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내 주위에도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교육대학을 갓 졸업한 신임 교사가 학업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 몇 명을 데리고 방과후에 지도하려고 했더니 아이들은 학원 버스를 놓치기 때문에 안 된다고 아우성이고 다음날 학부모는 학원 버스 놓치게 했다며 항의했다고 한다. 하교하다가 염소가 쳐다본다는 이유로 몽둥이로 때려죽인 중학생, 복도에 가래침 뱉는 모습을 본 선생님이 나무라자 “언제 뱉었느냐”며 “학생이 말하면 선생님이 믿어야지 누가 믿느냐”고 오히려 큰소리치는 고등학생도 있다. 이런 현실에서 교원들은 절망하고 회의론자나 방관자가 될 수밖에 없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우선 학교에서 애를 많이 써보자. 경쟁보다는 바른 품성 교육을 해야 한다. 대구에서 ‘아침 10분 독서 운동’이 많은 효과를 본 것처럼 ‘아침 10분 바른 품성 교육’을 전개하자. 기본 질서를 지키고 자신을 절제하며 웃어른에게 공손한 태도를 갖추고 가족과 친구, 사회를 소중히 여기도록 하는 교육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해나가야만 한다.
참으로 다양해 어떤 때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학생들의 생활 지도를 위해 교원들이 부단한 연찬 활동을 통해 그들의 내면에 다가가 마음 깊은 곳을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상담교사를 확보해 꾸준히 관심 학생에 대한 상담 활동을 하고 나아가 심리 치료도 병행하자. 또한 교권과 학습권의 보장을 위해 ‘교원활동보호법’도 입법화하자. 안 되면 법으로라도 해야 되지 않겠는가?
더 중요한 인간 기본 교육의 공간은 틀림없이 가정이다. 부모들이 자녀들과 온정적인 대화를 통해 인간의 기본을 가르치고 습관화하도록 해야 한다. 습관은 지속적인 반복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다.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떠들지 않고,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버리지 않으며 나뿐만 아니라 남도 중요하다는 태도를 일상에서 실천하다 보면 좋은 품성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본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진정한 우리 교육의 미래를 위해 논의해야 한다. 어느 신문 기사에서 한 선생님이 하소연한 것처럼, 한 권의 위대한 책도 읽은 적이 없고, 영웅 한 사람 사모한 적이 없는 아이들, 태백산맥 능선에서 붉은 태양으로 세례 한 번 받아 본 적이 없는 아이들, 존재의 가벼움에 밤새 울어본 적이 없는 그런 아이들 틈으로 우리 교원들의 사랑이 비집고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은모 충남 안면고 교감