 것이 아니다. 직장 상사, 선후배 동료들과 정을 두텁게 하며 추억을 남긴 것이다. 하산하여 출발지로 돌아오니 오후 1시 30분. 무려 5시간 산행을 한 것이다. 중간 중간의 휴식시간을 빼면 실제 산행 시간은 줄어들 것이다. 이번 산행의 좋았던 점은 초보자를 배려한 산행, 모두가 함께한 산행, 적당한 휴식, 휴식 시간에 준비한 간식 나누며 대화 나누기, 주관부서의 철저한 준비 등이다. 점심으로 두부 전골을 먹으며 부서별 단합을 외친 것도 특색이라면 특색이다.
우리나라는 과거에 비해 몸 고생은 수십 배 줄어든 대신 마음고생은 수십 배 늘었습니다. 배고픔, 폭행, 생활불편 등은 모두 몸 고생입니다. 수십 리를 걸어서 다니고 겨울철에도 차가운 냇가에 가서 빨래를 하고 찬 우물물로 세수를 하고 겨울철에는 동상에 걸리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요즘은 이런 몸 고생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자동차나 지하철을 타고 다니고 음식이 넘치고 아파트에서 더운 물로 샤워를 합니다. 그러나 마음고생은 오히려 크게 늘었습니다. 우선 육체노동 시대가 끝나고 감정노동시대가 도래한 것이 큰 원인입니다. 인류문명은 육체노동-정신노동-감성노동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는 손발경제-두뇌경제-감성경제로 경제체제가 바뀌는데 따른 필연적 현상입니다. 감성노동은 고객만족, 고객행복을 위해 머리가 아니라 감성으로 서비스하는 것을 말합니다. ‘상품을 팔지 말고 만족을 팔아라’, ‘물건을 팔지 말고 행복을 팔아라’. 고객은 물질적 효용성이나 기능을 중시하기보다도 행복을 구매하려고 합니다. 이게 바로 감성경제입니다. 까탈스런 고객의 비위를 맞추고 만족을 주려니 서비스하는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증에 걸립니다. 이런 현상을 감정노동이라고 합니다. 감성노동의 경계를 뛰어넘을 때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현대인은 직장이나 가정에서 대부분 감정노동에 시달리며 마음고생을 합니다. 그 밖에도 과도한 경쟁, 상대적 박탈감, 왕따, 소외, 온갖 스트레스 등 마음고생의 원인은 너무나 많습니다. 마음고생을 이해하지 못하면 소통이 되지 않습니다. 겉으로 멀쩡하게 보여도 누구나 마음고생을 하는 세상입니다. 수십 년 살다보면 누구나 마음에 상처가 있기 마련입니다. 마음 고생시키고 마음의 상처를 건드리면 인간은 분노합니다. 때로는 분노가 폭발합니다. ‘아니 말 한마디 가지고 뭘 그렇게 화를 내!’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이 말 한마디가 내재된 마음의 상처를 건드리면 큰 고통으로 연결됩니다. 때로는 분노를 넘어 공격행위를 하기도 합니다. 자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간은 몸 고생이 힘들까요? 마음고생이 힘들까요? 어느 쪽이 더 힘들까요? 당연히 마음고생이 훨씬 힘든 겁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잘 먹고 잘살게 된 대한민국, 그러나 국민들이 마음속에 온갖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일은 상대방의 마음고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그리고 마음의 상처를 덧나게 하는 것입니다. 특히 가진 자가, 지도층 인사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은 최악의 테러입니다. 국민행복시대를 역행하는 악행입니다. Helper’s High 가 행복의 원천입니다 국민행복지수가 높은 선진국들이 있습니다. 이런 나라는 정부의 복지정책이 잘 되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은 복지정책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국민각자가 생활 속에서 개인의 행복을 바꿔가는 노력을 정성껏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개인 행복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기수양, 화목한 가정, 우정, 취미, 종교, 학습 등 여러 가지가 어우러져서 나오는 귀한 것입니다. 개인의 행복을 복지라는 봉투에 담아서 나눠주는 나라는 어느 곳에도 없습니다. 개인의 행복을 가꾸고 행복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Helper’s High입니다. ‘조건 없이 자발적으로 남을 도와주었을 때 느끼는 고도의 행복감’ 이게 바로 Helper’s High입니다. 인간은 도움을 받을 때보다 누군가를 도울 때 더 큰 행복감을 느낍니다. 이게 인간의 본성입니다. 헐리우드 인기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이런 철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내가 번 돈의 3분의 1은 나를 위해 지금 쓰고, 3분의 1은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 지금 쓰고, 나머지 3분의 1은 미래를 위해 저축하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한 철학입니다. 이 여배우는 전쟁 피난처나 극빈지역을 수시로 찾아가서 힘든 사람들을 위로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닙니다. 바로 고도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행복지수가 높은 선진국들은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부터 Helper’s High를 느낄 수 있게 교육을 시킵니다. 봉사활동 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소액을 기부하게 이끌어줍니다. 이걸로 끝나면 안 됩니다. 이러한 봉사가, 이러한 기부가 어떤 결과로 나타나는지 알려주고 Helper’s High를 느끼게 해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최고의 행복사회교육이고 진정한 인성교육입니다. 이들이 자라서 성인이 되고 결혼하면 가계소득이 적은 사람들도 소액이나마 기부활동을 하고 수시로 자원봉사에 나섭니다. 이게 생활화되어있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게 최종목적이 아닙니다. 바로 자신들이 고도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기부나 봉사활동이 늘고 있습니다. 다행스런 일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Helper’s High를 느낄 수 있는 선진국형 봉사나 기부는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 봉사가 최선의 교육이고 최고의 행복입니다. “골프는 치는 동안 행복하고 등산은 자기 전까지 행복하고 봉사활동은 꿈속에서까지 행복하다.” 저도 골프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등산도 많이 다닙니다. 그런데 가장 큰 행복감은 봉사활동을 통해서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사회에 Helper’s High가 더 확산되어야합니다. 그래야 국민행복시대가 활짝 열립니다. “가덕을 베풀면 가운이 열리고 사덕을 베풀면 사운이 열리고 국덕을 베풀면 국운이 열립니다.” 덕을 베풀면 본인도 행복하고 세상도 행복해집니다. 사람들은 덕을 베푸는 사람이나 조직을 좋아하고 사랑하고 성원합니다. 국민행복시대를 정부가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시대는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함께 국민 개개인이 행복을 가꾸어 나갈 때 다가 올 수 있을 겁니다. 프로필 _ 윤은기 늘 한발 앞선 화두를 제시하며 한국 사회의 변화를 선도해온 ‘대한민국 대표’ 경영컨설턴트이자 방송인, 저술가, 칼럼니스트이다. 민간인 최초로 중앙공무원교육 원장으로 취임해 공무원 사회에 감성과 소통의 바람을 불어넣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석좌교수 및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으로 재직 중이며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교육부 정책자문위원, 기업사례연구학회 회장, 골프칼럼니스트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시테크, 스마트경영, 예술가처럼 벌어서 천사처럼 써라 등 20여 권이 있다.
1. 이스라엘의 창의성 교육을 살펴보러 간 적이 있었다.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창의성 교육, 그것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영재교육 기관을 네 군데나 방문하여 이모저모를 살펴보았다. 내가 확인한 것은 그들의 영재교육이 호들갑스럽지 않다는 점이었다. 그들만의 어떤 특징을 요란하게 내세우지 않았다. 얼른 보아서는 일반 교육과 큰 차이를 가지지 못한다는 점, 그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화끈한 특징을 찾아보려는 나에게는 좀 밋밋한 느낌이었다. 이스라엘 영재 교육이 창의의 싹을 잘 피워내는 데에 있다는데, 그것의 명명백백한 근거를 찾아보려고 했던 것이 나의 의도이었는데, 그것이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아랍의 적국과 긴박하게 대치하고 있는 그들의 안보교육이 훨씬 더 실감나게 들어왔다. 모든 고등학생들은 누구나 졸업과 동시에 군대에 바로 가야하기 때문에 고등학교 현장에서 입시교육은 없다는 것, 그래서 학교나 학생에게 당장의 입시교육 스트레스는 없다는 이야기 따위가 대표적이었다. 우리의 학교 현장에 ‘보이지 않는 손’처럼 작동하는 ‘입시교육의 망령’이 없다는 것은 우리로서는 간과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교육적 토양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그런 안보적 긴박감 때문에 창의가 생성되는 것이라고 논리를 펴는 것은 무리이었다. 그걸 창의성 교육의 핵심이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창의성 교육을 위해서 모든 고등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군대를 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 눈으로 보고자 하는 창의교육의 실상이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았다. 좀 답답했다. 여행 일정 중에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의 교수들을 만났다. 이스라엘의 창의성은 어떻게 길러지는가. 또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세계적 영재의 배출이 도대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를 직접 물어 보기로 하였다, 내가 만났던 두 사람의 교수는 각각 교육학과 인류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었다. 교육학 전공 교수는 세계적 영재 배출에 초점을 맞춘, 특별히 기획된 교육을 이스라엘이 하고 있는지, 자기 자신도 잘 모르겠다는 말로 나의 기대를 저버리는 답을 해 왔다. 인류학 전공 교수는 유대 사람들에게서 영재 배출이 많은 이유를 추궁하듯 묻는 우리 일행에게 한참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이렇게 대답한다. 유대 민족이 지난 2천년 동안 나라를 잃고, 세계 각지에 흩어져서, 이른바 디아스포라(Diaspora) 이산(離散)의 민족이 되어 고통과 압박을 견디어 내는 동안, 그 각박한 생태에 적응하며 살아남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살다보니 창의의 삶과 문화를 익히게 된 것이 아니겠는가. 그는 이렇듯 우리 일행에게 되묻는 방식으로 대답을 한다. 그렇다면 디아스포라 이산의 아픔을 겪은 다른 수많은 민족들에게서는 왜 창의와 영재의 효과를 발견할 수 없단 말인가. 듣기에 따라서는 참으로 막연한 답변이었다. 2. 이스라엘 일정 후반기 쯤, ‘예루살렘 한국문화원’의 조형호 원장의 각별한 노력으로 우리는 이스라엘의 유대교 신학대학 한 군데를 찾아 볼 수 있었다. 이 신학대학은 유대교 성직자(랍비, Rabbi)를 양성하는 곳이다. 유대교인이 아닌 이교도들(이슬람은 물론이고 기독교인들까지도)은 방문조차 할 수 없는 곳이라고 한다. 자세한 안내를 대학 당국으로부터 받을 수 있었다. 이 신학대학의 도서관을 방문했을 때 나는 매우 낯설고 혼란스러운 장면을 목도했다. 