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은 집에서, 과제는 학교에서! 2014년 ‘거꾸로 교실’을 소개하는 KBS 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거꾸로 교실은 일방통행의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미리 수업 동영상을 보고 온 후 실제 수업시간에는 질문, 토론, 실습 위주의 학생활동 중심 수업을 하는 교수·학습법이다. 학생들이 흥미를 보이고 집중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TV에 나온 학교와 교사들이 부럽기만 했다. 그러다 그해 9월, 부산에서 있었던 ‘거꾸로 교실’ 수업의 창시자 존 버그만(John Bergmann)의 특강과 겨울방학 때 열린 ‘미찾샘(미래교실을 찾는 선생님) 거꾸로 교실 캠프’를 다녀오고 자신감이 생겼다. 거꾸로 교실 수업을 위한 준비 그렇게 2015년 3월 새 학기에 바로 ‘거꾸로 교실’ 수업을 시작했다. 학생들과 약속을 하면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니 첫 시간에 “이제부터 수학 시간은 거꾸로 교실 수업을 한다”고 하고 거꾸로 교실에 대한 설명, 모둠 만들기와 세우기, 교육용 SNS 서비스인 ‘클래스팅’ 안내와 가입 등으로 학급별로 3시간의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수업을 시작했다.
렌터카를 타고 떠난 우리 부부의 유럽 여행은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된다. 남편은 첫 방문이고, 난 대학생 때 떠났던 배낭여행 이후로 두 번째 방문이었다. 처음 파리를 방문했을 때는 한 손엔 자전거 손잡이를 움켜쥐고, 다른 한 손엔 진한 아메리카노를 든 채 바쁘게 출근하는 파리지앵이 먼저 눈에 띄었다. 학창 시절, 그 모습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자전거와 아메리카노는 쏙 뺀 채 그저 바쁘게만 보낸 10여 년이 지난 후 다시 찾은 이번 여행에서는 전혀 다른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바로 프랑스 특유의 여유와 평화움이다. 샤를 드골 공항에 내린 후 복잡한 파리 시내를 벗어나자 그토록 원하던 조용하고 아름다운 진짜 프랑스가 그곳에 있었다. 몽생미셸 천 년을 넘어 그 자리에 파리에서 차를 몰아 서쪽으로 한참을 달렸다. 소문으로만 듣던 환상의 성을 찾아 3시간쯤 달렸을까. 끔뻑끔뻑 해 질 녘 피곤이 몰려와 눈을 크게 떴다 감기를 반복하다 잠시 한 손으로 눈을 비비던 찰나, 붉게 빛나는 천공의 성 몽생미셸이 눈앞에 나타났다. 몽생미셸은 ‘성 미카엘의 산’이란 뜻으로 1984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이다. 몽생미셸이 있던 자리는 원래 시시(Forêt de
국어 시간에 교실 안이 시끌벅적 ‘호호, 하하’ 학생들의 움직임으로 활발하다. ‘완득이와 함께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라는 진로융합주제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시간에는 자신의 적성을 알고 친구의 적성도 찾아 주는 활동으로 59가지 적성카드 스티커로 서로의 적성을 찾아 붙여주느라 분주하다. 소설 속 주인공 완득이는 다문화 가정에서 사회적 약자인 난쟁이 아버지와 가난하게 살며 꿈을 가지지 못한 학교의 부적응 학생이다. 그런 완득이가 격투기 선수가 될 꿈을 키워가게 되고 집을 나갔던 엄마가 돌아오면서 다시 희망을 찾아 일어서는 과정이 소설 속에서 그려진다. 학생들은 소설 속 주인공처럼 자신의 적성을 찾아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탐색하는 학생활동 중심 수업에 참여하는 중이다. 이렇게 교과 수업과 함께 그에 따른 진로 탐색 과정을 연계해 학생활동 중심 수업으로 진행하는 수업모형이 학교 현장에서 퍼지고 있다. 자유학기제가 시행되면서 학생 참여형 수업과 진로 탐색을 위한 융합수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다. 진로 탐색이 전부가 아니다 2016년 1월 21일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에 앞서 교육부는 2013~2015년 시범운영을 한 42개 연구학교와 2437개 희망학교,
사후세계에 대한 관심과 우리와 다른 존재들이 공존한다는 생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이들에게 공유되는 의식이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이기에 사후세계의 존재들은 두려움의 대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서양에서도 모두 그런 것은 아니나 귀신은 사람을 해치는 존재로 그려지곤 한다. 드라큘라, 미라 등 영화에 등장하는 무시무시한 캐릭터들만 봐도 이런 사실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전통 속에 등장하는 존재들은 조금은 다른 모습과 특징을 갖고 있다. 그중 특이하고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존재가 바로 ‘도깨비’다. 