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037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인생은 하나의 기나긴 여정이다. 날이 갈수록 더 긴 여정으로 변해가고 있다. 긴 세월 속에 일정한 공간을 점유하면서 느끼고 만나고 배우며 여행하는 여행자이다. 만약 우리가 여행을 간다고 가정해 보자. 먼저 어디를 갈 것인지 목적지를 정해야 할 것이다. 부산에 갈 것인지, 제주도에 갈 것인지, 가고자 하는 곳을 명확히 해야 한다. 부산에 가기로 목적지를 정했다면 다음 할 일들은 더욱 구체적이고 분명해진다. 비행기를 타고 갈 건지, 버스를 타고 갈 건지, 교통편을 정하고 다음에는 목적지에서 무엇을 할지 스케줄을 짜고, 비용은 얼마나 필요한지, 숙박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등의 계획을 세우게 될 것이다. 그래야만 정해진 기간에 편안하고 보람찬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목적지도 정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여행길에 올랐다고 가정해보자. 그 여행은 어떨까? 분명 고생만 실컷하고 짜증나는 여행이 될 것이 뻔하다. 이렇듯 여행 한 번 하는 것에도 목적지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비지니스맨이 치열한 영업전쟁터 속에 있으면서 하물며 목표도 정하지 않은 채 살아간다는 것은 시작부터 지는 싸움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는데도 겉돌고 방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목표 없이 이리저리 휘둘려 사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가하면 한시간 한시간 목표를 정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 교사의 삶이다. 그런데 목표도 없는 수업을 하면서 한시간의 여행을 즐길수 있을 것인가? 아이들에게는 공부를 강조하면서 스스로를 닦는 공부를 게을리 한다면 아이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인생살이 하루하루가 여행이듯이 교육하는 사람들도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급에 다르지만 정말로 많은사람을 만나면서 여행한다. 여행중에 자기를 잘 따라주는 소위 자기에게 편하게 해주는 여행 동행자가 있는가 하면, 자기의 삶을 불편하게 하면서 인상을 쓰는 사람도 가끔 나타난다. 그렇다고 우리가 지금 떠나야 하는 여행은 자기만 편하게 하는 사람과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더욱더 신경이 쓰이는 것은 '우리를 힘들게 하는 자들과 함께 떠나야 한다.'라고 특별한 면허증을 발급받은 것이다. 그런데도 이 사실을 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누구에게나 이 면허증은 주어지지 않는다.일정한 시간 그길을 택하여 가겠다고 결정한대단한 사람들에게만 주어진 것이다. 그런데도 그 가치를 과소평가 하면서 냉소적으로 세상을 보니 아이들도, 세상도 그를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새로운 법령에 의해 수석교사가 됐다. 자격이 변하면서 근무 형태도 달라졌다. 수업도 하지만, 다른 선생님들의 수업 지원 활동을 한다. 그러다보니 내 뜻과 상관없이 남 앞에 나서야 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번에도 경기도 국어과 신규 선생님들에게 강의를 했다. 그런데 그때마다 수업 전문가라고 소개를 한다. 실제로 수석교사를 선발할 때 이 역량을 검증하기도 했으니, 합당한 이름처럼 보인다. 그러나 수업 전문가라는 면류관을 덥석 쓰기에는 부담이 간다. 수업 전문가라는 표현에는 수업을 잘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는데, 내가 수업을 잘한다고 말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읽은 책 중에 ‘아웃라이어(Outliers, 말콤 글래드웰)’가 있다. 여기에 ‘일만 시간의 법칙’이 나온다. 이는 신경과학자인 다니엘 레비틴(Daniel Levitin)의 말이다. 그에 의하면 세계 수준의 전문가, 마스터가 되려면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시간은 하루 3시간씩 일주일에 약 20시간 일 년에 약 1,000시간을 투자하고, 그렇게 10년을 보내면 되는 시간이다. 이렇게 하면 누구나 아웃라이어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수업을 하루에 3시간씩 20년 넘게 했다. 1만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2만 시간을 넘겼다. 평면 비교하기에는 어렵겠지만, 이 논리에 기대면 나는 전문가가 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아웃라이어가 아니다. 창피하다. 2만 시간이 넘었는데, 수업 전문가라는 말에 부끄러움을 느끼다니. 그렇게 열심히 수업을 해 왔는데도 고개를 못 들겠다. 이유가 무엇일까. 수업은 다른 직종처럼 반복적인 숙달이 기능을 향상시키지 않는다. 수업이 학생에게 단순히 지식이나 기능을 가르치는 것이라면 교사의 수업 능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향상될 것이다. 그야말로 눈을 감고도 할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한다. 그러나 수업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것은 아주 일부분이다. 수업의 큰 틀은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그 과정에 소통, 나눔, 기쁨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그 과정은 시간이 지나도 경험으로 숙련되지 않는다. 오직 정성을 다하고 끊임없이 노력할 수밖에 없다. 교직이 전문직이라고 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가르치는 일은 고도의 정신적 활동이기 때문이다. 더욱 교육은 미성숙한 인간을 대상으로 수행되는 과정으로 그 학생에게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오히려 미성숙한 인간을 교사의 숙련된 기술로 키우면 위험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교사의 행위 과정이 전문적이지 행위가 ‘숙련공’처럼 익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의미에서 교사를 반성적 실천가라고 한다. 교사의 반성적 사고와 반성적 실천은 바로 교사의 전문성 발달에 필수적 요소라는 것이다. 반성적 사고라는 개념은 듀이(Dewey)로부터 시작했다. 그는 사고의 전개 과정 자체를 되짚어보면서 깨달아가는 것이 문제 해결 과정에서 작동하는 가장 중요한 정신 능력이라고 했다. 내게 부족했던 것은 이것이 아닐까. 수업 상황은 복잡하기 그지없다. 학습 동기 유발부터 창의성을 기르는 전략이 필요하다. 수업 시간에는 지식을 분석하고, 창조해 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수업은 교사가 학생에게 지식을 밀어 넣어 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식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교사는 끊임없이 ‘수업은 올바르게 가고 있는가? 더 나은 선택은 없었는가?’와 같이 계속적으로 자신을 성찰해야 한다. 아이들에 대한 교사의 영향력이 큰 것도 교사가 반성적 사고를 해야 하는 이유다. 교사는 교실에서 절대적 존재다. 즉 교사는 자신의 여과되지 않은 사고와 지식이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 과정에서 교사의 영향은 반드시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것은 오직 교사 스스로 반성과 고뇌를 통해 확인된다. 교수 행위에 대한 반성적 사고는 반성적 실천으로 완성된다. 교사 위주의 강의식 수업을 반성하고, 교과 내용 지식의 부족 등에 대한 문제점을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 효과적인 발문 기술의 부족과 적절하지 못한 교수 언어 사용 등에 대해 반성하고 이를 개선, 실행하려는 반성적 실천을 보여주는 것이 교사의 전문가로서의 모습이다. 수업은 교사의 역량보다 학생의 성취 결과에 집중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수업 전문가’라는 피상적 이름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교사는 아웃라이러가 될 필요도 없다. 교사는 학생을 이해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수업도 다를 바가 없다. 학생들이 배움이 일어나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수업 준비를 하고, 수업 후에도 다시 반성을 하는 실천이 필요하다. 교사의 반성과 실천은 전문가가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문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시시포스(Sisyphos)가 바위를 힘들게 반복해서 끌어 올렸듯이, 교사의 수업에 대한 고찰도 영원히 등질 수 없는 운명 같은 것이다.