그것은 충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도서관은 두 개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나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정숙하고 조용한 도서관의 모습이다. 이런 모습의 도서관을 지나자 매우 소란스럽게 격론을 벌이고 있는 낯선 도서관의 모습이 나타났다. 일반 열람실 비슷한 곳이었는데, 학생들이 모둠을 이루어서 모둠마다 무언가 토론에 열중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토론 테이블에는 책들이 쌓여 있었다. 그런데 그 토론이 너무나 격정을 토로하는 것이어서 나는 저러다가 금방 몸싸움으로 번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들면서 상대를 공박하는 것은 당연하고, 목에 핏대를 세우고 눈을 부릅뜨면서 언성을 높인다. 침이 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그들 곁을 가까이 지나는 동안 그들이 나에게도 무언가 격한 어조로 공박을 해 올 것 같았다. 그만큼 토론은 격정적인 몰입을 보여 주었다. 안내하는 대학 당국자에게 물어 보았다. 저렇게 토론을 하면 감정이 격하여 서로 사이가 불편하게 되지 않는지 물어 보았다. 일종의 교육 훈련 관습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토론 자체를 일종의 역할놀이 분위기로 인식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이틀 전 예루살렘 근교에 있는 어떤 영재고등학교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 생각난다. 마침 한국의 한 여고생이 이 영재학교에 유학을 와 있었다. 교장선생은 우리 일행과 환담하는 자리에 이 한국 유학생 소녀를 특별히 불러서 자리를 함께 하도록 해 주었다. 나는 이 학생에게 학교생활에서 제일 견디기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를 말해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녀는 바로 토론학습이라고 한다. 토론 자체는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훈련하였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지만, ‘토론 문화’가 낯설었다고 했다. 수업 중에 선생님에게도 거침없이 공격적인 토론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자기의 기준으로는 선생님에게 저렇게 해도 되나 할 정도의 논박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걸 받아들이는 선생님도 조금의 감정적 동요를 안 보이시니 그 또한 너무도 신기하다는 것이다. 물론 토론이 끝나는 순간 평상의 분위기로 돌아온다. 마치 토론 장면에 들어가는 순간 학생이나 선생님이나 연기를 한다고나 해야 할까. 아무튼 그런 분위기가 된다는 것이다. 창의를 만들어내는 교육의 토양 한 자리를 어렴풋이 짐작할 만했다. 3. 이스라엘 전통 유대 교육의 상징 브랜드처럼 운위되는 것으로 ‘밥상머리교육’이란 것이 있다. [PART VIEW]물론 우리의 전통교육 문화 중에도 ‘밥상머리교육’이라는 것이 있다. ‘밥상머리교육’이란 가족들이 함께 식사하는, 즉 밥상머리에 둘러앉은 상황이 곧 교육의 상황으로 상정되는 교육이다. 밥을 함께 먹는 다는 것은 얼마나 단란하고 즐거운 상황인가. 함께 밥 먹는 사람들끼리의 관계가 주는 친밀함이 더없이 오붓하고, 음식을 먹는 미각의 즐거움은 식욕의 본능을 만족시켜서 ‘존재의 행복’을 가져다준다. 밥상머리는 그런 것이다. 이스라엘이든 한국이든 ‘밥상머리교육’은 모두 가족 공동체의 사랑과 화목을 바탕으로 한다. 또는 그것을 위해서 ‘밥상머리교육’이 강조된다. 그런 점에서 ‘밥상머리교육’은 좋은 전통으로 자리 잡아 왔다. 그리고 이것의 교육적 가치와 작용을 오늘에 되살려 예절과 인성교육에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넘쳐난다. ‘밥상머리교육’의 전통성은 한국이나 이스라엘 모두 각자의 민족문화와 관련된다. 이스라엘의 ‘밥상머리교육’은 유대민족의 선민사상(選民思想)을 어려서부터 익히고 정련하는 마당이 되었다. 그들이 신봉하는 유일신 여호와의 가르침으로 여기는 토라(Torah, 오늘날의 구약성서 창세기·출애굽기·레위기·민수기·신명기)를 딱딱한 주입의 방식이 아니라, 내러티브 방식으로 교육했음직하다. 토라는 유대인의 율법·관습·의식의 전체 체계를 가리키는 훨씬 더 넓은 뜻을 지니게 되는데, 이를 유대민족의 교육문화 차원에서 내러티브의 방식으로 향유하게 된 것이 바로 ‘탈무드’라 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밥상머리교육’에는 그들의 정신이념과 더불어 수평적 토론의 ‘문화유전자’가 들어있는 것이다. 우리의 ‘밥상머리교육’ 전통은 유교 이데올로기와 유교의 생활 문화를 가정 내에서 가르치는 교육으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던 것 같다. 그래서 전통 사회가 가졌던 대가족제도의 환경에서 공동체의 예절교육 기능을 주로 감당했었다. 이런 식의 ‘밥상머리교육’은 논어나 맹자 등의 유교 경전이나, 소학, 동몽선습 등에서 교육내용을 가져와서, 각기 집안의 가문 교육을 하는 데에 일정한 역할을 감당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대가족사회의 수직적 위계가 더더욱 강조되는 교육으로 흘렀을 법하다. 이런 원형을 그대로 가지고서는 오늘날의 ‘밥상머리교육’은 성공할 수 없다. 시대에 맞는 개념으로 우리의 ‘밥상머리교육’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 가족들이 모두 밥상머리에 둘러앉을 시간조차 없는 것이 요즘의 우리 살아가는 모습이 아닌가. 대화로 시작한다고 하지만, 대화는 금방 실종되고, 일방적 훈계로 끝나는 것이 우리들 부모 자식 간의 대화 모습이다. 밥상머리가 원래 지니고 있던 대화의 순기능은 발전시켜야 할 텐데, 이것이 사라진다. 어쩌면 좋단 말인가. 우리의 ‘밥상머리교육’도 과감하게 리모델링되어야 한다. 프로필 _ 박인기 사랑, 열정, 소통 등 따뜻하고 부드러운 시선으로 교육현안을 바라보는 박인기 교수는 현재 경인교육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국어 교육을 전공한 교육박사이로서 한국교육방송프로듀서, 한국교육개발연구원, 한국독서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문화교육론, 교사와 책, 국어교육과 미디어 텍스트, 스토리텔링과 수업기술, 교과는 진화하는가 등의 교육관련 저서와 산문집 송정의 환, 사계의 전설이 있다.
오늘도 마감 시간에 늦었다. 서둘러 기사를 마무리하는데 아내의 전화가 왔다. 맞벌이인 아내도 바쁜 편이라, 이 시각에 전화 거는 일은 드문데… 손으론 자판을 두들기고, 눈으로 자료를 읽으면서, 어깨와 머리 사이에 스마트폰을 끼었다. “당신, 다음 주 월요일엔 서울에 있어?” “아니, 그날 세종시 청사에서 학교폭력 대책 브리핑이 있어. 새벽에 내려갈거야.” “응? 그럼, 입학식은?” “무슨 입학식?” “예은이 초등학교 입학식!” 아, 첫째 입학식. 결혼기념일 까먹은 이후 최대의 참사가 되려나. 잠깐, 그런데 입학식이라고. 부모가 꼭 가야 하나? “뭐? 당연한 거 아니야. 아이한테 평생 한번 밖에 없는 건데.” “난 한 번도 부모님이 오신 적 없었는데, 뭘…” “뭐, 정말? 초등학교도? 어머님도?” 그렇다. 난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입학식에 외삼촌의 손을 잡고 갔다. 치맛바람이 거센 사립학교인 지라 어머니가 안 온 학생은 나 밖에 없었다. 중ㆍ고ㆍ대학 입학식은 당연히 홀로 갔다. 집에 돌아와 옛 앨범을 훑어봤다. 졸업식은 어땠나. 국민학교 졸업식 사진 속 나는 꽃다발을 안은 채 할아버지, 할머니, 동생, 큰 어머니와 함께 서 있었다. 중학교 땐 아버지와 함께였다. 역시, 어머니와 함께 찍은 졸업식 사진은 대학뿐이었다. 어머니가 안 오셨던, 아니 못 오셨던 이유를 나도 안다. 어머니는 선생님이었다. 전라남도 일대의 공립 중ㆍ고의 평교사로 27년을 근속한 뒤 몇 년 전 명퇴하셨다. 공교롭게도 내가 입학ㆍ졸업하던 날 어머니께서 재직하던 학교도 마찬가지였단다. 어머니에겐 나 말고도 축하할 ‘자식’이 많았던 게다. 어머니는 매번 선물을 미리 주며 “미안하다”고 말씀하셨던 것 같다. 그때 나도 “괜찮다”, “이해한다”고 답했던 것 같다. 물론 입으로만 “괜찮다.” 머리로만 “이해했다.” 선생님 엄마를 둔 자식들은 나름의 트라우마가 있다. 불현듯 여동생과 함께 TV 앞에 나란히 앉아 자꾸 현관을 쳐다보던, 그 때가 생각났다. 어머니께서는 광주 집에서 장성ㆍ곡성ㆍ화순ㆍ구례ㆍ보성ㆍ영광 일대의 학교를 통근했다. 90년대 중반까지는 시외버스를 이용했다. 별일 없으면 저녁 7시, 가정방문철인 3월이면 매일 9~10시 넘어 오실 때도 잦았다. 은행원인 아버지도 야근이 꽤 많은 편이고. 남들은 “엄마가 선생님이라 좋겠다”고들 말했다. 글쎄, 이 글을 읽는 선생님들, 자녀에게 물어보시라. 대답은 신통치 않을 듯하다. 어머니가 ‘배운 사람’이자, 명예롭고도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다는 건 자식으로서는 분명 감사한 일이다. 그렇지만 나 같은 철부지 아들은 ‘애정 결핍’을 꽤 자주 느꼈다. 남모를 ‘긴장감’도 있었다. 어머니 출근 전에 준비물을 못 챙기면, 정말 그날 하루는 ‘종쳤다.’ 어머니가 쉬는 시간 집에 두고 온 도시락, 과제물, 준비물을 가져오던 친구들을 어찌나 부러웠던지. 좋은 말로 자립심을 키우긴 했다만... 다들 가족 나들이 가는 휴일, 일직 근무 가는 어머니를 따라 텅 빈 학교에 가야 했던 것도 유쾌하지 않은 추억이다. 어머니 덕에 공부는 잘하지 않았냐고? 내가 재수한 원인은 수학 탓인데, 어머니가 수학 교사였다. 어머니 인생은 실속도 없는 것 같았다. 학생을 열심히 가르친다고 하는데, 왜 우리 엄마는 ‘TV사랑을 싣고’에서 찾는 연예인이 없을까. 스승의 날엔 정말 그랬다. 반장네 집에서 준 감자 한 박스가 가장 큰 ‘촌지’였던 당신이 아들의 담임에겐 도시의 ‘시세’로 선물을 마련하다니(물론 곡성의 어느 중1 제자들이 준 토끼풀로 엮은 큼지막한 목걸이는 감동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우리 엄마는 왜 저렇게 사나” 싶을 때가 많았다. 교직과 양육의 부담을 몽땅 지고 사는 모습이 어린 내 눈에도 안쓰러웠나 보다. 하루 네댓 시간 분필가루를 마셔가며 학생을 가르친 뒤 귀가해선 잠시 쉴 틈도 없이 가족의 식사와 옷가지, 아이들 숙제와 잠자리까지 챙겼다. “딴 애들처럼 엄마와 놀고 싶다”는 자식들, 아들 성적이 곤두박질치면 “남의 자식 가르치는 거 그만두고 애들이나 봐라”며 미운 말만 골라하던 남편, 모두를 참고 넘기던 어머니. 기억을 더듬다 문득 깨달았다. 마흔이 된 나도 어머니와 닮은 게 있다는 걸. 어머니로부터 내가 배웠던 건 어설픈 자립심, 공부 비결 같은 게 아니었던 것 같다. 기억 속 어머니는 가출한 학생을 찾아 종일 읍내와 광주 터미널 근처를 뒤지고, 우연히 연락 닿은 졸업한 제자가 아프다는 걸 알고 직접 병원에 데리고 가던 선생님이었다. 그 선생님은 아무리 피곤해도 아들, 딸이 잠들 때까지 동화책을 읽어주고, 출근하기 직전까지 아이들에게 받아쓰기를 가르치는 어머니였다. 못나보였고, 그래서 “엄마처럼 안 산다”며 비웃었지만, 나도 몰래 미워하며 닮아가고 있었던걸까? 한 마디 증언을 듣기 위해 생면부지인 남의 집 앞에서 밤 새워 기다리고, 단 한 줄 정확한 기사를 위해 전화를 수십 통 거는 내 모습은 그저 기자 윤리로 설명할 건 아닌 듯싶다. 존중보다 경계의 대상이고, 칭찬보다 비난 받기 쉬운 기자생활을 여태 포기하지 않은 건 ‘선생님 엄마’로부터 배운 열정과 책임감 덕분 아닐까. 몇 번 망설이다 어머니께 전화 걸었다. 머뭇거리던 내게 어머니가 먼저 물었다. “넌 바빠 예은이 입학식 못 가겠구나. 나라도 가야 할 텐데, 바쁜 네 동생 대신 둘째를 입학식에 데려가야 해서…”, “아뇨, 어머니. 꼭 갈게요. 걱정 마세요.” 신문사에 입사한 지 12년, 교육을 담당한 지 3년이 됐다. 거시기한 사명감에 교육팀을 지원했던 건 아니다(경제부 기자가 다 주식으로 대박 치는 게 아니듯, 교육 기자라고 교육적인 건 아니다). 그래도 열정과 정성으로 학생을 지도하는 여선생님들을 만날 때면 애틋함 같은 것이생긴다. 시대는 좀 변했어도, 교직과 가정의 두 수레바퀴 사이에서 쉽지 않은 하루하루를 보내리라. 아마도 선생님들의 자녀들은 어린 시절 나처럼, 서운함과 불만도 품기도 할 테다. 그래도 언젠가 결국 깨달으리라. 입학식에 못 온 어머니가 실은 누구보다 내 입학을 기뻐했다는 걸, 그리고 비록 여느 어머니처럼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는 않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가치를 가르치고 있다는 걸. 깨달음의 그날이 올 때까지, 어머니 선생님도 선생님의 자녀도 모두 건강하시길. 프로필 _ 천인성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중앙일보에 입사했다. 사회부, 문화부, 탐사기획팀, 전략기획실 등을 두루 거치며 기자생활을 했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중앙일보 교육팀에서 대학평가팀장으로 교육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유지하며 활동 중이다.
