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학교의 미래 (김재현·김종훈·류창기·배동건·송칠섭·이상수·정휘범 지음, 오브바이포 펴냄, 248쪽, 1만6000원)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 빠진 우리 교육을 되돌아보고, 미래교육의 해답을 찾고자 하는 7명의 현직 초등학교와 교육학자의 목소리를 담은 책. 새로운 수업환경에서 지금의 교육과정과 2022년 새 교육과정 개정의 방향, 좋은 수업의 기준, 학부모와 학교 간 소통의 부재 문제와 이를 해결하는 방법 등 우리 교육이 꼭 짚어봐야 할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쓰담쓰담, 현천을 쓰고 아이들을 담다 (현천고 ‘쓰담쓰담’ 선생님들 지음, 도서출판 웰북 펴냄, 256쪽, 1만5000원) 강원도 최초의 공립 대안교육 특성화고인 현천고등학교 교사들의 글쓰기 모임 ‘쓰담쓰담’ 소속 9명 교사의 일상기록을 담았다. 상처받은 학생들이 치유와 자존감 회복을 위해 지원하는 현천고는 각양각색의 학생들로 인해 평범하지 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학생들과 함께하며 ‘현천스러움’을 보여 주는 현천만의 차별화된 교육활동도 엿볼 수 있다.
고교학점제는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는 고교체제 개편과 더불어 현 정부의 핵심적인 교육정책 가운데 하나이다. 이에 따라 현 정부 출범 이듬해인 2018년부터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가 지정·운영되기 시작하였으며, 2020년부터는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들에서 고교학점제를 우선 적용하고 있다. 교육부는 그동안 누적된 경험과 효과를 바탕으로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를 일반고에 전면 적용하며, 이를 위해 새로운 국가교육과정을 2022년에 고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사실 외국의 학교들을 방문하고 수업을 관찰하다 보면 초·중학교들에서는 그렇게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언어가 다르고, 교실 구조가 다르고, 교과서가 다르지만, 우리 학교들에 비해 구조적인 차이나 질적인 차이가 두드러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반면 고등학교들을 방문하다 보면 우리 학교들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때가 많다. 학생들을 대하는 교사나 성인의 태도, 학생들의 학교생활, 교육과정이나 수업이 진행되는 방식, 학습자 평가 등에서 우리와 상당히 다른 차이가 관찰되기 때문이다. 후기 중등학교로서 고등학교는 학제 위치상 독특한 이중성을 갖고 있다. ‘중등’에 무
2020년 학교는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였다. 학사일정과 교육과정, 교사들은 준비되었으나 학생이 학교에 오지를 못 하니 학교의 모든 활동이 멈춰버렸다. 유일한 움직임은 수없이 교육과정을 고치고, 학생들의 방역과 자가진단을 지도하는 교사들의 노동뿐이었다. 오프라인으로만 이루어졌던 학교생활을 온라인으로 옮기려니 필요한 것은 물적·인적 인프라만이 아니었다. “학생들이 학교 안 오니 교사들은 참 좋겠다”, “교사들이 최고 편한 시국”이라는 말은 현장에서 동분서주하는 교사들의 심적 지지대를 갉아 먹었다. 휴직자로서 학교와 동료교사들을 지켜보며 늘 궁금했다. 원격수업을 하고 교사들은 정말 편해졌을까? 나는 원격수업에서 얼마만큼 할 수 있는 교사일까? 교육부의 통보식 발표에 대응할 만큼의 여건이 학교에는 얼마나 갖춰져 있을까? 그리고 2021년 온·오프 병행수업을 하는 학교로 돌아왔다. 말로만 듣던 원격수업, 드디어 나도 해보게 되었다.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3월은 그야말로 교사로서의 나의 능력치를 절감하는 ‘자아 재발견’의 시간이었다. 2년 차 유튜버도 원격수업이 어렵다 내가 복직하면 원격수업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할 때 현장에 있는 동료들이 말했다. 유튜브를 할 정
프레이리의 교사론 프레이리의 교육사상과 실천은 교사에게 무엇을 시사하는가? 프레이리를 통해 깨닫는 것은 쉽게 말하는 ‘교사는 가르치고 학생은 배운다’라는 말이 타당하지 않다는 점이다. 프레이리에 따르면, 교육은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를 이분하지 않으며 쌍방의 상호작용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프레이리(1985)는 ‘배움 없이는 가르침이 있을 수 없음’을 강조한다. 이것은 가르침과 배움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교사(가르치는 자)와 학생(배우는 자)이 있어야 한다는 말 이상을 의미한다. 프레이리가 강조하는 것은 가르치는 사람이 배우면서 가르친다는 의미다. 즉, 프레이리는 ‘학습자로서 교사’ 역할을 중시한다. 프레이리는 교사가 학생에게 교육내용을 전달하는 것을 가르치는 일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것은 프레이리가 비판한 은행예금식 교육이요, 길들이기 교육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프레이리에게 바람직한 교사의 역할과 모습은 끊임없이 배워나가면서 교사-학생 간 상호작용을 통해 배움을 창조하는 자다. 프레이리의 ‘교육이 정치’라는 입장에 따르면, 교사의 가르치는 행위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일 수 없다. 프레이리(1985)에 따르면, ‘교육의 정치 중립성’
들어가며 학창시절 학교로 장학사가 방문하면 비상이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대청소는 기본이고 교실 바닥엔 윤이 났었지요. 수업하는 모습을 돌아보고는 선생님들이 다 모인 회의실에서 각 반 수업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씀을 오래 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장학사는 그만큼 권위가 있었고 수업 전문가라고 평가받았습니다. 지금은 학교현장에서 자율장학 형태로 많이 바뀌었지만, 수업에 대한 컨설팅이나 수업코칭은 교육전문직으로서 꼭 필요한 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수업컨설팅과 수업코칭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통해 교육전문직으로서 현장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업컨설팅의 정의와 조건 가. 수업컨설팅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수업컨설팅은 ‘수업에 대한 문제해결이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교사가 의뢰자가 되어 다른 교사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수업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는 자율적인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수업컨설팅의 초점은 교사의 수업능력 향상입니다. 따라서 의뢰자인 교사가 스스로 진단하고 있는 수업운영의 애로사항이나 문제점에 대하여 컨설턴트가 진단하고 분석한 자료를 가지고, 그 대안을 제시하면
