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피리를 불었어요.

대구 신성초 제 4학년 1반 교실에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됐어요. 저도 소리가 납니다.”
“저는 줄방귀 소리가 나는데요.”
담임인 손한별 교사가 우리 것 찾기 운동으로 ‘옛날 어린이들의 장난감’ 시간에 버들피리 만들어 불기 시간이다. 어린이들에게 버들피리를 만들어서 불어 보기를 체험시키기 위해
일요일도 반납하고 금호강변에서 버들가지를 꺾어 오고 마을 어르신께 배워 왔지만 잘 되지 않아서 학교 지킴이 남상길 선생님을 자료 인사로 초빙하고 이웃 반 원로 선생님도 오셔서 도와주는 수업이었다. “머리감은 수양버들 거문고 타고” 노래를 부르면서 시작된 버들피리 만들기 놀이 공부는 30분 정도 진행 되었다.
처음 껍질을 벗긴 다음에 이렇게 껍질과 나무 부분이 분리되게 비틀어야 한다. 그 다음은 칼로 잘라서 요렇게 뽑아 가지고 떨판은 이렇게 만드는데, 여기에는 기술이 필요해 너무 많이 벗기면 잘려 나가 버리고 알맞게 벗겨야 소리가 난다고 일러 주었다. 어린이들은 흥미진진하게 처다 보며 따라하려고 해 보지만 실패가 거듭 되었다. 그래도 포기하는 어린이는 없었다. 시끌벅적하게 진행되었지만 전체 어린이가 버들피리를 만들었고 모두가 소리를 낼 수 있었으며 어린이가 좋아하는 공부였다.
"지난해에도 이 공부를 해 보려고 생각 했으나 시간을 놓쳐 못했는데 여러분은 운이 너무 좋아서 시기를 맞출 수 있었고 또 자료 선생님도 잘 만나 고맙다"는 박수를 보내며 수업은 끝을 맺었다. 버들피리 한 개를 더 챙겨 민호가 동생에게 준다고 하니 동생이 있는 어린이 들은 모두 하나씩 더 챙기기도 했다. “버드나무 가지를 백화점에 가면 살 수 있습니까?” 하고 질문해서 교실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처음 버들피리를 불어 보는 어린이들이 “선생님 어떻게 불어요?” 쏟아지는 물음에 처음에는 설명을 해 줘도 안 되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를 정도로 힘을 써서 부는 아이, 떨판을 물고 있는 아이, 가지각색 이었지만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 부는 방법을 스스로 습득하여 이제 같이 합주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버들피리 합주에서 봄의 아지랑이가 살랑살랑 피어올라 어린이의 가슴에 영원히 남을 공부였다. 버들피리 소리를 듣는 학부모도 선생님들도 모두 박수를 보냈다.
손 교사는 몇 가지 붙여 "요즈음 학교는 무척 바뻐 담임교사가 뜻하는 것이 있어도 계획한 것을 한번 하려고 하면 시간을 뺄 수가 없다"고 했다. 리코더에서 단소 까지 유창하게 불 수 있어도 버들피리는 못 부는 우리 어린이들. 장난감은 모두 사야 하는 것으로 아는 어린이들이란다. 이제 곧 여름이 온다. 손으로 흙을 만진다고 하면 파상풍이니 뭐니 하고 학부형의 전화가 두렵긴 하지만 이번 여름에는 느티나무 아래서 땅뺏기를 가르쳐 주겠다며 힘주며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