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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도 쉬는 시간] 댓글이 마음에 걸릴 때… "반사!"

요즘 뉴스를 자주 봐요. 공문보다는 뉴스가 학교에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는 가장 빠른 수단이니까요. 뉴스에서 발표한 내용을 며칠 후에야 공문으로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 안타까운 요즘이에요.

 

그런데, 뉴스를 검색하다 보면 속상할 때가 종종 있어요. 자꾸 댓글을 안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댓글에도 눈이 가거든요. 좋은 댓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댓글도 많아요. 댓글을 읽으며 요즘처럼 답답한 시기에 각자의 불만을 투사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상대는 교사라는 것을 느껴요. 

 

‘수업은 EBS가 하고 교사는 놀면서 돈 버네.’
‘교사들 꿀 빠네.’

 

댓글을 보면서 생각해요. ‘아~ 우리는 꿀을 빨고 있었구나.’ 사소한 댓글 하나에 마음이 상해요. 이참에 꿀물이라도 한 잔 마셔야 억울하지 않을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한가하게 꿀물을 타서 마실 시간이 없어요. 온라인으로라도 수업해야 하니, 아이들에게 전해줄 1주일 치 활동지를 미리 만들어서 배부해야 해요. 쉬운 일 같지만, 하나하나 편집하고 등사하고 다시 묶어서 정리하는 것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에요. 평소 같았으면 그날그날 복사해서 줄 수 있는 활동지일 텐데 말이지요. 

 

아이들이 없는데도 공문은 줄어들지 않아요. 말로는 공문을 없앴다고 하는데 체감하기가 어려운 건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어요. 이 와중에 교사들은 조를 짜서 긴급 돌봄에까지 투입되고 있어요. 온라인 개학을 위해서 동영상을 만들고 자료를 정리하느라 바쁜 시기인데도 말이지요. 그뿐인가요? 시시때때로 바뀌는 일정 때문에 학사일정은 꼬이고, 교육과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NEIS에 어떻게 올려야 할 지도 막막해요. 그런 댓글 하나에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 이유에요.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표현을 빌리면 빨아야 할 꿀이 너무 많아요. 그 꿀은 씁쓸하다는 것이 함정이지요.

 

1999년도에 개봉했던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떠올라요.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유대인 아버지 귀도. 아들 조슈아가 동네 가게에 붙어 있던 종이 한 장 때문에 기분이 나빴던 적이 있어요. 종이에는 이런 말이 쓰여 있었지요. ‘유대인과 개 출입 금지!’ 귀도 또한 화가 나긴 마찬가지였지만 아들에게 이렇게 말해주었어요. 

 

"조슈아, 뭐 이런 거로 기분이 나쁘고 그러니? 저 위쪽 길에 있는 철물점은 스페인 사람과 말이 출입 금지란다."

 

만약, 우리에게 귀도 같은 친구가 있다면 우리를 속상하게 만드는 댓글을 보고 뭐라고 말해주었을까요? 

 

"친구야, 그놈은 너의 업무처럼 씁쓸한 꿀 밖에 빨아본 적이 없을 거야. 걔는 평생 씁쓸한 가짜 꿀만 먹어 본 게 틀림없어.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고생하는 사람에게 꿀 빤다고 말을 할 수는 없을 테니까. 달콤한 꿀맛을 모르는 그놈은 정말 불쌍한 놈일지도 몰라."

 

누군가의 댓글 하나. 불특정 다수의 부정적인 시선을 의미 있게 해석하기에는 가야 할 길이 너무 멀어요. 목적지만 보고 아등바등 뛰어가기에도 바쁜 길. 발에 채는 돌부리 하나하나에 신경 쓰면 쉽게 지칠 수밖에 없어요. 학교에서 해내야 할 일만, 스스로 마음을 챙기기에도 벅찬 하루에요.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댓글로 상한 감정은 댓글을 단 사람에게 돌려주면 어떨까요? 귀도 같은 친구는 없지만, 아이들에게 배운 말이 생각나요. 혼잣말을 외치며 댓글을 향해 소리 질러요. 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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