들어가며 교육전문직원이 학교현장과 소통을 하는 데 있어 법적 효력을 갖는 수단은 ‘공문서’이다. 공문서란 ‘행정기관에서 공무상 작성하거나 시행하는 문서(도면·사진·디스크·테이프·필름·슬라이드·전자문서 등의 특수매체기록을 포함한다)와 행정기관이 접수한 모든 문서’를 말한다 1. 공문서는 주로 표지공문이라고 하는 업무관리시스템상의 기안문과 그에 덧붙여지는 붙임 문서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붙임이 되는 문서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기획안이다. 기획안이란 어떠한 문제점이나 과제에 대해 현황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검증하여 해결방법을 제시하며,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우는 과정을 말한다. 또한 제안에 대한 방향 제시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그 제안을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정리하여 문서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전문직원 선발을 위한 기획능력평가는 현장이 당면한 문제를 정책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 기획능력을 측정하며, 이를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 및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설계를 요구한다. 또 현장에서 정책구현을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한 정도를 측정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에 교육전문직원이 되기 위해서는 소속된 교육청
혼란의 2020학년도가 지나고 새로운 2021학년도가 시작되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연일 3~4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아직 교육현장의 정상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020학년도에 우리 교육현장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다양한 방식의 원격수업이 운영되었다. 2020년 4월의 그 날을 많은 선생님들은 잊지 못할 것이다. 아침부터 e학습터에 로그인이 되지 않는다고 계속되는 전화로 난리가 난 학교 교무실, 선생님도 접속이 되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던 그 날의 모습은 ‘원격수업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낳았다. 그렇다면 약 1년간 원격수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e학습터는 지금 현장의 선생님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e학습터의 기능이 대폭 향상되었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표 1 캡쳐한 것과 같이 2021학년도 초등 EBS 온라인 클래스 신규 개설이 중지된 상황에서 초등학교 공식 공공학습관리시스템(LMS)으로 통용되는 만큼 교육현장의 요구가 더 많이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선생님들은 e학습터의 자체
지난달 세종시교육청이 관내 학교들에 보급하고 수업에 활용하도록 한 책 촛불혁명은 교육계에 분명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교육계 안에서의 소란’ 즉,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는 듯한 모습이다. 물론 논란이 일어난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오히려 역사를 전공하는 직업상 ‘모든 사회적 사건은 많든 적든 논쟁성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는 기본인식으로 사안을 바라보는 편이다. ‘논쟁’ 능력을 잃어버린 한국의 진보세력 한국 현대사는 ‘논쟁’보다는 ‘시위’로 점철된 역사였다. 해방 이후 군정 치하의 크고 작은 시위는 말할 것도 없고 전쟁 이후에도 자유당 부정선거 반대, 한일협정 반대, 유신헌법 반대, 계엄령 선포 반대, 5공 헌법 반대 그리고 소위 문민정부 이후에는 WTO 반대, 신자유주의 반대, 기업의 노동착취 반대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반대 시위가 있었다. 굵직굵직한 정치·경제적 사안에는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대립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80년대를 지나고 한국인들의 역사관이 바뀌면서 일련의 반대 시위들은 ‘구악(舊惡)’을 내몰고 ‘정의를 외친 선(善)한 역사적 시도’로 새로이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물론 이러한 역사관의 변화는 그냥 이루
01 외우(畏友) 서덕현 교수가 책을 보내왔다. 그가 쓴 책의 제목은 잃어버린 아버지를 찾아서(수필과비평사)이다.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1871-1922)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연상케 하는 제목이다. 서 교수는 의도적으로 그 제목을 빌려 왔으리라. 책의 제목 앞에 ‘서덕현 교수가 아버지를 찾아가는 서사’라는 수식어가 있다. 나는 책의 제목에서 이미 기구하고도 절절한 아버지 찾기의 행로를 예감한다. 아니 그 이전에 서 교수의 고운 성정과 더없이 정직하고 성실한 성품을 알기에, 이 서사의 운명적 비극성을 예감한다. 서 교수의 잃어버린 아버지를 찾아서는 충청도 농촌에서 1949년 초에 입대하여 1950년 6.25 전쟁 발발 무렵 전사한 아버지를 찾아가(내)는 이야기다. 실제로 그의 부친은 전몰의 구체적 시간과 장소가 미상이다. 임시로 작성한 전사자 명부에 등재된 것이 전부다. ‘잃어버린 아버지’가 확실하게 각인된다. 서 교수가 두 살 때 헤어졌으니,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이다. 전사 통지를 받은 그의 조부모가 견지한 심적 태도는 참으로 짠하게 이해된다. 전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 언젠가는 반드시 집 마당으로 들어설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