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응모작품들은 그 수준이 거의 비슷했다. 소설 쓰기의 기본을 알고 쓴 작품들이었다. 그런데 대부분 너무 소재에 집착했기 때문에, 그것을 해석하여 새로운 허구작품으로 만들어내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같다.
교사로서 교직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그 소재에 너무 애착을 가진 때문일 것이다. 문제를 고발하거나,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에 대해 교육자적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데 치우쳐 인간적인 통찰에 이르지 못한 감이 없지 않았다. 작품은 교단수기가 아니라, 인간의 진실을 찾아낸 이야기의 때문이다.
작품 짜임에 대한 관심도 더 가졌으면 했다. 대부분 작품들이 사건이나 이야기를 전하는 데 그친 감이 없지 않았다. 한 작품을 이루어내는 다양한 요소들, 예를 들면, 인물 플롯 갈등 배경 등등의 잘 어울려야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당선작으로 뽑힌 '내가 그린 동물 그림'은 위에서 지적한 그러한 문제들을 어느 정도 극복하였기에 심사위원들의 점수를 더 얻었다. 특히 그 작품에서 호감이 가는 것은 글쓰기에 대한 어떤 자유스러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파격적인 면모는 소설의 매우 중요한 몫이다. 더구나 교사들의 글쓰기에서는 그러한 요소가 더욱 값날 것이다. 우리는 너무 보수적이고, 모르는 사이에 의식이나 안목이 굳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른들보다는 영악한 점이 있긴 해도 학생들은 그래도 순수하다. 그들의 의식과 행동에 숨어 있는 인간의 진실을 통해서 사람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찾을 수 있다면, 정말 교단 소설이 큰 문학성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업은 오직 교사들만이 할 수 있다.
교직은 좋은 소설을 쓸 수 있는 좋은 환경이다. 더구나 문학에 대한 관심을 가질 때에 우리는 우울한 교직생활을 아름답게 만들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며, 그러한 선생님들과 생활하는 학생들도 행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