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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인간 중심 상생교육이 필요하다

요즘은 눈뜨기가 무섭다. 자고나면 한 학생이 또 자살했다. 어디 학교 학생이 폭행을 당했다. 왕따 문제가 유행가 가사같이 들린다. 학교가 무너져 가고 있다. 교육이 중심을 못 잡고 흔들리고 있다. 한국사회가 흔들리고 있다. 모든 것들이 부실 투성이다. 무엇이 어디부터 문제인지? 나름대로 각 영역에서는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학교는 늘 혼돈 속에 있다.

의사개념과 형식적 개념에 머무는 입시교육, 전면적 인간 발달에 반하는 발달 정체 시스템, 교육 관계를 적대시 하는 반 협력 교육, 불평등고통시스템, 발달 정체에 따른 인간적 가치 제약의 문제, 의사소통의 부재와 민주주의 발전의 장애 등이 이 문제의 핵심 원인이다.

우선, 의사개념과 형식적 개념에 머무는 입시교육은 큰 문제이다. 경쟁위주의 입시교육을 하다 보니 학생들의 개념적·과학적 사고력이 떨어지고 주체적·자율적 인간 발달, 협력적·민주적 의사소통, 비판적 성찰과 창조성, 문화·역사적 주체 역량 형성이 잘 안 되고 있다.

다음은 전면적 인간 발달에 반하는 발달 정체 시스템의 부실이다. 한국 교육의 목표가 실제적으로는 인간 발달에 있지 않고 지식 축적 정도에 따른 사회경제적 지위 선발과 배치, 불평등의 정당화에 있다는 점이 문제다. 주입식 교육과 경쟁적 사회 풍토 등으로 인한 비협력 환경 속에서 흥미와 적성 탐색과 민주주의적 사회 풍토 학습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오늘날 그 부메랑을 맞고 있는 것이다.

교육 관계를 적대시하는 반(反)협력 교육도 오늘의 결과를 초래한 이유다. 본래 목적과 실제행위의 대립관계 때문에 교육의 본래 목적인 전인적 발달과 서열적 입시·경쟁적 학습 간의 차이가 발생하게 됐다. 학력과 사회적 지위의 배분을 둘러싼 제로섬 경쟁에서 교사와 학생의 관계 적대화가 교사와 학부모 간의 관계에도 전이되어 소통과 존중이 없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더구나 보편적 교양교육을 하지 못하고 서열적 입시교육을 하다 보니 교육과정과 실제 교육 간에도 괴리가 생기고, 사교육과 공교육이 대비되어 학부모의 불신은 점입가경이 된 셈이다. 게다가 학교에서는 진도를 맞추어야 하는 이유로 학생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과다한 학생 수 때문에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통제중심의 적대적 관계로 변질됐다.

그리고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불평등 교육, 즉 고통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소모적 경쟁으로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는 고통과 소외를 강요받고 있다. 교사는 협력적 관계 파괴와 교육 노동의 소외, 과중한 노동 강요로 힘들어 하고, 학생은 인간적 욕구와 발달욕구를 억압하는 일상적 통제와 규제 그리고 반복적 암기 학습과 과잉 학습시간 때문에 힘들어하고, 학부모는 사교육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교육 자체가 고통으로 각인되다보니 교육이 진정한 인간 발달이 아닌 인고와 경쟁의 형태로 이미지화되는 문제도 발생했다.

끝으로, 지금 한국교육에서는 발달 정체에 따른 인간적 가치 제약의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자신의 요구와 소질을 찾지 못한 채 입시 경쟁을 통해 서열화된 사회적 노동 분업체제에 배치됨에 따라 사회적 지위가 고착화된 상태에서 새로운 발달 기회마저 더욱 불평등하게 재분배되는 상태다. 또한, 노동소외를 넘어 존재론적 소외가 구조화되고, 협력적 본질의 상실과 비인간화로 지배계급 또한 존재론적 소외를 경험하다보니 배반의식과 삶의 소외의식이 커졌다.

우리 사회에는 의사소통이 부족하고 민주주의 발전의 장애가 많다. 그래서 의사소통기능이 미발달 된 채 청소년기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민주적 의사소통을 가로막는 비논리적·비과학적 담론 풍토가 조성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모든 면에서 엄청난 발전을 했다. 사실 교육이 기여한 면이 매우 크다.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그 순기능적 역할을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문제는 질적인 면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현재와 미래의 한국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우리의 문화유산을 후손들에게 어떻게 발전된 모습으로 물려줄 것인가? 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성장가도로 달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가 사회발전 역량이 어딘가에 머물러 있다. 그것은 바로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춘 교육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질추구에 충실한 교육, 인간 중심 교육과정, 상생협력하는 교육 시스템, 자연과 함께하는 친환경적 교육, 내려놓음과 겸손의 미학으로 어우러지는 되돌아봄 교육 그리고 작은 가치를 소중히 다루고 그 속에서 존재와 생명력을 찾아 의미를 두는 교육이 지금 절실하다. 그래서 우리는 질곡의 늪에 빠진 한국교육을 당장 과감하게 변화, 바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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