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이 되면 학부모들은 부담을 갖는다고 말한다. 학부모 입장이 되면 자녀를 맡고 있는 선생님에 대한 조그만 선물이라도 준비하려는 것이 인지상정인 듯하다. 하지만 그것이 선생님에 대한 진심에서 우러난 고마움의 표시가 아니라 일종의 의무감을 느끼면서 속으로 맘이 편치 않다면 그런 것을 달가워할 교사는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스승의 날 무렵이면 늘 나오는 촌지문제는 교사들을 짜증나게 한다. 일부 부유한 지역의 부유한 계층에서 있는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그런 일이 대한민국 모든 교사의 일처럼 떠들어대는 세태를 보면 차라리 스승의 날을 없애든지 아니면 교사도 옛 스승을 찾아뵙거나 하루만이라도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쉬게 해 주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만나는 선생님들마다 하는 이야기가 스승의 날은 휴일로 정해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쉬고 싶다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선생님들을 위한 행사를 준비한다. 스스로 준비한다기 보다는 학교측에서 학생들에게 행사를 준비하도록 넌지시 알려준다. 물론 그렇게 해서라도 학생들에게 스승의 날을 맞이해 조금이라도 선생님들의 고마움을 알게 하는 것도 교육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옆구리 찔러 절 받기 식의 그런 형식적인 행사보다는 그 동안 수고하신 선생님들이 가족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면서 재충전의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본다.
시대가 흘러갈수록 스승에 대한 존경심은 사라지고 교사에게 욕을 하는 학생들이 많고 심지어는 교사를 구타하는 사례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반강제적인 스승의 날 행사를 요구하는 것도 시대에 맞지 않는 발상인 듯하다. 그리고 스승의 날에 아침 행사가 끝나고 나면 수업이 진행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떠들고 장난을 치고 오히려 평일보다 선생님들이 더욱 시달린다.
스승의 날에는 부모님들이 학교에 방문해 선생님들에게 점심식사나 저녁식사를 대접하는 일도 흔하다. 그러나 부모님들도 직장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 그 날 직장에서 빠져 나오느라 곤욕이다. 이 때문에 학교에 방문해서도 마음속으로는 이 날 행사에 대해서 부담스럽고 불쾌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다. 이렇게 요즈음은 옛날처럼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던 시대는 완전히 지나간 듯하다.
그러므로 스승의 날은 무엇보다도 선생님들이 하루만이라도 편히 휴식을 취하고 교육에 대해 재정리할 수 있는 여유 있는 시간을 드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