21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전남형 혁신학교인 무지개학교를 운영중인 초,중교장단 일행이 벤치마킹을 위해 타 지역의 혁신학교 방문으로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삼우초를 찾았다. 나영선 교장선생님은 우리 일행을 반가이 맞아 주시며 학교교육 현황을 설명하여 주셨다. 삼우초는 농촌에 위치하여 자연체험을 중심으로 인성과 학력의 조화를 위해 안정된 인성에 기반한 학습으로 줄기있는 질문이 있는 학습지도를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교사들의 노력으로 수업의 중심이 학생으로 옮겨간 학교로 변모하여 감으로, 이 학교에 자녀를 보내기 위하여 외지에서 이사를 오는 학부모의 증가로 인하여 지역 땅값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하였다. 무엇보다도 ‘모든 존재가 존엄하다.’는 인간철학을 바탕으로 교사의 지도방향은 사랑으로 행복에 이르도록 하는 교육을 실천하며, 작은 학교로 살아있는 학교를 지향하고 있음을 학교장의 학교소개에서 엿볼 수 있었다. 아직도 우리 교육은 공부 못한다는 이유 때문에 사랑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해 가슴 아파하는 현실을 보면서 삼우초와 같은 작은 학교들의 노력이 이 나라 교육의 희망으로 자리 잡기를 기원하여 본다. 다음은 삼우초가 꿈꾸는 학교상이다. 작은 학교 아름다운 작은 학교 농촌의 희망을 일구어가는 작은 학교 깨끗한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곱게 닦고 우리네 문화를 소중히 하는 상식이 통하는 학교 민주적인 학교 사랑과 웃음, 행복이 있는 학교 지혜롭고 자유롭게 성장하는 삼우가족들 우리가 꿈꾸는 삼우초등학교의 모습입니다.
“이제 교사도 힘들어서 못해 먹겠다.” “아이들이 무서워 선생 하겠냐?” 요즘 교사들 입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나 또한 가끔 이 말을 되뇔 때가 있지만. 수업시간 개념 없이 교권에 도전하는 아이들과 마찰을 피하고자 선생님은 참고 또 참는다. 아마도 그건, 아이들의 잘못에 일일이 대응하다 보면 수업진도가 늦어질 뿐만 아니라 아이들로부터 봉변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런 것인지 모른다. 그래서 아이들의 행동이 그다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는 선생님이 많다. 특히 여선생의 경우,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기 싫어 시간 내내 밖을 바라보며 수업을 하는 것이 오히려 속 편하다고 말하곤 한다. 점심 후, 오랜만에 교사 휴게실에 들렀다. 문을 열자, 식사를 마친 몇 명의 선생님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무더운 날씨 탓인지 선생님의 얼굴이 많이 지쳐 보였다. 잠깐의 휴식을 그 누구로부터 방해받고 싶지 않은 듯 지그시 눈을 감고 오수(午睡)를 청하는 선생님도 있었다. 잠시 뒤,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강 선생이 빵과 우유를 들고 휴게실로 들어왔다. 그런데 4교시 때 무슨 일이 있은 듯 표정이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았다. 조심스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그냥 눈치만 살폈다. 그러자 강 선생은 미안한 생각이 들었는지 화가 난 이유를 설명했다. “김 선생님, 요즘 아이들 정말이지 개념이 없는 거 같아요?” “아니, 무슨 일 때문에 그래? 괜한 일로 스트레스 받지 마. 건강 생각해야지.” 4교시 종소리가 난 뒤, 제 시간에 수업을 끝내주지 않은데 화가 난 한 남학생이 짜증내며 교실을 나가더라는 것이었다. 물론 다음 시간이 점심시간이라 어느 정도 이해는 되지만, 수업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자리를 박차고 나간 녀석의 행동에 강 선생은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고 하였다. 그렇다고 불러다 야단을 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하였다. 사실 수업을 하다 보면 때론 끝나는 시간을 맞추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럴 때마다 학생의 양해를 구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강 선생은 녀석의 행동에 너무 화가 나 점심까지 걸렀다며 분을 삼켰다. 항상 열정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기에 그 녀석의 행동이 강 선생에게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는지도 모른다. 이렇듯 아이들의 사소한 행동 하나가 가끔 교사의 마음을 아프게 할 때가 더러 있다. 특히 열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강 선생과 같은 초임교사들이 이와 같은 일로 의욕을 잃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일찌감치 교직에 환멸을 느껴 교사로서 사명감을 저버리지나 않을까 염려가 된다. 선배교사로서 이번 일을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빨리 잊을 것을 주문하고 난 뒤, 교무실로 향했다. 교무실은 며칠째 계속되는 무더위에 후덥지근하기까지 했다. 마의 5교시를 위해 조금이나마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자리로 갔다. 순간, 놀라운 일을 목격했다. 누군가가 갖다 놓은 아이스크림이 녹아 책상 위가 온통 물기로 젖어있는 것이 아닌가? 그 옆에는 물기에 잉크가 번져 글씨를 제대로 알아볼 수 없는 메모지 한 장이 놓여 있었다. 아이스크림의 출처를 알기 위해 조심스레 메모지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행여 메모지가 찢어질세라 조심스레 펼쳤다. 글씨가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았으나 무슨 내용인지 아는 데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선생님, 요즘 저희 때문에 속 많이 타시죠? 시원한 아이스크림 드시며 열 좀 식히세요. 그리고 선생님 곁에는 저희가 있잖아요. 선생님! 사랑해요. 선생님, 파이팅! 2학년 ○반 천사 일동” 그것은 다름 아닌 요즘 아이들 때문에 속상해하는 담임을 위해 아이들이 쓴 ‘응원의 메시지’였다. 이 메모를 쓴 아이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어딘가에 나를 응원하는 제자들이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비록 아이스크림은 녹아 먹지는 못했지만 내 마음은 아이스크림을 먹은 거 이상이었다. 그러고 보니, 3월부터 지금까지 일부 악동(惡童)들에게 신경 쓰느냐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게 눈길 한번 제대로 주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아이들은 묵묵히 학생으로서 본분을 지키며 불만 한번 토로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사실 어떤 때는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 야속하고 괘씸하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는데 이제 보니 아이들은 나의 속마음을 다 읽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최근 보도에 의하면, 교직에 환멸을 느껴 교단을 떠나는 선생님들이 많다고 한다. 교직 경력 20년이 넘은 나 또한 순간 힘들 때마다, 내심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나의 힘듦을 참지 못해 아이들 앞에서 짜증을 낸 적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내 눈치를 살폈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아무튼, 오늘 이 아이들은 내게 교직을 한 번 더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해 주었다. 그리고 힘들지만 교직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앞으로 생활하면서 이보다 더 힘든 일이 있을지라도 말없이 나를 응원해주고 있는 이 아이들을 생각하며 교단을 지켜갈 것을 다짐해 본다. “얘들아, 고맙다. 그리고 사랑한다.”
학교폭력 문제가 대두되면서 더욱더 중요시되는 것이 바로 '인성교육'이다.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교육과정이 수정, 보완되어 고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국어, 사회/도덕교과의 교육과정을 일부 수정하여 인성교육 요소를 강화하고, 예술, 체육교육을 통한 인성교육 방안도 제시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학교폭력의 예방을 위해서는 인성교육이 중요함을 재차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 볼때는 인성교육이 매우 중요하지만 교육과정에 인성교육 요소를 강화한다고 전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성교육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중요하긴 하지만 인성교육 강화의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할 중요한 요소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는 이야기이다. 그 중요한 요소는 다름아닌 학교환경의 개선이다. 즉 오래된 학교의 시설개선과 교내 환경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가정에서는 비데를 이용하는 시대임에도 학교에서는 아직도 오래된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학교들이 많다. 왜 화장실 이야기를 하는지 의아하겠지만, 2002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공중화장실 등의 정비를 통해 화장실 문화가 상당히 개선되었다. 그렇지만 학교 화장실은 아직도 개선되어야 할 곳들이 많이 있다. 조명이 어둡고, 청결하지 않은 화장실에서는 학생들의 폭력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깨끗한 타일로 잘 정리되고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화장실에서는 학생들이 폭력을 행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안된다는 인식을 좀더 높게 가질 수 있게 된다. 컴컴한 화장실, 타일에 여기저기 때까 묻어있는 화장실, 바닥이 더러운 화장실에서 학생들이 과연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인성교육의 기본은 보고 느끼면서 실천하는 것이다. 실제로 화장실이 잘 개선된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화장실에서 흡연을 하는 행위, 친구와 화장실에서 싸우는 일들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화장실개선과 함께 학교내의 으슥한 곳(건물 뒷쪽, 창고 뒤, 학교의 담과 건물이 이어지는 공간 등)을 조속히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 교내에서 흡연을 하거나, 폭력을 휘두를 수 있는 장소가 없도록 하자는 이야기이다. 일탈 행동을 할 장소가 없어진다면 학생들은 좀더 밝은 환경에서 생활을 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다. 보이지 않는 인성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학교내부의 조명을 현재보다 1.5배정도 밝게 하자는 것이다. 조명을 밝게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두운 환경보다 밝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의 인성이훨씬더 밝아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마다 있는 건물과 건물사이의 이동통로를 밝은 유리로 채광이 잘되도록 바꾸자는 것이다. 컴컴한 벽돌로 지어진 통로를 밝게 바꾼다면 학생들의 마음가짐 역시 밝은 상태로 변화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교사들 역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 시간에 수업에 들어가면 학생들의 주변정리, 책상정리 등을 하도록 한 후 수업을 진행하자는 것이다. 오후쯤 되면 교실 여기저기에 휴지나 쓰레기가 버려져있게 마련이다. 이런 것들을 깨끗이 정리하도록 하는 것도 학생들에게 매우 훌륭한 인성교육이 되는 것이다. 깨끗한 환경에서 수업을 듣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학생들의 마음가짐은 더이상 강조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환경개선을 위해서는 과감한 예산투입이 필요하다. 현재의 학교폭력예방대책은 단시간에 가시적인 효과를 얻기 위한 것들이 많다. 학생이 변하고, 교사가 변하고, 여기에 학교환경이 변한다면 학생들의 인성교육은 교육과정의 개정이상으로 잘 될것으로 본다. 기본에 충실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인성교육의 대안이 아닌가 싶다.
