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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년 전통 서울공고, 첨단산업 인재 기르는 취업 사관학교

서울공업고등학교

핸드볼 공처럼 생긴 형형색색 드론이 하늘을 난다. 스카이킥이라 불리는 드론이 공간을 수놓는가 싶더니 10m쯤 떨어진 둥근 골대를 자유자재로 들락거린다. 여기는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공업고등학교 드론실습실. 방학을 맞아 공동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인근 특성화고 학생 13여 명이 드론수업을 받고 있다. 제대로 된 드론수업을 학원에서 받으려면 수강료만 60~200만 원 가량이 들지만, 이곳에선 서울시교육청 지원으로 전액 무료다.

 

게다가 서울공고는 전국에 단 6개뿐인 드론비행장을 갖추고 있다. 교사들 역시 드론지도자(교관) 자격증을 취득, 직접 가르치고 있어 교육효과 또한 탁월하다. 학생들이 몰려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드론실습장에서 만난 박형모 교사는 “신기술 육성정책에 공을 들이는 서울시교육청과 이를 위한 학교장의 적극적인 교육프로그램 개발, 그리고 전문적 역량을 갖춘 교사들이 삼위일체를 이룬 미래교육의 현장”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한국 직업교육 발상지 … 국내 최대 규모 특성화고로 우뚝

시대를 앞서가는 서울공고는 지난 1899년 대한제국 고종황제의 칙령에 의해 관립 상공학교로 설립됐다. 올해로 12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직업교육의 발상지이다. 명성에 걸맞게 지난 2016년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로 지정된 데 이어 2019년부터 고교학점제 교육과정연구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개설된 학과만 12개. 공업고등학교로서는 국내 최대 규모다.

 

나노시대의 초정밀부품을 생산하는 전문기술인을 양성하는 정밀기계과, 자동차·건설기계·수입자동차 정비 분야 베스트 인재를 기르는 자동차과, 바이오기술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바이오공학과, 사출금형분야 현장 실무능력을 갖추는 신소재금형과 등이 있다. 또 천재 테슬라를 꿈꾸는 전기전자과, 텍스타일 디자인분야 전문가를 기르는 섬유디자인과, 플랜트산업의 혁신적 메이커 산업설비과, 미래 녹색산업을 이끄는 신재생에너지과, 21세기 그래픽 융합시대를 선도하는 그래픽아트과 등도 주목받는다. 이와 더불어 자동제어 전문가를 양성하는 스마트자동차과, 건설·기술인력을 양성하는 토목건축과, 세라믹 재료를 이용한 도자제품 전문가를 양성하는 세라믹아트과도 서울공고를 이끄는 주역들이다.

 

미래기술교육센터 운영, 스마트팩토리 등 신산업 인재 양성

인공지능시대를 맞아 첨단 신산업 분야 인재양성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은 서울공고는 올해부터 미래기술교육센터를 중심으로 특화된 교육에 더욱 힘을 쏟는다. 최첨단 기자재를 갖춘 미래기술교육센터(이하 센터)는 미래로 가는 서울공고의 전진기지나 다름없다. 이곳에서는 인공지능, 자율주행 및 드론 등에 특화된 교육이 체계적이고 내실 있게 진행된다. 교육과정은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스마트팩토리·lot 자동화·AI 자율주행·3D프린팅 메이어교육 등 모두 4개.

 

스마트팩토리는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생산공정에서 최종판매까지 네트워크와 lot·AI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생산효율을 최대화하는 생산공정시스템을 의미한다. 기업 생산현장 변화에 맞는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이해하고 체득하는데 교육의 중점을 두고 있다. lot 자동화과정은 사물인터넷에 대한 기본개념을 학습하고 나아가 자동화시스템 프로그래밍 기술을 익힌다. PCL 언어 등 기술을 활용, 간단한 자동화시스템 프로그래밍 정도는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AI 자율주행 과정은 4차 산업에 활용되는 인공지능·기계학습·딥러닝 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데이터 수집처리 등 정보처리능력을 갖추도록 한다. 3D 프린팅메이커 과정은 3D 프린터를 이용해 제품을 출력하고 메이커기기를 통해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능력을 기른다. 서울공고는 또 산학일체형도제학교로 지정돼 있다. 일반 도제학교와 달리 학교 단일형으로 운영돼 학생들이 이리저리 실습장을 옮겨 다닐 필요가 없다. 이 학교와 계약을 맺고 도제학교에 참여한 기업만 10여 곳이 넘는다. 학생들은 전원 취업이다.

