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등대를 만나다, 라 코루냐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을 거쳐 라 코루냐(La Coruna)에 도착했을 때는 밤이었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호텔까지 가는 동안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창문을 살짝 열었다. 무르고 축축한 스페인의 봄 공기가 밀려 들어왔다. 다음 날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섰다. 자욱한 안개 속에서 사람들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달리고 있었다.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느티나무 아래를 느리게 걸어갔다. 안개 너머로 대서양의 파도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안개 속에서 가만히 서 있노라면 무언가를 조금씩 채워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아주 오랫동안 음악을 듣지 못하다가 어느 날 이어폰을 귀에 끼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었을 때 느끼는 기분과 비슷하다. 여행도 마찬가지. 여행은 어쩌면 안개 속에서 오랫동안 서 있기, 오랜만에 들어보는 음악인지도 모른다.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에 자리한 도시 라 코루냐는 갈리시아 지방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지만, 우리에겐 아직 낯설다. 여행자들이 이 낯선 도시를 찾아오는 이유는 ‘헤라클레스 등대(Torre de Hercules)’를 보기 위해서다. 헤라클레스 등대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등대다. 스페인 지역을
기획과 관점 기획은 관점이다. 관점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주제를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이 고민은 분석을 위한 프레임을 만들어준다. 관점과 프레임이 없으면 수많은 자료를 하나로 통일성 있게 꿰지 못하고 조각내서 나열해 놓은 자료에 불과하다. 기획은 자기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면 된다. 이를 위해서 일상의 변화를 지나치기보다 자신만의 관점으로 변화의 이유를 생각해 보도록 한다. 변화에는 항상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에 기획에서 항상 강조하는 것은 ‘왜(why)’이다. 기획은 현상을 이해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작업이다. 현상을 이해할 때 중요한 것은 자료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나 현상 속에 담겨 있는 본질에 대한 이해와 함께 ‘내가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보는가’에 대한 관점이나 시각이 더욱 중요하다. 기획은 퍼즐처럼 전체적인 그림에 맞게 여러 자료를 짜맞추는 것이다. 자료의 짝 맞추기, 퍼즐 맞추기의 핵심은 큰 그림, 틀(프레임)을 만드는 것이다. 이때 기획에는 논리력과 창의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친 기획안이라야 독자를 쉽게 설득할 수 있고, 창의적 아이디어도 포함시켜야 차별화된 기획안으로 평가받
디지털 이후의 시대 읽기와 쓰기 중심의 전통적인 문식(literacy) 환경에서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인 현대 사회로 변화하며 최근 교육과정에서 언급되기 시작한 능력이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이다. 하지만 이것도 잠깐, 불과 한두 해 전, OpenAI가 챗봇 기반의 인공지능 ChatGPT를 등장시킨 이래로, 다양한 분야에서 이전보다 빠른 변화가 일고 있다. 스탠포드의 인간중심인공지능(HAI) 연구소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향후 의료·과학·문화·예술·교육·사회 등 다방면의 혁신을 이끌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적인 연구서적 출판사 슈프링어(Springer)에 ChatGPT를 검색해 보면 2023년 한 해에만 2천여 개의 관련 연구자료가 나온다. 국내에서도 GPT-4를 기반으로 한 AI 응용 사이트가 생겨나고, 이에 더불어 각 교육 부처에서는 AI를 접목한 코스웨어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게 우리 교육에서도 AI의 활용을 멀찍이 두고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 AI는 교사에게 위협인가 기회인가? 본고의 취지는 ‘AI를 활용하는 질문이 있는 수업’을 고민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에는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AI에 대한 인식을 알