그 봄의 나른한 삽화 하나 봄볕이 나른하게 몽환적이다. 봄볕보다 더 나른하게 몽환적인 것은 학교 뜰 가득 피어난 벚꽃. 점심을 먹고 꿀벌이 잉잉거리는 벚나무 밑을 산책하던 난 마구 꺾인 채 시들어 가고 있는 벚꽃 가지들을 발견했다. 꽃잎은 흡사 흰 눈이라도 내린 듯 수북하게 쌓여 있다. ‘누가 이런 짓을 했지? 심술궂기도 해라.’ 주변을 둘러보던 난 미끄럼틀에 올라가 늘어진 벚꽃가지를 붙잡기 위해 발돋움하고 있는 승우를 발견했다. 우리 반 아이다. 개구쟁이 녀석. 유치원 시절부터 별나기로 소문난 아이다. 우리 반 여자 아이들은 걸핏하면 유치원에 다니던 녀석에게 맞고 울었다. 난 녀석을 불러 몇 번이나 혼을 내고 주의를 주었지만 매번 효과는 그다지 신통하지 않았다. 그녀석이 입학하였을 때, 난 녀석으로 인해 나의 일 년이 그다지 평탄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고, 역시나 그렇게 나의 신학기는 시작되고 있었다. 난 녀석을 불러내려 혼을 내기 시작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말도 없이 꾸중을 듣는 녀석. 이유를 물어도 대답하지 않고 묵묵부답. ‘그냥 예쁘니까, 어쩌면 심심했을지도 모르지. 그래서 장난삼아, 놀이 삼아 그 예쁜 꽃들을 의미 없이 꺾었으리라’ 지레 짐작하면서 난 녀석에게 단단히 주의를 준다. 그런데...... 근처 나무 의자에 벚꽃 화관을 쓰고 행복하게 웃고 있는 민지가 눈에 띈다. 어느 공주의 화관이 그토록 어여쁘고 향기로울 수 있을 거나. 민지의 머리 가득 꽂혀 있는 꽃가지. 그리고 두 손으로 감싸 쥔 꽃다발. “아니, 민지야. 이게 무슨 일이라니? 선생님이 그렇게나 꽃 꺾으면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니? 아무리 예뻐도 눈으로 봐야지.” 내 질책에 민지는 무척 억울한 모양이다. 승우도 모자라서 민지까지...... 무척 속이 상한 내 목소리엔 화가 잔뜩 묻어 있었으므로 아이는 또 당황했던 모양이다. “제가 아니에요. 제가 안 꺾었어요. 승우가 꽃 꺾어 와서 이렇게 해 주었어요.” 아이는 거의 울먹이다시피 변명했다. ‘아하! 그렇게 된 모양이구나’. 승우는 민지를 좋아했다. 그 개구쟁이 녀석도 민지 앞에서는 양처럼 순해졌다. ‘그래, 꽃 좀 꺾으면 어때? 벚꽃으로 치장한 이 아이의 모습은 세상의 어떤 꽃보다 아름다운 걸.’ 부러운 눈길로 민지를 바라보는 내 마음에 훈김이 피어오른다. 내 유년에도 승우 같은 남자아이 하나 있어 이렇게 몽환적인 기억의 조각을 남겨 주었다면 내 가슴을 장식할 보석이 되었으리. 그러나 내겐 불행하게도 그런 남자 아이가 없는 것 같다. 민지를 부러워하면서 난 이른 봄날 이른 오후의 몽환적이고 나른한 산책을 계속한다. 삽화 둘 쉬는 시간에 놀러 나갔던 아이 하나. 숨 가쁘게 교실로 뛰어 들어온다. “선생님, 지금요. 눈도 안 오는데 눈이 와요. 운동장에요.” 의아한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는 내가 답답했는지 아이는 연신 창밖을 가리킨다. 운동장엔 살랑살랑 바람을 타고 벚꽃 잎이 날리고 있다. 흰나비처럼 흰 눈처럼 난분분 난분분 날리고 있다. 내 가슴에도 꽃눈이 날린다. 꽃비가 내린다. 나비처럼, 눈처럼. 삽화 셋 아이들은 바람이 불면 후두둑 날리는 벚꽃 잎을 잡으려고 와아~ 함성을 지르면서 꽃잎을 쫓아다닌다. 그러나 꽃잎은 팔랑팔랑 나비처럼 이내 손을 피해 날아가면서 잘 잡혀주지 않는다. 꽃잎을 잡는 순간,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단다. 벚꽃 잎처럼 작고, 얇으면서 가벼울지라도 그 작은 가슴을 가득 채우고 있을 소원. 쉬는 시간에 밖으로 나갔던 아이 하나 울먹이면서 들어왔다. “난 참말로 빌고 싶은 소원이 있는디 꽃잎을 못 잡았어예,” “네 소원이 무엇인데?” “빨리 6학년 되는 거라예.” “왜?” “6학년이 되면 울 아부지가 컴퓨터 사준다고 했어예.” 어쩌면 좋으니? 네가 꽃잎을 잡는다 해도 6학년이 되려면 아직도 5년을 기다려야 하는구나. 벚꽃 잎처럼 작고, 곱고, 가벼우면서도 연줄처럼 긴 기다림을 지닌 소원이구나. 네가 6학년이 되기 전에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좋겠다. 삽화 넷. 반 아이가 돌에 머리를 맞고 다쳤단다. 머리가 찢어져서 양호실로 갔단다. 다행히 상처는 그리 깊지 않았다. 다친 아이는 머리에 붙인 반창고가 훈장이라도 되는 양, 전쟁 영웅처럼 의기양양한 반면, 돌을 던진 아이는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앞에 불려 나왔다. 이유를 물었던 나는 돌을 던진 아이를 나무랄 수 없었다. 아니...... 그 작은 가슴에 얼마나 간절한 소원을 담았기에 그렇게 까지 했을까? 꼭 안아 주고 싶었다. 소원을 빌고 싶었는데 바람이 불지 않아, 꽃잎이 하나도 떨어지지 않았단다. 나무를 흔들어도 밑동을 발로 차도 꽃잎은 떨어지지 않았단다. 그래서 돌을 던졌단다. 그런데 그만 친구가 맞고 말았단다. 난 아이가 빌고 싶은 소원을 묻지 않았다. 무언지 모르지만 그 작은 가슴에 담긴 소원을 나 혼자 가만히 짐작해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삽화 다섯 벚꽃이 활짝 핀 나무 밑 모래 밭 가장자리에 쪼그리고 앉아 아이는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었다. 처음엔 아이 혼자 두꺼비집을 만들고 있는 줄 알았다. 큰댁에 맡겨진 아이다. 부모와 왜 떨어져 살아야 하는지 아이의 큰어머니는 내게 말해주지 않았다. 내 질문에 자신의 아이를 키우기에도 벅차다는 말만 반복하던 큰어머니. 아이는 취학 전 또래 집단에서 생활한 적이 없어서 학교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아이 곁으로 다가간 나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이는 구멍을 파고 있었던 게다. “할무니가..... 무랑 배추를 땅 속에 묻었어예. 오래 되어도 안 썩어예.” “너는 무엇을 묻으려고?” “꽃이 예뻐서요. 엄마 오면 주고 싶어서......” 나도 함께 구멍을 판다. 깊디깊게 판다. 꽃이 지기 전에 아이의 엄마가 아이를 만나러 온다면 좋겠다. 아이가 미끄럼틀에 올라가 꺾은 싱싱한 꽃가지를 엄마에게 줄 수 있다면 좋겠다. 프로필 _ 김은아 현재 밀양 상동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 폐교위기에서 벗어날 정도로 작은 학교지만 순수한 아이들과 때로는 엄마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도란도란 행복한 교직생활을 하고 계시다. 부산교육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경남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이영도시조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교단일기 내사랑, 들꽃 같은 아이들 : 함께 가는 길과 수필집 거미 여인의 노래 : 매직 하우스가 있으며 34년 동안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과학은 어렵거나 지루한 교과가 아니다. 사랑터 교사들과 함께라면 쉽고 즐거운 방식으로 과학과 친해질 수 있다. 게다가 소외계층을 위한 애정까지 더해져 모임에는 온기가 가득했다. ‘사랑터’는 ‘서울초중등과학3S키트교육연구회’의 또 다른 명칭이다. ‘3S’는 ‘단순하고(Simple) 작지만(Small) 똑똑한(Smart) 과학’을 도구로 '과학을 통한 사랑의 나눔(Science Sharing for Sarang)'을 실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변을 활용한, 주변을 위한 과학 사랑터 교사들은 우리의 ‘주변’을 살핀다. 서인호 교사(서울 구암고)는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돈 안 드는 값싼 재료로 과학정신을 실현하려고 해요. 버려진 페트병이나 빨대 같은 것들로도 충분히 과학실험을 할 수 있거든요. 화학물질의 양도 아주 적게 사용해서 환경오염을 줄이면서도 과학적인 내용을 가르칠 수 있는 실험들을 개발하는 데 노력하고 있어요”라며 3S가 추구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이를 수단으로 교사들은 우리 주변의 소외된 계층을 위해 활동한다. 정기모임에서 프로그램을 연구 및 개발하여 지구촌학교·사과나무학교·사랑터 생태학교를 운영 중이다. 지구촌학교는 소외계층의 아이들이 머무는 아동센터에서 과학교실을 운영하는 활동이다. 사과나무학교는 과학수업이 필요한 소외지역 학교의 신청을 받아 찾아가는 지속가능한 교육 봉사를 지향한다. 생태학교는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자연을 인식하고 관심 가질 수 있도록 체험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짜여 있다. 각각의 활동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뜻 깊은 활동들이지만 항상 순탄하진 않았다. 사랑터의 회장 이선희 교사(서울 신관중)는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은 거친 경우가 많아요. 한 선생님께서 ‘멘붕’을 겪은 일이 있었어요. 아이들이 선생님께 어디서 왔냐고 물어서 올림픽공원 쪽에 있는 학교에서 왔다고 하자 부자동네 아니냐며 돈을 달라고 한 거예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힘들어 하셨어요”라고 교사들이 겪는 어려운 점을 이야기했다. 국경 없는 사랑터 “베트남 선생님들은 우리들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아이들은 흙바닥에서 맨발로 줄넘기를 하고 있고, 학교 시설도 낙후돼 있더라고요.” 지난 2월 코이카(KOICA)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주관한 베트남 과학교사연수에 실무그룹으로 참여했던 신현진 교사(고원초)는 베트남의 열악한 학교 환경에 대해 회고했다. “스카치테이프를 이용한 실험이 있었어요. 그런데 현지 선생님들이 사용법을 모르더라고요. 그래도 가르쳐 드리면 여러 가지 실험들을 금방 숙지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했어요.” 사실 베트남 연수에 참여 제안을 받은 것은 8년 간 동티모르에 세미나를 주최한 경험 덕분이다. 사랑터 교사들은 자비로 매년 여름방학마다 동티모르에 과학교사 세미나를 열고 있다. 이선희 교사는 “처음에는 선생님 한 분이 홀로 시작하신 일이었어요. 저개발국가의 과학교육 발전을 위한 일이기 때문에 우리가 함께 하기로 한 거죠. 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어요. 한 번은 동티모르에 소요사태가 발생해서 현지 교사들이 연수에 오지 못하는 일도 있었어요. 많이 불안정했죠. 그런데 지금은 우리가 가면 정치계 인사들도 오고 수료증도 발급되고. 정식적인 연수의 형식을 띠게 된 거죠. 게다가 현지 교사들이 세미나에서 배운 실험방법이나 교수법들을 아이들을 위해 재창출 하고 있어서 보람을 느껴요”라고 설명했다. 교사들의 꿈이 현실이 되는 곳 “여기 오면 처음 가졌던 교육에 대한 열정이 살아나요. 교육자로서 제 꿈은 ‘소외받는 사람이 없는 교육’의 실현이에요. 하지만 학교에서 업무에 치이다보니 잊어가고 있던 꿈이었죠. 사랑터에서 제 마인드에 공감해주는 좋은 선후배 선생님들과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해요.” 올해로 4년차가 된 송관호 교사(석관고)는 모임에 오는 일이 즐겁다고 했다. 다른 교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을 위한 일인 동시에 교사들 스스로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이 사랑터가 자발적·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분순 교사(구암고)는 “사랑터는 제 꿈을 구체화해줘요. 어떤 것을 하고 싶다고 추상적으로 말해도 선생님들이 여러 가지 제안을 해주시면서 현실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든요”라고 말했다. 바라는 점에 대해 묻자 사랑터 교사들은 당황했다. 더 이상 바라는 게 없다는 것이었다. 현재의 모습처럼 내키는 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는 사랑터 교사들. 과학이 사랑을 실천하는 훌륭한 도구임을 증명하는 산증인들이다.
