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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복지예산만 늘어난 2013 교육예산

헌정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기는 진풍경 속에서 지난 1일 새벽 6시 올해 교육예산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로써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9월 25일 342조5000억원으로 책정한 올해 정부예산안이 97일만에 확정됐다. 통과된 예산안은 342조원으로 정부 원안보다 5000억원이 줄었다. 복지 예산은 100조원을 넘어서 처음으로 전체 예산의 30%를 초과했다.

속사정 살펴보면 7.9% 증액은 허상

이중에서 교육예산은 49조1000억원으로 2012년 45조5000억원에 비해 7.9% 증가했다. 이는 정부총지출 증가율보다 2.6% 높은 것으로, 수치상으로만 놓고 보면 교육의 중요성을 특별히 고려한 것 같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속사정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복지예산 100조 원 시대에 크게 기여한 부문이 바로 교육예산이기 때문이다.

국회가 정부예산안 대비 증액한 2조2천억원의 복지예산 중 거의 대부분은 영유아 무상보육과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한 재정 확충이 차지하고 있다. 3~5세 누리과정 교육비 지원을 월 20만원에서 22만원으로 높이고, 3~4세 교육비 지원대상도 전 계층으로 확대했다. 0~2세 양육수당도 전 계층에게 확대됨으로써 영유아 무상보육을 위해서만도 1조500억원을 증액했다. 저소득층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은 연 48만원에서 60만원으로 늘리고, 지원대상도 차상위 70%에서 전체 차상위 계층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당초 올해 국가장학금 지원 예산으로 지난해 대비 5천억원 증액한 2조2500억원을 편성했다. 국회는 여기에 5250억원을 추가로 증액했다. 지난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만 등록금의 100%를 지급하던 것을 소득하위 10%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이렇게 확정된 정부예산에 대해 두 가지 점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우선 정부와 국회에서 추가로 증액된 내용을 주로 살펴보면 교육 분야에서도 선택적 복지가 아닌 보편적 복지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저출산·고령화 추세 속에 복지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관건은 재원조달 문제이다. 지속가능한 복지는 소위 '고통 분담'이 전제될 수밖에 없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세법개정안들은 대부분 고소득층·대기업을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주로 과세 대상을 넓히고 비과세·감면을 축소하는 간접증세안이어서 재원 조달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증세를 하지 못하면 다른 지출이 축소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결국 성장잠재력을 갉아먹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가파르게 증가하는 보편적 복지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둘째로, 유·초·중등교육을 위해 투입되는 국가재원은 내국세 총액의 20.27%라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교육세다. 내국세 총액이 증가하면서 매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증가하고 있고, 학생 수도 감소하기 때문에 오히려 유·초·중등교육재정은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상황을 모르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교육복지 예산이 추가로 확보된 재정에 의해서 지원되는 것이 아니라 각 시·도교육청에 지원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예산의 범위 안에서 부담돼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그만큼 다른 교육사업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복지 지속하려면 지방재정교부금 늘려야

국회 예결위의 2013년도 예산안 심사보고서에 따르면, 예산 심의 부대의견의 하나로 “교과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집행함에 있어 시·도 교육청이 추진 중인 ‘초등학교 온종일 돌봄교실’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이 역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예산의 범위 안에서 부담해야 한다. 또 “교과부는 고교 의무교육의 단계적 실시를 위한 재정지원방안을 수립·추진한다”고 했다. 의무교육의 3대원칙은 무상성, 중립성, 의무성이므로 결국 고교 의무교육은 무상교육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이 역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예산의 범위 안에서 부담해야 한다.

언제까지 추가적인 재원확보 없이 현재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전제는 교육복지 관련 지출의 전제조건으로서 그에 해당하는 금액만큼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율이나 교육세 증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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