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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우리나라 초등교사의 교직이탈 의향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직급체계의 댜양화와 연수 활성화, 조직 문화 개선 등이 제안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이 3일 발간한 KEDI BRIEF 제20호 ‘위기의 교사들: 한국 초등교사 교직이탈 의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 초등교사 7885명을 대상으로 한 종단연구 결과 정년까지 재직할 의사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생님은 정년까지 재직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질문에 ‘정년까지 재직할 의사가 없다’는 응답이 2021년 37.5%(1050명)에서 2022년 42.5%(1066명), 2023년 53.1%(1249명)로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2021년에서 2022년 사이보다 2022년 이후 1년간의 증가 폭이 더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성별에 따른 구분을 보면 정년까지 재직할 의향이 없는 남교사의 경우 2021년 30.3%에서 2022년 32.3%, 2023년 40.6%로 증가한 반면 여교사는 2021년 40.5%, 2022년 50.1%, 2023년 58.2% 등으로 여교사가 남교사에 비해 정년까지 재직의사가 없다는 비율이 높으며, 3년간의 증가 폭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직경력별로도 차이가 나타났다. 5년차 미만의 저경력 교사의 경우 교직이탈 의사가 2021년 39.7%에서 2022년 48.6%, 2023년 59.1%로 늘었다. 10~15년 사이의 중경력 교사의 경우 2021년 34.5%, 2022년 39.2%, 2023년 44.4% 등으로 저경력 교사보다 증가폭이 작지만 지속적 증가세는 이어졌다. 지역별로는 특·광역시 소재 학교 교원의 이탈 의향이 2021년 44.4%, 2021년 51.6%, 2023년 60.0%로 증가해 읍·면·도서 지역 교원(30.6%→36.6%→46.2%)보다 높았다. 교직이탈의 원인으로는 ‘정서적 소진’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 가운데 특히 젊은 교사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5점 만점 기준으로 정서적 소진이 1점 증가할 때마다 저경력 교사의 교직이탈 가능성이 34.1%, 중경력 교사는 24.2% 증가했다. ‘교직만족도’ 하락 시에도 저경력 교사의 이탈 가능성은 53.4%, 중경력 교사는 38.9% 늘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에 대해 연구진은 함께 성장하는 조직문화와 교사가 잘할 수 있는 여건 조성 및 성취감 체감 기회 제공 등을 제시했다. 특히 교사가 재직 중 교감 또는 교장으로 승진하진 않을 경우 평교사로 퇴직하는 수평적 직급체계가 직무 동기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중단기적으로 수석교사를 늘리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장승혁 한국교총 교원정책국장은 “미래세대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현재 젊은 교사들의 이탈을 방치할 경우 국가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교직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어는 한 방향의 대증적 처방만으로는 부족한 만큼 보수체계의 획기적 개선, 교원행정업무 이관, 교권보호를 비롯한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수학, 과학 과목 성취도가 세계 최상위권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당 교과에 대한 흥미나 자신감은 세계 평균에 못미쳤다. 교육부와 교육과정평가원은 4일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의 ‘2023년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변화 국제 비교 연구(TIMSS) 결과’를 발표했다. TIMSS는 1995년부터 4년 주기로 초등학교 4학년과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수학과 과학 성취도를 측정하는 국제 평가로 이번에는 초등 4학년이 59개국에서 35만9098명, 중 2학년은 44개국 29만7262명이 참가했다. 평가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초등 4학년의 경우 58개국(국제 비교 조건 미충족 국가 제외) 중 수학은 3위(594점), 과학은 2위(583점)를 기록했다. 또 중 2학년은 44개국 중 수학 3위(596점), 과학 4위(545점)에 올랐다. 두 학년 모두 이전 주기 2019년 조사와 동일한 순위다. 성취수준별 학생 비율을 보면 초등 4학년, 중 2학년 모두 수학과 과학에서 ‘우수’ 수준 이상 비율이 국제 중앙값보다 높았고, ‘기초 이하’ 수준 비율은 국제 중앙값보다 낮았다. 특히 국제 분포의 경우 ‘보통’ 수준이 가장 높았지만 우리나라 학생의 경우 ‘우수’ 또는 ‘수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대조를 이뤘다. 학생의 성취 수준을 ‘기초미달’, ‘기초’, ‘보통’, ‘우수’, ‘수월’ 등 5단계로 구분했을 때 우리나라 초등 4학년의 경우 수학에서 ‘수월’이 36%, ‘우수’가 39%, 과학에서 ‘수월’이 28%, ‘우수’가 42%를 기록했다. 또 중 2학년도 수학에서 ‘수월’이 40%, ‘우수’가 30%. 과학에서 ‘수월’이 18%, ‘우수’가 32%를 보여 두 학년 모두 두 과목에서 ‘우수’ 이상이 과반을 차지했다. 이 같은 높은 성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과목 흥미나 자신감은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초등 4학년은 수학의 흥미가 58개국 중 최하위, ‘자신감도 50위에 그쳤다. 과학 역시 흥미는 47위, 자신감은 43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중 2학년도 수학의 흥미는 43개국 중 37위, 자신감은 38위를 보였고, 과학은 26개국 중 23위, 자신감은 25위에 위치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상위 성취 수준을 유지하고 (흥미나 자신감 같은) 정의적 태도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를 활용한 학생 맞춤형 교육, 지식과 연계한 재미·탐구 중심의 수업확대, 사고력·문제해결력을 키우는 학생 주도적 탐구활동 강화 등 관련 정책 추진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학교 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학교안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주요 내용은 ‘학교장 및 교직원은 학생에 대한 학교 안전사고 예방 및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에는 민사상·형사상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의 학생 생활지도에 필요한 인력 및 시설 경비의 예산 범위 내 지원 조항도 마련됐다. 애초 한국교총이 국회 교육위원회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과 협력해 발의한 개정안(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때에는)과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이 아쉽다. 그러나 현장 체험학습과 교육활동 중 일어나는 학교 안전사고에 대해 교원을 보호하고 면책 근거를 법적으로 마련한 것은 큰 의미와 진전이 있다 할 것이다. 많은 교원은 이를 통해 체험학습 중에 발생한 사고 책임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고 보호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우선 법률 모호성을 해소해야 한다. 즉,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법률의 실질적 시행은 내년 5월이나 6월이 될 것이다. 개정안 공포 6개월 후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가장 신경 써 준비해야 할 것이 법률 모호성의 명확화를 위한 후속 조치다. ‘학생에 대한 학교 안전사고 예방 및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의 기준이 도대체 무엇인지 애매하다. 이에 따라 사례별, 지역별 편차도 발생할 소지가 크다. 명확한 기준 제시해 모호성 줄이고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결과 나타나야 현재 대법원의 학교 안전사고에 대한 교원 책임 기준은 크게 ▲주의·감독 의무 철저 여부 ▲사고 예측 가능성 여부 ▲사후 조치의 적절성 여부다. 교육부는 법률개정 취지가 반영되게 ‘2025 현장 체험학습 매뉴얼’에 예방 및 안전조치 의무의 기준과 내용을 구체화해 안내해야 할 것이다. 또 그러한 기준에 따른 의무를 다한 경우는 실질적으로 교사가 민사상·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고 보호되는 결과가 나타나야 한다. 그래야 법 개정의 의미가 퇴색하지 않는다. 둘째, 교육부나 교육청은 학교 밖 교육활동을 준비하는 단계나 보조 인력을 배치할 때 학교에 또 다른 채용업무나 책임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체험학습에 대한 교직 사회의 불안감 해소가 가장 중요하다. 올해 노란 버스 사태, 강원 초등생 현장 체험학습 중 교통사고, 충북 유치원 내 유아 안전사고 등으로 교원들이 형사재판까지 받으면서 교직 사회의 체험학습 불안감과 거부감이 매우 크다. 특히 강원 재판 결과에 따라 내년도 체험학습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다. 학교운영위원회는 중구난방식 체험학습과 횟수에 급급하기보다 효과성, 적절성, 안전성 등을 고려해 학교와 교원의 충분한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에 따르면 학교 안전사고 발생 건수는 2021년 9만3147건, 2022년 14만9339건, 2023년 19만3177건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안전사고에 대한 치료비 등 보상은 학교안전공제회가 지급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 보상금액 부족이나 교원 책임 등을 물으며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2025년 새해에는 학생의 문제행동, 악성 민원 등 교권 침해의 고통은 물론 철저한 준비로 체험학습과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도 함께 사라지길 기대한다.
경기 하남 신우초는 등학교에서 교통안전 의식을 고취하고 안전한 등하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교통안전 캠페인을 6일 성황리에 개최했다.이번 캠페인은 신우초의 녹색어머니회와 학부모폴리스, 그리고 학생자치회 학생들이 함께 주관하여 지역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행사는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중지’, ‘자동차의 학교 앞 안전속도 준수’, ‘횡단보도 건널 때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기’, 그리고 ‘학교 앞에서 교통신호 준수하기’와 같은 실천적 메시지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캠페인 현장에서는 학생자치회 학생들이 직접 만든 교통안전 홍보 피켓 및 포스터, 그리고 구호가 함께 어우러지며 교통 안전 수칙을 효과적으로 홍보했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하며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력으로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특히, 이현재 하남시장이 직접 캠페인에 참여하여 학생들과 함께 교통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안전한 등하교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시장은 “학교 주변에서의 안전은 모두의 관심과 참여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하남시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학생들과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김○○ 학부모(3학년)는 “요즘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걷는 사람들이 많아 걱정이 됐는데, 이런 캠페인을 통해 아이들에게 안전한 보행 습관을 알려줄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저도 아이와 함께 다시 한 번 교통안전 수칙을 점검하는 계기가 됐어요”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학생자치회 소속 이○○ 학생(5학년)은 “횡단보도를 건널 때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이 위험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이제는 꼭 자전거에서 내려서 끌고 갈 거예요!”라며 캠페인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학부모폴리스 소속으로 활동한 박○○ 학부모는 “교통사고 예방은 작은 실천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캠페인으로 많은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이 교통안전의 중요성을 느꼈을 것 같아 보람을 느껴요”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활동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신우초등학교장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교통안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연계해 지속적인 안전 캠페인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우초는 교육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해 앞장서며,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아이들이 안심하고 등하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학교와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 아이들의 밝고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모범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필자는 1979년 대전의 D고교를 졸업했다. 당시 전국의 5대 도시가 고교평준화로 인해 대전의 D고교는 지방의 몇몇 도시의 고교들과 함께 S대 진학의 최상위권을 다투던 시기였다. 76년 D고교에 입학하니 본관 건물의 상단 한 가운데 “전국 제패 학생 되고 끌어주는 스승 되자”라는 슬로건이 크게 돋보였다. 3년의 고교생활은 그야말로 오직 하나 S대 진학의 목표에 몰입되어 공부 밖에 할 줄 아는 것이 없을 정도로 학구파가 되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도 한 순간의 결정으로 다양한 진로의 폭을 넓히지 못하고 단순한 사고에 집착했다. 그 결과는 개인적 환경을 넘어 입시철이면 후학들에게 전하고 싶은 진로 선택의 고언이자 충언으로 남았다. 필자는 집안의 장손으로 대학생 1호다. 1960년 출생 당시, 대한민국은 대부분의 가정이 가난한 시절이었지만 필자의 경우 그중에서도 특히 빈곤한 집안으로 부모 세대는 모두가 초등학교 졸업에 그쳤다. 필자의 부친은 할아버지가 일찍 작고하신 이유로 9남매의 장남으로 젊어서부터 한 집안의 부(父) 역할을 대신했다. 막내 동생(필자의 삼촌)만이라도 가르치고자 하는 의지로 충청도 시골에서 교육도시 공주의 고등학교까지 유학을 시켰으나 그 동생은 당시 유명한 공주의 국립 K-사대 진학에 2번이나 실패했다. 그 여파로 한이 서린 부친은 자연히 장손인 필자에게로 그 소원이 내리물림이 되었다. 그것은 필자에게 선택의 폭을 좁히고 평생에 한을 남기는 아쉬운 결정이었다. 고교 3학년 담임교사는 어려운 가정환경의 필자에게 교내 및 교외의 장학금을 받도록 배려를 해주었다. 하지만 대한 선택의 최종 순간에 필자가 원하던 S대 지원에 아슬아슬한 상태에서 전통의 K-사대를 권유했고 이는 아버지로부터 일찍부터 세뇌당한 상태인지라 아쉬움을 잔뜩 품고서 행동은 담임교사를 따르게 되었다. 학급의 모든 친구들이 원서를 자필로 작성했지만 유독 필자만은 담임교사가 직접 작성해 주는 친절을 베풀어 다소 어리둥절하기도 했다. 그것은 나중에 합격자 발표 후에 인사차 들렸을 때 “그래, 수석을 했냐?”라며 묻는 것으로 인해 모든 궁금증이 풀렸다. 담임교사는 필자를 자신의 모교인 K-사대로 보내 유망한 후배로 키우고자 했던 것이었다. 물론 여기엔 가정형편상 선택의 불가피함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아쉬운 대학 선택의 한을 품고 교사가 되어서는 개인적으로 엘리트주의를 지향하는 고교 교사가 되었다. 그래서 80년대 말 당시로서는 다소 파격적인 상태로 소속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30세의 나이에 고3 담임교사로 발탁되어 매년 담당 학급에서 가장 많은 대학 합격자와 꾸준히 S대 합격자를 배출하는 진학지도의 명성을 쌓았다. 여기엔 지역 공대로의 진학을 희망하던 학생을 고3 1년간 지극정성으로 관리해 S대의 낮은 학과로 진학시키는 파격적인 진로지도를 했다. S대에 진학한 학생은 경영대학을 복수전공해서 대기업 기획부에 입사하기도 했다. S대 입학 후에 학부모와 함께 필자를 찾은 학생은 그동안의 고마움을 진심으로 표명해 결국 필자의 진로지도는 개인의 대리만족을 넘어 엇나가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이런 결과가 축적되어 필자는 고3 지도에 열정과 봉사, 헌신 그리고 성과로 인해 지역에서 널리 인정을 받았다. 중요한 것은 필자가 오랫동안 진학지도에서 간직한 확고한 철학이었다. 그것은 경험이 많지 않고 생각의 폭이 넓지 못한 학생들에게 소위 ‘적성’이란 개념은 지도하기 나름이라는 판단이었다. 적성은 관심과 경험 여부에 따라 크게 좌우되기도 한다고 믿었다. 멀티지능을 가진 인간은 다양한 잠재력을 소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 길 아니면 저 길도 있다’는 폭넓은 사고와 도전적인 자세, 의지가 더 중요하다. 또한 닭의 머리가 되는 것보다 용의 꼬리라도 되는 것이 후에 더 큰 삶, 더 낳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이의 결정적인 요소는 첫째는 학생 자신의 자발성과 큰 이상을 목표로 하는 강력한 의지이고 둘째는 학생의 잠재력을 파악하는 교사의 역량이며 셋째는 이를 경제적으로 뒷받침할 학부모의 멀리 내다보는 안목에 달려 있다. 지금 전국적으로 대학 입시 수시 전형이 한창 진행 중이다. 6일 수능 결과가 발표되면 정시전형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할 때이다. 부디 모든 수험생이 한 순간의 선택에 일희일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또한 순간의 결정을 평생으로 고착시키지 말고 일생에 걸쳐 도전하는 자세를 견지하길 바란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 자발적인 결정이든 아니면 부모나 교사에 의한 반자발적인 것이든 부디 고정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가능성의 폭을 넓히고 다양한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미국의 민중시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의 시(詩)에서 노래하듯이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도 내가 가면 길이 된다는 생각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 길은 나중에 선도적인 결단에 대한 아름다운 성과를 남길 것이다. 그 길이 자신만이 개척한 독특하고 개성이 넘치는 또 다른 시대를 여는 길이 될 수 있다. 이 땅의 수험생 제위의 슬기롭고 지혜로운 진로 선택이 함께 하길 기원한다.