아침 나절 화단의 아파트 앞 화단의 잡초를 뽑았다. 말라가는 초롱꽃대를 잘라 정리를 하였다. 작년에는 수많은 초롱꽃이 초롱초롱 종소리를 내듯 아름답게 피어났었다. 진보라, 연보라, 흰색의 꽃초롱이 화단에 가득하여 참 아름다웠다. 그런데 올해는 꽃대가 훨씬 적다. 꽃밭의 안주인으로 화사한 자태를 한껏 뽐내듯 무리지어 피는 초롱꽃이 은퇴를 앞 둔 여배우의 모습이다. 올해 눈에 띄게 줄어든 초롱꽃 무리와는 다르게 늘어난 꽃무리를 보이는 것이 원추리이다. 몇 년 전 화왕산의 계곡에 핀 원추리 한 포기를 옮겨 두었더니, 해마다 노오란 꽃을 몇 송이씩 참하게 피웠다. 꽃 핀 자리마다 씨앗이 맺히더니, 어느새 원추리가 화단 여기저기에 많이 돋아나 있었다. 꽃밭의 주인 행세를 하던 초롱꽃이 자리를 내어주기 시작한 것이다. 그 자리에 원추리가 있다. 새로운 은막의 스타가 막 등장하듯 그렇게 무수한 꽃대를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며칠 후면 원추리꽃이 화사한 연회복차림으로 레드카펫에 등장하여 쏟아지는 플래시세례를 즐기는 신성이 될 것 같다. 생태계의 법칙은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 또한 살아남은 자가 또한 강한 자이다. 여릿여릿 보이는 작은 풀꽃 하나도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세운다. 꽃다지와 봄까지꽃과 광대나물들은 새봄이면 누구보다 먼저 손톱보다 작은 꽃을 피운다. 봄눈이 미처 녹기도 전에 살기등등하던 겨울이 기세를 꺾어 버릴 즈음이 되면 어느새 볕바른 양지에 노랗고 붉은 작은 꽃을 피우는 것이다. 키큰 떨기나무는 그 큰 덩치 때문에 봄을 준비하는 기간이 아무래도 길다. 하지만 몸 가볍고 부지런한 풀꽃들은 부지런함을 무기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스스로 더 강하게 진화하여 키 큰 나무들이 본격적으로 성장을 시작하기 전, 하얀 봄눈 사이로 눈을 녹이며 피어나는 노란 복수초의 처절한 아름다움은 우리들을 언제나 감동시킨다. 여름화단은 이제 원추리 세상이다. 그 옆 울타리에는 작년에 옮겨 심은 루드베키아도 피었다. 학교 화단에 있는 멕시코해바라기라 불리는 여름꽃을 심어 두었더니 올해는 제법 이글이글 정열적인 얼굴이 강렬한 인상을 준다. 북아메리카 원산의 루드베키아는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 영역을 넓히는 꽃이다. 올해는 원추리가 꽃밭의 주인 행세를 시작했지만, 내년에는 이 작은 화단의 패권을 루드베키아와 다툴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지금은 많은 것을 가진 젊고 튼튼한 젊은이이지만, 언젠가 나보다 더 젊고 능력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이 자리를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그 때 나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할까? 평소 타인의 아픔 따위를 무시하고 나의 기쁨을 향해 달린다면, 얼마나 슬픈 모습으로 퇴장을 하여야할까를 생각한다. 지금 내 곁의 소중한 사람과 눈을 맞추며 마음의 평화를 가진다면 그 때 나는 외롭지도 아프지도 않고 고요할 것이란 생각을 한다. 나는 자연의 한 귀퉁이이다.
6월 22일(금). 5교시. 전 학년 교실 문이 활짝 열린 날, 본교 연구부가 주관한 학부모 대상 공개수업이 있었다. 비록 참여도가 그다지 높지는 않았지만, 학부모는 자녀가 소속된 학급의 공개수업에 참여함으로써 오랜만에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5교시가 컴퓨터 실습시간인 우리 학급의 경우, 자녀와 함께 직접 실습을 해볼 기회를 가져 학부모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기도 하였다. 참관 이후, 학부모는 참관록에 선생님의 노고와 열정에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이와 같은 공개수업을 더 많이 갖게 되기를 희망했다. 아무튼, 이번 학부모 공개수업이 그간 가지고 있던 교사와 학생 나아가 학부모 간의 불편한 관계가 조금이나마 해소될 기회가 되었기를 기대해 본다.
세계경제뿐 아니라 국내경기가 그야말로 바닥을 치는데도 우리나라의 사교육 열풍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특히 사교육의 중심지인 강남, 목동을 비롯한 학원 밀집 지역을 주변 상권은 물론 아파트 가격까지 부추길 정도로 호황을 누린다. 최근 김희삼 KDI 연구위원이 '영어교육 투자의 형평성과 효율성' 보고서에서 "소득계층별 영어 사교육비에 큰 차이가 나고, 소득이 비슷해도 지역에 따라 영어 노출 정도가 많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영어 사교육 참여율은 월 소득 100만원 이하 가구에서는 20%에 머물렀지만, 500만원 이상 가구에서는 70%에 다다라 4배나 차이가 났다. 지역별 편차를 보면 강남 아이 10명 중 5명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영어 사교육을 시작했고, 초등학생의 약 90%는 늦어도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영어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非) 강남 아이 가운데 취학 전 영어 사교육을 받은 경우는 14%에 불과했고, 영어 사교육을 받은 경우에도 강남 아이들에 비해 시작 시기가 뒤처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사교육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교육의 혜택이 부모의 소득격차에 따라 달라진다는것이다. 이러한 수치는 2011년 통계청이 밝힌 자료로도 확인할 수 있다. 1인당 사교육 지출비 24만원, 사교육비 지출이 전국보다 높은 곳이 서울, 경기, 대구로 나타났다. 주로 대도시 중심의 학원 접근성이 높은 지역이 높은 지출액인 것이다. 문제는 저소득층의 자녀들이다. 부모의 소득 때문에 보다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없고 이를 대물림한다는 것이다. 물론 사교육이 공교육보다 질 높은 교육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학교 공부를 보안한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의미 있는 교육이다. 사실 사교육이 이렇게 번창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바로 선행학습의 효과일 것이다. 선행학습이란 교육학적 용어에 없는 용어로 학교 수업시간보다 먼저 진도를 나가는 것을 말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조기진도 학습으로 소수의 학생들에게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절대 다수의 학생들에게는 학습의욕을 떨어뜨리고 자칫하면 공부에 흥미를 잃게 되며 결국 학교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선행학습이 바로 공교육과 교실붕괴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요즘 학원에서 이루어지는 선행학습은 학교교육과정을 무시하고 심지어는 상급학교의 교과서를 다루고 있다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경우 중학교 1학년의 영어와 수학교과를 배우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한마디로 장차 특목고나 명문대학을 가려면 미리 상급학교 교과서를 배워야 한다는 일부 학부모와 학원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학부모들에게 사교육의 목적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선행 학습을 위해서(59.9%), 학교수업 보충을 위해서 (52.3%), 입시를 앞두고 불안해서(33.1%)라는 결과가 나타난 것을 보면 선행 학습이 당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교육이 이렇게 사교육에 휘말리는 데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벌주의와 대학서열화, 교육과정 체계와 입시제도의 문제, 이를 이용한 사교육기관의 과장된 선행학습의 필요 전략이다. 먼저 현행 경쟁적인 입시체제에선 남보다 앞서야 학생이나 학부모가 원하는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는 학부모들의 불안감과 강박관념이다. 사교육을 하지 않으면 우리 아이만 뒤처진다는 상대적 불안 심리도 한 몫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시교육기관의 과장된 홍보 전략이다. 교육수요자인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공교육만으로는 학생 성적을 믿을 수 없고 뭔가 불안하다는 생각이며, 또한 학원 강사가 학교 교사보다 잘 가르친다는 맹신도 문제다. 이러한 생각들은 학원의 홍보 전략과 잘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현행 교육과정이나 암기식의 시험방법이 바뀌지 않는 한 선행학습이 학교시험에서 단기기억을 통해 보다 높은 점수를 얻을 확률이 높으므로 사교육 선호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교육전문가에 의하면 선진국의 경우, 정해진 학습활동에서 다른 학생보다 빨리 이해한 영재들은 관련 도서를 읽히거나 실험 활동 등의 심화학습을 하게 하는데 비하여 우리나라 학원에서는 거의 대부분이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 물론 빨리 배워서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학생의 학습발달이나 심신발달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교육이라 학생 건강에 무리라는 것이다. 일선학교 교사들에 의하면 선행학습을 받는 학생은 수업 시간에 이미 다 배웠으니까 흥미를 잃고 다른 책을 읽거나 장난을 치는 학생 또는 낮잠을 자는 등으로 정상적인 학교 수업활동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선행학습이 교육적 효과가 없고 학생들에게 학습 부담만 증가한다는 것은 이미 교육선진국들의 연구결과에서 밝혀진 내용이다. 한 예로 우리나라 학생들은 OECD국가 중 가장 많은 시간을 공부하고 가장 적은 시간을 자는 비효율적인 공부를 하는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렇게 과도한 선행학습은 깊은 사고를 방해할 뿐 아니라 집중력을 떨어뜨리며, 학생 스스로 공부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다. 