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언론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부정부패라는 말이다. 사실 개혁개방 이후 연일 터져 나오는 관리들의 부패사건으로 중국 정부는 국민들의 신망을 잃은 지 이미 오래다. 중국에서 급증하고 있는 부패현상의 특징은 사회 전 부문으로 만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해 중국 정부도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교육부분에서는 ‘청렴결백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사회에 만연된 ‘도덕적 해이’ 최근 우리가 빈번하게 접하는 중국 관련 소식으로는 급속한 경제성장 및 기술발전과 관계된 것이 대부분이지만, 때로는 부정부패에 연루된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관련된 내용도 심심치 않게 언론에 등장하면서 중국 사회에 존재하는 경제성장의 어두운 면도 실감하게 된다.
이처럼 중국에서 부정부패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급속한 경제발전의 이면에 존재하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때문으로, 이는 경제발전을 기반으로 하여 세계의 중심에 서려는 중국 정부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중국 정부는 엄격한 법의 적용과 모든 행정력 동원과 같은 강력한 수단을 통하여 부패를 추방하려는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이 같은 중앙정부의 부패추방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지난 3월 말 중국 교육부는 ‘초·중·고·대학에서의 전면적인 청렴결백 교육의 전개에 관한 의견(關于在大中小學全面開展廉潔敎育的意見)’을 발표하고, 올해부터 초등학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부정부패를 몰아내고 청렴결백을 강조하는 교육을 실시할 것을 지시하였다.
이 ‘의견’에 따르면 금년부터 중국의 모든 교육기관에서는 학생들에게 ‘청렴결백교육(廉潔敎育)’을 실시하도록 되어 있다. ‘청렴결백교육’은 초·중·고·대학 등 모든 학교에서 학생들의 도덕사상의 제고를 목적으로, 학생들의 인지능력 및 사회발전의 정도에 맞춰, 모든 교사들이 참여하여 대대적으로 실시하는 반부패 관련 교육이다. 과거와 같은 형식적인 선전교육이 아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사상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초·중·고·대학별로 다음과 같은 교육 내용상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올바른 의식 기르는 반부패 교육 초등학교에서는 기본적인 인간의 도리와 좋은 습관 양성과 관련한 교육을 중점적으로 실시하도록 하였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 교육에서는 청렴과 관련한 유명 인사들의 명언과 영웅들의 활동에 관해 소개를 하고, 이를 통하여 학생들이 역사상 존재했던 청렴하고 결백한 인물들의 정신과 행동을 본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같은 교육을 통하여 초등학생들은 청렴과 관련한 자아의식을 형성하고, 사회를 올바로 인식하며, 자신의 행위와 습관을 지속적으로 수정하도록 하여, 학생들이 장차 양호한 품성을 형성하는 데 기초로 삼을 수 있도록 하였다.
중·고교에서의 ‘청렴결백교육’은 중화민족의 우수한 전통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교육하도록 하였는데, 이 단계에서는 법과 관련한 교육, 사회도덕 및 기본도덕 규범과 관련한 교육이 중점적으로 실시되도록 하였다.
중학교에서는 학생들로 하여금 청렴과 관련한 중국의 기본 법률과 규범을 이해하고, 토론학습을 통하여 개인의 성장에는 마땅히 기본적인 소질이 갖추어져야 함을 인식하고, 이를 학습을 통하여 내면화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개인과 타인, 개인과 집단,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여 중학교 학생들로 하여금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타인과 관련된 도덕적 소양을 높일 수 있도록 하였다.
고등학교에서는 중국의 청렴과 관련한 정책에 대한 이해 및 이와 관련한 중요한 법률과 법규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시민의식과 법률의식 및 신뢰와 관련한 의식을 배양하도록 하였다. 아울러 직업고등학교에서는 직업 존중과 관련된 직업윤리 교육을 강화하도록 하였다.
대학 단계에서는 사상교육을 강조하고, 더 나아가 사회공공도덕, 직업도덕과 가정윤리미덕 교육을 실시하도록 하였다.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사회인으로 활동하게 되는 대학교육의 특성상 부정부패에 물들지 않고 자신의 양심과 도덕에 근거하여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강조하고, 자율적으로 청렴결백의 정신을 형성하며, 자신의 직업을 사랑할 줄 아는 직업에 대한 올바른 관념을 길러주는 교육도 강화하도록 하였다.
‘청렴결백교육’을 위한 방법과 관련하여 각급 학교에서는 수업시간에 이와 관련한 교육을 각 교과의 특성에 맞게 실시하며, 학생들로 하여금 과외활동을 통하여 이를 구체화시켜 나가도록 하였다. 아울러 이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로 교사교육, 제도정비, 학교분위기 형성 등을 제시하고 있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교사들부터 청렴결백교육 우선 반부패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각급 학교의 교사들에 대한 청렴결백교육을 강화하여, 이들로 하여금 청렴과 관련한 자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고무하기로 하였다. 또한 교사들의 참여의식을 높이기 위하여 청렴교육과 관련된 우수교사를 표창하고, 모범교사들을 적극 홍보하는 등의 노력을 통하여 교사들이 반부패교육에 보다 더 신경을 쓰도록 하였다.
둘째, 제도 정비의 차원에서 학교규범의 관리를 강화하여 청렴과 관련된 교육환경을 조성하도록 하였다. 이를 위한 방편으로 학교 관리자에 대한 청렴교육을 강화하여, 이들로 하여금 학교운영에 있어 부패와 연루되지 않고 투명하게 운영하여 학생들의 귀감이 되도록 하였다. 특히 학교의 부정부패가 심각한 중국의 현실에서 학교규범에 대한 엄격한 관리와 이를 통한 학교 경영자들에 대한 청렴의 강조는 학생들의 청렴 교육에 효과적이라는 게 정책입안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셋째, 청렴을 생활화하는 학교분위기 조성을 통해 학생들이 청렴과 관련한 인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하였다. 이를 위해 각급 학교에서는 교내 신문, 방송, 대자보 등을 통해 청렴과 관련된 계몽활동을 펼치고, 학교 홈페이지에도 지속적으로 이와 관련한 소식들을 게재함으로써 학생들이 학교생활 속에서 수시로 반부패 및 청렴과 관련한 정부의 시책을 접하고, 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나서서 학교에서의 반부패 청렴교육 강화를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것은 중국사회에 만연된 부정부패가 심각한 수준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때문에 청렴결백교육과 같은 반부패교육이 중국 사회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부정부패의 추방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는 많은 개혁들이 성공하고 있는 사례를 살펴볼 때, 청렴교육과 관련한 중국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은 앞으로 많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같은 청렴과 관련한 교육의 실시를 접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직업윤리교육, 사회도덕교육, 청렴교육 등이 학교에서의 도덕교육 및 사회교육 차원에서 강조되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도덕적 해이가 국가 발전의 큰 장애물로 지적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 바로 청렴과 관련한 교육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