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30여년전, 나는 5년차 교사였다. 새 학교로 발령받아 처음 출근하는 날. 버스에서 내려 교문에 서니, 운동장을 지나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교무실이 보였다. 다행히 교무실 문은 열리는데 사람은 안보이고, 날씨는 차가운데 난로도 피워져 있지 않았다. ‘교장선생님도 오늘 부임하신다던데 나 혼자 참 빨리 도착했구나.’ 혼자 중얼거리며 추워서 앉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교무실 밖을 무연히 바라봤다. 눈송이가 하나둘 내리는 차가운 날씨에도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공을 차며 놀고 있었다. 6학급의 작은 시골학교라 학생 수가 적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넓은 운동장을 적은 숫자의 아이들이 이리저리 뛰는 게 아침햇살에 반사돼 약간은 현실성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운동장에서 뛰는 아이들 중 유난히 눈에 띄는 한 아이가 있었다. 아이들과 공을 쫓아 뛰어가는 데 이상하게 옷자락이 유난히 펄럭거리는 것이다. 아무리 형의 옷을 물려 입었더라도 너무 덜렁거려서 ‘혹시 팔이 없는 아이인가?’라고 생각했으나 그러기에는 너무나 잘 뛰고 움직임이 빨랐다. 그러나 교문을 들어서는 선생님들의 모습에 이내 그 아이는 잊혀졌다. 나는 5학년을 맡게 됐다. 교장선생님께서 "잘 부탁합니다. 그 반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의회가 지역주민의 학교 시설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수정 조례안'을 입법예고 했지만, 화장실 사용료 미징수 예외조항을 그대로 적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화장실 사용료를 받지 않겠다는 것은 사실상 학교 건물 출입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뜻으로, 수정안의 취지가 퇴색됐다며 강력 반발했다. 학교시설 개방은 지역주민의 소통과 지역 문화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조치이다. 학교는 학생을 교육하는 장소이므로 교육활동에 방해나 불편을 겪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방과후 학생교육 활동이 종료된 시점부터 가능하다. 그러나 학부모들과 달리 지역주민들의 요구는 학교가 지역사회에 속한 기관이므로 지역주민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개방하라는 것이다. 심지어는 빈 교실이나 부대시설은 상시 개방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는 군청이나 시청 등을 통해 민원을 넣고 있어 학교시설 개방에 대한 시·도 교육청의 지침에도 크게 벗어난 요구다. 사실 일선학교는 시·도 교육청의 지침에 준수하는 밖에 없지만 시설 사용 후의 관리가 어려운 것이다. 특히 방과후 사용으로 인한 관리가 어려울뿐 아니라 체육관, 운동장, 화장실 등은 사후 쓰레기로 몸살을 앓을 정도로 뒤
토요일 저녁에 외국인이 쓴 '내가 인생에서 불행한 이유'를 읽었다. "난 정말 못 생겼다. 난 너무 뚱뚱하다. 난 너무 키가 작다. 난 별로 머리가 좋지 않다. 난 너무 몸이 약하다. 난 대학을 다니지 못했다. 난 배경이 시시하다. 난 대머리다. 난 여자로 태어났다..." 이 글을 읽고 성공의 비결이란 글을 읽은 것이 떠올랐다. 성공의 비결은 성공의 실패 원인을 알고 이를 고쳐나가는 것이다. 성공의 실패 원인 중 하나가 자기비하였다. 위의 글과 같은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사람에게는 자신을 향한 방향전환이 필요하다. 먼저,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다. 나는 할 수 있다. 내 속에 작은 거인이 잠자고 있다. 무한한 잠재력인 잠자는 거인을 깨우면 무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나는 못생긴 것이 아니라 누구못지 않는 나만의 매력이 있다. 난 뚱뚱한 게 아니라 남들보다 더 좋은 체력을 가졌다. 나에게 운동하도록 좋은 기회를 주고 있구나... 열등의식을 버리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차면 열등의식에 사로잡히게 되고 자신은 한없이 나약해지고 만다. 무엇이든지 자신감이 떨어진다.열등에서 탈출해야 성공의 길로 달려갈
