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월, 문득 처음 교단에 섰을 때가 떠오른다. 잔뜩 긴장하고 들어선 교실. 교감선생님의 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북한군도 무서워한다는 ‘중딩’들이 가득한 교실에 혼자 남았을 때 머릿속이 멍해졌다. 적지에 떨어진 포로가 느끼는 공포감이 바로 이런 것이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첫 수업. 시선을 어디에다 주어야 할지 모른 채, 준비해간 지도안의 내용 중에서 어떤 것을 가르치고 어떤 것을 놓쳤는지 모른 채 오로지 가르치는 수업으로 45분을 보냈던 것 같다. 그 첫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지만, 그 시간이 무척 길었던 것 같다.확실한 것은 학생들도 내 수업이 몹시 길게 느껴졌을 것이란 사실이다. 중딩의 집중력 크기로 미루어볼 때 신규교사의 45분간 수업내용은 그들에게는 형벌에 가깝지 않았을까? 가끔은 수업내용과 동떨어진 이야기도 해가며, 아이들의 관심사인 연예인 이야기도 해가며,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좋았을 터인데 그 당시 ‘신규교사’에게는 그런 여유가 없었다. 학생과 교사 사이에도 ‘밀당’ 있어야 담임교사가 되어 처음으로 운영하는 학급경영도 마찬가지였다. ‘신규교사’라는 티를 절대 내서는 안 된다고 꾹꾹 다짐하면서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PART VIEW]교육부는 지난해 11월 24일 학생의 성장과 학습과정중심의 종합기록으로 전환하고자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개선 방안은 학교생활기록부 권한 관리 실태 전수조사와 현장 교원·학부모·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학생부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제고하고자 마련된 방안이다. 특히 ‘2015 개정 교육과정’ 적용과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등에 따라 학생 참여 수업과 과정중심평가가 확대됨을 고려하였고, 교육과정과 교수·학습, 평가기록의 연계를 높이고자 하였다. 또한 그동안 상대적으로 미흡하게 관리되었던 학교의 학생부 권한 관리를 강화하고자 하였다. 이번 개선 방안은 학생부 항목별 기재 주체 명시, 학적 용어 정비 등 학생부 관련 제도 개선, 항목별 기재 표준가이드라인 제공, 나이스 권한 관리 강화와 더불어 교원의 학생부 기재역량 및 책무성 제고를 포함함으로써 개선방안이 학교 현장의 능동적인 변화를 가져오길 기대하고 있으며,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부 관련 훈령 및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 나이스 시스템상에서 이루어지는 학생부 권한 부여 및 입력주체를 명확히 하도록 했다.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
말이 어려워 공부가 어렵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아이들은 사회·과학 공부가 어려운 이유로 외울 것도 많지만, 특히 말이 어렵다고 한다. 즉, 말이 쉬워야 이해하기 쉽고, 공부가 힘들지 않다. 이를 위해 2016년 추진된 정책 연구가 교과서 어휘의 우리말 순화 연구(고려대 이관규)와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표기 방안 연구(서울대 김동일)이다. 주요 학습 용어 이해 위한 것 이들 연구는 교육부의 교과서 어휘 사용 방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어려운 한자어와 외래어 중 쉽게 다듬을 수 있는 말은 가능한 한 다듬고, 다듬기 어려운 한자어는 그 한자의 음과 뜻을 풀어주어 이해를 돕고자 하는 것이다. 가령 초등학교 5학년 때 배우는 ‘태양계와 별’ 단원의 ‘항성’은 ‘항’과 ‘성’이 만났지만, 각 글자가 무슨 의미인지 아는 학생은 많지 않다. 그럴 때, ‘항상(恒, 항상 항) 같은 곳에서 빛나는 별(星, 별 성)’처럼 ‘(恒, 항상 항)’, ‘(星, 별 성)’으로 풀어주면 왜 이름이 항성인지, 각 글자가 무슨 의미로 만나 개념을 만드는지 이해하기 쉬워진다. 그러나 모든 한자어가 이처럼 각 한자의 뜻과 한자어의 뜻이 서로 가까운 것은 아니다. ‘우주’의 각 한자는 ‘집 우(宇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가는 시기는 생후 첫 18개월 이후 가장 많은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이다. 발달상의 변화로 오는 신체적·정서적인 혼돈 속에서 학교에서의 생활 패턴이 달라진다. 학업 난이도가 상승하고, 학습량이 증가하며, 새로운 환경(교과별로 달라지는 교사·교과별로 이루어지는 수행평가·지필평가·교과교실제·자유학기제 등)에 대한 적응을 위해 에너지의 소모가 많아진다. 이 시기의 학생들을 만나서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물었다. “초등학교 때는 선생님이랑 관계가 좋았는데 지금은 좀 먼 거 같아요.” “공부가 걱정 돼요.