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많은 공문 처리와 380여명 학생들의 생활 안전지도에 밤잠을 설쳐야 하고 아이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야 하는 학생부장. 학생수는 왜이리 많고 공문은 왜 이렇게도 많은지 한 학기 동안 밤을 꼬박 세워가며 추진계획을 세우고 실적을 보고하다보니 어느새 여름방학을 맞았다.
방학이라 좀 한가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한 학기 결과를 정리하고 점검하는데만도 많은 날들이
지나갔다. 힘들지만 보람은 역시 일하는 사람의 몫임을 느낀다. 부장의 보직을 맡아보니 교육자의 책무성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새삼 알게 된다. 동료교사와 학생들을 위해 전문서적도 살펴봐야 하고 예술가의 정신과 탤런트적인 기질도 발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아이들 세대는 깊은 정을 담되 쉽게 접근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공교육이 무너진다는 소리를 이제는 듣고 싶지 않다면 교사의 책무성과 전문성, 책임감, 봉사정신 등 사교육과 차별화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은 아무나 해서도 안되고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것이다.
근로자들이 완벽한 제품을 생산하는 즐거움은 당장 눈으로 확인되어지는 기쁨이지만 교육은 그렇지가 않다.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지만 그들이 느끼는 수만배의 기쁨이 있기에 '인생삼락'이라 하지 않던가.
가정이 싫고 학교가 싫다며 거리를 배회하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희망을 찾고 꿈을 이뤄갈 수 있도록 특별한 애정을 갖고 그들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해 보자. 교사는 제품 생산자들의 노력보다 더 많은 정신노동과 육체적 고통을 느낀 뒤에야 기쁨을 느낄 수가 있다. 우스개 소리로 머리에 쥐가 날 정도여야 한다. 잠을 자도, 꿈에서도 주어진 일에 대한 생각들이 끊이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좀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하려면 외형적 투자만 할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내면적 성숙을 가꾸는데 많은 투자가 있어야 한다.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는 엄청난 연구비용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교사가 우수한 인재를 길러낼 수 있도록 교육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