요즘 사회에서 문해력 문제가 언론에 자주 거론되고 있다. 그만큼 관심이 많아진것은 다수가 이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다.실제로 우리 국민의 어휘력과 문해력이 저하되고 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역사를 살펴보면18세기 중반 영국, 네덜란드, 독일 등 종교개혁을 일찍 받아들인 나라들은 누구나 성경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문해율이 급상승해 산업혁명을 앞당겼다. 반면 종교개혁에 소극적이던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북유럽에 비해 문해율이 뒤처져 경제력도 추월당했다.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전인 19세기 중반에 이미 50%를 넘을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던 식자(識字)율에 힘입어 강대국 반열에 합류했다. 그런데 우리의 지금 상황은 어떤가. 한마디로 여러 조건들이 뒷걸음질 하고 있다.인구가 줄고 늙어가는데, 국민 역량마저 낙후되는 추세다. 성적 우수자는 의대로만 향하고 학생들은 선행학습으로 창의력 교육보다 암기중심의 문제풀이 교육이 주를 이룬다. 고령층의 디지털 문해력이 선진국 하위권인 점을 빼면, 국민의 기초역량은 아직 우수하다지만 문해력 분야에서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한글만을 배워 한자를 모르는 세대를 일러 '한글세대'라고 한다. 우리의 역사와 전통 속에는 한자로 기술되고 정리된 것이 많다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정책부재인 것을 모르니 관심이 희박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집에서 생활하면서쓰는 말과 학교에서 쓰는 언어가 따로 있다. 학교에서 쓰는 언어에는 한자어가 많으며 초등 3학년부터 많이 증가한다. 쉬운 한글 사용으로 한자 학습 부담이 없어 다행한 세대라고 말하지만 오히려 불운한 세대라는 생각이 든다. 일반적으로 우리 국민은 ‘한글은 우리 글자, 한자는 중국 글자’라는 생각이 강하다. 이런 선입견 때문에 우리 글자인 한글이 있는데한자를 배우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은 우리 한자와 한글을 잘 알지 못해서 비롯된 편견이며 오해다. 우리는 거의 2000년 이상 한자를 사용하면서 우리 역사를 기록해 왔다. 그 결과 많은 저술들이 한자로 기록되어 있으며 공부의 중심에 한문이 있었다. 학교급 학년이 높아질수록우리는 이 한자어를 모르면 수업에서 개념 파악이 쉽지가 않다. 필자는 얼마 전 인근 중학교의 수업을 참관하였다. 마침 수학시간으로삼각형의 '내심'과 '외심'을 가르치는 데 교사는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었다. 한자어를 설명한 사전을 보면 단번에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었다. 또 별도로 실험을 하여 검증할 필요도 없는 단순한 개념이다. 실제로 수업이 끝나고 학생에게 '내심'과 '외심'의 차이를 한 번 설명하여 보라고 하였다. 그러나 학생은 그림을 그려서 설명하겠다는 것이다. 학생은 내심과 외심의 용어 정의가 머리에 정리되지 않은 것이다. 수학학습에도 기본적으로 사전활용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는 시간이었다. 한글과 한자는 각기 특징이 있는 문자이다. 한글이 낱말의 발음을 나타내는 데 유리하다면, 한자는 낱말의 뜻, 의미를나타내는 데 유리하다. 한글이 숟가락이라면 한자는 젓가락이라고 말할 수 있다. 둘 다 사용할 줄 알면 아주 좋을 텐데, 굳이 숟가락 하나만 사용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 바로 현재의 '한글 전용 정책'이다. 이 정책으로 혜택을 받은 학생보다 피해를 본 학생들이 많다. 한자어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학생들의 학업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한자 교육은 중국이나 일본과는 첫 단추부터 달라야 한다. 한자를 전용하는 중국이나 한자를 혼용하는 일본은 낱낱 한자를 중심으로 교육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과서에는 한자는 전무하고 한자어는 무수히 많다. 그래서 지도법이 달라야 한다. 즉, 한자어를 중심으로 한자 교육을 해야 한다. '선(先) 한자어 - 후(後) 한자' 교육이 효과적이다. 학습 도구로 말하자면 한자자전보다 국어사전이 더욱 중요하다는 말이다. 속뜻이 설명되어 있는 국어사전은 한자어 교육과 한자 교육을 동시에 할 수 있다. 한자어를 학습하면서 한자 지식을 쌓고, 그렇게 쌓은 한자 지식이 다른 한자어를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선순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자가 아니라 한자어를 많이 쓰는 우리나라는 한자의 자형보다 한자어의 지식이 매우 요긴하다. 따라서 한자어에 대한 속뜻 정보가 주어져 있는 국어사전은 한자 교육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오는 3월, AI디지털교과서(AIDT)가 학교 현장에 처음 도입된다. AIDT는 학습자의 학습 능력에 따라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는 디지털 기반의 교과서를 가리킨다. 초등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일부 교과에 적용할 예정이다. AIDT 도입을 두고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하지만, 이를 계기로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뀔 거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다가오는 2025년, 우리나라 교육계에는 큰 변화가 예고됐다. AIDT 도입이 대표적이다. 고교학점제도 전면 도입된다. 학생 스스로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춰 과목을 선택하고,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하는 제도로, 대학의 학점제와 유사하다. 더불어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내신 평가 방식도 개선된다. 2028년 수능부터는 통합형·융합형 수능 과목 체제로 개편되고 선택과목이 폐지된다. 고교 내신은 기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고,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병기한다. 의대 증원도 뜨거운 감자다. 2025학년도부터 전국 39개 의과대학 정원이 기존 3058명에서 4610명으로 증가한다. 교육전문가들은 대학입시의 최정점에 있는 의대 정원이 조정되면 대입 판도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측한다. 우리나라만큼 교육에 ‘진심’을 보이는 나라도 없다. 교육 정책에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한발 앞서 흐름을 읽고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하지만 정확한 정보가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방향을 잃고 헤매기 쉽다. 이 책은 교육전문가 37명이 2025년 교육 핵심 이슈와 트렌드를 분석, 연구한 결과물이다. AI디지털교과서 도입과 고교학점제, 의대 증원뿐 아니라 유보통합, 체육교육의 혁신, 교사 퍼스널 브랜딩, 전문적 학습공동체, 미디어 리터러시 등 키워드를 통해 우리나라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보여준다. 특히 현재 추진 중인 교육 정책을 현장 교육전문가의 시각에서 살피고진단한 후 미래 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한다.전국 교육자를 대상으로 미래 교육 트렌드에 관한 원고를 공모한 후 접수된 원고 100여 편 중에서 주제와 내용을 엄선해 책을 구성한 점이 눈길을 끈다.미래교육 집필팀 지음, 뜨인돌 펴냄, 2만7000원.
초등학생들의 겨울방학을 책임지는 ‘EBS 초등 겨울방학생활(이하 방학생활)’이 1일 출간했다. 방학 동안 흐트러지기 쉬운 생활 습관을 다잡고 자기주도학습을 돕기 위해 영상 강의도 방영한다. 1·2학년용 방학생활은 새 교육과정에 맞춰 콘텐츠를 전면 개편했다. 동물 캐릭터들이 등장해 실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지식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내고, 교과 연계 문제를 제시해 기초학력을 다질 수 있게 구성했다. 특히 현직 교사들이 학기 중 배운 내용 가운데 반드시 알아야 하는 부분을 콕 집어 소개해 복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방학생활의 장점은 방학에도 규칙적인 학습 습관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정해진 시간에 방영하는 TV 강의를 활용하면 어른의 도움 없이도 학생 스스로 진도에 맞춰 학습하고 배운 내용을 정리할 수 있다. 또 그리기, 만들기, 기록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곁들여 재미있게 접할 수 있다. 가정뿐 아니라 학교 방과후 프로그램, 늘봄학교 등에서 활용하기에도 좋은 구성이다. 방학생활은 1~4학년용으로만 출간된다. 초등 고학년은 주제별 심화 탐구 교재인 ‘EBS 창의체험 탐구생활(이하 탐구생활)’을 추천한다. 탐구생활은 하나의 주제에 대해 기초부터 심화 내용까지 탐구할 수 있게 구성한 학습만화 시리즈로, 총 12권으로 구성됐다. 동물, 환경, 탈 것, 미디어, 의복 생활, 스포츠, 한국사 등 12가지 주제에 대해 다룬다. 관심사가 뚜렷한 초등학생이라면 저학년, 고학년 구분 없이 활용할 수 있다. 각 장마다 인성, 지성, 감성, 창의 등 핵심 역량을 표기해 학교 현장에서 교육과정 재구성과 수업 설계에 참고하기에도 적합하다. 방학생활과 탐구생활 TV 강의는 2025년 1월 6일부터 EBS 2TV에서 방영된다. EBS 플러스2 채널에서는 2025년 1월 20일부터 시청할 수 있다. TV 강의를 놓쳤다면 EBS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도 무료로 볼 수 있다.
