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전통적으로 학교는 교육을, 가정은 돌봄을 담당하며 아이의 성장을 지원해 왔다. 하지만 사회가 빠르게 발전하고 전문화·다양화되면서 가정에서 담당하던 돌봄을 국가나 지자체가 공적 책임을 가지고 보장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와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어 왔다. 1995년 김영삼 정부의 ‘5·31 교육개혁으로 방과후교실이 도입되었고, 2004년 교육부가 교육 양극화 해소 및 사교육비 경감, 저출산 및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유휴 교실 활용 등을 목적으로 초등돌봄교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교육부, 2020). 현재 교육부는 국정과제를 기반으로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위해 새롭게 늘봄학교를 추진하고 있다. ‘늘봄학교’는 정규수업 외에 안전한 학교 공간과 지역사회의 다양한 교육 자원을 연계하여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기 위해 제공하는 종합적 교육프로그램이다. 그렇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기본법」에 근거하여 교육을 담당하는 학교의 역할 변질을 우려하고 있다. 교육부의 늘봄학교 추진으로 교육에 더해 보육까지 담당하며, 정규교육과정에 전념해야 하는 시간과 노력을 침해당하고, 결국은 업무와 책임이 교원에게 전가되어
정말 맛있었다. 짙은 액체가 입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순간, 어떻게 이렇게 깊을 수가 있을까, 어떻게 이렇게 신선할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천카페에서 파는 120원짜리 커피 한 잔에도 감탄이 나온다. 에티오피아를 처음 찾은 건 몇 해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갈 때였다. 원래 홍콩과 요하네스버그를 거쳐 더반으로 가는 여정이었지만, 비행기가 연착하면서 항공편이 꼬여 갑자기 아디스아바바로 들어가게 됐다. 홍콩에서 아디스아바바까지 비행시간은 11시간이었다. 담요를 부탁했지만, 승무원은 담요가 없다며 대신 따뜻한 차를 마셔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녀가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홍차를 마시고 겨우 잠들었던 것 같다. 스리랑카 콜롬보 상공을 지날 때쯤 눈을 떴는데 창밖으로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창문은 복숭앗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인도양은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잘못 든 길’이 주는 행운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슬며시 좋아졌다. 더 좋은 건 비행기 환승시간이 넉넉했다는 것. 그래서 비록 공항에서지만 에티오피아 커피를 에티오피아에서 마실 수 있었다는 것. 커피는 기대보다 별로였지만, 여기
올 1학기부터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이 교사를 대신해 학교 안팎의 학교폭력 사안을 조사한다. 학생 선도와 학교폭력예방 활동을 맡고 있는 학교전담경찰관(SPO) 규모도 10%가량 늘어난다. SPO는 학교폭력 사안 조사를 돕는 수준까지 업무가 확대된다. SPO와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은 학교폭력예방과 교사 업무부담 경감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새교육은 서울강서경찰서 소속 SPO 정용근 팀장(사진 오른쪽)과 조대진 반장(사진 왼쪽)을 만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서경찰서, SPO 1명이 학생 1만여 명 담당 정용근 팀장은 경찰 경력 32년 베테랑 형사. SPO를 9년째 맡고 있다. 그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조대진 반장은 SPO 경력 2년 차다. 현재 강서경찰서에 배치된 SPO는 5명, 각 1명당 17개 초·중등학교 9,500명의 학생을 담당하고 있다. 117 신고업무처리부터 학폭 발생 시 현장출동, 위기청소년 선도, 청소년 장학금 지원, 우범송치 등을 비롯하여 각급학교에서 운영하는 성고충위원회와 교권보호위원회, 교육지원청의 학교폭력위원회 등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청소년 도박과 마약 업무까지 맡게 됐다. 이들도