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누군가 도와주면 좋겠어요.” “수학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는 (수학에) 영어는 없었잖아요. 올라오니 a, b, x, z, y와 같이 용어가 많아서 헷갈려요. 수학에 왜 영어가 있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 돼요.” 보통 이러한 고민은 중학생이라면 모두가 겪고 지나가는 것이니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로 취급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시기에 도움을 받지 못해서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그리고 이 시기가 향후 중·고등학교에서의 학습에 대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시기라면 문제는 다시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막연한 두려
“나는 세상이 주는 명성이나 비판 따위에 전혀 관심이 없다. 오로지 나는 내 마음에 있는 것을 표현하기 위한 필수의 수단으로 작곡했을 뿐이다.” 이 글은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이 그의 제자 체르니(Carl Czerny, 1791~1857)에게 남긴 어록의 한 구절이다. 주변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았던 사람, 오로지 자신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표현하고자 한 그는 9곡의 교향곡과 다수의 작품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고 우리 인류에게 귀한 음악적 유산을 남겨준 공으로 악성(樂聖)으로 불리며 지금도 우리의 곁에 있다. 경계심 불러 일으키는 외모 소유자, 베토벤 이 위대한 음악가는 어떤 외모의 소유자였을까? 베토벤 생애의 기록자인 안톤 쉰들러(Anton Schindler, 1795~1864)는 ‘베토벤은 경계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외모를 가졌다’고 표현했다. 베토벤의 키는 기껏해야 160cm 정도였다. 체격은 땅딸막하고 굵은 골격에 튼튼했으며, 머리는 이상할 정도로 컸고 길고 단정하지 못한 회색 머리칼로 뒤덮여 있어서 어딘가 야만인 같은 인상을 주었다. 머리칼이 너무 길게 자라면 그런 인상이 더 심해지는데, 자주 그런 모습이
글쓰기 중심의 토론 수업이 갖는 의미 토론 수업은 교실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답이 나올 수 있는 학습 문제에 대해 논증 능력을 바탕으로 소통하는 수업이다. 토론 수업을 설계하고 실행하려면 토론할 수 있는 매력적인 학습 문제, 논증 능력에 대한 피드백,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적절한 장치를 만들면 좋다. 토론은 참여하는 학생들이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친구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생각이 다각적으로 넓어지며, 자신의 주장에 논박하는 의견을 접하며, 토론 주제가 품고 있는 문제를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론 수업에서 교사는 일반적으로 토론 주제 즉, 논제를 제시할 때에는 학습자들이 토론 논제에 대한 찬성이나 반대의 관점에서 보려는 동기를 부여하도록 유도한다. 그런 뒤 자신의 입장이 왜 타당한지 논리적으로 증명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토론 수업을 하다 보면 학생은 물론이고 교사 역시 토론 담화를 경청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무엇보다 토론은 ‘글’이 아닌 ‘말’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녹음하여 다시 듣지 않는 이상 ‘말’은 집중하여 듣지 않으면 사라지기 때문에 교사가 학생들의 토론 결과를 세밀히 피드백하기도 어렵다. ‘말’이 아닌 ‘글’로 토론해보자
학교안전공제는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제11조에 따라 시·도교육감이 의무적으로 가입하며, 시·도별 학교안전공제회에서 학교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대한 인적 피해보상 및 상담·심리적 치료,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치료비 지원(가해학생에 대한 구상권 행사)을 하고 있습니다. 각 시·도별 학교안전공제회에서 보장하고 있는 보상내용에 대하여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많은 선생님께서 질의하신 "BEST QA" [PART VIEW] Q 학교폭력 피해학생에 대하여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고도 지원 받을 수 있나요? A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심의?