대부분의 선행학습은 단순한 문제풀이식이나 암기식 학습이다. 수학에서 비교적 단순 연산 문제 또는 유형화된 문제풀이에는 어느 정도 효과적일 수 있으나, 수능이나표준화된 시험에서는 한계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빠른 선행학습과 단순한 문제풀이식 선행학습으로 학생들의 공부에 대한 흥미도가 저하되고 있으며, 호기심 및 창의성을 사장시키고 있는 등 비효율적인 학습인 것이다. 선행학습형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서는 첫째, 입시제도 개선을 위한 현행 교육과정의 운영 및 평가방법의 개선이 필요하다. 국·영·수 중심의 학습에서 벗어나 전체 교과의 문제로 접근하여 문제에 대한 정확한 현실 진단이 필요하다. 또한 교육과정 운영에 방해가 되는 불필요한 각종 대회 및 인증제를 폐지하고, 지필평가에서 수행평가로 전환과 정기적인 평가를 수시평가로 전환해야 하며,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체험활동이나 봉사활동의 스펙 점수를 입시 반영에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자기주도적인 학습 방법을 교육해야 한다. 학원이나 과외에 의존하기 보다는 스스로 계획하고 혼자서 공부하고 실력을 다지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즉,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해야 하는 것이다.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학생의 학습능력은 스스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학생들의 공부방법도 교사로부터 일방적으로 ‘듣는 학습’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 공부가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학생 자기만의 공부 전략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계획-실행-평가’를 통해 자기의 공부 방법이나 습관을 평가하고 수정하여 최적의 학습방법을 선택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공부 전략은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르므로 교사나 부모가 선택해 줄 수 없는 것이다. 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가장 좋은 방법을 습관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습관화를 통해 학원의존도를 점차적으로 최소화하여 자신과의 싸워 인내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부모나 학습코치의 도움을 받는다면 보다 쉽게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넷째, 자신의 시간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이런 시간들을 얼마나 잘 계획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학습의 결과가 다르다.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자신에 맞는 학습방법으로 어떻게 인내하느냐가 관건이다. 다섯째, 학교공부에 대한 예습과 복습을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선행학습보다는 예습과 복습이 다음 학습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선행학습으로 학생들을 지치게 하고 공부에 흥미를 잃게 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학습과제에 성취감을 맛보고 호기심을 자극하여 스스로 찾아 공부할 수 있는 학습태도가 사교육을 줄이는 길이다.
정진후 통합진보당 의원이 25일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폐지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히는 등 전교조와 진보교육감,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까지 나서 26일 치러질 학업성취도 평가를 두고 연일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 대다수 교원들이 학업성취도 평가의 문제점은 개선돼야 하지만, 평가는 필요하다는 입장임에도 국가가 법률로 정한 시험을 교육감까지 거부하고 나서는 것은 교육현장의 혼란을 부추겨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1일 교총에서 열린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개선을 위한 TF회의에서도 이런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서울 S고 교장은 “학업성취도 평가 반대는 평가의 목적 자체가 다른 일반적인 평가와 혼동해 생긴 일”이라며 “국가가 예산을 투자해 학교·교원에게 교육을 맡겼다면 교육성과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는지 평가해 파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학업성취도 평가의 목적에 맞게 해석하고 활용하느냐 인데 일부 집단이 본질을 흐리는 데로 따라가고 있는 것이 진정한 문제”라고 질타했다. 서울 J중 교사도 “교육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시도교육청평가, 학교평가, 학교장평가 등 성과급에 반영하는 등 지나친 경쟁을 부추기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평가에 반영하기보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지원이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목적으로 활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기초학력 미달학생을 위한 지도나 프로그램을 제대로 운영하는 학교는 거의 없다”면서 “학업성취도평가를 ‘기초학력미달 제로’를 위해 실시하는 것이라면 학생 보충지도비 현실화, 보정교육 프로그램 등의 지원책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S초 교장은 일부 교육감의 모순된 발언을 언급했다. “교육감이 앞에서는 성취도평가를 반대하고 뒤에서는 학업성취도가 작년보다 올랐다며 올해는 더 올리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이 또한 인기에만 영합하는 직선 교육감의 병폐”라고 꼬집었다. 그는 “ 내가 가르치는 학생과 내 자식의 객관적 성취도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심리”라며 “말하지 않는 다수가 아닌 목소리 큰 자들이 대선을 앞두고 이슈 선점을 위한 정치적 공세에 학교와 교사, 학생이 휘둘리고 희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 일반화하기 어려운 해외사례를 전체인양 호도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주마다 천차만별인 미국은 전수평가를 하는 주가 더 많고, 영국은 공립학교의 85% 정도가 국가교육과정평가(NCA)를 실시하고 있으며 인구수가 한국의 10분의 1(500만 명)밖에 안 되는 핀란드의 경우를 우리나라에 적용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교총은 과다 경쟁을 유발하는 등 현장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시·도교육청평가와 학교평가의 지표 개선 등을 포함한 학업성취도평가 개선안을 18일 발표한 데 이어 TF 회의, 현장의견 수렴 등을 통해 학업성취도평가를 비롯한 각종 평가의 근본 목적, 평가방법 및 결과 활용 등의 대안을 마련, 7월초 교과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인터넷 포털 업체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함께 ‘우리동네 신나는 체험여행’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본격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우리동네 신나는 체험여행’은 올해부터 전국 학교에 전면 시행된 주5일 수업제의 실시에 따라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체험학습기관의 정보를 제공한다. 어플리케이션에는 현재 시교육청이 문화·예술·체육교육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자체 개발한 ‘문화예술 자원지도’와 포털 업체 다음의 발굴 자원을 이용한 700여개의 내실 있는 서울 시내 체험학습기관 정보가 올라와 있다. ‘지도보기’, ‘목록보기’, ‘통합검색’을 이용해 내 주변의 체험학습 기관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서울 시내 각 체험학습기관의 개요, 교통안내, 이용시간 등의 기본 정보는 물론이고 기관과의 전화‧홈페이지 연결기능도 담았다. 또 다음(www.daum.net)과 연동해 편리성을 높였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앱 개발로 체험학습기관 지속 발굴을 통해 교육기부문화를 확산하고 각종 체육관련 체험학습을 통해 체육활동을 확대할 수 있다”며 “학생들이 가족, 교사와 함께 주변의 체험학습기관을 편리하게 찾아가 참여할 수 있게 되는 등 주5일 수업제의 안정적인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주교총 오페라 스타 콘서트 ○…전주교총(회장 김선옥, 전북대 음악과 교수)은 17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오페라 스타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전북도청(도지사 김완주)과 전북교총(회장 이승우)의 후원으로 전북교총 회원을 위한 무료초청 음악회로 마련됐다. 김선옥 회장의 해설과 함께 하바네라, 투우사의 노래 등 유명곡들이 연주된 이날 공연에는 1000여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전주교총은 하반기에 교사와 학생, 연주가 등이 함께 공연하는 ‘스쿨 뮤지컬 콘서트’도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전북교총은 22일 시·군교총협의회를 개최해 교권 수호 등 조직 현안을 논의했다. 