어릴 적, 콩나물과 두부 심부름은 내 몫이었다. 오백 원짜리 동전을 하나 받아 들고, 동네 슈퍼마켓으로 한달음에 달려갔다. 걸어가는 것은 재미가 없었다. 달려가야 재미있었고, 부모님에게 핀잔을 들을지언정 넓은 길보다는 좁은 길, 낮은 곳보다는 높은 곳으로 다니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것은 당시 나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유희하는 인간, 아동의 유희는 몸의 움직임 몸의 움직임이 인간의 본능이라는 것은 요한 호이징가의 ‘호모 루덴스’ 관점에서 얘기할 수 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유희(놀이)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데, 놀거리가 성인만큼 다양하지 않은 어린아이일수록 몸(신체)을 활용해서 유희하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고 이는 곧 정서발달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본다. 성인들의 유희는 어떠한가? 하나하나 나열하기도 어려울 만큼 범위가 넓다. 유행하는 드라마나 영화 감상하기, 독서, 공연관람, 악기나 운동 배우기, 사회적 관계(친구나 지인) 유지하기 등등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성인이기 때문에 그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여 유희 욕구를 채운다. 어린아이는 어떠한가? 돌도 지나지 않은 아기가 까르르 웃으며 손발을 흔들어 대는 장면을 연상하면 쉽다. 학교 복도에서
“문제아가 희망이다?” 현실에 만족하는 사람이 개선과 혁신을 꿈꾸는 경우는 별로 없다. 왜 이래야 하는지 납득이 안 될 때, 하라는 대로 고분고분해도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 우리는 새로운 길을 꿈꾸기 마련이다. 이렇게 보면 불만 가득하고 삐딱선을 타는 반항아들은 괜찮은 친구들이다. 아인슈타인도, 스티브잡스도 학교 다닐 때 모범생은 아니지 않았던가. 혁신가들 가운데는 학창시절 불퉁거리던 반항아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을 상대했을 선생님들은 어땠을까? 넘치는 반항의 에너지를 내뿜는 친구들을 상대하기는 늘 버겁고 힘들다. 그래서 신학기를 준비하는 2월이면 마음이 걱정으로 가득하다. 수업과 학급경영을 열심히 준비하면 뭐 하겠는가. 어깃장 놓는 몇몇 아이가 나의 모든 노력을 헛되고 망신살 뻗치게 만들지도 모르는데. 올해만큼은 착하고 성실한 학생들만 나의 교실에 있었으면 좋겠다. 안타깝게도 이런 바람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상황이 어떻게 되건 우리는 또다시 교실에 서야 한다. 그러니 바뀌지 않는 현실을 탓하고 두려워해봤자 소용없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절박한 고민에 영국의 의사이자 정신분석가인 도널드 위니컷(Donald Woods Winn
지난해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어린이의 이동에도 노란색 버스만 이용해야 한다는 정부의 안내에 따라 초등학교는 그야말로 난리를 겪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는 연말까지 단속을 유예한다고 밝히기도 하였지만, 법을 위반하는 상황이라는 점에는 변화가 없는 것이었고, 학교는 인솔 교사들의 법적인 보호나 사고 발생 시 보험금 지급 문제를 우려하는 게 당연했다. 이에 수많은 학교가 많은 위약금을 부담하면서까지 예정되었던 현장체험학습을 전면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학교는 극심한 혼란을 겪게 되었으며, 소중한 추억을 남겨야 할 학생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가게 되었다. 현재는 현장체험학습처럼 비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에는 전세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도로교통법」을 개정(「도로교통법」 제2조 제23호)하여 문제가 해결되었지만, 학교는 여전히 현장체험학습과 관련한 갈등에 휘말렸고, 이는 현장체험학습 존폐에 대한 논의로까지 번져갔다.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한껏 마음 들뜬 학생들을 하루 종일 관리해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교사들은 노란버스 논란을 계기로 현장체험활동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책임을 교사들에게 부담하도록 하는 시스
교육부의 2028 대입개편안 발표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와 엇박자를 이루는 대입개편안으로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 8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교육부가 지속적으로 발표해 온 모든 선택과목에 성취평가제(절대평가) 적용을 염두에 두고 고교학점제를 성실히 운영해 온 학교일수록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지금까지의 성취평가제의 흐름과 성취평가제가 시행되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성취평가제(절대평가)의 필요성과 중요성 교육부와 정부는 성취평가제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오래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2014년 박근혜 정부는 ‘근소한 차이로 석차나 등급이 달라지는 상대평가체제에서는 학생들이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과중한 학업 스트레스를 받고,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교과목보다는 높은 석차를 받는 데 유리한 교과목을 선택하는 등의 문제가 있으므로 성취평가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학생평가지원포털에 지금도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당시에도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대입 미반영으로 성취평가제로 산출되는 학업성취도는 상대평가 등급과 병기되면서 유명무실해지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고교학점제와