 

공무원·공기업·강소기업에 수백 명 취업 … 동문기업 후원도 큰 힘

학교 측의 전폭적인 뒷받침과 최적의 교육여건은 높은 취업률로 괄목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 서울공고 학생들의 기능사 자격증 취득률은 95% 이상이다. 3개 이상 취득한 학생도 많다. 방과후학교와 전공 동아리반 운영을 통한 적극적인 지원과 방학이나 휴일도 반납한 채 학생들에게 매달린 교사들의 열정이 원동력이 됐다. 탄탄한 실력을 갖춘 학생들은 올해 서울시기능경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발군의 역량을 발휘했다.

 

서울공고는 또 취업 사관학교로 불릴 정도로 명성이 높다. 지난 2021년의 취업실적은 놀라운 수준이다. 먼저 공무원 임용만 37명이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경기도지방공무원에 대거 합격한 것을 비롯 한국철도공사·서울교통공사·한국전력기술·한국전기안전공사·국가철도공단·서울성동구도시관리공단 등 공기업에 13명이 합격했다.

 

이뿐 아니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클라쎄오토·만트럭버스코리아·더클라스효성 등 대기업과 강소기업에 무려 170명이 합격했다. 취업을 원하는 학생이라면 100% 취업하는 놀라운 실적이다. 교사·학생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낸 값진 성과다. 특히 취업반 운영을 통한 맞춤형 방과후 교육활동 등 서울공고만의 노하우가 담긴 교육과정이 밑거름이 됐다. 대표적으로 취업특성화부에서는 약 90개 업체와 MOU를 체결하고 217개의 취업처를 발굴, 학생과 기업체 간 연계 관리에 정성을 쏟았다. 최창수 취업부장은 “올 한해만 100개 기업을 찾아다니며 학생들의 취업처를 발굴했다”고 말했다.

 

교사들 헌신, 학교 측 지원 밑거름 … 기술강국 선도하는 학교

높은 취업률은 또 기업에 대한 철저한 직무분석으로 맞춤형 인재를 길러낸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 예컨대 A라는 회사가 요구하는 직무가 있다면 무려 100시간 동안 완벽하게 교육해 취업시켰다. 학교교육과 회사업무와의 미스매칭을 줄이기 위한 것인데 기업체의 만족도가 높아 매년 서울공고생을 찾는다고 한다. 특히 7만여 명에 육박하는 동문들의 지원도 큰 힘이다. 동문기업들은 앞다퉈 서울공고생들을 데려간다는 게 학교 측의 귀띔이다.

 

또 이 학교 인성상담부는 학생과 학부모 포함 644회의 개별상담을 실시했고, 글로벌진로부는 3,000여명 이상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장직업체험·직무실무체험·현장견학을 실시하는 등 헌신적으로 뒷받침한다.

 

직업교육 분야에서만 20년이 넘도록 활동한 이조복 교장. 그는 말보다 실천을 중시하는 교육자다.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면 주저 없이 행동에 옮긴다. 시행착오를 두려워하기보다 일단 부딪히면서 노하우를 축적, 최선의 교육을 하자는 게 이 교장의 소신이다. 그는 교사들에게 “한번 해 봅시다”란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닌다.

 

 

이조복 교장, “성장 동력 원천은 특성화고 … 선취업후진학 적극 지원을”

그는 <새교육>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 성장 동력의 원천은 직업교육”이라며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이 교장은 “우수한 기술인재를 양성하는 특성화고 교육이 제자리를 잡을 때 기술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진학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지만 전공과 직업의 매칭률은 30%에 불과한 것이 우리 현실”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낸 뒤 “일찌감치 진로를 설정하고 이후 직무와 관계된 학업을 이어가는 선취업후진학 제도가 뿌리를 내리도록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이지만 비지땀을 흘리며 꿈을 향해 달려가는 서울공고. 빛나는 전통을 이어 미래를 열어가는 그들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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