인천에서 특수교사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특수교사의 사망 사건은 비단 이번이 처음만은 아니겠지만, 아마도 내가 기억하는 한 언론의 관심을 받은 첫 번째 사건인 듯하다. 인천 A 초등학교의 특수교사는 과도한 업무와 중증장애학생 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이 맡은 학생을 잘 지도하기 위해 지역교육청에 도움을 요청하였으나, ‘배치 인력 지원 기간이 지났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서 맛있는 것을 사 먹여라’라는 말만 돌아왔다. 특히 A 초등학교는 일반초등학교로 통합교육을 시행하는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통합교육을 잘 해내기 위한 적절한 지원 인력 없이 한 명의 특수교사가 특수교육 전반을 관리하고 운영해 나가고 있었으며, 특수학급 인원도 법적 정원을 초과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A 초등학교에는 개별적인 신변처리와 식사지도 등 학교생활 중 전반적인 지원이 필요한 중증장애학생이 무려 4명이나 있었음에도, 전문적인 보조인력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객관적인 사실만 두고 보더라도 이 교실에서 특수교사가 무언가를 잘 해내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과연 특수교육이란 무엇일까? 특수교육의 법적 정의를 기초로 살펴보면 특수교육이란 ‘특별한 교육적 요구가 있는 특수교육대상자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교육’을 말한다. 특수교육대상자가 모두 장애인은 아니지만, 자료에 따르면 특수교육대상자의 대부분은 발달장애(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를 가지고 있다. 2024 특수교육 통계에 따르면 학령인구는 계속 감소하는 추세인데 이와 다르게 특수교육대상 학생수는 전국적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더 나아가 다양한 장애 유형을 동시에 가져 높은 교육 및 지원 요구를 가진 중도·중복장애학생의 비율은 전체 특수교육대상자의 약 8.3%로 그 비율 또한 매년 증가하는 추세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수교육대상자의 중증화로 중도장애와 중복장애학생의 비율이 전체 특수교육대상자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학습지원과 물리적 환경의 개별화를 포함한 개별 맞춤형 지원의 필요성이 강화되는 배경이 되고 있다. 반면 특수교육현장에서는 특수학교의 부재와 통합교육의 강화로 중증장애학생의 일반학교 입학이 증가하였고,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부재한 상태로 모든 책임과 역할은 특수교사에게 떠맡겨지고 있다. 특수학급은 일반학교에서 장애학생이 개별적 요구에 맞는 특수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일반교과와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학급을 말하는데, 특수교사 한 명이 하나의 특수학급을 홀로 이끌어 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더군다나 학교구성원이 특수학급을 또 다른 분리공간으로 생각하여 통합교육을 지원하는 곳이 아닌 전일제 특수학급과 같이 특수교육대상자를 분리하는 공간으로 인식하여 특수교육대상자를 특수교사에게 온종일 맡긴다면, 특수학급이 갖는 공간의 목적과 의미는 퇴색될 것이다. 중증장애학생의 일반학교 입학을 막을 수 없고 그들의 교육 요구를 들어주는 것은 특수교육대상자의 교육권 관점에서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교육부나 교육청이 중증장애학생의 개별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충분한 학교시스템이나 지침 없이 특수교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특수교육을 방임하는 것이며, 특수교육대상자의 교육의 질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특수학교를 설립하여 중도·중복장애학생을 모두 특수학교로 보내는 것이 적절한 조치인지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그렇다면 특수학교는 어떠한 공간일까? 특수학교는 특수교육대상자가 일반학교에서의 교육이 어렵거나 맞춤형교육을 필요로 할 때, 각 장애 유형 및 개인의 교육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교육과정을 제공하여 각각의 교육적 요구를 반영한 교육을 진행하는 학교를 말한다. 즉 특수학교는 장애 유형이나 정도에 따라 각각의 교육적 요구를 반영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며, 교육환경과 과정을 조정하여 학생이 최대한 학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특수학교 또한 특수학급과 비슷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특수교육대상자의 ‘심각한 도전행동’ 증가로 특수교사들이 소진에 이르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특히 특수교사들은 특수교육대상자로부터 심각한 상해를 입고서도 특수교육대상자의 장애로 인한 행동이라는 생각 때문에 적절한 생활지도가 어렵다.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해결하려 하더라도 많은 특수교사는 ‘학생의 장애를 이해하지 못하는 무능한 교사’ 또는 ‘학생의 도전행동을 처리하지 못하는 무능한 교사’로 치부되어 오히려 자신의 탓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건의 반복은 특수교사에게 트라우마로 자리 잡고, 스스로에 대한 의심과 우울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학급당 인원수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현재 특수교육대상자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따라 유아 4명, 초등 6명, 중학 6명, 고등 7명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특수교육대상자의 장애가 중증화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특수교사가 한 학급에서 해당 인원을 담당하기엔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대부분 과밀학급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교육부에서는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내지 않고 있다. 학급 당 인원수가 감소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증장애학생 또는 도전행동이 심한 학생에게 맞춤형교육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특수교사에게 불가능한 일을 해내라는 소리이다. 특수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는 선진국에서는 학급 당 인원수가 현저히 낮다. 호주의 경우 특수교사 1명당 2명의 학생을 담당하고 있는데 1명의 보조인력이 배치된다. 일본의 경우 특수교사 1명당 3명의 학생을 담당하고 있다. 물론 국가마다 특수교육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특수교사가 개별화된 교육을 제공하기 적절한 인원으로 교실을 구성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터지기 직전의 풍선과 같은 특수교육현장 사실 지금 특수교육현장은 터지기 직전의 풍선과 같다. 학급당 인원수 외에도 특수교육 현장은 정말 다양한 문제가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학급당 인원수 이외에도 특수학교의 새로운 형태 제시, 학교급별 통합교육시스템 개발, 전문적인 지원인력 제공 등 다양한 시스템의 변화가 요구된다. 특수교사 한 사람의 역량을 강화하고, 모든 문제의 원인을 특수교사에게 전가하는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돌아가신 인천의 선생님을 보며 ‘얼마나 힘든 시기를 보냈을까’와 같은 생각과 함께 선배교사로서 제대로 된 특수교육시스템을 만들어 가지 못했음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좋은 특수교사가 되고 싶다는 바람은 필자만의 소망이 아니다. 제발 국가에서 우리가 좋은 특수교사로 성장하고 해낼 수 있게 적절한 시스템을 제공해 주기 바란다.
10월호부터 지금까지 교육공무원의 임용을 살펴보고 있다. 교육공무원의 임용①에서는 임용의 개요·채용·승진·전직·파견·겸임·겸직에 대해 살펴보았고, 교육공무원의 임용②에서는 원로교사의 임용, 시간선택제교사 임용, 직위해제, 퇴직과 면직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마지막으로 교장·교감·수석교사의 임용을 살펴본다. 1. 교장·교감·수석교사의 임용 가. 교장의 임용 1) 교장은 교육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용함. 2) 교장의 임기: 4년(1차에 한하여 중임 가능). 다만 공모에 따른 교장으로 재직하는 횟수는 이에 포함하지 아니함. 3) 1차 임기 종료자는 중임 심사를 거쳐 교장으로 재임용(중임). 4) 교장의 임기가 학기 중에 끝나는 경우 임기 만료일이 3월~8월이면 8월 31일, 9월~다음 해 2월이면 다음 해 2월 말일을 임기 만료일로 함. 5) 정년 전에 임기가 끝나는 교장으로서 교사로 근무할 것을 희망하는 사람은 수업 담당 능력과 건강 등을 고려하여 원로교사로 임용할 수 있음. 6) 교장 임용 제청 추천 자격1 - 승진후보자명부에 등재되고 승진 순위 해당자, 교장에서 교육전문직원으로 전직 임용된 자, 장학관·연구관 전직 후 2년 근속한 자, 교육전문직원 3년 이상 재직한 자(교육 및 교육행정 경력이 22년 이상인 자) 7) 교장 승진임용 제한2 - 징계의결 요구 및 징계처분·직위해제·휴직 중인 경우 - 강등(18개월)·감봉(12개월)·견책(6개월) ※ 단, 4대 비위 징계처분인 경우 6개월 가산 나. 교장 중임 심사 1) 1차 임기가 만료되는 교장에 대해서는 「교육공무원 인사관리규정」 및 「교장임기제 실시 업무처리지침」에 의하여 중임 심사 절차 이행 2) 인사위원회의 심의사항(「교육공무원 인사관리규정」 제31조) 가) 신체·정신상의 건강상태 나) 학교관리능력상의 결함 유무 다) 그밖에 교장 중임에 부적격한 사유의 유무 라) 교원의 4대 주요비위(금품·향응 수수, 상습폭행, 성폭행, 성적조작) 관련 여부 3) 교육부장관의 임용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 4) 교장임용 제청 제외 가) 교장 중임 임용대상자 중 성추행 및 성희롱 등 성 관련 비위자는 교원의 4대 비위에 준하여 처리(임용 배제, 소급적용) 나) 교장 중임 임용대상자 중 징계기록미말소자는 교장임용 제외. 단, 징계기록 말소(견책 3년, 감봉 5년, 정직 7년) 후 중임 심사를 거쳐 임용 [PART VIEW] 다. 교장공모제 1) 교장공모제 운영 학교 지정 원칙 가) 교장 결원 사유(정년퇴임·중임만료·공모만료·정기전보(4년) 등)로 학교장 후임 발령이 필요한 학교 중 학교구성원 의견 수렴 및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교장공모제 신청서를 제출한 학교 중에서 지정 나) 자율학교는 공모유형을 내부형(A) 또는 내부형(B) 중에서 선택하여 신청하며, 학년도별 내부형 신청 학교수의 50% 범위에서 교장자격증 소지 여부와 관계없이 교육경력 15년 이상인 교원이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내부형(B) 유형 지정 2) 공모교장 임용 자격 요건 가) 서울시교육청 소속 교육공무원(서울시교육청에서 교육부 및 소속기관으로 전출된 자 포함)으로서, 교장 공모유형에 따라 「초·중등교육법」 제21조 제1항에 따른 자격이 있는 자(교장자격증 소지자) 또는 「교육공무원임용령」 제12조의6 제1항에 따른 자격기준에 해당하는 자 나) 공모유형 및 공모교장 지원 자격기준 다) 지원 자격 제한 •정년 잔여기간이 4년 미만인 자 ※ 교육공무원 중 교장자격증을 소지한 자로서 교장으로 처음 임용되는 경우는 정년 잔여기간이 2년 이상 4년 미만인 자도 지원 가능 •「국가공무원법」 제33조(결격사유) 및 「교육공무원법」 제10조의3(채용의 제한) 등 법령상 임용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자 •「교육공무원법」 제21조(전직 등의 제한)의 제한 요건에 해당하는 자 •「교육공무원임용령」 제16조(승진임용의 제한)의 제한 요건에 해당하는 자 •징계 말소기간 미경과자 ※ 단, 교원 4대 비위자(금품·향응 수수, 상습폭행, 성비위, 성적 조작)는 징계 말소 여부와 관계없이 배제 •임용예정일 기준 현 재직교 근무기간이 2년 미만인 교장 •현 재직교에는 지원 불가 •전임교에 지원할 경우에는 임용예정일 기준으로 전보된 후 3년 미만인 자 •임용예정일 기준으로 타 학교 공모교장 임기가 만료되지 않은 자 •현임 수석교사(「교육공무원법」 제29조의4 제4항) •공모교장 임용예정일 기준 휴직 또는 파견 중인 자 •(지원일 기준) 교육지원청 근무 교육전문직원의 소속 지원청 내 학교 공모 금지 3) 공모교장의 임기 가) 공모교장 재직 횟수는 교장 1차 중임제한의 횟수에 미포함 나) 교장으로 근무 중인 자가 공모교장으로 임용되는 경우, 공모교장 임용 이전의 교장 임기 잔여기간은 소멸됨. 다) 공모교장은 임기 중 인사 조치를 제외하고는 전보할 수 없음. 4) 공모교장의 임기 중 인사조치 가) 공모교장으로 임명된 자는 임기기간 동안 다른 직위로 전직할 수 없음(2021.3.1.부터 적용, 기존 공모교장 임용자 포함). 나) 공모교장이 당해 학교에 계속 근무할 수 없는 객관적이고 명백한 사유가 있는 때는 학교운영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임용권자에게 공모교장의 직을 해제하는 인사조치를 요청하거나, 임용권자가 직권으로 본인의 소명 절차 및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공모교장의 직을 해제할 수 있음. 다) 공모교장이 임기 중 일신상의 사정 등으로 직무수행이 어려워 학교운영위원회에 ‘인사조치 심의 요청’을 하였을 때는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임용권자에게 공모교장의 직을 해제하는 인사조치를 요청할 수 있음. 5) 임기 만료된 공모교장의 인사 가) 공모교장의 임기가 끝나는 경우 공모교장으로 임용될 당시 교육공무원이었던 사람은 공모 교장으로 임용되기 직전으로 복귀함. 다만 임용되기 직전의 지위가 교장인 사람으로서 중임한 사람은 교장으로 복귀하지 않음(「교육공무원법」 제20조의3 제6항). 나) 공모교장의 임기가 끝난 경우(공모교장 임기 만료 전에 직을 해제한 경우 포함) 공모교장에 임용될 당시의 직위로 복귀하여야 함. 다만 공모교장 임용 당시 교감 또는 교육전문직원은 공모교장 평가 결과 등에 따라 교장임용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교장으로 승진 임용하거나, 교육전문직원으로 전직 임용할 수 있음. 다) 교장중임을 마치고 공모교장으로 임용된 후 정년 전에 교장 임기가 만료된 경우에는 교장으로 임용될 수 없으며, 동 교원이 교사로 근무할 것을 희망하는 경우 「교육공무원법」 제29조의2 제5항 및 제6항에 의한 원로교사로 임용될 수 있음. 라) 공모교장 임기가 끝난 경우 다른 학교의 공모교장으로 재임용 가능함. 마) 공모교장 관련 인사의 예 •교장(초임) ⇒ 교육전문직원 ⇒ 공모교장 ⇒ 교육전문직원 또는 교장 중임 •교장(중임) ⇒ 공모교장 ⇒ 원로교사 또는 교육전문직원 •교육전문직원 ⇒ 공모교장 ⇒ 교육전문직원 또는 교장 초임 •교감 ⇒ 공모교장 ⇒ 교감 또는 교장 초임 •교사 ⇒ (내부형) ⇒ 교사 또는 공모교장(내부형·초빙형) 6) 공모교장 임용 절차 공모교장 시행 안내(임용권자) ⇒ 학교구성원 의견 수렴 및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후 교장공모제 신청(학교) ⇒ 교장공모제 운영 학교 지정(임용권자) ⇒ 교장공모 공고(학교·임용권자) ⇒ 공모교장 지원자 접수(학교) ⇒ (학교)공모교장심사위원회 심사(서류전형·설명회·면접 등) 후 3배수 추천 ⇒ (교육청)공모교장심사위원회 심사(서류심사·면접 등) 후 학교 심사결과와 합산하여 3배수 추천 ⇒ 단수 임용 추천(임용권자) ⇒ 임용 제청(교육부장관) ⇒ 공모교장 임명(대통령) 7) 공모교장 표절심사위원회 운영 가) 심사기구: 교육청(본청)에 공모교장 표절심사위원회를 구성 나) 심사대상: 응모자 전원의 자기소개서와 학교경영계획서 다) 표절처리: 표절로 판정되는 경우 공모교장 자격 박탈, 임용추천 취소, 징계(행정처분) 조치, 향후 공모교장 지원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추후라도 징계 등 엄중 조치 8) 공모교장의 평가는 2년 차(중간평가), 4년 차(최종 평가)에 실시함. 라. 교감 임용 1) 임용자격: 교감자격증 소지자 가) 교감 승진후보자명부에 등재되고, 「교육공무원임용령」 제14조 제1항의 규정에 의거 승진 순위에 해당하는 자(단, 정년 잔여기간 1년 미만인 자는 제외) 나) 교감에서 교육전문직원으로서 전직 임용된 자 다) 교육전문직원으로 5년 이상 재직한 자 마. 수석교사의 임용 1) 수석교사는 교사의 교수·연구활동을 지원하며, 학생을 교육함. 2) 수석교사 지원 요건 가) 지원자격: 교육경력 15년 이상인 교사 나) 추천·임용 제한 •「교육공무원임용령」 제9조의7(수석교사의 임용 제한 등) 해당자 •교원의 4대 비위 관련자 및 징계 처분(불문경고 포함) 후 징계기록 말소 기간 미경과자 •징계의결 요구 및 징계처분·직위해제 또는 휴직 중에 있는 자 •정년 잔여기간이 4년 미만인 자 •교육적 자질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 •선발단계에서 교육전문직원 전직 예정자 및 파견 예정자 •임기 중 퇴직·전직·파견·공모교장 응모 예정인 자 •초빙교사 임기 미완료자는 학교운영위원회 동의를 얻은 자에 한함. 3) 수석교사는 교육부장관이 임용(「교육공무원임용령」 제3조 5항 3호에 따라 임용권을 교육감에게 위임) 4) 수석교사는 최초로 임용된 때부터 4년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적평가 및 연수실적 등을 반영한 재심사를 받아야 하며, 심사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수석교사로서의 직무 및 수당 등을 제한할 수 있음. 5) 수석교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수업부담 경감, 수당 지급 등에 대하여 우대할 수 있음. 6) 수석교사는 임기 중에 교장·원장 또는 교감·원감자격을 취득할 수 없으며,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제2조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함. 7) 수석교사의 원활한 활동 지원을 위하여 수업시간 수를 학교별 교사 1인당 평균수업시간 수의 2분의 1로 경감하되, 학교 여건을 고려하여 조정할 수 있음. 8) 수석교사에게는 예산의 범위 내에서 연구활동비 지급(월 40만 원). 9) 수석교사의 재심사(4년 단위)는 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의 심의를 받음. - 4년 간의 업적평가 및 연수실적평가 결과 - 신체·정신상의 건강상태 - 금품·향응 수수, 상습폭행, 성폭행, 성적 조작 비위 관련 여부 - 기타 수석교사로서의 부적격한 사유의 유무 10) 수석교사의 임지 배치 및 전보 가) 수석교사 정기전보 주기는 4년으로 함. 나) 교육지원청 배정은 교육감, 근무교 배치는 해당 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시행함. 다) 현임교 1년 이상 근무자로서 부득이한 사유에 한하여 비정기 전보할 수 있음. 라) 신규 임용 수석교사는 가급적 원소속교에 배치, 재임용 수석교사는 전보 배치함.