안양옥 새교육개혁포럼 상임공동대표는 “오늘 이자리가 교육의 본질을 구현하기 위한 교실수업 개선의 단초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이번 포럼을 통해 제시된 인성중심 수업, 핵심역량을 키우는 융합형 수업 등 최신 트렌드 수업방법들이 교원들의 수업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줄 것을 당부했다. 강성주 한국교원대 교육연구원장 역시 “21세기 한국 사회는 ‘빠른 추격형(fast follower)’에서 ‘창조적 선도형(first mover)’사회로 바뀌어야 되고, 교육 역시 창조 사회에 어울리는 창조교육이 실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 특강에서 조윤경 이화여대 교수는 “서로 다른 존재들이 만나 섞이고 통하여 전혀 새로운 하나로 탄생하는 ‘융합’은 우리를 또 다른 창조의 세계로 이끌 뿐 아니라, 양극단에 치우친 편협한 시각으로 인한갈등을 해결해주는 치유의 힘을 발휘한다”며 융합교육에 대해 설명했다. ‘학교 수업,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이원춘 교사(안산 성호중 수석교사/건국대겸임교수)는 “교과서 내용만 전달하면서 진도만 나가는 ‘진돗개’교사가 많은 수업환경에서는 수업혁명을 이룰 수 없다”며 교사가 변해야 학생이 변하고 학교가 변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찬필 KBS PD는 교육 패러다임 전환의 획기적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한 21세기 교육혁명-미래교실을 찾아서(가제)의 방송기획 및 내용을 소개해서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2.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 강연 1 인성중심 사례 초등_ 책과 껴울리며 마음 키우기 - 정소정 경기 진접초 교사 아이들 모습에서 친구에 대한 이해, 배려와 나눔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 고민에 빠졌던 선생님들이 “우리 학년에서 만큼은 새로운 교육, 즐거운 학교를 만들어 보자” 의기투합했다. 경기 진접초 정소정, 강성철, 한주연, 주선, 최선영, 박지웅 교사들이 주인공. 이들은 문학 통합 활동 교육과정 재구성으로 방향을 정하고 ‘창의에 인성을 더한 실천 위주의 교육활동을 전개,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길러주는데 역점을 둔 책과 껴울리며 마음 키우기 프로그램을 완성시켰다. ‘나눔, 바름, 어울림, 살림’이라는 주제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책과 껴울리며 마음 키우기’프로그램의 성공요인은 기존의 차시 단위 교육과정의 제한에서 벗어나서 학습자의 능력, 흥미와 사회적`시대적 요구, 교과의 요구를 반영하여 교사가 새롭게 재해석하고, 의미가 있게 재구성하여 학습자에게 적합한 효과적인 교육과정의 구성이 이루어 질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또한 기존의 단순한 책읽기, 글쓰기 등의 활동이 아니라 뮤지컬 관람, 인형극 관람, 학부모 재능기부 등 다양하고 변화 있는 학습과제와 활동들을 통합적으로 제시하여 아동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발했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인격의 통합까지 이룰 수 있었다. 강연 1 인성중심 사례 중등 _ 수업방정식의 해법 이미란 충남 홍성여중 교사 수학교사라면 누구나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수학수업을 꿈꾼다. 하지만 수학을 이미 포기한 학생들이 많은 현실은 정반대이다. 이미란 교사는 엄청난 수업 스킬보다는 학생들 한명 한명을 어루만져주고 교감할 수 있는 수업을 통해 학교에서 진정한 인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한다. ‘또래가르치기, 짝점검 등 타인을 배려하는 협동수업’과 ‘프로젝트 수업, 제비뽑기, 게임 수학 등 활동중심 수업’으로 공동체 안에서 서로 협동하고 소통하는 자세를 갖추도록 지도했다. 더불어 전시회, 문제 보내기, 글쓰기 등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활동 등을 통해 자신이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자존감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교사는 “‘무엇’을 가르칠까 하는 것은 교과 내용을 전달한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학생들의 삶의 방향과 실천까지도 제시하는 중요한 일”이라며 “인성교육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수업시간을 통해 세상을 만나고, 동료와 만나고, 나를 발견하는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과 조화로운 색조로 어울리는 방법을 찾아 바른 인성을 갖춘 성인으로 성장하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강연 2. 인문융합 사례 초등 _ 수질오염 우리가 해결했어! 강성복 교사(대림초) 강성복 교사(대림초)의 융합수업은 단순히 의견과 근거의 진술만으로 정리될 수 있는 국어수업을 다양한 직업의 입장과 연결해서 진로지도와 연결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강 교사는 4학년 국어교과 ‘서로 다른 의견’ 단원을 활용하여 대인관계능력을 핵심으로 하는 인문융합수업을 설계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학급회의를 통해 하나의 주제를 설정하고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활동이 이루어진다. 이때 학생들은 자신의 장래희망이나 자신이 선택한 직업의 입장과 연결하여 의견을 제시한다. 학급토의가 끝나면 학생들은 자신의 직업적 입장을 나타내는 캐릭터 티셔츠를 만들어보는 미술-과학 융합 활동을 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만든 티셔츠를 입고 발표를 하게되는데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얼마나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는지, 자신이 몰랐던 수없이 많은 정보들을 접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생각의 폭이 확장되는 효과를 갖게 된다. 강 교사는 “학생들이 각자 관심 있는 꿈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생각하여 끌어내고 이를 친구들과의 의사소통을 하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 대인관계능력 인문핵심역량을 함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학생들이 이 과정에서 다양한 직업을 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진로탐색의 계기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연 2. 인문융합 사례 중등 _ 영어 연극 ‘햄릿’_김상현 울산외고 교사 영어로 자기소개나 하고 외국인에게 길을 알려주는 정도를 위해 영어를 배우지 말고 영어텍스트를 통해서 창의적인 생각을 이끌어내고 비판적 사고력을 표현해 볼 수는 없을까? 그리고 단순히 영어만 가르치지 않고 타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과 융합해서 가르칠 수는 없을까? 김상현 교사의 영문학 고전을 통한 ‘영어연극프로젝트’는 이러한 물음에 답을 주고 있다. 김 교사는 「햄릿」 작품 중 5막 2장의 일부내용을 5차시 수업으로 구성했다. 1차시는 전반적인 작품의 배경지식 및 앞으로의 과제에 대한 소개, 2~3차시에는 영어 연극 상연을 위한 기본적 역량 학습, 4~5차시에 영어연극상연프로젝트를 실시한다. 이 때 시간의 효율적 운영 및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학생들이 연극으로 상연할 대본의 길이를 한 페이지 분량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또한 활동결과물은 전문가의 작품이 아닌 학생의 작품이며, 활동목적 또한 완벽한 결과물을 얻기보다는 연극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관점을 배우고 연극 활동을 통해서 핵심적 딜레마를 생각해보는 것임을 주의해야 한다. 김 교사는 “처음에는 애써 만든 ‘Hamlet’대본을 자기들끼리 ‘Helmet’이라고 몰래 고쳐놓고 깔깔대고 웃는 등 관심이 없어 마음이 많이 상했었다”며 “하지만 곧 학생들은 고전이 주는 깊은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고 본인들이 직접 제작한 영어연극에 뿌듯함을 느끼며 적극적으로 활동한다”고 말했다. 강연 3. 새로운 수업방법 최고의 공부 방법, 하브루타 학습법_전성수 부천대교수 하브루타란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유대인 교육의 핵심이다. 전성수 부천대 교수는 “유대인 교육을 무조건 따라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 누가 보지 않는 곳에서도 하나님이 보신다고 생각하고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는 그 ‘인성’과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그들의 ‘창의성’ 만큼은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하브루타는 우리가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하는 행복과 성공을 동시에 가져다주는 핵심이다. 하브루타는 창의성 계발은 물론, 모든 문제를 가정에서 의논하고 토론하게 함으로써 마음속에 분노가 쌓이지 않게 하는 인성교육에 가장 탁월한 방법이다”면서 “질문과 토론의 하브루타가 ‘듣고 외우고 시험보고 잊어버리는’ 한국교육을 바꾸는 핵심 키워드라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루브릭 평가를 통한 새로운 수업디자인_여정민 인천장도초교사 평균이 90점인 두 학생은 결코 배움의 결과가 같다고 말할 수 없다.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보다는 수치화된 점수가 더 중요하다고 느끼는 현실이다. 이제 아이들의 잠재적인 능력과 특성은 무시한 채 한 줄 세우기의 경쟁적인 평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정민 인천 장도초 교사는 “아무리 새롭게 패러다임쉬프트가 일어나고 새로운 교수·학습방법을 적용한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반성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교육은 유행을 따라 트랜드를 쫓아가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며 “따라서 학생이 어떻게 학습해왔는지, 학습을 통해 어떤 배움이 있었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서술과 학생의 활동 과정을 보여주는 개인포트폴리오와 수행평가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줄 수 있도록 하는 평가 루브릭(채점기준안)을 활용한 평가가 그 해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강사의 원고는 섹션3-교수학습코너에 싣습니다.) 강연 4. 논술 수능에 종속되지 않는 창의적 논술교욱_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 올해부터는 고등학교에서 논술이 교양선택과목으로 신설되어 학교교육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는 “논술은 이해와 표현을 통하여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는 하루가 다르게 다양한 문제상황이 쏟아지고 이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문제에 대해 치밀하고 분석하고 이를 종합하여 바람직한 대안을 끌어낼 수 있는 사고의 힘은 개인의 능력을 넘어 국가 생존의 문제와 연결된다”며 논술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성공적인 논술지도의 전략을 위한 방법으로 최교사는 진로상담교사와의 연계를 통한 지도를 제시했다. 또한 논술담당 교사의 양성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요구했다.
