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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이야기> 효란 무엇인가


"선생님 여봉이가 자꾸 나에게 불효해요."

평소 이르기를 잘 하는 진산이가 울상을 짓는다. 진산이는 짝꿍이 자기를 자꾸 괴롭힌다는 것을 불효라고 한다. '아! 교육의 길은 멀고 험하다더니…. 어떻게 수습한다지?'

'효'교육을 하면서 '불효'라는 개념도 심어 주었더니 진산이는 금방 친구에게 이를 대입시킨 것이다. 엄밀히 따져 '효도'나 '불효'라는 말은 부모님을 비롯한 어른들께 해당되는 말이고 친구간에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그런데도 진산이가 친구에게 '불효'라는 말을 쓴 것은 다 사연이 있다.

내가 사는 공주 지방은 '효 실천'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학교마다 '효'교육 담당자가 있어 사례 중심으로 실천운동을 펴고 있다. 그리고 공주에서 충남 전역으로 퍼진 '효 실천' 교육은 이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순간에도 '효'와 '학력'이라는 두 개의 바퀴는 충남교육의 축이 되어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각종 사례도 많고 지도 자료도 많지만 초창기에는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효도가 무엇인지를 쉽게 알게 해 주려고 무척이나 고심했었다. 약 4년 전 저학년을 맡은 나는 어떻게든 우리 반 학생들에게 효가 무엇인지를 쉽게 설명하려고 애썼다.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것이 효도니까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일에는 무엇들이 있을까 발표도 시켜보고, 학생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것을 알려 주기도 하면서 매일 같이 토의를 하곤 했었다.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 사례들은 무궁무진했었다.

주말에는 스스로 실천 할 수 있는 '효행 과제'를 주어 평소에 하지 못했던 효도를 하도록 이끌었다. 학교에서도 친구간에 잘 놀고, 공부 잘하고, 청소 잘 하는 일 등등이 모두 '효도'라 말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학교 생활 잘하는 것도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것이니까.

바로 그거다. 그래서 아이들은, 진산이는 친구간에 싸우고 서로 괴롭히는 것이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 아니니까 '불효'라고 단정지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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