어차피 남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강산 지음, 알토북스 펴냄, 240쪽, 1만7,800원)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통해 각박한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갈 방법을 알려준다. “우리가 살아가는 직접적인 목적은 괴로움”이라는 쇼펜하우어의 말에서 느낄 수 있듯, 따뜻한 위로가 담긴 책은 아니다. 원래 세상은 악으로 가득 차 있고, 완벽한 인간은 없으며, 꼭 즐거워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는 차갑디 차가워 보이는 생각이 되레 위안을 가져다준다.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 (김누리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336쪽, 1만8,500원) 한국 여행 후 “나는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를 여행했다”는 미국 유명 작가의 말이 최근 화제가 됐다. 유례없는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우리는 왜 우울과 무기력에 빠져 있을까? 이 책의 저자 김누리 교수는 경쟁 교육을 원인으로 지목하며, ‘경쟁, 능력주의, 공정’ 이데올로기로 이뤄진 ‘야만의 트라이앵글’을 깨뜨릴 교육혁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초기 문해력 수업의 스펙트럼 (김미혜 등 지음, 교육공동체벗 펴냄, 424쪽, 2만3,000원) 초기 문해력 수업과 읽기 따라잡기 프로그램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초등교사들의 수업 경험과 다양한 실천 모
「헌법」 제7조 제1항은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공무원인 교원은 국민의 공복(公僕)으로서 흠 없는 인격적 요소를 갖추고 그 바탕 위에서 직무를 수행해야 하며, 특별한 공적인 의무인 복무(服務) 의무를 지게 된다. 만일 교원이 복무 상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징계벌 등을 통해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 최근 교원의 겸직허가 및 외부강의에 대한 복무 준수 요구가 매우 높아지고 있는 바, 이번 호에서는 먼저 교원의 겸직허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영리업무 금지 및 겸직허가 가. 근거 •「국가공무원법」 제64조(영리업무 및 겸직금지) ① 공무원은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 ② 제1항에 따른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의 한계는 대통령령 등으로 정한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5조(영리업무의 금지) 공무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업무에 종사함으로써 공무원의 직무능률을 떨어뜨리거나, 공무에 대하여 부당한 영향을 끼치거나, 국가의 이익과 상반되는 이익을 취득하거나 정부에 불명예스
질문이 있는 수업자료집을 만들면서 나는 학창시절 어떤 질문들을 받았고, 나는 학생들에게 어떤 질문을 얼마나 하느냐를 돌이켜 보았다. 학창시절 나는 수업시간 선생님들께 질문을 많이 받아보진 못했고, 한 번씩 지난 시간 배운 내용을 확인하거나, 지금 배우고 있는 내용을 알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형태의 질문을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수학시간에는 오늘 날짜와 같은 번호를 가진 친구들이 호명되어 칠판에 나가 문제를 풀곤 했다. 졸업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나 역시 그때의 선생님들처럼 지난 시간 배운 내용을 묻거나 내가 알려준 것들을 아이들이 잘 알고 있는지 늘 질문으로 확인하려고 하고 있었다. 나는 과연 한 시간의 수업시간 동안 질문을 얼마나 할까? 평균 70회 정도의 질문을 하는데 모든 질문이 단순 배운 지식을 확인하는 형태의 질문이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과 인공지능 시대에는 더 이상 단순한 지식을 확인하는 형태의 질문을 넘어 학생들끼리의 질문을 통해 배우고 익히고 깨치는 과정이 중요시되고 있다. 그래서 수업시간에 도달해야 하는 학습목표 또는 성취기준과 관련된 핵심질문으로 학생들의 사고를 확장하고 수업단계별, 즉 도입·전개·정리단계에서 학생들 수준에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장 우범기, 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전주 영화의 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우리는 늘 선을 넘지’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새로운 상상력으로 경계를 가로지르는 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각종 영화제 지원사업 예산이 삭감된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도 행사 규모 축소를 고민했지만, 전주시가 별도 추진하던 관광사업 등과 연계해 영화제 외형을 유지하는 수준 이상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이 후원회를 결성한 것도 든든하게 한몫했다. 올해 출품작은 무려 2,260편(국제경쟁 부문 747편, 한국영화 1,513편). 이중 심사위원들의 깐깐한 예심을 통과해 관객들과 만나는 영화는 43개국 232편이다(국내 102편, 해외 130편). 어떤 영화를 봐야 할까? 전주 문화의 거리 일대에서는 배우들도 만날 수 있다는데? 작년 인기를 끌었던 ‘스타워즈 데이’ 후속으로 디즈니·픽사 테마존도 운영한다는데? 어느덧 스물다섯 청년이 된 전주국제영화제를 즐기기 위한 꿀팁들을 소개한다. 개막작 새벽의 모든과 폐막작 맷과 마라 개막작은