초등스포츠강사제도 발전 토론회 ○…한국체육정책학회(회장 유병열)와 전국초등학교스포츠강사연합회(회장 신동영)는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학교체육활성화를 위한 2008~2012 초등학교 스포츠강사 제도 3년 6개월 간 성과보고 및 발전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신동영 회장이 스포츠 강사제도 발전방안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으며 최범규 서울 잠현초 교사, 이종형 대구카톨릭대 교수, 임남훈 전국체육대학생연합회장, 주명현 교과부 학생건강안전과장,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장, 김형수 기획재정부 문화예산과장 등이 토론했다. 또 토론회에 앞서 전국초등학교스포츠강사연합회 회원들이 ‘초등학교 스포츠강사 처우개선을 위한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축사를 통해 “스포츠 강사는 단순히 체육활동을 소개하고 지도하는 사람이 아니라 교육적 책임감과 열정과 열의를 갖고 전진적 지도를 하는 사람”이라며 “하루빨리 스포츠강사 자격기준과 임용 등에 필요한 사항들이 명시되고 그에 따라 강사들에게 적절한 처우를 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주호 교과부 장관과 새누리당 서상기, 조원진, 류성걸 의원, 민주통합당 안민석 의원 등이 참석했다. 경북교총 초·중등교사회 회의 ○…경북교총(회장 유병훈)은 20일 ‘경북교총 교사회 직능조직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직능조직의 운영과 활성화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와 함께 경북교총 초등․중등교사회 회장을 선출했다. 초등교사회 회장으로는 이종욱 인평초 교사가, 중등교사회 회장으로는 전규봉 금호여고 교사가 뽑혔다. 선출된 교사회 회장은 경북교총 이사로 3년간 활동하게 된다. 유치원교원연합회 직무연수 개최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회장 전호숙)는 23일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제26회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 직무 연수’를 개최했다. 전국 국·공립유치원교원들에게 5세 누리과정의 성공적인 시행을 위한 교육 내용과 유아교육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개최된 이번 연수회는 강헌구 장안대 교수의 ‘꿈을 잉태하는 교사’ 강의와 이주호 교과부 장관의 ‘대한민국은 인재대국’ 특강, 전호숙 회장의 ‘성공적인 누리과정 전략’ 특강으로 진행됐다. 약 2800여명의 교원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안양옥 교총 회장 참석해 유아 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유치원 교원들을 격려했다. 제주교총 ‘감정코칭 교원연찬회’ ○…제주교총(회장 강경문)은 20일 제주학생문화원 대극장에서 ‘감정코칭의 핵심’을 주제로 교원연찬회를 개최했다.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의 강의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안양옥 교총 회장과 박재형 제주도교육청 정책기획실장과 교원 1000여명이 참석했다. 강경문 회장은 “오늘 강의를 통해 체득한 내용을 교육활동 현장에서 적극 적용해 학생과 교사, 학부모 간의 많은 관계 개선이 이루어졌으면 한다”며 “학교현장의 갈등과 어려움 해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폴리텍대학교수회 임원진 교총 방문 ○…한국폴리텍대학 전국교수협회의(총회장 김봉준) 임원진이 19일 한국교총을 방문해 안양옥 회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한국교총과 폴리텍대학교수회의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이번 간담회에서는 양 단체의 정책연대 방안이 논의됐다. 울산교총-위드여성병원 연수 ○…울산교총(회장 김종욱)은 18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위드여성병원(원장 천근수)과 함께 송정초 교직원 60명을 상대로 ‘아름다운 성’에 대한 연수를 실시했다. 울산교총은 앞으로도 계속해 위드 여성병원과 연계해 일선 학교의 교직원을 대상으로 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부끄러운 뉴욕 할렘 학교의 ‘한국식’ 성공 “우리 학교 학생들은 최고의 교사에게 배울 자격이 있다.” 세스 앤드류(사진·34) 데모크라시 프렙 스쿨 교장은 학교교육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이렇게 정의했다. 미국 뉴욕의 대표적 빈민가인 할렘가에 학교를 설립하고 한국식 교육을 도입해 유명세를 타고 있는 앤드류 교장이지만 그가 이야기하는 성공의 비결은 우리의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 왜냐고? 그가 한국교육의 장점을 접목했다는 한국교육의 장점인 ‘규율, 존경, 열정, 책임, 성숙’이라는 다섯 가지 가치를 정작 이 땅의 학교는 모두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선생님에 대한 존경’을 최고의 한국교육 장점이라고 꼽는다고 말하는 순간에는 얼굴이 화끈거리기조차 했다. 앤드류 교장은 10년 전 천안 동성중에서 원어민 교사로 재직할 당시 교육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가르치던 교사와 그런 교사를 믿고 존경하던 학부모와 학생들이 인상 깊어 미국으로 돌아가 그런 학교를 만들고자 노력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그를 소개한 대부분 언론들이 밝힌 ‘한국교육의 힘’이다. 그런데 그가 소개한 ‘교사 존중’을 위한 데모크라시 프렙 스쿨의 노력은 한국 학교의 모습과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했다. 앤드류 교장에 따르면, “한국은 위계질서와 격식을 요구하는 분위기지만, 우리 학교는 교사와 학생들이 친밀하다. 선생님에게 학생들이 물풍선을 던지는 행사도 있고, 교장인 나도 격의 없이 지내려고 이렇게 야구 모자를 쓰고 다닌다.”는 것이다. 이런 친밀함과 더불어 매주 학부모에게 학생 개개인의 교사에 대한 존경, 규율 준수 등 행동 보고서를 보내 확인시킨다고도 했다. 그럼 결국 보고서가 존경을 가져오게 한 것일까. 그는 고개를 저었다. “진짜 이유는 행동보고서라는 통제수단이 아니라 교사들의 헌신적 노력”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먼저 모든 교사들이 교재를 직접 제작한다. 성취도가 낮은 할렘가 학생들에게 일반 교과서가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준비한 교재가 그래도 충분치 못하다면 언제든 새로 교재를 만들 준비도 되어 있다. 평가도 엄격해 1년 단위로 재계약하고, 우수 교사는 연봉의 10%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그렇다고 성과주의에 따른 순위 경쟁을 시키는 것도 아니란다. 앤드류 교장은 ▲루브릭 평가 결과 ▲실제 수업활동 ▲생활지도 ▲동료교사와의 협력을 교사 평가의 기준이라고 밝혔다. 이 기준에 따라 각 분교의 교장은 매일 모든 교사의 수업을 단 몇 분이라도 참관해 평가하고, 그 결과를 3개월마다 교사들에게 알려 개선점을 찾도록 한다. 평가 결과가 일정 수준을 충족해도 점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 더 나아지기 위한 노력이 평가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빈민가 아이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교사에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더 나은 삶을 살고 사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고자 당장은 대학갈 생각이 없더라도 2곳 이상의 입학허가를 받지 못하면 졸업장을 주지 않는 그의 교육적 성과를 ‘한국교육의 힘’이라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교사가 앞장서 성취도평가 거부 집회를 열고, 학생이 교사 머리채를 잡는가 하면, 수업시간에 잠을 자도, 밖에 나가도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선생님을 예전처럼 때리기도 하고 이야기도 들어주는 선생님으로 되돌려 달라고 장관에게 호소하는 학생까지…. 그 뿐인가. 학부모와 학생이 교사를 고발하고, 심지어 학생들이 장관을 고소하는 지경에까지 이른 지금 한국교육엔 존경, 열정, 규율, 책임, 성숙 그 어느 것도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론이 아무리 호들갑을 떨어도 앤드류 교장 자신이 이 사실을 누구보다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것이 우리를 더욱 부끄럽게 한다. “아이들에게 존경을 강요하면 반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존경받는 것은 그냥 선생님이기 때문이 아니라 최고의 선생님이기 때문입니다. 실력도 뛰어날 뿐 아니라 학생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돌보며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을 아이들이 아는 것입니다. 한국의 교사 존경 가치관과 미국의 창의적 열정이 어우러진 우리 학교에서 할렘 아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는 우리 학교의 꿈이 다시 한국에도, 나아가 전 세계에 희망을 심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데모크라시 프렙 스쿨=세스 앤드류 교장이 2005년 미국 뉴욕 할렘가에 설립한 학교. 차터 스쿨로 현재는 7개 분교와 2000명의 학생이 있다. 학생들은 전부 흑인 또는 라틴계이며, 80%가 저소득층, 75%가 한 부모 가정 출신이다. 그러나 성취 수준은 뉴욕 시에서 1등이고, 2곳 이상의 대학 입학허가를 못 받으면 졸업하지 못한다. 교훈은 “열심히 공부하자, 대학에 가자, 세상을 변화시키자!”다. 한국어 교과가 필수이고 탈춤, 사물놀이 등 한국문화교육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설명=학생들이 교사를 존경하지만 격의 없는 친밀함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야구 모자를 쓰고 다니는 이유를 설명한 세스 앤드류 교장.
