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분단 70년은 우리에게 깊은 상처를 안겨줬다. 한국전쟁이라는 동족상쟁의 비극을 겪었으며, 지금도 무력충돌이 간헐적으로 일어나는 등 남북한의 갈등과 대립 상태는 지속되고 있다.
문화소재로서 쉽고 재미있게
이런 현실 속에서 학생들은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해 통일부가 전국 초중고생 11만6000명을 대상으로 통일의식을 조사한 결과, 다행히도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필요하다’(53.5%)는 의견이 ‘불필요하다’(19.7%)는 의견을 압도했다. 그러나 초등생(71.1%)에 비해 중학생(54.2%), 고교생(47.8%)으로 올라갈수록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약해지는 건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는 통일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에 대해 엇갈리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통일 이미지에 대해 평화·화합(34.2%), 이산가족(20.6%), 국가발전(강대국 등 9.7%)이라는 긍정적 측면을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갈등(혼란 등 12.5%), 전쟁·군사(8.8%), 통일비용(6.3%) 등의 부정적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고 있다. 통일의 긍정적 측면을 더욱 부각시키고 통일 이후의 사회에 대해 희망적인 미래상을 갖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북한에 대해 ‘동포’, 그리고 ‘적’이라는 양면성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북한을 ‘도와줄 동포’로서 어떻게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하고 지원할 것인지를 강구해야 하며, 한편으로 ‘적으로서 북한’을 어떻게 경계하고 대응할 것인지를 가르쳐야 한다. 북한에 대한 양면적인 생각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과 조화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일문제는 학생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통일교육과 관련해 ‘북한의 생활모습’(38.9%), ‘통일 필요성과 미래상’(22.1%)에 대해 알고 싶어 하며 ‘동영상 시청’(26.7%)이나 ‘체험학습’(22.2%) 등을 원한다. 따라서 딱딱하고 무거운 남북한 이념과 체제의 차이를 넘는 문화소재로서의 통일교육으로 꾸려나가야 한다.
통일은 멀고도 어려운 길이 아니라 가깝고도 친숙한 과제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고 경제적으로 자원개발, 북방교역 등을 통해 우리나라가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필요하다.
마음의 통일 여는 지름길 돼야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 여행, 취미생활, 자연탐구 등 미지의 생활세계를 탐색할 수 있는 새로운 세계라는 점을 알려줘 통일은 남북한 모두에게 새로운 미래를 열어줄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분단 70년 동안 쌓아온 적대감과 불신을 청산하고 신뢰하고 화합할 수 있는 새로운 마음을 갖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해 드레스덴 선언에 포함된 문화예술, 스포츠 분야의 남북한 주민 접촉이 성사되고 교류와 협력이 확대돼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마음 안에 북한을 보다 친숙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해 화해의 마음이 차도록 해야 한다. 남북한이 함께 자유와 행복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폭넓은 생각과 마음가짐을 갖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풍요로운 가치를 북한과 함께 실현하는 것이 통일의 이상이다. 우리 교육이 서로 마음의 통일을 열어주는 지름길이 되도록 노력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