우리 나라는 '아시아의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과 같은 나라다. 이책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스웨덴의 군나르 미르달이 쓴 책 이름이다. 이 책의 서두에서 "한 나라가 가난해지는 것은 반드시 그럴만한 원인이 있기에 가난해진다. 저절로 가난해지는 나라는 없다."고 하였다. 이처럼 ‘왜 어떤 나라는 가난하고, 어떤 나라는 부유할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그러나 인간 사회에 대한 궁금증은 연구소에서 하는 ‘통제된 실험’을 통해서는 답을 구할 수 없다. 세상의 어느 나라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통제된 실험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류 역사는 인간에게 동등한 ‘자연실험’을 행해왔다. 역사의 과정은 비슷한 사람들도 정부와 생활조건·식생활 등이 다르면 삶의 격차가 커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한과 북한이 대표적 사례다. 우리는 본래 한 나라가 아닌가. 한 나라를 둘로 나눴지만 삶의 차이가 실로 엄청나다. 이처럼 의도적인 조작은 불가능하지만 자연이 우리에게 준 조건을 살펴보는 자연실험과 유사한 방법을 통해 인간사회에 대한 설명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한국은 왜 부유할까. 한국은 50년 만에 빈곤국가에서 부유한 국가로 성장했다. 1950년대 한국과 가나·필리핀 등 세
지자체가 손잡고 221년만에 능행차 재현 수원시와 서울시는 10월 8일, 정조대왕의 꿈과 이상이 담긴 1795년 을묘원행을 공동으로 재현했다. 을묘원행이란 정조대왕이 을묘년에 정궁인 창덕궁을 떠나 아버지의 무덤이 있는 화성으로 떠나는 행차를 말한다. 을묘년 1795년은 정조에게는 매우 뜻 깊은 한해였다. 왕위에 오른 지 2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고 화성건설도 마무리를 앞두고 있었다. 그리고 어머니 혜경궁 홍씨가 회갑을 맞이하는 해였다. 돌아가신 아버지도 어머니와 동갑이어서 회갑 맞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번 ‘2016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은 8일 오전 서울 창덕궁 출발인원 931명, 말 120필 규모로 강북구간은 10.2km, 배다리 330m의 거리를 시민들과 관광객에게 선보였다. 시민기자는 8일 오전 8시 50분부터 창덕궁을 출발하여 능행차 행렬과 함께 이동하여 12시 배다리를 건너 노들섬에 도착하였다. 무려 3시간 동안 있었던 능행차 동행기를 시간 순서대로 기록해보고자 한다. 창덕궁 돈화문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능행차를 보려는 수 많은 시민들로 붐비고 있었다. 사람들은 능행차에 참가한 인물 중에서 누구를 가장 보고 싶어할까? 정조임금과 그의 어머니인 혜경궁
2017학년도 3월부터 사용될 국정 역사 교과서 검토본 공개를 앞두고 소위 ‘역사 교과서 논쟁 2라운드’가 펼쳐질 우려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 로드맵에 따라 진행돼 온 중·고등학교 용 새 국정 역사 교과서의 현장 검토본이 11월 말 공개될 예정이다. 현재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주관하는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원고본 집필을 마치고 개고본 심의를 마무리하고 있으며, 교육부과 국사편찬위원회는 개고본 수정·보완 및 현장 검토본 심의를 거쳐 오는 11월 말 검토본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2014년 우리 교육계와 역사 교육계의 논쟁이 지난하게 전개돼 온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제2라운드가 목두에 닥친 것이다. 지난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이 정해질 당시부터 뜨거운 찬반의 대상이 됐던 만큼 실제 교과서가 집필 내용과 쟁점에 대란 진술과 기록 등 시각과 관점을 달리하는 논쟁적 내용이 공개되면 격렬한 역사 논쟁 '제2라운드'가 불가피할 조짐이다. 2017학년도부터 초중고교에 연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인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국정으로 전환되는 역사 교과서는 사회과의 중학교 '역사', 고등학교의 '한국사' 과목이다. 우선, 국정 역사 교과서 논란의 가장 큰
가을비가 내립니다. 비는 그칠 생각이 없는 듯 계속계속 내립니다. 비에 젖는 나무들이 보입니다. 절반쯤 잎을 떨어뜨리고 있는 배롱나무 끝가지에는 아직 몇 개의 붉은 꽃송이가 남았습니다. 금목서 나무 아래엔 금빛의 자잘한 향기로운 꽃들이 날벌레처럼 쌓였습니다. 저의 가을은 백두산에서 본 자작나무로 깊어집니다. 올 가을 저는 원 없이 자작나무를 보았습니다. 길고 날씬한 자작나무, 노란 단풍이 든 자작나무, 어린 자작나무, 잎이 다 떨어진 자작나무... 백두산 장백폭포 가는 길에는 정말 자작나무가 많았습니다. 수목한계선 아래 곧게 자라지 못하고 가지가 휘어진 하얀 숲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 숲에서 눈으로 보고, 사진으로 찍고, 손가락으로 만져보고, 코로 냄새로 맡고, 몸으로 비벼보았습니다. 곰들이 자신의 체취를 묻혀 영역을 표시하듯 저 역시 영역표시를 하고 싶은 것이었을까요? 서리가 하얀 자작나무 숲에서 [설국]이라는 소설을 생각하였습니다. 한적한 눈 고장에서 게이사로 살아가는 ‘고마코’는 삶의 순간마다 그 뜨거움으로 녹일 듯합니다. 청순한 모습과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요코’, 특별한 일없는 여행자 ‘시마무라’는 이 두 여인을 허무적 시선으로 바라보며