17개 시·도교육청과 교육부의 기출문제로 집단면접의 다양한 주제와 유형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기출문제를 풀어 보면 교육정책과 현안 문제의 접근방법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최근 교육이슈와 관련해서도 생각해 볼 내용들이 기출문제 속에 많이 들어 있다. 그래서 자세하게 살펴보고, 중요한 내용들은 따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출제 본부에 들어가 본 경험으로는 출제자 그룹에게 최근 3~5년 정도의 기출문제를 제공해 준다. 기출문제와 비슷한 문제를 출제하는 것을 방지하고 출제자들이 논리적 오류가 없는 문항을 명확하게 기술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수년간의 기출문제를 살펴보니 교육현안에 대한 접근방식이 비슷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교육환경이 변화하고, 교육정책이 바뀌어도 핵심가치와 정책의 흐름은 유사한 경우가 많다. 교육청 정책이나 업무추진 방향은 해마다 바뀌는 것이 아니라, 확대·심화되거나 국가 전체 방향과 보폭을 맞추어 추진한다. 따라서 기출문제 답안을 작성해 보고, 예상문제를 만들어 연습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다. 최근 집단면접 평가방법을 보면 시·도별로 조금씩 바뀌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전년도와 2년 전 문제 정도는 그 방식대로 연습해보면 다른 방법으로 변형되더라도 대처하는데 용이하다. 기출문제의 중요성도 알고, 기출문제를 통해 문제 출제 경향성과 유형도 파악했다면 다음엔 무엇을 해야 할까? 바로 예상문제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기출문제 연습 교육전문직을 준비할 때 가장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이 바로 기출문제를 통해 연습하는 것이다. 기출문제를 통해 제시문 분석, 정확한 문제인식, 시간과 방법 등의 제한사항들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스터디에서 기출문제로 실제 평가장의 환경과 조건을 구성하여 연습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먼저 기출문제가 어떻게 나왔는지 살펴보자. 코로나19가 나타난 지 3년이 되어가던 2022년에는 코로나 이후 미래교육 대전환, 고교학점제에 관한 문제들이 나왔다. 아래의 문제와 메모카드 양식을 활용하여 개인 또는 스터디에서 직접 연습해 보기를 권한다. [PART VIEW] ● 집단면접(토의) 연습 - 집단면접(토의) 메모카드 양식 또 다른 집단토의 문제도 예시로 제공하니 참고하여 최근 교육이슈와 연관 지어 연습하기 바란다. - 집단토의 문제 예시 ● 집단면접(토론) 연습 - 찬반토론 문제 예시 ● 기출문제 연습(2022년 인천) 다음으로 기출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 2022년 인천의 기출문제를 자세히 살펴보자. 이러한 문제가 나왔을 때 정확한 이해를 위해 ▲첫째, 핵심개념인 ‘교육결손, 기초기본교육, 미래사회 대비, AI 융합교육’을 찾아야 한다. ▲둘째, 두 개의 방안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정한다는 조건을 찾는다. ▲마지막으로 그렇게 결정한 이유와 구현 방안에 대해서 언급해야 한다. ● 문제이해도가 낮은 경우 먼저 문제이해도가 낮은 경우를 살펴보자. 코로나19로 인해 학교교육이 어렵다는 것에 공감한 후, 자신이 아는 사례를 넣어 길게 얘기한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결손과 비대면교육의 확대를 위해 기초기본교육과 AI 융합교육이 다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학교현장의 어려움에 대해 공감도 하고 해결방안도 그럴듯하게 말한 것 같지만, 높은 점수를 받기는 어렵다. 왜 그런지 채점기준과 비교하여 설명하면 이렇다. 이 문항에 대한 일반적인 채점기준(20점)은 다음과 같다. ● 소견 발표 - 두 개의 방안 중 하나를 정하여 자신의 입장 발표를 분명하게 했는가?(2점) - 결정한 방안의 이유에 타당성·논리성·다양성이 있는가?(2점) ● 토론과정 - 학교교육과정에 구현할 수 있는 방안을 논리적으로 전개하였는가?(4점) - 구현방안의 근거에 타당성·논리성·다양성이 있는가?(4점) - 경청·존중의 토론 태도(3점) - 전달력·어조·음성 등 발표자세(3점) ● 최종 발표 - 논지와 논거 중심 최종 입장 발표(2점) ● 높은 점수를 얻기 받기 위한 방법 문제의 조건에서 한 가지를 정하라고 했다. 그러면 제시문에서 나타난 학교현장의 어려움을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방안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학교교육과정에 구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타당하고 논리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채점기준에서도 구현 방안의 논리적 전개과 근거의 타당성에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미 제시문에 드러나 있는 코로나19로 인한 학교교육의 어려움을 자세히 언급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리고 최종 입장 발표 시 두 개의 방안을 융합해서 다 좋다는 식의 두리뭉실한 견해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토론 후에도 자신의 입장이 논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어떠한 측면에서 타당한지를 강조해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기출문제 재연습 출제자 입장에서 어떤 것들을 고려하여 답변을 정리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보며, 앞에서 살펴본 기출문제를 다시 한 번 연습해보자.
요즘 학생들은 주제를 제시하고 글을 써보라고 하면 “어려워요”라고 하거나, 너무 간단하게 글쓰기를 마치는 경향이 있어서 논리적 글쓰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아가 독자적 글쓰기나 글 완성하기를 어려워하며 주저하는 학생도 있어 친구들과 함께 쓰는 ‘협동 글쓰기’를 기획하게 되었다. 글 쓰는 과정과 모둠 글쓰기를 하면서 역할 분담하는 방법이나, 또래들과 제안하는 까닭(근거)을 정리하면서 정보의 양과 수준을 높이는 기회도 되어 학생들의 글쓰기 결과물 수준은 혼자서 글쓰기 결과물보다 무척 높게 나타났다. 단원 재구성하기 ‘협동하여 제안하는 글쓰기’ 활동은 4학년 1학기 8단원 ‘이런 제안 어때요’를 재구성하여 진행하였다. 본 단원은 우리 주변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의견이 드러나게 제안하는 글 쓰기 능력을 기르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먼저 제안하는 글의 특성을 알고 문제상황과 제안하는 내용, 그런 제안을 하는 까닭을 생각하도록 했다. 그리고 제안하는 글을 쓰는 방법과 과정을 익혀 글에 들어갈 내용을 생성하고 정리해 보는 활동을 한다. 이 단원의 국어과 교과역량은 ‘비판적·창의적사고역량’이다. 여러 문제상황을 주체적인 관점에서 해석하고, 독창적이면서도 설득력 있는 해결방안을 제안하는 능력을 기르게 한다. 이런 글쓰기 프로젝트를 통해서 학생들은 우리 주변의 문제상황을 인식하고 문제해결방법을 찾아 이를 실천함으로써 민주시민으로 성장해 가리라 기대한다. [PART VIEW] •단원명: 4학년 1학기/ 8. 이런 제안 어때요 •단원 목표: 제안하는 글을 쓸 수 있다. •단원의 계열 ‘협동 모둠 글쓰기’ 주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 각자 제안하는 글쓰기를 한다. 우리 주변의 문제상황(킥보드를 길 아무 곳에 놓기, 담배꽁초 버리기, 흡연 장소, 복도에서 뛰는 문제, 수업시간 지키지 않기, 학교폭력 문제 등)을 자유롭게 제시하고 우리 모둠, 또는 우리 학급의 주제를 정한다. 모둠별로 각자 쓴 제안하는 글을 발표한다(네 편의 글 읽기: 정보 확장). 하나의 주제로 각자 제안하는 글을 쓰고, 모둠원들이 돌려 읽기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보 확장을 경험할 뿐만 아니라 친구의 글을 읽고 포스트잇에 댓글 달아주기를 한다. 상호평가한다. 포스트잇에 긍정적인 면에 대하여 댓글을 달아주면 상호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다. 계획을 세운다. 함께 쓸 제안하는 모둠 글의 제목을 정하고, 네 편의 글을 모아서 우리 모둠이 제안하는 글을 한 편만 적도록 A3 종이를 주고 계획을 세운다. 모둠 글의 제목을 정한 후 문제상황 → 제안하는 내용 → 제안하는 까닭의 내용을 정한 후 문장을 다듬으며 쓴다. 이때 용지는 A4 용지를 확대한 A3 용지에 적도록 한다. 역할을 정한다. 모둠활동을 하는 이유는 서로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게 하는 목적도 있지만, 서로 협력하는 과정을 경험케 하는 목적을 가지고도 있다.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아이디어는 어떻게 만들어 가고 다듬어지는지를 경험하는 일은 협력적 협업역량과 의사소통역량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초안을 작성한다. 모둠원이 어떤 내용을 담을지, 근거와 자료 제시를 어떻게 할지 의논한다. 글의 처음-가운데-끝부분에 쓸 내용을 정하고, ○○○ 학생은 글씨를 쓰고, △△△ 학생은 제안하는 내용과 관련 있는 그림을 그리고, □□□ 학생은 내용을 읽어보며 부분 수정 하는 역할을 맡아 협력해 간다. A3 용지에 모둠별 협동하여 제안하는 글을 쓰고 완성한다. 글씨는 유성펜을 사용하여 크고 정자체로 쓰되, 가시성을 살려 글씨를 크게 쓰거나 색펜을 이용하여 내용을 강조하기도 한다. 수정 및 보완한다. 글을 다 쓴 후 틀린 글자나 내용은 수정하여 다시 쓰도록 한다. 여분의 종이를 준비하여 붙여서 부분 수정을 하면 좋다. 친구들과 관람한다. 주제와 관련된 그림을 그려서 붙이고 복도에 전시하여 친구들과 관람한다. 제안하는 글과 관련된 내용의 그림을 색칠하여 전시할 종이의 여유공간에 붙여 내용을 더 강조하거나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이때 역할을 분담하여 그림을 잘 그리는 학생은 그림을 그린다. 교사는 큰 대형 포스트잇을 준비하여 복도나 교실 전시공간에 학생들의 작품을 붙여 전시한다. 이는 학생들에게 협동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쓴 글이 전시되어 있을 때의 성취감을 느끼게 하며, 학생들에게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의식을 갖게 한다. 협동 모둠별 제안하는 글쓰기 교수·학습과정안(9~10차시) 협동 모둠 글쓰기로 얻은 결과 협동 모둠 글쓰기로 얻은 결과는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제안하는 글의 형식(문단의 뜻, 문제상황 → 제안하는 내용 → 제안하는 까닭)을 알 수 있다. 글의 형식, 즉 문장과 문단을 이해하면 어떤 형식의 글을 쓰는 것도 자신감을 갖고 쓸 수 있다. 둘째, 모둠 주제를 정하고 각자 글을 쓰고 돌려 읽은 후, 모둠별로 하나의 협동 글을 쓸 때 처음 부분과 가운데 부분, 정리 부분을 서로의 글을 먼저 읽고 알맞은 내용으로 편집하려면 협력과 이해, 의사소통이 바탕이 되어야 활동할 수 있으므로 상호존중과 협력을 바탕으로 실천할 수 있다. 셋째, 우리 주변에서 해결하고 싶은 문제(환경·질서·인권·흡연·폭력 등)를 찾는 문제인식, 주변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면서 자신의 문제해결방법을 찾아가는 과정, 함께 생활 주변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기를 수 있다. 넷째, 학년 복도에 게시하여 제안하는 글의 작품을 보는 안목과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다섯째, 협동하여 글쓰기를 하면서 의사소통역량과 협업역량을 기를 수 있다.