서울 서라벌고 시사경제 동아리 ‘ECON’의 학생들은 매주 토요일 오전 학교에 모여 대학에 진학한 선배들을 초청해 강의를 듣고, 초등 저학년 대상 ‘새싹 경제캠프’를 준비하는 등 동아리활동에 여념이 없다. 주5일수업제가 전면 실시된 이후 찾아온 변화다. 20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성 열린 ‘주5일제 사례로 본 학교현장의 실천과제’ 정책워크숍에서 ‘ECON’ 회장인 배경훈(고2) 학생은 “일주일에 한 시간 배정됐던 CA 시간만으로는 깊이 있는 의견 교류와 학습이 불가능한 측면이 있었는데, 토요일 오전으로 옮기니 준비시간이 넉넉해져서 좋다”고 밝혔다. 서라벌고는 도서관 건물에 동아리별로 방을 배정하고 토요일에도 개방하고 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동아리 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서울 청원고 과학 동아리 ‘미르’의 회장인 노준영(고2) 학생도 동아리 활동으로 얻은 것이 많다. 노 군은 “기획에서 진행, 평가까지 스스로 활동하면서 성격도 적극적으로 변하고, 의견 수렴과정을 통해 배려심과 리더십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개선할 점은 남았다는 것이 두 학생의 공통된 의견이다. 노 군은 “부모님들은 동아리 활동이 입시에 방해된다는 편견을 갖고 계신 경우가 많고, 체험프로그램이 다양한 초·중학교에 비해 고교의 경우 프로그램이 현저히 적어 활동이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7월 실시될 ‘새싹경제캠프’를 준비하고 있는 배 군은 복잡한 행정절차 때문에 일정을 두 달 가량 연기해야 했다. 배 군은 “직접 교육청과 협의하고, 학교 섭외도 해야 하는데 공문을 보내달라는 등 절차가 복잡해 학생 개인이 진행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털어놨다. ‘ECON’ 지도교사인 황경진 교사는 “지자체나 교육청 등 관련기관에서 토요프로그램 지원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갖고 역할을 분명히 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이번 워크숍을 바탕으로 내달 11일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제3차 미래교육공동체포럼’을 개최한다.
21세기 사회에서는 창의력과 인성을 고루 갖춘 인재를 원하고 있다. 그래서 대학은 입학전형을 다변화하고, 기업에서도 공감과 배려심을 갖춘 인재를 뽑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고등학교에서는 대학입학을 위해 성적을 중요시 한다. 그런데 성적 못지않게 인성교육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지만 아무리 인성교육을 대학입학에 반영한다 해도 수치로 표현할 수 없는 한계로 인해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달걀로 바위치기라도 그러다보니 인성교육은 마치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허황되게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자가 좋아하는 이야기 중 달걀로 바위치기가 있다. 쓸데없는 짓을 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오히려 달걀로 바위를 치면 안 친 바위와는 다르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인성교육에 대한 시도 그 자체가 중요하다. 작은 달걀의 힘으로 정말 바위에 변화를 줄 지 누가 알겠는가. 그렇다면 인성교육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옛날에는 신언서판이라 해서 글과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을 드러내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생각했다. 오늘날에도 말과 글 교육에서부터 인성교육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직접적으로 말과 글을 배우는 국어교과 시간은 언어를 통한 인성교육의 중요한 기회가 된다. 국어 시간을 통해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인성교육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시, 소설, 수필, 극 등 문학 작품을 입시교육의 대상이 아닌 정서를 순화하고 마음을 치유하는 문학치유의 도구로 볼 필요가 있다. 학생들에게 문학작품을 읽고 그 작품이 오늘을 살아가는 자신에게 어떤 의미일지 한 줄 혹은 100자 이내로 느낌을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 후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지면 상대방의 정서와 태도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훈련이 된다. 둘째, 자신의 생각을 바른 말과 글을 통해 표현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이를 위해 일기 쓰기와 같이 자신의 언어생활에 대한 메모를 하면서 언어생활을 반성해보고 고쳐나가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요즘에는 인터넷을 통해 너무 쉽게 말하고 그 말을 너무 쉽게 바꿀 수 있어 자신의 생각을 여과 없이 말하는 경우가 많다. 직접 종이에 자신의 생각을 써보고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말하고 글쓰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신중하게 말하는 태도가 길러질 것이다. 경청 통해 배려·공감 길러야 셋째,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는 훈련도 중요하다. 수업시간에 다른 친구의 발표 내용을 정리해보고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게 하는 수업은 듣기 수업의 기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많은 격려의 말을 해 줄 때보다 자신의 말을 잘 들어줄 때 큰 힘을 얻는다고 한다. 이와 같이 수업 시간에 다른 사람 말을 경청하는 태도를 지도하고 훈련시킨다면 배려와 공감의 인성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인성교육은 이미 예전부터 학교에서, 교과 속에서 그리고 생활 지도 속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던 우리나라에서 너무나도 당연한 인성에 대해 새로이 교육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가는 사실이 씁쓸하면서도 공교육을 하는 교사로서 무한책임의식을 느끼게 한다. 오늘도 수업시간에 교과를 통해 학생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어린 외아들을 둔 부부가 있었다. 어느 날 아들이 아버지와의 약속을 어기자 아버지는 아들에게 또 그러면 추운 다락방으로 보내겠다고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들이 다시 약속을 지키지 못하자 아버지는 결국 아들을 추운 다락방으로 올려 보냈다. 추운 겨울날, 부부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남편은 아내의 약한 마음을 헤아리고는 마음은 아프겠지만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는 다시 데려오면 안 된다고 조용히 말했다. 아내는 남편의 말이 옳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아들이 걱정돼 다락방 바닥에서 이불도 없이 웅크린 채 잠들어 있는 아들 옆에 말없이 조용히 누워 팔베개를 해주고 꼭 끌어안아 주었다. 원칙과 사랑의 이중주 필자는 이 이야기 속에 나오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행동을 보면서 많은 감명을 받았다. 즉 엄하게 원칙을 지키면서도 사랑을 베푸는 이중주의 아름다운 하모니와 그 속에 숨겨진 교육적 사랑의 방정식을 발견한 것이다. 그러면서 가정과 학교에서의 비뚤어진 교육방법에 대해 많은 생각과 반성을 하게 됐다. 오늘 우리의 가정과 학교에서 부모와 교사들이 자식과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식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 가정교육을 보면 많은 부모들이 엄격함을 상실한 채 자식들을 무원칙적·맹목적으로 사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이것이 무한한 자식 사랑인 것처럼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대체로 이런 부모들이 나중에 자식들로부터 버림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잘못된 자식사랑으로 인해 자식도 버리고, 부모 자신도 버림받게 되는 이중적 비극을 초래하기 쉽다. 