지난겨울 ‘도깨비 열풍’이 불었다. 깊은 한이 서려 있는 우수에 찬 눈빛,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한 헌신, 잘 생긴 외모. 드라마를 통해 현대판으로 등장한 도깨비의 모습은 처음엔 낯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험상궂은 도깨비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사실 드라마의 영향이 아니더라도 도깨비는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였다. 동화나 동요 속에 등장하는 도깨비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때론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하지만 착한 일을 한 사람들에게 상을 내려주고 행복하게 해주는 존재다. 드라마 도깨비는 최근에
논어가 논어인 이유 지난 시간에 스승 공자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최초로 ‘사제’라는 인간관계의 모형을 만든 사람이라는 걸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요. 네, 공자는 사제관계를 만든 사람, 스승입니다. 그런 교육자 공자가 생각하는 제자의 존재란 무엇이었을까요? 아니면 그가 원하는 제자의 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그와 제자들의 대화를 보면 그의 제자상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그런데 그에 앞서 텍스트의 이름부터 이야기해 보고 싶네요. 묵자, 맹자, 장자, 순자 등 우리가 흔히 고대 중국의 고전이라는 제자백가 시대 텍스트는 대부분 특정인의 이름으로 되어 있습니다. 관자나 한비자도 그렇고요. 그런데 유독 논어만 공자가 아니라 논어입니다. 도덕경도 있지 않냐 할 수 있지만, 도덕경은 노자로 많이 부르기도 하고 그 이전에 노자 자체가 실존인물이 아니라는 설도 있어 경우가 다릅니다. 하지만 공자는 엄연히 실존인물이고 논어라는 텍스트는 공자라는 사람의 사상을 오롯이 담고 있는데도, 공자가 아니라 논어입니다. 논어의 뜻은 뭘까요? 한자 그대로 보시면 됩니다. 논(論)하고 어(語)한 책입니다. 인(仁)이란 가치에 대해서 논했고, 군자란 존재는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군자가 될 수
01지하철을 타는 순간 사람들이 품는 소박한 소망은 무엇일까. 아마도 앉을 자리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당장 빈자리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내가 앉을 자리가 곧 나기를 바란다. 설마 내릴 곳까지 죽 서서 가지는 않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한다. 고매한 인품과 교양을 가진 사람이라도 지하철을 탈 때, 자리를 기웃거리는 것은 조금도 흠 될 것이 없다. 승용차 없이 버스나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는 나 역시도 기왕이면 편하게 앉아 갈 수 있기를 매일 아침저녁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자리에 대한 이 소박한 기대가 그냥 소박하게만 끝나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기대는 그냥 잠시 품었다가 자기도 모르게 어느새 잊어버리는 것이 돼야만 ‘소박한 소망’으로 남는다. 그래야 행복할 수 있다. 여기서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달리 달콤한 쾌감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것이 아니라, 끔찍하고도 유치한 ‘불행의 마음’으로 빠지지 않는다는 뜻에서 행복하다는 것이다. 빈자리에 대한 기대를 마음에 두고 있다 보면, 그것이 은근한 ‘집착’으로 슬며시 변한다. 물론 자리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일종의 자기기만(自己欺瞞)인 셈이다. 아
신학기와 함께 이전비의 지급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교원이 부임의 명에 따라 새로운 근무지역으로 전출돼 이사할 경우 이사비용과 가족(배우자, 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 존·비속으로 생계를 같이하는 사람)의 여비를 「공무원 여비 규정」 제19조 내지 제21조에 따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이전비 및 가족여비의 지급기준과 지급액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전비 ◎ 지급대상- 부임의 명에 따라 구임지에서 신임지로 거주지와 이사화물을 이전한 교원 ※ 부임의 명 : 전보·파견·신규임용 등에 의해 새로 임용된 직위 소재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 구임지에서 신임지로 가지 않더라도 이전비를 지급하는 경우① 구임지가 아닌 지역의 거주지에서 신임지로 이전 : 부임의 명에 따라 신임지에서 근무하기 위해 이전한다는 것이 명백한 경우② 구임지에서 신임지가 아닌 인근지역으로 이전 : 신임지가 아닌 인근지역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사유(자녀교육, 경제사정, 배우자 직장 등)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③ 구임지가 아닌 지역의 거주지에서 신임지가 아닌 인근지역으로 이전 : ①과 ②의 조건을 충족 하는 경우- 지급제외 대상 : 동일 시·군