심리상담사들이 아동·청소년의 문제행동이 나날이 심각해지고, 연령대가 낮아진다고 한탄합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죽고 싶다”고 호소하는 중학생들이 가장 큰 문제였지만, 요즘에는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초등학생들이 있다고 합니다. 머리털이 곤두설 정도로 섬뜩하고 아찔합니다. 도대체 아이들한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최성애, (사)감정코칭협회 추계학술대회 기조강연, 2024.11.8.). 실로 아동·청소년의 마음 건강 추세가 몹시 암울합니다. 아동·청소년 우울증 진료 인원은 2020년도 2.3만 명이었는데, 2년 만에 3.7만 명으로 급증했습니다(연합뉴스, 2023.9.7.). 청소년 자살은 2017년에 인구 10만 명당 7.7%에서 2020년에는 11.1%로 상승했습니다(통계청). 촉법소년 범죄접수가 2017년에 7,897명에서 4년 만에 12,502명으로 증가했습니다(대법원). 아동·청소년의 정신 건강도 위태롭습니다. ADHD 환자 수가 2018년과 2022년 사이에 무려 2.4배 증가했습니다. 정신질환 환자 수는 2018년과 2021년 사이에 24만 명에서 30만 명으로 올랐습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아이들의 몸 건강도 심각합니다. 과체중·비만학생 비율이 2017년에 23.9%에서 2022년에는 30.5%로 증가했습니다(질병관리청). 소아당뇨 환자 수도 2020년도에 11,500명에서 불과 2년 만에 14,500명으로 수직 상승했습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몸과 마음과 정신 건강이 동시다발로 나빠지는 게 우연일까요? 이러한 현상은 비록 한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을 포함한 31개국의 공통 현상인데, 과연 이러한 글로벌 현상이 우연일까요?(WHO, 2024.10.24.) 아닙니다. 몸과 마음과 정신 건강은 저변에 공통분모가 있어서 서로 연계되어 있다는 사실이 방대한 과학적 연구로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문제해결에 대해 몸 건강 따로, 마음 건강 따로, 정신 건강 따로, 각각 별도의 정책과 실천방안들을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화려한 해결책 여럿이 아니라 화끈한 해결책 하나면 됩니다. 공통분모는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작동합니다. 글로벌 시대적 흐름이라는 매크로 차원, ‘세포기관’의 마이크로 차원, 그리고 이 둘 사이에 아동이 피부로 느끼는 실생활 차원입니다. 극과 극으로 다른 차원들이지만, 놀랍게도 ‘단절화’라는 하나의 개념이 관통합니다. 가장 먼저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의 눈높이에서 벌어지는 ACE(Adverse Childhood Experience, 아동기 부정적 경험)라는 현상을 이해해야 합니다. 너무 많은 아동이 가정의 불화로 가시방석 같은 집에서 의지할 데 없이 불안하고, ‘온종일 죽은 듯이 꼼짝 말고 앉아 공부해야 하는’ 억압적이며 단절된 상태에서 살고 있고, 패스트푸드와 기름진 음식으로 혼자 끼니를 때우고 있습니다. 노골적으로 학대받거나 방치되는 경우만이 아니라 종일 잔소리를 듣는 것도 부정적 경험에 포함됩니다. 무시당하는 게 싫어 방문을 닫고 걸어 잠그고 스스로 단절하기도 합니다. ACE는 발달적 트라우마이며, 극심한 스트레스 반응(PTSD)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폭력성·도피성 그리고 무기력성이 나타납니다. 곧바로 나타나지 않았다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후유증이 일 년 후, 10년 후, 20년 후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장의 여러 세대 중에 Z세대 직원들이 스트레스로 인한 결근을 가장 빈번하게 한다는데 20년 전 영유아 때 겪은 애착손상의 후유증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20년간 멀쩡해 보이더라도 후유증이 잠재되어 있기에 ‘숨겨진 트라우마’라고도 합니다. 두 번째로 글로벌 사회·경제적 매크로 차원을 이해하면 위 문제를 개개인의 탓으로 치부할 수 없음을 알게 됩니다. 대가족이 핵가족·혼족을 거쳐 이제는 탈가족화(아침에 모든 가족이 흩어지고 저녁에 다시 모이는 현상)로 이어지면서 정서적 단절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 대신 온라인 접속으로 사이버 연결이 활발해졌습니다. 하지만 아동의 경우, 사이버 연결에서 인간관계적 혜택은 거의 없고, 게임과 SNS에 종속되는 ‘사이비 연결’이 판칩니다. 정서적 단절과 마음의 빈곤에서 스트레스받는 아이들은 ‘잘못된 연결’과 물질적 보상에서 위안을 찾습니다. 게임과 연결, 술과 연결, 마약과 연결은 더 심각한 인간관계의 단절에 돌입하게 만들고 결국 단절의 악순환이 가속됩니다. 잘못된 연결상태에서 몸·마음·정신이 건강할 리 없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단절화’가 진행되는 한국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이 발생하는 게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로 차원은 미토콘드리아라는 세포기관이며, 이 역시 ‘단절화’가 치명적입니다. 고등학교 생물학 시간에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호흡을 통해 ATP라는 에너지를 생성하는 ‘세포의 에너지 공장’이라고 배웠는데, 미토콘드리아의 추가 기능에 대한 팩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9월 23일, 미국 국회 정신·마음건강(mental health)에 대한 청문회에서 하버드 의대의 크리스 팔머 교수가 최신 연구결과를 근거로 새로운 정신건강 정책수립을 강력하게 요구하였습니다. 미토콘드리아는 평소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와 세포의 유지·보수에 필요한 에너지를 조달합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모든 에너지가 위기관리를 위한 각성 반응에 소비되고, 세포 유지·보수에 투입되지 못합니다. 마치 한정된 국가 예산이 국방비에 지출되면, 사회 인프라 유지와 복지에 돌아갈 돈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공음식에 포함된 온갖 화학품·방부제·농약·살충제·성장호르몬·약품이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발전을 저해합니다. 이들은 추가로 몸의 마이크로바이옴 생태계를 교란합니다. 오장육부의 세포나 뇌의 뉴런 세포 둘 다 동일한 미토콘드리아 에너지 조달 메커니즘을 통해 세포의 활동과 건강을 유지합니다. 오장육부의 세포가 유지·보수되지 못하고 병들면 비만·당뇨·심혈관·암이 발병하고, 뉴런세포가 유지·보수되지 못하고 병들면 우울증·조현병·ADHD·치매가 발병합니다. 이제야 눈이 번쩍 뜨입니다. 왜 몸과 마음과 정신의 병이 동시다발로 발병하는지 하나의 메커니즘으로 설명됩니다. 서로 연결된 뉴런은 건강하고, 단절된 뉴런은 죽는다고 합니다(BrainFacts, 2023.1.16.). 즉 연결과 단절이 세포의 생사를 가릅니다. 이와 같은 똑같은 현상이 사람에게도 벌어집니다. 단절감이 모든 연령층에서 죽고 싶을 정도로 불행감을 느끼게 되고(질병관리본부), 서로 연결될 때 가장 큰 만족감을 만나게 됩니다(하버드대 그랜트 연구). 동일 생사 현상은 쉽게 이해됩니다. 우리에게 생기를 주는 미토콘드리아 수는 내 몸 세포 수보다 만 배이며, 우리의 마이크로바이옴을 형성하는 미생물 수는 내 몸 세포 수보다 10배입니다. 그러니 누가 누구한테 붙어사는 건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미토콘드리아와 미생물들이 건강하게 살아야 내가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세 가지 차원의 공통점은 ‘단절화’로 인한 스트레스입니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란 표현이 조금도 과장된 게 아닙니다. 실은 이미 우리 다 알고 있었지만, 드디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불량음식이 나쁘고, 아동기에 부정적 경험이 위험하고, 단절감과 고독감이 해롭고, 공부하느라 혼자 고립되어 책상에 종일 앉아 있는 게 미래를 위한 투자가 아니라 미래를 깎아 먹는 일입니다. 아뿔싸! 이 모든 게 요즘 한국 아이들에게 다 해당되네요. 왜 아이들의 건강상태가 암울하고 위태롭고 심각한지 이해됩니다. 아하! 그럼 간단한 해결책도 있네요. 우리는 이와 정반대로만 하면 되겠습니다. 건강한 음식을 먹고, 아동기에 긍정적 경험을 쌓게 하고, 연결을 선택하고, 몸을 움직여야 합니다. 이 역시 우리 다 알고 있지만 이토록 중요한지 미처 몰랐던 겁니다. 너무 화려한 해결책을 찾아 나서지 맙시다. 비록 ‘단절화’가 모든 문제의 근원은 아니더라도 이것 하나만이라도 해결하면 충분히 건강할 수 있다니 참 다행입니다.
만약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간다면 공부만 하는 학생이 되고 싶은가? 타임슬립(Time Slip: 시간여행을 하는 초자연 현상)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는 늘 흥미롭다. 만약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닌 실제로 당신이 타임슬립으로 다시 초등학생이 된다면 안정적인 미래와 부를 위하여 학원에 틀어박혀 공부만 하는 학생으로 살고 싶은지 묻고 싶다. 이미 수십 년을 살아온 성인들은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안정적인 직장을 얻을 확률이 높은 것은 맞지만, 공부를 잘하더라도 바른 인성과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능력, 배려하며 협력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행복한 인생을 살기 힘들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웠다. 올해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첫해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은 미래 인재가 갖추어야 할 역량 중심 교육, 학생의 삶과 연계된 깊이 있는 학습, 질문과 탐구 중심의 학생 주도적인 수업이다. 우리 교육의 목표는 우리가 삶을 통해 배웠듯이 지식과 암기 위주의 학습이 아닌 학생들이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으로 성장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교육과정이 재정립되어 교육이 대전환되는 이 시점에 아이러니하게도 공교육 밖에서는 여전히 ‘초등의대반’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이 지식 중심으로 학습해야 성공하는 삶으로 교육하고 있다. 초등의대반, 무엇이 문제인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을 중심으로 개설된 ‘초등의대반’은 2~6학년 초등학생들이 의대를 목표로 미적분이 포함된 고등학교 수학을 학습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은 학교가 끝나는 3시 이후 학원에 들러 늦은 저녁까지 하루 2~3시간씩 중·고등 수학학습에 몰두한다. 이는 실제 학년보다 6~7년이나 선행학습을 하는 기이한 행태이다. 교육부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공교육에서 선행교육을 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으며, 학부모·학생·교원에게 선행교육 및 선행학습 예방교육에 관한 연수를 매년 1회 이상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는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른 영재교육기관의 영재교육 및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조기진급 또는 조기졸업 대상자, 도시 저소득층 밀집학교의 방과후학교 과정 등 선행교육 금지 예외 규정 몇 개를 제외하고는 모든 초·중·고등학교 학생에게 적용되는 법령이다. 하지만 ‘초등의대반’은 공교육 정상(正常)화를 위해 시행된 법령을 무색하게 하였으며, 오히려 공교육이 학습자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하고, 사교육을 ‘정상(頂上)화’ 시키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도입 의미와 현실의 모순 사이에서 교사와 학부모는 어떻게 아이들을 지도해야 할지 혼란에 빠진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주관 ‘2023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의사’는 초·중등학생 희망직업 중 2순위로, 매년 순위가 상승하였다. 2023년 통계청 조사 결과 학생들은 직업 선택 시 가장 중요한 기준 1순위로 ‘수입’을 꼽았고, 한국고용정보원 ‘2020 한국의 직업정보’에서는 2020년 평균 소득이 높은 상위 50개 직업 중 약 30%가 ‘의사’라고 밝혔다. 올해는 특히 의대 정원이 약 1,500명 증원됨에 따라 2025학년도 현재 3,118명을 선발하는 의과대학 수시모집 원서접수에 약 7만 명이 응시하였다. 의대 정원 증원의 영향으로 2024년 초등의대반 홍보물이 발견된 학원은 89곳, 개설된 프로그램은 136개라는 결과를 보니 ‘초등의대반’은 이미 열풍을 넘어 핵폭풍이 된 것 같다. 과연 ‘초등의대반’은 우리 교육방향과 합치하는가? 이 핵폭풍은 학생들의 인지·정서·사회 발달 수준을 무시한 채 국가가 지향하는 교육과정과 정반대로 향하고 있어 교육에 무리한 선행교육이라는 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 초·중등교육과정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으로 사회 변화와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며 지속해서 개정되었다. 최근 우리는 디지털 대전환, 감염병 유행, 기후위기 등을 갑작스럽게 겪으며 다양한 형태의 문제상황에 직면하게 되었고, 이러한 불확실한 미래사회에서 행위 주체성을 바탕으로 자기주도적으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인재가 되도록 교육과정을 개정하였다. 그렇다면 ‘초등의대반’은 어떤 면에서 우리 교육의 방향과 합치하지 않은지 질문해 보자. 첫째, 초등의대반은 미래사회의 불확실성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의 삶과 학습을 스스로 이끌어가는 주도성을 함양시키는가? 둘째, 초등의대반은 학생 개개인의 인격적 성장을 지원하고, 배려하며 협력하는 공동체의식을 함양시키는가? 셋째, 초등의대반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학습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적절한 시기에 학습할 수 있도록 학습자 맞춤형 교육과정 체제를 구축하는가? 대답은 모두 ‘NO’이다. 피아제(Jean Piaget)는 기존의 지식에 새로운 지식이 더하는 과정에서 불평형과 조절을 통해 인지발달이 이루어진다고 말하였다. 만약 기존의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새로운 지식이 들어온다면 인지과정은 바르게 작용하지 않게 되어 새로운 지식을 학습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또한 인지발달은 나이와 신체적 성숙, 환경적 경험으로부터 점진적으로 결정되고 특히 아동기는 사람의 발달과정에서 핵심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므로 교육은 아이들에게 단순히 지식을 주입받는 수동적인 학습자가 아닌 스스로 세상을 탐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동적인 학습자로서 자신만의 속도로 경험하고 탐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초등의대반은 구체적 조작기(만 7~11세)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형식적 조작기(만 12세 이후)에서 학습이 가능한 가설적·과학적·체계적 사고의 문제들을 제시하기 때문에 아이가 비록 그 선행학습을 따라간다고 해도 그 개념 자체를 이해했다기보다는 무의미한 모방일 확률이 높다. 또한 동화와 조절이 되지 않은 선행학습으로 기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심화학습에 어려움을 겪거나 정서·사회발달에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 교육본질 회복 성찰의 기회 삼아야 독일은 선행학습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계속해서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발표와 토론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독일교육에서 선행학습은 학습을 오히려 방해하는 요소이다. 독일도 한때 선행학습을 했었지만, 선행교육이 폭력성과 우월주의를 야기하여 나치와 전쟁으로 이어졌다고 여기기에 다시는 선행학습을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초등교육 또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모든 평가는 서·논술형, 보고서, 구술, 포트폴리오 등 과정 중심의 수행평가로 진행되며, 같은 반 친구들과 경쟁하는 상대평가가 아닌 학생의 학습결과가 성취기준에 도달하였는지를 측정하는 절대평가로 진행된다. 수업시간은 주제 중심의 프로젝트학습을 통해 친구들과 협력적 소통을 하며 공동체역량을 키우고 질문과 탐구 중심의 깊이 있는 수업으로 변화하였다. 이렇듯 ‘초등의대반’은 우리나라 교육의 흐름을 정면으로 역행하는 행위이자 공교육을 불신하게 하고 교권을 하락하게 만드는 빌런이다. ‘빌런’은 원래 악당이라는 뜻이지만 최근에는 신조어로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도덕적으로는 지탄받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사용된다. 현재 「공교육정상화법」은 ‘첫째, 교원은 지도하는 학생이 사교육에 의한 선행학습으로 학교수업에 영향이 있거나, 신체적 또는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 학부모 등에게 필요한 교육적 조언이나 상담을 할 수 있다. 둘째, 학원·교습소 또는 개인과외교습자는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광고 또는 선전해서는 아니 된다’라는 항목으로 사교육 선행학습을 소극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또한 사교육 선행학습을 단속하기는 하지만 처벌기준이 없어 실효성이 없고, 교육청에 정식 등록된 학원만 단속 대상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규제는 어렵다. 