최근 실시된 다양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전반적으로 전통적 학교폭력이 감소하는 반면에 사이버 폭력의 비율은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 중에서 교육부에서 조사한 학교폭력 유형별 응답 가운데 사이버 폭력 비율은 7.3%(12년 2차조사 ), 9.1%(13년 1차조사), 9.7%(13년 2차조사)로서, 전통적 폭력과 달리 사이버폭력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폭력이 발생하며 손쉽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사이버 폭력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예전에는 카톡을 통한 비방이나 배제, 갈취의 형태가 많으나, 최근에는 네이버 라인이나 마이피플 등 다양한 SNS도구를 활용할 뿐만 아니라, 사이버갈취(사이버머니, 캐릭터 등), 사이버감옥, 플레이밍(화나게 하거나, 무례하고 상스러운 메시지를 온라인 그룹에 보내거나, 이메일, 문자 메시지 등을 보냄으로써 서로 싸우는 것), 사이버명령(애니팡셔틀, 와이파이셔틀 등), 안티카페, 사이버 왕따 놀이 등 신종 사이버폭력이 등장하고 있다. 사이버폭력은 익명성, 비대면성, 관찰·감독·지도의 어려움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언제·어디서나·누구든지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전통적 신체폭력과 달리, 학생들이 겪는 심리적, 정서적 피해가 매우 심각하고 개인적 요인, 관계적 요인, 사회문화적 요인 등 매우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 및 지도가 필요하다. 그럼, 지금부터 학교에서 교사들이 사이버폭력을 예방하고 지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살펴보자. [PART VIEW] 먼저 교사 스스로 ‘사이버폭력도 학교폭력이다’라는 인식을 자각하는 동시에, 사이버폭력 원인, 문제점 등 사이버폭력의 특징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지도 방법을 수립하기 위해 원격연수, 집합연수 등 개인연수 실시하고 학교폭력 전문가 등에게 컨설팅을 받을 필요가 있다. 둘째, 사이버폭력은 신체폭력과 연계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신체폭력 가·피해 경험이 있는 학생 등은 사이버폭력 가·피해 학생이 될 우려가 많으므로 평소에 학생들의 행동 을 면밀히 관찰하고 지속적으로 개인상담을 하는 등 생활지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와 더불어 사이버폭력이 발생했을 경우 증거확보 등을 잘 할 수 있도록 대응요령을 학생들에게 구체적으로 지도해 주어야 한다. 셋째, 사이버폭력 예방교육은 도덕, 사회, 국어 등 교과와 연계하여 실시할 뿐만 아니라, 창의적체험활동과 연계하여 교육과정 안에서 실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수업시간에 활용가능한 동영상, 워크북, 매뉴얼 등 다양한 사이버폭력 예방교육 자료가 학교폭력예방포털사이트(http://www.stopbullying.or.kr)에 탑재되어 있다. 넷째, 사이버폭력을 예방·신고·대응·상담·치료 등 지원하는 다양한 기관을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안내해 주고 연결해 줄 필요가 있다. 학교 안에서는 Wee스쿨, Wee센터, Wee클래스 등을 통하고 학교 밖에서는 시도별 청소년상담복지개발센터 등을 통해 사이버폭력 상담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한국정보화진흥원, 인터넷진흥원 등에서 지원하는 사이버폭력 예방교육 강사를 학교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연초(3월)에 신청해야 한다. 다섯째, 스마트폰 등 정보기기를 대체할 만한 다양한 놀이나 게임을 학교단위에서 할 수 있는 놀이 문화를 조성하고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즉, 실내에서는 보드게임, 장기, 바둑 등을 하고 실외에서는 축구, 농구, 민속놀이 등을 함으로써 학년별·반별 경연대회 및 시상을 통해 놀이 및 게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여섯째, 학년 또는 학급 단위로 사이버폭력 신고 및 대응을 위한 또래집단(가칭, 사이버폭력 예방 지킴이)을 조직하여 피해학생이 편하게 신고 및 상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함으로써 학생들 스스로 사이버폭력을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 일곱째, 학년 또는 학급 단위로 학생 중심의 자율적인 사이버 폭력 예방 캠페인 활동을 연중 전개해야 한다. 이러한 캠페인 활동은 교사와 학생뿐만 아니라, 민간기업, 학부모단체 등과 함께 동참하여 1년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여덟째, 학생의 스마트폰 접속기록, 앱 삭제기록, SNS 사용 내용 등을 모니터링하여 학부모 또는 교사에게 알려주는 스마트폰 사용내용 모니터링 서비스(자녀폰지킴이-LGU+, 중독예방알리미-KT, 스마트아이코치-SKT 등)를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이나 학교홈페이지, 학부모교육 시간 등을 통해 안내해 준다. 지금까지 교사가 학생의 사이버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지도 방안에 대해 살펴보았지만, 무엇보다도 다음과 같은 점들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첫째, 학생, 학부모, 교사 등 모든 국민이 사이버폭력에 대한 심각성 및 문제점에 대한 인식하여 공감해야 한다. 둘째, 사이버폭력 관련 법률이 정부부처별로 혼재되어 있고, 신종 사이버폭력 유형 등을 포함하는 법률적 근거가 없어 이에 대한 법률 개정이 매우 시급하다. 셋째, 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교육부, 여성가족부, 경찰청 등 사이버폭력 관련 부처들이 유기적으로 협조하여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끝으로 스마트폰 등 관련 민간기업에서도 사회적 기부 및 환원 차원에서 학생들의 사이버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 들어가며 최근 4~5년간 각종 언론매체에서 학생들의 언어문화가 욕설과 비속어로 얼룩져 있으며, 심각한 언어폭력이 다양한 형태와 유형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학생들의 부정적인 언어는 점점 일상화, 보편화되고 있으며, 어린 나이부터 남녀의 구분 없이 습관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청소년들의 부정적인 언어 사용은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의사소통 능력과 공감 능력을 저하시키고, 기본적인 인성 소양을 약화시키는 문제점을 낳고 있다. 청소년 언어문화가 부정적으로 변한 사회적·문화적 병리현상에 대해 선행 연구들은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요인들을 원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먼저 학생들의 내재적인 요인으로는 스트레스 발산 및 감정 조절 능력의 부족,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가치관의 증가, 바른 언어에 대한 윤리적인 기준선의 하락 등이 있다. 또한 외부 환경적 요인으로는 좀 더 다각적으로 접근할 수가 있는데, 가정에서는 밥상머리 교육, 예절교육이 약화되었고, 학교에서는 바른 언어 사용을 위한 예방 교육, 부정 언어를 교정해주는 프로그램, 장기적인 언어 순화 교육 등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교육 권위의 붕괴, 입시 위주의 지식 교육의 과열, 인터넷, 휴대전화와 같은 매체의 영향, 매스컴의 부정적인 언어 사용, 욕설의 자연 치유에 대한 기성세대의 안일한 의식, 효과적인 의사소통 문화 부족, 민주 시민적 가치관의 약화 등을 원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점을 정리해 보면 청소년 언어문화 문제는 가정, 학교, 지역사회, 유관기관, 국가 등 모두에게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언어문화라는 말 속에 함의된 ‘문화’를 바꾸는 것을 단순히 교육당국과 학교의 책임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고 인성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는 학생 언어문화 개선에 대한 직접적이고 중요한 의무를 가진 곳이기에 이 문제에 대한 생각을 모아야 한다. # 논하며 그동안 교육당국에서는 언어문화 선도학교, 학생언어문화 동아리를 운영하거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실행해 왔다. 이와 같은 활동에 참여한 현장 교사들과 함께 언어문화를 개선하고 습관화된 언어폭력을 막기 위한 방법에 대해 집단 토의를 한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언어문화 개선 활동의 교육방향성 첫째, 모범적인 기성세대의 문화 즉 교사 문화, 학부모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교사들도 건전한 언어문화의 전범을 보여주고, 일상 수업에서도 의사소통 중심의 수업, 토의 토론과 같은 협업적 소통 수업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가정에서 바른 언어를 사용하도록 학부모들에게 중요성을 인식시켜야 한다. 둘째, 학생 언어문화는 사고, 정서, 표현의 복합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욕설, 비속어를 단순히 표현의 문제로만 보게 되면, 결국 나쁜 말을 사용하지 말라는 교정적인 훈계가 중심을 이루게 된다. 학생들이 부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인지와 관련된 생각과 사고(思考), 감정을 조절하고 스트레스를 감내하는 정서(情緖), 다른 대상에게 이야기하는 표현(表現)’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엮여진 결과로 이해해야 한다. 셋째, 언어 순화 프로그램은 학교의 생활문화를 바꾸는 중요한 기본 교육임을 이해해야 한다. 언어문화 관련 업무는 개인이 아닌 학교 전체 구성원이 함께 인식하고 동참해야 한다. (2) 언어문화 관련 프로그램 실행의 유의사항[PART VIEW] 첫째, 1회성,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지속성과 체계성을 갖춘 연간 언어문화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 둘째, 자율성과 창의성을 갖춘 단위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셋째, 학생들의 바른 언어를 권장하는 긍정성 프로그램과 욕설, 비속어, 차별적인 언어를 막는 부정성 예방 프로그램을 적절히 조합해야 한다. 넷째, 무엇보다 학생 중심의 자율 활동이 강조되어야 하며 교사 중심의 교육활동도 적절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다섯째, 학생들의 언어 사용양상을 분석하여 맞춤식 프로그램을 전개해야 한다. 여섯째, 학교 내에서 자율적인 활동을 유도하면서 적합한 외부 자원을 협조해야 한다. (3) 단위 학교의 성공적인 언어문화 프로그램을 정착하기 위한 행재정적 제반 사항 첫째, 학교장의 의지와 협조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둘째, 우수한 언어문화 관련 프로그램을 손쉽게 만나고 의견을 교류하는 창구가 필요하다. 셋째, 동료 교사와 협조를 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 나가며 이제 언어 순화 교육, 언어폭력 예방 교육은 역할극이나 행동 실행이 결합된 예방 중심 프로그램으로 강화되고, 학생의 언어 오염도에 따른 맞춤식 대응교육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부정성을 막는 교육에서, 언어 자체의 맛깔스러움과 품격을 느낄 수 있도록 긍정성을 고양하는 범사회적인 활동으로 확대해야 한다. 아이들이 은밀하게 습관화된 언어폭력 속에 물들고 상처받지 않도록 교육공동체의 절실한 노력이 함께 해야 할 시기이다. ※ 단위 학교에서 실행 가능한 언어 순화 활동은 ‘박인기 외(2012). 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언어문화 개선 방안 연구. 교육과학기술부 정책연구’와 학생언어문화개선 사이트(http://kfta.korea.com/)에 자세히 소개가 되어 있다. 참고문헌 강용철(2012). 학생 언어문화에 대한 일고찰. 학생 언어문화 개선 사업 선도학교 워크숍 자료집. 교육과학기술부. 강용철(2014). 학생 언어문화 개선을 위한 단위 학교 교육 활동 유형 분석 및 효과적 활용을 위한 개선 방안. 서울교육연수원. 박인기 외(2012). 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언어문화 개선 방안 연구. 교육과학기술부 정책연구.