서론 최근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질문하는 학교’ 사업이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의 일환으로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이에 따라 학교현장에 학생 질문교육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본고에서는 교실수업현장에서 학생들의 질문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단초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외의 학생 질문교육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본고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먼저 질문교육의 해외사례에 대해 살펴보기 전에, 학생 질문의 가치와 그 중요성에 대해 간단히 살펴본다. 다음으로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질문이 있는 수업을 위한 교수·학습방법 해외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하나는 ‘질문을 배우기’로 질문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 그 사례로 미국의 바른질문연구소(Right Question Institute)와 미국의 중학교문제연구소(The Middle School Matters Institute)의 사례를 소개한다. 또 다른 하나는 ‘질문으로 배우기’로 질문을 활용하여 학습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사례로 핀란드의 현상중심 교수·학습방법(Phenomenon-Based Teaching and Learning)과 미국의 호크니스 방법(Harkness
학교도서관 활용(협동)수업 용어의 정의 및 이론적 배경 도서관 활용수업은1 학교도서관을 이용하여 교과수업을 전개함으로써 교수·학습의 효과를 높이려는 교수방법이다. 도서관 활용수업이라는 용어는 2002년도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도서관 활성화 종합방안’을 발표하면서 공식적으로 사용했다. ‘학교도서관 활성화 종합방안’에서는 ‘좋은 학교도서관 만들기’ 4대 중점 과제 중 도서관 활용 프로그램 강화 방안의 하나로 도서관 활용수업을 들고 있다. 여기에서 도서관 활용수업은 ‘각 교과에서 도서관 자료와 시설을 활용하여 교과의 학습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려는 교육활동이며, 사서교사나 도서관 담당교사가 타 교과의 교수·학습활동을 도와주는 개념으로 학교도서관 담당자와 일반교사가 수업활동을 계획하는 과정에서부터 평가에 이르기까지 협력하는 것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국내외 학교도서관계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하던 자료중심학습 혹은 자원기반학습과 도서관 협력수업에서 유래한 것이다. 자원기반학습은 교과서 중심의 강의식수업에서 탈피하여 학교도서관의 다양한 자원(자료와 인적자원)을 활용하여 학생 중심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구현하기 위한 교수·학습방법을
들어가며 정서적 학대로 신고·고소되는 교사가 늘고 있다. 아무리 잘 가르치고 생활지도를 잘하던 교사라고 하더라도, 순간 자제력을 상실하여 소리를 치거나 물리적 폭력을 행사할 경우 자칫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대전 한 고등학교에서 고 3 학생이 지각했다는 이유로 담임교사가 학생의 목을 조르고 뺨을 때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강수환, 2023). 이는 2023년 8월 하순에 발생한 문제로 10월에 기사화되었다. 발생해서는 안 될 정서적·신체적 폭력은 심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교사가 순간적으로 자제력을 상실한 결과 발생한다. 이는 교사만이 아니라 학생에게도 큰 상처로 남게 된다. 이글에서는 교사가 교육활동 중 자제력을 상실하는 사태를 예방하고,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자제력 강화 훈련의 하나인 ‘가상 상황 대응훈련’, ‘개인별 ‘뜨거운’ 촉발 요인 찾기’, ‘미래 결과 체험’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가상 상황 대응훈련이라는 용어는 심리학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용어가 아니라 내가 만든 용어임을 밝힌다. 가상 상황 대응훈련 ‘상상 축구’라는 말이 있다. 머릿속으로 축구 상황을 상상하면서 그러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마음속으로 연습하면 실전에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