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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지역가산점 판결의 허점


지난주에는 인천지방법원에서 '교원임용시험 불합격 취소 청구 소송'에서 응시지역 소재 사범대 출신에 가산점을 준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내려져 교육계가 발칵 뒤집히는 충격을 겪었다. 판결의 요지는 이미 알려진 대로 지역가산점제도가 다른 지역 사범대 출신자들을 불합리하게 차별하고, 공무원임용에서의 능력주의 원칙에 반하며, 위임입법의 한계를 넘은 것이므로 위헌이라는 것이다.

이 제도는 중등교사 임용시험만이 아니라 초등교사 임용시험에도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초등교육계와 교대 측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제는 이 판결이 앞으로 대법원에서 어떻게 결론이 날 것인가 하는 점인데, 필자는 피고측인 시교육청과 법원의 이 사건 판단에 몇 가지 허점이 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의 판결에서 그 허점들이 충분히 짚어지기를 기대한다.

우선 피고측인 시교육청은 법적으로 볼 때 이 사건의 핵심적인 쟁점이 무엇인가 하는 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에서 특히 검토되었어야 할 법리 부분은 헌법상의 평등권, 공무담임권, 학습권과 교육제도 법정주의, 포괄적 위임입법 금지의 원칙, 기본권 제한에서의 비례의 원칙들이다.

그러나 피고측에서 짚은 것은 지역가산점 제도의 목적의 정당성 부분에 한정되어 있으며, 가장 중요한 논거로 삼아야 할 '학습권' 혹은 헌법 제31조상의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 부분'에 대한 주장이 완전히 빠져 있다. 지역가산점제도를 도입한 취지는 피고측이 제시한 것처럼 예컨대, 교육을 통한 교육자치를 실현하고, 지역 우수교사를 확보하며, 지역사범대를 보호·육성하는 데에 있지만, 그것은 결국 그 지역 교대와 사범대 출신의 우수한 예비교원들이 다른 지역의 대도시와 수도권으로 집중 지원함으로써 그 지역의 농산어촌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대도시와 동일한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교육청이 이 점을 정확하게 주장했다면, 이것은 바로 원고측의 평등권 등과의 '기본권의 상충' 혹은 '충돌'의 문제가 되므로, 사법기관은 헌법 체계 내에서의 양 기본권의 관계를 따지고, '규범 조화적 해석'을 하게 되는 바, 이 제도의 위헌성 판단에서 결코 불리하지 않은 공방전을 전개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그 지역 학생들의 교육을 받을 권리가 그 학생들을 가르치는 자의 입장에 서게 될 예비교원들의 균등한 공무담임권보다 우선한다고 본다.

다음에 법원의 판단 부분에서도 허점이 보인다. 우선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법원이 이 제도의 취지와 교육 현실을 잘못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법원은 이 제도가 지역별로 "교육시장의 진입 장벽을 설치하여 자유로운 경쟁의 원리를 제약함으로써 타지역 출신 우수 교사의 임용을 제한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광역시 혹은 특별시 등 대도시에나 해당되는 문제이며, 농산어촌지역에서는 1995년 이후 행정쇄신위원회의 권고에 따라서 지역가사점이 완화 적용됨으로써 우수한 예비교원들이 대도시로 몰린 결과 교사 절대 부족이라는 전혀 상반된 부작용을 겪고 있다. 이 제도의 취지는 결코 대도시로의 타지역 우수 교사들의 진입을 막자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아울러 법원이 판결에서 헌법재판소의 선례를 참고한 것은 당연하다 하겠으나, 2001년에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 위헌확인 사건 등에서 가산점을 합헌으로 인정한 결정 등은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는 이 결정에서 "헌법 제25조가 보장하고 있는 공직취임권은 원칙적으로 공직자선발에 있어 해당 공직이 요구하는 직무수행능력과 무관한 요소인 성별·종교·사회적 신분·출신지역 등을 이유로 하는 어떠한 차별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나, 헌법의 기본원리나 특정조항에 비추어 능력주의 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할 수 있는 경우가 있고, 이러한 헌법적 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합리적 범위 안에서 능력주의가 제한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차제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지역가산점 제도의 위헌성 문제에 관해서는 이미 헌법재판소에도 2001년 12월 비슷한 사건이 접수되어 현재 심리 중에 있다는 점이다. 이번 인천지법 판결에 대해서는 내년 이후에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나올 것이나, 그 이전에 위 사건에 대해서 헌법재판소에서 결정이 먼저 나올 수도 있다.

아무튼 필자가 지적한 이러한 점들이 향후 사법기관들의 판단에서 면밀하게 검토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정부도 차제에 이 제도를 부령이 아닌 법률로 규정하는 조치를 취하는 한편, 교육의 전문성을 확보하면서도 농산어촌의 교원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보다 근본적인 다른 대안들을 적극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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