의결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 제1항에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심리상담 및 조언, 일시보호, 치료 및 치료를 위한 요양을 위한 조치를 할 것을 학교장에게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학교의 장은 피해학생의 보호를 위하여 긴급하다고 인정하거나 피해학생이 긴급보호의 요청을 하는 경우에는 자치위원회의 요청 전에 제1호(심리상담 및 조언), 제2호(일시보호) 및 제6호(그 밖에 피해학생의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의 조치를 할 수 있다고
해마다 많은 수의 아이들이 학교를 그만둔다. 어떤 아이는 ‘학교의 의미’를 찾지 못하겠다며 떠나고, 어떤 아이는 ‘편하게 살고 싶다’며 학교 밖으로 나간다. 이제는 필수 코스가 된 학업중단숙려제를 시행하고, 프로그램에 참여시켜도 한번 결심한 아이들의 마음을 돌려놓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이런 아이들은 부모님조차 고개를 가로젓는 경우가 많고, 주변 친구들 대부분이 학교 밖 청소년이다보니 학업중단숙려제의 최소 상담 횟수 3번을 채우는 것도 힘들 때가 많다.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에 다른 학교의 노하우를 듣기 위해 각종 회의와 연수를 찾아다녀 보지만 들리는 것은 선생님들의 ‘한숨’이요, 보이는 것은 비슷한 수치의 학업중단율이다. 너무 쉽게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 도대체 아이들은 왜 학교를 그만두려고 할까? 가끔 선생님은 말한다. “학교 다니고 싶은 애들이 어디 있어, 다 참으면서 다니는 거지. 괜히 다니기 싫으니까 이런저런 핑계나 대고 말이야. 봐 주면 더 떼를 부린다니까.” 맞다. 이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기 싫어 온갖 핑계를 갖다 붙인다. 그렇다면 10명 중 9명이 다니기 싫은 학교를 꾹꾹 참으면서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왜 그중 1명은 참지 못하는 걸까? 학교를
대한민국 정부수립 20년이 되던 1968년 무신년은 북한 무장공비의 청와대 기습 미수사건, 이른바 김신조 간첩 일당의 청와대 피습사건으로 문을 열었다. 그해 1월 21일이었다. 이틀 후인 1월 23일에는 승무원 83명이 타고 있던 미국의 정보수집 함정 푸에블로호가 원산 앞바다에서 북한으로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한민국이라는 독립된 국가가 성인이 되던 해였고, 동시에 새교육이 창간된 지 20주년이 되던 1968년은 이처럼 남북분단의 비극을 만천하에 드러내면서 시작했다. 새교육 1968년 3월호는 바로 이 해에 일본의 국민총생산(GNP)이 세계 3위에 도달했다는 부러운 소식을 전하며, 일본 사람들은 이 시대를 ‘3C의 시대’로 부른다고 기록했다. 천연색텔레비전(Color Television)·개인 승용차(My Car)·냉방장치(Rook Cooler)를 모든 국민이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비하면 당시 남과 북의 생활수준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이 안타까운 차이를 가져온 많은 원인 중 첫 번째는 남북분단이라고 새교육은 단언했다. 세계와 경쟁하는 데 써야 할 민족 에너지를 군비경쟁에 소모하고 있는 것이 후진성의 원인이라고 보았다. 분단의 극복 없
최근 웰빙이라는 시대적 조류와 함께 개개인이 언제, 어디서, 누구나 안전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뉴스포츠가 활발하다. 학교 체육과 생활체육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뉴스포츠의 중요성은 이미 학교 체육 현장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대표적인 뉴스포츠 프로그램 중 하나가 저글링(Juggling)이다. 저글링의 사전적 의미는 ‘둘 이상의 물체를 교대로 공중으로 던지고 잡으면서 멋지고 아름다운 궤적이나 몸동작을 만드는 행위’라는 뜻을 담고 있다. 어린 시절 즐겼던 콩주머니 놀이나 자치기, 공기놀이 등을 연상하면 쉽다. 서커스 공연 등에서 외발자전거 묘기를 보여주거나 곤봉 서너 개를 양손으로 돌리는 모습에서도 저글링을 접하게 된다. 저글링에는 주로 공, 클럽, 링 등이 사용되며, 이 밖에도 막대의 무게중심을 이용하는 데블 스틱(Devil stick), 줄의 탄성과 회전력을 이용하는 디아볼로(Diabolo), 시가 박스(Cigar box), 포이(Poi), 모자, 컵, 스태프 저글링(Staff juggling) 등이 있다. 집중력·도전정신 기르는 데 효과적 이런 저글링이 학생들의 두뇌발달과 순발력, 평형감각 등 신체 건강 증진 및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큰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