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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야기> 어떤 상장


교무실에서 교감선생님들과 업무협의를 하고 있는데 5학년 여자아이 셋이서 교무실 문을 열고
배시시 고개를 내미는 게 아닌가. 들어오라고 했더니 아이들은 우리 곁으로 다가섰다. 그리고 이소영이란 아이가 나에게 상장을 내밀며 빙그레 웃어 보였다.

상장은 아주 정성스럽게 만들어져 있었다. 직인란은 빨강볼펜으로 그려져 있었고 상장 테두리선 역시 두 개의 선으로 반듯이 쳐져 있었다. 난 그 자리에서 상장을 읽어 내려갔다.

“상장. 교육부문 대상 이강신 교장선생님. 위 선생님은 코시를 알리고, 아주 뛰어난 지혜로 학교를 이끌어 나감으로 이 상장을 주어 칭찬합니다. 2004년 7월 16일 문원초등학교 학생 이소영.”

우리 학교는 코시(친절K, 질서O, 청결C, 예절E)운동을 인성교육차원에서 중점적으로 벌이고 있다. 그런데 코시운동이 어찌나 적극적이고 철저했는지 교정에 들어서면 보이는 게 코시 홍보물이다. 그러다 보니 '코시 대장’인 내게 상장을 준 것이다.

기가 막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반갑게 받아들고 고맙다는 칭찬을 한 후 교장실로 돌아왔다. 두어 시간이 지났을까. 아이들이 교장실에 다시 나타났다. 부상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예쁜 카드처럼 생긴 두꺼운 종이를 나에게 내밀었다.

종이는 예쁘게 모양을 내서 오려져 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큰 대자에, 길할 길자로 '대길(大吉)’이라 크게 쓰여 있었다. 가만히 생각해 봤다. 앞으로 좋은 일 많이 생기라는 뜻 같았다.

나는 그렇게 우리 아이들이 주는 전무후무한 상장을 받은 것이다. 상장과 부상을 받고 얼마나 흐뭇하고 자랑스러웠는지 모른다. 우선 어린이들이 내가 어렵지 않고 친근하게 생각했다는 게 고마웠고, 또 작고 볼품은 없지만 교장선생님에게 상장과 부상을 줘서 칭찬해주고 싶었다는 작지만 큰 사랑이 얼마나 아름답게 생각됐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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