교육에 관심 있는 교육가족에게 널리 알려진 ‘희망교육사랑’이라는 교육전문카페. 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반광득(68) 카페지기가 지난 달 인성교육 도서 '삐딱하게 바르게'를 펴내 세간의 미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카페 회원 3만 3천명. 전국 교육가족의 힐링과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교육전문카페인 ‘희망교육사랑’ 을 개설하여 운영해온 반 카페지기. 그는 교감과 교장 시절 4년, 퇴직한 후 6년 도합 10년간을 유용한 교육정보를 한결같이, 변함없이 탑재 운영하여 교육가족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는 이 카페를 건강이 허락하는 한 운영할 것이라늠 포부를 밝힌다.이번에 출간한 인성교육도서‘ 삐딱하게 바르게’ 는 10대 청소년을 둔 부모와자녀들에게 꼭 권하고 싶으며, 학교도서관이나 도서실에 비치하여 많은 학생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한다는 바람도 전한다. 신간도서 '삐딱하게 바르게' 출간한 반광득 저자를 만나보았다. ▲ 책을 출간하게 된 동기는? 30여년간 일선학교에서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지도한 경험을 토대로 딱딱하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을 한권 집필해 보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으나 책 한권 출간하기가 쉽지 않던 차에 지인이 출판사를 운영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9월 28일부터 시행되었다. 공직자와 언론, 교육계에 몸담은 사람들은 3,5,10이라는 숫자에 민감해질 거라고 한다. 이제라도 이러한 법이 시행되어 늦었지만 다행이다. 우리나라의 국가 청렴도가 국가 수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점을 생각하면 이 법의 시행은 개혁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공직자의 청렴은 당연한 윤리이고 언론인의 감시 기능은 시퍼렇게 살아 있어야 하며 교육계가 깨끗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도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의 의지와 생활방식에 따라 얼마든지 악용될 소지가 있다. 오히려 음지에서 뇌물을 주고받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된다. 1980년 과외 금지령이 내렸을 때 풍경이 그려진다. 가진 자는 오히려 음지에서 비밀 고액 과외를 하여 예체능계 대학을 다른 학생보다 쉽게 가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평생 시골 초등학교에만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김영란법이 시행되건 말건 상관이 없다. 오히려 내 반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며 사는 게 일상이었기 때문에 고민할 일이 없다는 뜻이다. 체벌 대신 행동 강화를 위해 철저한 보상제를 실시해 왔다. 혹자는 그것도 문제가 있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은 선진국 수준을 능가한다. 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잘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비싼 도구를 샀지만 사용하는 분야는 전화, 간단한 문자 메시지 보내기 그리고 사진찍기가 대부분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같은 도구를 활용하여 주민들의 지적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이 최근 엿보이고 있다. 이같은 마을이 순천시 조곡동에 위치한 일명 철도마을이다. 철도마을은 일제시대 철도공무원들이 생활하던 삶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이곳 마을 주민들은 최근 몇 년 전부터 마을 공동체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여 마을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마을의 정체성 찾기에 착수하여 올해는 마을 축제를 개최하기도 하여 주목을 받았다. 이제 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하여 지역주민 역량 강화에 나선 것이다. 이에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교육을 10월 7일(금)오후 2시에 기적소리 카페 2층 교육실에서 개강하여 12월 23일까지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처음 시간에는 임숙영 강사의 지도로 강사 소개와 참가자들이 그룹을 편성하여 '마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토의 과정을 거쳐서 간단히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을은 따뜻한 공동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