예산은 적고 일은 많고 학부모 요구는 높고 “맞벌이 부부로서 돌봄교실에 기대가 컸는데 성급한 추진으로 운영이 부실해 지는 것 같다. 학교에서는 예산부족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없다고 하는데 돌봄교실 확대를 환영해야 할지 고민스럽다.”(학부모 A씨) “선생님들이 돌봄교실 담당을 기피해 어려움이 많다. 승진 가산점을 준다고 하지만 젊은 교사들은 관심이 없더라. 학교에서 보육까지 책임져야 하는지 의문이다. 사회가 할일을 모두 학교로 떠 넘기는 것 같아 불만이다.”(부장교사 B씨) “예산 부족으로 기존에 아이들에게 저녁밥을 지어주던 아주머니를 고용할 수 없어 도시락으로 대체했다. 언제까지 간식으로 끼니를 때워야 할지 답답할 뿐이다.”(돌봄강사 C씨) 정부가 초등돌봄을 확대하면서 일선 교육현장이 혼란에 빠졌다. 예산과 인력은 부족한데 수요는 증가하면서 학교와 학부모, 학생 모두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초등돌봄 서비스 확대는 박근혜 정부 공약사항으로 올해부터 전국초등 1~2학년 학생 중 희망하는 학생들을 오후 5시까지, 맞벌이·저소득층·한부모 가정 학생들은 필요한 경우 오후 10시까지 학교에서 무료로 돌봐주는 제도이다. 교육부는 지난 1월 학부모 수요 조사를 바탕으로 돌봄교실을 확충할 수 있도록 597억 원의 예산을 각 시도교육청에 지원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새 학기가 시작됐음에도 돌봄교실 시설이 마무리되지 않았거나 돌봄 전담사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운영에 파행을 겪고 있다. 돌봄교실 대란이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만큼 전국의 초등학교들이 지금 홍역을 치르고 있다. 교육에서 보육까지.. 안전사고 발생 땐 어쩌나 ‘한숨’ 경기도 고양시 한 초등학교는 인근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학생들이 급증했다. 유휴교실이 없어 돌봄교실 수용인원을 20명에서 25명으로 늘렸다. 교사 업무 공간과 부엌 시설, 아이들 휴식 공간 등 기존 시설을 줄일 수 없어 그대로 수용하다 보니 앉아 있기도 비좁은 교실이 돼 버렸다. 이뿐 아니다. 인근 또 다른 학교는 신규 시설을 갖추지 못해 교사들이 기존 교실에서 학생들을 오후 5시까지 데리고 있는 고육지책으로 버티고 있다. 이 학교는 교육청에서 주는 예산이 줄어들자 아이들에게 저녁밥을 지어주던 아주머니를 해고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저녁은 학생들이 자비로 사먹게 될 판이다. 또 종이접기, 오카리나, 하모니카 등 외부강사 수업도 모두 포기했다. 무늬만 돌봄인 셈이 됐다. 이 같은 현상은 대도시 과밀학교 일수록 더 심하다. 인구 밀집 지역의 경우 교실은 부족하고 수용인원은 늘어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교육부는 지역아동센터 등과 연계, 돌봄시설 및 인력 부족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이마저도 현장에서 탁상행정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문용린 서울교육감은 “주무부처가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나뉘어 다른데다 학부모들이 지역아동센터보다는 학교에서 케어해 주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 연계정책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유보통합처럼 두 주체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도 초등돌봄 정책의 조기 정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사들 업무 부담 커...교실수업 질 저하 우려도 지난해 기준 초등돌봄의 전체적인 수요를 살펴보면 맞벌이 가정의 전체 아동 중에 초등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이 39.2% (1384,065명)로 영유아 자녀 29.2%(845,720명)에 비해 높게 나나타났다. 특히 돌봄 공백에 매우 취약한 초등학교 저학년(1~2학년)은 전체 자녀 중에 17.9%(631,958명)에 해당된다. 하지만 그동안 공적인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대상자는 저소득층에 머물러 있어 사실상 보통 맞벌이 가정에게는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돌봄교실은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오아시스같은 존재나 다름없다. 문제는 일선학교들이 돌봄교실 운영을 매우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돌봄 여건이 열악한 상황에서 각종 행정업무는 물론 안전사고까지 관리해야 하는 학교로서는 곤혹스런 사업이다. 시설, 인력 관리의 책임은 학교에 있다 보니 학교장과 담당교사는 매일 늦은 밤 까지 남을 수밖에 없다. 한 학교장은 “아침 돌봄과 저녁 돌봄은 보안에 아주 취약한 시간이어서 각종 사건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학급 담임과 돌봄교실 업무를 병행해야 하는 교사들의 업무 강도 역시 높을 수밖에 없어 고충이 크다. 실제로 담당교사들은 학급담임(교과전담교사)을 하면서 추가적으로 돌봄교실 관련 행정업무(예산, 강사관리, 물품구매, 공문 등)를 맡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당수 돌봄 담당 교사들은 수업과 학생 생활지도라는 본질적인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고충을 호소한다. 돌봄 전담강사의 열악한 처우도 돌봄교실의 안정적 운영을 위협하는 요소로 꼽힌다. 낮은 임금과 함께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신분 보장 문제가 걸림돌이다. 또 돌봄 전담강사들은 상시 운영되는 돌봄교실의 특성상 대체 인력을 쉽게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병가나 개인사정에 따른 휴가 및 연가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도 안고 있다. 돌봄강사들 처우 열악... 질 높은 돌봄 기대 어려워 [PART VIEW] 이와 함께 교육전문가들은 돌봄교실에 필요한 표준교육과정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초등학교 돌봄교실은 주로 1~3학년 학생들이 통합학급을 꾸려 운영되고 있다. 대체로 한명의 교사가 20여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지만 학생의 발달과 개인차를 반영하기에는 쉽지 않은 구조라는 것. 이 때문에 돌봄 강사의 개인차에 따라 프로그램의 질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교육과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돌봄 급식도 어려운 과제다. 밥을 먹는 것은 돌봄에서 아주 중요한 문제이지만 돌봄교실을 위해 학교급식 시설을 별도로 운영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일부 학교는 주변 슈퍼마켓이나 분식집, 빵집 등 에서 간식과 식사 등을 배달해 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교육계에서는 학교와 돌봄교실의 운영 주체를 이원화해서 운영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정규수업과 방과후학교는 지금처럼 단위 학교장이 운영하되 온종일 돌봄교실 등은 교육청이나 지자체가 운영주체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즉 단위학교는 돌봄교실에 필요한 시설과 장소를 제공하되 운영과 관리는 교육청이나 지자체가 맡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교육청이나 지자체가 관리자와 교사를 채용하고 각종 지역사회 기관과 연계를 통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학교는 교육만.. 돌봄업무 전담 부서 별도로 둬야 외국의 경우 호주에서는 방과후 학교와 학교와의 관계를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방과후학교, 즉 돌봄교실은 지역사회 커뮤니티 관련기관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학교나 교원의 업무 부담은 전혀 없다. 일본도 방과후학교 운영주체가 지자체여서 학교에 부담을 주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중장기적으로 초등학교 저학년(1~2학년)의 정규수업시수를 3학년 이상과 같이 오후 2시 30분으로 하는 방안을 도입해 보는 것도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맞벌이 가정, 한부모 가정의 증가 등 가정 형태의 변화로 인해 저학년 학생들이 일찍 집에 와도 돌봐 줄 어른이 없는 집이 많다.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학생들보다 일찍 귀가한다. 선진외국의 경우에도 저학년 학생들도 고학년 학생들과 수업시간이 같은 경우도 많다. 전문가들은 사회변화에 따른 맞벌이 가정의 증가, 사교육비 부담, 저학년 학생들의 발달 정도, 돌봄 프로그램 강화에 따른 학교업무 부담과 국가예산 부담 등을 고려해 보더라도 저학년 학생들의 수업시간 연장을 심각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돌봄교실은 자녀 양육이나 교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고 모든 학생들이 일정 수준이상의 교육 기회를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정책이다. 그러나 학교 교육활동에 돌봄과 탁아 기능이 부가되는 형태가 되는 바람에 일선 학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좋은 취지에도 불구, 돌봄교실이 모두에게 힘겨운 고충을 안겨주는 애물단지가 되지 않도록 범 정부차원의 전폭적이고 세심한 지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스위밍 앤 리딩! 오예~” 선생님의 취미를 묻자 아이들이 대답한다. 서로 정답을 맞히기 위해 여린 팔들을 쭉쭉 뻗는다. 곳곳에 다문화가정 아이들도 보인다. 의당초 방과후 프로그램의 하나인 ‘국제 교육반’의 공개수업이 있는 날. 교사, 아이들, 학부모 모두 수업에 흠뻑 빠졌다. 오십분 남짓의 수업 시간이 끝나자 아이들의 얼굴엔 아쉬움이 역력했다. 아이들의 ‘성공DNA’를 찾아주는 프로그램 “학교가 아이들의 ‘조화로운 성장’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적,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말이죠. 학생 개개인은 한 가지 이상의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봐요. 저는 그 가능성을 ‘성공DNA’라고 불러요. 이것을 찾아내 개발해주는 게 학교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당초등학교 김연화 교장의 교육철학이다. 2011년 부임한 김 교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돌봄교실 프로그램을 다양화해서 학생들에게 내재돼 있는 ‘성공DNA'를 발견하기 위해서다. 우선 SWOT분석을 통해 철저한 수요조사를 했다. 이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의 틀을 짜고 학부모와 학생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문화예술, 생태탐구, 스포츠, 정보·과학교육으로 나눠 개별 프로그램을 마련해 최대한 많은 학부모와 학생이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작년에 수업이 끝날 무렵 한 아이가 넘어져서 턱 밑이 조금 찢어지는 사고가 있었어요. 바로 응급실에 데려갔는데 응급처치만 마치고 다음 날 꿰매기로 하고 귀가조치 시켰죠. 그런데 다음날 아이가 병원에 가지 않고 학교에 온 거예요. 부모님이 겨우겨우 설득해서 오후돌봄 시간에 병원에 데려갔는데, 저녁돌봄 때 다시 학교로 왔어요. 집에 가서 쉬어도 되는데 말이죠. 그 아이처럼 학교를 떠나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아요”라며 작년까지 돌봄교실 ‘전담마크맨’이었던 강한별 교사는 회고했다. 아이들을 찾아가는 돌봄교실 보통 돌봄교실은 학교에서 운영한다. 당연히 학생이 학교로 찾아와야 돌봄이 가능하다는 게 통념이다. 이를 김 교장은 뒤바꿨다. 교내에서 운영하는 저녁돌봄교실 외에 아이들을 위해 학교 밖으로 ‘찾아가는 마을 공부방’을 꾸렸다. 농촌 학교 특성상 학교와 집의 거리가 먼 아이들이 있다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도전이었다. 유례없는 의당초만의 혁신이자 가장 큰 특성이다. 김 교장은 “스쿨버스가 오후돌봄이 끝나는 5시 10분까지만 운행을 해요. 저녁돌봄을 학교에서 운영하다보니 귀가 문제 때문에 참여하고 싶어도 못하는 학생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저녁돌봄을 마을회관이나 작은 도서관 같은 유휴공간을 이용해 아이들이 많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운영하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처음엔 어려움도 많았다. “마을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마을회관 한 편을 공부방으로 이용하겠다고 노인 분들에게 양해를 구했어요. 반대하시는 분들도 계셨죠. 하지만 지금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아이들도 늦은 시간에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보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껴요”라고 김 교장은 전했다. 강한별 교사는 “늦은 시간까지 혼자 있어야 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부모님의 무관심에 놓인 아이들을 위해 직접 찾아가는 케이스는 전국 모델 학교 중에서도 저희뿐이에요. 아이들이 가깝게 오갈 수 있는 친숙한 환경 안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죠”라며 자신 있게 말했다. 학부모와 학생 모두 ‘대만족’ 다양한 특성화 프로그램과 찾아가는 마을 공부방 덕분에 의당초는 공주시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언제 폐교위기를 겪었냐는 듯 이제는 학부모가 아이들을 보내고 싶은 학교, 아이들도 머물고 싶어 하는 학교로 거듭난 셈이다. 2011년 73명이었던 학생수는 작년 114명으로 늘었다. 의당초에 3학년, 5학년 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마을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사교육비 부담이 크게 줄었어요. 게다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하기 때문에 애들도 즐거워해요”라며 학교와 선생님들의 노고에 고맙다고 전했다. 김 교장은 “흔히 새로운 사업을 하려고 하면 시설과 예산을 먼저 따져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열정이에요. 아이들을 향한 애정을 기반으로 열정을 쏟으면 따라오는 게 시설과 예산이라는 것을 의당초에서 실감했어요”라며 아이들을 위한 일에 두려움은 잠시 접어두기를 권했다. 작년은 의당초에 뜻 깊은 해였다. 방과후학교 장려상, 교육정보화연구대회 우수학교, 100대 교육과정 최우수교의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교직원들의 남다른 열정이 일궈낸 갚진 열매였다. 의당초 교사들은 올해도 아이들을 위한 새로운 열매를 맺기 위해 계속해서 도전 중이다.
