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린 교사임용방식에 대한 공청회 이후 임용제도 방식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 임용고사제도에서는 1차 시험으로 객관식 교육학을 치르고 있는데, 그 문제점이 크기 때문에 이를 폐지하고 교직과목을 상대평가해 이수기준을 강화하고 3차 시험인 심층면접에서 교육학을 다루자는 것이 대체적인 내용이다.
현행, 객관식 교육학 시험제도의 문제점은 교직 선호현상으로 인한 높은 임용고사 경쟁률이라는 맥락에서 심화되고 있다. 과열된 임용고사 경쟁으로 말미암아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위해 학원으로 내몰림으로써 교직과목은 상대적으로 등한시하게 되고, 교직담당 교원은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객관식 시험 대비를 위한 강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교직과정 운영의 왜곡과 더불어, 객관식 시험 대비를 위한 암기식·반복식 시험 준비는 과연 교사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고 있는가라는 시험의 타당성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오늘날만의 문제는 아니다. 즉 암기 위주 시험을 통한 인재 선발 문제는 옛날부터 있어왔다. 이른바 과거시험과 관련한 위인지학과 위기지학의 논쟁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옛 선조들도 시험 대비를 위한 공부의 폐단을 막고자 시험방식의 개선을 둘러싸고 논쟁을 벌였다는 점에서 임용시험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본다. 더욱이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야 하는 인재선발의 경우에는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현행 교육학 객관식 시험은 교직에 대한 높은 선호와 경쟁 속에서 객관성과 신뢰성은 높여주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타당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교직과정 이수기준 강화와 심층면접을 통해 타당성 있는 교원을 선발하고자 하는 것은 기본방향으로서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타당성을 높이고 신뢰성까지 높인다는 점에서 최상책이 될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교원양성기관 평가에서 드러난 결과를 고려한다면 교직이수가 자질 있는 교원을 담보한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렵다. 풍선효과에 의해 교원선발 기준이 객관식 시험에서 교직이수 강화로 이동할 경우, 교직이수를 위한 과열경쟁이 일어날 것이고 여기서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따라서, 자칫 최상책을 도모하려다 객관성과 신뢰성까지 잃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그러므로 바람직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임용고사 제도를 둘러싼 맥락을 살펴보아야 한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교사가 되려는 수요는 많은데 공급 즉, 선발인원은 적다는 점이다. 많은 수요는 과열경쟁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배점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교육학 점수가 중요해진 것이다. 그동안 교육학 출제기준의 하나는 정상적으로 교직과정을 이수하면 합격가능한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난이도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경쟁이 과열되면서 합격을 위해서는 그 이상의 점수를 필요해졌고, 이에 따라 학원에 의존하는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정정원수를 확보해 공급을 늘려야 한다. 아울러, 교원양성기관 평가를 통해 교원자격증 수를 단계적으로 줄여서 수요를 줄여 나가는 한편, 교원양성기관의 질을 제고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격차를 줄이고 교원양성과정의 질을 제고해야만 교원양성과정과 임용과정이 제대로 연계되는 바람직한 교원임용시험제도를 만들 수 있으리라 본다. 현재 상황에서 이러한 왜곡된 시험 준비의 폐단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일정한 최소기준을 충족하면 합격하는 패스 페일(pass/fail) 방식으로 전환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교직과정 이수만으로도 합격이 가능해 시험에 대한 수험자의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고 교직과목 운영의 정상화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