이 때문에 한 정당에서는 「초등의대반 금지를 위한 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한 상태이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지금, 이 순간을 돌려주자 매년 학생의 현재 수준을 넘어서는 선행학습을 하지 말라고 배부되는 학교 안내장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는 본인이 경험했듯이, 혹은 내가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자녀들에게 ‘큰 꿈을 품어봐’라는 그럴듯한 명목으로 정말 소중한 ‘현재의 소박한 꿈’은 꾸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사교육은 학생의 발달수준에 해당하는 교육과정을 잘 학습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미리 결말을 알고 있는 책은 다시 펴보고 싶지 않다. 이미 학원에서 학습을 마친 아이들에게 학교 수업은 재미있지 않다. 친구와 함께하는 학교 수업이 재미있지 않다면, 우리 아이들은 어디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초등의대반’ 열풍은 우리 사회에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깊은 성찰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미래를 위한 준비와 현재의 균형 있는 성장 사이에서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시급해 보인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지금, 이 순간을 돌려주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9년의 의무교육이 시행되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중학교까지는 학교교육을 받아야 하고, 부득이한 경우라도 유예를 통해 제도권 교육을 보장한다. 그러나 이 의무교육은 오직 9년이라는 물리적 기간과 과정에만 의미를 두고 있다. 출석일수만 채워지면 일정 수준의 학력 성취 여부와는 무관하게 의무교육은 실현된다. 물리적 기간이 아닌 학력 성취 여부가 중요하다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의무교육 9년을 학력수준 도달 여부와 관계없이 완성하는 것이 과연 교육적 맥락에서 타당한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다. 미래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새로운 교육과정 모델을 도입하는 이 시점에서 일정 학력수준 도달 문제는 사회적 각성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기초학력보장법」이 법제화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기초학력 수준만으로 미래교육을 위한 개정 교육과정과 한창 이슈화되는 IB 교육을 감당해 낼 수 있는지는 고민과 검토가 필요하다. 그래서 기간만으로 한정하는 의무교육 수행을 그에 상응하는 학력보장까지 의무의 병행 요소로 인식하고 제도화하는 ‘학력 의무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미래교육을 위한 개정 교육과정과 IB 교육의 교실 수업방식은 거의 학생 주도적 배움을 추구한다. 단편 지식보다는 의견과 토론, 수동적 배움보다는 탐구적 터득, 단순 암기보다는 이해와 소통을 통한 배움 등 삶의 능동적 이해과정을 교육방법으로 선택한다. 특히 IB 교육의 평가는 학생이 작성한 에세이로 최종 인증을 받으며, 우리의 새로운 교육과정도 결국은 지식을 스스로 종합하여 적용해 내는 단계까지를 추구한다. 그러나 학생들이 스스로 배워가는 토론·탐구·소통은 일정 수준의 학력이 구비되어 있지 않으면 참여하기 어렵다. 암기·주입·반복·시험(확인)을 통한 기본지식의 재료가 어느 정도는 갖춰져 있어야 하고, 문해력 기반의 면밀한 독서력으로 다양한 경험세계가 보태져야 확산적 배움이 가능하다. 학력 의무교육의 가장 확실한 방안, ‘유급’ 이러한 교육적 상황을 해결할 방법은 기초 학교급인 초등학교의 학력 의무에 대한 교육력 강화에 있다. 기초와 출발의 성향이 강한 초등학교에서는 무엇보다도 학생주도의 배움을 위한 준비과정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기초학력보장은 당연히 법으로 지원해야 하겠지만, 미래교육을 위한 그 이상의 학력수준도 의무교육 범주에 넣어야 한다. 초등학교에서 이 과정이 소홀하거나 부족하면, 중학교 과정에서는 배움과 학습이 더 힘들게 되고, 그 이상의 과정은 말할 것도 없다. 현재 성취평가제도는 E 수준이 나오더라도 그대로 확정하고 이수 처리를 할 뿐, 저조한 평가결과에 대하여 조치를 하지 않고 진급시키고 만다. 이러한 실태 개선을 위한 초등교육의 관건은 학력 의무교육에 대한 인식을 토대로 학력보장에 대한 집중과 책임의식을 갖는 것이다. 강력한 보습 책무와 필요시 유급의 필연적 장치가 제도적으로 덧붙어야 한다. 유급이라는 단어에 대하여 불편한 심기를 드러낼 수 있겠지만, 극한의 효율로 사용하면 이것이 학력 의무교육을 병행하는 가장 확실한 방안이다. 지난 시대의 혁신교육은 미래교육 방법을 확산시켰지만, 이를 적용할 수 있는 원초적 여건인 기초학력 문제를 즐거운 학교로 포장하여 방치했던 아쉬움이 있다. 바탕 학력을 잡아주지 않은 채 자유로운 토론과 소통을 장려했지만, 속 빈 강정의 비난을 자초했다. 멋지게 뛰는 것이 중요하다고만 가르치고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걷기 교육을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어떤 아이들은 자유롭게 잘 뛰고 있는데, 나이를 먹어가도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별도의 보습교육 없이, 기죽지 말라고 토닥거리고 학력부진마저도 인권으로 막아서며 무조건 뛰어보라고 권장했던 아이러니가 있었다. 유급제도의 소멸은 얼핏 보면 어린 나이부터 공부 때문에 기가 죽거나 낙인찍히게 되는 것을 막아주는 훌륭한 변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아이들 인생 측면에서의 고려보다는 학부모의 불편한 심리에 따른 민감한 장치였을 가능성이 높다. 일정 수준의 학력을 보장받을 수 있는 초등교육의 시간을 흘려보내게 되면, 상급생이나 성인이 되었을 때 오히려 회복 불능의 진짜 낙인, 즉 낙오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더 크게 생각해야 한다. 학습의 더딤은 가능한 일이므로 그만큼 더 길게 지원받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유급 처방은 반드시 유급까지 나오지 않도록 하는 지대한 노력의 과정을 전제한다. 학교·학생·학부모가 함께 노력하는 과정이 없는 유급은 용납될 수 없다. 의무적 노력과 시간적 지원을 통해 기초학력의 4수준 보장, 성취평가 E 수준을 D와 C로 끌어올리는 학력보장을 이루어 내고자 하는 진정한 노력을 전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기간에만 맞춘 의무교육을 시행하고 있을 때 이미 외국의 많은 나라는 유급을 불사한 학력보장을 교사와 학부모의 정당한 의무로 시행하고 있었다. 한 인간의 온전한 인생을 보장하는 인권, 더디더라도 반드시 보장되는 학력과 기간이 병행되는 의무교육 실현의 기본권을 사회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교육을 통한 국력은 바로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문제점을 직시하고 그것을 순발력 있게 수정·보완해 간다면 궁극적으로 학생이 행복하고 미래인재 양성의 효용성으로 국가경쟁력도 확보될 것이다. ※ 외부 필자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년 연속 세수결손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축 등 재정이 어렵지만, 학교운영비를 비롯 교육복지예산은 차질 없이 지원할 것입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도 교육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 따뜻한 학교, 따뜻한 경북교육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내년에 도입되는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해서는 “이미 확정된 2025년은 예정대로 시행하는 것에 찬성하지만, 2026년부터는 운영 결과를 봐가며 적용 과목과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고 속도조절론을 폈다. 「학생인권법」 제정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말로 우려를 표명했고, 교원정년연장 논의에 대해서도 일장일단이 있다며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955년생인 임 교육감은 1978년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그해 3월 영덕군 달산중학교 교사로 교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학교현장에서 교사·교감·교장으로 20여 년, 경상북도교육청 등 교육행정기관에서 장학사·장학관·교육연수원장·교육정책국장으로 16여 년을 근무했다. 지난 2018년 6.13 전국지방동시선거에서 제17대 경북교육감으로 당선된 이후, 2022년 재선에 성공했다.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가 AI 디지털교과서(AIDT)입니다. 내년 3월 도입을 앞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데 교육감님은 어떤 입장인지 궁금합니다. “대전환 시기에 AIDT는 수업에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선도학교의 운영사례들을 보면 AI 코스웨어나 에듀테크 활용이 학생들의 성취감과 자기주도학습 능력 향상에 긍정적이고, 교사들은 목표도달도 등을 쉽게 알 수 있어 맞춤형 피드백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평가 등에 드는 시간이 줄어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교사들도 많고요. 문제는 이러한 수업이 가능한 디지털 인프라 구축인데, 우리 경북교육청은 초등학교 3학년 이상 1인 1기기 보급과 무선망 구축을 100% 완료한 상태입니다. 또 22개 교육지원청에 테크센터를 구축해 학교의 디지털기기 및 네트워크 장애에 대응하고, 150명의 디지털 인프라 전담인력을 확보해 학교현장을 밀착 지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2025학년도 수학·영어·정보 AIDT 현장 도입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여깁니다. 다만 2026학년도 적용 교과에 대해서는 2025학년도 3개 과목에 대해 2~3개월간 활용 상황을 봐 가며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2026년도 이후의 적용 과목은 적용 연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부의 세수결손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소가 예상됩니다. 교육청은 물론 일선 학교들도 재정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요. “2년 연속 세수결손이 발생한데다 AIDT 도입과 늘봄학교의 확대, 학교복합시설 구축 등 다양한 재정 수요가 증가해 부담이 더욱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 어느 때 보다 재정상황이 어렵지만 학교기본운영비와 무상급식비·수학여행비·교육급여와 같은 교육복지예산은 차질 없이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약 1,900억 원 규모의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을 투입할 생각이고요. 학생들에게 안정적이고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만큼은 반드시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학령인구 감소 등 지역소멸 위기가 심각합니다. 경북은 도-농 이음교실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과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도-농 이음교실은 작은 학교의 공간과 환경을 큰 학교와 함께하는 사업으로 전국에서 처음 시행돼 올해 현재 총 23개 학교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자연친화적 환경 속에서 대면수업을 받는 등 장점이 많아 작은 학교를 살릴 수 있는 우수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작은학교 자유학구제는 주소 이전 없이 농산어촌 학교로 전입이 가능하도록 선택권을 주는 제도로, 179개교에 총 585명의 학생이 유입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올해부터는 시(市) 지역 내 과밀 초등학교에서 동일지역 소규모 초등학교로 일방향 전입학이 가능하도록 확대하고, 유입학생이 5명 이상인 경우 예산을 추가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늘봄학교는 올해 2학기부터 도내 모든 초등학교에서 실시하고 늘봄지원실장 등 지원인력을 배치,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라면 누구나 만족하는 경북형 돌봄교실이 운영되도록 하겠습니다.”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학생인권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교육감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교권과 학생인권이 대립관계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두 가지 모두 당연히 보호해야 하는 것이며, 어느 한쪽을 강조한다고 해서 반대쪽이 위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학생인권조례가 제정 취지와는 달리 ‘학생으로서의 내 권리’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교권붕괴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그런 가운데 ‘서울 서이초 사건’이 일어나면서 갈등이 점화된 것이죠. 이후 충남도의회와 서울시의회가 관련 조례를 폐지했고요. 그러자 야당이 「학생인권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학생인권법」은 학생인권조례의 한계를 극복하고 학생인권이 보편적 인권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방점을 둔 것이죠. 그러나 제 생각은 ‘학교’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시·도교육청 및 학교 여건에 따라 조례 또는 학교규칙 등으로 학생인권을 실현해 나가는 것이 보다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 여깁니다. 이미 「헌법」,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등이 상위법으로 제정되어 있으므로 별도 법률로 제정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교사 친화적 경북 교권보호 … 교사들 악성민원 고통서 해방 교사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교권보호는 여전히 미완의 과제인 것 같습니다. 교육감께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요. “경북의 교권보호는 다양하고 촘촘하면서 교사 친화적이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먼저 교권보호에 대한 선생님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구미에 위치한 경북교육청연수원으로 교육활동보호센터를 이전 개소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초·중등센터장·교권전담장학사·변호사·주무관·전문상담사가 상시 근무하면서 교권침해상담, 법률상담 및 심리상담을 합니다. 또 긴급지원단과 법률지원단을 꾸려 자문 및 방문상담을 진행하고요. 교사들이 힘들어하는 민원응대는 각급학교에 민원대응팀을 구성하여 학교장 책임 하에 민원대응하도록 하고, 이를 넘어설 때는 교육지원청 통합민원팀이 이관받아 민원을 처리합니다. 피해교원 지원방안으로는 교원안심공제제도가 있습니다. 기간제교사 등 경북의 모든 교원이 가입되어 있는데, ▲배상책임 지원(최대 2억 원) ▲소송비용 지원(심급별 660만 원) ▲재산상 피해비용 지원(100만 원) ▲상해 치료비 지원(200만 원) 등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심리 소진 교원에 대해서는 전문상담사 상담을 통해 치료비용을 최대 100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고요. 또 녹음전화기 설치 및 민원상담실 구축 등으로 교원들이 조금 더 안전한 환경에서 민원응대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외에 교원안심번호서비스를 통해 선생님들께서 원하지 않는 시간대에 모르는 번호로 오는 전화는 받을 필요가 없게 됐습니다.” 경북교육의 수장으로서 학교구성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학생·학부모·교원들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는지요. “어느 초등학교를 방문했을 때 학생이 “학교가 더 따뜻해졌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이 한마디는 제게 큰 울림을 주었어요. 모든 학생이 따뜻하고 행복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경북교육을 만들어 가야겠다는 다짐을 다시금 하게 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현장소통토론회 등을 통해 각 교육지원청과 직속기관의 주요 업무를 보고받으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업무보고를 넘어 대화와 의견 교환을 통해 어떻게 하면 좀 더 학교현장을 지원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죠. 또 젊은 교사들과 함께하는 교육(공)감 톡이란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경북교육 정책 100+ 토론회도 중요한 소통창구입니다. 