미국의 심리학자 겸 작가인 로렌 슬레이터(Lauren Slater)가 쓴 루비레드라는 심리동화집이 있다. 백설공주의 이름을 원래는 ‘루비레드’로 짓고자 했던 공주의 아버지와 엄마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동화집에는 모두 15편의 창작심리동화가 실려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의 전족과 신발 이야기가 나온다. 너무도 작고 예뻤던 왕비의 발, 그 발을 사랑하는 왕. 이야기는 메이 왕후로 불리는 엄마의 전족을 당한 발, 늘 붕대로 칭칭 동여매고 악취를 감추기 위해 갖은 향료를 뿌려대던 발 이야기가 나온다. 왕후였던 엄마는 여섯 살 어린 나이에 처음 발을 동여매며 전족을 당하고 평생 그 작은 발로 살아간다. 넓은 들판을 마음껏 가로지르던 어린 발은 붕대 속에서 뼈가 부러지고 섬유조직이 끊어지며 여성으로서의 자기 삶 또한 부러진 나무처럼 고정되는 것을 감내해야 했다. 후에 왕인 아버지를 만나 딸을 낳지만, 엄마는 전족을 하던 서쪽 방이 아닌 북쪽 방으로 딸을 데려간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주인공인 딸의 발은 전족을 당하지 않았지만 결국 자기의 왕국, 자기의 삶터를 떠나 농부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가진 것 모두를 잃는 희생을 하고 나서야 겨우 마음껏 나무에 오르고
1971년은 신해년이었다. 1911년생인 북한의 주석 김일성이 회갑을 맞이한 해였고, 그가 회갑 잔치를 서울에서 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어린 학생들을 불안하게 했던 바로 그해였다. 이해에는 대한민국 역사에 기억될만한 몇 가지 사건과 사고가 이어졌다. 경기도 광주시(현 성남시) 철거민 단지에서 1만여 명이 대규모 소요를 일으켰고, 남북적십자사 대표가 분단 후 처음으로 판문점에서 만났으며, 실미도에서 훈련받던 특수부대원들이 버스를 탈취해 서울로 진입했던 이른바 실미도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 해 성탄절에는 서울 도심의 대연각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163명이 목숨을 잃었다. 나라밖에서는 우리가 중공으로 부르던 오랑캐 나라 중국이 유엔에 가입하고, 자유중국으로 부르던 우방 대만이 유엔에서 퇴출당했는가 하면, 독재자 이디 아민이 쿠데타로 우간다의 정권을 장악했고, 바레인과 카타르 등이 독립했다. 핑퐁외교로 미국과 중국이 다가서며 냉전이 완화되는 분위기도 역력했다. 대통령 댁의 자녀교육 무엇보다도 큰 사건은 이해 4월 27일에 있었던 제7대 대통령선거였다. 1963년과 1967년, 두 번의 선거에서 대통령 당선과 연임에 성공한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둘째 임기 중반인
현직 대통령이 파면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국가적으로 정말 부끄럽고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과정에서 국가는 대혼란에 빠졌다. 국민들은 대규모 촛불과 태극기 시위대로 분열돼 극렬하게 대립했다. 우리 자녀들은 이번 사태를 보고 배운 것이 많았을 것이다. 불행한 국가적 사태지만 모든 국민에게 교육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주기 바란다. 이제는 60일의 짧은 일정으로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역대 최악의 여건 속에서 5월 9일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 출마의 뜻을 비친 사람은 30명에 이른다. 이들 중 20여 명은 국민들이 전혀 후보감으로조차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가뜩이나 떨어진 대통령직의 위신이 이들로 인해 더 우스운 자리로 전락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떻든, 더 큰 걱정은 난립한 후보들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合從連橫)하느라 여념이 없는 가운데, 급조한 공약들을 남발한다는 데 있다. 선거를 불과 50여 일 앞두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서 국가 경영의 비전과 정책이랍시고 발표하는 것을 책임 있는 공약이라 할 수는 없다. 사회 분야마다 기대하는 대통령상은 다르다. 경제 대통령, 안보 대통령, 문화 대통령 등등. 교육계도 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