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학생들은 학교보다 학원을 더 중시하여 학원에서 강사에게 맞고는 항의하지 않으면서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매를 대면 고소를 하는 판국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사교육비를 싸게 낮춘다는 이유로 학교 안으로 사교육을 흡수하는 방안이 현실화된다면 공교육은 완전히 무너져 버리게 될 것이다.
공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이 사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수업이외에 여러 잡무에 시달리고 교육에 관한 시설부족과 재정적 지원 부족으로 연구할 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에 충분한 실력 발휘를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사교육비를 없애려면 국민의식을 바꾸어야 한다. 사교육을 받으면 자녀들의 실력이 무조건 향상되는 양 환상을 가지고 있는 그릇된 인식부터 바꾸어야 한다고 본다. 사교육비가 점점 늘어나고 있으나 학생들의 실력은 오히려 저하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미 확인된 내용이다.
서민들의 사교육비를 완전히 줄이려면 교사에게 수업과 평가에 대한 완전한 권한을 주어야 한다. 물론 무조건 성적을 부풀리는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 상대평가를 하되 기본지식을 습득하지 않는 학생에게는 유급제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럴 경우 강남 아파트 값이 한없이 치솟는 일도 없을 것이며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사교육비를 대느라 서민들이 힘겨워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무지막지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무조건 교사에게 맡으라 하고 수없는 공문작성에 근무시간의 대다수를 보내야 하는 현실 속에서 공교육이 무너지는 것이 교사 탓으로 돌리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교사들은 교육에 대한 전문가들이다. 그런 전문분야를 더 깊이 연구할 수 있도록 개인 연구실을 마련해 주어야 하며 연구보조비도 주어 교사가 정말 아주 전문적인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한 전문적인 행정직원을 두어 행정직원들이 모든 수업 외의 업무를 담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는 사교육보다야 정말 교육에 대한 정열로 가득찬 학교 교사들이 자신의 정열을 교육발전을 위해서 불태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일 사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학교 안으로 끌어들이려면 그들에게도 교사 임용고사를 치르도록 하여 자격을 얻은 후에 일반교사들과 똑같이 수업을 할 권한을 주면 될 것이다. 의사도 환자를 치료하려면 의사자격증이 있어야 하고 피고를 재판하려면 사법고시에서 합격하여 재판관의 자격이 있어야 한다.
정식 교사자격을 가진 교사들이 교육에 있어서는 가장 전문가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공교육을 살리려면 무엇보다도 교사가 자유롭게 수업과 평가를 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