매년 학생·교직원·학부모·지역 주민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북교육의 정책방향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펼치고 있습니다. SNS 소통도 활발해 ‘맛쿨멋쿨TV’를 통해 주요 행사를 생중계하고, 페이스북·인스타그램·카카오톡 제보 채널 등 다양한 경로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특히 실시간으로 의견을 교환하며 경북교육 현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최근 정부와 사회 일각에서 정년연장 논의가 일고 있습니다. 현재 62세인 초·중등 교원의 정년을 더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해외의 교원정년은 국가별로 다르지만, 대체로 60세에서 65세 사이입니다. 미국·영국·독일 등 다수 국가는 65세를 정년으로 하고 있습니다. 교원의 정년연장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합니다.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고령화사회에서 교원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할 수 있고, 교원의 사기 진작과 교육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교원정년연장은 신규교원 채용을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교원의 고령화로 교육현장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처럼 교원의 정년연장은 장점과 단점을 지니고 있으며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이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교육적 측면을 중점으로 한 종합적인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문제입니다. 두레교사제 기초학력 부진학생 맞춤형 교육 경북교육청은 직업계고 해외 우수유학생 유치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유학생들이 잘 적응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배경에서 해외 유학생을 유치하게 됐는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상황과 함께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해외 유학생 유치는 대학에서 많이 이뤄졌지만, 고등학교는 우리 경북이 처음입니다. 올해 태국 등 4개 나라에서 48명이 8개교에 나눠 입학하였으며, 내년에는 동일한 나라에서 70명이 입학할 예정입니다. 해외에 있는 우수한 학생들을 고등학교부터 한국어와 기술·기능을 가르쳐 우리 사회의 일꾼으로 만들고 함께 살아가며 정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행한 제도인데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경북은 예로부터 학문을 숭상해 온 선비의 고장입니다. 학생들의 학력신장에도 관심이 많으실 거 같습니다. 경북교육청만의 특색 있는 학력신장과 교육격차 해소 대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 교육청은 기초학력보장 시행계획에 따라 체계적인 학력신장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먼저 두레교사제라는 것이 있는데요. 지난 2021년부터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한 제도입니다. 기초학력 부진학생 맞춤형교육을 담당하는 기초학력 전담교사 57명을 배치하였고, ‘1수업 2교사제’를 위해 147명의 협력교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학생들을 다중지원하기 위해 기초학력오름학교 136교, 두드림학교 364교, 선도학교 16교 등의 다지원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모든 교육지원청에 기초학력지원센터를 설치해 현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학습결손뿐만 아니라 심리·정서 및 사회성 결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도 지원합니다. 다문화학생 배움-채움프로그램, 탈북학생 맞춤형 멘토링,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 프로그램 등을 손꼽을 수 있습니다. 이외에 학생별 상황·특성에 따른 맞춤형 지원과 기초학력 전담교사 순회수업으로 읍·면·도서지역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학 머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조 볼러 지음, 고현석 번역,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368쪽, 1만 9,800원) 수학에 불안감이 있는 사람이 수학문제를 접하면 뇌에서 뱀이나 거미를 볼 때처럼 공포 중추가 활성화한다고 한다. 공포와 불안은 뇌 일부를 무력화해 학습능력을 떨어뜨리므로, 수학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마인드셋과 메타인지 이론을 활용해 수학에 대한 학생들의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오늘도 너를 응원해 (홍영주 지음, 미다스북스 펴냄, 264쪽, 1만 8,500원) 교직생활을 통해 말 한마디의 중요함을 체득한 중견교사가 동료와 아이들에게 전하는 응원 메시지. 하루 대부분을 학교에서 아이들과 지내며 깨달은 것은 ‘다정하고 따뜻한 말을 들려주어야만 서로 마음이 연결될 수 있다’라는 것. 진심 가득한 응원 사이사이로, 교직생활을 현명하게 풀어가는 데 필요한 실용적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문해력이 자라는 수업 (안녕어린이책연구소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펴냄, 292쪽, 1만 9,500원) 문해력 수업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았다. 책 읽기부터 퀴즈, 인터뷰, 그래픽 조직자, 클로바더빙 등 디지털 미디어 활용까지 다양한 수업을 소개한다. 사례별로 교사의 역할과 상황별로 팁을 꼼꼼히 안내해 실제 수업에서 참고할 수 있게 했다. 실제 수업에 활용한 활동지와 예시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낯선 수업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막막하지 않게 도와준다. ADHD 농경사회의 사냥꾼 (톰 하트만 지음, 백지선 번역, 또다른 우주 펴냄, 280쪽, 1만 8,800원) 서구권 아이 중 ADHD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비율이 10%에 달한다. 이렇게 사람이 가진 특성을 장애로 치부하는 게 맞을까. 저자는 ADHD 특성이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사냥꾼과 농부’로 바라본 관점을 최초로 제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최신 과학 성과를 반영해 ADHD와 ADHD가 아닌 사람들의 차이를 상세히 설명하고, 사냥꾼이 농부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훈련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중학생의 말 공부 (박미자 지음, 들녘 펴냄, 252쪽, 1만 7,000원) 중학생이 매일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며, 내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현실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수년간의 사례연구와 중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초고를 완성한 후, 10대 청소년과 부모님·선생님들의 피드백을 충실히 반영했다. 일상에서 관계를 좋게 하는 대화법, 사과할 때의 대화법, 거절할 때의 대화법 등 상황별 대화법이 들어있다. 내일도 지구가 안녕하면 좋겠어! (정다빈·권성환·이해인 지음, 맘에드림 펴냄, 320쪽, 1만 6,200원) 지구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공존을 추구하는 생태시민교육을 제안하며, 먹거리·옷·플라스틱·에너지·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의 5가지 주제를 다룬다.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생태시민으로서 꼭 알아야 할 진실을 마주하며 공감·책임감·연결고리·실천의 4가지 자세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해법을 생각할 것을 제안한다. 빨간내복야코 안 읽으면 완전 위험한 과학책 1: 일상이 위기 (박종은 지음, 이영아 그림, 위즈덤하우스 펴냄, 148쪽, 1만 5,000원) 113만 구독자를 가진 빨간내복야코의 초등과학 만화다. 장난기 가득한 야코와 호기심 넘치는 사동은 주변에 끊이지 않고 사건 사고를 일으킨다. 하지만 의외로 풍부한 과학상식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간다. 초등 3학년 1학기~6학년 2학기 과학교과와 연계해 다양한 지식을 기를 수 있게 구성했다. ‘야코의 응급처치’ 코너에서는 위기상황 대처방법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설명한다. 세상에서 제일 예의 바른 괴물 봉바르봉 (큐라이스 지음. 봉봉 번역, 미운오리새끼 펴냄, 40쪽, 1만 5,000원) 어느 날 도시 앞 바다에 거대한 괴물, 봉바르봉이 나타났다. 사람들은 혼란에 빠지지만, 놀라울 정도로 공손한 봉바르봉. 시장님을 만나자마자 배꼽인사를 하고, 선물로 참치를 건넨다. 건물에 부딪히지 않게 거대한 꼬리를 조심히 말아 들고 육지로 올라온 예의 바른 괴물 봉바르봉은 어떤 일을 경험하게 될까?
기후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응하며 생태계를 보호하고, 자연과 공존하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어가기 위해 학교에서의 환경교육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의 심각성이 증가함에 따라, 학생들에게 환경보호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교육하는 것은 미래 세대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학교는 단순히 학문을 가르치는 공간을 넘어, 지구의 건강을 지키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할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미래교육의 중요한 영역으로서 생태전환교육을 강조하며,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초등학교 환경교육의 바람직한 방향 생태전환교육은 개인의 생각과 행동 양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문화와 시스템 전반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생태감수성을 키우고, 환경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습득하도록 하고 있다.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의 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해야 한다는 목표도 2050년에서 2040년으로 낮췄으며, 최근에는 이미 1.5℃ 기온 상승에 도달한 상태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또한 해마다 홍수·폭염 등의 극단적인 기후현상이 늘어나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기후변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초등학교 환경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먼저 초등학교 환경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 본다. 첫째, 초등학교 환경교육은 생명존중과 생태감수성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 손수건 사용, 물병 갖고 다니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주 1회 채식하기 등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본적인 기후행동들을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작은 행동들이 모여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음을 학생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둘째, 환경교육은 어려운 용어나 과학적 원리에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기후변화 사례를 통해 기후변화에 어떻게 적응하고 대응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탐색하게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과 주산지의 북상과 같은 국내 사례는 기후변화가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민감성을 키워줄 수 있으며, 해외 사례는 기후위기가 전 지구적 문제임을 깨닫게 해준다. 다만 폭염이나 홍수 등의 기후변화 사례를 다룰 때는 초등학생들이 지나치게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며, 우리의 행동으로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실천의지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환경교육은 독서·토론·인공지능·예술·체육 등 다양한 교육과 연계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교사는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와 자신의 교육철학을 반영하여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창의적인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와 관련된 빅데이터를 찾아 경향성을 분석하고, 코딩을 통해 통계자료를 제작하여 토론에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분리배출을 도와주는 로봇 코딩 수업도 시도해 볼 수 있다. 유엔 사무총장은 인공지능이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달성하는 데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으며,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에서도 미래 기술의 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넷째, 학생들이 배우고 느낀 내용을 삶 속에서 실천하며 습관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실천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가정-지역사회와 연계한 교육이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가정·학교·마을은 삶의 터전이면서 세계 그 자체일 수 있다. 따라서 가정·학교·마을에서 실천 분위기와 문화를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을 통해 학생들이 지속 가능한 삶을 실천하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환경교육의 세 가지 수업사례 이제 초등학교 환경교육의 세 가지 수업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 첫 번째 수업사례 _ 마을 기후행동 전시회 프로젝트 수업 첫 번째 수업사례는 ‘마을 기후행동 전시회 프로젝트 수업’으로, 학생들이 배우고, 느끼고, 행하고, 나누고, 말하는 다섯 가지 생태전환교육 전략을 활용한 프로젝트 수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뜻이 맞는 다른 학교 교사와 협력하여 진행되었다. 교사들은 수업자료를 공유하고, Zoom을 활용한 합동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학습하는 과정을 거쳤다. 국어·과학·미술·사회교과와 창의적체험활동시간을 활용하여 총 7차시의 프로젝트 수업을 구성했다. 먼저 학생들은 기후변화에 대해 배우고, 현재 상황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자료조사와 토론을 통해 나누었다. 학생들은 각자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후행동을 찾아보고, 이를 실천하는 사진과 소감을 패들렛에 공유하며 서로의 노력을 격려했다. 이 프로젝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학생들은 지역사회와 함께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며, 구청에서 운영하는 마을도서관과 연계하여 기후행동 전시회를 기획했다. 두 학교의 학생들은 자신들이 조사하고 실천해 본 기후행동을 주제로 미술작품을 만들었고, 이 작품들은 도서관 로비에 3주간 전시되었다. 도서관을 찾는 많은 사람이 학생들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볼 수 있었으며, 학생들은 자신의 작품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기후행동에 대한 토의를 통해 관련 내용을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하여 더욱 널리 알리기로 했다. 구청 미디어홍보과와 교육지원청 유튜브 채널에 이 활동을 소개하며, 지역사회 전체에 기후행동의 중요성을 홍보했다. 학생들은 가족들과 주말이나 방과후에 도서관을 방문하여 자신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을 보며 큰 흥미와 즐거움, 그리고 보람을 느꼈다. 이 프로젝트의 전시 장소는 주민센터나 구청의 로비가 될 수도 있으며, 온라인 전시회로 패들렛에 작품을 올려 홍보할 수도 있다. 학교 간 협력이 어렵다면, 학년이 서로 다르더라도 같은 학교 내 여러 학급이 힘을 모아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다. 