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미국의 중고등학교 과정을 배우고 졸업증명서를 받을 수 있는 사설학원이 서울 강남에 생겨났다.
국내에서도 미국 중고교의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며 학생을 모으고 있는 S학원은 중1∼고2학년 5개 학년 과정으로 모두 150여명을 모집해 미국 학교가 개학하는 내년 2월께 문을 열 계획이다.
특히 고교과정은 4년 기간의 과정(120학점)을 마치면 졸업증명서를 받을 수 있어 미국내 대학입학 시험을 치를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게 학원측의 설명이다.
수업료는 월 80만원 수준이며 방과후 3∼4시간 정도 수업이 진행된다. 모든 수업이 영어로 이뤄지는 것은 물론 미국사, 영문학 등 미국 학생과 똑같은 과목을 미국 교사나 재미교포로부터 배운다. 즉 이 학원에 등록하면 미국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국내에서 검정고시 학원에 다니는 셈이다.
학원측은 미 네브래스카 대학이 만든 국외 교육프로그램인 '독립학습 고교과정' 인증을 획득했다며 시험지와 과제물 등을 네브래스카 대학에 보내 학생 성적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학원 관계자는 20일 "등록학생 대부분은 고교 졸업 후 미국 대학에 가려는 강남지역 부유층 자녀들"이라며 "외국에 살다가 국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전에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서울대 등 국내 명문대에 진학 하는 것이 당연했으나 최근에는 하버드 등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에 가려고 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을 놓고 사설학원이 공교육의 붕괴와 국내 교육체계에 대한 불신을 부채질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아무리 영어가 중요하고 공교육의 위상이 떨어졌다고 해도 국내 학생을 대상으로 미국의 교과과정을 가르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미국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대사상'을 심어줄 우려마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