이른바 상호공멸이다. 한편 학교교육의 경우도 대동소이하다. 성장기의 학생들은 항상 진리와 삶의 문제로 방황하며 고뇌한다. 교사는 이런 학생들을 지나쳐 버려서는 안 된다. 구도자적 자세로 그들과 함께하면서 동반자로서 고뇌할 때 교사와 학생의 삶 모두가 보장되며, 서로 일깨움을 주고받음으로써 진리의 공동생산이 가능해진다. 즉 동붕동행(同朋同行)의 자세, 이른바 상호공생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교육현장은 어떠한가? 교사와 학생이 상호불신하기도 하고, 학생이 교사를 경찰에 신고하기도 하고, 학생상호간에 폭력과 왕따가 난무하기도 하고, 때로는 많은 교사들이 열악한 현장근무 여건에 교육을 포기하기도 하는 그런 곳이다. 학교가 왜 이렇게 됐을까?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원칙을 지키는 엄격함과 언 가슴을 녹여주는 사랑 간의 조화 상실이다. 교육의 원형은 참된 가정에서 흔히 우리는 교육의 원형(原型)을 참된 가정에서 찾곤 한다. 다시 말해 학교교육에서 꼬인 문제의 해법을 가정교육의 방법들 중에서 찾기도 하는 것이다. 옛날에 우리 가정교육은 엄부자모(嚴父慈母)를 그 근간으로 했다. 옳음과 그름을 대표하는 아버지는 엄해야 하고, 배려와 사랑을 대표하는 어머니는 자애로워야 한다. 강함과 부드러움, 차가움과 따스함, 사랑과 정의 이 두 가지가 녹아 있는 곳이 가정이었다. 다시 말해 엄부와 자모의 절묘한 이중주가 온전한 가정을 이루고, 온전한 아이로 영글게 하는 원동력이 됐던 것이다. 위기에 빠진 우리의 공교육이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바로 이 교육방정식이 되살아나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엄한 교사를 질책하는 학부모들이 사라져야 하고, 학생의 실존적 삶에 동참하면서 사랑을 나눌 수 없는 교사들이 사라져야 한다. 아울러 맹목적으로 자식들을 사랑하는 부모들도 사라져야 하며, 원칙을 지키는 엄격함을 상실한 교사들도 사라져야 한다. 엄부와 자모의 이중주! 이것이 오늘날 우리의 교육문제를 푸는 하나의 교육방정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호국보훈의 달 유월의 하늘이 유난히 시려 보인다. 그것은 유월의 중심에 6·25전쟁이 서 있기 때문이다. 산 자나 죽은 자 할 것 없이 극심한 고통을 줬던 6·25전쟁이 발발한지 62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불행하게도 이 전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것 같다. 지금도 북한에서는 자신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굳게 다짐한 삼대세습의 독재자에 의해 전쟁 가능성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이 땅에서 6·25전쟁이 끝났다고 단언할 수 있는가? 얼마 전 판문점을 방문한 이 어린 독재자는 앞으로 있어야 할 전쟁에서는 휴전서명이 아니라 항복문서를 받고야 말 것이라는 글을 방명록에 남기면서 전쟁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 남한 해방은 민족해방을 위한 성스러운 전쟁이며, 어떤 역경이 있더라도 반드시 완수해야 할 역사적인 과업이라고 가르쳐 온 사상교육 덕분에 이제 순수한 주민들조차 대남전쟁은 생존을 위한 유일한 선택이자 출구라고 인식하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에서 6·25전쟁은 기억조차 희미해지고 있다. 북한은 전쟁을 벌이겠다고 하루가 멀게 대한민국을 협박하고 실제 무력도발로 국민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지만 일부 국민들은 이것을 전쟁이 아니라며 애써 태연해 하거나 ‘북한이 오죽했으면 저렇게 나올까’하는 동정론마저 펴기도 한다. 만약 미국이나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포격을 받았다면 북한에게 선전포고를 불사했을 것이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그것은 우리 모두의 무관심과 함께 6·25가 북침이었다는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고 이를 의도적으로 확산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북침설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6·25전쟁을 미국 제국주의 식민지인 남한을 해방시키기 위한 민족해방전쟁으로 미화하는가 하면, 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세계 67개국에서 달려 온 유엔군을 침략군으로 묘사한다. 특히 이들은 우리 민족의 혼이 담겨있는 태극기를 마다하고 생뚱맞은 한반도기를 내거는가 하면, 애국가를 부정하며 투쟁 성향의 이질적인 노래로 대신해 왔다. 그런 자들이 우리의 교단에도 서 왔고, 이제는 국회에서도 버젓이 이 나라의 국기와 국가를 부정하며 다닌다. 이들은 겉은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마음은 북한에 가 있기에 대한민국 정부를 전면 부정하는 대신 북한을 무조건 지지하는 사상적 편향의 극치를 보인다. 그래서 6·25의 폐허를 극복하고 세계 경제대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의 성공스토리는 애써 부정하면서도 모든 점에서 실패한 북한에 대해서는 민주통일세력과 평화세력으로 선동하고 있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하고 판단력이 부족한 어린 학생들에게 가해지는 이들의 왜곡된 정치사상교육은 미래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을 편향적이고 독선적이며 투쟁적인 인간으로 만들어 건전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역할수행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곧 교육의 위기이기도 하지만 국가 안보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 전쟁과 평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사람들은 평화를 외쳐대지만 정작 평화를 지키기 위한 대비에는 소홀히 한다. 진정한 평화는 부르짖는다고 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위협에 철저하게 대비할 때 보장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상대에 비해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우월하더라도 반드시 이기는 것만이 아니다. 숫자로 비교가 되지 않았던 장개석 군대는 모택동 군대에게 패했고, 미국은 베트남전에서 패했다. 이것은 압도적인 물리력이 곧 승리라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전은 국가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 애국심으로 뭉친 국민의 의지와 참여 없이는 그 어떤 전쟁도 이길 수 없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부터 출발한다. 교육이 국가백년대계의 근본이라는 사실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에서 입증되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처럼 대부분의 대한민국 교사는 국가번영의 중심에 서 있으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국가발전을 이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할 수 없다. 교사의 정치적 중립은 준수돼야만 하지만 그 말은 대한민국 헌법에서 정하는 국가의 가치와 정체성을 위협하는 불순한 정치사상에 대해서까지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침묵하거나 회피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정권과 무관하게 자유민주의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해도 장차 대한민국을 이끌 학생들에게 올바른 국가의식과 안보의식을 구비하게 하는 것은 그 어떤 지식을 전달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학교에서의 나라사랑 교육은 더욱 확대되고 생활화돼야 할 것이다.
