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3일 충남도교육청이 보성초교 서승목 교장으로부터 받은 자필 사유서는 전교조의 서면사과 요구가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님을 밝히고 있으며 도교육청이 이를 숨겨 사건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 본부 사무실에서 충남지부 관계자와 사건 당사자인 진모(29.여)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충남지부가 차 시중과 관련해 서 교장에게 항의하기 전 이미 도교육청이 지난달 22일 서 교장으로부터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사유서를 받았는데도 교육청이 이를 숨기고 은폐했다"며 사건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전교조는 "서 교장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자필 사유서의 존재는 서 교장을 죽음으로 몰아간 이유가 전교조의 서면사과 요구였다는 일부 주장이 옳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입증하는 것"이라며 이를 은폐한 이유와 사유서 원본 공개를 촉구했다.
전교조 충남지부 관계자는 또 "서 교장이 자살한 직전날 평소와 다르게 학교 바깥으로 4~5차례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는 등 안절부절못한 모습이었다"며 "경찰 수사에서 당일 서 교장이 어디서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했는지가 사건 해결의 열쇠"라고 주장했다.
한편 서 교장은 사유서에서 "기간제 교사 진00을 채용해 과도한 업무 분장과 상호 간의 공감대를 갖지 못한 교내 장학으로 학교경영에 물의 빚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충남도교육청은 "사유서는 지난달 21일 예산교육청의 진상 조사 보고 공문을 수령한 뒤 관례적으로 받는 사유서가 누락된 것을 알고 추가로 받은 것으로 서 교장이 아닌 홍 교감의 자필로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를 고의로 은폐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충남교육청은 또 "이 사유서 내용 중 '과도한 업무 분장'은 '초임인 진 교사의 업무 처리 미숙에 따른 부담'을 언급한 것이고 '상호 공감대를 갖지 못한 교내 장학'은 '진 교사가 교장의 장학 지도를 부정적으로 받아 들인 것'에 대한 표현 일 뿐"이라며 "교장과 홍 교감이 잘못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물의가 빚어진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