2013년 개봉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를 패러디해 보고자 한다. ‘교사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11년 차 영어교사인 필자는 학생 주도성이 보장되고 깊이 있는 학습이 일어나는 영어교실을 상상한다. 그리고 AI 코스웨어를 활용하면서 이러한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었던 경험을 공유한 후, 학생 주도성과 깊이 있는 학습이 보장되는 AI 디지털교과서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필자가 가르치는 서책형교과서에서 제공하는 프로젝트는 고1 학습자들에게 햄릿을 영어로 연극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선생님들에게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햄릿을 좋아하시나요?’ 아니 ‘햄릿으로 영어연극을 하고 싶은 선생님 계시나요?’ 대부분은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교사조차 몰입하지 못하는 학습주제를 고1 학습자들이 몰입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햄릿 영어연극이 가지고 있는 교육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학습자들이 영어연극이라는 프로젝트에 깊이 몰입했으면 했다. 이에 학습자들의 Choice(선택권)와 Voice(발언권)가 보장되도록 다음과 같이 프로젝트를 계획하였다. 프로젝트 설계단계에서 학습자의 Voice(발언권) 보장 먼저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햄릿이 아닌 어떤
2024년도 공무원 보수는 2.5% 인상됩니다. 보직교사 수당이 월 15만 원, 담임교사 수당은 월 20만 원으로 인상됩니다. 「공무원보수규정」, 「공무원수당규정」 개정에 따른 보수, 수당의 변경 사항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수규정 개정 사항 가. 공무원보수 인상: 2.5% - 저연차 교원에 대한 추가 인상분 반영 8호봉 4.5% 인상(94,400원), 9호봉 4.4% 인상(95,000원), 10호봉 3.4% 인상(75,200원) 나. 근속가봉 인상 - 유·초·중·고 교원 74,100원 → 76,000원(1,900원 인상) - 국립대 교원 75,800원 → 77,700원(1,900원 인상) 교원수당규정 개정 사항 가. 정근수당 가산금: 5년 차 미만에도 확대해 월 3만 원 지급 나. 보직교사 수당 인상(월 8만 원 인상) 고등학교 이하의 각급학교에서 근무하는 보직교사 70,000원 ⇒ 150,000원 다. 담임교사 수당 인상(월 7만 원 인상) 고등학교 이하의 각급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원 중 학급담당교원 130,000원 ⇒ 200,000원 라. 특수교원 수당 인상(월 5만 원 인상) 국·공립의 특수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원, 특수학급에서 교육
어느 평가방식이 더 바람직한가? 1995년 5월 31일 정부는 ‘신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고교 내신 평가방식이 상대평가→ 절대평가→ 상대평가로 바뀌면서,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중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쟁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특히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둔 지금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중 어떤 평가방식이 더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상대평가와 절대평가에 대한 논쟁이 갈등만 더 증폭시킬 뿐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한 접근방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모두 학생의 학업성취평가를 위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또한 서로 다른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중 절대적으로 옳은 것 또는 옳지 않은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상대평가와 절대평가의 장단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수업목적과 평가목적에 따라 평가방식을 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대평가가 옳다 또는 절대평가가 옳다고 주장하기 전에 현재 고교 내신 평가의 목적을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만약 현재 고교 내신 평가가 학생의 학업성취수준을 파악하고, 성취수준에 다다르지 못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