돌봄교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제언 돌봄교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는 먼저 돌봄교실의 목적을 다시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돌봄교실의 운영목적은 돌볼 사람이 전혀 없는 학생들이 가정에 방치되는 것을 막고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함으로써 저소득층, 한부모, 맞벌이 가정의 아동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고자 함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는 생각 때문에 돌볼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맡기는 경우도 매우 많다. 질 높은 돌봄서비스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학생’들이 돌봄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의 돌봄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장기적으로 돌봄기능을 학교보다는 지역사회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밤 10시까지 이루어지는 저녁돌봄의 경우 희망하는 학생은 10명 내외(심지어 5명 이하인 학교도 많다)로 오후돌봄보다 상대적으로 적다. 현재 학교의 돌봄교실 외에도 돌봄기능은 지역아동센터(보건복지부), 방과후아카데미(여성가족부)에서도 운영하고 있으며 수요자가 가장 많은 오후돌봄의 경우 이들 기관과 적극적으로 연계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수용인원수가 정해져있는 지역아동센터 여건상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는 불가능하다. 또한 방과후아카데미는 대상자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기 때문에 1~2학년 학생들의 이용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이다. 따라서 정부는 수요가 적은 저녁돌봄 학생들만이라도 지역아동센터에서 담당할 수 있도록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고 시설을 확충하여 학교는 오후돌봄만을 내실있게 실시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돌봄교실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제언 돌봄교실 확대운영으로 학부모들은 학생을 안전한 학교에 맡기고 안심하고 일할 수 있게 되었다. 돌봄교실은 단순히 학생들을 ‘데리고 있는’ 기능만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실시하고 공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단지 아이들을 보호하는 수준에 멈출 것이다. 따라서 현재 구축된 시설들이 충분히 활용될 수 있도록 인적자원이나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적극 확보하여 현재 구축된 시설들이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추가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돌봄교실 확대로 기존에 운영했던 아침돌봄과 3~6학년 돌봄학생에 대한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도 필요하다. 본교의 경우 아침돌봄 학생들이 10명 이상이었는데 아침돌봄 프로그램이 없어지면서 그 대안으로 도서관을 8시부터 개방, 간단한 간식을 제공하고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이 도서관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3~6학년 학생 중 저녁에 혼자 집에 방치되는 학생을 위해서 심의를 거쳐 저녁돌봄에 합류하도록 하여 돌봄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였다. 학교에 따라 실정은 다르겠지만 꼭 필요한 3~6학년 학생들 및 아침돌봄 대체 프로그램 운영학교에 대해서는 별도의 예산을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 돌봄교실 확대운영에 따른 몇가지 제언[PART VIEW] 첫째, 공간확보의 문제이다. 돌봄교실 운영을 위해서는 최소 1개~3개, 많게는 6개 정도의 교실이 필요하지만 이만큼의 공간 확보가 가능한 학교는 그리 많지 않다. 실정이 이렇다보니 일반교실이나 특별교실(도서관 등)을 겸용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돌봄공간의 효율적인 확보를 위해서는 특별실 중에서 주사용 시간대가 다른 교실을 적극 활용하거나 기존에 구축된 돌봄시설과 기능을 분화하여 공간 활용의 기능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즉, 돌봄전용교실은 ‘허브 역할을 하는 교실’로 활용하면서 겸용교실에서는 단순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활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돌봄프로그램 작성 시 도서관, 컴퓨터실, 실과실, 강당 등 특별실을 활용하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교인근의 공원, 도서관 등을 활용한 교외 활동 및 체험활동도 적극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아울러 돌봄교실 운영에 대한 이해와 홍보를 강화하여 일반교사들이 긍정적 마인드를 갖고 겸용교실에 대한 협조체제를 갖도록 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둘째, 전담인력 확보문제이다. 돌봄전담사가 상주하며 근무하는 경우도 있지만 파트타임으로 하루 세 시간 정도씩 여러 사람을 채용하여 활용하는 경우도 매우 많아 이들 간의 업무진행이나 인수인계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돌봄서비스의 질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1명 정도는 돌봄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으로 활용하고, 시간대별로 잔류학생을 분류하여 적절하게 인력을 배치·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돌봄교실 운영계획 및 예산관리는 담당교사가 맡고 돌봄 활동계획 및 급`간식 품위 등은 돌봄전담사가 업무를 맡아 운영하면 담당교사의 업무경감을 줄일 수도 있다. 셋째, 돌봄프로그램 운영의 문제이다. 돌봄교실을 이용하는 동안 방과후활동이나 사설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이 있는 경우 서로 시작하고 끝나는 시간대가 달라서 적절한 프로그램 운영이 매우 어렵고, 이 학생들의 자유로운 출입으로 인해 분위기를 저해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프로그램 운영시간과 쉬는 시간을 일정하게 정해놓고 학생의 이동이나 귀가를 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넷째, 급`간식 제공의 문제이다. 자체조리보다는 완제품 매식을 권장하고 있으나, 주변에서 다양한 메뉴를 고를 수 있는 대도시와는 달리 농어촌이나 중소도시는 어려움이 많다. 또 일반식당의 급`간식이 학생들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저녁돌봄 이용 학생수가 매일 달라지는 경우에는 이로 인한 예산 낭비도 우려된다. 따라서 사전 점검을 통한 급`간식 업체 선정, 학교주변 및 배달 가능 업체 파악 등으로 다양한 업체를 선정해서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득한 후에 학생들에게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어느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겸용교실 학교에서는 가장 시급한 것은 교실확충이다. 그러나 한정된 시설에서 하루아침에 돌봄을 위한 교실이 뚝딱 만들어질 수는 없다. 그래서 나온 안이 겸용교실제이다. 저학년 일반교실이나 교내의 특별실을 시간제로 나누어 이용하는 것이다. 특히 일반교실을 겸용교실로 사용하는 경우 ‘학습과 돌봄’이라는 사용처가 분명하게 다른 두 공간을 모두 만족시키기란 어렵다. 입식보다는 좌식생활을 해야하는 돌봄교실 학생들을 위해 일반교실에 바닥 공사를 하여 오후에 돌봄교실로 사용한다고 치자. 오후 돌봄을 받는 학생들에게는 온전한 휴식처가 될 수 있을까? 오전동안의 학습을 마친 후 짧은 시간동안 이루어지는 청소는 미흡할 것이고, 뒤로 밀려난채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책상들과 일반교실의 학습교구들로 인해 돌봄 학생들이 이용할 공간이 매우 협소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일반교실의 교구와 돌봄교실의 교구들이 혼재되어있어 일반교실 학생들과 돌봄교실 학생들 모두 쾌적한 공간이 될 수 없음은 불 보듯 뻔하다. 겸용교실 역시 온전한 학습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 담임교사는 학기말 방학 내내 교실 공사로 새학년 대비를 하지 못할 것이며, 학년이 시작되어서도 80년대에나 있었던 2부제 교실 수업을 하는 셈이어서 오후에 교실을 비워야하기에 저학년 학생의 급식지도, 부진학생 지도, 교재연구, 수업준비 등에 많은 지장이 있기 때문이다. 시작 전부터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는 돌봄교실 운영 면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 학교는 돌봄교실을 시작하기도 전에 학부모들이 제기하는 민원에 몸살을 앓고 있다. 민원의 핵심은 바로 간식과 석식이다. 오후 돌봄 1시~5시까지 4시간 동안 학생들에게 간식이 지급되지 않는다. 간식비를 따로 걷어 운영하는 학교도 있지만 간식은 본인이 싸 오는 것으로 해결한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간식의 질 저하와 매일매일 간식 준비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직장맘들은 조리하여 간식을 먹을 수 있었던 이전 상황과 비교가 되기 때문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저녁 돌봄의 석식비는 자비 부담을 원칙으로 수요조사에 따라 매식 또는 도시락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이유로 학생마다 다른 간식을 먹는데서 오는 위화감이 염려되며 중식이나 석식도 매식이나 도시락 준비에 따른 위생과 보건 상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일부 학부모 중에는 이의를 제기하며 석식에 관한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고 이전 수준의 돌봄교실을 학교에 요구하고 있기도 하며 기존에 세팅되었던 전용 돌봄교실보다 못한 겸용교실의 교육 환경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돌봄강사의 질 담보 또한 문제이다. 비슷한 수준의 일을 하면서도 다른 처우를 받는데서 오는 불균형으로 질 좋은 교사채용이 어렵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던 종래의 돌봄교실과는 달리 기본생활습관지도 과제활동, 독서활동, 자율활동의 기본 돌봄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된다. 무료지원 받는 프로그램 이외에는 예산상의 이유로 특기강사 채용 등도 어려운 여건이 되어 돌봄강사의 업무량은 늘어나는 문제점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의 부실운영도 예견되는 상황이다. 돌봄교실운영 진행 과정에서 담당교사는 촉박한 시한으로 갑자기 쏟아져 내려오는 업무에 쫓겨 온전한 교육 활동에 전념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희망 학생 수요조사, 돌봄강사 채용을 위한 공고, 면접, 계약 체결, 돌봄교실 교육계획 세우기,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희망학생과 학부모의 의견 수렴, 돌봄교실 공사 등 일련의 업무를 주관하거나 협조하는 일이 갑자기, 한꺼번에, 빠르게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질보다 양? 보다 신중한 방안 운영 시급[PART VIEW] 돌봄교실 운영의 가장 큰 문제는 돌봄의 손길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한부모 가정의 자녀나 저소득층 맞벌이 계층 자녀에게 집중 지원되던 것들이 조금은 불필요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까지 쪼개어 진행된다는 점이다. 즉, 돌봄의 질은 떨어지고 돌봄의 양만 확대되는 것이 다. 따라서 지금 진행되는 돌봄교실은 수혜자인 학생과 학부모, 새로 직장을 얻게 된 돌봄강사, 돌봄을 제공하는 학교 어느 누구의 만족도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보다 안정된 돌봄교실의 정착과 운영을 위해서는 양적 확대를 위한 조급한 추진보다는 꼭 지원이 필요한 계층을 보다 정확하게 선정하고 충분한 예산의 확보가 필요하다. 또한 돌봄교실을 학교에 설치하는 방향에서 전환하여 보다 유연성을 갖출 수 있는 지역사회와 연계한 기존의 공부방 확대방안, 소규모 가정식 돌봄교실의 설치 방안에 대하여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
교사는 대체로 보람 있는 직업이다. 아이들을 상대하다보니 장난이 심해 통제하고 학습을 하기에 어려움도 많지만 그 속에서 보람도 느끼고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에서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학교 교사들의 상사인 교장·교감도 다른 회사와는 달리 본인의 일에만 충실하면 존중해준다. 교직에 있는 동료 대부분이 상식적이고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어 생활하는데 별 어려움은 없다. 그럼에도 교사들은 힘들어 한다. 왜일까? 개개인 마다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장 큰 어려움은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발생한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교사를 존중하고 교육적 가치를 인정해 준다. 하지만 간혹 교사의 언행을 자의적 기준으로 판단해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어 교사들을 힘들게 한다. 학교에 걸려오는 민원 전화들 중에는 자녀의 말만 믿고 교사를 매도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런 학부모를 만났을 때 교사가 당하는 심리적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1. 지난해 명퇴하신 한 선배교사의 일이다.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생의 학부모를 하굣길에 우연히 만나 안타까운 마음에 받아쓰기 점수를 말씀드리고 가정지도를 부탁했다. 그러자 “우리아이가 그러는 동안 담임인 당신은 뭐했느냐”며 막말을 퍼부었다. 학교 운동장에서 다른 학부모들이 모두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선배 교사는 교직에 대한 회의와 모멸감을 견디지 못하고 명예퇴직을 선택했다. #2. 교실에서 교사의 아이패드가 없어졌다. 화가 난 A 교사는 반 아이들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훈계를 했다. 다음 날 한 학부모로 부터 전화가 왔다. “아이패드 이야기를 하면서 왜 유독 우리 아이를 쳐다보며 말했느냐”며 항의했다. 자기 아이만 의심하는 것 같아 기분 나쁘다는 내용이었다. A교사는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그런 뜻이 아니었다며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또 다른 학부모는 ‘점심 급식 때 밥을 빨리 먹으라고 했다’며 교육청에 해임을 요구하는 민원을 넣었다. 학생의 특성을 무시한 급식지도를 했다는 죄목(?)이었다. #3. 후배 B교사 반에서 핸드폰을 계속 잃어버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교사 입장에서 누가 그랬는지 정황과 아이의 표정을 통해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아이에게 한 마디라도 물었다간 도둑으로 몰았다며 학부모가 거세게 항의할 것 같아 전체적인 지도만 했다. 그랬더니 도난사고가 반복되어 일어났다. 후배 교사는 어쩌면 좋겠느냐며 하소연을 했지만 뾰족한 답을 줄 수 없었다.[PART VIEW] 물론 교사들이 모두 완벽할 수는 없다, 자기 반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엄마와 같은 마음이다. 그래서 아이가 잘못하면 엄마처럼 간혹 말실수도 하고 공부 안한다고 야단도 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입을 닫게 된다.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나 자신 변해가는 모습이 씁쓸하다.
