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5 (목)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시론>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재검토를

교장공모제 도입취지는 ‘학교장의 개방적 리더십을 통해 학교발전과 교직사회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는 기존의 연공서열 위주의 교장 승진제도가 학교발전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학교가 정치적 각축장으로 변질

당초 교장공모제는 현행 승진제도의 틀을 지키면서 전문경영인, 대학교수, 일반인 등에게 교장 자격을 줘 특성화학교 및 혁신학교 등에 시범적용을 통해 점진적으로 확대해 가는 방식으로 논의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일반교사를 대상으로 무자격(교장자격증 없는) 교장공모제를 끼워 넣는 식으로 흐르면서 교직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 실정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해 학교현장을 활성화시키고 교육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선발과정에 나타난 파행은 교장의 권위와 리더십 상실은 물론, 현장교육 발전은커녕 오히려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교장공모제는 지자체 의원이나 단체장까지도 동원되는 학교현장의 정치화를 불러왔다. 정치적 기반이 취약하고 학연, 지연이 없을 경우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다. 또 교원과 학부모회의 파벌과 갈등을 만들어 학교현장은 공모교장 선발을 위한 정치적 각축장으로 변질돼 교원조직이 크게 무너진 상황이다.

관련된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교장자격증 없는 교사가 높은 비율로 교장공모에 응하고 있다. 이는 교장이 되고자 하는 교사의 열망이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교사가 교감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20년 이상 교육경력과, 수년 간 근무평정에 매달려야 하고 보직교사, 연구점수, 국가포상점수, 연구학교 운영, 도서벽지학교근무 등의 가산점을 얻어야한다.

이처럼 현행 승진제도는 교사에게 무한의 노력을 강요하고 있는데, 한쪽에서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통해 쉬운 승진방법을 두는 것은 교원 승진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다. 학교장의 학교 경영권을 무시하고 지도력을 약화시켜 교사와 특별히 다를 것이 없게 만든다.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이나 권위가 약화되면 가정교육은 자연스럽게 약화되는 것처럼 학교교육도 마찬가지다. 교장의 전문성은 교단 교사로서의 경험과 교감의 중간관리 경험을 통해서 길러지는 것이다.

또 학교장은 전문성과 자주성을 갖춰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는 연수체제를 통해 학교 경영의 최고 책임자로서 정치화로부터 엄정한 교육의 중립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그런데 현행 무자격공모제 교장은 고작 며칠간의 직무연수로 학교경영의 책임을 맡게 하고 있다. 이는 교육논리가 아닌 시장논리로 교장 업무를 바라보는 왜곡된 정치적 시각의 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진보교육감 자기 사람심기 인사 악용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승진제도와 병행해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시행하는 것은 학교현장에 혼란을 부추기는 꼴이 되고 있다. 더욱이 교육현장의 정서를 무시한 채 이념화, 정치화 된 무자격 교장공모제는 진보교육감들의 ‘자기 사람심기’ 식 평교사 장학관 승진과 함께 교육 자치를 빙자한 잘못된 인사로도 악용되고 있다.

무자격 교장공모제의 성과를 논하기 전에 이는 교육현장의 기본 틀을 흔들어 놓는 제도임을 먼저 봐야한다. 교육을 활성화시키기 보다는 대립과 갈등을 야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교육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문제를 따져야한다. 이제 정치권과 교육당국 모두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재검토해야 한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