사람은 하루하루 만남 속에 산다. 그리하여 명주실처럼 엮인 인연으로 존재한다. 그 숱한 만남에는 잊지 못할 만남도 있고 지우고 싶은 만남도 있다. 누구에겐들 없으랴만 살아오면서 뒤돌아보면 스승과의 아름다운 만남 그리고 친구나 제자와의 애틋한 만남 정도는 하나씩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잊을 수 없는 스승과의 만남이 있다. 당시 그 분은 중학교 국어를 가르쳤던 분인데 나에게 인간애의 따스함을 처음 느끼게 해 준 분이다. 아마 지금 내가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사랑 운운하는 것도 그 분을 조금 흉내 낸 것이라고 하면 과언일까. 그 선생님에 대한 기억은 궁핍한 70년대까지 올라간다. 눈깔사탕만 있어도 마냥 행복했던 시절, 머리는 기계로 빡빡 깎고 얼굴엔 버짐이 피던 그 시절. 선생님은 방과 후에 나를 교무실로 불렀다. 괘도를 만들고 계셨는데 나에게 작업을 도와달라고 하셨다. 기억에도 생생한 규중칠우쟁론기! 나는 꼼꼼히 일곱 가지 그림을 괘도에 그리고 색칠했다. 선생님의 일을 돕는다는 것만으로도 설렜고, 선택 받은 것만으로 기뻤다. 괘도 작업이 끝나자 선생님은 나에게 “시간이 늦었는데 자장면 먹지 않을래?”하며 자장면 두 그릇을 전화로 주문했다. 다른 선생님들이 모두 퇴근한 텅 빈 교무실. 선생님하고 단 둘이 자장면을 먹는다는 것, 생각만 해도 어렵고 송구스러웠다. 그럼에도 자장면을 먹는다는 생각에 그저 신났다. 생각만 해도 침부터 고이는 갈색 추억. 난 사실 당시에 자장면을 자주 먹지 못했다. 가난하고 궁핍했던 시절. 그런데 그 꿈같은 음식을 선생님과 함께 먹는다는 게 그저 행복하기만 했다. 아, 여태껏 나는 그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어 본 적이 없다. 그저 체면 불구하고 허겁지겁 먹었다. 요즘 말로 하면 폭풍 흡입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선생님은 내가 다 먹을 때가지 먹는 시늉만 하고 계시다가 “내가 별로 생각이 없어서 그런데, 이것 마저 먹을 수 있겠니?” 하시며 당신의 그릇을 내게 밀어줬다. 순진하게도 나는 선생님 몫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배고픈 시절, 내가 선생님으로부터 자장면 한 그릇을 먹었다고 감상에 젖어 말하는 게 아니다. 내가 먹은 것은 부모님의 눈물 같은 사랑이었고 그리움이었다. 아, 그 분은 그동안 도시락을 잘 싸오지 못한 나를 지켜보고 계셨고 괘도를 구실로 나에게 저녁을 먹였던 것이었음을! 세월이 지나 나는 그 분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멀리서 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분이 대학원에서 만난 교수님이다. 그러니까 벌써 십년 전 박사과정을 수강할 때, 그분은 나에게 완전주의자가 무엇인가 가르쳐 줬다. 당시 지방에서 서울로 통학해야 했던 나는 차를 갈아타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그것이 하필 그 교수님 첫 시간에 지각으로 이어질 줄 몰랐다. 한남동에서 허겁지겁 대학 건물로 뛰어가는데, 그날따라 그 거리가 왜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는지. 층계를 뛰어 복도에 들어섰을 때는 이미 5분이 늦은 시각, 복도엔 적막만 감돌았다. 벌써 강의가 시작 됐나 의아해 조심히 뒷문을 열었다. 그런데 평소엔 작게 들리던 그 ‘삐거덕’ 소리가 그날따라 어찌 그리 크게 들리던지. 강의실의 눈동자가 다 내게로 쏠렸다. 그리고 좌불안석의 나에게 교수님은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오늘 이 대학에 출강하기 위해 어제 한 번 강의실까지 다녀갔습니다. 우리 집에서 지하철까지 10분 거리, 지하철에서 한남동까지 35분, 다시 이곳 강의실까지 걸어서 15분, 딱 1시간 걸렸습니다. 그래서 나는 집에서 1시간 5분 전에 출발했고 정확한 시간에 도착해 강의를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은 나노의 시대입니다…….” 지금과 같은 첨단 시대에 시간의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설명한 뒤, 그 분은 “예(禮)와 악(樂)”에 대해 머리가 쭈뼛 서도록 기막힌 강의를 펼쳤다. 귀로 듣는 강의가 아니라 온몸의 세포질을 통해 울려오던 그 분 말씀! 완벽한 강의를 듣기 위해서는 듣는 이의 완벽한 준비도 필요함을 깨닫게 해준 경우였다. 사실 선생에게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한 마디로 ‘사랑’과 ‘실력’ 아닌가. 내 자식처럼 가슴으로 부딪는 사랑, 아픔을 보듬어주는 사랑 그게 필요한 것 아닌가. 나아가 구절양장에 서 있는 아이들에게 묵은 갈증을 해소해 주는 쾌도난마의 실력, 그런 것 아닌가. 서양란에 향기가 없듯, 요즈음 감동 없는 교육을 보면 아이들도 문제지만 선생도 문제다.
■ 기획시리즈-구자억의 중국의 민낯을 보라 1978년 12월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중국공산당 제11기 중앙위원회 제3회 전체회의(제11기3중전회) 석상에서 덩샤오핑(鄧小平)이 각본에 없던 연설을 한 것이다. 그는 연설을 통해 개혁개방과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새로운 발전모형을 역설했다. 계획경제의 특성에 완전히 갖혀있던 중국인들에게 새로운 신천지를 제시한 것이다. 이 새 모델로 중국은 유사이래 가장 성공적으로 경제발전을 이뤘다. 세계의 저명한 경제학자, 미래학자 등은 이런 발전에 경탄하면서 중국식 발전모형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중국 발전의 기저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탐색하기 시작했다. 이제 중국식 발전모형은 베이징 컨센서스(Beijing Consensus)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명사가 됐고, 학문적으로도 이에 대한 활발한 논쟁이 이뤄지고 있다. 베이징 컨센서스는 2004년 중국 칭화대학 겸임교수인 라모(Joshua Cooper Ramo)가 처음 제시한 것으로 투자지원, 인적교류 등을 통한 중국식 사회주의 발전모델의 대외활동을 의미한다. 미국이 중심이 된 워싱턴 컨센선스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베이징 컨센서스는 정부주도의 경제개혁과 타국의 주권존중 등을 기본으로 한다. 이 발전모델과 함께하는 것이 문화전파다. 중국은 전 세계를 향해 문화산업진흥계획을 추진하고, 공자의 유교사상 등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세계에 알리는 등 베이징 컨센서스의 전 세계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중국식 발전모형의 기본바탕에는 중국 근대시기의 중요한 철학인 중체서용(中體西用)이 자리 잡고 있다. 중체서용이란 ‘중학위체, 서학위용(中學爲體, 西學爲用)’으로서, 중학을 몸으로 삼고 서학을 용 즉 수단으로 삼아 국가를 발전시키자는 사상이다. 근대 중국이 열강의 침략 속에서 자강하기 위한 방법으로 당시 선각자들에 의해 제기된 것이다. 물론 ‘중서겸습(中西兼習)’ 주장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이는 작은 목소리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 중체서용은 따지고 보면 더 깊은 역사적 연원을 갖고 있다. 중국의 고대전통철학에는 체와 용이 있다. 당시의 체와 용은 한 쌍의 범주에 속하는 개념으로서 한 문화속의 체용이었다. 그러나 근대에 와서는 다른 문화와의 체용이 이뤄진 것이다. 중국의 실용주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중체서용을 놓고 보면 중국식 발전모형은 근대의 중체서용과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연계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베이징 컨센서스로 지칭되는 중국식 발전모형과 중체서용론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첫째, 중국식 발전모형이나 중체서용론에는 중국전통의 의식체계인 중화사상이 밑바탕에 깔려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두 사상 모두 중국문화나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철학이 기저에 있기 때문이다. 중체서용의 경우 중학우선의 가치이며, 베이징 컨센선스로 대변되는 중국식 발전모형도 서양의 것을 차용하되, 그 내부는 중국식으로 하자는 철학이 내재돼 있다. 중국은 몸이 되고 외국은 수단이 되는 것이다. 이런 사상은 결국 중국 중심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과거의 강대한 중국이 되살아나는 것이다. 둘째, 철학적 측면에서 기존제도의 유지를 전제로 하고 있다. 근대시기의 중체서용은 기존 봉건제도의 유지를 전제로 한 것이다. 중국식 발전모형도 기존의 공산체제의 유지를 전제로 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공자의 유교사상과 접목을 시도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볼 때 중체서용과 중국식 발전모형이 묘하게 닮아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중국의 전통철학이 현대에 살아 숨쉬는 것을 보며 중화사상으로 무장한 과거의 중국이 현대중국에 되살아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교원 처우를 개선하기로 한 교총과의 교섭 이행을 위한 첫발로 교감에 대한 실질적 보상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과중한 행정 업무와 교장공모제 도입 등으로 승진 스트레스까지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는 교감들의 사기진작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아직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와의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구체적 안이 공개되고 있지는 않지만 직급보조비 인상 등 실질적인 보상책이 고려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봉급 인상에 따른 예산 증액, 타 직렬과의 형평성 등 아직 풀어야할 과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이미 교총과 교과부가 처우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이룬 만큼 적극적 협조를 통해 관계부처를 설득해 나갈 방침이다. 교감 처우가 개선될 경우 형평성 확보 차원에서 교장 등 다른 보직도 일정 부분 처우가 상향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하석진 교총 정책지원국장은 "교장, 교감은 20~30년 동안 교육에 헌신하고 학교 전체를 아우르는 과중한 업무를 맡고 있음에도 승진에 4~10년 정도 걸리는 소령, 대위와 같은 직급보조비를 받고 있는 현실"이라며 "실질적 처우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정부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단체교섭에서 교총과 교과부는 교원처우 개선을 위해 교직수당, 교직수당가산금, 교장·교감 직급보조비 현실화, 영양교사·사서교사·전문상담교사 교직수당가산금 신설 등을 추진하고 상위자격(교장·원장, 교감·원감) 취득 시 승급할 수 있도록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