이처럼 생태전환교육은 다양한 형태로 실천할 수 있으며, 학생들은 이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고 실천의지를 다질 수 있다. ● 두 번째 수업사례 _ 물병 사용을 제안하는 ‘용기내 챌린지’ 일일 카페 운영 두 번째로 소개할 수업사례는 학생들에게 물병 사용을 제안하는 캠페인을 일일 카페 운영으로 실천해 본 수업이다. 이 수업에서는 먼저 학생들과 함께 일회용품 사용이 환경에 미치는 부담과 문제점을 조사하고, 다회용기 사용을 권장하는 ‘용기내 챌린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학생들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적절한 다회용기 사용, 기후행동으로 물병을 가지고 다니기’로 정했다. 첫 번째 활동으로 학생들은 다회용기를 가지고 마을 카페를 방문해 ‘용기내 챌린지’를 실천해 보았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을 주자면, 메뉴는 미리 두 가지 정도로 한정하는 것이 좋다. 학생들이 다양한 음료를 주문하면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업에서는 규정에 맞게 학생 간식비를 활용했다. 다음으로 학생들은 토론을 통해 다른 학생들에게 ‘용기내 챌린지’를 어떻게 경험시키고 홍보할지 논의했다. 그 결과 점심시간에 학교 운동장에서 우리 반이 직접 일일 카페를 열기로 결정했다. 먼저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료를 설문조사하고 이를 그래프로 만들어 상위 3순위의 음료를 구입했다. 홍보자료를 제작하여 전교에 알리고, 교직원들도 참여할 수 있음을 알렸다. 일일 카페 당일에는 다회용기를 가져온 학생들에게 음료를 제공하고, 기후행동 실천의지를 담은 한 문장 쓰기나 짧은 인터뷰 등을 함께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의 평가 결과, 300명이 넘는 학생과 교직원이 즐겁게 참여했다는 점, 더운 여름에 음료를 나누어주며 자연스럽게 기후행동 실천과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학생들은 이번 활동을 통해 더 나아가 2학기에는 마을주민들을 대상으로 학교 근처 놀이터에서 일일 카페를 운영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실천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기후행동의 중요성을 알리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 세 번째 수업사례 _ 학교 분리배출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세 번째로 소개할 수업사례는 학생들이 분리배출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학교시스템을 직접 만들어 보는 프로젝트이다. 이 수업에서는 먼저 분리배출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해 배웠다. 학생들은 쓰레기를 어떻게 나누어 버려야 하는지, 그리고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과 같은 법과 제도에 대해서도 탐색했다. 먼저 학생들은 학교 분리배출장을 찾아가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우리 학교는 플라스틱을 한 곳에 모두 버리고 있어 투명 페트병을 따로 모으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은 교장선생님께 분리배출장의 정비를 요청하는 글을 써서 전달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교직원회의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하여 투명 페트병을 따로 버리는 장소를 마련해 주셨다. 다음으로 학생들은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에 대해 더욱 깊이 탐구했다.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면, 따로 모은 투명 페트병이 분리배출장에서 다시 일반 플라스틱과 합쳐지거나 제대로 재활용되지 않는 경우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투명 페트병이 다시 투명 페트병으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여 쓰레기 발생 없이 자원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는 ‘보틀 투 보틀’에 대해서도 학습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따로 버린 투명 페트병이 제대로 자원순환될 수 있는 곳에 전달되기를 원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의 환경단체와 연계하여 제로웨이스트 대표를 수업에 초대했다. 학생들의 제안으로 주기적으로 업체가 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이 따로 모은 투명 페트병을 수거해 가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은 자원순환에 대해 배우고 실천하는 것을 넘어, 실제로 학교 내 시스템을 만들어보는 경험을 했다. 학생들은 분리배출의 중요성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세 가지 수업사례를 소개했다. 이들은 각각 마을 기후행동 전시회 프로젝트, 물병 쓰기 캠페인을 통한 일일 카페 운영, 그리고 학교 분리배출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다. 이 작은 아이디어들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선생님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학교 환경교육에 대한 제언 마지막으로 학교 환경교육에 대해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환경교육은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실천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몸소 느끼게 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환경문제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다. 둘째,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환경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의 자원과 전문가들을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역의 환경단체와 협력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환경캠페인을 조직할 수 있다. 이때 지역연계수업이 일회성에 그치거나, 프로젝트를 기획한 교사와 학생들의 요구와 다른 내용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셋째, 환경교육은 다양한 교과와 연계되어야 한다. 국어·과학·사회·예술 등 다양한 교과와 연계함으로써 학생들이 통합적으로 사고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은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고,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환경·지속가능발전 교육은 범교과교육의 한 주제로서 다양한 교과와 연계하여 교육할 것이 강조되고 있다. 학교공동체의 요구와 의지가 있다면 학교자율시간을 활용하여 환경교육을 위한 활동이나 교과를 개발하여 운영할 수도 있다. 넷째, 지속적인 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 단발성 프로젝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환경교육을 진행하고 학생들의 실천을 격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들은 꾸준히 환경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교육과정 재구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직접 교사가 본을 보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처음부터 너무 많은 것들을 해보고자 하기보다는 차근차근 하나씩 학생들과 함께 문화의 전환에 도전해 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에 알맞게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주체적인 환경보호 활동을 장려해야 한다. 이는 학생들의 자신감과 책임감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때 교사는 수업의 방향과 학생들의 탐구가 유의미하게 전개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이 글이 많은 선생님에게 영감을 주고, 더욱 풍부하고 효과적인 환경교육을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학교에서의 환경교육이 미래 세대에게 중요한 자양분이 되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한 사람을 옛날에는 무엇이라고 했을까요? 두 글자인데….” “학자요.”, “대감이요.”, “선비요.”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대답한다. “맞아요. 선비라고 했어요. 오늘 어린이 여러분을 보니까 자세도 반듯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마치 예전의 선비를 보는 것 같네요. 그럼, 이제부터 선비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행동하고 무엇을 실천했는지 알아볼까요?” 구전동화로 전하는 지행합일 교육 지난 11월, 서울한산초등학교. 오늘은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이하 수련원)의 선비체험교실이 열리는 날. 선비정신 체험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진 ‘어린이 선비’라는 선비정신 교재를 중심으로 지혜공부·정심공부·실습체험으로 진행된다. 이날 2학년 2반 교실에선 서울 강서양천교육장을 지낸 심금순 전 교장이 지도위원으로 나서 어린 학생들에게 선비정신을 주제로 수업을 한다. 심 지도위원이 가장 강조한 대목은 ‘배움의 실천’. 열심히 학문을 익히고, 무술을 연마하며, 예술을 사랑했던 선비들의 생활상과 그들이 엄격하게 지켰던 예절들을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비들이 존경받았던 것은 배운 것을 잊지 않고 실천에 옮겼기 때문이라며, 구전동화를 곁들여 학생들에게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의미를 심어줬다. 수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자유분방하던 교실분위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반듯해져 갔다. 수업이 끝날 무렵, “어쩜 이렇게 의젓할 수가 있죠. 어린이 여러분 정말 대단해요. 이제 진짜 선비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한가지, 예전 선비들은 부모님께 효도하고 선생님을 존경하고 친구에겐 욕도 안 했는데, 여러분도 이제 그렇게 할 수 있죠?” 20여 명의 학생들 입에서 “네~~”라는 합창이 터져 나왔다. 배려의 마음을 깨닫도록 하는 정심투호 비슷한 시각, 2학년 1반 교실. 서울시교육청 장학관을 지낸 류덕엽 전 서울양진초등학교 교장의 지도 아래 학생들의 투호놀이가 한창이다. 류 전 교장은 정년퇴임 이후 선비문화수련원에서 지도위원 교육을 받고, 작년부터 일선학교에서 선비체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선비교육과 투호놀이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겠지만, 조선시대 선비들이 흐트러진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집중하는 데는 이만한 것이 없다고 한다. 퇴계 이황 선생도 제자들에게 소위 정심투호라고 불리는 투호놀이를 권유했을 정도다. 그러고 보니 학생들이 화살 쥐는 방법부터 자세까지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마구잡이로 던지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서서 호흡을 가다듬은 뒤, 화살의 가운데 부분을 쥐고 통 안으로 명중시키는 것이다. 류 전 교장은 여기서 한가지 규칙을 학생들에게 제시했다. 투호를 하는 동안 방해되지 않도록 학생들에게 조용히 지켜보게 했다. 단순한 분위기 조성이 아니라 이를 통해 배려하는 마음을 깨닫도록 하려는 것이다. 실제 류 전 교장은 정심투호 수업을 하는 동안 배려심을 가장 많이 강조했다. “파리 올림픽에서 신유빈 선수가 최고의 선수로 칭찬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세요? 메달 색깔보다 바로 상대 선수에 대한 배려심 때문이에요.” 칠판 모니터에 신 선수의 얼굴이 나오자, 학생들 눈이 번쩍 뜨였다. “공부 잘하고 똑똑하고 문제 잘 풀어 100점 맞는 사람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배려심·정직함·인내심이에요.” 학생들 눈높이에 맞춘 예시를 들어서일까. 류 전 교장의 한마디 한마디가 귀에 쏙쏙 들어박히는 듯했다. 선비체험교실은 예의범절을 가르치는데도 소홀하지 않는다. ‘바르게 인사하는 어린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큰절하는 법, 평절하는 법 등을 가르친다. 전직 교장 출신 정명숙 지도위원은 “처음엔 어색해하지만 금방 우리 전통 인사법에 흥미를 느끼고 잘 따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학생들에게 절을 해 보라고 하면 대부분 남자 절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마 아빠가 절하는 모습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기 때문인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체험을 통해 여자의 큰절(숙배)하는 법을 익힌 학생들이 집에 가서 엄마한테 가르쳐 주겠다고 말할 때 보람을 느낀다”라고 했다. 서울교육을 선도하는 한산초등학교 선비체험교실 수업이 진행된 이후 달라진 학생들의 모습에 만족해하는 학교들이 많다. 앞서 진행된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평소 말썽만 부리던 아이들이 체험교육 이후 확 달라진 모습에 담임교사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주변 교장들로부터 교육효과가 좋다는 말을 듣고 시작했다는 한산초 라민호 교장은 “예절교육 등 다양한 체험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마음을 모아 집중해서 배우는 즐거운 인성교육시간이 됐다”며 만족해 했다. 그는 특히 “요즘 학생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공동체의식을 심어주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라며 “학교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아 가능하면 매년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990년 설립된 한산초는 개정 교육과정 연구학교, AI 정보교육 중심학교, 지역연계 중점학교 등으로 지정되면서 서울교육을 선도하고 있다. 이 학교는 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교원·학부모·지역사회의 관심이 매우 높고, 각종 교육사업 추진에 적극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또 새로운 교육과정에 대한 교원의 관심과 미래교육을 위한 교원역량이 뛰어나다. 지역청 교육과정·수업·평가 혁신지원단, AI 에듀테크 선도교원, 교실혁명 선도교원 운영에서처럼 전문성 계발에 힘쓰는 교사들이 많다는 사실은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학생들의 장래 희망 직업에 있어 올해도 교사·운동선수·의사·크리에이터의 인기는 여전했다. 고교 졸업 후 진로계획에서는 대학 진학이 감소하고 취업 비율이 상승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직능연)이 4일 발표한 ‘2024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교육부와 직능연은 진로교육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2007년부터 매년 전반적인 학교급별 진로교육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2024년 학생 희망 직업 조사 결과 1~3위 희망직업은 교사·운동선수·의사‧크리에이터 등으로 지난해와 순위가 유사했다. 특히 교사의 인기는 올해도 최상위권이다. 초등학생에게만 응답 비율이 전년 대비 한 단계 하락한 4위였을 뿐 중·고교의 경우 10년째 1위다. 학교급별 1~3위는 초등학교가 운동선수·의사·크리에이터, 중학교가 교사·운동선수·의사, 고교가 교사·간호사·군인이다. 고교에서 군인과 경찰 등의 인기 상승이 눈에 띈다. 군인은 지난해 11위에서 올해 3위로, 경찰관·수사관은 6위에서 4위로 올랐다. 다만 모든 학교급에서 1·2순위를 제외한 응답 비율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교육부와 직능연은 직업세계 변화와 다변화된 가치관에 따라 학생들의 희망 직업 또한 분산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고교 졸업 후 진로계획에 대해서는 대학 진학이 77.3%에서 66.4%로 감소하고, 취업 희망 비율이 7.0%에서 13.3%로 상승했다. 고교생의 졸업 후 창업 희망 비율은 꾸준히 상승 추세였으나 올해는 전년 5.2% 대비 소폭 감소한 3.3%다. 2022년에는 2.9%였다. 진로를 합리적인 방식으로 결정하고 효과적으로 준비·관리할 수 있는 진로개발역량의 경우 창업가정신 함양 및 창업체험교육에 참여한 학생이 미참여 학생보다 더 높았다. 학교 진로활동 만족도는 중·고교에서 증가했으나 초등학교에서 소폭 하락했다. 학교 진로활동별 만족도 1위로 초·중학생은 진로체험(초 4.21점, 중 3.91점)을, 고교생은 진로동아리(고 3.83점)를 꼽았다. 학부모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진로교육은 학교급별로 달랐다. 초등학생은 진로체험 활동(4.44점), 중학생은 ‘학생 진로심리검사 제공(4.36점)’, 고등학생은 ‘학생 진로‧진학 등에 관한 상담(4.36점)’이 각각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국가통계포털(https://www.kosis.kr) 및 진로정보망 누리집(https://www.career.go.kr)에 제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