선생님은 설레십니까? 두려우십니까? 선생님께서 설레는 마음이 많으면 성공입니다. 그러나 두려운 마음이 더 많으면 아직 준비가 부족한 것입니다. 좋은 교사 잘하는 교사가 되기 위한 선생님의 질문을 받고 흐뭇했습니다. 왜냐하면 질문 속에 답이 예견되어 있고 강한 실천 의지도 엿보이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의 질문들을 아울러서 제가 아는 학급경영 팁을 조금 보태 볼까합니다. 하나,환영 포스터 만들기 학생들도 새 학년이 되면 어색하게 새 교실에 들어섭니다. 그 때 교실 문에나 칠판에 미리 붙여놓은 멋진 환영 포스터를 보면 학생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올 1년은 참 따뜻하겠구나!’ 포스터를 만들 그림이나 글 솜씨 없다고요? 별 걱정 마세요. 인터넷을 검색하고 플로터를 사용해서 인쇄 하십시오. 둘, 학부모 인사장 보내기 학부모도 학교 일에 매우 궁금하답니다. 특히 담임선생님에 대해서는 더 궁금하지요. 그 때 담임의 교육관이 담긴 학급 경영관을 써서 학부모에게 보내면 매우 고마워합니다. 실제로 통계를 내 보니 민원이 50% 감소하였습니다. 셋, 함께 해결하기 현대화된 복잡한 상황에선 선생님의 고민처럼 교사가 모든 면에서 전문가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동료 선배 그리고 상담 관련 교사와 긴밀한 협조와 교장교감 선생님과 협의하여 함께 해결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극심한 강박증이나 우울증의 경우에 제일 좋은 방법은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가들도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것은 해당 전문가에게 의뢰합니다. 담임교사와 학생과는 상담에서 이중관계라는 것에 해당하여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심리 상담을 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단지 학생이 하는 말을 판단하지 말고 그저 있는 그대로 들어주기만 할 수 있다면 그냥 들어주는 정도까지가 담임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보면 됩니다.
[자사고/일반고 교감 대담] 자사고 폐지 논란, 축소에는 공감하지만 최= 자사고 숫자가 많다는 건 문제다. 고교다양화 정책 때문에 숫자를 늘려놓아서 자사고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 그러다보니 정원미달인 학교도 많다. 게다가 부정입학 사건이 터지면서 폐지 논란에 불이 붙었다. 워낙 사회적으로 파급이 큰 사건이었다. 있어선 안 될 일이다. 사건 이후 사회통합 전형 기준이 강화됐는데, 현실적으로 할당 인원을 채우기가 더 어렵게 됐다. 언뜻 산술적으로 생각하면 정원의 20%를 모집하는 일이 쉬울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는 굉장히 힘들다. 현재 서울시에서 사회통합 전형 할당 인원을 채운 학교는 우리학교를 포함해 세 곳뿐이다.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 서= 자사고를 설립한 원론적 이유는 ‘다양성’이다. 하지만 사실상 ‘다양한’ 학생 보다는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다. 이런 우수 학생들을 특목고가 아닌 자사고를 통해 수용하려고 했다면 왜 일반고가 아닌 곳에서 교육해야 하는지, 우수학생들의 수요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사전에 철저하게 조사했어야 했다. 그게 안 되다보니 현재 미달되는 자사고도 많고 각종 문제가 발생한 게 아닌가. 수를 줄여야 한다. 최= 하지만 축소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졸업한 선배들과 학부모의 항의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한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하려고 하자 항의가 빗발쳐 무산된 일이 있었다. 애초에 자사고로 전환하지 않았다면 몰라도 다시 돌리려고 하면 후유증이 심할 것이다.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현재로써는 학교 스스로 학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자구책을 찾는 일이 최선이다. 일반고 ‘황폐화’의 주범은 자사고? 서= 지역에 따라 자사고에 영향을 받는 학교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 강남지역 일반고의 경우 주변 자사고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 오히려 자사고보다 대학에 잘 보내기도 한다. 게다가 일반고라고 해서 다 같은 ‘일반고’가 아니다. ‘과학중점학교’의 경우 주로 특목고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학생들이 입학하기 때문에 학습능력이 굉장히 우수하다. 각 일반고가 처한 지역적 환경에 따라 상황이 매우 다를 수밖에 없다. 하나로 묶어 말하기가 애매하다. 최= 자사고 입장에서 보면 좀 억울하다. 언론에서 부추기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마치 일반고 문제가 전부 자사고 탓인 듯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자사고로인한 영향이 전혀 없진 않겠지만…. 과학중점고 같은 선호도 높은 일반고보다 우수학생 수가 적은 게 사실이다. 자사고도 고충이 많다. 등록금이 일반고의 세배다 보니, 학부모와 학생이 그만큼 원하는 게 많다. ‘무덤에서 요람까지’라는 말처럼 ‘입학에서 졸업까지’ 모든 것을 책임져 주기를 바란다. 한데 요구들을 하나하나 충족시키기엔 재정이 빠듯하다. 등록금은 세배 높지만 요구는 무한대로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자사고가 지닌 강점은 선도학교로서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사고는 일반고에 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잘 된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중이다. 서= 자사고가 생기기 전부터 상대적으로 교육수준이 낮았던 지역의 경우에는 타격이 크다. 중상위 수준의 학생들이 자사고로 빠져나가면서 학교 내에 이질감이 커졌다. 게다가 주변 자사고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이 일반고로 편입되는 일도 있다. 최상위 학생과 학습 부진을 겪는 학생 간 격차가 커진 셈이다. 그러다보니 두 집단을 위한 교육을 해야 하는 일반고 입장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현재 일반고가 짊어진 가장 큰 문제다. 심지어 어떤 학교에서는 입학 설명회 자료에 작년에 퇴학시킨 학생수를 싣는다. 그런 아이들은 골치 아프니까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라도 문제아들을 분산시켜보자는 접근을 하는 학교가 점점 늘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섣부른 결정은 금물! [PART VIEW] 서= 현재 교육체제나 정책 때문에 안 힘든 학교가 없을 지경이다. 자공고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교육부가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을 통해 자공고도 사실상 인사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고와 동일하게 만들었다. ‘자율성’이 제한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학생 흡인요인이 줄어들었다. 아마 얼마 버티지 못하고 자공고 스스로가 일반고로 전환하지 않을까 싶다. 최= 맞다. 서울시가 자공고를 중간에 지정할 때 열악한 지역을 우선 선정했다. 자공고라 하더라도 선호도가 낮은 상태다. 지정하기 전에 여러 상황들이나 영향들을 생각하고 결정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탓이다. ‘일반고 거점학교’도 마찬가지다. 뜻은 좋지만 이동해야 하는 문제 때문에 실질적으로 아이들이 과연 다른 학교로 갈 것이냐 하는 부분이 염려된다. 서= 거점학교의 취지는 일리가 있다. 일반고에서는 학생들의 진로나 적성에 맞는 수업을 다 충족시켜줄 수가 없다. 이 때문에 거점학교를 둬서 원하는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받게 해주자는 취지다. 하지만 단위학교 내에서 그게 가능하도록 환경을 마련해주는 게 가장 좋은 것 아닌가. 학생수요가 많은 과학∥ 같은 경우, 당연히 학교가 품어야 될 과목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신경을 좀 더 썼으면 좋겠다. 교육당국에 바란다 서= 일반고의 정체성을 구체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도저도 아닌 게 일반고다. 일반고 입장에서는 공교육이 유지 되려면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위주로 입시전형이 돼야 하는 것 아니냐. 전형을 단순화시킬 필요도 있다. 그래야 학교가 대처할 수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을 학교에서 수용할 수 있느냐. 현재로써는 어렵다. 학교 안에서 품을 수 없는 내용이라면 정책적으로 잘못됐다. 학교가 대응할 수 있는 수준에서 평가해도 되지 않나. 정부가 교육에 관해서 최소한의 공통적이고 지속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줬으면 한다. 최= 교육이 어떤 것을 결정할 때 긴 시간을 갖고 심사숙고 했으면 좋겠다. 여러 사람의 의견도 듣고, 시뮬레이션도 해 보고, 미리 연구를 철저하게 해서 결정했으면 한다. 자율고를 만들 때도 그렇고, 사회통합 전형 비율을 정할 때도 그렇고 세밀하지 못했다. 그리고 어쨌든 만들어졌으면 어느 정도의 시간은 지켜봐야 한다. 대학입시만 해도 그렇다. 사실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오면 그 순간 그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는 대입전형이 유지 돼야 하지 않나. 그런데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는 고3 6월에 발표가 된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준비돼 있으면 오고 아니면 말고’ 라는 식이다. 우리의 교육부는 너무 용감하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니만큼 겁을 좀 내고 신중하게 결정했으면 한다. 두 교감이 처한 상황은 달랐다. 하지만 아이들이 진정으로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았다. “고교다양화 때문에 안 힘든 학생이 없이 다 힘들다”고 두 교감은 입을 모았다. 자사고, 일반고 할 것 없이 모두 힘든 게 우리의 현주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