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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통일교육 또 푸대접할 것인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은 「헌법」이 명시하는 국가 목표이자(제4조), 이의 실현을 위한 성실한 노력은 대통령(「헌법」 제66조)과 통일부장관 그리고 교육부장관의 의무사항이다(「통일교육지원법」 제8조). 그러나 학교 통일교육은 독립 교과목이 아닌 범교과학습주제에 불과하여 교육과정 연구를 제대로 할 수 없으며, 초·중·고 교사들의 교육시간 및 학생들의 학습시간은 연평균 7시간 내외로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통일교육과 관련한 2022 교육과정 총론과 각론(교과)의 개정(안)을 보면 설상가상으로 학교 통일교육은 현행 2015 개정 교육과정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정도로 축소될 전망이다. 만약 현재의 개정(안)대로 고시되고, 2024년 이후부터 이런 교육과정이 이뤄진다면, 우리나라의 학교 통일교육은 ‘빈사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2022 개정 교육과정 개발자들은 물론 관리 책임자인 교육부장관과 통일부장관 나아가 대통령까지도 「헌법」 또는 「통일교육지원법」이 명시하고 있는 직무적 책임에서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학교 통일교육과 관련한 2022 국가교육과정 개정(안)의 주요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교육과정 총론에서 제시하는 범교과학습주제에 관한 개정(안)을 철회해야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범교과학습주제에 대하여 ‘교과와 창의적체험활동 등 교육활동 전반에 걸쳐 통합적으로 다루도록 하고, 지역사회 및 가정과 연계하여 지도한다’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2022 개정(안)은 ‘교과와 연계하여 지도한다’만 남겨 놓고 나머지 내용은 모두 삭제할 예정이다. 삭제 이유는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한다(교육부 보도자료, 2021.11.24.). 개정(안)대로 고시되면 범교과학습주제 교육에서 비교과(창의적체험활동) 교육이나 지역사회 및 가정과 연계교육의 법적근거와 타당성이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범교과학습주제 교육은 기존 교육보다 절반으로 줄게 되는데, 10개 범교과학습주제 중 하나인 통일교육 역시 이에 해당한다.

 

범교과학습주제는 본래 국가·사회 또는 학습자의 요구와 필요에 따라 학교에서 가르칠 필요성이 있으나, 교과교육으로 실시하기에는 교육과정 개발·교사양성·학생들의 학습부담 등의 어려움이 있어, 국가가 여러 교과에서 교육하기를 권고하는 교육 또는 학습주제이다. 201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무려 38개나 되었지만,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엄선하여 10개로 줄었다. 10개의 범교과학습주제는 아직 교과가 되지 못했지만, 오랫동안 국가·사회적으로 교육적 요구와 필요성이 강조된 교육주제들이다. 따라서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많은 선택과목 개설이 필요하게 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고등학교 선택과목으로 개설하는 조치와 결정이 매우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통일교육을 포함하고 있는 도덕과·역사과·일반사회과·지리과·국어과 등의 교과들이 통일교육시간을 확대하기 어렵다면 적어도 축소는 하지 말아야 한다. 통일교육의 중심 역할을 해온 도덕과의 2022 개정(안)을 보면 초·중학교의 경우 2015 개정 교육과정과 비교할 때 절반으로 줄었다(초등학교는 24개 교육내용 요소 중 2개에서 21개 요소 중 1개로, 중학교는 23개 교육내용 요소 중 2개에서 21개 요소 중 1개로 축소). 또한 고등학교는 ‘생활윤리’에서 두 단원으로 가르치던 것을 ‘윤리문제탐구’라는 신설과목에 한 단원만 배치해, 학습자 입장에서는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도덕과 뿐만 아니라 통일교육을 하는 역사과와 사회과 등도 이와 유사하다면 교과 통일교육은 기존의 교육과정보다 절반이 줄게 된다.

 

셋째, 평화교육은 민주시민교육이 아닌 통일교육에 포함 또는 통합해야 한다. 2022 개정(안)은 범교과학습주제 10개 중 민주시민교육과 환경·지속가능발전교육은 모든 교과에서 가르치는 등 기존 교육보다 더욱 강화하고 있다. 또한 평화교육을 민주시민교육에 포함할지 아니면 통일교육에 포함할지 고민하고 있다. 2018년 통일부 통일교육원이 발행한 <평화·통일교육: 방향과 관점>을 교육부가 수용하여 학교교육에 적용했고, 평화·통일교육에 관한 수많은 연구와 교육이 이루어온 사실을 고려할 때, 평화교육은 민주시민교육에서 다루거나 통합할 것이 아니라 통일교육과 통합되어야 한다. 특히 평화의 지속을 위해서는 통일(통합)이 필요하고, 통일은 지속적 평화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서울대학교 통일 관련 연구원 명칭이 ‘통일평화연구원’인 이유를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넷째, 교육부와 국립통일교육원은 교육과정평가원과 한국통일교육학회 등 관련 단체들과의 협업으로 <평화·통일교육: 방향과 관점> 개정판을 속히 발간해야 한다. 국립통일교육원은 <평화·통일교육: 방향과 관점>의 초판 발행에서 ‘이 자료는 완성본이라고는 할 수 없으며 앞으로 미래지향적인 방향에서 통일교육의 일관성과 균형성을 유지해 나가기 위하여 더 많은 의견을 지속해서 수렴하여 보완·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매년 발행하지 않고 수정이 필요할 때 개편할 예정이다’라고 밝히고 있다(통일부 통일교육원, 2018년). <평화·통일교육: 방향과 관점> 초판이 발행된 지 4년이 흐른 만큼 남북관계를 위시하여 많은 시대적 변화가 있었고, 7년 만의 2022 개정 교육과정 고시를 앞둔 만큼 국립통일교육원은 <평화·통일교육: 방향과 관점> 개정판을 속히 발간해야 한다.

 

다섯째, ‘평화와 통일(또는 통합)’과 같은 독립과목이 개설되어야 한다. 한반도 평화의 지속과 남북 상생 및 공영을 위해서는 정권에 영향을 받지 않는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학교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평화와 통일에 관한 독립과목 개설은 필수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이 정권에 크게 영향을 받고, 인력과 재정이 부족한 통일부 산하의 국립통일교육원에서 교육지침을 만들고, 학교에서 1년에 몇 시간만 가르치는 현행 교육체제로는 온전하고 제대로 된 평화·통일교육 실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평화통일에 관한 독립교과목의 개설은 교과교육과정 연구와 개발 그리고 교사양성 및 연수, 대학의 관련학과 개설 및 과목 개설 등을 가능하게 하는 매우 절실하고 중요한 과제이다.

 

평화와 통일에 관한 과목은 고등학교 교양 또는 진로선택과목으로 개설하는 것이 적합하다. 왜냐하면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많은 선택과목 개설이 필요하고, 학생들의 학습부담과 교사의 교육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모쪼록 2022 통일교육과정이 제대로 그리고 온전히 개정되어 학교 평화·통일교육이 한반도의 지속적 평화와 통합 및 공영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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