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용린 교육부장관은 시민단체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교사들이 깜짝 놀랄만한 발언을 했다. 과외를 줄이기 위해 교원보수를 현실화하는 방안으로 2004년까지 매년 5만원씩 올리겠다고 말한 것이다. 이 5만원은 호봉승급과 민간수준의 임금 인상분을 뺀 별도의 액수인데, 그럴 경우 본봉 기준으로 지급되는 상여금·가계지원비 등 각종 수당도 인상돼 매년 100만 원 이상의 월급을 더 받게 된다. 이런 신문보도에 전국의 많은 교사들은 반가워하면서도 한편으론 의아해 했을 것이다. 문 장관이 말부터 앞서는 `가벼운'처신으로 언론에서 여러 번 얻어터진 적이 있기 때문이다. 가령 얼마전의 `사교육비 지원방침' 발언을 예로 들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중앙일보(5월10일자 29면)는 문 장관의 교원봉급 매년 5만원 인상이 관계부처와 예산을 협의하지 않은 `나홀로 발표'임을 보도하고 있다. 교육부 스스로 확정안이 아니라고 해명서까지 낸 것을 보면 `없었던 일로 해주세요'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거니와 가뜩이나 사기가 떨어진 교사들을 교육부장관이 위무·격려해주진 못할 망정 이렇게 우롱해도 되는 건지 묻고싶다. 그러나 십분 이해하여 그것이 위무·격려차원에서 한 장관의 충정이라 해도
한국교총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4·13 총선에 교사들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교육부가 식언을 일삼는, 아직도 교사를 값싸게 부릴 수 있는 `아랫것'으로 대하는 작태라 하겠다. 지난해 교원예우규정이 입법 예고됐다. 여기서 한가지 분명하게 밝힐 조항이 있다. 즉 "교원과 관련 없는 행사에는 교원동원을 금지한다"가 그것이다. 그러니까 아무 데나 차출되어 교권이 침해당하는 일이 없도록 대통령령으로 보장한다는 규정인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관행처럼 총선 투개표에 교사를 동원한다면 교육부 스스로 예우규정의 허구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국회의원 총선거가 과연 교원과 관련 있는 행사인가. 그것이 국가 대사인긴 해도 당연히 교원과 관련 있는 행사는 아니다. 그런데 왜 다시 교사를 동원해 사역을 시키려는 것인가. 교육부는 선거 업무의 주무부천인 선관위와 행자부에 `교사동원 해당없음'이라는 의견을 분명히 밝혀 식언을 일삼는, 그리고 교권을 짓밟는데 앞장서는 교육부라는 비난을 면해야 한다. 결국 다시 교육부 장관이 바뀌긴 했지만 정년단축, 학교붕괴 가 가져온 교원의 사기저하와 교권추락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음을 직시해야 한다. 제발 교사들이 아이들 가르치는 일에만
12월부터 시행되는 ‘건강증진법개정시행규칙’에 따라 초중고교 및 대학의 학교 건물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된다. 미성년자는 물론이고 성인인 대학생과 교사도 흡연구역 이외의 교무실, 강의실, 연구실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된다. 교장은 금연구역을 따로 지정해야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최고 1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되며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된 교사는 경범죄 처벌을 받아야 한다. 보건복지부의 이런 법개정은 비흡연자들의 건강을 위한다는 점에서 일견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많은 학교가 흡연 공간을 따로 마련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복지부의 조치는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는 교사휴게실이 없다. 수 년 전부터 교원 복지를 위해 휴게실 설치되기 시작됐지만 아직 그 실적은 미미하다. 한마디로 흡연을 할 만한 적당한 장소가 없다는 것이다. 여유교실이 없을 때 금연-흡연구역을 어떻게 분리해야 하는 지, 그리고 과태료 처분을 받지 않으려고 교장이 사재로 특별실을 지어야 하는 지 복지부에 묻고 싶다. 최악의 경우 많은 교사들은 경범죄 처벌을 받지 않으려고 학생들이 오가는 운동장, 화장실 한쪽에서 ‘흡연쇼’를 벌이며 구경거리가 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